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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터집권 대비 ‘미군철수 저지’ 로비 펼쳤다

    1976년 미국 민주당 소속 지미 카터 후보의 대선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막기 위해 한국 정부가 총력 로비전을 펼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당시 미국의 일방적 북한 접촉과 대북 무역제재 완화를 막기 위해 4자회담을 제안, 추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박정희 정권은 미국 의회와 언론 등을 통해 통일교의 배후 지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정부 내 대책회의를 열고 통일교와의 관계 청산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통상부는 4일 30년이 경과한 외교문서를 공개하는 제도에 따라 1976년도 문서를 중심으로 965권,11만 9000여쪽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문서에는 1976년 미 카터 신정부 수립과 한·미 관계, 미 의회의 한국관계 청문회, 사할린 동포 귀환문제, 비동맹 정상회의에서의 남북 외교전, 통일교 활동 등이 포함됐다.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당선이 확실시되던 카터의 집권에 대비,1980년까지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전술 핵무기를 계속 한반도에 배치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한다는 대미 외교 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미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인 ‘코리아 게이트’로 한·미 관계가 얼룩졌던 1976년 초 당시 함병춘 주미대사는 한·미관계 청문회를 앞두고 청문회가 한국 정부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미국 의원들과 활발하게 접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정희 정권은 1976년 미국 시민의 북한지역 여행제한을 해제하려는 미 정부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로비활동을 전개했으며, 이런 활동이 주효해 미 정부는 북한 여행 제한조치를 1년간 재연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일본은 일제시대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한인들의 귀환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달라는 한국측의 요구에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며 거부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공개된 1976년도 외교문서는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 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통일교-박정희 커넥션’ 의혹의 눈길

    1976년 전후 한국 외교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으로 요약된다.4일 외교부가 공개한 1976년도 외교문서 등 965권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 등을 막기 위한 전방위 외교전을 벌였으며, 북한 외교의 발목을 잡기 위한 갖가지 전략을 구사했다. 당시 미국에서 세 확장에 나섰던 통일교와 박정희 정권에 대한 미국의 의혹 제기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미군철수 안돼” 비밀문서 전달지미 카터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1976년,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비판적 접근 등 카터 후보의 한반도 정책 방향을 바꾸기 위해 총력 로비전을 전개했다. 특히 외무부와 중앙정보부 주도로 한반도 정세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작성, 카터 후보 진영에 비밀리에 전달했다. 보고서는 남북 긴장관계와 군사력 비교, 자유·인권문제에 대한 해명 등을 통해 ‘한국의 목표와 미국의 이상이 부합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정부는 또 카터 집권에 대비,1980년까지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전술핵무기를 계속 한반도 배치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한다는 대미 외교 목표도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국이 전술핵을 철수하더라도 이 사실이 대외적으로 발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또 미국이 북한과 독자적으로 접촉, 대북 무역제재를 완화하지 않도록 남북과 미국·중국의 4자회담을 제안,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또 1976년 북한의 유네스코 가입에 따른 상주위원회 설치 및 제5차 비동맹정상회담 가입 등을 견제하기 위한 물밑 외교전을 펼쳤으며, 미국 시민의 북한 여행 제한 해제조치에 대한 전방위 로비활동을 벌여 제한시한을 1년 더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박정희와 통일교, 밀월관계였나? 이날 공개된 ‘문선명 및 통일교 활동’ 문서에 따르면 박정희 정권이 미국 의회와 언론 등을 통해 통일교의 배후 지원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책회의를 열고 통일교와의 관계 청산을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미 하원 국제 관계위원회 도널드 프레이저 위원장은 전직 주미대사관 간부의 증언 등을 토대로 문선명씨의 통역이자 대사관 무관을 지낸 박보희씨가 대사관 외교행랑을 이용, 대통령·외무부장관·중앙정보부장에게 직보하는 체계를 갖고 있다고 믿고 1976년 6월22일 청문회를 추진했다.또 뉴욕타임스·타임 등 미국의 여러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와 한국 정부와의 사업 등 결탁 의혹을 제기했다.1976년 5월25일자 뉴욕타임스는 문씨가 한국에 M16소총 공장(통일산업)을 건설할 때 박씨가 박 대통령을 만나 사업지원 문제를 협의했으며, 통일교 반공 교육기관인 승공연합회에서 한국 공무원 교육을 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통일교와의 커넥션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정치·종교 분리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는 입장에서 통일교에 대한 정부의 논평이나 특별한 지시는 있을 수 없다고 얘기하라.”고 재외공관에 지시하는 선에서 대응하다가 의혹이 불거지자 관계 부처 대책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외무부장관과 대통령에게 보고된 관계부처 대책회의 내용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미측이 통일교와 한국정부의 관계를 파헤친 것은 한국의 반체제 기독교인사와 미국의 반한세력이 결탁해 꾸민 음모라고 규정했다. 정부는 통일교 관련 의혹을 음모론으로 치부했지만 한편으로는 통일교측과의 관계 정리를 위해 노력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정부는 서울시가 통일교와 관련된 리틀엔젤스회관을 사실상 무료임대하던 것을 중단시키고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통일교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삼가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월14일자 ‘타임’지는 문씨가 1974년 닉슨 탄핵 청문회 기간에 닉슨을 위해 철야기도를 하는 등 정치활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박 대통령이 문선명을 도왔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단순 편의상의 결합관계인 것 같다.”며 “문씨는 한국 정부의 지원 없이 번창할 수 없었을 것이며 박 대통령은 문선명의 반공운동을 반가운 촉진제로 여겼다.”고 보도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국제플러스] 소말리아 시가전… 주민 150명 사망

    동부아프리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소말리아 과도정부-에티오피아 연합군과 반군 사이에 나흘째 시가전이 벌어져 주민 150여명이 사망했다. 지난 1991년 정부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교전이다. 현지 인터넷 언론 소말리넷 등은 1일 탱크와 야포 공격까지 동원한 교전으로 주민 150여명이 사망했으며 400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리엔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널려 있어 사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1일엔 대통령궁에 11발의 포탄이 날아들었으며, 궁에 있던 에티오피아군은 도시 여러 곳을 향해 야포 공격을 가했다. 앞서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헬리콥터를 이용해 모가디슈에서 북서쪽으로 240㎞ 떨어진 바이도아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말리넷은 덧붙였다. 이번 교전은 에티오피아 과도정부 연합군이 모가디슈에 잔존하고 있는 이슬람급진세력 민병대를 소탕하기 위해 공격한 데서 비롯됐다.
  • “日 위안부문제 사과·배상해야” 캐나다 의회도 ‘위안부 결의안’ 추진

    |워싱턴 이도운 특파원·외신 종합|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군대 위안부 동원 부정 발언이 국제사회로부터 된서리를 맞고 있다. 피해국 정부·언론은 물론 미국의 유력지들이 연일 비판하고 있고, 캐나다 의회도 미 의회에 이어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추진 중이다. 같은 전범 국가로 이웃 피해국과 과거사 정리를 철저히 한 독일도 목소리를 높였다. 캐나다 신민당 소속 웨인 마스턴 의원이 발의한 이 결의안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하원 외교·국제개발위원회 산하 인권 소위 표결에서 찬성 4, 반대 3표로 가결돼 상임위에 회부됐다. 결의안은 위안부 만행에 대한 사과는 물론 피해여성에 대한 ‘합당하고 명예로운’ 배상까지 요구하고 있다. 또 피터 매케이 외무장관에게 일본 총리와 의회에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결의안을 발의한 마스턴 의원은 “2차 대전 당시 일제 위안소에서 성노예로 학대당한 수만명의 여성들에게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사죄하고 배상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 발의자인 돈 블랙 의원은 “역사를 부인하는 건 정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28일 ‘역사적 태만’이란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아베는 능력이 부족한 총리”라고 혹평하고, 과거 성노예였던 70,80대 할머니들에게는 상처를 주지만 일본 국민의 절반에게는 민족주의적인 발언이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비열한 계산으로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위안의 말’(Words of Comfort)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이 또다시 진실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놀라운 것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한국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 전임자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문제로 악화된 주변국들과의 관개 개선에 나섰던 아베 총리가 이런 터무니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전문가로 꼽히는 제럴드 커티스 미 컬럼비아대 정치학 교수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위안부 강제동원 부인 발언은 총리 자신의 위상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외교 관계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dawn@seoul.co.kr
  • ‘서해교전’ 故 박동혁 병장 흉상 건립

    2002년 서해교전으로 숨진 고(故) 박동혁 병장의 흉상이 오는 6월 서해교전 5주기에 맞춰 국군군의학교에 건립된다. 박 병장은 2001년 2월 해군병 456기로 입대, 국군군의학교에서 의무병 교육을 받은 뒤 2002년 6월29일 서해교전 당시 북한 경비정과 교전을 벌인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의무병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교전 당시 그는 부상한 상관과 동료들을 치료하기 위해 함정 안을 돌아다니다 피격,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다 3개월 만에 숨졌다. 흉상 건립은 고인의 숭고한 군인정신과 희생정신을 후배 의무병들이 본받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김록권 의무사령관(중장)이 제안해 추진되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김명준 감독 “재일조선인 학생 삶 편견없이 담았죠”

    김명준 감독 “재일조선인 학생 삶 편견없이 담았죠”

    “저도 정말 ‘빨래’가 됐습니다. 깨끗한 물에 손을 담그고 맑은 공기를 마신 것처럼 마음이 순화됐어요.”일본의 조선학교 학생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를 만든 김명준(37) 감독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물론 한국인이다. 조선학교는 조총련 계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해방 직후 재일 조선인 1세대들은 우리의 말과 글을 가르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조선학교를 지었다. 과거 540곳에 달하던 학교는 현재 80곳만 남았다. 작품의 무대가 된 ‘홋카이도 초·중·고급학교’는 그중 하나. 재일동포 6000명이 사는 이곳에서 학교는 아이들이 ‘나’를 되찾는 유일한 곳이다. 때문에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과 일본인 납치문제로 악화된 여론 속에서도 민족적 정체성을 찾아 학부모와 아이들은 용감한 등교를 결정한다. 일본에서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조선학교는 이들에게 축복이 되고 있다. 사실 ‘빨래’라는 말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 남학생의 말. 나고 자란 땅에서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은 ‘우리학교’를 거치며 ‘감정의 빨래’를 경험하게 된다. 학교 문턱을 넘으며 우리말을 처음 내뱉고 이른바 ‘본명 선언’을 통해 이름을 되찾는다.“동무 같은 선생님”, 형제·자매 같은 친구들과 동질감을 느끼며 아이들은 웃음도 함께 되찾는다. 차별로 인한 상처와 정체성의 혼란이 12년간의 학교생활을 통해 씻김을 받는 것이다. ●상처받은 마음 ‘빨래’하기 김명준 감독도 영화작업을 통해 상처를 치유받았다. 그는 부인 고 조은령 감독이 없었다면 이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 했다. 조선학교를 소재로 한 극영화를 준비하던 조 감독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게 되고, 촬영감독이던 그는 부인의 뜻을 잇고자 어렵사리 카메라를 들었다.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거짓말처럼 꿈에 나타난 부인의 위로가 그를 일으키는 힘이 됐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4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촬영만 했던 터라 처음엔 어떻게 영화를 찍어야 할지 막막했다.500개의 테이프가 쌓였다. 다 보는 데만 1년. 필름을 고르고 잘라내는 건 더욱 쉽지 않았다. 또 1년6개월이 흘렀다. 영화에는 1년7개월간 아이들과 동고동락한 김 감독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왜곡되고 악의적인 보도에 시달렸던 아이들은 두 달쯤 지나자 경계심을 풀었다.“남학생들과는 ‘목욕탕 대화’로 친해졌다.”는 그는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어휘력도 줄고 말투까지 아이들과 비슷해졌다.”며 웃는다. 이 작품이 갖는 의미는 이념과 편견을 벗고 조선학교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학교의 소중함 일깨워 그래서 많은 편견을 깨뜨린다. “총련의 공식 허락을 받고 촬영한 최초의 영화입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너무나 모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한국에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학교가 (아이들을)키워주잖습니까.”라는 학부모의 말처럼 학교는 그냥 학교가 아니다. 배움터이기도 하고 놀이터이기도 하고 집이며 고향이다.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기숙사 방을 나눠 쓰고 밥도 지어 먹인다. 학교 식당에서 열리는 선생님의 결혼식은 전교생의 축제다. 그렇게 12년간을 동고동락하기에 졸업식 날이면 강당은 온통 눈물바다이다.20명이 넘는 졸업생들이 일일이 그간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학교를 중심으로 동포사회가 똘똘 뭉쳐 사랑으로 길러내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눈부시게 밝은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코끝이 찡해온다. 작품을 보고 난 뒤 마음이 ‘빨래’가 되는 기분은 작품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다. 오는 29일 전국 12개 스크린에 걸린다. 비교적 좋은(?) 출발이란다.‘우리학교전국공동체상영위원회’도 결성됐다. 시사회 반응도 좋고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는 희망을 조금 더 건다. 그래서 5월17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재일동포 상영회에 좋은 소식을 들고가기를 기대한다.“한국에서 반응이 좋아서 동포들이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특파원 칼럼] 남북한과 미국의 3각 관계/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묘한 ‘3각관계’가 형성돼 왔다. 셋 가운데 둘이 가까워지면 남은 하나는 어쩔 수 없이 소외가 되는 관계다. 이승만 정부부터 전두환 정부까지는 한·미가 힘을 합쳐 북한과 대립하는 구도였다. 노태우 정부 시절 남북대화가 본격화됐지만 한·미 대 북한이라는 기본적인 냉전구도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 시절에 들어와 미국과 북한이 한국을 제쳐두고 양자 협상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 결과가 1994년 제네바 합의이다.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안타까울 만큼 소외됐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미국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정말 북한이 아니라 남한 때문에 일을 못 해먹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막상 제네바 합의가 이뤄지자 그 결과인 대북 경수로 제공의 비용은 한국이 부담하게 됐다. 그때부터 한국은 ‘봉’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되면서 미국이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특히 미국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물러나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들어선 뒤에는 북·미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한국은 북한을 돕기 위해 북·미간의 화해를 주선해보려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한·미 관계까지 나빠졌다. 노무현 정부에 들어와서도 김대중 정부에서 벌어졌던 상황이 대체로 이어졌다. 남북이 가깝고 미국이 먼 구도였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지난해 말 북한과의 외교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이후 3각 관계의 구도는 급변하고 있다. 남북한과 미국 세 나라가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만들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북한과 미국간 3각관계의 구도는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 지난 5,6일 뉴욕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 기간에 목격한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3각 구도의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을것 같다. 첫째, 북·미간의 회담이 열리기 직전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워싱턴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만난 뒤 뉴욕으로 건너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도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북·미 회담의 양측 수석대표를 모두 만난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출발은 좋았다. 둘째,5일 김계관 부상 등 북한 대표단 7명을 초청, 비공개 간담회를 주최한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측은 전례와 달리 주미 한국대사관의 고위 관계자를 초청하지 않았다.NCAFP측은 “이번에는 북한과 미국 사람들끼리만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얼핏 소외의 그림자가 비친다. 셋째, 김계관 부상 일행은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7일 뉴욕을 떠날 때까지 단 한푼의 비용도 지출하지 않았다. 김 부상 일행의 호텔비, 식사비와 뮤지컬 관람료 등의 부대비용은 대부분 코리아소사이어티측이 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국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기관이다. 물론 코리아소사이어티도 스스로 ‘펀딩’을 하기 때문에 북 대표단에 지불한 비용이 모두 한국 정부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NCAFP나 스탠퍼드대학의 존 루이스 교수 등도 일부를 댔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런데도 얼핏 ‘봉’의 그림자가 비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노무현 정부의 고위관계자로부터 “만일 북·미관계가 개선될 수만 있다면 한국은 소외되어도 관계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북한이 북·미관계를 개선하면서 한국의 국가이익을 조금이라도 고려할까? 한국 스스로가 북한, 미국과의 3각 관계에서 늘 소외되지 않는 자리를 잡아가야 할 것이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씨줄날줄] 아베와 개헌/황성기 논설위원

    요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변신이 놀랍다. 일제의 군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은 없었다는 3·1망언으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하더니 개헌에도 부쩍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개헌에 쏟는 집착은 한국이나 일본의 두 지도자가 쏙 빼닮았다. 이런 총리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보수 색깔내기’라고 꼬집는다. 거기엔 이유가 있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지지율이 한차례도 오른 적 없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떨어지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얼굴 뒤에 감추어둔 보수성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개헌은 보수층 결집에 유효한 각별한 카드다. 아베의 변신에 대해 일본 정가에서는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조부가 못이룬 개헌을 제 손으로 이루겠다는 손자 아베의 결심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베는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에서 “나라의 골격은 일본 국민 손으로 백지에서 만들어내야 하며 그렇게 해야 진짜 독립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군정이 만든 헌법을 뜯어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자민당의 개헌안 초안은 9조 개정이 핵심이다. 전력 보유와 교전권을 금지한 조항을 고쳐 자위군을 보유토록 했다.‘전수방위’원칙을 버리고 동맹국의 전쟁에도 가담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개헌파들의 생각이다. 주변국들의 경계를 사는 대목이다. 어제 중의원에서는 정기국회 들어 처음으로 헌법조사특별위원회가 열렸다. 개헌을 논의하는 국회 내 기구다. 총리 재임 중 개헌을 하겠다는 아베는 일본의 헌법기념일인 5월3일까지는 국민투표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한다. 국민투표법안은 1947년 제정 이래 한차례도 해본 적이 없는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의 절차를 담았다. 아베 총리는 올 여름 참의원 선거의 쟁점으로 개헌을 내걸고 국민 심판을 받겠다는 복안인 듯하다. 아사히 신문의 지난 1월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총리의 개헌 제기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48%)가 타당하다(32%)를 크게 웃돌았다. 정치생명을 건 개헌 어젠다를 일본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열도의 7월 선거가 주목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南·北·美·日 외교전] 회담 내용도 철통 보안

    [南·北·美·日 외교전] 회담 내용도 철통 보안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회의의 첫 만남은 5일 저녁(미국시간) 5시30분 뉴욕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아스토리아의 펜트하우스에서 열렸다. 이곳은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관저로 두달 전까지만 해도 미국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대사가 머물렀던 장소여서 관심을 끌었다. 볼턴의 후임자로 지명된 잘메이 칼릴자드 대사는 아직 정식으로 취임하지 않아 관저는 비어있는 상태다. 대북 강경파인 볼턴이 떠난 유엔대사 관저에서 대북 협상파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주최로 북·미 관계정상화 첫 회담이 열린 것은 두 나라 관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 호텔의 32층의 스위트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임시 관저로 이용되고 있다. 만찬으로 이어진 회담은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숙소인 밀레니엄 호텔로 돌아온 김 부상은 반주를 많이 한 듯 얼굴에 홍조를 띠었으며, 표정도 밝아 회담 분위기가 매우 좋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열린 실무그룹 첫 회의도 철통같은 보안 속에 진행됐다. 언론과의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도 이날은 택시를 타고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기자들을 피했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은 아예 기자들이 기다리던 출입구를 피해 비상통로로 자동차를 진입시켜 작전을 벌이듯 회의장으로 올라갔다. 벤자민 웨버 국무부 공보 담당관은 “오늘은 힐 차관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자들에게 단념하고 돌아갈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주최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는 북측에서 김 부상을 비롯한 7명의 대표단이, 미측에서는 헨리 키신저·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 도널드 자고리아 뉴욕 헌트대 교수,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등이 참석했다. 또 6자회담과 실무그룹 미측 대표인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도 참석했으나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가 끝난 뒤 에반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우호적이고 전향적인 분위기에서 토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南·北·美·日 외교전] 북·일관계 ‘해빙’ 돌파구 될까

    |도쿄 이춘규특파원|북·미 관계가 급진전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북·일 관계는 6일 현재까지도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진전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초강경 자세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비공식 협의에 돌입한 북·일 워킹그룹에 대해 “북한이 납치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본도 태도를(북한과 국교정상화를 안 한다는)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8일까지 열릴 북·일 워킹그룹은 ‘2·13 북핵합의’ 이행을 위한 조치의 하나다. 일본은 2·13합의 과정에서 “납치문제 해결 없이는 대북 지원은 안 한다.”는 입장을 관철,“일본만 나머지 5개국과의 흐름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나라 안팎에서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수뇌부가 일본의 입장에 대해 수차례 이해를 표시하고, 중국도 일본의 방침을 이해한다는 뜻을 전달했다.2·13합의의 본격 이행을 위해서는 일본의 경제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이나 한국, 중국, 러시아 등 6자 회담 당사국들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납치 문제를 고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고립화 지적에 아베 총리는 미국, 한국 등에 이해를 촉구했다면서 “국제적인 연대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의 강공에는 아베 총리가 ‘북한 때리기’를 통해 집권한 점도 작용한 것 같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납치문제 해결 없이 북한 지원은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일본 국민 대다수가 지지한다. 일본의 강경 자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도 북한의 강경 방침을 누그러뜨리는 지렛대로 일본을 활용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일본의 강경 입장을 앞세워 북한의 요구 수준을 조금이라도 낮춰 보려는 계산이 작용한 것 같다. 그렇다고 일본 정부가 마냥 납치문제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국 내에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미국, 중국 등 회담 당사국들도 계속 일본에 끌려다닐 분위기는 아니다. 미국은 납치문제 해결과 상관없이 북한의 테러지원국가 지정 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경우 일본의 고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6일 하노이 일본대사관에서 북한측 송일호 북·일 교섭담당대사와 일본 하라구치 고이치 담당대사 등이 비공식 협의에 착수,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을 끌고 있다.taein@seoul.co.kr
  • [南·北·美·日 외교전]네그로폰테 “北 HEU프로그램 보유 의심안해”

    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6일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을 보유해왔음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방한 중인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이날 서울 남영동 주한미대사관 공보과 자료정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HEU 정보에 대해 미측이 2002년 확보한 정보가 아직도 정확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2·13합의’에 따라 북한이 핵시설 관련 신고를 할 때 그 부분도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시기에 대해 그는 “2·13합의에 따라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논의 과정을 시작했고, 초기조치 내용들이 빨리 진행되고 결론에도 빨리 이르길 원한다.”며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시설을 완전히 신고할 것으로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영변 핵시설 폐쇄 등 60일내 초기조치 이행이 2·13합의 이행 의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모든 것을 신고해야 할 다음 단계에서 얼마나 솔직할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신고를 하면 관계 정상화 등 혜택이 많아 북한의 이해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 전망에 대해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미국은 비자거부율 3% 기준에 대해 입법안 수정을 추진, 어느 정도 유연성을 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에 언급,“동맹은 늘 변화하는 것”이라며 “협력이라는 기조 안에 적극적으로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외교통상부 조중표 1차관과 오찬협의를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한 양국의 정치적 의지를 확인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이어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을 만나 2·13합의를 계기로 북핵 문제가 해결 과정에 진입했다는 공동 인식 아래 초기조치 이행 과정은 물론, 이후 북핵 해결 과정에서 있어서도 협조를 더욱 강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연합군, 오사마 빈 라덴 추적중”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이 현재 아프간 동부 쿠나르 지역에서 오사마 빈 라덴 등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를 추적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 abc방송은 3일(이하 현지시간) 연합군이 지난 2일부터 파키스탄 국경 지대에서 27㎞ 떨어진 아프간 쿠나르 산악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연합군이 ‘중요 목표물(HVT·High Value Target)’을 추적하는 작전을 펴고 있으며,HVT는 오사마 빈 라덴이거나 다른 고위 지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지 목격자와 보도에 따르면 험준한 지형으로 고립된 만다겔 마을 인근에서 교전이 있었으며 연합군의 공습으로 일부 주민이 부상했다. 미국은 현재 추적하고 있는 알카에다 인사를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아프간 정부 관계자는 빈 라덴이 아닌 다른 고위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은 무슬림 단체와 거대 마약 중개상인 하지 아미눌라가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오사마 빈 라덴은 파키스탄 국경과 맞닿아 있는 아프간 동부 산악 지역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XK2 국내 기술 개발

    XK2 국내 기술 개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차세대 전차(XK2)가 모습을 드러냈다. 새 전차는 기존 주력전차인 K1A1보다 기동력과 화력, 사격통제 능력을 높여 미국의 주력전차인 M1A2와 프랑스의 르클레르에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표 참조> 특히 4.1m까지 잠수할 수 있는 도하(渡河)능력과 대(對)헬기 교전능력, 거리가 10㎞에 육박하는 사격탐지 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꼽힌다.55t의 육중한 중량에도 불구하고 최고속도가 시속 70㎞에 달하는 점도 강점이다. 전차개발을 주도한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김의환 박사는 “도하장치를 이용해 깊이가 4m를 넘는 강도 어려움 없이 건널 수 있는 등 어떤 전장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전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화력 역시 기존 K1A1 전차의 120㎜ 44구경장 포보다 1.3m가량 더 긴 120㎜ 55구경장 활강포를 장착, 적 전차 파괴능력을 보강했다. 헬기도 격추할 수 있는 전자지능탄도 갖췄다. 미국의 M1A2와 프랑스의 르클레르에는 없는 능력이다. 김 박사는 “국산화율 90% 이상을 목표로 국내생산시 경제성이 떨어지는 일부 부품을 제외한 모든 구성품과 체계를 순수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했다.”면서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 육군 시험평가를 마치고 2년의 양산준비 기간을 거친 뒤 2011년부터 실전배치되는 새 전차는 대당 가격이 83억원에 이른다. 2일 경남 창원시험장에서 열린 시제품 출고식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군·방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세영기자 fisylee@seoul.co.kr
  • 윤병장 미군과 대화중 ‘꽝’ 두차례 폭발 테러범 2명인듯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해외파병 한국군 가운데 테러로 인한 첫번째 사망자가 발생하자 군과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자칫 해외파병군의 조기철수 여론에 불을 댕기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정부는 27일 밤 국방·외교부와 국정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유관기관 협조회의를 갖고 수습대책을 논의했다. ●현지인 인솔 대기중 참변 숨진 윤장호(27) 병장은 지난해 9월 파병돼 오는 4월초 귀국할 예정이었다. 다산부대 통역병으로 현지 기능공들을 기지 안으로 인솔하는 임무를 수행했던 윤 병장은 어린 시절 미국에 조기유학, 중·고교를 마치고 인디애나 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귀국해 입대 전까지 토목관련 회사에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병장이 숨진 기지 위병소에는 사건 당시 현지인 수십명이 출입증을 발급받기 위해 대기중이었다. 테러는 현지시간으로 10시20분(한국시간 오후 2시50분) 윤 병장이 현지인 2명의 출입증을 발급받기 위해 미군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일어났다. 합참은 “두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고로 미뤄 테러범은 두명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해외파병, 대부분 안전사고 숨진 윤 병장은 해외파병 부대원 가운데 테러에 의해 목숨을 잃은 첫 번째 희생자로 남게 됐다. 베트남전 때는 5000명이 넘는 장병이 목숨을 잃었지만 대부분 전투 중 숨졌다. 1993년부터 소말리아, 앙골라, 동티모르 등에 파병된 장병들도 교전 위험 속에서도 임무를 수행했지만 테러로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다만 임무를 수행하다 안전사고로 순직한 사례는 있었다. ●한국군 12개국 2500여명 주둔 다산·동의부대는 아프간의 전후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공병·의료부대다. 정부는 9·11 테러 이후 배후세력 색출을 위해 미군이 공격을 시작한 아프간에 2001년 해·공군수송지원단을,2002년 9월에 동의부대를,2003년 2월엔 다산부대를 파견했다. 동의부대는 현재 58여명이 활동하고 있다.150여명으로 구성된 다산부대는 전후 아프간 재건을 위해 건설 및 토목공사, 한·미 연합 지방재건단(PRT) 지원·대민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산부대는 그동안 바그람 기지 내 비행장 활주로 보수와 부대 방호시설, 주변 도로 보수·확장 등 330여건의 공사를 수행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 외교정책 1순위는 북핵 제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2·13 북핵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안정보다 북핵 제거를 미국의 가장 시급한 외교정책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이 향후 3∼5년 내 핵기술을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는 게 그 근거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2월호)가 외교정책 전문가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국이 향후 5년 내 이뤄야 할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 목표로 26%가 북한의 핵 제거를, 그 다음 17%가 이라크 안정을 꼽았다. 이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포기 설득(12%), 미사일 방어시스템 조성(9%), 아프가니스탄 안정(5%) 순이었다. 특히 73%는 향후 3∼5년 내 핵기술을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북한을 지목했다. 그 다음은 파키스탄(44%), 이란(40%), 러시아(12%), 인도(2%), 이스라엘(1%), 미국(1%) 등이었다. 또 전문가들은 가장 위험한 정권을 가진 국가로 이란(40%)을 꼽았으며, 이어 북한이 35%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자국인 미국의 부시 행정부를 꼽은 전문가들도 9%나 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 파키스탄(7%), 사우디아라비아(3%), 수단(2%), 중국(1%), 이라크 (1%) 순이었다.한편 전문가들의 81%는 미국 및 미국민들의 안보가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보는 반면, 더 안전해지고 있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미국 안보에 가장 큰 위해 요인으로는 25%가 핵무기 및 핵물질을 지적해 가장 많았다.dawn@seoul.co.kr
  • 노대통령 4957명에 설 선물

    노무현 대통령은 설을 앞두고 전직 대통령을 비롯,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 등 4957명에게 강원도 홍천산 잣과 경북 문경산 표고버섯, 전북 완주산 ‘송화백일주’ 세트를 선물한다.소년소녀가장 150명에게는 경기 안성산 친환경쌀과 농산물상품권 세트를 보낸다. 대상에는 소년소녀가장, 독립유공자·서해교전 사상자·순직 경찰관 유족, 의사자, 독도의용수비대, 모범환경미화원, 효행자,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적으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계층이 포함됐다.선물은 오는 9∼11일 사이에 전달된다. 지난해 설에는 전국 8도의 명품 브랜드 쌀을 한데 묶어 5000여명에게 선물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이라크 최악의 폭탄테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한 식료품 시장에서 지난 3일 트럭에 장착된 1t 규모의 자살폭탄이 터져 적어도 민간인 130명이 숨지고,300여명이 다쳤다고 AP·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어 4일에는 시장 도로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경찰 4명을 포함,11명이 사망했다.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 폭탄 테러로 가장 많은 민간인 피해를 낸 사례는 지난 11월23일 시아파 지역인 사드르 시에서 발생한 자동차 폭탄테러로 202명이 숨진 것이었다. 이번 테러는 폭탄을 실은 트럭이 식료품을 사드리야 시장 안의 가게에 배달한다며 진입한 뒤 사람이 많은 곳에 이르자 갑자기 폭발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테러 현장엔 폭발 충격으로 산산이 조각난 시신이 곳곳에 널렸으며 가게 30여곳과 가옥 40여채가 무너졌다. 이곳에선 지난해 12월에도 3발의 연쇄 폭탄공격으로 51명이 숨졌다. 이라크 당국은 이번 테러 공격이 시아파 주민이 주로 모이는 시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수니파 무장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사담 후세인의 추종자들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폭탄 테러는 이라크군과 미군이 수일 안에 바그다드에서 대대적인 수니ㆍ시아파 무장세력 소탕작전을 벌일 예정이던 가운데 발생했다. 잘마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는 “‘악의 군대’가 이라크인을 공포로 몰아넣기 위해 무엇을 하려는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폭탄테러가 일어난 뒤 바그다드의 수니파 지역에선 시아파와 수니파간 박격포 교전이 벌어져 2명이 숨졌다. 또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역인 키르쿠크에서도 이날 2시간 동안 폭탄 8발이 터져 2명이 목숨을 잃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피의 보복’ 극으로 치닫는 이라크

    이슬람 시아파 최대 명절인 아슈라를 전후로 이라크 바그다드와 나자프 지역에서 종파간 보복성 테러가 잇달아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군과 이라크군은 28일(현지시간) 시아파의 성지인 카르발라 인근 나자프 남부에서 헬기와 탱크를 동원한 15시간의 교전 끝에 저항세력 250여명을 사살했다고 이라크 당국이 밝혔다. 공격 과정에서 미군 헬기 1대가 격추 당해 2명이 숨졌다고 미군이 공식 확인했다. 이들은 수니파 아랍인들과 시아파 성직자인 아메드 하사니를 추종하는 사람들로 추정된다. 아사드 아부 하랄 나자프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항세력은 이라크인을 비롯해 파키스탄과 아프간 전사 복장을 한 외국인이었으며, 스스로를 ‘천국의 전사들’이라고 불렀다.”면서 “나자프로 운집하는 시아파 성직자들을 암살해 아슈라 행사를 망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카르발라 경찰은 나자프에서 카르발라로 향하는 도로에서 예비 테러범 세 명을 체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간, 모로코 출신인 이들은 자살폭탄 벨트와 차량 폭탄 장치를 갖고 있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쯤에는 수니파 지역인 아딜의 콜로우드 여자중학교 교정에 박격포 공격이 벌어져 학생 5명이 숨지고,20명이 부상했다. 이번 공격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수니파는 즉각 시아파를 배후로 지목하고 나섰다. 수니파는 공격에 사용된 박격포가 이란에서 제조된 것이라는 증거를 들어 미군이 제기한 이란과 이라크내 시아파간의 연계설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 관련, 이란은 이라크로 들어가는 순례객들을 통제하기 위해 국경 통과소를 일부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앞서 오전 7시30분쯤에는 바그다드의 시아파 지역에서 인근 사드르시로 향하던 미니버스를 목표로 한 테러를 비롯, 수 건의 연쇄 폭탄 테러로 최소 7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했다. 또 전날에는 이 지역 시장에서 수니파의 소행으로 보이는 2대의 폭탄 차량 공격으로 최소 13명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는 2명의 경찰관이 포함됐다. 시아파의 최대 축일 아슈라를 앞두고 일주일새 폭탄 테러로 사망한 시아파 무슬림은 15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2004년 아슈라 행사 때도 카르발라와 바그다드 시아파 거주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폭탄 공격이 발생해 171명이 사망했다. 이라크 보안당국은 ‘피의 명절’인 아슈라 행사가 절정에 달하는 29일 종파 분쟁 확산을 노린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카르발라 주변 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용어클릭 아슈라 이슬람력으로 1월10일이며, 시아파가 추앙하는 인물인 이맘 후세인의 기일이다.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의 손자인 후세인은 서기 680년 카르발라에서 군벌인 무아위야 가문과의 싸움에서 진 뒤 처참하게 사살됐다.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대통령 집권 시절에는 아슈라 행사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지만 2003년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면서 행사가 부활됐다.
  • [지방시대] 누구를 위한 교육정책인가/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고등학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학설명회를 가졌다. 이 학교 교장은 올 신입생 학생수가 대전시내에서 가장 많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또 특수기능을 위해 지어진 학교시설을 최대한 교실로 전환해 학급수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학교전략은 적중해 인근 경쟁학교들보다 지원자가 훨씬 더 많이 몰렸다. 현재 대도시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문계 고교는 학생수가 많은 학교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적은 학교도 선호 대상이다. 별다른 시설을 갖추지 않더라도 학생이 바글바글하고, 공부에 관심없는 아이들이 많은 학교를 가장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학기말 고사를 치르기 전 일선 고등학교에서 1학년생의 자퇴가 심심찮게 있었다. 내신등급에 만족하지 못해서다.7차 교육과정에서는 등급이 나쁘면 치명적이다. 이들 중에는 과거처럼 유학을 가거나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들도 있지만, 요즘은 대개 1학년에 재입학한다.1학년을 두번 다닌 학생들이 내신을 잘 받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기 때문인 듯하다. 많은 학생들이 1학년 재입학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이게 정상인가. 남아 있는 학생들도 자신보다 성적이 뒤지는 친구가 자퇴할 때마다 오열한다고 한다. 자신의 내신등급이 그만큼 더 나빠지기 때문이다. 성적이 공부를 열심히 했느냐보다, 학생숫자나 나보다 공부 못하는 학생이 얼마나 더 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런 교육환경에서 형성될 가치관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학업성취는 노력보다 운에 달려 있는 거라고 믿지 않겠는가. 더 기막힌 일은 고교생 중에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교과목을 각자 알아서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다양한 선택과목을 학생들이 자유롭게 골라 수업을 받도록 하겠다는 지금의 7차 교육과정은 애당초 우리 현실과 거리가 먼 것이었다. 대개의 학교는 교사전공을 중심으로 교과목을 지정해 가르치고 있다. 행여 수능에서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과목을 선택하고 싶을 경우 각자 알아서 공부해야 한다. 공부에 대한 부담이나 사교육 의존도가 두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 모든 것이 7차 교육과정의 결과다. 이 교육과정의 핵심은 ‘수준별 선택형’이라는 것과 평가에서 ‘9등급제’를 도입한 것이다.7차 교육과정이 확정될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발표했다.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줄이고 자신에게 맞는 교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이상적인 방안이라고도 강변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7차 교육과정은 실패로 끝나고 있다. 역대 교육과정 중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시행 당시부터 정부를 제외한 대부분 교육기관들이 비현실적인 교육과정이라는 비판을 제기했었다. 현재 7차 교육과정 개정작업이 진행중이다. 지난 12일 7차 교육과정 총론개정 공청회에서는 피켓을 든 교사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독립된 전공과목을 교육과정에 넣기 위해 관련 분야의 교수 및 교사들이 교육인적자원부에 로비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밥그릇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교육정책의 근간이 되는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조차 밥그릇을 최우선시하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참 역겹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정책인가. 좋은 학교에 학생들이 몰리고, 학교는 좋은 학교환경을 만들려고 힘쓰는 게 정상 아닌가. 정부는 또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학생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올바른 가치관과 지식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근본에서 출발하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명확해진다. 이번엔 좀 제대로 개선해보자. 언제까지 학생들을 어른들의 밥그릇 싸움 희생양으로 만들 셈인가. 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 [열린세상] 모처럼 열린 북핵 타결의 기회/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가 오랜만에 어렵사리 열리고 있다. 북핵문제의 해결 원칙과 목표를 제시한 6자 공동성명이 타결(2005년 9월19일)된 이후 16개월만이다.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2006년 7월5일), 핵실험(10월9일), 그리고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등 중대한 외교안보적 사건들이 발생했다.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정치적 사건도 있었다.6자회담 참여국들이 큰 비용을 치르고 피해를 입은 후에야 겨우 찾은 기회이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다음 기회를 갖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할지 모른다. 미 행정부가 최근 북핵 타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금기시하던 북·미 양자회담에 나서고,‘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 입장에서 물러나 ‘북핵동결’에서 시작하는 단계적 접근방법을 찾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직접 평화체제 전환과 종전선언 서명을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런 미 행정부의 변화에 대하여,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하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북핵 외교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데 만약 북한이 엉뚱한 자신감에 또 억지를 부린다면 미국의 양보를 얻을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대미 압박공세에 성공하였다고 자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은 양날의 칼이다. 세계 핵확산금지정책을 훼손시켜 미국을 압박하는 데 성공하였지만, 동시에 안보리의 제재를 초래하여 자신의 경제난과 식량난을 악화시키고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북한이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북한의 장기적 생존이 위협받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마저 있다. 왜냐하면, 우선 미 중간선거는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에 대한 심판이지 북핵문제에 대한 심판이 아니다. 최근 민주당 인사도 북핵외교가 실패할 경우 매우 강경한 대북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따라서 미 정부는 언제라도 대북 강경책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다음, 양당 인사로 구성된 이라크 연구그룹이 이라크 철수를 건의했지만 부시 대통령이 미군 증파를 선택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부시 행정부가 정책의 성과보다는 정책의 원칙과 일관성 견지를 더욱 중시하여 다시 대북 보상 거부, 북·미 양자회담 거부, 선 북핵폐기 등 원칙적 입장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만약 북한이 6자회담에서 계속 억지를 부리거나 추가 도발을 한다면 대북 강경파가 전면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시 1기 행정부는 2002년 북·미 제네바합의가 파기된 이후 북핵문제를 사실상 방치하여 사태를 악화시킨 데 대하여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미국이 적극적인 북핵외교를 추진하였더라면 핵사태를 가래가 아니라 호미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효과적인 핵외교를 위해 미국은 압박과 유인책의 이중전략을 가져야 한다. 북한은 현실주의자이며, 현실주의자는 힘만을 믿는다. 따라서 당분간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유인책은 북한의 핵동결과 폐기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실체적인 조치라야 한다. 미국과 북한이 모처럼 대치와 충돌 국면에서 벗어나, 협상 타결을 위해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양국간 뿌리 깊은 불신구조를 볼 때 결코 쉽지 않다.‘모자라는 2%’를 한국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북핵외교, 중국의 중재외교로 채워야 한다. 그것도 협상 기회의 창이 닫히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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