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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 양국 국회의원 화상토론회

    “고이즈미 총리는 태평양전쟁 당시 쓰여진 가미카제 특공대의 편지에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한·일간 문제는 고이즈미 총리의 이런 역사인식과 신사참배에서 비롯되고 있다.”(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 “우리 당 의원의 70∼80%가 한국의 외교정책을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패권주의 발언은 한·일 관계를 20∼30년 후퇴시키는 일이다.”(일본 자민당 야마모토 이치타 의원) 22일 한국과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얼굴을 마주했다. 연세대와 게이오대 공동 주최로 열린 한·일 국회의원 원격영상 토론회. 한·일 관계의 악화로 주목받은 이날 토론회는 양국 소장파 의원들이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인식의 골만 명확하게 확인시켰다. 우리나라(연세대 연희관)에서는 열린우리당 김부겸·송영길, 한나라당 박진·원희룡 의원이, 일본(게이오대 아카데미힐스)에서는 자민당 야마모토 이치타·고노 다로, 민주당 에다노 유키오·후루카와 모토히사 의원이 참석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일 양국 국민들의 교류는 잘 되고 있으나 정치지도자들 사이에는 잘 안되고 있다.”며 토론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토론이 시작되자 의원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고립외교와 노무현 정부의 공격적 대일외교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원 의원은 “입장을 바꿔서 한국이 일본을 점령했다면 용납할 수 있겠느냐.”면서 “더 발전된 일본의 입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한국을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마모토 의원은 “노 대통령의 대외정책은 전략이 없고 일관성이 없어 자민당 의원 70∼80%가 한국의 외교전략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분위기가 경색되자 민주당 후루카와 의원이 “한·일 관계는 부부관계와 비슷한 것 같다.”면서 “연애할 때에는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게 되지만 부부가 되면 나쁜 점도 보게 되므로 서로 나쁜 점을 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측에서는 “일본의 젊은 정치인들이 소신발언을 해야 한다.(원 의원)”“야스쿠니 신사와는 다른 제3의 추모시설을 만들어야 한다.(송 의원)” 등 주문도 이어졌다. 일본 의원들은 대미외교에 편중된 일본 외교정책을 반성하고 한·일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야마모토 의원은 “일본 외교의 중심은 일·미 동맹”이라며 “그 틀 안에서 한국이나 중국에 대한 외교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한·미, 한·일 외교잡음을 보는 눈

    국가간 관계에 있어 명분과 실리의 조화가 중요하다. 명분·실리를 적절히 섞어 국가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외교의 궁극적 목표라고 본다. 정부는 최근 대미(對美)·대일(對日) 외교에서 명분과 실리를 함께 잃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대응하지 말고 외교전략과 수행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큰 틀에서 종합점검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이라크파병은 미국이 주도하는 현실 국제정치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차선책이었다고 봐야 한다. 명분의 훼손을 감수하고 이뤄진 것인 만큼 충분한 실리를 확보해야 했다. 그런데 자이툰부대 감축 발표과정을 보면 실수가 드러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8일 자이툰부대를 1000명 감축하는 방안을 열린우리당에 보고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머물고 있던 때였다. 미국측은 “통보를 못 받았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실무차원 설명과 별개로 공식 사전통보가 필요했고, 외교·국방부가 협의해 더 나은 발표시기를 잡았어야 했다. 이라크 파병국 대부분은 철군을 추진중이다. 자이툰부대의 감축·철군은 불가피한 대세로 다가오고 있다. 일단 파병연장을 하더라도 철군일정을 검토해야 하며, 미국과 관계를 나쁘게 하지 않게 철군을 모색하는 것이 바로 외교력이다. 그러려면 국방부를 넘어 범정부 차원의 전략이 있어야 한다. 대일 외교 역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놓고 강경·온건을 오락가락하면서 명분·실리를 모두 챙기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일본의 태도는 더 뻔뻔해졌다.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노무현 대통령이 새달 일본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등 기고만장이다. 과거사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인식을 일본에 분명히 줘야 할 것이다.
  • “총선 앞두고 공격수위 높아졌다”

    “총선 앞두고 공격수위 높아졌다”

    이라크에서 사흘 동안 7건의 크고 작은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라 일어나 15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다음달 15일 총선을 앞두고 새 헌법에 소외된 수니파의 저항이 극심해지는 양상이다. AP통신에 따르면 20일 바그다드 북서부 하디타에서 미군과 이라크 방위군 합동순찰대를 겨냥해 길가에 매설한 폭탄이 터지고 이후 양측 교전이 일어나 이라크인 15명과 저항세력 8명, 미 해군 1명이 숨졌다. 전날에는 바그다드 북동부 바쿠바 근처 마을 아부사이다에서 지역 평의회장의 장례식장 천막을 향해 자살폭탄 차량이 돌진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고 BBC가 보도했다. 앞서 시아파 거주지인 바그다드 남부의 시장에서도 주차된 차량의 폭탄이 터져 13명이 숨졌다. 북부 베이지에선 미군 순찰대를 노린 도로 매설 폭탄이 터져 미 병사 5명이 숨졌다.18일에도 북부 도시 카나킨의 시아파 사원 2곳에 ‘쌍둥이’ 자폭 테러가, 바그다드 중심가 함라호텔 근처에 2건의 자폭 테러가 발생,80여명이 사망했다. 이라크에 파견된 BBC의 짐 무이르 기자는 “다음달 총선이 다가오면서 저항세력이 공격 수위를 높이는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잇단 테러는 이라크의 모든 정파와 종파의 화합을 모색하는 사흘 일정의 국제회의 개막에 때맞춰 일어났다.19일 아랍연맹 주관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막된 회의는 그러나 참석자 자격 시비로 갈등을 빚고 있어 성과가 있을지 의문시된다. 시아파 최대 정당의 지도자인 압둘 아지즈 알 하킴이 불참한 가운데 시아파와 쿠르드족 대표들마저 후세인 정권의 바트당 간부 출신이 초청된 데 불만을 품고 회의 도중 자리를 뜨는 등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박정경기자 외신종합 olive@seoul.co.kr
  • ‘귀 막은’ 고이즈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외교고립’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인해 한국과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일본을 냉대,‘아시아의 왕따’ 신세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와도 관계가 냉랭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부터 일본을 방문,21일 오후 러·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지만 영토문제를 포함한 공동성명 발표는 보류됐다. 마이니치신문은 “공식방문때 양국 수뇌가 공동성명에 합의하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태”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아사히·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이 “아시아에서 고립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19일 폐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과 중국 지도부로부터 홀대를 당했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싸늘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다음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릴 동아시아정상회담 때는 외교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신문도 현재의 고이즈미 외교가 계속되면 “9·11선거에서 대승한 오만함”이란 비판을 임기말에 들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사히신문도 사설과 기사를 통해 “‘고이즈미 외교’가 계속해서 시련을 겪고 있다.”면서 “주변국과 충분하게 대화하지 못하면 지역외교에 영향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고이즈미 총리는 안하무인격 딴청이다.APEC 폐막뒤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문제로 인한 대한·대중관계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이해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나의 의견이 다르다고 전체의 관계를 해쳐서는 안된다.”고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taein@seoul.co.kr
  • “방음벽 때문에 학교홍보 차단”

    “고속도로 이용객들이 학교를 볼 수 있도록 방음벽을 바꿔주세요.”천안대, 단국대와 상명대 천안캠퍼스, 백석대, 호서대 등 충남 천안 안서동 대학촌에 있는 대학들이 학교 인근을 지나는 경부고속도로 방음벽을 철거하거나 개량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천안대와 단국대 총학생회는 16일 철거를 하거나 투명한 소재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다른 대학도 동참할 계획이다. 이들은 “방음벽이 아름다운 학교전경을 가려 고속도로 이용객들에게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대학 경쟁력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부고속도로 서울기점 82.42∼82.78㎞와 83.10∼83.38㎞ 구간의 상하행선에는 각각 640m의 알루미늄 방음벽이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하행선에서는 단국대와 호서대, 상행선에서는 천안대, 상명대, 백석대 등의 학교전경을 가리고 있다.안서동 대학촌에는 동 단위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5개 대학이 몰려 있고, 고속도로에서 500m에서 멀게는 1.5㎞쯤 떨어져 있다. 도로공사 천안지사는 “방음벽을 철거하거나 흡음이 안 되는 아크릴 등으로 바꾸면 인근 주택에 소음피해를 준다.”며 “새로 설치하는 길이 650m 방음벽은 높이 6m 가운데 2m는 학교 전경이 보이게 아크릴을 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국가브랜드 높이기 한창

    국가브랜드 높이기 한창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는 국제사회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반영한 흐름을 타고 발전해왔다. 당초 산파역을 맡은 나라는 한국과 호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나라들이 똘똘 뭉치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의 확대 재편이었다. 이후 유럽연합(EU)에서 배제된 미국이 적극 가세한 데다 미국의 지역경제 패권을 견제하려는 중국과의 긴장 속에 현재와 같은 APEC 구도가 형성됐다. 상대적으로 강대국들의 입깁이 센 APEC 내에서 아세안 국가들도 나름대로 입지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국가 위상 제고를 위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4개국은 선발주자로서 아세안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나라가 의욕있게 추진 중인 국가브랜드 업그레이드 전략을 들여다보면 항상 지도자들이 그 핵심에 있다. 우리에겐 ‘리더십 연구’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이들 나라들의 ‘국격(國格) 높이기’ 전략을 지도자 중심으로 살펴본다. ■ 압둘라 말레이시아 총리압둘라 아흐메드 바다위(65)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난해 3월 총리직에 오른 이후 과제는 아시아의 정치 거물 마하티르 전 총리의 그림자를 벗는 것이었다. 이재현 동남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처방을 거부하고 판정승을 거둔 마하티르가 남긴 큰 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문제였다.”면서 “그러나 근검 절약하고 깨끗하다는 이미지로 그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압둘라 총리의 조부·부친은 사우디에서 회교율법을 공부했고, 총리 자신도 말라야 대학 이슬람학과 출신이다.1년 반 통치 평가는 성공적이다.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다는 청사진, 즉 ‘비전 2020’국가개발 청사진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항구에 집중 투자해 2020까지 동남아 최고의 물류기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마하티르 시절부터 콸라룸푸르에 멀티미디어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바이오밸리 건설에 착수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가 남긴 유산 ‘아시아적 가치’는 반민주적으로 악용돼 왔다는 비판도 있지만 업적으로 기여한 측면도 있다. 강한 이미지의 마하티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압둘라 총리는 온화한 이미지로 다인종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통합·화합에 나서고 있다. 국민들은 그를 ‘압둘라 아저씨’란 뜻인 ‘팍 라’로 부른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유도요노 印尼 대통령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6)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국가 경영 포인트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잃어버린 아세안(ASEAN)내 지도적 국가의 부활이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쓰나미’(해일)로 정치적 시험대에 놓였으나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정치적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아체 반군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정정 불안을 해소시켰다. 휴양지 발리에서 빈발한 테러를 기화로,‘인간안보’ 내세우며 지역 리더로 재부상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면서 APEC에서, 동아시아 공동체에서 활발한 행보 중이다. 한국 동남아연구소의 전제성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하락세에 들어섰던 인도네시아가 유도요노 집권 이후 반환점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과거 청산’에서 자유롭다. 군 출신이지만 국내 인권탄압 문제에 연루되지 않았다. 미국 포트 베닝 보병학교, 포트 리벤워스 지휘 참모대학을 수료하고 웹스터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엘리트다. 와히드 정부에서 광업에너지부 장관을 시작으로 정·관계 경력을 쌓았다. 부친도 군인 출신이다. 부인 크리스타아니 헤라와티는 인도네시아 군사학교 교장이자 외교관이던 사르오 에디 위보오 장군의 딸이다. ■ 탁산 태국 총리2001년 23대 총리로 취임한 탁신 시나왓(56)총리는 지난 3월 24대 총리로 임기를 다시 시작했다.‘마약과의 전쟁’등 강력한 추진력이 트레이드마크처럼 돼 있다. 전통적으로 총리의 정치적 리더십이 미약한 것으로 정평이 난 태국 정치지형이 탁신 이후 바뀌고 있다. 지난 2월 총선 때는 탁신 총리의 ‘타이 락 타이’당(애국당)이 500석 가운데 377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이동윤 동아시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 정당이 과반을 넘어선 것은 태국에선 처음”이라면서 “서구 언론들은 무대포라고 비판하지만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아이디어맨”이라고 평가했다. 탁신 총리는 대중영합주의라는 야당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저소득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역내 리더십을 주창하는 한편, 마약·매춘 문제에 강력하게 대처해, 얼룩진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는 국가파워 업그레이드 전략을 쓴다. 경찰 간부 출신으로 미국 이스턴 컨터키 대학과 샘 허스턴 주립대에서 범죄학 석·박사를 마쳤다. 정계 입문 전엔 통신산업에 뛰어들어 국내 5대 기업의 회장까지도 오른 최고 경영자(CEO)출신이다. 태국의 전통외교 ‘Bamboo Policy’를 이어받아 국익 극대화에 힘쓰고 있다는 평가다. ■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청렴한 정부’‘껌조각 찾을 수 없는 거리’등 클린(clean) 브랜드로 유명한 싱가포르가 리셴룽(李顯龍·54) 총리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 야심찬 도전의 핵심은 아시아판 라스베이거스 건설. 싱가포르의 국토 면적은‘점’으로 불릴 정도로 작다. 서울보다 80㎢ 넓는 정도다. 그렇지만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로 역내 최선진국이다. 국경을 맞대고 정치적 긴장관계에 있는 말레이시아가 물류중심 국가로 상승을 시작하자 고부가가치 오락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 센토사섬에 대형 카지노 단지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리셴룽 총리는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장남. 권력을 세습했다는 태생적 한계를 ‘국가 부흥’의 모습으로 극복하려 애쓰고 있다. 2004년 경제 성장률은 전년보다 9배 높은 8.1%를 기록했다. 거리에 침만 뱉어도 벌금을 내는 도덕률을 우선하는 나라가 오락시설로 승부를 낸다는 것 자체만 해도 엄청난 변신이다. 대신 카지노 등 오락시설에는 마약과 매춘 등 부정적인 결과가 동반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주제를 ‘가족형’ 오락단지로 추진하고 있다. 바다를 메워 국토를 넓히는 사업도 계속하고 있다.
  • 다르마 로드/조병활 지음

    우리 역사에서 불교는 종교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2500년 전 석가모니가 인도에서 창시한 불교는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으로 전파됐으며, 우리나라에는 고구려 때 처음 들어와 전통문화를 꽃피우며 우리 민족과 함께 호흡해왔다. 불교전문가인 조병활 불교신문 기자가 인도·네팔을 시작으로 124일간 9개국 250여개 불교유적지를 탐방한 기록을 담은 ‘다르마 로드1·2’(작은박물관 펴냄)는 한국불교의 뿌리를 찾아 국내 최초로 불교성지를 순례한 기행기다. 저자는 불교의 가르침이 전파된 실크로드를 ‘다르마 로드’(Dharma Road·진리의 길)라고 부른다. 신라의 혜초, 당나라 현장 스님이 진리를 구하기 위해 걸었던 그 길을 밟으며 구법승들의 발자취를 재구성한 ‘21세기 왕오천축국전’인 셈이다. 2002년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이뤄진 불교성지 답사는 석가모니 탄생지에서 시작해 네팔·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을 거쳐 불교가 중앙아시아와 중국대륙으로 퍼져가는 과정을 생생히 담았다. 유적지와 유물, 불상 등의 생생한 사진과 지도는 현장감을 더한다. 저자는 불교의 흥망성쇠 과정과 한국불교의 나아갈 방향 등을 화두로 던진다. 결국 한국불교가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교육과 인재양성만이 해결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각권 3만 2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사람] 육군소장에서 혁신전도사로 변신 ‘혁신사관학교’ 김선규 원장

    [이사람] 육군소장에서 혁신전도사로 변신 ‘혁신사관학교’ 김선규 원장

    “육군사관학교에 버금가는 국내 제일의 인재를 육성하는 아카데미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8월 충남 아산시 아산온천관광단지에 개원한 ‘혁신사관학교’ 김선규(55·육사28기) 원장은 10일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혁신사관학교는 우리사회의 혁신과 개혁을 가르치는 도장으로 도요타생산방식(TPS)을 연구·전파해온 한국산업교육센터(KPEC)의 교육기관이다. 김 원장은 군에서 잔뼈가 굵은 육군 소장 출신답게 말과 행동에 ‘절도’가 배어 있었다.‘혁신합시다.’‘확 바꾸겠다.’‘1등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등 혁신사관학교 홈페이지 인사말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한국산업교육센터 정광열 대표는 “교육기관이라는 특성상 학자나 전문가에게 원장을 맡기는 게 어떨까도 생각해 봤지만 무엇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다.”면서 “삼고초려 끝에 김 원장을 모셔왔다.”고 영입배경을 설명했다. 국방 정책을 다룬 전략가에다 열정으로 무장한 김 원장보다 더 나은 적임자를 찾을 수 없었다는 얘기였다. 육사 졸업 후 서울대 사회과학대와 미 스탠퍼드대학원(경제체계학 석사)을 마친 학구파로 늘 책과 붙어 산다.“요즘 사회를 제대로, 다시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TPS 경험은 충격 김 원장과 TPS와의 만남은 우연히 이뤄졌다. 군 예편 후 연구원과 대학 강의(충남대 초빙교수)로 보내던 그에게 혁신사관학교 개원 소식이 전해졌다. 군 개혁에 참여했고 직접 경험도 해봤지만 처음엔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 반신반의하다 결국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국내 교육과 일본 현장 체험을 소화한 김 원장은 “도요타 공장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춤을 추는 것 같았다.”면서 “당시 교육은 상식을 깨는 충격의 연속이었으며 우선 내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두말없이 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소개했다. 원장이라는 직위를 빼면 혁신사관학교에서 그는 아직 주변인이다. 강의조차 이론으로 무장한 전문 강사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교육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교장 선생님으로, 외부에 나가 혁신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전도사로서는 그를 능가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TPS의 핵심은 낭비제거, 현장과 이익중심, 고객중심”이라며 “근간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을 감사하는 자세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의 커리큘럼은 경제, 기업혁신분야의 인재 양성으로 귀결된다. 한편으론 IMF를 거치며 퇴색된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일에 대한 열정을 찾아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항상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주문한다. 이를 반영하듯 교육은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생 스스로 작성한 ‘개인의 변화계획서’ 발표로 마무리된다. 이 때문인지 개교 3개월도 안 돼 교육생이 벌써 1000명을 넘어섰다. 공무원을 비롯해 대기업·중소기업 사원,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계층도 다양하다. 김 원장은 “혁신은 시대정신이지만 급진적인 변화보다 지속적인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IMF 지원 펜타곤이 주도 그는 직업 군인으로서의 경력도 화려하다. 야전지휘관뿐만 아니라 국방 정책·전략분야 책임자까지 두루 섭렵했다. 특히 한·미동맹관계 실무자(중령)로 국장(소장)까지 오른 첫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1996년 7월부터 만 2년간의 주미 국방무관 생활은 ‘국가 부강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 줬다. 그는 “IMF가 터지자 주변국에서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돈이 없어 도시락을 싸서 대사관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다.”며 당시의 고충을 들려줬다.IMF 극복이 가능했던 요인은 국민들의 애국심과 시의적절한 외교전략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도자가 나서 통일 이후 처음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펜타곤이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인들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전국민 금모으기 운동’이 시선을 끌면서 실시간으로 중계되기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사실 그는 준비된 혁신 메신저이다.1994년 평시작전권 환수 당시 ‘윈윈 전략’을 내세워 양국간 큰 갈등 없이 임무를 마무리했다. 사단장 시절에는 ‘인생대학론’을 내세워 새로운 병영문화를 직접 만들어 시행하기도 했다. 전초(GP) 총기사건 이후 대두된 혁신안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확산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휘관의 신념이 필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봉사 모델 세울 터 김 원장은 예비역 장성들의 적극적인 사회활동도 권장했다. 수십년간 체득한 조직운영 및 경영 노하우를 활용하지 못해 사장시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야전에서 호령하던 그 정신과 자세를 살려 자신의 능력을 찾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후회가 미래의 희망을 덮게 되면 빨리 늙는다.”면서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산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전남 나주(55) ▲광주일고 ▲육군사관학교 28기 ▲국방부 정책기획국 연합방위과장 ▲주미 국방무관 ▲합참 C4I부장 ▲제8보병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국장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군사연구위원, 충남대 초빙교수
  • 포교엔 백마디 말보다 쉽게 쓴 책 한권

    종교 알리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종교계에 종단별 교리나 경전, 수행법 등을 담은 지침서가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소개된 내용을 좀더 자세히 풀어쓰거나 휴대용으로 제작, 일반인도 쉽게 접하도록 했다는 것. 종교 전파에는 책만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9일 종교계에 따르면 증산도는 강증산 상제의 말씀을 기록한 도전(道典)을 휴대용 문고판으로 제작한 ‘쉽게 읽는 도전’을 펴냈다. 도표 1000여컷을 컬러로 실어 강증산 상제의 천지공사(天地公事) 등 증산도의 사상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증산도 관계자는 “철저한 현장답사와 자료수집, 성도들의 후손 증언 채록 등 20여년 노력의 성과물을 집대성한 책”이라면서 “앞으로 어른들을 위한 ‘큰 글자 도전’,‘한·영대역 도전’ 등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동남아시아의 불교성전인 빠알리대장정에 쓰이는 고전어인 빠알리어 5만 3000여개를 담은 ‘빠알리-한글사전’(한국빠알리성전협회)도 개정증보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상·하권으로 나눠 있던 기존 사전을 한 권으로 합치고, 활자 크기와 종이 두께를 대폭 줄여 휴대하기 좋은 포켓용 형태다. 그동안 출간된 빠알리사전을 분석하고 실제 경전에서 사용된 용어들을 모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어휘수를 자랑한다. 기독교계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성경을 쉽게 풀어쓴 책이 인기다. 천주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가 17년의 노력 끝에 펴낸 우리말 완역 신·구약 합본성경 ‘성경’은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씌어졌다. 구약학자이자 히브리어학자인 최의원(한국개혁신학협회 고문) 박사가 지난 8년간 혼자 우리말로 완역한 ‘새즈믄 우리말 구약정경’도 교회뿐 아니라 학교·도서관 등에서 구입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이와 함께 기독교 선교 12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최초의 선교사 언더우드 목사로부터 중견 목회자까지 대표적인 설교자 120명의 설교를 모은 ‘한국기독교대표설교전집’ 2집을 출간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설교집을 통해 한국교회사에 드러난 말씀의 감동과 은혜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불교계는 수행법에 대한 출판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한국불교의 중심수행법인 간화선(看話禪) 수행 지침서인 ‘조계종 수행의 길-간화선’(조계종교육원)이 지난 5월 처음으로 출간되면서부터다. 간화선뿐 아니라 다른 수행법에 관심이 있다면 염불·주력·절·간경·사경·위파사나 등 10가지 대표적인 수행법을 망라한 ‘수행법 연구’도 읽어볼 만하다. 이와 함께 동학 창시자 최제우의 아버지 근암 최옥이 남긴 한자문집을 번역, 출간된 ‘근암집’(창커뮤니케이션)은 천도교와 동학, 근암의 사상을 연결시킴으로써 학계와 천도교 신자들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늘의 눈] 이제 현대그룹에 시간을 주자/류길상 산업부 기자

    고백부터 하자. 기자는 지난 8월 현대그룹에 출입한 이후 지금까지 몇차례 본의 아닌 ‘오보’를 냈다. 다른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기사를 쓰는 시점에서는 절대 오보가 아니었으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말이다. 우리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 감사 사실이 알려진 8월 초부터 대화 재개가 결정된 10월25일까지 현대의 대북사업은 숱한 위기를 맞았다. 때로는 위기 정도가 아니라 파국을 맞았다. 9월12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인터넷에 글을 올렸을 때는 현대가 대북사업을 포기하는 줄 알았고, 북측이 롯데관광에 개성관광 사업을 제의했을 때는 현대의 대북사업 독점권이 깨지는 줄 알았다. 개성관광 사업에 적극 나설 줄 알았던 롯데관광은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은 온 나라를 뒤집어 놓았지만 ‘통일 종자돈’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남기고 흐지부지됐다.10월20일 북측이 담화문에서 독기어린 비판을 쏟아낼 때는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이제 끝났다는 분석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북측이 현대에 잠수함 설계도를 요구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하지만 숨가쁘게 달려 온 현대의 대북사업은 10월25일 북측이 전격적으로 협상 재개를 수용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현대그룹 내부문서의 문구 하나, 북측의 말 한마디, 팩스 한장에도 ‘호들갑’을 떨었지만 결국 제자리로 온 것이다. 김윤규 사태 초기부터 “대북사업은 숱한 위기를 맞았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회복되곤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던 현대아산 직원들의 애원이 뒤늦게 귓가를 맴돌았다. 현대와 북측의 만남이 열흘이 다 되도록 성사되지 않자 또다시 ‘조바심’이 도지고 있다. 북측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체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대화재개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제 현대에도 시간을 주자. 현 회장의 방북이 일주일 정도 늦춰졌다고 해서, 북측 실무진이 윤 사장을 싫어한다고 해서 흔들릴 대북사업이었으면 민영미씨 억류때나 서해교전, 정몽헌 회장 사망때 진작 끝났을 것이다.‘과잉보도’가 대북사업 정상화에 결코 도움을 주지 못하는 와중에 3만명이나 금강산 땅을 밟지 못했다고 한다. ukelvin@seoul.co.kr
  • [사설] 과거사 팽개친 日 개헌안과 개각

    일본이 군사강국의 길을 여는 헌법 개정안 초안을 선보인데 이어 어제 극우보수 인사들을 중용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한마디로 침략국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군사우경화에 박차를 가할 뜻임을 노골화한 셈이다. 한·일, 중·일 외교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에 앞서 거침없는 고이즈미 내각의 우경화에 개탄을 금하기 어렵다. 알려진 바와 같이 아소 다로 신임 외상은 일제의 창씨개명을 조선인의 희망에 의한 것이라고 강변해 온 극우파의 대표적 인물이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 역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총리의 책무라고 주장해 온 극우정치인이다. 이들을 중용한 것은 곧 더이상 한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강경외교를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그리고 그 목표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한 군사대국화라고 할 수 있다. 헌법 개정안 초안 역시 군사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야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국가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평화헌법 9조 2항을 없애는 대신 자위군을 보유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군 보유를 합법화할 뿐더러 해외 군사활동까지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놓은 것이다. 개헌안은 심지어 정교분리 원칙을 바꿔 정부인사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합법화하기까지 했다. 현행 평화헌법이 2차대전의 책임을 지우는 차원에서 군을 갖지 못하도록 했던 것임을 상기할 때 이는 과거사에 대한 책무를 끝낼 것임을 주변국에 선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개각과 개헌 추진에 비춰볼 때 동북아에서의 외교적 군사적 긴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의 우경화를 비난하는 차원을 넘어 보다 실질적인 대응태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 현대 대북사업 정상화되나

    지난 20일 담화문을 통해 현대와의 대북사업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던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25일 현대측의 협상제안을 받아들임에 따라 두달 동안 파행을 거듭해 온 현대의 대북사업이 활로를 모색하게 됐다. 현대는 불과 5일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고간 셈이다. 현대측은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지난달 15일 평양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현정은 회장의 면담이 주선됐다.”고 밝힌 이후 북측에 2∼3차례 협상을 제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었다. 오히려 북측의 ‘폭탄발언’으로 16년간 이어온 대북사업이 파국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았다. 현대는 대북사업의 ‘수장’들이 만난 자리에서 금강산관광 정상화, 개성·백두산 관광 등 현안들을 한꺼번에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강산관광은 9월1일부터 2박3일 일정 1일 600명으로 제한된 뒤 두달 가까이 정상화되지 못했고 개성관광도 9월7일 3차 시범관광 이후 본관광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만날 시기나 장소에 대해서는 실무진이 협의중”이라면서 “대화가 재개됨에 따라 꼬여 있던 대북사업의 정상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측이 현대와의 협상을 재개키로 한 것은 금강산관광 정상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과거사가 돼 버린 김윤규 전 부회장 문제를 더 이상 끌고 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강산 관광객수가 절반으로 축소되는 바람에 ‘관광대가’ 수입도 줄었고 롯데관광으로 파트너를 바꿔 보려던 개성관광이 여의치 않은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현대를 다시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현정은 회장의 ‘리더십’도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현 회장은 김윤규 전 부회장을 퇴출시키는 과정에서 안팎의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대북사업의 투명성과 원칙을 강조하며 난관을 헤쳐왔다. 김 전 부회장을 복귀시키라는 북측의 압력에는 “비굴한 이익보다 정직한 양심을 택하겠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현 회장의 ‘정공법’은 지난 20일 북측의 담화문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북측이 변화된 우리를 인정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던 소망대로 북측의 인정을 받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대북사업은 그동안 민영미씨 억류사건, 관광대가 지불조건 변경, 서해교전, 정몽헌 회장 사망 등 주요 고비마다 급격하게 ‘냉온탕’을 오가곤 했다.”면서 “북측이 담화문을 발표했을 때도 대북사업 파기보다는 재개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北·현대 사태 일지 ▲3월17일 현대아산 윤만준 공동대표이사 선임 ▲6월말∼7월초 현대, 김윤규 부회장 비리 감사 착수 ▲7월16일 현정은 회장, 김윤규 부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회담 ▲8월19일 현대아산 이사회 김윤규 부회장 대표이사직 박탈 ▲8월25일 북측, 금강산관광 축소 통보 ▲8월26일 개성시범관광(9월7일까지 3회 1500명) ▲9월12일 현정은 회장,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발표 ▲9월15일 정동영 통일부장관,“현정은 회장과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조만간 만날 것” 발언 ▲9월20일 김윤규 부회장 미국서 귀국 ▲10월5일 김윤규씨 부회장직 박탈 ▲10월10일 현정은 회장,“북측 변화 기다리겠다” ▲10월20일 북 아태평화위 담화문 발표, 현대와의 대북사업 재검토 ▲10월21일 현대아산 직원 2명 방북 불허 ▲10월22일 김윤규씨 중국서 귀국 ▲10월25일 북측, 현대의 협상 제의 수용
  • 전쟁 아니면 밥맛도 잃는 사나이

    전쟁 아니면 밥맛도 잃는 사나이

      한국에 온 30년 고참병, 겪은 전투만도 5백 회 「스포츠·커트」형 머리에 다부지게 다져진 미육군중령「맥윈니」의「유니폼」을 보면 그가 전형적인 GI장교가 아님을 쉽게 알게 해준다. 그의 겉저고리엔 흔한 훈장 하나 붙어있지 않다. 훈장 대신 그가 즐겨 붙인 것들은 -「레인저」(유격)훈련수료「마크」, 공수단「마크」, 영국군 공수훈련수료「마크」,「그린·베레·마크」, 특수폭탄취급「마크」, 한국군 태권도「마크」등 좀 엉뚱하다. 사나이「맥윈니」의 과거는 한 마디로 파란만장이다. 그는 16세 때 2차대전의 명「킬러」인 영국군특공대「블랙·워치」에 입대, 전투를 배운 이래 북「아메리카」특공대,「이탈리아」의「가리발디」유격대, 영국공군 폭탄투하수 등으로 2차대전을 치른 뒤 다시 미군「그린·베레」에 입대, 월남,「라오스」, 태국 등지를 돌아다녔고 6·25 땐 소대장으로 철원, 금화 지구 전투에 참전했다. 그가 30년 동안 겪은 5백여 전투의 대부분은 특공전 또는 유격전. 특공전, 유격전 등이 새삼 중시되고 있는 요즘의 한국전선에 노병「맥윈니」가 일선 대대장으로 찾아온 것이 퍽 귀하게 여겨져 그의「논·픽션」파란만장한 30년을 들어본다. 나이 어려서 안된다는 걸 16세 소년 때 떼써서 입대 「맥윈니」의 군대생활은 퍽 단순하게 시작했다. 1940년, 그가 16세 되던 때 고향인「글라스고」(영국「스코틀란드」지방)에서「스코틀란드」민속「유니폼」을 입고「파이프」나팔을 불며 시가행진하는「스코티시」의장대를 보고 그 길로 뛰어가 입대를 자원했다. 문을 두드린 곳은「스코티시·레지먼트」로 불리는 호전적인 직업군인부대. 처음엔 나이가 어리다고 다른 정규부대로 가보라는 거절을 받았으나 한사코 졸라 입대에 성공했다. 위험한 특수부대, 최전방만 골라 지원 기본훈련을 끝내고 처음으로 배치된 곳은「글라스고」비행장 경비대. 당시 영국 곳곳은 한창 기세를 올리고 있던 독일군의 공습으로 쑥밭이 되다시피 했고 특히 비행장은 독일공군의 밥이었다. 「맥윈니」는 열심히 했으나 땅에 서서 비행기를 상대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도 없었고 또 개인전투능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한 채 번번히 당하기만 했다. 비행장 근무에 불만인「맥윈니」는 입대조건이 까다롭고「베테랑」급 직업군인들만이 지원하는 공정부대「블랙·워치」에 부모 몰래 지원했다. 그곳에서는 훈련만 1년이 걸렸다. 훈련을 끝낸「맥윈니」는 가장 적합한 공수대원이라는 칭찬을 받고 42년 11월 처음으로 전투요원으로 북「아프리카」근무를 명령 받았다. 「스코티시」의장대를 본 순간부터 부풀었던 공수대원의 꿈이 2년 만에 결실된 것이다. 그는 북「아프리카」의「블랙·워치」대원의 자격이 취소될까봐 부모에게 알리지도 않고 명령을 받자마자 비행기에 올라「아프리카」로 떠났다. 이때 그의 계급은 1등병, 나이는 18세. 「맥윈니」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1등병 이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1등병 계급장을 달고 다닌 일은 거의 없었다. 북「아프리카」에 날아 온「맥윈니」는「알제이」에서 3주일 동안 대기했다가「튜니스」로 갔다. 북「아프리카」는 당시「사막의 여우」「로멜」장군의 독일전차부대가 석권하고 있었다. 「튜니스」에 설치한「베이스·캠프」를 거점으로「맥윈니」부대는 북「아프리카」의 사막을 누비며 끊임없이「히트·앤드·런」전을 폈다. 약관 18세의「맥윈니」는 본부요원 근무를 굳이 마다하고 꾸준히 전투대를 따라다니며 싸움을 익혔다. 「맥윈니」의 강점은 대담한 성격.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폭발물 장치임무를 맡아 독일군이 장악하고 있던 철도를 곳곳에서 폭파시켰다. 북「아프리카」근무 4개월만에 그는 중요한 임무 하나를 명령 받았다. 2차 대전 때 아프리카에선 독일군 비행장에 특공대로 「리비아」의「퐁·두·파」에 있는 독일군 비행장을 공격, 다시는 비행장으로 쓸 수 없도록 쑥밭을 만들라는 것.「맥윈니」는 기쁨으로 떨렸다. 그는 곧 특공대를 편성했다. 총원 45명. 15명씩 3개조로 편성,「퐁·두·파」로 출발했다.「리비아」에 들어서면서 그들은 차를 버리고 걸었다.「퐁·두·파」비행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하루는 이글거리는「아프리카」의 태양에 시달리며 온종일 모래바다를 걷는 강행군이었다. 드디어 닿은 비행장엔 한 대의 비행기도 없었다. 모두 출동했었다. 3개조로 나뉜 특공대「블랙·워치」는 공격 10분 전에 이제까지 참아 온 물을 마음껏 마시고 마지막 총기점검을 끝낸 뒤 서로 분산, 대장의 총소리를 신호로 일제히 공격했다. 그들의 목표는 활주로와 관제탑이었다. 역전의「블랙·워치」에겐 그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관제탑을 폭파하고「택싱·웨이」를 무차별 사격으로 망쳐 활주로를 폐쇄시키고 철수했다. 임무를 성공리에 끝낸 것이다. 목표물 공격보다 더 힘든 것은 뜨거운 사막을 걸어 철수하는 일. 그건 대단한 인내가 강요되는 고된 행군이다. 더욱이 목표물을 폭파하고 되돌아가는 특공대의 뒤는 독일군이 자랑하는 사막전차가 무섭게 쫓는다. 돌아온「맥윈니」특공대에겐 숨돌릴 여유도 없이 또 하나의 임무가 기다리고 있었다.「퐁·두·파」로부터 그리 멀지 떨어져 있지 않은 한 독일군 정거장을 폭파하라는 것. 명령복종은 영국군「블랙·워치」가 자랑하는 가장 영광스런 전통이다.「맥윈니」「팀」은 곧 목표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 가지 않아 우연히 독일군 대전차부대와 맞부딪쳤다. 다시 특공에 나갔을 땐 전차 만나 포로 되기도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특공대와 사막전차대가 정면으로 맞부딪쳐 싸움을 벌인 일은 2차 대전을 모두 통틀어도 그리 흔치 않다는 이야기다.「맥윈니」의 특공대는 후퇴를 모르고 필사적으로 대항했다.「맥윈니」는 뜨거운 사막에 엎드려 마구 수류탄을 던지면서「탱크」에 뛰어오를 기회를 엿보았다. 그러자「쾅」하는 소리가 났다. 「맥윈니」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 그는 오른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어떻게 이곳「튜니스」의 병원에 옮겨졌는지는 그는 기억할 도리가 없었다. 그의 특공대 중 6명이 이곳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그러나 입원생활 1주일 만에 병원이 독일군에 점령됐다.「맥윈니」는 병원에 누워있다가 그대로 독일군의 포로가 됐다. 독일군은 입원 중이던 영국군 포로들을「이탈리아」로 옮겼다. 옮겨 수용된 곳은「악질적 연합군 포로」들만 수용하는 북부「이탈리아」의「토르·사리세」포로수용소. 포로생활은 특히「맥윈니」에겐 죽음보다 못한 것이었다. 수용소에 수용되자마자 그는 탈출을 노렸다. 독일군과「무소리니」「파쇼」정권의「이탈리아」군대가 공동 관리하는「토르·사리세」수용소는「탈출은 바로 죽음」이라는「슬로건」을 내건 요새. 아무도 이곳을 탈출, 살아 도망간 사람은 없다는 것이 이 수용소의 자랑(?)이다. 살아서 도망간 자 없다는 포로수용소 탈출에 성공 「맥윈니」는『죽어도 죽어도 탈출한다』는 집념을 몇 번이고 다짐하면서 동지를 규합했다. 그의 불 같은 집념에「스코틀란드」인 1명과「아일란드」인 1명이 감동, 같이 행동하기를 자청했다.「맥윈니」는 처음엔 망설였으나 그들이「앵글로·색슨」인이라는 점에서 의심을 거두고 받아들였다. 수용소생활 3개월 때에「맥윈니」와 탈출동지 2명은 D「데이」를 잡았다. 망루의「서치·라이트」를 피해 철조망을 1명씩 차례로 넘는다는 퍽 평범하고 무모한 계획이다. 모두들 말렸으나 무슨 기발한 계략을 짤 수가 없었고 더 수용되어 있기엔 북「아프리카」를 발랄하게 누빈 천부의「전투업자」「맥윈니」의 성격이 용납하지 않았다. 계획은 바로 실천해 버리는「맥윈니」였다. 그는 제일 먼저 철조망으로 뛰었다. 약 30초 간격으로 나머지 두 명도 잇따라 뛰어 철조망을 기어올랐다. 그건 기적이었다.「맥윈니」의 작전은 그것이 비록 평범하고 위험스러워도 늘 성공했다는 전례가 여기에서도 깨어지지 않았다.「맥윈니」중령은『그때의 탈출성공은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다』고 회고했다. 「토르·사리세」포로수용소를 탈출한「맥윈니」는 그 길로 북부「이탈리아」의 중심「밀라노」로 뛰었다. 닿아보니「밀라노」는 독일군의 엄격한 점령에 들어가 있었다.「맥윈니」는「밀라노」에서 기다렸다가 연합군에 귀환할 생각을 할 수 없이 버리고 우연히 만나 사귄 어느「이탈리아」아가씨의 도움으로「버스」표를 입수,「코모」호수근처의 산으로 들어가「이탈리아」인 유격대「가리발디」부대에 입대했다. 「밀라노」에서 만난「이탈리아」아가씨는「맥윈니」의「가리발디」입대를 한사코 말리면서 곁에 머물러 있기를 간청했다.「맥윈니」는 뛰쳐나가다가 몇 번이고 발걸음을 돌려 정열적인「이탈리아」아가씨의 사랑을 받곤 했으나 끝내 뿌리치는데 성공했다. 유격대「가리발디」에서「맥윈니」의 역할은 유격대원들에 대한 식량조달이었다. 성격에 맞지 않았으나「이탈리아」인 유격대장은 영국인인 그에게 그 이상의 중책을 맡기지 않았다.「맥윈니」는 식량을 민가에서 기증받아 오라는 대장의 명령을 외면, 반드시 독일군 보급부대 및 보급열차를 습격, 보급물자를 빼앗아 조달했다. 이탈리아 유격대에 끼어 독일군 보급열차 등을 습격 대표적인 보급열차 습격으로「맥윈니」는「바시리」역 습격을 들었다. 하루는 식량조달을 하러 산을 내려가다 독일군 보급열차가「바시리」역에 머물러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바시리」역은 산에서 3시간 길. 그는「유고」인 1명을 조수로 데리고「바시리」역에 잠입했다. 수가 적기 때문에 교전을 피하고 몰래 화차를 털기로 했다. 그러나 보급열차는 무혈습격을 용납하지 않는 엄중한 경계에 있었다. 「맥윈니」와 그의 1명의 조수는 경비병 2명을 대검으로 해치우고 화차의 문을 깨고 물자를 들어냈다. 뛰려는 순간 경비병과 맞부딪쳐 총격전이 벌어졌다. 그는 그때 몇 명을 사살한 지 모른 채 쏘고 뛰며, 뛰고 쏘면서 산으로 돌아왔다. 그가 메고 온 독일군의 식빵은 1개 분대원의 3일분이었다. 「맥윈니」는「가리발디」부대에서 10개월을 보내다가 부상당한 동료대원을 메고「밀라노」의 어느 병원에 치료하러 갔다가 그 길로「알프스」를 넘어「스위스」로 갔다.「알프스」산을「맥윈니」는「유고」인 안내자 1명과 함께 열흘을 걸려 넘었다.「맥윈니」는「제네바」에 도착하자마자 그 곳 영국대사관에 달려가 그 동안의 경위를 전하고 영국행 비행기를 주선해주기를 부탁했다. 한 달 후에 그는「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런던」에 도착하자「맥윈니」는 바로「글라스고」로 달려가 귀환신고를 했다. 그러나「글라스고」의「블랙·워치」는 그가 포로가 되었고「이탈리아」유격대에 가담했다는 것을 들어 냉담, 군복을 벗게 했다. 2차 대전 끝나자 미국 이민, 다시 세계의 전쟁터 찾아 「맥윈니」는 당시 매우 어렵던 예편조치를 당했지만 기쁘긴커녕 실의에 빠졌다. 생각다 못해 그는 다시 공군에 입대, 폭탄투하수로 폭격기를 타고 독일상공을 날다가 종전을 맞았다. 종전이 되자 영국사회는 매우 혼란했다.「맥윈니」는 영국군이 더 이상 흥미가 없어 군복을 벗고 미국에 이민했다.「클리블란드」의 식품상으로 그는 16세 이후 처음으로 가정생활을 했다. 부인은 종전 후 사귄 영국여인. 그러나 민간인으로서의「맥윈니」는 생활의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내가 갈 곳은 군대다』라는 결의를 씹고「맥윈니」는 미군에 입대, 다시 1등병이 됐다. 미군으로서 그는 독일에서 근무했다.「맥윈니」는 독일근무가 끝나면서 보병에 싫증을 느껴 미육군공수특전단인「그린·베레」에 들어갔다. 「그린·베레」대원으로「맥윈니」는 10년 동안「라오스」, 태국,「오키나와」, 6·25 때의 한국을 거쳐 월남전선에서는「베트콩」수색타격대로 월남인 민병대원들과 함께 2년 동안「정글」을 쏘다녔다. 「맥윈니」는 팽팽히 긴장된 임진강 북쪽 최전방에 다시 부임, 북괴를 노리면서『지난 30년 동안의 나의 보람찬 군대생활의 마지막을 이곳에서 장식하겠다』면서 허리에 찬 권총을 꽉 쥐었다. <강형석(姜亨錫)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3/16 제2권 11호 통권 제25호 ]
  • [Doctor & Disease] ‘태교전도사’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

    [Doctor & Disease] ‘태교전도사’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

    “흔히 깜짝 놀랄 상황에서 ‘애 떨어지겠다.’고 말하는데, 이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닙니다. 습관성 유산의 30∼40%는 원인이 드러나지 않는 스트레스성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좀 극단적으로 말해 임산부는 태교를 몰라도 주변 사람들은 반드시 태교를 알아야 합니다.” 국내외에서 습관성 유산과 고위험 임신 부문의 권위자로 꼽히는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박사의 태교론은 이렇듯 일반적인 상식과는 전혀 다른 곳에다 방점을 찍고 있다. 안팎에서 ‘태교 전도사’로 통하는 그를 만나 ‘좋은 태교’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박 박사께서는 ‘태교는 과학’이라고 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태교가 비과학적이라는 시각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현대 과학의 근간인 뉴턴의 에너지론은 눈에 안 보이는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 태동한 학문이 양자물리학인데, 태교를 포함한 심신의학(心身醫學)은 이 이론으로 비로소 설명이 가능하게 됐다. 또 다른 측면은, 과학은 실용성 관점에서도 평가되는데, 수천년 동안 효용이 인정돼 온 태교의 실용성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그 과학성은 동·서양의학 중 어디에 근거한 개념인가. -사람을 세분화된 장기로 보지 않고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시각은 동양의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심장이 아플 경우 심장 뿐 아니라 간 등 다른 장기와의 연관성, 나아가서 인체와 마음의 상태까지도 살피는 것이 참 의사가 추구해야 할 길 아니겠는가. ▶의학자가 다분히 동양적 태교의 중요성을 주창하는 이유가 궁금한데….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습관성 유산을 다루다 보면 원인불명의 환자들이 많은데, 그들 대부분이 몸보다 마음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 여기에서 만들어진 의학용어가 바로 ‘TLC(Tender Loving Care:사랑으로 감싸는 것)´인데, 실제로 ‘임산부를 이해하고 사랑하면’ 습관성 유산이 대부분 치료된다. 알고 보니 이 TLC가 우리의 전통 태교방식과 놀랍도록 일치했다. 이후 관심있는 교수 50명이 모여 지난 99년에 대한태교연구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한 인간의 품성이나 능력, 자질이 얼마나 태교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가. -당연히 전인적인 영향을 받는다.97년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팀의 ‘인간의 IQ는 부모의 유전자보다, 임신 중 자궁 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는 ‘인간의 IQ는 부모의 유전자 영향이 가장 크다.’는 기존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이론을 뒤집고 지금까지도 정설로 통용되고 있다. ▶태교 때문에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연출되곤 한다. 이런 작위적 태교가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천재를 만들겠다는 등 임산부의 과욕이 앞서 웃지못할 일들이 빚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임산부의 욕심이 스트레스가 되고, 스트레스는 태반 혈관을 수축시켜 저체중아를 만들며, 저체중아는 정상인에 비해 훨씬 많은 질병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다고 보면 된다. ▶일부에서는 태교의 기능을 부정하기도 하는데, 태교의 효능은 무엇인가. 예컨대 태아가 영어 음악 미술 등의 잠재적 자질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 -태교는 효험을 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임산부가 태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처럼 원초적 사랑이고 자연스러운 관심의 발현이다. 특정 분야의 천재를 만들겠다는 욕심을 가진다면 그것은 이미 태교가 아니다. ▶그러면 좋은 태교란 무엇인가. -좋은 태교란 한마디로 ‘아기의 마음, 아기의 모습으로 10개월을 사는 것’이다. 이밖에 의도를 가진 잡다한 방법론은 모두 바른 태교가 아니다. ▶좋은 태교와 나쁜 태교를 어떻게 가르는가. -태교의 과학성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우선이다. 부담을 느끼거나 강요된 태교를 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태교를 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주변 환경이다. 우리의 환경은 대부분 임산부에게 적절하지 않다. 남편은 물론 시댁 식구와 직장 동료들은 소음과 스트레스 등으로부터 임산부가 보호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우리의 태교 실태는 어떤가. -결코 임산부를 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IMF때도 임산부가 직장에서 가장 먼저 쫓겨났지 않았나. ▶이런 일이 왜 나타났다고 보는가. -배려심의 결핍이다. 국민 모두가 임산부를 자기 가족처럼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의 저출산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다. ▶그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태교는 국민교육이 되어야 한다. 태교를 임산부와 가족만을 위한 일로 보는 건 소아적이다. 사회의 구성원이 될 아기에 대한 책임은 사회와 국가 모두에 있는 만큼 성장기부터 이런 점을 교육해야 옳다. 그때가 아니면 정말 할 수 없는 것이 태교 아닌가. ▶좋은 태교를 위한 제언을 달라. -다시 말하지만 태교는 ‘본인이 원하는 아기의 모습으로 10개월을 사는 것’이다. 임산부를 욕심이나 부담, 강요에서 벗어나게 해줘야 한다. 또 환경이 좋은 태교의 기본임을 인식해 생활환경은 물론 제도개선 등을 통해 모두가 태교에 동참해야 한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를 위해서도 매우 의미있는 투자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박문일 박사는 ▲한양대의대 및 대학원(박사) ▲미국 유타대의대에서 생식면역학 연구 ▲영국 옥스퍼드의대에서 태아심박동 연구 ▲한국모자보건학회 부회장 ▲대한성의학회 정보위원장 ▲대한태교연구회 회장 ▲대한민국 과학기술우수논문상(1990,1991)·세계주산의학회 우수논문상·대한의용생체공학회 의공학상·대한주산의학회 최우수논문상·세계산부인과학회 최우수 임상연구논문상 등 수상 ▲‘태교는 과학이다’‘엄마와 아이를 위한 출산혁명’‘산과학 전자교과서’등 저술 ▲현, 한양대의대 부학장·한양대 의생명과학연구원장 ■ 산모에 스트레스는 유산·저체중아등 고위험 임신 요인 박 박사는 “태교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임산부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태아를 포함한 인체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을 올리며, 호흡수 증가, 체온 상승, 전신의 근육 긴장과 함께 혈액의 산성화를 초래한다. 산성 혈액은 ‘태아곤란증’을 초래, 자연분만을 어렵게 하며, 기형 등 갖가지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임산부의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해 태아의 뇌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동물실험 결과 강한 스트레스가 유산·사산·조산과 저체중아 등 고위험 임신의 직접적인 요인임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태교의 완성이라는 출산에 이르기까지 임산부가 우선 배려받고, 보호되는 문화를 갖지 못했다. 박 박사는 “이런 거친 문화는 필연적으로 세계 최고의 저출산과 제왕절개 수술, 세계 최저의 모유수유로 이어지게 됐다.”며 “중요한 것은 임산부보다 주변 사람들이 임신의 신성함과 태교의 중요성을 더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며, 이런 차원에서 태교 및 출산문화의 기틀을 새로 세우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펴오고 있는 ‘임산부 사랑운동’이 국민운동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책꽂이]

    ●인생이 왜 짧은가(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로마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던 철학자 세테카의 철학에세이 4권을 한 권으로 묶었다. 로마인의 일상생활을 넌지시 비꼬며 인생의 짧음과 마음의 평정, 섭리, 행복한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1만 3000원.●욕심을 버리는 방법(철우 스님 지음, 민족사 펴냄)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인 철우 스님이 그동안 불교전문지에 연재한 계율단상을 모았다. 불자의 기본인 삼귀의와 오계, 경구계 등 계율을 솔직하게 그려내면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방편으로 계율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8500원.●함께 보면 보여요(조남현 지음, 황금가지 펴냄) 시각장애인을 대할 때 알아둘 일들을 모아 엮은 최초의 안내서.1급 시각장애인으로 점자도서관에서 일하는 저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썼다. 여러 상황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스스럼 없이 대할 수 있는 적절한 행동을 제안한다.7000원.●숲이 희망이다(탁광일 외 지음, 책씨 펴냄) 우리 시대의 숲 전문가 23인이 펼치는 깊이 있고 생동감 넘치는 숲 이야기. 저자들은 숲이 우리가 ‘진정한 우리’로 남기 위해 지켜져야 할 마지막 공간이라면서, 우리의 희망인 숲의 다양성에 인류의 미래가 있다고 역설한다.1만 7500원.●한국의 산삼(김홍대 지음, 김영사 펴냄) 동양대 부총장인 저자가 지난 30년 동안 직접 산삼을 찾아다니고 고서 등 각종 연구자료를 분석한 최초의 산삼백서. 산삼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고 산삼의 역사와 특징, 영양소 등을 총망라했다.1500여컷의 사진도 볼거리.3만 3000원.●시간의 화살(리처드 모리스 지음, 김현근 옮김, 소학사 펴냄)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인 저자가 ‘시간의 문제를 뛰어넘을 순 없을까.’라는 질문을 갖고 시간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풀어쓴 책. 시간의 방향성과 우주의 숨은 뜻을 풀기 위한 새로운 물리학적 접근이 흥미롭다.1만 5000원.●다윈은 어떻게 프로이트에게 낚시를 가르쳤는가?(폴 퀸네트 지음, 이순희 옮김, 바다 펴냄)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낚시질’을 통해 건져올린 진화심리서. 낚시꾼과 물고기의 관계를 통해, 생명체의 존재와 적응성을 진화이론 및 생물학·적응이론을 통해 재미있게 접근한다.1만 3800원.●20대에 꼭 해야 할 일 46가지(박기현 지음, 새론북스 펴냄) 학업에 열중하거나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가 자랑스럽고 떳떳한 인생을 살기 위해 실천해볼 만한 46가지 방법을 담았다. 역사에 길이 남을 프로가 되고 싶고 세계에서 주목받고 싶은 젊은이를 위한 인생 계획법 및 실천방법 등이 소개된다.9000원.
  • 러·체첸반군 총격전 60여명 사망

    러시아 남부 카바르디노 발카리야 자치공화국의 수도 날치크에서 13일 체첸반군 군대가 러시아 경찰과 군 건물, 공항 등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 적어도 63명이 죽고 84명이 다쳤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타르타스 통신과 현지 방송 보도, 지역 관리의 말을 종합해 반군 50여명이 사살되고 경찰 10여명과 민간인 3명이 희생됐으며 84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이날 60명에서 300명으로 추정되는 체첸반군은 날치크 외곽 별장지역인 ‘벨라야 레츠카’에 잠입한 뒤 경찰서 3곳과 공항, 내무부 청사, 연방 보안군 건물 등을 공격했다.익명의 제보를 받은 현지 경찰은 벨라야 레츠카에서 10명의 반군을 사살했지만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관공서들이 공격당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중화기와 기관총 등을 동원해 맞섰다. 또 수업을 받던 학생들은 급히 학교를 떠나 인근 경찰서 등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으며 학부모들은 아이들 안위가 걱정돼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는 거리를 뚫고 학교 근처에 모여드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반군들은 공항까지 점거하려 했으나 보안군의 반격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반군이 10개의 기동대로 나뉘어 대여섯개의 전략 지점에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남부 특사인 드미트리 코작은 반군들이 경찰서에서 인질을 붙잡고 있다고 밝혔으나 공화국 내무부 대변인은 경찰과 반군이 이 건물에서 교전하고 있을 뿐 인질은 억류돼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6월 체첸 반군이 잉구세티야 공화국의 나즈란 경찰 건물을 공격해 경관 등 92명이 희생된 사건과 매우 비슷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알렉산드르 체칼린 러시아 내무부 차관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푸틴 대통령은 즉각 인구 23만 5000명의 날치크를 완전 봉쇄한 뒤 무장세력을 색출하고 만약 저항하면 모두 사살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 투쟁을 10년 이상 벌여온 체첸 반군의 한 부대라고 주장하는 ‘카프카스 최전선’은 반군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사건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카바르디노 발카리야 자치공화국은 카프카스 산맥에 있는 이슬람 지역으로, 지난해 9월 체첸 반군이 학교에서 1000여명의 인질을 붙잡고 군과 대치하다 330명이 숨진 북오세티야 공화국의 베슬란에서 북서쪽으로 96㎞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탈북자 운명, 중국에만 맡길 텐가

    정부의 탈북자 송환외교가 미덥지 못하다. 중국 정부는 옌타이 소재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했던 탈북자 7명을 최근 강제 북송시켰다. 한국학교에 진입한 탈북자를 우리에게 보내주던 관행을 깬 것이다. 정부는 중국측의 선의를 기대하고 방심하다가 탈북자들의 안위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어제는 칭다오에 있는 한국국제학교에 또 다른 탈북자 8명이 들어와 한국행을 요구했다. 외교통상부가 뒤늦게 총력 외교전을 펼치자 중국은 이들을 우리 총영사관으로 옮기도록 허용했다. 중국이 칭다오 탈북자들의 한국행 요구를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옌타이 한국학교 진입 탈북자들을 북송한 조치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탈북자들이 북한에 넘겨진 뒤 겪을 비인간적 고초를 감안해야 했다. 어떤 법규·제도도 인도주의에 우선할 수는 없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실추됨은 물론 탈북자 대책에서 득될 게 없다고 본다. 정부의 뒷북 외교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옌타이 한국학교에 들어갔던 탈북자들은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신병을 확보해 갔다. 그만큼 강제 북송의 위험이 컸다. 결연한 모습으로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면 칭다오 한국학교에 들어온 탈북자처럼 북송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이미 북송된 7명의 탈북자가 인권 유린을 당하지 않게 중국 정부가 나서도록 촉구해야 한다. 유엔 등 국제기구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중국이 기획탈북 방지를 빌미로 ‘한국행 보장’이란 묵계를 깨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탈북자 운명을 중국에만 맡기는 것은 무책임하다. 중국이 비인도적 처사를 다시 저지른다면 특단의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 한국산 분홍빛 신예병기

    한국산 분홍빛 신예병기

      「얄타」회담 때 미소의 양 거두가「콘돔」외교전쟁을 벌였다. 먼저「스탈린」이 특대형「콘돔」하나를「루스벨트」미국대통령에게 선사했다. 그러면서 말했다.『이것은 소련에서 제일 큰「사이즈」입니다』 다음날「루」대통령이「스탈린」에게 소련제 특대품보다 조금 더 큰 놈을 답례로 내놓았다. 그러면서 말했다.『이것은 미국에서 제일 작은「사이즈」입니다』 「스탈린」의 표정이 어떠했는지는 딱히 전하지 않는다. 다만 이「콘돔」외교전쟁의「링」에서「루」대통령의 오른손이 오른 것만은 사실이다. 「콘돔」은 외교 교섭장에서 웃음을 자아내는데 쓰여서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사람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됐다. 그뿐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출을 해서 외화를 획득하는「콘돔」국제상인도 탄생하고 있다. 일본 선남선녀가 쓰게 될 3만불 어치 2월 19일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대한항공기는 사상최초로 색다른 수출품을 싣고 갔다. 물표를 점검한「스튜어디스」양이 살짝 얼굴을 붉혔다. 얼른 손을 떼었다.「가족계획을 위한 남성용 고무제품」. 일컬어「콘돔」이란 신예병기다. 수출한국을 위해 경사스러운 날이었다. 우리나라 비행기가 국산「콘돔」5천「그로스」를 일본으로 첫 수출하는 날이었다. 일류「메이커」인 D물산이 일본의 A무역회사와 연간 5만「그로스」(약 3만「달러」어치)의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 제1차 화물이 일본측의 불 같은 독촉을 받아 서민에게는 하늘의 별따기 같은「제트」여객기를 잡아타고 나간 것이다. 1「그로스」는 12「타스」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국산「콘돔」은 60만「타스」- 720만 개에 이른다. 국산「콘돔」이 이렇게 해서 세계의 인구 폭발문제를 깊이 근심하는 일본의 뭇 선남선녀에게 가뿐한 해방감을 갖다 줄 것이다. 「콘돔」대일수출 성공의 의의는 수출확대에 미력의 기여를 한다는 무역진흥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산기술이 일진월보(日進月步)했다는데 더 큰 뜻이 있다. 해방 후 진주한 미국 군인들이 가족계획보다도 성병예방용으로 끼고 들어온 색다른 박래품(舶來品)이「실버·텍스」라는 상품이었다.「실버·텍스」가 애용자의 판도를 넓히면서「텍스」바로「콘돔」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인도 정부의 국제 입찰 땐 4파전 끝에 당당히 이겨 국산품이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또 비록 국산화가 성공했다 할지라도 초창기의 국산품은 영 사람을 실망케 했다. 오므라들어 있을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어느 정도 팽창을 하면 구멍이 뽕 났다. 가족계획에 충실한 나머지 신경질스러운 친구는 사용 전에 그 속에 담배연기를 불어넣어서 구멍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소란을 피워야 했다. 그런가 하면 그 용도를 가장 충실히 다해야 할 결정적 순간에 삭막하게도 찢어지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애용자에게 뒷맛 나쁜 환멸의 비애를 안겨다 주었다. 쓸만한 국산「콘돔」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64년. 현재「콘돔」업계를 독주하고 있는 D물산회사의 생산시설이 시동하면서부터다. 이 공장의 생산시설은 일본의「야나세」주식회사에서 도입되었고 생산기술도 그곳 기술자가 와서 지도해주고 갔다. 이번의 대일수출은 일본기술을 도입한 국산품이 불과 5년 사이에 일본제품을 누른 승리의 대일본 역수출이다. 바로 국산「콘돔」의 일본 역습이다. D물산에서는 대일수출은 더 많아지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산「콘돔」의 수출시장은 일본만이 아니다. 지난 68년에 39만 9,927「달러」분을 태국, 인도,「이란」에 수출했다. 특히 인도 수출은「메이드·인·코리어」의 성가를 세계에 떨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구 증가 억제에 제일 신경을 쓰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인도다. 세계가족계획기구의 원조를 받아「콘돔」등의 대량수입을 하고 있다. 그것도 보통 방법이 아니라 국제 경쟁입찰을 통해 품질 좋고 값싼 제품을 산다. 인도 정부가 입찰시킨 68년도의 국제 경쟁에서는 한국을 비롯, 미국, 서독, 일본의 4개국이 참가, 염서(炎暑)의 나라 인도에서 뜻하지 않은「콘돔」4파전이 벌어졌었다. 여기서 한국 제품이 다른 3개국 제품을 눌러 낙찰의 영광을 얻었다. 이 낙찰성공에 이어 한국제품을 재인식한 태국과「이란」이 수입을 했다. D물산에서는 국산「콘돔」뿐만 아니라「콘돔」포장 기계를 인도에 더 수출하기 위해 인도보건사회부 당국과 상담(商談)을 진행 중이다. 6.5배 늘어나야 한다는 등 까다로운 국제규격 합격 그 일 때문에 작년 말 동사 김의한(金義漢) 사장이 인도의 가족계획사업자금 원조국인「스웨덴」에 갔다가 2월에 돌아왔다. 수출 전망이 밝다는 소식이다.「콘돔」의 품질이 국제적으로 인정이 되려면 까다로운 국제규격과 엄격한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수출되는 국산「콘돔」은 이 관문을 무사 통과한 것이다. ◎ 국제규격(「스웨덴」국립시험소가 1959년에「아시아」「유럽」「아랍」등 세계 여러 지역 각 종족의 남성의 체갹과 체력의 모든 상태를 고려해서 가장 합당한 것으로 제정한 것) ▲ 두께 = 최고 0.07mm (지나치게 두꺼우면 경원되기 쉽다는 점과 너무 얇으면 찢어지기 쉽다는 점을 계산해서 두 요구를 일치시킨 두께가 이것이다) ▲ 넓이 = 옆으로 눕혀 폈을 때의 폭 50mm (이「사이즈」의「콘돔」이면 입구의 직경 37mm, 가운데의 직경 50mm의 원통이다) ▲ 길이 = 20cm (이 길이와 넓이는 사용자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하다. 바꾸어 말하면 세계 어느 민족을 말할 것 없이 길이 20cm는 팽창계수의 최대치다. 이것이 대체로 하나의 평균적인 최대 한계점이란 것을 말해준다) ▲ 무게 = 1.1 ~ 1.4g ▲ 신장률 = 최저 650% (길이로 따지면 20cm의 6배 반, 1m 30cm 이상 늘어난다. 그러므로「콘돔」길이가 20cm라고 해서 비관할 필요는 없다) ▲ 인장도 = 최저 200kg/cal ▲ 분비물받이의 길이 = 1.5cm (「콘돔」의 맨 끝에 대롱대롱 달린 동그란 용기. 어린이 새끼 손가락의 맨 마지막 관절이 있는 끝부분 만한 크기. 분비물의 1회 사출량을 받는 데는 이만한「사이즈」의 받이면 족하다) ◎ 품질시험 = 여러 시험을 한다. 그 중에서도 까다로운 과정이 두 개 있다. ▲ 수압시험 = 한 제조업자가 가지는「콘돔」재고상품 중 멋대로 500개를 뽑아낸다. 이 중 300개에 대해 시험을 한다. 시험은 300cc(보통 아기 우유병의 1.5배 가량)의 물을 가득히 부어 3분간 매달아두면서 물이 새느냐 안새느냐를 본다. 300개 중 4개까지를 허용한계로 하고 있다. ▲ 팽창도시험 = 역시 재고품 500개를 멋대로 뽑아 그 중 100개를 시험한다. 시험은 공기를 주입해서 터질 때까지의 용량을 본다. 터질 때의 용량은 25ℓ 이상이라야 한다. 공기 25ℓ를 먹어 부풀어 올랐을 때의「콘돔」의 모양은 길이 60~70cm, 직경 70cm의 고무풍선이 되어 있다. 이 어려운 시험에 합격을 해야 세계에서 남부끄럽지 않은 의젓한「콘돔」의 행세를 할 수 있다. 서독·「체코」제품도 국제 규격엔 미달 「스웨덴」국립시험소의 검사는 까다롭다. 세계에서 합격한 나라가 한국을 비롯, 미국, 영국, 일본의 4개국 뿐이다. 심지어 서독과「체코」제도 딱지를 맞고 있다. 품질이 좋아지고 가족계획사업에 따라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자「콘돔」의 종류다 다양해졌다. 투명하고 흰 색깔인 보통「콘돔」에 진기한 가공을 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약물처리를 한 것까지 등장한다. 대머리총각같이 밋밋하고 흰 색깔의 물건은 재미가 없다. 그래서 기교를 부린 것이 침실의 연출에 알맞다는 분홍색의 고무를 옆으로 보일락말락하게 주름살을 가게 한 특제품. 폭이 약 5mm인「데리케이트」한 주름살이 3cm 간격으로 4개 박혀 있다. D물산의 신안특허품이다. 또 하나는 제1차적 사용단계에서 뻑뻑한 감을 없애기 위해「콘돔」의 바깥 표면에「제리」를 바른 가공품이다. 특히「제리」를 사용한 것은 그것이 피부에 닿으면 미끈미끈한 쾌감을 주는 동시에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사용도중에 찢어져도 가족계획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완전무기라고 또 한바탕 PR이다. 처녀수출로 일본에 시집간「콘돔」도 표면이 멀쑥한 보통 물건이 아니다. 분홍색에 주름이 간 특제품. 특히 이것이 수출된 이유에 대한 풀이가 재미있다. D물산 관계자는『생활수준이 높아진 까닭인 것 같다』고 분홍색 주름살「콘돔」과 인생「엔조이」론을 결부시켰다. 우리나라의 연간 총소비량은 2백만「타스」로 2천 4백만 개다. 한 달치는 1천 2백만 개. 가족계획협회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임남성의 인구는 4백만이다. 이 사람들이 한 달에 3개씩「콘돔」을 쓰고 있다는 추계가 나온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건강한 청장년층은 1주일에 2~3회(이희영 박사의 연구)로 되어 있다. 이것으로 본다면 한 달에 8 ~ 12회나「콘돔」을 써야 할 기회가 있다고 할 것이다. 국내 소비는 보통품 50% 분홍색 주름살 30% 정도 D물산은 판로는 넓다고 사세확장에 자신이 만만이다. 그럴 수밖에 없게 됐다. 요즘 경구피임약이 고혈압을 악화시킨다는 미국「스탠포드」대학의 연구보고가 있어 간편한 경구약품이 경원받게 됐다. 기타 피시술자의 수는 지극히 적은 상태에 있다. 그래서 가족계획이 엄격하게 시행되기만 하면 적어도 한 달에 3천 3백만 ~ 4천 8백만 개의「콘돔」이 소비될 수 있다고 계산한다. 지금보다도 2천만 ~ 3천 6백만 개가 더 많은 숫자다. D물산의 판매량을 종류별로 보면 백색의 보통품이 전체의 50%이고 분홍색 주름살이 30%, 나머지가「제리」가공품이다. 이중에서도 서울과 부산 등지 대도시를 중심해서 분홍색 주름살이 많이 나가고 판매량이 점점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 선데이서울 69년 3/2 제2권 9호 통권 제23호 ]
  • 日 62% “전쟁포기 유지해야”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국민 10명 중 6명은 개헌을 하더라도 전쟁포기와 전력 불보유를 규정한 평화헌법 9조는 바꾸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니치신문이 전국 유권자 455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해 5일 보도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2418명)의 58%가 개헌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이 중시하고 있는 평화헌법의 핵심인 9조 개정에 대해서는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62%로 ‘바꿔야 한다.’ 30%의 배가 넘었다. 지난달 2∼4일 실시된 조사결과는 지난해 4월과 올 4월의 전화조사 때와 조사방법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대체로 비슷한 추세다. 전화조사에서는 ‘개헌해야 한다.’는 응답이 60%,‘개정하지 말아야 한다.’가 30% 정도였다. 9조 개정에 찬성한 사람들에게 어느 부분을 고쳐야 할지 물은데 대해서는 전력 불보유와 교전권 불승인을 규정한 2항만을 바꿔야 한다는 사람이 50%였다. 전쟁포기를 규정한 1항을 포함해 1·2항 모두 바꿔야 한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헌법개정이 언제쯤 실현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대해서 3년 이내를 전망한 사람은 10%에 그쳤다.5년 이내는 21%,10년 이내는 23%로 10년 이내에 개헌을 전망한 것을 합하면 54%에 달했다.10년 이후는 14%, 실현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3%에 달했다.taein@seoul.co.kr
  • “주한미군 무기 80% 파손”

    주한미군의 M1A1탱크, 곡사포, 브래들리 장갑차와 같은 군사장비들이 심각한 파손 상태여서 유사시 임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미 회계감사원(GAO)의 비공개 문서에 따르면 엔진과 변속기가 고장나 1000시간 이상의 수리가 필요한 탱크가 있는 지경이어서 북한의 적대행위나 태평양에서의 교전에 대응하려면 며칠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50∼80%의 주한미군의 장비가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 발견됐으나,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3월 미 상원에서 장비가 양호한 상태라며 부정확한 진술을 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그 당시는 북한이 2월에 핵무기 제조 사실을 밝혀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였다.‘APS-4’라 불리는 주한미군의 심각한 무기 관리 상태는 지난해 10월 제4육군 보병사단이 대구의 캠프 캐롤의 장비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주한미군의 심각한 무기 파손은 미 국방부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을 위해 장비들을 빼내가면서 발생했다. 이전까지 주한미군은 해외 주둔 미군 가운데 최대 무기고를 보유했다. 최소 50대 이상의 주한미군 탱크에서 분리된 50구경 기관총과 수대의 험비 차량이 이라크로 보내졌다.M1A1 탱크와 브래들리 장갑차, 팔라딘 곡사포 등에서 엔진의 심각한 결함과 구멍나고 금간 총신 등의 문제가 발견됐으며 심지어 중요한 부품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미 육군 물자사령부의 개리 모스텍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무기를 사용하려면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하다.”면서 “교전시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려면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무기 관리 예산이 형편없이 적다고 비난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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