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구글
    2026-04-27
    검색기록 지우기
  • 불만
    2026-04-27
    검색기록 지우기
  • 심정지
    2026-04-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63
  • ‘소크라테스·니체’가 구글서 일한다… 다시 뜨는 철학

    ‘소크라테스·니체’가 구글서 일한다… 다시 뜨는 철학

    서울대 학과 중 수시 최고 경쟁률 생성형 AI 의 답변 정교해질수록‘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중요해져자율차 사고 판단 등 윤리적 공백빅테크들 철학자 채용… 방향 찾아 대학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이 “철학과에 가겠다”라고 하면 대뜸 ‘철학관 차릴거냐’, ‘굶어 죽고 싶냐’는 반응이 나오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한다. 인공지능(AI)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 문해력이 갈수록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철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학과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집단은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들이다. 이들의 선택을 보면 현재 학생들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서울대를 기준으로 보면 2026학년도 인문대학 수시모집 최고 경쟁률을 보인 학과는 철학과(15.56대 1)였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자유전공학부(10.35대 1)는 물론 공과대 경쟁률 1위인 원자핵공학과(11.73대 1), 자연과학대 최고 경쟁률을 보인 물리·천문학부 천문학 전공(10.17대 1)을 웃돌았다. 서울대 철학과의 수시 입학 경쟁률은 2021학년도 11.33대 1로 처음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점점 더 빨리, 점점 더 정교한 답을 내놓게 되면서 이제는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라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입력값(프롬프트)을 설계 작성하고 최적화하는 것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AI가 질문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고품질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논리학적 구조와 체계적 사고를 통해 맥락과 지시사항을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철학의 논리학에서 다루는 개념의 명확화, 범주 설정, 추론 과정의 오류 제거 기술이야말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핵심이다. 이에 미국 AI 기업들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 코딩 실력보다 비판적 사고와 복잡한 개념을 언어로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며 철학 등 인문학이나 문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사고 판단이나 채용 알고리즘의 편향성과 같이 AI 결정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도 철학의 윤리학이 소환되고 있다. 실제로 애플과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상주 철학자를 채용해 윤리적, 철학적 관점에서 기업의 방향성과 가치 정립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군사 AI 사용 확대에 반대하면서 미국 정부 기관들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AI 빅테크 ‘앤트로픽’은 AI에게 유엔 세계인권선언, 헌법 등을 학습시키고 규범 윤리학을 코딩 핵심축으로 삼아 ‘헌법적 AI’라는 개념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간이 일일이 유해 콘텐츠를 검수하는 대신 AI가 스스로 ‘헌법에 어긋나는가’를 자문하게 하고, 문제가 될 경우 답변을 수정하도록 훈련했다. AI가 예술, 창작, 추론 등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넘보면서 기술적 편리함보다 기계보다 못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인간 소외에 대한 공포,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는 무엇인가’와 같은 실존적 질문이 주목받으면서 철학에 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철학 소설 ‘소피의 세계’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는 최근 발간한 한국어판 30주년 서문에서 “스마트폰을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지식, 그 이상의 정보까지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고, 이 새로운 전지의 세계에 최근 추가된 존재가 바로 AI”라면서 “우리는 과연 더 현명해졌을까? 오늘날의 세상에는 어쩌면 더 많은 지능보다 더 깊은 지혜가 필요할지 모른다”고 철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철학이란 본디 지혜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데, 지난 수십년 동안 지혜에 대한 필요성은 절대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덧붙였다.
  •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세계 최대 분화구 ‘할레아칼라산’일출 압권… 한낮에도 色다른 절경분화구 속 크고 작은 분화구 매력마카푸우 일대 혹등고래 관찰 명소탄탈루스 전망대 일몰은 명불허전루비빛 샌디 비치는 서퍼들의 천국화산이 만든 원초적 세계, 미국 하와이주의 두 번째 여정이다. 마우이섬과 오아후섬이 목적지다. 두 섬은 모양새가 퍽 다르다. 화산이 만들었다는 것 외엔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마우이는 빅 아일랜드처럼 극한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활화산은 없어도, 화산이 하와이에 남긴 풍경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경관이 이 섬에 있다. 하와이주의 주도인 오아후섬이야 설명이 필요 없는 하와이의 대표 섬이다. 마우이와 오아후 여정에서 가장 기대한 건 사실 ‘우영우 고래’ 혹등고래와 바다거북 관찰이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실패했다. 그래도 그 파란 바다 아래 전설적인 동물들이 유영하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하와이의 풍경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마우이섬은 색으로 말한다. 우주 어딘가에서나 볼 법한 색과 마주할 수 있다. 거기가 할레아칼라산이다. 둘레 33.5㎞, 지름 14㎞로 세계 최대 분화구다. 높이 3055m. 백두산과 서울의 남산을 합친 높이쯤 된다. 고도는 높아도 정상까지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봉우리에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담뱃잎 냄새도 강해진다. 물론 유황 냄새다. 산자락의 집들은 죄다 지붕에 굴뚝을 이고 있다. 아니, 웬 굴뚝? 하와이에서 난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하와이의 연평균 기온은 22도 정도로 온화하다. 한데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산이나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산은 다르다. 고지대여서 낮에도 제법 춥다. 특히 절경으로 입소문 난 새벽 일출과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를 이루는 별밤을 보려면 최소 늦가을 옷차림이 필수다. 숙소에서 대형 수건을 챙겨가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다. 할레아칼라는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이다. 외계 행성에 온 듯한 휴화산 분화구는 새벽 무렵에 숨 막힐 정도로 다양한 색상의 일출을 선사한다. 하와이 사람들은 새벽에 나타나는 이 붉은 줄무늬를 ‘카헤 라’라고 부른다. 주로 시 같은 문학 작품에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는데 ‘새벽의 붉은 빛줄기’ 정도의 의미다. 태양이 중천으로 오르면 분화구 안에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을 빨강, 분홍, 주황 등의 색조가 드러난다. 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이 거칠고 남성적이라면 할레아칼라 화산은 우아하고 현란한 여성미가 압권이다. 분화구 안의 크고 작은 분화구(제주의 ‘오름’과 같다)들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봉긋 솟아올랐다. 분화구 내 토양은 형형색색으로 반짝거린다. 표면이 달과 흡사해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단다. ‘슬라이딩 샌즈 트레일’(키오네히에 트레일)을 통해 분화구 안을 둘러볼 수 있다. 할레아칼라 방문자 센터 약간 아래에 있다. 트레일 길이는 16㎞ 정도다. 공원 관계자는 “키오네히에 트레일 전체가 꽤 길어서 하루 만에 완주하기는 어렵다”면서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부분만 돌아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할레아칼라 분화구 건너편은 미 항공우주국(NASA) 천문관측소다. 차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이 일대에서 굽어보는 마우이섬 전경이 일품이다. 섬 드라이브에 나선다. ‘로드 투 하나’(하나 고속도로)는 섬의 동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거리는 약 85㎞다. 길지는 않지만 만만히 볼 도로는 아니다. 머리핀처럼 굽은 구간이 617개, 1차선 다리가 59개, 사각지대도 수없이 많다. 제한속도가 시속 25마일(40㎞)이어서 도로 주행 시간은 평균 2시간 30분에 이른다. 현지에선 ‘이혼의 길’이라 불린다. 글쎄, 난폭운전은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려나. 마우이엔 오아후만큼이나 가볼 만한 해변이 즐비하다. 카팔루아 비치가 가장 널리 알려졌다. 흔히 플레밍 비치 파크라 불리는데, 몇 해 걸러 한 번씩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힐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카아나팔리 비치 역시 ‘2003년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혔다고 한다. 백사장 길이가 4.8㎞나 된다. 마우이 서쪽에 있다. 이 해변 북쪽의 푸우 케카아, 흔히 ‘블랙 록’이라 불리는 암초 지대는 스노클링 명소다. 라우니우포코 비치 파크는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용암석으로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이다. 이제 오아후섬으로 넘어간다. 마우이에 ‘로드 투 하나’가 있다면 오아후엔 ‘72번 국도’가 있다. 탄탈루스, 다이아몬드 헤드, 진주만 기념공원 등 오아후의 거의 모든 명소가 이 도로에 굴비처럼 매달려 있다. 와이키키를 기준으로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보는 게 좋다. 교통량, 주차 등에 유리하다. 하루에 다 돌아보기는 어렵다. 섬 동쪽 해안의 경우 마카푸우 전망대나 좀 더 위의 카일루아 비치 정도에서 복귀하는 게 좋다. 시내 와이키키 해변 뒤의 탄탈루스 전망대는 일몰을 겨냥해 찾아가면 된다. 해넘이 풍경이 명불허전이다. 야경도 빼어나다. 오아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 헤드는 사실 우리나라에도 있다. 제주 성산일출봉이 다이아몬드 헤드와 생성 과정이 정확히 일치한다. 바다에서 화산이 만든 풍경은 매우 드물다. 성산일출봉과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섬 동쪽 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카이 전망대다. 여긴 한국인들에게 이른바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산 중턱의 분지에 들어선 주택들이 한반도 형상과 닮았다는 곳이다. 사실 ‘한반도 지형’은 코웃음이 나올 정도의 억지춘향 작명이지만 코코헤드 분화구 풍경만큼은 아주 빼어나다. 여행객들이 자주 들르는 것도 사실 코코헤드를 보기 위해서다. 라이나 전망대는 현지의 한 잡지에서 본 사진 한 장에 이끌려 찾아간 곳이다. 제주 지질트레일 중 용머리 해안의 축소판 같다. 주름진 코코 헤드 분화구와 억겁의 풍화,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 바위 지대가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좀 더 위의 샌디 비치 공원은 큰 파도가 자주 몰려오는 곳이다. 서퍼들이 즐겨 찾는다. 일몰 때면 연한 루비 색깔로 물드는 하늘이 황홀경을 펼쳐낸다. 오아후에서 가장 유명한 마카푸우 전망대는 동쪽 해안 끝에 있다.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이 장쾌하다. 구글 지도엔 대놓고 ‘고래 관찰 명소’라고 표기했다. 주차장에서 1시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마카푸우 전망대에 오른 건 역시 혹등고래를 보기 위해서다. TV 드라마로 유명해진 이른바 ‘우영우 고래’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 사람들도 혹등고래와 바다거북에 아주 각별한 감정을 갖는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범고래가 혹등고래 새끼를 사냥하거나, 뱀상어가 바다거북의 등껍질을 갈가리 찢는 걸 보면 강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연민을 넘어 거의 동류의식에 가까운 듯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매우 각별하게 보호 활동을 벌인다. 하와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바다거북 곁에 약 3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법까지 만들었다. ‘대항해 시대’에 멸종에 이르도록 잡아먹었던 죄를 씻으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등고래는 등이 울퉁불퉁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태는 남극 등 극지방의 어장에서 크릴새우 등을 잔뜩 먹은 뒤 지구 반 바퀴를 헤엄쳐 하와이 등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키운다. 사실 따뜻한 열대 바다엔 혹등고래가 좋아하는 크릴새우 등 먹잇감이 전혀 없다. 따뜻한 바다는 그저 새끼를 위한 보육원일 뿐이다. 마카푸우 일대의 물빛은 제주 바다와 비슷하다. 지구 끝에 온 것 같은 아름다운 빛이다. 같은 화산섬이니 당연하다. 다만 제주 바다와 달리 오아후는 파도가 거세 수영보다는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열대섬 하면 연상되는 반얀트리 나무는 오아후에 세 그루 있다. 카메하메하 동상 옆, 와이키키 해변 인근, 그리고 바다거북 관찰로 유명한 노스 쇼어의 터틀베이다. 이 중 터틀베이 인근의 반얀트리가 가장 크다. 카이마나 비치는 와이키키 동쪽 끝에 있는 한적한 해변이다. 운이 아주 좋으면 하와이 특산종인 몽크 바다표범과 마주할 수 있다. 워낙 귀한 녀석이라 몽크 바다표범이 등장하면 곧바로 해변을 폐쇄하고 ‘인간’의 출입을 통제한다. 카카아코는 거리 벽화 덕에 힙스터의 성지가 된 곳이다. 9개 블록의 거리에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호놀룰루 시가지에서 바닷가 쪽에 있다. 하와이를 찾는 신혼부부를 위해 현지의 전설 하나 소개한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꽃 중 하나는 나우파카다. 만개해도 쥘부채처럼 절반만 핀 듯한 형상의 꽃이다. 해변에 핀 건 나우파카 카하카이, 산에 핀 건 나우파카 쿠아히위다. 두 꽃은 각각 나우파카 공주와, 그의 약혼자이자 어부인 카우이의 화신이다. 카우이의 사랑을 갈망했던 ‘불의 여신’ 펠레가 둘을 질투해 각각 산과 해변에서 자라게 갈라놨다고 한다. 하와이의 연인들은 종종 완전한 사랑을 꿈꾸며 각자의 팔뚝에 두 꽃을 문신으로 나눠 새긴다. 두 꽃을 표현한 거리 벽화, 액세서리도 흔히 볼 수 있다. ■ 여행 수첩 -하와이 모든 지역의 출입 절차가 예전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입장료도 비싼 편이다. 특히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는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갈 수 있다. 하루 입장객과 차량 수를 제한한다. 할레아칼라로 가는 도로(Hy. 378)는 일출 예약제로 운영된다. 24시간 연중무휴이지만 매일 오전 3시부터 7시까지는 예약자 외에 공원 출입이 제한된다. 일출 관람객이 많을 경우 추첨을 하기도 한다. 누리집(www.recreation.gov)에서 2개월 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 수수료 1달러, 입장료는 자동차 한 대당 30달러다. 패스는 3일 연속 유효하다. 방문 48시간 전 오전 7시에 추가 티켓을 판매하긴 하나, 하와이 가기 전에 예약해 두길 권한다. 할레아칼라 일대에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음식과 음료를 충분히 챙겨야 한다. 음식점은 물론 편의점도 없다. -할레아칼라의 아름다운 색이 담긴 사진은 한낮에 촬영해야 한다. 일출, 일몰 전후엔 분화구가 그늘에 가려 암석의 색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를 권한다. -마우이는 12~4월 혹등고래가 몰려드는 세계적 명소다. 1~3월이 절정으로 알려졌다.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섬 사이의 아우 해협이 유명하다. 호오키파 비치 공원에선 바다거북을 볼 가능성이 높다. 오아후에선 마카푸 전망대가 고래 관찰 명소,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노스 쇼어 일대다. -진주만 기념관에선 속이 보이지 않는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소지품 보관함에 맡겨야 한다. 핵심 시설인 애리조나 기념관, 미주리호, 태평양 항공 박물관, 보우핀 잠수함 등은 오가는 셔틀과 보트 등의 예약이 필수다.
  • 한국 수출 빅4에 조선 콕 집은 美… 기업들 “투자 노력 배신당해”

    한국 수출 빅4에 조선 콕 집은 美… 기업들 “투자 노력 배신당해”

    USTR, 한국 무역흑자 직접 지목여한구 “기존 관세 수준 복원 목표”車업계 “15% 관세도 상당한 타격”IT업계 “지도까지 줬는데…” 허탈조선 언급은 ‘협상용 카드’ 분석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16개국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전자장비와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등 대미 수출 핵심 산업의 ‘과잉 생산’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계는 기존의 상호관세 15%와 미국 내 투자 압박에 이어 추가 요구가 계속될까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연방 관보에서 “한국에서도 제조업 분야에서 과잉생산의 증거가 있다”며 “전자장비,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을 통해 글로벌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 흑자는 2024년 약 560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지난해 6월까지 직전 4개 분기 기준으로도 약 490억 달러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USTR이 과잉생산 산업으로 지목한 분야는 사실상 한국의 대미 수출 핵심 산업들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약 301억 달러), 반도체(138억 달러), 자동차 부품(77억 달러), 컴퓨터(57억 달러) 순이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301조 조사는 기존 상호관세 수준으로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급과잉 조사는 한국 타깃이 아니라 16개국 전반의 구조적 요인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자동차와 반도체가 기존 한미 합의 틀 안에 있어 이번 조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산업계는 미국이 ‘구조적 과잉생산’을 명분으로 압박할 것을 우려한다. 또 기업들은 미국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규모 미국 투자에 대해 외려 중간재 수출 증가로 몰고 있다고 걱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 가동을 위한 부품 수출까지 과잉생산으로 엮인다면, 우리 기업들의 투자 노력이 추가 관세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꼴”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정부가 최근 미국 빅테크의 숙원이었던 ‘구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한 데 대해 “핵심 협상 카드인 지도 데이터를 이미 내준 상황에서 대응할 지렛대가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수주가 거의 없어 흑자를 볼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협력 파트너인데 통상 압박 대상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실제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협상 카드 성격의 엄포가 아니냐”고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현재 철강은 5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수출 물량도 줄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재로선 기존의 무역 합의가 존중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제 무역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협의해야 할 분야가 기존의 대미 투자뿐 아니라 과잉 생산, 과잉설비, 디지털 분야 등으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넘어 슈퍼 301조를 가동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리스크팀장은 “슈퍼 301조가 작동한다 해도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 ‘요람에서 무덤까지’ AI 교육… 6월까지 온라인 플랫폼 구축

    정부가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오는 6월까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 AI 문해력 확산을 위한 ‘전 국민 AI 경진대회’도 연다.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가 일상에 빠르게 확산한 데 따른 조치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1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이런 내용이 담긴 안건을 보고받았다. 정부는 먼저 온·오프라인 AI 교육 접근성을 확대한다. 과기부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우리의 AI 러닝’을 올해 6월까지 구축하고, 지역아동센터와 경로당 등에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마련하기로 했다.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전 생애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해 ‘AI 교육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2030년까지 5년간 3300만명을 지원해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AI 활용이 가능한 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AI’ 개발 지원도 추진한다. 노인이 기차 예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대화형 AI나 소상공인을 위한 AI 경영 컨설턴트 서비스 등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국산 AI 모델을 활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에 국산 AI 모델을 탑재할 경우 정부가 확보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일부를 배분할 계획이다. 오는 26일에는 ‘전 국민 AI 경진대회’도 개막한다.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AI 퀴즈대회, 초·중·고 AI 창작대회, 대학생 AI 루키대회, 최고 수준 연구팀이 참여하는 AI 챔피언대회,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국민 행복 AI 경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대회는 약 7개월간 진행되며 12월 AI 페스티벌에서 총상금 30억원 규모의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배 부총리는 “글로벌 산업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만큼, AI가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작동하도록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미래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 양천, 역대 최대 ‘일자리 박람회’… 청·중장년 500여명 취업문 활짝

    양천, 역대 최대 ‘일자리 박람회’… 청·중장년 500여명 취업문 활짝

    서울 양천구는 다음 달 3일 해누리타운 2층에서 ‘2026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역대 최대인 30개 기업이 참여하며, 청년과 중장년 구직자 500여명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람회는 현장 면접부터 취업 상담, 채용 연계까지 한자리에서 지원하는 ‘원스톱 취업 지원 서비스’로 운영된다. 사무직과 영업, 판매 관리, 물류, 상담, 운전직 등 다양한 직종으로 구성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는 직접 면접을 진행하고 채용을 결정한다. 또 취업 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한 ‘취업 토크콘서트’도 열린다. 마술사 겸 방송인 최현우가 취업 멘토로 참여해 자기 경험과 취업 전략을 공유하며 구직자들에게 도전과 동기부여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취업 토크콘서트는 구직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참여를 희망하는 구민은 이달 31일까지 포스터 QR코드 또는 구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구글 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디지털 이용이 어려운 중장년층을 위해 현장 접수도 병행한다. 이력서·자기소개서를 점검해 주는 ‘이력서 컨설팅’, 면접 이미지 전략을 제안하는 ‘퍼스널 컬러 진단’, 자세·발성·표정 등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면접 체험’ 등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또 ‘취업 상담 부스’에서는 전문 직업상담사가 맞춤 상담과 기업 채용 정보를 제공하고,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서부여성발전센터, 중장년내일센터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홍보 부스에서는 국민취업 지원제도, 직업 훈련, 재취업 프로그램 등 고용 지원 정책을 안내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역대 최대 규모로 마련한 이번 일자리박람회가 청년과 중장년 구직자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다양한 취업 지원 정책을 통해 지역 고용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AI 사령관’ 누가 통제하나… 이란전이 부른 민관 소송전

    ‘AI 사령관’ 누가 통제하나… 이란전이 부른 민관 소송전

    ‘클로드’ 군사적 활용 제한 놓고“살상 무기화 금지” “제약 없어야”기업 기술 윤리·안보 정책 ‘충돌’소장엔 “기업 정책에 위헌적 보복”오픈AI·구글 연구자 37명도 지지기술 주권 등 AI산업 변곡점 될 듯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미 정부를 상대로 유례없는 법정 공방에 나섰다. 앤트로픽이 AI 모델 ‘클로드’를 군사적으로 활용하려는 미 국방부에 제동을 걸자,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데 대한 반발이다. 민간 AI 기업이 세운 기술 윤리 원칙이 국가 안보 정책과 충돌해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첫 사례여서 실리콘밸리는 AI 기술의 활용 주도권을 둔 ‘민관 대결’로 보고 있다. 앤트로픽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미 국방부 등 18개 연방기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지정 조치를 취소하고, 연방기관 내 자사 기술 사용 중단을 명한 행정부 방침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취지다. 앤트로픽은 소장에서 이번 조치를 “기업의 내부 정책을 빌미로 국가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한 전례 없는 위법 행위”로 규정했다. 특히 회사가 AI 안전에 대해 가진 기술적 견해와 정책은 수정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며, 정부가 이를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은 명백한 보복이자 위헌적 처사라고 명시했다. 한때 미군 기밀 네트워크에 기술을 독점 공급할 만큼 돈독했던 양측의 관계는 AI를 살상 무기에 활용하는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앤트로픽은 자사 기술이 자율 살상 무기나 대규모 감시 체계에 투입되는 것을 금지하는 엄격한 ‘안전 가이드라인’을 계약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반면 미 국방부는 군 현대화를 위해 확보한 기술은 상황에 따라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제약 없이 쓰여야 한다고 맞섰다. 소장에 따르면 갈등 과정에서 국방부는 국방생산법(DPA)을 발동해 기술을 강제 징발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 측은 “정부가 우리를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도 정작 기술은 강제로 뺏으려 한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징벌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앤트로픽의 강경 노선은 회사의 뿌리인 ‘효과적 이타주의(EA)’ 철학과 닿아 있다. 2021년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을 세운 다리오·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 등 창업진은 인공지능이 인류에 미칠 장기적 위험을 통제하는 것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특히 앤트로픽은 일반 영리 기업과 달리 사회적 공익을 정관에 명시한 ‘공익법인(PBC)’ 구조를 택하고 있다. 이는 주주의 이익보다 기술 윤리를 앞세울 수 있는 강력한 토대다. 앤트로픽이 지켜온 기술적 양심은 실리콘밸리 등 첨단기술 업계 전체로 번지는 분위기다.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소속 연구자 37명은 최근 앤트로픽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구글 수석과학자 제프 딘 등 업계의 거물급 인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의 지지까지 등에 업은 이번 소송 결과는 향후 AI 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재편할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법원이 앤트로픽의 손을 들어줄 경우 기업이 기술의 사용 범위를 명확히 통제할 수 있는 ‘기술 주권’이 강화된다. 반면 정부의 안보 논리가 인정된다면, 국가의 전략적 판단이 우선하는 선례가 남게 된다.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단순한 정책 충돌을 넘어 정부와 빅테크 간의 본격적인 ‘권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AI가 국가 생존의 핵심 자산이 된 이상, 이 같은 거버넌스 갈등은 앞으로 더욱 상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사안은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우리 역시 아직은 정부와 민간 AI 개발사의 관계를 계약으로 어디까지 묶을지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 폭격당한 텔아비브, 불탄 부르즈칼리파… 전부 AI발 ‘가짜’

    폭격당한 텔아비브, 불탄 부르즈칼리파… 전부 AI발 ‘가짜’

    ‘조회수=수익’ 플랫폼 보상체계 탓자극적인 하이브리드 합성물 활개정부·업계 필터링 강화 등 대응 착수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최고조로 향하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유포되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 미사일이 쏟아지거나 두바이 부르즈칼리파가 화염에 휩싸인 영상들이 소셜미디어(SNS)를 뒤덮었지만 모두 생성형 AI가 만든 가짜였다. 기술이 전장의 비극을 복제하고 혐오를 확산하는 증폭기로 활용되면서 과학기술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계는 9일 이번 허위 영상 유포 사태가 생성형 AI가 전쟁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생산하는 도구가 됐다는 점에서 걱정을 쏟아냈다. 과거에는 전문 장비와 인력이 필수적이었으나, 이제는 오픈AI의 ‘소라’나 구글의 ‘베오’ 같은 모델에 몇 줄의 텍스트만 입력하면 정교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영상 편집·합성 특화 AI인 ‘런웨이’나 ‘피카’ 같은 도구를 활용한 자동 편집까지 더해지며 제작 공정은 비약적으로 단축됐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텔아비브 폭격 영상은 수백 개의 계정을 통해 재유포되며 수만 건의 공유를 기록했고, 가짜 부르즈칼리파 화재 영상의 조회수는 수천만 회에 달했다. 이들 영상의 상당수는 실제 현장을 촬영한 뒤 AI로 정교한 화염과 연기, 미사일 궤적을 덧입힌 ‘하이브리드 조작’ 형태였다. 특히 바레인의 미 해군 기지가 파괴된 것처럼 조작된 위성사진은 실제 공개된 위성사진 위에 AI가 폭발 흔적과 그을음을 덧입힌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으로 전 세계적인 긴장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중이 사실 확인보다 자극적인 영상에 먼저 반응하는 심리적 취약점을 파고든 결과다. 전쟁 시기에 허위 정보가 유통되는 현상 자체는 고전적인 선전 수법 중 하나다. 그간은 2023년 알제리의 축구 경기 축하 불꽃놀이 영상을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장면으로 속이는 등 과거 영상을 날짜만 바꿔 속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존재하지 않는 피해 현장을 무에서 창조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차원이 다르다. 허위 정보의 기획자가 사람일지라도, AI는 그 거짓을 가장 그럴듯한 형태로 대량 복제해 유통하는 고성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구조를 뒷받침하는 것은 조회수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의 보상 체계다. 한 AI 개발사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 비용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졌지만, 이를 가려내는 사회적 검증 비용은 오히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며 “자극적인 정보가 더 빨리 확산되는 환경 속에서 기술이 공론장을 정화하기보다 오염시키는 도구로 소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혐오 게시물이나 가짜 영상이 사람들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자극할수록 플랫폼 내에서 더 큰 영향력을 얻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 오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기업과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생성해 논란을 빚은 엑스(X)는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고, AI 챗봇 ‘그록’의 답변 생성 로직에 대한 자체 조사와 필터링 강화에 착수했다. X는 또 무력 충돌을 다루는 AI 영상에서 AI 생성 표식을 하지 않을 경우 90일간 퇴출하고, 재차 적발 시 영구 제명키로 했다.
  • “AI로 바둑 진입장벽 낮춰야”…대결 아닌 협업 나선 이세돌

    “AI로 바둑 진입장벽 낮춰야”…대결 아닌 협업 나선 이세돌

    “인공지능(AI)이 바둑을 교육할 수 있다면 바둑의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아지지 않을까요?”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에이전틱 AI 상용화 글로벌 캠페인’에서 에이전틱 AI 스타트업 ‘인핸스’의 AI 운영체제(OS)를 활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바둑 실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선 일주일에 3일, 3년 이상 기원에 오가며 수련해야 하는데 AI를 이용하면 바둑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캠페인은 이 9단이 2016년 알파고와 대국을 벌인 장소에서 동일하게 진행됐다. 당시 대국 때와 비슷하게 검은 정장과 흰 셔츠를 입고 행사에 참석한 이 9단은 10년 전 알파고와의 대국을 회상하며 “에릭 슈미트 당시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옆집 할아버지처럼 제 딸과 놀아주셔서 ‘중요한 대국을 앞두고 저렇게 편안하다니, 자신이 없다면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굉장히 위기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때 기억이 선명한데 알파고 10년 만에 이렇게 같은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인핸스의 AI OS를 활용해 직접 초보자를 위한 바둑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가 묻고 이 9단이 답변하면, 인핸스의 AI OS가 대담을 녹음해 내용을 분석하고 이 9단의 의견을 반영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식이다. 이 9단은 “바둑 잘 두는 AI는 이미 있는데 바둑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어린 나이에 포커스를 맞추고, 바둑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을 위해 9·9줄의 형태도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대담이 끝나자 AI OS는 이 9단의 발언을 토대로 웹 서치, 디자인 등의 과정을 거쳐 초보자가 AI와 바둑을 두며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9단은 바둑 교육 프로그램과 즉석에서 바둑을 두며 “알파고 수준은 넘어섰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사람이 이기기 힘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9단이 장고를 하자 AI는 ‘이럴 때는 R8 자리에 두어 흩어진 흑돌 친구들이 서로 손을 꽉 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 등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해설을 이어갔다. 이 9단은 대담에서 “제가 10년 전 (AI와) 대결을 했다면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AI로 뭔가를 만들고 같이 할 수 있는, 협업해나가는 형태로 (관계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풀지 못하는 수많은 난제를 AI와의 협업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진행할 수 있다”며 “AI를 통해 일자리가 변화한다고 보고,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영상] “이란 학교 바로 옆 떨어졌다”…7초에 찍힌 美 토마호크 [밀리터리+]

    [영상] “이란 학교 바로 옆 떨어졌다”…7초에 찍힌 美 토마호크 [밀리터리+]

    이란 남부 한 학교 인근을 타격하는 장면으로 보이는 7초짜리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가 하늘을 가로질러 학교 인근 건물에 충돌한 뒤 거대한 연기 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이 장면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해당 영상을 분석한 결과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이란 군사시설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두 매체는 영상이 실제 촬영된 장면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미나브에서 발생한 공습에 미국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최신 정황으로 평가된다. 이란 당국은 당시 샤자라 타이예바 초등학교 공격으로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확한 사망자 수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WP는 구글어스와 구글지도, 주변 지형지물을 대조해 영상 촬영 위치를 분석한 결과 학교에서 남쪽으로 약 400m 이내 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NYT는 미사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영상을 검증했다. WP가 접촉한 탄약·무기 전문가 8명도 영상 속 미사일의 길쭉한 동체와 날개 형상 등이 토마호크 특징과 부합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토마호크는 미 해군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수백㎞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약 1600㎞로 위성·지형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미사일이 저고도로 접근한 뒤 폭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격 방식이 토마호크의 전형적인 작전 패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도 영상을 분석한 결과 조작이나 인공지능(AI) 생성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학교 옆 IRGC 해군기지 타격 가능성 문제의 장소는 학교와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시설이 인접한 지역이다. NYT와 WP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은 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혁명수비대(IRGC) 해군 기지 건물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시설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는 군사시설로 알려졌다. IRGC는 이란의 정예 군사 조직으로 해군 전력과 미사일 부대를 운용하며 중동 지역 군사 활동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 이란 “학생 포함 대규모 사망” 이란은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당국은 희생자 상당수가 어린 학생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는 미나브 지역의 초등학교로 평소 수백 명의 학생이 다니는 시설로 알려졌다.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학교는 IRGC 해군 시설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군사시설을 겨냥한 공격이었더라도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두고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 미국 “학교 아닌 군사시설 표적” 미국은 민간 시설 공격 의혹을 부인했다. 미군은 이번 공격이 IRGC 해군 시설을 겨냥한 정밀 타격 작전이었다며 학교는 표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도 영상과 위성 자료만으로 정확한 타격 지점과 피해 규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이 지역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한 사실을 이미 공개한 만큼 영상 속 무기가 미군 공격과 관련됐을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실제 타격 지점과 피해 규모를 둘러싼 논쟁도 확대하고 있다. 군사 분석가들은 추가 위성사진과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인 토마호크가 학교 인근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이번 사건은 중동 전쟁에서 민간인 피해 논쟁을 촉발한 대표적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 알파고의 후예들, 전쟁 게임체인저 됐다

    알파고의 후예들, 전쟁 게임체인저 됐다

    ‘알파고 쇼크’는 AI 진화 기폭제러·우크라전에서 타격 좌표 산출美·이란전 ‘클로드’ 사령관 참모 자폭 드론 ‘루카스’도 처음 투입AI, 군사작전 의사결정까지 관여국제사회 국방 AI 규범 마련 촉구“AI에 생사 직결된 결정권 안 돼”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을 때 인류는 놀라움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AI는 로봇 등 각종 기기와 결합하면서 인류가 개발한 가장 편리하고 유능한 도구가 됐지만 동시에 통제 불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특히 이란 사태에서 AI 기반의 정보처리와 저가 무인체계의 결합은 게임체인저로 부상했고 산업·안보·일자리·국가 질서까지 AI가 정보 처리를 넘어 의사 결정마저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안겼다. 10년 전 알파고가 소위 ‘신의 한 수’로 이세돌 9단을 4대 1로 이긴 건 수많은 바둑 기보를 학습한 결과였다. 이후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의 진화는 더욱 빨라졌고 이제는 군사 영역까지 침투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챗GPT 등장 이후 급속도로 발전해 온 거대언어모델(LLM)이 전장의 ‘두뇌’ 역할로 활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5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AI는 위성 사진과 드론 영상,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타격 좌표를 산출하고 지뢰를 탐지하는 데 활용됐다. 당시에는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분석 플랫폼이 중심 역할을 했다. 반면 최근 벌어진 이란 전쟁에서는 범용 AI 모델인 ‘클로드’가 전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며 인간 사령관의 참모 역할을 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군은 이번 작전에 저가형 자폭 드론 ‘루카스’도 처음 투입했다. 해당 드론은 스타링크 등 위성 통신과 연동하고 상용 소프트웨어(SW)와 민간 개발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AI 네트워크가 특정 행동이나 위치 패턴을 분석해 작전 지휘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투에 기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정보 분석에 머물던 AI가 곧 군사 작전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관여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AI가 인명을 좌우하는 군사 작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가 발표한 영국 AISI의 ‘국제 AI 안전보고서’는 핵무기와 방사능 무기에 대해 “AI가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될 경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핵무기 발사 결정권을 AI에 위임할 경우 중대한 오류가 발생하거나 통제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사회에서는 국방 AI에 대한 윤리 규범과 가이드라인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술 거버넌스의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6에서 열린 ‘인공지능의 역기능 관리: 윤리, 안전 및 신뢰’ 플래그십 세션에서는 기술의 확산 속도가 안전장치를 앞지른 현 상황을 ‘신뢰의 위기’로 규정했다. 세션 연사로 참여한 제리 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혁신국장 등은 올해를 전 세계 30개 이상의 사법권이 AI 거버넌스 법안을 본격 가동하는 ‘분수령’으로 지목했다. 유럽연합(EU)의 AI법이 전면 시행 궤도에 오르고 주요국들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가이드라인을 완성하는 시점이 내년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제 흐름이 국방 AI 분야로 확장될 경우 AI의 역할을 제한하는 원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생사와 직결된 최종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제적인 합의나 프로토콜(규율)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마지막 트리거는 기계가 아닌 인간의 판단 고유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상과학 영화 속 내용처럼 AI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건 과도한 우려라는 의견도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AI는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할 것이지만, 특히 과학 발전 속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미래는 현재보다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 [한영민의 우주路] 우주 활용은 수송 능력에 달렸다

    [한영민의 우주路] 우주 활용은 수송 능력에 달렸다

    “인공지능(AI)의 미래는 우주에 있다. 관건은 수송 능력이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주야말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가장 경제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지상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부지 확보, 냉각과 송전망 등에서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초인공지능(AGI) 단계로 갈수록 더욱 폭증하게 될 추론 연산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태양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공간적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구 궤도 인프라가 대안으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수십만기에서 100만기 규모에 이르는 위성 인프라를 상정하며 태양광을 활용한 궤도 데이터센터 구상을 시사해 왔다. 구글 역시 자체 AI 칩 TPU(텐서 처리장치)를 탑재한 위성 구상인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미국의 우주 기업인 액시엄 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을 기반으로 하는 궤도 데이터센터 구축을 모색 중이다. 유럽과 중국의 기업들 역시 유사한 개념을 검토하며 우주 연산의 주도권에 동참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13일 국회에서 우주 AI 데이터센터에 관한 토론회가 열린 바 있다. 다만 아직 현실에서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다수의 위성 발사에 예상되는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모델은 지상에서와 같은 대규모 중앙집중형 데이터센터보다는 위성에서 데이터를 일차적으로 처리해 유효 정보만을 선별한 뒤 지상으로 전송하는 위성 데이터 궤도상 전처리와 에지 컴퓨팅을 통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흐름이 유력시되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경제성이다. 현재 ㎏당 2만 달러에 달하는 발사 단가를 수백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면 대형 모듈의 궤도 배치는 현실성을 얻게 될 것이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구축 이후에도 유지·보수,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므로 반복적 발사 능력이 확보돼야 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향후 국가의 가장 주요한 자산에 속하게 될 우주 데이터센터를 타 국가나 경쟁 기업이 대신 발사해 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우주 연산,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이 우주 수송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당장 대형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에는 국내 발사체 역량에 한계가 있지만, 그냥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가시적 목표인 발사체 반복 발사, 재사용 기술, 저비용화 등의 기술 고도화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해 나간다면 반드시 길은 열릴 것이다. 이를 위해선 중장기적인 전략과 발사체 부품의 다중 모델 병렬 개발 로직, 메커니컬 AI 설계 및 제작 도입 등과 같은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자립적인 대형화, 고도화된 우주 수송 역량 없이는 우리의 우주 데이터센터도 없다. 우주 활용의 시대는 우주 수송 능력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소장
  • 앤트로픽이 트럼프에 찍힌 진짜 이유…‘전쟁 중’ 방산업계 비상 걸렸다 [송현서의 디테일+]

    앤트로픽이 트럼프에 찍힌 진짜 이유…‘전쟁 중’ 방산업계 비상 걸렸다 [송현서의 디테일+]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시작한 뒤 이란이 거세게 반격하면서 중동 전역의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국방부와 AI 기업의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대규모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불과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미국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은 국방부가 AI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전면 개방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됐다. 앞서 앤트로픽은 지난해 7월 국방부와 AI 모델 클로드(Claude)와 관련한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당시 앤트로픽은 자사의 AI 모델을 국방 목적에 활용하되 ▲클로드 AI를 미국 시민에 대한 대규모 감시에 사용하지 않을 것 ▲AI가 스스로 표적을 선정하고 공격을 결정하는 완전 자율 무기 시스템(LAWS)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계약을 맺은 지 6개월이 흐른 지난 1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모든 AI 관련 계약에 “모든 합법적 목적(any lawful use)”이라는 표준 문구를 넣도록 지시했다. 이는 국방부와 계약한 앤트로픽의 ‘2가지 조건’이 사실상 백지화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국방부가 ‘합법’이라고 판단하는 순간 어느 방면에서나 계약한 AI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이 이를 거부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을 향해 “재앙적 실수를 저지른 좌파 반미 집단”이라 몰아붙이며 연방 전 기관의 사용 즉시 중단을 명령했다. 이어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국가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면서 모든 연방기관이 앤트로픽의 AI 모델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앤트로픽 측은 AI의 위험성을 고려했을 때 강력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군사·감시 사용은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군은 국가 안보라는 합법적 목적이라면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결국 앤트로픽과 정부의 계약은 파기됐고 그 자리는 오픈AI가 차지했다. AI 기업이 연방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른바 ‘앤트로픽 사태’는 단순히 정부·군과 기업 간의 분쟁이 아닌 AI 철학의 충돌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특히 민간 AI 기업의 기술이 사실상 국방 인프라가 되는 상황, 반대로 기업이 군사 목적의 사용을 통제할 권한이 있는가 등의 논쟁으로 확산했다. 더불어 군이 표적 탐지부터 판단, 공격에 이르는 군사적 의사 결정 과정에 AI가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앤트로픽 CEO가 밝힌 ‘찍힌 이유’앤트로픽 사태의 표면적 이유는 AI 모델을 소유한 업체가 합법적 목적으로 AI를 사용하려는 정부와 충돌한 것이지만, 앤트로픽 CEO는 또 다른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 등에 따르면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당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우리를 싫어하는 진짜 이유는 (오픈AI와 달리) 우리는 그에게 기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달리) 우리는 독재자식 찬사를 트럼프에게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픈AI가 공식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 자금을 기부한 기록은 없지만, 올트먼 CEO는 2024년 트럼프 대통령 재임 확정 이후 10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14억 7000만원)를, 공동 창업자인 그레그 브로크먼은 아내와 함께 트럼프 지지 슈퍼팩 등에 2500만 달러(367억 5000만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데이 CEO는 앤트로픽이 파기한 계약을 꿰찬 오픈AI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올트먼이 중재 역할을 하겠다며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사실 우리 입장을 지지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약화하고 있다”며 오픈AI가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무엇보다 오픈AI가 국방부와의 계약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힌 데 대해 “아마도 20%만 실제이고 80%는 연극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오픈AI가 체결한 계약에는 앤트로픽이 지키려던 2가지 원칙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기술적 배포 방식’, ‘클라우드 전용 운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안전장치’를 보호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가 원한 것은 안전장치의 완전 폐기가 아니라 비교적 우회하는 길을 택하더라도 국가의 명령에 복종하는 태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 중 혼란 가중된 방산업체앤트로픽 사태 이후 미 방산업계는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방부 등과 1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보유한 팔란티어는 자사 플랫폼에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AI 모델을 제거하고 대체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드론·위성 영상에서 표적을 자동 식별하는 팔란티어의 군사 AI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은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를 기반으로 구축됐기 때문이다. 방산 분야 투자사인 J2벤처스가 투자한 방산 스타트업 10개사 역시 클로드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AI 서비스로 전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 역시 “우리는 대통령과 국방부 지시를 따를 것”이라며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사용을 중단할 것임을 시사했다. 방산업체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AI 모델을 대체하기 위해 API 등을 다시 개발하고 모델 성능 테스트와 보안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체 모델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방산업체 대부분이 AI 모델 교체로 인해 시스템 붕괴를 겪을 일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고 AI를 교체하고 시스템과 보안을 재검증하는 과정에서 더욱 나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향후 AI 기업 사이에서 앤트로픽 사태가 반복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사실이다. AI 업계와 소비자의 선택은?앤트로픽 사태 이후 경쟁사인 오픈AI와 구글의 직원들이 앤트로픽에 연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소비자 시장에서도 앤트로픽 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준 구글 직원 약 830명과 오픈AI 직원 약 100명 등 900여 명은 ‘우리는 분열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온라인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요구하는 대규모 국내 감시와 자율 살상 무기에 대한 인공지능(AI) 사용 허가를 앞으로도 거부해달라고 자사 경영진에 요구했다. 또 “국방부는 경쟁사가 굴복할 것을 두려워하도록 함으로써 각 기업을 분열시키려 한다”며 “이와 같은 전략은 우리가 상대방(경쟁사)의 의사를 모를 때만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 기술기업의 창업자·경영진·투자자 등 180여명도 ‘전쟁부와 의회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등록한 것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소비자들도 앤트로픽에 기우는 분위기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AI 모델은 지난달 28일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챗GPT를 제치고 1위에 올랐고 이날까지 순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챗GPT는 앤트로픽의 퇴출 직후 오픈AI가 국방부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 만에 앱 삭제율이 295% 늘어났다.
  • “AI시대 맞춤형 인재 키우려면 능력주의 채용 뿌리내려야” [이순녀의 이사람]

    “AI시대 맞춤형 인재 키우려면 능력주의 채용 뿌리내려야” [이순녀의 이사람]

    AI시대 암기 능력 필요 있겠나글로벌 빅테크 이미 학력 파괴졸업장 대신 다단계 면접 채용이력서에 출신학교 표기 불법출신학교 채용차별 금지법 추진과태료 500만원 강제력 없다고?반복 위반 땐 사회적 압박 효과지난 1월 20일 출신학교 채용차별 방지법 도입을 촉구하는 국민대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채용 단계에서 학벌을 이유로 구직자를 차별한 기업을 채용절차 공정화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사에는 정치인과 시민단체, 학부모 등과 함께 최교진 교육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도 참석했다. 이어 2월 5일에는 국회의원 15명이 참여하는 추진단과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단장으로 한 시민사회 자문단이 결성됐다. 3월 안에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송인수(62) 재단법인 교육의봄 공동대표는 출신학교 채용차별 방지법 국민운동을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다. 교육의봄은 학벌 중심 채용 관행을 직무 능력 위주 채용 문화로 바꾸고자 2020년 출범한 비영리기관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재단 사무실에서 송 대표를 만나 법안 추진 배경과 기대 효과, 그리고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채용 제도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법이 왜 필요한가. “출신학교와 학력을 이유로 채용을 차별하는 것은 불법이다. 고용정책기본법 7조 1항에는 성별, 나이, 사회적 신분 등과 함께 출신학교와 학력을 차별 금지 조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출신학교는 1994년, 학력은 2014년 법 개정을 통해 추가됐다. 문제는 처벌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30년 넘게 법이 있어도 기업들이 지키지 않는 이유다. 우리의 요구는 현행 채용 절차 공정화법 4조 3항에 규정된 입사지원서 수집 금지 정보에 출신학교와 학력을 포함하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제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력서에 출신학교와 학력을 쓰지 못하게 하고, 위반하면 처벌하는 근거를 마련해 최소한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이전에도 비슷한 법안이 여러 차례 추진됐다. “이번엔 세 가지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법안 발의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국회의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원들이 나타났다. 정부의 관심도 높다. 무엇보다 국민 인식이 변했다. 시민단체 300여곳이 연대했다. 법 만들려고 이렇게 많은 단체가 결집한 건 이례적이다.” -이런 변화의 이유는. “학벌 사회에 대한 국민 피로와 사회적 고통이 극심하다. 사교육비는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꺾인 적이 없다. 입시 경쟁은 출산율 저하의 구조적 요인이기도 하다. 채용 절차를 바로잡지 않으면 교육이 변할 수 없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들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고 본다.” -과태료 수준의 제재로 채용 관행이 바뀔까. “기업이 ‘500만원 내고 그냥 하던 대로 할 거야’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하기는 어렵다. 기업 채용 공고와 이력서 양식은 공개돼 있어 위법 여부 확인이 쉽다. 사회적 압박 효과가 크기 때문에 처벌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경각심을 줄 수 있다. 교통 법규 위반 범칙금이 크지 않아도 신호를 지키는 것과 같다.” -외국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나. “출신학교 정보 수집을 법으로 금지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라마다 그 사회에 가장 고통을 주고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에 따라 특정 항목의 수집을 금지한다. 학벌로 인한 국가적 스트레스가 한국처럼 심각한 나라는 없다. 선행교육 규제법도 우리나라에만 있다.” -이력서에 안 써도 면접 등으로 사실상 학벌을 유추할 수 있지 않나.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아예 이력서에 특정 대학 이름을 명기하는 것은 상당히 다르다. 처음부터 학벌을 요구하느냐 아니냐는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출신학교에 따라 가점을 줄 필요도, 감점을 줄 필요도 없고 능력으로 평가해 채용하라는 것이다.” -기업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에 대한 의견은. “출신학교 차별 금지는 이미 법의 영역에 있다. 성별·나이 차별을 금지한다고 기업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하지 않듯이 학벌도 마찬가지다. 전공·학점 등 직무 관련 정보는 요구할 수 있다. 다만 특정 대학 이름으로 혜택이나 불이익을 주는 관행을 끊자는 것이다.” -명문대생들은 불공정과 역차별을 우려할 수도 있는데. “그들이 쌓은 능력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학벌이 좋다고 해서 가점을 주고, 좋지 않다고 해서 감점을 주는 게 부당하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명문대 나온 능력으로 기업 채용 과정에서 직무에 적합한지 정당하게 평가받아서 뽑히면 된다. 학벌은 능력의 증거가 아니라 배경일 뿐이다.” -대학 서열 구조가 그대로인데 채용만 규제한다고 바뀔까. 학벌 대신 다른 스펙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 대학 서열은 수능 점수에 고착돼 있다. 기업이 학벌을 보지 않으면 굳이 특정 대학에 집착할 이유가 약해진다. 위에서 매듭을 풀어 줘야 아래가 변한다. 서류 전형만 바뀌어도 기업이 달라지고, 대학이 달라진다. 부모를 설득하고 학교를 설득하는 지렛대가 생기는 것이다. 이력서에서 출신학교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선언, 그 신호가 정확하게 가면 불필요한 경쟁은 줄어든다. 채용의 변화를 법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지금은 학벌이라는 단일 지표가 과도하게 왜곡돼 있다.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자연히 걸러질 것으로 본다.” -그러면 기업은 구직자의 능력을 무엇으로 판단해야 하나. “자기주도성,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을 측정하는 대안적인 채용 도구들이 많이 보급돼 있어 직무 중심 채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연구직 같은 특수직의 경우에는 학력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동의한다. 그래도 출신학교까지 정보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공공부문에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된 지 10년이 돼 간다. “직무 중심 채용으로 바뀌면서 학벌이 아니어도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들이 경험 자산으로 축적됐다. 블라인드 채용 효과는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 2018년 한양대 연구팀 조사를 보면 출신학교 다양성이 증가했고, 사내 정치가 사라졌다. 직무능력은 이전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았다. 기업에도 이익이다. 신입사원 조기 퇴사 사유 1위가 ‘직무 부적합’이다. 학벌로 능력을 ‘추정’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 준다.” -AI 시대가 빨라지면서 채용 관행도 변하고 있는데. “글로벌 빅테크들의 채용 방식은 이미 학력 파괴로 접어든 지 오래다. 구글은 학벌, 전공, 학점, 코딩 실력이 인재를 판정하는 데 있어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학 졸업장을 보는 대신 4~5단계 면접을 통해 정확하게 직무 능력을 측정해서 인재를 채용한다. 우리나라만 퇴행적인 관행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지금의 학벌은 정답 찾기, 암기 능력 자격증일 뿐이다. AI 시대에는 더이상 필요 없는 것들이다. AI 시대 맞춤형 인재를 키우려면 능력주의 채용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 -‘K채용’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출신학교에 의존하지 않고 직무 능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채용의 시대를 우리나라가 선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외국은 기업이 개별적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는 제도적으로 800만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발판으로 선진 채용 기술을 개발해 해외로 진출할 수도 있다.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로 확산하는 게 중요하다.” -좋은 채용 기업 발굴과 소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좋은 채용을 위해 애쓰고 있는 기업 60여곳을 발굴해서 소개했다. 인사 책임자와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인터뷰해 능력 중심 채용 방식을 공개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학벌보다 자율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원하고 있다. 현장에서 채용 관행이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이런 정보가 국민들에게 널리 전달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학부모,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교육 과열, 입시 경쟁으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신음하는 현실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출신학교 채용차별 방지법을 불편해하고, 득실을 따지겠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한다면 이번에는 마음을 모아야 한다.” -앞으로 추진 과정은. “법안에 대해 연령별로 여론을 분석하고, 기업과 구직 청년들 얘기도 많이 들을 것이다. 선의로 출발했지만 잘못된 결과가 나오지 않게 부작용도 충실히 연구해 법을 추진하겠다.” ●송인수 대표는 1989년 공립고교 영어 교사로 교직에 발을 디뎠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행복했지만 입시 경쟁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는 일은 괴로웠다. 부모와 학생들로부터 환영받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좋은교사운동’을 조직했다. 2003년 교직을 그만두고 모임 활동에 전력했다. 5년 대표 임기를 마친 2008년에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창립해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선행교육규제법 등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축소와 입시경쟁 완화에는 현실적인 한계를 절감했다. 교육을 바꾸려면 학벌 중심 채용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판단으로 2020년 교육의봄을 설립해 6년째 이끌고 있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2년제 칼리지도 IT인재 육성… 고졸에게도 열리는 ‘빅테크’[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2년제 칼리지도 IT인재 육성… 고졸에게도 열리는 ‘빅테크’[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기업 수요 맞춤형 전문 인재 배출빅데이터 등 현장 활용 분야 집중채용 공고 ‘대졸’ 요구도 줄어들어 “여러분은 집에서도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구글이나 아마존 등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지문 등 생체정보를 등록하고 중앙통제센터의 승인을 받으면 됩니다. 여러분들의 신원에 대한 검증은 4개의 다른 부서에서 각각 진행됩니다.” 지난달 2일 미국 버지니아주 컬럼비아칼리지의 정보통신(IT)학과 한 강의실. ‘클라우드 컴퓨팅’ 과목을 수업하는 지미 차이 교수가 학생들에게 구글과 아마존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4학점 과정으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학생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한 데이터 저장과 처리 과정을 익힌 뒤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한다. 이날 차이 교수의 수업을 들은 와히다 체슈티는 “내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북부 지역엔 구글 등이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한 데이터센터가 여러 곳 있다. 이곳에 취업하기 위해 학교에서 전문지식을 쌓고 있다”며 “언젠간 나도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유학왔다는 리키 창은 “IT의 매력에 흠뻑 빠져 학교 졸업 후 4년제 대학에 진학해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에선 4년제 대학뿐만 아니라 2년제 지역대학인 칼리지에서도 IT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4년제 대학이 고급 인력 배출 역할을 맡고 있다면 칼리지는 기업들의 수요에 즉각 대응하는 실무형 IT 인재를 길러내는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칼리지는 특히 비교적 저렴한 학비와 유연한 입학 요건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사이버보안, 데이터 분석, 네트워크 관리 등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분야에 교육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컬럼비아칼리지의 경우 지난 2021년 기존 컴퓨터공학과를 IT학과로 개편하고 구글의 ‘그로우 위드 구글’(Grow with Google)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술 수업을 하고 있다. 리처드 김 총장은 “미국은 IT에 관심 많은 학생이 비싼 학비의 고급 교육 과정에 진학하지 않아도 취업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컬럼비아칼리지를 졸업하고 한 IT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마수메 하산푸르는 “학교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앱 개발과 데이터베이스 관리, IT 인프라 지원, 시스템 분석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IT 기업들도 최근 ‘완성형’ 인재보다 실무 능력을 갖춘 인력을 채용한 뒤 직접 육성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테크 분야 인력 컨설팅업체인 컴프티아(CompTIA)의 자료를 보면, 미국 IT 기업의 절반 가량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자나 웹디자이너 채용 공고 시 4년제 학위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AI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경우 최근 대졸 신입 사원 대신 고졸 인재를 채용하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고졸 인재에게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치게 한 뒤 성적이 우수한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이다.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대학이 더는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는 신뢰할 만한 제도가 아니다”며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 안경, AI 비서가 되다… 눈앞서 펼쳐진 ‘스마트글라스 대전’

    안경, AI 비서가 되다… 눈앞서 펼쳐진 ‘스마트글라스 대전’

    ‘MWC26’ 이틀째인 3일 찾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의 5홀 앞 야외 광장에서 이번 전시회의 핵심 트랜드인 ‘스마트글라스 대전’이 벌어졌다. 갈색 벽돌로 집처럼 꾸민 미국 메타의 부스 앞에는 시장 선도기업답게 대기 줄이 길었고, 도전자인 중국 알리바바는 배터리와 실용성을 앞세운 ‘큐원 글라스’로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10여년 전 스마트폰 시장의 초입에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진영이 벌였던 주도권 싸움이 ‘안경’으로 재현되는 모습이었다. 세계 스마트글라스 시장에서 73%를 점유한 메타는 레이밴과 협업한 2세대 글라스를 내세웠다. “헤이 메타, 파타타스 브라바스(스페인식 감자 요리) 요리법 알려줘”라고 말하면 시야 방해 없이 눈 앞에 요리 과정을 구현한다. 통화나 카메라 기능 등도 가능하다. 특히 신기술의 집약체인 ‘뉴럴 밴드’는 손목 근육의 전기 신호로 사용자의 의도를 읽는다. 안경테를 만지거나 음성으로 지시하지 않으면서 은밀하게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메타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경쟁사 제품 출시를 대비해 올해 생산 능력을 연간 2000만대 이상으로 전년보다 2배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알리바바의 큐원 글라스는 하드웨어의 지속성과 조작의 다양성이 강점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큐원 관계자는 ‘배터리 교체 시스템’과 ‘멀티 조작’을 상대적인 차별점으로 꼽았다. 큐원은 안경다리 끝부분을 자석식으로 탈부착할 수 있는 ‘교체형 듀얼 배터리(272mAh)’를 적용했다. 배터리 소모가 빠른 스마트글라스의 고질적인 한계를 하드웨어 교체로 정면 돌파한 셈이다. ‘사일런트 모드’도 관람객의 감탄을 자아냈다. 관계자가 “콘서트장처럼 조용한 곳에서 AI 비서를 부르기 위해 음성으로 조작하는 것은 큰 실례가 될 수 있다”며 사일런트 모드를 키자 안경의 음성 안내가 차단되는 동시에 상대방의 말이 실시간으로 통번역 돼 렌즈 위 스크린에 흘러갔다. 스마트글라스는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TCL은 독자 광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층 가벼워진 무게의 화면과 눈을 보호하는 디스플레이를 내놓았다. 퀄컴의 엔진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는 업계 최초로 웨어러블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스마트폰 연결 없이도 안경 자체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의 토대를 마련했다. 여기에 과거의 실패를 딛고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으로 무장한 구글이 합세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혼전 양상이다. 반도체와 기기 등 양쪽 분야 모두에서 강자인 삼성전자 역시 확장현실(XR) 기기의 탄생을 예고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95만대 수준인 증강현실(AR) 글라스의 글로벌 출하량은 2030년 3211만대로 33배 이상 폭증할 전망이다.
  • 몸값 뛴 클로드, 추락한 챗GPT…트럼프 ‘작전’에 AI 판 요동친다

    몸값 뛴 클로드, 추락한 챗GPT…트럼프 ‘작전’에 AI 판 요동친다

    정부에 각 세운 클로드 수요 폭증트럼프와 손잡은 챗GPT는 뭇매무기화 활용 등 AI 윤리 문제 대두데이터센터 등 공급망에도 영향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계기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AI 모델을 군사 작전에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AI 윤리’를 두고 찬반 양론이 불거졌고, 사용자들이 이를 AI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커져서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의 일방적인 AI 사용 원칙에 반대한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뜨고, 반대로 손을 잡은 오픈AI의 챗GPT는 위축되는 분위기다. 또 이 틈을 타 구글의 ‘제미나이’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현지시간) 클로드 서비스가 이날 이용자 급증으로 일시 접속 오류를 빚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앤트로픽은 “지난주 클로드에 대한 전례가 없는 수요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순위에서도 클로드가 1위를 차지했다. 후발 주자인 클로드가 주목받은 배경에는 국방 영역의 AI 활용을 둘러싼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 간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시나 완전 자율무기에는 AI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AI 대중화의 포문을 열었던 챗GPT의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앞서 오픈AI 경영진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Super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거액을 후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현지에서 ‘큇GPT’ 운동이 확산됐다. 여기에 오픈AI가 앤트로픽이 최종 거부했던 미 국방부와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용자의 반발을 샀다. 실리콘밸리 내에서도 논쟁이 치열하다. 구글·오픈AI 직원 수백 명은 이날 ‘우리는 분열되지 않을 것(We Will Not Be Divided)’이라는 제목의 공개 서한에 서명하며 연대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발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 “결과적으로 우리가 기회주의적이고 허술해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와 계약 조항에 대중 감시 금지 조항을 넣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검색 엔진을 중심으로 텍스트·영상·음성·이미지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통합하며 서비스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제미나이 3’의 성능 개선 역시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졌다. 앱토피아에 따르면 챗GPT의 일일 사용자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1월 69.1%에서 지난 1월 45.3%로 하락했다. 반면 제미나이는 같은 기간 14.7%에서 25.1%로 상승했다. 국내 시장에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분석 결과, 지난 1년간 1월 기준 챗GPT의 국내 생성형 AI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4.6배 증가하는 동안 제미나이는 17.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IT) 업계는 AI의 군사 활용 논란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나라의 AI 주권 개념이 국방력으로 확장되는 한편, AI 윤리와 함께 보안 위협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번 대 이란 군사작전은 AI를 전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세계가 인식하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 국제적 평판·신임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럽겠지만 결국 국제 사회가 국방 AI의 최소 윤리 규범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촉발한 에너지 공급 문제 역시 AI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소비가 필수적인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IT 기업들의 AI 서비스 운영 비용 증가 및 인프라 투자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어디서나 만나고 대화… 초연결이 이끈 ‘과학인재 용광로’[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어디서나 만나고 대화… 초연결이 이끈 ‘과학인재 용광로’[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개방된 공간서 생각 공유하며 혁신국적도 다양… 질문·토론 한계 없어대학과 기업 소통 ‘과학 거물’ 밑거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엔데버’에는 25일(현지시간) 한밤 중에도 불이 밝았다. 공용 로비 인근 식탁에 모여 저녁을 먹거나 대화를 하며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엔비디아 GTC 2026’ 준비가 한창이었다. 거대 스포츠 스타디움을 연상시키는 엔데버에는 직원들이 칸막이 대신 촘촘히 자리한 거대한 화이트보드 앞에 삼삼오오 모여 소통했다. 2층 건물에 자리한 오픈형 계단도 직원들의 소통 마당이었다. ‘어디서나 서로 만나고 대화하라’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철학이 떠올랐다. 엔데버는 전세계 과학·기술자를 끌어들이고 용광로처럼 합심해 미래를 만든다는 실리콘밸리를 비전을 담았다. 이런 개방된 문화 속에서 세계 곳곳에서 모인 과학 인재들은 다른 연구를 하는 이들과 일상을 함꼐 하며 혁신을 만들 빅아이디어를 얻는다. 미국 비영리단체(NPO) 조인트벤처 실리콘밸리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및 데카콘(10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은 312개로 지난 5년간 3배로 늘었다. 이 지역의 유니콘·데카콘은 미국 전체 중에서 꾸준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동력은 과학 네트워크다. 2024년 기준 외국인 국적의 기술직 전문가 비중이 70%에 달하는 실리콘밸리의 인적 구성을 볼때 과학 네트워크는 성과 창출을 위해 필수 요소다. 외국 출생인 과학·기술자 분포는 인도(25.6%), 중국(17.1%), 태국(3.6%), 한국(2.3%), 베트남(3.0%), 프랑스·독일·우크라이나(1.8%) 순이다. 실리콘밸리 개발자 커뮤니티 ‘해커 도조’는 이날 애딧야비어 랏솬 CEO의 ‘농업 분야 피지컬 인공지능(AI)’ 강연을 제공했다. 랏솬 CEO는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에서 근무하다 농기계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애그토노미’를 창립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 인도, 대만 등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 60여명은 스스럼 없이 질문을 던지고 토론했다. 한 참가자가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시대는 언제쯤 오나”라고 묻자 랏솬 CEO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아직 공개는 안됐지만) 기업 시뮬레이션에선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휴머노이드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참가자가 “중국 로봇 시연을 봤는데 컴퓨터그래픽으로 오인할 정도 기술력에 놀랐다. 중국 피지컬AI의 다음 단계는 무엇이고, 미국은 어떻게 대항해야 하냐”고 하자 랏솬 CEO는 “(중국은) 실제 생산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고,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하는 ‘모듈식’ 로봇 개발을 택하는 중국과 달리 우리는 로봇 전체를 직접 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행사에 대해 해커 도조 관계자는 “매년 450개 이상의 커뮤니티 행사를 연다.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통찰력을 얻고, 인근 학생들에게 AI 로봇 공학을 가르치거나 자원봉사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인 과학자들 역시 현지 네트워크의 핵심 줄기다. 캘리포니아주 남가주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인 개발자·창업가·예술인 네트워크인 ‘소캘 K그룹’은 온오프라인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산업 트렌드를 공유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제니퍼 조 공동회장은 “기업도 많고 산업 규모도 큰 미국은 아는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고 팀원과 일자리를 소개 받는 등 한국에 비해 ‘믿을 만한 네트워킹’이 특히 중요한 사회”라며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번에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한인 개발자들이 융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산학 협력 역시 기업과 과학자 간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면서 과학인재 양성의 중요한 통로가 됐다. 스탠퍼드에서 만난 생물학과 4학년 대니스(22)는 “주변에 애플이나 구글 같은 회사가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거나 혁신적인 기업에서 일하려고 하는 열망과 압박, 즉 외부 자극이 더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원하는 기업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학생이 직접 해당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교에서 금전적으로 지원해 근무하도록 만드는 제도도 있다”고 말했다. 소위 과학계 거물을 볼 기회도 잦을 수밖에 없다. 그는 “크고 작은 학생 동아리가 활발하게 인근 기업과 교류하는데, 지난주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해커톤에 초청돼 강연을 했다”고 전했다. 반대로 기업은 대학과 함께 도전한다. 황 CEO가 모교인 스탠퍼드대에 3000만 달러(약 435억원)를 기부해 세운 ‘젠슨 황 공학센터’에는 ‘6명의 여성 메타 공학자와 대화하는 소모임’, ‘스타트업에서 사막에 스타링크 우주선과 태양광 단지를 건설할 공학자 모집’ 등과 같은 구인 광고가 벽면 곳곳에 붙어있었다.
  • “나는 LA의 택시 운전사… 취미는 3D프린터 조형입니다”[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나는 LA의 택시 운전사… 취미는 3D프린터 조형입니다”[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제 직업은 우버 기사예요. 또 원격 근무로 웹사이트 개발자 일도 합니다. 남는 시간에는 취미로 로스앤젤레스(LA) 중앙도서관에서 3D 프린터로 이것저것 만들죠.”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중앙도서관의 ‘옥토비아 랩’에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만난 오마르(37)는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LA는 천국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분증과 도서관 카드만 있으면 누구나 이곳에서 무료로 레이저 3D 프린터를 쓸 수 있다. 미국은 ‘대중의 과학적 호기심’을 구체화하고 현실화하도록 돕는다. 대중에게 과학의 장벽을 낮추고 엔지니어로 이끄는 방식이다. 소위 ‘겸업 과학자’나 ‘겸업 엔지니어’는 현지에서 낯설지 않다. 특히 LA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나 구글의 자율주행차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민이 일상에서 미래 기술을 만져 보고 배우고 연결되는 도시로 변모하는 중이다. 이날 옥토비아 랩에는 건전지 연결용 단자, 배트맨 인형, 강아지 모형 등 50여개의 3D 프린터 인쇄물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쇄를 하고 열을 식혀 실제 물품으로 받기까지 통상 3~4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하루 이용자는 2명으로 대기는 필수다. 전기차 충전소와 휴게소를 접목한 LA의 ‘테슬라 다이너’에서는 테슬라가 개발 중인 옵티머스, 범블비 등 휴머노이드 로봇을 접할 수 있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옵티머스가 직접 팝콘을 나눠 주거나 손님들과 가위바위보를 하는 등 대면 서비스를 한다. 지난달 21일 이곳에서 만난 전기 엔지니어 조일리(41)는 “테슬라가 휴머노이드를 어떻게 발명하고 있는지 최첨단 미래를 엿보기 위해 회사 콘퍼런스로 LA에 올 때마다 시간을 내서 꼭 들른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와 LA 시내에서는 구글의 자율주행차인 ‘웨이모’를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웨이모는 레벨4(인간 개입 없는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로 피닉스, 오스틴 등에서도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달 26일 올라탄 웨이모는 호출, 탑승, 동선 확인은 물론 내부 온도 조절과 음악 등을 승객이 앱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었다. 출발과 하차는 승객의 확인을 받은 뒤 움직였다. 밤에도 주변 차량과 보행자, 장애물 등을 정확히 인식했다.
  • AI 무기화 논란 속 업계 양분… 앤트로픽 美국방부 제안 거절, 오픈AI는 계약

    AI 무기화 논란 속 업계 양분… 앤트로픽 美국방부 제안 거절, 오픈AI는 계약

    미국 국방부와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AI의 군사적 활용을 놓고 갈등을 빚은 가운데, 경쟁사인 오픈AI가 국방부 기밀 네트워크에 자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7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미 국방부의 기밀 네트워크에 우리 모델을 배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중 감시 금지와 자율 무기 시스템 등 무력 사용에 대한 인간의 책임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안전 원칙”이라며 “국방부도 이러한 원칙과 기술적 안전장치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은 앤트로픽 측이 국방부의 AI 활용 요구를 최종 거부한 이후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앤트로픽에 AI를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군사적 활용 범위를 전면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앤트로픽은 대규모 국내 감시와 인간 개입 없는 자율살상무기에는 자사 모델을 사용할 수 없다는 윤리적 안전장치를 고수하며 이를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트로픽 측의 거부에 대해 “국가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연방기관에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사용 중단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그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으며, 다시는 그들과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다. 해당 조치로 국방부를 비롯한 방위산업체 등 모든 계약 업체는 업무에서 클로드를 쓸 수 없게 됐다. 미군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생포 작전 당시 앤트로픽 AI 모델 클로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에도 클로드가 사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앤트로픽은 성명을 내고 “공급망 위험 기업은 미국의 적대국에만 적용되는 명칭으로, 미국 기업에 적용된 적은 없었다”며 “미 국방부의 어떠한 협박이나 처벌도 대규모 국내 감시 또는 완전 자율 무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2021년 오픈AI의 영리화 움직임에 반발해 퇴사한 이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다. 한편 실리콘밸리의 여론은 엇갈린다. ‘AI 윤리’와 ‘국가 안보’ 가치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국방부의 기밀 업무 사용 승인을 받은 xAI의 일론 머스크 CEO는 X에 “앤트로픽은 서구 문명을 증오한다”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맞췄다. 반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직원 일부와 노동단체 연합은 공개서한에서 “국방부의 무제한 사용 요구를 거부하라”며 자사 경영진에 앤트로픽과의 연대를 촉구했다. 예비역 3성 장군 잭 셔너핸은 “현재 형태의 어떤 거대언어모델(LLM)도 완전 치명적인 자율 무기 시스템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앤트로픽의 입장에 공감을 표했다.
  • 구글맵 반출, 조건부 승인에… 네이버·카카오 ‘AI 에이전트’ 승부수

    AI 활용해 장소 탐색·예약 ‘원스톱’로보택시·자율주행과 접목 주목구글이 요구하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우리나라 정부가 19년 만에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지도 플랫폼 시장의 강자인 ‘네카오’(네이버·카카오)의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은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를 대비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고도화 등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가 지난 27일 개최한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에서 1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긴장 속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구글이 길찾기 기능 등을 본격 제공하면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이탈한 국내 이용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흡수할 수 있다. 지난 1월 기준 네이버지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880만명, 카카오맵은 1256만명, 구글 지도는 998만명 순이었다. 구글은 이미 해외에서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지도 서비스에 결합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지도 플랫폼 업체들도 AI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 분야를 시작으로 통합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N’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지도 서비스와 연동을 추진한다. 사용자의 일정과 위치, 검색 이력 등을 종합 분석해 최적의 동선을 설계하고, 예약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도 메신저 카카오톡 대화 도중 AI가 맛집 장소를 추천하고 바로 예약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화창에서 장소 탐색부터 예약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대화 맥락을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형 AI 서비스다. 이번 결정으로 구글 길찾기를 주로 사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은 줄어들 전망이다. 또 해외용과 국내용을 따로 개발했던 국내 관광 및 지도 기반 소프트웨어 업계는 불필요한 작업을 던다. 학계에서는 고정밀 지도 반출로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약 680만명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향후 10년 동안 최대 197조 3800억원의 경제적 비용이 든다는 부정적 관측이 엇갈린다. 지도 기술은 유통망은 물론 로보택시나 드론택시,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스마트 도시 등 미래 전략 산업의 기반이라는 점에서 국내 산업의 위축을 막는 정부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보안 문제도 여전하다. 정부는 보안 처리 완료된 영상 사용, 군사·보안 시설 가림(흐림) 처리, 대한민국 영토 좌표 표시 제거 등을 반출 조건으로 달았다. 하지만 한국이 여전히 남북이 대치하는 분단국가라는 점 때문에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북한이 가림 처리된 군사·보안 시설을 AI와 위성사진을 이용해 복원하고 한국의 방공망 정보 등을 수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고정밀 지도 반출은 대미 비관세 장벽 중 우리가 처음으로 수용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관세 리스크를 걷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