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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분노의 노동절’

    지구촌 ‘분노의 노동절’

    세계 노동절 123주년을 맞은 1일 지구촌 곳곳이 근무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의류공장 붕괴로 400명 이상이 사망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경찰 추산 2만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붕괴 위험을 알고도 작업을 강요한 공장 건물주를 사형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방글라데시 최대 무역국으로서 현지 노동 조건이 우려된다”며 “공장들이 국제 노동기준을 따르도록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도 1일 미사에서 붕괴 사고를 언급하며 “‘노예 노동’ 착취는 신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에 시달려온 그리스에서는 양대 노총이 24시간 총파업에 돌입,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고 병원 운영도 차질을 빚었다.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스페인에서도 양대 노조가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터키에서는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시위자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링(溫嶺)시에서는 400~500대의 택시가 집단 파업을 벌이며 노동권 쟁취를 외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중국에서 노동자들이 노동절을 맞아 ‘노동권 수호’를 외치며 파업을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과 남미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미 로스앤젤레스 당국은 3만여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예고되자 해당 도로의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칠레에서는 이날 모든 직장과 학교가 문을 닫았으며, 산티아고에서는 10만명의 노동자들이 거리시위를 했다. 대선 이후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도 집회가 이어졌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성악에는 천재가 없다, 노력만 있을 뿐… 왕의 감정에 오롯이 녹아들도록 최선”

    “성악에는 천재가 없다, 노력만 있을 뿐… 왕의 감정에 오롯이 녹아들도록 최선”

    아버지(필리포·베이스)가 아들(돈 카를로·테너)의 정혼녀(엘리자베타·소프라노)를 정략적 이유에서 왕비로 맞아들인다. 사랑했던 여인을 ‘어머니’로 부르게 된 아들은 고통과 모멸감을 견디지 못한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경계하면서 왕가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는 16세기 스페인 왕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비극적 가족관계의 이면에 절대 권력자의 고독, 정치적 이상의 좌절, 중앙정부와 식민지의 갈등, 왕권과 교황권의 반목 등을 버무려낸 심리 드라마다. 주요 배역만 8명, 9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80여명의 합창단까지 필요하다. 200명에 육박하는 출연진과 3시간 40분의 공연시간 탓에 좀처럼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대작 ‘돈 카를로’를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25~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다. 오페라에서 스포트라이트는 테너와 소프라노의 몫. 하지만 ‘돈 카를로’는 베이스(필리포왕)가 주인공이다. 베르디의 ‘아틸라’ ‘오베르토’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여인’ 등 베이스가 주역인 오페라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필리포 왕이 로드리고(바리톤), 종교재판장(베이스)과 각각 펼치는 이중창 등 다른 오페라에서 볼 수 없는 조합의 중창은 ‘돈 카를로’의 매력이다. 국립오페라단의 선택은 자못 흥미롭다. 1980년대 초반부터 이탈리아와 독일의 오페라 극장을 휘저었던 세계적인 베이스 강병운(65) 서울대 교수와 유럽무대에서 막 도약을 시작한 임채준(31)을 필리포 왕에 더블캐스팅한 것. 강 교수는 필리포 왕만 200번을 소화한 반면 임채준은 처음이다. 부담이 클 텐데 임채준은 짐짓 여유가 있었다. 그는 “또래면 붙어 보자는 마음도 있을 텐데 경쟁할 수준이 아니지 않나. 곁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많이 배운다. 가끔 ‘잘한다’, ‘젊을 때 내 모습 보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는 데 큰 힘이 된다”며 웃었다. 그의 고민은 배역 자체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제안을 받았을 때 고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2박3일을 고민했다. 이탈리아에서 필리포 왕은 내 또래가 할 역할이 아니다. 최소 마흔은 넘어야 하고, 환갑 넘은 대가들도 많이 한다. 분노를 내지르는 게 아니라 꾹꾹 참고 누르면서 눈빛으로 표현해야 한다. 눈물을 보일 듯 말듯 은근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숙제다. 어떻게 왕의 감정에 오롯이 녹아들지 관건이다. 관객들이 내 나이를 의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오페라 무대 주역 데뷔인 터라 그의 이름은 아직 낯설다. 대구 대륜고를 다닐 때만 해도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1학년 때 경북예고로 전학을 갔지만, 국악 작곡을 전공했다. 수학능력시험 점수를 조금만 올려도 좋은 대학을 갈 수 있겠다는 심산이었다. 성악 전공 친구들이 흥얼대는 걸 흉내 내다가 2학년이 돼서 진로를 틀었다. 영남대를 졸업한 이듬해 중앙콩쿠르 성악부문 1등을 하면서 비로소 주목을 받았다. “선배들은 내가 1등을 하면, 누구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군대나 가라고 했다. 오기가 생겨 덤볐다. 물론 병역을 해결해야겠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며 웃었다. 2007년 세계적 오페라극장 라스칼라에서 운영하는 라스칼라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면접을 볼 때만 해도 이탈리아어는커녕 영어도 더듬댔다. 심사위원이 어떤 레퍼토리를 잘 부르냐고 물었는데 이해를 못 하고 ‘이지’(easy)만 반복했다. 자신만만해 보여서 합격시켜 줬는지도 모르겠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2010년 밀라노의 베르디 국립음악원에 입학했다.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 3위 등 그간 쌓아올린 입상 경력 덕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오페라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2011~2012시즌에는 스페인 발렌시아 극장에서 지휘자 주빈 메타와 ‘돈 조반니’를 공연했다. 올해 라스칼라에서 ‘가면무도회’를 공연한다. 그는 “성악에는 천재가 없는 것 같다. 노력해야 한다. 특히 베이스는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 없다. 사회로 치면 허드렛일부터 시작, 차곡차곡 밟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 갖춰져야 한다. 발성에서는 성숙하고 깊이 있는 소리를 내고 싶다. 연기도 무르익어야 한다. ‘발연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감정이 우러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사나이의 꿈이 궁금했다. “테너는 3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전성기인 반면, 베이스는 50살 전후 전성기가 온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라스칼라에서 ‘돈 카를로’의 필리포 역을 메인 캐스팅으로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파킨슨병

    [Weekly Health Issue]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질환이지만 일부 증상이 비슷해 치매로 잘못 아는 사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운동장애를 보이는 파킨슨병과 인지장애인 치매는 증상이 유사하더라도 결코 같이 취급할 수 없는 질환이다. 실제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접근이 쉽지 않았던 과거에는 파킨슨병을 치매로 오인해 치료조자 시도하지 않았던 사례가 없지 않았다. 문제는 사회 전반에서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갈수록 파킨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병증이 시작돼 초기 단계를 넘어서면 치료조차 쉽지 않다.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어떤 방법으로도 되살릴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파킨슨병을 두고 안태범 경희의료원 신경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파킨슨병이란 어떤 질병인가. 뇌세포의 일부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뇌세포에서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이 감소해 발생하는 신경계 퇴행성질환이다. 이때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 감소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 물질은 도파민이다. ●발병 요인은 무엇인가. 정확한 발병 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 및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특히 50세 전에서는 유전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전자 돌연변이는 소수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증상과 진행 양상을 설명해 달라. 파킨슨병의 발병연령은 평균 55세 전후이며, 전체 인구의 0.3% 정도가 병증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연령에 따라 발병률이 증가해 60대 이상에서는 1∼1.5%가 이 병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증상은 행동이 느려지고(서동), 떨리며(진전), 뻣뻣함(경축), 중심을 잡기 어려운 자세불안정과 보행장애를 들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서서히 발생해 조금씩 진행되는데, 이 때문에 가족은 물론 환자 자신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 증상이 상당히 진행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것은 주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주요 증상인 운동증상뿐 아니라 변비·냄새·어지러움 등 자율신경계 증상과 통증, 수면 중 이상행동·렘수면(몸은 잠들었지만 뇌가 활동하는 수면상태)이상행동·우울증·치매 등 비운동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조기진단의 지표가 되기도 하는 이런 비운동증상이 운동증상보다 먼저 나타날 경우 진행 과정에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 되기도 한다. 운동증상은 몸 한쪽에서만 나타나거나 한쪽이 더 심한 경우가 많고, 유병기간이 길어지면서 중심잡기나 보행이상 등으로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파킨슨병은 증상이 다양하지만 환자마다 증상의 양상과 발생 시기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로 어떤 환자는 떨림이 주증상인가 하면 떨림이 전혀 없는 환자도 있다. ●그렇다면 치료 추이는 어떤가. 최근 들어 치료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4년 3만 798명이던 것이 2011년에는 6만 8552명으로 7년 사이에 2.2배가량 늘었다. 이 기간에 50대 환자가 1.7배(71.5%)로 늘어 60대 환자(1.4배)를 앞질렀다. 이 같은 추이는 노인인구가 많아지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기간에 치료 환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발병률이 높아서가 아니라 이 병에 대한 인식이 바뀐 탓으로 보인다. 이 병을 가진 미국의 배우 마이클 제이폭스, 요한바오로 2세 전 교황, 복서 무하마드 알리 등의 영향이 컸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http://kmds.or.kr)를 중심으로 한 인식 제고활동도 이런 인식 확대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의의 진찰이다. 진단기준은 운동증상을 축으로 하는데, 떨림과 서동 중 한가지 증상을 가졌으면서 다른 운동증상을 동반한 경우 파킨슨병으로 임상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파킨슨병이 아니면서 유사한 증상이 보이기도 하는데, 약물이나 뇌경색·뇌출혈을 포함한 뇌혈관질환, 수두증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정확한 식별을 위해 뇌MRI를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파킨슨병 환자의 뇌 속 도파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페트검사가 도입돼 훨씬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이 뿐 아니라 파킨슨병과 비슷하면서도 특이하게 소뇌장애 등 추가적인 증상이 있고,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파킨슨증후군(비정형파킨슨증)도 있어 점차 신경학적 진찰 소견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증상에 따라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증상이 가볍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증상 개선보다 도파민이 부족한 뇌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최소한의 약물 치료를 시도한다. 본격적인 약물치료는 증상이 심할 경우에 시도한다. 사멸한 뇌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해 파킨슨병 치료는 대증치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휘발유가 없으면 자동차가 움직일 수 없듯 도파민 부족 상태가 지속되는 한 정상적인 삶이 어렵기 때문에 치료에 순응하는 게 중요하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약물·운동·수술 등으로 이뤄진다. 치료 약물은 체내에서 도파민으로 작용하는 전구물질(레보도파), 도파민의 역할을 돕거나 대체할 수 있는 물질 등이 있다. 특히 약물 투여기간이 길어지면 약효 유지기간이 짧아지는 현상이나 몸이 꼬이는 등의 이상운동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약물 투여기간 또는 약물을 조절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사실, 어느 질병이나 같지만 의사의 진단과 적절한 치료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의 주체적 역할이다. 파킨슨병의 경우 규칙적인 운동이 치료에 매우 유익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걷기 등 쉬운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킨슨병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파킨슨병은 유병기간이 길고,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 약물치료에 따르는 부담이 많다. 그럼에도 일부 약제의 사용이 제한되거나 꼭 필요한 약제를 비급여로 분류해 환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朴대통령·권오현 부회장, 타임지 ‘영향력 있는 100인’에

    朴대통령·권오현 부회장, 타임지 ‘영향력 있는 100인’에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권오현(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타임이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명단에서 정치·종교 지도자 부문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프란치스코 교황 등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순위를 정하지 않고 총 23명이 선정된 지도자 부문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포함됐다. 타임은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의 기고를 통해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은 ‘유리천장’을 깨려고 노력하는 여성과 국민에게 봉사할 각오가 된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잉락 총리는 이어 “박 대통령은 한국 국민을 희망과 행복의 시대로 인도하고, 동아시아와 아세안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 부회장은 지혜를 갖춘 거인이란 뜻의 타이탄 부문 20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존 스컬리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권 부회장에 대해 “(삼성 갤럭시를 통해) 동시대 모든 이를 능가하는 보기 드문 업적을 남겼다”며 워크맨을 만든 모리타 아키오 전 소니 회장과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같은 비즈니스계의 거인이라고 소개했다. 타이탄 부문에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CEO, 가수 제이 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이콘 부문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중국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등 주요 2개국(G2) 퍼스트레이디를 비롯해 미얀마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 파키스탄 10대 여성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이 선정됐다. 이 밖에 예술가 부문에는 할리우드 영화감독 겸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 조너선 아이브 애플 부사장,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이 뽑혔다. 온라인 투표에서 전체 7위에 오른 가수 싸이는 최종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베르디의 ‘레퀴엠’ 전곡을 들어볼 시간

    베르디의 ‘레퀴엠’ 전곡을 들어볼 시간

    레퀴엠(죽은 이의 명복을 빌기 위한 미사곡)만큼 작곡가의 개성을 드러내는 곡도 드물다. 교황령 일부였던 이탈리아 파르마 출신인 탓에 태생적으로 반(反)교권주의자였지만, 신앙심은 누구보다 깊었던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레퀴엠’에는 그의 재능과 종교적 진실함이 오롯이 담겨 있다. 동시대에 살았던 독일 지휘자 한스 폰 뷜로가 ‘교회 복장을 한 오페라’라고 빈정댄 건 베르디의 레퀴엠이 형식적으로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테너, 베이스에게 마치 아리아를 부르듯 독립적 역할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에서 네 파트가 일종의 콰르텟(사중창)처럼 구성된 것과는 사뭇 다르다. ‘레퀴엠’이 오페라 ‘돈 카를로’, ‘아이다’ 등과 더불어 베르디의 걸작으로 꼽히는 까닭은 특별한 작곡 동기도 한몫했다. 베르디가 존경하던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와 문호 알렉산드로 만초니(1785~1873)의 죽음을 추모하려고 만들었기 때문. ‘레퀴엠’ 중 마지막 곡 ‘리베라 메’(나를 구원하소서)는 애초 로시니를 위한 레퀴엠이었다. 책장 속에 잠들어 있던 ‘리베라 메’는 만초니의 죽음을 계기로 빛을 본다. 1874년 5월 만초니의 사망 일주기를 기념, 밀라노의 산마르코 성당에서 완성된 ‘레퀴엠’을 초연했다. 어떤 레퀴엠보다도 강렬한 ‘진노의 날’(Dies Irae) 대목은 한 번쯤 들어봤겠지만, 베르디의 ‘레퀴엠’ 전곡을 들어볼 기회는 많지 않았을 것. 새달 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의 플래티넘시리즈Ⅱ는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하고 마리아 루이자 보르시(소프라노), 미쉘 드 영(메조소프라노), 그레고리 쿤드(테너), 그리고 사무엘 윤(바리톤)이 나선다. 특히, 지난해 7월 바그너만 공연하는 유럽의 대표적 음악축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동양인 최초로 주역(‘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맡았던 사무엘 윤에게 눈길이 쏠린다. 애초 캐스팅됐던 러시아의 바리톤 예브게니 니키틴이 가슴에 새긴 나치문양(卍) 문신 탓에 출연이 취소되면서 공연 당일 6시간 전에 ‘대타’로 투입돼 스타덤에 올랐던 그다. 1만~12만원. 1588-1210.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교황, 8인회 구성… 개혁 착수

    교황 프란치스코가 즉위 한 달 만에 추기경 8인으로 구성된 조언단을 구성해 가톨릭 교회 개혁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조언단에 뽑힌 추기경들은 대부분 개혁적 성향의 인사들이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13일(현지시간) 교황에게 교회 운영과 바티칸의 관료주의 개혁에 대해 조언할 세계 각지 추기경 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교황이 직접 임명한 조언단은 임기 제한이 없으며 바티칸 내부 인물은 1명만 포함됐다. 다른 추기경들은 북·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호주에서 1명씩 뽑혔다. 교황청은 “조언단 공식 첫 회의는 오는 10월 1~3일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성균관 스캔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성균관 스캔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한국 유림의 수장’인 최근덕 성균관장이 결국 구속 수감됐다. 오랫동안 종교를 담당해 왔던 기자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른바 ‘7대 종단’의 현직 수장이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국고보조금 유용 지시와 공금 유용 혐의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지난 2010년 화제의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타이틀을 놓고 당시 최 관장이 했던 말을 떠올리자니 실소마저 나온다. ‘우리 전통사회 유일한 국립대학이며 국가를 경영한 인재를 양성한 성균관에 왜 스캔들이란 이름을 붙이느냐’고 항의했던 최 관장이다. 최 관장의 구속 사태를 살펴보면 일단 내부 갈등의 소산으로 보인다. 최 관장은 잘 알려졌듯이 최장수 성균관장이다. 지난 1994∼98년 관장직을 맡은 데 이어 2003년 이후 지금까지 관장직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잇따른 연임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인사들이 문제 제기를 해왔던 터다. 실제로 지난해 부관장이 자금 유용 사실을 들어 최 관장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이번 사태도 그 연장선상에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혐의는 법정에서 가리겠지만 최 관장은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관장의 구속으로 사회 일반이 종교계를 보는 시선은 한층 더 삐딱해질 전망이다. 항간에 떠도는 말이 괜한 게 아닐 듯싶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한다’는 비아냥조의 쑤군거림 말이다.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내분과 분열만 해도 대표회장 선거 과정에서 이어졌던 금권타락 선거가 원인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백양사 승려 도박’사태 이후 이어졌던 불교계의 은처승이며 룸살롱 출입 승려들에 대한 의혹 제기가 여전히 무성하다. 세상에 흠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김수환 추기경만 해도 독재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도마에 오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여 배신자라는 눈총을 받았고, 서울대교구장 은퇴 후 구설수에 올랐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천명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예외는 아니다. 1970∼80년대 군사정권이 정권 반대자들을 탄압해 3만여명이 실종·살해된 이른바 ‘더러운 전쟁’에서 당시 아르헨티나 예수회 총장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군에 끌려가 고문당한 사제들을 방조해 인권단체들로부터 고발당했다. 지금 전국 선방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기치를 걸고 뼈를 깎는 수행에 매진하는 부처님 제자들이 넘쳐난다. ‘수고하고 짐진 자들아 나를 따르라’고 외쳤던 예수님의 뜻을 따라 청빈한 사목과 나눔의 봉사에 목숨을 거는 목회자와 사제들이 부지기수다. ‘종교는 인류가 가진 최고의 도덕률’이라는 믿음 아래 ‘빛과 소금’이 되려는 일반의 신도도 태반이다. 그래서 종교 지도자들은 더욱 떳떳해야 한다. ‘조고각하’(照顧脚下·머리 숙여 자신의 발밑을 살핀다)라는 좋은 경계도 있지 않은가. 이제 ‘성균관 스캔들’같은 참사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kimus@seoul.co.kr
  • 이슬람 건물에 십자가 낙서해서…이집트 무슬림-기독교인 총격전, 장례식서도 충돌…2명 또 사망

    이집트에서 무슬림과 콥트 기독교인의 충돌로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또다시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서 양측의 해묵은 종파 갈등이 반복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외곽의 알쿠수스 콥트교 성당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충돌해 2명이 사망하고 89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이날 충돌은 이틀 전 카이로에서 일어난 양측의 충돌로 사망한 기독교인 4명의 장례식이 끝난 뒤에 일어났다. 앞서 카이로 북부 알쿠수스 마을에서는 지난 5일 기독교 어린이들이 이슬람 학교 기관의 담벼락에 십자가 문양의 낙서를 한 것이 두 종교 집단 간 총격전으로 번지면서 기독교인 4명과 무슬림 1명이 사망했다. 장례식을 마치고 성당을 나오던 문상객들은 현지 마을 주민들의 기습 공격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양측 사이에 투석전이 벌어지면서 부상자가 늘어났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집트 보건 당국은 “기독교인 1명이 사냥용 엽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나머지 1명의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지인들은 기독교인들이 성당 안에서 “무슬림형제단의 통치를 끝내자”는 구호를 외쳤고 이를 TV 생중계로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이 성당으로 달려가 이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충돌은 충분히 예상됐지만 장례식 당일에 경찰은 한 명도 없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콥트교 타와드로스 2세 교황에게 전화를 걸어 “성당에 대한 공격은 곧 나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폭력 사태를 강하게 규탄했고 이에 교황은 ‘평온’을 당부했다고 관영 MENA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인 콥트교는 전체 인구 8500만명 가운데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임 무바라크 대통령 시절부터 중앙정부로부터 사회, 경제적인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특히 수니파인 무슬림형제단의 지지로 무르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에는 소수 콥트교도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지난해에는 반이슬람 영화인 ‘무슬림의 무지’를 제작한 이집트 콥트교도 7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전원 사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국내신학자 100명에게 ‘새 교황의 과제’ 물어보니…

    한국의 천주교 신학자들은 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세속주의에 대한 대처’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의 실현’을 꼽았다. 가톨릭신문이 창간 86주년을 맞아 실시한 ‘새 교황의 사목적 과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 설문조사는 전국 각 가톨릭대학 교수진과 신학·철학·종교학·교회법 등 교회 관련 학문을 전공한 주교·사제·수도자·평신도 학자 및 연구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신학자들은 교황이 우선 해결해야 할 사목적 과제로 ‘세속주의와 상대주의에 대한 대처’(18.5%)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의 실현’(13.5%), ‘빈곤과 세계화의 문제’(12%), ‘교황청 쇄신’(10%) 순으로 들었다. 이는 세속주의와 도덕적 상대주의야말로 가톨릭교회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톨릭 공의회가 열린 지 5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교회 안에 공의회 정신이 실현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의회 이전으로 회귀하는 모습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비유럽권 교황 탄생과 관련해 교회 내 변화와 쇄신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학자들은 뒤이어 낙태와 피임, 동성애 등을 포함하는 ‘생명·가정 윤리 문제’(8%), ‘평신도의 소명과 역할’(7%), ‘생태 문제에 대한 통합적 접근’(6%), 사제독신제 등을 포함한 ‘직무 사제직 문제’(6%) 등을 절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들었다. 이에 비해 ‘대화와 증거를 통한 선교’나 ‘종교 간 대화와 그리스도교 일치’를 주 과제로 든 신학자는 5%에도 못 미쳤다. ‘주교단의 단체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교회 안에서의 여성 역할’을 과제로 제시한 신학자는 각각 1%에 불과했다. 특히 ‘종교의 자유’를 꼽은 응답자는 없어 눈길을 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응답에서 “세속주의와 상대주의는 현대 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과 과제이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재위기간 동안 교회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올바로 계승할 수 있도록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고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5년 4월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으로 선출될 즈음 실시한 교황의 과제와 관련한 설문조사에서는 국내 신학자들이 ‘서구문화와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가치의 충돌’, ‘대화와 증거를 통한 선교’, ‘생명윤리 문제’, ‘평신도 운동과 교회 생활’, ‘주교단의 단체성과 교회 통치’ 순으로 많이 꼽았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쁜 소식은 크게 크게/안혜련 주부

    [옴부즈맨 칼럼] 기쁜 소식은 크게 크게/안혜련 주부

    요사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많다. 이 사람은 이래서 맘에 안 들고, 저 사람은 저래서 맘에 안 차고, 그 사람은 그래서 그저 그렇다. 분명 예수님이 사랑하시고, 부처님이 자비를 베풀고, 공자님이 예의를 가르친 아름다운 이 땅인데, 뉴스를 보면 언제부터인가 사기꾼과 폭력배, 무례와 술수로 가득 찬 아수라장 같은 곳이 되어버린 듯하다. 어릴 적 동화책에서 본, 미운 말을 할 때마다 입에서 튀어나오는 더럽고 끔찍한 벌레들이 수시로 내 눈앞에서 사방으로 흩어지니, 이 불편하고 거북한 마음을 어디서 어떻게 떨쳐버릴 수 있을까. 이런저런 궁리와 시도 끝에 그래도 선과 진실을 찾는 사람들, 삶을 성실하고 건강하게 사는 이들에 관한 소식을 접할 때, 잠시라도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갈증 날 때 마시는 차가운 물 한 잔에서 느끼는 청량감이랄까. 최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오승은 박사에 관한 기사가 그런 소식에 속했다. “나를 교황으로 뽑은 여러분을 (하느님께서) 용서하시길…”이라는 유머로 목자 직무를 시작한 새 교황에 관한 소식은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가난이 부끄러움을 넘어 마치 사회악이라도 되는 듯 생각되는 오늘날, 그는 2000년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청빈과 겸손의 상징인 프란치스코를 새 이름으로 택함으로써(3월 18일 자 22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꿈꾸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또 화려한 관저가 아닌 게스트하우스에서 다른 사제들과 함께 생활하기로 함으로써(3월 28일 자 16면) 이전부터 살아온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이어갈 뜻을 밝히고 있다. MIT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의대에서 생물학 연구를 하는 오승은 박사에 관한 기사(3월 27일 자 27면)도 신선했다. 1998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초 400점 만점을 받았던 소녀는 15년의 시간이 흐른 후 ‘뼈 성장의 비밀’에 관한 의미 있는 논문을 네이처에 게재했다. 오 박사의 논문 ‘연골 세포의 분열, 성장과 뼈 길이의 관계’는 성장판 관련 질환 치료 등에 핵심 원리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되며, 특히 오 박사 전공인 물리학을 이용한 시스템생물학으로 접근해 더욱 주목된다고 한다. 시원한 바람과도 같은 기분 좋은 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신선한 바람을 가슴 깊이 호흡하지는 못했다. 알고 싶고 궁금한 마음을 만족시키기에는 기사의 내용과 분량 모두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을 일시적으로 받는 연예인 소개에는 신문 전면을 할애하기도 하면서, 가치 있는 일에 자신의 일생을 걸고 정진하는 사람들에 관해서는 관심도 지면도 너무 인색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 사실이다. 그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언제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어떤 노력과 선택을 했으며 어떤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와 같은 내면의 삶을 독자는 더 알고 싶어 하지 않을까? 언론의 특성인 비판과 감시 역할을 감안하더라도 기쁜 소식, 좋은 소식은 더 크게, 더 자세히 보도해 주어 힘겹고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라도 오아시스를 찾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면 좋겠다. 서울신문과 다른 신문과의 차별화도 이와 같은 드러나지 않은 독자의 욕구와 갈증을 풀어주는 심층적 보도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들어서 기분 좋은 이야기, 들어도 또 듣고 싶은 이야기를 더 많이, 더 자주 보기를 기대한다.
  • 싸이, 타임 선정 ‘영향력 있는 100인’ 후보

    싸이, 타임 선정 ‘영향력 있는 100인’ 후보

    댄스곡 ‘강남 스타일’로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36)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2013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후보에 올랐다. 타임은 28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싸이를 비롯한 ‘2013 타임 100’ 후보 153명을 공개했다. 매체는 싸이에 대해 “‘강남 스타일’로 전 세계에 열풍을 일으킨 옷 잘 입는 한국인 팝스타”라고 소개했다. 타임은 다음 달 12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뒤 편집자 회의를 거쳐 같은 달 18일 100명의 최종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타임 100’ 후보에는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임 교황 프란치스코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 자메이카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 중국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 등이 포함됐다. 한국인으로는 싸이와 함께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포함됐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20세기 르네상스 꿈’의 유산들

    ‘20세기 르네상스 꿈’의 유산들

    현대 건축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 르 코르뷔지에(1887~1965)의 말년 걸작 라 투레트 수도원 얘기라길래 처음엔 건축 얘기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유럽 가톨릭 문화와 도미니코 수도회의 신부 알랭 쿠튀리에(1867~1954) 얘기다. ‘르 코르뷔지에; 언덕 위 수도원’(니콜라스 판 지음, 허유영 옮김, 컬처북스 펴냄)은 르 코르뷔지에의 라 투레트 수도원과 롱샹 성당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아시 성당, 마티스 성당 얘기까지 다룬다. 이런 접근이 가능했던 것은 두 가지가 뒷받침돼서다. 하나는 저자가 사진작가인 데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여서 성당 측의 초청으로 오래 머물며 수도사들과 교류하면서 자유롭게 사진도 촬영할 수 있었다. 또 하나는 라 투레트 성당에 대한 남다른 감회다. 처음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천주교 신자인 저자에게 유럽에서 성당을 만난다는 것은 “자애로운 성모 마리아상, 십자가 위의 예수, 하늘의 뭇별만큼이나 많은 성인과 성녀들”을 통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전율에 압도”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라 투레트 성당은 바깥에서 얼핏 보기에 기숙사나 사무용 건물로 보일 만큼 딱딱하기 그지없는 노출 콘크리트 덩어리로 누구 말마따나 “중증 정신병자를 수용”하는 게 더 잘 어울리거나 “기도할 꼬딱지만 한 동상 하나 없”어 괴로운 곳이었다. 그런 저자로 하여금 라 투레트 수도원 구석구석을 촬영하게 하고, 또 롱샹, 아시, 마티스 등 다른 성당들을 탐험하도록 만든 계기는 르 코르뷔지에의 유언. 일흔여덟의 나이로 수영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현대 건축계 거장의 마지막길을 프랑스는 국장으로 치렀는데, 공개된 그의 유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장례 전 시신을 라 투레트 수도원에 하룻밤 안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아무렇지 않을지 몰라도 그 시절엔 위험하게도 공공연히 자신이 무신론자임(교회의 가장 큰 적은 이슬람신자가 아니라 무신론자다)을 얘기하고 다녔고, 그래서 수도원 측에서 아무리 자기네 건물을 지어준 사람이라 해도 죽음에 대한 어떤 의식도 치러주지 않을 것임을 뻔히 알고 있었다. 자신이 숭앙하는 진보적 현대 건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독기 어린 온갖 논쟁을 서슴지 않았으며, 건축 제안을 받았을 때 독실한 천주교 신자 건축가를 찾지 왜 날 찾았느냐며 단호하고도 매몰차게 거절했던 그가 대체 왜? 거기엔 천주교의 현대화를 꿈꿨던 알랭 쿠튀리에 신부가 있었다. 그 스스로가 젊은 시절 화가를 꿈꾸기도 했던 쿠튀리에 신부는 1·2차 세계대전으로 망가진 수도원과 성당들을 새로 짓거나 고치면서 20세기 르네상스를 꿈꿨다. 성당을 새로 갖춘다면서 아무 감흥 없는 옛 방식을 고스란히 모방하느니 현대미술을 과감하게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그 작업이 성공적이라면 16세기 르네상스 못지않은 20세기 르네상스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신앙은 있으나 재능이 없는 건축가” 대신 “신앙은 없지만 천재적 재능을 가진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이 “르네상스 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이라 역설했다. 그래서 전통 가톨릭 사제와 신자라면 그 어느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을 프로젝트들을 벌였다. 저자는 “쿠튀리에 신부가 없었더라면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르 코르뷔지에가 스스로 ‘빌어먹을 단체’라고 욕한 수도회를 위해 수도원을 설계하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를 두고 “어느 시대에나 천리마와 그것을 알아보는 백락이 있는 법”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역시 돈주머니만 두둑하다고 걸작이 나오는 게 아니다. 1963년 가톨릭의 현대화를 선언한 바티칸공의회와 맞물려 들어가는 부분은 요즘 새로 선출된 교황에 대한 이런저런 기대와 우려에 비춰보면 재밌게 읽힌다. 라 투레트 수도원을 흠모해서 7번이나 방문했다는 건축가 승효상이 르 코르뷔지에의 기록을 들고 원문과 번역본을 꼼꼼히 읽고 감수했다. 2만 8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소녀·무슬림 발 씻기고 입맞춤… 교황, 세족례서 또 파격 행보

    연일 파격적 행보로 주목받고 있는 신임 교황 프란치스코가 28일(현지시간) 로마 교외의 한 청소년 교도소를 방문해 소녀 2명 등 젊은 수감자 12명의 발을 씻겨주고 입맞춤을 했다. 교황이 여성에게 세족례를 한 것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날 성(聖) 주간을 맞아 로마 교외 카살 델 마르모에 있는 청소년 교도소를 찾아 14~21세 수감자 12명을 대상으로 세족식을 열었다. 이들 수감자 중에는 소녀 2명과 무슬림 2명이 포함됐으며, 소녀 2명은 교황으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세족례를 받은 여성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가톨릭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12제자가 모두 남자인 점을 들어 성(聖) 목요일에 남자에게만 세족례를 행해 왔다. 교황은 이들에게 “발을 씻어주는 것은 내가 당신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며 “서로를 도와야 한다. 이것이 예수가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이며, 내가 마음을 다해 실천하려는 의무”라고 말했다. 교황은 2001년 아르헨티나에서 추기경에 오른 뒤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해 에이즈 환자 12명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춘 일로 유명하다. 낮은 곳을 향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신념이 반영된 것이다. 교황은 또 아기를 안고 있는 미혼모의 발을 씻어주는 등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톨릭 내부에서는 교황의 첫 여성 세족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보수적 성향의 순수 예식론자들은 “교황이 의문스러운 예시를 만들려고 한다”고 우려하는 반면, 개혁론자들은 “환영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교황, 관저 대신 방 2개 공동숙소로

    교황, 관저 대신 방 2개 공동숙소로

    단장을 마친 교황 관저가 새 주인을 맞지 못하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관저를 사양하고, 임시 숙소인 게스트하우스에 계속 머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110년간의 바티칸 관행을 깨는 것으로,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 검소하고 소탈한 면모로 화제를 모았던 그가 바티칸에서도 청빈한 삶을 이어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BBC 등에 따르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26일(현지시간) “교황이 추후 언급이 있을 때까지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황은 다른 사제들과 검소한 생활을 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베드로광장이 내려다보이는 교황 관저는 1903년 비오 10세가 처음 머물기 시작한 이후 1964년 바오로 6세 때 전면 개조됐고, 이후 새 교황이 즉위할 때마다 조금씩 수리를 해 왔다. 10여개의 호화로운 방과 직원용 숙소, 테라스 등을 갖추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관저가 너무 넓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교황이 묵고 있는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는 콘클라베 기간에 추기경들이 지낼 수 있도록 1996년 바티칸 경내에 특별히 건축됐으며 평상시에는 바티칸 근무 사제와 주교들이 거주한다. 교황은 싱글룸에서 지내다 며칠 전 손님을 맞기 위해 방 2개짜리 객실로 옮겼다고 롬바르디 신부는 전했다. BBC는 교황이 이곳에서 때때로 손수 요리를 한다고 보도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이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공동 생활을 실험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생활이 익숙해지면 어디서 머물지 교황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에도 관저 대신 단칸방 아파트에 살면서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로마시는 대중교통을 애용한 교황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교황이 그려진 버스표와 지하철 승차권 100만장을 한정 발매해 27일부터 판매하기로 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생명의 窓] 하루 한 끼 단식/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생명의 窓] 하루 한 끼 단식/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어느덧 예수가 부활한 대축일이 한 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천주교 신자들은 부활절을 맞이하기 위해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의 고난과 십자가 죽음을 기억하면서 삶으로 동참하는 사순 시기를 보낸다. 이 시기는 참회와 속죄, 그리고 회개의 때로, 신자들은 기도와 희생, 자선 등 다양한 형태로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필자는 사순 시기를 보다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 지난해에 이어 하루 한 끼의 단식을 하고 있다. 물론 배고픈 고통을 맛보기 위한 자학적인 단식이 아니다. 평소 당연히 나의 몫이라 여기던 것을, 그것을 갖지 못한 이웃들에게 나누고 싶은 소박한 마음의 표현이고, 생명조차 기꺼이 봉헌한 예수를 조금이나마 더 닮으려는 부족한 신앙의 행위일 뿐이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끼니를 걸러야 하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의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아쉬울 것 없는 사제의 하루 한 끼 단식은 생색내기 사치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치조차 인색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이 아닐까. 여기서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 매주 월요일에는 오전 강의 때문에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 교리신학원을 찾는다. 버스 차창 밖으로 혜화동 성당과 재능교육 사옥이 사이 좋게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가 적힌 현수막들이 성속을 가르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교리신학원까지 5분 남짓한 시간 동안 이들 현수막 사이를 걸으며 나도 모르게 죄스러움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한 끼 따뜻한 밥이 절실한 사람들과 자신이 가진 작은 것마저 내놓기를 거부하고 다른 이의 몫까지 탐내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무기력하고 초라한 나를 본다. 안타깝게도 ‘사람이 사람에게 늑대’라는 옛 라틴 격언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유효한 듯하다. 이처럼 인정 없는 현실의 삭막함을 느끼던 차에 얼마 전 희망의 빛을 보았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전격적인 사임이 그것이다. 사임의 배경에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전임 교황은 교황 종신제의 틀을 깨뜨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조건 없이 내려놓았기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교황 사임은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탐욕의 시대를 정화시키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사임을 통해 비움과 나눔을 실천한 전임 교황에 이어, 신임 교황 프란치스코는 즉위 미사에서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이들에 대한 부드러운 사랑과 섬김의 영성을 강조함으로써 물신숭배로 갈라진 세상의 일치와 화해를 촉구하였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갈 청빈하고 겸손한 교황의 뒤를 부족한 사제로서 따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이제 하루 한 끼의 단식도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끝이 난다. 마음먹었던 단식을 무사히 마치는 데서 오는 보람과 누군가에게 나의 몫을 나누는 기쁨을 어느 정도는 느낄 것이다. 하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사람다운 삶을 박탈당한 이웃이 있는데, 나는 어김없이 하루 두 끼를 챙겼다는 사실에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더 클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무엇이 아니라 나를 나누는 삶을 살아가도록 스스로를 다그쳐야 할 책임을 느낄 것이다.
  • 교황 즉위명 ‘프란치스코’ 선택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니 성 프란치스코가 떠올랐습니다.” 새 교황이 자신의 즉위명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직접 밝혔다. 프란치스코라는 즉위명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선택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기자들과 만난 교황은 지난 13일 열린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자신의 옆에 있던 브라질의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의 한마디가 즉위명을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교황의 선출이 확정된 순간 우메스 추기경이 자신에게 입맞춤과 포옹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세요”라고 말했다는 것.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을 떠올린 순간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떠올랐다.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분이자 평화로운 분이었으며 하느님의 창조물을 사랑하고 보호하셨다. 그렇게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이 내 마음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중부 아시시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는 로마 가톨릭의 수도사로서, 가난한 자들을 위한 삶과 청빈을 강조해 지금까지 가톨릭 신자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교황은 자신이 속한 예수회를 세운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 아닌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17일 첫 삼종 기도 집전을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나타냈으며 신도 15만여명의 환호를 받았다. 교황은 즉흥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를 선택한 것은 자신과 이탈리아의 “영적 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오는 19일 즉위 미사에 참석한 뒤 23일에는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을 만나 점심 식사를 할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가톨릭, 영적 쇄신 없다면 자비로운 NGO에 불과”

    “가톨릭, 영적 쇄신 없다면 자비로운 NGO에 불과”

    “영적인 쇄신이 없다면 (가톨릭 교회는) ‘자비로운 비정부기구(NGO)’에 불과하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14일(현지시간) 시스티나 성당에서 처음 집전한 미사에서 “그리스도에게 신앙 고백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라고 물은 뒤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이어 “십자가 없이 걷고, 십자가 없이 뭔가를 짓고, 십자가 없이 예수의 이름을 부른다면 우리는 예수의 제자가 아닌 세속적인 존재일 뿐”이라면서 “예수와 십자가라는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교황의 취임 일성이 교리에 보수적인 그간의 성향을 보여준 것인 동시에 성추문과 권력 투쟁으로 얼룩진 가톨릭 교회에 ‘엄중한 경고’를 내린 것이라 평가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추기경으로 있었을 때 겸손과 청빈함으로 유명했던 교황은 첫날 공식 업무에서도 소탈한 면모를 드러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자신이 묵었던 숙소를 찾아 짐을 챙기고 숙박비도 직접 계산했다. 기도를 하기 위해 성 마리아 대성당을 찾을 때도 사제들의 불편을 고려해 도착 10분 전에야 연락했다. 이동은 교황 전용 차량 대신 바티칸 경찰의 일반 차량을 이용했다. 교황은 선출 당일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신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도 교황의 권위를 나타내는 붉은 망토를 걸치지 않아 주목받았다. 오는 19일 즉위 미사를 집전하는 교황은 모국인 아르헨티나 신자들에게 즉위 미사에 참석할 여행 경비를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하라고 당부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이 오지 말라고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1970년대 군부 독재 시절 광범위한 인권 유린 사태에 침묵했던 교황의 과거 행태가 또다시 논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아르헨티나 독재 시절 교황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라는 기사에서 “교황이 ‘더러운 전쟁’(1976~1983) 시기에 군사정권의 독재에 침묵함으로써 그가 수장으로 있었던 예수회 소속 수도사 2명이 끌려가 가혹한 조사를 받는 것을 묵인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은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거리가 멀다면서 교황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타이완 총통 “교황 즉위 미사 참석”… 中 “반대”

    마잉주(馬英九) 타이완 총통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바티칸을 방문한다고 중국시보가 15일 보도했다. 바티칸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이완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이 마 총통의 이번 바티칸 방문 과정에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주교 임명권과 타이완과의 관계 등을 둘러싸고 가톨릭 교회와 갈등을 겪어 왔다. 중국은 마 총통의 바티칸 방문에 거듭 우려를 표명하며 완곡한 반대의 뜻을 전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바티칸이 실제 행동을 통해 중국과 바티칸 사이의 관계 개선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타이완에 대해서는 “양안(兩岸·중국과 타이완)이 민감한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함으로써 양안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의회 지도부, 주요 사회단체 대표, 가톨릭계 주요 인사들로 이뤄진 대표단을 이끌고 즉위 미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역시 즉위 미사에 참석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씨줄날줄] 예수회와 한국/서동철 논설위원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에서 가톨릭교회 최초의 미주대륙 출신 수장에 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가 배출한 첫 교황이기도 하다. 동양에서는 ‘야소회’(耶蘇會)로 불린 예수회(Society of Jesus)는 가장 많은 신도와 사제를 자랑하는 수도회이다. 1534년과 1658년 각각 설립된 예수회와 파리외방선교회는 아시아 선교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오페르트의 남연군 무덤 도굴사건에 참여한 페롱 신부의 파리외방선교회와 달리 예수회는 토착문화에 대한 배려가 특징이다. 중국에서 공자와 조상숭배를 인정하며 유연하게 선교활동을 펼쳤던 예수회는 중남미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로 유명한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미션’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파라과이의 국경지대에서 있었던 18세기 예수회의 활동을 그린 것이다. 아시아 선교는 예수회 창설 멤버의 한 사람으로 스페인 바스크 출신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중심에 있다. 그는 인도와 일본 전교에 평생을 바쳐 포교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하비에르라는 이름을 가진 성당은 일본과 스페인은 물론 동양 선교의 전진기지였던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중국 선교의 교두보인 상하이와 마카오에도 세워졌다. 우리나라에도 충북 수안보에 1963년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이 지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명도 하비에르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하비에르가 선종한 해 태어난 마테오 리치의 선교는 이른바 문화 적응(cultural accomodation) 방식이었다. 서양의 진보적인 과학기술을 대상국에 접목하는 대신 선교의 편의를 얻는 방법이다. 마테오 리치의 후임 예수회 선교사인 아담 샬은 중국 연경의 남천주교당에 머물며 병자호란 이후 인질로 끌려간 소현세자는 물론 사행길의 실학자들과 교유했다. 조선의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예수회는 한국을 유럽에 알리는 역할도 했다. 하비에르는 1550년부터 이듬해까지 일본을 방문한 조선의 수신사 일행을 목격했다. 1566년에는 포르투갈 출신의 가스파 빌레라 신부를 조선에 파견키로 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벌인 통일전쟁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임진왜란 중에는 포르투갈의 예수회 신부 세스페데스가 고니시 부대와 조선으로 건너오기도 했다. 이런 기록들은 모두 유럽에 전해졌다. 예수회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세월이 한참 흐른 1954년이다. 교육에 역점을 두는 이 교단의 성격처럼 1960년에 서강대, 1962년에는 광주가톨릭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국내 가톨릭계 반응 …“평화의 사도 돼 줄 것 믿는다” 기대감

    한국 천주교회는 가톨릭 역사상 첫 미주·예수회 출신인 새 교황 프란치스코를 환영하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14일 발표한 축하 메시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해 지상의 교회를 이끌어 나갈 교황이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억압받는 이에게 해방을 선포하는 평화의 사도가 돼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도 이날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새벽 미사 강론을 통해 “새 교황이 우리 교회가 세상에 사랑과 일치,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을 가져오는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 교황이 교황명으로 가난한 자를 위한 삶과 청빈을 강조한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인 정성환(프란치스코) 신부는 이에 대해 “이 시대 가톨릭 교회가 나아갈 길은 예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복음적인 삶이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람이 경제에 예속되는 모습 속에 교회도 점점 세속화되는 것이 큰 문제였는데 이런 부분이 개혁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 교황의 탄생을 환영하고 축하하면서도 왠지 서운한 것이 한국 천주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국 천주교의 사정이 그리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천주교의 이 같은 속사정은 ‘아시아 가톨릭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대우 때문이다. 신자 수로만 봐도 531만명 규모는 필리핀(7700만명), 인도(1900만명), 인도네시아(740만명), 베트남(640만명)에 이어 다섯번째다. 천주교 안에선 로마 교황청으로 보내는 이른바 분담금 규모에서도 아시아 최고임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한국 천주교는 거듭된 박해에 희생된 순교자만도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의 사상 유례없는 교세 확장과 세계 가톨릭에서 차지하는 역할 및 위상은 다른 나라 천주교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직후 로마교황청이 교황청 관보 1면에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곧바로 실었던 사례는 한국 천주교의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는 1984년 방한 당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03위를 위한 시성식을 집전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한국 순교자 시성식은 교황청 밖에서 열린 최초의 시성식으로 기록된다. 한국 천주교는 새 추기경 임명 때마다 각별한 관심을 쏟았지만 번번이 추기경 추가 임명이 무산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2월과 11월 각각 22명과 6명을 더 임명했지만 한국은 빠졌었다. 이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단수 추기경인 한국 천주교를 배제한 것에 대한 신자들의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한국 천주교계는 일단 새 교황의 한국 배려에 관심을 쏟을 전망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천주교가 차지하는 위상 제고에 대한 기대다. 새 교황은 한국과는 별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 교황이 기도와 고행 위주의 봉사와 사목활동에 치중했고, 유럽권 성직자들이 핵을 이루었던 종전의 가톨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새벽 미사를 통해 “새 교황께서 한국 천주교회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 주시고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사실상 바티칸과 새 교황을 향해 한국 천주교의 소망과 기대를 감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로마 교황청 시성성에서 추진 중인 한국 순교자 125위에 대한 시복시성(諡福諡聖)은 새 교황의 행보를 볼 수 있는 첫 단초로 보고 있다. 교황청은 그동안 한국 천주교가 제출한 순교자 125위의 조사 자료에 대한 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천주교가 전 교계 차원에서 벌여온 시복시성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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