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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혁씨 증언 일부 번복했지만 北 인권유린 실상 변함없어”

    “신동혁씨 증언 일부 번복했지만 北 인권유린 실상 변함없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과 관련한 최대 사건입니다. 탈북자 신동혁씨가 일부 증언을 번복했지만 COI 보고서는 탈북자 320명을 인터뷰한 만큼 북한 인권 유린 실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북한 인권 유린의 잔혹성을 폭로하며 최고지도자 등 책임자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처음으로 권고한 유엔 COI 보고서가 나온 지 오는 17일로 1년이 된다. COI 보고서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한 인권 의제화까지 일련의 과정에는 미국 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해온 비정부단체(NGO)들의 역할이 컸다. 이 가운데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을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사무실에서 만나 유엔 활동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들었다. HRNK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조지 W 부시 재단, 연세대와 공동으로 17일 COI보고서 발표 1주년 행사를 개최한다. →유엔 COI 보고서가 1주년을 맞는다. 보고서의 의미와 영향은. -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실상을 담은 가장 권위 있고 자세한 보고서로 평가할 수 있다. 한·미·일·유럽에서 탈북자 80명을 개별 인터뷰하는 등 모두 320명의 증언을 청취했고, 결국 ICC 회부라는 강력한 권고안까지 담겼다. ICC 회부는 유엔총회 결의안에도 처음 포함됐고, 유엔 안보리에서도 북한 인권을 처음 다루게 됐다. →COI 보고서에서 유엔총회 결의안, 유엔 안보리 의제화를 이끌어내기까지 NGO들의 역할은. -400쪽 분량의 COI 보고서에 HRNK가 20차례 언급된 것은 HRNK가 탈북자 인터뷰를 비롯, 의회 청문회 참석 등을 통해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유엔 COI가 생긴 뒤 HRNK뿐 아니라 휴먼라이츠워치(HRW), 뉴욕에 있는 JBI휴먼라이츠 등 NGO들이 유엔과 정부를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유엔의 북한 인권 압박은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보나. -김정은 정권 들어 탈북자 단속 강화 등 인권 문제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김일성·김정일 때와 달리 북한이 유엔 무대에서 반론을 펼치는 등 처음으로 공식 반응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정치범수용소는 없지만 노동교화소의 존재는 인정하는 등 이례적 행보를 보인 것은 절박함을 보여준 것이다. 앞으로도 안보리 논의를 통해 북한의 사형 등 인권 유린 문제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북한 내 정보 유입이 북한을 바꿀 수 있을까. -나는 루마니아 출신으로서 1980년대 후반 루마니아 공산주의 멸망 과정에서 미국의소리(VOA)유럽 방송 등을 통한 외부 정보 유입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탈북자들의 상당수도 VOA·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듣고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정보 제한과 단속 때문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외부 정보 유입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핵 문제가 막혀 인권 문제가 부각됐고 이는 북핵 협상 등 대화를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 인권 문제는 국제 기준에 따른 인류보편적 문제다. 북한은,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의 태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탈북자 신동혁씨가 일부 증언을 번복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신씨가 정치범수용소 출신이라는 것과, 북한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는 사실은 달라질 것이 없다. 신씨의 증언은 중요했지만 COI 보고서가 다룬 탈북자 320명 가운데 하나이고, 내용도 두 문단 정도만 포함됐다. 신씨의 증언 번복이 향후 북한 인권 운동이나 다른 탈북자들 증언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 →향후 활동 계획과 한·미 정부에 바라는 바는. -북한 인권 조사 2개년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북 위성 촬영, 김정은 정권, 평양 생활 등을 다룬 책도 발간한다. 한·미 정부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흔들리지 않고 집중화된 정책 추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김만중 ‘구운몽’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김만중 ‘구운몽’

    구운몽은 김만중이 평안도 선천 유배 시절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로하려 쓴 한글 소설로 전해진다. 김만중은 대사헌·대제학까지 오르며 영화를 누릴 만큼 누렸으나 말년은 경남 남해의 유배지에서 보낸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볼 때 아마도 작가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 입신양명에서 삶의 허무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구운몽은 그러한 삶의 덧없음을 금강경의 ‘공’(空) 사상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은 유교적인 덕목인 입신양명을 이룬 양소유와 욕망을 이룬 뒤의 무상함에서 불교적 깨달음을 얻은 성진을 내세워 당시 사대부의 이상 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사회적 차원의 입신양명의 가치와 개인적 차원의 내면적 깨달음을 통일적으로 성취하고자 한 작가의 결실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 근심 속에 있을 어머니를 위로하고 자신이 처한 고통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을지 모른다. 구운몽의 배경은 당나라 때 형산 연화봉의 한 초암이다. 육관대사의 제자 성진은 스승의 명을 받들어 동정용궁으로 가서 용왕의 환대를 받는다. 성진은 연화봉으로 돌아오는 길에 팔선녀를 만나 속세에 뜻을 두었다가 육관대사에 의해 인간 세상으로 추방된다. 성진은 인간 세상에서 양소유로 태어나 여덟 여인들과 인연을 맺고, 토번과의 전쟁에서 공을 세워 2처 6첩을 모두 맞아들이며 부귀공명을 누린다. 그러나 문득 인생무상을 느껴 여덟 부인에게 작별을 고하자 본래 성진의 모습으로 돌아와 암자에 앉아 있게 된다. 그 순간 꿈을 꾸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후 성진은 불도에 귀의해 많은 이들을 교화시키고 팔선녀와 함께 극락세계로 간다. 성진이 양소유가 돼 현실적인 욕망을 성취하고 양소유가 성진이 돼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현실-꿈-현실’의 구조 속에 전개된다. 그런데 다른 몽중계 소설과 다르게 꿈꾸기 전과 꿈을 깬 이후의 성진의 삶은 비현실적이고, 꿈속 양소유의 삶은 현실적이다. 현실의 배경은 천상 세계인 연화봉이고 꿈의 배경은 인간 세계인 당나라다. 이러한 구조는 장자의 꿈에서 ‘장자가 곧 나비’인 것처럼 ‘성진이 곧 양소유’이며 ‘꿈이 곧 현실이며 현실이 곧 꿈’이라는 주제 의식과 연결된다. 이러한 전개에서 특이한 점은 성진이 꿈을 꾼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 데 있다. 꿈을 꾼다는 사실을 미리 알 경우 독자는 이야기보다 우위에서 서사를 따라 갈 수밖에 없는데, 그 사실을 모른 채 읽기 때문에 성진이 겪는 현실적인 욕망의 성취와 허망함 등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독자는 성진의 욕망을 따라가며 경험한 모든 것이 한낱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성진처럼 충격을 받게 된다. 구운몽의 뜻과 주인공의 이름에서도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구운몽의 ‘구’(九)는 성진과 팔선녀를 가리키고 ‘운’(雲)은 나타났다 사라지는 구름 같은 인간 삶을 뜻한다. ‘몽’(夢)은 꿈을 뜻하니 구운몽은 ‘아홉 구름의 꿈’, ‘아홉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구름과 같은 꿈(삶)’이라는 의미다. 천상 세계에 있는 성진의 이름 뜻은 ‘참된 성품’이고, 인간 세계에 있는 양소유의 이름 뜻은 ‘잠깐 노닐다’이다. 이 소설의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양소유의 한평생은 ‘잠깐 노니는’ 인간 세상의 삶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삶을 부정하는 데 있는 것 같다. 하지만 21세에 홀로 돼 평생을 아들에게 헌신한 어머니에 극진했던 김만중이 어머니에게 “온갖 삶의 부귀영화와 입신양명은 한갓 꿈 같은 것”이라고 위로했을까? 그럴 리 없을 것이다. 한편 주인공 양소유의 여성 편력이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당시 사대부의 억압된 욕망을 그려 내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들은 이 책의 특정 부분에 집중해 해석한 경우로, 작품 전체가 구현하려고 한 의미와는 다르다. 김만중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성진의 깨달음인 금강경의 ‘공’ 사상으로 보는 것이 좀 더 옳다. 공 사상은 삶이 허무하다는 것이 아니라 삶을 역설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구운몽은 삶의 무상감을 극복하기 위한 작가 자신을 포함한 당시 중세인의 이상적인 세계를 그렸다고 볼 수 있다. 김만중이 말하고 싶었던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육관대사와 성진의 대사를 유념해 읽을 필요가 있다. 성진에게 출문을 명하면서 “네가 스스로 가고자 할 새 가라 함이니 네가 만일 있고자 하면 누가 능히 가랴 하리요, 네 또 이르되 어디로 가리요 하니 너의 가고자 하는 곳이 너의 갈 곳이라”고 명한다. 그러면서 “마음이 좋지 못하면 비록 산중에 있어도 도를 이루기 어렵고 근본을 잊지 않으면 홍진에 가서도 돌아올 길이 있으니, 네가 만일 돌아오고자 하면 내가 손수 데려올 것이니 의심치 말고 갈지어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모든 것이 자신의 마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세속의 부귀공명을 꿈꾸는 성진이 갈 곳은 세속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성진은 죄의 벌로 쫓겨나 양소유로 환생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세계는 성진이 욕망했던 삶이었다. 그러나 그런 욕망은 김만중이 유배지에서 쓸쓸히 죽어 갔듯이 한낱 꿈일 뿐이다. 꿈에서 깨어난 성진이 육관대사에게 “인간 세상에 윤회하는 꿈을 꾸었다”며 “이미 깨달았다”고 말하니 육관대사는 장자의 호접몽과 금강경의 설법을 통해 날카롭게 지적한다. 자아와 외물은 본디 하나여서 기준이 달라지면 인식이 달라지는 법인데, 성진이 현재의 기준으로 양소유의 삶이 진실하지 못했다고 말하니 그것은 진리를 깨닫지 못한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다. 아무런 선입견 없이 보아야 참모습이 드러나는데, 현실계와 몽중계를 분별하려는 마음 자체가 이미 무상의 대상에 대한 집착인 것이다. 무엇을 분별하려는 마음 모두 그릇된 지식과 그릇된 집착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진정한 깨달음은 그런 얽매임의 상까지 극복할 때 이루어진다고 설파한다. 결국 육관대사가 성진을 양소유가 되게 했던 궁극적인 목적은 “네 욕망을 성취해 즐겁게 지내라”도, “욕망 성취 후에 무상감이 있으니 추구하지 마라”도 아닌 “그런 욕망 자체에 얽매이지 마라”이다. 욕망이란 것은 성취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욕망이 아니고 성취한 순간 또 다른 욕망을 생기게 하기 때문에 이런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라는 것이다. 비로소 성진(양소유)은 욕망과 이상을 한껏 펼친 후 도달한 무상함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성진과 양소유가 둘이자 하나이듯 현실과 꿈은 다른 듯하면서 다르지 않았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현실에서 꿈으로 나아가게 함과 동시에 꿈에서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현실의 문제 해결을 위해 꿈으로 나아가고 꿈에서 현실의 퍽퍽함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그래서 우리가 성진과 양소유의 삶을 대비해 성찰할 것은 삶이 허무하다는 것이 아니라 허무를 극복하기 위한 근원인 ‘어떤 삶을 추구할 것인가’이며, 그 삶을 ‘어떻게 잘 살아 낼 것인가’의 문제일 것이다.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서울&평양 리포트] 음주가무로 망년 잔치… 南 노래·춤 춰야 “좀 노네”

    [서울&평양 리포트] 음주가무로 망년 잔치… 南 노래·춤 춰야 “좀 노네”

    해를 보내고 맞는 12월. 누구나 각종 회사 모임, 동창회, 친목모임, 가족모임 등 송년과 관련한 행사와 약속들이 빼곡히 채워진 다이어리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처럼 ‘송년회’라는 명분하에 이루어지는 행사와 모임들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음주문화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송년문화는 남한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남북한의 송년문화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게 다른 것은 모임의 명칭이다. 남한에서는 한 해를 보낸다는 의미로 ‘송년회’(送年會), 즉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자리라는 의미로 송년회라 불린다. 반면 북한은 한 해를 잊는다는 뜻을 가진 ‘망년회’(忘年會)라 부른다. 본래 망년(忘年)이란 말의 어원은 일본어로, 섣달그믐께 친지들끼리 어울려 시간을 보내며 한 해의 어렵고 힘들었던 것을 모두 털거나 잊어버리자는 의미다. 따라서 한 해를 차분히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자리라는 남한식 명칭인 ‘송년회’와 먹고 마시면서 한 해를 잊어버린다는 뜻의 북한식 ‘망년회’는 그 뜻에서 확연히 다르다. 2007년 탈북한 김모(42)씨는 “북한에서 망년회는 직장은 작업반 단위, 학교는 학급 단위 등 기관 내 기초조직들 중심으로 이뤄진다”면서 “평소 풍족한 식사 자리가 부족한 북한 현실에서 망년회는 그 자체가 잔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북한 내 망년회는 기관·기업소나 조직별 당세포, 직맹·여맹·청년동맹 초급단체, 대학 학급별로 조직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인들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학급별, 혹은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망년회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南 송년회·北 망년회… 먹고 노는 풍속 같아 송년회 모임 날짜와 장소를 정하는 데서도 차이가 난다. 남한에서는 송년회 날을 잡을 때 12월 중 가장 편한 날을 정해 그날에 행사를 하면 된다. 심지어 11월 말에 송년모임을 잡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대부분 12월 말에 망년회를 가진다. 이유는 12월 24일 김정일의 어머니인 김정숙의 생일을 맞아 각 단체, 조직별로 ‘충성의 노래 모임’ 등 각종 국가 행사가 진행이 되기 때문이다. 이 행사들을 마친 뒤에야 편안한 마음으로 망년회 준비를 시작할 수 있기에 12월 말로 망년회 날을 정할 수밖에 없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연말엔 김정숙 생일과 겹쳐 북한 내부에서 ‘충성의 노래 모임’, ‘덕성모임’(위대성 선전모임)을 비롯해 체제 선전을 위한 군중 동원이 본격화된다”면서 “이런 행사들을 대부분 끝낸 뒤 망년회를 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직장·학교 단위 공식 행사… 친구끼리 모임도 행사 장소의 경우 남한은 연회장이나 식당을 예약해 그곳에서 송년모임을 진행하는 반면 북한은 직장, 단체 부서별로 개인 집을 정해 그곳에서 모임을 갖는다. 따라서 망년회 비용과 음식 준비는 각자의 몫이 되며 총비용을 사람 수로 나눠 개인의 상황에 맞게 돈, 쌀, 고기, 술 등을 내야 한다. 최근엔 돈을 번 공장, 기업소들에서 부서별로 들어가는 망년회 비용을 전액 지원해 주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대도시들에서는 남한처럼 식당을 빌려 망년회를 하는 기업과 개인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국가행사 끝나는 24일 이후 가정서 1차만 남한에서 ‘송년회’ 하면 음주가무를 빼놓을 수 없듯이 북한도 비슷하다. 단지 남한에서는 술자리가 1차, 2차로 옮겨지면서 송년의 밤을 즐기지만 북한은 옮겨 다니면서 놀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안 되기 때문에 한 곳에서 먹고 마시며 즐길 수밖에 없다. 준비한 음식을 안주 삼아 한 잔, 두 잔 술이 돌게 되고,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춤과 노래로 이어지기 일쑤다. 전기가 공급될 때는 CD 플레이어를 켜놓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놀지만, 정전이 될 경우 미리 준비해 놓은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를 반주로 노래와 춤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망년회 때 부르는 노래와 춤은 그 자리에 누가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공장, 기업소 등에서 조직한 공식적인 ‘망년회’ 자리에서는 간부들의 눈치를 보느라 북한 노래와 노동당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노래를 주로 부른다. 하지만 친구들끼리 조직한 ‘망년회’ 자리에서 부르는 노래와 춤은 180도 다르다. 특히 10~20대 경우 이런 자리에서 남한 노래를 부르거나 남한식 춤을 춰야 “좀 노네”라는 소리를 듣고 이성에게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이 자리에서 북한 노래를 부른다면 친구들로부터 ‘촌놈’이라고 놀림을 받게 되며, 심지어 다음 모임 때 부르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최근 북한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남한 노래와 춤은 젊은 층들의 모임에서 빠지면 안 되는 필수품이 되고 있으며, 북한의 망년회 문화를 바꿔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청년들로 구성된 with-U 강원철(33) 사무국장은 “최근 북한에서 젊은 층들 사이에서 자유로운 망년회가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과거 경직된 행사 위주 문화와 대비되는 청년들만의 특성으로 망년회가 자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민들 마시는 술 대부분 밀주인 ‘농태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술이 없는 곳은 없다. 인류사회가 종말을 맞지 않는 한 술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은 어디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북한에서도 국가 경공업 부문의 식료공장들이 고급 브랜드의 소주들을 생산하고 있다. ‘평양곡주’, ‘대평술’, ‘둘쭉술’, ‘북청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부분 개인들이 제조한 밀주가 성행한다. 정확한 시점을 알 수 없으나 일반 주민들은 언제부턴가 생계수단의 하나로 밀주를 제조해 왔다. 북한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전국 도처 가정집에서 강냉이와 도토리, 톱밥을 이용해 술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처럼 개인들이 만든 술은 알코올 함량이 30~60% 정도다. 이 술을 보통 ‘농태기’라고 부르는데 술 정제 과정이 단순한 탓에 소주보다 도수가 2~3배 더 높다. 이렇게 만들어진 술들은 평양과 지방 시장에서 주로 판매된다. 과거 밀주를 제조하다 단속되면 교화소와 교도소 등 감옥으로 가거나 산간, 벽촌으로 추방당하는 등 강력한 제재가 내려졌지만 최근에는 단속에 걸려도 뇌물을 주면 쉬쉬하면서 넘어간다고 한다. 밀주 단속은 지역 인민보안서(경찰서)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일상에서 음주에 대해 관대하다. 속담에 ‘낮술 마시고 취하면 부모도 몰라본다’는 말이 있지만 중앙급 간부나 지방 내 고위급 간부들도 형편만 되면 낮이든 저녁이든 반주로 술을 마시기 때문에 음주가 일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북한의 혹독한 겨울날씨 등 계절적 요인도 있다. 음주문화에 환경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꽃단장’ 화장실, 학교 매력 높인다

    ‘꽃단장’ 화장실, 학교 매력 높인다

    성동구가 2013년부터 야심 차게 추진해온 ‘학교화장실 현대화 5개년 계획’이 차츰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구는 최근 지역 내 초·중·고교 화장실 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5일 구에 따르면, 2013년 9억 6000만원을 투입해 용답초 등 3개교를 깨끗하고 쾌적한 친환경 녹색화장실로 개선했다. 올해는 5개교(응봉초, 경일초, 동마중, 행당중, 무학여고)에 시비 5억 900만원, 구비 9억 8200만원 총 14억 9100만원을 투입해 여름방학 동안 집중 공사를 시행, 지난달 마무리 과정을 끝냈다. 구는 공사 진행에 앞서 사전 사용실태조사를 실시해 학생들의 희망사항을 설계에 반영했다. 화장실 전문가, 학생과 학부모 대표, 구청과 교육청 관계자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해 설계에서 공사, 감리까지 공동 진행했다. 화장실 현대화사업을 마친 5개교 1394명의 이용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의 만족도 수준은 시설공사 전 15.9%에서 74.2%로 향상됐다. 동마중의 한 여학생은 “예전엔 학교에 있는 동안 화장실에 가기 너무 싫었는데 이제는 냄새도 안 나고 깨끗해져 기분이 좋아진다. 편하게 화장실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쓱쓱싹싹 333’이라는 이름으로 총 6억원의 자체예산을 들여 전국 최초로 지역 내 초·중·고교(37곳)에 양치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양치시설은 화장실 내 또는 복도에 설치돼 아이들이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구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 공모를 위해 마을관계자를 비롯한 교사, 구청 및 교육지원청 관계자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성동혁신교육추진단’을 최근 공식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앞으로 마을과 학교 간 유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혁신교육의 세부계획을 논의하게 된다. 정원오 구청장은 “아이들이 신나게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교육의 기초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교육환경 개선 사업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학(중)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학(중)

    ●서울학과 서울정치학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 시기 한국에서 문관으로 근무했던 그레고리 헨더슨은 “서울은 단순히 한국의 최대 도시가 아니라 서울이 곧 한국이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67년 전에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을 상상하면서 “파리는 프랑스 그 자체”라고 표현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두 도시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이승만 정권, 박정희 정권에 이르는 한국정치를 분석한 그레고리 헨더슨은 ‘소용돌이의 한국정치’에서 한국정치의 본질을 정치권력을 향해 상승기류를 타고 몰려드는 소용돌이 현상으로 파악했다. 그는 한국인이 단일민족이라는 동질성 때문에 오히려 원자처럼 분열돼 있으며 원자화된 한국인이 모두 정치권력을 향해 소용돌이처럼 몰려들기 때문에 중앙집중화가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국정치는 당파성과 개인 중심의 기회주의를 보이면서 합리적 타협이나 응집을 배양할 수 있는 토양이 황폐화됐으며, 이런 소용돌이 정치패턴에 대한 처방은 다원주의와 분권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동질성과 중앙집중화 현상을 무리하게 단순화했다는 비판도 있으나 해방 후 혼란으로 점철된 한국 정치의 현상을 꿰뚫은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두 도시는 시장 출신 대통령을 배출했다. 중앙집권화의 한 극단을 달린 프랑스 파리시장 시라크가 1995년 삼수 끝에 최초의 파리시장 출신 대통령에 올랐다. 이어 2007년 이명박 서울시장 역시 삼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중앙정치가 모든 것을 녹이는 특성 아래서 서울과 파리의 정치가 살아남는 데 성공한 셈이다.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를 따질 때 서울은 중앙과 지방의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서울정치란 본래 중앙정치와 한 몸이었으나 오랜 관선 시장 시대를 거치면서 서울정치는 중앙정치에 무대를 빼앗긴 채 실체를 잃었다. 서울정치는 고유의 특성을 상실하고 일개 지방정치로 전락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정치의 상실은 서울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서울은 2000년 이상의 생성사를 가진 기원전의 고도(古都)이며,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전 세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도시이다. 지속적으로 한반도의 심장부 노릇을 한 지도 620년을 훌쩍 넘겼다. 서울을 떠나 대한민국을 논할 수 없듯이 우리나라 정치는 서울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서울정치의 제 역할 찾기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서울정치의 기본요소가 서울시장과 서울시 의회, 시민사회와 언론 등으로 구성된다고 보면 그중에서도 서울정치의 주 연구대상은 서울시장이다. 서울시장과 서울정치학은 분리할 수 없다. 서울시장의 위상은 이른바 서울정치학의 정립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서울시장의 존재가치와 위상은 홀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서울정치학과 더불어 성립하기 때문이다. 서울학 연구가 본격화된 지 20년이 지난 오늘에도 서울학과 서울학에 바탕을 둔 서울정치학은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가 1957년부터 펴낸 ‘항토서울’ 등 2009년까지 발간된 서울학 관련 논저 682편을 바탕으로 서울학 연구의 대상을 분류하면 기초연구, 서울과 공간, 서울과 정치, 서울과 사회, 서울과 경제, 도시문화와 표상, 기타 등 크게 7개로 구분할 수 있다. 기초연구는 다시 역사개설, 방법론, 사료 및 자료로 세분화되며 공간연구는 도시계획과 제 개발, 도시건축물, 주거지 및 도시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사회분야는 사회집단 및 사회문제, 도시민의 일상생활, 인구문제, 교통과 통신이 포함된다. 경제분야는 공업 및 상업, 무역, 노동 등이다. 도시문화와 표상 속에는 문화 및 교육, 종교와 사상, 도시의 정체성과 이미지 등이 들어 있다. 이 중 서울과 정치는 도시와 국가, 지역정치, 도시행정 및 정책으로 작게 분류할 수 있다. 도시와 국가는 천도, 안보, 정치동향, 대외관계, 군사, 치안 등이 포함된다. 지역정치는 의회와 지방자치이다. 도시행정 및 정책 속에는 도시 관련 각종 제도와 정책, 행정이 망라된다고 할 수 있다. 682건 중 2000년 이후 발표된 논저 33건이 정치 편에 속했는데 서울정치의 핵심을 벗어난 채 행정제도에 관련된 내용을 맴돌았다. 올해로 민선 서울시장을 시민의 손으로 직접 뽑은 지 20년을 맞는다. 그동안 6기에 걸쳐 5명의 민선시장이 배출됐지만 그 정치적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 정치권력론, 정치과정론, 정치리더십론, 정치문화론, 정치기구론 등 정치학의 분류를 서울학에 적용해 서울의 정치과정론, 서울의 리더십론, 서울의 정치문화론, 서울의 행정기구론 등으로 분류하는 등 서울정치학의 본격적 입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도의 입지와 의미 서울정치학은 1394년 조선 태조의 한양천도에서 비롯됐다. 천도와 안보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성립과 존망을 다루는 서울정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양의 도시입지는 국토의 중앙에 있다는 점, 군사적 요충지라는 점, 교통과 수운이 편리하다는 점 등 지정학적 요인이 작용했다. 여기에 풍수도참적 측면이 강하게 두드러졌다. 유교적인 동양의 우주론과 풍수 조영 원리가 절충되어 한양 입지의 주요한 사상적 바탕이 되었다. 수도(首都·Capital)란 국가의 통치를 위한 여러 기관과 기능이 집중된 곳으로 다른 도시와 차별성을 갖는 도시이다. 수도라는 개념은 일반적으로 근대 국가 형성 이후에 사용된 것으로 근대 이후에 출현한 개념이다. 즉 수도는 정치의 일원화를 특징으로 하는 근대 국민국가의 정치권력 소재도시를 일컫는다. 수도에 있는 국가기관을 중앙정부, 그 외의 지역에 있는 행정기관들을 지방정부라고 부르는 식이다. 서울을 다스리는 한성부와 한성부의 우두머리인 한성판윤은 중앙정부에 속한 중앙직 관리였다. 조선시대에는 중앙과 지방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고 그와 비슷한 개념어로 경향(京鄕), 중외(中外), 내외(內外), 경외(京外)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유럽에서는 16,17세기부터 수도라는 용어가 등장했지만 수도 개념이 일반화된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였다. 동아시아는 중앙집권체제가 일찍부터 형성되었고 지금의 수도와 유사한 개념 역시 일찍부터 실재하였다. 중국 중심의 국가별 위계가 존재하였고, 동일 국가의 지역 간에도 정치적, 신분적, 문화적 질서가 있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사전에서 수도 항목을 찾아보면 한국은 ‘한 나라의 중앙 정부가 있는 도시’, 중국은 ‘국가 최고의 정권기관 소재지로 전국의 정치 중심’, 일본은 ‘ 그 나라의 중앙정부가 있는 도시’라고 각각 정의하고 있다. 세 나라 모두 국가를 단위로 수도를 사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영미권에서 수도를 나타내는 단어인 Capital에 대한 정의를 보면 ‘한 국가 혹은 지역의 정치행정 중심도시’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근대 이후 수도는 더는 신성한 장소가 아니게 되었고, 수도를 상징하는 성곽의 의미도 축소되었다. 또 제도상 특별한 지위를 갖지도 않으며, 교화의 기준으로 작용하지도 않았다. 대신 수도는 근대 국민국가의 정치·행정·권력의 중심지라는 의미와 함께 국민국가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보편화의 기준이 되었다. 수도 그 자체로서 국가를 대표하기도 하며, 국민이나 국가의 형성에 필수적인 국어(표준어)도 수도의 말과 글을 기준 삼아 탄생하였다. 계서화된 국제질서가 만국 공법적인 국제관계로 재편되었듯이 차별적인 지역 간의 위상도 보편화를 지향하는 국민국가와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일원화되었다. 한국에서 수도란 용어가 사용된 것은 1945년 해방 이후였다. 19세기 중반 Capital을 일본에서 번역한 이 용어는 1890년대 처음 들어왔지만, 서울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외국의 수도를 지칭하는 용어로 주로 쓰였다. 교과서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근대 초기 통상조약을 맺을 때도 수도라는 용어 대신 도성이나 경사(京師), 한양, 경성, 경도(京都), 도읍, 수부(首府), 수선(首善), 경조(京兆), 황성, 경화(京華) 등이 쓰였다. 수도 서울은 전제군주와 독재자의 희생양이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임금은 수도를 등졌으며, 구한말 고종은 신변보호를 위해 러시아공사관에 숨어들어 1년 동안 머물렀다.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서울 사수 거짓부렁으로 피란을 떠나려던 서울시민들이 한강을 건너지 못하게 했다. 이때 생긴 트라우마가 한강 너머 강남 땅에 대한 부동산투기의 실마리를 제공했는지도 모른다. 1960~70년대 남북한 간 안보경쟁의 산물인 ‘서울 요새화 계획’이 또 한번 서울을 멍들게 했다. 북한 장사정포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고자 정부를 과천청사와 대전청사로 분리했고, 끊임없는 수도 이전 시도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세종시 정부 이전으로 이어졌다. 북한의 공습 때 서울시민 30만~40만명용 대피소를 만들 목적으로 남산에 1, 2호 터널을 뚫었고, 남산타워 또한 북한에서 보내는 전파를 방해할 목적으로 세운 것이다. 을지로 지하보도 등 서울 곳곳의 지하보도도 대피용으로 만들었다.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대전차 방어벽이 구축됐다. 홍은동 네거리 유진상가도 시가전용 엄폐물이었다. 여의도 광장과 북악스카이웨이, 한강 잠수교도 안보용이었다. 국가안보는 수도 서울에 숱한 생채기를 남겼다. 선임 기자 joo@seoul.co.kr
  • 해외여행 | 아프리카의 꽃 에티오피아②Axum 악숨, Lalibela 랄리벨라

    해외여행 | 아프리카의 꽃 에티오피아②Axum 악숨, Lalibela 랄리벨라

    ●Axum 악숨 고대 왕국의 수수께끼 먼 옛날, 시바의 왕국에 한 여왕이 있었다. 그녀는 이스라엘 솔로몬왕의 명성을 전해 듣고 그를 시험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상인들과 함께 향료와 금, 보석을 가득 싣고서. 여왕은 왕에게 자신이 궁금한 것을 질문했고 솔로몬왕은 지혜로운 답변을 주었다. 시바의 여왕은 왕의 지혜에 감탄해 가져간 보물을 선물하고 왕과의 하룻밤으로 아들 메넬리크를 낳아 에티오피아로 돌아왔다. 22세가 된 메넬리크는 예루살렘으로 아버지를 찾아갔다. 아버지의 환대를 받고 3년간 예루살렘에 머문 메넬리크에게 솔로몬은 왕위를 물려주고자 했지만 메넬리크는 고향으로 돌아와 악숨에 수도를 정하고 악숨 제국을 세웠다.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께 받은 십계명을 새긴 돌판을 보관한 언약궤Ark of the Covenant와 함께였다. 에티오피아 건국의 역사적 토대가 된 이 전설은 구약성서로 알려진 히브리 경전의 열왕기 상上, 그리고 역대 하下에 나오는 솔로몬왕과 시바의 여왕 이야기에서 나왔다. 물론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성서에 없다. 삼국유사에 단군신화가 기록된 것처럼 13~14세기에 작성된 에티오피아의 대서사시 ‘케브라 네가스트Kebra Negast’에는 시바의 여왕이 마케다Makeda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면서 솔로몬과 메넬리크로부터 비롯된 에티오피아 왕조의 내력이 담겨 있다. 종교의 역사에 기록된 사실과 이야기는 숨은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에티오피아인들은 자신들이 솔로몬왕의 지혜와 시바 여왕의 미모를 물려받은 민족임을 의심치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악숨의 ‘시온 성 메리 교회St. Mary of Zion Church’의 지성소(하느님이 임재한다는 성전의 가장 깊은 곳)에는 언약궤가 지금도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성한 혈통을 이어받은 수도사 한 사람만이 관리하고 대중에게는 공개되지 않았으니, 거기에 정말 언약궤가 있는지 누구도 확인할 길은 없다. 에티오피아 곳곳에서는 ‘타보트Tobot’라 불리는 언약궤의 모형을 만들어 각 교회마다 상징적으로 보관하고 주요한 종교적 행사 때만 일반에게 공개한다고. 4세기에서 6세기경 이슬람교와 그리스도교 사이 종교적 갈등의 역사 속에 세워졌던 시온 성 메리 교회는 1965년 셀라시에 1세에 의해 옛 교회 근처에 새롭게 건축됐다. 악숨 제국은 한때 로마, 한나라, 페르시아와 함께 4대 제국으로 불릴 만큼 강대국이었다. 금과 상아, 철광석을 생산해 아프리카 전역과 로마, 터키와 중앙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4세기에는 기독교를 국교화 했고 5세기에는 수도원 제도를 마련했다. 10세기 이후 대가뭄으로 쇠망하기까지 화폐, 건축물, 문자 등 악숨 제국은 그들만의 위대하고 고유한 문화를 탄생시켰다. 기원전 1,000년부터 10세기까지 만들어진 악숨의 오벨리스크군은 악숨 제국의 대표적인 창조물이다. 오벨리스크는 거대한 돌로 만들어진 기념비로, 그 크기로 왕의 힘을 나타낸다. 오벨리스크의 지하에는 왕의 무덤이 있다는데 무게 533톤, 높이 33m의 세계에서 가장 큰 오벨리스크 중 하나는 안타깝게도 지진으로 무너진 상태다. 중간에 자리한 무게 180톤, 높이 27m의 오벨리스크는 1,7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1937년,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에 의해 강탈돼 로마의 콜로세움 근처에 세워져 있다가, 2005년 4월19일 문화재 반환운동에 의해 67년 만에 에티오피아로 돌아왔다. 지지대를 받치고 있는 가장 오른쪽의 오벨리스크는 2,000년간 한자리를 지켜 왔다. “오벨리스크가 다시 세워지는 것이 우리의 바람입니다. 비용이 많이 들어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언젠가 복원될 거예요.” 동행했던 가이드 시세이는 오벨리스크가 아프리카 자주성의 상징이라고 했다. 악숨이 시바 여왕의 영토였음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 발길을 옮긴 곳은 둔구르Dungur 유적이다. 여왕이 거했다는 왕궁터는 오랜 세월 보수를 거듭했다. 터만 남은 토대 위에 높이 2~3m의 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려 형태를 복원시켜 놓았다. 에티오피아인들은 시바의 여왕이 목욕을 하고 아궁이에서 밥을 짓던 이곳을 신성하게 여긴다. 사실 고고학적으로 둔구르 유적은 8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바의 여왕 시기와는 1,700년이라는 차이가 존재한다. 역사적인 신빙성이나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에티오피아인들에게는 전설이 곧 진실이다. 그들의 믿음은 종교적 신앙이자 역사적 자긍심이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픈 놓지 못할 희망이다. 전설은 힘이 세다. ●Lalibela 랄리벨라 아프리카의 예루살렘 7세기 악숨 제국과 함께 기독교가 쇠퇴의 길을 걷는 동안 이슬람은 아라비아반도를 시작으로 이집트와 수단 등으로 세력을 팽창시켜 나갔다. 악숨 제국이 붕괴되고 긴 암흑기가 이어졌던 에티오피아는 13세기에 이르러서야 기독교 왕조인 자그웨Zagwe 왕조로 다시 부활한다. 300년간 수도이기도 했던 랄리벨라의 전성기는 에티오피아 7대 국왕인 랄리벨라1181~1221년가 통치하던 12세기 후반부터 13세기 초다. 랄리벨라는 에티오피아인들이 가장 거룩한 장소로 여기는 곳이다. 이유는 에티오피아 기독교 유적의 걸작품인 암굴교회군群 때문이다. 197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이곳은 관광객은 물론 예복인 흰 셰마를 두른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암굴교회로 가기 위해 해발 3,000m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났다. 풍광에 눈을 뺏기고 정겨운 마을을 지나 정상의 뷰포인트에서 잠시 멈추면 랄리벨라의 아름다운 풍광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랄리벨라의 원래 이름은 로하Roha였다. 정설에는 이슬람 세력에 의해 예루살렘으로의 순례가 어려워지자 제2의 예루살렘을 건설하고 신앙을 보호하기 위해서 암굴로 이루어진 교회를 만들었다지만 전설은 랄리벨라왕이 꿈에서 로하에 제2의 예루살렘을 건설하라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 만든 것이라 전한다. 신앙심이 깊었던 랄리벨라왕은 직접 교회 건설을 감독하며 팔레스티나와 이집트의 기술자 등 4만명을 동원해 교회를 만들었다. 실제 교회는 120년에 걸쳐 완성된 것인데, 전설은 천사들이 밤낮으로 도와 23년 만에 완공됐다고 전한다. 암굴교회군은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거대한 암반을 통째로 위로부터 수직으로 깎아내 만들었다. 예루살렘을 본떠 요르다노스강요단강 Yordannos이라 이름 지은 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에 각 5개, 언덕에 1개가 세워졌다. 화산재가 굳어 만들어진 부드러운 적갈색의 응회암 암반을 깎아내 만든 11개의 교회는 모두 미로 같은 지하 통로로 연결된다. 가장 규모가 큰 교회는 ‘구세주의 집’이라는 뜻의 ‘메드하네 알렘 교회Bet Medhane Alem’다. 세로 33m, 가로 22m, 높이 11m로 암반을 통째로 깎아 72개의 4각 기둥으로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데, 이곳을 포함한 모든 교회는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현재 철제 지붕과 보호 기둥을 세워 보수 중이다. 교회 옆 바위벽에는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의 빈 무덤이 상징적인 장소로 남아 있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마리암 교회Bet Maryam’는 랄리벨라왕이 가장 좋아했다고도 전해지는 곳인데, 벽에는 악숨 왕조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모든 교회를 둘러보는 입장료는 50달러, 제대로 보려면 1박2일은 걸린다니 선택은 ‘기오르기스 교회Bet Giyorgis’일 수밖에 없었다. 가로, 세로, 높이 모두 12m의 정 십자가 모양으로 암반을 파 내려가며 지었다는 이 교회는 그 우아한 건축미가 단연 최고라 인정받는다. 특히 땅 표면에서 보이는 세 겹의 십자가 모양이 압권이다. 조심스럽게 다다른 입구에는 죽어서도 교회를 떠나지 않겠다는 어느 사제의 유해가 암굴 속에 자연 상태 그대로 미이라가 된 채 안치되어 있었다. 순례객들로 들어찬 내부에는 백마를 탄 채 창을 들고 용을 무찌르는 기오르기스 성인이 성화 속에서 교회를 수호하고, 랄리벨라왕이 사용한 도구들이 들어 있다는 올리브나무 상자도 있다. 매년 에티오피아의 성탄절인 1월7일이 되면 전국에서 순례객들이 이곳 암굴교회에 모여 미사를 드리고 사제가 축복한 빵을 나눠 먹으며 기원후 33년부터 이어져 오는 축제를 즐긴다고. 1520년부터 6년간 에티오피아에 머물며 견문을 정리한 포르투갈의 수도사 프란시스코 알바레스Francisco Alvares는 <프레스터 존 왕국의 비밀A True Relation of the Lands of Prester John of the Indies>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이 불가사의한 암굴교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교회들에 대해 묘사하는 것은 나를 지치게 할 뿐이다. 왜냐하면 내가 쓴 글을 사람들은 믿지 않을 테니까.” 랄리벨라는 지금도 그렇게 순례자들을 기다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www.ethiopianairlines.co.kr
  •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과거 처벌사례 어떤 게 있나 봤더니…” 충격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과거 처벌사례 어떤 게 있나 봤더니…” 충격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과거 처벌사례 어떤 게 있나 봤더니…” 충격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쫓았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대한항공 보직에서 물러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잠시 후퇴할 뿐 다시 원래 업무로 돌아오기 위한 가능성을 열어둬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뜨겁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업무에서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이에 대해서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한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임시방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도 “재벌 가문에서는 (문제를 일으켰을 때) 보직에서만 잠시 물러나도록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보직만 내려놨다는 건 (업무) 복귀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론의 질타에 업무에서 물러나지만 시간이 지나 이번 일이 국민의 관심에서 사라지면 다시 업무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 부사장이 승객이나 직원을 상대로 직접 사과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론은 차갑다. 재계 관계자는 “언젠가 복귀할 거면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도 국민이 원하는 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좋았다. 기자회견을 하든 조 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든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면서 “보직을 내려놓으면서 굳이 그런 걸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을 타지 말자’는 주장이 이는 등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이날 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전날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는커녕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했는데 이 ‘사과문’이 화를 키웠다. 대한항공은 뒤늦게 낸 입장자료에서 조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면서 사과했지만 승무원에게 잘못을 돌리는 해명으로 거센 반감을 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여기가 북조선이냐”라고 꼬집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甲)질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이날 조 부사장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등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조양호 회장은 사태를 수습하려면 큰딸이 일단 객실 관련 업무에서 퇴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이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비슷한 사례에 대한 처벌 수위에 관심이 모인다.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이하 항공법) 제23조는 ‘승객의 협조의무’로 ‘기장 등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는 행위’,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42조는 ‘항공기 항로 변경죄’ 처벌 조항으로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어 제43조는 ‘직무집행방해죄’로 ‘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여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이 법을 적용받아 처벌을 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소소한 ‘진상’을 부린 승객들의 경우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지만, 심각한 수준의 난동을 부리거나 승무원에게 협박이나 폭행을 가한 경우에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7년 12월 술에 취해 기내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이다. 대한항공 국내선에 탑승한 박 전 회장은 이륙을 위해 창문 덮개를 올리고 좌석을 바로 세워달라는 승무원의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며 “저리 가라”,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등 폭언을 하고 이에 항의하는 다른 승객들에게도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 때문에 활주로에서 이륙대기 상태에 있던 비행기는 기장의 운항 불가 판단에 따라 회항해 박씨를 내려놓느라 한 시간가량 운항이 지연됐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의 구형(벌금 1000만원)처럼 피고인을 벌금형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응보·예방·교화’라는 형벌의 목적 내지 기능의 측면에서 합당하다고 하기 어렵고 그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징역형을 택한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 3월 인천발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해 바닥에서 잠을 자다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손모(50)씨는 항공법 위반에 더해 업무방해 혐의가 추가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손씨는 이 사건으로 항공기 도착지인 호주에서도 처벌을 받았다. 2010년 11월 자신이 탑승 예정 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로 공항에 전화를 걸어 비행기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거짓말을 해 출발을 지연시킨 신모(44)씨는 징역 6월의 실형을 받기도 했다. 이런 판례들로 미뤄 볼 때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직무집행방해 조항이 적용될 경우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항공기 항로 변경죄’가 적용될 경우에는 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테러와 같이 위력을 가해 비행기의 항로를 변경시킨 게 아니라 한 마디 ‘지시’로 회항시킨 경우는 전례가 없어 유사한 판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소란을 피운 경우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많았지만, 이번처럼 기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회항시킨 경우는 오너 일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례가 없다”며 “과거 판례로만 처벌 수위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부사장 유지하는 이유는?” 충격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부사장 유지하는 이유는?” 충격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부사장 유지하는 이유는?” 충격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쫓았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대한항공 보직에서 물러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잠시 후퇴할 뿐 다시 원래 업무로 돌아오기 위한 가능성을 열어둬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뜨겁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업무에서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이에 대해서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한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임시방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도 “재벌 가문에서는 (문제를 일으켰을 때) 보직에서만 잠시 물러나도록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보직만 내려놨다는 건 (업무) 복귀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론의 질타에 업무에서 물러나지만 시간이 지나 이번 일이 국민의 관심에서 사라지면 다시 업무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 부사장이 승객이나 직원을 상대로 직접 사과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론은 차갑다. 재계 관계자는 “언젠가 복귀할 거면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도 국민이 원하는 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좋았다. 기자회견을 하든 조 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든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면서 “보직을 내려놓으면서 굳이 그런 걸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을 타지 말자’는 주장이 이는 등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이날 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전날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는커녕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했는데 이 ‘사과문’이 화를 키웠다. 대한항공은 뒤늦게 낸 입장자료에서 조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면서 사과했지만 승무원에게 잘못을 돌리는 해명으로 거센 반감을 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여기가 북조선이냐”라고 꼬집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甲)질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이날 조 부사장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등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조양호 회장은 사태를 수습하려면 큰딸이 일단 객실 관련 업무에서 퇴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이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비슷한 사례에 대한 처벌 수위에 관심이 모인다.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이하 항공법) 제23조는 ‘승객의 협조의무’로 ‘기장 등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는 행위’,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42조는 ‘항공기 항로 변경죄’ 처벌 조항으로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어 제43조는 ‘직무집행방해죄’로 ‘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여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이 법을 적용받아 처벌을 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소소한 ‘진상’을 부린 승객들의 경우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지만, 심각한 수준의 난동을 부리거나 승무원에게 협박이나 폭행을 가한 경우에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7년 12월 술에 취해 기내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이다. 대한항공 국내선에 탑승한 박 전 회장은 이륙을 위해 창문 덮개를 올리고 좌석을 바로 세워달라는 승무원의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며 “저리 가라”,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등 폭언을 하고 이에 항의하는 다른 승객들에게도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 때문에 활주로에서 이륙대기 상태에 있던 비행기는 기장의 운항 불가 판단에 따라 회항해 박씨를 내려놓느라 한 시간가량 운항이 지연됐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의 구형(벌금 1000만원)처럼 피고인을 벌금형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응보·예방·교화’라는 형벌의 목적 내지 기능의 측면에서 합당하다고 하기 어렵고 그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징역형을 택한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 3월 인천발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해 바닥에서 잠을 자다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손모(50)씨는 항공법 위반에 더해 업무방해 혐의가 추가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손씨는 이 사건으로 항공기 도착지인 호주에서도 처벌을 받았다. 2010년 11월 자신이 탑승 예정 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로 공항에 전화를 걸어 비행기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거짓말을 해 출발을 지연시킨 신모(44)씨는 징역 6월의 실형을 받기도 했다. 이런 판례들로 미뤄 볼 때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직무집행방해 조항이 적용될 경우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항공기 항로 변경죄’가 적용될 경우에는 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테러와 같이 위력을 가해 비행기의 항로를 변경시킨 게 아니라 한 마디 ‘지시’로 회항시킨 경우는 전례가 없어 유사한 판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소란을 피운 경우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많았지만, 이번처럼 기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회항시킨 경우는 오너 일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례가 없다”며 “과거 판례로만 처벌 수위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하더니…” 충격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하더니…” 충격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하더니…” 충격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쫓았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대한항공 보직에서 물러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잠시 후퇴할 뿐 다시 원래 업무로 돌아오기 위한 가능성을 열어둬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뜨겁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업무에서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이에 대해서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한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임시방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도 “재벌 가문에서는 (문제를 일으켰을 때) 보직에서만 잠시 물러나도록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보직만 내려놨다는 건 (업무) 복귀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론의 질타에 업무에서 물러나지만 시간이 지나 이번 일이 국민의 관심에서 사라지면 다시 업무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 부사장이 승객이나 직원을 상대로 직접 사과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론은 차갑다. 재계 관계자는 “언젠가 복귀할 거면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도 국민이 원하는 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좋았다. 기자회견을 하든 조 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든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면서 “보직을 내려놓으면서 굳이 그런 걸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을 타지 말자’는 주장이 이는 등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이날 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전날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는커녕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했는데 이 ‘사과문’이 화를 키웠다. 대한항공은 뒤늦게 낸 입장자료에서 조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면서 사과했지만 승무원에게 잘못을 돌리는 해명으로 거센 반감을 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여기가 북조선이냐”라고 꼬집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甲)질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이날 조 부사장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등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조양호 회장은 사태를 수습하려면 큰딸이 일단 객실 관련 업무에서 퇴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이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비슷한 사례에 대한 처벌 수위에 관심이 모인다.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이하 항공법) 제23조는 ‘승객의 협조의무’로 ‘기장 등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는 행위’,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42조는 ‘항공기 항로 변경죄’ 처벌 조항으로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어 제43조는 ‘직무집행방해죄’로 ‘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여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이 법을 적용받아 처벌을 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소소한 ‘진상’을 부린 승객들의 경우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지만, 심각한 수준의 난동을 부리거나 승무원에게 협박이나 폭행을 가한 경우에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7년 12월 술에 취해 기내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이다. 대한항공 국내선에 탑승한 박 전 회장은 이륙을 위해 창문 덮개를 올리고 좌석을 바로 세워달라는 승무원의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며 “저리 가라”,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등 폭언을 하고 이에 항의하는 다른 승객들에게도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 때문에 활주로에서 이륙대기 상태에 있던 비행기는 기장의 운항 불가 판단에 따라 회항해 박씨를 내려놓느라 한 시간가량 운항이 지연됐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의 구형(벌금 1000만원)처럼 피고인을 벌금형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응보·예방·교화’라는 형벌의 목적 내지 기능의 측면에서 합당하다고 하기 어렵고 그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징역형을 택한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 3월 인천발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해 바닥에서 잠을 자다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손모(50)씨는 항공법 위반에 더해 업무방해 혐의가 추가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손씨는 이 사건으로 항공기 도착지인 호주에서도 처벌을 받았다. 2010년 11월 자신이 탑승 예정 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로 공항에 전화를 걸어 비행기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거짓말을 해 출발을 지연시킨 신모(44)씨는 징역 6월의 실형을 받기도 했다. 이런 판례들로 미뤄 볼 때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직무집행방해 조항이 적용될 경우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항공기 항로 변경죄’가 적용될 경우에는 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테러와 같이 위력을 가해 비행기의 항로를 변경시킨 게 아니라 한 마디 ‘지시’로 회항시킨 경우는 전례가 없어 유사한 판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소란을 피운 경우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많았지만, 이번처럼 기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회항시킨 경우는 오너 일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례가 없다”며 “과거 판례로만 처벌 수위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땅콩 리턴 비슷한 사례 있나 보니…” 충격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땅콩 리턴 비슷한 사례 있나 보니…” 충격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하더니…” 충격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쫓았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대한항공 보직에서 물러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잠시 후퇴할 뿐 다시 원래 업무로 돌아오기 위한 가능성을 열어둬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뜨겁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업무에서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이에 대해서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한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임시방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도 “재벌 가문에서는 (문제를 일으켰을 때) 보직에서만 잠시 물러나도록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보직만 내려놨다는 건 (업무) 복귀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론의 질타에 업무에서 물러나지만 시간이 지나 이번 일이 국민의 관심에서 사라지면 다시 업무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 부사장이 승객이나 직원을 상대로 직접 사과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론은 차갑다. 재계 관계자는 “언젠가 복귀할 거면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도 국민이 원하는 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좋았다. 기자회견을 하든 조 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든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면서 “보직을 내려놓으면서 굳이 그런 걸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을 타지 말자’는 주장이 이는 등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이날 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전날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는커녕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했는데 이 ‘사과문’이 화를 키웠다. 대한항공은 뒤늦게 낸 입장자료에서 조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면서 사과했지만 승무원에게 잘못을 돌리는 해명으로 거센 반감을 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여기가 북조선이냐”라고 꼬집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甲)질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이날 조 부사장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등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조양호 회장은 사태를 수습하려면 큰딸이 일단 객실 관련 업무에서 퇴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이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비슷한 사례에 대한 처벌 수위에 관심이 모인다.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이하 항공법) 제23조는 ‘승객의 협조의무’로 ‘기장 등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는 행위’,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42조는 ‘항공기 항로 변경죄’ 처벌 조항으로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어 제43조는 ‘직무집행방해죄’로 ‘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여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이 법을 적용받아 처벌을 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소소한 ‘진상’을 부린 승객들의 경우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지만, 심각한 수준의 난동을 부리거나 승무원에게 협박이나 폭행을 가한 경우에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7년 12월 술에 취해 기내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이다. 대한항공 국내선에 탑승한 박 전 회장은 이륙을 위해 창문 덮개를 올리고 좌석을 바로 세워달라는 승무원의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며 “저리 가라”,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등 폭언을 하고 이에 항의하는 다른 승객들에게도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 때문에 활주로에서 이륙대기 상태에 있던 비행기는 기장의 운항 불가 판단에 따라 회항해 박씨를 내려놓느라 한 시간가량 운항이 지연됐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의 구형(벌금 1000만원)처럼 피고인을 벌금형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응보·예방·교화’라는 형벌의 목적 내지 기능의 측면에서 합당하다고 하기 어렵고 그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징역형을 택한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 3월 인천발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해 바닥에서 잠을 자다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손모(50)씨는 항공법 위반에 더해 업무방해 혐의가 추가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손씨는 이 사건으로 항공기 도착지인 호주에서도 처벌을 받았다. 2010년 11월 자신이 탑승 예정 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로 공항에 전화를 걸어 비행기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거짓말을 해 출발을 지연시킨 신모(44)씨는 징역 6월의 실형을 받기도 했다. 이런 판례들로 미뤄 볼 때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직무집행방해 조항이 적용될 경우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항공기 항로 변경죄’가 적용될 경우에는 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테러와 같이 위력을 가해 비행기의 항로를 변경시킨 게 아니라 한 마디 ‘지시’로 회항시킨 경우는 전례가 없어 유사한 판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소란을 피운 경우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많았지만, 이번처럼 기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회항시킨 경우는 오너 일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례가 없다”며 “과거 판례로만 처벌 수위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승무원에게 직접 위력 가한 사례 처벌은?”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승무원에게 직접 위력 가한 사례 처벌은?”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승무원에게 직접 위력 가한 사례 처벌은?”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쫓았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대한항공 보직에서 물러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잠시 후퇴할 뿐 다시 원래 업무로 돌아오기 위한 가능성을 열어둬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뜨겁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업무에서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이에 대해서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한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임시방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도 “재벌 가문에서는 (문제를 일으켰을 때) 보직에서만 잠시 물러나도록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보직만 내려놨다는 건 (업무) 복귀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론의 질타에 업무에서 물러나지만 시간이 지나 이번 일이 국민의 관심에서 사라지면 다시 업무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 부사장이 승객이나 직원을 상대로 직접 사과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론은 차갑다. 재계 관계자는 “언젠가 복귀할 거면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도 국민이 원하는 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좋았다. 기자회견을 하든 조 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든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면서 “보직을 내려놓으면서 굳이 그런 걸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을 타지 말자’는 주장이 이는 등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이날 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전날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는커녕 회사가 대신 사과하도록 했는데 이 ‘사과문’이 화를 키웠다. 대한항공은 뒤늦게 낸 입장자료에서 조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면서 사과했지만 승무원에게 잘못을 돌리는 해명으로 거센 반감을 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여기가 북조선이냐”라고 꼬집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甲)질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이날 조 부사장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등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조양호 회장은 사태를 수습하려면 큰딸이 일단 객실 관련 업무에서 퇴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이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비슷한 사례에 대한 처벌 수위에 관심이 모인다.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이하 항공법) 제23조는 ‘승객의 협조의무’로 ‘기장 등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는 행위’,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42조는 ‘항공기 항로 변경죄’ 처벌 조항으로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어 제43조는 ‘직무집행방해죄’로 ‘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여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이 법을 적용받아 처벌을 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소소한 ‘진상’을 부린 승객들의 경우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지만, 심각한 수준의 난동을 부리거나 승무원에게 협박이나 폭행을 가한 경우에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7년 12월 술에 취해 기내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이다. 대한항공 국내선에 탑승한 박 전 회장은 이륙을 위해 창문 덮개를 올리고 좌석을 바로 세워달라는 승무원의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며 “저리 가라”,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등 폭언을 하고 이에 항의하는 다른 승객들에게도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 때문에 활주로에서 이륙대기 상태에 있던 비행기는 기장의 운항 불가 판단에 따라 회항해 박씨를 내려놓느라 한 시간가량 운항이 지연됐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의 구형(벌금 1000만원)처럼 피고인을 벌금형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응보·예방·교화’라는 형벌의 목적 내지 기능의 측면에서 합당하다고 하기 어렵고 그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징역형을 택한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 3월 인천발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해 바닥에서 잠을 자다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손모(50)씨는 항공법 위반에 더해 업무방해 혐의가 추가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손씨는 이 사건으로 항공기 도착지인 호주에서도 처벌을 받았다. 2010년 11월 자신이 탑승 예정 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로 공항에 전화를 걸어 비행기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거짓말을 해 출발을 지연시킨 신모(44)씨는 징역 6월의 실형을 받기도 했다. 이런 판례들로 미뤄 볼 때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직무집행방해 조항이 적용될 경우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항공기 항로 변경죄’가 적용될 경우에는 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테러와 같이 위력을 가해 비행기의 항로를 변경시킨 게 아니라 한 마디 ‘지시’로 회항시킨 경우는 전례가 없어 유사한 판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내에서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소란을 피운 경우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많았지만, 이번처럼 기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회항시킨 경우는 오너 일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례가 없다”며 “과거 판례로만 처벌 수위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너무 섹시해’ 해고당한 비키니 스튜어디스 논란

    ‘너무 섹시해’ 해고당한 비키니 스튜어디스 논란

    터키 항공의 한 스튜어디스가 너무 섹시한 화보와 영상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최근 영미권 언론들은 터키발 뉴스를 인용해 "터키 항공에 근무하는 스튜어디스 주할 센굴(31)이 회사 측으로 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고 보도했다. 항공사 회장의 분노로 결국 해고까지 당한 센굴은 최근 이탈리아 잡지에 소개된 화보 촬영이 문제가 됐다. 이 화보에서 그녀는 섹시한 비키니 복장을 입고 터질듯한 몸매를 과시해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문제는 그녀가 터키라는 엄격한 이슬람 사회의 대표적인 항공사 스튜어디스라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항공사 측은 자사 스튜어디스들에게 립스틱과 컬러풀한 메이크업 금지령까지 내려 세계적인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처럼 보수적인 문화에서 비키니 화보는 그야말로 용납하지 못할 수준이었던 것. 이에대한 센굴 측과 항공사 노동조합의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으나 대체로 회사 측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터키항공 노동조합 측은 "회사 측이 점점더 보수적이고 종교화 되고 있다" 면서 "직원들에게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행위를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달마 이전에 中서 禪문화 융성”

    “달마 이전에 中서 禪문화 융성”

    중국 선불교(禪宗)의 창시자인 보리달마 이전, 중국에 선(禪) 문화가 융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불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념과는 달리 중국 선불교의 역사가 남북조시대 인도에서 건너간 보리달마 이전으로 확장된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화제의 주인공은 동국대 외래교수 형운 스님. 형운 스님은 양나라 혜교의 ‘고승전’ 속 선 용어를 분석해 펴낸 ‘달마 이전의 중국선’을 통해 달마 이전에 이미 ‘선종’의 종파적 의식이 가미되지 않은 선 수행법을 비롯해 다양한 선적 용어와 문구들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고승전에는 후한 영평 10년(67년)부터 양나라 천감 18년(519년)까지 453년간의 대표 고승 257명의 업적과 수행이 기록돼 있다. 선종이라는 종파 의식이 들어 있지 않은 선 수행법을 살펴볼 수 있는 불교 문헌인 만큼 스님의 파격 주장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학계에선 거의 의심 없이 중국 선종의 초조라는 달마를 중국 선의 연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형운 스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승전에는 인도에서 전래된 선을 닦은 인물이 상당수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역경승 아나마저(阿那摩低)가 항상 사원의 나무 아래에서 좌선에 매진했고, 7000명의 제자를 배출한 법통 스님은 30년간 종산에서 좌선에 임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달마보다 앞선 선사들이 좌탈 입적했다는 기록들도 상당수 나타났고 정림사나 정관사, 선각사 등 선수행 공간임이 확실한 선찰 이름도 곳곳에 들어 있다고 한다. 형운 스님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고승전 시대에 이미 선 어휘들이 풍부했다는 점이다. 선나(禪那)·선정(禪定)·입정(入定)·돈오(頓悟)에 심지어는 총림·선림·선원 같은 용어도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을 감안할 때 지금 통용되는 ‘선’은 고승전 당시나 인도의 선 전체를 포함하지 않고 보리달마 이후의 선을 지칭하는 극히 제한적 용어라는 것이다. 형운 스님은 “선종에서 최상승선을 추구하는 경향은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문자나 방편들을 거부했고 결과적으로 최상의 근기만이 행하는 간화선을 탄생시켰다”며 “간화선의 대중화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라도 달마 이전의 풍부한 선어들이나 선법을 통한 교화방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동북아 위기청소년 정책 세미나 20일 개최

    동북아 위기청소년 정책 세미나 20일 개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동북아 위기청소년 정책 세미나’를 20일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여성가족부와 부산시의 후원으로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청소년! 위기를 넘어 희망찬 미래로’를 주제로 청소년사업의 주요 이슈인 위기청소년 정책의 발전적 대안을 모색하고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동북아 중심인 부산에서 한·중·일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과 토론이 이뤄지는 자리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밖청소년 및 미디어중독 유관기관 실무자, 학계 전문가, 부모, 교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  제1부는 정원식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고문(전 국무총리)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된다. 청소년의 위기극복이라는 주제로 청소년 위기를 야기하는 개인·환경·문화적인 측면에 대해 살펴보고, 위기극복을 위해 현 시대 청소년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적 접근은 어떤 것이 있는가에 대해 강연한다.  이어지는 주제 강연에서는 한·중·일을 대표하는 위기청소년 전문가가 각국 위기청소년의 정책과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한국을 대표해 이광호 경기대 교수가 현재 우리나라 위기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통합지원 서비스 정책의 핵심인 CYS-Net(지역사회 청소년통합지원체계)의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일본에서는 위기청소년 문제가 주로 학교에서 발생하고 있어 한국과는 차별화되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등교거부, 이지메, 교실붕괴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일본의 위기청소년 정책현안과 대응방안에 관해 노지마 가즈히코 큐슈대 명예교수 겸 일본 심리임상학회 이사장을 통해 알아본다.  이어 샤오 후아 중국 상주공과대 교수가 중국 위기청소년들의 다양한 상황에 대해 발표한다. 중국은 현재 위기청소년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은 없으나, 정부 조직들이 예방, 법률, 교화 정책을 기본으로 위기청소년을 지원해오고 있어 구체적 대응방안과 성과를 살펴본다.  제2부에서는 ‘학교밖청소년’과 ‘청소년 미디어중독’이라는 주제로 각국 전문가의 발표와 토론이 분과별로 진행된다.  ‘학교밖청소년’ 분과에서는 ‘일본의 부등교 문제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라는 주제로 시작한다. 오다 아키라 일본 우베프론티어대 교수가 현재 일본의 부등교 청소년 현황과 부등교 문제에 관한 대책을 발표한다. 이 분과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 9월부터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학교밖청소년을 둘러싼 주요한 사회적 이슈를 점검하고 심층적 진단을 통해 보다 나은 대안을 모색하고자 진행된 ‘학교밖청소년 미래전략포럼’의 결과를 최종 발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김민 순천향대 교수는 ‘학교밖청소년 건강증진 서비스 확대방안’이라는 주제로 건강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학교밖청소년의 건강증진 방안을 제시한다. 건강검진 대상 연령 및 검진항목 확대, 건강관리 시스템 구축, 건강 바우처와 같은 맞춤형 건강복지 서비스 지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한동우 강남대 교수는 ‘학교밖청소년 지원을 위한 기업참여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그 동안 학교밖청소년 지원에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원인을 분석하고, 기업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자원연계 파트너십 구축, IT, 통신, 유통, 서비스 기업과 연계하는 사회공헌 사업 아이디어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여가부는 2015년부터 시행될 학교밖청소년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200개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는 이러한 정책 흐름에 맞춰 좀 더 실질적인 차원에서 학교밖청소년 지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소년 미디어중독’ 분과에서는 한국과 중국에서의 청소년 미디어중독 현황과 대응방안에 대한 각각의 발표가 이어진다. 리 후안 중국 청소년정신건강개발원 부소장은 ‘중국의 청소년 미디어 중독 현황과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미디어 중독 현황과 정부의 종합대책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신성만 한동대 교수는 ‘한국의 청소년 미디어 중독 현황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국내 시기별 주요정책 변화를 분석하고,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주제발표 후의 전문가 토론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청소년 미디어중독의 심각성에 대한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진다.  권승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장은 “한·중·일 3국이 사회·문화적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위기청소년 문제 또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번 세미나를 통해 공동의 대응방안이 모색된다면 매우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문화단신]

    묘법연화경 목판인쇄본 첫 전시 조선 세조대에 만들어져 일본으로 건너간 불교 경전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희귀 목판인쇄본이 한국에서 처음 전시된다. 서울 중구 동국대 박물관은 다음달 19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교 108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108번뇌로부터의 해탈: 각즉불심(刻卽佛心)’을 열고 이 판본을 공개한다. 조선 세조 5년(1459년)에 간행된 이 판본은 세종의 며느리 광평대군부인 신씨가 세조와 그 왕비인 정희왕후, 세자의 복을 기원하고 세종 등의 명복을 빌고자 간행했다. 1권에 수록된 변상도(變相圖·불교의 종교화)는 석가여래 앞에 무릎을 꿇고 불법을 청하는 ‘보살형 청문자’가 등장하는 그림으로는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이번 전시에서는 1권과 김수온(金守溫·1410~1481)이 쓴 발원문이 포함된 7권이 공개된다. 메가박스 신촌점 ‘데뷔의 순간’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는 오는 21~30일 서울 마포구 신촌점에서 제3회 무비아카데미 ‘데뷔의 순간-한국영화 마스터클래스’를 연다.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2000), 이준익 감독의 ‘키드캅’(1993), 변영주 감독의 ‘밀애’(2002), 정윤철 감독의 ‘말아톤’(2005)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10명의 데뷔작을 하루 한 편씩 상영하고 금·토·일요일에는 이들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다.
  • [단독] 지금 평양엔 싸이 ‘말춤’ 가르치는 댄스 과외도 있다

    [단독] 지금 평양엔 싸이 ‘말춤’ 가르치는 댄스 과외도 있다

    #사례 1: 2008년 탈북한 고모(33·여)씨는 “2000년 초 MBC 드라마 ‘이브에 모든 것’을 보고 장동건 오빠를 좋아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고씨는 당시 드라마 주제가를 흥얼거리며 주인공 역할을 했던 장동건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드라마 속 장면에서 “장동건 오빠가 여자 친구(채림)의 발목에 발찌를 채워 주는 모습을 보며 자상함에 끌렸다”고 강조했다. #사례 2: “여자를 위해 죽는 남자, 쉽지 않죠….” 1998년 한국에서 제작·방영된 영화 ‘남자의 향기’에서 주인공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대신 교수형을 당하는 것을 본 탈북자 박모(38)씨는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남존여비’ 사상이 여전이 지배적인 북한에서 불고 있는 한류에 대해 “문화죠, 이젠 북한 주민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어요”라며 “북한 사회에서 (한국 드라마를) 안 보면 ‘바보’란 말이 나오죠”라고 평가했다. ●배터리로 2~3시간 충전 TV·영화 시청 북한에서의 ‘한류’는 2000년 초반부터 북·중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가만히’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열풍’이라 할 정도로 대도시를 비롯해 내륙 깊숙한 지역까지 퍼지고 있다. 초기에는 ‘장군의 아들’, ‘남자의 향기’, ‘약속’ 등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영화가 주를 이뤘으나 특유의 감성을 자극하는 ‘3각 로맨스’가 대세를 이루며 ‘드라마 열풍’의 확산을 견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자상한 남자 배우가 북한 여성의 이상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드라마를 본 여자는 눈이 높다’는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수다. 이런 가운데 북한 주민은 자동차에 사용하는 일명 ‘빳데리’(배터리)를 이용해 TV를 본다. 이 ‘빳데리’로 한 번 충전하면 보통 2~3시간 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고 한다. 청진에 거주하다 2010년 탈북한 한 탈북자는 “청진과 함흥 등 대도시 거리에서 자전거에 ‘빳데리’를 싣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다 한국 드라마 보는 사람이다’ 할 정도로 ‘빳데리’는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中서 불법 복제 USB… 종영 1주일 만에 유통도 한국 드라마는 2000년 초반에는 주로 비디오 카세트(VCR)로 통용됐지만 최근 드라마와 영화는 중국에서 USB와 DVD로 불법 복제돼 ‘북·중 국경’을 통해 ‘밀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드라마가 USB 등으로 유통되는 것은 정치적 동기가 아닌 ‘돈벌이’를 위한 상업적 동기라는 데 특징이 있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주로 방영되던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2~3년 정도 지난 후에 북한으로 흘러들어 갔지만 최근에는 유입 주기가 짧아져 한국에서 종영된 지 1주일 만에 북한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은 북·중 국경 주변에서 활동하는 브로커가 인터넷을 통해 불법 복제한 드라마를 종영과 함께 북한에 배급하면서 생겨난 ‘흐름’이다. 또 대도시 장마당을 중심으로 도·소매가 활성화되면서 이런 현상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한국에 입국한 강모(27·여)씨는 지난 4월 북한에 남겨진 가족과 통화하다 깜짝 놀랐다. 가족들이 당시 ‘대세남’인 배우 김수현을 물어보는 것을 듣고 어떻게 알았냐고 되물었다가 남한에서 지난 1~2월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북한에서 유통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국경 지역에서는 종영 1주일 이내, 평양 등 내륙 지역에서는 이르면 한 달 이내에 따끈따끈한 최신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강씨는 전했다. ●‘직통생’ 중심 20~30대 남한 패션·트렌드 수용 ‘한류 확산’을 주도하는 북한 내 ‘홍위병’은 대부분 20~30대 청년이다. 최근 들어 북한의 일부 젊은이는 남한의 10~20대 문화를 곧바로 수용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도시의 고위층이나 부유층 자녀들 중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 젊은이들, 이른바 ‘직통생’(북한에서 중학교 졸업 후 입대하지 않고 곧바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을 일컫는 말)들을 중심으로 남한의 뮤직비디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랩, 힙합, 록 등 인기 가요를 따라하며 패션이나 말투, 헤어스타일까지 다 남한 드라마에 나오는 그대로 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군대를 다녀온 대학생보다 ‘직통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진취적”이라면서 “남한 사회에서 유행하는 패션이나 트렌드를 곧 바로 수용하는 것은 ‘문화적 교감’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션 리더는 리설주가 아닌 ‘남한 드라마 배우’ 북한의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스타에 대한 팬덤 현상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고모씨는 배우 장동건의 ‘골수팬’이다. 그녀는 북한에 자신과 같은 장동건 ‘팬’들이 ‘부치지 못한 편지’에 대해 얘기했다. 그녀는 “특정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편지도 쓰고 영화도 같이 본다”면서 “그러나 당국의 감시나 내부 스파이 때문에 마음이 맞는 소수만 자리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드라마나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가요 프로그램과 시트콤을 몰래 보는 젊은 층도 늘고 있어 가수 싸이의 ‘말춤’이나 소녀시대의 ‘제기차기’ 춤을 가르치는 ‘댄스 과외’까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北 당국 강력 단속에도 ‘한류’ 확산 제지 못해 북한 내에서 ‘패션’ 리더로 자리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를 두고 그녀도 남한 드라마의 영향에 휩쓸려 간 현상이란 주장이 나온다. 한 탈북자는 “리설주와 모란봉 악단 모두 김정은 시대 들어 남한 문화에 젖은 북한 사회 현상을 일부 흡수한 측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유행은 ‘리설주식’이 아닌 ‘한국식’”이라며 유행의 진원지가 남한 드라마를 비롯한 ‘영상물’이라고 강조했다. 리설주가 화려한 옷을 입고 공식 석상에 등장하면서부터 북한 당국이 거리에서 여성의 옷차림을 단속하는 것도 줄어들었다. 그녀가 패션의 ‘순기능’ 역할을 한 것이다. 북한은 ‘제국주의 사상과 문화’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복제 DVD와 USB, 라디오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중앙 차원에서 내려보냈다. 각 도에는 ‘중앙당검열대’를 파견해 집중 검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민에 대한 비사회주의 행위 검열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통칭 ‘비사그루빠’나 ‘타격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남한 영화 및 드라마를 단속하는 기관인 ‘130상무조’가 2010년 1월 조직됐다.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에는 이를 통해 적발된 북한 주민이 1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이 일찍부터 ‘모기장’을 쳐서 ‘자본주의 황색바람’을 차단하려 하고 있으나 남한 대중문화가 북한 주민 사이에 퍼지면서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로버트 킹 “北의 인질 석방, 인권결의안 저지 위한 조치”

    로버트 킹 “北의 인질 석방, 인권결의안 저지 위한 조치”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3일 ‘샤이오 인권포럼’에서 “북한이 지난 9일 미국인 억류자들을 석방한 것은 북·미관계를 개선하려는 북한의 조치이며,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통과를 막기 위한 노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킹 특사는 한국 주도로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인 이 포럼에서 “미국인 억류자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족에게 돌아간 것이지 모종의 협상을 통해 대북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북한이 별도의 협상 없이 억류자 석방 의사를 밝혔고 우리는 환영의 뜻을 밝힌 것”라면서 일각에서 거론된 북·미 간 ‘이면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더불어 그는 “북한은 과거(국제사회가 제기하는) 인권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북한이 올해 전례 없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데는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같은 날 “북한 인권문제를 반드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이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 인권문제의 실질적 개선 방안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금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 교화소에서 발생하는 인권 유린 사례를 발표하면서 “(북한)교화소에서 결핵, 영양실조(허약), 간염 등의 질병에 걸린 경우에는 병반(병방)에 수용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화소 내)열악한 위생, 만성 영양부족, 중노동으로 인해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교화소 시설 및 운용수칙’을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 통일연구원은 2011년부터 해마다 북한 인권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샤이오 인권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부 “김정욱 선교사도 조속히 석방해야”

    정부 “김정욱 선교사도 조속히 석방해야”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들이 석방되며 1년째 북한에 억류 중인 우리 국민 김정욱 선교사도 풀려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 내에서는 남북대화가 끊긴 현재 국면에서 김씨가 당장 석방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정부는 9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북측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김정욱 선교사도 조속히 석방·송환하고,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한 간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김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북통지문을 보낸 바 있어 이번에 다시 보낼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혀 사태가 더 장기화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부는 지난 9월 중순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로 김씨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지만, 북한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씨의 억류는 이번에 석방된 케네스 배와 매슈 토드 밀러의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해법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두 사람은 반공화국 적대 범죄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반면, 김씨는 ‘국가전복음모죄’로 체포돼 북한 입장에서는 죄질이 더 나쁘기 때문이다. 케네스 배와 밀러는 각각 노동교화형 15년형과 6년형을 선고받았었지만, 김씨는 종신형인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것도 이들의 죄질 차이가 크다는 점을 보여 준다. 특히 북한 매체에서는 김씨 억류를 ‘간첩 사건’으로 소개하고 있다. 북한은 향후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국면에서 김씨 석방 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대화가 재개되는 시점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김씨 석방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 지원과 선교 사업을 해 온 김씨는 지난해 10월 입북 신고 없이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평양에서 국가안전보위부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北 미국 인질석방, 한반도 경색 돌파구 돼야

    북한이 억류해 온 미국인 인질 2명을 그저께 전격 석방함에 따라 북·미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에도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반(反)공화국 적대범죄 행위’로 북한 감옥에 갇힌 미국인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 석방을 위해 물밑 교섭을 해 왔고, 북한이 이에 호응해 미 정부의 요구를 들어준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석방 교섭을 위해 오바마 행정부 내 정보기관 총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을 사실상 대통령 특사 형식으로 파견했다는 점이다. 클래퍼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10여개 정보기관을 총괄지휘하는 인물이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일정보 보고를 하며 수시로 독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클래퍼 국장의 북한 내 행적은 보도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핵심 실세들과 만나 북한의 입장을 청취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 인권이 국제사회의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함과 동시에 북·미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북한 수뇌부의 생각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번 석방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하거나 북·미 관계가 순풍에 돛단 듯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미 관계의 키는 무엇보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가 쥐고 있다는 의미에서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석방 카드가 2차 남북고위급 접촉 무산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북한이 미국 억류자 전원을 석방한 것은 고전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전복 음모죄’ 등으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년째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가 석방 리스트에서 제외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미국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는 자성론과 함께 대화를 통한 북한 리스크 관리론이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북·미 관계 개선이 현실화되는 상황은 우리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하지만 남북 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우리의 한반도 및 동북아 주도권은 급격하게 약화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더욱이 오늘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일 정상회담을 한다. 센카쿠열도 분쟁과 일본의 집단자위권 확대 등으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던 양국이 현실적인 실리 추구로 방향을 틀었다는 의미가 된다.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일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간자로서의 위상 확보를 노렸던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외교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게 된 상황이다. 이런 복잡한 구도 속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깊은 의미가 있다. 2차 고위급 접촉이 대북 전단 문제로 무산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내일 시작되는 육·해·공군의 호국훈련에 대한 북측 비난전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는 북·미 간 현안인 석방자 문제가 해결된 시점에서 김정욱 선교사 석방이 남북 관계 개선의 단초가 된다는 점을 엄중하게 촉구하는 동시에 서서히 닫혀 가는 남북 관계 개선의 문이 이 여사의 방북을 통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한다.
  • “북한, 억류 미국인 다 내놓았다.”, 미국의 ‘선물’은 과연...

    북한이 8일 억류해온 미국인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씨를 전격 석방했다. 배씨는 2년만에, 밀러씨는 7개월만에 풀려났다. 이들은 이날 오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에 파견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과 함께 평양을 떠나 미국령 괌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날 밤늦게 워싱턴 주 매코드 공군기지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2012년 11월3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작년 4월30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올 4월10일 북한에 입국한 밀러씨는 지난 9월14일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에게는 모두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라는 죄목이 씌워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4월 29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됐던 또다른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을 지난달 21일 전격 석방했다. 이로써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 모두 자유의 몸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의 안전한 귀환에 매우 감사한다”며 “오늘은 그들(케네스 배, 매튜 밀러)과 가족에게 매우 좋은 날이며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무부도 환영 성명을 통해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를 대표해 교섭을 담당한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에게 감사한다”며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이익대표부로서 끊임없이 노력해온 스웨덴 정부를 비롯한 전 세계 우방에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석방교섭을 위해 과거 전직 대통령이나 정치인을 주로 보내던 관례를 깨고 오바마 행정부내 정보기관 총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을 대통령 특사로 북한에 파견했다. 클래퍼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10여개 정보기관을 총괄 지휘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일 아침 일일 정보보고를 하며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석방교섭 과정에서 북한 측이 고위급 대통령 특사의 파견을 요청하자 대북정책을 직접 담당하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고위직 인사 대신 북한과 관련한 현안을 잘 이해하고있는 클래퍼 국장을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번 특사 파견은 북핵협상과는 관련이 없다”며 “북한이 기존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클래퍼 국장은 특사의 자격으로 정무현안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청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DNI의 한 관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클래퍼 국장이 북한의 말을 들으려고 북한을 찾았지만 핵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는 북한의 이번 석방조치에 대해 유엔 차원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을 계속 억류하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오는 11∼12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압박정책을 유지하는 양국에 유화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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