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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항공산업, 어떻게 살려야 하나/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 경영학 석좌교수

    [시론] 항공산업, 어떻게 살려야 하나/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 경영학 석좌교수

    최근 몇 주 사이에 한국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그것도 개방경제 국가의 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항공산업의 양대 국적항공사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가치를 지탱해 주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그룹 지배주주의 독단과 황제경영의 폐단으로 인한 무분별한 기업 인수 및 확장은 ‘승자의 저주’라는 덫에 걸려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우량 기업의 핵심 가치를 퇴색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지배주주 리스크로 인해 매각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 최근에 기업 이미지가 극도로 악화된 대한항공의 문제점은 매각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있는 아시아나항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훨씬 더 복잡한 구조를 안고 있다. 타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항공사 최고경영자로서 나름 실적도 좋고 평판도 괜찮은 재벌 회장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재벌 지배주주들이 공통으로 가진 형제간의 암투와 비전문가들인 가족경영의 폐단과 탐욕 및 갑질 행패의 희생양이 돼 버렸다. 따지고 보면 오늘날 대한항공의 문제는 파산한 한진해운 문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2006년 사망과 함께 계열 분리 작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전문성이 전혀 없는 그의 부인이 한진해운의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이사회도, 조양호 회장도 막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그야말로 우량 회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빚투성이의 거대한 불량 회사로 전락하게 된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지원했던 2013년부터 대한항공도 동반 부실해졌다. 2012년 말 771%였던 대한항공 부채비율(별도 재무제표 기준)이 한진해운 파산 직전인 2016년 6월 말 1109%로 뛰어올랐다. 종국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그림자가 대한항공 그룹을 덮치면서 세계적인 해운 네트워크 그룹에 편입돼 있던 한진해운을 파산시키게 되는데, 이에 대한 정부와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이후 대한항공그룹의 기업 가치 훼손과 평판 리스크는 급기야 지배주주 친족들의 극단적인 갑질과 탐욕 및 비리 등으로 급전직하했고, 마침내 대한항공 그룹은 망망대해에서 선장 잃은 배와 같은 신세가 돼 버렸다. 위기에 빠진 양대 국적항공사는 국민의 안전은 물론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 발전 차원에서도 이대로 내버려 둘 수가 없기에 아래와 같은 대책을 주문한다. 첫째, 사전적 개혁 방안으로, 공정거래법이나 거래소 상장 규칙을 개정해 지배주주들의 폐단인 독단적 황제경영을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MoM(Majority of Minority) 규칙의 도입을 촉구한다. MoM은 주총에서 비지배주주들의 다수결로 총수 일가의 이사와 임원 임명 및 이들의 보수를 결정하고, 계열사 간의 M&A,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대안이다. 둘째는 정부의 사후 감독 강화다. 국토교통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할 수 있는 전관 출신의 항공 마피아들과 항공산업의 유착을 발본색원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항공산업 발전과 안전을 해치는 그 어떠한 도덕적 해이도 용납해선 안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 개혁은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한심한 발상을 버리며, 재벌들의 반민주적 지배구조를 혁파하기 위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셋째는 검증 안 된 지배주주들은 경영에서 일절 손을 떼고, 항공산업의 특수성과 전문성에 걸맞은 문무를 겸비한 전문경영인을 초빙할 수 있도록 이사회와 주총 및 언론 등에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웃 나라 일본항공(JAL)의 유사한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일본항공은 파산 직전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일본 ‘경영의 신’이라고 불렸던 이나모리 가쓰오(稻盛和夫) 교세라 창립자를 삼고초려를 해 모셔 온다. 그는 관료 출신의 잇따른 낙하산으로 엉망이 된 경영과 적자가 1조원이 넘어 상장 폐지까지 된 일본항공의 구조적 적폐를 3년 만에 해결했다. 일본항공은 흑자 전환했고, 주식 재상장을 통해 10조원짜리의 회사로 환생했다. 이 과정에서 무보수를 택한 이나모리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압력으로 손도 대지 못했던 적자 노선 45개를 없앴고, 귀족노조의 천국이었던 일본항공의 퇴직연금을 삭감하는 등 사심 없는 카리스마를 보여 주었다. 우리 항공산업도 이런 일본 사례를 벤치마크해야 한다.
  • 김정은, 러 태평양함대 사령부 갈 듯… 마린스키 발레단 극장 방문도 추진

    김정은, 러 태평양함대 사령부 갈 듯… 마린스키 발레단 극장 방문도 추진

    교도통신 “金, 24일 푸틴과 만찬 계획 25일 단독·확대회담, 26일 현지 시찰” 극동지역 최대 수족관도 방문지 거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26일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면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와 마린스키 발레단 극장 등을 둘러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22일 러시아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고 “의전 담당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북한 고위관료가 시찰 예정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방문지로 세계적 수준의 발레 공연이 펼쳐지는 마린스키 극장 극동지부, 극동지역 최대 규모의 수족관,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승선 등이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또 북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24일 특별열차로 하산을 통해 러시아에 들어가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찬을 한 뒤 25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잇달아 가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26일 북한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현지 북한 유학생 및 연구자 등과 만나는 행사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크렘린은 “(정상 간) 만남은 4월 말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장소는 루스키섬에 위치한 극동연방대학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김 부장과 림천일 북한 외무성 러시아담당 부상,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지난 21일 극동연방대학을 방문, 미니밴을 타고 이동하며 과거 정상회담이 열렸던 시설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극동연방대학은 푸틴 대통령이 매년 주변국 주요 정상을 초청해 동방경제포럼을 개최하는 장소다. 루스키섬을 가려면 루스키대교를 반드시 거쳐야 하기에 교통 통제 등 경호에 용이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9월 이곳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24일 특별열차로 러시아에 들어가려면 23일 오후쯤 평양을 출발해야 한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열차로 10~15시간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을 수행 중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김 위원장이 아마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국가산업 경제성 따지는 예타제도… OECD 회원국 중 유일

    국가산업 경제성 따지는 예타제도… OECD 회원국 중 유일

    정부는 2018년 12월부터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열리는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공유경제 활성화와 생활형 SOC, 반도체 클러스터 등 주요한 경제정책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지난 4월 3일 개최된 제12차 회의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이 발표되었다. 이보다 앞선 1월 29일에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전제로 하는 24조원 규모의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엄격한 예비타당성조사로 인해 지역발전에 필요한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음을 추진배경으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흔히 줄여서 ‘예타’라고 부르는 이 제도는 왜 지역발전의 걸림돌처럼 인식되고, 이것을 바꾸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처럼 간주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업비 500억 이상 사업 타당성 조사 예타는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인 건설, R&D, 정보화사업 등을 대상으로 예산편성 전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 앞서 비용을 들여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보는 절차이다. 예타는 크게 ①경제성, ②정책성, ③지역균형발전이라는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부문별 분석결과를 토대로 계층화분석(AHP)이라는 종합평가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경제성이 0.9 이상, AHP가 0.5 이상이 나올 경우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은 ‘예비타당성 조사 수행을 위한 일반지침’, ‘예비타당성 조사 표준지침’ 등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각종 SOC 사업의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R&D의 경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정부 예산부처가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투자 사업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있음을 고려해 보면 상당히 독특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1999년 제도도입 이래 2018년 말까지 20년 동안 849개 사업(386조 3000억원)이 예타를 거쳤으며, 이 가운데 35.3%에 해당하는 300개 사업(154조 1000억원)이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어 사업을 시행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불필요한 사업비용 154조원을 절감함으로써 재정효율화에 기여했다고 밝히고 있다. 예타제도의 시행은 대규모 투자 사업에 있어 투입되는 비용보다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이 크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시작할 수 있게 하였다. 중앙부처 및 지자체 모두에게 ‘과연 이 사업계획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 수 있을까’가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도록 만들었다. 예타가 시행된 이후부터 예타를 거친 다음 타당성조사, 설계, 보상, 시공으로 연결되는 순차적인 공공투자사업 관리가 제도화되었다. 과거 일상적이었던 우격다짐식, 일단 시작해 놓고 보자는 식의 대규모 투자사업을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된 데는 예타의 공이 크다 할 수 있다. ●개발시대의 종식 선언 1960년대 이래 우리나라는 산업화, 도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각 부처는 자신의 사업이 더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으나 이를 판단하거나 통제할 방안이 제도적으로 없었다. 전체 차량이 6만대에 불과하고 도로포장률이 8%에 불과하던 시절 경부고속도로가 만들어지고, 허허벌판이던 강남의 테헤란로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2호선이 건설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산보다 사업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 주택을 비롯한 도로, 철도, 공항, 전력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공급부족이 드러났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대 신도시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 경부고속철도(KTX) 등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사업을 단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재원확보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사업의 효과적인 사업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중복투자, 사업지연, 잦은 계획 및 설계 변경으로 인한 사업비 급등은 일상이 되었다. 특히 고속철 도입이 그러했다. 이에 1991년 7월 당시 경제를 총괄하던 경제기획원은 대형 투자사업에 대해 재원조달에 대한 사전검토작업을 거쳐 우선순위를 인정받는 경우에만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대형투자사업심사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각 부처의 사업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각종 대형 투자는 계속되었고, 그 결과 과잉투자에 따른 수요부족에 시달리게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도 발생했다. 1998년 9월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은 5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신규사업에 대해서는 객관적 타당성을 검증받도록 하는 예비타당성조사제도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하였다. 부처가 제출한 16개 사업 가운데 8개 사업만 타당성을 인정하고 예산을 배정하였다. 사업을 수행하는 부처가 주도하던 과거와 달리, 예산을 배정하는 부처가 우위에 서는 쪽으로 변화한 것이다. 예타의 시행은 미국 서부시대와 같던 개발시대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지역격차 가속화 부작용 속출 예타 시행에 따라 사업추진 체계는 합리화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확대되었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예타를 통과하려면 무엇보다도 투입되는 비용(C)과 편익(B)을 고려하는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데 대부분의 사업에서 인구가 많고 밀집된 수도권과 대도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비판이 지방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인구가 부족하여 지역발전을 위한 대규모 사업의 경제성 충족이 어렵게 되었고,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각종 산업과 인구가 떠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 문제를 보완하려고 예타 평가항목에 ‘지역균형’이 추가되었다. 경제성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해당 사업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광역시를 비롯한 주요 도시 36개 지역은 낙후된 지역과의 격차를 더 확대시킨다는 이유로 지역균형 항목에서 감점을 받음으로써 ‘도대체 사업을 할 수가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게 되었다. 수도권과 대도시의 사업은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지방은 수요가 없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각종 사업이 연이어 좌절되면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는 모두에게 불편한 대상이 되었다. 또한 예타가 복잡하고 정교해짐에 따라 조사기간이 장기화되었다. 2009년에 8개월이면 끝나는 예타 수행기간이, 2017년에는 21개월이 넘었다. 이러다 보니 처음 구상에서부터 시작해서 완공이 아닌 착공까지 10년이 넘게 걸리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복잡한 분석기법을 통해 매우 정교해 보이는 예타지만, 실제로 뜯어보면 불합리한 점이 많다. 교통수요가 집중되는 주말교통량은 교통량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주말마다 정체를 빚는 도로의 확장이나 신설은 지연되었다. 전체 구간의 일부를 확장하는 경우 해당 구간에 대해서만 비용과 편익을 따짐으로써 고속철도 평택~오송 구간의 병목구간 해소는 늦어졌다. 사업을 통한 환경피해는 비용으로 포함되지만, 사업으로 얻어질 수 있는 환경적 이득은 반영되지 못해 수도권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철도사업은 추진되지 못한다. 신도시의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이 이미 광역교통망대책(GTX) 비용 수천억원을 납부했지만, 예타에서는 이를 포함하지 않고 비용을 산정함으로써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사례 등이 그것이다. 예산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합리적인 기준일 수 있으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일 수밖에 없다. ●비수도권 경제성 비중 축소… 우회적 운용 정부는 그동안 이러한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편법으로 우회해 왔다. 호남고속철도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으로, 강릉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명분으로 경제성이 없음에도 강행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때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재정법시행령을 개정하여 ‘국가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와 관계없이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들었으며, 나중에는 국가개정법을 개정하여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요건을 법률에 명시하였다. 그러나 제도 자체를 개편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제도를 자의적으로 운영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정부는 결국 수도권과 지방에 각기 다른 평가항목을 적용한다는 개선안을 제시하였다. 비수도권은 경제성 비중을 축소하고 균형발전평가 비중을 늘리고, 수도권은 균형발전 항목을 삭제하고 경제성과 정책성만을 고려하여 판단하도록 해 20년 동안 유지되어 온 일원화된 평가체계를 변경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항목 및 비중의 조정만으로 예타가 가진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을까. ●재정 효율화 잣대로만 사업성 따질 순 없어 예타가 도입된 1999년은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대규모 과잉·중복 투자로 인한 IMF 경제위기를 겪던 시절이었다. 1960년대 이래 누적되어 온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존의 관행을 통제하고 제어할 체계가 필요했고, 공공 부문의 축소와 효율화를 강요한 IMF 체제 덕분에 예산관리체계의 대폭적 변화가 가능했다. 예타는 20년 동안 재정효율화에 기여했지만, 한국은 큰 폭의 변화를 겪게 되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는 심화·가속화하고, 지방은 소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유입이 이루어지는 수도권도 균형발전 논리에 묶여 교통 부문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면서 세계 최장시간 통근시간과 부동산 가격 폭등에 시달리게 되었다. 재정효율화는 필요하지만 모든 것에 우선하는 과제는 아니다. 필요에 따라 비효율을 감내해서라도 더 큰 문제를 막아 내야 하는 것이 2019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예타 항목의 일부조정 같은 미세조정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와 수도권 부동산값 폭등 등의 문제다. 한시적으로라도 예타 제도를 유보하여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규모 재정 투입이 가능하도록 조절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기존 예타를 폐지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20년 전 예타는 ‘해답’이었으나 현재와 미래에는 아닐 수 있다. 만약 예타를 적용했다면, 1989년 10조원을 투자하여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갯벌을 메워 2020년까지 연간 1억명이 이용하는 인천공항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울 수 없었을 것이다. 때로는 무모해 보였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세계 10위권인 대한민국의 현재가 가능했다.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제도와 체제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여기는 중국] 달리던 오토바이 ‘펑’ 소리와 함께 화염…운전자 혼비백산

    [여기는 중국] 달리던 오토바이 ‘펑’ 소리와 함께 화염…운전자 혼비백산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의 한 도로에서 달리던 오토바이가 화염에 휩싸였다. 중국 현지매체들은 충칭시 주룽포구 인근을 달리던 오토바이에 불이 붙어 일대 교통이 한때 통제됐다고 전했다. 뒤따라오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장면을 보면 혼잡한 도로에서 천천히 속도를 내던 오토바이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다. 가죽 재킷 탓에 이를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운전자는 수초 후 뒤를 돌아보고 오토바이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한다. 놀란 운전자는 황급히 몸을 피했다. 현지언론은 인근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이 함께 화재를 진압했으며 오토바이 운전자는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오토바이는 CFMOTO의 400NK 모델로 운전자는 이 오토바이를 며칠 전 중고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CFMOTO는 1989년 설립된 중국 대표 모터사이클 업체로 98개 차종과 51개 엔진을 개발했다. 대배기량 엔진을 가장 먼저 획득한 중국 브랜드이며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ATV 사륜바이크와 엔진으로 인지도를 굳혔다. 최근 이 업체는 신모델 650GT를 공개했으나 이전 모델이 화재 사고에 휘말리자 긴장 속에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경찰은 오토바이 연료탱크에서 휘발유가 새어 나오면서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통수단으로 오토바이를 즐겨타는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최근 '띠엔동처'(电动车)라고 불리는 전기 오토바이가 보편화하는 추세다. 이 전기 오토바이는 20~100만원대까지 가격대도 다양한데다 시속 30~60㎞로 최대 100㎞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그러나 전기 오토바이 역시 차양막을 설치하는 등 임의 개조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중국 당국은 오토바이 규제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창업기업)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2014년 설립 이후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상정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 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보증금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도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 사회문제로까지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이유는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 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잔뜩 부풀렸던 버블(거품)이 빠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젠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 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한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거 잘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단독]한 번 걸려도, 스무 번 걸려도 7만원…이런 과태료 정당한가요

    [단독]한 번 걸려도, 스무 번 걸려도 7만원…이런 과태료 정당한가요

    과속 등으로 인한 사망자 年 4185명 年 5회 이상 적발된 사람 수만 명 달해 윤창호법 등 위험 운전 경각심도 높아져 “10명 중 6명 과태료 인상·차등 필요”과속, 중앙선침범 등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대해 과태료나 범칙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상습적으로 위반했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더 많은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상습 위반자에게 고액의 과태료·벌칙금을 물리는 안은 전문가와 시민 모두 반기는 것으로 나타나 도입 가능성이 엿보인다. 9일 경찰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범칙금 등 인상 타당성을 따져보기 위해 ‘위반자 특성에 따른 교통 범칙금·과태료 차등부과 방안’ 정책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번 달 국회 토론회 등 여론을 수렴해 정책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이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 다수는 과속 등을 상습적으로 한 난폭운전자에 무거운 과태료나 범칙금을 물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구진이 성인 남녀 10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상습 고위험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한 효과적 관리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복수응답)고 물었더니 669명(63.2%)은 범칙금·과태료의 차등 부과라고 답했다. 또 속도위반 범칙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62.2%였다.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 범칙금 인상을 지지한 비율은 73.7%였다. 액수는 지금보다 최대 1만원 정도 올려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신호·지시위반 범칙금(승용차 기준)은 6만원, 과태료는 7만원이고, 속도위반 범칙금은 3만~12만원, 과태료는 4만~13만원이다. 속도위반은 제한속도에 비해 얼마나 더 과속했는지에 따라 부과액이 달라지지만 자주 위반했다고 과태료를 더 물리지는 않는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기준 4185명에 달한다. 전문가들도 차등 부과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진과 인터뷰한 교통 전문가 8명 모두 상습위반자에게 가중 부과하는 것을 찬성했다. 소득을 기준으로 과태료를 달리 부과하는 안에는 3분의2가 찬성했고 나머지는 반대했다. 찬성 측은 “현행 수준의 범칙금으로는 고소득자에 대한 처벌 효과가 별로 없다”는 근거를 들었고, 반대 측은 “소득 파악이 어렵고, 위반자의 소득은 낮지만 부모가 고소득자인 경우 기준이 애매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범칙금 차등부과제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에도 추진됐다. 하지만 “부족한 세수를 채우려는 꼼수 아니냐”고 의심하는 여론과 국회를 설득하지 못해 무산됐다. 하지만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이 국민 지지 속에 통과되는 등 난폭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기에 차등 부과제 도입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경찰청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2017년 기준) 사이 교통법규를 1번 위반한 운전자의 100명당 인적사고를 낸 횟수는 7회였지만, 10회 위반 운전자 100명당 인적사고 횟수는 15.6회였다. 상습 위반자를 강력하게 통제해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독]한번 걸려도, 스무 번 걸려도 7만원…이런 과태료 정당한가요

    [단독]한번 걸려도, 스무 번 걸려도 7만원…이런 과태료 정당한가요

    경찰,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차등 검토과속 등으로 인한 사망자 연 4185명年 5회 이상 적발된 사람 수만 명 달해윤창호법 등 위험 운전 경각심도 높아져“10명 중 6명 과태료 인상·차등 필요”과속, 중앙선침범 등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대해 과태료나 범칙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상습적으로 위반했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더 많은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상습 위반자에게 고액의 과태료·벌칙금을 물리는 안은 전문가와 시민 모두 반기는 것으로 나타나 도입 가능성이 엿보인다. 9일 경찰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범칙금 등 인상 타당성을 따져보기 위해 ‘위반자 특성에 따른 교통 범칙금·과태료 차등부과 방안’ 정책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번 달 국회 토론회 등 여론을 수렴해 정책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이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 다수는 과속 등을 상습적으로 한 난폭운전자에 무거운 과태료나 범칙금을 물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구진이 성인 남녀 10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상습 고위험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한 효과적 관리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복수응답)고 물었더니 669명(63.2%)은 범칙금·과태료의 차등 부과라고 답했다. 또 속도위반 범칙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62.2%였다.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 범칙금 인상을 지지한 비율은 73.7%였다. 액수는 지금보다 최대 1만원 정도 올려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신호·지시위반 범칙금(승용차 기준)은 6만원, 과태료는 7만원이고, 속도위반 범칙금은 3만~12만원, 과태료는 4만~13만원이다. 속도위반은 제한속도에 비해 얼마나 더 과속했는지에 따라 부과액이 달라지지만 자주 위반했다고 과태료를 더 물리지는 않는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기준 4185명에 달한다.전문가들도 차등 부과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진과 인터뷰한 교통 전문가 8명 모두 상습위반자에게 가중 부과하는 것을 찬성했다. 소득을 기준으로 과태료를 달리 부과하는 안에는 3분의2가 찬성했고 나머지는 반대했다. 찬성 측은 “현행 수준의 범칙금으로는 고소득자에 대한 처벌 효과가 별로 없다”는 근거를 들었고, 반대 측은 “소득 파악이 어렵고, 위반자의 소득은 낮지만 부모가 고소득자인 경우 기준이 애매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범칙금 차등부과제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에도 추진됐다. 하지만 “부족한 세수를 채우려는 꼼수 아니냐”고 의심하는 여론과 국회를 설득하지 못해 무산됐다. 하지만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이 국민 지지 속에 통과되는 등 난폭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기에 차등 부과제 도입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경찰청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2017년 기준) 사이 교통법규를 1번 위반한 운전자의 100명당 인적사고를 낸 횟수는 7회였지만, 10회 위반 운전자 100명당 인적사고 횟수는 15.6회였다. 상습 위반자를 강력하게 통제해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무서운 질주’ 중국 스타트업들, 어떻게 몰락하고 있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서운 질주’ 중국 스타트업들, 어떻게 몰락하고 있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계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2014년 설립 이후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생각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 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 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을 감안하면 보증금이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는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결과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계를 잔뜩 부풀려졌던 버블(거품)이 터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제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이 스타트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저 잘 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 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 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안창호에 내란음모죄 씌운 日…궐석재판 시도했다가 여론 뭇매

    안창호에 내란음모죄 씌운 日…궐석재판 시도했다가 여론 뭇매

    1919년 3·1운동의 힘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태동하자 일제는 안창호, 이동녕, 이동휘, 김규식 등 임시정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핵심 요인 16명을 재판에 넘겼다. 일제의 형법은 내란 및 내란 예비음모죄의 경우 3심 법원인 고등법원이 단심제로 관장하도록 했다. 그러나 고등법원 검사장이었던 나카무라 다케조는 1924년 3월 공소를 취소했다. 재판부는 공소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이와 같이 적었다. “(피고인들은) 1919년 3월 이후 조선 각지에서 일어나는 독립운동에 호응해 조선을 독립시킬 목적으로 중국 상해 프랑스 조계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기관을 조직해 각기 요직에 취임하여 (중략) 1920년 1월경 단연 독립전쟁을 일으켜 무력으로 뜻을 관철하기로 결정하고 계책했다.”(1924년 3월 12일 고등법원 형사부 재판장 오카모토 시토쿠의 판결문 일부) 검사장이 공소 취소 이유를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 중 보석으로 풀려난 영국인 조지 쇼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체포되지 않아 재판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일제는 피고인이 없는 상황에서 궐석재판이라도 감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것이다. 김희곤 안동대 사학과 교수는 “(임시정부 요인들이) 잡히지를 않으니 궐석재판을 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어 공소를 취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붙잡혔던 쇼는 1920년 단둥에서 신의주로 들어갔다가 일제에 체포됐다. 표면상 이유는 여권을 소지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지만, 일제는 이륭양행이라는 무역선박회사를 소유한 쇼가 중국 상하이에 있던 임시정부가 국내와 소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피고인은 임시정부와 대한청년단연합회의 성질, 목적, 수단 등을 알고도 그 목적 달성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임시정부원 및 연합회원에게 자기 소유의 주택과 기타 건조물을 빌려주고 관리에게 선박을 제공해 상해와 안동 간의 왕래에 사용하게 해 군수품, 문서 등을 운반하고 금품의 발저(송금 등)에는 자기 명의를 사용하게 하고 제국 관헌의 행동을 통보하는 등 내란 예비행위를 방조했다.”(같은 판결문) 하지만 서구 언론을 통해 쇼 체포 사건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일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기에 이르렀고, 법원은 쇼를 보석으로 석방했다. 쇼는 이후에도 일제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지원했지만 광복을 2년가량 남겨둔 1943년 11월 생을 마감했다. 3·1 운동이 만들어 낸 임시정부는 상하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국내에, 그것도 일제의 경비가 가장 삼엄한 서울 한복판에도 ‘한성정부’가 있었다. 한성정부는 13개 도와 각계 대표자가 모여 대표성과 정통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일제는 일찌감치 진압에 나섰다. “피고인 한남수, 김사국은 변호사 홍면희, 이규갑 등의 권유로 조선국민대회를 조직해 통일적으로 각소에서 봉기하는 독립운동단을 망라해 조선임시정부를 설립함으로써 계통적 독립시위운동을 하도록 기도했다. (중략) 김유인, 김사국 등은 (중략) 경성부 서린동 ‘봉춘관’에 조선 13도의 대표자를 모이게 함과 동시에 학생과 3000명의 노동자를 종로에 모아 독립만세를 고창하게 하며 인쇄물을 배부하는 등 실행계획을 만들었다.”(1920년 3월 5일 경성복심법원 형사부 재판장 쓰카하라의 판결문 일부) 이들 중 가장 중한 형을 받은 장채극은 징역 2년, 다른 5명은 징역 1년~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한성정부는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면서 민주정을 채택함을 분명히 했고 이는 훗날 상하이 임시정부로도 이어졌다. 이들이 작성한 국민대회 취지서는 “3·1독립선언의 권위를 존중하고 (중략) 민족일치의 동작으로 대소의 단결과 각 지방대표자들로서 분회를 조직해 이를 세계에 선포”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약법(約法) 제1조 ‘국체는 민주제를 채용함’, 제2조 ‘정체는 대의제를 채용함’ 등으로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렸다. 한성정부는 당시 연합통신(AP)에도 보도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었고, 국민대회라는 국민적 절차에 의해 조직됐다는 점 등에서 훗날 임시정부 통합 과정에서 정통성을 인정받게 된다. 이 사건 피고인 중 한 명이었던 이규갑은 훗날 상하이로 가 임시의정원에서 활동을 이어 나갔고 해방 후에는 제2대 국회의원까지 지낸 뒤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을 받았다. 임시정부가 국내와 연락을 취하고 운영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만든 연통제와 교통국은 3년여간 운영되다가 일제의 철저한 색출 작업에 무너졌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밀조직이 임시정부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1920년 11월 경성복심법원에서는 연통제 운영에 가담했다가 체포된 47명에 대한 2심 판결이 선고됐다. 이 중 가장 무거운 형인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태선이 받은 혐의가 당시 판결문에 자세히 기재돼 있다. “윤태선 및 박상목은 경성부 제동 취운정에서 강대호, 박시목, 송범조라는 자와 회합해 경성에 임시정부 13도 총간부를, 각 도에 그 지부를 설치해 상해 임시정부와 연락을 통해 독립운동을 할 것을 협의했다. (중략) 일동이 이에 찬동해 지부 조직을 완성했다.”(1920년 11월 29일 경성복심법원 형사부 판결문 일부) 이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연통제 조직이 1919년 7월 즈음 활동을 시작해 1921년 후반 거의 소멸됐다. 국경 인접 지역인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를 제외하고는 활발할 활동이 어려웠던 탓이 컸다. 또 면 단위까지 조직된 연통제는 일제에 큰 위협이 됐기 때문에 일제가 짧은 기간 내에 색출되고 말았다. 하지만 연통제 요원들 중 사립학교 교사·학생·전도사·승려 등 지식인이 많았다는 점, 이 조직을 통해 임시정부가 국내외를 연결하는 민주공화국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점 등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서울 벚꽃 오늘 공식 개화…‘축제’ 여의도 4~12일 교통 통제

    서울 벚꽃 오늘 공식 개화…‘축제’ 여의도 4~12일 교통 통제

    공식 개화를 알리는 서울 벚나무에 꽃이 피었다. 3일 기상청은 올해 벚꽃 개화일인 이날은 지난해보다 하루 늦고, 평년보다는 일주일 이르다고 밝혔다. 서울의 평년 벚꽃 개화일은 4월10일이다. 서울의 벚꽃 개화는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에 있는 왕벚나무를 기준으로 한다. 벚꽃과 같이 한 개체에 많은 꽃이 피는 경우 각 지역별 관측목을 기준으로 한 개체 중 세 송이 이상 완전히 피었을 때를 개화일로 본다. 서울의 대표적 벚꽃 군락 단지인 여의도 윤중로를 대표하는 관측목은 아직 개화하지 않았다. 여의도 봄꽃축제 기간은 5~11일로 경찰은 4일 정오부터 12일 정오까지 9일간 서강대교 남단~국회의사당 뒷길~여의2교 북단 약 1.7㎞ 구간, 순복음교회 앞 주차장 입구~여의하류IC 약 1.5㎞ 구간에서 교통을 24시간 전면 통제한다. 같은 기간 국회 북문→국회 둔치 주차장 구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제된다. 여의하류 IC 국회남문 진입→여의2교 북단 구간도 평일 정오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제된다. 토·일요일에는 해당 구간이 24시간 통제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수원시, 올해 17개 지역에서 ‘자동차 없는 날’ 운영

    수원시, 올해 17개 지역에서 ‘자동차 없는 날’ 운영

    경기 수원시내 13개동 17개 지역에서 ‘자동차 없는 날’을 운영한다. 수원시는 3일 KT남수원지사 2층 회의실에서 올해 ‘자동차 없는 날’을 운영할 13개 동 주민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자동차 없는 날’ 운영 방향은 ▲단순 지역행사가 아닌 생태교통 목적에 부합하는 프로그램 운영 ▲생태교통 홍보 부스 마련 ▲무대공연 등 소음발생 프로그램·먹거리 장터 지양 등이다. 이귀만 수원시 생태교통과장은 “수원시의 자동차 없는 날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많은 시민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자생 가능한 생태교통 거리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해 달라”고 말했다. ‘자동차 없는 날’은 수원시 행궁동 일원에서 세계 최초로 자동차 없는 마을을 실천했던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 이후 시작된 주민주도형 생태교통 사업이다. 2013년 9월 행궁동 2200가구 주민 4300명이 한 달간 석유 연료가 고갈된 상황을 전제로 자동차를 포기하는 ‘불편 체험’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목받았다. ‘자동차 없는 날은 이듬해 4개 지역에서 시작해 올해 17개 지역으로 확대 운영되면서 ‘생태교통 수원’의 대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 2월 공모를 거쳐 율천동·행궁동 등 올해 사업을 추진할 13개 동 17개 지역을 선정했다. 지역 주민들은 자동차 없는 날에 자율적으로 자동차 이동을 통제한다. 4월부터 11월까지 한 달에 한 차례 자발적으로 자동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고 생태교통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한 각종 거리문화 행사, 알뜰장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축구장 유세’ 황교안, 과거엔 ‘과잉 의전’…갑질 논란 확산

    ‘축구장 유세’ 황교안, 과거엔 ‘과잉 의전’…갑질 논란 확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프로축구단 경남FC 경기장 안에서 구단 측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강기윤 창원청산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선거유세를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황 대표가 과거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과 국무총리 시절에도 ‘과잉 의전’ 논란에 휩싸였던 일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강 후보와 함께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축구센터를 찾아 선거운동을 했다. 경기장 안에서의 선거운동은 축구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현행 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조는 ‘연맹은 행정 및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경기장 안에서는 정당명, 기호, 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입을 수 없다. 황 대표와 강 후보의 규정 위반 때문에 불이익을 받게 된 경남FC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일부 유세원들이 ‘입장권 없이는 못 들어간다’는 얘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갔다”면서 “(강 후보 측) 유세원들이 경기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달려가 ‘경기장 내에서는 선거유세를 하면 안 된다. 규정에 위반된 행동’이라면서 만류했지만 강 후보 측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계속적으로 선거 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황 대표는 “검표원이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 (선거유세) 옷을 그대로 입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축구 규정을 위반한 것은 불변의 사실이다. 황 대표의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황 대표가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를 지내던 2016년 11월 28일 당시 경찰은 충북 청주 KTX 오송역 앞 버스정류장에 대기 중인 버스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그러자 황 총리 관용차량인 고급 세단 4대가 들어와 차를 댔다. 이 일로 시민들은 버스가 정류장으로 돌아올 때까지 영문도 모른 채 추위에 떨어야 했다.그에 앞서 같은 해 3월에는 황 총리의 의전차량이 서울역을 출발하는 KTX 171편이 멈춰 서 있는 플랫폼까지 들어와 과잉 의전 논란이 일었다. 황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이었을 때도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2017년 1월 당시 황 대행이 서울 구로구 디지털산업단지를 방문하면서 인근 도로 교통이 7분 넘게 통제된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다. 황 대행 차량 8대가 이 구간을 지나간 시간은 실제 12초에 불과했지만, 이를 위해 약 7분 동안 다른 차량들은 교통통제를 겪어야 했다. 당시 국무총리실은 “이동할 때 통상 2분 정도만 신호를 통제한다”면서 과잉 의전 논란에 반박했지만 경찰은 ‘7분 통제’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황 대표와 강 후보의 경기장 내 선거유세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한국당에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인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06조 2항은 ‘관혼상제의 의식이 거행되는 장소와 도로·시장·점포·다방·대합실 기타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돈을 내고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는 경기장 안은 선거법에서 규정한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위 조항을 위반해도 형사처벌 조항은 선거법에 없는 상황이라 관할 선관위의 행정조치만 가능하다. 선관위 관계자는 “경기가 시작하기 전 유세를 중단했고 사안이 경미해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패놉티콘’(원형 감옥)으로 묘사되는 중국 사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패놉티콘’(원형 감옥)으로 묘사되는 중국 사회

    중국에서 ‘라오라이’(老賴)가 생활하기에는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 한번 라오라이로 낙인찍히면 항공기·고속철도 등 대중교통 이용은 원천봉쇄되고 호텔 숙박, 해외 여행, 자녀 학교 입학 등 사회 광범위한 부문에서 엄격한 제한을 받는 까닭이다. 라오라이는 돈을 갚을 능력이 있지만 갚지 않는 사람들, 곧 악성 채무자들을 뜻하는 말이다.지난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민들의 일상 생활을 토대로 신용 점수를 매겨, 점수가 낮으면 신용불량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신용불량 블랙리스트에 올라 갖가지 제재를 받는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1300여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지난해까지 항공기 탑승이 금지된 사례는 1700만 건, 고속철도 탑승이 금지된 사례는 540만 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중국 국무원이 2013년 ‘신용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인민은행·법원 등의 신용기록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전 국민과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점수화하는 ‘사회적 신용체계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사회적 신용체계 시스템은 정무·상무·사회·사법 4대 영역에서의 신용을 높이는 방안을 담고 있다. 공무원·금융·세무·의약·사회보장·노동·지식재산권 등 각론에서 다룬 내용은 국가개조 운동의 지침서를 연상시킨다. 베이징 외교가의 소식통은 “신용은 시장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며 “중국인 DNA에 결여된 신용에 대한 관념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마감 시한을 1년여를 앞두고 신용사회 건설 운동의 추진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47개 정부 기관이 참가하는 부처 연석회의 시스템을 완비했으며 지역·부처 별로 나뉘었던 사회 신용코드를 18자리로 통일했다. 국민과 기업에 관한 신용정보를 18자리 숫자로 만들어 통합 관리 중이라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신용 중국’(www.creditchina.gov.cn)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앞서 지난해 8월 일반인 9억 6000만 명과 기업 2531만 개를 신용정보시스템에 수록했다고 구체적 수치를 발표한 바 있다. 신용점수는 사회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도 반영해 매겨진다. 예컨대 SNS에 정부 관련 악성 댓글을 달아도 점수가 깎인다. 신용점수가 낮아 라오라이로 낙인찍히면 비행기나 고속열차 등 대중교통뿐 아니라 호텔 숙박, 해외여행 승인, 자녀 사립학교 입학 등에서 제한을 받는 등 모두 169가지 벌칙으로 옭아맨다. 반면 신용점수가 좋은 개인이나 기업의 경우 무료 건강검진, 은행 대출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국무원은 “중국 사회의 신용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사회 거버넌스 체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신용우수자를 격려하고 신용불량자는 옥죄는 상벌 시스템으로 사회의 신의성실 의식과 신용 수준을 높이겠다”고 명시했다. 이 때문에 라오라이 리스트에 올라 있는 쿵(孔·47)은 비행기나 고속열차 탑승할 때 제약을 받는다. “얼마 전 충칭(重慶)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비행기나 고속열차를 타고 갈 수 없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장장 30시간 이상 걸리는 일반 열차를 타고 가야 했기 때문이죠. 비행기를 이용하면 3시간, 고속열차로는 12시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이지만….” 그는 “라오라이로 낙인찍히면 사람들이 상대하려고 하지 않아 재기하기도 매우 힘들다”며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해 징역형보다 더 가혹한 형벌”이라고 하소연했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에 사는 라오(饒)는 지난해 여름 아들이 합격한 베이징의 명문대로부터 청천벽력같은 합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 자신의 은행 연체금 20만 위안(약 3300만원)이 취소 이유였다. ‘라오라이’ 라오는 곧 은행으로 달려가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이를 두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현대판 연좌제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신용평가 애플리케이션(앱)’도 내놓을 계획이다. 개인정보와 자원봉사, 사회적 관계, 신용기록, 소비기록 등을 토대로 개인 신용평가 등급을 매기는 앱을 만든다는 얘기다. 베이징의 CY크레딧사는 공산주의청년당(공청단)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인민은행 등과 협업해 개인정보를 비롯해 자원봉사, 사회적 관계, 신용기록, 소비기록 등을 토대로 개인의 사회적 신용평가 등급을 매기는 앱을 개발 중이다. 예컨대 자원봉사, 연구논문 발표, 지식재산권 획득 등 ‘착한 일’을 하면 최고 신용등급을 받아 온라인 쇼핑 할인, 취업 우대 등의 각종 혜택을 누린다. 반면 커닝과 표절 등 ‘나쁜 일’을 해 등급이 내려가면 여기서 제외된다. CY크레딧사는 내년부터 이를 상용화해 장기적으로는 4억 6000만 명에 이르는 18∼45세 중국인들이 해외 유학, 주택, 여행, 연예·결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적용받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공산당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공청단 단원의 수만 9000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앱의 파장은 상당히 커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라오라이를 잡는 앱도 출시했다. 허베이(河北)성 고급인민법원이 내놓은 ‘라오라이 지도’ 앱은 주변의 라오라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고급인민법원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라오라이가 반경 500m 이내에 등장하면 지도에 위치가 표시되며, 이름과 주소 등 개인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이언틱이 제작한 증강현실게임 포켓몬GO가 연상되는 형식으로 ‘빚쟁이GO’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고급인민법원은 “라오라이를 규제하고 정직한 사회의 틀을 만들기 위해 ‘라오라이 지도’ 앱을 만들었다”면서 “지도에 라오라이가 표시되면 즉각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중국을 ‘전체주의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감시·통제가 날로 심해지자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 브라더’처럼 당국의 감시망이 촘촘하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첨단기술을 사회 통제에 활용하고 관련 데이터를 쌓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당국이 신장(新疆)위구르족 통제를 위해서 DNA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지며 거센 비난이 일었다. 중국 정부는 무료 건강 검진을 명목으로 위구르족 얼굴을 스캔하는 등 개인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중국 당국에 저항하는 위구르족을 추적하는 데 사용해왔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직접 수사와 관련되지 않아더라도 행정지도 차원에서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정보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규정도 시행하고 있다. 당시 애플 등 외국 기업에 악영향을 끼쳐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은 안면인식이나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 등의 첨단기술을 사용해 사람들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해 말 “중국 정부의 감시 능력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이 결합하면 사실상 인간 삶의 모든 면을 통제하는 ‘오웰리언적(전체주의적)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제인권기구인 휴먼라이트워치의 왕쑹롄(王松蓮)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쇼핑 습관에서 댓글까지 시민의 모든 행위를 점수로 매겨 무결점 사회를 만들려 한다”고 비꼬았다. 이런 까닭에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7월 8일 중국을 누군가 감시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규를 따르는 ‘패놉티콘’(Panopticon·중앙감시 감옥)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내 삶을 모두 맡긴 기계, 충분히 알고 있나요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내 삶을 모두 맡긴 기계, 충분히 알고 있나요

    기계는 왜 그렇게 자주 고장이 날까.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고장 난 기계들과 마주친다. 느려터진 스마트폰에서부터 랜섬웨어에 감염된 컴퓨터, 벽돌처럼 작동을 멈춘 태블릿PC, 음료 캔을 뱉어내지 않는 자판기. 고장 난 스마트폰을 침대 위로 내던질 때 우리는 기계의 고장이 기계 자체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때로 그런 관점을 더 큰 규모의 기계들에 대해서까지 확장해서 적용하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철도, 비행기, 선박, 공장과 발전소의 결함은 ‘기계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무엇이 그 기계들을 작동하게 하는가? ‘기계비평들’은 기계를 사회적 맥락과 책임하에서 작동하는 구조의 산물로, 중립적이지 않은 대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일곱 명의 저자는 한국 사회 근간의 신뢰를 무너뜨렸던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부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노량진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부상하는 ‘에듀테크’, KTX-SRT를 포함하는 철도 테크놀로지의 이면 등 기술문명의 그림자를 낱낱이 조망한다. 기계와 기술문명이 우리를 더 편리한 세계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계비평들’은 그런 관점을 취하지 않았다. 서문을 쓴 임태훈은 “우리는 이 시대의 기계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함부로 웃을 수 없다. (중략) 단언컨대 지금은 인간도 기계도 처절히 실패하고 있는 시대”라고 말한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비평이 이 책의 가장 앞에 실린 이유다. 전치형은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과정에서 그 사건을 기계(선박) 자체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로 규정하려고 했던 일부의 해석을 비판한다. 세월호 참사를 기계의 실패를 넘어선 사회 시스템의 실패, ‘재난’으로 인식해야만 병폐에 맞대응할 수 있고 다음 단계의 새로운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계가 중립적이라고 믿는다. 기계는 고도로 전문화돼 있고 그 세부는 보통의 사람들이 파악할 수 없으며, 규모는 손 안의 작은 스마트폰에서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비행기와 공장까지를 넘나든다. 우리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우리의 삶을 기계에 기꺼이 맡긴다. 그러나 기계는 분명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 우리가 기계에 대해서, 기계를 둘러싼 사회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는다면 기술문명에 대한 신뢰는 ‘배신’으로 돌아올 것이다. ‘기계비평들’은 이제 우리가 이 기계들의 경고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 세월이 흘러도… 벚꽃은 여의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봄꽃축제가 다음달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동안 국회 뒤편 여의서로와 한강둔치 축구장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15회인 봄꽃축제는 5일 오후 7시 봄꽃무대에서 가수 김태우, 강산에 등이 공연하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여의도를 가득 수놓은 봄꽃을 만나 볼 수 있다. 여의서로 1.7㎞ 구간은 평균 수령 60년 안팎의 왕벚나무 1886그루를 비롯해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13종 8만 7000그루나 되는 봄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밤에는 야간 경관조명을 활용해 낮과 밤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장으로 꾸며진다. 한강둔치 축구장에 있는 행사장에선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영등포구는 4일 정오부터 12일 정오까지 여의서로 1.7㎞ 구간과 순복음교회 앞 둔치 도로 진입로에서 여의하류 IC 시점부 1.5㎞ 구간을 교통 통제한다. 시민들은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5호선 여의나루역, 2호선 당산역을 이용하는 게 좋다. 영등포구에선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5000여명을 투입하고 경찰서, 소방서, 한강사업본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안전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채현일 영등포 구청장은 “‘여의도 봄꽃축제는 매년 수백만명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봄꽃축제다”면서 “올해도 상춘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했으니 소중한 사람들과 꽃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성동, 29~31일 ‘응봉산 개나리 축제’ 개최

    서울 성동구는 오는 29~31일 ‘제22회 응봉산 개나리 축제’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성동구는 “3일간 ‘환경과 미래, 응봉산과 지구를 잇다’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29일 첫날엔 국악콘서트·소년소녀합창단·관악기 연주·대중가요 공연, 환경선언문 낭독, 개나리 묘목심기 등이, 둘째 날엔 가족백일장과 그림그리기대회, 봄맞이 환경콘서트, 시낭송회 등이, 마지막 날엔 응봉산 환경정비와 봄맞이 환경콘서트 등이 열린다. 응봉산암벽등반체험, 개나리 종이접기, 페이스페인팅, 성동구 변천사를 담은 근현대사진전, 전국체전 100주년 성공을 기원하는 승마체험 등 여러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수천개의 조명을 설치해 빛과 개나리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야간 꽃길도 연출한다. 구는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축제 기간 응봉산 이동로 교통을 통제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따뜻하고 화사한 봄기운을 느끼고, 다양한 공연을 통해 축제 분위기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5일엔 송정마을 벚꽃축제, 9일엔 금호산 벚꽃축제가 개최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광명시, 부서간 소통·협력으로 청년건의안 실천방안 찾는다

    광명시, 부서간 소통·협력으로 청년건의안 실천방안 찾는다

    경기 광명시는 민선7기 처음으로 가진 ‘시민과의 대화’와 ‘청년들과 대화’에서 수렴한 건의사항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25일 중회의실에서 ‘실천방안 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회는 전 부서 소통을 통해 시민의 입장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시장을 비롯해 간부공무원들과 전체 부서장과 18개동 동장 등이 참석해 실천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 2월 11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는 교통·주차 관련 52건, 복지·노인관련 36건, 도로 관련 34건, 재건축 관련 35건 등 모두 290건의 건의 사항이 제기됐다. 또 세대별 다양한 시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6일 개최한 ‘청년들과 대화’에서는 주거환경 관련 3건과 창업관련 3건, 소통제도 관련 5건 등 총 19건의 건의 사항이 나왔다. 실천방안 보고회에 앞서 해당 부서장들은 건의사항에 대한 현장 출장을 거쳐 민원인에게 설명하고 처리 상황을 공유해 왔다. 보고회에서 예산이 필요한 사업은 즉각 추경에 반영해 추진하기로 했다. 도로보수나 CCTV 설치, 꽃식재, 가로등 설치 등 현재 추진이 가능한 사업은 빠른 시일 내 완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승원 시장은 보고회에서 “부서 간 긴밀한 토론과 점검을 통해 주민 불편이 최소화되게 건의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적극 해결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는 이후에도 시민들이 건의한 추진사업에 대해 분기별로 보고회를 열어 지속 관리할 계획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폭탄 사이클론’의 물폭탄 위력이 이정도 일줄이야

    ‘폭탄 사이클론’의 물폭탄 위력이 이정도 일줄이야

    미국 중서부인 캔자스 등 6개 주에 겨울철 이상기온 현상인 ‘폭탄 사이클론’이 강타하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CNN 등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폭우를 동반한 강풍이 불고 눈이 빠른 속도로 녹으면서 지역 주민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또 하천 주변 집들과 주요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네브래스카부터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캔자스, 위스콘신, 미네소타, 일리노이까지 폭넓은 지역이 폭탄 사이클론의 영향을 받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미네소타·위스콘신 남부, 네브래스카 동부, 사우스다코타 남동부, 아이오와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사이클론의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7400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피해 지역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미시시피강을 비롯해 일부 하천 수위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갔고, 하천이 범람한 지역에 대해서는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미주리강이 지나는 아이오와 남부 밀스 카운티는 주민들에게 이날 오후까지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네브래스카도 플래트강을 끼고 있는 프레몬트시 주민들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다. 중서부 지역을 남북으로 가르는 29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통제됐다. 교량 곳곳이 끊기면서 사실상 교통이 마비된 상태다.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네브래스카다. USA투데이는 “네브래스카는 50여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네브래스카 피트 리케츠 주지사는 트위터에 “네브래스카가 기록적인 홍수 피해를 보고 있고 거의 모든 지역의 기상 상황이 극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울 전역 IoT센서 5만개 설치”… 도시관리·삶의 질 높인다

    “서울 전역 IoT센서 5만개 설치”… 도시관리·삶의 질 높인다

    서울시가 올해 초 서울 25개 자치구 중 양천·성동구 두 곳과 ‘스마트시티 특구’ 조성 협약을 체결, 스마트시티 국내외 선도 모델 구축에 나서면서 서울시의 스마트시티 구상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가 어떤 선도 모델을 만들어 전국화할지, 서울을 어떻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마트시티로 혁신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출입기자단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스마트시티 특구로 선정된 김수영 양천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초청해 서울시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내용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은 시출입기자단 간사를 맡은 서울신문 김승훈 사회2부 차장 사회로, 13일 오전 10시부터 11시 20분까지 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공통 질문 2개 이후 기자들 개별 질문이 이어졌다.지난해 12월 양천구는 ‘서울시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 특구지정 공모사업’의 복지·환경 분야에, 성동구는 교통·안전 분야에 선정됐다. 공모에 참여한 17개 자치구 가운데 1차 서면 심사와 2차 발표 심사를 거쳐 확정됐다. 이들 자치구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18억원(시비 15억원·구비 3억원)을 투입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활밀착형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 -왜 스마트시티를 지향해야 하나. 박 시장 스마트시티는 결국 4차 산업혁명 기술과 혁신적인 정책들을 담는 하나의 그릇이다. 또 여러 혁신 정책들은 전부 시민들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중요하다. 서울시는 스마트시티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에 이미 ‘토피스’라는 걸 만들어 어떻게 하면 서울시민이 교통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 왔다. 스마트시티는 어느 한 도시의 경계를 넘어 글로벌한 이슈로 발전해 가고 있다. 지난번 러시아에 갔더니 모스크바를 포함해 모든 도시들이 스마트시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스마트시티는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효과적이고, 경제를 살리는 데도 유용하다. 이미 인류 절반이 도시에 살고 있다. 혁신은 도시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도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게 스마트시티다. 따라서 서울시장으로서 스마트시티를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 서울시는 이미 블록체인을 선도적으로 추진했고, 디지털재단도 발족했고, 전자정부 분야에선 ‘위고’(WeGo)라는 국제협의체를 만들어서 현재 전 세계 130여개 도시가 가입해 있다. 서울시는 세계 어느 도시보다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모든 도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가 또 다른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집중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김 구청장 스마트도시란 결국 작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교통, 주차, 환경 등 도시문제를 한정된 자원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와 직결된다. 4차 산업혁명의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거다. 양천구는 서울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만큼 다양한 도시문제를 안고 있다. 대안을 고민하던 차에 스마트도시에서 그 답을 찾았고, 지난해 7월 민선 7기 출범 이후 혁신도시기획실과 스마트도시팀 등 스마트전담조직을 만들었다. 이게 서울시의 스마트시티 방향과 맞물려 특구로 지정됐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긴밀히 교류하면서 생활 속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테스트베드로서의 면모를 보일 생각이다. 특히 양천구는 복지·환경 분야에 특화해 실질적이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정 구청장 도시의 가장 큰 목표는 지속가능성이다.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포용도시로 가는 게 중요하다. 도시는 과밀화가 필연적이고, 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경쟁과 배제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극복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자연스럽게 도시는 보편적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펴기 때문에 소수인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맞춤형 정책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첨단기술의 도움이 필요하다. 스마트시티가 대두된 이유다. 한편으론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신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 저는 서울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시티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의 스마트시티 정책은 기존에 있었던 많은 스마트시티 정책 실패와 사례들을 충분히 검토한 끝에 나온 극복형 방안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박 시장께선 서울시를 어떤 식으로 스마트도시화할 계획인가. 두 분 구청장께선 각 자치구를 어떤 식으로 전국의 벤치마킹 모델이 될 스마트시티로 만들 건지. 박 시장 2022년까지 1조 4000억원을 투입, 서울을 스마트시티로 만들겠다. 서울시가 집중해야 할 것은 ‘21세기 원유’라고도 불리는 빅데이터다. 이미 빅데이터를 양산하고 있지만, 수집하고 제대로 분류하고 활용을 강화해야 한다. 스마트 안전, 환경, 복지, 경제로 다 확산되리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2022년까지 미세먼지, 교통 등 시민 생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IoT 복합센서를 서울 전역에 약 5만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인프라가 확대되면 이제 시민의 행동이나 각종 시설물 정보가 수집된다. 올빼미버스와 같은 수많은 혁신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글로벌파트너십을 가진 세계 각국의 도시들과 공유하고 협력해야 서울시가 앞으로 디지털도시로서의 국제적인 리더십을 가져갈 수 있다. 정 구청장 앞서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의 스마트시티를 말씀드렸는데 성동구를 벤치마킹 모델로 만들기 위해서 첫 번째는 적정한 기술을 찾아내 행정에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그 자체로 꽃필 수 없고 생태계와 조화를 이뤄야만 안착할 수 있다. 당장 현실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행정에 곧바로 도입할 수 있는 ‘적정기술’을 찾아내는 게 목표다. 구청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적정기술 연구회도 운영하고, 부서별로 발굴 작업도 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관내 모든 어린이집, 유치원 통학버스에 근거리무선통신방식(NFC)을 이용해 아이들 승하차 정보를 학부모에게 알리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 구청장 스마트도시는 어떤 분야에 대해 기술을 집중하고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토대로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양천구에만 보안등이 약 7500개 있다. 이걸 사람이 관리하려면 계속 돌아다녀야 하고 고장 난 뒤에 민원이 들어오면 후속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스마트보안등 점멸기를 설치하면 스마트폰을 통해서 고장 유무를 판단하고 곧바로 조치할 수 있게 된다.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스마트보안등 점멸기를 설치해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미세먼지 감지 센서까지 함께 도입하면 도시를 정비하는 데도 바람의 방 향을 고려한다든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주민들 수요에 기반한 생활형 스마트시티 표본을 제시하는 게 목표다.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개인정보보호 문제다. 대책은. 박 시장 새로운 기술이나 정책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규제와 혁신이 충돌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기 힘든 문제다.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는 기술과 방안도 개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어떻게 익명으로 처리하면서 활용할 수 있을지 법안도 제시돼 있고, 서울시 차원에서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정보를 익명 처리해서 적절히 활용하면 제약바이오 산업에 엄청난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김 구청장 양천구도 올해 스마트시티 특구로 지정되면서 여러 학교에서 협력 제안이 오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가진 좋은 기술과 자료를 분석하고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정 구청장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합의를 집약한 게 법이라는 점에서, 스마트시티라는 신기술모델의 방향을 따라가면서 합의해 나가면 이를 통해 관련법도 보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스마트시티는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최근 KT 사고와 같이 한 번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난 대비책은. 박 시장 해킹이나 자연재해 등 발생할 수 있는 위기상황에 어떻게 데이터를 보호하고 행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서울시도 이를 위해 별도의 백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통신 인프라에 대한 모든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가졌지만, 지난번 사고 이후 지자체 차원에서 예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대응 매뉴얼을 다시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시티 사업은 수출도 가능할 것 같은데, 기술에 대한 표준화 계획이나 특허 계획을 갖고 있는지. 박 시장 서울시가 큰 가이드라인과 비전을 만들면 실제로 이를 추진하는 건 많은 민간 기업이다. 이를 수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도 서울시 역할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인도의 델리를 방문했을 때 100여명의 사절단과 함께 갔는데, 주로 기업 관계자들이었다. 해당 도시에서 원하는 여러 가지 기술적 수요를 전달하고, 인도의 현지 업체들이나 도시들과 교섭했다. 이미 서울시도 수출 가능성이 높은 사업들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디지털시민시장실은 시의 모든 현황을 한눈에 보고 필요할 때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도시뿐 아니라 군대, 대통령, 최고경영자(CEO) 등도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또 ‘민주주의 서울’이라는 플랫폼도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서울시에 제안하고 의견을 모아 최종적으로 실제 예산까지도 배치되게 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구현해내는 기술이다. 이미 서울시는 ‘엠보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6529개 안건에 대한 투표가 이뤄졌고, 이 중 652건은 정책에 반영됐다. 이 같은 활용도 높은 기술을 장기적으로 수출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시티가 가져올 미래 일자리 문제에 대해 답변해 달라. 박 시장 새로이 다가오는 신세계는 우울하고 두려운 게 아니고 시민들에게 득이 되는 미래로 다가와야 한다. 실제로 다보스포럼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 이미 수많은 지적 업무들이 대부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있고, 이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구청장 아직 행정에 있어선 스마트행정, 스마트 도시관리는 시급하다. 그런 측면에서 일자리 감소를 걱정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일자리 재배치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구청을 예로 들면 공무원들이 청소하거나 서류를 발급하는 등 단순한 도시 관리 업무를 하는 데 너무나 많은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 이런 부분을 기술로 대체할 수 있으면, 공무원과 같은 고급 인력은 보다 고차원적인 행정서비스를 하는 데 투입할 수 있다. 기술을 통해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정 구청장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일자리 양극화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교육과 복지 영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시티가 활성화되면 디지털에 친숙하지 않은 노인이나 어린이 등 소외되는 계층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그럼 이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제공해야 하고, 이와 관련해 교육 영역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비슷한 논리로 복지영역의 일자리도 만들어질 수 있다. 다만 이런 일자리는 민간에 의해 저절로 창출될 것을 기대해선 안 된다. 의도적으로 이 같은 분야에서 일자리를 발굴하고 제공하는 게 공공이 해야 할 영역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 은평구 화재 2시간 만에 진화…경찰서도 그을려

    서울 은평구 화재 2시간 만에 진화…경찰서도 그을려

    서울 은평구 모델하우스에서 원인 불명 화재 소방관 776명, 차량 81대 등 투입해 진압서울 은평구 지하철 3호선 불광역 인근 모델하우스에서 난 불이 2시간 만에 꺼졌다.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후 4시 16분쯤 이 모델하우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가건물인 모델하우스 전체가 불에 탔다. 불은 오후 6시 8분쯤 완전히 꺼졌다. 모델하우스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타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모델하우스 직원이 1층에서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119 신고를 한 뒤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모델하우스는 효성중공업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임대 중인 철골 구조 건물이다. 2008년 가설건축물축조허가를 받았고, 허가 기간은 2020년 6월까지다. 연면적은 4009㎡다. 출동한 구조대는 모델하우스와 인근 건물 안에 있던 23명을 대피시켰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델하우스 전체가 순식간에 불에 휩싸이면서 검은 연기가 일대를 뒤덮었다. 소방진압대가 신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불은 건물 전체로 번진 상태였고 일대는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현장 인근에 주차된 차 5대가 완전히 불에 탔고 20여대도 일부 불에 탔다. 건너편 가전제품 매장 화단에도 불이 붙었다. 모델하우스 인근 KT 은평지점과 대조동우체국 건물의 유리창도 화재로 일부 손상됐다. KT 은평지점은 유리창 교체 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나자 경찰은 모델하우스 인근 통일로 일대의 교통을 통제했다. 모델하우스 인근 도로 3차로가 통제돼 퇴근길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불씨가 건너편 아파트로 날아가 작은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모델하우스 건너편 아파트 11층과 8층 발코니에 불씨가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인근 상가와 아파트에 발생한 화재도 모두 진압됐다. 모델하우스 옆 서울 서부경찰서도 외벽 일부가 불에 그을렸다. 경찰서 내 250여명은 불이 나자 긴급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776명과 81대의 장비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으며,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잔불 정리에 들어갔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모델하우스 화재가 난 때와 비슷한 시각 2㎞ 떨어진 인근 북한산 곳곳에서도 불이 났다. 북한산 5곳에서 불이 발생했고 소방헬기 4대가 동원돼 진화 작업을 했다. 오후 9시 30분 현재 북한산 5곳 중 4곳은 불이 완전히 꺼졌고, 나머지 1곳도 진화가 거의 마무리됐다. 해가 지면서 소방헬기는 철수한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불은 거의 꺼졌지만, 낙엽에서 연기가 나는 곳이 있어 잔불을 정리 중”이라며 “80%는 진화가 됐다. 불이 번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평구청은 장비 96대와 500여명을 투입해 산불을 진압 중이라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북한산 5곳에서 동시에 불이 나기는 했지만, 모델하우스 화재와 산불의 연관성을 현재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며 “다만 불씨가 날아간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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