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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한국교회, 종교개혁 현장서 길을 묻다] (하) 한국 교회 무엇을 배울 것인가

    [위기의 한국교회, 종교개혁 현장서 길을 묻다] (하) 한국 교회 무엇을 배울 것인가

    존 티한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 종교학과 교수는 개신교건 이슬람교건 유대교건 가톨릭이건 유일신앙을 갖고 있는 종교들은 믿음의 체계 자체가 배타성을 전제로 하고 있기에 이미 폭력적이라고 규정지었다. 그에 따르면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일부 몰지각한 신도들의 그릇된 행동이 아니라 그 자체가 종교의 본질에 속하는 요소라는 얘기다. 가혹하다. 이러한 학술적 연구에 현실 속 부패와 타락, 세속적 권력에 대한 욕망의 이미지까지 덧대어지니 도대체 이성적 영역에서 한국 교회가 빠져나갈 탈출구가 없다. 하지만 세속적 권위가 아닌 신앙과 진리의 힘으로 인간을 구원하는 것이 종교의 몫이다. 500년 전 종교개혁의 정신을 2011년 한국에서 다시 되새겨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마르틴 루터가 독일을 근거지 삼아 로마 교황청과 한창 싸우던 즈음 스위스에서는 울리히 츠빙글리(1484~1531)가 종교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활약했다. 루터와 같으면서도 달랐던 츠빙글리는 종교사적으로 유명한 ‘빵과 포도주의 성만찬’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루터와 갈라진다. 가톨릭의 화체설(化體說·빵과 포도주는 예수의 살과 피라는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은 루터나 츠빙글리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루터는 공재설(共在說·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성만찬에 예수도 함께한다는 주장)을 취했지만, 츠빙글리는 루터의 입장조차 비판했다. 츠빙글리는 1524년 ‘이것은 내 몸이다.’라는 문구에서 ‘~이다’를 ‘상징한다’로 해석하며 빵과 포도주는 예수의 살과 피를 상징한다는 ‘상징설’을 내놓았다. 스위스는 물론 독일 남서부 몇몇 도시들은 츠빙글리 주장 쪽으로 기울며 루터교로부터 이탈하려는 조짐까지 보였다. ‘신성과 인성의 결합을 이성으로 부정한다.’면서 루터가 펄쩍 뛰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종교개혁지 답사 일정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스위스 취리히 그로스뮌스터대성당을 찾았다. 이곳은 40대 후반의 이른 나이에 종교전쟁인 카펠전쟁에서 숨지기까지 츠빙글리의 열정과 개혁 의지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던 곳이며 스위스 종교개혁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그러나 이제는 1932년 성당 내부에 만들어진 자코메티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보러 오는 이들로 붐빈다. 내부에서는 사진 한장도 찍지 못하게 하는 씁쓸한 상업성만 앞선다. 어쨌든 츠빙글리로부터 스위스의 종교개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종교개혁 1세대들의 허리를 딛고 2세대의 대표주자 칼뱅이 등장한다. ●평신도 칼뱅, 스위스 종교개혁을 이끌다 장 칼뱅은 1509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사제도, 신부도, 목사도 아니었다. 그저 인문주의를 체현하고 진지하게 인문학과 법학을 연구한 평신도였다. 하지만 가톨릭의 박해로 프랑스를 떠나 독일 등으로 옮겨 다녀야 했던 그는 종교개혁 사상가들과 교유하며 사상을 벼린다. 그리고 1536년 8월 스위스 제네바에 잠시 머문 뒤 제네바 종교개혁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고 주도하며 스스로 큰 산맥이 된다. 제네바 관광객들이 78㎞ 둘레의 레만호만큼이나 많이 찾는 곳이 제네바대학 근처 바스티옹 공원이다. 이른 아침 공원을 찾았다. 커다란 부조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스위스의 종교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인 칼뱅을 비롯해 파렐, 베제, 녹스 4명을 조각해 놓았다. 이와 함께 1917년에 완성된 종교개혁 기념비가 있다. 칼뱅, 츠빙글리 등 10명의 종교개혁가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공원에서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칼뱅이 제네바 종교개혁의 근거지로 삼았던 상 피에르 교회가 있다. 제네바에서 첫 설교부터 마지막 설교까지 진행됐던 곳이다. 교황청에 대항한 루터가 종교와 세속의 분리를 바탕으로 추진했던 종교개혁은 오히려 교회의 법이 세속 사회를 이끄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는 일종의 교회 감독 법원을 만들어 시민들을 통제하며 엄격한 신앙생활과 실천을 요구했다. 시민들의 사치와 방종을 규제하는 것은 물론이었다. 제네바를 이른바 ‘하나님의 도시-성시(聖市)’로 만들겠다는 의지였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돼야 한다.”는 칼뱅의 신념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무도 엄격한 신정(神政)을 추구했기에 칼뱅의 이름으로 드리워진 그늘도 짙다. 칼뱅은 제네바를 종교의 이름으로 다스리는 3~4년의 짧은 시간 동안 수십명에 이르는 사람을 오로지 종교적 이유로 교수형, 참수형, 화형시켰다. 예정설을 비난하거나 세례를 거부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종교개혁적 신앙을 고백하지 않는 이들은 제네바에서 추방하기까지 했다. ●엄격한 신정 속 참형… 칼뱅주의 그림자 분쟁과 비방, 사기나 절도, 화려한 복장과 사치 등 시민들의 삶에 대해 엄격히 규제했던 만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어려움이었다. 또한 종교개혁의 이름으로 강요된 폭력이었다. 칼뱅은 한국 개신교의 뿌리로 볼 수 있다. 오늘날 한국 개신교계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장로교는 칼뱅주의를 받아든 스코틀랜드의 존의 녹스(1514~1572)로부터 비롯됐다. 목사, 교사, 장로, 집사로 짜인 직제에서 장로들이 목사와 함께 공동체의 질서를 관리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성직자들의 독단을 견제하며 교회 내부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제도였다. 이 탓에 한국 교회가 칼뱅이 추구했던 가치와 정신은 실종된 채 형식의 엄격함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진다. 이성덕 배재대 복지신학과 교수는 “요즘 개신교가 사회적 책임 역할을 잘 못해서 여러 비판과 함께 본래의 신앙을 망각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종교라는 것이 처음에 새롭게 시작하더라도 시간이 흘러가면 굳어지고 타락하는 게 일반적인 만큼 교회 개혁은 끝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종교 본연의 역할이 포기된 채 세속적인 힘과 금권 등의 권력에만 탐닉하고 있다.”면서 “성직자나 교권주의자들이 스스로 자정하기는 어렵고 깨어 있는 일반 신도 등을 중심으로 한국 교회의 개혁을 시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외부의 자극을 촉구했다. 칼뱅은 평신도였다. 루터 역시 교회를 민중의 것으로 돌려줬다. 성직자들의 부패와 타락, 세속 권력과 유착이 극심할 때 나선 것은 민중이었다. 500년 전 종교개혁이 한국 교회 안팎에 슬그머니 던져준 훈수다. 글 사진 제네바·취리히·루체른(스위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다국적軍 카다피 관저 폭격

    다국적軍 카다피 관저 폭격

    영국이 리비아 상공의 방공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해 20일(현지시간) 미사일 공습을 재개하는 등 서방의 다국적군이 2차 공습에 들어갔다. 다국적군은 카다피군의 병참 지원 라인을 끊어 놓는 것이 2차 공습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은 지중해에 있는 트라팔가급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전날에 이어 두 번째로 발사했다. 존 로리머 영국군 소장은 성명을 통해 공습 재개 사실을 확인하고 “영국과 다국적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973호 결의안을 지지하는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으로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관저가 대부분 파괴됐다. AFP 통신은 다국적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카다피 관저에 있는 행정건물을 폭격해 카다피의 지휘통제본부를 파괴했다고 전했다. 다국적군은 리비아의 대공망 마비를 위한 공습이 일단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이와 관련, 아랍권 언론매체인 아라비안 비즈니스 뉴스는 카다피의 관저가 폭격당할 때 카다피의 5남인 카미스가 화상을 입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카미스가 이끄는 친위부대인 민병대 32여단은 ‘카미스 여단’으로 불리며 반정부 세력을 진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 공습이 재개되기 전인 이날 오후 9시 카다피군은 2차 휴전을 선언했으나, 이후에도 반정부 시민군의 근거지인 벵가지 등에서는 정부군과 반정부 시민군 사이에 교전이 계속됐다. 톰 도닐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은 “리비아의 정전 선언은 사실이 아니거나 또다시 위반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이번 군사작전에 참여한 국가는 당초 5개국에서 13개국으로 늘었다. 아랍권에서는 처음으로 카타르도 서방 다국적군의 작전에 합류했다. 카다피 국가원수의 차남 세이프 알이슬람은 이날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에 놀랐다.”면서도 카다피가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에 유감을 표명했던 러시아 외무부는 서방의 공습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무차별적 무력 사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카다피, 어디에 있나

    카다피, 어디에 있나

    20일 재개된 다국적군의 2차 공습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트리폴리 관저가 파괴되면서 그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듭된 공습에도 불구하고 외국보다는 보호시설을 갖춘 국내 은거지에 숨어 있을 것이라는 게 국제사회의 추측이다. 리비아 국영TV는 이날 수도 트리폴리 외곽 남쪽에 있는 관저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 건물은 카다피가 평소 국내외 사절을 접견하는 텐트와 불과 50m 떨어진 거리에 있다. 텐트 역시 심각하게 파손됐다. 카다피가 관저와 함께 사용하는 밥 알아지지아 요새에서도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요새는 1986년 4월 미군 집중공습으로 무너진 후 복구돼 카다피와 가족이 실제 거주해 왔다. 카다피가 폭격 당시 관저 안에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동안 카다피는 세력이 확장된 반군과의 교전 과정에서 줄곧 트리폴리에 머문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이번 폭격을 앞두고 그와 측근들은 이미 모처의 지하 벙커로 피신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증거가 이날 새벽 카다피가 국영TV와의 전화 통화 형식으로 공개한 육성 메시지다. 최근 국영TV 화면에 직접 등장해 항전을 촉구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카다피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육성으로만 등장했다. 시사주간지 타임도 카다피의 전화 메시지가 발표되자 그가 벙커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카다피 벙커가 리비아 내 어디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타임은 카다피가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밥 알아지지아 기지 지하 벙커를 꼽았다. 앞서 1986년 미국 레이건 정부가 트리폴리 관저를 공습했을 때에도 15개월된 카다피의 수양딸은 숨졌지만 그는 살아 남았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우디·쿠웨이트 시아파 반대시위 ‘불똥’

    바레인 시위 사태가 중동국가 간의 종교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전 바레인 수도 마나마 진주광장에서 수백명의 진압경찰이 헬리콥터와 탱크를 앞세우고 산탄총과 최루가스로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2시간 만에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3명과 경찰 2명 등 모두 5명이 숨졌다. 지난달 시위 개시 이후 사망자는 16명에 이른다고 AFP가 보도했다. 해산 작전은 정부의 계엄령 선포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정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17일 오전 4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시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바레인 강경진압에 16명 사망 바레인이 같은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 대규모 병력을 수혈받은 지 이틀만에 시위대를 강력 탄압하자 이란, 이라크 등 인근 시아파 인구가 다수인 국가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내면서 바레인 정국이 중동의 이슬람 종파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바레인 국민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매우 추악한 방식이며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자국민에게 총을 겨누는 이들이 어떻게 국가를 통치할 수 있겠느냐.”고 맹비난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성명을 통해 “외국군의 개입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며 종파 간 분쟁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질타했다. 자국 내 시아파들에게 시위의 불똥이 번질까 우려하던 사우디 정부의 걱정은 현실화됐다. 이날 동부 알카티프, 아와미야 등에서 정부의 바레인 군 투입에 반발한 시아파들이 반대 시위에 나섰다. 사우디 시아파 지도자 세이크 하산 알사파르는 “바레인 당국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고 신의 거룩함을 손상시켜 가며 국민을 협박한 것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수천명의 시아파 무슬림들의 바레인, 사우디 정부 규탄 시위가 전개됐다.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 주재 바레인 대사관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으며, 쿠웨이트 의회의 시아파 의원들은 정부가 바레인에 병력을 지원할 경우 총리를 의회로 소환, 집중 추궁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이라크 유혈진압 맹비난 미국은 여전히 행동 대신 언사로만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바레인과 사우디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폭력진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정치적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걸프국 군대를 배치한 것은 ‘잘못된 대응’이라고 거들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리비아 내전] 카다피, 원유시설 폭격…반군 저지선 위협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결국 원유 시설 파괴에 나섰다. 카다피 군대는 공습을 확대하는 등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반군의 동부전선이 대혼란 속에 빠져들었다 AP·AFP통신 등 외신들은 반정부군과 목격자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카다피 정부군이 9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라스라누프의 원유 시설에 폭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군은 이날 최소 3차례의 공습을 통해 라스라누프와 이곳에서 서쪽으로 10㎞ 떨어진 시드라 원유시설을 집중 공격했다. 압델하페즈 고카 반군 대변인은 “정부군이 유정은 물론 원유 시설도 공격했다.”며 국제사회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의 코크리 가넴 회장은 “오늘 폭발은 원유가 아닌 작은 규모의 디젤 저장고에서 일어났다.”며 원유 시설 피해를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루 생산량이 50만 배럴 정도”라면서 기존 원유 생산량 160만 배럴의 3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카다피 군은 라스라누프에 이어 10일 낮이 되면서 브레가까지 공습을 확대했으며 이에 따라 반군은 화력의 절대 열세 속에 동부 저지선이 위기에 빠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카다피 친위대 소속 전투기들의 공습과 맹공으로 카다피 군의 육상 진격을 막기 위한 저지선도 빈 자와드와 라스라누프 사이에서 수시로 옮겨졌다. 원유시설 밀집 지역에서는 일부 시설이 폭격을 맞았는지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고, 부상자 이송을 위해 질주하는 구급차량들의 사이렌 소리가 도시 곳곳에 퍼져 나갔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의료진은 지난달 17일 이후 리비아 동부지역에서만 교전 중 사망자가 400명에 이르고 있으며 대다수 시신은 수습조차 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550㎞ 떨어진 라스라누프는 반군 대표기구가 있는 벵가지로 향하는 관문이기도 한 까닭에 반군이 총력을 다해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카다피 친위대는 전투기를 동원한 정밀 타격으로 이미 지난 8일 인근 도시인 빈 자와드를 반군으로부터 탈환하는 등 반군의 저지선이 점차 무력화되고 있다. 카다피 군이 라스라누프 원유시설 폭격에 이어 라스라누프의 동쪽 도시인 브레가 지역에까지 공습을 확대하자 반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 때문에 반군은 친위대 전투기가 공습에 나서지 못하도록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조속히 설정해 줄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리비아 반군 지도부 ‘국가위원회’를 대표하는 무스타파 압둘 잘릴 전 법무장관은 “상황이 지속될수록 더 많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며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폭격으로 라스라누프에 있는 리비아 최대의 원유 정제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라스라누프의 전체 원유 정제 규모는 하루 22만 배럴로 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연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자위야의 경우 일일 12만 배럴 규모의 정제 시설이 몰려 있지만, 이곳 역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두 도시의 정제 시설은 리비아 전체의 88%를 차지한다. 원유 시설 파괴가 현실화되자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 런던 선물시장의 원유 선물가는 배럴당 116.5달러로 급상승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리비아 내전] 佛, 반군 합법정부 첫 인정… EU ‘카다피 퇴진’ 결의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특사를 파견하는 등 외교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10일 리비아 반정부군 지도부인 임시과도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했다. 반정부 지도부에 대해 공식 인정한 것은 프랑스가 처음이다. 이는 카다피에 대한 외교적 타격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있는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퇴진에 입장을 같이했다. 11일 긴급 소집될 EU 정상회담에서는 외무장관 회담을 바탕으로 카다피의 퇴진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AP등이 전했다. EU 차원에서도 곧 반군을 합법 정부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U 순번의장국인 헝가리의 머르토니 야노시 외무장관은 이날 카다피에 반대하는 리비아 국가위원 측 인사 2명이 전날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정책 대표를 만난 사실을 거론하고 “(국가위원회 측에 대한) 사실상의 인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이날 리비아 중앙은행을 비롯한 리비아의 주요 국가기관들의 독일 내 계좌 수십억달러를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는 리비아 투자청(LIA), 리비아 아프리카 투자청(LAIP), 리비아 대외은행(LFB) 등의 계좌들도 포함됐다. 국제사회의 카다피에 대한 외교적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다피가 권력 이양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포르투갈 일간 푸블리코가 한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푸블리코는 이날 루이스 아마도 포르투갈 외교장관을 방문한 카다피측 특사가 아마도 장관에게 “(권력) 이양을 위한 협상 절차 개시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이런 메시지가 아마도 장관의 적대행위 중단 제안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것이므로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메시지의 진정한 의도나 내용이 단순히 정황적 선언은 아닌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알리 알 에사위와 마흐무드 지브릴 등 리비아 국가위원회 측 대표 2명과 면담한 뒤 임시과도국가위원회를 리비아 국민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BFM TV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에 따라 리비아 반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벵가지에 대사를 파견하고 반군 측이 파견하는 대사를 받아들일 방침이라고 한 프랑스 관리가 밝혔다. 영국의 윌리엄 헤이그·독일의 귀도 베스테벨레·프랑스의 알랭 쥐페 외무장관 등도 EU 외무장관회담에 앞서 “카다피는 스스로 신뢰를 훼손했다. 그는 퇴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이들은 “카다피가 퇴진하고 정권은 자국민을 겨냥한 폭력을 종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날 카다피의 특사를 맞이했던 루이스 아마두 포르투갈 외무장관은 “특사를 통해 카다피에게 ‘당신의 정권은 끝났다. 당신의 정권은 정당성을 잃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제재 강화, 대 북아프리카·중동 외교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으며 11일 예정된 긴급 EU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성명 초안을 검토한다. 이미 EU는 개별 회원국 정부와 조제 마누엘 바호주 집행위원장,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등의 성명을 통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 및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무차별적 유혈 진압의 중단을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앞서 카다피는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포르투갈과, EU와 나토 본부가 있는 브뤼셀, 아랍연맹 회의가 열리는 이집트 등에 측근 등 특사를 파견해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카다피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도 지난 8일 전화통화를 갖고 “그리스는 리비아의 친구로서 EU에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며 지렛대 역할을 부탁했다. 카다피는 또 아랍연맹 회의가 열리는 이집트에도 측근인 압델라만 알 자위 소장을 파견, 12일부터 열리는 아랍연맹 외무장관회의에서 “리비아 정권에 불리한 결정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알자지라 “ 카다피, 반정부군에 퇴진 논의 제안”

    알자지라 “ 카다피, 반정부군에 퇴진 논의 제안”

    수세에 몰렸던 무아마르 카다피 세력이 반군에 맹공을 퍼부으며 전세를 뒤집자 미국과 영국 등이 군사 개입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와중에 카다피 측은 ‘협상을 통한 퇴진 가능성’을 흘리고 측근 등을 통해 정치협상을 제의하는 등 치열한 외교전으로 맞서고 있다. 카다피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8일(현지시간) 공중조기경보관제기(AWACS)를 투입해 리비아 상공을 24시간 감시하는 체제에 돌입했다. 유엔 주재 영국·프랑스 대사는 이번 주 내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담은 유엔 결의 초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美, 군사 지원 등 시나리오 점검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7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나토는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대응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10~11일 회원국 국방장관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 군사적 지원, 유엔 무기금지 규정의 강력한 시행 등 세 가지 옵션을 놓고 리비아에 대한 군사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미 6함대와 7함대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리비아 연안으로 일부 항공모함과 상륙함 등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지원, 공중 폭격 및 장거리 함상 포격, 특수 부대 투입 등 각종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아랍연맹도 12일 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카다피 측이 역습에 나서면서 수세에 몰린 반군은 무기 제공과 병참 물자 공중 투하 등 군사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 주재 리비아 대사를 비롯한 반정부 세력은 카다피 군의 민간인 포격 등을 비난하면서 하루빨리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과도정부 격인 국가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유럽국 대표단과 만나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서방국가의 군기지 공습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가위원회 관계자가 7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정부 세력이 제공권을 장악한 카다피의 공군력을 묶어 달라고 국제사회에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카다피 친위부대는 수도 트리폴리의 서쪽 관문인 자위야와 석유시설이 있는 미스라타를 장갑차와 탱크를 앞세우고 진격해 들어가 반정부 세력을 몰아붙였다. 동부 전선 빈자와드 지역 전투에서도 그동안 승전만을 거듭하며 트리폴리를 향해 진격하던 반군 세력은 첫 패배를 맛보며 수세에 몰리고 있다. 카다피 정예부대는 내친김에 빈자와드 동쪽으로 30㎞ 떨어진 석유수출항 라스라누프를 점령하기 위해 반군을 몰아붙이고 있다. 카다피의 맹공으로 전세가 뒤집히자 서방세계에서도 군사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해서는 국내적으로도 이견이 많아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아직 공개적으로는 리비아 반정부 세력을 무장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한 발 빼고 있다.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요구하는 국내외 목소리가 높아지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반정부 세력에 대한 무기 제공은 옵션 중 하나이지만 우리는 너무 앞서 나가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각 부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리비아가 새로운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듯하다. ●리비아 개혁관리, 카다피 임기중단 로비 게다가 이해관계가 다른 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두 상임이사국은 서방의 군사 개입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군사 개입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군사적 옵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카다피 세력 간의 외교전과 ‘정치 공작’도 막후에서 뜨겁다. 특히 카다피 측근들을 움직이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서방국가들이 카다피 측근들을 통해 카다피 퇴진 압력을 넣고 있다. 유럽 외교관들 역시 카다피 이너서클 멤버들에게 접촉해 카다피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 개혁 성향의 리비아 정부 관리들이 실무위원회에 카다피의 임기를 중단하기 위한 계획을 로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명예롭게 자리를 떠나고 제3국에서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알자지라 방송도 카다피가 반정부 세력의 의회에서 자신의 퇴진을 논의하자고 반군 측에 제안했다고 8일 전했다. 카다피가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대신 반군이 퇴임 이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 재판에 회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반군 역시 카다피에게 적당한 탈출구를 내줘 리비아 소요국면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가위원회 대표인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8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72시간 안으로 리비아를 떠나고 폭격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그를 형사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다피 측은 반군에 협상을 제안한 적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래저래 리비아 사태는 지루한 장기 내전 및 2개 국가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U, 리비아 투자청·중앙銀 등 자산 동결 한편 유럽연합(EU)은 리비아투자청(LIA)과 리비아중앙은행 등 5개 법인을 제재대상으로 추가하기로 결정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27개 회원국이 합의사항을 문서로 공포하면 LIA 등은 EU 역내에 보유한 자산을 인출하거나 이체하지 못하게 된다. 신규투자는 물론 투자에 대한 배당금도 받을 수 없다. 지난 2006년 출범한 LIA는 현재 700억 유로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문 프로축구팀인 유벤투스 지분을 7.5% 갖고 있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소유주인 피어슨 그룹의 지분도 3%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9·끝) 산업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9·끝) 산업 분야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은 산업분야 4명이다. 인천시의 꽃게·대하 달인 구자근 해양수산연구사를 비롯해 하동군 녹차의 달인 이종국 농촌지도관, 순창군 고추장 박사 정도연 보건연구사, 장흥군의 한우 브랜드 달인 유영철 회진면장 등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10일 행정분야 달인 4명을 시작으로 9차례에 걸쳐 달인 29명의 활동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말쯤 이들 달인의 사례발표를 듣고 최종심사를 벌여 달인 별 등급을 정하고 우수자 10명을 시상할 계획이다. 또 선발된 달인들을 각종 교육기관의 교수요원으로 활용하고 해외전문기관의 연수 등을 통해 달인 컨설팅단을 구성, 활용할 방침이다. >>수산종묘 1인자 구자근 인천시 해양수산연구사 꽃게·대하종묘 대량 생산 年1000억대 소득 인천권 서해바다에서 꽃게와 대하는 그야말로 대표어종이다. 5~6월이면 꽃게잡이 배들이 앞다퉈 출어에 나서고 10월이면 대하구이를 맛보러 외지에서 달려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이 지역 어민들은 “수산종묘의 달인인 구자근 해양수산연구사(41·인천시청 수산종묘배양연구소)가 10년 가까이 흘린 땀 덕분에 가능해진 풍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 연구사는 “원래 인천이 전국 꽃게 생산량의 50% 안팎을 차지했지만 기후변동, 남획으로 2004년쯤부터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여기에 서해교전, 중국과 꽃게잡이 분쟁도 어민들 속을 태웠다.”고 연구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꽃게 종묘 대량생산과 방류만이 살 길이었다. 하지만 꽃게는 서로 잡아먹는 특유한 습성 때문에 종묘생산이 어려웠다. 구씨는 “한번 해보자.”는 각오로 종묘 키우기에 매달렸다. “4개월 넘게 꼬박 밤을 새워 가며 시간맞춰 먹이를 주고 수온을 관리했습니다. 당시에 등을 대고 제대로 누워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런 사투 끝에 2008년 세계 최초로 공식(서로 잡아먹는 것)방지망, 난부화기를 개발해 꽃게 종묘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특허도 출원했다. 지난해 9월까지 방류된 꽃게는 1577만 마리에 이른다. 2004년과 비교해 지난해 꽃게 생산량은 10배, 생산금액은 955억원이 늘었다. 서해에서 사라지다시피 했던 꽃게가 다시 돌아온 셈이다. 인천 영흥도가 자연산 대하 자생지로 부상하게 된 데도 구씨 노력이 숨어 있다. 가을철 별미인 대하는 kg당 2만~3만원 하는 고부가가치 수산물. 그는 지난해 9월까지 3698만 마리의 대하를 종묘생산 후 방류해 인천지역에는 없었던 자연산 대하가 자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영흥지역은 연간 200t가량의 자연산 대하를 어획해 12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유전자 마커’를 이용한 자원관리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어족자원 원산지·어획량 추적에 사용하고 있다. 그는 “생물마다 독특한 DNA 형질을 분석하는 유전자 마커를 이용하면 꽃게가 옹진군 연평도산인지, 충남 태안산인지 추적할 수 있어 효과적인 종묘 배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산·학·관 협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인천대·민간업체를 끼고 함께 개발한 버섯·인삼을 넣은 꽃게액젓,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간장게장은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이 밖에 2003년엔 황해 고유종이자 세계적 희귀종인 범게의 인공종묘생산에 성공해 SCI급 수산학술지인 ‘애그리걸처 리서치’에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고등어처럼 꽃게도 서민밥상의 단골메뉴로 만드는 게 꿈”이라면서 “연평도에 꽃게 산업단지를 만들어서 인천권 어민들 소득향상에 더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지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일 뿐”이라는 그에게선 서해 어장의 미래가 엿보였다. 구 연구사는 “한해 5억여원에 불과한 순수연구비 지원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하동녹차 특화산업 육성 이종국 하동군 통상교류과장 야생차 품종 개량… 지역경제 활성화 주도 경남 하동군은 우리나라 야생녹차의 시배지다. 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이 차씨를 가져와 하동 지리산 자락에 심은 것이 국내 야생차의 효시로 전해진다. 천년 넘게 차향을 이어 온 하동녹차는 최고 품질의 야생차로 국내외 건강음료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하동녹차는 주로 차인들 사이에서만 애용돼 왔던 ‘숨은 명품’이었다. 명성과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탓이다. 이종국 하동군 통상교류과장(농촌지도관)은 지리산 자락에 천년 동안 숨어 있던 하동의 보물을 높은 경쟁력을 갖춘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한 ‘녹차 달인’이다. 이 과장은 지금까지 8년 넘게 녹차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1977년 진주고등전문학교 축산과를 졸업한 뒤 축산직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축산직 공무원이던 그가 녹차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하동군이 녹차를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3년 녹차팀을 신설하면서다. 녹차팀장을 맡을 당시만 해도 이 과장은 녹차에 문외한이었다. 녹차재배지역 면사무소에 잠시 근무했던 경험이 전부였다. 이 과장은 “백지상태에서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치며 녹차산업 중장기 계획과 기획 등 로드맵을 짰다.”고 말했다. 하동녹차를 특화작목으로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하동 야생녹차의 가치와 품질을 널리 알리는 것이 시급했다. 이를 위해 하동녹차 지리적 표시제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서둘러 2003년 5월 ‘하동녹차’로 지리적 표시 등록을 한 뒤 하동녹차 브랜드 산업화를 위한 작업에 본격 나섰다. 이 과장을 중심으로 한 녹차팀은 국내외 녹차정보를 수집하고 하동지역 차 산업 여건을 세밀하게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웠다. 2010년까지 540억원을 투입해 하동 야생차산업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산업으로 육성하는 내용이다. 이 발전계획은 하동녹차 산업이 현재 전국에서 손꼽히는 우수 특화산업으로 발전하는 바탕이 됐다. 이 과장은 국비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정부의 각종 공모사업에 적극 도전했다. 2004년 정부 지자체연구소 육성사업 공모에 하동녹차연구소 건립 사업이 선정돼 16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연구소를 지어 2008년 문을 열었다.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공모에 녹차를 활용한 농촌체험관광 사업이 선정돼 사업비를 지원받아 하동녹차체험관도 건립했다. 이 과장은 차 문화 체험 관광도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난해 1500여개 단체에서 2만 3000여명의 관광객이 하동야생녹차단지 체험방문을 하는 등 녹차문화 현장체험은 인기가 높다. 현재 하동녹차는 여러 음료 제품으로도 개발돼 널리 유통되고 있으며 미국·캐나다 등 해외 수출이 늘면서 지역 경제의 핵심 산업이 됐다. 이 과장은 “하동녹차가 세계적인 건강 음료로 자리를 굳히도록 차별·명품화 정책을 개발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고추장 박사’ 정도연 순창군 지방보건연구사 발효 미생물 활용, 지역 ‘100년 먹거리’ 개척 고추장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군은 전통장류산업의 본고장으로 통한다. 그러나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순창 장류산업은 가내수공업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류밸리-장류산업특구-장류연구소-발효미생물종합활용센터로 연계되는 지역특화산업으로 눈부신 발돋움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이 순창 장류산업이 반석 위에 오르기까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헌신한 순창군청 장류식품사업소 정도연(40·지방보건연구사)씨의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정씨는 1997년 4월 순창군청 제품검사실 품질검사담당으로 장류산업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가 처음 부임했을 당시 순창고추장민속마을에 입주한 26개 업체는 대부분 연매출 1억원 미만의 소규모 가족기업 형태였다.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정씨는 3년에 걸쳐 모든 장류업체를 방문해 기업체별로 표준배합비 등을 정리하고 과학적인 자료를 축적해 책으로 엮어냈다. 이것이 오늘날 순창전통고추장 표준 매뉴얼의 기반이 됐다. 그는 이어 장류산업을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눈을 돌렸다. 우선 군청의 관련 인원을 충원하고 장비를 확충해 2008년 8월 식약청에서 인증하는 자가품질검사기관으로 승인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장류산업 육성에 필요한 석·박사급 고급 두뇌 등 36명의 연구·행정조직을 구성해 장류연구소를 건립했다. 2005년 1월에는 전국 1호로 ‘장류산업특구’ 지정을 받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산자부의 대표적 산학협력연계시스템 공모사업에 선정돼 순창장류산업에 필요한 네트워킹, 기술개발, 인력양성, 기업지원, 마케팅, 홍보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는 사업을 수행했다. 이로 인해 순창군의 장류산업 매출도 150억원에서 240억원 규모로 끌어올렸다. 2007년에는 장류밸리를 기반으로 317억원 규모의 발효미생물종합활용센터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고추장, 된장, 청국장을 이용한 신제품도 개발해 30여건을 특허 출원하거나 등록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절임류세계화지원센터, 전통발효식품 전용공장을 기획해 건립 중에 있다. 이같이 눈코 뜰 새 없이 업무를 추진하면서도 자기계발에 게을리하지 않아 2008년에는 ‘고추장 유해미생물 관리 분야’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고추장 박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순창군이 앞으로 100년간 먹고살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발효미생물을 활용해 의약, 식품, 식품소재 등에 활용하는 발효미생물 종가 프로젝트입니다.” 정씨는 “모든 맡은 업무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꿈 너머의 꿈을 매일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다.”며 순창 장류산업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펼쳐 보였다. 순창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장흥 한우 브랜드화 앞장 유영철 장흥군 회진면장 30년 축산행정… 사료용 논 옥수수 첫 재배 장흥 한우를 전국적으로 브랜드화한 유영철(54) 회진면장은 한우산업 육성 1인자로 불린다. 1980년 장흥군 최초의 축산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30년이란 세월 속에서도 한결같은 자리와 똑같은 장소에서 축산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보니 군민들 사이에서는 ‘축산행정의 산증인’, ‘축산행정의 백과사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 면장은 축산 농가들이 잘살기 위해서는 우선 경영마인드를 제고하고 축산 경영을 현대화, 차별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축산관련 단체를 결성토록 유도해 축산업 발전을 도모했다. 혹 압력단체로 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단체의 한목소리가 오히려 행정과의 파트너십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상사에게 거듭 건의한 끝에 한우, 젖소, 돼지, 닭, 오리 사육농가와 수정사, 수의사 등으로 협회를 결성했다. 유 면장은 특히 사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풀 사료작물의 재배를 확대했다. 그는 겨울철 휴경논을 활용해 풀 사료를 생산해서 농가에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면 축산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2003년부터 풀 사료 생산사업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재배면적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해 지금은 전국에서 3번째 많은 양을 생산하는 주산단지로 변신했으며, 장흥군에서 생산된 양질의 풀 사료를 타시도에서도 선호하고 있다. 유 면장은 전국 최초로 논을 활용한 옥수수 사료단지를 조성해 정부가 이를 시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 자체 시책사업으로 쌀 과잉생산을 억제하면서 양질의 풀 사료를 축산 농가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논에 사료용 옥수수를 재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우수사례로 뽑혀 정부에서는 벼 재배면적 감축을 위한 시책사업으로 2010년 논에 타 작물 재배사업을 전국으로 확대시키기도 했다. 주5일 근무제 등 생활문화 패턴변화에 발맞춰 전국 최초로 주말 토요시장을 개장하는 등 한우직거래 타운 조성사업은 그의 작품이었다. 장흥축협을 설득해 운영한 결과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자 망설이던 투자자들이 앞다퉈 직판장을 개설함으로써 한우 직거래 타운이 조성돼 지금은 장흥 토요시장의 한우가 전국에 알려지게 됐다. 처음 시작한 2006년 12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09년에는 324억원을 기록했다. 한우직거래 장터는 중소기업청 등에서 성공사례로 발표돼 타 자치단체에서 성공모델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유 면장은 앞으로 중국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현재는 돼지고기를 선호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이들의 식탁에 장흥군의 명품 한우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마지막 공직생활의 목표”라고 밝혔다. 유 면장은 일과 후 수년 전부터 중국어 회화 공부를 하고 있다. 장흥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자위야 교전, 친정부 탱크 반정부 박격포

    리비아 곳곳에서 정부군과 반카다피 세력이 하룻밤 사이에 도시의 주인이 바뀔 정도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양측이 가장 격렬하게 맞붙은 곳은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관문도시 자위야, 석유수출항 브레가, 교통 요충지 아즈다비야 등이다. 알자지라 방송은 6일 오후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 카미스를 사령관으로 하는 카미스 특수여단이 중형 대포로 도시를 포격하고 탱크를 앞세워 시내로 진입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가 박격포와 대전차화기로 맞서면서 격렬한 시가지전투가 벌어졌다. 한 목격자는 “15대가 넘는 장갑차가 탱크와 함께 진입해 시내 전역에서 포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전기와 통신선, 인터넷 등은 두절된 상태다. 자위야는 트리폴리의 서쪽 관문이자 정유시설이 위치한 요충지여서 이곳을 차지하려는 카다피 친위부대와 시위대 간의 전투가 거의 매일 벌어지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전날 전투에서도 50명 이상이 숨지고 30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트리폴리 동쪽에 위치한 미스라타도 탱크와 각종 중화기를 동원한 정부군의 공격을 받고 있다. 국영TV는 리비아 정부군이 리비아 3대 도시인 미스라타와 라스 라누프를 이틀 만에 반군에게서 빼앗았으며, 반군이 차지했던 동부 투브루크도 정부군에 넘어왔다고 보도했다. 반면 BBC방송은 국영TV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 지역들은 여전히 반카다피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반카다피 진영은 정부군 공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격추시키는 전과를 거뒀다. 6일 새벽 수도 트리폴리 중심부에서는 기관총과 중화기 발사음이 몇 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트리폴리에서도 카다피 반대 불길이 옮겨붙은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정부군이 주요 도시를 반군으로부터 탈환하자 카다피 지지자들이 이를 자축하기 위해 허공으로 총기를 발사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알자지라방송은 친정부 세력이 벌이는 자축 행사 총소리와 새벽의 총소리는 확연히 달랐다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반카다피 진영이 5일 정부군을 몰아내고 라스 라누프를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라스 라누프는 원유 정제소가 있을 뿐 아니라 카다피가 태어난 곳인 시르테와 인접해 있는 요충지다. BBC방송은 현지 주민들은 시르테를 차지하면 카다피도 무너질 것으로 믿고 있지만 정부군 전투기들이 폭격을 계속하면서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정상들 뜨거운 외교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8년 동계올림픽 후보도시인 뮌헨 현지실사 사흘째인 4일 뮌헨 레지던츠궁으로 내려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을 위한 만찬을 주재했다. 물론 독일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자리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3개국 정상이 모두 실사 전면에 나선 것. 올림픽 후보도시 정상이 실사 과정부터 직접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개최지가 확정되는 오는 7월 6일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도 적극 참석할 예정이어서 막판 유치전은 가열될 것이 확실하다. 이제 올림픽 유치전은 자존심을 건 각국 정상의 뜨거운 ‘외교전’에서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최근 올림픽 유치 경쟁은 스포츠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과 천문학적인 TV 중계권료 등으로 국가의 ‘파워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유치전이 외교전으로 본격 비화된 것은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된 2005년 싱가포르 총회부터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하면서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진 것. 당시 파리가 유리하다는 예상을 깨고 런던이 개최지로 결정되자 외신들은 “외교전에서 블레어가 시라크를 눌렀다.”고 평가했다.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된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총회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총출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했지만 리우데자네이루에 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카다피 고향 턱밑서 충돌 정부군, 자위야 다시 탈환

    ‘피의 금요일’은 어김없이 반복됐다. 이슬람권의 휴일인 4일 리비아는 물론 대통령의 연내 퇴진 가능성이 보였던 예멘까지 중동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이 충돌했다. 이날 리비아에서 가장 격렬한 교전이 벌어진 곳은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 장악을 위한 마지막 전선으로 꼽히는 라스라누프와 서부도시 자위야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장한 시위대 60~70명이 ‘선발대’로 이곳에 진입했다. 이어 브레가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지원군이 뒤를 이었다. 저녁이 가까워지면서 폭탄과 자동화기 소리가 이곳을 가득 채웠고,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 어느 쪽이 승리했는지와 상관없이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BBC는 친정부군이 이곳에서 철수했고 반군이 이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 병력은 금요 예배 후 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트리폴리 시내 주요 지점에서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이날 도심 녹색광장에서는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이 충돌했다. 또 동부 타주라 지역에서 주민 1500명이 정오 예배를 마친 뒤 정권 퇴진을 외치며 시내를 향해 행진했다. 로이터통신은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지만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반군은 “승리가 아니면 죽음”을 외치며 트리폴리 진입을 시도했다. 정부군은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자위야를 또다시 공격했고 전략적 요충지인 동부 도시를 재탈환하기 위해 사흘째 공습을 감행했다. 국영방송은 자위야가 정부군의 손에 넘어갔다고 보 도했다. 한 목격자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반군지도자 하산와르복을 포함 최소 50명이 죽고 300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바이 알아라비야 방송은 의료진의 말을 인용,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1억 60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리비아 화폐를 실은 선박이 트리폴리를 향해 출항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AP통신이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돈의 출처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자산 동결로 돈줄이 막힌 카다피 일가가 은행에 예치되지 않은 돈을 빼돌리려고 시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멘에서는 북부 암란에서 군이 시위대에 발포, 4명이 숨졌다. 수도 사나에서도 시위대 수만명이 금요 예배를 마친 뒤 사나 대학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시아파 중심의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성향의 수니파 무슬림이 충돌,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美의회 청문회 선 힐러리 “정보전쟁 美는 루저”

    “미국은 패배하고 있다(we are losing).”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이 2일(현지시간) 고개를 떨궜다. 미국의 뜻과 무관하게 시작됐고, 미국의 입김이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과 관계없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중동, 그 거대한 혁명의 물결을 지켜보면서 세계 경찰국가의 외교수장이 ‘미국의 패배’, ‘미국의 위기’를 외쳤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선 힐러리 장관은 리비아 사태 등 중동 정세를 설명한 뒤 “우리는 지금 정보전쟁 중이며, 그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말로 미 외교의 현주소를 축약해 설명했다. 아랍권 방송의 승리를 선언하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선도자 역할을 한다. 우리는 알자지라에 패배하고 있다.”고 했다. 문(文)과 민(民)으로 상징되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년 전 취임과 함께 스마트 외교를 주창하고 나선 힐러리다. 스마트 외교 5대 전략의 핵심으로 ‘해외원조를 통한 미국 이미지 개선’, ‘타국의 정부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공공외교’를 꼽았던 그다. 이날 힐러리의 독백 같은 고백과 중동 상황은 이런 스마트 외교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미국 외교의 위기를 한눈에 보여 준다. 힐러리는 여론전에서의 패배를 무엇보다 아파했다. CNN과 AP 등 서방세계의 언론이 세계 여론을 좌지우지하며 미국 우위의 외교전에 토양을 제공하던 현실이 완연히 바뀌었음을 인정했다. 힐러리는 “중국은 영어와 여러 외국어로 방송하는 TV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러시아도 영어방송 네트워크를 개통한 반면 우리는 이를 줄였다.”며 한숨지었다. “우리는 전투 중 실종된 처지”란 말도 했다. “알자지라의 시청률이 미국에서 올라가고 있는데 그것은 진짜 뉴스이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미국의 TV는 수많은 광고와 공허한 논쟁으로 채워지기 일쑤”라고 꼬집었다. 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도덕이나 인권 같은 가치는 제쳐 두고 현실 정치만을 놓고 솔직히 얘기해 보자.”면서 “미국은 지금 중국과의 영향력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의 이 같은 고백과 호소는 반정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면서 미국의 군사개입에 대한 보복 공격을 경고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연설이 있은 지 반 시간 만에 이뤄졌다. 힐러리의 발언은 미국이 중동의 변화를 예견하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나온 외교 수장의 포괄적이며 구체적인 반성이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리비아 내전] 정부군 대반격… 동부도시 최소 2곳 탈환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이 주요 도시에서 연일 공방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군이 용병을 추가로 투입하고, 반정부 세력은 조직적 저항을 위해 군사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대규모 결전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정부군은 2일(현지시간) 최소 2곳의 수도권 도시를 탈환하고 동부 도시 브레가를 집중 공격했다.정부군은 이날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동부 지역의 도시 2곳을 공격하고 수도권 도시를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알자지라 방송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이 시위대가 차지한 동부 도시 브레가에 진입,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정부군은 정유 시설이 위치한 브레가의 공항을 빼앗고 시위대와 공방전을 벌였으며, 2대의 전투기로 인근 아즈다비야 외곽 지역을 폭격한 것으로 알려졌다.전날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은 트리폴리 인근 주요 도시 3곳인 미스라타, 자위야, 진탄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반정부 세력은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자위야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반정부 세력은 탱크, 기관총, 대공포를 동원해 6시간에 걸친 교전 끝에 정부군을 물리쳤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용병과 군인이 숨졌다.카다피가 자위야의 부족장을 불러 반정부 세력이 떠나지 않으면 전투기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위야의 한 주민은 “카다피가 자위야에서 영향력이 큰 부족장인 모하메드 알막투프를 불러 메인광장에서 시위대가 물러나지 않으면 전투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정부군은 트리폴리 동쪽 미스라타의 공군기지를 점령한 데 이어 지난달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산악도시 진탄을 탈환하기 위해 두 번째 공세를 펼쳤다. 진탄 시민들은 “중무장한 군인들로 가득 찬 탱크가 도시를 에워쌌다.”고 증언했다. 정부군의 군용차량 40여대가 진탄으로 들어가는 광경도 목격됐다. 이미 정부군은 지난 주말 기습공격으로 트리폴리를 굽어볼 수 있는 가얀의 산을 탈환했고, 수도 서쪽의 사브라타도 장악했다.카다피는 아프리카 출신 용병도 새로 수혈했다. AFP는 말리와 니제르에서 온 투아레그족 수백명이 카다피 친위대의 용병으로 기용됐다고 말리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말리의 키달주 의회 의장인 압둘 살람 아그 아살랏은 “이들이 (리비아에서) 떠나도록 설득하고 있지만 달러와 무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이에 맞서 반정부 세력은 이날 동부 도시 벵가지에서 전국적이고 조직적인 저항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벵가지 시민위원회 위원인 살와 부가이기는 “군사위원회가 조직됐으며, 압델 파타 유니스 전 내무장관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리비아 국경지대는 폭력의 블랙홀에서 빠져나가려는 난민들로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금까지 리비아 국경을 빠져나간 난민이 14만명에 이른다고 이날 밝혔다. UNHCR 관계자들은 무장 괴한들이 앰뷸런스에 숨어 있다가 환자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며 “난민 규모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지금이 새로운 한반도 미래 열어갈 적기”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3·1절 기념사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적기”라면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전향적인 의지를 보였다.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대북 유연성도 함께 비쳤다. 이 대통령의 남북관계 인식은 우리의 입장과 합치된다. 지금 전세계는 질서 재편기를 맞고 있다. 리비아 사태로 상징되는 중동권 전체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미국 일극 중심에서 다극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전세계가 치열한 국익 외교전을 전개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과 북만 대치하며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92년 전 우리 선조들이 간절히 원했던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완성하는 길은 평화통일이다. 평화통일을 위한 대장정에 남북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북한은 연일 임진각 조준격파, 서울 불바다, 핵참화 운운하며 대치 수위를 높였다. 이래서는 안 된다. 우리 민족만 문명사적 변화 물결에서 뒤처지면 되겠는가. 전세계적 격변기에 이 대통령이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 발언을 북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남북대화는 여러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이전보다 좀 더 진일보한 자세를 보였다는 사실을 북측은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전향적 발언을 최근의 남북 비공식 대화채널 가동설과 연관짓는 해석이 나오는 것에도 주목한다. 이 대통령의 집권 3년 동안 북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남에 맞서 왔다. 내년은 대통령선거가 있어 올해가 남북정상회담의 최적기라 할 수 있다. 북측은 이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금 지구촌 곳곳 주민들의 삶이 고통스럽다. 북한 주민들 역시 식량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북대화를 재개, 남측의 원조를 받는 것이 식량난 해결의 지름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남북 간 대치로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만 보이면 남북대화를 재개할 의지를 잇달아 밝혔다.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뒷받침해 준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나와야 한다.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을 택해야 한다. 이제 멈칫거릴 시간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하나된 한민족, 통일된 한반도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평화의 중심축이 될 것이다. 92년 전 일제 폭정에 맨몸으로 맞서 자주독립을 외쳤던 선조들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은 “통일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넓혀 나가는 한편, 통일에 대비한 우리의 역량을 보다 적극적으로 축적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역량 축적은 남과 북이 힘을 모을 때 보다 효과적이다. 북이 화답할 때다.
  • [리비아 내전] 벵가지 교외 대통령궁에 지하벙커

    [리비아 내전] 벵가지 교외 대통령궁에 지하벙커

    반정부세력과의 트리폴리 일전을 앞두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지금 어디 있을까. 알자지라방송은 27일(현지시간) 카다피가 트리폴리에 있는 지하벙커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벵가지 교외의 벙커시설을 소개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름다운 정원과 넓은 실내수영장, 사우나 등 초호화 시설이 들어서 있는 벵가지의 카다피 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따로 있다. 30㎝는 돼 보이는 두꺼운 강화문을 통과해 지하로 연결되는 좁은 통로를 따라 내부로 들어가면 핵공격 속에서도 여러 달을 문제없이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 벙커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꺼운 철골 구조물로 이뤄진 벙커는 복잡한 미로 구조로 건설돼 있고 자체 공기정화시스템과 비상발전소, 화재경보기, 물 공급 펌프 등도 갖췄다. 목욕탕과 수세식 화장실까지 있어 지하에서도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몰래 바깥으로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외부로 연결된 비상탈출용 사다리도 있다. 이 시설은 카다피가 미국과 스위스 보안 회사들에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이 벙커가 신변안전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카다피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 벙커 시설 점검 일지를 확인한 결과 카다피는 올해 초 민주화 시위가 중동에서 일어나기 전에도 꼼꼼하게 시설 점검을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 점검 일자는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난 1월 14일이었다. 이와 관련, 내부고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폭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은 카다피가 심한 공포증을 지니고 있어서 건물 위층에 머무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고 전한 바 있다. 건물이 무너질까 두려워해 해외순방 동안에도 천막을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때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땅을 비롯한 세곳에 천막을 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탱크 도로 점령·무차별 발포… 생명에 위협 느꼈다”

    리비아 사태가 격화하면서 정부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외교통상부와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는 27일 리비아에 진출한 13개 건설업체 대표들과 긴급회의를 개최, 사실상 모든 교민이 철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잔류 인원이 있는 건설업체들도 철수 계획을 단계적으로 세우고 있다.”면서 “모든 국민이 철수한 뒤 주리비아 대사관 폐쇄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리비아 여행경보를 현재 3단계(여행제한)에서 4단계(여행금지)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리비아에 잔류한 한국 교민과 근로자 수는 509명이다. 지난 22일 ‘엑소더스’가 본격화하면서 1400여명의 한국인 가운데 60% 이상이 탈출에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최단거리로 교민을 탈출시킬 수 있는 이집트항공의 여객기를 빌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만명에 달하는 리비아 내 이집트인들의 탈출이 더뎌지는 가운데 이집트 국적 항공사가 마냥 외국인에게 전세기를 내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 60% 탈출 성공 앞서 이날 오전 6시 55분쯤(현지시간) 시르테 지역에서 교민과 근로자 60명을 태운 이집트 항공 전세기는 카이로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대한항공 특별기인 KE 9928편도 235명의 한국인을 태우고 트리폴리에서 이륙, 지난 26일 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탑승객인 근로자 권용우씨는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탱크가 도로 위를 다니고 기관총도 무자비하게 발포되고 있다.”며 “시신도 6구나 목격했다.”고 말했다. 현지 사업가인 김승훈씨도 “아내, 딸과 함께 옷가지만 챙겨 비행기에 올랐다.”면서 “사흘 전 흑인들이 갑자기 쇠파이프로 창과 문을 부수며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김씨에 따르면 트리폴리 공항은 수만명의 내·외국인이 몰려들면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일부 외신보도 과장” 교민들은 “비행기로 출국하기 전 공항에서 최소 여덟 차례 검문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근로자인 정상식씨도 “마무라에서 트리폴리까지 가는 길에 네 차례 검문을 받고 휴대전화 유심 카드와 카메라 메모리 카드 등을 모두 압수당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검문 과정에서 아래 속옷까지 벗겨졌다. 벵가지 동쪽 200㎞ 떨어진 굽바에서 주택공사를 하다 육로로 이집트로 탈출한 현대엠코의 전시호 소장은 “카다피 측의 흑인 용병 60명이 굽바의 라브락 공항을 장악하려고 왔다가 반정부 세력과 사나흘간 교전을 벌여 45명이 죽고 15명이 체포됐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전했다. 벵가지의 대우건설 발전소에 머물다 탈출한 이국진 현대건설 차장은 “매일 밤 발전소로 쳐들어오는 현지인들과 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카다피가 가동 중인 발전소를 폭격하거나 군함을 파견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차장은 “벵가지의 경찰본청 앞에는 탱크 2대가 폭파돼 있는 등 시내 곳곳에 불에 탄 탱크 여러 대가 눈에 띄었고, 관공서와 경찰서는 전소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외신보도와 현지 상황은 큰 차이가 난다.”면서도 “우선 한국인 직원 58명과 외국인 근로자 328명을 남기고 모두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미경·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안보리, 리비아 제재결의안 의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그의 가족, 측근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리비아정부 제재결의안을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안보리는 또 정부의 민간인 살해 등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 즉각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처음으로 카다피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나토가 리비아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리비아 내에서는 카다피 정권을 몰아내려는 시민들의 수도 트리폴리 ‘금요일 봉기’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트리폴리를 둘러싼 카다피 친위세력과 반정부군의 공방전이 주변 도시에서 다시 격화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반정부 세력이 트리폴리를 손에 넣기 위해 대규모 무장병력 파견 등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26일 전했다. 카다피 지지세력과 반정부 세력의 공방전은 트리폴리 인근 자위야의 정유시설 단지에서도 벌어졌다. 이날 새벽 반정부 시위대와 카다피 친위병력 간의 치열한 교전으로 60여명이 사망하는 등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카다피 친위대의 탱크부대는 25일부터 제3도시 미스라타에 있는 공군기지에 맹공을 가해 26일 기지의 상당 부분을 되찾았으며 이 과정에서 20여명이 죽고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반 카다피 진영에 가세한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카다피의 퇴진 이후를 대비한 과도정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주말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OBS 토요일 밤 11시 20분) 강남의 최고급 호텔 1207호에서 칼에 9군데나 찔려 발견된 카피라이터 정유정. 휘발유 통을 들고 현장에서 바로 검거된 의문의 용의자 김영훈(신하균·왼쪽). 증거 확보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수사팀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 이들과 함께 발빠르게 움직이는 무리가 있다. 그들은 바로 방송국 PD와 스태프들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로 ‘범죄 없는 사회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살인사건 수사가 공중파를 타고 생중계되려는 상황. 이름하여 특집 생방송 ‘정유정 살해사건, 누가 그녀를 죽였는가’다. CCTV로 연결된 현장 수사본부에서는 검사와 용의자 간의 불꽃 튀는 수사가 벌어진다. 동물적 감각을 지닌 검사 최연기(차승원·오른쪽)와 샤프하지만 내성적인 용의자 김영훈. 전 국민의 유례없는 참여와 관심 속에 1박 2일간의 버라이어티한 수사극은 활기차게 진행된다. 그러나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점점 미약해지고 수사는 미궁속으로 빠지고 만다. ●명화극장 허트 로커(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폭발물 제거반’이라는 특수 임무를 띠고 이라크에 파병된 샌본 병장과 엘드리지 상사는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톰슨 팀장을 잃는다. 두 병사는 죽은 톰슨을 대신해 제임스라는 새 팀장을 맞이한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제임스는 폭발물 제거 현장에서 독단적이고 무리한 행동을 일삼으며 본인뿐 아니라 팀원들까지 위험에 빠트린다. 늘 팽팽한 긴장과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샌본과 엘드리지는 새 팀장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갈등이 깊어진다. 하지만 사막 한복판에서 교전을 벌이면서 제임스와 신뢰를 쌓는다. 그러던 중 그린 존 내에서 유조 탱크 폭발 사고가 나자 폭탄물 제거반은 현장 조사를 나가게 된다. ●오발탄(EBS 일요일 밤 11시) 가난한 집안의 가장 철호는 정신착란증을 앓고 있는 노모를 모시고 산다. 그의 아내는 만삭의 몸으로 생활고에 찌들려 살고, 남동생 영호는 한국전쟁으로 부상을 입고 제대한 청년으로 상이군인들과 어울려 다니며 울분을 어쩌지 못하고 폭발 일보 직전이다. 그의 여동생은 콜걸이며, 막내아들은 빈곤을 견디지 못해 신문팔이로 나선다. 철호는 만성 치통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치과에 갈 수 없는 비참한 상황이다. 견디다 못한 동생 영호는 마침내 권총을 마련해 은행을 털 결심을 한다. 병상에 누워 있는 노모는 제트기의 폭음 환청에 시달릴 때마다 벌떡 일어나서 ‘가자, 가자’ 하며 외친다. 아내는 출산 일이 되어 병원에 갔으나 난산 끝에 절명하고 마는데….
  • 포위된 카다피 ‘운명의 주말’

    포위된 카다피 ‘운명의 주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42년 철권 통치를 끝장내려는 반정부 무장세력이 25일 수도 트리폴리 외곽 도시를 장악하면서 카다피가 머물고 있는 트리폴리를 에워쌌다. 반정부 세력은 트리폴리 점령전을 위한 진격 속도를 내고 있어 리비아 사태가 다시 전환점을 맞았다. 반정부 세력은 동부 지역 베이다와 데르네에서 ‘이슬람 에미리트’ 성립을 선언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카다피 친위대가 트리폴리 시내에서도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는 등 살육전을 벌여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AP 통신은 “민간인 복장의 병사들이 예배를 마치고 거리로 나선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았으며 수그알조마 거리에는 시체들이 나뒹굴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자위야·미스라타 등 동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리비아의 대부분은 평온하고 정부 통제 아래 있다.”면서 “원유 시설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알이슬람은 터키TV CNN-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반군이 ‘이슬람 에미리트’ 성립을 선언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카다피 가문은 리비아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정부 무장세력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자위야까지 진격, 카다피 친위대 및 용병 수만명과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도시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트리폴리 동쪽으로 200㎞ 떨어진 제3의 도시 미스라타와 트리폴리 서쪽의 전략도시 주아라 등도 반정부 세력의 손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위야·주아라·미스라타 등 교전이 벌어진 트리폴리 주변 도시들에서는 미사일과 로켓 포탄, 수류탄 등이 동원된 사실상의 내전이 펼쳐졌다. 뉴욕타임스는 “자위야에서 반정부 세력이 카다피 친위대와 용병을 격퇴하면서 트리폴리의 관문에 교두보를 확보했다.”면서 “반정부 세력은 전투에서 100여명이 전사했지만 예상외의 강력한 화력을 과시하면서 혁명군의 위용을 과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이날 두 번째 긴급회의를 갖고 카다피 정권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 등 서방세계도 무력 개입을 포함한 다각도의 대응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리비아 피의 금요일]기도중 무차별 로켓포… 최악 유혈사태

    [리비아 피의 금요일]기도중 무차별 로켓포… 최악 유혈사태

    25일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 주변 외곽도시에서는 사실상 피의 내전이 펼쳐졌다.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 등 중부와 동부 지역을 장악한 반정부 세력은 이날 카다피가 있는 서부 트리폴리를 두고 서쪽과 동쪽에서 일제히 진격해 들어가며 카다피를 압박했다. 치열한 교전 끝에 트리폴리에서 단 50㎞ 떨어진 자위야를 반정부 진영에 넘겨준 카다피는 트리폴리 주변에 7만여명의 병력을 배치, 피할 수 없는 ‘최후의 일전’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전날 자위야에서는 친정부군이 많은 신도들이 모여 있던 이슬람 사원에 자동화기 등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해 100여명이 숨졌다. 임시 의료센터에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사들은 공격에 가담했다가 붙잡힌 군인 6명이 “시위대가 장악한 도시를 해방시키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전날 반정부 시위대에 이곳에서 떠나지 않으면 대량학살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자위야는 원유 수출과 생산의 주요 거점인 데다 수도와 가까워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이 때문에 이날 군은 자위야의 사원 이외의 장소에서도 시위대를 향해 기관총과 로켓 추진 유탄발사기를 사용하는 등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아들이 총에 맞았다는 한 여성은 “온 사방이 피투성이”라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반정부 세력도 그냥 당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시위대가 카다피에게 등을 돌린 군인들의 지원과 밀수하거나 군으로부터 빼앗아온 무기를 소지면서 불과 일주일여 사이에 ‘반군’으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소형무기뿐 아니라 로켓 추진형 유탄발사기, 대공포 등 중화기와 자동화 무기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제3의 도시 미스라타의 경우 시위대와 외국인 용병으로 구성된 무장 병력이 교전을 벌였고 결국 시위대가 승리했다. 한때 친정부 신문이었던 한 현지 언론은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타주라에서 아프리카 용병들이 비무장 상태인 민간인들을 향해 발포했다고 전했다. 카다피가 이날 지지세력에게 시위대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고 결국 내전 양상의 국지전이 곳곳에서 벌어진 것이다. 같은 시간 트리폴리 거리에는 각기 다른 군복을 입은 비정규군 수천명이 배치됐다. 특히 카다피의 용병부대인 ‘이슬람 범아프리카 여단’ 2500명도 동원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목격자들은 “외국인 용병을 포함한 카다피 친위병력이 트리폴리 주요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을 겁주기 위해 공중에 총을 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정부 건물 주변의 경호는 더욱 삼엄해졌고 시위 가담자를 찾기 위해 가정집과 병원을 불시에 검문하고 있다. 한 주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앉아 있는 게 마치 감옥에 있는 느낌”이라면서 “집 밖으로 나갔다가는 총에 맞을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이와 관련, 카다피 호위 세력인 리비아혁명위원회가 트리폴리에 있는 한 병원에 침입, 치료 중인 시위대원을 살해했다고 이탈리아 통신 MISNA가 보도했다. 특히 이들은 외신들을 의식, 살해 후 시신까지 가져가는 용의주도한 면을 보였다. 카다피 정부가 외부의 시선에 신경쓰는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포착된다. 수도 트리폴리 거리에 시신이 나뒹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정부는 이날 일제히 거리를 깨끗하게 치웠다. 이처럼 정부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짐에도 시위대는 오히려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카다피는 트리폴리 주변 북서쪽에 대한 통제력을 많이 상실한 상태다. 시위대가 가장 먼저 장악한 벵가지가 정부 기능을 대신할 자치위원회를 만든 것을 비롯, 구심점이 없었던 시위대는 나름대로 질서를 확립해 가고 있다. 이날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자위야의 경우 시위대는 군의 공격이 끝난 뒤에 다시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의 총알이 무섭지 않다.”면서 카다피를 향해 “떠나라.”고 외쳤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정부군과 시위대의 충돌을 통해 리비아 혁명이 튀니지나 이집트와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독재 정권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두 나라의 경우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젊은이들이 혁명의 중심이었다면 리비아에서는 좀 더 성숙하고, 반정부 활동을 해오던 이들이 시위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비아 시위는 헌법 제정과 법치를 요구하는 운동을 2~3년간 평화적으로 이끌어 온 변호사 연합체가 시작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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