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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량난 실태(김정일의 북한:3)

    ◎국경세관·시장마다 식량구걸 행렬/직장마다 한끼 해결 급급… 생산활동 마비/풀죽·벼뿌리 빵 연명에 배앓이 환자 많아 중국 도문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 남양의 국경해관(세관) 옆.7월의 뙤약볕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상오 9시쯤부터 남양해관 옆의 나무 그늘 아래로 북한 주민들이 1∼2명씩 몰려들기 시작했다.주민들의 수는 순식간에 200여명으로 불어나며 나무 그늘을 꽉채워 움직일 틈조차 없었다.모여든 주민들은 옆사람에게 기대거나 드러눕는등 배고픔에 지친 모습임을 쉽게 알수 있었다.이들 주민은 바로 북한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적은 편지나 쪽지를 보고 중국의 친척들이 양식을 갖고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중 친척 도움 학수고대 도문 전망대에서 만난 중국인 동모씨(43·여)는 “남양해관 옆에는 중국 친척들이 양식을 갖다 준다는 확실한 약속도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일 아침부터 저 정도의 사람이 몰려들어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다”며 “저곳에 온 주민들 가운데 중국 친척들로부터 실제로 양식을 얻은 사람들은 3분의 1쯤 될까 말까 한다”고 전한다.3∼4일만에 중국 친척들로부터 양식을 전해받아 웃으며 돌아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대부분은 1주일 이상 기다리다 지쳐 친척을 만나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가뭄으로 식량난 가중 중국 국경지대에서 본 북한의 식량난은 국가의 생산활동 자체를 무너뜨리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북한 주민들은 김일성 사망 3주기 추도대회를 갖든 말든,김정일이 김일성의 권력을 승계해 주석직에 공식으로 취임하는 것에는 아랑곳 없이 오직 먹는 것만 찾아 유랑하고 있다.어린이들은 어린이들대로,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직장에 나가지 않고 양식을 구하기 쉬운 장마당이나 국경해관에 몰려나와 먹을 거리를 구하고 다니는 바람에 국가 생산활동이 거의 중단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최근 탈북한 한모씨(38)는 “건설 노동자로 기업소에 소속돼 있지만,월급을 주지 않아 출근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식량배급 체계가 2∼3년전부터 와해된 상태여서 일부 주민들은 풀을 캐 죽을 쑤어 먹다가 독풀을 잘못 먹는 바람에 풀독이 올라 온몸이 퉁퉁 부어 고생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 벼뿌리캐기 바빠 지난 95∼96년 2년에 걸친 유례없는 대홍수로 농토가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북한이 올봄부터는 큰가뭄의 대재앙에 시달리고 있어 주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북한 주민들은 지난 2년동안의 대홍수로 물난리만 걱정했지,이렇게 큰가뭄이 올줄은 미처 상상도 못했다”며 “어렵게 심어놓은 작물이 말라가는 것을 맥(힘)없이 바라보고 그냥 한숨만 쉬고 있어 가슴을 아프게 했다”고 북한 평안남도 평성의 친척집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김모씨(45)는 전한다. 식량난이 악화되면서 북한에서는 지난해부터 벼뿌리와 밀가루·강냉이(옥수수)가루 등을 섞어 만든 빵이나 떡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북한 당국은 추수가 끝난 지난 겨울 학생 한사람당 50㎏의 벼뿌리를 캐오도록 하는 운동을 벌였다는 것이다.지난달초 탈북한 최모씨(24·여)는 “북한 당국은 지난해부터 영양이 많은 벼뿌리빵을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이같은 선전으로 북한 주민들은 벼뿌리를 캐 깨끗이 씻어 강냉이(옥수수)·밀가루 등을 섞어 빵이나 떡으로 만들어 먹는다”고 털어 놓는다.벼뿌리빵을 먹고 나면 소화가 안돼 배는 아프지만 배고품은 달랠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은 교육환경마저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같다.식량난이 악화되면서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식량배급이 어려워 작년부터 하루 배급량을 100g으로 대폭 줄였다.특히 식량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시험조차 치르기 어렵게 됐다.대학시험을 치를때 자신이 먹을 1년치(약 300∼400㎏)의 양식을 의무적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북한 청진의 친척집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문모씨(38)는 “이렇게 많은 식량을 내며 대학에 갈수 있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겠느냐”며 “하루하루 끼니 걱정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로서는 대학이 사치일지도 모른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식량 선납못해 대학포기 현지조사에 참여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함택영 교수는 “북한의 식량난은 단지 농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자생력을 잃은 북한경제의 한단면일 뿐”이라며 “북한이 이같은 난국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남북한간의 신뢰와 불가침 및 내정불간섭 원칙을 바탕으로 과감한 구조적 개혁과 경제개방에 착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나쁜영화’ 왜 이러나(사설)

    만들때부터 말많던 영화 ‘나쁜 영화’가 공륜심의를 통과하고 개봉관상영을 하게된 것에 몇가지 우려를 표하지 않을수 없다.청소년 비행과 탈선장면을 길거리 구걸에서 본드흡입,혼숙,물건훔치기,집단구타,윤간까지 여과없이 다룬 이 영화는 섬뜩한 리얼리즘때문에 우선 당혹을 금할수가 없다.마치 청소년 범죄의 현장을 몰래카메라로 훔쳐보는 식이다.화면의 크기나 색조가 조잡하여 마치 범죄현장을 담은 기록필름같다.판단은 관객에게 맡긴다고 하지만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은 소화력 모자라는 관객으로선 착오를 불러 일으킬수 있다는 점에서 가증스럽기조차 하다. 물론 기발한 수법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자유롭게 예술을 할수 있다.그러나 비행청소년 문제로 대책을 심각하게 논의하는 마당에 이를 소재로 삼아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식은 얄팍한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더구나 ‘시나리오도 연출도 연기도 없음’을 표방하고 영화배우가 아닌 10대들을 등장시켜 그들이 해온 그대로를 실연시킨 것은 예술가의 도덕성에 빗나가는 일이다.이에 대해 제작자가 무엇이라고 설명할지 궁금하다. 이 영화가 일부러 방학을 겨냥해서 만든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동안의 잡음과 화제만발로 청소년의 호기심을 잔뜩 부풀려놓은 것은 문제다.어른들을 위한 10대 영화라는 포장으로 이 영화가 청소년층에게 불러일으킬 파장은 자명하다. 모든 예술이 다 그렇듯이 영화가 모든것을 능가하는 절대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작가적 양심과 재능으로 다른식의 접근을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준다.어쨌든 관객은 이런 불편한 영화를 외면할줄 알아야 하고 극장측도 이런 영화를 냉정하게 외면할줄 아는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이런 글을 쓰는 일부터가 이를 부추기는 일이 될까 걱정스럽다.
  • 빚에 살던 시대지났다(위기의 기업/쓰러지는 왕국에서 배운다:5)

    ◎무리한 차입이 “침몰의 서막”/원금·이자·회사채 상환 불능땐 또 ‘구걸’/금융비용 ‘눈덩이’… 삼미·한보 대표적 예 ‘차입이 차입을 부른다’ 삼미그룹은 특수강을 주력으로 선정한 뒤,창원공장 설비를 지난 87년부터 5년간 대대적으로 증설했다.외부에서 끌어다 쓴 빚이 3천억원에 달했다.자금규모가 큰 만큼 은행융자는 물론 회사채 발행과 단자사 대출 등 여기저기서 마구 끌어다 썼다.지난 3월 결국 부도를 낸 ‘삼미호’의 침몰원인은 무리한 차입에서 비롯됐다. 차입에 의존하는 잘못된 경영행태는 금융조건만 봐도 쉽게 짐작이 간다.삼미의 창원 공장 증설은 5년이나 걸리는 장기사업.반면 차입조건은 3년간 거치한 뒤 5년에 걸쳐 나눠 갚도록 돼 있었다.공장이 완공되기 2년전에 원금을 갚아 나가야 하는 조건이었다. 91년 말이 되자 원금상환에다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상환은 물론 운용자금 조달을 위해 자금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매출이 따라 주지 않는 상황에서 역시 차입으로 해결하는 길밖에 없었다.그러다보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도아니었다.제 2금융권에서는 삼미의 자금담당 임원이나 자금부 직원들이 돈을 빌리러 나타나면 “특수강 회사답게 얼굴에 ‘철판’을 깔고 다닌다”고 비아냥대기 일쑤였다.제대로 자금차입이 될리 없었다. 금융비용 부담에다 때마침 불황까지 겹쳐 내리 4년간 적자 수렁에 빠졌다.93년 8백95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비롯,94년 6백85억원,95년 3백94억원을 기록했다.1천1백99억원의 적자를 낸 지난해에는 부도설이 자연스럽게 나돌았다.제 2금융권이 신규여신을 중단한 것은 물론 만기어음의 회수에 적극 나서면서 삼미의 자금줄은 끊기고 말았다. 한보는 차입경영의 극단적 사례로 꼽힌다.빚을 얻더라도 덩치만 키우면 된다는 기업의 전형이다.지난 84년 금호철강을 인수한 정태수씨는 한보철강으로 이름을 바꾼뒤 86년 연산 60만t 규모로 확장하고 87년에는 1백만평을 매립,7백만t 규모의 제철소 건립 계획을 수립했다.사업 소요액은 2조7천억원으로 잡았으나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90년부터 부도가 나기 전까지 총5조7천억원이 들어간 것은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은행빚이 최고 4조2천4백억원에 이르러 연리 10%만 계산해도 연간 이자지급액이 4천억원을 넘는 판국에도 한보는 몸집 키우기에 열중했다.유원건설,상아제약,승보목재 등을 줄줄이 인수했고 시베리아까지 진출하는 과잉의욕을 보였다.그룹 고위 경영자는 아직도 “유원은 채무를 떠안고 주식은 주당 1원씩 쳐서 돈을 지급했기 때문에 들어간 돈은 없다”는 한보식 해법을 강변하고 있다. 한보와 삼미의 차입경영의 원인에 대해 일부에서는 엔지니어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삼미가 다이아몬드 사업에까지 손댄데에는 그룹 오너 주변의 엔지니어들의 역할이 컸다는 지적이다.이들의 조언에 귀가 솔깃한 오너는 덜컥 기계와 땅부터 구입해버렸다.삼미가 공업용 다이아몬드 생산을 위해 사들인 기계는 전문업체인 일진보다 4배나 비싼 가격인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한보가 코렉스 공법을 도입한 것도 마찬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미의 회장실 관계자는 “회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분위기도 아니지만 의견을 내도 듣지 않았다”면서 “삼미나한보의 무리한 기술도입 등을 규제하기 위해 관계은행의 심사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그는 “설비자금 대출을 다루는 국책은행의 심사요원들이 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극언을 서슴지 않는다.
  • 황장엽·김덕홍 주요 진술내용:Ⅲ

    ◎획일적 계획경제 체제가 경제파탄 초래/‘죽도록 일해봐야 소용없다’ 인식 일반화/김정일 “개혁·개방하면 망한다” 맹신 ▷북한 경제분야◁ ○경제난 원인 북한경제가 파탄상태에 직면하게 된 원인은 기본적으로 물질적으로 자극을 무시하고 정치적 자극을 우선시함에 따라 노동자들이 일한 만큼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죽도록 일해도 소용없다”는 인식이 일반화 되었으며 생산물 가격을 수요와 공급,그리고 가치법칙을 무시한채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획일적인 계획경제 체제에 연유함.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요인으로는 67년이래 경제·국방 병진정책의 지속적 추진으로 군수공업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민수부문과의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김부자 개인 독재정치의 후과로 비경제적인 대기념비 창조물건설 등에 너무 많은 재원을 낭비함으로써 자원을 탕진한데다 소·동구권 붕괴로 이들로부터의 원조중단과 경화결제 요구에 따른 수입 원자재 획득이 곤란한 점 등을 들수 있음. ○경제난 실상 북한의 현 경제는 일제시대 보다도 더악화된 ‘마비상태’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함. 완충기(’94∼’96)는 기만에 불과하고 차기 경제개발계획 수립은 아예 생각할 수 없는 상태로,우선은 지속되고는 마이너스 성장을 정지시키는 것이 급선무임. ○경제통계 과장 실태 공산주의의 제일 나쁜 점은 진실성이 없다는 점으로 당의 이익과 선전,주민 사기양양을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 대외발표를 기만적으로 하는 것이 하나의 습관임. 예산계획 수립시 각부서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 예상 획득량을 기준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계획자체가 과장되고 있음. 최고인민회의에서 대외에 공표하는 예산은 규모가 크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연말에 재정부가 당비서회의에 보고하는 것보다 항상 2배이상 과장되며 매년 그 과장 정도가 점점 커지고 있음. ○아편생산 및 판매 실태 북한에서는 80년대부터 양귀비를 ‘백도라지’라고 명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재배를 권장하고 있으며 마약제조·밀매는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군·보위부·안전부 등에서 주로 관여하고 있음. 아편정제는 청진 나남제약 공장에서하고 있고 기술부족으로 제품의 질이 아주 낮으며 무역상사 등을 통해 밀매하고 있음. 94.6 정무원 마약담당 책임일꾼은 “동남아 사람들로부터 좋은 종자와 재배방법을 입수하고 판로를 개척할 것”을 지시한바 있으며 96년에는 러시아에서 북한인이 아편을 판매하다 적발되어 국제적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음. ○최근 식량난 실태 평양지역은 96년에 1일 300g 정도의 식량을 배급하였으나 지방은 배급을 중단한지 오래이며 부족식량은 신주의 등 국경지역을 통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곡물을 구해 충당하고 강냉이죽에 풀을 섞어서 연명하고 있음. 96.12 중앙당은 곡물생산량 부족에 따라 “3개월은 국가에서,3개월은 수입 양곡으로,3개월은 직장자체 해결,나머지 3개월은 개인이 자체 조달”하도록 방침을 수립한 바 있음. 95년 홍수피해 이전까지만 해도 김정일은 자존심을 앞세우면서 “항일 빨치산때 풀뿌리를 캐먹었는데 어디가서 구걸을 할것인가”라고 말한 바 있음. 그러나 식량난 해결을 위한 아무런 대책이 없게 되자 외부에 홍수피해를 구실로 대외원조를 요청하게 된 것으며 일부지역에 대해서는 배급실태를 확인할 수 있으나 사전에 다 조작해놓아 정확한 분배감독이 불가능함. ○개혁·개방 문제 김정일은 “개혁·개방하면 사회주의가 망한다”고 매일 말하고 있으며 중국의 개혁·개방에 대해 비난을 많이 함. 김용순·김가남·김국태·한성룡 등 당비서들은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나 이를 이야기하면 반동으로 취급 당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지 못함. 중국식 농협개혁은 비판받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견학후에도 나쁜 점만 보고하고 있음. 작년에 실시한 분조관리제 개선안은 농민들이 자주 제기하던 문제로서 일정량만을 국가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농민들이 나누어 갖는 제도로서 새로운 개혁조치가 아니라 과거부터 있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 것에 불과하며 과거 10년간의 평균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여 목표량을 산정하였으나 비료를 주지않아 생산목표를 달성한 농장은 10개 미만임. ○북한·중국간 경제협력 관계 김정일은 중국이 잘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부하들의 중국 모방을 사대주의로 매도하는 등 중국과의 경제협력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음. 한편 최근 중국측은 북한에 대해 신규거래에 앞서 기존거래에서 발생한 빚을 먼저 갚도록 요구하고 있는 실정임. 중국측은 “북한 봉화화학 공장에 대한 원유공급 계약기간(20년)이 95년 종료되었으니 재계약을 하려면 빚을 다 갚고 하라”고 요구한바 있으나 실제 원유공급 중단 여부는 불분명함. ▷북한 사회분야◁ ○주민의식 성향 북한주민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김부자의 말·행동을 무조건 따르는 ‘환상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김정일을 옹호·보위하고 총폭탄이 되는 것”을 삶의 근본적인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음. 북한은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 관계만이 존재하고 개인간 횡적관계는 철저히 차단된 봉건사회 구조를 유지하고 있음. 그러나 경제난이 악화되면서 일반주민 뿐만 아니라 주민 통제를 담당하고 초급 당 간부·안전원마저도 일을 하지 않고 오직 먹고 살기 위한 식량구입에만 매달리고 있음. 최근 당간부 등 핵심계층과 대학생들 사이에서“폐쇄정치는 망국의 길,개혁·개방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김정일의 잘못을 직접 거론하면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음. ○인권탄압 실상. 김정일은 “국제사회에서 핵문제·화학무기에 이어 다음에는 인권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고 말한바 있으며 북한에는 인권관련 법률을 형식상으로 만들어 놓았을뿐 인권자체가 없다고 보아야 함. ‘통제구역’은 56.8 발생한 ‘8월 종파분자사건’(최장익·윤공흠 등의 반김일성 음모)에서 유래한 것으로. 김일성이 “종파분자들은 머리꼭대기까지 잘못돼 있어 가족들과 함께 산간벽지로 보내 격리시켜 살게해야 한다”고 언급한바 있음.최초로 통제구역이 설치된 지역은 58년말 평남 북창군 소재 득장 탄광 이었으나 그 이후에 평양 승호리 등 여러곳에 설치하였으며 처음에는 종파분자만을 통제구역에 보내다가 나중에는 김부자 비난 등 정치범들을 수용하였음. 60년대경 김일성이 “난쟁이들이 종자를 퍼뜨리면 안되기 때문에 한 곳에 모아두라”고 지시함에 따라 함남 정평군에 난쟁이수용소를 설치하여 집단 수용하고 있음. 최근에는 공개처형이 전국에서 집행되고 있는데 92년도에 주민들이 공무중인 안전원들을 구타하자 김정일이 “이제부터는 총소리를 내야겠다.안전원에 손을 대면 무조건 쏘아버려라”고 지시함에 따라 확대되었으며 95년에 외화벌이 명목으로 포르노영화를 만든 것이 문제가 되어 영화부문 간부와 배우등 7명이 평양형제산 구역에서 30만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공개총살된 바 있음. ○범죄만연 실태 80년대 후반부터 사회주의 도덕성이 무너져 각종 범죄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경제적 궁핍이 주원인이지만 젊은사람들이 군대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는 것만을 배워온데에도 원인이 있음. 범죄자 수용시설로는 각 도에 교화소가 한개씩 있고 시·군안전부에는 ‘구류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수용인들은 대규모 토목공사 또는 공장지역에 강제노동인력으로 동원되고 있음. 평양시의 경우 보통강구역에 수천명 수용규모의 제8교화소가 있으며 평북도 신의주 교화소는 여자죄수만수용하는데 미상시기에 남신의주로 이전하였음. 한편 북한당국은 범죄예방·처벌을 위해 각 단위마다 ‘법무생활 지도위원회’를 설치하였는데 군의 경우 군 당책임비서·행정경제위원장·보위부장·안전부장·검찰소장 등으로 구성되며,동위원회에서 모든 범죄자를 처리하고 있음. ○당간부 생활 및 동향 감시실태 김국태·김기남·조명록·김영춘·김용순·이하일·이창선 등 김정일 핵심측근들은 중앙당사 옆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들의 아파트는 일반아파트 2채를 통합한 호화 주거지임. 정치국 후보위원·부총리급 이상은 차량을 지급해 주고 있는데 부총리급은 벤츠 280형·정치국 위원은 벤츠 380형임. 〈동향감시 실태〉 당 간부들에 대한 감시는 일반주민들보다 더 심하며 심지어 집에 도청장치까지 해놓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음. 당 간부들의 조직생활은 군대보다 더욱 심한데 점심시간에 1분만 늦어도 생활총화시 자아비판을 하도록 하고 있음. 이같이 고위간부들에 대해 엄격한 감시·통제를 하는 것은 김정일이 반기를 들 가능성이 가장 많은 대상으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임.
  • 박영환 비서관 사퇴 파문

    ◎대통령 방미수행중 언론기사 불만 혼자 귀국/‘공무수행중 이탈’ 공직기강 차원서 사표 수리 김영삼 대통령은 3일 박영환 청와대보도지원비서관(47·1급·춘추관장으로 통칭)의 사표를 수리했다.박 전 비서관은 김대통령의 유엔 및 멕시코순방을 수행하다가 자의적으로 귀국해 물의를 빚었다. 박 전 비서관이 순방팀에서 이탈한 이유는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 때문.지난달 27일 상오(한국시간)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부 언론은 최종 확정이 안된 ‘대외비 일정표’를 근거로 미리부터 「5∼15분 만남」 「구걸외교」라고 비판적 기사를 썼다.박 전 비서관은 “정상회담을 하기도 전에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항의하다가 윗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멕시코행 특별기를 타지않고 뉴욕에서 일반항공편으로 귀국했다.실제 한미정상회담 시간은 40분이었다. 박 전 비서관은 30일 김대통령 일행이 귀국하자 윤여준 공보수석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김용태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진들은 구수회의를 갖고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순방대오를 무단 이탈한 책임을 묻지 않을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3일 상오 김대통령에게 그간의 전말을 보고했다.김비서실장은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으나 과오가 중해 사표를 수리할 수 밖에 없다”는 비서실의 의견을 보고했고 김대통령은 “비서실 판단대로 하라”고 지시했다. 박 전 비서관은 지난 8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상도동 가신그룹’에 합류,줄곧 공보업무를 맡아왔다.
  • 「꾼」들이 조종한 이적 한총련(사설)

    한총련 「한총련은 이적단체」라는 규정에 우리는 이의가 없다.나라라는 것이 권력유지에만 급급하여 인민을 이용하고 핍박하다가 마침내는 반세기만에 굶주림의 왕국이 되어 구걸공화국으로 전락하고도 남쪽삶의 폭력적 파괴만을 끈질기게 기도해온 북쪽을 숭배하며 폭력으로 국가와 사회 기반을 뒤흔들 궁리만 일삼는 집단이 한총련이다.학생도 아닌 졸업생·제적생 등 「직업활동가」들의 배후조종아래 올해를 「정권타도 혁명공세기」로 삼고 민중총궐기 투쟁방식인 「전민항쟁」의 과격투쟁을 지휘해온 이런 집단을 이적으로 규정한 것은 당연하다. 같은 학생끼리의 조직이면서 의장이 등장할 때면 「의장님노래」를 불러가며 절대적 존재로 군림해온 그들의 행태는 일당독재의 북쪽이 하는 짓과 꼭같다.그러면서 「민족해방군」을 조직하여 군사훈련을 해가며 폭력운동을 준비했다.국가사회와 무고한 시민을 향해 행사하기 위한 폭력무장인 것이다. 그들의 이런 행태에 대해 사회에서는 물론 같은 학원의 동료들도 그들의 존립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해체하고다시 태어나기를 요구하고 있다.그들의 행동이 우리를 불리하게 하고 적을 이롭게 한다는 인식에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셈이다.이 기회에 이 잘못된 집단의 해체가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나라의 미래를 책임져야할 우리의 젊은이들이 약물중독자처럼 되어 못쓰게 되어가는 것을 막고,국가사회를 끊임없이 파괴하는 폭력운동권을 차단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이 집단을 해체하고 뿌리뽑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검찰도 판단하고 있듯이 화염병으로 무장하고 거리를 누비는 폭력학생들은 오히려 그 말단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는다.그러나 한총련을 와해시키기 위해선 그들에 대한 응징도 불가피하다고 본다. 우리는 지난해 연세대사태이후 당국이 좌익사범합동수사본부를 발족시켜 한총련을 와해시키겠다고 나섰다가 얼마후 흐지부지되고만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이 「직업활동가」를 비롯한 한총련의 배후와 주도세력을 철저히 발본색원하기를 바란다.
  • 통일정책론/양영식 지음(화제의 책)

    ◎분단후 남북관계·통일문제 자료 정리 분단이후 현재까지의 통일문제와 남북관계를 방대한 현장자료를 토대로 정리.통일원 남북회담사무국 상근위원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역대정권의 통일론을 조목조목 비판한다.그는 교조주의적인 반공노선을 택했던 이승만 정부의 폐쇄적 통일론을 「십자군적 해방통일론」으로,장면 민주당시대의 백화제방식 통일논의를 수세적 소극론으로 규정한다.또 박정희 정부의 「선건설·후통일」이라는 「실력배양론」은 이승만 정권 이래의 통일회피적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며,5·6공화국에서 현재의 문민정부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60년 4월 학생혁명세력과 87년 6월 민주항쟁세력의 통일론을 심층분석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끝으로 지은이는 ▲보다 견실한 민주화 ▲국부 축적 ▲초당적 통일정책 추진 ▲신축적인 대북정책 전개 ▲통일전문가 양성 등을 민족통일의 조기실현을 위한 5대 조건으로 꼽는다.박영사 2만6천원.
  • 북,아주에 식량구걸 외교/박길연 외교부장 순방 속뜻

    ◎“재외공관 감사” 명목 내세워/가나·앙골라 등 한달넘게 순회 북한 외교부 박길연 부부장이 지난 4월27일부터 한달넘게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있다.김영남 외교부장이 지난 3월에도 한달여동안 아프리카국가들을 방문해 식량지원을 요구한 바로 직후여서 박부부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부부장의 이번 순방대상국은 가나,토고,베넹,앙골라,모잠비크,잠비아,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지역국가 대부분이다.순방의 목적은 재외공관 자체감사 및 독려라고 표명되고 있지만 실제는 식량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부 관계자는 『짐바브웨에서 김부장의 식량원조 요청을 재확인하는등 북한이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기구의 지원요청뿐 아니라 직접 나서 식량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경제가 어려운 아프리카를 북한외교부 고위 간부들이 연속해서 순방하는 것은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면서 『김정일이 아직 주석직을 승계하지 않은 공백상태를 틈 타 장기간 외유를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아프리카에 있는 우리 공관측의 보고를 종합해보면 선뜻 식량지원에 나선 아프리카 나라는 많지 않고 에티오피아 등 일부 북한의 채무국들이 지원을 약속했으며 사회주의권인 세네갈,알제리,우간다,잠비아 등이 지원할 용의를 나타낸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박부부장은 잠비아 방문시 잠비아측 관계자들에게 『한국 집권층은 범죄조직이기 때문에 대화상대로 인정할 수 없으며 한국에는 북한과 평화통일을 논의할 상대가 없다』고 강변했다.
  • 북한에 식량 보내기/박정란 방송작가(굄돌)

    북한 동포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소식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적게든 많이든 「북한에 식량 보내기」운동에 참여했으리라 생각한다.우리 아이들의 햄버거 한개 값도 안되는 700∼800원이 북한 어린이 한달 식량이 된다는 사실도 믿어지지가 않는데 그나마도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아사직전이라니 기가 막힌다고밖엔 이런 심정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은 만나면 당연히 한보 이야기 아니면 북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식량이 제대로 북한 동포에게 전달되는지 믿을수가 없어 식량 보내기운동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후배가 있었다.그 말이 왠지 내 심사를 꼬이게 했다.그래서 퉁명스럽게 네가 할 일은 식량 보내기 운동에 동참을 하는 것까지만이고 보내는 방법은 또 그 일을 맡은 사람의 몫이니까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이나 유기하지 말라고 해버렸다.그러면서 오래전 내가 잠깐 갈등을 했던 일을 떠올렸다. 70년대에는 명동이나 육교에 아기를 안고 구걸하는 여자나,한겨울 얇은 옷 한겹에 맨발로 동태처럼 얼어 구걸하는 아이들이 많았다.나는 내앞에 이런 사람이 있을때 아무리 바쁘고 또 돈을 꺼내기가 귀찮아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를 내 생활의 작은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그런데 어느날 신문에 그것이 다 가짜라는 기사가 났다.사실이 아니고 연출을 한다는 것이었다.아이는 빌려서 안고 있는 것이고 꽁꽁 얼어 시멘트바닥에 엎드려 있는 아이들도 뒤에서 조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나는 순간 분노를 느꼈다.결과적으로 나는 악을 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걸인을 돕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계기가 되었다.육교에서 추위에 떨며 기진한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가,그리고 동태가 되어 시멘트바닥에 엎드려 있는 소년이 가짜인지,정말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지 내가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내가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그가 가짜라면 그것은 그 사람의 책임이지 내 잘못은 아닌 것이다.그리고 그것은 하나님의 심판하실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그리고 다시옛날의 작은 원칙으로 돌아갔다.별것도 아닌 이런 내 얘기를 들은 후배도 아마 북한동포 식량 보내기에 동참하지 않았을까 싶다.
  • 대북지원 쌀 민간배급 안해/최근 평양·신의주 방문 중국인들 증언

    ◎아사자 거리 방치… 외국관광객에 구걸·약탈 평양과 신의주를 최근 다녀온 중국인들은 날로 악화되는 식량부족으로 북한의 국가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북한을 자주 드나드는 중국의 무역상,여행사및 외화상점관계자,해당지역 공안관계자등 12명에 따르면 북한에는 최근 심한 영양실조로 급성 소화기 전염병인 파라티푸스가 유행하고 있으며 외국 원조식량 분배에 대한 국제기구의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많은 주민들은 외국 지원식량을 구경도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또 외국여행자들을 보면 벌떼처럼 몰려들어 구걸을 하고 있다.과거에는 외국여행자들에 대한 구걸행위는 잘 통제된 북한 사회에서는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신의주에서는 적지않은 아사자들의 주검이 거리에 방치돼 있는 것을 볼수 있었다.이들은 대부분 살기가 더 어려운 고향을 떠나 먹거리를 구하러온 사람들이라고 한 신의주 시민은 말했다.예전에는 「통행증」이라는 족쇄로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했었지만 적지않은 지역에서는 이미 통행증이 유명무실해진 상항이다. 북한 여성들중에는 생존을 위해 단동등 중국의 변경도시로 건너와 몸을 파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그들은 중국돈 50위안∼100위안(5천원∼1만원)에 몸을 팔고 있다.중국인이나 조선족 노총각들중에는 5천위안∼1만위안을 주고 북한여성들을 위한 호적을 사서 같이 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그러한 현상이 증가하자 북한여성들을 사고파는 인신매매조직도 생겨났다. 북한체제 유지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군의 통제력도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 장군의 전사」라는 군인들이 군수품을 내다가 식료품과 바꾸는 일도 일반화되고 있다.군인들중에는 무기를 사용,주민들을 약탈하는 일까지 나타나고 있다. 교통·통신분야 등도 대부분 마비상태다.편지·전보가 제대로 배달되지않고 신의주­평양구간의 제1호 전기열차는 편도가 원래 5시간 걸렸는데 지금은 2일만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식량사정의 악화로 아이의 출산이 급격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산부인과병원으로 유명한 「평양산원」은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라 한다.장례식도 가족끼리 모여 조촐하게 치르고 사망자들을 관도 없이 묻는 경우가 많다.북한에는 이때문에 직파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북한의 국내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김일성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과는 달리 김정일에 대해서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지난 3월18일 신의주시 제1백화상점 오른쪽 골목에 「김정일을 타도하자」라는 벽보가 나붙었고 「김정일은 망돌을 제가 깔았다」(망할길을 자신이 닦아놓았다라는 뜻)는 말이 돌고 있다. 식량난이 악화되자 모든 직장들은 황무지를 개간,콩과 옥수수를 심는등 자체적인 식량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북한주민들은 「해외에서 지원쌀이 온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지만 우리가 만난 북한사람들 가운데는 지원쌀을 구경했다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국제연합에서 분배를 감시한다고 하지만 수박 겉핥기식이어서 감시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북한의 요즘 중요한 구호는 「마지막 고난의 행군을 승리로 이룩하자」이다.그런 가운데 김정일은 「전국민이 군사를 배우라」,「고난의 행군을 통한 통일의 위업을 이룩하기 위해 결속하자」 등의 구호를 강조하는 등 전쟁준비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 북 식량지원의 전제조건(사설)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문제를 논의한 남북한 적십자 북경접촉이 성과없이 끝났다.북한의 다급한 식량사정으로 보아 국제기구차원의 적십자간 접촉이 성공,전반적 남북대화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우리의 기대는 무산되고 말았다. 당초 북측이 접촉장소를 판문점 아닌 북경으로 하자고 했을때부터 미심쩍게 생각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결렬의 표면적 사유는 먼저 지원절차를 분명히 해야 도와줄 수 있다는 우리 입장과 지원 물량부터 결정하자는 북측 주장이 맞서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북측 주장의 근저에는 식량지원이 남쪽 동포들로부터 온 것임을 주민들에게 비밀에 부치려는 속셈이 깔려있음이 감지된다. 그렇다면 화급한 식량난에서 탈출하기 위한 북한의 다음 카드는 자명해진다.미국 일본 중국 등 한반도 주변 강국을 비롯한 국제지원에 기대는 것이다.이 점에 있어 북한 지도부는 오판을 하고 있다. 이달초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는 미 행정부가 대북 식량원조를 하려면 지켜야 할 5개항의 전제조건을 규정한 법안을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이 법안은 우선적으로 한국정부의 반대가 없어야 하고 지원되는 쌀이 군량미로 전용되는 일이 없어야 하며 북이 비축하고 있는 군량미를 우선 식량난 해소에 돌려야 한다는 등의 5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한 미 행정부가 북한에 식량지원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이 법안은 상·하원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지원에 적극적 입장인 미국이 이 법안을 채택하면 대북 지원과 관련한 한·미·일간 혼선이 해소되고 대북지원 문제는 한국정부 주도아래 들어오게 될 전망이다.북이 한시라도 빨리 식량난에서 벗어날 생각이라면 소득없는 국제 구걸행각을 중단,합리적 자세로 적십자접촉을 재개하고 4자회담과 남북 당국간 대화에 나서는 길밖에 없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 남북적회담이 성공하려면(사설)

    남북한 적십자대표간 접촉이 3일 북경에서 재개돼 대북 식량지원문제 논의가 이뤄지게 됐다.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 무산이후 4년9개월만에 북측 호응으로 일단 적십자간 대화가 성사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판문점 접촉을 제의한데 대해 북측이 제3국 접촉을 수정제의한 것과 관련,접촉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전망이다.남북 적십자회담은 71년 첫 접촉이후 110여차례 모두 판문점이나 서울 평양등 한반도 안에서만 열렸다.때문에 전례가 없고 명분 약한 제3국 접촉을 제의한 것은 남측 지원을 주민들에게 비밀에 부치겠다는 경직된 자세로 볼 수 밖에 없다. 한적은 당국차원의 지원을 꺼리는 점을 감안하여 국제기구인 적십자사를 통해,그리고 동족에 대한 인도적 배려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북경접촉에서 한적은 지원 시기와 곡물의 종류,물량,전달절차등을 논의할 생각이다.전달 절차와 관련,한적은 북한이 남한의 83년 수해당시 쌀과 시멘트등 지원품을 보냈을때와 똑같은 직접전달 방식,분배과정을 점검할 한적 요원의상주 등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원 식량이 군용이 아니라 배를 곯고 있는 주민들에게 고루 분배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북이 경직된 자세를 견지할 경우 합의가 어려워 질 것은 뻔하다. 북은 우리가 그들의 수재 지원물자를 수용했을때와 같은 의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더이상 식량문제와 무관한 4자회담을 연계시키거나 긴장을 고조시켜 「협박식 구걸」을 하는 행태로는 아무것도 얻을수 없음이 분명해졌다.그들에겐 시간적 여유도 없다.지금이라도 식량부족의 실상을 있는대로 공개하고 조건없이 도움을 받는 유연한 자세로 바꿔야 한다.북경접촉이 적십자회담 재개는 물론 4자회담을 포함,한반도 대화재개의 계기가 되도록 합리적이고 성의있는 북측 자세가 요구된다.
  • 미 국무부 북 「테러지원국」 분류 배경

    ◎“4자회담 수락” 압박 메시지/미 주도 식량추가지원 당분간 난망 미 국무부가 북한을 올해도 계속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키로 결정함에 따라 그동안 북한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모색돼오던 미국 주도의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이 당분간 어렵게 됐다. 30일 미 국무부가 발표한 세계테러리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96년 테러지원국」으로 북한,이란,이라크,리비아,수단,쿠바,시리아 등 7개국의 명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두 그대로 포함됐으며 이들 국가들은 수출통제는 물론,국제금융기관의 지원통제 등 많은 경제적 불이익을 계속받게 된다. 이들 테러국 가운데 북한은 그동안 활발한 미·북 접촉과 잇달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 조치 시사에 따라 올 테러국명단에서는 삭제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됐었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 1년 동안 시리아 등에 미사일기술을 수출한 것 이외에는 직접적으로 테러단체를 지원한 행동은 없었으며 지난해에는 테러포기를 약속하는 서한을 미국측에 보내는 등 테러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갖은 애를 써왔다. 그럼에도 불구,북한은 올해도 여전히 테러국으로 잔류하게 됨에 따라 일단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를 통한 경제난 극복이 불가능해졌으며 아사의 수렁에서 벗어날 희망도 거의 제로에 가깝게 됐다. 이같이 미국이 북한에 지워진 테러국의 멍에를 선뜻 벗기지 않으려는 것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4자회담 수락을 유보하는 등 북한의 비협조적인 자세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또한 수백만명이 굶주리는 상황에서 국제적인 식량구걸을 일삼으면서도 1백만 대군을 유지하며 전쟁준비설을 유포하는 등 북한지도부의 오만한 태도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그러나 북한이 지금이라도 4자회담을 수락하고 성실한 자세로 한반도 평화구축에 임한다면 테러국 잔류에 관계없이 얼마든지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면서 『결국 북한의 테러국 잔류는 북한에 대한 압박용』이라고 설명했다.
  • 남­북­미 점심엔 문배주로 건배/설명회 후속회의 이모저모

    ◎북 대표 취재과열 우려… 한·미 “분위기 좋다” ○…16일 상오 10시(현지시간)유엔본부 앞 유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3자 공동설명회 후속회의에 참가한 대표단들은 5분여동안 사진기자들이 사진촬영을 하는 동안 날씨등을 화제로 올리면서 덕담으로 시작.우리측 수석대표인 송영식 외무부 1차관보는 구면인 북한측 수석대표 김계관 외교부 부부장에게 『4자회담 제의 1주년에 자리를 같이해 뜻깊다』면서 북한측의 4자회담 수락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는 모습. ○…지난번 공동설명회때와 마찬가지로 원탁에서 진행된 이날 오전회의가 끝난뒤 참석자들은 옆에 있는 3개의 식탁으로 옮겨 앉아 함께 식사.식사에 앞서 우리측이 준비해온 문배주로 건배를 하기도 했는데 회의장내 식사는 지난번 공동설명회때 취재경쟁으로 곤혹을 치룬 북한측 김대표가 『식사하러 밖에 나가기가 겁난다』고 제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이번 공동설명회 후속회의에서 북한측이 수락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는데는 한미 두나라의 시각이 일치.식량지원 요청방법과 관련,북한측도 「구걸행각」보다는 4자회담을 받아 협상을 통해 하는 것이 체면유지에 좋고 협상하는 이미지가 외교적으로 이득이 많다고 느끼고 있는데다 공식승계가 가까운 김정일의 업적 부추기기에도 안성맞춤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한 관계자는 그럼에도 북한측이 선뜻 4자회담을 수락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18일 회의를 염두에 둔 「작전」이라고 규정하고 『큰 소리치며 얻어 먹으려 하니까 자연히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
  • 식량난 북한 군비줄여라(사설)

    미국정부는 15일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 대해 『1백만 이상의 대규모 군대를 보유할 이유가 없다』면서 군비 축소를 촉구했다.미 국무부의 니컬러스 번스 대변인은 『북한은 이제 자원을 군사적 목적보다는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배분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우리는 이 논평이 북한의 경제난·식량난 해결책과 관련하여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본다. 북한은 대규모의 군사력 유지를 위해 GNP의 30∼40%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역사적으로 실격판정이 난 저효율의 통제경제체제를 고수하면서 이렇게 엄청난 재원을 소모적 군사비로 쏟아붓는다는 것은 북한 경제난의 성격을 잘 말해주는 사례라고 하겠다.더구나 주민들의 아사가 속출하는데도 식량난 해결은 외부 원조에 떠넘긴채 내부 자원은 정권유지를 위한 군사력의 유지·증강에만 배분하고 있다면 그런 반인권적 소행은 시정시키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국제사회는 평화를 위해서뿐 아니라 인도주의를 위해서도 이제 북한의 군비축소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공론화할 시기에 왔다고 본다. 우리는 북한이 식량난 해결책으로 민족의 체면을 깎는 구걸행각보다는 군비축소 등을 통한 자구노력부터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총과 탱크를 녹여서 트랙터와 쟁기를 만들고,병영을 헐어 농토를 넓히며,젊은 군인들을 제대시켜 농촌과 산업현장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국방비는 줄여서 더 많은 재원을 경제건설과 농촌부흥에 투입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북한은 식량난을 자력으로 해결할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뿐더러 한국을 비롯하여 국제사회로부터도 경계심 없는 흔쾌한 인도주의적 도움을 받을수 있다.굶주린 주민들에게 구호미로 보내지는 식량이 병영의 군량미로 전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한 국제사회의 지원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북한당국은 알아야 한다.
  • 코언 미 국방 “대북 식량지원 신중을”/군비증강상황 고려해야

    【워싱턴 연합】 윌리엄 코언 미국 국방장관과 존 섈리캐슈빌리 미 합참의장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식량원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미국방송들이 11일 보도했다. 이날 5일간의 한국방문을 마친 코언 장관은 미국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정부가 식량을 구걸하고 있으나 부족한 자원을 화학무기와 스커드 미사일 등 한국을 한순간에 공격하기 위한 군비태세에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북한이 식량원조에 대한 보답으로 우호적인 평화제스처를 시작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지원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북한 어린이(외언내언)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사과같이 붉은 볼.그리고 해맑은 웃음.사진속의 어린이들은 귀엽고 건강했다.촌스럽지만 깨끗이 갈무리한 옷과 그 천진한 표정은 60년대 우리 시골 아이들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지난 96년 9월 유니세프의 태국·말레이시아 지역사무소 안토니 휴엣 북한국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서울에 들러 언론인 초청 간담회에서 공개한 북한 어린이 사진이었다.그해 여름 북한을 할퀸 수해지역을 돌아 보았다는 휴엣 국장은 북한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 사진은 기자들을 어리둥절 하게 만들었고 휴엣 국장은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기묘한 정경이었다.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 가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처럼 참혹한 외관을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실조는 심각하다.발육과 지능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다.한국인 특유의 희생정신 때문에 부모들은 굶으면서도 아이들은 굶기지 않으려 하고 있다.강가에서 몸을 씻는 어른들이 갈비뼈만 앙상할 정도로 마른것을 많이 보았다.북한 어린이들이 건강해 보이는 것은 사진의 한계다…』 휴엣 국장이 다녀간지 채 1년도 안됐는데 「참혹한」 북한 어린이 사진이 연일 신문과 방송에 나오고 있다.파리가 달라 붙는데도 무표정한 아프리카 어린이의 비참한 모습에 거의 육박한 사진이다. 이번에 북한을 다녀 온 미국 USA 투데이의 기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북한의 기아상태는 다른 나라들의 그것보다 난해하고 미묘하다.북한은 자존심이나 부끄러움 때문에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식량지원을 구걸하는 대신 고통분담 차원에서 배급량을 줄여왔다』 북한 어린이 사진들은 한보사태로 답답해진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한다. 이 지경에 이르도록 「자존심」을 세운 어리석은 북한 정권에게 분노가 치민다.
  • 북,대유럽·아주외교 고전/김영남 외교부장 아주7국 순방성과 미미

    ◎김창룡 부부장 유럽6국 식량구걸도 실패 북한은 최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한편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등 기타지역 국가들과의 관계강화 노력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의 김영남 외교부장은 지난 11일부터 아프리카 7개지역 순방에 나서 기네,나이지리아,앙골라,짐바브웨를 거쳐 26일부터는 탄자니아에 머물고 있으며 30일부터 다시 우간다와 이디오피아를 방문한다.북한은 전통적으로 대 아프리카 외교에 강세를 보여왔지만,김부장은 식량원조와 경협확대를 목표로한 이번 순방에서 거의 얻은 것이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특히 김부장은 나이지리아 방문 당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아부자 지역 스포츠단지 건설의 기초설계 및 자문용역을 수주하려 했지만 이마저 「우방국」인 중국에 빼앗기고 말았다고 한다.김부장은 4월2일에는 비동맹회의가 열리는 뉴델리로 떠난다.김부장은 비동맹회의에서 채택되는 성명의 한반도 조항에 좀더 유리한 문구를 반영하려 노력중이지만 이미 비동맹회의가 남한을 「게스트」로 참여시키는 결정을 내려 김이 빠진 상황이다. 이에앞서 지난 5일부터 스위스,독일,노르웨이,독일 등 서유럽과 폴란드,불가리아 등 동유럽을 순방한 김창룡 외교부 부부장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처한 한계상황만을 절감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진다.유럽국가들은 김부부장의 식량지원 요청에 대해 『국제사회를 통한 인도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줬으며,경제협력 제의에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프리카 국가의 외교당국자는 김영남 외교부장의 방문내용을 한국 대사관 관계자에게 설명하면서 『북한도 우방이고,남한도 우방이지만,경제적 지원을 많이하는 나라가 더 가까운 우방』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 스님들의 탁발(외언내언)

    『…인간이 백살을 산다 해도 병든 날 잠든 날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을 못사는 인생,한번 아차 죽어지면 싹이 나느냐 움이 나느냐… 명사십리 해당화는 동삼 석달 죽었다가 봄이 오면 다시 피련만 우리 인생 한번 가면 어느 시절 다시 오나,생각하면 묘창해지일속이라…』 남루지만 정갈하기 그지없는 장삼에 삭발자국이 파르스름한 채 대문간에 서서 이런 「회심곡」을 들려주는 탁발스님이 옛날에는 있었다.구성지고 절절한 그 노래를 다 듣기 위해 어머니들은 시주거리를 들고서도 선뜻 나서지 않고 부엌문 뒤에 숨어서 끝나기를 기다리곤 하셨다.인생무상과 부모은중의 뜻,그리고 덕행의 독려가 구구절절한 회심곡 한곡을 적선과 바꾸고 표표히 떠나는 탁발승의 걸음에는 마알갛게 승화된 무욕의 아름다움이 배어 있었다. 탁발은 그것으로 거두는 실제의 구제보다는 목탁을 두드리며 외는 염불이나 구성진 회심곡 한가락이 중생의 마음을 울리는 구제를 더 크게 여겼을 것이다.그 탁발이 「구걸」로 절하된 것을 꺼려 금지한 것을 조계종 종단차원에서 재현하는 행사가 있었다.불우이웃과 북한동포 돕기가 취지다. 그러나 복잡하고 현란한 현대도시의 도심에서 벌인 오늘의 탁발은 옛날과는 영 다르다.기회있을 때마다 정치적 비중이 육중하게 돋보이던 스님이 윤기 있는 장삼과 가사차림으로 즐비하게 참여하고 그 곁에는 부유해 보이는 여신도의 패셔너블한 매무새가 날아갈 듯 화사하게 따르고 있다. 세월이 달라졌음을 실감케 하는 이런 탁발에는 시주도 단위가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살림에 고달픈 시정의 아낙에게 위로를 주던 「회심곡」의 선사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기우」겠지만 이런 것을 흉내낸 사이비 시주의 강요가 정당화되는 부작용도 염려된다.굳게 닫친채 열릴줄 모르는 여염이라 탁발에 나서는 스님도 한계를 느낄 것 같다.모처럼 재현된 도심의 탁발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 조계종/3백여 스님 ‘자비의 탁발행사’

    ◎26일 하오 1시∼5시 탑골공원 등 3곳서/「한민족 한생명 하나됨을 위하여」 주제/종단통합후 35년만에 사회복지 차원 부활 불교 비구 스님들이 불우 이웃과 굶주리는 북한동포들을 돕기위한 대규모 거리 탁발에 나선다. 불교 조계종은 송월주 총무원장 등 스님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민족 한생명 하나됨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26일 하오1시부터 5시까지 서울 종로 탑골공원과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앞,명동성당앞 등 서울 3개지역에서 동시에 자비의 탁발행사를 거행한다. 이번 탁발은 지난 62년 통합종단의 출범이후 처음 있는 일로 그간 조계종은 수행자가 아닌 사람들이 승복을 입고 목탁을 두드리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구걸하는 이른바 걸승들의 탁발행위가 성행하는등 부작용이 많아 종단차원에서 소속 승려들의 탁발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시켰다.이로써 조계종 승려들의 탁발행위는 35년만에 부활됐으며 앞으로는 사회복지 차원에서 정례화할 계획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하는 이번 탁발은 수원 용주사·공주 마곡사·보은 법주사·김천 직지사·합천 해인사·김제 금산사·구례 화엄사 등 전국 25개 본사에서 26일부터 3월4일 사이 전국 주요도시에서도 거행되며 모금은 총무원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한다. 부처님 시대부터 수행과 포교의 방법으로 행해져 현재도 타일랜드·스리랑카·미얀마·라오스 등 남방불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탁발은 승려의 밥그릇인 발우(발우)를 들고 집집마다 돌며 음식을 구하는 행위로 간소한 생활을 해야 한다는 수행정신을 담고있다.승려들에게는 청정과 무소유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방편이며 중생들에게는 복의 종자를 심어 불교와 인연을 맺어주는 불교의식이다. 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방송,불교 텔레비전,불교신문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식량난으로 고통을 겪고있는 북한동포들과 사기 피해로 어려움을 당하는 중국동포,또 국내의 200만에 가까운 절대빈곤층 이웃들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이웃과 민족을 위한 자비행」으로 거행된다. 이번 탁발행사는 오는 5월31일 까지 시행되는 불교계의 「한민족 공동체를 위한 성금모금사업」의 하나.조계종 기획실장 성광 스님은 『물질문명의 풍요속에서 매말라가는 사회에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승가에는 청정한 수행풍토가 확산되고 나라에는 화해와 민족공동체 실현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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