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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곡동 연쇄방화 용의자/“경찰서 가혹행위” 주장

    ◎“물고문·구타 못 이겨 허위 자백” 강서구 화곡동주택가 연쇄방화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용의자가 경찰로부터 구타를 당해 거짓자백을 했다고 주장,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9일 발생한 주택가 연쇄방화사건의 범인으로 정 모씨(37·무직·주거부정)를 지목,13일 방화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으나 정씨는 경찰의 고문에 의해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씨에 따르면 지난 10일 상오 2시30분쯤 강서구 등촌동 509 앞길에서 구걸을 하다 경찰에 연행된 뒤 경찰서 지하에 있는 강력반 사무실에 감금된 채 주먹으로 얼굴을 얻어맞고 구둣발로 정강이와 무릎을 차이는 등 구타를 당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또 연행 이틀째인 11일에는 경찰서 부근 파출소에서 거꾸로 매달린 채 코에 고춧가루물을 붓는 등의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왼쪽 정강이와 오른쪽 무릎·얼굴 등에는 멍과 타박상이 남아 있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정씨 호주머니에서 성냥갑 2개가 나왔고 바지에 불똥이 튄 흔적이 있어 범인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무릎 등의 상처는 연행된 뒤 넘어져서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소 긴밀관계 실증/여야,고르비 방한 논평

    여야는 10일 오는 19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한 논평을 각각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박희태 민자당 대변인=한소간 접촉이 시작된 것은 일천하지만 벌써 세 차례나 양국 정상이 만나게 된 것은 양국 수뇌의 끈끈한 정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긴밀의도를 더해가고 있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 야당은 몇 시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체한일정을 비난하고 있지만 선진국 정상회담에서 상식화되어 있는 「실무방문」의 성격이므로 시간과 장소가 문제될 것이 없다. 야당은 초당적으로 합심해야 될 외교까지 당략적 차원에서 보는 후진적 습성에서 탈피할 것을 촉구한다. ▲박상천 신민당 대변인=우리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제주도에서 단 3시간 체류,한소정상회담을 갖는다는 발표에 굴욕감을 느낀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예의를 갖춰 서울을 공식방문토록 다시 교섭해야 한다. ▲장석화 민주당대변인=노­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만남이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현실적 성과와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 노태우 대통령은 대소 경협자금 제공 및 유엔 가입문제 등 이전에 보여온 과시·구걸외교에서 벗어나 국가이익을 철저히 견지하는 원칙하에 임해야 한다.
  • “무작정 도시행” 중국서도 골치(세계의 사회면)

    ◎전국에 5백만명… 단속 “숨바꼭질”/“한몫 잡자” 저소득 농촌 떠나/돈 떨어지면 범죄집단으로 올해 22세의 남명경씨는 지난달 하순 대나무 장대에 봇짐을 꿰차고 정든 고향을 떠나 광주로 향했다. 그는 가난에 찌든 절강성을 뒤로 하며 도시에 가서 많은 돈을 벌리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광주에 도착한 첫날 그는 노상강도를 만나 지니고 있던 돈 2천원(3백85달러)을 몽땅 털리고 말았다. 이 때문에 부자가 되겠다던 그의 꿈은 한순간에 사라졌고 지금은 거리의 부랑아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 중국은 남씨와 같이 무작정 상경했다가 거리의 부랑아로 전락한 사람들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남씨가 몸담고 있는 광주에만도 최근 하루 3만명에 이르는 「무작정 상경자」들이 역 앞이나 거리에 진을 치고 있으며 이들은 돈이 떨어지면 노상강도로 돌변해 이들 문제는 이제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인구 50만명의 항구도시 광주에 10명 중 4명은 무작정 상경한 부랑아들일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불결한 위생상태 때문에 많은 질병을 야기할 뿐 아니라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해 광주 행정당국은 이들의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약 4천만명의 농부들이 농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원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미 약 5백만명 정도는 무작정 도시로 떠나 거리의 부랑자로 전락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광주 광동 등과 같은 중소도시로 모여 들었으나 그곳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북경 상해 천진 등과 같은 대도시로도 행렬이 이어져 이제는 중국 거의 모든 도시에 널리 퍼져 있다. 때문에 상해에서는 지난해 인구 10명 가운데 4명꼴로 존재하는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효과는 극히 미미했다. 이들은 『도시에 가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맹목적인 신념으로 무장,죽기살기로 덤벼들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어떠한 조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중국정부가 추진중인 「한 자녀갖기 운동」을 위반한 사람들도 있어 이들은 필사적으로 당국과의 숨바꼭질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무조건상경한 사람들을 그들의 고향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들은 도시에 대한 향수와 도시의 높은 소득을 지나칠 정도로 동경하고 도시에서의 생활양식을 부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은 광주 인민대교 밑에서 자고 밥은 식당에서 구걸합니다. 춥고 배고픈 생활의 연속이지만 내일은 일자리를 구하리라는 기대를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남씨는 다리 위를 지나는 손수레를 밀어주고 받는 50전(9센트)으로 연명해 가면서도 이처럼 내일의 꿈을 기약하고 있는 5백만 중국 도시 부랑자 가운데 한 명인 것이다.
  • 작년 경상수지 적자 20억불

    ◎수출 3% 늘때 수입은 14.6% 껑충/원유가 부담 늘고 과소비 겹쳐/5년만에 적자로 반전/한은,90년 국제수지 동향 발표 지난해 우리경제는 대외거래에서 20억5천만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지난 85년이후 5년만에 다시 적자기조로 돌아섰다. 16일 한은이 발표한 90년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경상수지적자 규모는 20억5천80만달러로 지난 82년 26억4천9백만달러의 적자기록 이후 최대의 적자를 나타냈다. 경상수지가 당초 균형예상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은 걸프사태로 원유도입가가 크게 오른데다 수출부진과 소비재 중심의 수입증가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고도 지난해말 현재 1백48억2천2백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4억2천2백만달러가 줄어들었다. 지난 89년 46억달러의 흑자를 냈던 무역수지는 지난해 수출이 6백32억3천6백만달러로 전년대비 3.0%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이 14.6% 증가한 6백50억9천만달러에 달해 18억5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무역외수지도 해외여행경비 지급이 늘고 운수·보험료 지급이 증가해 전년도 2억1천만달러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4억9천만달러의 적자로 반전됐다. 이전거래는 개인송금 수입이 증가해 89년 2억5천만달러 흑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3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한편 통관을 기준으로 한 상품별 수출은 선박(56.6% 증가),화공품(30.2% 〃 ),신발류(25.0% 〃 )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반면 완구(17% 감소),녹음녹화기(13.7% 〃 ),자동차(7.2% 〃 ),섬유제품(3.4% 〃 )은 여전히 부진했다. 수입은 원유(29.5% 증가),수송장비(17.2% 〃 ),기계류(16.6%)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고 내수용 소비재 수입도 14.6%나 증가했다. ○경상수지 20억불 적자의 안팎 예견됐던 대로 경상수지가 5년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도 적자지만 그 규모가 지난 82년이후 최대여서 경제에 주는 주름이 깊다. 흑자기조 붕괴와 함께 가시화되고 있는 물가불안과 성장둔화 조짐은 이제 우리경제를 위기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가 단순히 걸프사태에 따른 유가상승 때문인지,취약한 대외거래 구조속에서 걸프사태라는 악재를 만나 심화된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대폭적자의 원인이 후자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어쨌든 지난해 우리경제는 대외거래에서 82년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올렸다. 무역거래든 무역외 거래든 마찬가지였다. 수출입에 따른 무역적자가 18억달러나 돼 수출부진과 수입증가가 대폭적자의 주범이었음을 알 수 있다. 통과기준으로 본 수출이 지난해 4.2%가 증가했지만 수입은 수출증가의 3배가 넘는 13.4%에 달함으로써 적자폭을 깊게했다. 품목별로도 수출주력 업종이었던 자동차·녹음녹화기·섬유류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했고 특수를 맞은 선박과 신발류 수출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을 뿐이다. 반면 수입은 소비재·자본재 할 것 없이 마구 쏟아져 들어왔고 과소비 풍조에 휩싸여 고급소비재 수입도 급증했다. 일례로 양주 등 주류와 음료가 지난해 34%의 수입 증가를 보였고 통조림·고급의류 등 편물·방직제품·외제승용차의 수입도 45%에서 최고 1백10%까지 늘었다. 물론 최대의 적자요인은 걸프사태에 따른 원유와 관련 석유화학 제품의 수입증가다. 지난해 원유도입 단가가 전년보다 배럴당 4.18달러나 올라 12억달러 정도(도입물량 3억배럴)의 추가적자 요인을 발생시켰고 석유화학제품 수입에도 10억달러의 적자요인을 가져다 주었다. 여기에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대일·대미·대EC 지역의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도 수출부진의 한 요인이었다. 지난해 일본과의 거래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59억달러의 적자를 냈고 미국과의 교역에서도 흑자규모가 89년의 절반수준인 24억달러 규모로 감축됐다. 문제는 이같은 적자추세는 올들어서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만해도 통관기준으로 사상최대인 17억1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제품개발부진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유가상승 등으로 올해 경제기상도 잿빛이다. 매우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올 무역수지는 25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걸프전이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태악화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올 경제운용 계획을전면 수정해야 할판이다. 적자시대의 회귀는 외채누증으로 이어질 것이다. 30억달러에 달하는 대소경협제공과 걸프전 전비부담 등으로 살림살이는 자꾸 어려워져만 가는데 경제의 초침은 적자시대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걸프전·동구변혁으로 최근 해외차입여건 또한 악화돼가고 있다. 「구걸」하면서 돈을 꾸어야 하는 시절이 다시 올지도 모를 일이다.
  • 심상치 않은 북한 동정(사설)

    우리는 최근 북한에 관한 두가지의 어두운 소식에 접했다. 하나는 극심한 식량난 때문에 쌀을 구걸하기 위한 외교행각에 나섰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김정일이 권력세습을 반대하는 「반당·반혁명분자」들을 적발,숙청했다는 소식이다. 북한의 내부사정이 지금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이다. 식량난으로 곤경을 겪고 있는 북한은 1월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연형묵 정무원총리를 태국·인도네시아·밀레이시아 등 동남아 3개국에 파견,싼값으로 쌀을 사들이기 위한 순방외교에 나섰으며 태국에서 올해안에 50만t,2∼3년안에 1백만t을 수입할 것을 제의했다고 한다. 수입대금은 바닥이 난 외환사정 때문에 강철과 시멘트로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태국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연총리의 순방외교와 때를 같이해서 북한은 제3국상사를 통해 한국산 쌀 10만t을 국제가격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t당 1백달러로 수입하겠다고 타진해 왔는데 우리 정부는 「직접적인 교섭」이 아니란 이유로 이를 일단 거부했으나북한당국이 직접 요청해올 경우 무상원조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김정일이 반당·반혁명 분자들을 숙청했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정치적인 의미를 갖는 것인지,누가 관련이 됐는지,또 숙청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북한의 권력층 내부에 균열의 조짐이 일고 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해 주고 있다. 북한에서는 요즘 「하루 두끼먹기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한재외동포는 그곳에 체류하는 동안 「하루 두끼먹기운동」을 알리는 선전포스터와 플래카드를 직접 목격했으며 그나마 배급이 제대로 안돼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련의 경제관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으며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올해안에 기아사태나 식량폭동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해 왔다. 「반당·반혁명분자 숙청사건」도 북한의 반체제세력이 주민들의 고조된 불만에 편승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을 갖게한다.북한은 반혁명 음모를 분쇄했다고 하지만 식량난이 가중될 경우 민중봉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누가 북한이 루마니아의 재판이 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사정이 이처럼 절박한데도 북한이 제3국을 통해 식량난을 해결해 보겠다고 나선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같은 민족끼리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가까운 길을 두고 제3국이라는 먼길을 굳이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제 그같은 폐쇄적이고 편협한 자세는 버려야 할 때가 온것 같다. 북한이 현재 풀어야할 초미의 급선무가 식량난임을 인정한다면 허심탄회하게 우리 정부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오는 25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4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이 문제를 의논해도 좋겠지만 고위급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되면 적십자회담이나 경제회담을 재개하는 방법도 있다. 북한은 84년 남쪽이 수재로 큰 피해를 입었을때 5만섬의 쌀을 조건없이 보냈고 우리정부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바 있다. 이번에는 그쪽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형평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남북간에 이런 정신을 살려간다면 민족화해에도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폐쇄적인 체제논리 때문에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더이상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
  • 걸프전 2주… 미국이 밝힌 전과

    ◎“바그다드 방공·통신망 거의 무력화”/“활주로 대부분 파괴… 제공권 확보/3만회 공습으로 병참루트 차단”/이라크의 피해 구체 언급 회피… 의문 남아 ○공군기 제구실 못해 걸프지역 주둔 미군 사령관 노먼 슈워츠코프 장군은 30일 다국적군은 2주가 지난 현재 이라크에 대해 제공권을 확보했으며 이라크의 정보망과 군사보급 체계를 철저히 파괴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체적으로 이번 사막의 폭풍작전은 현대 전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전중 하나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의 전황에 대해서는 이라크가 29일 밤부터 사우디국경을 기습침공,『아직 항복할 기미는 없다』고 말해 서로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전쟁은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지만 승리는 아직 멀다는 것이다. 60분간 계속된 이날 브리핑에서 슈워츠코프 장군은 이라크 공군은 완전 무력화됐으며 뜰수 있는 비행기는 이라크를 떠나는 기들 뿐이라고 말했다. 방공망은 완파됐고 군 통신망도 거의 작동불능 상태에 빠져 군단 사령관들이 예하 사단에 직접 명령을 내릴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보급망이 무너져 쿠웨이트 주둔 병사들 사이에는 먹을 것을 구걸하고 약탈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스커드」 파괴에 주력 그러나 이날 브리핑은 이러한 희망적인 전황설명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점에서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이라크측의 피해상황을 상세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가장 막강한 전력으로 평가되는 공화국 수비대의 피해정도도 확인되지 않았고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몰아내기 위해 과연 지상전이 필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는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 작전 개시 14일이 지났는데도 54만5천명의 이라크군이 거의 고스란히 쿠웨이트에 남아있다는 것은 분명 작은 문제가 아니다. 다국적군기는 3만회 이상 출격해 그중 절반이 폭격에 가담했다. 미 국방부는 앞으로 전쟁이 계속되면서 출격횟수가 수십만회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중 1천5백회는 스커드 미사일 사냥에 소요됐다. 당초 계획보다 엄청나게 많은 수치이다. 슈워츠코프는 스커드 미사일을 『군사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무기라고 평가했다. 그런 무기 때문에그렇게 많은 전략을 소모했다면 분명 정치적으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는 공중전의 승리는 기술우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F117A 「스텔스」 전투기는 『거의 적의 눈에 띄지 않으며』 70여 곳의 견고한 적의 요새에 2천파운드의 폭탄을 퍼부어 이라크 전투기들은 숨을 곳이 없다고 했다. 미 국방부도 우세한 전자장비로 이라크 수비력은 거의 『눈이 멀고 귀가 먹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전쟁을 기술로만 이길수는 없다. 베트남전때 미국과 베트남군의 기술차는 지금 미국­이라크의 수준차보다 더 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과 아프간군간의 기술수준은 그보다도 더 벌어졌었다. 슈워츠코프 장군이 보고한 전황은 고무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승리를 점치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화국수비대 맹폭 예를 들어 29일 하루 공습으로 대포 55문과 탱크 52대를 폭파시켰다고 했다. 지금까지 탱크·대포 숫자까지 명시해 이렇게 발표되기는 처음이다. 그렇다면 이라크군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탱크 5천4백50대와 대포 3천9백50문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몰아내기 위해 이라크군 병기 전부를 다 파괴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이라크군 기갑전력 대부분이 건재하다는 것은 문제이다. 슈워츠코프 장군은 걸프전과 베트남전의 차이를 묻는 기자의 질문을 두번씩이나 『알겠다』는 말로 가로채는 등 참을성을 잃은 행동을 했다. 분명히 베트남전에서 배울 교훈들이 있다. 예를 들어 30일 다국적군은 B52기 28대로 4백7t의 폭탄을 이라크군 공화국수비대에 쏟아부었다. 슈워츠코프 장군은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는 말만 했지 공화국수비대에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베트남전때 미군은 1965년부터 1973년까지 12만6천여회를 출격해서 무려 6백10만t의 화력을 베트남에 퍼부었다. 그러나 당시 월맹은 이것을 견뎌내고 결국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 걸프전 계기 원유저장의 경제학

    ◎석유비축 5개 기지에 3천8백만배럴/원유는 지하동굴,유제품은 지하탱크에/시설비 비싸 방출유가는 산지값의 2배/동굴주변에 수막,기름누출 차단… 거품소화장비 필수 13년전인 78년 서울근교에 「G1」이라는 이름의 석유류제품 비축기지가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석유비축기지」라는 생소한 시설이 생겼다. 「G1」이라는,무슨 암호 같은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순전히 보안상의 이유 때문이다. 남북간의 전쟁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원유나 석유류 제품을 비축하고 있는 기지는 적으로부터 최우선적인 공격목표가 되게 마련이다. 자칫하다가는 불의의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고 테러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평소에도 비축기지의 보안상태는 엄격하기가 그지없다. 때문에 「G1」 이후에 새로 세워진 비축기지들도 같은 방식의 이름이 붙어졌다. 현재 국내에는 「G1」을 비롯,「K1」 「T1」 「U2」 「L1」 등 모두 5개의 석유비축 기지가 있다. 「G1」 「T1」은 휘발유·등유·경유 등 석유류 제품을,「K1」 「U2」는 원유,「L1」은 액화석유가스(LPG)를 각각 저장해 놓고 있다. 걸프전쟁이 터져 원유수급이 어려워졌음에도 2차 석유파동(오일쇼크) 때와 달리 비교적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이 기지에 저장해 놓은 비축물량 덕분이다. 불과 1주일 정도 쓸수 있는 정유사의 재고물량 밖에 없어 장관이 중동 산유국들을 순방하며 원유를 팔아달라고 구걸하던 2차 오일쇼크의 고통을 기억하는 동자부 직원들에게는 요즈음 비축기지가 늘그막에 얻은 외아들 만큼이나 사랑스럽고 귀한 존재이다. 비축은 이처럼 비상시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안전판이다. 그러나 손쉽고 간단한 일은 아니다. 무조건 탱크에 담아놓거나 굴을 파 그속에 집어넣으면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엄청난 돈이 들어가야 하며 무수한 사람들의 손길이 미쳐야 변질되지 않고,화재나 폭발에 대비해야 하는 등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상탱크 비축◁ 지상탱크 비축은 주로 제품을 비축하는 기지로 78년 세워진 「G1」을 포함,82년의 「T1」,89년의 「L1」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지하동굴 비축은 거의 원유인데82년에 만든 「K1」과 85년의 「U2」가 바로 이 방식이다. 지상비축의 경우 대부분 산중턱을 □자 모양으로 판 움푹 들어간 부분에 탱크를 세웠다. 탱크의 소재는 물론 철. 모양은 원통형이며 원추형지붕(콘 루프)이다. 지붕의 형태를 원추형으로 고정시킨 이유는 직경이 30m로 탱크안에 여러개의 지주파이프를 세우면 지붕을 받칠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붕은 비나 눈이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T1」의 지상탱크 지붕은 이와 다르다. 원통의 직경이 무려 86m나 돼 도저히 원추형지붕을 받칠 수 없어 원통지붕 그대로이다. 다만 옆에 빗물이 고여 흘러내리도록 홈을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탱크가 휘발유를 비축하느냐,아니면 원유 및 등·경유를 저장하느냐에 따라서 내부시설에 차이가 있다. 휘발유는 원유나 등·경유보다 기화가 잘된다. 때문에 휘발유를 비축하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증발을 막는 것. 이를위해 고정된 원추형 지붕 밑에 위 아래로 오르내리는 플로팅 지붕이 또 하나 있다. 이 지붕은 휘발유면과 항상 붙도록 되어있어 유면과 지붕사이에 공간이 전혀 없도록 만든다. 증발할 틈새를 주지 않는 것이다. 이 플로팅 지붕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아주 가벼운데다 철과 마찰을 줄이기 위해 양옆에 특수고무를 부착해 놓았다. 이는 저장된 휘발유의 양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원유를 저장하고 있는 「T1」의 지상탱크는 저장 원유량에 따라 움직이는 플로팅 지붕형이다. 비나 눈이 스며든다 해도 정제과정에서 모두 없앨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를 막기 위해 탱크마다 원추형지붕 바로밑에 화재가 발생하면 거품을 뿜어대는 4개의 구멍이 있다. 불이나면 곧바로 거품을 내뿜어 탱크내부를 덮어버린다. 여기에 10여m쯤 떨어진 지점에는 냉각수를 내뿜는 야외소화전이 설치되어 있다. 이는 탱크가 열을 받아 폭발할 것에 대비,탱크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지하동굴 비축◁ 다음은 최근 정부비축 등유방출을 계기로 일반에 크게 알려진 서울의 「K1」과 「U2」의 지하동굴 비축방식이다. 지하동굴에 원유나 석유류 제품을 저장할 수 있다해도 무조건 저장이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우선 비축하는데 수압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치선정부터가 까다롭다. 「K1」은 한강바닥보다 무려 40m 아래에 건설되어 있으며 「U2」는 바다수면보다 60m아래 동굴이다. 또 굴을 파기 위해선 단단한 돌산이어야 한다. 흙동굴 같으면 저장된 제품이나 원유가 모두 스며들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흡수가 전혀 안되는 단단한 석질이어야 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지하 비축의 요체는 수압이다. 아무리 돌로 된 동굴이라 해도 균열이 있어 그 사이로 저장된 원유나 제품이 빠져나가기 십상이다. 때문에 바위틈으로 물이 들어와 기름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는 삼투압의 원리이다. 비중이 큰 물이 이보다 비중이 작은 기름이 바위틈으로 흘러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한마디로 동굴을 판다음 그곳에 기름을 쏟아부어놓으면 외부로부터 물이 쉴새없이 스며들어와 기름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지하비축 방식이다. 동굴을 둘러싼 지하수맥이 기름의 유출을 완전무결하게 차단하는 것이다. ▷지하동굴방식의 문제점◁ 그러나 지하동굴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스며드는 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점이다. 그대로 놔두면 기름대신 언젠가느 물로 가득차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상탱크 방식과 달리 밑바닥이 경사지게 설계되어 있다. 물은 기름보다 무겁기 때문에 스며든 물은 모두 맨 밑바닥에 가라앉고 이는 다시 경사진 밑바닥을 따라 우묵하게 파놓은 동굴바닥의 우물에 모이게 된다. 지하수가 집중된 곳에는 이를 밖으로 품어내는 대형파이프가 설치되어 있다. ▷비축의 경제성◁ 이들 비축기지에 현재 비축물량은 원유 3천8백만배럴,석유류제품 1백50만배럴로 우리나라 석유소비량의 40일분에 해당된다. 처음 건설때만 해도 60일분 이었으나 해마다 석유소비가 늘어 지금은 40일분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하에 동굴을 파고 지상탱크를 짓는 등 비축기지 건설에 투자된 돈은 총 2천9백억원. 이곳에 저장할 원유 및 석유류 제품 구입비는 9천억원으로 비축하는데 총 1조1천9백억원이 들었다. 물론 이 돈은 그동안 거둬들인 석유사업기금으로 충당했다.비축기름을 그대로 놔두면 원유박테리아 등이 생겨 못쓰게돼 유지관리하는데도 돈이 든다. 현재 5개 비축기지에 기름의 유지관리를 위해 파견된 유개공 직원만도 모두 2백여명. 이들의 인건비를 포함,비축된 기름의 연간 유지관리비는 원유는 배럴당 평균 1백90원,제품은 배러당 평균 1천38원이다. 지하냐 지상이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데 지하동굴은 건설비가 많이 소요되는 반면 유지관리비는 적다. 이처럼 유지관리비에다 건설비 등 투자된 돈의 금융비(이자)까지 합치면 비축된 기름값은 배럴당 평균 40∼50달러선에 이른다. 정유사가 산유국으로부터 당장 살 수 있는 원유가에 비해 거의 두배나 비싸 경제성 면에선 거의 제로이다.
  • 외언내언

    독재자는 전쟁을 먹고 산다. 독재체재는 원래 「합리」와 「이성」 「민주」라는 풍토속에서는 존립이 어렵다. 그래서 그들은 흔히 「민족의 자주성」 「위대한 우리 조국」 등 헛구호를 외치며 백성을 최면술에 걸어가다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국민을 전쟁마당에 몰고 간다. ◆후세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8년간의 이란과의 전쟁으로 피폐된 이라크를 숨돌릴 사이도 없이 또 새로운 전쟁으로 밀어넣었다. 「성전」이라는 이름으로 이슬람권의 협력을 기대하며 다국적군이라는 「거인」을 상대로 1천8백만 이라크 국민들을 죽음의 전쟁 마당으로 떼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후세인은 서구는 물론 아랍권에서도 요르단처럼 후세인의 그림자만 봐도 겁을 먹는 나라를 제외하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정도가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형편. ◆이처럼 아랍국가들마저 외면하고 있는 후세인을 북한이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북한은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걸프전에 대한 보도태도를 보면 완전히 이라크 일변도. 북한의 신문·방송들은 지난 17일 전쟁이발발하자 일제히 「미제의 침략전쟁 도발」이라고 표현했고 노동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확대하려는 일환으로 주권국가에 대한 군사적 침략을 감행했다』고 맹비난,걸프전에 대한 북한의 시각을 뚜렷이 드러냈다. 이라크의 이스라엘 공격도 「정당한 것」으로 주장했다. ◆전황보도에서도 이라크측 발표만 인용,보도하고 있다. 북한의 신문과 방송들은 19일 바그다드 방송을 인용,전쟁발발 이후 다국적군 비행기가 94대나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63년 이후 이라크와 단교상태에 있다. 그런데도 이라크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석유공급을 구걸하고 무기수출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되긴 하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략행위를 규탄하고 나선 유엔결의안은 소련과 중국도 지지한 사안임을 감안하면 아마도 독재와 체제유지 방법의 유사성 때문에 김일성은 심정적으로 후세인을 지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경제난·분규회오리/동구 권위주의 회귀 우려

    ◎개혁진통의 터널서 혼미 거듭/소,보수파들 득세… 권력집중화 추구/자치공 독립시위 유고,독재화 뚜렷 동유럽 국가들의 개혁이 여러가지 여러움에 부딪히면서 권위주의와 독재출현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해와 탈냉전의 급속한 도래를 꿈꾸고 있던 낙관론자들에게 악령처럼 다가오고 있는 권위주의의 검은 그림자는 폴란드 체코 유고는 물론 소련에도 짙게 드리우고 있다. 89년과 90년 가을까지만 해도 동유럽은 일당 독재와 경제적 낙후의 오랜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적 견해가 풍미했었다. 이런 견해가 비관적견해에 자리를 양보하기 시작한 데는 개혁정책이 실시된 이후 경제가 오히려 더 악화되거나 과거에는 그럭저럭 넘어갔던 인종분규가 개방과 더불어 자유롭게 표출되면서 국가분열의 지경으로까지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위협에 당면,불확실성의 시대를 맞고 있는 이들 나라에서 지도자들은 점차 거대한 권력의 탑을 쌓아 문제에 대처하려 하고 있고 일부 국민들도 강력한 정치로안정을 찾기를 희망하는 나머지 선동가나 독재적 성향이 농후한 지도자들을 추종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끝난 소련의 제4차 인민대표대회에서 고르바초프는 소련 역사상 최대의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미 지난 3월에도 헌법을 개정,대통령직을 신설하고 군통수권을 장악한 바 있고 소요지역에 직접 통치령을 발휘할 수 있는 비상권한도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 여기에 12월 헌법개정에서는 내각을 직접 통제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연방위원회와 안보위원회를 두도록 함으로써 그가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은 문서상으로는 「가공할 만한 것」이 됐다. 서방측은 어떻게 해서든지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도우려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의 권력집중에 대해 거의 아무말도 하지않고 있지만,셰바르드나제 전외상은 보수파의 득세에 항의,사임을 발표하면서 권력 집중에 우려를 표명했다. 개혁파들이 권력집중을 우려하는 일면 고르바초프의 주위에는 탈소독립을 꾀하는 개별 공화국과 경제난에 강력히 대처할 것을 요구하는 보수파들이 득세하고 있다. 인민대표대회에서 개혁파 대의원들이 「군이 우리를 통치해 달라고 구걸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을 할 정도로 강성 통치를 그리워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치공화국들의 독립 움직임과 인종간 분규로 연방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유고슬라비아도 형편은 살얼음을 딛는 듯한 지경이다. 북부의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공화국은 세르비아의 헤게모니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12월말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통과된 바 있다. 미CIA가 18개월내에 유고연방이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에맞서 유고 최대의 공화국인 세르비아는 사회당(구공산당)의 슬로보단 밀로세비치후보가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다. 그의 승리는 세르비아 민족주의에 편승한 것으로 그는 다른 자치공화국들의 분열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견지해 오고 있어 유혈사태와 독재로의 회귀가 염려되고 있다. 유고의 한 언론인은 유고의 사태를 두고 『민주주의가 문밖에 와서 노크를 하는데 우리는 집에 없어서 민주주의를 맞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보여지던 체코도 최근 인종분규로 시끌시끌하다. 집권 1년동안 국민들로부터의 신망과 존경을 바탕으로 변화를 이끌어 오던 하벨대통령이 12월중순 의회에 대해 「국가가 분열의 벼랑위에 서 있다」면서 비상대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상대권에는 입법거부권 비상사태선포권 의회해산권 대통령령에 의한 직접 통치권 등이 포함돼 있다. 하벨이 이같은 권한을 요구하게 된 것은 최근 슬로바키아지역의 자치확대요구가 분열로 치달을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업화된 체코지역과 농업위주의 슬로바키아 사이의 보이지 않던 인종적 경제적 갈등이 심각한 상태로 발전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하벨이 권력을 민주적으로 행사할 것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아직은 많지 않지만 하벨의 후임자는 어떨까라는 질문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될 것이다. 인종분규라면 거의 무풍지대에 가까운 폴란드에서도 대통령선거를계기로 권위주의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웬사대통령은 노조지도자로 있는 동안에도 성격이 권위주의적이라는 지적이 따르곤 했는데 선거기간중 개혁에 장애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도끼」를 들겠다고 말해 우려를 샀다. 티민스키의 정책비판에 대해서 국가비방죄가 적용되는 것을 수수방관한 것도 앞으로 야당세력에 대한 대응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정정불안이 끝이 없는 루마니아에서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했던 욘 안토네스쿠장군이 반공이라는 것 하나때문에 찬양되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89년부터 공산당 일당독재가 무너지면서 동구에서는 「과거의 것은 모두 쓰레기」라는 인식이 널리 번지고 있다. 자기부정과 가치혼돈의 틈새를 비집고 징고이즘과 파시즘의 선동장이 마련되고 있고 개혁 추진세력들은 뚜렷한 성과도 구체적 대안도 없이 정치권력만 강화시키는 행동을 되풀이 하고 있다. 낮은 생산성,낙후된 시설,뒤떨어진 기술수준,평등주의에서 오는 나태한 근로윤리는 치유되지 않은 채 개혁은인플레와 외채 소비지향적 전시효과를 불러 들이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협력기구의 무력화와 소련으로부터의 값싼 원유공급의 감소로 경제는 여간해서 회복될 전망이 서지 않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에다 1월1일부터 소련원유를 모두 경화로 결제해야 한다는 것이 더욱 동구의 개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은 이러한 혼란을 극복키 위해 자꾸만 권력을 키워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이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제3세계 특히 중남미의 현대사는 혼란과 권위주의로 상당한 친화력이 있으며 민주화는 단지 혼란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을 낳는 요인의 근원적 자유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런 교훈이 동유럽 지도자들에게는 한가한 소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부자를 구하기 위해 가난한 자를 도와야 한다」는 말처럼 동구의 개혁을 지원해야 할 서방국가들도 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해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동유럽의 민주화와 정치적 안정이 희생될 경우 대외적 파급효과는 상상만 해도 엄청난 일이지만 동유럽국가들은 서투른 곡예사처럼 하루는 민주화로 하루는 독재로 기우뚱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 “반전여론 무마” 부시의 평화제스처/대 이라크 외무회담 제의배경

    ◎일전 앞두고 EC 등의 개별협상에 쐐기/“무조건철군” 주장 불변… 대좌성사 불투명 미국과 이라크가 오는 7일부터 9일 사이 스위스에서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개최해 페르시아만 사태를 협의하도록 하자고 한 조지 부시 미대통령의 새로운 제의는 이라크의 쿠웨이트철군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국내외에서 확산되고 있는 페만 전쟁에 대한 우려 여론을 무마하면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외교 군사압력의 주도권을 거듭 행사하기 위한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새로운 제의가 미국이 앞서 제시한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의 바그다드 방문과 직접협상 시한이 만료되는 3일에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이번 제의를 통해 앞서 자신이 제안했던 양국의 외무장관간의 상호방문을 통한 직접협상 방안은 이제 시기만료로 소멸됐음을 선언하면서 이라크에 대해 최후의 양국간 직접협상 기회를 다시 한번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부시대통령의 이번 제의는 또 앞서 있었던 미·이라크간 직접대화 제의와 마찬가지로 부시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노력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효과도 겨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내외에서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이라크의 쿠웨이트철군 시한이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페만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회담은 성사되지 않고 양측이 군사력 집중에 주력,전쟁가능성이 현실적인 것으로 다가옴에 따라 어떻게 해서든지 전쟁은 피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군사력 행사에 비판적인 여론이 부상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에 대한 견제는 우선 미의회에서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4일 부시대통령과 의회지도자들과의 회동을 마치고 나온 조지 미첼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이날 대화가 솔직했다고 말했다. 양측간의 의견차이가 뚜렷하게 표현됐음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의회는 이미 전쟁 수행과 관련,부시대통령이 의회의 승인없이 전쟁을 선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미첼 원내총무는 『대통령이 자기자신에게만 이 나라를 전쟁으로 몰아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말하고 만약 이라크의 쿠웨이트철군이 오는 15일의 시한내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군사력 행사를 포함,모든 조치를 강구하도록 승인한 것과 같은 결의안이 미의회에 제출될 경우 의회는 이를 부결시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쟁반대의사를 명백히 했다. 물론 미의회 의원들의 전부가 이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공화당을 중심으로 일부 의원들은 전쟁돌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를 의회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들도 결국은 의회가 현재와 같은 부시대통령의 페이스에 일단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편으로 볼수 있다. 외교정책연구소의 아담 가핑켈연구원의 지적처럼 미국민은 아직 전쟁의 희생을 치를 태세가 돼있지 않으며 대통령과 의회간의 전쟁선포 및 수행권을 둘러싼 헌법상의 권한 다툼과 여론의 분열이 미국의 입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같은 국내 상황에 못지않게 나토 동맹국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독자적인 평화중재 움직임도 부시대통령에게 짐이 되고 있다. 독일과 벨기에를 비롯,EC 일부 국가들은 베이커장관의 이라크 방문시기 문제로 미·이라크간 협상이 성사되지 못하자 이라크와의 독자적인 접촉을 모색해 왔으며 4일 개최되는 EC외무장관 회담에서 EC특사의 이라크 파견문제 등 이라크와의 협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C는 그러나 영국 등 일부 강경 국가들이 특사를 이라크에 파견하는 것은 평화를 구걸하는 인상이 짙다며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을 EC로 오게할 것을 주장,이견 대립을 보여 왔으며 부시대통령의 이번 제의는 EC의 이같은 움직임에 김을 빼 버린 격이 됐다. 미국이 새로이 이라크에 회담을 제의한 이상 EC와 이라크간의 대화 문제는 뒷전에 돌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제의로 과연 미국과 이라크간의 직접 대화가 실현될지 나아가서는 페만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부시대통령 자신이 이번 대화조차 협상이 아니라 이라크가 무조건 철수해야 한다는 통첩을 전달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EC 역시 공식적으로 이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라크가 시한내에 철군을 하지 않을 경우 부시대통령이 전쟁을 회피할 것같지는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유럽 외교관도 미국이 전쟁에 들어가면 EC는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외언내언

    못 믿을 사람들. 남북을 오갈 때는 상호 안내와 질서에 따른다는 합의사항을 휴지쪽같이 구겨버린 북측 기자들의 기습취재가 아닌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앞으로 그들과 무슨 약속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남한사회라 해서 약점이나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따닥따닥 붙어 사는 달동네도 있고 더러는 전철 안에서 혹은 지하도에서 구걸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런 것도 모두 보여주마고 했다. 그런데 바람난 과부 야반 도주하듯 눈을 기이며 신의를 깨뜨릴 일이 무엇인가. 취재는 좋다. 하지만 걱정은 신변안전. 「손님」 아닌 「적」으로 치부하는 과격 우익이 눈을 부라리고 있는 것이 남한사회이기도 하다. ◆무언가 나름대로의 치밀한 계산이 있는 「작전」이었던 듯하다. 만에 하나 과격분자에 의해 폭력을 당했다면 그 또한 악선전의 자료로 삼고자 하지나 않았는지. 이 사태에 대해 이쪽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그쪽 책임연락관 왈 『남이나 북이나 기자들은 통제하기 어려워서…』. 대통령의 성인 「노」를 「물」로쓸 수 있는 남쪽 「언론」과 수령의 배지를 가슴에 달고 다니는 그쪽 「앵무새」의 차원이 같다는 말인가. 삼척동자가 들어도 배꼽을 쥘 궤변이다. ◆그래,「림수경」양 집을 취재했다고 하자. 북의 사회라면 이미 「백골이 진토」되었을 「림수경」양이 살아 있는 얘기는 접어두자. 그 집의 사는 형편이 어떻던가. 못살던가,감시를 받던가,박해를 받던가. 공직의 책임자로 그 자리에 변함이 없는 그 아버지도 보았을 것이다. 그 부모에게서 꿇리는 그림자라도 보았던가. 그 모든 얘기를 과연 돌아가서 그대로 쓸 수 있는 것인가 묻고 싶다. 우리 기자가 북에 갔을 때 김현희양 부모를 회견하게 할 수 있겠는가까지도. ◆요다음 우리 기자들이 갈 때는 취재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야 한다. 서로 취재의 자유를 갖는 건 신뢰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좋은 것. 다만 이번 북쪽 기자들의 의도적 파약행위는 이쪽의 신뢰에 금이 가게 한 것이 문제다. 「큰 약속」에 대한 의심까지 심어버린 게 아닌가.
  • 쌍방 대변인,“핵심 못본다” 상대 제안 비판

    ◎3차 총리회담 제2일 이모저모/“군사 미루고 관광이라니…” 북/“먹고 먹히는 관계 아니다” 남 ▷기자회견◁ 전체회의가 끝난 뒤 남북 대표단의 임동원 대변인과 안병수 대변인은 각각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에 임하는 입장과 앞으로 대응방향 등을 설명. 쌍방 대변인들은 그러나 서로 상대방의 제안을 『문제의 핵심을 바로 보지 못 하고 있다』면서 강한 톤으로 비판을 가해 자신들의 홍보에만 급급한 인상. 특히 이날 회견에서는 지난 1차 때와는 달리 북측 기자들이 남북 대변인 모두에게 활기찬 질문공세를 폈는데 남측 대변인에게는 북측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남측의 통일관이 뭐냐』는 식으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 이날 먼저 기자회견을 가진 북측의 안 대변인은 경제협력과 물자교류를 장사와 관광에 빗대 『군사와 평화문제라는 중요한 현안을 뒷전에 미뤄놓고 우선 관광이나 장사부터 하자는 것은 천진난만한 발상』이라며 우리측을 매도. 안 대변인은 또 고위급회담을 통해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면서특히 남측이 「힘의 우위」에 입각한 전쟁억지론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최근 남측의 차세대전투기 도입 등 군사현대화에 대한 북측의 경계심을 반영. 그는 불가침선언과 관련,『남측이 이 선언의 채택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은 미군 철수를 원하지 않는 남측의 태도때문』이라고 공박하면서 ”이는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세에 의존해 분열상태를 지속시키려는 반통일적,반민족적 행위』라고 주장. 안 대변인은 노태우 대통령 방소를 겨냥,『회담은 지지부진함에도 불구,외국을 찾아다니며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이런저런 청탁을 하는 구걸외교의 상징』이라고 비난한 뒤 『대화에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맹공. 안 대변인은 또 북측 태도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는 강 총리의 도쿄 발언을 문제삼으며 『정면에서 하는 얘기 다르고 뒷전에서 하는 얘기 달라서야 어찌 남북관계가 개선되겠느냐』며 비난을 계속. 안 대변인은 이어 유엔가입·팀스피리트훈련·방북구속자석방 등 3대 선결과제에도 언급,『남측이 이들 문제를 해결하려는의지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면서 특히 구속자 석방과 관련,『1명이 나오니까 3명이 다시 들어갔다』고 비아냥. 우리측 임 대변인은 불가침선언과 관련,『지금까지의 국제관례로 볼 때 주권을 존중하는 국가들 사이에 이행에 대한 확신이 설 때만 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상대국가의 경계심을 해이시키고 안보태세를 교란시켜 불가침선언을 악용한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히틀러와 스탈린간의 2차대전 전 독소불가침협정을 구체적으로 거론. 임 대변인은 『따라서 확실한 이행보장장치 강구 등 실효성이 마련될 때만 불가침선언은 제대로 의미를 가진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 마련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우리측 입장을 재차 강조. 그는 또 『편지왕래와 이산가족 상봉 등 가장 초보적이고 인도적인 문제도 해결치 못하고 고위급회담이 열리는 중에도 상대방을 비방 중상하는 현실에서 과연 불가침선언이 효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회의를 표시. 임 대변인은 북측이 북방외교를 거론한 것과 관련,『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남북이 함께 화해와 협력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점을 북측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북측의 시각변화를 촉구. 그는 또 남측 정부는 동서독 통일과 같이 흡수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느냐는 북측 기자의 질문에 정색을 하며 『남북관계를 먹고 먹히는 관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 임 대변인은 끝으로 『지난 45년 동안 남북간에 쌓인 오해를 한두 번에 풀 수는 없다』고 솔직히 시인하면서 『그러나 만남을 거듭할수록 서로 상대방을 이해,이견을 좁힐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피력. ▷KBS 방문◁ 연 총리 등 북측 대표단 일행은 이날 하오 3시20분쯤 KBS 신관을 방문해 서기원 사장 안내로 보도본부·라디오공개홀·TV공개홀 등을 약 1시간30분 동안 차례로 둘러봤다. 이날 현관에서 서 사장 등 KBS 중역진들과 드라마를 녹화중이던 김영애·유인촌씨 등 탤런트 20여 명이 나와 북측 대표단을 영접. 탤런트 중 사미자씨가 대표로 연 총리에게 양란 꽃다발을 건네주면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고 하자 연 총리는 미소를 띤 채 『반갑습니다』라면서 손을 건네 악수. 연 총리는 이날 TV공개홀에서 마침 녹화중이던 「가요 톱10」프로를 10여 분 간 관람하다 「그대여」 「흔들흔들」 등 우리측 유행가를 듣고 박수를 치기도. KBS측은 이날 연 총리에게는 양복지와 부인용 한복지를,대표단에게는 양복지,나머지 수행원 및 기자들에게는 국산 여자용 손목시계 1개씩을 선물로 증정. 평양방송의 한 기자는 우리 기자들이 『왜 북한방송에는 사건·사고기사가 나오지 않느냐』 『왜 위정자들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느냐』는 등의 질문을 하자 『북조선의 보도원칙은 사회의 긍정적인 면들을 보여줌으로써 인민들을 선도하는 것』이라며 『위정자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다』고 대답해 북한 언론의 실상을 전달. ◎“음악인처럼 잘해 박수받자” 연총리/“이산가족 문제도 해결돼야” 강총리 ▷회담장◁ 12일 상오 9시57분쯤 강영훈 총리를 비롯한 우리측대표단 7명이 회담장에 입장한 데 이어 연형묵 총리 등 북측 대표단 7명이 도착,회담에 앞서 전날의 일정 등을 화제로 10여 분 동안 환담. 남북 대표단은 자리에 앉으면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는데 기자들이 거듭 포즈를 요구하자 연 총리는 『완전히 배우노릇하는 구먼』이라고 농담. 먼저 강 총리가 『잠자리가 불편하지 않았느냐』며 인사말을 건네자 연 총리는 『덕분에 잘 쉬었다』고 화답. ▲강 총리=어제 국회 때문에 만찬을 서둘러 끝내 미안합니다. ▲연 총리=늦게까지 했습니까. ▲강 총리=나는 인사말만 하고 나왔지만 국회 예결위는 자정까지 했습니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질타하고 비판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민주주의가 발전되는 거지요. ▲연 총리=어제 송년음악회 행사조직을 잘해주어 고맙습니다. 김진명 선생이 나이가 많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강 총리=나는 어제 전화 몇 통을 받았습니다. 김 선생 등은 만나고 우리들은 왜 못 만나느냐고 합디다. ▲연 총리=예술인들은 회담이나 편지교환도 없이 잘 만나고있어 부럽습니다. ▲강 총리=이번에 이산가족 문제도 잘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연 총리=어제 공연은 참 잘됐습니다. 우리도 그 사람들 못지않게 잘돼야 할텐데 남북 관계진전의 주역을 맡은 우리가 뒤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은 노래만 불러도 박수를 받는데 우리는 더 좋은 일을 하고도 박수가 없습니다(일동 웃음). ▲강 총리=음악인 체육인은 이념이나 이데올로기가 없으니 잘 만나는데 이데올로기 있는 것이 문제지요. ▲연 총리=구속자문제도 해결돼야 하지 않습니까. ▲강 총리=마음은 아프지만 법을 어겨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이어 두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다루어야 할 의제와 각기 주장을 담은 기조연설문을 낭독. 한편 김종휘 우리측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연 총리를 찾아가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 일정 합류로 13일의 비공개 전체회의에는 참석치 못 한다』면서 양해를 구하기도. ▷기조연설◁ 이날 양측의 기조연설문에는 상대방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지 않아 이번 회담에 임하는 양측의 입장을 반영해주는 듯해 주목. 강영훈 국무총리는 연설 모두에 남북관계의 비정상화를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남북고위급회담이 시작된 지난 9월 이후에도 북측은 우리측에 대한 비방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측 최고책임자에 대한 비방까지 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한편으로는 회담을 진전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우리측 일부 재야인사들의 불법적 행동을 선동·고무하고 있다』고 일침. 강 총리가 이어 그 동안 북측의 약속불이행 사례로 아웅산테러·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을 거론하자 연형묵 총리는 몸을 뒤로 젖힌 채 굳은 표정을 짓기도. 강 총리는 북측의 군사적 대결상태해소 주장에 대해 『이는 소극적 의미에서 평화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평가한 뒤 우리측의 교류협력 제의는 『적극적 의미에서 평화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하자 연 총리는 애써 수긍을 하지 못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모습. 강 총리는 특히 남북 관계개선 요구를 북측이 계속 「분열지향」이라고 몰아세우는 것을 염두에 둔 듯 『남북 관계개선은 분열지향이 아니라 「화해지향」이며 2개 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공동체 기초 위에 하나의 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다소 높여 역설. 우리측 기조연설이 끝난 뒤 기조연설에 나선 연 총리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의식,우리측의 북방외교를 상당히 구체적인 어휘를 동원해 비판했는데 이를 「청탁외교」로 규정한 뒤 『동족끼리 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고 자기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먹이기 위해 다른 나라의 간섭과 개입을 간청하는 것은 분열주의적 태도이며 사대주의적 사고』라고 매도. ▷공연관람◁ 북측 대표단은 이날 하오 국립극장에서 90송년통일음악회에 참석한 남북한 전통음악인들이 펼친 특별공연에 우리측 대표단과 나란히 참석. 예정보다 20여 분 늦은 하오 5시50분쯤 북소리와 함께 막을 올린 음악회는 지난 9,10일 이틀 동안 열린 송년통일음악회의 진행과 별다른 차이없이 남북 음악인들이 출연,전통민요와 사물놀이 등을 공연,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 연 총리는 특히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힘찬 박수로 이들을 격려했으며 공연말미에 작곡자인 안병원씨의 지휘로 「우리의소원」을 합창할 때는 따라부르기도.
  • 「앵벌이」상대 억대 갈취/4명 영장/장애자 취업시켜주고 돈 뜯기도

    서울시경은 3일 이영진씨(34ㆍ전과 13범) 등 4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 등은 지난해 11월 영등포역에서 속칭 「앵벌이」로 거지흉내를 내던 이모씨(53)에게 『말을 듣지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이씨가 구걸한 돈 가운데 날마다 2만5천원씩을 뜯는 등 지금까지 서울역과 영등포역 일대 「앵벌이」꾼 20여명으로부터 1억5천여만원을 뜯어온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또 지난달 26일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길에서 길가던 저능아 박모군을 경기도 구리시 D화학 유기가스배출 작업장에 일하도록 소개해주고 5만원을 받는 등 가출소년 5명을 환경유해업소에 취직시켜주고 소개비조로 20여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 김대중 평민총재 일문일답

    ◎“남북 총리회담 성공위해 적극 협력/내각제 포기등 여권 자세변화 기대”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1일 기자회견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중동사태 등에 대한 입장표명에 곁들여 정국타개를 위한 여권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김총재는 『하한기 정국이 끝나고 가을정국에 들어서는 만큼 정치인으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상 정국을 푸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면서 사퇴정국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정국타개를 위한 여권의 내각제개헌 포기선언,지자제 전면실시,13대 국회해산및 총선실시,「날치기통과법안」에 대한 시정조치 등 4개 요구사항을 수용할 것을 주장하면서도 『현재의 파행정국의 근본책임은 여권에 있으나 제1야당의 입장에서도 정국을 풀어야 할 책임이 없지않다』고 전제,『여권이 책임있는 자세로 나올 때 우리도 긍정적인 입장에서 여권과 대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총재와의 일분 일답. ­김총재가 난국타개방안을 제시한 것은 국회정상화를 위한 평민당의 태도변화로 유추해석해도 되는가. ▲여당은 지금까지도 파행난국에 대한 시정조치는 한건도 취하지 않고 선전만 요란하게 하고 있다. 상대방이 상응할 만한 조치를 보일 때에만 부분적인 변화도 가능한 법이다. 정부ㆍ여당은 야당을 자극만 하고 있다. 특히 정부ㆍ여당은 총력을 다해 야권통합을 방해했고 이에대한 확실한 증거도 갖고 있음을 밝혀둔다. 함평ㆍ영광 보궐선거문제에 있어서도 여권은 우리 당에 가장 고통을 주는 시기로 선거날짜를 잡아놓고 있다. 우리 당으로서는 현재 변화하고 싶어도 변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대화를 위해 여권이 취해야 할 조치는. ▲내각제개헌 포기라는 여권내부의 움직임이 공식적으로 표면화되면 여야 대화재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자제선거는 과거 합의대로 실시되어야 한다. 최근들어 태도변경의 기미는 보이지만 종전입장을 고집하면 결코 대화의 길은 열리지 않는다. 여권과의 대화를 구걸치도 않겠지만 원칙있는 대화를 피하지도 않을 것이다. 확고한 원칙위에서 국정을 올바르게 풀겠다는 유연한 태도를 지켜나가겠다. ­남북 총리회담의 성공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는데,구체적인 협력방안은. ▲이렇게 기자회견을 갖는 것도 일종의 협력이다. 노정권은 남북문제를 정략적으로 악용해왔지만 이번 회담이 지니는 민족차원의 중대성에 비추어 지지와 협력을 표명하는 것이다. ­함평ㆍ영광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은. ▲아직 참여여부를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내주중 결론을 내리겠다. ­야권통합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언제까지 기다릴 것인가. ▲우리 당은 두차례에 걸쳐 통추회의의 통합방안을 받아들였다. 그런 만큼 통추회의가 적극나서 민주당과 절충을 벌여달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민주당과 재야의 절충결과가 내주초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결과를 기다려보겠다.
  • “전면전 임박”… 불안한 페만현장

    ◎이라크,“주민 아사지경”… 봉쇄해제 호소/외국항공사들에 영공 재개방/핵ㆍ화학무기 전면폐기 제의도/부시,전쟁준비 박차… 이스라엘선 식량비축령 ○…살람 사에드 이라크 보건장관은 23일 WHO(세계보건기구),FAO(식량 농업기구),UNICEF(세계 아동복지기금)등 유엔산하기관에 유엔의 경제제재로 이라크 국민들,특히 어린이들이 굶어 죽을 위험에 처해있다며 이들 유엔기관들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제재조치를 해제시키기위해 노력해줄 것을 호소했다. ○…핵확산방지조약의 이라크측 수석대표인 압둘 라힘 알 키타는 23일 중동지역에 배치된 외국군등이 핵무기로 무장,이 지역에 큰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라크는 국제감시하에 중동을 핵무기ㆍ생화학무기 및 기타 대량파괴력을 갖춘 무기가 전혀 없는 지역으로 만들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모든 외국항공기들에 영공을 개방,쿠웨이트에서 소개된 소련인들이 바그다드를 통해 바로 소련으로 향하는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유리 그레미츠키크 소련외무부 대변인이 23일 말했다. 그레미츠키크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영공개방선언을 해놓고 있어 중동 철수 소련인 제4진은 바그다드에서 소련으로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측이 쿠웨이트 침공직후 폐쇄한 자국영공을 재개방하겠다는 점을 하루전인 22일 소련측에 통고해왔다고 밝히면서 이 조치는 아에로플로트 항공뿐아니라 다른 외국의 항공사에도 유효,미국의 팬암항공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라크군,탈영 속출 ○…쿠웨이트에 주둔하고 있는 일부 이라크군이 매일 사막을 횡단,사우디아라비아로 탈주해오고 있다고 알 고사이비 바레인주재 사우디대사가 23일 말했다. 알 고사이비대사는 이라크군이 음식과 식수가 부족해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사기마저 떨어져 적은 수이긴 하지만 매일 탈영병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몇명의 이라크군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넘어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숫자가 적어도 수십명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장을 갖추고 차량을 이용,사우디로 넘어오는 이라크병사도 있다고 말하고 많은 이라크군이 음식과 식수보급이 제대로 안돼 쿠웨이트에서 구걸을 하고 있다고 주장. ○…이스라엘 당국은 23일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비,시민들에게 2주일분의 식량과 소화기ㆍ구급약품ㆍ창문을 막을 테이프등 차단물품 등을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인들은 방공호를 정비하고 가정에 통조림과 식수 및 기타 구급물품들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 신문들은 이날 일제히 일면 머릿기사를 통해 이스라엘에 전쟁발발 가능성과 관련한 혼란이 일고 있다고 말하면서 일례로 한 수입업자는 22일 방독면에 대한 전화주문을 받기 시작한지 1시간만에 1천여개를 팔았다고 전했다. ○…부시 미대통령은 22일 예비군동원령에 서명한 직후의 기자회견에서 강경일변도로 이라크를 비난하면서도 미ㆍ이라크 대결을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문호가 열려있음을 지적. 그는 막후에서 수많은 외교행위가 진행되고 있음을 밝히고 후세인대통령이 『모든 카드를 테이블위에 내놓으면』대화할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페만위기와 관련,『모든 미국국민들은 전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에너지도 절약할 것을 촉구했다. ◎“너희들이 여기있어 전쟁 막는다”/후세인,서방어린이인질과 만나 ○TV,회동장면 방영 ○…이라크TV는 24일 후세인대통령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단의 서방어린이들과 만나는 장면을 방영했다. 후세인대통령은 이라크에 인질로 잡혀있는 서방어린이들에게 『너희들이 여기있는 것은 곧 전쟁을 방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세인과 어린이들이 만난것이 언제인지는 확실치 않다. ○…수천명의 이라크어린이들이 부시미대통령과 대처 영국총리에게 이라크를 공격하지 말라고 항의하는 편지를 보냈으며 또다른 수백명의 어린이들은 바그다드주재 미대사관앞에서 중동에서의 미군사력 증강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일미군 동원체제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중인 미군은 23일 동원체제에 돌입했으며 군사소식통들은 이번 동원체제 돌입이 중동위기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일본의교도(공동)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나하 미해병본부대의 관계자들은 22일 사세보기지로부터 나하기지에 도착한 수륙양용수송선 듀부크호(1만6천5백t)가 앞으로 어디로 항해할 계획인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에 억류돼있던 일본인 1백78명이 바그다드의 한 호텔로 옮겨졌다고 일본 NHK­TV가 23일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외무부의 소식통을 인용,숫자 미상의 일본인들이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의 한 호텔로 이동됐다고 밝혔다. 일외무부는 그러나 이같은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요르단선 국경 폐쇄 ○…이라크 및 점령당한 쿠웨이트에서 탈출한 외국난민들이 매일 수천명씩 쏟아져 들어옴으로써 요르단에 난민 압력이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요르단은 22일(현지시간)자정을 기해 이라크와의 북동부 국경을 폐쇄했다고 살람 알 마사데 요르단 부총리겸 내무장관이 23일 발표했다.
  • “남북대화 거부” 북한의 속사정

    ◎북방정책에 위기감… 한ㆍ소ㆍ중 접근 견제/남북 긴장감 조성,내부단속 겨냥/상식이하 용어로 한ㆍ소회담 노골적 비난/대화재개엔 북경태도가 변수로 한소 정상회담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북한이 또 다시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나섰다. 북한은 13일 남북 국회회담준비접촉과 고위급예비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앞으로 상당기간 남북회담에 불응할 뜻을 내비췄다. 북한은 특히 이날 전통문에서 노태우대통령을 「귀측 당국자」라는 상식이하의 표현을 사용하고 한소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우리의 내부문제를 밖으로 들고 다니며 청탁,구걸하는 식으로 분별없이 처신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불편한 심기를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북한은 지금까지 노대통령을 지칭할 때 「최고 당국자」 또는 「최고위급」이라는 표현을 사용,어느정도 우리측 집권자를 예우해 왔었다. 북한의 원색적 비난은 이밖에도 전통문의 여러 군데에서 나타난다. 『민족 내부 문제를 남에게 의존하여 어느 한쪽으로만 끌고 가려는 것은참으로 민족의 장래를 위태롭게 하는 사대행위이며 동족간의 대화를 안중에 두지 않는 반민족적 분열행위』라고 한소 정상회담을 비난한 데 이어 유엔가입문제에 대해서도 『유엔 단독가입이나 동시가입은 현 분열상태를 합법화ㆍ고정화하여 두개의 조선을 만들기 위한 책동』이라고 강변했다. 북한은 이와관련,지난 5월24일 김일성의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 시정연설에서 제기시 「남북 유엔단일의석 공동가입안」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장,사고의 편협성을 보였다. 결국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직접적으로 기존의 남북회담을 거부하고 간접적으로는 한소,한중간 관계개선에 제동을 걸려는 다목적용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테면 북한은 정상회담까지 갖는등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는 한소관계 발전속도에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한중 관계개선을 자신들이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생각,이를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가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제도라는 환상에서 「우리식대로 살자」는 폐쇄정책을 고집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이날 전통문에서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필요한 사회개혁을 성과적으로,그것도 철저히 수행해 우리사회를 개방했으며 지금도 우리식대로 사회를 계속 개조하며 완성해나가고 있다』고 거듭 밝혔는데 바로 이 대목이 북한측의 경화된 자세를 대변한다고 분석된다. 북한은 또 남북대화를 거부함으로써 한소 정상회담이후 우리내부에서 일고 있는 「대북개혁ㆍ개방유도정책」 「남북 정상회담실현」 「유엔가입추진」 등 후속조치 마련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동시에 이를 희석시키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짐작된다. 북한이 국가보안법철폐및 콘크리트장벽철거 등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데서 연유한다. 즉,북한은 국가보안법철폐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남한내 반정부세력에게 투쟁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통일원측은 분석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대남강경노선을 견지,남북간 긴장감을 조성함으로써 사상투쟁을 강화하고 내부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통일원의 한당국자는 설명한다. 한마디로 북한이 김일성시정연설의 다음 단계로 구체적인 대남제의를 연달아 발표하던 예년과는 달리 대화거부를 들고 나온 것은 예상치 못한 한소 정상회담의 여파로 대남전략궤도를 수정한 것으로 읽혀진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로 볼 때 당분간 남북대화의 재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련의 정치ㆍ경제적 대북압력과 오는 9월 북경아시안게임을 전후한 한중 관계개선등으로 인해 북한의 폐쇄정책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북대화의 활성화는 북경아시안게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남북문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리고 소련은 대한관계정상화를 공식선언한 만큼 이제는 한중 관계개선에 임하는 중국측의 태도가 남북 대화재개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리란 전망이다. 결국 남북대화재개 및 이에따른 한반도 긴장완화는 북한의 마지막 이념적 동지인 중국과 우리와의 관계개선 정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 미ㆍ소 정상회담 이모저모

    ◎“발트국 사태가 최혜국대우에 장애”/“무력사용한 중국엔 왜 연장해줬나”/고르비,미의원 공세에 “”구걸않겠다”역공 ○…1일 소련대사관저로 미의회지도자들을 초청,대화를 나눈 고르바초프는 뛰어난 화술과 명석한 논리로 미의원들에게 판정승. 미의회 공화당의 로버트 돌 상원원내총무,미첼 하원원내총무,민주당의 리처드게파트 하원원내총무,샘 넌상원군사위원장 등 쟁쟁한 미의회지도자들은 리투아니아문제,최혜국대우 부여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으나 고르바초프의 능란한 답변과 역공에 무위로 그쳤다. 리투아니아의 경제봉쇄와 인권탄압은 주권침해가 아니냐는 질문에 고르바초프는 『리투아니아의 독립선언은 밤중의 쿠데타 같은 것이다. 그래도 소련은 극단적인 해결책을 쓰지 않고 헌법의 테두리안에서 해결하려 노력중』이라고 답변. 이어서 고르바초프는 의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들이 자유를 그토록 사랑한다면 파나마가 침공당할 때 여러분은 무엇을 했는가』 이어 의회지도자들이 『지금 미의회가 소련에 최혜국대우를부여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발트연안국가의 독립문제가 장애다』라는 지적이 나오자 고르비는 천안문사태를 저지른 중국에도 최혜국대우를 지난 5월 1년 연장시켰음을 상기시켰다. 그리고는 『만일 발트연안국을 직접 통치하게 되고 발포라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역공. 그는 또 『소련이 미국과의 무역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이민법개정문제에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미국에 구걸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응수,미의원들을 침묵시켰다. ○“소 새체제 배멀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일 소련을 닻이 없이 흔들려 모든 승객들이 멀미를 하는 배에 비유하고 경제개혁계획을 국민투표에 부칠 가능성을 배제. 그는 이날 소련대사관을 찾은 미국의원들에게 『우리는 구체제를 해체했지만 새로운 체제는 아직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배는 닻을 잃어버려 우리 모두가 약간 멀미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지 미첼 상원 민주당원내총무로부터 경제개혁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물론 국민적 합의를 이룩할 필요는 있지만 우리는 국민투표에 관한 법률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생산단위별로,또는 소비에트(최고회의)제도를 이용한 토론을 통해 이같은 여론을 조성할 것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평화상 5개 받아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일 밤 소련대사관에서 루스벨트국제자유상 등 인도주의와 관련된 5개의 상을 받아 세계평화를 주도하는 최고의 지도자임을 입증. 고르바초프는 이외에도 과거 소련 인권지도자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가 수상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평화상과 부상 5만달러,마틴 루터 킹 비폭력평화상,뉴욕의 한 조그만 퀘이커교 학교에서 수여하는 마틴 루터 킹 국제평화상,한 종교실업인 단체가 수여하는 역사의 인물상 등 모두 5개의 상을 받았다.
  • 통일독일 나토잔류 의견접근/미ㆍ소 정상회담

    ◎화학무기폐기협정 곧 조인/한반도문제도 거론 【워싱턴=김호준특파원】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3ㆍ4차 정상회담을 갖고 군축과 독일 통일문제,한반도를 포함한 지역문제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양국 정상들은 통일독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잔류문제에 대해 의견접근을 보았으며 전략핵무기감축협정(START) 골격에 대해서도 이견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3국의 독립문제와 소련에 대한 최혜국대우문제를 비롯한 미소간의 경제협력방안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논의를 가졌다. 부시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날 하오 6시(한국시간 2일 상오 7시) ▲전략 핵무기제한 예비협정 ▲화학무기의 생산금지 및 폐기 ▲핵실험금지 ▲핵에너지 평화적 이용 ▲학생교류 협정등에 대해 서명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들은 첫날 회담에서 그동안 첨예한 대립을 보여온 통일독일의 군사적 지위에 관해 집중 논의했으며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미국이직접 참여하는 새 「전유럽회의」에서 독일의 군사적 지위를 결정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또 미 의회연설을 통해 『소련은 미국의 경제적 도움이나 무역상의 혜택을 얻기위해 구걸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유럽의 안보를 위해 미군의 유럽주둔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슬렌니코프 소련대통령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전략 핵무기감축협정과 유럽배치재래식전력(CFE) 감축협정을 조인하기 위해 올해안에 적어도 2차례의 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동구사태 놓고 보수파들 견해차(특파원 코너)

    ◎미서 「공산주의 생사논쟁」 치열/“자본주의 승리… 소ㆍ동구 회생 불능” 신우익/“「악마의 제국」 건재”… 대소경계 촉구 강경파 공산주의는 죽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반공주의자들은 여전히 경각심을 촉구하며 투덜거리고 있다. 물론 동구 공산주의 몰락이후 이들의 기세가 등등해진 것도 사실이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보수주의자 정치행동회의(CPAC)는 서방 우익 보수진영의 이같은 이중기류를 잘 드러내 보였다. 『미국 지도자들은 성급하게 자축 무드에 빠져 버렸습니다. 그들은 불길한 현실 앞에서 판단이 흐려진채 눈이 멀어 가고 있습니다』 수백명의 보수 행동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미보수주의자 코커스의장 하와드 필립스는 성난 표정으로 경고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세계 분쟁의 장기판에서 잃은 말을 줍기 위해 서방측을 속이고 있다고 공박했다. 또 폴란드의 자유노조 출신 타데우스 마조비에츠키 총리는 대소협력자임이 분명하지만 모스크바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의지때문에 대서방 원조 구걸이 가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 남아프리카에서 고르바초프는 아주 교활한 술책으로 사태를 조작한 끝에 남아프리카 정부로 하여금 「아프리카 국민회의」(ANC)라는 공산주의 깡패들에게 합법성과 명예와 국제적 지위를 부여토록 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직업적인 반공주의자 잭 윌러는 다른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금은 득의에 찬 미소를 지을 때』라고 서두를 꺼낸 그는 한 보수주의 신문을 집어 들어 「소련의 서방 정복전략」이란 표제를 냉소적으로 읽어 내려간 뒤 이렇게 제의했다. 『소련 사람들에게 말합시다. 이제 지구상에 두개의 초강대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초강대국은 하나 밖에 없는데 당신들은 아니라고. 우리는 또 소련을 향해서 이런 얘기도 해야합니다. 미국은 차관과 무역등을 통해 소련을 구제할 수 있다. 그러나 소련은 대가를 치러야한다고. 소련에 대해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라고 요구합시다. 소련이 핵무기를 버리면 소련은 번영할 수 있고 미국은 군사적 우위를 지킬수 있게 됩니다』 미 전국에서 모여든 보수주의자약 7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3일간 비공개로 열린 이 회의의 벽두에 미보수연합(ACU)의 수뇌 데이비드 킨은 『반공은 언제나 우익을 결집시키는 접착제 역할을 해왔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보수주의자들은 틈새를 보였다. 하원 공화당총무 뉴트 깅리치와 신보수주의의 권위인 진 커크팩트릭 등은 『우린 이겼다. 이제 칭찬을 받자』는 입장을 보인 반면 완고한 보수주의자들은 『악마의 제국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맞섰다. 상원의원 제시헬름즈는 『고르바초프는 전 세계를 사회주의 체제로 전환 시키기 위한 마스터 플랜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고 미주안보회의 수석연구원 존 렌초우스키는 『1989년의 동구혁명은 서구를 중립화하고 미국을 나토에서 몰아내기 위해 크렘린이 연출한 것』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렌초우스키는 소련이 대대적인 보수주의자 유인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련은 지금 대소강경파인 소련문제전문가 리처드 파이프스와 전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같은 사람이 소련 출판물에 기고하도록 유혹하고 미국의 군사 및 정보관리들이 소련의 카운터파트들과 교류하도록 미끼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윌러와 필립스 사이의 논쟁은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적응 방법과 향후 진로를 둘러싼 우익의 갈등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공산전체주의 국가의 실상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천안문광장시위의 주동자 쉔 통과 미주안보회의 대표 프렌시스 부치가 함께 참가한 토론에서는 미의사당내 일부 인사를 가상의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이는 비열한 사냥도 있었다. 또 일부 토론자들은 공산 베트남 정부를 폭력으로 전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산주의가 아니더라도 보수주의자들에겐 아직도 많은 공동의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우린 소련을 경계했지만 앞으로 미국내 좌익분자들을 경계해야 합니다』 윌러는 이렇게 역설하면서 『하버드대 교수진에는 동구보다도 더 많은 마르크시스트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제시 헬름즈는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몇몇 신문사의 언론인들은 공산당원증을 가진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될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청중들은 큰 소리로 환호했다. 여권주의자와 「좌익에 의해 관장되고 있는 제국의회」(깅리치 의원말) 동성연애등도 특별한 공격 표적이 됐다. 수년전 이란ㆍ콘트라 사건 청문회를 통해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부상한 올리버노스와 부시 행정부내의 매파로 알려진 댄 퀘일 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이 끝난후 등단한 연사들은 미주대륙 유일의 공산정권을 이끄는 쿠바 수상 『카스트로의 머리를 쟁반에 받쳐 오라』고 소리치는가 하면 『미국은 파나마운하를 내놓아서는 안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대표들은 이번 회의에 열기가 없다고 불평했다. 이들의 지적이 사실이라면 이유는 접착제 역할을 해오던 것이 약화된 때문일 것이다. 공산주의의 몰락이 서방 보수진영의 응집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이의 소멸 가능성까지 이야기하기엔 시기상조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의 세계가 「반공이라는 단일 목표 아래 뭉쳤던 제국」에서 「다수의(쟁점별) 소국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발칸화」 현상을 보일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하겠다.
  • 거리 떠도는 동남아인 많다/관광비자로 입국

    ◎날품 팔다 돈 떨어지면 절도ㆍ구걸/거지행각 비인 5명 입건 필리핀ㆍ말레이시아ㆍ태국ㆍ인도ㆍ방글라데시ㆍ파키스탄ㆍ이란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막일꾼ㆍ품팔이ㆍ가정부 등으로 불법취업해 말썽을 빚는 사례가 최근들어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5∼6명씩 짝을 지어 3개월짜리 관광비자를 받고 들어와 실제로는 일자리를 찾고 있으며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돈이 떨어지면 절도ㆍ폭력ㆍ무전취식 등의 각종 범죄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20일 서울 신촌지하철역에서 행인들을 붙들고 구걸행각을 벌이던 부하이에스프리트씨(30) 등 남녀 5명의 필리핀인들을 적발,출입국관리법 위반(사회질서문란)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10일 취업을 하기위해 관광객을 가장하고 입국했으나 그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여비마저 떨어지자 3∼4일전부터 서울시내 지하철역을 돌아다니며 거지행세를 해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찰에서 『필리핀에서 막노동을 하다 한국에 오면 벌이가 좋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입국했다』고말했다. 지난 2일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텔 프런트에서 파키스탄인 피디후센씨(36) 등 2명이 계산기 서랍에서 80만원을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불법취업 외국인은 여자의 경우 디스코장에서 나체춤을 추거나 사우나탕의 마사지 걸 등으로 취업하고 있으며 불법취업이라는 약점때문에 국내 폭력조직의 심부름꾼이 되거나 마약밀조판매조직에 이용당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치안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이들 불법체류자들이 저지른 범죄건수는 모두 66건으로 이 가운데 절도가 16건,폭력이 10건이었으며 31명이 구속 또는 입건되고 41명이 관계기관에 넘겨졌다. 이들이 국내에서 취업했을때 받는 보수는 숙식을 제공받고 한달 7만∼25만원까지가 대부분이다. 한편 법무부에 따르면 적발된 불법취업외국인의 숫자는 지난88년 2백57명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4백50명으로 75%나 늘어났고 올들어 1월말 현재 84명이나 되며 지역별로는 동남아인이 전체의 60%,국가별로는 필리핀인이 58%를 차지하고 있는 등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불법취업자는 1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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