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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교황의 치유 메시지,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늘 바티칸으로 돌아간다. 그는 방한 기간 동안 가톨릭교회가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만큼 의미 있는 족적(足跡)을 곳곳에 남겼다. 교황은 당초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한 124위 순교자의 시복(諡福)과 제6회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 참석을 방한 이유로 내걸었다. 실제로 17만명의 가톨릭 신자를 포함해 모두 100만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은 뜻깊은 종교적 축제였다. 시복식은 한반도의 국가적 정통성을 이은 대한민국과 가톨릭교회의 해원(解寃)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선포하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도 갖는다. 광화문 일대는 조선시대 병조와 의금부, 포도청이 모여 있던 천주교 탄압의 본거지였기 때문이다. 교황은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도 ‘가톨릭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직접 폐막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 가톨릭의 수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한편으로 상처받은 우리 사회를 어루만지면서 던진 메시지는 종교 지도자의 역할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메시지는 어떤 종교지도자의 그것과 비교해도 쉽고 명료했다. 지난 15일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의 발언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는 “평화와 우정을 나누며 사는 세상, 장벽을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며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나’보다는 ‘우리’, 개인적인 행복보다는 공동체의 행복을 앞세우는 그의 가르침은 어느 종교지도자의 그것보다 구체적이었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떤 종교지도자의 그것보다도 실천을 강조하는 교황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는 “엄청난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빈곤과 외로움, 남모를 절망감에 고통받고 있는 세상에는 하느님의 자리가 더 이상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이런 현실 인식을 갖고 있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이 전한 노란 리본을 은 방한 일정 내내 왼쪽 가슴에 단 채 아픔을 겪고 있는 희생자 가족을 어루만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우리에겐 결코 작지 않은 과제가 남겨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한 치유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해 아픔 없는 나라로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그것이다. 교황은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에서 “수녀로서 살 것인지, 공부를 더 해서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인지”를 묻는 젊은이에게 “주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기도하다 보면 응답을 주실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정치권은 오늘도 교황의 진의가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교황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정치권의 몫이다. 하지만 정답은 이미 제시돼 있다고 본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다.
  • “대화와 공감으로 그리스도인 정체성 지켜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아시아 주교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지키고 ‘대화와 공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이날 충남 서산 해미성지에서 열린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에서 “다양한 문화가 생겨난 광활한 아시아에서 교회는 유연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대화와 열린 마음으로 복음을 증언하라”고 당부하고 “대화는 아시아 교회 사명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이들이나 문화와 대화할 때의 시발점은 그리스도인이란 정체성”이라며 “그런 정체성을 갖고 다른 이들과 공감해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교황은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대화의 본질인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흔드는 세 가지 세속 정신의 유혹을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그 첫째로 상대주의를 들었다. 교황은 “상대주의는 진리의 빛을 흐리고, 우리가 딛고 선 땅을 뒤흔들고, 혼란과 절망에 빠뜨린다”면서 “급변하는 혼란스러운 세상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많은데도 이런 사실을 잊어버리게 한다”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나타나는 상대주의를 경계했다. 두 번째는 피상성을 꼽았다. 이는 무엇이 옳은지 분별하기보다 최신 유행이나 기기, 오락에 빠지는 것을 일컫는다고 했다. 교황은 “덧없는 것을 찬양하고 회피와 도피의 길이 수없이 열려 있는 문화는 성직자들의 사목 활동과 이론을 가로막는다”며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두지 않으면 건전한 신자·청년과의 만남이 어려워지고, 우리 삶의 원칙인 진리는 후퇴하고, 덕행은 형식적이고, 대화는 한갓 협상이나 합의로 전락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안전을 택하는 것을 세 번째 유혹으로 거론했다. 교황은 “쉬운 해결책, 기존 공식, 규칙과 규정들 뒤에 숨어 자신에게 몰두하지 말고 신앙의 본성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저버리면 안 된다”면서 “담대하면서도 겸손하게 희망과 사랑을 증언해 주고 누가 희망의 이유를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라”고 말했다. 교황은 끝으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정의와 선과 평화의 열매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여러분의 교회는 사회 변두리에서 신음하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을 위한 봉사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드러나고 있느냐”고 물은 뒤 “그들의 경험, 희망, 소망, 고난과 걱정도 들을 수 있는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만남은 아시아 각 나라의 추기경·주교 50여명, 한국 주교 19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20여분간 진행됐다.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각국 주교들은 오전 9시부터 잇따라 도착했고 예정된 시간에 교황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일제히 일어나 박수로 맞이했다. 행사장 밖에서는 우산과 비옷을 입은 신자 등 수십명이 교황을 보기 위해 서성댔다. 오즈월드 그라시아스(추기경·뭄바이 대주교)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의장은 환영 인사에서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60%가 사는 젊은 대륙이지만 세속화와 물질주의에 물들어 생명 경시와 가족 간 유대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사람들이 예수를 더 많이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교황이 이끌어 달라”고 희망했다.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교황이 탔던 기아車 ‘쏘울’ 어떻게 됐나 보니…

    4박 5일에 걸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두고 경제계 일각에서는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말이 나온다. 교황에게 제공됐던 각 업체의 제품은 ‘교황이 사용했다’는 입소문만으로도 상당한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은 곳은 현대·기아차다. ‘가장 작은 한국 차를 이용하고 싶다’는 교황에 바람에 배기량 1600㏄급인 기아차 ‘쏘울’이 전용 차량으로 제공된 데 이어 이후 교황은 이동 과정에서 카니발과 현대차 싼타페 차량을 이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밖에 자사 대형버스 등 모두 30여대를 제공했다. 업계는 교황 방문과 관련해 국내 업체들이 상당한 직간접 홍보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황이 국내 차량을 타고 내리는 모습이 전 세계에 중계돼 ‘교황의 차’라는 상징성까지 갖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교황이 탔던 차를 일단 돌려받기로 한 현대차그룹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의 상징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전시하는 방법과 한국 천주교에 기증하는 방법 등을 놓고 고민 중”이라면서 “과거 주요 20개국(G20) 회의 때 각국 정상들에게 제공했던 차량처럼 일반에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음료 역시 생수 브랜드 ‘석수’가 교황 방한 기간 사용되는 공식 물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특수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미사에서 무려 22만명 분량(350㎖ 제품 12만병과 18.9ℓ 제품 2000통)의 석수를 제공했다. 당시 광화문 행사에 공식 초대된 인원만 약 17만명에 이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집전하는 미사전례에 사용될 와인을 공급할 롯데주류 역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연구 사례를 통해 교황의 방한에 따른 경제 효과가 5500억원 이상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 관광공사는 지난해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청년대회 참가에 따른 경제 효과가 12억 헤알(5380억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장면에 네티즌 감동…무관심한 아기 앞에서 교황의 돌발행동 어땠나 보니

    ‘교황 손가락 축복’ 장면에 네티즌 감동…무관심한 아기 앞에서 교황의 돌발행동 어땠나 보니

    ‘교황 손가락’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한 아기에 교황이 손가락 대자…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한 아기에 교황이 손가락 대자…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려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달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후 12시 50분쯤 4박 5일간의 한국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한 아기에 교황이 손가락 대자…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축복’ 무관심한 아기에 교황이 손가락 대자…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위로 편지·묵주 전달

    ‘교황 손가락’ ‘교황 출국’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려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달랬다. 또 가족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 편지와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세례식에 배석한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에게 “실종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프란치스코’라는 자필 서명이 담긴 한글 편지와 묵주 10개를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오후 12시 50분쯤 4박 5일간의 한국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4박 5일 통역하지 않아도…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 [현장 블로그] 사람들은 왜 비바 파파를 외쳤을까

    [현장 블로그] 사람들은 왜 비바 파파를 외쳤을까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수십만명이 몰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추대하는 시복식을 거행했기 때문입니다. ‘베로니카’라는 세례명의 가톨릭 신자인 저는 취재 기자가 아닌 17만명의 신자 중 한명으로 시복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정해진 인원만 참석할 수 있었기에 주변에서는 부러운 눈길을 보냈지만 사실 야외 시복식은 맨바닥에 앉아 한여름 뙤약볕을 온몸으로 견디며 한나절을 보내야 하는 고생스러운 행사였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먼발치에서라도 교황을 보겠다며 밤새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닌 일반 시민도 광화문과 시청 인근에 모여들었습니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감수하며 교황을 찾아왔을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방한은 천주교인은 물론 우리 국민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교황이 이례적으로 한국을 직접 방문해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인정하면서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뿌리내린 우리 천주교의 자부심을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 어렵게 터 잡은 한국 천주교는 어두운 근현대사에서 민주주의에 앞장서며 사회 정의를 밝히는 횃불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종교가 일상생활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신자 수가 늘어나는 동시에 냉담자도 조금씩 늘어났지요. 종교가 세속화 논란에 휩싸이고, 종교인이 비리에 연루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요.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종교인들이 잊고 지냈던 ‘종교 본연의 책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가 얼마나 좋습니까”라고 말한 교황은 작은 차를 타고 작은 방을 선호하며 노숙인들을 불러 함께 식사를 하는 등 낮은 데로 임하는 자세를 몸소 보여줬습니다.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 행사 때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꼭 잡는 모습을 보며 많은 신자들은 저절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단식 농성이 30일을 넘어가면서 “교황님이 오시는데 어떡하나” 하고 투덜거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교황은 이들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끌어안았습니다. 한 유가족은 “처음으로 존중받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미사 강론에서 “막대한 부요함 속에서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순교자들의 삶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어려움에 처한 형제 자매들을 도움으로써 당신을 사랑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에 무관심하지 말라는 가르침으로 크게 다가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복 차림 성모상·4괘 새긴 의자… 한국색 물씬

    한복 차림 성모상·4괘 새긴 의자… 한국색 물씬

    지난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124위 시복미사에서는 한복 차림의 성모마리아상과 4괘가 새겨진 의자, 무궁화가 그려진 걸개그림 등 한국색을 가득 담은 상징물들이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한복 차림의 성모마리아상이다. 한복을 입고 비녀를 꽂은 성모가 복건을 쓴 아기 예수를 안고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정식 명칭은 ‘한국 사도의 모후상’이다.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소속으로 임마쿨라타라는 세례명을 쓰는 한 수녀가 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내주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제단 오른쪽에 놓여 시복식 내내 눈길을 끌었다. 교황이 앉은 의자에도 태극 무늬가 숨어 있었다. 시복식에서 교황은 태극기 네 모서리에 그려진 ‘건, 곤, 감, 이’ 4괘를 새긴 의자를 사용했다. 천주교 측은 “건, 곤, 감, 이가 의미하는 하늘, 땅, 물, 불이 모두 하나님의 조화라는 뜻에서 이를 새겨 넣었다”고 밝혔다. 교황을 비롯한 주교단이 입던 제의에도 한국적 아름다움이 담겼다. 제의 속 십자가는 모두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표현됐는데 이는 고통의 십자가가 아닌 영광과 찬미의 십자가를 상징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교자 124명을 복자로 선포한 순간 공개된 대형 걸개그림은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수채물감과 연필, 파스텔 재료 등으로 그려진 그림은 순교자들을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종려나무 가지를 든 한국적 모습으로 풀어냈다. 12세의 어린 나이에 순교한 이봉금 복자는 가장 앞에서 무궁화와 백합 꽃다발을 든 모습으로 그려졌고, 어느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뜻에서 원근법을 무시하고 동일한 크기로 표현됐다. 순교자들과 관련된 문헌 자료 등을 바탕으로 가톨릭미술가협회 회원들이 그린 작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젊은이여, 깨어 있으라… 잠들어 있는 사람은 춤출 수 없다”

    “젊은이여, 깨어 있으라… 잠들어 있는 사람은 춤출 수 없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습니다.” 17일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에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성경의 시편 구절을 인용해 젊은이들에게 사회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또 “아시아의 젊은이 여러분은 그리스도에 대한 고귀한 증언, 위대한 증거의 상속자들”이라며 “죽음을 이긴 그리스도의 승리에 우리도 동참한다는 확신으로, 이 시대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려는 도전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말했다. 교황은 “여러분은 사회생활에 온전히 참여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이 시대 문화의 어떤 측면들이 사악하고 타락해 우리를 죽음으로 이끌어 가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며 항상 깨어 있을 것을 주문했다. 이어 “젊은 시절의 특징인 낙관주의와 선의, 에너지는 여러분의 삶과 문화에서 희망과 사랑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극복하고 승리하게 하는 길”이라고 확신을 심어줬다. 특히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언제나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라”며 “주교, 신부들과 함께 외로운 이들, 아픈 이들, 소외된 이들을 찾아 섬기며 사랑하는 교회를 일으켜 달라”고 했다. “우리에게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을 밀쳐 내지 말라”면서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해 주신 그리스도처럼 살라”고도 당부했다. 또 “복음의 기쁨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하는 죄와 유혹,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그리스도와 함께하면 많은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시작된 폐막 미사에서 강론하면서 “잠자면 안 된다”며 ‘깨어나라’를 수차례 외쳤다. 그럴 때마다 청년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교황은 중간에 둥근 모자인 흰색 ‘주케토’가 바람에 날아갔지만 그대로 강론을 이어 갔다. 이날 폐막 미사가 열린 해미읍성 안에는 청년대회 참가자 등 2만여명이 들어찼고, 읍성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 등 2만여명은 해미읍성 앞에 서서 벽에 설치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으로 미사를 지켜봤다. 내내 비가 내리다 미사 2시간 전부터 멈췄지만 읍성 안이나 밖에 있는 사람 대부분이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들고 있었다. 푸른 기와지붕 모양으로 꾸며진 무대의 반대편 문으로 교황이 무개차를 타고 들어오자 읍성 안 청년대회 참가자들이 ‘지저스 크라이스트, 유 아 마이 라이프’(예수, 당신은 내 인생)라고 합창했다. 환호도 쏟아졌다. 비옷을 입고 교황을 맞은 청년들은 “교황과 같은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교황은 무대까지 가면서 수차례 무개차를 멈춘 뒤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추는 등 변함없는 아이 사랑을 보여줬다. 인근 홍성에 사는 개신교 신자 이경주(35·여)씨는 “교황은 종교나 정파를 초월한 분이 아니냐”며 환영했다. 강원 속초에서 온 박형순(75·여)씨는 “교황을 만나려고 인천에 사는 딸과 함께 어제 서산에 왔다”면서 “모든 교황이 훌륭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서민적인 분이라서 더 존경한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서 일가족 6명이 출동한 천주교 신자 양혜선(49)씨는 “진솔한 교황을 직접 보니 믿음이 더 굳건해진다”면서 “아시아청년대회에 참가한 마카오 청년 2명을 홈스테이하면서 도산서원도 구경시켜 줬다”고 자랑했다. 해미면 시가지 곳곳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우리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와 교황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환영 분위기를 북돋웠다. 해미성지에서 폐막 미사가 열리는 해미읍성까지 교황이 무개차를 타고 1.3㎞ 옮길 때도 길가에 늘어선 신자와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외쳤다. 교황은 앞서 해미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만남을 가진 뒤 성지 구내식당에서 주교 등과 함께 해미 꽃게찜, 서산낙지어죽, 한우 등심구이와 생강한과 등으로 점심을 했다.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서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수십만 인파 새벽부터 집결… 무질서·쓰레기·사고 없는 ‘3無 행사’

    수십만 인파 새벽부터 집결… 무질서·쓰레기·사고 없는 ‘3無 행사’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지난 16일 오전 11시 46분. 사회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시복미사의 마침을 알리는 성호경을 그었지만 광화문광장 일대를 메운 천주교 신자 17만여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개별적으로 행사장을 찾은 신자와 일반 시민들까지 더해 20만명 넘게 몰렸지만 별다른 불상사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제단 앞 성직자와 장애인들이 먼저 움직이고 이어 지역별 순서대로 퇴장해 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신자들은 성당별로 깃발과 피켓을 들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교구별로 단체 구매한 지하철 승차권을 가지고 인근 을지로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했고, 일부는 KTX를 타기 위해 서울역까지 걸어갔다. 경찰의 안내로 주차돼 있던 관광버스들이 신자들을 태우자 1시간 남짓 만에 주변은 대부분 정리됐다. 질서 정연한 퇴장 뒤 행사장 주위에서는 굴러다니는 휴지 한장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자들은 미리 준비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았고 뒷정리를 자처하는 훈훈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경찰과 구급대는 곳곳에 설치된 검색대와 구호대를 미사 종료와 함께 곧바로 해체했다. 서울시와 소방당국은 이날 2500명 넘는 환자가 발생했으나 대부분 가벼운 경증 환자라서 현장 응급조치로 해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린 시복미사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신자들로 이른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역 등 인근 기차역은 특별열차 편으로 단체 상경한 신자들이 몰려 북적였다. 부산에서 온 신자 최종철(55)씨는 “새벽부터 집을 나섰는데 조금도 힘들지 않다”며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지방에서 온 다른 신자들도 “요즘 사회적으로 어려운 일이 너무 많아 함께 기도하고 싶어 왔다”고 입을 모았다. 오전 10시.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앞으로 복자라고 부르고,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한다”는 교황의 시복 선언과 함께 광화문 일대에는 “와” 하는 탄성이 울려 퍼졌다. 순교자 시복식이 한국에서 처음 열린 것을 기념하는 환호성이기도 했다. 시복식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400여명도 함께 자리해 교황이 전한 평화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시복미사 덕분에 인근 상권은 활황을 맞았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시복미사가 열린 광화문 인근 3대 편의점의 매출은 지난주보다 최소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GS25의 광화문 6개 점포 매출은 이날 낮까지 지난주 대비 최고 19배까지 치솟았다. 기념품 또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가톨릭 출판사에서 설치한 기념품 판매대에선 교황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비롯해 묵주, 십자가 등이 판매됐다. 한 생수회사는 350㎖ 제품 12만병과 18.9ℓ 제품 2000통을 12곳의 급수대에서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 중 휴대용 생수는 30분 만에 동났다. 한편 이날 시복미사가 열리는 동안 기독교계의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와 ‘교황방한대책협의회’는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8·16 기도 대성회’를 열어 교황 방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용어 클릭] ■시복식(諡福式) 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이가 선종(善終)하면 일정 기간 심사를 거쳐 성인(聖人)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올리는 행사. 통상 선종 뒤 5년의 유예 기간을 갖는다. 생애와 저술, 연설 외에 의학적 판단이 포함된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교황이 최종 승인한다.
  • 교황이 가져온 긍정의 힘

    교황이 가져온 긍정의 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사실상 지난해 하반기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0월 교황청 인류복음성 장관인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의 청와대 방문 자체가 교황 방한을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당시 교황 방한을 확답받은 청와대는 크게 기뻐했었다. 교황 방한이 가져올 여러 ‘좋은 일’들을 고대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금 그때 그 기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에 반색 중이다. 최우선적으로는 교황이 국민들에게 전해준 ‘위로’에서다. 교황은 평화와 화해, 소통의 메시지로 사회적 스트레스 지수를 크게 낮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과의 교감으로 당사자뿐 아니라 사회에 퍼져 있는 ‘고통의 흔적’을 어루만지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큰 위안을 느끼게 했다. 교황의 방한은 한국을 알리는 데에도 큰 몫을 했다. 교황은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에 보도될 만큼 스타 중의 스타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3년 올해의 인물로 뽑혔고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50인 가운데 4위에 선정됐다. 한국 상주 외신 말고도 이번 방한에 23개 나라 127개 매체의 외신기자 350명이 한국을 찾았다. CNN 등은 지난 16일 광화문 시복 미사와 17일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생중계했다. “경복궁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인 광화문에서 교황이 시복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이 150여개 국가로 중계됨으로써 거둔 홍보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한국 천주교 관계자는 말했다. 경제적 효과는 망외의 소득이다. 아직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브라질 관광공사는 지난해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청년대회 참가에 따른 경제효과를 12억 헤알(약 5380억원)로 추산했고 호주 시드니상공회의소도 2008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호주 방문에서 2억 3300만 달러(약 25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교황청 지정 순례성지 6년 만에 보존 합의

    국민권익위원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하남사업본부에서 현장조정회의를 열고 LH와 천주교가 6년간 갈등을 빚어 온 경기 하남시의 교황청 지정 천주교 구산성지 보존 방안을 조정·중재했다고 17일 밝혔다. 구산성지는 로마교황청이 지정한 천주교 성지로 2009년 LH가 공공주택 사업지구로 편입하면서 보존을 요구하는 천주교 신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구산성지는 1800년대 천주교가 박해받던 시절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을 비롯해 8명의 순교자가 탄생한 교우촌으로 1980년 로마교황청이 순례성지로 지정했다. 하남시는 2001년 구산성지를 향토유적(제4호)으로 지정했지만, 외곽에 위치한 천주교 성인 및 순교자 묘역과 이를 기리는 현양터는 제외됐다. 2009년에는 LH가 공공주택 사업지구로 해당 지역을 편입하면서 성지 보존 방안을 놓고 갈등이 발생했다. LH는 그동안 외곽 지역인 순교자 묘역, 현양터를 제외하고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구산성지만 존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천주교 수원교구는 지난 7월 “순교자 묘역과 현양터 없이는 성지로서 목적을 다할 수 없다”며 신도 1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구산성지의 역사성, 현양터를 종교용 부지로 볼 수 있다는 조세심판원의 판단 등을 근거로 중재안을 마련했다. 중재안에 따르면 LH는 현양터 보존과 함께 인근에 문화공원과 주차장을 조성하고, 천주교 수원교구는 순교자 묘를 오는 9월까지 보존되는 성지로 이전하게 된다. 또 하남시는 보존되는 구산성지에 대해 모든 부지를 향토유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장면에 네티즌 감동…무관심한 아기에 교황이 손가락 대자

    ‘교황 손가락 축복’ 장면에 네티즌 감동…무관심한 아기에 교황이 손가락 대자

    ‘교황 손가락’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 밖에도 교황은 장애아동들의 공연에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74)씨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과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자수 초상화를 선물 받고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앞서 희망의 집 안내를 맡은 수녀와 수사 신부가 건물 입구에서 무릎을 꿇자 일어나라고 손짓을 한 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려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맞잡고 아픔을 달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손가락 축복’ 장면에 네티즌 감동…무관심한 아기 앞에서 교황의 돌발행동이 ?

    ‘교황 손가락 축복’ 장면에 네티즌 감동…무관심한 아기 앞에서 교황의 돌발행동이 ?

    ‘교황 손가락’ 교황 손가락 장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장애인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췄다. 강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라는 꽃동네 측의 거듭된 권유에도 의자에 앉지 않은 교황은 장애아동이 건넨 화환을 목에 건 채 따뜻한 눈길로 이들을 둘러봤다. 노래와 율동을 선물한 아이들의 공연을 끝까지 서서 관람한 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아이들의 외침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답했다. 뒤이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한 명 한 명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하던 도중에 한 아기가 눈앞에 교황이 얼굴을 들이대도 딴 곳을 응시한 채 조그만 자신의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아기의 무뚝뚝한 반응에 주변 사람들이 살짝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교황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재치를 발휘했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의 입에 갖다 댄 것. 그러자 아기는 그제야 교황을 의식한 듯 교황을 바라보며 교황의 손가락을 마치 엄마의 손가락인 양 빨았다. 교황 손가락을 잡고 입으로 빨려고 놓지 않는 아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잠시 그대로 지켜보던 교황은 손가락을 뺀 뒤에도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기를 바라봤다. 이 같은 교황의 돌발 행동은 엄마 없이 자란 아기를 위로하고 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방한 VIP음료 ‘42.195km 진파워스페셜’, 한국을 알린다!

    교황 방한 VIP음료 ‘42.195km 진파워스페셜’, 한국을 알린다!

    지금 한국은 25년만의 교황 방한으로 전국이 뜨겁다. 가톨릭 역사상 첫 미주대륙 출신이자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출신의 교황이라는 점에서 교황 선출 당시부터 전세계가 주목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지난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25년 만에 이뤄진 교황의 방한으로 최근 세월호 참사와 같이 우리나라가 겪은 국민 모두의 고통을 치유하는 듯하다. 이번에 이뤄진 방한으로 향후 20~30년 간 다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 기대가 더 크다. 광화문 광장에서 이뤄지는 시복미사 뿐만 아니라 4박 5일간 이뤄지는 방한기간 동안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의 관심을 사로 잡고 있다. 교황이 방한기간 동안 ‘한국에서 가장 작은 차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동차부터 마시는 물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방한 기자회견에 VIP음료로 제공된 교황 음료 ‘42.195km 진파워스페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 바이오벤쳐기업 ㈜비티진의 특허 기술이 집약된 프리미엄 효소홍삼 헬스케어 음료 42.195km 진파워 스페셜은 가장 한국다운 음료로 손꼽힌다. 홍삼 2뿌리 분량의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으며, 인삼의 향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외국인들도 홍삼 특유의 쓴맛을 제거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히 홍삼의 효과를 맛볼 수 있다. 특히, 홍삼의 흡수율과 약리효과, 사포닌 함량을 극대화시킨 효소홍삼제품으로 흡수율과 효능이 탁월한 특이사포닌(진세노사이드)가 다량 함유되었다는 점에서 일반 홍삼 제품들과는 차별화 되고 있다. 남녀노소 섭취자에 맞는 사포닌 조성이 가능해 일반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비티진의 관계자는 “홍삼 주성분의 함량을 강화시킨 42.195km 진파워 스페셜은 활력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프리미엄 효소홍삼 드링크”라고 소개하며, “피로회복, 면역력 증진, 혈액 순환 개선, 뇌기능 향상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항암 효과에도 뛰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강음료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순수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으로 생산된 ‘42.195km 진파워스페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btgin.com)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송전탑·쌍용차… 끝까지 ‘낮은 곳’ 밝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주례하는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3명을 비롯해 각계 인사 1500여 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교황은 직접 집전하는 미사 강론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선포한다. 남북 천주교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북한 천주교 신자들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명동성당 미사는 교황의 방한 전부터 시선이 집중됐던 사안이다. 아시아,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 주민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교황이 메시지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청와대를 예방한 자리를 비롯해 여러 행사를 통해 거듭 화해와 평화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허영엽 교황방한위원회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관되게 복음에 기반을 둔 평화의 중요성과 그를 위한 지속적인 대화를 중시한다”면서 “교황이 한국에 오신 것은 아시아를 만나러 온 것인 만큼 북한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모든 나라를 염두에 둔 포괄적인 메시지를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귀띔했다. 교황방한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미사에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등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으로 상처받은 이들이 대거 초청됐다. 6·25전쟁 전 평양·원산·함흥을 비롯한 북한 지역 교구에 소속됐던 사제와 수녀, 신자 등 실향민 외에 새터민과 그 가족들,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 관계자 5명도 포함됐다. 한국과 교회의 미래를 위한 측면에서 중·고교생 50명도 초청됐으며 경찰과 환경미화원, 장애인, 메리놀 수도회, 천주교 사회봉사단체인 한국카리타스 관계자, 가톨릭 노동장년회원, 가톨릭 농민회원 등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한센병 환자들에게 인술(仁術)을 펼쳐 지난해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을 받은 치과의사 강대건(82)씨도 미사에 초청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기 직전 7대 종단 지도자들과 만남을 갖고 성당에 입장하면서 서울대교구 직원을 비롯한 이들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한편 허 대변인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가가 초청장을 보낸 뒤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 천주교 신자들의 참석을 요청한 데 대해 내부사정상 참석이 어렵다는 답장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월호 유족 배려·수십만 인파에 외신도 주목

    뉴욕타임스, AP통신, BBC 등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 행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교황의 배려와 약 20만명이 운집한 시복식 열기에 주목했다. BBC는 “교황의 방한 일정 중 최대 행사인 시복식이 수많은 사람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서 치러졌다”면서 “교황을 처음으로 직접 본 사람들이 감동했다”고 전했다. BBC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교황의 모습에 한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글로브는 교황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 김영오씨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보스턴글로브에 “나는 (가톨릭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교황이 진심으로 우리를 신경 써 주는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보스턴글로브는 “대중은 (교황에) 환호하고, 언론들은 앞다퉈 교황의 소식을 보도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황의 시복식 행사에 대해서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일반 국민까지 열광했다”면서 “히트 쳤다”고 표현했다. AP통신은 교황이 세월호 유족 이호진씨에게 직접 세례를 준 것을 보도하며 “교황이 다시 한번 세월호 가족을 위해 행동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외신은 일부 기독교인들이 교황 방한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가톨릭이 기독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제목으로 “교황을 반대하는 것은 불교신자나 유학자들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라면서 “시복식 행사 중 광화문광장 옆에서 기독교인들이 교황 반대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기독교 언론이 현재 가장 큰 뉴스거리인 교황 방문을 비교적 적게 보도한다고도 전했다. 보스턴글로브는 부패 의혹을 받던 신부가 운영하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세월호특별법’ 교착 국회 돌파구 안간힘

    여야는 17일 세월호특별법이 교착상태에 빠지며 멈춰 버린 국회 일정을 재가동시키려는 노력을 이어 갔다.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전화 통화를 포함해 수차례 접촉을 갖고 의견접근을 시도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회동했다.  막판 쟁점인 특검 추천위원 구성을 놓고 새누리당이 여야몫 2명씩인 인원을 여야 합의 추천 방식으로 할 것을 제안하면서 새정치연합도 야당몫 1명 증가 요구에서 물러나는 등 타결의 실마리도 엿보였다. 여야가 상설특검법 테두리를 지키되 세월호 유가족 입장도 반영하는 선에서 합의안을 모색함에 따라 7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19일 전까지 극적 합의 가능성도 생겨났다.  이날 양당 정책위의장 회동은 주 정책위의장의 선제안으로 마련됐다. 새누리당은 경기 안산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의 특례입학, 분리국정감사 1차 시행, 경제활성화를 위한 민생법안 처리 등을 위해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이미 이완구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18일 본회의 예정’을 알리며 소집령을 내린 상태다. 주 정책위의장뿐 아니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협상 실무진이 국회에 머물며 해법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세월호특별법과 다른 민생법안은 분리해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숙제하는 학생이 한 가지 숙제가 어렵다고 다른 숙제까지 하지 않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야당을 공격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법, 이미 상임위를 통과한 93개의 민생법안 등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민생법안의 조속한 논의와 통과를 위해서도 국회 정상화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가족들을 연일 만나 위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기대 세월호법 조속 처리를 촉구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회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참사를 국가적 과제로 생각해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단식/문소영 논설위원

    단식(斷食)은 생명체를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행동이다. 비록 칼로리가 넘쳐나는 현대에 단식은 다이어트의 하나이자 스트레스 해소책으로 각광받는다고 해도 그렇다. 자살을 금기시한 기독교가 전파되기 전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존엄하게 죽고 싶은 지도급 인사들이 단식하고서 스스로 목숨을 거뒀다. 단식이 정신을 고양한다고 해서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는 계획적으로 40일 단식을 했고, 소크라테스나 플라톤도 계획적으로 10일 단식을 했다. 종교적 깨달음에도 단식은 활용됐다. 사순절의 근원은 예수가 30세 때 40일 금식기도를 한 데서 나왔다. 석가모니는 6년 고행 과정에서 단식을 했다고 한다. 이슬람력으로 제9월에 진행되는 라마단은 한 달간 해가 있는 동안은 식음을 전폐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분적인 단식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선술에서는 신선이 되고자 곡기를 끊는 수행법이 나온다. 곰곰이 생각하면, 곰에서 처녀로 변신한 웅녀도 마늘·쑥을 먹고 곡기를 끊었으니 단식은 ‘상징적’으로 인간이 되는 방법이다. 권위주의 시대에 단식은 민주화 운동의 한 방편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7년 5월 7일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 접견 제한에 항의하며 단식투쟁을 했다. 1990년에도 지방자치제의 부활을 요구하며 13일간 단식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 중이던 1983년 5월 18일부터 6월 9일까지 23일 단식을 했다. 광주민주화운동 3주년을 맞아 시작한 단식에서 가택연금 해제를 요구해 전두환 정권의 양보를 얻어냈다. 종교·문화계로 동조 단식이 확산된 덕분에 끌어낸 양보였다. 당시 언론을 살펴보면 서슬 퍼런 전 정권조차 민심 악화를 우려한 나머지 단식 5일 만에 노심초사하며 그의 단식중단을 위해 뛰어다녔다.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인 김영오씨가 17일로 35일째 단식 중이다. 그는 오랜 단식으로 기억력이 소실되고 눈이 잘 안 보인다면서도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죽는 한이 있어도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일부 야당 정치인,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동조 단식을 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면담으로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줬다. 피눈물나는 이 단식을 언제쯤이나 끝낼 수 있을까. 1981년 영국 북아일랜드 감옥에서 아일랜드공화군(IRA) 출신 정치범들이 66일간의 단식투쟁 끝에 27살의 보비 샌드를 포함해 10명이 굶어 죽었다. 보비 샌드는 단식은 자살이라며 만류하는 신부에게 “타살”이라고 항변했다. 영국에 마거릿 대처 총리가 집권하던 시절이었다. 청와대와 국회는 대처 정부와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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