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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담 끝날때까지 北·美 회동 계속”

    |베이징 김미경특파원|4개월 만에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을 위해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6자 회담국 대표단은 짐을 풀기 무섭게 양자회동을 갖는 등 회담의 진전을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특히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례적으로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을 번갈아 방문,3시간 이상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진행했다. ●북·미 교차 회동, 의견 좁히나? 북·미간 사전 조율 여부에 따라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이후 2단계 조치인 핵프로그램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 과정이 순조롭게 협의될 것인지 주목된다. 베이징 미대사관에서 1차로 만난 김 부상과 힐 차관보는 베이징 시내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1시간 가량 더 협의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회동 후 김 부상은 “이런저런 생활적인 이야기를 했다. 이제 시작이다.”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과 좋은 식사를 했으며, 교통체증 때문에 짧게 협의했다.”며 “매우 실무적인 회동이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힐 차관보는 북측과 다시 만날 가능성을 시사한 뒤 오후 4시쯤 북한대사관으로 들어가 2시간여에 걸친 2차 양자협의를 가졌다. 이들은 우선 회담의 주요 의제인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연내 핵시설 불능화의 신속한 이행, 이에 대한 정치적 상응조치가 될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중단 문제를 집중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회담이 끝날 때까지 북·미 양자회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 집결, 긴장감 도는 베이징 수석대표회의 형식의 6자회담을 하루 앞두고 김 부상에 이어 힐 차관보,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본부장 등이 서우두(首都)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북핵 외교전이 달아올랐다. 가장 먼저 도착한 김 부상은 공항에 몰려든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수고가 많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북한 대사관 의전차량 1호를 타고 북한대사관으로 향했다. 힐 차관보와 천 본부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잃어 버린 시간을 되찾아야 한다.”며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남북은 이르면 18일 오전 중 양자협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chaplin7@seoul.co.kr
  • 피로 물든 붉은사원

    파키스탄 정부군이 이슬람 급진 ‘랄 마스지드(붉은사원)’ 소속 무장세력에 대한 무력 진압에 나서 최소 58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파키스탄군 대변인인 와히드 아르샤드 준장은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군이 사원의 75% 이상을 장악했으며 무장세력을 완전 진압하기 위한 막바지 압박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으로 붉은사원에서 저항하던 무장세력 50여명이 사살됐으며, 정부군 8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사망한 58명을 포함해 첫 총격전이 있은 지난 2일 이후 사망자수는 80명을 넘어섰다. 사원 안에는 여전히 100여명의 무장세력이 300∼400명에 달하는 민간인을 ‘방패’로 삼아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어 추가 인명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일 붉은사원 소속 무장 학생들의 경찰 초소 습격으로 총격전이 벌어진 이래 8일째 대치국면이 계속된 가운데 정부군은 이날 새벽 마지막 협상이 무산되자 곧바로 군사 작전에 돌입했다. 무장세력은 그동안 대정부 투쟁을 주도해온 라시드 가지 등 사원 지도자들의 사면을 요구했지만 정부측은 ‘수용 불가’입장을 밝히면서 곧바로 병력을 투입했다. 군 당국은 특수부대 요원들과 무장세력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인질로 잡혀 있던 20여명의 어린이와 여러 명의 여성은 안전하게 피신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군의 한 관계자는 “무장세력 잔당들이 여성과 어린이를 ‘방패’로 삼은 채 로켓포와 수류탄 등을 사용해 격렬히 저항하고 있는 데다 곳곳에 부비트랩을 설치, 작전의 진전이 더디다.”고 말했다. 붉은사원은 그동안 파키스탄내 탈레반 세력의 확대와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사회악 일소 등을 주장하면서 대 정부 투쟁을 벌여왔다. 지난 5월에는 경찰관을 감금했고, 최근에는 중국인 9명을 억류했다가 풀어주기도 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파키스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면서 “이번 사태가 인권 측면에서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예스 평창”을 위해…우린 하나였다

    |과테말라시티 임병선특파원|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를 하루 앞둔 과테말라시티의 밤은 짧기만 했다. 5일 아침 8시25분, 개최지를 발표하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입에서 ‘예스 평창!’ 한마디가 나오도록 평창은 마지막 표 단속에 안간힘을 썼다. ●“두번 울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최선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겸 대한체육회장은 위원들 숙소인 레알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직접 IOC 위원 설득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각 경기연맹 단체장들도 여러 호텔 로비나 바에서 전담 마크 위원들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레알인터콘티넨탈 호텔 로비에선 세 후보도시의 물밑 접촉이 새벽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안간힘을 다한 김진선 강원지사는 누렇게 뜬 얼굴로 “지금은 머릿속이 하얗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유치위는 이날 낮 위원들의 표심을 붙들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마지막으로 가다듬는 드레스리허설을 실시, 표정이나, 발표 속도 조절 등에 대한 지적과 조언을 받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소치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은 게임스비즈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완벽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마쳐 편안하다.”면서 “그러나 확신에 차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밤 10시쯤 총회장인 웨스틴카미노레알 호텔 근처에 가설된 아이스링크에선 아이스발레가 펼쳐졌지만 초라한 수준이었다.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의 막판 합류도 윔블던테니스 16강전이 우천으로 연기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美 뉴욕타임스 “평창이 한발 앞섰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여전히 조용한 행보를 거듭했지만 호텔 로비 등에서의 위원 접촉 시도는 이어졌다. 역대 어느 개최지 선정 투표보다 조용하면서도 치열한 접전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깊어 갔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와 보스턴 글로브, 스위스 공영방송 SF 등은 평창이 다른 도시들에 한 발 앞섰다고 보도했고 일본 마이니치는 평창의 세련된 페어플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AP통신은 4∼5표차 승부를 예측한 로게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평창과 소치가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창이 개최권을 따내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과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에 이어 올해 3대 스포츠 외교전에서 모두 승리하게 된다. 특히 4년 전 김운용 전 위원이란 구심력의 공백을 짧은 시간에 훌륭하게 복원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IOC에 정통한 한 인사는 “우리 민족이 이렇게 일치단결한 적이 과연 있었느냐.”고 묻고 “이렇게 했는데도 승리하지 못하면 그건 하늘의 뜻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표 직전까지 10차례로 나눠 이곳에 도착한 340명의 ‘동사모(동계올림픽을 사랑하는 모임) 서포터스’들은 올림픽거리에서 길거리 응원을 펼쳤다. bsnim@seoul.co.kr
  • 美·러 “이란핵 저지 공동 대응”

    “우리가 잡아올린 숭어는 나와 부시 대통령의 노력의 결과지만 모든 공은 선장(아버지 부시)에게 돌아가야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친교의 자리로 마련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부자와의 낚시 외교전에서 숭어 한 마리를 잡아올려 승리를 거두면서 덕담을 던졌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상회담은 미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의 부시 가문 여름별장 연안에서 열렸고 푸틴은 76㎝짜리 줄무늬 숭어를 잡아올려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부시 부자에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미사일방어(MD)계획 등으로 냉각된 두 나라의 화합을 위해 마련된 이날 회담은 바닷가재 식사와 숭어 등으로 일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이란 핵프로그램 저지에 두 나라가 공동 대응한다는 데 합의했다. 부시의 요청을 푸틴이 받아 준 것이다. 그러나 동유럽 MD계획에 대해선 미국이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 강행 의사를 내비쳐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41대 대통령인 부시 전 대통령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42대 대통령이라고 잘못 말해 외교적 실례를 범했으나 부시 부자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반 총장 “반군과 싸울때도 국제법 따라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일 다국적군 및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반군 간의 최근 교전 과정에서 아프간 민간인 희생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반 유엔 총장은 이날 로마에서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관련 국제회의 폐막식에 참석,“아프간에서의 민간인 희생은 이 지역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국제적 노력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며 “반군과 싸우는 과정에서 아프간 및 다국적 군들은 국제 인도주의 법에 따라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반 총장은 “우리 모두는 계속되고 있는 아프간 정부에 대한 반란이 아프간의 기반을 위협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그런 반란을 이겨내야 한다.”면서도 민간인 희생 증가는 반군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프 데 호프 스헤페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도 “우리는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인들의 희생이 늘면서 미군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대표적 친미지도자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도 지난달 23일 “아프간인들의 목숨은 값싸지 않다.”며 미군과 나토군을 강하게 비난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달 29일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69명이 숨지는 등 지난 1년반 동안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500여명이 사망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여기는 과테말라 평창 운명의 날 D-3] 노대통령·푸틴·구젠바워 3국정상 외교전쟁

    |과테말라시티 임병선특파원|해발 1500m에 위치한 과테말라시티와 시 전역을 빙 둘러선 화산 사이에는 30일(이하 현지시간) 하루종일 짙은 구름이 걸려 있었다. 마치 나흘 앞으로 다가온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경쟁의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현 상황을 웅변하는 것 같았다. 이날 현지에 도착한 박용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판세는 하느님만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IOC위원 98명 ‘맨투맨´ 설득나서 박 위원은 “4년 전 2010년 개최지 경쟁 때는 잘츠부르크가 먼저 탈락하고 평창과 밴쿠버가 2차에서 격돌할 것이라는 판도가 점쳐졌다.”며 “하지만 이번은 정말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들이 모두 도착하고 2∼3일 지나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1일 합류하는 이건희 위원과 역할을 분담,4일 IOC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98명 안팎의 위원들을 대상으로 맨투맨 설득에 나선다. ●소치, 전세기 9대 동원 막판 물량공세 총회가 열리는 웨스틴카미노레알 호텔이 위치한 ‘ZONA 10’ 구역은 20m 간격으로 총기를 휴대한 경찰 수천명이 호텔 입구를 차단한 채 삼엄한 경계를 폈다.36년의 내전이 1996년 종식됐지만 150만정의 총기가 회수되지 않아 강력사건이 끊이지 않는 불안한 치안 때문. 이날까지 전세기만 9대를 동원해 1000여명의 대표단, 경호인력, 엄청난 공연장비 등을 실어나른 러시아는 총회장 호텔 근처에 아이스링크 두 곳을 가설했다. 하지만 윤리규정상 총회장 밖인 이곳에 위원들을 불러모을 수는 없어 적도 근처의 이곳 주민들에게 눈요깃감 이상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평창유치위 고위관계자는 “소치가 막바지 대공세를 펴는 것은 그만큼 세가 불리한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잘츠부르크 “두번째 1차 탈락 없게” 읍소 평창이 오히려 신경을 쓰는 쪽은 조용한 잘츠부르크. 유럽 위원들을 상대로 “두번 연속 1차투표에서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읍소하고 있다.4년 전 2차투표에서 3표차 역전패한 평창으로선 1차 때 탈락한 도시의 표를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잘츠부르크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평창유치위는 이날 자체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을 두 차례 진행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특히 오후에는 실제 프레젠테이션에서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질의응답(Q&A)에 대비, 자문교수단 15명이 예상 질문 100가지에서 벗어난 송곳 질문들을 던져 실전을 앞두고 ‘보약’이 됐다는 자평. 노무현 대통령이 1일 도착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날 70여명의 ‘조촐한’ 대표단을 이끌고 입국한 알프레드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의 정상외교 전쟁이 불을 뿜는다. 노 대통령은 당초 IOC 위원 14명 정도를 접촉할 예정이었는데 유치위는 이를 20명선으로 늘려 득표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도 일정을 하루 앞당겨 2일 오후(한국시간 3일 오전) 들어온다.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 대신 총리가 오는 것은 4년 전 프라하 패배 때 참석해놓고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던 전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bsnim@seoul.co.kr
  • 서해교전 5주기 추모식… 총리 첫 참석

    서해교전 5주기 추모행사가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렸다.추모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장수 국방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전사자 유가족, 당시 교전에 참가했던 장병 등 13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에 현직 총리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교전 당시 숨진 한상국 중사의 어머니 문화순(61)씨는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그날의 상처가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나라에 몸 바친 아이들을 위해 정부가 해준 게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일부 유족들은 그동안 군이 주관해 온 추모식을 민간단체나 정부가 주최토록 하는 방안을 시민단체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추모식이 끝난 뒤 장병들은 교전 당시 북한 경비정과 전투를 벌이다 침몰한 참수리호에 올라 당시의 기억을 되새겼다.이세영기자sylee@seoul.co.kr
  • 서해교전 5년…연평도 NLL 해역을 가다

    서해교전 5년…연평도 NLL 해역을 가다

    “백두산 둘. 여기는 한라산 둘 이상”(해군 ○○함) “한라산 둘. 무슨 일인가.”(북 함정) “본국 감명도 여하 이상(우리 무전 잘 들리나.)”(○○함) “귀국 양호”(북 함정) 2002년 6월 남북 함정의 충돌로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선 요즘 하루 한번 꼴로 남북 함정간 무전이 오간다.2004년 장성급회담에서 양측이 교신채널로 합의한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서다. 25일 연평해역 취재를 위해 승선한 순천함(1200t)의 윤근상 함장은 “최근 6번 호출했더니 저쪽에서 5번 회신이 왔다.”며 교신율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교신은 우발상황시 상호 오인으로 인한 충돌을 막기 위해 오전에 주로 이뤄진다. 윤 함장은 “기상·거리에 따라 통신상태가 영향을 받는다.”면서 “북측이 일부러 교신을 피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함정에서 마주친 장병들의 일사불란하면서도 차분한 움직임에선 최근 해상경계선을 두고 남북 군사당국이 벌인 성명 공방의 살벌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한 수병의 사물함에 적힌 ‘악한 평화가 선한 전쟁보다 낫다.’는 문구는 냉전적 강박에서 자유로운 신세대 장병들의 특징이 잘 묻어났다. 서해교전 현장인 연평해역에 접근하기 위해 고속정(150t)으로 갈아탔다. 조타실로 들어서자 눈에 띈 것은 “오늘 일전(一戰)이 있다.”는 섬뜩한 독전(督戰)구호. 그런데 정장 이성민 대위의 말이 흥미롭다. 요즘 고속정의 최대 적은 북한 경비정이 아니라 어망과 소형 어선이라는 것. 어망에 걸려 터빈이 파손되는 사례가 잦은 데다 소형 어선들은 움직임 예측이 어려워 충돌 위험이 상존하는 탓이다. 서해 최전선을 지키는 장병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하지만 한여름 햇볕에 달궈진 좁은 함정에서 작전기간 계속되는 3교대 쳇바퀴 근무를 군인의 사명감만으로 견뎌내긴 버거워 보였다. 서해교전 5년. 대결의 살풍경이 사라진 연평해역에서 이날 발견한 것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의 굵은 땀방울이었다. 연평도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노대통령 ‘평창 세일즈맨’

    노무현 대통령이 ‘평창 세일즈’에 나선다. 노 대통령은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후보도시를 결정하는 제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IOC 위원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유치활동을 벌인다. 노 대통령은 오는 30일 출국, 미국 시애틀을 경유해 다음달 1∼5일 과테말라를 공식 방문한다. 다음달 4일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를 위한 지지연설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천명할 예정이다. 평창과 러시아 소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인즈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과테말라시티에서 정상 외교전을 펼친다. 유치 도시는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발표된다. 청와대는 24일 “노 대통령은 IOC 개막식, 평창 후보도시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정부의 후원 의지와 한국민의 유치 열기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2일 오스카르 베르쉐 과테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중남미 정세, 양국간 경제통상 협력 강화 방안 등도 협의할 예정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北, 서해침범 경고

    북한 해군사령부가 21일 ‘제3차 서해해전(교전)’이란 표현을 섞어가며 남한 해군이 북측 영해를 침범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우리 해군은 영해 침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무엇보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 방북 시점에 맞춰 북측이 문제를 제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해군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5월 초부터 남한 해군함정들의 북측 영해 침범행위가 확대돼 6월 중순쯤에는 하루 평균 7∼8차례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3의 서해해전, 나아가 해전의 범위를 벗어난 더 큰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는 불씨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겨울올림픽 ‘정상들의 전쟁’

    보름 남은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이 정상 외교전으로 번졌다. 노무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강원 평창과 소치, 잘츠부르크의 유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과테말라를 일제히 방문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통신은 과테말라 외무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후보도시 국가의 정상이 모두 IOC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유치전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임을 방증한다. 푸틴 대통령은 소치 유치위원회가 ‘유치 활동의 진정한 리더’라고 앞세울 정도여서 일찌감치 과테말라 방문이 점쳐졌다. IOC 조사평가위원회의 실사 보고에서 평창과 잘츠부르크는 ‘훌륭하다(excellent)’는 평가를, 소치는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매우 좋다(very good)’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실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후보도시가 실제 투표에서 패배한 전례가 적지 않아 평창 유치위원회로선 정상외교 지원을 기대해왔다.IOC위원들끼리만 접촉이 가능하고 공식적인 유치 활동이 엄격히 금지된 것도 정상외교를 불러들이는 요인이 됐다. 2012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한 2005년 싱가포르 IOC 총회에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위원이 등장해 유치활동을 도왔다. 한국의 두 IOC 위원도 세계를 일주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차기고속정 1번함 ‘윤영하 함’ 명명

    이달 말 진수되는 차기고속정(PKG·일명 검독수리-A) 1번함에 서해교전 당시 전사한 윤영하 소령의 이름이 붙여진다. 해군은 15일 “해군 차기고속정 1번함의 이름으로 2002년 서해교전 당시 참수리 357호 정장으로 북한 함정과 교전을 벌이다 숨진 윤 소령의 이름을 붙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하다 숨진 장병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함정 이름을 붙이는 데도 북한을 의식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터키軍, 이라크 북부 기습 월경

    터키군이 6일(현지시간) 쿠르드노동자당(PKK) 반군 추격을 위해 이라크 북부지대로 진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라크 북부는 쿠르드 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유전지대로 수도 아르빌에는 현재 한국군 자이툰부대 병력 12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가 이날 잇따라 터키의 이라크 침공을 부인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터키군의 ‘제한적 군사작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 유전지대가 무대가 되면서 국제 유가는 크게 출렁였다. AP통신은 터키군 600여명이 PKK 반군을 추격, 이라크 북부지대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보안군은 터키군 150명이 샨지난 지역을 수시간 동안 점령한 후 철수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200명이 국경지대에서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 보안군 관계자는 PKK 반군 소탕을 위한 ‘추격전’으로 소규모 군사작전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관련 정부들은 침공을 공식 부인했다. 백악관은 “어떤 새로운 행위도 없다.”고 발표했고,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국경지대를 감시하고 있지만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과 압둘라 굴 터키 외무장관 역시 보도를 부인했다. 미국이 두 동맹국인 터키와 쿠르드 자치정부를 상대로 강력한 중재를 벌이고 있는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통치의 큰 축을 이루고 있고 터키는 세계적인 반테러 전략에서 핵심전략 동맹인 터라 미국은 곤혹에 빠져 있다. 터키는 1997년에도 5만명의 병력을 앞세워 이라크 북부를 침공했었다. 최근 야사르 부유카니트 터키군 총사령관이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최후 통첩을 하는 등 330㎞에 걸친 이라크 국경선에는 대규모 병력이 증강되고 있었다. 문제는 터키와 쿠르드의 갈등이 역사적으로 잠복된 ‘뇌관’이라는 점이다.1984년부터 시작된 PKK의 독립 투쟁으로 지금까지 3만명 이상이 숨졌다. 테러와 소규모 교전도 지속되고 있다. 터키는 올해 말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가 독립을 선포하는 걸 크게 경계하고 있다. 이 경우 터키에 사는 1600만명의 쿠르드족에서도 분리독립 운동이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터키와 쿠르드 자치정부의 갈등이 ‘중동의 화약고’로 언제든 확대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35센트 상승한 배럴당 65.96달러,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 선물도 57센트 오른 71.02달러로 마감됐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평창겨울올림픽 판가름 D-30] 스포츠외교전 뜨겁다

    2012년 여름올림픽 개최지 투표 직전, 프랑스 파리는 영국 런던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런던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투표 장소인 싱가포르까지 날아와 지원 활동을 편 것이 IOC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평창의 운명이 결정되는 다음달 4일 IOC 총회가 열리는 과테말라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찾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평창으로서도 그에 맞먹는 중량급 인사의 동원이 절실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승수 평창 유치위원장과 김진선 집행위원장은 물론, 이건희·박용성 두 IOC 위원,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뿐만 아니라 전이경과 김소희, 안현수, 진선유, 이강석 등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까지 총동원될 태세다. 이달 말 현지로 출발하는 대표단 60여명은 확정 단계이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별도 대표단을 파견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여름과 겨울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의 모(母)그룹 회장 이건희 위원은 대외 노출을 꺼리던 과거와 달리 평창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고, 최근 자격정지에서 회복된 박용성 위원은 지구를 몇 바퀴째 돌고 있다. 북한의 장웅 위원도 “결국 우리 민족의 일”이라며 거들고 있고 평창 유치위원회는 IOC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할 때 조선올림픽위원회의 추천서를 첨부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를 앞세운 소치나 전설적인 스키 황제 헤르만 마이어를 내세운 잘츠부르크에 맞서기 위해 평창 역시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전이경과 김소희를 유치위원으로 선임했다. 또 미국의 다이빙 영웅이던 새미 리,‘몬주익 영웅’ 황영조,‘셔틀콕 천사’ 방수현, 프로골퍼 박지은,‘피겨 요정’ 김연아 등은 물론 성악가 조수미와 김동규, 디자이너 앙드레 김, 국악인 김덕수, 한류스타 안재욱과 탤런트 최윤정, 퍼포먼스그룹 난타 등도 전방위 외교에 나설 예정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Seoul In] 국산·수입산 농수산물 비교전시회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28일부터 6월1일까지 구청 1층 로비 휴게실에서 국산과 수입산 농·수·축산물 비교전시회를 갖는다. 값싼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부정 유통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원산지 식별법을 알려주기 위해 마련했다. 국산과 수입산 총 110여개의 품목의 실물을 나란히 비교 전시해 국산과 수입산의 주요 특징을 직접 구별해 볼 수 있다. 산업환경과 330-1924.
  • 주검 쌓이는 이라크

    주검 쌓이는 이라크

    미국에서 5월의 넷째주 월요일은 주(州) 정부마다 전몰 장병을 추모하는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주간의 시작일이다. 남북전쟁 이후 연례 행사로 굳어졌지만 이라크 개전 후 매년 새로 조성되는 무덤 숫자만 헤아리는 행사가 됐다. AP통신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메모리얼 데이’ 이후 지금까지 1000여개의 새로운 무덤이 생겼다고 전했다. 무덤주인의 대부분은 이라크 전사자들이다. 실제 26일까지 사흘동안 이라크에서는 미군 8명이 무장단체의 공격이나 교전 중 사망했다. 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같은 날 바그다드와 남부 바스라 일대를 폭격했다.2003년 5월1일 한달 열흘만에 종전이 선언된 이라크 전쟁은 만 4년을 넘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민과 이라크인 모두에게 너무 많은 생채기만 내고 있다. 2월부터 ‘이라크 안정화’ 작전을 밀어붙인 부시 행정부의 기대와 정반대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4,5월에는 개전후 처음으로 월별 사망자가 두달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미군 전사자는 4월 104명,5월에는 26일까지만 101명으로 두달 연속 100명을 넘어섰다. 매일 3.5명정도 숨진 꼴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5월 사망자는 120명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개전 후 최대 월별 사망자는 2004년 11월 137명이다. 지금까지 미군 사망자는 모두 3452명, 부상자는 2만 5242명으로 집계됐다. 미군만이 피해자는 아니다. 이라크 민간인은 매달 1000명이 넘게 희생되고 있다. 이라크 보안군과 민간인 사망자는 4월 1821명,5월 1499명으로 집계됐고 전체 민간인 희생자는 최소 6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군과 이라크 민간인에게 ‘잔인한 4월’,‘피의 5월’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시한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부시 대통령은 25일 마침내 100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추가 예산법안에 서명했다. 철군시한을 명기키로 한 미 의회가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으름장에 양보안을 내놓은 것이다. 의회는 최종안에 철군 시한을 삭제했다. 부시 대통령의 집권이 끝나는 시점까지 이라크 전쟁을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진 셈이다. 백악관은 이날 내년 대선 기간에 이라크 주둔 미군을 절반까지 감축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26일자 뉴욕타임스 보도를 정면 부인했다. 한편 현재 미국이 치르고 있는 이라크 침공의 대가는 개전 이전부터 충분히 예고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침공 전인 2003년 1월 국가정보위원회가 이라크 침공시 문제점을 경고했던 2개의 문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법원 “승려 정년 70세”

    승려의 정년은 의사 등 자유전문직 종사자나 목사의 통상 정년인 65세보다 5년이 긴 70세로 봐야 한다는 고법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 유승정)는 교통사고를 당해 팔·다리 마비 증세가 나타난 승려 A(48·여)씨가 L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보험사는 원고에게 70세까지 얻을 수 있는 수입과 치료비 등 7억 968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1985년부터 승려로 종사했으므로 임금통계상 10년 이상 경력의 법률·사회서비스 및 종교전문가의 월 통계소득 190만∼230만원을 기초로 노동력 상실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하고, 원고가 도예가로도 활동한 것도 감안해 얻을 수 있는 수입은 6억 1000여만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1998년 교통사고로 다친 목사가 낸 소송에서 “목사는 교인들의 단체와 조직을 총괄하고 집회를 개최하는 직무 특성상 70세가 될 때까지 일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목사의 정년은 65세라고 판결했다. 판례상 육체노동자는 60세, 의사·한의사 등 자유전문직은 65세가 정년으로 인정되고 있다.법원 관계자는“보통 목사는 나이가 들면 후임 목사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많은 반면 승려의 경우 고령이 되어서도 직업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승려의 정년을 더 길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레바논 혼미… 팔 난민 수천명 탈출행렬

    |파리 이종수특파원|지난 20일 레바논 북부 나흐르 알바리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벌어진 레바논 군과 팔레스타인 민병조직 파타 알이슬람 사이의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내전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측은 난민촌 주변에서 22일(현지시간) 새벽과 오후 두 차례 충돌했다. 파타 알이슬람측은 이날 오후 2시 “휴전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레바논 군이 거부했다. 난민 수천명은 전투가 잠시 주춤한 사이에 탈출에 나서는 등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이번 교전이 17년 전 내전이 종식된 이후 가장 큰 유혈 사태”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80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사태는 지난 19일 레바논 군이 북부 트리폴리 인근에서 발생한 은행강도 사건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나흐르 알바리드에 근거지를 둔 팔레스타인 민병대 파타 알이슬람측을 선제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150∼200명 정도의 민병대원을 거느린 파타 알이슬람이 반격하면서 무력충돌로 비화됐다. 양측의 교전으로 생필품 공급이 중단된 구호품을 전달하려던 유엔 차량 행렬 근처에 포탄이 떨어져 난민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주민들이 유엔 구호품을 받으려고 할 때 포탄이 떨어져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난민촌 인근 트리폴리 시내의 한 건물에서는 파타 알이슬람 요원 1명이 레바논 군과 대치하던 중 몸에 두르고 있던 폭탄 띠를 터뜨려 사망했다. 한편 다른 난민촌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교전이 확산되며 ‘제2의 레바논 내전’ 우려가 제기되자 미국은 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사이의 충돌 사태에 간접 개입할 의사를 밝혔다. 레바논측이 사태해결을 위해 2억 8000만달러 추가지원을 요청하자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레바논에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가 관리하는 12개의 난민촌이 있다. 이 난민촌에는 레바논 전체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35만여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vielee@seoul.co.kr
  • 레바논군·민병대 교전 ‘내전’ 양상

    레바논군과 팔레스타인 민병대간의 교전이 내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에 이어 21일에도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에서는 시가전이 벌어지는 등 교전이 이어졌다. 레바논군은 탱크 등 중화기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민병대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CNN방송 인터넷판은 20일에만 양측의 교전으로 레바논군 27명, 팔레스타인 민병대 15명 등 42명이 숨지고 39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BBC는 사망자가 5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레바논군이 21일 팔레스타인 난민 4만명이 거주하는 나흐르 알 바리드 난민촌에 탱크 포격을 가해 최소 9명이 숨지는 참사도 발생했다. 이번 사건에 개입된 팔레스타인 민병대는 친시리아 계열의 파타당과 연계된 ‘파타 알 이슬람’으로 드러났다.레바논군과 팔레스타인 민병조직간의 충돌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팔레스타인 난민이 레바논의 정정불안을 가중시키는 세력으로 뜨고 있다. 트리폴리는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지역으로 인근에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있다. 레바논군이 은행강도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민병대와 충돌했다. 레바논 당국은 트리폴리 남동쪽 마을에서 전날 12만 5000달러의 현금 강탈 사건이 발생한 뒤 파타 알 이슬람의 소행으로 보고 검거 작전에 나섰다. 레바논에는 현재 12개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있으며 모두 35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난민들은 자위 수단으로 민병대를 조직, 치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난민촌은 사실상 치외법권지대로 존재하고 있다. 레바논군이 전체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무장조직을 상대로 소탕 작전을 전개한다면 자칫 1970∼80년대의 레바논 내전이 재연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레바논 내부의 정파간 대립도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씨줄날줄] 9조 지킴이/황성기 논설위원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 일본이 62년간 평화를 구가한 것은 승전국 미군정하에서 제정된 헌법 때문에 가능했다. 그 중에서도 9조는 일본의 평화를 지켜온 최후의 보루다.2개 항의 9조 전문은 이렇다.(1)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하게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영구히 포기한다.(2)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 그 밖의 전력을 갖지 않으며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전쟁과 군대를 금지한 일본 헌법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래서 ‘평화헌법’이라는 별명이 생겨났다. 긍지를 가질 만한데도 일본 집권세력은 헌법 제정이래 개헌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했다.1955년 자민당은 창당 이념으로 자주헌법 제정을 내걸었다. 이런 자민당에서 배출한 역대 총리는 너나없이 개헌을 부르짖었다. 아베 신조 총리도 예외가 아니다. 그의 공약대로 임기내 개헌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지난 14일 헌법 개정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국민투표법이 확정됨으로써 그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개헌 주장의 핵심은 9조의 개정 혹은 폐지다. 군대도 갖고 전쟁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건설한다는 게 보수세력의 꿈이다. 그러나 평화롭게 살아온 일본인들이 9조의 개정·폐지를 바라는가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달 초 보도한 여론조사로는 개헌에 찬성한다는 응답(51%)이, 지금의 헌법대로가 좋다는 대답(35%)을 웃돌았다. 그렇지만 9조 개정이라는 각론에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달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반대(44.5%)가 찬성(26.0%)의 갑절 가까이 된다. 개헌은 하더라도 9조에는 손대지 말라는 것이다. 개헌파가 늘어나면서 호헌파, 특히 9조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여러 시민단체가 있는데 노벨문학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 등이 참여한 ‘9조 모임’이 대표적이다. 사무국은 “자주적으로 생겨난 모임이 전국에 6020곳”이라고 밝혔다.2년 뒤면 1만곳쯤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역사왜곡 교과서를 막아낸 ‘교과서 전국네트워크 21’처럼 이들이 9조를 지켜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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