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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숭실사이버대, 에티오피아 교육 해외봉사 마치고 귀국

    숭실사이버대, 에티오피아 교육 해외봉사 마치고 귀국

    - 재학생·교직원 등 12명, 6월 21일부터 7박 8일간 명성교회 선교사들과 연계 봉사 전개- 20~50대 직장인·학부모 학생들, 기말고사 마치자마자 나눔의 현장으로 숭실사이버대학교(총장 한헌수)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진행한 교육 중심의 해외 단기 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했다고 밝혔다. 이번 봉사단은 선발 과정을 거쳐 구성된 재학생 10명과 인솔 교직원 2명 등 총 12명 규모로, 지난 6월 21일부터 28일까지 7박 8일간 현지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20대 청년부터 직장인, 자녀를 둔 학부모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재학생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본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봉사지로 향했다. 단원들은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명성교회 선교사들과 지역교회를 방문해 아동 교육 봉사, 체육·문화 교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봉사 준비 과정에서 모은 후원금을 지역교회와 무료진료소를 위해 사용해달라고 전달하며 교육을 통한 나눔도 이어갔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전투병을 파병한 나라로, 양국은 전쟁을 계기로 특별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봉사단이 현지에서 방문한 명성기독병원(MCM) 역시 이러한 인연에 보답하고자 명성교회가 2004년 설립한 종합병원으로, 부속 명성의과대학(MMC)도 운영하고 있다. 숭실사이버대 한헌수 총장은 “짧은 일정이지만 학생들이 ‘진리와 봉사’를 실천하며 인류애를 배우고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앞으로도 사이버대학의 한계를 넘어 국내외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천형 커리큘럼으로 실무에 강한 전문가 양성에 집중하고 있는 숭실사이버대는 100% 온라인 교육을 통해 학사학위 및 국가공인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학점 이수가 가능한 정규 4년제 고등교육기관이다.
  • 유흥식 추기경,“李대통령, 정확한 때에 추기경 서임 요청”

    유흥식 추기경,“李대통령, 정확한 때에 추기경 서임 요청”

    레오 교황 “한반도 평화위해 뭐든 할 것”한국인 추기경 임명에 긍정적 신호 시사“젊은이가 떠난 게 아니라 교회가 젊은이를 떠난 것”내년 서울세계청년대회(WYD) 준비 본격화“구마 의식 때, 금전·신체 접촉 절대 금지”유흥식 추기경, 기자간담회서 밝혀 “레오 교황께서 취임 후 아직 추기경을 임명하지 않고 있어요. 조만간 발표하실 것 같은데 이재명 대통령께서 아주 정확한 때에 잘 말씀하셨지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천주교계 안팎의 이슈에 대해 설명했다. 현 레오 14세 교황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많은 언론의 시선이 쏠렸다. 유 추기경은 우선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만큼이나 레오 교황도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작년 레오 교황이 선출됐을 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뭔가 하실 것 같은 영감을 강하게 받아 놀란 적이 있다”며 “이 같은 바람을 말씀드리니 교황께서 ‘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답하셨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씀”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천주교가 북한과 소통하는 채널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 개신교 목사, 불교 스님, 러시아 정교회 신부는 계시는데 가톨릭 주교, 신부, 수녀님은 한 분도 안 계신다”며 “북한에도 가톨릭 신자가 있고, 북한 주재 외교관 중에도 신자가 있기 때문에 평양 장충성당에 1∼2명 정도의 상주 사제가 있으면 (방북 실현) 분위기를 만드는 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이재명 대통령이 레오 14세 교황에게 한국인 추기경 서임을 요청한 것에 대해선 적절한 시점의 발언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에는 (서울세계청년대회라는) 큰 행사가 있고, 로마와 한국은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국에 추기경이 더 계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레오 교황의 한국인 추기경 임명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추기경 서임은 교황의 고유 권한이라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임명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한국 교구의 새 추기경 임명이 관심을 끈 건 이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때다. 당시 이 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레오 교황이 “추기경 임명 시 국내 교구에 현직 추기경이 없는 한국의 사정을 각별히 고려하겠다”고 답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현재 한국인 추기경은 염수정 추기경(83)과 유흥식 추기경(75) 둘뿐이다. 한국 최초 김수환(1922∼2009), 정진석(1931∼2021) 추기경은 선종했다. 국내 교구를 관장하는 추기경은 없다. 염 추기경은 2021년 서울대교구장직에서 내려왔고, 유 추기경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임명된 후 추기경에 서임돼 현재 교황청에서 근무 중이다. 가톨릭에서 추기경은 교황 다음으로 높은 품위와 권위를 갖는다. 종신직이지만 핵심 권한인 교황 선출권은 80세 미만의 추기경에게만 주어져 현재 한국인 중엔 유 추기경만 유일하게 선출권을 갖고 있다. 내년으로 다가온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에 대해서는 교황청과 서울대교구가 중심이 돼 한국의 (전체) 교회와 공동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9월 한국에서 전 세계 담당자 300여 명이 모이는 준비 회의가 예정돼 있고, 내년 7월 중순에는 교황청 최고 책임자들이 방한해 안전 문제와 교황 방문 동선, 방문지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년 세대의 탈종교화에 대해선 “젊은이가 교회를 떠나는 게 아니라 교회가 젊은이들을 떠난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교회에 젊은이가 찾아오면 가장 먼저 활용할 생각부터 한다”며 “교회가 먼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탈리아 속담에 ‘연기는 자욱한데 고기는 (타버려서) 하나도 없다’는 말이 있다”며 “젊은이들에게는 실속 없이 좋은 말만 잔뜩 하는 건 소용이 없다. 복음을 통한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구체적인 삶의 증거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종 논란이 되는 구마 사제(마귀를 쫓는 사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천주교에서 구마 사제의 총 책임자가 자신이라고 밝힌 유 추기경은 구마 의식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구마 의식을 돈과 연결하는 건 절대 금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귀를 쫓아낸다며 상대의 몸을 만지는 것도 금지”라며 “특히 여성의 신체를 만지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축구에 관한 교황청의 관심을 묻는 질문에는 “몇몇 친한 추기경들과 독일 출신 교황이 계실 때 독일이 우승(독일 4회 우승 중 독일 출신 교황이 재직 중인 때는 없다. 베네딕토 16세가 사상 초유의 자진 사임(2013년)한 이듬해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했다)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직 중일 때 (그의 모국인) 아르헨티나가 우승한 것처럼,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현 레오 교황이 미국 출신인 만큼 미국이 우승할 거란 우스갯소리를 나눈 적이 있다”며 축구에 관한 교황청의 관심이 퍽 깊다고 전했다. 한국의 32강 탈락에 대해서는 “고대파와 안고대파로 갈린 내부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유 추기경은 대전교구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6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2022년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휴가 차 한국을 찾은 유 추기경은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31일 바티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 극보수파 ‘교황 승인’ 없이 주교 서품 강행… 교황청, 파문 처분

    극보수파 ‘교황 승인’ 없이 주교 서품 강행… 교황청, 파문 처분

    가톨릭 현대화 반대 전통주의 파벌“성 비오 10세회 교회법 위반” 발표SSPX “징계, 법적 효력 없다” 주장1988년에도 갈등… 이번에 또 충돌 교황청의 현대화 개혁에 반대해 온 극보수 가톨릭 단체가 레오 14세 교황의 만류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자체 주교 서품을 강행했다. 지난해 5월 교황 즉위 이후 ‘교회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온 레오 14세가 맞은 최대의 위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BBC 등 외신에 따르면 가톨릭 전통주의 분파인 ‘성 비오 10세회’(SSPX)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에콘에 있는 신학교에서 교황의 승인 없이 스위스·프랑스·미국 출신의 신임 주교 4명의 서품식을 진행했다. 앞서 레오 14세는 서한을 보내 교황의 승인 없는 주교 서품은 “극도로 중대한 죄”이자 “분열적인 행위”라고 강력히 경고했으나, SSPX는 이를 무시했다. 교회법에 따르면 교황의 승인 없는 주교 서품은 교황청에 불복종하는 교회 분열 행위로 규정돼 서품받은 사람과 의식을 집전한 주교 모두 자동 파문(성직 수행·성사 참여 등 영적 권리 정지) 대상이 된다. SSPX 측은 이번 서품이 “가톨릭 신앙을 지키기 위한 신성한 의무”라며 교황청의 징계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교황청은 서품식 다음 날인 2일 파문 처분을 내렸다. 교황청은 신앙교리부 장관 명의로 발표한 교령에서 SSPX의 알폰소 데 갈라레타 주교 등 6명이 교회법을 위반해 자동 파문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직자와 평신도들에게 분열에 가담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파문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SSPX는 1970년대 프랑스 출신 마르셀 르페브르 주교가 1960년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도입한 가톨릭 현대화에 반대하며 세운 단체다. 이들은 지역 언어가 아닌 라틴어 미사를 고수하고, 개신교 등 다른 교파와 화합을 도모하는 교회일치운동(에큐메니즘)을 거부한다. 현재 SSPX는 전 세계 75개국 이상에서 사제 750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도 수는 6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교황청과 SSPX는 1988년에도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 SSPX는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승인 없이 주교 4명을 서품했다가 파문을 자초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후임인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교회의 분열을 막고 화해를 도모하기 위해 2009년 파문을 철회했으나 이번에 또다시 충돌하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서품식은 교회의 일치를 의도적으로 깨뜨리는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SSPX는 교황의 지도력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이번 서품식은 교황에게 첫 번째 중대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 정순택 대주교, 교황청 복음화부 부서 위원에 임명

    정순택 대주교, 교황청 복음화부 부서 위원에 임명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65) 대주교가 교황청 복음화부의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위원으로 임명됐다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1일 밝혔다. 임기는 5년이다. 교황청 복음화부는 교황이 직접 주재하는 부서다. 정 대주교가 임명된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와 ‘세계복음화부서’로 구성됐다. 정 대주교가 위원으로 임명된 부서는 첫 복음화 지역에서 복음 선포와 신앙생활의 심화를 지원하고, 교회 관할 구역의 설정과 변경, 주교 임명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주교회의는 설명했다. 정 대주교는 서울대 공대 졸업 후 가톨릭대 대신학교에서 수학하고 1992년 사제품, 2014년 주교품을 받았다. 2021년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에 임명됐다. 주교회의 상임위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이사, 주교회의 성직주교위원회 위원장 등도 맡고 있다. 현재 교황청 부서 위원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성직자는 정 대주교 외에 유흥식 추기경(경신성사부·교회법부·문화교육부·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주교부·바티칸시국위원회), 김희중 대주교(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 이성효 주교(문화교육부 위원), 장신호 주교(경신성사부)가 있다.
  • 수형자가 만든 ‘시커모어 트리’ 전달…   소망교도소에 피어난 ‘용서와 화해’

    수형자가 만든 ‘시커모어 트리’ 전달…   소망교도소에 피어난 ‘용서와 화해’

    8명의 수용자(소망교도소가 수형자를 일컫는 용어)가 각자 제작한 타일을 하나로 모으자 한 그루의 시커모어 트리(돌무화과나무)가 완성됐다. 수용자들은 사과의 마음을 담아 이를 피해자 대리인에게 건넸고,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들의 사회 복귀를 축복했다. 소망교도소는 경기 여주시 소망교도소에서 지난 25일 국내 첫 ‘시커모어 트리 프로젝트(STP)’ 공식 수료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프로그램은 이달 2일부터 25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총 8회기에 걸쳐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회복적 정의, 범죄와 그 영향, 책임, 용서, 화해와 배상 등의 주제와 똑바로 마주하며 자신의 삶과 과거 행동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제교도협회 한국본부(PFK)의 원재훈 목사, 정은혜 소망교도소 심리치료팀장, 정책연구를 담당한 박현나 박사 등이 수용자 곁을 지키며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수료식에서 8명의 수용자들은 상징적 배상으로 각자 만든 타일을 모아 하나의 시커모어 트리 타일 작품을 제작했다. 이 타일 아트는 수료식에 참석한 피해자 대리인에게 전달됐다. 김영식 교도소장은 “수료생들이 책임 인정과 회복을 향한 다짐, 피해자와 공동체를 향한 사과의 마음을 담은 타일 아트를 전달하자 대리 피해자가 눈물로 용서와 화해의 뜻을 표했고, 수료생들이 진정한 회복의 길을 걸어 사회에 건강하게 복귀하기를 축복했다”고 전했다. PFI코리아 관계자는 “시커모어 트리 프로젝트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실을 마주하고 책임을 배우며 관계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라며 “참가자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망교도소는 국내 교회가 연합해 세운 아가페 재단(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이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교화 중심 비영리 민영교도소다.
  • 비정하고 무례하며 위험한 시민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비정하고 무례하며 위험한 시민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지난 3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이 한국 교회를 사회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에서 개신교 시민은 양심적 병역거부와 차별금지법 반대 이슈 차원에서는 비정하거나 무례한 시민,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는 무지하거나 나쁜 시민, 그리고 극우 정치와 12·3 내란 옹호 측면에서는 위험한 시민으로 비쳐진다. 그야말로 ‘불량 시민’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국내 대표 종교사회학자 강인철 한신대 종교문화학 교수는 최근 발간한 ‘한국 개신교 우파’(성균관대학교출판부)에서 개신교인의 극우 정치 참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강 교수는 “최근 빈번했던 개신교계의 대규모 극우 정치운동에 자극받았다”고 집필 계기를 밝혔다. 그는 개신교 우파를 “신학적, 정치적 보수 성향의 개신교인들을 중심으로 2000년대 이후 형성된 이들은 한국을 기독교 국가로 개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조직화한 극우 개신교 세력의 주도 아래 보수 성향 개신교인들도 다수 참여하는 극우-보수 연합에 기초해 정치화된 세력”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이들이 극우적 정치사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개신교 우파 세력 구성은 ‘극우-보수 연합’이지만 이들의 외적 행동은 ‘극우 정치’다. 강 교수는 개신교 우파가 극우 정치로 치닫는 것에 대해 “연합 내에서 극우파가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정치화된 극우 개신교 현상이 등장한 것은 20년 전인 2003년 초다. 강 교수 표현에 따르면 개신교 우파는 ‘다소 충격적이자 어떤 면에서는 좀 느닷없이’ 출현했다.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채운 종교 경관, 태극기와 성조기의 거대한 물결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적인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과시된 개신교 우파의 힘을 가능하게 한 것은 한국 개신교회의 초대형화 현상, 보수 헤게모니 확대, 대형 교회들의 과두지배체제 구축으로 귀결된 개신교 정치 지형 형성, 미국 기독교 우파와 공화당 정치인들의 지원, 개신교 우파 지도자들과 거대 보수 정당의 연합 전략 등이 다양하게 얽혀 있다. 강 교수는 한국 개신교 우파의 우울한 미래를 전망했다. 개신교 우파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정치 참여를 정당화하지만 이는 교회 밖 시민들의 반감만 증폭시켰다. 그는 “개신교 우파의 혐오 정치는 결국 ‘개신교에 대한 혐오’를 촉발, 확산시켜 종국엔 교세 위축으로 귀결되기 쉽다”고 꼬집었다.
  • 비정하고 무지하며 위험한 시민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비정하고 무지하며 위험한 시민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지난 3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한국 교회를 사회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동일 조사에서도 불신한다는 응답은 10명 중 6명이었으나 6년 만에 더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일반인들의 시선으로 개신교 시민은 양심적 병역거부와 차별금지법 반대 이슈 차원에서는 비정하거나 무례한 시민을,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는 무지하거나 나쁜 시민을, 그리고 극우 정치와 12·3 내란 옹호 측면에서는 위험한 시민으로 비쳐진다. 21세기 한국에서 개신교 신자는 세속적 시민이나 타종교 시민의 눈에는 그야말로 ‘불량 시민’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국내 대표 종교사회학자 강인철 한신대 종교문화학 교수는 최근 발간한 ‘한국 개신교 우파’(성균관대학교출판부)에서 ‘개신교 우파’라는 키워드로 ‘위험한 개신교 시민’으로 낙인 찍힌 많은 개신교인의 극우 정치 참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사회과학자로 연구 대상의 개념화, 접근 방법의 일관성 유지, 극우 개신교 형성 요인, 전개 과정을 심층 분석한 학술서임에도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2024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계엄 지지와 탄핵 반대를 기치로 내건 개신교계의 극우 운동은 계속됐다. 전광훈, 손현보로 대표되는 집회는 계엄 지지와 탄핵 반대 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강 교수는 “최근 빈번했던 개신교계의 대규모 극우 정치운동에 자극받았다”며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개신교 우파를 “신학적, 정치적 보수 성향의 개신교인들을 중심으로 2000년대 이후 형성되었고 한국을 기독교 국가로 개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조직화된 극우 개신교 세력의 주도 아래 보수 성향 개신교인들도 다수 참여하는 극우-보수 연합에 기초하여 정치화된 개신교 세력, 그리고 그들이 전개하는 극우적 정치사회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개신교 우파 세력 구성은 ‘극우-보수 연합’이지만 이들의 외적 행동은 명백한 ‘극우 정치’다. 강 교수는 세력 구성과 외적 행동은 구별하고 세력 구성 안에서 주도권의 소재를 분별해야 하지만 개신교 우파가 극우 정치로 치닫게 된 것은 연합 내에서 극우파가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정치화된 극우 개신교 현상이 등장한 것은 20년 전이다. DJ 정부 이후 보수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참여정부가 들어서게 된 2003년 초다. 강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개신교 우파는 ‘다소 충격적이자 어떤 면에서는 좀 느닷없이’ 출현했다.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채운 종교 경관, 태극기와 성조기의 거대한 물결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적인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과시된 개신교 우파의 힘을 가능하게 한 것은 한국 개신교회의 초대형화 현상, 보수 헤게모니 확대, 대형 교회들의 과두지배체제 구축으로 귀결된 개신교 정치 지형 형성, 미국 기독교 우파와 공화당 정치인들의 지원, 영적 전쟁론으로 무장한 신학적 전환, 개신교 우파 지도자들과 거대 보수 정당의 연합 전략 등이 다양하게 얽혀 있다. 강 교수는 미국의 기독교 우파가 보여주고 있는 현실을 통해 한국 개신교 우파의 우울한 미래를 전망했다. 이른바 ‘정치적 성공의 역설’이다. 개신교 우파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정치 참여를 정당화하지만 이는 교회 밖 시민들의 반감만 증폭시켰다. 극우 정치 참여가 단기적으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종교적으로 치명적 역풍과 백래시를 초래해 결국 종교적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개신교 우파의 혐오 정치는 결국 ‘개신교에 대한 혐오’를 촉발, 확산시켜 종국엔 교세 위축으로 귀결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 교인 3명 중 1명 우울증 경험…“신앙 약해서”라는 편견도 같은 비율(5+표)

    교인 3명 중 1명 우울증 경험…“신앙 약해서”라는 편견도 같은 비율(5+표)

    기독교인 3명 중 1명은 지속적인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비슷한 비율의 교인들이 우울증을 신앙심 부족이나 개인의 나약함으로만 판단하고 있어, 교회 공동체 내 정신건강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목회데이터연구소가 한국교회탐구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기독교인의 우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교회 출석자) 3명 중 1명은 최근 1년 사이 2주 이상 지속적인 우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울증을 인식하고 있어도 이를 목회자나 성도들에게 알리겠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교회 안에 우울증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여전히 마음 편히 밝히기 어려운 주제라는 의미다. 아울러 기독교인의 29%는 ‘우울증은 본인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봤고, 28%는 ‘매우 영적인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우울감을 사회 병리 문제가 아닌, 개인의 나약함과 영성 부족으로 치부한다는 뜻이다. 우울 증상이 있는 교인마저 41%가 ‘우울증은 나약함 때문’이라고 답했고, 34%는 ‘영적인 사람은 걸리지 않는다’고 응답해 스스로를 자책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교회 내 우울증 성도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있다는 응답도 29%에 달했다. 우울의 주된 원인으로는 경제 문제(46%), 건강 문제(36%), 가족 문제(32%), 취업·직장·학업 스트레스(31%) 등의 순이었다. 우울증이 영적 영역이 아닌 현실의 삶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수치다. 교회 공동체가 위기 극복의 자원이 될 가능성도 확인됐다. 소그룹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교인의 88%가 정서적 지지 대상이 있다고 답했고, 교회 내 상담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79%에 달했다. 우울 해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운동·산책 등 신체 활동(도움도 83%)과 기도·예배 등 신앙 활동(78%)이 꼽혔다. 다만 목회자에게 상담을 요청했을 때의 도움도(63%)는 일반 교인에게 털어놓았을 때(70%)보다 오히려 낮아, 목회자 상담의 실효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 ‘참교육’보다 잔혹한 현실… 시멘트 아래 묻힌 15세 소녀의 절규, 김해 여고생 암매장 살인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참교육’보다 잔혹한 현실… 시멘트 아래 묻힌 15세 소녀의 절규, 김해 여고생 암매장 살인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최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참교육’은 날이 갈수록 교묘하고 잔인하게 진화하는 학교 내외의 청소년 범죄를 정면으로 조명한다. 극 중 가해자들은 약자를 무참히 유린하지만 결국 압도적인 물리력과 통쾌한 징벌 체계에 의해 처절하게 응징당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러나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의 범죄는 드라마 작가의 상상력을 가볍게 뛰어넘을 만큼 참혹하며 그 결말 역시 통쾌한 복수극과는 거리가 멀다.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이라는 수식어조차 부족할 만큼 인간의 가장 밑바닥 악의를 보여준 실제 사건이 있다. 과거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1988년 ‘여고생 콘크리트 살인사건’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2014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김해 여고생 암매장 살인 사건’이다. 벗어날 수 없는 덫, ‘가출팸’이라는 지옥의 시작비극의 서막은 2014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15세 윤모 양은 타 지역에서 경남 김해로 전학을 온 상태였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으나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겉돌고 있었다. 외로움에 시달리던 윤 양은 SNS를 통해 알게 된 남성에게 위로를 받다 가출을 결심했고 부산의 한 여관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이는 윤 양을 범죄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철저한 덫이었다. 그곳에는 20대 남성 3명과 윤 양 또래의 10대 여학생 4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가출팸’ 일당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윤 양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한 뒤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으로 성매매를 강요하기 시작했다. 윤 양은 울산 등지의 모텔에 감금된 채 하루 평균 3회 이상 강제 성매매에 내몰렸고 가해자들은 윤 양을 착취해 벌어들인 수익을 자신들의 유흥비와 생활비로 탕진했다. 그러던 중 딸을 애타게 찾던 윤 양의 아버지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일당이 알게 됐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올 것을 우려한 가해자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윤 양에게 “가출 기간 동안 성매매를 한 사실을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는 강압적인 다짐을 받아낸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일상화된 폭력과 유흥거리로 전락한 인간의 존엄성천만다행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비극의 사슬은 끊어지지 않았다. 가해자들은 윤 양이 지인과 아버지에게 감금 및 성매매 강요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자신들의 범행이 탄로 날 것을 우려한 이들은 앙심을 품고 윤 양의 뒤를 밟았고 교회에서 윤 양을 대낮에 또다시 강제로 납치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다시 끌려간 윤 양에게 가해진 보복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악랄했다. 이들이 윤 양에게 가한 폭력과 가혹행위는 단지 입을 막거나 겁을 주기 위한 목적을 넘어 타인의 고통 자체를 일종의 ‘놀이’로 즐기는 기형적인 양상을 띠었다. 일당은 번갈아 가며 윤 양을 무자비하게 집단 구타했으며 가학적인 방식으로 음주를 강요했다. 또한 폭행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윤 양의 신체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해를 입히는 등 비인간적인 고문이 연일 이어졌다. 아픈 윤 양에게 동행한 여학생들과 강제로 싸움을 붙이는 등 폭력은 완전히 그들의 유흥거리로 전락해 있었다. 보름 가까이 이어진 무자비한 구타와 가혹행위, 굶주림으로 인해 윤 양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사망하기 2~3일 전부터는 식도 기능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이온 음료조차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참혹한 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2014년 4월 10일, 지속적인 폭행으로 인한 탈수와 쇼크를 이기지 못한 15세의 어린 소녀는 급성 심장정지로 짧고 고통스러웠던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냉혈한 시신 은폐와 브레이크 없는 연쇄 강력 범죄윤 양이 숨을 거두자 가해자들은 일말의 슬픔이나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곧바로 치밀한 시신 유기 및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이들은 윤 양이 사망한 직후 경남 창녕의 한 과수원으로 이동해 시신을 암매장하기로 공모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시신이 발각되더라도 수사기관이 신원을 확인할 수 없도록 시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잔혹성을 보였다. 그러나 봄철 과수원 작업으로 인해 암매장 사실이 들통날 것을 우려한 이들은 시신을 다시 파내어 인근 야산으로 옮겼다. 나아가 시신의 부패 냄새를 차단하고 흔적을 영원히 지우기 위해 미리 준비해 간 시멘트를 시신 위에 쏟아붓고 흙으로 덮어 완벽한 은폐를 시도했다. 시신을 암매장한 후에도 이들 가출팸 일당의 폭주는 브레이크 없이 이어졌다. 윤 양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은폐한 지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은 2014년 4월 이들은 활동 무대를 대전으로 옮겨 또 다른 강력 범죄를 저질렀다. 이번에도 역시 10대 여학생을 미끼로 내세워 조건만남을 가장해 40대 남성을 모텔로 유인했다. 애초에 금품 갈취가 목적이었던 가해자들은 남성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뒤 피해자의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강도살인 범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들의 범죄 행각은 결국 꼬리가 밟혔다. 대전 살인 사건의 폭행 장면이 CCTV에 담겼고 시신 유기 현장 주변을 배회하던 일당은 잠복 중이던 경찰에 의해 전원 체포되었다. 이후 경찰의 치밀한 수사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대전 사건의 가해자들이 김해 윤 양 실종 사건과 동일한 일당임이 밝혀졌고 차갑게 굳어 있던 윤 양의 시신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사법부의 판결…그 형량은 15세 소녀의 목숨값으로 합당했는가?법정에 선 7명의 가해자에게는 살인, 강도살인, 사체유기 등 입에 담기조차 힘든 22개의 다수 중범죄 혐의가 적용되었다.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이들은 범행의 주도권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비겁한 태도를 보였다. 기나긴 법정 공방 끝에 2015년 12월 대법원을 통해 최종 형량이 확정되었다. 재판부는 이들의 행위가 타인의 고통을 마치 놀이처럼 즐긴 점에 비추어 살인의 고의성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성인 가해 남성 중 주범 2명에게는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이 확정되었고 다른 공범 1명에게는 징역 35년이라는 중형이 내려졌다. 국민적 이목이 쏠렸던 것은 윤 양과 또래이면서도 끔찍한 가혹행위와 사체 유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10대 여학생들에 대한 처벌 수준이었다. 법원은 이들에게 장기 9년~단기 6년 등의 징역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법의 잣대로 내려진 이 판결을 두고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과연 이 형량이 15세 소녀가 수십 일간 겪어야 했던 지옥 같은 고통과 강제된 죽음의 무게에 비례하는 ‘합당한 처벌’인가? 가해 여학생들은 소년범으로서의 형을 받았으나 이들 대부분은 이미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복귀한 상태다. 범죄자가 형기를 채웠다는 것은 법률적 절차의 종료를 의미할 뿐 억울하게 죽어간 피해자와 평생 가슴에 자식을 묻어야 하는 유가족의 피눈물 앞에서는 한없이 가볍고 무력한 죗값으로 다가온다. 진짜 ‘참교육’이 향해야 할 곳윤 양 사건이 뼈아픈 이유는 벼랑 끝에 몰린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할 사회적 안전망과 수사 시스템이 얼마나 무기력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양의 아버지가 초기에 다급하게 실종 신고를 했을 때 수사기관이 이를 단순 가출로 가볍게 여기지 않고 골든타임 내에 적극적인 개입을 했더라면 참극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드라마 ‘참교육’ 속 악인들은 영웅에 의해 통쾌하게 부서지지만 현실의 시스템은 언제나 완벽한 처벌을 담보하지 못한다. 무참히 파괴된 피해자의 영원한 부재와 남은 생을 살아가는 가해자들의 일상이 버젓이 공존하는 것이 우리가 마주한 비정한 현실이다. 우리가 이토록 참혹한 사건을 외면하지 않고 그 흔적을 집요하게 복기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진정한 ‘참교육’이란 픽션 속 사적 제재에 열광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가출 청소년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범죄의 고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아이들을 끝까지 보호할 수 있는 촘촘한 사회적 감시망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참혹한 범죄의 흔적 위에서 우리 사회 전체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진짜 ‘참교육’일 것이다.
  • “누가 누구 아내? 가족도 헷갈려” 쌍둥이 형제·자매 합동결혼식 열린 나이지리아 [포착]

    “누가 누구 아내? 가족도 헷갈려” 쌍둥이 형제·자매 합동결혼식 열린 나이지리아 [포착]

    “우리 아내들은 너무 닮아서 가족들조차 종종 헷갈려요. 하지만 우리는 헷갈리지 않습니다. 우리 아내가 누구인지 아주 잘 알거든요.” 나이지리아 남서부 도시 이바단의 한 교회에서 열린 화제의 결혼식에서 이날의 주인공 중 한 명이자 쌍둥이 형제 중 동생인 40대 초반의 케힌데 오군토예는 이렇게 말했다. BBC아프리카, AF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쌍둥이 출산율이 유독 높다고 알려진 요루바족 사이에서도 매우 드문 일인 쌍둥이 형제와 쌍둥이 자매의 합동결혼식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렸다. 요루바족 문화에서 쌍둥이는 축복으로 여겨지는데 이에 따라 ‘운명적인 이름’도 미리 정해진다. 쌍둥이 중 첫째는 ‘세상을 시험하는 자’라는 뜻의 타이워, 둘째는 ‘나중에 나온 자’라는 뜻의 케힌데다. 이 이름은 성별과 상관없이 쌍둥이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쌍둥이 형제 중 첫째인 타이워 오군토예는 “우리 형제는 항상 쌍둥이 자매와 결혼하는 것을 꿈꿔 왔다”며 “이 결혼은 마치 신의 뜻으로 맺어진 것 같다”며 행복해했다. 이날 부부가 된 네 사람의 인연은 10년 전 시작됐다. 네 사람 모두 이바단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한 강사가 오군토예 형제에게 훗날 신부들이 될 아데디란 자매를 만나보라고 주선해준 것이 시작이었다. 다만 당시 네 사람은 함께 만나 얘기를 나눴지만, 친구 관계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형제는 좀 더 발전된 관계를 원했으나, 자매는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들과 같은 쌍둥이를 동시에 만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서였다. 이후 자매는 해외로 유학을 떠났고, 형제는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나라에서 여행과 일을 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몇 년 후 네 사람이 다시 연락을 주고받게 됐을 때 이들의 관계는 부쩍 가까워졌고 양가 부모님 인사를 거쳐 결혼에까지 성공하게 됐다. 타이워 오군토예는 장인·장모와 금세 친해졌다고 회상하면서 “모두가 우리를 너무 반갑게 맞아줘서 마치 평생 알고 지낸 사이 같았다. 저를 아들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결혼식 하루 전인 지난 19일 열린 전통 약혼식에서 두 커플은 똑같이 붉은색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같은 복장이었지만 하객들은 신랑의 외모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오군토예 형제의 경우 이란성 쌍둥이여서 외모에 얼마간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아데디란 자매는 일란성 쌍둥이라 가족들조차 종종 헷갈려하곤 했다. 친척들은 신랑 가족이 신부 가족에게 선물한 고구마, 음료, 천, 여행 가방 등 다양한 선물 더미 주위에서 춤을 추며 이날 행사를 즐겼다. 이튿날 교회에서 열린 성스러운 결혼식 직후에는 피로연으로 요루바족의 호화로운 파티인 ‘오완베’가 이어졌다. 반짝이는 조명 아래엔 이들의 결혼을 축하하러 온 수십명의 쌍둥이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타이워 오군토예는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의 아이도 쌍둥이이길 기도한다. 그것이 저희의 간절한 소망”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 “수형자가 키운 꽃으로 지역사회 가꿔요”

    “수형자가 키운 꽃으로 지역사회 가꿔요”

    소망교도소가 ‘담장을 넘는 상생 원예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교도소는 “경기 여주시 오학동 주민자치회, 허브다섯메 등과 상생 원예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전날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수형자들이 교도소 내 원예장에서 꽃과 식물을 재배하면 지역사회가 이를 환경 미화와 공동체 가꾸기에 활용한다. 소망교도소는 원예장 운영과 재배 관리, 참여 수용자 선발 및 지도를 맡고, 오학동 주민자치회는 사업 운영과 지역사회 홍보를 담당한다. 허브다섯메는 우수 묘종 지원과 전문 재배 기술 교육 및 자문을 제공하게 된다. 김영식 소망교도소장은 “수용자들이 정성껏 재배한 꽃을 지역사회에 나누는 과정 자체가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는 활동”이라고 사업의 의미를 밝혔다. 조강희 허브다섯메 대표는 “꽃을 매개로 수용자의 사회 적응을 돕고 지역을 아름답게 가꾸는 상생 프로젝트”라고 전했다. 세 기관은 앞으로 수용자가 재배한 꽃과 식물을 지역 공원·화단에 식재하고 주민과 함께 관리 활동을 펼쳐 공동체 참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한국 교회가 연합해 설립한 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 목사)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 교화 중심 비영리 민영교도소다.
  •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구속에 “95세 초고령에 물리적 형벌”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구속에 “95세 초고령에 물리적 형벌”

    신천지예수교회(신천지)는 이만희(95) 총회장이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신천지는 25일 “그동안 이 총회장과 교단은 주거가 일정한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비롯한 모든 조사 과정에 성실히 협조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거듭된 압수수색 등으로 관련 자료가 확보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만 95세의 초고령으로 도주의 우려 역시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인신 구속 조처가 내려진 점은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재판 원칙에 비춰 대단히 안타까운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인신을 구속하는 것은, 만 95세의 고령 피의자에게 사실상 물리적 형벌을 미리 가하는 처사”라고 했다. 아울러 “현재 이 총회장은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상시적인 의료 지원과 관리가 필요한 상태”라며 “구치소 수감으로 인해 급격한 건강 악화나 의학적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지 염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김진만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총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총회장은 제20대 대선과 제22대 총선을 전후로 5만명이 넘는 신도를 국민의힘에 집단 가입시킨 혐의(정당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를 받는다.
  • 소망교도소, 담장 넘는 상생 원예 프로젝트

    소망교도소, 담장 넘는 상생 원예 프로젝트

    소망교도소가 ‘담장을 넘는 상생 원예 프로젝트’ 추진에 나섰다. 소망교도소는 “여주시 오학동 주민자치회, 허브다섯메 등과 상생 원예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24일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수형자들이 교도소 내 원예장에서 꽃과 식물을 재배하면, 지역사회가 이를 환경 미화와 공동체 가꾸기에 활용하는 자원 순환·친환경 협력 모델이다. 교정기관과 주민자치회, 민간기업이 각자의 전문성을 연계해 수용자의 교정 활동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 환경 개선과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다. 역할 분담도 명확하다. 소망교도소는 원예장 운영과 재배 관리, 참여 수용자 선발 및 지도를 맡고, 오학동 주민자치회는 사업 운영과 지역사회 홍보를 담당한다. 허브다섯메는 우수 묘종 지원과 전문 재배 기술 교육 및 자문을 제공한다. 김영식 소망교도소장은 “수용자들이 정성껏 재배한 꽃을 지역사회에 나누는 과정 자체가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는 활동”이라고 사업의 의미를 밝혔다. 조강희 허브다섯메 대표는 “꽃을 매개로 수용자의 사회 적응을 돕고 지역을 아름답게 가꾸는 상생 프로젝트”라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 사업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심무순 오학동 주민자치회장은 “공모사업으로 시작된 이번 협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대표 사례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 기관은 앞으로 수용자가 재배한 꽃과 식물을 지역 공원·화단에 식재하고 주민과 함께 관리 활동을 펼쳐 공동체 참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소망교도소는 이날 여주시에 거주하는 강원특별자치도민회와 오학동 주민자치회 등과 함께 ‘사랑의 자장면 나눔 봉사’도 진행했다. 강원도민회 회원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520인분의 자장면을 만들고 직원과 수용자들에게 배식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한국 교회가 연합해 설립한 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 목사)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 교화 중심 비영리 민영교도소다.
  • 성관계 파트너, 몇 명이면 많은 걸까?…남녀 비교해 보니 ‘반전’ [라이프+]

    성관계 파트너, 몇 명이면 많은 걸까?…남녀 비교해 보니 ‘반전’ [라이프+]

    살면서 성관계를 맺어본 파트너의 수는 본인만 아는 사적인 영역임에도, 일부 학자들은 해당 데이터가 공중보건과 문화연구, 심리학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호주 그리피스대학 산하의 그리피스 사회문화연구센터 소속 캐런 스톨즈노우 박사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25~44세 여성의 평균 성 파트너 수는 4.2명이었고, 같은 연령대의 남성은 평균 6.1명으로 나타났다. 성행동학회지(Archives of Sexual Behavior)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평균 성 파트너 수가 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영국,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여성의 평생 평균 성 파트너 수가 7명, 남성은 8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수치는 국가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평균 성 파트너 수가 11.8명인 반면, 미국에서는 평생 10~11명 사이의 파트너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톨즈노우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수치는 사회적, 문화적 요인, 특히 혼전 성관계를 자제하려는 경향의 영향을 받는다. 결혼 제도가 엄격한 인도에서는 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평생 세 명의 성 파트너를 갖는 반면, 데이트와 성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관대한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성 파트너 수가 네 명 미만으로 조사됐다. 종교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주민 62%가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신자인 미국 유타주는 평균 2.6명인 반면, 루이지애나는 15.7명으로 조사됐다. 스톨즈노우 박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심리학 매체인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일반적으로 성인의 평생 성 파트너 수는 4~10명 사이로 추정되며,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파트너 수를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국가·지역별 차이는 문화와 관련해 더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 비공식 연구에서는 이상적인 성 파트너 수가 7.5명이라고 밝혔다”면서 “두세 명 미만의 성 파트너를 갖는 것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여겨지며, 이는 성 파트너 수가 너무 적다는 것에 대한 후회와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반대로 15명 이상의 성 파트너를 갖는 것은 지나치게 문란하다고 여겨지며, 이는 타인에게 그 사람이 관계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성적 강박증이 있을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성적 파트너’라는 용어를 모호하다고 판단하거나 연령과 성적 지향성, 사회·문화·종교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스톨즈노우 박사는 “성관계 파트너 수에 대한 많거나 적음, 적절한 수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며 “더불어 이러한 생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할 수 있으므로 성 파트너 수에 옳고 그른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 상식이라 믿었던 역사적 장면의 실체, 얼마나 진짜일까 [한ZOOM]

    상식이라 믿었던 역사적 장면의 실체, 얼마나 진짜일까 [한ZOOM]

    역사는 ‘사실’로 기록되지만, 우리는 그것을 ‘이야기’로 기억한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달았다”와 같은 이야기는 재미도 있고 자극적이기 때문에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문제는 이렇게 사실로 믿고 기억하는 이야기의 상당수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내용을 단순화하고, 누군가는 인위적으로 가공하며, 또 누군가는 다른 이야기들을 섞어 놓았다. 그렇게 왜곡된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면서 마치 사실처럼 굳어지게 된 것이다. 최근 역사학자들이 새롭게 조명하는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잘못된 정보를 역사라고 오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나폴레옹은 키가 작지 않았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프랑스 혁명기에 뛰어난 전술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유럽의 판도를 바꾸었고, 근대 민법의 기틀이 된 ‘나폴레옹 법전’을 편찬하는 등 큰 업적을 남겼다. 그는 프랑스 혁명 정신을 유럽에 전파하고 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위대한 지도자인 동시에, 독재를 일삼은 전쟁광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이런 나폴레옹에게 오랫동안 따라다닌 오해가 하나 있다. 바로 ‘키가 작은 왜소한 황제’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그의 실제 키는 약 168~170㎝로, 당시 프랑스 남성의 평균보다 컸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를 여전히 ‘키가 작은 남자’로 기억한다. 이런 이미지가 고착된 배경에는 영국의 치밀한 정치적 선전이 있었다. 당시 영국 언론은 나폴레옹을 폄하하기 위해 그를 작고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묘사했다. 여기에 프랑스와 영국의 도량형 차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프랑스는 ‘피에(pied)’를, 영국은 ‘피트(foot)’를 사용했다. 1피에는 약 32.5㎝인 반면, 1피트는 약 30.5㎝로 2㎝의 차이가 있었다. 나폴레옹의 키는 ‘5피에 2푸스’(약 169㎝)였는데, 이를 영국이 단위는 무시한 채 숫자만 가져와 ‘5피트 2인치’(약 157㎝)로 표기했다. 그 결과 나폴레옹은 한순간에 단신으로 박제되고 말았다. 나폴레옹에게는 ‘꼬마 부사관’(Le Petit Caporal)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이는 병사들이 그를 친근하게 부르던 애칭이었다. 영국은 이 별명을 교묘하게 이용해 그를 왜소하고 우스꽝스러운 독재자로 그려냈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키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는 현상을 뜻하는 ‘나폴레옹 콤플렉스’라는 말이 아직도 사용되는 것을 보면, 정치적 선전으로 인한 사실의 왜곡이 얼마나 오래,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갈릴레오는 화형을 당하지 않았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천동설’(天動說)이 상식을 지배하던 시절,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관측과 연구를 통해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지동설’(地動說)을 주장했다. 이 주장은 “우주의 중심에 인간과 신이 있다”고 믿었던 당대의 종교적 세계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었다. 종교적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지동설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적인 주장이었다. 발아래 땅이 고요히 멈춰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지구가 엄청난 속도로 자전하며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는 주장은 감각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었다. 결국 갈릴레오는 지동설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종교재판을 받은 갈릴레오가 화형을 당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그는 재판장에서 지동설을 철회했고, 구체적인 기록은 없으나 법정을 나서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이후 그는 가택연금 상태에서 남은 여생을 보냈고, 그 기간에도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사실 화형을 당한 인물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이탈리아의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다. 브루노 역시 지동설을 지지했지만, 그가 처형된 진짜 이유는 삼위일체 부정, 예수 신성 부정, 윤회설 주장 등 복합적인 이단 혐의 때문이었다. 지동설이나 무한 우주론은 여러 이유 중 하나였을 뿐, 핵심은 기독교 교리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었다. 19세기에 이르러 근대 과학과 종교 간의 대립 구도가 격화되었다. 이때 일부 사람들이 브루노에게 ‘과학의 순교자’라는 이미지를 덧씌웠고, 시간이 흐르며 갈릴레오의 이야기와 브루노의 처형이 뒤섞이며 “갈릴레오가 지동설을 주장하다 화형을 당했다”는 허구적 신화가 탄생했다. 이는 역사적 사실보다 대중이 열망하는 ‘상징’이 어떻게 기록을 대체하고 강하게 살아남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콜럼버스가 증명한 것은 지구의 모양이 아니었다 콜럼버스는 인도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인도로 향하는 포르투갈 항로 대신, 대서양 서쪽으로 항해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서쪽으로 계속 항해하면 언젠가 인도에 닿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콜럼버스가 당시의 편견을 깨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위험한 항해를 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 학자들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중세 대학에서도 이를 가르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중세 사람들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는 이야기는 19세기 근대 이후 과학과 종교의 갈등 구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이야기에 가깝다. 사실 콜럼버스 논쟁의 핵심은 지구가 둥그냐 아니냐 하는 ‘형태’가 아니라, 지구의 ‘크기’를 둘러싼 계산의 문제였다. 당시 콜럼버스는 지구의 둘레를 훨씬 적게 잡는 오류를 범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계산이 틀렸음을 지적하며 서쪽으로 향하는 항해는 보급 문제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다행히 항해 도중 우연히 아메리카 대륙을 만나면서 그의 항해는 성공할 수 있었다. 정리하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은 그의 과학적 증명의 성과가 아니라 우연의 산물이었다. ●마녀사냥의 절정은 중세 시대가 아니었다 마녀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검은 옷을 입고 빗자루를 타고 다니며 악마를 숭배하는 여인’과 그 마녀를 불길 속에서 처단하는 화형 장면은 기독교적 세계관이 정점에 달했던 중세를 상징하는 이미지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실제로 마녀사냥이 집중되었던 시기는 중세가 아니라 근대로 넘어온 16~17세기였다. 종교개혁으로 인한 사회 분열, 교회가 지배하던 사회질서를 흔들어대는 자본주의,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부족, 전염병의 창궐. 이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의 원인을 마녀에게서 찾았고, 마녀사냥은 그렇게 사회 전체가 공포에 반응한 결과였다. ●모든 지식의 시작, “정말 그랬을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해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인간의 뇌는 자극적이고 기억하기 쉬운 이야기를 선호한다. 나폴레옹이 난쟁이였다는 말이 기억하기 쉽고, 갈릴레오가 화형을 당했다는 말이 더 자극적이다. 그렇게 단순화된 이야기는 반복될수록 사실처럼 굳어진다. 그러므로 당연하다고 믿어온 상식에 대해 한 번 정도는 의심하고, 익숙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한 번 정도는 낯선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고정관념은 깨지고 상식과 지식이 새살처럼 돋아날 수 있다. 기억하자. 모든 지식의 첫걸음은 다음 질문에서 시작된다. “정말 그랬을까?”
  • 日 대법원, 옛 통일교 해산명령 확정…“불법 헌금 권유로 다수에게 피해”

    日 대법원, 옛 통일교 해산명령 확정…“불법 헌금 권유로 다수에게 피해”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해산 명령을 확정했다. 24일 NHK 등에 따르면 최고재판소 제3소법정은 지난 22일 가정연합의 해산을 명령한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의 판결을 유지하면서 가정연합의 특별항고를 재판관 4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옛 통일교의 불법적인 헌금 권유 행위에 대처하려면 해산 이외에 실효성이 있는 수단이 없다”며 해산 명령이 헌법이 보장하는 ‘신앙의 자유’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교단 신자들은 1973년부터 2022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헌금 권유 행위를 지속해 하는 등 다수의 사람에게 재산적·정신적 손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가정연합은 최고재판소 판결에 유감을 표명했다. 교단 측은 “청산 절차가 개시되면서 전국에 300곳 이상이던 교회 시설에 일체 출입할 수 없게 됐다. 청산 업무에는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으나 교회를 잃은 신도들이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3년 고액 헌금 등 논란을 일으킨 가정연합에 대해 해산 명령을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청구했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해 3월 “1500명 이상에게 204억엔(약 1938억원)의 피해를 초래했다”며 해산을 명령했다. 도쿄고등재판소는 지난 3월 가정연합의 즉시 항고 청구를 기각하고 도쿄지방재판소 판결을 유지했다. 해산 명령은 도쿄고등재판소 결정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해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이다.
  •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길이 92m 종묘 정전 모티브내부 삼각 구조에 ‘책의 산’ 경외감조선 실학자 황윤석 ‘기록의 대가’53년간 57권 백과사전급 일기 남겨1~2층 잇는 계단 잔뜩 꽂힌 만화책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도서관‘취석정’ 정자 마당 7개 고인돌 눈길‘운곡습지’ 탐방로 1코스 원시림 방불“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중에서 어떤 의미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눈부시게 환한 햇살, 윤슬처럼 반짝이던 눈동자, 나란히 앉아 수박을 베어 물던 얼굴들. 황윤석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다 내가 당신들과 여름의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밑줄 쳐진 시간들 여름날, 할머니의 과수원이었다. 점심을 먹고는 마루에 누워 사탕을 녹여 먹고 있었다. 햇살은 한 뼘씩 슬그머니 얼굴 위로 번졌다. 졸음을 견디지 못해 잠이 들려는 찰나, 미처 녹아내리지 못한 사탕이 목구멍에 턱하고 걸렸다. 놀란 나는 캑캑거려 사탕을 뱉어내고는, 손바닥 위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서러워 그만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뒤늦게 놀라서 달려오던 할머니의 발자국 소리가 그 여름 그늘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전북 고창 황윤석도서관에서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비채)를 읽다가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 책을 내려놓고 고개를 드니 도서관 용마루의 투명한 틈새로 하늘색이 보였고 햇살이 넉넉하게 쏟아졌다. 나는 왜 여태껏 그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의 인생에는 이처럼 밑줄 쳐진 시간들이 있다. 사카니시에게는 존경하던 건축가 무라이와 보낸 스물세 살의 한철이 그랬을지 모를 일이다. 무라이의 설계사무소는 매해 7월 말에서 9월 중순 사무실을 여름 별장으로 옮겨 일했는데 그해에는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공모를 준비한다. 소설은 중년이 된 사카니시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너무도 아름다운 그 시절의 여름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고창은 소설 속 여름 별장이 있는 아오쿠리 마을과는 다르다. 아오쿠리는 가상의 지명으로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어디쯤이다. 아사마산 기슭의 휴양지로 초기에는 외국 선교사들의 별장지였고 시간이 지나 저명한 인사들의 휴양지로 변화했다. 그럼에도 고창에서 여름 별장을 떠올린 건 고창이 간직한 ’짓다‘라는 행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고창에는 태초의 건축이 깃들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이다. 건축학자 김봉렬은 고인돌을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이고 “예술적 기념물”이라 했다. 고창 고인돌은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1748기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집이다. 여름 별장이 생각난 이유는 또 있다. 건축가가 설계한 도서관이 있어서다. 고창 황윤석도서관은 tvN ‘알쓸신잡’ 등으로 잘 알려진 유현준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지난해 12월 개관했는데 곧장 고창의 랜드마크로서 도시의 자긍심을 높였고 여행자들의 목적지가 됐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책의 성소 도서관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 70대의 노 건축가와 20대 신입 건축가가 마주 앉아 도서관 건축에 관해 이야기 나누던 소설 속 장면을 좋아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이 소설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곁의 건축가가 도서관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소설과 비교해 들여다보는 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에는 스웨덴 건축가 군나르 아스플룬드의 우드랜드 공동묘지(숲의 묘지)가 중요하게 언급된다. 그는 훗날 스톡홀름공공도서관을 설계했다. 그래서 무라이는 도서관을 ‘교회와 비슷한 곳’이라 말했을지도. 건축가들에게 도서관은 성스러운 장소인 걸까? 황윤석도서관은 우리 왕가의 제례 공간인 종묘의 정전(101m)을 모티브로 했다. 길이가 무려 92m에 달한다. 첫인상은 그로 인해 강렬하다. 벽면서가인 북마운틴과 맞은편 열주의 벽이 92m 끝의 소실점을 향하는데 공간의 깊이가 극대화된다. 또 삼각의 구조가 겹치며 북마운틴 서가는 그 이름처럼 책의 산이 된다. 건축이 연출하는 책의 경외감이다. 첫걸음을 뗀 많은 이들은 ‘도서관이 이런 곳이었나’라며 감탄했겠다. 유현준 건축가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서 황윤석도서관 건립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는 도서관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용하지만, 결국 개개인이 선택한 자리에서 홀로 책에 몰입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소설 속 사카니시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는 누군가 옆에 있어도 혼자인 것 같았다고 했다. 스승 무라이는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답한다. 유 건축가는 가로로 긴 도서관에 여러 개의 사선으로 이를 형상화한다. 그리고 비스듬한 선들은 장방형의 공간에 여러 개의 단면을 연출한다. 도서관 정문이 있는 남쪽 처마는 직선이 아니다. 서에서 동으로 가며 낮아진다. 건물의 용마루는 의도적으로 동서축을 살짝 틀었다. 2층 높이의 도서관 내부는 거대한 북마운틴 서가가 대각선으로 공간을 가른다. 그러므로 폭과 너비, 빛의 세기와 그림자, 각기 다른 공간의 구조를 만든다. 그 결과 92m의 단면은 조금씩 달라지고, 이용자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매번 다른 공간적 경험을 가진다. 군중 가운데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름휴가를 고창 도서관에서 황윤석의 흔적 또한 눈여겨볼 일이다. 황윤석도서관은 왜 그 이름이 붙었는지부터 전시하고 설명한다. 황윤석은 고창에서 태어난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기록의 대가’다. 1729년에 태어나 열 살 때부터 1791년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 53년간 57권에 달하는 이재난고(頤齋亂藁)를 남겼다. 정치, 경제, 문학, 수학, 천문학, 예술 등을 아우르는 백과사전 급의 일기는 당시 시대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이를 건축으로 풀면 세상의 모든 이치와 지혜를 담은 책의 집, 도서관이겠다. 이재난고의 책을 펴듯 두서없는 걸음으로 도서관 자료실을 옮겨 다닌다. 북마운틴을 사이에 두고 남쪽 자료실은 층고가 높아 성스럽다. 도로와 맞댄 북쪽 자료실은 단층이어서 포근하다. 북마운틴 난간에서 남쪽 자료실을 내려다보면 창가 쪽으로 열주, 즉 서까래까지 연결된 거대한 나무 기둥이 압도하는데, 폭넓은 판형의 기둥이 열람석 사이 칸막이 역할을 해 이용자들은 혼자만의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북쪽 후문 입구에는 무인카페가, 반대편 서쪽 끝에는 예각의 삼각 공간이 있는데 조용히 작업하기에 알맞다. 1~2층을 잇는 계단 서가에는 만화책이 잔뜩 꽂혀 있다. 곳곳의 숨은 자리들은 낯선 이들마저 환대한다. 도서관 안에는 이미 고창 사람뿐 아니라 여행자가 한데 섞여 책을 읽거나 공간을 누리는데, 멋진 서재에 들어온 듯한 기분은 도서관을 별장처럼 느끼게 한다. 왠지 이 아담한 도시에서 조금 긴 여름을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휴가를 계획하기 시작하는 여름의 초입이다. 여름 여행은 바다를 먼저 떠올리는 이가 많겠지만 모두가 푸른 바다에 풍덩 뛰어드는 것으로 여름을 견디지는 않는다. 때로는 느긋하게 시골 동네의 시간을 빌려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침에 일어나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도서관에 들리고, 느긋하게 고창읍성을 한 바퀴 걷고 다시 도서관에 와서 오후의 책장을 넘기는 하루. 도서관은 휴관인 월요일과 주말을 제외하고는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해가 기울고 밤이 깃든 시간은 또 어떤 비밀의 장막을 열어젖힐까. 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장소, 그런 목적지가 있어 동네 사람처럼 얼마간의 여름을 지날 수 있을 테지. 그러고 보니 사카니시가 머물던 여름 별장의 방은 침대가 있는 서고였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이기도 한 공간, 1층 남쪽 창가에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다가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북마운틴 서가 위로 햇살과 그림자가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고인돌이 있는 특별한 풍경 고창에는 옛사람의 도서관 같은 공간이 여럿 있다. 노동저수지 인근의 취석정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 선비 노계 김경희가 을사사화를 겪고 고향으로 내려와 지었다. 지금의 건물은 300년쯤 지나 후손들이 고쳐 지은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한옥으로 가운데 한 칸이 온돌방이고 나머지는 계자난간을 두른 마루다. 난간에는 태극, 팔괘 등을 조각했으니 그에게 이곳은 하나의 우주였겠다. 정자 이름 취석(醉石)은 술에 취해 바위 위에서 잠들기도 했다는 도연명의 일화에서 따왔다. 마루에 앉아 세상을 내려보듯 마당을 살피면 일곱 개의 커다란 취석이 보인다. 그냥 봐도 예사 돌이 아니란 걸 알겠는데 고인돌이다. 처음 정자를 지은 노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담장 안팎으로는 정자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자란다. 덕분에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려 숲에 안긴 듯하다. 선비들은 작은 별장 같은 집에서 고인돌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글을 짓고 친구를 불러 환담했겠다. 고창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고인돌은 고창고인돌박물관을 목적지 삼아도 좋다. 주변이 온통 고인돌의 군집이다.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고인돌의 형태를 고루 살필 수 있다. 더운 여름에는 모로모로 탐방열차를 타고 돌아보는 게 낫다. 잠깐씩 내려 유적지를 관람하고 해설도 들을 수 있다. 고창의 숨은 명소 운곡습지도 같이 돌아볼 일이다. 죽림리 고인돌 유적 옆에 운곡습지탐방안내소가 위치한다. 원래 360여 명의 사람들이 살던 농촌은 영광원자력발전소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조성하며 사라졌다. 28년이 지나 다시 알려졌을 때는 습지가 되어 있었다. 자연은 놀랍게도 스스로 폐경지를 변화시켜 산지형 저층습지로 만든 것이다. 탐방로는 4개 코스가 있는데 죽림리 안내소에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중심의 1코스를 추천한다. 습지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좁은 데크 위를 걷는데, 이곳의 주인은 이제 사람이 아닌 습지라는 선언 같다. 원시림에 가까운 초록의 습지는 도서관보다 고요하다. 허물어진 담장 등은 사람이 살던 시절의 흔적을 전한다. 그 또한 습지 식물에 뒤덮인 채다.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반대편에는 운곡습지 생태공원이 있다. 가족 단위에 적합한 공원이다. 안내도에는 죽림리와 연결돼 있지만 통행이 어렵다. 용계리 탐방안내소(친환경주차장)로 이동해 도보나 탐방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생태공원 내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고인돌이 볼거리다. ‘동양 최대 고인돌’로 무게가 300톤에 달한다고. 거대한 바위 앞에서 다시금 고인돌은 청동기의 무덤이 아닌 성전일 수도 있었겠다 싶다.
  • [책꽂이]

    [책꽂이]

    건축의 K(노은주·임형남 지음, 가지출판사) EBS의 간판 프로그램 ‘건축탐구-집’과 20권 넘는 저작으로 국내 대표 건축 커뮤니케이터로 유명한 부부 건축가 노은주·임형남이 세계인의 문화적 취향으로 자리 잡은 ‘K’를 건축의 언어로 풀어냈다. 자연이 어떻게 건축이 됐는지, 건축은 어떻게 시간을 담았는지, 무엇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만드는지 세 가지 측면에서 ‘K’의 미학을 살폈다. 저자들은 너무 익숙해서 소중함을 모르고 함부로 개발의 손을 대곤 하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공간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 달라고 당부한다. 248쪽, 2만 3000원. 위대한 반항자들(안드레아 울프 지음, 신소희 옮김, 뮤진트리) 역사학자인 저자는 18세기 말 독일의 작은 대학 도시 예나에 주목했다. 기존 사상과 규범에 만족하지 못했던 젊은 철학자, 시인, 비평가들은 매일 밤 어울려 토론하고 함께 글을 쓰면서 철학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에 없던 지식 공동체를 만들었다. 이들의 대담한 실험은 ‘낭만주의’라는 거대한 문화적 흐름을 낳았다. 저자는 위대한 사상가들의 이론을 설명하기보다는 젊은 지성들이 서로에게 자극을 주며 새로운 생각을 탄생시킨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704쪽, 4만 3000원. 종교를 실험하다(조너선 종 지음, 구형찬 옮김, 바다출판사) 종교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믿음은 맹목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믿음과 종교의 영역에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고 설명을 시도한다. 종교에 관한 심리학적, 진화론적 이론과 종교를 과학적으로 살펴볼 때 발생하는 철학적, 신학적 문제를 연구하는 종교심리학자이자 영국 국교회 사제라는 저자의 배경을 알고 책을 보면 훨씬 재미있게 읽힌다. 책은 인간의 종교적 본능을 실험과 데이터를 통해 밝히며 믿음의 원형과 종교의 본능에 대해 살펴본다. 360쪽, 2만 5000원. 중부권 메가시티 사용설명서(김시덕 지음, 열린책들) 도시문헌학자이자 답사가인 김시덕 박사의 ‘한국 도시 아카이브’ 다섯 번째 책이다. 저자는 흔히 말하는 ‘충청권’과 ‘중부권 메가시티’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중부 지역 생활권은 충남, 충북, 나아가 전북 일부와 수도권까지 연결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충청권이라는 개념은 이제 폐기해야 할 낡은 개념이라고 꼬집는다. 대전과 세종, 청주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축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경제, 산업, 교통, 도시문화의 관점에서 흥미진진하게 분석했다. 512쪽, 2만 4000원.
  • 중국인 남성, ·인천공항 여직원 휴게실 무단침입 ‘배변 테러’…전자발찌 훼손 조두순에 ‘징역 8개월’ 실형[주간 사건일지]

    중국인 남성, ·인천공항 여직원 휴게실 무단침입 ‘배변 테러’…전자발찌 훼손 조두순에 ‘징역 8개월’ 실형[주간 사건일지]

    중국 국적의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인천공항 입국장에 있는 출입국심사관 여직원 휴게실에 무단침입해 배변을 본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여러 차례 무단 외출을 하고 전자발찌를 훼손한 조두순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3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차가원 원헌드레드 대표가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전체 직원이 역사 인식을 높이고 사회적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을 받는다. 이번 주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을 정리한다. 인천공항 여직원휴게실 배변 흔적…CCTV 보니 중국인 남성 소행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인천국제공항 내 보안 구역인 여직원 휴게실에 무단 침입해 배변 흔적을 남겨 논란이다. 지난 15일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2층 입국장에 있는 출입국심사관 여직원 휴게실 세면실에서 배변 흔적이 발견됐다. 해당 사실은 다음날인 5일 휴게실을 이용한 직원들에 의해 확인됐다. 사건이 발생한 휴게실은 일반인이나 입국객의 출입이 제한된 공간으로 출입국심사관이 사용하는 보안 구역이다. 이에 인천공항 보안 기관이 CCTV를 분석한 결과 입국 절차를 밟던 중국 국적 남성 관광객이 해당 공간에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경범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자발찌 훼손’ 조두순,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 외출 제한 명령을 무시한 채 주거지를 벗어나고 전자발찌를 훼손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 신현일)는 지난 17일 조두순의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조두순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판결 이후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조두순은 지난해 3월 말부터 같은 해 6월 초까지 경기 안산시 다가구주택 내 자신의 거주지를 벗어나 ‘하교 시간대 외출 제한 명령’을 위반, 4차례 무단 외출한 혐의를 받는다. 그의 외출 제한 시간은 등·하교 시간대인 오전 7~9시와 오후 3~6시, 야간 시간대인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인데 이를 어긴 것이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시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20년 12월 12일 출소했다. 300억 사기 혐의 차가원 “경찰 수사로 인권침해” 인권위 진정 차가원 원헌드레드 대표가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 17일 뉴스1에 따르면 차 대표 측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 소속 수사관 2명을 대상으로 이날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지난달 진행된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차 대표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공정한 수사를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주장이다. 진정서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의 상담·조언을 반복적으로 제지했고, 변호인을 퇴장시키겠다고 경고하며 변호인 조력권을 침해했다고 한다. 수사관들이 변호인에게 “조사 과정에 끼지 말라”, “변호사와 상의해서 대답하면 우편조사와 같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게 차 대표 측의 주장이다. 차 대표 측은 “수사기관이 예단을 갖고 유리한 진술과 사건의 실무적 맥락을 의도적으로 누락·축소했다”며 “정당한 방어권 행사까지도 ‘소란’ 내지는 ‘조사 방해’로 기재했다”고 했다. 차 대표는 소속 연예인의 지식재산권(IP) 사업 등을 명목으로 관련 업계 회사들에 동업을 제안한 뒤 거액의 선수금을 받고도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서울청은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차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스타벅스, 22일 영업 종료 후 전 직원 역사교육 스타벅스 코리아는 교육 당일인 22일 오후 전국 매장의 영업을 조기에 종료하고 당일 출근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휴무인 직원은 이후 개별적으로 영상 교육을 시청하도록 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부문 계열사 임원들과 스타벅스 코리아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이같이 역사 인식 교육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포함된다. 정 회장이 지난달 26일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과 관련,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스타벅스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달 18일에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논란을 빚었다.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하면서 계엄군 탱크 투입과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켰다. 논란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이 사태에 대해 비판하고, 각계에서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이 확산했다.
  • 6개국 청년 80명, 한국 역사문화 체험…하나님의교회 해외성도방문단, 중박·서울스카이 방문

    6개국 청년 80명, 한국 역사문화 체험…하나님의교회 해외성도방문단, 중박·서울스카이 방문

    하나님의교회 제84차 해외성도방문단이 17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과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아쿠아리움을 찾아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체험했다고 이 교회가 18일 밝혔다. 이번 방문단은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헝가리, 호주 등 6개국에서 온 성도 약 80명으로, ‘제1차 IWBA 글로벌 미래리더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IWBA는 하나님의교회가 운영하는 ‘국제 직장인청년 성경 아카데미’를 뜻한다. 방문단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사시대부터 삼국·고려·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을 관람하며 한국 전통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배경과 원리를 소개하는 전시에서는 한글의 독창성과 애민정신을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에서 온 마키스 앤서니 스미스씨는 “한국 역사 속 인물들에게서 겸손과 섬김의 가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서 온 에드워드 조지프 브리지스씨는 한국이 짧은 기간에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방문단은 서울스카이 전망대에 올라 서울 전경을 조망했다. 미국 뉴욕에서 온 에비타 골마이스테레씨는 “한국 성도들의 환대에 국경과 문화를 넘어선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며 “미국에 돌아가 이곳에서 받은 사랑과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문단은 지난 12일부터 성경 교육과 전시회 관람, 지역교회·연수원·엘로힘기념관 탐방, 글로벌 미래리더 비전서밋과 라운드테이블 등 다양한 일정을 함께했다. 하나님의교회 측은 2001년부터 해외성도방문단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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