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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정국 기로] “단식 동참” “죽어라”… 표류하는 세월호법, 국민을 둘로 찢다

    [세월호정국 기로] “단식 동참” “죽어라”… 표류하는 세월호법, 국민을 둘로 찢다

    여야가 ‘세월호특별법’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2일째 단식 중인 고(故) 김유민양 아버지 김영오씨에 대한 ‘악성 루머’와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단식하다 죽어라’는 막말과 함께 ‘이혼해 딸과 교류가 없었다’, ‘보상금을 목적으로 단식한다’, ‘금속노조 조합원이다’ 등의 이야기를 언급해 ‘순수 유가족’이 아니라고 헐뜯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특별법 제정’ 방법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 있지만 본질에서 벗어난 비난은 사회 갈등을 조장할 뿐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악성 루머와 비난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햄릿’ 등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 이산은 지난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민이 아빠라는 자야, 그냥 단식하다 죽어라. 그게 네가 딸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고, ‘정치적 프로파간다(선전 또는 선전도구)’가 전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다. 죽어라”라는 비난 글을 게재했다. 다음날인 23일 새벽에는 자신을 김씨 처남이라고 밝힌 한 사람이 포털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기사에 “누나가 김씨와 이혼하고 10년간 혼자 아이 둘을 키우느라 고통을 겪었다”는 댓글을 달았다. 김씨가 금속노조 충남지부의 조합원이라는 사실도 SNS에서 언급됐다. 김씨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한 지적을 놓고 “우리 부녀지간은 사랑이 각별했다”면서 “저는 지금 돈 10원도 필요 없고, 유민이가 왜 죽었는지 밝혀내는 게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금속노조 조합원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작년 7월 22일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자동으로 조합원에 가입되게 돼 있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념적인 시선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일명 ‘빨갱이 논리’로 김씨의 단식을 바라보는 건 이념 갈등을 키울 뿐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응답이 정치권에서 없으니까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회적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사권, 기소권을 달라는 유가족들의 주장을 놓고 갑론을박할 수는 있다”면서도 “(김씨가) 이혼을 해서 딸에 관심이 있었는지 등은 지금 사안과 상관없는 것인데 이를 이용해 갈등을 만드는 건 엄청나게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 높아진 피로도와 유언비어가 유가족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세월호 문제 해결의 지지부진함에 따른 국민적 피로도가 높고, 유가족 배·보상 문제 같은 유언비어가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면서 “그렇다 보니 ‘가슴 아프다’라는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보다 비난하고 싶은 분노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3자협의체도 여야 평행선 세월호법 해법 ‘핑퐁 게임’

    3자협의체도 여야 평행선 세월호법 해법 ‘핑퐁 게임’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4일 세월호특별법 해법을 마련하자며 새누리당에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하면서 여권의 대응 여하에 따라 세월호 정국 향배가 갈리는 기로에 서게 됐다. 새누리당은 공개적으로는 박 원내대표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당내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을 배려해야 한다”며 ‘특별법 양보론’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3자협의체 제안이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시·도지사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 측이 지난달 10일 3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새누리당에 이같이 제안하고 참여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가장 큰 민생은 세월호특별법”이라면서 “그동안 여야 협상을 통해 진상조사위 구성 방식에 진전이 있었고 특검 추천권도 유가족 뜻을 반영할 길을 열었지만 유가족이 아직 부족하다고 하시니 끝까지 더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교착 정국의 책임 소재를 정부 여당 쪽으로 돌린 박 원내대표는 “이젠 유족 대표와 여야 대표가 마주 앉는 3자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여당이 이러한 3자협의체 구성 방안을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여야와 유가족이 3자협의체를 통해 입법을 하자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와 의회민주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여야 간의 논의 구도를 전혀 다른 새로운 구도로 변질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지난 23일 끝난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유족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어 세월호 표류 정국에서 여권이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법 문제를 언급할지 주목된다. 박 원내대표가 3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은 사실상 재재협상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동안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안이 유가족의 사후 거부로 번번이 무산되자 아예 협상 단계부터 유가족의 뜻을 반영하기 위한 제안으로도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세월호특별법 대응 방향 및 박 원내대표의 국민공감혁신위원장직 사퇴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국회 정상화 없이 경제살리기 없다/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열린세상] 국회 정상화 없이 경제살리기 없다/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사례 #1:2005년 12월 여야는 소위 ‘4대 입법’의 하나인 사학법 개정을 놓고 국회에서 격렬하게 대치했다. 당시 김원기 국회의장은 사학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권 상정했다. 이후 여당인 열린 우리당은 과반 힘을 앞세워 단독으로 이 법안을 표결처리했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재개정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섰다. 그런데 2006년 1월 30일 사학법 재개정으로 꼬인 ‘경색 정국’을 풀기 위해 열린 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북한산에서 산상회담을 열었다. 양당 대표는 4개 사항에 합의했다. “사학의 전향적 발전과 효과적인 사학비리 근절을 위해 사학법 재개정을 논의할 수 있다”가 핵심이었다. 그런데 경색 정국이 풀린 결정적인 계기는 당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예상 밖의 ‘사학법 양보’를 여당에 권고하면서 야당인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었다. 사례 #2: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7월 여야는 미디어법 처리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극단적으로 맞서고 있었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은 단독 처리 수순에 돌입해 국회의장에게 직권 상정을 요청해 놓았다. 민주당은 물리적 저지를 고수하며 문방위원장실을 봉쇄했다. 그대로 가면 국회 폭력 사태는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표가 7월 19일에 “미디어법 강행 반대” 발언을 했다. 만약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직권상정을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를 개최하면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례#3:여야는 2014년 8월 7일에 세월호 특별법에 전격 합의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 부여 및 특검 추천권 문제와 관련해 일단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총회에서 사실상 합의를 뒤집고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재협상의 핵심은 야당이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양보한 만큼 특별검사 추천권만큼은 사실상 야당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험했던 이와 같은 입법 갈등의 사례들은 향후 한국 국회가 어떻게 혁신돼야 하는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첫째, 쟁점 법안과 민생 법안을 분리해서 처리할 수 있는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는 여야 간에 핵심 쟁점이 불거지면 모든 입법 활동이 중지된다. 세월호 정국 이후 지난 넉 달 동안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이 이른 입증하고 있다. 민생 법안을 만들어도 그 효과가 나올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입법 시기를 놓치면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둘째, 의원들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개별 의원들은 독립적인 헌법 기관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국회에서는 무기력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다. 핵심 쟁점이 생기면 모두 손을 놓고 당 지도부의 지시와 통제만을 기다린다. 이런 상황이라면 300명의 의원이 왜 필요한가. 아무리 민감한 법안이라도 본회의에 상정해서 의원들이 양심과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관행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국회의장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모든 의사일정은 원내 교섭 단체들 간의 합의에 의해서 결정된다.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 국회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이를 타개할 결정적인 수단을 의장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06년 사학법 파동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혁 포기’라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야당에 양보한 이유는 오지 민생 때문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에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한 3·30 부동산 대책을 제시했다. 그런데 후속 입법이 국회에서 처리돼야 하는데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국회가 마비되고 있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산적한 민생 법안의 처리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 노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박 대통령은 최근 “정치는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지 정치인들 잘살라고 있는 게 아닌데 지금 과연 정치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할 때”라는 발언을 했다. 정치를 비난한다고 대치 정국이 풀리지는 않는다. 정부 여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국회 정상화에 올인해야 한다.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은 정치로 푸는 성숙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 ‘세월호특별법’ 교착 국회 돌파구 안간힘

    여야는 17일 세월호특별법이 교착상태에 빠지며 멈춰 버린 국회 일정을 재가동시키려는 노력을 이어 갔다.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전화 통화를 포함해 수차례 접촉을 갖고 의견접근을 시도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회동했다.  막판 쟁점인 특검 추천위원 구성을 놓고 새누리당이 여야몫 2명씩인 인원을 여야 합의 추천 방식으로 할 것을 제안하면서 새정치연합도 야당몫 1명 증가 요구에서 물러나는 등 타결의 실마리도 엿보였다. 여야가 상설특검법 테두리를 지키되 세월호 유가족 입장도 반영하는 선에서 합의안을 모색함에 따라 7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19일 전까지 극적 합의 가능성도 생겨났다.  이날 양당 정책위의장 회동은 주 정책위의장의 선제안으로 마련됐다. 새누리당은 경기 안산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의 특례입학, 분리국정감사 1차 시행, 경제활성화를 위한 민생법안 처리 등을 위해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이미 이완구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18일 본회의 예정’을 알리며 소집령을 내린 상태다. 주 정책위의장뿐 아니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협상 실무진이 국회에 머물며 해법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세월호특별법과 다른 민생법안은 분리해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숙제하는 학생이 한 가지 숙제가 어렵다고 다른 숙제까지 하지 않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야당을 공격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법, 이미 상임위를 통과한 93개의 민생법안 등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민생법안의 조속한 논의와 통과를 위해서도 국회 정상화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가족들을 연일 만나 위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기대 세월호법 조속 처리를 촉구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회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참사를 국가적 과제로 생각해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완구·박영선 ‘화려한 출발, 초라한 100일’

    이완구·박영선 ‘화려한 출발, 초라한 100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5일 나란히 취임 100일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 발생 22일째인 지난 5월 8일 양당 의원총회를 통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기대감이 넘쳤지만 현재 두 손에 받아 든 ‘의정 성적표’는 초라하다. 임기 내내 논의해 온 세월호특별법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고 법안 처리 실적은 ‘0건’이다. 취임 초기 두 원내대표 사이에는 ‘훈풍’이 불었다. 이례적으로 취임 한달 만에 주례회동을 열기로 합의해 대화 채널을 상시적으로 가동했다. 매주 월요일 오전 주례회동에서 만나 머리를 맞댔고 ‘세월호특별법 통과’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해 나갔다.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차에 여야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유출 논란으로 극한 대립을 보여 온 모습과 달리 ‘대화와 협력의 정치’를 손수 보여준 것이다. 취임 이전 양 원내대표 모두 자기 주장을 거침없이 관철시키는 ‘강경’ 스타일로 통했기 때문에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대화와 협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세월호특별법 제정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자 두 사람의 관계도 삐걱거렸다. 지난 7일 열린 주례회동에서는 “야당에 협박조의 말을 하나”(박 원내대표), “말씀 삼가라”(이 원내대표)며 거친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 세월호특별법 등 11개 사항에 전격적으로 합의해 다시금 ‘훈풍’이 부는 듯 보였지만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합의안에 격렬하게 반발해 본회의 통과는 요원한 상태다. 세월호특별법 교착 상태는 민생법안 통과 등 다른 원내 현안의 악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난 100일 동안 법안 처리 실적이 ‘0건’에 그친 게 그 증거다. 이 외에 오는 26일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분리 국정감사’, 9월 초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 예산안·세법 처리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라크 알말리키 총리 결국 퇴진

    나라 안팎에서 퇴진 압력을 받은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결국 3연임을 포기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14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국가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치적 교착 상태를 끝내기 위해 총리직을 하이데르 알아바디 지명자에게 넘겨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알아바디 지명자와 함께 방송에 출연해 “이라크의 정치 발전과 정부 구성을 위해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알말리키 총리는 고립무원 상태였다. 국내에서는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권력을 독점하고 수니파를 박해한 탓에 되레 지금의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3년 4월 정부군이 수니파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하위자 사건’을 계기로 일부 수니파 무장세력의 무력 도발이 이어졌고 급기야 이 무장세력 중 하나이자 IS의 전신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지난 6월 북부 모술을 장악하며 이라크 전역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오랜 세월 든든한 우방이었던 시아파 맹주 이란마저 그를 외면했다. 미국과 유엔도 알아바디를 지지하며 잇따라 등을 돌렸다. 아지즈 자베르 바그다드 무스탄시리야대학 정치학 교수는 “이라크 엘리트 시아파 성직자들의 압력 그리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알말리키의 퇴진에 동의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알말리키는 지난 11일 대통령이 새 총리를 지명하자 법적 대응에 나서고 바그다드 곳곳에 군을 배치하는 등 3연임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지만 IS의 위협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했던 상황이라 결국 8년에 걸친 집권을 끝내고 물러났다. 알아바디 총리 지명에 반대해 푸아드 마숨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철회했다. 미국은 즉각 환영 입장을 내놨다. 수전 라이스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에서 “이라크인을 단결시키고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특별법의 해법을 찾아서/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세월호특별법의 해법을 찾아서/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세월호특별법’이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채 후반기 19대 국회가 언제까지 개점휴업 상태를 계속할지 알 수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야 정치지도자나 보수와 진보 진영의 지식인들은 서로의 주장만 내세울 뿐 타협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국회 앞에서, 광화문에서 농성과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제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근본 이유가 신뢰 부재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은 세월호 진상조사가 이념이나 가치의 대결, 혹은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여야 정치권이나 보수 혹은 진보적 지식인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이나 지식인들은 마치 정부가 진실을 숨기려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부추기고 있다. 유족들은 조사특위 구성에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대표를 포함해야 하고, 특위가 진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위의 조사과정에서 증인들이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위증을 해도 달리 방법이 없고 증거자료의 제출을 강제할 수도 없으니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특위는 있으나마나라는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의 비통함,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대응, 유병언 추적 과정에서 나타난 검경 비협조 등을 생각할 때 유족 측의 요구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수사권·기소권을 특위에 부여하는 것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법체제를 흔들어 향후 대형 사건사고의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특위 구성과 수사권 및 기소권을 요구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가하다. 유족들의 주장대로 조사특위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다면 정말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두 권한이 있다고 해서 특위의 조사과정에서 만일 진실을 은폐하려는 증인들이 있다면 묵비권을 행사하고 관련된 문서나 자료를 훼손하거나 빼돌리는 일을 할 수 없을까.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는 특검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은가. 보다 근본적으로 조사특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사건의 수사나 판결에 있어 검사나 판사는 가장 중립적이어야 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 중립적이지 못했던 판검사들의 결정이 오늘날 재심을 통해 뒤집어지고 그로 인한 피해를 국가가 배상하고 있다. 유족들의 참담함을 깊이 이해하면서도 그들의 요구에 따라 지명된 특검이나 조사특위의 결정이 중립적이라는 것을 누가,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 과거의 잘못을 오늘 다시 반복하자는 얘긴가. 일부에서는 특검을 야권에서 지명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이명박 정부 말기 서울 강남구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사건에서 야당에 특검을 지명하도록 했다는 선례를 제시한다. 그러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사건은 대통령 아들을 비롯한 친인척과 경호실 직원들이 대상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의 특검지명 자체가 중립성에 위배될 수 있었다. 같은 이유로 세월호 특검을 야권이 지명하는 것도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 필자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엄중 처벌해 유사한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가능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의 해법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야가 국민과 세월호 유족 앞에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힐 것을 서약하고 대통령도 관련된 모든 기관과 관계자들에게 세월호 조사특위의 조사활동에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을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유족들은 이를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특별법에 위증이나 증거자료의 훼손 등 불법행위에 대해 우리 헌법과 법률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규정을 두어 누구도 감히 이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세월호 문제의 해법은 감정적 공감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에서 출발해야 한다.
  • 여야 세월호法 물밑협상… 주말 출구찾나

    여야 세월호法 물밑협상… 주말 출구찾나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을 둘러싼 여야의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이 국회 정상화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해결책을 고심하며 여야 간 물밑 협상을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극적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야는 15일 겉으로는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관련한 일체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소강상태를 이어 갔다. 이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마주쳤으나 의례적인 악수만 나누고 돌아섰다. 야당으로부터 ‘결단’을 요구받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에게 “협상은 이 원내대표에게 일임했다”고 재차 강조한 뒤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뮤지컬 ‘꽃신’을 관람하러 떠났다. 최근 영화 ‘명량’ 관람에 이어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국회 정상화의 실마리는 이 원내대표가 전적으로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관련한 전권을 위임받고 힘이 실린 상태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이미 당내 강경파와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발에 따른 합의 번복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어 무기력한 상태다. 새정치연합도 이 원내대표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야당보다 두배 세배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18일 본회의 개최를 대비해 소집 대기령을 걸어 둔 상태다.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별개로 경기 안산 단원고 3학년생들에 대한 특례 입학, 25일부터 예정된 국정감사 분리 실시 등의 관련법 개정을 위해 18일 본회의 개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교황 방한으로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여론이 환기되면서 특별법 처리에 대한 압박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계기로 이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한 모종의 결단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식 협상라인 대신 새누리당에서는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을 만나 대화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도 법과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여야 간 이견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소권을 주는 대신 조사위의 조사 권한을 대폭 강화하거나 특검 추천권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8월 임시국회 불투명…의원 무더기 구속사태 오나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8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오는 19일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된 이후 20일부터 8월 국회가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회 공백 기간’이 생기면서 현재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 5명이 무더기로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야는 14일 제출하기로 했던 8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7일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회 회기를 이어 가기 위해 이날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의 재협상 요구로 합의 자체가 깨지면서 국회 소집 약속도 이행되지 않은 것이다. 광복절과 주말 사이 여야가 극적으로 뜻을 모아 오는 18일에 소집요구서를 제출한다 해도 21일 이후에나 국회가 열리게 된다. 국회법 5조는 국회 소집 요구가 있을 때 국회의장은 회기 3일 전에 이를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가 집권 여당이므로 야당보다 고민을 두 배, 세 배 하며 물꼬를 틀 수 있도록 몸부림치고 있다”면서 “합의가 된다면 18일에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 20일 하루는 ‘방탄 국회’가 불가능해진다. 국회의원들은 회기가 아닌 경우 ‘불체포 특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집요구서 제출이 계속 늦어지면 ‘비(非)방탄국회’ 기간도 거듭 연장된다. 이 경우 ‘철도비리’로 이미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은 구속될 가능성이 크다. ‘해운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같은 당 박상은 의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알려졌다. 직업학교 명칭 변경과 관련해 ‘입법 로비’ 수사를 받고 있는 새정치연합 김재윤·신계륜·신학용 의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는 이날 전반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이 “무분별한 의혹 제기”라며 의원들을 두둔하고 나서 의회 권력과 검찰 권력 간의 대립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성태·이종훈, 새정치연합 홍영표·은수미·한정애 의원 등 5명은 성명을 내고 “당시 법안심사소위원들은 어떤 청탁도 받지 않았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입법 활동을 했다”며 “그럼에도 불법 로비에 의해 법안이 통과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의원들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야가 극한 대치로 입법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도 세비는 꼬박꼬박 챙겨 가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는 지난 5월 2일 법안 처리를 끝으로 이날까지 105일간 법안 처리 건수 ‘제로’(0)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야 의원들은 이 기간 1인당 매달 1100여만원씩, 총 110억여원에 이르는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법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입법 활동비’ 명목으로 1인당 월 313만원씩 챙겼다. 여야는 상당수 민생 관련 ‘미쟁점 법안’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신용정보 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신용정보보호법, 회생 절차를 악용한 경영권 회복을 제한하는 채무자 회생·파산법, 국세의 신용카드 납부 한도를 올리는 국세기본법 등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세월호법 대치 장기화되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한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을 두고 대치 중인 여야는 13일 예정됐던 본회의를 열지 못하고 장기 교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법과 경제 활성화 법안을 분리해 처리하자고 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교착상태의 원인 제공자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지목하며 반전을 꾀했다. 여야는 오는 18일 예정된 본회의를 마지노선으로 대치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발언한 22명 의원 대부분이 ‘재협상 불가’ 의견을 밝혔으며, 신성범, 강석훈 의원만이 여야의 상설특검 추천권 논의를 언급하며 “야당과 타협점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야당이 파기한 지난 7일 합의를 언급하며 “아주 잘된 합의”라고 평가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기자들에게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주고 사법체계를 무너뜨리면 후대에 이 법이 ‘이완구법’으로 불리며 악법의 대명사가 될까 걱정”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법리적, 물리적으로 18일이 한계”라며 “조금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14일 제출키로 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 등은 국회 동의 없이도 구속될 수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는 것은 김무성 대표가 먼저 꺼낸 제안”이라며 “유가족의 기대를 부풀려 놓고 말바꾸기로 상황을 어렵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전향적 대북 접촉 제의에 北도 손 맞잡길

    정부가 북한에 두 번째 남북고위급 접촉을 오는 19일 갖자고 제의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남북이 첫 고위급 접촉을 가진 것은 지난 2월이다. 이 자리에서 남북은 후속 대화를 갖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북측이 빗장을 닫아걸면서 반년이 흘렀다. 남북관계가 경색일변도를 달려온 상황에서 우리가 손을 먼저 내민 것은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접촉을 제의하면서 북한의 모자(母子) 보건 사업에 1330만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는 발표도 곁들였다. 어떻게든 대화를 다시 잇고자 하는 우리의 진정성을 북측에 알리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정부는 접촉 일자도 북측이 수정제의를 해 온다면 협의가 가능하다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비난하고 있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UFG)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14일은 남북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다. 다음날은 우리 겨레 모두의 경축일인 8·15 광복절이다. 북측이 당장이라도 대화에 응할 명분은 충분하다. 남북 사이에는 그렇지 않아도 시급한 현안이 적지않다. 우리 측은 북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추석 이산상봉 문제를 비롯한 쌍방 관심사항’을 의제로 제시했다. 그런데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려면 오늘 당장 접촉이 이루어져도 준비할 시간은 빠듯하기만 하다. 새달로 다가온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의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가하는 문제도 세부적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북측은 그동안에도 물적 교류를 중단하는 5·24 조치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정부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정책이 담긴 드레스덴 구상을 북측이 ‘흡수통일을 위한 책략’이라고 비난하는 데 따른 부담이 없지 않다. 박 대통령도 지난 7일 통일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드레스덴 구상과 관련해 “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교류·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통일 평화 기반을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의 오해는 능히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접촉이 이뤄진다면 교착상태의 남북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우리의 제안이 어느 때보다 전향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보다 북측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부는 고위급 접촉을 계기로 비정치 분야에서부터 남북 관계가 선순환으로 들어갈 수 있게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색된 남북 관계를 타개하는 정부의 노력은 당연히 경제 부문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나섰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북한은 우리가 내민 손을 맞잡아야 한다. 그것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길이다.
  • 세월호법 당 안팎 거센 역풍에 ‘U턴’

    세월호법 당 안팎 거센 역풍에 ‘U턴’

    여야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놓고 당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사실상 추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월호 국조특위 증인채택 협상 무산을 빌미로 협상을 무효로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11일 열리는 새정치연합 의원총회는 세월호특별법 논란과 박영선 비대위 체제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10일 오후 3시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현재 진행 상황은 큰 틀의 합의는 됐지만 세부사항과 관련한 비공개 회담이 예정돼 있고 이보다 앞서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협상이 남아 있다”면서 “우리가 한 합의는 국조특위의 증인 협상이 타결 안 되면 세월호특별법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세월호특별법과 청문회 증인 협상을 연계한다는 것”으로 “증인 협상이 무산된다면 세월호특별법도 큰 틀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정조사 증인 채택 협상이 무산될 경우 이를 빌미로 세월호특별법 추가 논의에 나선다는 생각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방적으로 박 위원장이 여야 합의 사항을 파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여야 합의사항에는 세월호특별법 외에 3항에 ‘청문회 증인 등에 대한 문제는 특위 간사에게 일임한다’고 돼 있다. 기자간담회 후 오후 6시에 세월호 국조특위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은 증인 문제를 놓고 막바지 절충에 나섰지만 협상 시작 40분 만에 결렬됐다. 박 위원장은 11일 의총 전에 열리는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청문회 증인 채택 등을 카드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추가 논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 측은 당내외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인 유가족들을 찾아 설득에 나섰지만 유가족들로부터 “결국에는 야당이 지금까지 우리를 이용만 했다”, “야당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질책만 들은 채 농성장을 떠나야만 했다. 박 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정동영 상임고문조차 이날 새벽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에게 “당이 벼랑 끝에 서 있다”면서 “의원총회에서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을 당론으로 결의해 달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내며 반발에 가세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사실상 협상 파기라며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의원은 ‘세월호법과 증인협상이 패키지로 가냐’는 질문에 “아니다”면서 “여야 원내대표 회의할 때도 특별법은 특별법대로 합의했고 여야 간사한테 증인 문제를 넘기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합의가 무산된다면 국회는 또다시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野 “실무협상 불참” 세월호법 후폭풍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세월호법)을 13일 처리하기로 합의한 지 하루 만인 8일 야당 협상 실무진이 실무협상 불참을 선언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은 이날 ‘세월호특별법 제정 태스크포스(TF)’ 간사직에서 사퇴하고 실무협상 불참을 선언했다. 전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가 특검 추천권과 관련해 즉각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8일부터 나흘간 이어지는 국회 세월호 청문회 증인 채택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11일 의원총회에서 세월호법 합의에 대한 의견을 묻기로 했지만 13일 본회의 처리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뒤늦게 세월호 가족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가족들은 “세월호법에 따라 설치될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가족들의 주장을 새정치연합이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여야 원내대변인은 진상조사위 추천권을 5(여당):5(야당):4(법조계):3(가족)의 비율로 배정한 것은 여당이 야당에 양보한 부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2년 동안 가동될 진상조사위에 가족 입장을 대변할 3명을 포함시킨 게 중요했다”고 전날 협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세월호 가족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세월호법 합의는 문제”라는 반발이 늘고 있다. 세월호 국민대책위도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야합은 국민과 세월호 유가족의 뜻을 거스르는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허울뿐인 세월호법 야합을 즉각 파기하라”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진전 없는 세월호특별법… 野 29명 철야농성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강경파 의원 29명이 28일 국회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여야의 세월호 청문회 증인 채택 협상은 또다시 결렬돼 다음달 4일로 예정됐던 청문회 개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국회 앞에서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함께 단식농성 중인 새정치연합의 강동원·은수미·유은혜·남윤인순 의원을 비롯해 우상호·우원식·이목희·이인영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해 “더 이상의 버티기, 물타기, 여론조작을 중단하고 7월 29일까지는 본회의를 열어 특별법 제정에 협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경기 평택을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에 세월호특별법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대신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쪽으로 절충점을 찾았지만 특검 추천의 주체를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여야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청문회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청와대 및 세월호 관련 정부 부처 전·현직 핵심 인사들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세월호 침몰 원인, 초기 구조, 언론보도, 수사 관련 증인 채택에는 합의했다. 전날 증인으로 거명됐던 문재인 의원,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등은 증인 채택을 안 하기로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유병언 시신 확인] 與 “검·경 무능” 선긋기… 野 “朴정권 총체적 무능” 심판론 재점화

    여야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시체로 발견된 것과 관련, 수사당국의 무능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면서도 7·30 재·보궐 선거에 미칠 파장을 두고 손익계산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검찰과 경찰을 질타하면서 이번 사태의 불똥이 정부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는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검·경의 무능을 정부책임론으로 연결 짓는 데 집중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2일 울산 남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맹우 후보 지원 유세에서 “40일이 넘도록 시체가 누구 것인지 제대로 확인조차 못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잘못이고 누군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부의 무능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아니고 경찰의 무능”이라며 거듭 경찰을 탓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대로 힘을 받아서 이러한 관행적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 우리나라 부패 문화를 확실히 꼬리 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유씨 검거 작전 실패를 무능한 정부의 표본이라며 공격을 퍼붓자 경찰 쪽으로 표적을 돌리면서 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국가 대개조론의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모양새다. 새정치연합은 대여 공세를 강화하면서 이번 사태가 세월호 심판론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정권의 총체적 무능과 신뢰의 위기”라면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이 어이없는 상황을 어떻게 책임질 생각인가”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 공천 문제로 7·30 재·보선에서 수세에 몰렸는데 이슈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검·경의 부실 수색이 드러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도 힘이 실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 조사·보상에 관한 조속 입법 태스크포스(TF)는 이날 협상에서도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23일 다시 만나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말레이 여객기 피격] “마지막 기회” “현장 접근 허용하라”… 푸틴 압박하는 서방국

    [말레이 여객기 피격] “마지막 기회” “현장 접근 허용하라”… 푸틴 압박하는 서방국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의 현장 수습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각국 정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크림반도 합병 이후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책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주요국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조사단이 현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격추 사건의 유력한 가해자로 꼽히는 친러 무장세력이 국제 조사단의 현장 접근을 가로막고 있는 가운데 일어났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터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 조사 활동을 도우려는 의지를 보여 줄 마지막 기회”라면서 반군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현장에서 시신이 방치된 채 썩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극적인 현장에서의 무례한 태도를 사진으로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한 나라의 주권을 흔들고 영토에 침범해 흉악한 무장세력을 훈련시키고 지원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비극을 야기하는 정책 노선을 버리지 않으면 유럽연합과 서방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등도 푸틴 대통령의 대응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서방국들이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몰아세우면서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행보를 바꿀지도 모른다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앤더스 애슬런드 선임연구원은 “푸틴이 이 정도로 코너에 몰린 적은 이제껏 없었다”면서 “완전히 고립되지 않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할 필요를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여전히 반군 책임론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반군에 등을 돌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군을 지원해 동부 지역을 통제하고,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하려는 전략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메르켈 총리, 뤼터 총리 등과의 전화통화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주도의 사건 조사에 합의했다. 현재로선 러시아가 여객기 격추 사건 조사를 국제전문가단에 미루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간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욕은 좀 먹더라도 4가지 챙기는 이스라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은 충돌이라 부르기 민망스러울 정도로 일방적인 유린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어느 한쪽도 먼저 손을 들지 않을까. 알자지라는 14일 그 이유를 각각 4가지로 요약, 정리했다. 우선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파타와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로 합쳐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통합정부는 서방국가들의 승인을 받아낸 반면, 이스라엘은 무장투쟁노선을 주장하는 하마스를 부정한다. 둘째 이스라엘 내부 사정도 있다. 지난해 출범한 네타냐후 연정 정부는 다양한 세력을 포괄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극단적인 그룹은 더 호전적인 정책을 요구한다. 심지어 통합정부를 수립한다는 이유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처벌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들 요구를 무시할 경우 연정이 붕괴할 수도 있다. 셋째로 강력한 공격이 외려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미국, 영국 등은 평화협상이 진행될 때는 이스라엘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는 데 반해, 일단 공습이 시작되자 “자국민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는 지금이 이슬람운동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이 무슬림형제단을 제압하고 있는 중인데, 이 형제단의 한 분파가 바로 하마스다. 지금이 때려잡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 하마스 역시 지독하게 얻어터지고 있음에도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 보고 있다. 우선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증폭되면 세력 확대가 용이하다. 둘째로 최악의 경우 미국, 이집트가 휴전협상을 도와 교착상태를 풀 수 있다 믿고 있다. 이 경우 예전 휴전 조항을 준수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무대가 열린다. 셋째 이집트가 휴전협정에 개입하면 국경개방이나 가자지구 포위 해제 등과 같은 하마스에 대한 이집트의 적대행위를 끝낼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이도 저도 안 되더라도 하마스에 적대적인 이집트의 입지가 극도로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 죽어나가도 이 정치 셈법이 유효한 이상 충돌은 계속 되리라는 전망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靑·여야 원내 지도부, 정국 실타래 푼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 지도부가 오는 10일쯤 청와대에서 정국 현안 논의를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6일 양당에 따르면 청와대와 여야 원내 지도부는 이번 주중 이 같은 회동 원칙에 합의했다. 회동 날짜는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7일 주례회동에서 확정키로 했지만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대상자는 양당 원내대표 외에 새누리당 주호영·새정치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포함됐다.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 지도부만 청와대로 초청해 만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세월호 참사와 연이은 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출발에 앞서 청와대와 여야가 처음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통해 교착된 정국 현안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9월 15일 박 대통령이 국회 사랑재를 방문해 여야 대표·국회의장단과 함께 원내대표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당시 회동은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 격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 만찬에서 여야 원내 지도부와의 티타임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이완구 원내대표의 요청을 수용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에서 세월호 후속 입법 차원에서 마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 세월호특별법, 관피아 방지를 위한 일명 ‘김영란법’,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 규제처벌법), 재난안전관리 기본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회동 결과에 따라 대통령과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 정례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꽁꽁 숨어버린 문정왕후 어보

    꽁꽁 숨어버린 문정왕후 어보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몰래 가져가 미국 박물관에 소장 중인 조선시대 문정왕후 어보는 못 돌아오는 것인가, 안 돌아오는 것인가. 3일 문화재계와 교민사회에 따르면 문정왕후 어보를 소장 중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박물관(LACMA)은 지난해 9월 프레드 골드스틴 수석 부관장이 어보의 반환 의사를 표시하며 60여년 만의 반환을 일단락짓는 듯했다. 하지만 사건은 미 수사당국의 전격적인 어보 압수와 박물관 측의 법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끝을 알 수 없는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중종의 둘째 왕비인 문정왕후의 어보는 거북 모양 손잡이가 달린 금장 도장이다. 1951년 미군이 종묘에서 불법으로 훔쳐간 40여 과의 인장 가운데서도 가치가 높은 문화재로 꼽힌다. LACMA 측은 도난품인지 모르고 2000년 경매를 통해 문정왕후 어보를 구입했다고 밝혔고, 지난해 9월 반환을 요구하며 박물관을 찾은 혜문 스님 일행에게 “조속한 시일 안에 일정과 방식 등을 (한국 정부와)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보는 지난 4월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한 때 대한제국 국새 등과 함께 돌아오지 못했다. 수사당국인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은 “복잡한 법률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만 밝힌 상태다. 복수의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HSI는 지난해 9월 말 LACMA에 전시 중이던 문정왕후 어보를 전격 압수했다. 혜문 스님 일행이 박물관을 방문해 반환을 약속받고 나서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서다. 이에 LACMA는 3만 쪽에 이르는 법리 검토서를 사법당국에 제출해 몰수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I가 몰수 과정에서 LACMA 직원에 대한 사법 처리나 벌금형 등을 거론한 것도 자존심을 크게 건드렸다는 것이다. 한 문화재계 인사는 “LACMA가 단단히 감정이 상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리 검토를 마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HSI는 지난해 5월 문화재청의 수사 의뢰를 받으며 수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문화재청도 LACMA와 어보의 반환을 놓고 밀고 당기는 물밑 협상을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 측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영구 임대 방식의 반환이 검토되기도 했다. 신미양요 당시 미 해병대에 약탈됐다가 2007년 장기임대 형식으로 반환된 ‘어재연 장군기’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환운동이 드세지면서 협상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HSI는 LACMA의 어보 구입 과정을 문제 삼으며 수사를 확대했다. LACMA에 어보를 판매한 사람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LA의 한 고미술품 수집가. 미 사법당국은 문정왕후 어보는 물론 이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는 현종 어보까지 압수했다. 사건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어보의 반환은 물론 향후 미국에 있는 국보·보물급 문화재의 반환 협상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박물관 관계자는 “LACMA는 한국인 큐레이터를 고용할 만큼 한국 문화재에 큰 관심을 나타냈던 곳”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박물관이 유통 경로가 불분명한 한국 문화재들을 전시실에서 치워 수장고에 감출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껄끄러운 안보실장에… 신경질 부리는 北

    북한이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김관진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향한 비난 공세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 실장을 중용함으로써 대북정책에 큰 틀의 변화가 없을 것을 암시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되나 향후 남북 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남조선 호전광들의 반공화국 대결 망동의 맨 앞장에는 극악한 군사 깡패인 괴뢰 국방부 장관 김관진 역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자는 최근 언론들이 청와대 안보실장 후보로 자기를 거론하자 더욱 기세가 올라 박근혜에게서 점수를 따려고 물인지 불인지 모르고 덤비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박근혜 정부가 군 출신 ‘강골’에게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긴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대북 억지력과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를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과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갖는 등 통일부 대신 청와대를 협상 상대로 여겨 왔다. 김 실장은 평소 “북한이 도발하면 ‘선(先)조치 후(後)보고’로 원점은 물론 지원 세력까지 응징하라”고 언급해 북한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존재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한 것도 김 실장 발탁을 예견했던 북한이 남북 관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가 향후 남북 관계를 대화보다 압박과 강경 일변도로 끌고 갈 것이라는 신호로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일 관계가 개선되고 한·미·일 대북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등 자칫 우리 정부가 고립될 처지에 놓여 안보 컨트롤타워의 유연성 발휘가 절실하다”면서 “군사안보뿐 아니라 외교와 통일을 큰 틀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일 “국방과 외교, 대북 억지 등이 모두 범안보영역이라 국가 목표와 이익에 맞도록 균형 있게 일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안보중심주의’에 따라 남북 관계는 당분간 교착상태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이나 김 실장 기용과 향후 남북 관계 개선은 별개의 문제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로 하는 등 정치적 명분을 만들고 있다”면서 “북한도 나름대로 합리성에 따라 정치적, 경제적 필요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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