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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청년 창업 실패는 ‘스펙’, 이 공식 통해야 ‘국가 창업 시대’

    [사설] 청년 창업 실패는 ‘스펙’, 이 공식 통해야 ‘국가 창업 시대’

    기술력을 갖춘 이공계 인재조차 창업을 꺼린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기업가정신발전소는 카이스트 등 4대 과학기술원생 302명에게 물었더니 창업 필요성은 인정(87.8%)하지만 창업하겠다는 응답은 10.9%에 그쳤다는 설문 결과를 어제 내놨다. 희망 진로는 학계·연구기관(39.4%), 대기업 취업(25.5%), 전문직(18.9%)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국내 환경이 창업에 부적절(60.6%)하며, 선택권이 있다면 미국(64.6%)에서 창업하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창업의 성공 가능성이 낮고 실패 부담은 크다. 차량 호출서비스 ‘타다’ 사례처럼 합법적으로 시작해도 기득권의 반발이 거세면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사업을 금지할 수 있다. 신산업·신기술 분야에서 최대 4년 동안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로 사업을 시작해도 후속 입법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사업에 실패하면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금융거래는 제한된다. 경영상 판단에 책임을 묻는 배임죄, ‘실패자’라는 낙인, 신용 사면에도 금융사 내부망에 남아 있는 정보 등으로 재기가 어렵다.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이 탄생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 실패자가 재창업이나 취업에서 환영받기도 한다. 실패 과정에서 값진 경험을 하고 경영 노하우 등을 얻었기 때문이다. 창업과 재창업이 활발해져야 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구조가 탈바꿈할 수 있다. 최근 20년간 미국의 10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 빼고는 모두 바뀌었지만, 국내에서는 HD현대와 농협이 새로 진입했을 뿐이다. 이재명 정부는 올 1월 ‘국가창업시대’를 선언하고 지난 26일부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창업을 통해 청년 일자리 절벽을 해결하고 산업 생태계를 혁신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시의적절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회사 설립이 아니라 생존과 성장, 더 나아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재창업 기업 생존율이 전체 기업보다 2배 이상 높다. 재도전 기업가의 역량도 일반인에 비해 높다. 반면 재도전 및 재창업 관련 지원은 해외 주요국에 비해 미흡하다. 인공지능(AI)이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아무도 모른다. 낯설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할 수 있도록 사회가 창업 실패를 자산으로 인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생산적 금융을 표방한 금융권이 실패한 청년 창업가들의 지원 요청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규제 개혁 약속을 지켜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 구글 ‘터보퀀트’ 반도체 저승사자냐 시장 키울 촉진제냐

    구글 ‘터보퀀트’ 반도체 저승사자냐 시장 키울 촉진제냐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수요 잠식‘훈련’ 필요 없어 이르면 연내 가능비용 줄어 ‘온디바이스 AI’ 앞당겨판매 대수 늘면 반도체 수요도 증가‘지능형 메모리’ 미래 기술 선점해야 구글 리서치가 인공지능(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1로 줄이는 혁신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를 전격 공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수요를 잠식할 것이라는 ‘수요 절벽’ 위기론과 시장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팽하다. 29일 핵심 쟁점을 일문일답으로 풀었다. Q. 터보퀀트란 어떤 기술인가. A. AI가 대화 맥락을 기억하는 ‘실시간 메모장’(KV 캐시)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기존에 데이터를 무거운 ‘고화질 사진’로 저장했다면, 화질 손상은 거의 없으면서 용량만 6분의 1로 줄인 ‘고효율 압축 이미지’로 변환하는 식이다. 여기에 보정 필터를 더해 미세 정보까지 선명하게 되살린다. 예컨대 백과사전 6권을 핵심만 요약한 1권으로 만들면서도 답변 정확도는 그대로 유지하는 셈이다. Q. 과거 구글의 ‘텐서 처리 장치’(TPU)가 공개됐을 때보다 시장이 더 민감한 이유는. A. TPU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라는 하드웨어 장비를 ‘구글 칩’으로 바꿔보겠다는 하드웨어 간의 대체 경쟁이었다면, 터보퀀트는 어떤 연산 장치를 써도 메모리 ‘구매량’ 자체를 6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범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 고객사가 칩 브랜드(하드웨어)를 바꾸는 게 아니라, 주문서의 수량(메모리 용량) 자체를 지워버리는 셈이라 타격의 결이 다르다. Q. 그럼에도 ‘장기 낙관론’이 나오는 이유는. A. 자원의 이용 효율이 높아져 비용이 낮아지면 전체 소비량이 늘어나는 ‘제본스의 역설’ 때문이다. AI 운영비가 낮아지면 모든 기기에 AI가 기본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앞당겨진다. 개별 기기당 탑재량은 줄어도 판매 대수가 압도적으로 늘어 전체 메모리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Q. 시장에선 상용화가 이르면 연내 가능할 것으로 보는데. A. 그렇다. 터보퀀트는 기존 AI 모델을 새로 학습시킬 필요 없이 운영 중인 시스템에 ‘필터’처럼 갈아 끼우는 ‘훈련 불필요’ 방식이다. Q. 상용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는. A. 해결할 과제가 많다. 수만 대의 서버가 얽힌 클라우드 시스템에 병목 없이 녹여내는 기술적 최적화가 필수다. 다양한 모델에서 동일한 품질을 내는지 증명해야 하고, 주요 환경에서 별도 튜닝 없이 쓸 수 있는 범용 표준으로 채택돼야 한다. 데이터 복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연과 실시간 대화 품질 저하 우려도 넘어야 한다. Q.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단순히 정해진 규격의 부품만 납품하는 공급자에서 벗어나 AI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설계하는 ‘통합 솔루션 파트너’로서의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 메모리 스스로 연산까지 돕는 지능형 메모리(PIM)나 기기 간 연결 장벽을 허무는 차세대 연결 기술(CXL) 같은 미래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
  • 밝기 3.9배·AI성능 5.6배 ‘업’… LG 역대급 올레드 TV 선봬

    밝기 3.9배·AI성능 5.6배 ‘업’… LG 역대급 올레드 TV 선봬

    최상의 밝기·정확한 색 구현AI로 그림·음악 직접 생성도 LG전자가 역대 가장 밝고 정확한 색상을 구현한 TV 신제품 ‘더 넥스트 올레드’를 선보이고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전자는 지난 25일 2026년형 LG TV 신제품으로 ‘LG 올레드 에보(evo)’ 라인업과 ‘LG 마이크로 RGB 에보’ 라인업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신제품 올레드 에보는 LG전자 화질 노하우를 집약한 ‘하이퍼 래디언트 컬러’ 기술을 적용해 일반 올레드 TV보다 최대 3.9배 밝은 화면을 구현했다. 기존 LG 올레드 TV 중 가장 밝은 수준이다. 인공지능(AI) 성능이 5.6배 향상된 ‘3세대 알파 11 AI 프로세서’가 탑재돼 밝기와 색상을 최고 수준으로 구현하고, 저화질 콘텐츠를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AI 수준도 고도화했다. 아트 콘텐츠 서비스인 ‘LG 갤러리 플러스’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직접 그림과 배경음악을 만들고 감상할 수 있다. 또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추천 검색 키워드와 맞춤형 콘텐츠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AI 컨시어지’ 등 다양한 AI 기능도 제공한다. 특히 스마트 TV 플랫폼인 웹OS26에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외에도 구글 제미나이를 더해 맞춤형 AI 검색 기능을 강화했다. LG전자는 연필 한 자루 두께인 9㎜대 두께의 무선 월페이퍼 TV인 ‘LG 올레드 에보 W6’, 프리미엄 LCD TV인 ‘LG 마이크로 RGB 에보’도 선보였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사장)은 “기존 어떤 TV보다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는 2026년형 LG 올레드를 통해 올레드 TV의 세대교체를 이끌며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메타·구글, 청소년 SNS 중독 책임” 美법원 첫 판단

    “메타·구글, 청소년 SNS 중독 책임” 美법원 첫 판단

    미국에서 소셜미디어(SNS)가 청소년의 중독을 유발하도록 설계됐다고 처음으로 인정한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세계 각국에서 청소년 SNS 이용 규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앞으로 SNS 운영 방식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AP통신 등은 미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이 메타와 구글에 보상적·징벌적 손해배상금 총 600만달러(약 90억원)를 피해를 호소한 원고에게 지급하라는 평결을 내렸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평결이 확정되면 배상금 600만달러 중 70%는 메타가, 나머지 30%는 구글이 각각 책임지게 된다. 배심원단은 메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이나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청소년 이용자를 중독시킬 수 있도록 설계돼 정신적 피해를 일으켰다고 봤다. 이번 재판은 ‘케일리 G.M.’으로 알려진 20세 여성이 담배처럼 중독성이 심한 SNS 탓에 불안 증세와 우울증, 외모 결함을 강박적으로 느끼는 신체이형장애를 겪었다는 취지로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6살 때 유튜브를, 9살 때는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케일리는 무한 스크롤이나 자동재생 영상, 알고리즘 추천 등 기능에 이끌려 하루 몇시간씩 SNS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동안 메타나 구글 등 빅테크는 플랫폼 운영자가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미국 통신품위법 230조를 근거로 법적 책임을 피해왔다. 재판에서는 “인스타그램은 마약과도 같다”고 표현한 메타 내부 이메일이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체류시간 증가를 목표로 한 2015년 내부 이메일 등이 다뤄졌다. 이번 평결은 미국에서 SNS 중독을 호소하며 청소년, 교육구 등이 제기한 유사한 소송 2000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했다. 전날 뉴멕시코주 배심원단은 메타가 아동·청소년 이용자를 성착취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며 3억 7500만달러(약 56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메타는 “원고의 정신적 어려움은 개인적 요인 때문이지 SNS 때문이라는 증거가 없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구글도 “유튜브는 책임 있게 설계된 스트리밍 플랫폼”이라고 했다. 아동·청소년의 SNS 과의존을 막기 위한 각국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호주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자, 스페인도 지난 2월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지난 1월 하원에서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 금지 법안이 통과된 상태다.
  • “과학자의 덕목은 회복력… 기업들이 적극 육성 나서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과학자의 덕목은 회복력… 기업들이 적극 육성 나서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생리의학상’ 랜디 셰크먼 교수파킨슨병 아내가 연구의 원동력호기심 쌓고 활동할 기회 마련을 “한국의 다른 대기업들도 과학 인재 육성에 자금을 후원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 같은 활동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모든 재산을 공공 보건 발전에 기부했듯이 한국 기업들도 투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셰크먼 교수는 “한국의 대기업들도 고학력 인재에 의존하고 있지 않나”라며 “공교육으로 높은 학력을 쌓은 인재들이 자국 내에서 기초과학을 연구할 기회가 없어 해외로 나간다면 교육 예산 낭비이자 국가적 손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민간은 투자 규모를 늘리고 정부는 세제 혜택으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민간 후원 제도가 보편화된 연구 생태계를 갖췄다. 셰크먼 교수가 몸담고 있는 글로벌 파킨슨병 공동 연구 컨소시엄(ASAP) 재단 역시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미국의 주요 자선 단체 마이클 J 폭스 재단의 후원으로 설립됐다. 셰크먼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낸시’를 소개하며 “예상치 못하게 발병해, 예측할 수 없이 악화됐던 낸시의 투병 기간이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감을 느낀 시간”이라며 “낸시가 세상을 떠난 후 파킨슨병에 대한 국제 연구 조직을 만드는 데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마이클 J 폭스 재단이 연방 정부보다 더 큰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시절 박테리아 배양 실험을 하기 위해 직접 병원을 찾아가 혈액을 구하기도 했다는 셰크먼 교수는 과학자의 꿈을 가진 진취적인 학생들이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을 쌓고 실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윤진희 한국물리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 토의에 나선 셰크먼 교수는 “단순히 무엇을 하라는 누군가의 지시에 따르기만 한다면 결코 독창적인 연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과학자로의 커리어를 폭발시키는 힘은 충분한 탐구를 통해 기른 개인적 호기심”이라고 말했다. 셰크먼 교수는 인터뷰에서도 “K-과학인재 아카데미에서도 학생들이 과학 박람회 등 창의적 활동을 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학년 땐 개인적 탐구를 격려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서로 건강한 경쟁을 통해 기준점을 높여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 사회적 비용 직면한 글로벌 빅테크

    사회적 비용 직면한 글로벌 빅테크

    SNS 아동 유해성美법원, 메타에 벌금 5600억딥페이크 폐해 머스크 업체 10대 사진 범죄 방치중독성 설계EU, 틱톡의 서비스 위반 예비 판단 무단 도용 오픈AI, 영상 생성AI ‘소라’ 폐쇄 ●빅테크의 윤리적 책임론 대두 인공지능(AI) 성능 고도화에 집중해 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아동 유해 콘텐츠 노출, 저작권 침해, 딥페이크 영상 확산 등의 부작용을 낳으면서 사회적 비용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주 1심 법원의 배심원단은 24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는 메타가 아동의 정신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쳐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했다며 3억 7500만 달러(약 5619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평결했다. 메타가 소셜미디어(SNS) 내 아동 성 착취의 위험성과 정신건강 악영향 가능성을 인지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취지다. 이번 평결은 주 정부가 빅테크 기업에 SNS 플랫폼 내 유해 콘텐츠의 관리 문제로 법적 책임을 물어 승소한 첫 사례다. 메타 측은 즉각 항소 입장을 밝혔지만, 멕시코주 법무부는 메타를 상대로 실효성 있는 연령 확인 제도 도입 등의 변화를 만들도록 하기 위해 또 다른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평결은 유사한 소송에서 선례가 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청소년이 SNS 플랫폼에 중독되는 구조를 의도적으로 설계했다는 내용으로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에 틱톡이 온라인 안전 규정을 위반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비스 설계 전반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른바 ‘중독적 설계’를 변경하라는 내용이다. 딥페이크 역시 핵심 분쟁 사안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xAI의 생성형 AI ‘그록’은 미성년자 사진을 성적 이미지로 변환시켰다가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당했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스트래티지3의 ‘클로드오프’ 역시 지난해 10대 여학생의 사진을 딥페이크 범죄에 이용하도록 방치했다는 이유로 피소당했다. 빅테크가 감수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AI 운영 기조도 변하는 분위기다. 오픈AI는 이날 AI 동영상 생성 도구인 ‘소라’ 서비스를 2년여 만에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코딩과 기업용 도구를 개발하는 쪽으로 자원을 집중하려는 사업적 취지가 컸지만, ‘소라2’ 이후 지속되는 논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영화협회(MPA)는 ‘소라2’가 출시된 직후인 지난해 10월 성명을 내 “소라2가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며 조치를 촉구했다. ●AI 운영 기조도 큰 변화 불가피 배우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격투 영상으로 ‘제2의 딥시크’로 주목받았던 중국의 영상 제작 AI ‘시댄스2.0’은 저작권 논란에 휘말리며 공식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AI 기업에 제기된 저작권 관련 소송은 미국에서만 59건, 전 세계에서 70개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 [씨줄날줄] 할리우드 뒤흔든 ‘소라’의 퇴장

    [씨줄날줄] 할리우드 뒤흔든 ‘소라’의 퇴장

    2024년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영상 생성 AI ‘소라’(Sora)를 세상에 내놓았을 때 카메라와 배우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몇 줄의 명령어만으로 한 장면이 만들어지는 모습은 ‘꿈의 공장’ 할리우드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배우, 감독, 작가 등 영화계 종사자들은 “인간의 이야기는 인간에게 맡겨라”라고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기술이 곧 영화판을 바꿀 것이라는 위기감이 빠르게 번졌다. 이 흐름은 곧 현실이 되는 듯했다. 오픈AI는 월트디즈니와의 협력을 추진하며 기대를 키웠고, 영화 제작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었다. 그랬던 소라가 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기업 공개를 앞둔 오픈AI는 기업용 AI와 차세대 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내부에서는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도 뚜렷한 수익 모델이 보이지 않는다는 회의론이 팽배했다. 무엇보다 저작권 침해와 딥페이크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만들어도 되는가’라는 문제가 더 크게 제기됐다. 소라를 멈춰 세운 것은 기술이 아니라 계산서였다. 비용은 불어나고 결과물마다 책임이 따라붙었다. 영상 제작의 새 지평을 열었던 선두 주자가 물러나면서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구글과 중국 업체들이 경쟁을 이어 가고 있지만, 누가 앞서 나갈지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나 실제 산업으로 어떻게 자리잡을지는 이제부터 지켜볼 일이다. 소라의 퇴장은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몇 초 만에 만들어진 영상을 보며 곧 전통적인 영화 제작 방식이 사라질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이번 일은 기술 자체보다 기술이 산업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웅변한다. AI는 그럴듯한 화면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영화는 아직 인간의 영역에 굳건히 남아 있다.
  • 이란 국적 ‘미녀 스파이’, 구글서 기밀 훔치다 적발…美 정보 관리에 빨간불 [핫이슈]

    이란 국적 ‘미녀 스파이’, 구글서 기밀 훔치다 적발…美 정보 관리에 빨간불 [핫이슈]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 국적의 여성 두 명이 미국의 대형 IT 기업 기밀을 훔치기 위해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자매 관계인 사마네 간다리(41)와 소르부르 간다리(32)를 구글 등 미국 기업의 영업 비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간다리 자매와 함께 사마네의 남편인 모하마드 자바드 코스로비(40),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미 기업 간부도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구글을 비롯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기업 내부에서 프로세서 보안과 암호화 및 첨단 모바일 칩 기술 등과 관련한 민감한 데이터 등을 빼돌리고 이를 유출한 혐의로 지난 2월 체포됐다. 자매는 모두 구글에서 근무하다가 다른 회사로 이직했고, 남편 코스로비는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와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IT 회사에서 근무했다. 검찰은 간다리 자매와 남편 등이 스파이 행위를 통해 기밀 파일 수백 건을 유출했다고 보고 있다. 유출된 파일은 사적인 통신 채널을 통해 전송됐고 이후 개인 기기로 옮겨진 뒤 해외 및 이란 등으로 넘어갔다. 검찰 측은 “피고인들은 굴지의 IT 기업 내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디지털 증거를 삭제하고 다운로드를 감시하기 위해 설계된 회사 보안 시스템을 우회하려 컴퓨터 화면을 직접 촬영하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의혹만으로도 심각한 국가 안보 우려가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현지에서 ‘미녀 스파이’로 지칭되는 간다리 자매와 코스로비는 모두 이란 국적자이며 동생 소르부르는 학생 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이었고 언니 사마네는 미국 시민권을, 남편 코스로비는 영주권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당국은 이들이 이란 정권 고위층과 연계돼 있으며 빼돌린 기업 기밀을 이란 정부에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란군 복무 경험 있는 코스로비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이어지는 와중에 발생한 이번 사건은 적대국에 대한 미국의 정보 관리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체포된 코스로비는 과거 이란군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다리 자매는 2016년 이란에서 25억 달러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체포된 이란 교사투자펀드공사(TIFC)의 전 CEO 샤하베딘 간다리의 딸이다. 미국 내에서는 이들의 가족 관계가 간첩 행위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 이슬람 정권 옹호자 반대 연합 대표인 라우단 바자르간은 뉴욕포스트에 “스파이 행위의 핵심은 위험, 접근성, 취약성”이라면서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와 강력한 네트워크가 있는 개인이 (미국의) 대학이나 연구센터에 들어가면 첨단 기술뿐 아니라 전문 네트워크와 기관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접근 권한이 남용될 수 있다”면서 “이번 스파이 사건은 이란과 관련한 더욱 광범위하고 심각한 문제의 징후”라고 경고했다. 전직 FBI 특수요원이자 조지워싱턴대학교 테러 전문가인 라라 번스는 데일리메일에 “이란은 오랫동안 제재를 우회하고 제한된 기술에 접근하기 위해 ‘비밀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했다”면서 “그들은 미국 제품과 기술, 정보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러한 디지털 공격이 군사력과 사이버 작전, 경제적 혼란을 결합한 이란의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라고 입을 모은다. 한편 기소된 세 사람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 美·中은 로보택시 질주하는데… 한국은 아직 ‘실증의 늪’

    美·中은 로보택시 질주하는데… 한국은 아직 ‘실증의 늪’

    로보택시가 세계 시장에서 유료 상업 서비스 단계에 진입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실증 단계에 머무르면서 기술 선도국과의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지난해 24억 달러(3조 6000억원)로 추정되는 세계 로보택시 시장은 2030년에는 457억 달러(68조 68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은 로보택시 도입에 적극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일대에선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업 모셔널이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우버 앱으로 호출하면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가 온다. 구글 계열 웨이모는 지난해 약 1500만 건의 로보택시 운행을 기록했다. 중국 바이두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 고’ 역시 1000만 건 이상의 운행을 수행하며 빠르게 확대 중이다. 모두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고도 자율주행(레벨4)이다. 한국은 여전히 실증 단계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16일부터 강남 일대에서 심야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시범 운영 수준이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선 동승한 운영자가 운전대를 잡는 조건부 자율주행(레벨3 수준)이다. 로보택시는 기술, 규제, 데이터, 플랫폼이 결합된 산업인데 우리나라는 규제가 기술의 발목을 잡는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자율주행 차량은 제한된 시범운행 구역에서만 달리고 사고 책임과 보험 체계도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다. 미국 네바다주는 2011년 자율주행차 운행을 합법화했고, 애리조나는 2018년 행정명령을 통해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 운행을 허용했다. 중국도 상하이시가 2022년 조례를 제정해 상업 운영을 허용했고 선전시는 같은 해 교통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에 대한 규제까지 마련했다. 자율주행은 얼마나 많이, 얼마나 복잡한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달려봤느냐의 싸움이어서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웨이모는 1억 마일을 넘는 완전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했고, 바이두 역시 분기당 수백만건의 무인 운행을 통해 데이터를 쌓고 있다. 우리나라 업계는 이른바 ‘비식별화법’이라고 부르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가명정보 규제’를 문제로 지적한다. 차량이 도로 주행 과정에서 수집하는 정보의 활용면에서 제약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비식별화법 때문에 모자이크 처리된 보행자 정보만 수집할 수 있어 (보행자 시선, 표정 등 핵심 정보는 취득할 수 없으니) 보행자가 차량 접근을 인지했는지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었다”고 말했다. 로보택시는 충전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운행 할 수 있다. 출근할 때 이용한 차를 업무 시간에 택시로 운행시키거나 퇴근 후 취침 시간에 영업을 시킬 수도 있다. 아직은 로보택시의 차량 가격이 비싸다. 기술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 로보택시의 평균 요금은 20.43달러로 우버(15.58달러)와 리프트(14.44달러)보다 높다. 하지만 대량 운행 시대가 오면 차 가격 등은 하락할 전망이다. 그나마 지난달 국회의 관련 법 개정으로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은 기업은 도로 주행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 정보를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규제가 풀려 (로보택시가) 본격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라고 말했다.
  • “내 연구도 노벨상까지 36년… 한국, 단기 성과 집착 버려야”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내 연구도 노벨상까지 36년… 한국, 단기 성과 집착 버려야”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세포 속 단백질 분비 과정 첫 규명노벨상 당시 ‘자유로운 연구’ 강조실패 위험 감수하고 밀고 나가야파킨슨병 앓던 아내와 사별 이후현재는 연구 컨소시엄 고문 활동한국 과학자도 많이 참여해 주길자신의 가설 증명할수록 자신감시험 아닌 실험 중심 교육 구성을성과 늦어도 꾸준한 지원이 중요 “자유로운 탐구 정신이 오늘날 노벨상 수상자들의 경력을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세포 내 물질 수송 경로를 밝혀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랜디 셰크먼(78)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당시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네 차례 언급했다. 노벨 평화상이 아닌 생리의학상 수상 소감에서는 이례적이었다. 셰크먼 교수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UC 버클리 교정 내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유로운 연구 환경’이 미국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된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자신이 노벨상을 받기까지 36년의 연구를 했는데, 미국 민간 연구소의 지원 덕에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한국교육의 현실을 언급하며 시험보다는 실험 중심의 과학교육을 강조했다. 셰크먼 교수는 오는 26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번 행사는 호반그룹과 호반장학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전자신문이 주관한다. 학계·산업계·교육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학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한다. 호반그룹과 서울대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업무협약(MOU)’을 맺고 예비 과학 인재들이 연구 경험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음은 셰크먼 교수와의 일문일답. -처음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꾼 계기가 무엇인가. “첫 기억은 11살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를 마친 후 물병으로 근처 호숫가에서 물을 퍼 올려 현미경으로 봤더니 꼬물거리는 작은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그게 신기해서 더 좋은 현미경을 사고 싶었는데, 중고 제품도 100달러가 필요하더라. 동네 아이들을 돌보는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을 어머니가 장을 보는 데 썼다. 현미경을 못 산 게 분해서 그 길로 자전거를 타고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가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부모님은 화를 내다 결국 나를 전당포에 데리고 가서 현미경을 사줬다. 그 현미경으로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과학자의 꿈은 어떻게 이어졌나. “청소년기엔 학교에서 열린 과학 프로젝트 박람회에 출전하며 과학자의 꿈을 꾸었다. UC 로스앤젤레스(LA) 화학과에 진학했는데, 신입생 때 원하는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가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때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교수님 아래서 실험하고 연구 현장을 배웠다. 그때 지도교수님이 빌려준 책이 유전자(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 박사의 분자생물학 책이었다. 그 책이 지금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단백질 분비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해 노벨상을 수상한 과정이 궁금하다. “스탠퍼드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UC 버클리에서 교수로 막 재직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세포 내에서 아미노산 배열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많다. 단백질이 세포 안에서 생성되고 세포 밖으로 나가 순환하면서 역할을 한다. 인간과 동일한 진핵생물(핵과 핵막이 있는 세포로 구성된 생물)인 효모를 이용해 세포 안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분자 수준에서 세포 밖으로 전달되는지 규명한 것이다. 당시에는 단백질 분비 과정에 대한 연구도 거의 없었고, 연구 방식도 대부분 실험쥐와 같은 포유류를 사용할 뿐 효모를 활용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신청한 첫 장학금은 떨어졌다. 그런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서 장학금 요청을 수용해 작은 펀딩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연구가 노벨상으로 이어졌다.”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기초과학이 중요하다고 했다. “1977년에 효모로 시작한 연구가 2013년 노벨상을 받기까지 약 36년이 걸렸다. 효모 실험에서 얻은 결론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인정받기까지 36년이나 걸린 것이다. 그만큼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긴 시간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내가 연구를 시작했을 때 단백질 분비는 거의 새로운 분야였고 장학금도 거절당할 정도로 유망한 분야가 아니었다. 하지만 2년 만에 성과를 냈더니 미국의 민간 연구소인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HHMI)가 15년 동안 지원을 해줬고, 그 덕분에 비교적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다.” -과학자가 지녀야 할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과학자는 어느 정도 ‘도박꾼’이 되어야 한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호기심이 생긴 연구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 새로운 것을 찾으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과학자로서 항상 큰 질문을 생각하고, 좋은 멘토와 최신 연구실 현장에서의 훈련을 통한 경험, 판단도 필요하다. 프랑스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도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고 하지 않았나.” -최근 학문과 산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미국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학계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처음엔 제자들이 학계로 빠지길 원했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에게 학계나 산업계 중 특정한 길을 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요즘은 많은 박사들이 산업계로 진출해 새로운 발견을 해내기 때문이다. 기업가들 중에서도 많은 혁신가가 나오고 있다. 아마존이나 테슬라가 대표적인 예다. 기업인들도 똑같이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하고, 그렇게 산업의 선구자가 되지 않았나. 제자 중 한 명은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를 하면서 회사를 창업해 암젠에 인수됐다. 지금은 학계와 산업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도 인공지능(AI)의 영향을 받나. 과학자는 AI와 어떤 관계를 이뤄야 하나. “요즘 연구실에는 실험 결과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배열 구조를 예측하는 것은 생명과학의 오랜 난제였는데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는 몇 분 만에 이를 예측한다. 이 공로로 알파폴드 개발자들은 2024년에 노벨상까지 받았다. 학생들도 이미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AI의 도움을 받아 연구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AI가 연구실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떤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아내가 20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다가 2017년에 사망했다. 한번 걸리면 완치가 어려워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데, 사망까지는 오래 앓아야 하는 힘든 병이다. 파킨슨병 환자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자신이 자금을 지원할 테니 파킨슨병 연구를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현재는 글로벌 파킨슨병 공동 연구 컨소시엄인 ASAP(Aligning Science Across Parkinson’s)라는 재단에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 파킨슨병을 연구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팀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아직 동아시아 출신의 연구자가 많지 않다. 한국에서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다.” -한국이 과학 분야에서 인재를 더 성공적으로 배출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한국 정부가 기초과학에 더 투자해야 한다. 일부 연구자에게 집중적으로 펀딩을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선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특히 한국은 민간 투자가 미국보다 적다. 미국에서는 개인 또는 기업, 재단의 후원이 과학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핵심 축이다. 민간에서 지원을 해주면 정부 과제와 달리 특정 주제가 정해져있지 않고 연구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준다. UC 버클리에서 효모로 연구를 했을 때도 내게 후원을 해준 HHMI 덕분에 정부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주제를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다. 내가 고문으로 있는 ASAP 역시 구글의 창업자인 브린이 큰 금액을 지원한다. 미국에서는 민간이 주된 재원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기초과학에 더 많이 후원해야 한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시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하느라 ‘실험’은 하지 못한다. 시험은 창의력과 열정, 호기심이 아니라 암기력을 테스트하지 않나. 아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지려면 스스로 경험하고 실험해보는 기회가 중요하다. 학교에서 과학 박람회를 열고 학생들이 직접 과학 실험을 설계하고 필요한 장비를 조립하는 식이다. 대학에 가서도 수업만 열심히 듣는 게 다가 아니다. 직접 연구실에 가서 실험을 해보길 권한다. 실제로 교수가 연구실에서 어떻게 실험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내는지 현장을 통해 경험을 쌓아라. 젊은 과학자들은 자유롭게 탐구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가설을 실험하고 증명할수록 자신감을 얻는다.”
  •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그런데 그 불안을 정확히 표현하는 언어가 없다. AI가 내 일을 빼앗아 갈 것 같다는 두려움은 있지만, 무엇이 사라지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반대로 기계에 빼앗기지 않을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도 믿는데, 그것 역시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두 가지 극단적 반응만 남는다. 무조건 따라가거나,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어느 쪽도 시대를 제대로 읽는 태도가 아니다. 필자는 감각의 수에서 이 문제의 답을 찾고 싶다. 인간과 AI를 가르는 경계를 직관적으로,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그것이 2각과 5각의 구분이다. 시각·청각으로 세계 인식하는 AI2각 활용한 노동 가장 빠르게 흡수후각·미각·촉각 3감각도 가진 인간기계와 경쟁서 가장 강력한 영토로“배관공·전기기술자 AI 대체 어려워”거대 산업혁명에 맞선 제1응전 대중사회 등과 싸웠던 제2응전AI·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 기계가 인간 영역 빼앗을 때마다 인류는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후·미·촉각, 인간·AI 가르는 마지막 경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2각(二覺)’ 존재다. 시각과 청각, 두 감각을 통해서만 세계를 인식한다. 반면 인간은 5각 존재다. 요리사는 불의 온도를 손끝으로 가늠하고, 정비사는 엔진의 미세한 진동을 몸으로 감지하며, 바리스타는 원두의 향으로 로스팅 상태를 판단한다. 후각·미각·촉각-이 3감(感)이 기계와 인간을 가르는 마지막 경계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최근 발표한 연구 ‘AI의 노동시장 영향’(Labor market impacts of AI)은 미국 노동부 직업 데이터베이스(O*NET)와 실제 클로드 사용 데이터를 결합해 ‘관측된 노출도’를 측정했다.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74.5%), 고객 서비스 담당자(70.1%), 재무 분석가(57.2%)였다. 반면 요리사, 오토바이 정비사, 바텐더 등은 노출도 데이터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AI가 흡수하는 것은 화면 앞 2각 노동이고, 후각·미각·촉각이 결합된 신체 지식은 AI가 데이터화하기 가장 어려운 인간의 마지막 영토다. 이 직관은 AI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202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배관공, 전기기술자, 철강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열릴 것이라며 대학 학위 없이도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이 직종들에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AI가 신체적 조작에 능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관공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술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손의 감각과 현장의 판단—5각의 영역이 가장 희소하고 가장 필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인지와 비인지 : 2각·5각의 과학적 근거 2각과 5각의 구분 배경에는 더 근본적인 원리가 있다. 인지 능력과 비인지 능력의 차이다. 인지 능력은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언어를 구조화하는 영역으로 AI가 가장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인지 능력은 직관, 본능, 감정, 신체와 정신의 통합처럼 체화된 경험에 뿌리를 두는 영역이다. 논리나 언어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으며 인간이 세계와 맺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 방식이다. 비인지 능력은 단순히 감각 정보의 합산이 아니다. 몸 전체가 세계와 부딪치며 축적한 ‘체화된 지식’이다. 숙련된 도예가는 흙의 수분 함량을 손바닥의 저항감으로 판단하고, 외과 의사는 메스를 쥔 손의 미세한 떨림으로 조직의 밀도를 가늠한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절차적 기억’이라 부른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데이터로 옮길 수 없으며 오직 몸이 반복적으로 경험함으로써만 형성된다. 시각과 청각은 물리적 파동을 기반으로 하기에 디지털화·전달·해석의 세 단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반면 후각·미각·촉각은 화학적이고 복합적인 자극이어서 디지털화 단계부터 불완전하다. 인공 혀는 화학 성분을 감지하지만 맛을 복원하지 못하고, 인공 손은 압력을 측정하지만 촉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물론 기술 낙관론자들은 이 경계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노 센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정밀 화학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 후각·미각·촉각도 결국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리적 가능성’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설령 세 감각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해도 그것이 몸 전체의 체화된 지식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질문이다. 도예가의 손이 담고 있는 지식은 촉각 데이터만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은 수천 번의 실패와 성공이 근육과 감각과 판단력에 동시에 새겨진 총체적 경험이다. 적어도 향후 10년에서 20년의 시간 지평에서 몸으로 체화된 5각의 지식은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늘 현장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을 2각 인재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산업혁명이 효율의 이름으로 풍부한 인간상을 납작하게 눌러 버린 결과다. 그러나 기계가 2각 능력을 흡수할 때마다 인간은 나머지 3각이 살아 있는 현장으로 귀환했다. 필자는 ‘제3의 응전’에서 이 반복되는 패턴을 ‘응전’이라 불렀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언어를 빌리자면, 기술의 도전에 맞선 문화의 창조적 대응이다. 그 응전은 지금까지 세 번 있었다. 제1응전은 산업혁명에 맞선 장인과 현장 문화의 귀환이었다. 윌리엄 모리스가 그 선두에 섰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이자 실천하는 기업가였던 그는 1861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가구, 벽지, 직물을 장인의 손으로 제작했다. 기계가 노동에서 감각을 빼앗자 모리스는 손의 감각을 일의 중심으로 되돌렸다. 낭만적 저항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증된 응전이었으며, 그의 정신은 이후 바우하우스와 현대 디자인 운동의 원류가 되었다. 같은 시기 패트릭 게데스는 다른 방식으로 응전했다. 생물학자이자 도시계획가였던 그는 지역조사 운동(Regional Survey Movement)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의 기후, 산업, 인구를 직접 발로 걸으며 기록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핵심 철학은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하라”였다. 통계와 지도로 세계를 추상화하는 기계 문명에 맞서 게데스는 냄새와 소음과 질감이 가득한 살아 있는 현장으로 인간을 불러들였다. 몸으로 걷고 감각하며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지식이라는 것, 그것이 그의 응전이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행하라”(Think Global, Act Local)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인물이 그다. 제2응전은 대중사회와 군산복합체에 맞선 반문화 운동이었다. 도시를 떠난 1960년대 반문화 활동가들이 향한 곳은 자연 공동체와 작업실이었다. 이 중 한 명인 스튜어트 브랜드는 미국 전역의 자연 공동체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의 도구와 지식을 목격했다. 1968년 창간한 ‘전 지구 목록’(Whole Earth Catalog)은 자급자족·생태·대안 교육의 현장 지식을 엮어 낸 결과물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구글보다 35년 앞선 구글”이라 불렀다. 브랜드와 동료들은 공동체의 분산·자율·연결이라는 현장 원리를 컴퓨터와 네트워크 설계 철학으로 번역했다. 회로를 납땜하고 씨앗을 심는 5각의 감각이 개인용 컴퓨터 혁명과 인터넷 탄생의 정신적 동력이 된 것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AI와 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것을 ‘크리에이터 문화’라 부른다. 오픈소스 개발자, 해커, 메이커들이 기술의 민주화를 실험하고 블록체인은 창작물의 소유권을 플랫폼이 아닌 창작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개인이 자신의 감각과 기술로 직접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유튜브, 서브스택, 패트리온으로 시작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초기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영상, 글, 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무게중심이 현장,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축, 설치미술, 조각, 공예, 팝업스토어 등 몸으로 만들고 공간으로 경험하는 콘텐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 되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디지털 피드에서 개성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은 냄새와 질감과 온도가 있는 현장으로 향한다. 2각 기계가 지배하는 디지털 세계에 맞서 5각의 인간이 도시와 공간을 창작의 무대로 되찾는 응전이다. 세 번의 응전이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다. 기계가 인간의 감각을 빼앗을 때마다 인간은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 들어갔다. ●AI 증강의 역설, 5각 인간의 탄생 산업화 이전 이상적 인간의 모습은 달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이자 해부학자이자 발명가였고, 중세 길드의 장인은 손으로 만지며 축적한 감각 지식으로 건축과 공예를 완성했다. 오감을 총동원해 세계를 감각하고 손으로 만드는 5각 인재가 인간의 원형이었다. 공장과 사무실이 만들어 낸 2각 인재는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인간형이었다. 이제 AI가 2각 영역을 흡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원형이 복원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10년 고용 전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고용 성장률이 낮게 나타났다. AI 시대 5각 인재는 ‘르네상스맨’의 단순한 귀환이 아니다. 시각·청각과 두뇌력을 AI로 증폭시키고 그 위에 AI가 끝내 모사하지 못하는 후각·미각·촉각의 신체 지식을 더한 존재다. 모리스가 손으로 직물을 짜며, 게데스가 거리를 걸으며, 브랜드가 공동체의 흙을 만지며 발견했던 것을 이제 작업실, 공연장, 공간, 거리, 도시의 현장에서 다시 발견하고 있다. AI는 2각을 대체할지 모르나 인간은 근본적으로 5각 존재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소크라테스·니체’가 구글서 일한다… 다시 뜨는 철학

    ‘소크라테스·니체’가 구글서 일한다… 다시 뜨는 철학

    서울대 학과 중 수시 최고 경쟁률 생성형 AI 의 답변 정교해질수록‘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중요해져자율차 사고 판단 등 윤리적 공백빅테크들 철학자 채용… 방향 찾아 대학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이 “철학과에 가겠다”라고 하면 대뜸 ‘철학관 차릴거냐’, ‘굶어 죽고 싶냐’는 반응이 나오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한다. 인공지능(AI)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 문해력이 갈수록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철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학과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집단은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들이다. 이들의 선택을 보면 현재 학생들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서울대를 기준으로 보면 2026학년도 인문대학 수시모집 최고 경쟁률을 보인 학과는 철학과(15.56대 1)였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자유전공학부(10.35대 1)는 물론 공과대 경쟁률 1위인 원자핵공학과(11.73대 1), 자연과학대 최고 경쟁률을 보인 물리·천문학부 천문학 전공(10.17대 1)을 웃돌았다. 서울대 철학과의 수시 입학 경쟁률은 2021학년도 11.33대 1로 처음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점점 더 빨리, 점점 더 정교한 답을 내놓게 되면서 이제는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라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입력값(프롬프트)을 설계 작성하고 최적화하는 것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AI가 질문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고품질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논리학적 구조와 체계적 사고를 통해 맥락과 지시사항을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철학의 논리학에서 다루는 개념의 명확화, 범주 설정, 추론 과정의 오류 제거 기술이야말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핵심이다. 이에 미국 AI 기업들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 코딩 실력보다 비판적 사고와 복잡한 개념을 언어로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며 철학 등 인문학이나 문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사고 판단이나 채용 알고리즘의 편향성과 같이 AI 결정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도 철학의 윤리학이 소환되고 있다. 실제로 애플과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상주 철학자를 채용해 윤리적, 철학적 관점에서 기업의 방향성과 가치 정립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군사 AI 사용 확대에 반대하면서 미국 정부 기관들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AI 빅테크 ‘앤트로픽’은 AI에게 유엔 세계인권선언, 헌법 등을 학습시키고 규범 윤리학을 코딩 핵심축으로 삼아 ‘헌법적 AI’라는 개념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간이 일일이 유해 콘텐츠를 검수하는 대신 AI가 스스로 ‘헌법에 어긋나는가’를 자문하게 하고, 문제가 될 경우 답변을 수정하도록 훈련했다. AI가 예술, 창작, 추론 등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넘보면서 기술적 편리함보다 기계보다 못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인간 소외에 대한 공포,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는 무엇인가’와 같은 실존적 질문이 주목받으면서 철학에 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철학 소설 ‘소피의 세계’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는 최근 발간한 한국어판 30주년 서문에서 “스마트폰을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지식, 그 이상의 정보까지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고, 이 새로운 전지의 세계에 최근 추가된 존재가 바로 AI”라면서 “우리는 과연 더 현명해졌을까? 오늘날의 세상에는 어쩌면 더 많은 지능보다 더 깊은 지혜가 필요할지 모른다”고 철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철학이란 본디 지혜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데, 지난 수십년 동안 지혜에 대한 필요성은 절대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덧붙였다.
  •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세계 최대 분화구 ‘할레아칼라산’일출 압권… 한낮에도 色다른 절경분화구 속 크고 작은 분화구 매력마카푸우 일대 혹등고래 관찰 명소탄탈루스 전망대 일몰은 명불허전루비빛 샌디 비치는 서퍼들의 천국화산이 만든 원초적 세계, 미국 하와이주의 두 번째 여정이다. 마우이섬과 오아후섬이 목적지다. 두 섬은 모양새가 퍽 다르다. 화산이 만들었다는 것 외엔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마우이는 빅 아일랜드처럼 극한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활화산은 없어도, 화산이 하와이에 남긴 풍경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경관이 이 섬에 있다. 하와이주의 주도인 오아후섬이야 설명이 필요 없는 하와이의 대표 섬이다. 마우이와 오아후 여정에서 가장 기대한 건 사실 ‘우영우 고래’ 혹등고래와 바다거북 관찰이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실패했다. 그래도 그 파란 바다 아래 전설적인 동물들이 유영하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하와이의 풍경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마우이섬은 색으로 말한다. 우주 어딘가에서나 볼 법한 색과 마주할 수 있다. 거기가 할레아칼라산이다. 둘레 33.5㎞, 지름 14㎞로 세계 최대 분화구다. 높이 3055m. 백두산과 서울의 남산을 합친 높이쯤 된다. 고도는 높아도 정상까지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봉우리에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담뱃잎 냄새도 강해진다. 물론 유황 냄새다. 산자락의 집들은 죄다 지붕에 굴뚝을 이고 있다. 아니, 웬 굴뚝? 하와이에서 난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하와이의 연평균 기온은 22도 정도로 온화하다. 한데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산이나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산은 다르다. 고지대여서 낮에도 제법 춥다. 특히 절경으로 입소문 난 새벽 일출과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를 이루는 별밤을 보려면 최소 늦가을 옷차림이 필수다. 숙소에서 대형 수건을 챙겨가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다. 할레아칼라는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이다. 외계 행성에 온 듯한 휴화산 분화구는 새벽 무렵에 숨 막힐 정도로 다양한 색상의 일출을 선사한다. 하와이 사람들은 새벽에 나타나는 이 붉은 줄무늬를 ‘카헤 라’라고 부른다. 주로 시 같은 문학 작품에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는데 ‘새벽의 붉은 빛줄기’ 정도의 의미다. 태양이 중천으로 오르면 분화구 안에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을 빨강, 분홍, 주황 등의 색조가 드러난다. 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이 거칠고 남성적이라면 할레아칼라 화산은 우아하고 현란한 여성미가 압권이다. 분화구 안의 크고 작은 분화구(제주의 ‘오름’과 같다)들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봉긋 솟아올랐다. 분화구 내 토양은 형형색색으로 반짝거린다. 표면이 달과 흡사해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단다. ‘슬라이딩 샌즈 트레일’(키오네히에 트레일)을 통해 분화구 안을 둘러볼 수 있다. 할레아칼라 방문자 센터 약간 아래에 있다. 트레일 길이는 16㎞ 정도다. 공원 관계자는 “키오네히에 트레일 전체가 꽤 길어서 하루 만에 완주하기는 어렵다”면서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부분만 돌아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할레아칼라 분화구 건너편은 미 항공우주국(NASA) 천문관측소다. 차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이 일대에서 굽어보는 마우이섬 전경이 일품이다. 섬 드라이브에 나선다. ‘로드 투 하나’(하나 고속도로)는 섬의 동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거리는 약 85㎞다. 길지는 않지만 만만히 볼 도로는 아니다. 머리핀처럼 굽은 구간이 617개, 1차선 다리가 59개, 사각지대도 수없이 많다. 제한속도가 시속 25마일(40㎞)이어서 도로 주행 시간은 평균 2시간 30분에 이른다. 현지에선 ‘이혼의 길’이라 불린다. 글쎄, 난폭운전은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려나. 마우이엔 오아후만큼이나 가볼 만한 해변이 즐비하다. 카팔루아 비치가 가장 널리 알려졌다. 흔히 플레밍 비치 파크라 불리는데, 몇 해 걸러 한 번씩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힐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카아나팔리 비치 역시 ‘2003년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혔다고 한다. 백사장 길이가 4.8㎞나 된다. 마우이 서쪽에 있다. 이 해변 북쪽의 푸우 케카아, 흔히 ‘블랙 록’이라 불리는 암초 지대는 스노클링 명소다. 라우니우포코 비치 파크는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용암석으로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이다. 이제 오아후섬으로 넘어간다. 마우이에 ‘로드 투 하나’가 있다면 오아후엔 ‘72번 국도’가 있다. 탄탈루스, 다이아몬드 헤드, 진주만 기념공원 등 오아후의 거의 모든 명소가 이 도로에 굴비처럼 매달려 있다. 와이키키를 기준으로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보는 게 좋다. 교통량, 주차 등에 유리하다. 하루에 다 돌아보기는 어렵다. 섬 동쪽 해안의 경우 마카푸우 전망대나 좀 더 위의 카일루아 비치 정도에서 복귀하는 게 좋다. 시내 와이키키 해변 뒤의 탄탈루스 전망대는 일몰을 겨냥해 찾아가면 된다. 해넘이 풍경이 명불허전이다. 야경도 빼어나다. 오아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 헤드는 사실 우리나라에도 있다. 제주 성산일출봉이 다이아몬드 헤드와 생성 과정이 정확히 일치한다. 바다에서 화산이 만든 풍경은 매우 드물다. 성산일출봉과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섬 동쪽 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카이 전망대다. 여긴 한국인들에게 이른바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산 중턱의 분지에 들어선 주택들이 한반도 형상과 닮았다는 곳이다. 사실 ‘한반도 지형’은 코웃음이 나올 정도의 억지춘향 작명이지만 코코헤드 분화구 풍경만큼은 아주 빼어나다. 여행객들이 자주 들르는 것도 사실 코코헤드를 보기 위해서다. 라이나 전망대는 현지의 한 잡지에서 본 사진 한 장에 이끌려 찾아간 곳이다. 제주 지질트레일 중 용머리 해안의 축소판 같다. 주름진 코코 헤드 분화구와 억겁의 풍화,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 바위 지대가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좀 더 위의 샌디 비치 공원은 큰 파도가 자주 몰려오는 곳이다. 서퍼들이 즐겨 찾는다. 일몰 때면 연한 루비 색깔로 물드는 하늘이 황홀경을 펼쳐낸다. 오아후에서 가장 유명한 마카푸우 전망대는 동쪽 해안 끝에 있다.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이 장쾌하다. 구글 지도엔 대놓고 ‘고래 관찰 명소’라고 표기했다. 주차장에서 1시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마카푸우 전망대에 오른 건 역시 혹등고래를 보기 위해서다. TV 드라마로 유명해진 이른바 ‘우영우 고래’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 사람들도 혹등고래와 바다거북에 아주 각별한 감정을 갖는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범고래가 혹등고래 새끼를 사냥하거나, 뱀상어가 바다거북의 등껍질을 갈가리 찢는 걸 보면 강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연민을 넘어 거의 동류의식에 가까운 듯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매우 각별하게 보호 활동을 벌인다. 하와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바다거북 곁에 약 3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법까지 만들었다. ‘대항해 시대’에 멸종에 이르도록 잡아먹었던 죄를 씻으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등고래는 등이 울퉁불퉁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태는 남극 등 극지방의 어장에서 크릴새우 등을 잔뜩 먹은 뒤 지구 반 바퀴를 헤엄쳐 하와이 등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키운다. 사실 따뜻한 열대 바다엔 혹등고래가 좋아하는 크릴새우 등 먹잇감이 전혀 없다. 따뜻한 바다는 그저 새끼를 위한 보육원일 뿐이다. 마카푸우 일대의 물빛은 제주 바다와 비슷하다. 지구 끝에 온 것 같은 아름다운 빛이다. 같은 화산섬이니 당연하다. 다만 제주 바다와 달리 오아후는 파도가 거세 수영보다는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열대섬 하면 연상되는 반얀트리 나무는 오아후에 세 그루 있다. 카메하메하 동상 옆, 와이키키 해변 인근, 그리고 바다거북 관찰로 유명한 노스 쇼어의 터틀베이다. 이 중 터틀베이 인근의 반얀트리가 가장 크다. 카이마나 비치는 와이키키 동쪽 끝에 있는 한적한 해변이다. 운이 아주 좋으면 하와이 특산종인 몽크 바다표범과 마주할 수 있다. 워낙 귀한 녀석이라 몽크 바다표범이 등장하면 곧바로 해변을 폐쇄하고 ‘인간’의 출입을 통제한다. 카카아코는 거리 벽화 덕에 힙스터의 성지가 된 곳이다. 9개 블록의 거리에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호놀룰루 시가지에서 바닷가 쪽에 있다. 하와이를 찾는 신혼부부를 위해 현지의 전설 하나 소개한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꽃 중 하나는 나우파카다. 만개해도 쥘부채처럼 절반만 핀 듯한 형상의 꽃이다. 해변에 핀 건 나우파카 카하카이, 산에 핀 건 나우파카 쿠아히위다. 두 꽃은 각각 나우파카 공주와, 그의 약혼자이자 어부인 카우이의 화신이다. 카우이의 사랑을 갈망했던 ‘불의 여신’ 펠레가 둘을 질투해 각각 산과 해변에서 자라게 갈라놨다고 한다. 하와이의 연인들은 종종 완전한 사랑을 꿈꾸며 각자의 팔뚝에 두 꽃을 문신으로 나눠 새긴다. 두 꽃을 표현한 거리 벽화, 액세서리도 흔히 볼 수 있다. ■ 여행 수첩 -하와이 모든 지역의 출입 절차가 예전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입장료도 비싼 편이다. 특히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는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갈 수 있다. 하루 입장객과 차량 수를 제한한다. 할레아칼라로 가는 도로(Hy. 378)는 일출 예약제로 운영된다. 24시간 연중무휴이지만 매일 오전 3시부터 7시까지는 예약자 외에 공원 출입이 제한된다. 일출 관람객이 많을 경우 추첨을 하기도 한다. 누리집(www.recreation.gov)에서 2개월 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 수수료 1달러, 입장료는 자동차 한 대당 30달러다. 패스는 3일 연속 유효하다. 방문 48시간 전 오전 7시에 추가 티켓을 판매하긴 하나, 하와이 가기 전에 예약해 두길 권한다. 할레아칼라 일대에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음식과 음료를 충분히 챙겨야 한다. 음식점은 물론 편의점도 없다. -할레아칼라의 아름다운 색이 담긴 사진은 한낮에 촬영해야 한다. 일출, 일몰 전후엔 분화구가 그늘에 가려 암석의 색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를 권한다. -마우이는 12~4월 혹등고래가 몰려드는 세계적 명소다. 1~3월이 절정으로 알려졌다.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섬 사이의 아우 해협이 유명하다. 호오키파 비치 공원에선 바다거북을 볼 가능성이 높다. 오아후에선 마카푸 전망대가 고래 관찰 명소,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노스 쇼어 일대다. -진주만 기념관에선 속이 보이지 않는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소지품 보관함에 맡겨야 한다. 핵심 시설인 애리조나 기념관, 미주리호, 태평양 항공 박물관, 보우핀 잠수함 등은 오가는 셔틀과 보트 등의 예약이 필수다.
  • 한국 수출 빅4에 조선 콕 집은 美… 기업들 “투자 노력 배신당해”

    한국 수출 빅4에 조선 콕 집은 美… 기업들 “투자 노력 배신당해”

    USTR, 한국 무역흑자 직접 지목여한구 “기존 관세 수준 복원 목표”車업계 “15% 관세도 상당한 타격”IT업계 “지도까지 줬는데…” 허탈조선 언급은 ‘협상용 카드’ 분석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16개국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전자장비와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등 대미 수출 핵심 산업의 ‘과잉 생산’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계는 기존의 상호관세 15%와 미국 내 투자 압박에 이어 추가 요구가 계속될까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연방 관보에서 “한국에서도 제조업 분야에서 과잉생산의 증거가 있다”며 “전자장비,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을 통해 글로벌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 흑자는 2024년 약 560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지난해 6월까지 직전 4개 분기 기준으로도 약 490억 달러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USTR이 과잉생산 산업으로 지목한 분야는 사실상 한국의 대미 수출 핵심 산업들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약 301억 달러), 반도체(138억 달러), 자동차 부품(77억 달러), 컴퓨터(57억 달러) 순이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301조 조사는 기존 상호관세 수준으로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급과잉 조사는 한국 타깃이 아니라 16개국 전반의 구조적 요인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자동차와 반도체가 기존 한미 합의 틀 안에 있어 이번 조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산업계는 미국이 ‘구조적 과잉생산’을 명분으로 압박할 것을 우려한다. 또 기업들은 미국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규모 미국 투자에 대해 외려 중간재 수출 증가로 몰고 있다고 걱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 가동을 위한 부품 수출까지 과잉생산으로 엮인다면, 우리 기업들의 투자 노력이 추가 관세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꼴”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정부가 최근 미국 빅테크의 숙원이었던 ‘구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한 데 대해 “핵심 협상 카드인 지도 데이터를 이미 내준 상황에서 대응할 지렛대가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수주가 거의 없어 흑자를 볼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협력 파트너인데 통상 압박 대상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실제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협상 카드 성격의 엄포가 아니냐”고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현재 철강은 5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수출 물량도 줄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재로선 기존의 무역 합의가 존중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제 무역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협의해야 할 분야가 기존의 대미 투자뿐 아니라 과잉 생산, 과잉설비, 디지털 분야 등으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넘어 슈퍼 301조를 가동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리스크팀장은 “슈퍼 301조가 작동한다 해도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 ‘요람에서 무덤까지’ AI 교육… 6월까지 온라인 플랫폼 구축

    정부가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오는 6월까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 AI 문해력 확산을 위한 ‘전 국민 AI 경진대회’도 연다.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가 일상에 빠르게 확산한 데 따른 조치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1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이런 내용이 담긴 안건을 보고받았다. 정부는 먼저 온·오프라인 AI 교육 접근성을 확대한다. 과기부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우리의 AI 러닝’을 올해 6월까지 구축하고, 지역아동센터와 경로당 등에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마련하기로 했다.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전 생애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해 ‘AI 교육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2030년까지 5년간 3300만명을 지원해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AI 활용이 가능한 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AI’ 개발 지원도 추진한다. 노인이 기차 예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대화형 AI나 소상공인을 위한 AI 경영 컨설턴트 서비스 등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국산 AI 모델을 활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에 국산 AI 모델을 탑재할 경우 정부가 확보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일부를 배분할 계획이다. 오는 26일에는 ‘전 국민 AI 경진대회’도 개막한다.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AI 퀴즈대회, 초·중·고 AI 창작대회, 대학생 AI 루키대회, 최고 수준 연구팀이 참여하는 AI 챔피언대회,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국민 행복 AI 경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대회는 약 7개월간 진행되며 12월 AI 페스티벌에서 총상금 30억원 규모의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배 부총리는 “글로벌 산업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만큼, AI가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작동하도록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미래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 양천, 역대 최대 ‘일자리 박람회’… 청·중장년 500여명 취업문 활짝

    양천, 역대 최대 ‘일자리 박람회’… 청·중장년 500여명 취업문 활짝

    서울 양천구는 다음 달 3일 해누리타운 2층에서 ‘2026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역대 최대인 30개 기업이 참여하며, 청년과 중장년 구직자 500여명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람회는 현장 면접부터 취업 상담, 채용 연계까지 한자리에서 지원하는 ‘원스톱 취업 지원 서비스’로 운영된다. 사무직과 영업, 판매 관리, 물류, 상담, 운전직 등 다양한 직종으로 구성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는 직접 면접을 진행하고 채용을 결정한다. 또 취업 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한 ‘취업 토크콘서트’도 열린다. 마술사 겸 방송인 최현우가 취업 멘토로 참여해 자기 경험과 취업 전략을 공유하며 구직자들에게 도전과 동기부여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취업 토크콘서트는 구직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참여를 희망하는 구민은 이달 31일까지 포스터 QR코드 또는 구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구글 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디지털 이용이 어려운 중장년층을 위해 현장 접수도 병행한다. 이력서·자기소개서를 점검해 주는 ‘이력서 컨설팅’, 면접 이미지 전략을 제안하는 ‘퍼스널 컬러 진단’, 자세·발성·표정 등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면접 체험’ 등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또 ‘취업 상담 부스’에서는 전문 직업상담사가 맞춤 상담과 기업 채용 정보를 제공하고,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서부여성발전센터, 중장년내일센터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홍보 부스에서는 국민취업 지원제도, 직업 훈련, 재취업 프로그램 등 고용 지원 정책을 안내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역대 최대 규모로 마련한 이번 일자리박람회가 청년과 중장년 구직자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다양한 취업 지원 정책을 통해 지역 고용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AI 사령관’ 누가 통제하나… 이란전이 부른 민관 소송전

    ‘AI 사령관’ 누가 통제하나… 이란전이 부른 민관 소송전

    ‘클로드’ 군사적 활용 제한 놓고“살상 무기화 금지” “제약 없어야”기업 기술 윤리·안보 정책 ‘충돌’소장엔 “기업 정책에 위헌적 보복”오픈AI·구글 연구자 37명도 지지기술 주권 등 AI산업 변곡점 될 듯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미 정부를 상대로 유례없는 법정 공방에 나섰다. 앤트로픽이 AI 모델 ‘클로드’를 군사적으로 활용하려는 미 국방부에 제동을 걸자,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데 대한 반발이다. 민간 AI 기업이 세운 기술 윤리 원칙이 국가 안보 정책과 충돌해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첫 사례여서 실리콘밸리는 AI 기술의 활용 주도권을 둔 ‘민관 대결’로 보고 있다. 앤트로픽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미 국방부 등 18개 연방기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지정 조치를 취소하고, 연방기관 내 자사 기술 사용 중단을 명한 행정부 방침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취지다. 앤트로픽은 소장에서 이번 조치를 “기업의 내부 정책을 빌미로 국가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한 전례 없는 위법 행위”로 규정했다. 특히 회사가 AI 안전에 대해 가진 기술적 견해와 정책은 수정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며, 정부가 이를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은 명백한 보복이자 위헌적 처사라고 명시했다. 한때 미군 기밀 네트워크에 기술을 독점 공급할 만큼 돈독했던 양측의 관계는 AI를 살상 무기에 활용하는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앤트로픽은 자사 기술이 자율 살상 무기나 대규모 감시 체계에 투입되는 것을 금지하는 엄격한 ‘안전 가이드라인’을 계약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반면 미 국방부는 군 현대화를 위해 확보한 기술은 상황에 따라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제약 없이 쓰여야 한다고 맞섰다. 소장에 따르면 갈등 과정에서 국방부는 국방생산법(DPA)을 발동해 기술을 강제 징발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 측은 “정부가 우리를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도 정작 기술은 강제로 뺏으려 한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징벌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앤트로픽의 강경 노선은 회사의 뿌리인 ‘효과적 이타주의(EA)’ 철학과 닿아 있다. 2021년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을 세운 다리오·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 등 창업진은 인공지능이 인류에 미칠 장기적 위험을 통제하는 것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특히 앤트로픽은 일반 영리 기업과 달리 사회적 공익을 정관에 명시한 ‘공익법인(PBC)’ 구조를 택하고 있다. 이는 주주의 이익보다 기술 윤리를 앞세울 수 있는 강력한 토대다. 앤트로픽이 지켜온 기술적 양심은 실리콘밸리 등 첨단기술 업계 전체로 번지는 분위기다.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소속 연구자 37명은 최근 앤트로픽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구글 수석과학자 제프 딘 등 업계의 거물급 인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의 지지까지 등에 업은 이번 소송 결과는 향후 AI 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재편할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법원이 앤트로픽의 손을 들어줄 경우 기업이 기술의 사용 범위를 명확히 통제할 수 있는 ‘기술 주권’이 강화된다. 반면 정부의 안보 논리가 인정된다면, 국가의 전략적 판단이 우선하는 선례가 남게 된다.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단순한 정책 충돌을 넘어 정부와 빅테크 간의 본격적인 ‘권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AI가 국가 생존의 핵심 자산이 된 이상, 이 같은 거버넌스 갈등은 앞으로 더욱 상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사안은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우리 역시 아직은 정부와 민간 AI 개발사의 관계를 계약으로 어디까지 묶을지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 폭격당한 텔아비브, 불탄 부르즈칼리파… 전부 AI발 ‘가짜’

    폭격당한 텔아비브, 불탄 부르즈칼리파… 전부 AI발 ‘가짜’

    ‘조회수=수익’ 플랫폼 보상체계 탓자극적인 하이브리드 합성물 활개정부·업계 필터링 강화 등 대응 착수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최고조로 향하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유포되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 미사일이 쏟아지거나 두바이 부르즈칼리파가 화염에 휩싸인 영상들이 소셜미디어(SNS)를 뒤덮었지만 모두 생성형 AI가 만든 가짜였다. 기술이 전장의 비극을 복제하고 혐오를 확산하는 증폭기로 활용되면서 과학기술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계는 9일 이번 허위 영상 유포 사태가 생성형 AI가 전쟁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생산하는 도구가 됐다는 점에서 걱정을 쏟아냈다. 과거에는 전문 장비와 인력이 필수적이었으나, 이제는 오픈AI의 ‘소라’나 구글의 ‘베오’ 같은 모델에 몇 줄의 텍스트만 입력하면 정교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영상 편집·합성 특화 AI인 ‘런웨이’나 ‘피카’ 같은 도구를 활용한 자동 편집까지 더해지며 제작 공정은 비약적으로 단축됐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텔아비브 폭격 영상은 수백 개의 계정을 통해 재유포되며 수만 건의 공유를 기록했고, 가짜 부르즈칼리파 화재 영상의 조회수는 수천만 회에 달했다. 이들 영상의 상당수는 실제 현장을 촬영한 뒤 AI로 정교한 화염과 연기, 미사일 궤적을 덧입힌 ‘하이브리드 조작’ 형태였다. 특히 바레인의 미 해군 기지가 파괴된 것처럼 조작된 위성사진은 실제 공개된 위성사진 위에 AI가 폭발 흔적과 그을음을 덧입힌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으로 전 세계적인 긴장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중이 사실 확인보다 자극적인 영상에 먼저 반응하는 심리적 취약점을 파고든 결과다. 전쟁 시기에 허위 정보가 유통되는 현상 자체는 고전적인 선전 수법 중 하나다. 그간은 2023년 알제리의 축구 경기 축하 불꽃놀이 영상을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장면으로 속이는 등 과거 영상을 날짜만 바꿔 속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존재하지 않는 피해 현장을 무에서 창조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차원이 다르다. 허위 정보의 기획자가 사람일지라도, AI는 그 거짓을 가장 그럴듯한 형태로 대량 복제해 유통하는 고성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구조를 뒷받침하는 것은 조회수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의 보상 체계다. 한 AI 개발사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 비용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졌지만, 이를 가려내는 사회적 검증 비용은 오히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며 “자극적인 정보가 더 빨리 확산되는 환경 속에서 기술이 공론장을 정화하기보다 오염시키는 도구로 소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혐오 게시물이나 가짜 영상이 사람들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자극할수록 플랫폼 내에서 더 큰 영향력을 얻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 오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기업과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생성해 논란을 빚은 엑스(X)는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고, AI 챗봇 ‘그록’의 답변 생성 로직에 대한 자체 조사와 필터링 강화에 착수했다. X는 또 무력 충돌을 다루는 AI 영상에서 AI 생성 표식을 하지 않을 경우 90일간 퇴출하고, 재차 적발 시 영구 제명키로 했다.
  • “AI로 바둑 진입장벽 낮춰야”…대결 아닌 협업 나선 이세돌

    “AI로 바둑 진입장벽 낮춰야”…대결 아닌 협업 나선 이세돌

    “인공지능(AI)이 바둑을 교육할 수 있다면 바둑의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아지지 않을까요?”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에이전틱 AI 상용화 글로벌 캠페인’에서 에이전틱 AI 스타트업 ‘인핸스’의 AI 운영체제(OS)를 활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바둑 실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선 일주일에 3일, 3년 이상 기원에 오가며 수련해야 하는데 AI를 이용하면 바둑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캠페인은 이 9단이 2016년 알파고와 대국을 벌인 장소에서 동일하게 진행됐다. 당시 대국 때와 비슷하게 검은 정장과 흰 셔츠를 입고 행사에 참석한 이 9단은 10년 전 알파고와의 대국을 회상하며 “에릭 슈미트 당시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옆집 할아버지처럼 제 딸과 놀아주셔서 ‘중요한 대국을 앞두고 저렇게 편안하다니, 자신이 없다면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굉장히 위기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때 기억이 선명한데 알파고 10년 만에 이렇게 같은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인핸스의 AI OS를 활용해 직접 초보자를 위한 바둑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가 묻고 이 9단이 답변하면, 인핸스의 AI OS가 대담을 녹음해 내용을 분석하고 이 9단의 의견을 반영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식이다. 이 9단은 “바둑 잘 두는 AI는 이미 있는데 바둑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어린 나이에 포커스를 맞추고, 바둑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을 위해 9·9줄의 형태도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대담이 끝나자 AI OS는 이 9단의 발언을 토대로 웹 서치, 디자인 등의 과정을 거쳐 초보자가 AI와 바둑을 두며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9단은 바둑 교육 프로그램과 즉석에서 바둑을 두며 “알파고 수준은 넘어섰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사람이 이기기 힘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9단이 장고를 하자 AI는 ‘이럴 때는 R8 자리에 두어 흩어진 흑돌 친구들이 서로 손을 꽉 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 등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해설을 이어갔다. 이 9단은 대담에서 “제가 10년 전 (AI와) 대결을 했다면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AI로 뭔가를 만들고 같이 할 수 있는, 협업해나가는 형태로 (관계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풀지 못하는 수많은 난제를 AI와의 협업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진행할 수 있다”며 “AI를 통해 일자리가 변화한다고 보고,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영상] “이란 학교 바로 옆 떨어졌다”…7초에 찍힌 美 토마호크 [밀리터리+]

    [영상] “이란 학교 바로 옆 떨어졌다”…7초에 찍힌 美 토마호크 [밀리터리+]

    이란 남부 한 학교 인근을 타격하는 장면으로 보이는 7초짜리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가 하늘을 가로질러 학교 인근 건물에 충돌한 뒤 거대한 연기 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이 장면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해당 영상을 분석한 결과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이란 군사시설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두 매체는 영상이 실제 촬영된 장면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미나브에서 발생한 공습에 미국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최신 정황으로 평가된다. 이란 당국은 당시 샤자라 타이예바 초등학교 공격으로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확한 사망자 수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WP는 구글어스와 구글지도, 주변 지형지물을 대조해 영상 촬영 위치를 분석한 결과 학교에서 남쪽으로 약 400m 이내 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NYT는 미사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영상을 검증했다. WP가 접촉한 탄약·무기 전문가 8명도 영상 속 미사일의 길쭉한 동체와 날개 형상 등이 토마호크 특징과 부합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토마호크는 미 해군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수백㎞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약 1600㎞로 위성·지형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미사일이 저고도로 접근한 뒤 폭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격 방식이 토마호크의 전형적인 작전 패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도 영상을 분석한 결과 조작이나 인공지능(AI) 생성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학교 옆 IRGC 해군기지 타격 가능성 문제의 장소는 학교와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시설이 인접한 지역이다. NYT와 WP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은 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혁명수비대(IRGC) 해군 기지 건물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시설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는 군사시설로 알려졌다. IRGC는 이란의 정예 군사 조직으로 해군 전력과 미사일 부대를 운용하며 중동 지역 군사 활동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 이란 “학생 포함 대규모 사망” 이란은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당국은 희생자 상당수가 어린 학생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는 미나브 지역의 초등학교로 평소 수백 명의 학생이 다니는 시설로 알려졌다.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학교는 IRGC 해군 시설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군사시설을 겨냥한 공격이었더라도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두고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 미국 “학교 아닌 군사시설 표적” 미국은 민간 시설 공격 의혹을 부인했다. 미군은 이번 공격이 IRGC 해군 시설을 겨냥한 정밀 타격 작전이었다며 학교는 표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도 영상과 위성 자료만으로 정확한 타격 지점과 피해 규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이 지역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한 사실을 이미 공개한 만큼 영상 속 무기가 미군 공격과 관련됐을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실제 타격 지점과 피해 규모를 둘러싼 논쟁도 확대하고 있다. 군사 분석가들은 추가 위성사진과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인 토마호크가 학교 인근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이번 사건은 중동 전쟁에서 민간인 피해 논쟁을 촉발한 대표적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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