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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같은 마에하라 도왔을 뿐인데…”

    마에하라 외무상에게 정치자금을 준 장옥분(72·여)씨는 6일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마에하라 외상은 33년 전부터 알고 지낸 가족 같은 사이”라며 “외국인이 준 성금이라서 불법 자금이라고 한다는데, 언제까지 재일 한국인이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고 강하게 말했다. 교토시 야마시나구에서 불고기 음식점인 ‘야키니쿠 준’을 운영하고 있는 장씨는 TV를 통해 마에하라 외상이 사표를 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아쉽다. 슬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마에하라 외상이 장씨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자민당의 니시다 쇼지 참의원 의원의 모습이 보이자 “미친 놈”이라고 외치며 격분했다. 이날 가게에는 일본 보수파로 보이는 사람들로부터 협박 전화가 간간이 걸려오기도 했다. 장씨는 “외국인 정치헌금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 줄도 몰랐고 도와준 돈을 정치자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면서 “집안끼리 친밀하게 지내면서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 따진 적도 없으며 애경사 때마다 서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마에하라 외상이 12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15세 때 장씨의 음식점 주변으로 이사한 뒤부터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장씨는 “마에하라 외상은 둘째 아들과 동갑이어서 우리 가게에 들를 때마다 나를 ‘어머니’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하게 자란 마에하라 외상이 정치인이 된 뒤 작은 정성이나마 돕고 싶었다.”면서 “5년 전 마에하라 외상의 홍보물 속에 성금 계좌용지가 있어 돈을 넣은 이후에 해마다 5만엔씩 일본 이름 기무라 주코 명의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에하라 외상은 문제가 불거진 지난 4일 장씨에게 직접 전화해 위로한 데 이어 6일 밤에도 “폐를 끼쳐 미안합니다. 사무소의 실수입니다.”라고 전했고, 장씨도 “그런 일은 관계없다. 앞으로도 응원할 것이니까 노력해.”라고 화답했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장씨는 “38년간 음식점을 하며 일본인과 똑같이 세금을 냈는데 선거권도 없고, 정치자금도 못 낸다니 재일교포가 언제까지 차별을 받아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재일교포에 정치헌금 日 외상 결국 사임

    재일동포 장옥분씨로부터 정치헌금 20만엔(약 270만원)을 받아 야당으로부터의 퇴진 압력에 시달려 온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이 결국 6일 사임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이날 밤 간 나오토 총리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으로부터 받은 정치자금 문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면서 “간 총리에게 결심을 전해 승낙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헌금을 받은) 재일 외국인은 중학교 때부터 친교가 있었으나 정치헌금을 받았다는 사실은 지금껏 알지 못했다.”면서 “외상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외국인의 헌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 들 수밖에 없으며 정치자금 관리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교토에서 불고깃집을 운영하는 장옥분씨로부터 2005년부터 4년간 해마다 5만엔씩 모두 20만엔의 정치자금을 받았다. 일본 정치자금 규정법은 정치인이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아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의로 돈을 받았다면 나중에 이를 돌려주더라도 3년 이하 금고형이나 50만엔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형이 확정되면 형 집행 기간과 그 후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정지된다. 차기 총리로 유력했던 마에하라 외상이 낙마함에 따라 간 내각이 더욱 위기에 몰릴 전망이다. 지난해 6월 간 정부 출범 이후 중도 하차하는 각료는 이번이 세 번째다. 또한 친한파인 마에하라 외상이 물러남에 따라 조선왕실의궤 등 한국 문화재의 국회 비준 절차가 지연되면서 한국으로의 반환이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재일동포 등 외국인의 지방 참정권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낭인(浪人) /이춘규 논설위원

    낭인(浪人)은 일정한 직업이 없이 이리저리 헤매는 떠돌이다. 경제·정치적 위기를 겪은 뒤 낭인이 많이 생겨난다. 중세 이전 일본에서 낭인은 호적에 등록된 지역을 떠나 타지역을 유랑하는 사람을 지칭했다. 당시에는 민초들이 낭인이 된 뒤에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에도바쿠후 중기 이후는 주종관계인 영주를 떠난 무사·평민을 낭인이라고 했다. 여행의 자유가 제한됐다. 19세기 악명을 떨친 신센구미는 평민 출신의 낭인들이다. 요즘 일본에서 낭인은 재수생을 지칭한다. 재수생이 보호막을 떠난 옛 낭인 신세와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한 낭인이 열도를 뒤흔들었다. 간사이 명문 교토대를 지망한 야마가타현 출신 한 낭인(19)이 지난달 교토대 본고사에서 모친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영어·수학 시험문제를 인터넷에 유출, 올라온 답으로 작성했다. 도시샤, 릿쿄, 와세다대 문제도 인터넷에 유출시켰다. 3일 체포돼 입시부정 수법 등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 가면(假面)낭인. 대학생 가면을 쓴 채 실질적으로 낭인생활을 하는 재수생을 지칭한다. 일본도 명문대 입시 경쟁이 심해 마음에 들지 않는 대학에 합격하면 재수하는 경우가 많다. 낭인 양산을 막기 위한 장치도 있다. 합격한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 순수한 낭인이 되면 다음해는 상당수 대학에 입학할 수 없는 등 불이익이 많다. 그래서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며 낭인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과 재수생의 중간신분, 반수생이다. 명문고교 입시경쟁도 심해 고등학교에도 가면낭인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시낭인이 문제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시름하는 낭인들이 많다. 사시 1차시험이 치러진 지난달 19일엔 29세 사시낭인이 자살하기도 했다. 고시낭인들은 사법시험이나 행정·외무·입법고시 등에 수년씩 매달린다. 고시낭인을 줄이려 정부가 노력하지만 효과는 별로다. 과거나 지금이나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낭인이란 명칭이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통한다. 하지만 ‘낭인정신’이 긍정적으로 조명되기도 한다. 낭인은 스스로 활로를 개척하지 않으면 결코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수많은 낭인들이 조직과 사회를 변혁시키는 동력을 발휘한다. 조직을 떠나 실직하면 마음가짐이나 각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리면 잠재된 에너지가 발산되는 이치다. 일본 근대화의 촉발점인 메이지유신도 사카모토 료마라는 낭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낭인정신으로 무장한 낭인·재수생들이여! 기죽지 말라.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지청천 장군 일기’ 日 간다

    본지에 최초로 공개된 지청천 장군의 일기<서울신문 2월 28일 자 1면>가 일본에서 특별 전시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3·1절 92주년을 맞아 일본 리쓰메이칸대 국제평화박물관 등과 함께 일본 교토에서 전시회 ‘거대한 감옥, 식민지에 살다’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유물 3만여점 가운데 경찰앨범 등 80여점과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의 일기와 그의 딸 지복영 여사의 미간행 자서전 등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1일 개막식에서는 ‘조선 식민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일 양국 학자들이 참여하는 강연회도 개최된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일본 내에서 일제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실상을 가감없이 조명한 전시는 전례가 없다.”고 이번 전시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기고] 네트워크형 문화도시의 새 모델/이병훈 문화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

    [기고] 네트워크형 문화도시의 새 모델/이병훈 문화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

    문화의 세기다. 전 세계가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도시경쟁력의 중심에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지역별로 거대한 문화시설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빈약한 프로그램이 우려된다. 이 속에서 과연 문화도시가 될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문화도시가 지속성을 갖고 활성화될 것인가. 네트워크를 통한 의견 공유와 상호 학습을 통해 문화의 불씨를 지펴나가야 진정한 문화도시가 만들어진다고 본다. 미국 미네소타에서는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날 수 있는 ‘예술인 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의 예술교육과 감상,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 개발이 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지게 한다. 서로 다른 직업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생생한 정보와 지식을 접할 수 있어 책이나 학교, 기타 매체에서 제공되는 정보와는 다른 즉각적인 피드백과 브레인스토밍이 가능하다. 이런 공간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축제 및 행사에 적용되기도 한다. 일본 교토에서도 전통 역사문화도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가자는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도시의 문화예술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예컨대 대규모 상업적 호텔 건립과 같은 도시 경관을 해치는 시도들이나 토지가격의 상승 등을 막아 전통산업지구를 보호한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기회를 마련하는 등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경우, 민간조합이 중심이 되어 문화예술과 산업 진흥을 이끌어 나간다. 정부는 민간조합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재정 지원이나 기반환경 조성 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민간과 정부는 상하관계라기보다는 공평한 위치에서 도시 운영에 공동으로 참여하여 도시의 문화적 활력에 이바지한다. 이러한 네트워크형 문화도시들이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이면에는 경제의 중심축이 점차 인적 자본을 토대로 한 ‘창조경제’(creative economy)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설 중심보다는 뛰어난 지식과 창의성을 지닌 고급 인력을 어떻게 잘 묶어내고 프로그램화하느냐에 따라 문화도시로서의 성장 가능성 여부가 판가름난다는 의미와도 같다. 2014년 광주에 완공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시설 중심을 벗어나 콘텐츠를 중심으로 국적, 인종, 예술장르를 한데 묶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삼을 예정이다. 다양한 집단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모여 각자가 가진 문화예술 자원,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하고 그에 기반을 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면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할 뿐 아니라 문화산업과 연결되어 경제·문화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 내는 문화적 활력은 국가 간, 문화 간 이해를 증진시키는 윤활유로 작용할 것이다. 교류와 소통에 기반을 둔 창조공간, 다양한 문화가 상호융합하고 나누는 네트워크 문화도시의 모델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만나볼 날이 머지않았다.
  • 식물도 소셜네트워킹

    ‘식물들은 수다쟁이?’ 식물도 다양한 화학물질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조용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식물이 주변 식물이나 미생물 등과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최근 고추가 진액을 빨아 먹는 해충 ‘온실가루이’(흰색파리)의 공격을 받으면 유용한 미생물을 뿌리 쪽에 모아 면역력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다. 식물이 미생물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에게 유리한 면역 환경을 만든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3주 된 고추 모종을 심은 다음 온실가루이를 풀어 놓고 이를 온실가루이 없이 자란 고추와 비교했다. 3주 뒤 온실가루이가 공격한 고추의 줄기 무게는 약 20%가 줄어든 반면 뿌리 무게는 50% 정도가 늘어났다. 뿌리 주변의 미생물을 조사한 결과, 유익한 세균과 곰팡이가 많이 모여 있었다. 류 연구원은 “고추 체내에서 해충이 공격한다는 신호가 뿌리 쪽으로 내려가 미생물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미생물이 분비한 식물 생장호르몬 때문에 뿌리가 많이 자랐고, 해충에 저항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쓴 줄기는 생장이 더뎌졌다.”고 설명했다. 고추가 내부와 외부 네트워킹을 활용해 해충이나 세균에 대한 자기 방어력을 증진시킨 셈이다. 류 연구원은 “유도 물질을 찾아내거나 작동 원리를 밝혀내면 해충을 농약 없이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생물 등과 대화… 자기방어력 키워 식물도 혈연관계를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까이서 자라는 혈연관계의 식물들끼리 서로 의사소통을 해 협력하고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식물이 곤충 등의 공격을 받으면 휘발성 물질을 풍겨 다른 식물에 경고를 한다. 이 점에 착안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과 일본 교토대학 연구진은 야생 환경에서 산쑥의 일종인 아르테미시아 트리덴타타의 포기를 나눠 부모 곁에, 또는 관련이 없는 산쑥 옆에서 자라도록 하면서 각 포기에 마치 메뚜기가 뜯어 먹은 것과 같은 상처를 냈다. 1년 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똑같은 포기 옆에 자라는 산쑥은 혈연관계가 없는 포기 옆에 자라는 산쑥에 비해 동물의 피해를 42% 적게 입었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상처 입은 산쑥 포기가 유전적으로 자신과 같은 이웃 포기에 공격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경고를 받은 식물이 스스로를 어떻게든 보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신과 혈연관계가 없는 이웃에는 이런 경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연구진은 “식물이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복잡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받으면 아스피린 유사 성분 방출 식물은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스피린과 유사한 성분을 만들어 공기 중에 방출하기도 한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연구진은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 위쪽 공기 중에서 아스피린과 유사한 화학성분인 살리실산메틸(C8H803)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가뭄이나 계절에 안 맞는 기온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들이 살리실산메틸을 기체로 방출한 것이다. 식물 스스로 아스피린을 만들어내 스트레스 환경에서 자신을 지키는 일종의 면역체계였던 셈이다. 연구진은 “사람은 해열제로 아스피린을 먹지만 식물은 스스로 아스피린과 같은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능력이 있어 생화학적 방어 기능을 강화하고 손상을 줄이는 단백질을 합성한다.”면서 “식물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생태계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고교선택제 1위 건대부고 비결은

    고교선택제 1위 건대부고 비결은

    건국대부속고등학교는 학생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2011학년도 서울지역 고교선택제에서 193개 일반계고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학교임이 입증된 것이다. 1단계 선발(98명 모집)에서 1948명이 지원해 1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서초·송파의 명문고들을 모두 제쳤다. 생활보장 지원대상자 300명, 서울대 입학생 연평균 3~4명, 4년제 대학 진학률 최하위, 주변 2㎞ 안에 입시 명문고 인접. 어느 것 하나 입학에 유리한 조건이 없었지만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40여 곳의 중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이 학교를 선택했다. ●“자습·체육불참·체벌 없어요” 비결은 학교가 학생을 주인으로 여기는 데 있었다. 건대부고는 ‘3무(無) 학교’다. 이 학교에는 ‘냄새 나는 화장실’, ‘먼지 날리는 운동장’, ‘그물망이 망가진 농구·축구 골대’가 없다. 학생 화장실은 교직원 화장실보다 깨끗하고, 학생들은 잔디구장에서 공을 차며, 골대 그물은 낡기가 무섭게 새것으로 바뀐다. 이 학교 김모 교사는 “사소한 부분이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실만큼이나 중요한 비중을 갖고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가장 우선 예산을 들여 정비한다.”고 소개했다. 건대부고는 수업에도 ‘3무’가 있다. 이 학교에는 ‘자습하는 학생’, ‘체육 못하는 학생’, ‘체벌 받는 학생’이 없다. 시험이 임박해도 교사들은 자습 대신 강의를 하고,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줄어든 체육 시간이지만 신입생 전원은 반드시 체육 동아리 활동에 가입해야 하고, 지각한 학생은 체벌 대신 담임교사와 1대1 상담을 가져야 한다. ●“깔끔한 시설·쾌적한 환경 모두 만족” 이 학교 이군천 교장은 “학교를 찾아 깔끔한 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본 학부모가 먼저 만족하고, 책임감과 실력을 가진 선생님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뒤이어 호응한다.”면서 “유서깊은 역사도, 탁월한 입시 성적도 없었지만 이렇게 수년째 입소문을 타고 서울 최고의 인기학교가 됐다.”고 자랑했다. 이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 없는 것들도 있다. 수학여행은 매년 해외로 떠난다. 지난해는 전교생이 일본 오사카와 교토를 다녀왔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배를 탔고, 어려운 학생 수십명의 여행비는 독지가의 지원으로 충당했다. 당시 학생들을 인솔했던 한 교사는 “1500엔씩을 쥐어주고 점심을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했더니 회전초밥집에서 열접시를 비우거나, 알아서 쇼핑을 하는 등 반나절 만에 배낭여행자가 다 되더라.”면서 “함께 모아두면 망아지처럼 날뛰던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있는 호텔 조식 뷔페에서는 예의 바른 학생으로 처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해외 수학여행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영어중점학교 지정… 교사 인력풀 자랑 이 학교 학생들은 영어 학원 대신 학교에서 자신의 수준에 따라 마음에 드는 수업을 골라 듣는다. 교육청 영어 중점학교로 지정돼 다른 학교보다 많은 12명의 넉넉한 교사 인력풀이 있고, 100%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유능한 교사, 교육청이 지원하는 우수한 전담교사 덕분에 수업의 질은 여느 사설학원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학생들의 평가다. KBS 남자의 자격 합창대회의 감동도 5년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이군천 교장은 “최신 가요가 익숙한 학생들 귀에 가곡과 베토벤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반대한 교사도 많았다. 처음에는 싫다던 학생들도 막상 대회에 나가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조명을 받으며 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나더니 눈빛이 달라지더라.”고 소개했다. 평교사로 들어와 28년째 건대부고에 몸담고 있는 이군천 교장은 간디의 철학을 빌려 ‘인격있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 시설이 좋아지고, 교사가 학생을 신뢰하면 학생들은 스스로 존중받는다고 느낍니다. 그러면 빗나가던 학생들도 다시 돌아오죠. 고등학교가 대학만 잘 보내는 곳이라면 이미 학부모는 특목고나 자사고를 찾았을 겁니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꼭 우리 학교에 오고 싶어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의 전부라고 믿습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축구대표팀 터키와 친선경기 20대초반 젊은피 대폭 수혈

     조광래 감독이 이영표(알힐랄)의 빈자리에 수비수 윤석영(21·전남)과 홍철(21·남)을 불러들였다. 프랑스리그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남태희(20·발랑시엔)도 첫 발탁했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2월10일 오전 3시(한국시간) 터키 트라브존에서 치를 터키 국가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새 대표팀 명단 22명을 31일 발표했다.  기존 23명의 대표선수 중 대표팀 은퇴의사를 밝힌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티이드)과 이영표를 비롯해 골키퍼 김용대(서울), 수비수 곽태휘(교토상가)와 조용형(알라얀), 미드필더 염기훈(수원), 공격수 유병수(인천)가 빠졌다. 대신 홍철과 윤석영, 남태희 등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새로 합류했다.  조 감독은 “윤석영은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고 정확성도 갖췄다. 홍철도 지난해 FIFA 클럽월드컵에서 하는 것을 보니 마음에 들었다. 둘 다 잘 성장하면 이영표의 뒤를 이을 만하다.”고 기대했다.  공격수에는 청소년대표인 남태희를 새로 뽑았다. 울산 현대고를 다니던 2009년 발랑시엔에 입단해 한국선수 중 최연소 유럽리그(1군) 진출 및 데뷔 기록까지 세웠다. 남태희는 대한축구협회가 진행한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 5기 멤버로 2007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딩에서 축구유학을 했다.  조 감독은 대구FC의 중앙수비수 이상덕(25)도 다시 불렀다. 이상덕은 아시안컵을 준비하다가 종아리 통증 때문에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무릎을 다쳤던 박주영(26·AS모나코)도 대표팀에 가세한다. 지난해 10월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2년 만에 대표팀 복귀전을 치렀던 최성국(28·수원)도 다시 태극마크를 단다.  ◇터키 친선경기 대표팀 명단(22명)  ▲GK=정성룡(수원)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DF=이정수(알 사드) 황재원(수원) 홍정호(제주) 이상덕(대구) 차두리(셀틱) 홍철(성남) 윤석영(전남) 최효진(상주상무) ▲MF=기성용(셀틱) 이용래(수원) 이청용(볼턴) 윤빛가람(경남) 최성국(수원)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구자철(제주) ▲FW=손흥민(함부르크) 남태희(발랑시엔) 박주영(AS모나코) 지동원(전남) 김신욱(울산)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산림청 첫 여성 林務官 탄생

    산림청 첫 여성 林務官 탄생

    산림청 개청 후 첫 여성 임무관(林務官)이 탄생했다. 이미라(42·행시 41회) 산림휴양등산과장은 외교통상부의 인도네시아 주재관 공모에 최종 선발돼 다음 달 8일 임지로 떠난다. 이 과장은 산림담당 주재관으로 산림청은 이를 임무관이라 부르는데 여성이 선발되기는 처음이다. 인도네시아 주재관은 산림과 농업, 해양·수산, 환경 등을 총괄하는데 산림분야 거점지라는 점을 감안해 산림청 공무원이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장은 우리나라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에 파견하는 외교관과 주재관 중 최초의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산림청에서 여성 공무원으로서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1998년 4월 공직에 입문해 국제협력담당관실에 근무하며 산림분야 국제협력 및 대외통상업무, 교토의정서 준비 등을 경험했다. 2005년 1월 산림청 첫 여성 서기관, 2007년 6월 첫 여성 과장(도시숲 정책팀장)에 올랐다. 기획력과 업무 추진력을 갖춰 여성 공무원에게 ‘승진의 벽’이 높은 산림청에서 확고한 위상을 다졌다. 미국 미주리주립대 석사과정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림위원회 등 각종 국제회의에도 참석하며 주재관으로서의 역량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과장은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가 탄소조림과 산업조림을 시행하는 중요한 지역으로 유일하게 임무관이 나가 있다.”면서 “지방 정부와 우리 기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中 작년 GDP 10.3% 증가 ‘세계2위 경제대국’ 확정

    中 작년 GDP 10.3% 증가 ‘세계2위 경제대국’ 확정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40조 위안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지위에 올라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국가통계국 마젠탕(馬建堂) 국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GDP가 39조 7983억 위안(약 6798조 7435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9년의 9.2% 성장에 비해 상승폭이 1.1%포인트 확대된 수준이다. 분기별로는 1분기 11.9%, 2분기 10.3%, 3분기 9.6%, 4분기 9.8% 상승했다. 산업별로는 2차산업의 성장률이 12.2%로 가장 높았고 1차산업과 3차산업은 각각 4.3%, 9.5% 성장했다. 일본은 다음 달 2010년 GDP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미 작년 2분기와 3분기 달러 기준 GDP에서 중국에 따라잡힌 데다 4분기에는 엔고에 따른 수출 부진 등으로 경제 성장률마저 둔화돼 작년 GDP가 중국보다 커질 가능성이 없다고 교토통신은 전했다. 또 중국의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당국의 목표(3%)를 초과해 3.3%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5.1%까지 치솟았던 CPI 상승률은 12월에 4.6%로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상승률이 다소 둔화됐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1, 2월에 최대 6%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통화당국의 긴축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2월 5.9% 상승하면서 지난해 전체로는 5.5% 올랐다. 수출입액은 2조 9728억 달러로 전년보다 37.7% 증가한 가운데 흑자는 다소 감소했다. 수출액은 31.3% 늘어난 1조 5779억 달러, 수입은 38.7% 증가한 1조 3948억 달러로 흑자는 전년보다 6.4% 감소한 1831억 달러를 기록했다. 고정자산투자는 27조 8140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23.8% 증가했지만 상승률은 전년에 비해 6.2%포인트나 둔화됐다. 상품 판매와 요식업을 포함한 지난해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8.4% 늘어난 15조 4554억 위안으로 내수가 견고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격상승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소매판매 증가율은 14.8%에 달했다. 마 국장은 “1분기에 다소 과열 기미를 보였지만 각종 긴축정책이 시작되면서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일각의 더블딥 우려도 총체적으로는 모두 해소되면서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한·중·일 정상회담 5월 도쿄서 개최

    한국과 일본, 중국의 3국 정상회담이 오는 5월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했다. 한·중·일 3국은 해마다 돌아가며 정상회담을 하고 있으며 올해는 일본이 의장국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한·중·일 외교장관은 3월 교토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로 했다.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이 지난 17일 중국의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와 만나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3월 19일과 20일 교토 영빈관에서 열기로 합의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3월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나 날짜는 아직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아시안컵] 골 폭풍 몰아쳤지만… 찜찜한 승리

    [아시안컵] 골 폭풍 몰아쳤지만… 찜찜한 승리

    공은 둥글다지만,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몇 골 차로 이길지가 관심사였다. 조광래호가 상대한 인도는 그만큼 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위팀들이 참가하는 챌린지컵에서 우승, 27년 만에 극적으로(!) 아시안컵 본선에 올랐다. 대회에선 정작 승점 1도 못 땄다. 탈락은 이미 확정됐지만, 봅 휴튼(영국) 인도 감독은 “한국 같은 강팀과 경기하는 건 영광”이라고 했다. 그런 인도를 상대로 한국은 ‘아시아 호랑이’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18일 비 내리는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인도를 4-1로 물리쳤다. 원톱 지동원(전남)이 두 골을 넣었고, ‘샛별’ 손흥민(함부르크)도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구자철(제주)은 1골 2도움을 기록, 득점 공동선두(4골)에도 올랐다. 이로써 2승 1무(승점7)가 된 한국은 같은 시간 바레인을 1-0으로 꺾은 호주(승점7)와 동률이 됐다. 그러나 7득점·3실점으로 골득실(+4)에서 호주(+6)에 뒤져 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23일 오전 1시 25분 카타르클럽에서 D조 1위가 확정된 이란과 8강 단판전을 치른다. 유효슈팅만 20개를 때릴 만큼 일방적인 경기였다. 첫 득점은 전반 6분 만에 나왔다. 구자철, 이청용(볼턴)으로 이어진 원터치 패스가 지동원의 머리로 연결돼 골망을 뒤흔들었다. 스트라이커 지동원의 대회 첫 득점. 흥이 채 가시기도 전인 3분 뒤엔 구자철의 추가골이 나왔다. 이번엔 지동원이 어시스트 했다. 한창 상승엔진에 박차를 가할 무렵, 곽태휘(교토상가)의 불필요한 반칙이 나왔다. 전반 12분 페널티킥을 내줬고, 인도축구 유일의 해외파인 체트리 수닐(미국 캔자스 스포르팅)이 침착하게 꽂아넣었다. 잠시 주춤하던 한국은 전반 23분 지동원이 구자철의 도움을 받아 한 골을 추가했다. 인도는 이후 전원 수비에 가까운 포진으로 육탄방어를 펼쳤다. 골대 앞에 촘촘히 버티고 서서 완벽한 슈팅을 머리로, 몸으로 걷어냈다. 전반은 3-1로 마쳤다. 조광래 감독은 하프타임 ‘셀틱듀오’ 차두리·기성용을 빼고 손흥민(함부르크), 최효진(상무)을 넣으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꼭꼭 걸어 잠근 인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게다가 인도 수브라타 폴 골키퍼는 14개의 슈퍼세이브를 보였다. 골이나 다름없던 상황을 연출하던 한국은 결국 후반 36분 ‘무서운 10대’ 손흥민의 득점포로 대승을 마무리했다. ‘젊은 피’를 앞세워 4골이나 뽑았지만 왠지 찝찝하다. 8강 토너먼트 상대가 ‘천적’ 이란이기 때문. 한국은 얄궂게도 이란과 최근 다섯 번의 아시안컵 8강에서 연속으로 만나게 됐다. 최근 네 번의 대회에서는 1승 1무 2패를 거뒀다. 역대전적에서 8승 7무 9패로 열세고, 2005년 10월 친선전(2-0승) 이후 이긴 적도 없다. 지난해 9월 평가전에서도 졌다. 이란의 압신 고트비 감독이 2006년 태극전사와 함께 독일월드컵에 나갔던 ‘한국통’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한국의 출사표는 우승이었다.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을 슬로건으로 내건 한국이라면 누구라도 겁낼 필요는 없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영건들 있기에… 흐뭇한 한국축구

    [아시안컵] 영건들 있기에… 흐뭇한 한국축구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18일 만난 인도는 약체였다. 그래도 ‘조광래호’가 새로 탑재한 ‘영건’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이날 인도의 밀집수비를 뚫고 골을 터트린 것은 모두 향후 10년 동안 한국축구를 이끌어 갈 젊은 공격수들이었다. 침묵을 지켜왔던 원톱 지동원(20·전남)은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후반 교체투입된 한국의 최연소 선수인 ‘샛별’ 손흥민(19·함부르크)은 A매치 첫 골을 넣었다. 아시안컵 득점왕을 노리는 구자철(22·제주)도 자신의 대회 4호골을 만들어냈다. 그것도 모자라 지동원의 두번째 골과 손흥민의 A매치 데뷔골을 도왔다. 당초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는 박주영(26·AS모나코)이었다. 필요할 때 한방씩 해주는 것은 물론 공중볼 다툼에 능하고,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는 움직임이 좋다. 그래서 아시안컵을 앞두고 박주영이 부상으로 출장할 수 없게 됐을 때 51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앞길에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먹구름이 드리운 분위기였다. 조광래 감독은 다급하게 박주영을 대신할 수 있는 공격수들을 찾았다. 지동원, 손흥민, 구자철, 윤빛가람(22·경남) 등의 젊은 선수들이 선택됐다. 비록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잘 해줬지만, 성인 대표팀들 간의 경기에서는 이들 모두가 거의 처음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받지 못했다. 관심은 ‘캡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23·볼턴)에게 모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건들은 굉장했다. 경기장에 나서 얼어붙은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열심히 뛰는 것도 아니었다. 조 감독이 요구한 플레이를 120% 해줬다.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노련하고, 감각적이었다. 제주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구자철은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바레인-호주-인도전까지 전 경기에서 골을 터트렸다. 지동원도 자리에 구애받지 않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공격의 활로를 텄다. 박주영의 대체자에서 경쟁자가 됐다. 바레인전에서 곽태휘(30·교토상가)의 불의의 퇴장으로 잠깐 피치를 밟는데 그쳤던 손흥민은 결국 인도전에서 일을 냈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아졌고, 조 감독은 흐뭇해졌다. 그런데 박주영은 큰일났다. 치열한 주전경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시안컵] 사커루 훼방에… ‘왕’ 발걸음 일단 멈춤

    [아시안컵] 사커루 훼방에… ‘왕’ 발걸음 일단 멈춤

    귀환을 선포한 ‘왕’의 발걸음에 ‘사커루’가 훼방을 놓았다. 반세기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이 강적 호주와 비겼다.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14일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구자철(제주)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마일 제디낙에게 헤딩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지난 11일 바레인을 꺾었던 한국은 호주와 나란히 1승1무(승점4)가 됐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2위에 올랐다. 최약체 인도와의 최종전을 남겨둔 한국은 이로써 사실상 8강행을 예약했다. 그러나 조 1위로 8강에 오르려면 인도전에서 대량득점을 해야 한다. 호주가 인도를 4-0으로 대파했기 때문.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므로 최종전 부담은 커졌다. 조 2위가 된다면 토너먼트에서 D조의 이란, 북한 등 까다로운 상대와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호주전은 ‘미리 보는 결승’으로 불렸다. 아시아 최다 월드컵 출전국(8회) 한국과 아시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호주(26위·한국 39위)의 대결은 그 자체로 ‘핫이슈’였다. 나란히 1승을 챙긴 뒤 가진 순위 결정전의 의미가 짙었다. 출발은 괜찮았다. 일진일퇴였지만 한국의 근소한 우세였다. 한국은 바레인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곽태휘(교토상가) 대신 황재원(수원)에게 중앙수비를 맡긴 것 말고는 1차전과 같은 ‘베스트 멤버’가 나섰다. 원톱 지동원(전남)과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 좌우 날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은 초반부터 활발하게 공격진영을 누비며 슈팅을 날렸다. 세밀한 패스게임과 유기적인 커버플레이는 좀 더 가다듬어진 모습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뽑힌 사샤(성남)가 버티는 호주의 수비라인은 탄탄했지만, 태극전사들은 오밀조밀한 패스를 앞세워 찬스를 만들어 갔다. 첫 골은 전반 24분 터졌다. 지동원이 수비수를 따돌리며 내준 공을 구자철이 골문 정면에서 받아 오른발로 꽂아 넣었다. 골키퍼의 몸놀림까지 예상하고 방향을 비틀어 때린 그림 같은 슛. 지난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넣은 구자철은 이날도 골을 추가, 3골로 이번 대회 중간 득점 선두에 오르며 새로운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전반은 1-0, 한국의 리드. 그러나 후반 17분 호주의 코너킥 때 제디낙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1-1 동점. 경기는 더욱 박빙으로 흘렀다. 조광래 감독은 구자철 대신 염기훈(수원)을, 지동원을 빼고 유병수(인천)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한국은 인저리 타임까지 쉼 없이 슈팅을 날렸지만, 야속하게도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오히려 날카로운 슈팅을 허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호주와의 역대 전적은 6승9무7패.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공격축구 준비는 끝났다

    [아시안컵] 공격축구 준비는 끝났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7월 취임 뒤 모두 5차례 평가전을 가졌다. 매 경기 자신의 목표인 ‘유기적이고 빠른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면서 상대를 압박하는 공격축구’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거듭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중간평가 격인 아시안컵 개막을 사흘 앞둔 5일 “준비는 거의 끝났다.”고 밝혔다. 결과물인 ‘베스트 11’의 윤곽도 나왔다. 지난 6개월 동안 그는 무엇을 준비해 온 걸까. [수비] 포백으로의 귀환-조 감독은 취임 뒤 첫 경기였던 나이지리아전과 이어진 이란, 일본전에서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베테랑’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교토상가)와 함께 신예 김영권(오미야)을 수비라인에 배치했다. 수비진 세대교체의 시작이었다. 이란전에서도 신인 홍정호(제주)가 등장했다.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조 감독은 이란전 패배 뒤 일본전에서 조용형(알 라이안)을 통해 ‘포어리베로’라는 다소 생경한 지역전술을 실험했다. 그러나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워크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은 시리아전에서 ‘포백’으로 되돌아갔다. 중동 축구의 강점인 역습을 효율적으로 막기 위한 고육책의 성격이 짙다. 또 젊은 수비수들 대신 차두리(셀틱)-이정수-곽태휘-이영표(알 힐랄)로 이어지는 경험 많은 수비라인을 중용했다. 수비진의 세대교체 작업은 아시안컵을 들어 올린 이후로 잠시 미루겠다는 뜻이다. [중원] 시프트의 주인은-‘패싱게임’과 ‘공격축구’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에서 패스를 잘하는 윤빛가람(경남)과 돌파가 좋은 최효진(상무)을 발탁했다. 효과는 제법 괜찮았다. 하지만 이란, 일본전을 거치면서 한계도 드러났다. 공세적인 상황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몰리는 상황에서 수비가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찾아낸 대안은 이용래(수원). 조 감독은 이용래를 시리아전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프로팀 알 자지라전과의 평가전까지 2경기 연속 기성용(셀틱)의 파트너로 기용했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중원에서 또 하나의 실험은 ‘박지성 시프트’였다. 하지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이미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는 월드스타다. 실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조 감독은 알 자지라전에서 그 대신 구자철(제주)을 투입했다. 만족스러웠다. 실전에서도 그대로 가기로 했다. [공격] 박주영 대체자 찾았다-조 감독도 허정무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공격라인에서 박주영(AS모나코)의 파트너를 찾는 데 집중했다.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조영철(니가타), 이란전에서는 석현준(아약스), 일본전에서는 최성국(성남)이 테스트를 받았다. 만족스럽지 않았다.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박주영이 부상으로 아시안컵 출전이 불가능해졌고, 탐색 대상은 파트너가 아니라 대체자가 됐다. 시리아전에서는 최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최전방에 배치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교체 투입된 지동원(전남)이 조 감독의 근심을 덜어줬다.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베스트 11은 이렇게 완성됐다. 이제 대표팀이 얼마나 무서운 팀이 됐는지 확인할 일만 남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조광래호 플랜C는 ‘구자철 시프트’

    조광래호 플랜C는 ‘구자철 시프트’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박지성 시프트’를 용도 폐기하고 ‘구자철 시프트’라는 카드를 새로 꺼내 들었다. 대표팀은 4일 오후 11시 30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알 자지라 클럽과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11일 치를 아시안컵 조별리그 바레인과의 1차전을 앞둔 마지막 실전 테스트다. 조 감독은 지난달 30일 시리아전에서 결승골을 올린 지동원(전남)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그 뒤에 처진 스트라이커로 구자철을 포진시킨다는 계획이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리아전 특별 임무가 구자철에게 주어진 셈이다. 이는 시리아전을 복기해 보고 조 감독이 내린 결론이다. 조 감독은 당시 박지성을 중앙미드필더(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시켰다. 어디다 갖다 놓아도 120% 역할을 해내는 박지성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시원치 않았다. 빈 공간을 파고드는 게 강점인 박지성은 사방에서 몰려드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싸여 거의 옴짝달싹 못했다. 소속팀에서 중앙미드필더로 나선 적은 있지만 주로 상대팀 키플레이어를 막는 수비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쓰임새가 달랐다. 조 감독은 새해 1일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뛸 때 더 효과적인 공격을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원대 복귀’는 즐비하게 늘어선, 든든한 후보들 때문이기도 하다. 조 감독은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 중앙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로 뛸 수도 있다. 손흥민(함부르크)이나 지동원(전남)도 가능하다.”고 했다. 마침내 조 감독은 이틀 뒤인 3일 구자철을 낙점했다. 구자철은 올림픽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그러나 공격수 능력도 뛰어나다. ‘킬 패스’와 강력한 중거리슛 능력을 갖춘 건 물론, 세트피스 때 킥을 전담해 왔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란과의 3, 4위전에서도 중거리 추격골을 터뜨려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주인공이다. 처진 스트라이커로의 승진(?)은 이용래(수원)의 덕분이기도 하다. 조 감독은 당초 김정우(상무)의 입대로 공백이 생긴 중앙미드필더에 기성용(셀틱)-구자철 조합을 구상했다. 하지만 이용래가 워낙 맹활약을 펼쳐 구자철의 쓰임새가 더욱 다양해지는 효과를 얻었다. 예상치 않은 박주영의 부상으로 인한 대표팀 낙마, 그래서 생겨난 박지성 시프트. 그것이 ‘플랜B’라면 구자철 시프트는 플랜C다. 아시안컵 정복을 위한 조광래호의 전술 실험이 바야흐로 2단계에 접어들었다. 조 감독은 포백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이영표(알 힐랄)-이정수(알 사드)-곽태휘(교토)-조용형(알 라이안)으로 포백라인을 조정했다. 차두리(셀틱)는 후반에만 뛸 전망. 중앙수비수였던 조용형은 곽태휘를 시험해 보기 위해 잠시 오른쪽 풀백 자리로 이동시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주식 분할매수라면 지금도 안 늦었다”

    “주식 분할매수라면 지금도 안 늦었다”

    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다. 2011년의 동물인 토끼는 ‘교토삼굴’((狡兎三窟·영리한 토끼는 위기에 대비해 도망칠 굴 3개를 준비한다는 뜻)이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정도로 약삭빠르다. 영리한 토끼처럼 올해 재테크 시장에서 개미들이 발빠르게 움직여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까. 31일 서울신문이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올해 재테크 시장 흐름을 전망한 결과, 주식과 원자재 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망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부동산과 정기예금에서는 그다지 높은 이익을 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내년 주식시장을 장밋빛으로 평가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최대 2400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경기침체·중국 긴축·유럽 재정위기 등 기존 악재가 호전될 것으로 보여 올해보다 안정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주식시장이 너무 달아올라 투자하기 꺼려진다는 것이 개미 투자자들의 최근 고민이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올해 상반기 조정장이 있을 수 있지만 무게는 대세 상승에 있으니 분할 매수를 해서라도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투자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무게를 두고 실물경기회복과 관련된 원자재 펀드 등을 추천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 국면에 따라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높아지겠지만 아무래도 국내 주식형 펀드가 유망자산”이라면서 “랩어카운트는 올해 규모가 더 커질 것이고 글로벌채권·신수종펀드·원자재 관련 상품 등 틈새를 공략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원자재 시장도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신흥국가 사이에서 원유·비철금속 등 수요가 달려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면서 “2012년부터 공급이 수요 증가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난해 하반기에 원자재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는데 올해 1분기에도 현대중공업·SK에너지 등 원자재 관련 업체들에 대한 기관들의 선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안정적인 재테크 방법으로 손꼽히는 정기예금과 부동산 시장의 수익성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정기예금의 경우 올해에도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관석 팀장은 “올해 기준금리가 2~3차례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정기예금은 4%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여전히 1%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최근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다지만 완연한 상승세를 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소득 수준 대비 집값이 높다는 인식이 퍼져 올해 대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금리나 수급 상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아시안컵] “우승해법은 공격” 영건 대거 발탁

    [아시안컵] “우승해법은 공격” 영건 대거 발탁

    51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조광래호’의 23명 최종엔트리가 24일 발표됐다. 빠른 템포의 공격축구로 아시아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조광래 감독의 구상대로 공격진에 스피드와 파괴력이 뛰어난 ‘젊은 피’들이 대거 발탁됐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차두리(이상 셀틱), 조용형(알 라이안), 이정수(알 사드), 이영표(알 힐랄) 등 해외파 필드 플레이어 8명과 정성룡(성남),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용대(서울) 등 골키퍼 3명은 예정대로 명단에 포함했다. ●샛별 손 흥민 주전보다 후반 조커로 함부르크의 샛별 손흥민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이끌었던 지동원(전남), K-리그 득점왕 유병수(인천), 최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 등 22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 박주영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어 갈 임무를 맡았다. 조 감독은 “손흥민은 박지성, 이청용의 대를 이을 선수로 당장 주전으로 내세우기 어렵지만, 후반 조커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박주영은 최전방보다 2선에서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형태의 전술로 득점력을 끌어올리게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미드필더도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윤빛가람(경남), 구자철(제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킥과 침투 능력이 좋고, 조 감독의 ‘패스 중심 축구’에 적합한 선수들이다. 염기훈(수원)도 명단에 포함됐다. ●수비수 경험 많은 이영표 등 포진 주목할 점은 김정우(상무), 김남일(톰 톰스크) 등으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겠다는 뜻으로 중원에서 전담요원에게 수비를 맡기지 않고, 공을 뺏기는 순간 팀 전체가 재빨리 수비로 전환해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수비진 선발에는 안정을 택했다. 차두리, 이영표, 이정수, 조용형 등 남아공월드컵 멤버에다가 홍정호(제주)와 김영권(FC도쿄) 등 젊은 수비수들 대신 경험이 풍부한 곽태휘(교토상가)와 황재원(수원), 최효진(상무)을 뽑았다. 수비진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이용래(수원)다. 원래 경남에서 미드필더로 뛰었던 이용래는 제주 전지훈련에서 윤석영(전남)과 치열한 경합을 펼친 끝에 왼쪽 주전 풀백인 이영표의 백업 요원으로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다. 대표팀은 오는 3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시리아와 평가전을 가진 뒤 내년 1월 6일 결전의 땅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다. 한편 조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결심한 박지성에 대해 “선수의 의견은 존중하지만 본인이 선수생활에 큰 무리가 오지 않는다면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활약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평가전에는 나오지 않더라도 월드컵 예선 등 필요한 경기에는 참가해서 한국 축구를 빛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국제 온실가스 전문가 한국인 11명 시험 통과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지난 10월 유엔기후협약(UNFCCC)과 공동으로 마련한 자격시험을 통해 11명의 한국인 국제 온실가스 검토 전문가를 배출했다고 20일 밝혔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2명, 산업공정 3명, 농업 1명, 산림 3명, 폐기물 2명이다. 전문가들은 교토의정서 부속서1 국가들이 매년 4월까지 UN에 제출하는 국가 온실가스 통계를 공식 검증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센터 관계자는 “국제 온실가스 전문가 배출을 계기로 이들의 국제 무대 진출을 지원하고 목표관리제 검증 프로그램 교육과 연계해 활동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 온실가스 통계전문가 포럼을 구성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 통계·계수 검증과 국가 온실가스 통계 발전 로드맵 구상 등에 적극 참여시켜 국내 온실가스 통계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온실가스 자격시험 합격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3명) 이민영·이소향·이지애 ▲한국환경공단(4명) 방천희·오태식·백원석·현승진 ▲국립산림과학원(2명) 김래현·이경학 ▲에너지경제연구원(1명) 오인하 ▲국립환경과학원(1명) 류영숙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발언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의미/이원희 에코프론티어 본부장

    [발언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의미/이원희 에코프론티어 본부장

    최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이 법안은 금년 1월에 제정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명시한 이후 정부가 준비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제도이다. 정부와 산업계 간의 입장차이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배출권 거래제도의 전략적 의미와 실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국내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은 국제적 관점과 국내적 관점에서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다. 국제적 관점에서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은 2012년 이후 포스트 교토 기후변화 협상에 조기 대응하는 부분과 자발적으로 약속한 중장기적 국가온실가스 저감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국내적으로는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의 효율성 강화와 녹색성장동력의 관점에서 거래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에 따라 기업들은 배출량을 산정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는데, 거래가 없을 경우 내부 저감비용이 높은 기업들은 큰 부담을 갖게 된다. 그러나 배출권 거래제도가 도입되면 시스템은 그대로 활용하면서 거래기능을 추가, 각 기업별로 자체 저감과 배출권 거래가 조합된 비용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규제’가 비용증가 및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내외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배출권 거래제는 오히려 녹색기술 개발 및 에너지 효율 향상을 촉진하여 기업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유럽연합(EU)의 배출권 거래제 계획을 보면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업의 경우, 무상할당 등의 수단을 통하여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산업계의 우려를 씻어내고,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정교한 기본 설계가 무엇보다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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