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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는 흉기 휘두른 악마였지만 ‘부양책임’ 이유로 풀려났다

    아빠는 흉기 휘두른 악마였지만 ‘부양책임’ 이유로 풀려났다

    “가정폭력은 언제 어느 때 어느 정도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하기도 어려워 피해자에게 ‘공포의 일상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처벌 필요성이 유사한 다른 폭력 사건보다 더 높다.” 아내 특수폭행·감금 사건을 맡은 판사가 판결문에 적어 넣은 이 문장은 가정폭력의 특성과 처벌 필요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정폭력범은 형사 재판을 받더라도 가족에 대한 ‘부양 책임’ 등을 이유로 형량이 줄어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3년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가정폭력 형사 사건의 82.9%가 집행유예 이하의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신문이 최근 선고된 가정폭력 판결문들을 분석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1. A양의 아버지는 2년 동안 A양을 성추행하고 폭행했다. 과자 봉지를 제대로 버리지 않았다며 욕설을 퍼붓고 “눈 깔아라”라고 위협하며 발로 짓밟았다. 아내의 신고로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딸이 아버지를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표현했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당시 A양은 고작 10살이었다. #2. B(15)양과 여동생(13), 이 자매에게 ‘집’은 공포의 공간이었다. 어머니는 가출했고, 폭력 전과가 있는 아버지는 툭하면 딸들에게 허리띠, 당구채를 휘둘렀다. 말다툼한다는 이유로 “죽인다”고 위협하며 칼등으로 허벅지를 내려치기도 했다. 결국 아버지는 아동학대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딸들은 재판부에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결과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재판부는 참작사유에 “딸들이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자녀에 대한 부양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21일 서울신문이 최근 5년간의 가정폭력 판결문 중 ‘부양 책임’과 ‘처벌 불원’을 양형 사유로 명시한 35건을 분석한 결과 집행유예가 32건이고 실형은 3건에 불과했다.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에는 성폭력특례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특수폭행, 살인미수 등 강력범죄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행유예는 ‘책임원칙’ 내에서 선고돼야 하는 만큼 재범 가능성이 크고 예방이 어려운 가정폭력·성폭력 범죄에서 집행유예 선고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정폭력 전력이 확인되거나 재판부가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 19건 중에서도 2건만 실형이 선고되고, 나머지 17건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객관적으로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도 재판부의 선처로 가해자가 가정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임모씨는 자신을 가정폭력으로 신고한 아내의 얼굴에 재떨이를 던지고 머리카락을 잡아채는 등 보복 폭행을 가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 임씨는 가정폭력 전력도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남편이 장래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희망하고, 아내도 남편을 용서했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피의자의 ‘부양 책임’이나 피해자의 ‘처벌 불원’은 일반 형사 재판에서도 양형 사유로 참작된다. 부양 책임은 ‘피고인의 구금이 부양가족에게 과도한 곤경을 수반하는 경우’에 집행유예의 일반 참작사유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폭력 사건에선 ‘부양’의 개념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단순히 가족을 먹이고 입히는 것을 부양의 전부라고 할 순 없다”면서 “폭력적인 환경을 조장하는 사람인데도 ‘부양’을 이유로 아이들을 폭력 상황에 다시 몰아놓는 건 상당히 모순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처벌 불원’은 집행유예의 주요 참작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원이 더욱 중요하게 본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합의서가 제출된 배경이나 경위는 검토하지 않은 채 형을 감경하는 형식적인 판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아동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의 합의 요구를 성인 피해자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면서 “‘아버지이므로 용서해야 한다’는 설득 또는 협박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피해자의 처벌 불원 진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민영 법무법인 예현 변호사는 “피해자가 정서적으로 열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벌 불원 진정성을 확인하는 추가 규정이 필요하다”면서 “탄원이 진지한가, 가해자의 협박이 없었는가를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는 가정폭력을 피해자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부부간 가정폭력의 경우 법원 입장에서는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지 않기 어렵다”며 “대부분 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가족이라는 이유로 선처해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낮에 아이 납치해가는 중국 남성 붙잡은 시민들

    대낮에 아이 납치해가는 중국 남성 붙잡은 시민들

    3살 아이를 유괴하는 남성을 본 중국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 남성을 붙잡았다. 20일 중국 동영상 사이트 피어 비디오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둥관시의 한 거리에서 3살 소년을 납치한 혐의로 30살 류씨가 경찰에 체포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류씨의 납치 행각이 그대로 담겼다. 류씨는 거리를 걷고 있는 한 형제에게 다가가더니 형으로 보이는 아이를 끌고 가려고 한다. 아이가 반항하자, 류씨는 목표물을 동생으로 바꾼 듯 돌아선다. 이어 형과 조금 떨어져 있던 3살 아이를 번쩍 안아들더니 도망가기 시작한다. 동생을 데려가는 류씨의 모습에 형은 곧바로 류씨의 뒤를 쫓아갔다. 다행히 이웃 주민들이 수상한 류씨의 행동을 목격하고 곧바로 제압했다.한 주민은 매체에 “(류씨의 품에 안긴) 아이가 크게 울고 있어서 매우 이상해보였다”면서 “주민들이 남자를 쫓아가 아이를 데려가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에 의해 제압당한 류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류씨는 전과가 없지만 현재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당국은 류씨를 구금한 상태이며 수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영상=데일리메일/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KAL기 납북 피해자 아들, 유엔에 ‘아버지 억류’ 조사 진정

    KAL기 납북 피해자 아들, 유엔에 ‘아버지 억류’ 조사 진정

    1969년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북 사건 이후 북한에 남게 된 탑승자의 아들이 유엔에 억류자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대북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20일 KAL기 피랍자 황원씨의 아들 황인철씨를 대리해 유엔 자의적구금실무그룹(WGAD)에 황원씨의 납북을 ‘자의적 구금’으로 판정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AL기 납북 사건은 1969년 12월 11일 김포에서 출발해 강릉으로 가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10분 만에 간첩에 장악돼 북한으로 납치된 사건이다. 북한은 국제 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1970년 2월 14일 승객과 승무원 50명 중 39명을 송환했다. 그러나 당시 MBC PD로 일하던 황원씨를 비롯한 11명은 돌려보내지 않았다. 황인철씨는 진정서에서 황원씨가 사리원 근처에서 가택연금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신체의 자유가 박탈돼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황인철씨는 유엔이 북한에 있는 황원씨와 한국에 있는 가족 간 자유로운 연락을 허용하도록 촉구하고, 독립적인 제3자를 통해 황원씨의 자유의지를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북한은 황원씨를 포함한 11명이 자유 의지로 북한에 남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무그룹은 자유의 박탈을 정당화할 법적 근거가 없거나 세계인권선언 등에서 보장하는 자유나 권리를 행사한 것이 구금의 원인이 된 사례 등을 ‘자의적 구금’으로 판정, 해당국에 석방이나 조사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바람 쐬고 싶어서” 中고속철 유리창 깬 승객 체포

    “바람 쐬고 싶어서” 中고속철 유리창 깬 승객 체포

    중국의 한 승객이 고속열차 유리창을 깨려고 했다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중국인민라디오(CNR) 등을 인용해 고속열차 유리창을 깨려고 한 30대 중국인 승객 쉬모씨가 지난 14일 베이징역에서 공안에 체포돼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쉬씨는 상하이에서 출발해 베이징으로 향하던 고속열차가 기술적인 문제로 산둥성 지난역에 정차하자 출입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문이 열리지 않자 비상용 망치로 출입문 유리창을 수차례 때렸다. 유리창은 쉬씨의 의도대로 뚫리지는 않았지만 심한 금이 갔다. 술을 마셨던 쉬씨는 기차가 30분 이상 정차해 있자 답답해 견딜 수 없어 신선한 바람을 쐬고 싶어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고 공안에서 진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능력을 뽐내려고 일부러 치명적 약물 주입? 프랑스 마취 의사 수사

    능력을 뽐내려고 일부러 치명적 약물 주입? 프랑스 마취 의사 수사

    프랑스의 한 마취과 의사가 17명의 환자에게 일부러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주입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동부 브장송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프레데릭 페시에르(47)는 이번주 법원에 출두해 심문을 받았다. 48시간 구금되기도 했다. 경찰과 검찰은 그가 동료 의사의 마취약 파우치에 뭔가를 넣어 위급한 상황을 유도한 뒤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페시에르는 2017년 5월에도 일곱 건, 아홉 명의 죽음에 연루됐는지 추궁 당했지만 풀려났다. 하지만 약물을 다루지 말라는 처분을 받았다. 그런 그가 몰래 치명적인 약물을 동료 의사의 파우치에 넣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무려 66건, 가장 최근에는 네 살부터 여든 살 이상까지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던 환자들이 수술 도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의심을 부추겼다. 유죄가 인정되면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에티엥 망토 검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페시에르가 이들 환자들 사례에 “공통된 뇌관”이었다며 그는 동료들과도 공공연히 갈등을 빚었다고 말했다. 또 수술실에서 그가 하는 행동들은 거의 연출된 것에 가깝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너무 빨리 어떤 증상인지 진단해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페시에르는 16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이 모든 일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내 경력은 끝장 났다. 독살자 낙인이 찍힌 의사를 누가 믿겠는가? 가족은 파탄 났고 아이들이 걱정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변호인 장 이브 르보르뉴는 AFP통신에 경찰은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며 “페르시에가 어떤 약물을 주입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변호인들은 경찰이 페르시에의 초기 심문 진술들을 오염시켰다고 비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마두로 정부, 재판 없이 11명 사형·어린이 등 900여명 구금”

    국제앰네스티(AI)가 베네수엘라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며 국제형사재판소(ICC)와 유엔 인권이사회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AI는 1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지난 1월 말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뒤 전국적으로 일어난 반정부 시위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탄압 정책을 펼쳤음을 지적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AI가 지난 2월 베네수엘라에 파견한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23개주 가운데 12개주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47명이 사망했다. 최소 33명이 군경에 의해 사살됐으며 6명은 정부 지지자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적법한 재판 없이 11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으며 어린이를 포함한 900여명이 임의로 구금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별 통보’에 여자친구 흉기로 찌르고 도주…뇌관 터뜨려 병원행

    ‘이별 통보’에 여자친구 흉기로 찌르고 도주…뇌관 터뜨려 병원행

    이별 통보를 한 전 여자친구를 차에 태워 흉기로 마구 찌르고 달아다나가 폭탄점화장치(뇌관)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살인 미수 혐의로 A(50)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8시 40분쯤 전주시 완산구의 한 도로로 전 여자친구 B씨를 불러내 차에 태운 뒤 시내를 돌면서 흉기로 수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B씨 가족의 신고를 우려한 A씨는 B씨를 인적이 드문 길가에 내려주고 완주 방향으로 도망쳤다. 이때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A씨 차량 위치를 파악하고 추적했다. 추격을 받은 A씨는 완주 모처에서 낭떠러지를 등지고 한동안 경찰과 대치했다. 화약물 관리 자격증을 보유한 A씨는 평소 가지고 다니던 뇌관을 터뜨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지만, 목숨을 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때문에 경찰 특공대 등이 출동하는 등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치료가 끝나는 대로 A씨를 구금할 방침이다. B씨 역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몸 여러 곳에 깊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A씨가 화를 이기지 못하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와 B씨 모두 심하게 다쳐 제대로 진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친 흉기로 찌른 뒤 자폭 한 50대 검거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를 차 안에서 흉기로 마구 찌른 뒤 폭탄점화장치(뇌관)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살인 미수 혐의로 A(50)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8시 40분쯤 전주시 완산구 한 도로로 전 여자친구 B씨를 불러내 차에 태운 뒤 시내를 돌면서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B씨 가족의 신고를 우려한 A씨는 B씨를 인적이 드문 도롯가에 내려주고 완주 방향으로 도주했다. B씨는 몸 여러 곳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 차량 위치를 파악해 뒤?았다. 추격을 받던 A씨는 완주 모처에서 낭떠러지를 등지고 한동안 경찰과 대치했다. 이때 화약물관리 자격증을 보유한 그는 평소 소지하고 있던 뇌관을 터트려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목숨을 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때문에 경찰 특공대가 출동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치료가 끝나는 대로 A씨를 구금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와 B씨 둘 다 심하게 다쳐 제대로 진술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동영상] “빈 플래카드 들고 서 있어도 체포, 북한처럼 되면 안되는데“

    [동영상] “빈 플래카드 들고 서 있어도 체포, 북한처럼 되면 안되는데“

    “우리가 북한처럼 되기 전에 이런 일을 멈추고 싶었다. 시위에 가담하지도 않았다. 난 그들이 경찰서로 날 끌고 갈지 알아보고 싶었다.” 카자흐스탄의 비디오 블로거 아슬란 사굿디노프(24)는 경찰이 몰려오기 전에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메이데이 시위를 주도했던 이 젊은 활동가는 6일 고향인 서부 오랄 시의 아바이 광장에 선 채로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다. 현지 뉴스매체인 우랄스카야 네델야 제작진이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플래카드에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았으며 그는 어떤 구호도 외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어쩔줄 몰라했다. 촬영 영상을 압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시 치안을 책임지는 예르볼 쿠셰코프는 누구도 체포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누군가와 휴대전화로 상의하더니 달라졌다. 결국 교통순찰차에 태워 연행했다. 사굿디노프가 왜 구금되는지 묻자 경찰은 “나중에 따져볼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경찰서에서 메이데이 시위 때 일을 심문 받고 몇 시간 뒤 풀려났다. 7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지난 3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물러난 뒤에도 가두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물러난 독재자의 이름을 따 수도 이름을 바꾸겠다고 결정한 것이 시위에 불을 댕겼다. 국민들은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의 영향력이 온존해 다음달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지 우려하고 있다. 경찰과 법원은 시위를 해산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으며 징역형으로 엄벌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진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는 슬로건 아래 마라톤 대회를 연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당국의 단속을 빠져나가면서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 장치평론가 도심 삿파예프는 페이스북에다 “정치적 조크이다. 흰 종이와 흰 옷도 이제 곧 무기로 분류될 것이다. 하얀 종이를 사더라도 허가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페이스북 이용자는 “다음번에는 화장실 롤휴지를 들고 거리로 나서기만 해도 체포될 것이라고 농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웃 키르기스스탄뿐만 아니라 러시아, 벨라루스의 독립 미디어들도 이 소식을 관심있게 다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기소 안 된 과거사 피해자도 국가 손해배상 받을 수 있다

    안기부 간첩 조작 고문 피해자 재심서 승소 “다른 피고인 재심 무죄 판결 전 소송 어려워 우연한 사정 따라 권리구제 다르면 부당” 양승태 사법부 판결 헌재 결정 이후 뒤집혀 과거 간첩 조작 사건에서 고문을 당했지만 기소되지 않았던 피해자도 유죄가 확정돼 수감 생활을 한 다른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가 국가배상청구권 행사 기간을 민법상 단기 소멸시효(3년)보다 짧은 6개월로 보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것을 법원이 받아들이며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8부(부장 설범식)는 국가안전기획부의 불법체포·구금·폭행·고문을 당한 피해자와 가족 등 27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약 5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씨 등 8명은 1981년 3~4월 안기부에서 가혹행위를 당한 뒤 간첩이라고 거짓 자백했고, 이 중 5명이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1월 수사기관의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인정하는 진실규명결정을 했고, 이들은 그해 11월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듬해 10월 형사보상결정이 확정됐고,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1년 5월에야 피해자 8명과 그 가족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양승태 사법부는 민법상 단기 소멸시효(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를 적용하던 과거사 사건에서 국가배상 범위를 좁히는 판결을 잇따라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는 2014년 12월 하급심에서 승소했던 박씨 등의 사건을 “형사보상 결정이 확정되고 6개월 이상 경과 후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또한 기소되지 않았던 한모씨 등 3명에 대해서도 “과거사위의 진실규명결정을 받은 적이 없고,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적도 없다”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후 서울고법 민사28부(부장 박정화)도 2015년 9월 같은 취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헌재가 지난해 8월 30일 박씨 등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 사건에서 ‘재심판결 확정을 안 날부터 3년 이내에 국가배상을 청구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결정을 내렸다. 박씨 등의 사건을 재심한 서울고법 재판부는 “대부분 원고들은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2009년 11월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2011년 5월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청구를 받아들였다. 불기소된 한모씨 등 3명에 대해서도 다른 피고인들의 재심 무죄 판결 전에는 불법 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만약 기소됐다면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유죄판결을 받았을 것이고 재심을 거쳐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동일한 불법 감금과 고문 피해를 입었는 데도 검사의 불기소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권리구제 여부가 달라지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中 반일 5·4운동은 애국심 홍보 6·4 톈안먼 민주화 운동은 통제

    중국이 100년 전 베이징대에서 시작된 5·4 학생운동은 젊은이들의 애국심을 고양하는 계기로 삼으며 대대적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30년 전 역시 베이징대서 점화된 6·4 톈안먼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홍콩 명보는 베이징대에서 5·4 운동 10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학술 심포지엄 및 5·4 운동 연구센터 출범식이 열렸다고 5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1919년 중국에서의 이권을 강화하고자 한 일본에 맞서 베이징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기를 든 반제국·반봉건주의 5·4 운동에 대해 철저히 애국주의만을 강조하고 있다. 하오핑 베이징대 총장도 당국의 지침에 발맞춰 5·4 정신을 계승해 애국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4 정신과 민족 정신, 시대 정신을 하나로 묶어 애국심을 민족 부흥의 위업에 녹여야 한다”며 “베이징대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문화를 발전시켜 민족 문화 혁신의 활력을 북돋우는 선도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4 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5·4 운동은 민족이 위기를 맞았을 때 청년과 지식인이 선봉에 선 애국 혁명운동”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신화망 등 중국 관영 인터넷 사이트에서 5·4는 여전히 민감 단어로 검색이 금지되어 있으며 베이징대생이 주축이 된 톈안먼 민주화운동(6·4 사태)에 대한 언급은 아예 불가능하다. 학생들의 집단 운동이 제2의 톈안먼 사태로 이어질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중국 당국은 극좌 학생운동에 참여한 베이징대 학생 여러 명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보는 지난달 29일 베이징대 학생 다섯 명의 소식이 끊겼으며 노동조합 운동에 참여한 학생 한 명도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수천명의 젊은이가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다 톈안먼 광장에서 탱크에 짓밟힌 6·4 사태 30주년 기념은 당국의 통제로 중국 대륙이 아니라 홍콩, 미국, 유럽 등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왕샹웨이 전 편집장은 “30년 전 학생들의 애국심도 100년 전만큼 진실했다”며 당국의 톈안먼 사태에 대한 탄압을 비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총탄 맞으며 총격범을 제압한 美 대학생 추모식 열려

    총을 맞으면서 총격범을 제압한 의로운 미국 대학생의 추모식이 열렸다. 그의 희생이 없었다면 많은 대학생이 숨지거나 다치는 최악의 총기사고가 날뻔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샬럿 캠퍼스의 대강당에서 환경학과 학생 라일리 하월(21)의 추도식이 열렸다. 하월는 지난 30일 벌어진 총격 사건 때 총에 맞으면서도 총격범을 덮쳐 더 큰 참사를 막았던 학생이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하월의 가족과 수백명의 학생들, 이웃 주민들은 총격범을 몸으로 덮쳐 더 큰 희생을 막아냈던 하월의 용기와 희생을 기렸다. 경찰은 하월이 총격범과 몸싸움을 하면서 총에 맞았고 다른 학생 한 명도 숨졌으며, 4명의 학생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하월의 동생인 아이리스 하월은 “오빠는 몸집이 크고 호기심이 많고 모험을 좋아하는 모범생이었다”면서 “세상이 우리들에게 어려운 일을 강권하더라도 우리는 그보다 더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일으킨 전 대학생 트리스탄 앤드류 테렐을 살인 및 살인미수등 중범죄로 체포해서 구금중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방글라데시 “영국 출신 IS 신부...국내 입국 시 처형될 것”

    방글라데시 “영국 출신 IS 신부...국내 입국 시 처형될 것”

    방글라데시 정부가 영국 출신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었던 샤미마 베굼이 자국으로 들어올 시 법에 따라 처형될 것임을 시사했다. 베굼의 가족들은 영국에서 나고 자란 베굼이 방글라데시로 가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으나 무국적 상태에 놓인 베굼을 위해 정부에 소송을 걸 수 있다고 맞섰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압둘 모멘 방글라데시 외교 장관은 이날 영국 방송 ITV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굼과 방글라데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는 방글라데시 시민이 아니거니와 방글라데시 시민권을 요청한 적도 없다. 베굼은 영국에서 태어났고 그의 어머니 또한 영국인이다”라고 설명한 뒤 “우리에겐 간단한 규칙이 있다. 테러 행위에 가담했단 사실이 밝혀지면 구금한 뒤 교수형에 처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베굼의 가족의 변호사인 타스니메 아쿤지는 앞서 “분명한 것은 베굼은 영국에서 나고 자랐으며 이곳에서 극단적인 사상을 갖게 됐다는 것”이라면서 “베굼은 방글라데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베굼은 2015년 영국을 떠나 IS에 가담했으며 지난 2월 시리아에 있는 난민캠프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아이와 함께 영국으로의 송환을 요청했으나 영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아이는 캠프에서 사망했다. 당시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은 베굼의 영국 시민권을 취소하는 강수를 두며 송환을 저지했다. 그는 “시리아에 영국 영사가 없기 때문에 영국 국적자라 해도 어떠한 지원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국제법에 따르면 시민권이 박탈됐을 때 무국적 상태에 놓일 수 있는 사람의 시민권을 정부가 취소하는 것은 불법이다. 자비드 장관은 베굼이 방글라데시 시민권을 갖고 있으리라 추정했으나, 방글라데시 당국이 이를 부인함에 따라 베굼은 현재 무국적 상태에 놓여있다. 아쿤지는 가디언을 통해 “자비드 장관이 베굼의 시민권을 없앤 건 시민을 (쓰레기 버리듯) 버리는 것과도 같다”면서 “우리의(영국의) 문제를 선량한 이웃나라에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무장관은 언제든 마음을 열고 자신의 결정을 뒤집어야 한다”면서 “그게 길고 긴 재판으로 인한 정부의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가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국은 개별적인 사례에 대해 코멘트를 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모든 증거”들을 기반으로 한 결정이었으며 “가볍게 처리된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강간죄로 30년 억울한 옥살이, 석방 3년 뒤 다시 강간 혐의 기소

    강간죄로 30년 억울한 옥살이, 석방 3년 뒤 다시 강간 혐의 기소

    30년 동안 강간죄로 수감됐으나 잘못 기소된 사실이 확인돼 억울한 옥살이를 끝내고 풀려난 남자가 3년 만에 다시 강간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조지 페롯(50)은 열일곱 살이던 1985년 78세 할머니를 같은 주 스프링필드의 할머니 집에서 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1987년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그는 끈질기게 무죄를 주장했다. 무려 10여년을 끈 소송 끝에 연방수사국(FBI)이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한 올의 현미경 분석을 했는데 이 증거가 잘못 수거된 사실이 드러났다. 2016년 대법원은 오염된 증거에 근거해 원심이 선고됐다며 그를 석방했다. 그런데 페롯이 지난 1월 4일 같은 주 로렌스에서 한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보석 없는 구금 조치를 당해 6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영국 BBC가 현지 지역신문 ‘스프링필드 리퍼블리칸’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그에게 주어진 새 혐의는 강간, 공공장소 외설, 체포에 (과도한) 저항, 경관 폭행 등인데 그는 범행 사실 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는 부분적으로 나체인 채로 의식을 잃은 여성의 다리 아래 의식을 잃은 채로 누워 있는 채로 발견됐다. 피해 여성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페롯이 건넨 파우더 냄새를 맡은 뒤 정신을 잃은 것이 마지막 기억이라고 경찰에 털어놓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71년만에 열린 ‘여순사건’ 재심…재판부 “희생자 명예회복에 최선”

    71년만에 열린 ‘여순사건’ 재심…재판부 “희생자 명예회복에 최선”

    “빨갱이로 몰려 연좌제 고통속에 살아와” 檢 “당시 기록 찾는 데 6월까지 시간 달라” ‘여순사건’ 당시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사형된 민간인 3명에 대한 재심 첫 재판이 29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정아)에서 열렸다. 유족들이 2011년 10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지 7년 6개월 만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1일 “당시 군과 경찰이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체포, 감금하고 살해했다”며 “불법적이고 위법적인 구금·체포 20여일 만에 군법회의에서 처형되었으므로 위법이다”라고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유가족과 여순사건재심대책위원회 회원 등 7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순천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국회는 하루속히 여순사건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여순사건재심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다시는 이땅에 국가폭력으로 인한 국민 학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 줄 것을 요구한다”면서 “검찰은 국민과 유족들 앞에 사죄하고, 사법부는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재심 대상은 1948년 10월부터 11월 초 사이에 순천지역 민간인 협력자 색출작업으로 숨진 철도청 직원 장환봉(당시 29세)씨, 농민 신태수(당시 32세)씨와 이기신(당시 22세)씨다. 재심에 이르기까지 외로운 법정 다툼 속에 장환봉씨의 딸 경자(75)씨만 생존해 있고 두 유족대표는 세상을 떠났다. 장씨는 유족 입장문을 내고 “오늘 재심은 제 아버지뿐 아니라 해방 후 1946년 대구 10월 항쟁과 제주 4·3민중항쟁, 48년 여순민중항쟁 등 무차별 집단학살의 재심으로 국가가 저지른 추악한 범죄를 심판하는 날이다. 빨갱이로 몰려 연좌제의 고통을 당한 모든 유가족들의 재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 측은 “공소장이 없어 국방부와 검찰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군사재판 기록을 찾고 있으니 6월까지 충분히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결과가 이미 내려온 사건인 만큼 시민단체와 유족들은 의견서를 제출해 달라”며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 전 6월 24일 2차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연다”고 밝히고 30여분 만에 폐정했다. 김 재판장은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유족들이 명예를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홍콩 중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 반대 시위에 13만명 집결해 항의 시위

    홍콩 중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 반대 시위에 13만명 집결해 항의 시위

    홍콩 정부가 입법화를 추진하는 중국 본토와의 범죄인 인도 법안이 정치범 탄압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홍콩 중심가에서 벌어졌다. 홍콩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과 야당 등이 주도한 이번 시위는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2014년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였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전날 오후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출발해 애드머럴티 지역에 있는 입법회 건물까지 4시간에 걸쳐 행진했다. 주최 측 추산 13만명, 경찰 추산 2만 28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 상당수는 우산 혁명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들고 있었다. 우산 혁명은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사를 막았던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법안의 추진은 지난해 홍콩 여성이 대만에서 살해당하면서 비롯됐다. 여성 피해자는 홍콩인 남자친구와 대만 여행 중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 당했는데, 이 남자친구는 홍콩과 대만간 범죄인 인도 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은 까닭에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위대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규가 악용될 수 있다며 법안의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석한 리주밍(李柱銘) 홍콩 민주당 창당 주석은 “홍콩인들이 다시 단합의 모습을 보였다”며 “정부는 ‘악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탈세 등 9가지 경제범죄는 이 법안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시위에 상당수 재계 인사가 참여하는 등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위대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홍콩인들을 배신했다면서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 폴리 로는 “홍콩인들이 중국으로 보내져 법정에 설 위험에 처했다”며 “홍콩 정부가 인민의 적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2015년 중국이 지정한 금서를 판매한 혐의로 중국으로 강제 연행돼 구금된 경험을 한 출판업자 람윙키(林榮基)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자신이 중국으로 보내질 것이라며 지난 25일 대만으로 망명하기도 했다. 특히 시위대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은 홍콩 법원이 최근 우산 혁명 지도부에 대해 최대 16개월의 징역형을 내린 판결이었다. 홍콩 법원은 지난 23일 우산 혁명을 주도한 베니 타이(戴耀延) 홍콩대 교수와 찬킨만(陳健民) 홍콩중문대 교수에게 공공소란죄를 적용해 각각 1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 측은 이 판결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홍콩 정부가 홍콩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다음 달에 더 큰 규모의 시위를 벌여 입법회 건물을 포위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입장도 완강하다. 장젠쭝(張建宗) 홍콩 정무사(司·국) 사장은 이날 시위에 대해 “시위 참여 인원이 적고 많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대만 살인 사건을 통해 현행법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라며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모 패라 vs 게브르셀라시에 볼썽사나운 입씨름 ‘이제 그만!’

    모 패라 vs 게브르셀라시에 볼썽사나운 입씨름 ‘이제 그만!’

    네 차례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육상 중장거리 스타 모 패라(36·영국)와 에티오피아 레전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46)가 볼썽사나운 입씨름을 거듭하고 있다. 소말리아에서 귀화한 패라는 오는 28일(이하 현지시간) 런던마라톤을 나흘 앞두고 지난 24일 진행된 미디어데이 도중 느닷없이 게브르셀라시에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운영하고 있는 호텔에 묵었던 지난달 일을 거론했다. 자신의 객실에 도둑이 들어 돈과 시계, 휴대전화 두 대가 없어졌는데도 게브르셀라시에가 도난품을 되찾는 데 아무런 성의도 보여주지 않는 데 대해 실망했다고 얘기한 것이다. 이에 발끈한 게브르셀라시에는 성명을 내고 패라가 명성에 흠집을 내 사업을 망치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차례나 올림픽 1만m를 제패한 그는 경찰에 신고해 다섯 직원이 3주 동안 구금돼 철저히 수사를 받았지만 아무 혐의가 없어 풀려났고 경찰은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오히려 호텔 직원들이 패라와 패거리들이 “무례하게 군다”고 자신에게 하소연했으며 패라가 “호텔 피트니스에서 결혼한 선수를 공격해” 경찰에 신고됐지만 자신이 중재해 소를 취하하게 했다고 흠집을 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그는 25일 일간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패라가 피트니스 센터에 있던 한 부부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며 패라의 코치였던 자마 아덴이 호텔에 들어오려 하길래 막았더니 패라가 밀어뜨려 넘어진 일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아덴은 지난 2016년 스페인에서 금지약물 도핑에 적발됐던 전력이 있다. 패라가 약물 적발 전력이 있는 코치와 함께 훈련한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심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패라의 코치 개리 러프는 패라가 자위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대변인은 아덴이 “결코 모를 훈련시킨 것은 아니다”며 그런 주장은 “어처구니 없으며 진실되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피트니스센터에 있어서 현장을 목격했던 러프는 타블로이드 일간 이브닝 스탠더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패라가 훈련 파트너 아비 바시르와 함께 근력운동을 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다가와 덤벨을 들어 위협하더라고 털어놓았다. 그 남자가 계속 위협적으로 굴며 바시르를 공격하려고 하자 패라가 바시르를 보호하려고 그 남자에게 주먹을 날린 것이라고 했다. 그 뒤 셋이 뒤엉켰고, 이어 여자가 달려오니까 패라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뒤돌아서면서 팔에 여자가 맞은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두 손에 5㎏짜리 아령을 들고 있는 상태였고, 패라를 향해 던지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당장 내려놓지 않으면 감옥에 갈 것”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도 호텔 경비원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더라고 러프는 덧붙였다. 문제의 부부는 시사이 체가예(에티오피아) 부부였다. 그들은 패라와 시비를 벌인 것은 맞지만 아내가 맞은 것은 아니며 남편 역시 경미한 발길질을 당했을 뿐이라고 했다.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잘 마무리됐고, 사건 나흘 뒤 패라와 화해했다고 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패라가 투숙 요금을 절반이나 할인받고도 봉사료 8만 5000 에티오피아 비르(약 325만원)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두 육상 영웅의 저열한 입씨름에 할말을 잃게 된다. 1500m 세계 챔피언을 지낸 스티브 크램 BBC 해설위원은 “어떻게든 두 위대한 챔피언이 주말에 화해를 해 우리가 28일 런던마라톤에서 패라와 또 한 명의 위대한 챔피언 엘리우드 킵초게(35·케냐)가 우승 경쟁하는 데 우리 모두 집중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웜비어 석방 때 北측 23억짜리 청구서에 서명 …‘인질 몸값’ 지불 논란

    트럼프, 웜비어 석방 때 北측 23억짜리 청구서에 서명 …‘인질 몸값’ 지불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조건으로 북한이 제시한 병원 치료비 명목의 200만 달러(약 23억 원)의 청구서에 서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의 병원비 청구는 지금껏 북미 어느 쪽에서도 공개된 바 없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인질 석방을 위한 ‘몸값 지불’은 없다고 공언해왔다. WP는 북한 측이 웜비어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 미 당국자가 돈을 지불한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청구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평양에 머물던 호텔에서 정치선전 현수막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과 함께 중노동에 처하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간 억류됐다. 2017년 6월 13일 석방돼 귀향했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엿새 만에 사망했다. WP는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 특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받고 병원비 지급 합의서에 서명을 해줬다고 보도했다.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의료진 두 명과 함께 방북했던 조셉 윤 당시 미 측 6자회담 수석대표 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청구서 요구를 전달했고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해당 청구서는 재무부로 보내졌으며 2017년 말까지는 미지급 상태였다고 관계자들이 WP에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 이후 이 돈을 지불했는지 또는 이 문제가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거론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WP에 “우리는 인질 협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랬기 때문에(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이 행정부 들어 인질 협상이 성공적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국무부 대변인과 지난해 2월 은퇴한 윤 전 대표, 틸러슨 전 장관, 재무부·주유엔 북한 대표부 미국 담당 관계자 모두 아무런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5월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학송, 김상덕 3명이 돌아왔을 때 “우리는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무 대가 없이 나왔다. 반면 다른 사람들을 데려올 땐 현금 18억 달러를 냈었다”고 수차례에 걸쳐 강조하며 오바마 행정부 등 전임 정권들과 차별화에 나선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8억 달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6년 1월 미 정부가 이란에 간첩 등 혐의로 수감돼 있던 미국인 5명과 미국에 억류돼 있던 이란인 7명을 맞교환하는 과정에서 약 17억 달러를 이란 측에 제공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터키에 장기 구금됐다 풀려났을 당시에도 “우리는 적어도 더는 이 나라에서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미국인들을 인질로 삼았으며 억류 미국인에게 막대한 병원비를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WP는 전했다. 북한에 2년간 억류됐던 선교사 케네스 배 씨는 당뇨로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진료비로 하루 600유로를 청구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 그의 첫 입원비는 10만 1000유로(약 12만 달러)에 달했다. 그는 2012년 11월 북한에 입국했다가 반공화국 적대행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북한은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 국가정보국장의 방북을 계기로 그를 석방했다. 배씨의 진료비는 3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지만 그는 비용 지불 없이 석방됐다고 WP는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WP “北, 웜비어 석방 조건으로 병원비 23억원 청구해 美 서명”

    WP “北, 웜비어 석방 조건으로 병원비 23억원 청구해 美 서명”

    북한이 지난 2017년 오토 웜비어의 석방 조건으로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원)의 병원비 청구서를 미국에 제시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받고 특사가 지급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웜비어는 지난 2015년 12월 북한에 여행을 갔다가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7개월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13일 전격 석방돼 귀향했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엿새 만에 세상을 떠났다. WP는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조지프 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 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북측의 청구서 요구를 알렸고,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이어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특사에게 200만 달러를 지불할 것이라는 서류에 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인질 석방 때마다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왔기 때문에 치료비를 지급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이 병원비를 청구했다는 사실은 북한과 미국 어느 쪽에서도 공개된 일이 없었다. 신문은 “북한이 공격적 전술로 잘 알려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나게 뻔뻔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 청구서는 재무부로 보내졌으며 2017년 말까지는 미지급 상태였다고 관계자들이 WP에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후 실제로 돈을 지불했는지, 지급하지 않았으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 이 문제가 거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새라 샌더스 대변인은 CBS 뉴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인질 협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랬기 때문에 이 행정부 들어 인질 협상이 성공적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과 지난해 2월 은퇴한 윤 전 특별대표, 틸러슨 전 장관과 재무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미국 담당 관계자도 코멘트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윤 전 특별대표는 CNN 인터뷰를 통해 “그는 그저 호기심 많은 평범한 관광객일 뿐이었다”고 웜비어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적 교류와 협상”에 관한 것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웜비어 석방과 관련해 자신이 받은 명령은 ‘오토를 되찾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하라’는 것이었다며 “틸러슨 장관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면서 긴밀히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억류된 미국인 송환을 위해 청구서를 지불하는 데 서명한 것이 드문 사례냐는 질문에는 이전에 몇몇 석방 사례에서 일부 돈이 건네졌다고 알고 있다며 “이는 병원비에 근거해 정당화됐던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웜비어 관련 내용이나 세부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돌아왔을 때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는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오바마 행정부 등 전임 정권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역시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터키에 장기 구금됐다 풀려났던 지난해 10월에도 “적어도 더는 이 나라에서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한편 국무부 전직 관리는 윤 특사가 청구서를 받았지만 돈을 지불하지 않았으며 지불할 생각도 없었다고 CBS 뉴스에 밝혔다. 당시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싶었던 틸러슨 장관은 웜비어가 곧 사망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거나 정치적 경험이 없어서 덜컥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결정을 내렸을지 모른다고 익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법원, ‘한신대 간첩 조작 사건‘ 목사 3명 ‘국가 배상’ 판결

    법원, ‘한신대 간첩 조작 사건‘ 목사 3명 ‘국가 배상’ 판결

    1975년 유신시절 당시 이른바 ‘재일교포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한신대 출신 목사들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유석동)는 전날 김명수·나도현·전병생 목사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김 목사에게 1억 5268만원, 나 목사에게 9721만원, 전 목사에게 1억 6543만원과 지연이자를 각각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1975년 10월 한국신학대(현 한신대) 재학 중이던 이들은 1975년 10월 중앙정보부에 영장 없이 연행돼 조사를 받은 뒤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김 목사는 무기징역을, 나 목사는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전 목사는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한신대 재일동포 유학생이던 김철현씨의 지시를 받아 유신 철폐 시위를 벌였다는 혐의였다. 항소를 거쳐 김 목사는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으로, 나 목사도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 전 목사는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으로 감형된 뒤 모두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후 1979년 대통령긴급조치 9호가 해제되자 검찰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도 있었던 김·전 목사에 대한 형 경정을 청구해 징역 3년 6개월로 형이 줄었다. 나 목사는 1977년, 나머지 두 사람은 1980년 출소했다. 2014년 세 사람은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이들에 대한 과거 판결이 불법 체포·감금 중 가혹행위로 받아낸 진술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가 선고돼 2017년 3월 재심 무죄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전 목사와 가족들은 2013년, 김 목사와 나 목사, 가족들은 2017년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이들이 출소한 뒤 5년이 지난 후 소송을 제기했다며 소멸시효가 지나 손해를 배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심절차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수사과정을 통해 유죄 판결이 확정됐던 데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세 사람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와 관련, “불법구금의 경위, 고문과 가혹행위의 정도, 선고형 및 구속기간, 정신적 고통의 정도를 고려했다”면서 “특히 공산주의자가 아님에도 구속 중 사상전향을 강요당했을 뿐 아니라 출소 이후에도 장기간 보안관찰처분을 받은 점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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