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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이 확진 행렬에 정총리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기간 연장”

    끝없이 확진 행렬에 정총리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기간 연장”

    끝없이 나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행렬에 정부가 오는 14일까지였던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2일 “모레 종료 예정인 수도권에 대한 강화된 방역 조치는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2차 대유행 대비 태세를 서둘러 갖추겠다”고 밝혔다. 서울 코로나 감염 11일 연속 두자릿수주간 일평균 감염 건수 20명 첫 돌파 정 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수도권에 대한 기존 조치를 연장하고, 사각지대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등 감염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수도권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서울 발생 코로나19 국내 감염은 6월 들어 단 하루도 빼지 않고 11일 연속으로 두자릿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월에만 확진자 203명이 나왔다. 그 전에 두자릿수 연속 기록은 4일간이 최장이었다.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쏟아지던 3월 8∼11일(4일간 96명)과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잇따르던 5월 8∼12일(4일간 61명)이었다. 추세를 보여 주는 주간 일평균 건수(날짜별 확진 건수의 7일 이동평균)는 20명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서울 발생 국내감염의 추세를 보여 주는 주간 일평균 건수는 6월 11일 오후 6시 집계 기준으로 20.6명으로, 20명선을 넘어섰다. 이는 서울의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1월 24일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2주간 수도권 방역 시행했지만 전보다 안 나아져” 정 총리는 “고위험시설에 대해서는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진단검사를 확대해 시행하고, 언제 올지 모르는 2차 대유행에 대한 대비 태세도 서둘러 갖추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난 2주간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시행에도 현 상황은 전보다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고위험시설 집단감염은 줄었지만 행정력이 미치기 어려운 소규모 교회나 다단계 업체 등에서 집단감염과 ‘n차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확진자 비중이 늘어나고 방역망 내에서 관리된 확진자 비율이 줄어드는 등 각종 지표도 위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중대본 1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발표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계속되는 집단감염, 방역 고삐 다시 더 죄어야

    어제 조간신문에 국민을 적지 않게 놀라게 한 보도 사진이 실렸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노조원 3000여명이 어깨를 맞대고 밀착해 바닥에 앉아 시위를 하는 사진이다. 코로나19 집단감염자가 다시 늘어나는 현실을 비웃는 듯한 모습이었다. 민주노총은 사전 발열검사를 마쳤고, 집회 전 참석자들에게 주의 사항을 권고했다고 한다. 설령 권고가 지켜졌다 해도 이런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은 아직 때가 아니다. 영등포구청은 지난 3월 의사당대로, 여의공원로, 은행로, 국회대로, 당산로 등 여의도 일대 5개 구역에서 집회 금지를 고시했으나, 이번 집회는 금지구역 내의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인근 인도와 차로에서 열렸다. 영등포구 측은 집회 자제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확진자가 나오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 명령을 어긴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방안을 찾기 바란다. 지금 수도권은 ‘n차 감염’을 넘어선 ‘n차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감염이 개인에서 개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넘어 집단에서 집단으로 퍼져 나가고 있어 감염 고리를 추적해 차단하는 방역 속도보다 새로운 감염 고리가 생기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서울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최소 4개 집단의 무더기 확진에 연관됐고, 전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탁구장발 집단감염은 교회로, 어르신보호센터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까지 번졌다. 지난달 초 발생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인천 학원강사와 그 제자, 택시기사, 부천 돌잔치 참석자, 식당 방문자, 그 가족 등 7차 감염으로까지 이어졌다. 방역 당국은 지금 필사의 ‘시간 싸움’을 하는 중이다. 코로나19는 한 환자가 생기고 그다음 환자가 발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세대기’가 평균 3일이어서 방역 당국이 감염자를 인지하고 접촉자를 추적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당국은 “세대기 안에 접촉자를 격리하지 못하면 이미 2차, 3차 전파가 일어난 상황에서 환자를 인지하게 된다”며 “확진자 인지 속도가 빨라져야 추가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고 했다. 대다수 국민은 무더위에도 마스크를 쓰고 가계와 기업이 살림과 경제를 희생시켜 가며 긴 시간 정부 시책을 묵묵히 따라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역 당국이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 개개인이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는 일이 그것이다. 일각에서는 방역 수위를 높여 다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협조해야 한다.
  • 꺾이지 않는 수도권 감염… 지자체 사실상 대규모 행사 전면 금지

    꺾이지 않는 수도권 감염… 지자체 사실상 대규모 행사 전면 금지

    서울 확진 총 1072명… 하루새 45명 늘어 제주 “박람회 차단… 구상권 청구도 검토” 인천·부산·양천도 집단시설 방문객 제한 무안·옥천·계룡 등 하반기 축제 취소·연기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확산하자 자치단체들이 대규모 행사나 시설 등에 대해 잇따라 집합제한조치 명령을 내리는 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서울 양천구 탁구장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의 고리가 교회 소모임, 콜센터,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 어르신보호센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11일 개막해 오는 1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0 제주카페스타’ 박람회에 대해 ‘집합제한조치’ 명령을 발동했다고 이날 밝혔다. 도는 외지인 등 하루 20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가 부실 방역으로 증상자가 나오면 구상권 청구 등 강력 대응을 경고했다. 인천시는 방문판매사업장에 대해 집합제한조치를 이날 내렸다. 부산시는 지난 9일 클럽 14곳, 감성주점 15곳, 콜라텍 42곳 등 유흥시설 71곳 등에 내렸던 집합금지 행정명령은 해제했지만 이들을 고위험시설로 분류, 집합제한조치는 계속된다. 양천구도 탁구장 28곳을 포함해 고위험 실내집단 운동시설 169곳을 20일까지 집합제한조치했다. 하반기 예정된 자치단체의 각종 국제행사와 축제 등은 아예 취소하거나 연기됐다. 제주도는 11월 국내외 건축전문가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던 ‘2020 제주국제건축포럼’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8월 20개국 70여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가해 3년 만에 치러질 예정이었던 2회 제주비엔날레도 내년 5월로 미뤘다. 전남도는 9월 열리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1년 늦췄다. 다음달 개최할 ‘제24회 무안연꽃축제’도 내년으로 연기했다.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취소했다. 충북 옥천군은 다음달 24~26일 옥천공설운동장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향수 옥천 포도·복숭아 축제’를 취소했다. 충남도와 계룡시가 주최하고 국방부가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군문화 축제로 올해 처음 국제행사로 치르려던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도 1년 연기됐다. 엑스포는 9월 18일부터 17일간 계룡대 비상 활주로에서 155억원을 들여 열릴 예정이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 발생 코로나19 확진자 누계는 1072명으로 전날보다 45명 늘었다.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집단감염이 강남구 역삼동 명성하우징, 강서구 SJ투자회사 콜센터,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로 이어졌다. 영등포구에서는 CJ대한통운택배 영등포지사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는 60대 남성이 확진됐다. 이 환자는 금천구의 예수비전성결교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회 교인 중에서 금천구 독산1동 주민 67세 남성과 45세 남성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9일 리치웨이를 방문했던 교인이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전국종합
  • 마지막 남았던 길원옥 할머니도 마포 쉼터 떠났다

    마지막 남았던 길원옥 할머니도 마포 쉼터 떠났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에서 살던 길원옥(92) 할머니가 11일 쉼터를 떠났다. 정의연 관계자에 따르면 길 할머니는 수양아들인 황선희(61) 목사와 함께 인천으로 거처를 옮겼다. 황 목사는 지난 6일 쉼터 소장 손모(60)씨가 숨진 이후 정의연 측에 어머니를 모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쉼터를 돌보던 손 소장은 지난달 21일 정의연 회계 운영 문제 등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이 쉼터를 압수수색한 이후 심적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길 할머니의 퇴소로 쉼터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더는 남지 않게 됐다. 정의연이 2012년 명성교회로부터 무상으로 임대받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거주 공간으로 마련한 쉼터에는 길 할머니와 고 이순덕 할머니, 고 김복동 할머니가 함께 살았다. 고인이 된 두 명의 할머니는 각각 2017년, 2019년에 세상을 떠났다. 정의연은 쉼터가 비게 된 만큼 향후 운영 계획을 명성교회와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쉼터 외에도 조계종 재단이 경기 광주시에 조성한 위안부 피해자 복지시설인 나눔의집에 할머니 5명이 거주하고 있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17명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수도권 집단감염 언제까지…리치웨이 116명·탁구장 60명

    수도권 집단감염 언제까지…리치웨이 116명·탁구장 60명

    쿠팡물류센터 관련 2명 늘어 총 146명 코로나19 집단발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특히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양천구 탁구장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의 고리가 교회 소모임, 콜센터,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 어르신 보호센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등으로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낮 12시 기준 리치웨이 관련 누적 확진자가 총 116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에는 예수말씀실천교회 관련 확진자 9명도 포함됐다. 방대본은 해당 교회와 관련된 환자가 지난달 21일 리치웨이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돼 리치웨이 관련 집단감염으로 재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리치웨이 누적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사무실 방문자가 39명, 접촉자가 77명이다. 리치웨이에서 비롯된 감염이 제2, 제3의 집단으로 퍼져나가며 ‘n차 전파’를 일으키고 있다. 양천구 탁구클럽 관련 확진자도 6명이 추가돼 총 60명으로 늘었다. 탁구장 관련 확진자가 34명, 용인 큰나무교회 관련이 26명이다.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와 수도권 개척교회 감염 여파도 지속하고 있다. 쿠팡물류센터와 관련해선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2명이 추가로 나와 누적 확진자는 총 146명이 됐다. 물류센터 근무자가 83명, 접촉자가 63명이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개척교회에서도 확진자의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2명이 더 양성 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총 94명의 환자가 나왔다. 경기 과천시의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기무사령부)에서도 가족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관련 확진자는 총 7명이 됐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계속되는 수도권 감염”...코로나19 신규 확진 45명

    “계속되는 수도권 감염”...코로나19 신규 확진 45명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연일 수도권에서 대거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1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45명 늘어 총 1만1947명이라고 밝혔다.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 발생이 40명, 해외 유입이 5명이다. 지역발생 40명은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이중 절반인 20명이 서울에서 나왔으며 15명은 경기에서, 5명은 인천에서 각각 발생했다. 이달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를 제외한 지역발생 사례는 426명으로, 이중 97%(412명)가 수도권이다. 이 때문에 서울(1048명)에 이어 경기(992명) 역시 누적확진자 100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연쇄전파의 가장 큰 고리인 탁구장과 리치웨이발 집단감염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천구 탁구장 집단감염은 경기도 용인 큰나무교회를 거쳐 광명어르신보호센터로, 또 서울 송파구 강남대성학원을 거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이어졌고 리치웨이 관련 집단감염은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와 강서구 SJ투자회사 콜센터, 강남구 역삼동 소재 명성하우징, 성남 방판업체 ‘엔비에스 파트너스’ 등으로 각각 전파됐다. 이날 기준 리치웨이발 확진자 수는 106명으로, 이달 2일 이 업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9일 만에 관련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는 등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더욱이 106명 중 69%(73명)가 감염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인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집단발병 사례가 수도권 곳곳에서 지속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다른 지역과 인구 이동량도 많아 수도권 발 감염이 언제든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전날 사망자는 나오지 않아 총 276명을 유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플로이드 떠나보낸 날… 흑인 첫 공군 참모총장 탄생

    플로이드 떠나보낸 날… 흑인 첫 공군 참모총장 탄생

    바이든 “美서 인종적 정의 실현해야” 뉴욕증권거래소 8분 46초간 거래중단 “펜스, 인준회의 주재로 여론 다독이기”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시킨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싸늘한 주검이 된 지 15일 만인 9일(현지시간)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린 그의 ‘8분 46초’는 흑인인권 문제에 대한 여론을 다시 환기시킨 것과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통합·반민주적 행보에 경종을 울리며 미국 내 정치·사회적 지형을 뒤흔들었다.이날 플로이드의 고향 텍사스주 휴스턴 ‘찬양의 샘’ 교회에서 있었던 그의 장례식은 추모·위로의 메시지와 이 같은 비극이 또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다짐으로 물들었다.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가해자들이 죗값을 치를 때까지 플로이드의 가족과 함께하자”고 강조했고, 미아 라이트 찬양의 샘 교회 공동 목사는 “우리는 울고 애도하고 있지만 곧 위로와 희망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까지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며 지난 15일간의 시위가 ‘트럼프 대 미국’의 대결구도가 된 가운데 이날 장례식장에서는 미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려 퍼졌다. 플로이드의 조카인 브룩 윌리엄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누군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말하지만, 미국이 언제 위대했던 적이 있었느냐”며 “미국은 지금이 변화를 위한 시기”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례식장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플로이드의 딸 지아나를 향해 “아빠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실현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 나라에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하는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민들도 이날 하루만큼은 모두가 ‘플로이드’가 된 모습이었다. 조문객 500여명이 참석한 장례식은 미 전역에 생중계됐고, 플로이드의 시신이 담긴 황금색 관이 휴스턴 외곽 메모리얼 가든 묘지의 어머니 곁으로 이동하는 동안 수많은 인파가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뒤따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정오 시간에 맞춰 8분 46초간 거래를 중단하며 묵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는 NYSE의 228년 역사상 가장 긴 묵도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휴스턴시는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해 영원히 추도하기로 했다. 한편 흑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참모총장 자리에 오른 찰스 브라운 공군 참모총장 지명자에 대한 의회 인준안이 이날 98대0의 전원 찬성으로 상원을 통과했다. 헌법상 당연직 상원 의장이지만, 주요 의전행사 외에는 상원 회의를 주재하지 않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본회의를 직접 주재해 눈길을 끌었다. 인준안의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음에도 부통령이 직접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흑인 출신 참모총장 탄생에 의미를 부여해 최근 악화된 여론을 다독이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은경 “집단감염 고리 차단 못 하면 수도권 대유행 상황 올 수도”

    정은경 “집단감염 고리 차단 못 하면 수도권 대유행 상황 올 수도”

    수도권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발병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감염 고리를 제때 차단하지 못하면 수도권 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10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집단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면서 “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대규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관련한 집단감염이 중국동포교회, 엔비에스 파트너스, SJ투자회사 콜센터 등으로 전파되면서 이날 낮 12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93명으로 늘어났다. 또한 서울 양천구 탁구장과 관련해서는 확진자가 3명 추가되면서 총 54명으로 집계됐다. 정 본부장은 연쇄적으로 퍼지는 ‘n차 전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코로나19의 잠복기가 4일 정도로 짧고 환자 한 명이 생기고 그다음 환자가 발병할 때까지의 기간(세대기)도 3일 정도인데 이 안에 접촉자를 찾아 격리하지 못하면 2차 전파, 3차 전파가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이 추가 전파를 봉쇄하기 위해, 또 전파 속도를 따라잡고자 접촉자를 광범위하게 보고 검사·격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환자를 인지하는 시점이 늦어 집단발병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바로 업무를 중단하고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백신이 도입되기 전까지 코로나19를 단기간에 종식하기는 어렵다”면서 “방역당국의 목표도 백신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방역수칙 준수 등을 통해 우리의 의료체계·방역체계·사회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 규모와 유행 속도를 억제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프리카 전통의상 ‘켄테’ 두른 민주당 의원들도 구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이 열린 날,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의사당에서 아프리카 전통 문양의 스카프를 두르고 8분 46초간 무릎꿇는 의식을 펼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플로이드의 목이 짓눌린 시간만큼 무릎을 꿇고 그의 영면을 비는 동시에 뿌리깊은 인종갈등의 역사를 끝내겠다는 다짐을 만방에 알리는 이례적인 행위였다. 이에 대해 찬사만 떨어진 건 아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의 ‘스카프 두르기’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경 인증샷’과 다를 바 없다”며 논란거리가 됐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순수한 문화유산을 단순히 정치 선전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8일 흑인차별 저항의 몸짓인 ‘무릎꿇기’ 의식을 벌이며 아프리카 가나의 전통 의상 ‘켄테’(cante)를 어깨에 둘렀다. 켄테는 기원전 1000년경 현재의 가나·토고 지역인 서아프리카의 아칸족과 이웨족에 의해 발명된 것으로 전해진다. 가나에서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애국심을 강조할 때 전통직물로서 활용한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지도부가 켄테를 사용한 뒤 트위터 등에는 비난의 글이 연달았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의 가나-나이지리아 지역 연구원인 제이드 벤틸은 트위터에 “우리 선조들은 2020년 (대중 노출에 심취된) 정치인들이 행동주의의 수단으로 입으라고 켄테를 발명하지 않았다”고 일침을 놨다. 야후 스포츠 기자인 찰스 로빈슨도 트위터에 “교회 앞에서, 절대 읽지 않는 성경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것과 절대 입어보지도 않았을 켄테를 걸치고 무릎을 꿇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꼬았다. 극작가인 에릭 헤이우드는 “의원들이 와칸다(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가공의 아프리카국) 체스 세트처럼 걸쳐입는 대신 (경찰개혁 등) 법률안을 통과시키면 어떨까”라고 적었다. 이 두 개의 트위터는 수천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켄테는 색깔마다 고유의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금색은 높은 지위와 평온함, 녹색은 재탄생, 푸른색은 순수한 정신과 조화, 붉은색은 열정, 검은색은 조상과의 연대·영적인 각성을 의미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 흑인여성의원 코커스 의장으로 민주당 경찰개혁안을 발표한 카렌 바스 하원의원은 “백인 의원들이 (흑인과의)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켄테를 두른 것”이라며 우리의 기원이자 과거를 존경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신규 확진 다시 50명대로 증가…탁구장-리치웨이발 감염 확산

    신규 확진 다시 50명대로 증가…탁구장-리치웨이발 감염 확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만에 다시 50명대로 늘어났다.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과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발 집단감염이 동포쉼터와 어르신보호센터, 교회,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 등 수도권 곳곳으로 연쇄 전파된 탓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10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50명 늘어 총 1만 1902명이라고 밝혔다. 지역 발생이 43명, 해외 유입이 7명이다. 지역발생 43명 중 경기 20명, 서울 12명, 인천 8명 등 40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이 밖에 경남에서 2명, 강원에서 1명이 각각 추가 확진됐다. 해외 유입 사례의 경우 검역 과정에서 6명이 확진됐다. 입국 후 자가격리를 하던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경기에서 1명 나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6일(51명)과 7일(57명) 이틀간 50명대를 유지하다 8∼9일(각 38명) 30명대로 떨어졌지만, 이날 다시 50명 선으로 복귀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면서 그 기준으로 제시한 ‘50명 미만’이 또 깨진 셈이다. 탁구장과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가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 방대본이 전날 낮 12시 기준으로 집단감염지별 누적 확진자를 집계한 결과, 탁구장 관련이 51명이며 리치웨이 관련은 68명이다. 하지만 이후로도 엔비에스 파트나스처럼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나온 만큼 숫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확진된 서울 송파구 강남대성학원 근무자의 경우, 탁구장발 감염 사례로 추정되는데 이 학원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도 있어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천 미추홀구에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각 1명이 포함된 가족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 강서구 소재 콜센터와 관련해서도 확진자 4명이 발생했다. 한편 사망자는 전날 2명 늘어 총 276명이 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서울포토] 금빛 관…하얀 마차 타고 돌아온 ‘플로이드’

    [서울포토] 금빛 관…하얀 마차 타고 돌아온 ‘플로이드’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9일(현지시간) 46년의 생을 마감하고 고향 땅 텍사스 휴스턴에 잠들었다. 플로이드 유족은 휴스턴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Fountain of Praise·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500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6시간 가량 진행됐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천 명의 시민은 이날 두 줄로 나뉘어 추도식장에 차례로 입장,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을 바라보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족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메리 화이트 목사는 숨지기 직전 ‘엄마’를 찾던 플로이드를 언급해 장례식장은 일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화이트 목사는 “플로이드가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말했다. 장례식을 마친 뒤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은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로 향했다. 플로이드의 관을 실은 마차가 휴스턴 경찰의 호위 아래 고향 땅에서 마지막 여정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날 휴스턴은 플로이드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추도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랐다. 대부분의 시민이 ‘숨 쉴 수 없다’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를 새긴 티셔츠와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는 솔(soul) 명곡 ‘린 온 미’(Lean on me·나에게 기대세요)를 함께 불렀다.플로이드는 당시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렸고, ‘숨 쉴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채 숨을 거뒀다.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인종 차별과 경찰 폭력에 대한 글로벌 저항 시위를 촉발시켰다. 휴스턴시는 그가 영면에 들어간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별 항의 물결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고향 휴스턴에 영면

    차별 항의 물결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고향 휴스턴에 영면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9일(현지시간) 46년의 생을 마감하고 텍사스주 휴스턴에 잠든다. 플로이드 유족은 이날 오전 11시 45분(중부 표준시)쯤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시작된 장례식에 500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을 열었다. 장례식은 무려 4시간이나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에 플로이드가 숨진 뒤로 정확히 보름 만이다. 장례식은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고, 유족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조문객 중에는 휴스턴이 지역구인 앨 그린, 실라 잭슨 연방 하원의원,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 아트 아세베도 경찰서장, 장례 비용을 전액 부담한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폭스와 채닝 테이텀 등이 눈에 띄었다. 미아 라이트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 공동 목사는 “우리는 울고 애도하고 있지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메리 화이트 목사는 “플로이드가 (숨지기 직전)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말하자 장례식장은 일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고인의 동생 로드니는 “전 세계는 형을 기억할 것이고, 그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다른 동생 필로니즈는 “형은 내게 슈퍼맨이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터너 시장은 “남아공과 캐나다, 케냐 나이로비, 독일 베를린, 한국과 유럽 곳곳에서 플로이드의 이름이 언급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느냐”고 물었다. AP 통신은 “그는 세계에 변화의 힘을 일으킨 ‘빅 플로이드’가 됐다”고 전했다. 고인이 휴스턴의 유명 힙합 그룹 ’스크루드 업 클릭‘(SUC)에서 래퍼 ’빅 플로이드‘로도 활동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례식장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인종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영혼을 찔러 상처를 내는 인종차별을 다시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고인의 딸 지아나를 거명하면서 “아빠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실현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 나라에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하는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역시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성토도 빗발쳤다.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저 높은 곳의 사악함”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플로이드는 저항 운동의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윌리엄 로슨 목사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백악관을 청소하는 것”이라고 공박했다. 장례식을 마친 뒤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은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로 향했다. 어머니가 누운 곳 바로 옆에 누일 예정이다. 플로이드의 관을 싣고 한 쌍의 백마가 이끄는 흰 마차가 휴스턴 경찰의 호위 아래 1.6km 거리를 운구하는데 40분 정도 노제가 거행됐다. 장례식장 밖 컬런 대로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고, 벌써 묘지에서 기다리는 추모객도 눈에 띈다. 플로이드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지만, 46년 생애의 대부분을 휴스턴에서 보냈다.휴스턴 제3구(區)에서 자랐고, 휴스턴의 잭 예이츠 고교 풋볼팀과 농구팀의 이름난 선수이기도 했다. 휴스턴 시는 그가 영면에 드는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오늘의 눈] 콜센터, 물류센터, 그리고 중국동포쉼터의 공통점/이민영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콜센터, 물류센터, 그리고 중국동포쉼터의 공통점/이민영 사회2부 기자

    중국동포가 많이 사는 서울의 한 자치구 공무원은 코로나19 초기부터 걱정이 많았다. 중국동포 중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 차별과 혐오가 커질 것이 분명했다. 다행히 2~3월 해외 유입을 제외하고는 중국동포 가운데 환자가 많지 않았다. 우려하던 일은 6월 들어서 터졌다. 구로구 가리봉동에 있는 중국동포쉼터에 머물던 60대 남성 A씨가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 다녀왔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 10년 전 사회부 사건팀에 있을 때 이 쉼터에 취재를 갔다. 상가건물에 있는 교회에서 쉼터, 급식소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교회와 쉼터를 책임지던 목사는 “중국동포 중에 직장이 없거나 아파서 오갈 데 없는 사람을 위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확진판정을 받은 쉼터 주민은 대부분 60~80대 노인이다. 코로나19는 한국 사회, 그중에서도 가장 약한 곳을 할퀴고 지나갔다. 사회적·경제적 약자가 피해를 더 크게 봤다. 한국 사회에서 차별받는 중국동포, 현대판 ‘여공’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콜센터 여직원, 물류센터의 일용직 노동자가 단체로 피해를 입었다. 서울시가 매일 공개하는 코로나19 현황을 보면 이런 현상은 극명해진다. 발생원인별로 확진자를 분류해 놓은 표는 종교시설이나 모임을 제외하면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KB생명보험·AXA손해보험 등 콜센터,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및 중국동포쉼터로 나뉜다. 가장 열악한 곳에서 일하거나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많았다. 한 친구는 코로나19로 직업 간 계층이 극명하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고 했다. ‘인서울´ 대학을 나온 친구는 재택근무를 하고, 전문대를 나온 친구는 여전히 만원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자영업을 하는 친구는 아예 가게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공부 제일 잘하는 의사들은 대구에 내려가서 고생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맞받아쳤지만 코로나19가 노동환경이나 경제수준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지난 2월 말,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70대 여성 중국동포 B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는 고향인 칭다오를 방문했다가 한국에 돌아온 뒤 지병 치료차 다니던 대학병원을 방문했다. 별다른 증상은 없었지만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B씨에게 의료진은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다. 1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 때문에 B씨는 검사를 거부했다. 며칠이 지난 뒤 B씨는 무료로 검사를 해준다는 말을 듣고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보건소에서도 증상이 없다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B씨에게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검사를 받은 뒤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병을 앓고 있는 B씨는 10만원을 아끼려다 목숨이 위험할 뻔했다. 10만원이 아까워서 검사를 받지 못한 사람은 어딘가에 또 있을 수 있다. 콜센터, 물류센터, 중국동포쉼터에. min@seoul.co.kr
  • 대학이 사라진 자리… 청춘의 고뇌가 추억 되어 켜켜이

    대학이 사라진 자리… 청춘의 고뇌가 추억 되어 켜켜이

    대학로에는 대학이 없다. 인근 성균관대생이나 방송통신대생이 들으면 크게 노할 주장이다. 그러나 대학로에는 대학로를 잉태하게 한 대학은 없다. 더 슬픈 것은 대학로에 대학이 있었다는 역사적 실체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로, 한때 이 땅의 최고 지성들이 똬리를 틀었던 곳, 그러나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대학로는 현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혜화동, 명륜동 일대, 옛 서울대 문리대 캠퍼스 주변을 말한다. 상대나 공대가 주목을 받기 전 이른바 낭만의 시대, 사람들은 문리대가 대학의 중심인 줄 알았다. 당연히 이 땅의 젊은 수재들은 문리대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울대 문리대가 있었다. ‘문리대’란 말은 이 땅의 지식인들에게 묘한 느낌을 주는 말이다. 몹시도 가난했던 1960, 70년대 그 시절을 주름잡았던 한국의 주역들은 대개 문리대 출신이었다. 정치인은 너무 많아 언급조차 어렵다. 문학과 지성(문지) 창간 4K로 불리던 김병익, 김현, 김치수, 김주현이 그렇고 미학과에 다녔던 김민기가 그렇다. 4·19세대의 좌절과 슬픔을 노래한 시인 김광규도 문리대 출신이다. 이처럼 당시 문리대는 곧 이 땅의 지성과 동일시되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학로를 곧 서울대 문리대의 고향 정도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세월은 모든 것을 앗아 간다. 하지만 문리대 옛터는 이제 서울미래유산만이 화려했던 과거를 증거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로에는 이 땅의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쯤 가 봤을 명소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그 명소들은 이제 과거에서 문화유산이란 이름으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누가 뭐래도 그 첫 번째는 일찌감치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학림다방이다. 별칭이 문리대 제3강의실이다. 서울대 문리대의 축제인 학림제가 이 다방의 이름에서 유래됐다는 그럴듯한 설이 있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 1956년 문을 연 다방은 6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보란 듯이 남아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여러 사람을 거쳐 80년대 이후 이충렬씨가 경영하다가 지금은 아들인 영우(28)씨가 다방을 지키고 있다.학림에 관한 숱한 전설은 워낙 넘쳐 지면이 부족해 보인다. 세월이 많이 흘러 이제는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1956년, 학림다방’이라는 간판의 아우라에 사로잡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기 바쁘다. 영화 ‘강원도의 힘’, ‘번지점프를 하다’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사람들은 이곳에 와 커피를 마신다기보다는 선배 세대들의 추억을 마시게 된다. 이십대 젊은 사장이 맡고 난 뒤부터 아버지 세대의 슬픔을 공감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그 시절에는 기쁨보다 슬픔이 많았다. 학림에는 이 땅의 정치, 문학, 예술인들의 지도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방명록에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학림은 안 잊었노라’는 홍세화의 글과 ‘그 이름 오래 이어지소서’라는 고은의 글이 눈길을 끈다. 노무현의 친필도 남아 있다. ‘오늘 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기쁩니다.’ 역시 노무현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가수 김민기씨와 함께 얘기하다 갔다”고 주인이 기억을 더듬었다. 속이 출출하면 가야 할 곳이 있다. 진아춘(進雅春). 그 시절 문리생들의 신입생 환영회, 종강 파티, 졸업 사은회가 단골로 열렸던 중국집, 역시 서울미래유산이다. 1925년 문을 연 진아춘은 학림과 함께 대학로를 대표하는 가게다. 100년에 가까운 오랜 세월을 대학로와 함께했다. 산둥성 출신 화상인 주인 형원호(65)씨가 30년 넘게 꾸려 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힘들다.” 주인장의 목소리에는 ‘우아한 봄을 선사한다’는 낭만적인 가게 이름과는 대조적으로 수심이 배어 있다. 대학로의 무게를 더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건축가 김수근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건축가인 김수근은 유독 대학로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래서 건축계는 대학로를 ‘김수근밸리’라고 부른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부근에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대부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짧은 생을 살다 간 김수근은 평생 벽돌과 담쟁이를 사랑한 사람이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벽돌과 담쟁이를 오브제로 탄생됐다. 경동교회가 그렇고, 공간 사랑(현 아라리오뮤지엄)이 그렇고, 드물게 지어진 단독주택 세검정 세이장도 벽돌과 담쟁이로 처리돼 있다.그중 대학로의 랜드마크는 당연히 공공그라운드(구 샘터 사옥)이다. 1979년 완공된 샘터 사옥은 적벽돌과 담쟁이로 처리돼 따스함과 포근함을 주는 김수근의 걸작이다. 역시 김수근의 작품인 아르코미술관(구 문예회관)의 벽면에 불규칙하게 튀어나온 벽돌은 보는 이에게 묘하게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마로니에 공원이 자리한 대학로에는 60, 70년대 가난한 나라의 지성들의 슬픔이 진하게 숨겨져 있다.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며 샹송을 노래하고 민주주의를 외친 이 땅의 장년 세대들의 좌절과 슬픔, 고뇌가 녹아 있는 곳이다. “입학 당시 대학로 중간에는 개나리꽃이 무성하던 실개천이었습니다. 문리대 교정은 대학로 중간쯤에 있던 다리에서 시작됐고 당시 문리생들은 볼품없던 시멘트 다리를 미라보 다리로, 실개천을 센강이라고 부르며 파리를 동경했습니다. 아침부터 술에 취한 채 다리 밑에 떨어져 고래고래 고함지르던 문리생들도 많았습니다. 마로니에가 무성하면 그 그늘 밑에서 헤리 벨라폰테와 손시향의 노래를 불렀죠.” 대학로를 배경으로 한 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로 널리 알려진 김광규 시인의 회고다. 시인은 “지금은 없어진 쌍과부집에 가서 막걸리를 퍼마시거나 아니면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 학림에 가서 죽치고 앉아 LP판을 듣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며 “그때 들었던 베니아미노 질리의 ‘귀에 익은 그대 음성’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다”고 덧붙인다. 대학로 중심 마로니에 공원 일대는 이제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촌으로 자리매김했다.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기 전 서울대의 모습을 축소시켜 재현해 놓은 청동모형만 그 옛날 마로니에가 무성하던 시절을 증언해 준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귓가에 속삭여 줄 사람은 가고 어디에도 없다. 정신의 리버럴리즘을 추구하던 고단한 몸짓은 이제 더이상 이곳에서 찾기 어렵다. 별을 보고 길을 찾았던 시대는 행복했다는 루카치의 한 구절이 남루하다. 짙푸른 플라타너스는 옛사랑이 피를 흘린 곳에서 제 무게에 겨워 넓은 잎을 늘어뜨리고 있고 마로니에의 풍성한 그늘에서는 버스킹을 하는 십대들의 노랫소리만 허공에 맴돈다. 학전소극장 부조에 새겨진 요절 가객 김광석의 노래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중략…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그렇다. 머물러 있는 청춘은 없다. 우리 모두 매일 이별하며 살아가고 있다. 초여름 햇살이 마로니에 공원에 뭉텅뭉텅 쏟아지고 있다. 글 김동률 서강대 교수(매체경영)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플로이드의 마지막길 ‘치유 물결’… 트럼프만 화해 없는 편가르기

    플로이드의 마지막길 ‘치유 물결’… 트럼프만 화해 없는 편가르기

    바이든, 유족들 만나 1시간 동안 위로 민주 펠로시 등 국회서 ‘무릎꿇기’ 추모 트럼프, 경찰예산 삭감 등 정치이슈화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규탄 시위를 촉발한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8일(현지시간) 그가 생애 대부분을 보낸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렸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의사당 바닥에 무릎을 꿇는 이례적인 행위로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했으며, 로스앤젤레스·뉴욕·애틀랜타 등지에 14일째 운집한 시위대는 평화롭고 조용한 집회로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폭동 양상을 띠었던 인종차별 철폐 요구는 경찰개혁 등 제도 개선에 대한 촉구로 이어지는 등 한층 진보하고 있다. 진정한 치유와 평화가 도모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모 분위기를 극단주의로 매도하는 등 여전한 분열의 리더십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날 낮 12시 휴스턴 ‘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열린 추도식은 6시간가량 이어졌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수천명의 시민이 엄숙한 행렬을 이뤘고,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에 꽃다발을 바치며 눈물로 작별 인사를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추모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한 번에 10여명씩 입장했다. 일부는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동안 각종 경찰 폭력에 희생된 에릭 가너, 마이클 브라운, 아머드 아버리 등의 유족도 슬픔을 함께 나눴다. 망자의 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흑인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우리는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이드 유족을 1시간 동안 만나 위로했다. 유족 변호사인 벤저민 크럼프는 트윗에 “그(바이든)는 경청했고, 그들(유족)의 고통을 들었고, 비애를 나눴다”고 공개하며 “서로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음으로써 미국의 치유가 시작될 것”이라고 썼다. 바이든은 9일 열리는 비공개 장례식에는 불참하고 대신 영상을 통해 추모의 메시지를 보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의사당에서 장엄한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낸시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20여명은 아프리카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를 어깨에 걸친 채 플로이드가 경찰에 짓눌렸던 8분 46초간 한쪽 무릎을 꿇었다. 슈머 원내대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었다”며 “플로이드와 많은 흑인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받았다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알게 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법 집행관들과 회동을 하는 등 철저한 무관심으로 응대했다. 지난달 29일 플로이드 유족과 의례적이고 짧은 통화만 했던 트럼프는 위로 메시지는커녕 최근 ‘경찰 예산 삭감’ 운동을 극좌파와 연결시키는 등 정치 이슈화하는 데 몰두했다. 백악관 앞 시위대를 최루탄으로 해산한 것과 관련해서도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CNN은 이에 대해 통합과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했던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며 “취임 이후 그는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국민과 거의 만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종로, 취약층 소비 촉진 ‘이웃사랑’ 운동

    종로, 취약층 소비 촉진 ‘이웃사랑’ 운동

    서울 종로구는 지역에 있는 숭인교회와 함께 ‘슬기로운 소비생활, 이웃사랑 나눔운동’을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숭인교회 후원과 숭인1동주민센터 주관으로 진행하는 나눔운동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연계해 소비 활동을 촉진하고 주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골목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사업을 위해 숭인교회는 지난 5월부터 동묘앞역과 창신역 사이에 있는 소상공인 업체를 대상으로 ‘이웃사랑 나눔운동’ 참여 신청을 받아 식당, 미용실, 문구점 등 22곳을 선정했다. 숭인1동은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등 미성년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30가구를 선정해 가구당 10만원의 상품권을 지원했다. 상품권은 ‘이웃사랑 나눔운동’에 참여하는 업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오는 30일까지 사용해야 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그들도 피해자인데… ‘방역 사각’ 中동포 못 품고 혐오하는 사회

    그들도 피해자인데… ‘방역 사각’ 中동포 못 품고 혐오하는 사회

    “동포 아냐” “中 돌려보내야” 온라인 반응 일각 “확산책임, 지자체 아닌 개인에 전가” ‘혐오’ 표출 통해 공포 해소하려는 분위기 법조계 “차별금지법 통해 혐오 제재해야”“조선족 자체가 바이러스이자 공공의 적.”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동포교회 쉼터 거주자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등에 퍼진 댓글 중 일부다.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중국 동포들은 ‘혐오’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 등이 방역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개인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구로구에 따르면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지난 7·8일 확진자 9명이 나온 뒤 전수 검체검사를 한 결과 이날 기준 거주자와 신도 등 194명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7일 이 쉼터 거주자 중 한 명이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같은 쉼터 거주자 8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쉼터에는 주로 생활이 어렵거나 일을 하기 어려운 60대 이상의 독거노인들이 장기 거주한다. 그러나 여론은 이주민이자 경제적 취약계층이었던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대신 ‘중국 동포’라는 정체성에 칼을 겨눴다. “그들은 우리 동포라고 볼 수 없다”,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퍼졌던 중국인 혐오 정서를 떠올리게 한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명예회장은 “코로나19 초반부터 중국 동포가 많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대림동에 대한 나쁜 시선이 이어지는 등 혐오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민센터 ‘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도 “‘코로나’라는 공포를 취약계층에 해소하는 동시에 기존의 혐오 감정을 표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중국 동포들이 위축되고 있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혐오 표현을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취약계층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인데 그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개인이 아닌 지자체”라며 “중국 동포뿐 아니라 사회적 취약계층은 어쩔 수 없이 모여 사는 경우가 흔한데,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전부터 지자체가 이런 시설들을 제대로 파악해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광명복지관 방역 중… 용인 교회발 6명 감염

    광명복지관 방역 중… 용인 교회발 6명 감염

    9일 경기 광명시 소재 광명어르신주간보호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자가 6명 나온 가운데 센터가 입주해 있는 광명종합사회복지관 앞에서 광명3동 자율방재단이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1
  • “신천지 대구교회 다녀왔다” 거짓말로 검사받은 20대 징역 2년형

    “신천지 대구교회 다녀왔다” 거짓말로 검사받은 20대 징역 2년형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왔다는 거짓말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단독 김주현 판사는 9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21일 오전 10시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119에 전화해 ”대구 신천지 교회에 가서 ‘31번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했고, 기침과 발열 증상이 있다“고 허위사실을 신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소방당국은 IC 인근 도로로 구급차를 출동 시켜 A씨를 보건소로 옮겼으며, 보건소 측은 A씨의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A씨는 신천지 대구 교회에 방문한 적이 없는데도 ”아는 형이 신천지 대구 교회로 오라고 해 방문했으며, 그 안에서 ‘31번 코로나19 환자’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등 보건소 측에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일부 유튜버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장난 전화를 하는 영상을 보고 재미를 느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A씨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A씨는 이 밖에도 이틀 뒤 음식점 배달원으로 일하면서 오토바이와 주유 카드를 용도 외에 사용하고 업주에게 반환하지 않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 판사는 ”코로나19라는 전 국가적 보건 위기 상황에서 피고인과 같이 거짓 신고로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는 큰 범죄이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중국동포 쉼터서 확진자 나오자…‘조선족은 공공의 적’ 혐오까지 이중고

    중국동포 쉼터서 확진자 나오자…‘조선족은 공공의 적’ 혐오까지 이중고

    코로나19에 혐오까지 이중고 겪는 중국 동포들“조선족 자체가 바이러스다”, “조선족은 공공의 적이다”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동포교회 쉼터 거주자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온라인 등에 퍼진 댓글 중 일부다.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중국 동포들은 ‘혐오’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 등이 방역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개인에게로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로구에 따르면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확진자 9명이 나온 뒤 전수검체 검사를 한 결과, 첫날인 9일 기준 194명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전날 이 쉼터 거주자 중 한 명이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같은 쉼터 거주자 8명이 추가로 확진 됐다. 이 쉼터에는 주로 생활이 어렵거나 일을 하기 어려운 60대 이상의 독거 노인들이 장기 거주한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남자 20명, 여자 14명의 동포 분들이 두 개의 큰 방에 나눠져 생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원금 등이 넉넉치 않아 각자 개별 공간에서 지낼 환경이 확보되지 못해 그야말로 감염병 상황에 취약한 구조다. 코로나19 상황 속 반복되는 ‘혐오’ 막아야 그럼에도 여론은 이주민이자 경제적 취약 계층이었던 이들의 삶보다 ‘중국 동포’라는 정체성에 칼을 겨눴다. “그들은 우리 동포라고 볼 수 없다”,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퍼졌던 중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를 떠올리게 한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명예회장은 “코로나19 초반부터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산다는 이유 만으로 대림동에 대한 나쁜 시선이 이어지는 등 혐오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중국 동포들이 한국에 이주하기 시작한 것이 30여년이 흘렀지만 우리들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이주민센터 ‘친구’의 이진혜 변호사 역시 “‘코로나’라는 공포를 취약계층에게 해소하는 것인지, 기존에 가진 혐오 감정을 이를 기회 삼아 풀어 놓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중국 동포들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언적인 수준에서라도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혐오 표현에 대한 확실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선제적 방역 대책이 부족해 책임이 오롯이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개인이 아닌 지자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 동포뿐 아니라 사회적 취약 계층은 어쩔 수 없이 모여서 거주하는 경우가 흔할 텐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지자체에서는 이런 시설들을 제대로 조사하고 위험도를 조사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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