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교황 프란치스코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음료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성공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광고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63
  • 교황 ‘조카 일가족 3명’ 교통사고로 숨져…트럭 밑 찌그러져버린 승용차 속 조카만 살아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가 친척 3명이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는 19일 새벽(현지시간) 아르네티나 코르도바-로사리오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카 에마누엘 베르고글리오(35)가 몰던 승용차가 곡물을 운반하던 트럭과 충돌, 승용차가 종잇장처럼 찌그러지면서 트럭 밑으로 들어가 찌그러졌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부인 발레리아 카르모나(36), 아들 안토니오(2), 호세(6개월)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에마누엘 베르고글리오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위독한 상태다. 현지 언론은 “크게 다친 에마누엘 베르고글리오가 긴급수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트럭이 라이트를 모두 켜고 정상적으로 운행했다.”면서 “추돌사고의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에마누엘 오라시오 베르고글리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동생 알베르토 베르고글리오의 아들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누락된 의제 ‘사회적 부조리’ 철저히 챙겨야/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누락된 의제 ‘사회적 부조리’ 철저히 챙겨야/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행보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에게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단원고의 고 김웅기·이승현군 의 아버지가 38일간 도보 순례 내내 메고 다녔던 십자가와 노란 리본 배지를 건네받았고, 지난 16일 오전에는 시복식 카퍼레이드 도중 차에서 내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4일째 단식하고 있는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를 위로했다. 18일 미사에서는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일본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탈북자 및 납북자 가족, 장애인, 경찰, 환경 미화원 등을 초청했다. 서울신문은 이와 관련해 8월 18일자에서 ‘이런 어른 또 없습니까’라며 정치권과 사회지도층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러나 여기에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연속되는 사회 문제와 부조리에 시달리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의 정쟁으로 표류 중이다. 군에선 연일 젊은 병사가 죽어 나가고, 송파구에서는 도로에 큰 구멍이 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신문은 지난 8월 14일자 ‘군 병영문화혁신’ 특집을 통해 군 가혹행위 근절을 위해 내놓은 국방부 대책이 실효성 없다고 비판하고, 독일식 군옴부즈맨 제도 도입을 비롯한 혁신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사설에서 “우리 군이 강군으로 거듭나려면 투명성과 신뢰회복이 절실하다”며 “군과 정부, 국회는 더 이상 미봉책이 아니라 국민신뢰를 되찾고 강군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장 큰 현안인 세월호 침몰과 관련한 진실규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산케이신문이 세월호 침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알려지지 않은 7시간에 대한 풍문을 기사화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문소영 논설위원의 8월 13일자 칼럼처럼 ‘대통령의 7시간 행방불명과 누락된 의제’는 빠져서는 안 되는 사안이다.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통령의 책임은 없다. 그러나 사고대책을 총괄해야 할 국가수반의 공무 중 7시간 행방불명은 심각한 문제다. 송파구에서 발생한 싱크홀도 주요한 의제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 지하철9호선 건설 과정에서 ‘실드공법’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8월 15일과 19일자에서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 발표 결과만을 소개하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공사 상황과 싱크홀에 대한 입장취재가 필요했다. 세월호 때처럼 뒤늦은 행정으로 도로가 붕괴돼 희생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 이 문제는 철저한 후속보도가 필요하다.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검역도 중요한 사안이다. 에볼라는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어 검역이 최선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연자원이 부족해서 외국과의 교역과 국제회의 같은 문화적, 인적 교류를 많이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검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에볼라 전염병 관리대상자가 누락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지나치게 문제를 확대해서도 안 되지만, 부실한 검역문제는 제대로 짚어야 한다. 같은 선상에서 보건 당국이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 퇴치에 실패한 원인에 대한 심층보도도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신문이 지난 18일자 사설에서 밝혔듯 사회적 부조리를 의제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이제 ‘답할 차례’다.
  • [사설] 여야 세월호법 계기로 신뢰 회복 매진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떠나고 하루가 지난 어제 정치권은 온종일 몸살을 앓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조건 없는 화해와 부단한 용서를 당부했으나 우리 정치권은 도무지 이를 따를 줄 몰랐다. 세월호 참사 넉 달을 훌쩍 넘기고도 사건의 진상을 가릴 특별검사 추천 방식을 둘러싼 여야의 지루한 대립은 넌더리가 나도록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야는 어제 다각도의 접촉 끝에 세월호특별법 관련 쟁점에 대해 합의안을 마련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수사할 특별검사 임명과 관련, 특검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국회 몫 4명 가운데 여당 몫 위원 2명을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의 사전 동의를 받아 추천하기로 한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인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선정 문제는 여야가 전향적 자세로 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세월호법이 타결되면서 여야는 현재 본회의에 계류된 93개 법안을 처리하는 데에도 합의를 이뤘다. 여야가 마련한 특검후보추천위 구성 방안은 앞서 지난 8일 여야 간 합의에 견줘 세월호 유족들의 뜻에 조금 더 다가선 것으로 판단된다. 비록 진상조사위가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유족들 뜻은 반영되지 않았으나 이는 우리의 사법 체계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여야가 마련한 대안이 나름의 불가피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돌아보면 이런 합의 하나를 이끌어 내기 위해 그토록 오래 진통을 거듭해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근본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극도의 불신과 당리당략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정부를 믿을 수 없었다. 가라앉는 배 안에서 단 한 명도 구조해 내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도무지 신뢰할 수 없었다. 참사 이후 책임 전가에만 급급해하는 소관 부처의 모습은 이런 불신을 더욱 가중시켰다. 세월호 유족뿐 아니라 이를 바라본 국민 대다수의 심정도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유족들로서는 진상조사위의 독자적 수사를 제외한 어떤 방식도 ‘가해자가 자기 자신을 수사하는 격’인 셈이다. 여야 정치권의 가장 큰 잘못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여야 누구도 이런 세월호 유족들의 실망감을 달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주지 못한 것이 사태를 이 지경으로 이끌었다고 할 것이다. 정치권은 그동안 유족들의 아픔을 가슴으로 공감하기는커녕 오히려 갖은 막말로 이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유족 면담이나 동조 단식 같은 행위들도 그저 보여 주기식에 그쳤을 뿐 유족들에겐 위로가 되지 못했다. 진상조사위의 수사권 행사가 나라의 사법 체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면 진작 이를 대신할 방안을 놓고 열과 성을 다해 유족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어렵게 대안을 마련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어제 세월호 유족들 앞에서 동의를 구해야 했던 현실은 그 자체로 여야가 통렬히 반성할 일이다. 세월호 특검의 향배를 떠나 정치권은 실종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크든 작든 무슨 일만 벌어지면 그 앞에서 당리당략을 따지며 주판알만 튕기는 한 잃어버린 국민들의 신뢰를 되돌리지 못하는 건 물론 국정도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모쪼록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화해의 메시지를 소통과 통합의 정치라는 열매로 이어질 씨앗으로 삼기 바란다.
  • 교황 조카 일가족 교통사고로 3명 사망…교황청 대변인 “교황이 많이 슬퍼하며 기도 요청”

    교황 조카 일가족 교통사고로 3명 사망…교황청 대변인 “교황이 많이 슬퍼하며 기도 요청”

    ‘교황 조카’ 교황 조카 일가족이 교통사고로 3명이 사망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애도를 표했다.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중부 코르도바 주(州) 고속도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카 에마누엘 오라시오 베르골리오(35)와 가족이 탄 승용차가 트럭을 추돌했다. 사고는 코르도바 시와 로사리오 시를 잇는 고속도로에서 일어났다. 현지 경찰은 이 사고로 에마누엘은 중상을 입었고 아내 발레리아 카르모나(36)와 각각 2살, 8개월 된 두 아들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고 전했다. 에마누엘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형 알베르토 베르골리오의 아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은 아르헨티나이며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사고 소식을 접하고 깊이 슬퍼하셨고 슬픔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기도를 요청하셨다”고 말했다. 교황 조카 사고 소식에 네티즌들은 “교황 조카 사고, 이럴 수가”, “교황 조카 사고, 교황 슬프겠다”, “교황 조카 사고, 웬 날벼락”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철의 시시콜콜] ‘가톨릭 문화유산’이라는 개념

    [서동철의 시시콜콜] ‘가톨릭 문화유산’이라는 개념

    ‘불교 문화재’나 ‘불교 문화유산’이라는 표현은 익숙하지만 ‘가톨릭 문화재’나 ‘가톨릭 문화유산’은 왠지 입에 잘 붙지 않는다. 삼국시대에 정착한 불교와 비교해 아무래도 조선 후기에 시작된 가톨릭의 역사가 짧기 때문일 것이다. 신라가 이차돈의 순교 이후 곧바로 불교의 융성기를 맞았듯, 가톨릭도 짧지 않은 금압의 시대를 견뎌낸 이후 교세 확장은 눈부셨다. 그럴수록 가톨릭의 정신 유산은 매우 풍부함에도 문화재라고 부를 수 있는 물질 유산은 흔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공유해야 할 유산이라기보다 종교 내부의 유산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도 한몫했을 것이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된 가톨릭 성당은 모두 7곳에 이른다. 서울의 명동성당, 약현성당, 예수성심성당, 인천 답동성당, 대구 계산동성당, 전북의 전주 전동성당과 익산 나바위성당이 그것이다. 또 경기 안성 구포동성당 등이 시·도 기념물로, 충북 옥천성당 등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사적과 시·도 기념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가톨릭 성당 및 부속시설이 전국적으로 50곳을 넘으니 적은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번듯한 건축물이 아닌 가톨릭 유적은 상황이 다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6일 시복미사를 갖기 직전에 찾은 서소문 성지는 여전히 가톨릭 교인들만의 성지다. 이 같은 상황은 새남터 성지도 마찬가지다. 배교를 거부한 천주교도의 집단 처형지라는 사실만으로도 두 곳을 국가지정문화재로 보호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더구나 천주교 신자들만 처형한 것이 아니라 조선의 공식 사형장이었다는 역사적 의미도 크다. 교황이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한 충남 서산 해미읍성은 사적이기는 하지만, 1963년 지정 당시에는 국방유적으로서의 중요성만 부각됐을 뿐이다.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로 역시 교황이 방문해 위상이 더욱 높아진 당진의 솔뫼성지도 아직은 충청남도 기념물일 뿐이다. 품위있게 단장하고 정성스럽게 보호한 문화유산은 당연히 가톨릭의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이 시대의 미의식을 충실히 반영해 건축하고 제작한 성소(聖所)와 성물(聖物)은 오늘날 불교 문화유산이 그렇듯 미래 한국의 중요한 문화 자산으로 부각될 것이다. 이런 인식을 일깨웠다는 점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뜻깊다. 중요한 가톨릭 문화유산만이라도 서둘러 국가지정문화재급으로 보호의 격(格)을 높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교황 방한 이후 경쟁적으로 벌어지는 성지의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특별기고] 우리 마음속에 ‘평화와 치유’ 새겨놓고 떠난 교황/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특별기고] 우리 마음속에 ‘평화와 치유’ 새겨놓고 떠난 교황/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잔잔하지만 폭풍과 같이 휘몰아치는 감동의 울림을 한 편의 시처럼 안겨 주고 훌쩍 떠나 버린 프란치스코 교황. 그가 도착해서부터 떠날 때까지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펼쳐 보여 준 화두는 ‘평화’와 ‘치유’였다. 그는 ‘평화의 사도’였고 ‘치유의 표징’이었다. 물론 그에 못지않은 엄청난 충격의 물음도 남겼다.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와 전쟁의 시련을 이겨 낸 한반도는 지금 과연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평화를 갈구하는 한반도는 진정한 평화가 ‘정의의 결과’임을 깨닫고 있는가? 참된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 않으면서도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해 그 불의를 극복하는 것임을 이제라도 받아들일 것인가? 이를 위해 사회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기 위해 가장 낮은 곳을 찾아 서슴없이 나서겠는가? 평화와 치유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 준 해법은 너무도 간명했다. ‘평화의 사도’로 한국을 찾은 그는 환호하는 군중 속에서 어린아이를 안아 이마에 입을 맞추고 축복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평화를 느끼게 했다. 수많은 제왕과 독재자가 비슷한 모습을 연출하려 애썼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에게는 거짓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평화란 거짓이 없는 투명한 기쁨과 소통에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짧은 만남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 유족이 얻은 122일 만의 위안도 세월호 정국 속에 가라앉은 한국 사회가 함께 치유받는 장면이었다. 광화문광장 농성 천막을 걷고 시복 미사에 동참했던 세월호 참사 가족 대책위원회의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가족들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볼에 입을 맞췄습니다. 그게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정치권도 풀 수 없을 만큼 꼬여 있는 세월호 정국이지만 평화와 치유를 경험케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이곳을 찾아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그들의 외침을 귀담아듣는다면 한국 사회는 치유를 넘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참된 정의의 새 길’을 열게 될 것이다. 교황의 방한이 기대와 함께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것도 사실이다. 교황은 세계 가톨릭의 수장으로 종교적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바티칸을 대표하는 정치 외교적 의미를 포함한다. 이 때문에 방한 목적이 순수한 종교적 차원에 머물 수만은 없다. 한국 가톨릭 내 일부에서 박근혜 정부가 교황 방한 초청에 공을 들인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게 될 위험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 가톨릭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내쫓고 예수님과 사랑의 미사를 거행할 수는 없다”며 강제 퇴거 반대 입장을 취했고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공직자, 외교관들 앞에서 “사회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켜 나갈 것”을 촉구해 이런 우려를 불식했다. 오히려 그의 검소하고 소탈한 태도와 꾸밈없이 인자한 행동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존경심을 불러일으켰고, 그 존경심은 인간의 이기심과 편 가르기를 뛰어넘는 놀라운 현상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에 길이 남을 값진 유산을 남겼다. 이제 한국 사회는 이러한 울림과 물음을 남기고 떠난 그에게 답할 차례다. 정치지도자들에게서 진정 어린 파격을 보기 힘들었던 이 땅의 백성에게 보여 준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을 본받아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경제지도자들은 경제발전을 경제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충고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그리고 종교지도자들은 그가 이 땅에 가톨릭의 힘을 보여 주려 한 게 아니라 종교 본연의 힘을 보여 주려 한 것임을 새롭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모아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와 치유를 향한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떠난 뒤에도 틀림없이 그 인자한 사랑의 미소를 머금고 우리를 바라보고 또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마치 애인의 답장을 기다리며 설레는 연인처럼.
  • [사설] ‘비정상의 정상화’는 인간다운 삶의 보장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어제 직원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서울시교육청 조영권 총무과장은 엊그제 “교육청은 올해 814만원을 들여 미화원들한테 직원식당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내년부터는 계약조건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무슨 대단한 뉴스인가 싶겠지만, 교육청의 환경미화원들이 화장실이나 청소 도구실 등 비위생적인 곳에서 나홀로 식사를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무 환경 개선의 첫걸음이라 볼 수 있다. 궂은 일을 하는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은 환영할 만하다. 특히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다른 미화원들의 삶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어 희망적이다. 이보다 앞서 경기도가 지난 7월 8일부터 끼니를 거른 채 새벽 출근한 비정규직 환경미화원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기로 하고 1050만원의 예산을 편성한 사례도 있다. 교육청 같은 공공기관뿐 아니라 대학과 대형건물의 청소작업은 경비 절감을 이유로 대부분 파견근무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맡고 있다. 파견근무자들은 건물주 등 사용자와 이들을 고용한 청소용역업체 등 고용자 사이에서 부당대우를 받는다. 장시간 노동을 하지만 동종 정규직 노동자의 60% 이하의 임금을 받을 뿐 아니라, 법정최저임금 이하 월급을 받기도 했다. 최근 3~4년 사이에는 서울의 일부 대학에서 학생들이 엄마뻘인 50대의 미화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논란 덕분에 대학교 환경미화원들의 노동환경 개선 운동들이 일어났다. 이 와중에 비인간적 ‘화장실 식사’도 개선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니 바람직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상상해보라. 화장실 한쪽에선 볼일을 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식사하는 상황이 서로에게 얼마나 비인간적인가. 볼일을 보다가 이 상황을 인지한다면 깜짝 놀라 얼른 피할 것이고, 미화원은 혹여 반찬 냄새라도 풍길까 걱정하며 씹을 겨를도 없이 경황없는 식사를 하지 않겠는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청와대 연설에서 “가난한 사람과 취약계층,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교황은 16일 시복식 미사에서도 “막대한 부 곁에서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며 공동체 구성원들의 역할을 요구했다.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적폐를 척결하는 방안은 ‘화장실 식사 근절’처럼 취약계층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형제가 죄 지으면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 남북 화해 메시지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형제가 죄 지으면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 남북 화해 메시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출국 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는 교황 방한의 마지막 공식 행사이자 교황의 메시지가 결집된 자리였다. 교황 방한 전부터 나라 안팎의 큰 관심이 쏠린 미사였다.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실제로 교황은 미사 강론 중 “저의 방문은 이 미사 집전을 통해 정점에 이르게 된다”고 밝혔다. 관심이 쏠렸던 주변국 중국, 일본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신 형제끼리의 용서와 화해를 거듭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별렀던 것처럼 평화와 화해를 또렷이 주문했다. 그 메시지는 반목 대신 대화에 치중됐으며 화해의 지름길은 형제들을 남김 없이 용서하라는 것으로 집약된다.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 줘야 하느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 말씀은 화해와 평화에 관한 예수님 메시지의 깊은 핵심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해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신다. 우리의 형제들을 남김 없이 용서하라는 명령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전적으로 근원적인 무언가를 하도록 우리에게 요구하시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은총도 우리에게 주신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로 이것이 제가 한국 방문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라면서 “그리스도 십자가의 힘을 믿고, 화해시키는 은총을 여러분의 마음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은총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당부에 그치지 않고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 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미사는 평일 미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소외된 이웃 1000명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700명이 초청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난한 자들을 위한 낮은 사목을 그대로 보여줬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7명과 새터민 5명, 납북자 가족 5명, 경남 밀양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자리를 같이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미사를 지켜봤으며 교황이 퇴장할 무렵 다가와 감사 인사를 건네자 화답했다. 교황과 휠체어를 타고 입장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만남은 특히 큰 관심을 모았다. 종교 지도자들과 만난 뒤 지팡이를 들고 입장하던 교황은 맨 앞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을 발견하자 발걸음을 멈추고 허리 굽혀 일일이 할머니들의 손을 잡았다. 김복동(89)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돼 자유롭게 날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은 노랑나비 배지를 교황에게 건넸다. 그 자리에서 자신의 흰색 제의에 배지를 단 교황은 미사 내내 배지를 달고 있었다. 교황에게 묵주를 받고 사진과 함께 일왕도 사죄하라는 문구가 적힌 명함을 전했다는 이용수(87) 할머니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평화적 해결에 나서도록 교황님께서 도와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방한위원회 위원장 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는 마감 브리핑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종(교황)은 며칠 안 계셨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평화를 간절히 소망하시며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못 박으셨다”며 “우리 사회가 교황의 마음을 본받아 계층 간 반목과 대립을 극복하고 연민과 존중의 사회로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대통령 영접·정 총리 환송… 파격 의전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대통령 영접·정 총리 환송… 파격 의전

    18일 낮 12시 34분, 4박 5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통역을 맡아 방한 기간 수족처럼 함께 다니던 정제천 신부에게 귓속말을 건넸다. 특별한 인사말은 없었지만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기다리던 로마 교황청 주교들과 한국 주교들이 간단히 인사를 나누는 동안 조선시대 전통 복장 차림의 의장대는 ‘받들어총’ 자세를 취했다. 이어 교황은 정 신부와 마지막으로 진한 포옹을 나눈 뒤 붉은 카펫을 밟고 출국장 안으로 사라지기 전 손을 들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교황은 낮 12시 45분쯤 전세기에 올랐다. ‘아디오스(안녕), 프란치스코….’ 지난 14일 오전 10시 36분 한국 땅을 밟은 교황은 100시간 가까운 시간을 쉼 없이 달린 뒤 이날 오후 1시 서울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바티칸으로 향했다.공항 밖에선 아침 일찍부터 250여명의 신자와 시민이 우산을 쓰고 교황을 기다렸다. ‘I LOVE PAPA’ 등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든 채였다. 환송객 이상호(63)씨는 “오전 7시부터 교황을 기다렸다”며 “소외된 이들의 편을 드는 교황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낮 12시 30분쯤 정홍원 국무총리와 함께 공항에 도착했다. 밝은 표정으로 손을 들어 환송객들에게 화답했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흰색 수단에 검은색 손가방을 든 교황은 한국 주교단과 일일이 악수하며 천천히 걸었다. 출국장에는 염수정 추기경 외에도 강우일 주교와 주한교황청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사비오 혼 타이파이 대주교, 윤공희 대주교, 최창무 대주교, 김희중 대주교 등이 함께 자리했다.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리(제1차관)도 교황을 환송했다. 이날 정 총리의 공항 환송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항 영접과 함께 매우 드문 의전으로 꼽힌다. 외국 국가수반과 종교 지도자를 통틀어서다. 이는 30년 사이 한 나라를 세 번 이상 방문한 교황의 이례적인 행보에 대한 보답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19일 오전 0시 45분(현지시간 오후 5시 45분)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 아픔 대처해야 할지 보여줘”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 아픔 대처해야 할지 보여줘”

    낮은 곳에서 상처받고 눈물 흘리고 있는 이들을 기꺼이 보듬어 준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한국을 떠났다.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은 방한 기간 내내 우리 사회에 충격에 가까운 파장을 일으켰다. 자기만의 성벽에 갇혀 국민들의 삶과 떨어져 지내는 종교계는 물론 세월호 사건의 진실 규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정치권, 그리고 신자유주의 성장의 덫에 빠져 더불어 사는 법을 잊어버린 사회 전반에 구체적인 실천의 과제를 던졌다. 각계에서 교황이 남긴 메시지를 곱씹으며 스스로 성찰하고 혁신하지 않는다면 교황에게 보낸 4박 5일간의 국민적 열광과 환호는 한낱 무의미한 거품으로 사그라질 수도 있다.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교황 방한의 성과 및 부문별로 남겨진 과제를 짚어 본다. ■김영주 KNCC 총무 “사회적 갈등·불의에 맞설 종교인의 역할 제시” →오늘 오전 명동성당에서 교황을 직접 만났다. 어땠나. -많은 말씀을 들었다. 기회가 되면 북쪽도 방문해서 한반도에 평화통일 기운이 더욱 북돋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렸다. 확답을 주실 수 없는 부탁이었다. 대신 늘 기도하고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한국 개신교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교황 방한을 보는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그동안 우리가 흔히 갖고 있던 천주교 교황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말석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종교인이 서야 할 자리가 어디여야 하는지 직접 몸으로 보여 줬다. 거기는 사회적 약자,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자리다. 권위를 스스로 내세우지 않고,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실천하고 행동해야 함을 알려 줬다. 종교인은 세상의 불의와 맞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갈등이 있는 곳에서 화해도 시켜야 한다. 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이 참 많음을 새삼 느꼈다. →한국 사회에 구체적으로 어떤 울림이 있었나. -이렇게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세월호 전’과 ‘세월호 후’로 나뉜다고. 무한성장, 무한경쟁, 이익 중심 등의 가치가 우리 세상을 지배했고 세월호 참사로 무너졌다. 사람의 가치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교황께서는 그 지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방한 기간 내내 세월호 유족들을 가까이 챙겨 위로했다. →우리 종교인의 구체적 역할은 무엇일까. -교황께서는 한국 땅에 왔다 간 것만으로도 그분의 역할을 다했다. 이제 우리는 그분이 남긴 언어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이고, 우리 사회에 남겨진 실천적 과제는 무엇인지 종교인들을 비롯해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 나가야 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이호중 서강대 로스쿨 교수 “복지부동 정부·지도자 향해 비판 목소리 계기” →교황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교황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직접적으로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교황이 세월호와 관련해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그저 위로와 격려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교황의 모습과 견줘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세월호와 같은 사안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기본적인 의무다. 그런 의무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은 교황의 모습과 대비된다.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의 아픔에 대처해야 하는지 교황이 모범을 보여 줬다. 교황의 방한은 복지부동하는 정부와 지도자를 향해 국민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이기도 했다. →교황의 방한이 세월호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까. -교황은 유족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는 정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 심지어 야당도 가슴을 열고 유족들과 대화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늦게나마 정치권이 반성하고 유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특별법 제정과 진상 규명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을 찾은 교황으로부터 한국 사회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 -세월호와 같은 사안에서 정부, 지도자부터 시민 개개인까지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태도가 변화해야 함은 물론 자본도 변해야 한다. 자본의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황의 메시지처럼 기업과 자본은 무분별한 이윤 추구에 매몰돼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지 말아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 “종교·경제적 언어로 사회적 문제 해법 짚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치·경제 관련 발언은 꽤 낯설었다. -그동안 종교인들의 정치 관련 발언은 물에 물 탄 듯 추상적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황이 때로는 종교의 언어로, 때로는 경제학 용어로 연대, 더불어 사는 삶 등의 가치를 담은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 양극화 반대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황이 얘기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가리킬까. -외환위기 이후 시장 중심 경제 체제, 시장만능주의가 만연했다. 시장만능주의가 뭔가. 각자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팔아서 먹고사는 형태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시장에서 팔 것이 없는 사람은 굶어 죽게 만드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한국 사회의 경제 시스템이 이렇게 굴러갔다. 교황은 이것을 통렬히 지적한 것이다. →구체적인 의미를 꼽는다면. -교황은 방한 이후 세월호를 주목했다. 세월호는 분열과 양극화, 무한경쟁, 시장만능 등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다. 그리고 정치권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교황은 사회적 분열, 정치적 분열의 기저에 바로 경제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이것을 우리에게 알려 줬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의 어떤 정치적 지도자들도 하지 못한 일을 외국의 종교지도자가 해낸 셈이다. →교황의 방한이 이러한 비인간적 경제모델의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아마도 이번 교황 방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교황이 얘기하는 비인간적 경제모델의 가장 전형적 모습이 과거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얘기했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다. 다행히도 직전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얘기했지만 인수위에서부터 슬그머니 폐기하고, 과거 ‘줄·푸·세’로 돌아간 분위기다. 대통령과 정치권이 교황이 얘기한 메시지를 강한 의지로 실천했다면, 그러다가 장벽에 부닥쳤다면 국민들이 환호하며 지지하고 엄호했을 것이다.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 만난 횟수 4박 5일간 교황님 만난 것보다 적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 만난 횟수 4박 5일간 교황님 만난 것보다 적다”

    “진짜 밥 좀 먹고 싶습니다.” 36일째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유민(17)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교황 이한에 즈음한 유민 아빠의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김씨는 단식으로 몸무게가 10㎏ 줄어 47㎏이 된 자신의 앙상한 몸을 상의를 걷어 올려 공개했다. 김씨는 일부에서 제대로 단식했으면 쓰러졌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비꼬는 것에 대해 “어떤 투지력으로 버텨 왔는지 이젠 공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김씨는 “교황님은 마치 이번 방한의 목적이 세월호 유가족 위로인 것처럼 방한 내내 유족들과 함께해 주셨다”면서 “참사 이후 대통령이 유족을 만난 횟수보다 4박 5일 방한 기간 교황님이 유족을 만난 횟수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방한 일정 동안 교황님은 유족들에게 큰 위로를 주셨다”면서 “이제 대통령께서 직접 우리를 위로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정말 두려운 것은 몸이 망가지는 게 아니라 자식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는 것”이라며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의 잘못으로 목숨보다 귀한 자식을 잃고 진상 규명을 위해 한 달 넘게 단식하는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란 말인가”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인 유족들이 외국의 종교 지도자에게까지 우리의 원통함을 호소해야 한단 말이냐”고 비판하며 박 대통령이 자신을 외면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휴전선으로 만든 가시관 받은 교황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휴전선으로 만든 가시관 받은 교황

    방한 마지막 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면류관 등 특별한 선물들을 받았다. 교황은 “한국 방문 자체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특별한) 선물이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전달받은 선물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8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남북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며 성모상과 가시면류관을 교황에게 선물했다. 성모상 발 아래 설치된 가시면류관은 예수의 고난을 상징한다. 우리 민족의 아픔과 슬픔을 기억하고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뜻을 담았다. 철거된 휴전선의 철조망으로 엮은 가시관이 놓인 받침대에는 ‘하나 되게 하소서’란 표지문이 적혔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문’도 라틴어로 새겨졌다. 이날 오전 미사에서는 2004년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 할머니의 자수 작품인 ‘못다 핀 꽃’의 복사본 액자도 교황에게 전달됐다. 미사를 봉헌하던 교황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로부터 나비 배지도 선물받았다. 이 밖에 교황은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메고 전국을 순례하던 ‘세월호 십자가’를 비롯해 여성 장애인이 직접 만든 교황의 자수 초상화, 두 팔이 없는 꽃동네 자원봉사자가 발로 접은 종이학, 경주 최부잣집의 옥묵주도 선물 받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빗속 시민들 “힘든 때 선물처럼 내리셨다”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빗속 시민들 “힘든 때 선물처럼 내리셨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가톨릭회관 앞마당. 인근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대받지 못한 시민 1000여명은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흩어질 줄 몰랐다. 오전 9시 45분 미사가 시작될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톨릭회관 앞마당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보며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1950년대 이승만 정권 반대 투쟁을 시작으로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성지이자 인권 보호를 위한 마지막 보루,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을 위한 성소로 자리매김한 명동성당은 종교적으로는 서울 대교구 주교좌로 한국 천주교회의 심장이다. 방한 내내 낮은 곳으로 임해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겼던 교황이 평화와 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인 셈이다. 명동성당 바깥에는 미사에 초대받지 못한 시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모여들었다. 교황의 마지막 공식 일정인 만큼 먼발치에서라도 보기 위한 염원을 저마다 가슴에 안고 찾아온 사람들이다. 오전 11시 45분쯤 미사를 마친 교황이 검은색 쏘울 승용차에 올라타 명동성당 앞 도로를 지나자 여기저기에서 “비바! 프란치스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교황의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밖에서 미사를 함께 한 심종숙(47·여)씨는 “로마에서도 보기 어려운 교황의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었던 것은 신도들에게는 큰 선물”이라며 “아침부터 비를 많이 맞았지만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교황을 기다렸다는 오연숙(58·여)씨는 “빈부 문제나 청년 실업, 세대 갈등 등 한국이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방한한 교황이 정신적 지도자로서 큰 감동을 주셨다. 마지막 모습까지 지켜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를 한 신자 장지을(30)씨는 “교황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보람됐다”고 밝혔다. 교황이 명동성당을 떠난 뒤에도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붐볐다. 부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성원(49)씨는 “민주화 성지인 명동성당을 교황님이 찾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방한 중 찾은 곳 하나하나에 모두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사 직후 오직예수선교단 등 10여명이 ‘로마 교황은 적그리스도’ ‘마리아 성령의 승천이 가까웠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 등을 들고 교황을 비방하다가 주변 시민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교황 출국 전세기 안에서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서 중립 지킬 수 없었다”

    교황 출국 전세기 안에서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서 중립 지킬 수 없었다”

    ‘교황 출국’ ‘교황 세월호 유족’ ‘교황 전세기’ 교황 출국 전세기 안에서 세월호 유족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세월호 유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교황은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방한 기간 내내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한 채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섰다. 앞서 교황은 지난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서 세월호 추모의 의미가 담긴 노란 리본을 선물 받았다. 이날 귀국 길 기자회견에도 세월호 리본은 교황의 왼쪽 가슴에 그대로 달려 있었다. 교황은 이번 방한 기간 내내 세월호 유가족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보였다. 지난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마중 나온 세월호 유족 4명의 손을 잡고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도 세월호 생존 학생과 유가족 등 30여 명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자 차에서 내려 이들의 손을 잡아줬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 전 제의실 앞에서 이들 중 10명을 만난 교황은 일일이 얘기를 들어주고 미사 삼종기도 때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다. 16일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광화문 광장에서 카퍼레이드한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 400여 명이 모여 있는 광화문 광장 끝에 다다르자 차를 멈추게 한 뒤 내려 이들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줬다. 교황은 딸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씨의 두 손을 따뜻하게 감싸 안았고, 김씨가 건네는 노란 봉투에 담긴 편지를 직접 자신의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교황은 방한 나흘째인 17일에는 주한교황청대사관에서 세월호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에게 세례를 줬다. 교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간적인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면서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를 생각하면 그 고통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면서 “내 위로의 말이 죽은 이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없지만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추기경이었던 때 발생했던 대형 참사를 예로 들면서 “당시 나는 똑같은 생각을 했다”면서 “고통과 슬픔의 순간에 다가서면 정말 많이 돕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교황의 방한 결산 인터뷰는 한 시간 동안 이탈리아어로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경필, 아들 가혹행위 알고도 SNS에 “분위기 짱”…스스로 “사회지도층” 표현도 논란

    남경필, 아들 가혹행위 알고도 SNS에 “분위기 짱”…스스로 “사회지도층” 표현도 논란

    ‘남경필 아들’ ‘남경필 장남’ 남경필 아들 가혹행위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이를 알고도 광복절에 술을 마시고 ‘분위기 짱’이라는 글을 SNS에 올리는가 하면 사과문도 수차례 정정해 ‘진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 13일 헌병대로부터 자신의 큰 아들 병영 내 구타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경필 지사는 구타 사실을 통보받고도 지난 15일 저녁 지인들과 술을 마신 사실을 SNS에 올렸다. 남경필 지사는 이날 오후 9시 56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위기 짱’, ‘분위기업’이라는 문구가 적힌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남경필 지사는 “수원 나혜석거리에서 호프 한잔 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분위기도 짱~입니다. 아이스께끼 파는 훈남 기타리스트가 분위기 업 시키고 있네요-나혜석 거리에서”라는 글과 기타리스트 사진을 찍어 함께 올렸다. 이날 술자리는 남경필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모(53)씨가 지인 6∼7명에게 연락해 만든 자리였다. 아들 후임병 폭행사실을 안 뒤 이틀 뒤의 일이다. 남경필 지사는 아들 폭행 문제가 알려지자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공식사과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 문제의 글을 삭제했다. 사과문도 세 차례나 정정돼 ‘진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큰 아들 폭행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사과문을 SNS에 올리면서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점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일각에서 “’사회지도층’라는 말은 스스로 신분을 격상시킨 표현”이라고 지적하자 2시간 뒤 ‘공직자의 한사람으로’로 수정했다가 다시 1시간 뒤에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로 모두 3번 수정했다. 파문이 커지자 남경필 지사는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미사의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아기 입에 손가락 갖다대더니…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축복’ 아기 입에 손가락 갖다대더니…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려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달랬다. 또 가족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와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세례식에 배석한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에게 “실종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프란치스코’라는 자필 서명이 담긴 한글 편지와 묵주 10개를 전달했다. 교황은 편지에서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한 명씩 모두 열거하고 이들이 부모와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편지에 서명한 뒤 김 신부의 손을 꼭 잡고 “위로의 마음을 꼭 전달해 달라”며 간곡히 당부했다고 김 신부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후 12시 50분쯤 4박 5일간의 한국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 아기 마음 연 교황…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 아기 마음 연 교황…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려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달랬다. 또 가족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와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은 편지에서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한 명씩 모두 열거하고 이들이 부모와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편지에 서명한 뒤 김 신부의 손을 꼭 잡고 “위로의 마음을 꼭 전달해 달라”며 간곡히 당부했다고 김 신부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후 12시 50분쯤 4박 5일간의 한국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방문·순교지 코스 관광상품화 추진

    충북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 음성 꽃동네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선다. 충북도는 도내에 있는 천주교 박해 순교지인 제천 배론성지, 진천 배티성지, 1896년 설립된 음성 매괴성당 등과 꽃동네를 둘러보는 1박 2일짜리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도는 조만간 종교전문 여행사들을 초청해 개발안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도는 또 한국관광공사 필리핀 지사와 손을 잡고 현지에서 판매하는 서울과 충북 지역 천주교 성지를 방문하는 4박 5일짜리 관광상품에 꽃동네 일정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김진석 도 관광산업팀장은 “천주교 성지가 많은 충북에 교황까지 다녀가면서 충북이 성지순례 명소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는 천주교 청주교구, 꽃동네와 협의해 교황이 꽃동네에서 2시간 30분 동안 머물면서 다녔던 길을 꾸미고 기념비 등을 만들어 명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음성군은 반기문 유엔사무 총장 생가와 꽃동네를 함께 둘러보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원남면에 있는 반 총장 생가는 맹동면 꽃동네에서 차로 20분이면 간다. 반 총장 생가는 연간 10만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교황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방한 하이라이트 장면은?

    교황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방한 하이라이트 장면은?

    교황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방한 하이라이트 장면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세월호 유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교황은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 제안에 교황은 그에게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실제 그는 방한 기간 내내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한 채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섰고 이날 귀국 길 기자회견에도 세월호 리본은 교황의 왼쪽 가슴에 그대로 달려 있었다. AP통신은 교황 방한을 정리하는 기사에서 16일 광화문광장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하던 교황이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족의 손을 잡고 얘기를 들어준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17일 세월호 희생자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를 만났을 때도 “인간적인 고통 앞에서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며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다’고 여기겠지만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민은 침략의 치욕을 당하고 전쟁을 경험한 민족이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 않았다”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을 때 이분들이 침략으로 끌려가 이용을 당했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할머니들은 이용당했고 노예가 됐다”면서 “이들이 이처럼 큰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 품위를 잃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단으로 많은 이산가족이 서로 상봉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이다”면서도 남북한이 같은 언어를 쓰는 ‘한형제’인만큼 희망이 있다는 기대를 표했다. 그리고 남북의 하나 됨을 위해 다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하고 예정에 없던 침묵의 기도를 올렸다. 교황청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중국과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황은 “내게 중국에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당연하다. 내일이라도 가겠다’이다”라며 “교황청은 중국 국민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종교의 자유를 원할 뿐 다른 어떤 조건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방한길에 처음으로 중국 영공을 지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인에 대한 축복 메시지를 전했으며 17일에도 중국, 북한 등 아시아 지역의 교황청 미수교 국가와 대화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드러냈다. 교황은 자신에게 쏠리는 대중적 관심에 대해서는 한 발짝 물러섰다. 교황은 “인기라는 것은 기껏해야 2∼3년밖에 가지 않는다”면서 “거만해지지 않고자 내적으로 내 죄와 잘못을 돌이켜 본다”고 말했다. 교황은 “교황청 내에서 일하고 휴식하고 수다도 떨며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며 “주변에서 교황은 엘리베이터도 혼자 타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나는 ‘나 혼자 타겠으니 당신 일을 하라’라고 말하는데 이게 사실 정상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교황의 방한 결산 기자회견은 한 시간 동안 이탈리아어로 진행됐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대단한 마인드네”,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멋지다”,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낮은 곳으로 향하는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자필서명 편지 건넨 교황 “방한 내내 세월호 기도 안 잊어”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자필서명 편지 건넨 교황 “방한 내내 세월호 기도 안 잊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첫날부터 가는 날까지 세월호 유족들을 챙겼고 위로했다. 교황은 가족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와 함께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17일 오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이호진씨의 세례식이 끝난 뒤 자필로 직접 서명한 한글 편지를 세례식에 배석한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를 통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편지에서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황은 편지에서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일일이 열거했다. 교황이 편지에 자필 서명을 한 뒤 김 신부의 손을 꼭 잡고 “위로의 마음을 꼭 전달해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고 김 신부는 전했다. 김 신부는 편지와 교황 묵주를 들고 19일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와 함께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