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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스 은행 비밀주의 철폐 EU 시민 조세 회피 못 한다

    철옹성 같던 스위스의 ‘은행 비밀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수세기에 걸쳐 유지해온 고객에 대한 철저한 비밀 유지 전통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변국들의 금융거래 투명성 제고 요구에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스위스와 은행 계좌 정보를 공유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비밀주의 철폐 합의에 따라 앞으로 EU 시민들은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에 재산을 은닉할 수 없게 된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조세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합의서에 서명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로 조세회피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며 유럽에서 조세의 투명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2018년부터 스위스와 EU 국가는 은행계좌 소유주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그리고 조세 인식번호 등을 자동으로 교환하게 된다. 앞서 EU는 탈세 방지를 위해 은행 비밀주의를 철폐하고 은행계좌 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제도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EU 주요 5개국은 2013년 은행계좌 정보를 상호 교환하기로 합의했고, 지난해에는 28개 EU 회원국 간 은행계좌정보 공유로 확산됐다. 미국도 2009년 2월 스위스연방은행(UBS)을 상대로 비밀계좌를 유지하는 미국인 고객 5만 2000여명의 명단을 제출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같은 해 4월 스위스를 조세피난처 혐의가 있는 ‘회색국가군’에 포함시키는 등 압력을 가중시켜 왔다. 결국 스위스 정부는 2009년 미국 측에 미국인 고객 관련 정보 일부를 제공했고, OECD의 세금관련 국제 기준도 수용했다. EU는 이날 비회원국인 스위스와 계좌정보 공유를 끌어낸 데 이어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안도라, 산마리노 등 금융거래의 투명성이 떨어지는 다른 조세회피 국가들과도 은행계좌정보 교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남북이 한 무대 서야 비로소 완성”

    “남북이 한 무대 서야 비로소 완성”

    “광복 70주년을 맞아 당초 취지를 살려 남북한 성악가들이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네요. 북한의 바리톤, 테너 등이 남한에 와서 한 무대에서 공연을 한다면 참으로 아름다울 겁니다.” 13년 만의 재공연을 앞둔 창작 오페라 ‘주몽’의 대본작가 김용범(61)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의 소회다. 김 교수는 리브레토(오페라 대본·운문희곡)의 권위자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클럽에서 그를 만났다. 오페라 ‘주몽’은 2002년 초연된 ‘고구려의 불꽃-동명성왕’을 새롭게 각색했다. 고구려 건국신화를 토대로 주몽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다음달 6~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김 교수를 비롯해 2002년 공연 작업을 함께했던 작곡가 박영근, 연출가 김홍승 등이 다시 뭉쳤다. 이들은 당시 남북한이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오페라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북한이 고구려 중심 역사관을 갖고 있는 것을 감안해 주몽 일대기를 작품화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요즘 남북 분위기가 얼어붙어 있어 남북 공동공연 말조차 끄집어내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한숨지었다. 김 교수는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실린 한문서사시 ‘동명왕 편’을 토대로 1998년 대본 작업에 들어갔다. 주몽이 북방의 강대한 나라를 성립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창작했다. 2002년 공연 이후 큰 변화가 생겼다. 2006년 드라마 ‘주몽’이 인기를 끌면서 주몽이 대중들에게 익숙해진 것. “2002년 그때만 해도 동명성왕은 사람들에게 생뚱맞았습니다. 드라마가 대박을 치면서 사람들이 주몽, 소서노 등 인물들에 친숙해졌죠. 제목도 오페라 주몽으로 바꾸고 내용도 다시 다듬었습니다.” 김 교수는 소서노와 유리왕 캐릭터를 강화했다. 소서노는 고구려·백제를 세운 역할에 비해 2002년엔 캐릭터가 미약했는데 이번엔 주몽과 대등하게 대본을 다시 썼다. 초연 땐 없었던 소서노의 아리아도 새로 넣었다. 유리왕도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부여했다. 김 교수는 “소서노와 유리왕 강화는 ‘오페라 유리’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그너의 4부작 ‘니벨룽겐의 반지’와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우리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장엄한 신화를 갖고 있습니다. 주몽, 유리왕, 광개토대왕으로 이어지는 커다란 물줄기를 3부작 오페라에 담고 싶습니다. 유리왕, 광개토대왕을 무대에 올릴 즈음엔 남북한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제 바람입니다.” 고구려 3부작 오페라 대본 작업을 위한 기초 작업은 충분히 했다. 1992년 한·중수교 전부터 중국의 고구려 역사 현장을 답사했고, 2012년 옌볜대학 교환교수로 갔을 때에도 6개월간 고구려 현장을 돌며 재조사했다. 현지 조사를 토대로 1990년대 초반엔 ‘신 새벽’ ‘고구려의 불꽃’ ‘황조가’ 등 서사 무용 3부작을 창작했고, 시집 ‘고구려 시편’ 등도 냈다. 오페라 대본은 노래로 불러야 하는 시다. 대화가 기본인 연극 대본과 다르다. 시와 희곡을 다 쓸 수 있어야 오페라 대본을 소화할 수 있다. 오페라 대본 작가가 드문 이유다. 김 교수는 박목월 시인의 제자로, 1974년 ‘심상’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희곡은 유민영 단국대 석좌교수에게 배웠다. 그는 “등단 이후 활자에서 벗어나 사람들 귀에 들려주는 시를 쓰고 싶었다”며 오페라 대본을 쓰게 된 동기를 들려줬다. “시가 활자 안에 갇혀 있는 게 답답했어요. 작곡가가 작곡하지 않았다면, 성악가가 불러주지 않았다면, 제 시는 활자 속에 계속 갇혀 있었을 겁니다.” 김 교수는 앞으로 페르시아 대서사시 ‘쿠시나베’와 김만중의 ‘구운몽’ 등 세계화할 수 있는 작품의 오페라 대본을 쓰려 한다. 쿠시나베는 페르시아 왕자가 나라가 망한 뒤 중국을 거쳐 신라로 와서 신라공주와 결혼, 신라에서 힘을 키워 페르시아로 돌아가 복수하는 내용이다. 구운몽은 새문안교회 게일 목사가 영역해 영국 런던에서 발간, 전 세계에 소개된 작품이다. “일흔 살 전에 두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창작 오페라 한 편을 무대에 올리는 데 보통 4년이 걸립니다. 작품을 구상하고 쓰는 데 1년, 작곡하는 데 1년 반에서 2년, 연습하는 데 1년 걸리죠. 잘 익은 김치처럼 숙성된 작품을 써서 국내외에 내놓고 싶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포토] 한미일 6자수석 회동 “북핵·북위협에 긴밀협력”

    [포토] 한미일 6자수석 회동 “북핵·북위협에 긴밀협력”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27일 오전 3자 회동을 하고 북핵 문제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한미일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3국이 참여하는 전체 회의를 개최했다. 한미일 수석대표는 전날 양자 회동과 3자간 만찬 협의에서 이뤄진 의견 교환을 토대로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황 본부장은 전체회의 인사말에서 “이번 협의는 최근 불확실하고 긴장된 북한 정세를 감안할 때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핵, 북한 문제 관련 제반 현안에 대한 생산적이고 실질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또 “우리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며 이런 과정에서 중국 및 러시아와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일은 전날 양자 회동 및 만찬에서 최근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엄중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협상이 정체된 가운데 북한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등으로 핵능력 고도화와 다종화 시도를 계속하며 핵보유 정책 고수를 노골화하고 있다.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으로 북한 정세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3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고 더욱 강한 압박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전날에 이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억지·압박·대화의 측면에서 여러 수단을 놓고 북한을 더 효과적으로 견인할 ‘최적의 조합’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일 수석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언론에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한미 수석대표는 한미일 회동 결과를 토대로 28~29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연쇄 양자 협의를 할 예정이다. 한미 수석대표가 나란히 중국을 찾아 중국 측과 연속적으로 협의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사실상 한미중이 ‘3자 협의’를 하는 효과가 있으며 북한에도 강한 압박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하라 국장도 한미일 협의 참석차 방한하기 직전 중국을 방문해 25일 우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한미일 협의 직전 및 직후에 모두 중국과 긴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SDI, 中에 편광필름 공장

    삼성SDI는 중국 장쑤성(江蘇省) 우시(無錫)에 편광필름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대형 TV용 편광필름 시장으로 최근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SDI는 이날 중국 장쑤성 우시 풀만호텔에서 조남성 삼성SDI 사장과 리샤오민 우시 당서기가 참석한 가운데 편광필름 공장 설립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편광필름은 액정표시장치(LCD) 양쪽에 부착해 화소 밝기 조절과 색을 재현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LCD TV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에 쓰인다. 삼성SDI는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3000만~4000만㎡ 생산 규모의 편광필름 공장을 우시공업지구에 지어 내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4000만㎡ 편광필름은 48인치 기준으로 연간 2000만~3000만대 분량의 LCD TV를 생산할 수 있고 축구장 약 5000개를 덮을 수 있는 양이다. 우시공장에서 생산되는 편광필름은 인근 쑤저우에 있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공급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현장 행정] 이걸로 계산하니 1000원짜리 물건이 950원

    [현장 행정] 이걸로 계산하니 1000원짜리 물건이 950원

    “20% 세일하는 품목을 시장공동체화폐로 5% 더 할인받아서 25% 싸게 산 셈이에요. 시장화폐로 2만원어치를 교환해서 장을 봤는데 두 손이 무거워요.” 지난 24일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 만난 선경아(40)씨는 장바구니를 보여주며 흡족해했다. 견과류, 떡, 만두 등 간단한 저녁거리를 비롯해 벼룩시장에서 구매한 파우치, 액세서리가 손에 들려 있었다. 이날은 암사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이 시장화폐를 처음 선보인 날이었다. 시장화폐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마을공동체 회복을 목적으로 시장 상인회에서 발행하는 대안 화폐다. 암사시장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95대100 비율로 환전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상품을 사면 5% 추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장화폐 가맹점 표시가 되어 있는 점포에서 사용 가능하다. 110개 점포 가운데 50여곳이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환전은 시장 내 상인회, 시장문화발전소 마실, 반달장 환전소 등에서 하면 된다. 구매한 시장화폐는 현금으로 재교환할 수 없으며 80% 이상 사용 땐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다. 장성규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장은 “암사동은 주택가가 많고 전통시장 이용률이 높은 지역”이라면서 “마을에서 같이 쓰는 돈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장화폐와 벼룩시장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장화폐 유통을 인근 지역으로 확대하고 시장화폐 위폐방지책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때마침 시장 한쪽 도로에서는 주민참여 벼룩시장인 반달장이 열리고 있었다. 매월 넷째 주 인근 대형마트 휴무일에 문을 연다. 반달장에서는 시장화폐로만 거래를 할 수 있다. 물품을 팔아서 번 시장화폐로 시장에서 다른 물건을 구매하거나 환전할 수 있어 주민과 상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셈이다. 직접 만든 귀걸이, 반지, 팔찌 등을 팔러 반달장에 나온 김해진(26)씨는 “참가비도 없고 다른 플리마켓과 비교해 사용공간도 넓어서 좋다”며 “오늘 날씨가 더운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진 않았지만 30~40명 정도는 물건을 구매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집이 근처인데 벼룩시장이 끝나면 오늘 번 시장화폐로 장을 봐서 갈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상인들의 기대도 커 보였다. 배경호 상인회장은 “반달장 행사에 맞춰 가맹점 한 가지 품목을 정상가의 10~30% 할인하는 ‘빅 세일 데이’ 행사도 진행했다”며 “시장화폐가 잘 정착되면 가맹점 등록 점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10대, TV속 대세가 됐네

    10대, TV속 대세가 됐네

    10대들이 방송가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는 청소년 드라마나 예능에 양념처럼 등장했지만 최근 들어 주중 미니시리즈나 예능 골든타임에 이들이 전면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최근 학원 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세대 간의 소통이 화두로 떠오른 것과 무관하지 않다. 1990년대 말에도 MBC ‘1318 힘을 내’, KBS ‘도전 골든벨’, MBC 드라마 ‘나’를 비롯한 청소년 프로그램의 황금기가 있었다. KBS ‘학교’ 시리즈가 시작된 것도 이 즈음이다. 특히 SBS ‘기쁜 우리 토요일’의 명코너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는 판유걸, 남창희 등 걸출한 고교생 스타를 발굴하며 청소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기도 했다. 당시 청소년이었던 이들은 그 사이 어른이 됐고, 이제는 새로운 청소년 세대가 등장했다. TV에 이들이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 미니시리즈 ‘앵그리맘’이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왕따, 학교 폭력 등의 문제를 심도 깊게 짚은 데 이어 현재 방송 중인 KBS 월화 미니시리즈 ‘후아유-학교 2015’는 요즘 10대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보여 준다. ‘후아유’에 등장하는 시진(이초희)은 이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범한 요즘 청소년의 모습을 담는다. 성적에 대한 압박과 엄마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시진의 최대 고민은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 드라마 관계자는 “그들의 진짜 고민을 보여 주고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예능에서도 세대 간 소통이 주요 화두다.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되는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프로그램으로 방송을 통해 실제 소통이 이뤄지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잘못의 주체를 따지기보다 서로에게 속사정이 있다는 이해에 초점이 맞춰진다. MC와 패널은 양쪽의 편을 드는 듯 보이지만, 결국 서로 간의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 ‘고교 10대천왕’은 세대 간 의견 교환의 장이다. 10대들은 혼전 동거, 부모의 재혼, 사교육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자기만의 시각을 가진 학생들의 당돌한 이야기는 오히려 어른인 MC와 패널을 당황하게 한다. 10대를 더이상 가르치는 ‘대상’이 아닌 대화의 ‘상대’로 생각하며 청소년과 어른 세대 간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10대 소재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시청자들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지영 CJ E&M 홍보팀장은 “스마트폰, 유튜브 등을 즐기는 10대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TV와 멀리 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들은 10대에게 보내는 일종의 러브콜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홍용표 통일 “민간차원 대북 사업 긍정적 추진”

    홍용표 통일 “민간차원 대북 사업 긍정적 추진”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2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개성공단 임금 갈등으로 악화일로에 빠진 남북관계와 관련해 “남북관계 개선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남북관계 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부는 북한과의 통로를 마련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분단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실질적 협력을 이어간다는 것을 정책기조로 삼고 남북 접촉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민간에서의 대북 접촉 사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당정회의에서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보고하며 “2015년 들어 5월 21일까지 국제기구 및 민간단체를 통한 대북지원에 총 112억원 상당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은 80억원이며 통일부는 앞으로도 유엔, 세계식량기구 등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에 대한 지원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또 현재 보건·의료 분야에 집중돼 있는 민간분야 지원도 앞으로 농림·축산 분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북한 핵도발에 대해 억제력을 가지고 단호하게 대처하되, 인도적 지원 및 나진·하산 물류 사업 등 국제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선 유연한 입장이 필요하다”며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은 서로 동질성을 회복하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성사되기를 정부에 적극 당부했다”고 말했다. 원 의장은 다만 “5·24대북제재 조치 5주년과 관련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없이는 전면 해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날 ‘5·24조치 시행 5년 무엇을 해야 하나’ 세미나를 열고 “5·24조치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치권 내부에서도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향후에도 관련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이 밖에도 SLBM 발사시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북철회, 개성공단 임금 인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185만원 달라던 ‘말썽쟁이’ 해외직구하니 10만 3000원

    185만원 달라던 ‘말썽쟁이’ 해외직구하니 10만 3000원

    수입차 업체들의 과다한 수리비 청구는 해묵은 논란이다. 다른 나라보다 비싼 부품값에 공임(물품을 만들거나 수리하는 데 대한 품삯)까지 부풀린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때문에 작은 고장 등은 외국에서 인터넷으로 부품을 구입해 직접 고치는 수입차 소유주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고치면 얼마나 돈을 아낄 수 있을까. 또 반대로 정비업체들은 얼마나 폭리를 취하고 있을까. 2가지 궁금증을 풀어 보려고 기자가 해외에서 부품을 직접 구입해 수리를 해 보기로 했다. 기자는 2008년식 구형 폭스바겐 파사트(6세대·7만 6000㎞) 디젤 모델을 몰고 있다. 높은 연비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았던 제품이지만 연식이 늘면서 잔고장이 잦아졌다. 그럴 때마다 대부분 공식서비스센터를 찾았다. 돈이 좀더 들더라도 공식서비스센터에서 제대로 고치는 편이 차를 오래 타는 방법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공식서비스센터 “컴프레서 다 갈아야” 에어컨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챈 건 지난달 말이다. 이른 더위에 에어컨을 틀어봤지만 어쩐지 신통치 않았다. 평소대로 공식서비스센터에 문의했지만 정비 예약만 3주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왔다. 예약일은 5월 중순. 더워져만 가는 날씨에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터였다. 급히 차를 몰아 공식서비스센터를 찾았지만 예약일 전까지 수리는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임시로 견적을 내 본 결과 가격은 새 제품으로 교환하면 185만원(공임 포함), 재생 제품을 사용하면 1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답했다. 컴프레서(압축기) 일부 부품만을 교환하는 식의 수리는 공식서비스센터에선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부담스러운 수리비에 장안평의 한 자동차 에어컨 전문업체에 문의했다. 차종과 연식을 이야기하자 업체에서는 에어컨 컴프레서 이상일 것이라며 재생 컴프레서로 교환하는 비용으로 60만원을 불렀다. 구형 파사트나 골프는 클러치가 없어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컴프레서가 도는 소형 가변식 컴프레서인데 엔진과 함께 늘 회전하는 탓에 힘을 전달하는 부품이 닳아 고장이 나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폭스바겐의 구형 파사트, 제타, 골프 등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현상”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보닛을 열어 컴프레서 바깥쪽에 붙은 중앙 고정볼트가 헛도는지 또 그 주위에 녹이 묻어 있는지를 확인해 보라며 이럴 경우 100% 컴프레서 고장이라고 조언했다. 확인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였다. ●문제 발생한 부품 실도매가는 1630원 공식서비스센터와 에어컨 전문수리점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글 하나를 발견했다. 앞서 말한 현상은 컴프레서 축에 달려 있는 클러치 허브(Compressor Clutch Hub)라는 부품 하나만 갈면 쉽게 고칠 수 있는 증상으로 해당 부품을 교체하기도 쉽다는 내용이었다. 부품 이름은 델파이사(社)에서 만든 클러치 플레이트 CVC 6 OE 5N0820803A. 유튜브에서 독일 네티즌이 올린 교체 방법 동영상도 찾았다. 독일어를 전혀 못하지만 영상을 보고 방법을 배우기에는 충분했다. 결국 부품을 직접구매(직구)하기로 결정하고 이베이(www.ebay.com)와 알리바바(www.china.alibaba.com), 자동차 에어컨 부품 전문 사이트인 마보이파트(www.mavoyparts.com) 등을 검색해 해당 부품을 찾았다. 놀라운 점은 해당 부품의 중국산 도매가격은 1.5달러, 우리 돈으로 따지면 약 1630원에 거래된다는 것이었다. 단 도매는 최소 10개 이상을 구매해야 하고 무게에 따른 운송비도 올라가는 탓에 소매가격으로 13.5달러에 운송비 35달러(DHL 기준)를 더해 48.5달러(약 5만 3000원)에 해당 물건을 주문했다. 부품은 5일 만에 도착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직접 부품 교환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유튜브 설명대로 직접 부품을 갈아 보려 했지만 정작 크기가 각기 다른 차량용 볼트를 풀 공구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부품 교환은 회사 인근 타이어 교환 업체에서 하기로 했다. 굳이 타이어 가게를 찾은 것은 그만큼 해당 작업이 간단하며 카에어컨에 관한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고 싶어서였다. ●전문기술 없어도 가능했던 수리 사정을 설명하고 방법을 일러주자 안면이 있는 타이어 가게 주인장은 흔쾌히 작업을 도와줬다. 조수석 쪽 바퀴와 바퀴 쪽 언더커버를 차례로 떼어 내자 녹이 슨 채 고정볼트가 헛도는 문제의 클러치 허브가 보였다. 총 10여개의 볼트와 너트를 뺐다가 역순으로 다시 조립하는 간단한 작업이었다. 컴프레서에 연결된 팬벨트를 풀거나 컴프레서를 떼어 낼 필요도 없었다. 부품 교체 등 수리에 걸린 시간은 넉넉잡아 20분 정도. 작업을 마친 후 시동을 걸자 에어컨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찬 바람을 빵빵하게 쏟아냈다. 공임으로 건넨 돈은 5만원. 결국 공식서비스센터에 가면 최고 185만원을 내야 하는 수리를 단돈 10만 3000원에 해결한 셈이다. 수리 시간도 오히려 짧았다. 공식서비스센터는 점검 예약만 3주 이상을 기다려야 했지만 해외 직구를 통한 수리는 주문부터 수리까지 넉넉잡고 1주일이면 가능했다. ●같은 사례 많지만 부품 교환만은 불가 문제는 도매가격 기준 1630원짜리 부품 하나 때문에 생긴 에어컨 이상을 수리하면서 컴프레서 전체를 교체하는 잘못된 관행이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공통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폭스바겐 서비스센터 직원은 “2011년 이전에 생산된 파사트나 골프, 제타 등의 차량에 장착된 클러치 허브는 컴프레서 축에 연결되는 결합부가 닳아버리는 사실상 소모성 부품”이라면서 “여름철이면 같은 증상으로 차량을 입고하는 고객이 줄을 잇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모성 부품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부품 값과 공임을 받으면 그만이지만 컴프레서 전체를 교환하고 10배가 넘는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수리비 나눠 갖기’ 시장구조가 문제 업계에선 수입차 수리비가 쉽게 내리지 않는 것은 수입사가 부품 수입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딜러사는 과다한 수리비를 청구해 이익을 나눠 갖는 수입차의 시장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박종화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최근 수입차들은 부품의 모듈화(부품을 한 덩어리로 묶어 만드는 것)를 이유로 작은 부품 하나 교체하면 되는 것을 통째로 가는 일이 빈번하다”면서 “이같이 높은 수리비는 사고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로 수리비가 과다 청구돼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독일 본사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비를 할 뿐”이라면서 “본사에서 개별 부품이 아닌 모듈로 묶어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컴프레서 전체를 바꾸는 비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영국 하원의 2010년 물갈이/문소영 논설위원

    영국은 2009년 ‘의원 세비 스캔들’로 몸살을 앓았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그해 5월 초 국회의원 비용청구 내용 사본을 정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영국 대부분 신문은 두 달이 넘도록 ‘의원 세비 스캔들’ 기사로 지면을 가득 채웠다. 그해 7월 국회의원이 청구한 모든 영수증이 시민에 공개됐는데, 과다 청구이자 개인적 비용에 대한 부당한 청구 내역들이었다. 당시 집권당인 노동당 소속 의원인 재키 스미스 내무부 장관의 영수증은 이랬다. 대형 TV, 욕조 물마개 등 별장에서 사용하는 집기, 남편이 시청한 유료 포르노 영화 두 편의 요금 등 15만 유로(약 1억 8200만원)였다. 보수당의 더글러스 호그 의원은 시골 별장 주변의 해자 청소비, 피아노 조율비, 토스터 구입, 쓰레기 봉투값 등 약 2500파운드(약 430만원)를 요청했다. 가구 구입비, 정원 관리비, 가정부 고용비, 초콜릿값, 전구와 변기 뚜껑 교환비 등등. 당시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은 하원 646명 중 325명에 이르렀다. 영국 정부가 지역구가 런던이 아닌 의원들에게 지원하던 연간 최대 4800만원의 주택수당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스미스 내무부 장관을 비롯해 4명의 장관이 사임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도 사퇴 압력을 받았다. 마이클 마틴 영국 하원의장도 사임했다. 영국 하원의장의 사임은 314년 만의 일이었다. 브라운 영국 총리는 사퇴 압력을 이겨 내고 이후 장·차관 10명을 교체해 쇄신 내각을 짰지만, 1년 뒤 2010년 5월 총선에서 데이비드 캐머런의 보수당에 패배했다. 보수당은 306명이, 노동당은 258명이 당선됐다. ‘의원 세비 스캔들’은 영국 정치 지형을 완전히 바꿔 놓았는데, 당시 120여명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2차대전 이후 최대폭의 공천 물갈이가 가능했던 덕분이다. 문제의 스미스 전 장관은 주변의 만류에도 출마했으나 유권자들은 낙선으로 심판했다. 보수당은 올해도 압승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국회운영위원장 시절의 ‘국회 대책비’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했다. 신계륜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장 시절 받은 직책비를 아들 유학 자금으로 썼다고 한다. 대책비나 직책비는 모두 특수활동비로 국회의장 및 부의장, 여야 원내대표, 상임위원장에게 매월 수천만원씩 지급된다. 나랏일 할 때 쓰라고 세금으로 마련해 준 돈을 생활비나 유학 자금 등 개인 용도로 썼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2013년 2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낙마한 이유도 특정업무 경비의 유용 문제였다. 횡령 혐의는 무혐의로 결론 났다. 국회와 정부, 법원 등의 특수활동비 사용은 영수증이 필수적이고, 정보공개를 요청하면 언제든지 투명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권력은 감시해야 덜 부패한다. 또 ‘관행’에 익숙하지 않은 인물로, 영국처럼 대폭의 공천 물갈이도 필요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단독] 北농수산물 5년 만에 수입 재개 검토

    새누리당과 정부가 ‘5·24 대북제재 조치’에 대한 논의에 나선다. ‘5·24 조치 고수’라는 기존 입장에서 진일보한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개성공단 임금 갈등 등으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내일(22일) 남북 관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당정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남북 현안에 대해 의견 교환이 있을 예정이며 5·24 조치도 당연히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5·24 조치는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북 제재조치로 남북 교역 중단과 대북 신규 투자 금지,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당정회의는 5·24 조치 5주년을 앞둔 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무산 등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논의가 진전될 경우 북한산 농수산물 수입 재개 문제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3년 호두와 북어, 바지락, 소라, 냉동 문어 등의 전체 수입물량 중 북한산 비중은 60~90%에 달했다. 2010년에는 북한산 고추와 은행, 견과류, 오징어, 낙지, 굴 등의 반입량이 전년 대비 44.2% 급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5·24 조치 이후 북한산 농수산물 수입은 전면 중단됐다. 앞서 5·24 조치 완화 또는 해제 이전에 북한의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던 새누리당에서도 “5·24 조치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5·24 조치의 일부 해제를 요구하고, 북한 역시 당국 간 대화를 위해서는 5·24 조치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당정회의에서는 또 최근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임금인상 요구와 SLBM 발사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크라 운하는 사기?

    중국과 태국이 말레이반도의 허리를 관통해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인공 대운하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른바 ‘크라 운하’ 양해각서(MOU) 교환이 사기극일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판 파나마 운하’로 불리는 크라 운하는 102㎞, 폭 400m의 바닷길을 내는 대역사다. 기존 항로인 말라카해협을 거치는 것보다 뱃길은 1200㎞, 항해기간은 2∼5일 줄일 수 있어 중국과 태국이 오래전부터 추진하려고 했으나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신화통신과 펑파이(澎湃)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20일 양해각서의 전말을 파헤친 기사를 내보냈다. MOU 체결 소식이 퍼진 것은 지난 19일이다. 대다수 언론이 전날 대만의 중시전자보(中時電子報)가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 중시전자보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 해사국의 웨이보에서 관련 소식을 접했다. 닝보시 해사국은 “남방일보(南方日報) 보도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남방일보는 지난 14일에 이 내용을 처음 보도했다. MOU 체결식은 이날 광저우(廣州)에서 실제로 열렸다. 그러나 체결 주체가 모호했다. 중국 측 서명자는 ‘룽하오(龍浩)국제집단유한공사’였고, 태국 측 서명자는 ‘태국운하국가위원회’였다. 둘 다 정부 기관이 아니었다. 심지어 룽하오공사는 등록되지도 않은 기업이었다. 태국운하국가위원회는 태국의 퇴직 장성들로 이뤄졌다. MOU 체결을 주도한 ‘중국·태국 크라 운하 기초설비 투자개발 유한공사’는 지난달 급조된 법인이었다. 펑파이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해상·육상 실크로드)가 추진되면서 이번과 같은 사기성 사업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강동, 에너지 관리도 스마트 하게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지로 선정돼 에너지자립마을 주민이라는 자긍심이 더 커졌어요.” 서울시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강동구 천호동 십자성마을 주민 노성남(69)씨는 20일 “시스템이 구축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에 전력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연말까지 십자성마을 내 가정에는 전기계량기 옆에 통신기능이 내장된 전력계측기가 설치된다. 주민들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전력 사용이나 태양광을 통한 에너지생산 정보, 누진세 관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십자성 마을은 1974년 베트남 전쟁 참전자들을 위해 조성됐다. 2012년에는 서울시 에너지 자립 시범 마을로 선정됐다. 그동안 참전자 회원 46가구 중 30가구에 태양광 발전설비가 조성됐다. 마을절전소 운영, 틈새 바람잡기, 친환경 펠릿 난로 설치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에너지 자립률은 40%를 달성했다. 한편 서울시는 스마트그리드 사업 대상지 선정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서울의 37개 에너지자립마을을 현장 점검해 십자성마을과 동작구의 현대푸르미아파트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1억 9000만원이 지원되는 이번 사업은 다음달 공사를 시작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한미금융정보교환 협정안 의결

    한국과 미국이 이중과세와 탈세를 막기 위해 금융계좌 정보를 매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국제 납세의무 준수 촉진을 위한 협정안’을 심의·의결했다. 협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서 비준동의안 의결 절차를 밟는다. 이로써 한·미 양국은 자국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상대국 납세 의무자의 금융계좌 관련 정보를 매년 자동으로 교환하게 된다. 협정안은 또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미국 연방세법에 따른 원천 징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소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청에 금융지원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중소기업청장이 금융지원위 위원장이 되고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이 위원을 맡도록 한 ‘중소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처리했다.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음료 제조업 등 19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도시형 소공인으로 지정하고, 도시형 소공인 집적지구 지정 방법 등을 규정했다. 또 환각물질에 중독된 청소년에 대한 전문 치료기관 지정 기준을 정하고, 청소년 본인과 친권자, 직계존속 등이 해당 청소년에 대한 치료나 재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정부는 사고 차량을 운송하는 특수자동차 운송사업자가 자동차 관리 사업자와 부정한 금품을 거래한 경우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을 마련한 법안도 처리했다. 무연고자 시체라도 의과대학 해부학 교육에 활용할 수 없게 하는 ‘시체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그동안은 의과대학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락을 얻어 무연고자 시체를 연구용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나, 관련 규정이 삭제돼 이제는 매장 또는 화장 처리해야 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문 대표 보좌 ‘정무상황실’ 신설 검토 논란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와 당의 정무 기능을 보좌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기존 당 조직에서 떼어낸 별도의 정무기구가 문 대표 측근들을 중심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기 때문이다. 17일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가칭 ‘정무상황실’을 신설하는 방안이 최근 당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의원 보좌관 출신 당직자가 기안한 것으로 문 대표에 대한 정무비서 및 정무 분석 등의 역할을 하는 중앙당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방안은 사실상 친노(친노무현)계가 중심이 돼 당의 정무 전략을 수립한다는 의미여서 일종의 ‘당내 비선정치’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더불어 해당 방안에는 정무상황실의 역할과 관련해 ‘정치 공작’과 같은 거친 표현이 담긴 것으로도 확인됐다. 최근 문 대표의 측근인 노영민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직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밝히고 2시간여 뒤 있었던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등 친노 비선 논란이 더욱 격화된 상황이기도 하다. 당 관계자는 “당직자도 아닌 노 의원과 문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당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면서 “정무상황실은 비선 정치를 드러내놓고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3선 의원은 “정무특보를 임명해 문 대표를 보좌하는 방안 정도가 괜찮다”고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행정관 출신 인사들이 최근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차리고 잦은 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정무상황실을 통해 당 문제에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참여정부 행정관과 비서관을 지낸 친노 인사 50여명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당 쇄신안을 마련하는 혁신기구의 활동 기한을 6월 말까지로 정하고 위원장 인선 등을 추진하기로 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혁신기구를 가급적 이번주 안에 출범시키기로 했다”면서 “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당 인사로 할 경우와 외부 인사로 할 경우를 놓고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해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최고위원들과 혁신기구 출범에 대해 논의하고 5·18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로 떠났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朴대통령 방미 의제 조율·北문제 논의

    朴대통령 방미 의제 조율·北문제 논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17일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이뤄지는 케리 장관의 방한은 다음달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문제와 함께 북핵, 북한 문제, 동북아 정세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다. 케리 장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최근 북한의 군부 2인자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것과 관련해 북한 정세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올 들어 두 번째로 이뤄진다. 양국 외교장관은 또 최근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위협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정세 평가와 함께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리 장관은 또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통해 신 미·일 동맹을 구축하면서 일부에서는 대미, 대일 외교 실패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케리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을 강력하게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외교부는 동북아의 평화 협력을 위해서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케리 장관의 한국 방문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케리 국무장관 방한, 한미 양국 “한반도 정세 협의” 주목

    케리 국무장관 방한, 한미 양국 “한반도 정세 협의” 주목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한·중 순방차 17일 오후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3개월여만에 방한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중국 방문을 마치고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비공개로 만찬을 갖고 한미동맹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오전에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 장관과 올해 들어 두 번째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연다.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다음 달로 추진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의제를 조율하는 동시에 북핵·북한 문제, 동북아 정세, 범세계적 차원의 협력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위협, NLL 인근 해상사격 등으로 한반도 정세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열리는 회담인 만큼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케리 장관과 윤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회담과 관련해 “한미 간 연합방위태세와 굳건한 공조 등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내 대학에서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강연하고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하는 등 1박2일간의 일정을 수행하고 18일 오후 미국으로 출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임신은 생산성 하락이다, 눈칫밥이다… D의 공포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임신은 생산성 하락이다, 눈칫밥이다… D의 공포

    기업과 여직원에게 임신·출산은 의미가 다르다. 기업은 ‘노동력 상실과 생산성 하락’이 먼저 떠오른다. 여직원은 ‘축복과 눈치 사이’에서 줄을 탄다. 온 나라가 출산을 권장하지만 직장 여성이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는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한다. 여성 직원의 임신이 부담스런 기업, 이런 사내 분위기가 불편한 여직원, 이를 넘어서기 위해 ‘임신 직원 대하기 지침서’를 만들어 전 직원을 교육하는 외국계 기업도 있다. ■기업이 여직원의 임신을 말합니다 “여직원이 애 낳고 키운 뒤 직장에 돌아와 보면 후배가 상사가 돼 있습니다. 호봉도 처집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휴직 여직원을 대신해) 다른 동료들이 일을 떠맡으니 생산성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새로 뽑자니 비용이 들어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국내 대기업 임원이 털어놓은 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임신한 근로자에 대한 야간·휴일 근로 등 시간 외 근로가 금지돼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부서장이 ‘날아갈’ 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부서장은 마음대로 일을 시킬 수 없는 여직원을 ‘부상병’으로 취급하기 일쑤다. 한 대기업 부장은 “인원을 충원하면 육아휴직 등으로 자리를 비운 여직원이 복귀하기 힘들기 때문에 계약직을 뽑는 것도 무리”라고 털어놨다. 이런 상태로 출산휴가 3개월에 육아휴직 1년까지 총 15개월을 빈자리로 두면 부서나 조직 입장에서 인력 운용이 쉽지 않다. 그나마 은행권은 ‘출산 문화’가 나은 편이다. 육아휴직이 보편화돼 있어 은행들이 상시적으로 휴직 인력을 예상하고 이를 반영해 인력을 운용한다. 하지만 인력이 적은 중소업체는 그럴 여유가 없다. 직원 20여명의 의료기기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한두 사람이 몇 달 이상 빠져나가면 ‘장사 접으란’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출산 여직원은 복직해도 (실력이) 예전만 못한 경우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집안일과 육아를 신경 써야 하니 상대적으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탓에 직장을 떠나는 여성이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956만 1000명 중 20.7%인 197만 7000명이 ‘경단녀’(경력이 단절된 여성)다. 기혼 여성 5명 중 1명꼴이다. 2013년과 비교하면 기혼 여성(971만 3000명)은 15만 2000명 줄었지만 경단녀는 오히려 2만 2000명 늘었다.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도 경단녀 실태를 여실히 보여 준다. 올 3월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5~19세 8.8%에서 20대 64.1%로 껑충 뛰었다가 임신과 출산 시기인 30대에 58.5%로 줄어든다. 이후 40대에 66.5%로 올랐다가 60세 이상에서 28.9%로 다시 뚝 떨어진다. 이른바 ‘M자형’ 곡선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회사 다니는 여직원이 임신을 말합니다 경력 13년차 베테랑 홍보 담당자는 요즘 육아휴직 때문에 고민이다. 휴직 4개월 때 직장 상사가 집으로 찾아와 거절하기 힘든 부탁을 해서다. 상사는 “사람이 없어 업무가 힘든데 충원도 안 되니 두 달만 빨리 복귀하라”고 부탁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경기도의 한 제조업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맡았던 여직원은 임신 사실을 알렸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축하 인사 대신 “회사를 계속 다닐 거면 관리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받은 것이다. 임신 중인 것을 알면서도 업무를 몰아줘 퇴근은 오후 6시에서 자연스레 8시 반이 됐다. 한 달 뒤엔 한마디 말도 없이 “대타 구해 놨다”며 사직을 강권했다. 회사 대표는 선심 쓰듯 “한 달치 월급을 해고 예고 수당으로 줄 테니 나가 달라”고 했다. 퇴직금도 차일피일 미뤄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지만 같이 일했던 상사는 감독관 면담 뒤 “어떤 애가 나올지 뻔하다”며 폭언을 퍼붓고 사라졌다. 재취업에 성공한 경단녀의 삶도 만만찮다. 한 대기업 경단녀 지원 프로그램으로 재취업,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여직원 역시 퇴사를 고심 중이다. 그는 “3개월가량 멘토를 붙여 주지만 복귀 여성들에 대한 배려는커녕 ‘방해만 되지 말라’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업무 교육이나 지원 프로그램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예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직급은 낮고, 월급은 적다. 다들 ‘나이 많은 아줌마 후배’를 꺼려 기존 조직원과의 융화도 쉽지 않다. 이 회사의 1기 경단녀 30명 가운데 6명이 2년 만에 스스로 그만뒀다. “아무리 여성 상위, 알파걸 시대라고 하지만 아이가 생긴 순간부터 사회도, 직장도 마이너스 점수를 줍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적극 도와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엄마 직원’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엄마’로도, ‘직원’으로도 제대로 인정을 못 받네요.”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임신 직원 대하기’ 매뉴얼 만든 골드만삭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리스크(위험)를 어루만진다’는 평가를 받는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에서 여성의 임신과 출산, 육아는 ‘위대한 유산’이라는 매뉴얼로 다뤄진다. 우리 사회를 이어 나갈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소중히 하자는 의미다. 60개국, 직원 3만여명이 모인 만큼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사례 연구도 한다. 전성민 골드만삭스 한국지점 상무는 17일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종교도,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다양한 직원들이 ‘엄마 직원’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같이 생각해 보고 해마다 논의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우선 여직원이 상사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면 축하 인사를 건네되, 육아휴가 등 앞으로의 계획은 언급하지 않도록 교육한다. 다른 의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곧바로 인사 담당자와 임신 직원의 멘토에게 알려 업무 강도를 조정한다. 인사부와 해당 여직원이 출산 예정일에 맞춰 근무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출산휴가를 언제 얼마나 갈 것인지 등을 협의해 정한다. 통상 출산휴가는 4개월, 육아휴직은 1년 정도 간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경단녀)이 제대로 업무를 파악할 수 있는 복귀 프로그램이 정례화된 지도 오래다. 보육 과정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직원들이 자리마다 몇 분간 시간을 정해 놓고 이동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다른 부서 동료들을 만나 각자의 자녀나 개인정보 등을 터놓는 ‘스피드 데이팅’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여직원들은 학원 정보, 교육 요령, 살림 비법 등 각자의 노하우를 교환한다. 전 상무는 “전문성이 있는 여성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회사에 큰 이득”이라며 “엄마, 기혼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시각이 꼭 필요하고 그런 의견이 더해져야 고객을 위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경단녀’(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를 다시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 경단녀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커버스토리] 게임·미용·요리 등 ‘기회의 땅’ 차곡차곡 올리다 보면 ‘핫클릭’

    [커버스토리] 게임·미용·요리 등 ‘기회의 땅’ 차곡차곡 올리다 보면 ‘핫클릭’

    “처음엔 취미로 게임 중계를 시작했어요. 이 정도로 성공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유튜브 1세대로서 아무도 가 보지 않은 땅이기에 1인 방송 제작자(크리에이터)가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양띵’ 누적 조회 수 1억 2000여건… 10위권 진입 전망 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양띵’(25·여·본명 양지영)은 ‘1인 크리에이터’로 불린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올리고 광고 수입을 얻는 이들을 뜻하는 신조어다. 양띵 스스로 수입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한 달에 4000여만원은 너끈히 버는 걸로 추정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게임을 좋아해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재미 삼아 시작한 놀이가 지금은 톱스타 못지않은 수입을 가져다주는 셈이다. 현재 양띵 게임 채널의 유튜브 구독자는 130만명이 넘고 총 누적 조회 수는 6억 회에 가깝다. 양띵을 비롯한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를 ‘기회의 땅’이라고 정의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동시에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뿐만 아니라 ‘미용’ ‘코미디’ ‘키즈’ ‘요리’ 등 분야를 막론하고 크리에이터는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성장 속도도 무섭다. 유튜브 통계 사이트 ‘비드스태츠엑스’에 따르면 양띵 유튜브는 국내 구독자 수가 13위, 대도서관TV(35·게임 중계 채널·본명 나동현)는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수 싸이의 채널이 1위를 기록하는 등 10위권 안은 모두 연예인 채널이나 방송사 채널이 장악하고 있지만 10위(KBS 월드 TV·구독자 수 189만 9000여명)와 차이가 크지 않아 양띵은 조만간 10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띵은 4년 전 배너 광고를 통해 처음으로 60만원을 벌었다. 이를 통해 취미의 사업화와 장래성을 발견한 그는 당시 근무하던 제약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러고는 그동안 일해 벌어둔 돈 1000만원을 초기 사업 비용으로 돌렸다. 영상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소와 장비 마련에 투자한 것이다. 처음에는 게임 ‘던전앤파이터’만 중계했지만 차차 ‘GTA’와 ‘마인크래프트’ 등 다양한 게임을 중계하면서 자기만의 비법을 익혔고, 지금은 ‘양띵의 사생활’ 채널을 만들어 자기 일상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 채널도 유튜브 구독자 62만 3000여명에 누적 조회 수 1억 2000여건을 자랑한다. 양띵은 2012년 아프리카TV 방송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크리에이터계의 간판스타로 올라섰다. ●미용 크리에이터 ‘씬님’, 구독자 수 6개월 만에 두배로 20~30대를 노린 크리에이터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용 크리에이터 씬님(25·본명 박수혜)이 대표적이다. 씬님은 예쁜 메이크업보다는 겨울왕국 엘사 화장법 같은 독특한 메이크업을 전수하며 입담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만화 캐릭터를 따라하는 ‘코스프레’에 취미를 갖고 그들의 화장법을 일상 화장에 접목시킬 방법을 연구하다 영상까지 제작했다고 한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 41만 8000여명, 누적 조회 수 4986만 9000여건에 이른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각각 23만 1000여명, 2081만 7000여건에 그쳤지만 반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한 셈이다. 영국남자(조슈아 캐롯·26)도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런던대에서 한국어문학과를 전공한 영국남자는 2008년 고려대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한국의 매력에 푹 빠졌다. 영국으로 돌아간 그는 한국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독특한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조회 수 100만을 넘긴 ‘불닭 볶음면 도전’ 편이 가장 유명하다. 영국인들이 이 컵라면을 먹고 매워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이후 가능성을 본 영국남자는 지난해 7월부터 크리에이터 세계로 뛰어들기로 했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좋아하는 영상만 고집하지 않고 꾸준히 제작해야 롱런” 물론 크리에이터에 도전해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진입이 쉬운 만큼 성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미 고지에 올라선 크리에이터들은 새내기들에게 무엇보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볼 것을 권유한다. 양띵은 “내가 좋아하는 영상과 남들이 좋아하는 영상 중 어떤 게 인기가 더 많을지는 알 수 없다”면서 “내가 싫어할 만한 것도, 남들이 싫어할 만한 것도 다 해 봐야 시청자들의 반응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작을 꾸준히 할 것을 강조했다. 한두 차례 올린 영상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더라도 꾸준히 올리다 보면 인기를 끄는 영상이 나오고, 그렇게 되면 앞서 올린 영상들도 덩달아 인기를 얻게 된다고 조언한다. 도티TV의 나희선(29)씨는 “유튜브는 누적형 콘텐츠인 만큼 차곡차곡 쌓아 가다 보면 공감해 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서 “조회 수도 중요하지만 내 영상을 얼마나 오래 보느냐도 중요한 만큼 재미있게 오래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mell@seoul.co.kr
  • ‘온혈 물고기’ 발견 교과서가 틀렸다

    ‘온혈 물고기’ 발견 교과서가 틀렸다

    초등학교에서 ‘어류는 양서류(개구리 등), 파충류(뱀 등) 등과 함께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달라지는 냉혈동물 또는 변온동물’이라고 배운다. 그런데 앞으로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온혈 물고기’의 존재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 해양대기관리국(NOAA) 소속 국립수산청(NMFS)의 니컬러스 웨그너 박사팀은 ‘붉은개복치’가 포유류나 조류처럼 따뜻한 피를 갖고 있는 온혈 물고기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발견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15일자 논문으로 실렸다. 백상아리나 청상아리 같은 일부 포식성 어류들이 사냥을 위해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을 때 몸 일부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높이기도 하지만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온혈(항온) 물고기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길이 2m에 무게 270㎏까지 자라는 붉은개복치는 수심 50~200m에서 오징어나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그동안 발달 과정이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붉은개복치가 사는 수심의 온도는 10도 이하다. 연구진은 붉은개복치를 잡아 체온을 쟀더니 수온보다 3.2~6도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붉은개복치의 체온 유지 비법이 가슴근육에 있음을 밝혀냈다. 체중의 16% 정도를 차지하는 가슴근육을 활발하게 움직여 열을 만들고, 체지방을 이용해 이 온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또 열역학에서 말하는 ‘역류열교환’ 원리처럼 몸의 열이 아가미를 통해 빠져나가지 않게 하고 있었다. 웨그너 박사는 “물고기 아가미에서 열교환기관 같은 구조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며 사람이 역류열교환이라는 개념을 생각하기 전부터 몸속에 혁신적 구조를 갖고 있었다”고 감탄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돈치킨 ‘대박 매장’에는 뭔가 특별한 마케팅 비법이 있다?

    돈치킨 ‘대박 매장’에는 뭔가 특별한 마케팅 비법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창업 아이템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오픈하는 매장도 많지만 그만큼 폐업하는 매장도 많은 상황. 이러한 가운데서도 성공 창업을 이어나가는 매장을 보면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프리미엄 오븐구이치킨 전문점 돈치킨 용현2점의 정경호 씨(43세)는 초기 창업 비용 8900만원으로 현재 월평균 3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용현동 유명 맛집의 오너로 거듭났다. 흔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성과를 일궈 낸 돈치킨 용현2점만의 비법은 무엇일까. 그 비밀은 바로 ‘매장 마케팅’에 있었다는 게 정 씨의 설명이다. 돈치킨 용현2호점에는 각 테이블 마다 ‘간이메뉴판’이 부착되어 있다. 기존 메뉴판이 있음에도 간이메뉴판을 굳이 제작한 이유에 대해 정 씨는 “고객이 추가 주문을 할 때 따로 메뉴판을 요청할 필요가 없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추가 주문 시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메뉴판을 수시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함으로써 테이블 단가가 상승하는 효과도 얻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간이메뉴판 설치 이후 추가 주문 시간이 줄어든 것은 물론 추가 주문율도 급상승했다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쿠폰 1장 당 500cc 맥주 한 잔으로 교환할 수 있는 별도의 쿠폰까지 제작했다. 기존의 쿠폰이 10장을 모아야 15000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교환할 수 있었던 데 비해, 쿠폰 1장이라도 바로 쓸 수 있게 함으로써 재방문율을 끌어올린 전략이 주효했다. 또한 배달 고객에게만 쿠폰을 증정하던 통념에서 벗어나 방문 고객에게도 별도의 쿠폰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배달 쿠폰과 중복 사용은 되지 않지만 3번째 방문 시 맥주 500cc 무료, 다섯 번째 방문 시 황도, 오징어 무료, 열 번째 방문 시에는 치킨 한 마리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돈치킨 용현2점 바로 앞이 버스정류장인 점에 착안해 매장 앞 음료자판기에 LED화면을 설치했다. 24시간 동안 돈치킨 용현2점 안내 문구를 보여주기 때문에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기 충분한 방법이다. 돈치킨 용현2점은 고객 서비스 자세도 남다르다. 알탕을 시킨 고객이 사리를 넣어 줄 수 있느냐고 묻자 아예 사리 무료 제공 서비스를 실시한 것. 이 서비스는 이제 인기 서비스로 자리잡아 이 때문에 찾아오는 고객들이 생길 정도라고 한다. 배달을 나갈 때도 주문한 고객의 특이사항을 주의 깊게 살핀 후, 이 정보를 별도로 작성한다. 다음에 같은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미리 작성해둔 특이사항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노인이 계신 고객 가정에는 별도로 식혜를 드리고,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사탕을 넣어 주는 식이다. 돈치킨 용현2점은 작년 12월 여성 전용 흡연실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매장 평수를 줄이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여성 흡연실이 생기자 매일 청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기도 했지만 강화된 법으로 인해 흡연 장소가 사라져 아쉬워하던 여성 흡연 고객들로부터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달려 온 3년의 세월 덕분에 돈치킨 용현2점은 대박 매장으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돈치킨 용현2점 담당 슈퍼바이저는 “이 곳 점주님처럼 열정적인 분을 찾기 힘들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점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바로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으로 돈치킨 용현2점은 대박 매장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물론, 바로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이야 말로 정경호 씨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정 씨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는 돈치킨 사업설명회에 직접 참여해 자신의 성공 사례를 발표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정경호씨는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통해 많은 치킨집 예비창업자들에게 자신만의 노하우와 돈치킨의 강점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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