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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또 ‘왕따’로 고양시 여중 2년생 투신해 중태, 박 양 아버지 “투신의 이유를 밝혀달라”

    [단독] 또 ‘왕따’로 고양시 여중 2년생 투신해 중태, 박 양 아버지 “투신의 이유를 밝혀달라”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여중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경을 헤메이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13일 경기 고양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박 모(15·가명)양은 10일 오후 6시40분쯤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 9층인 자신의 방에서 투신했다. 다행히 떨어지면서 조경수가 완충 역할을 해 목숨을 건졌지만 온 몸이 뒤틀린 상태로 골반 등이 골절돼 본래 상태로 회복이 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어머니 문모(42)씨는 “딸이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에 전화를 했는데 울면서 ‘내 말은 아무도 안 믿어. 선생님이 꼴도 보기 싫다고 해. 학교 다니기 싫어’라고 했다”면서 “ 딸을 다독여 외출하려고 방에 들어가보니 오간 데가 없었고, 열린 방충문 아래를 내려다 보니 우리 딸이 떨어져 있었다”고 밝혔다. 문씨는 “왜 우리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고 한 뒤에 투신을 하게 됐는지, 대체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교장과 담임 등에게 질문하려고 전화통화과 면담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어떤 성실한 대답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은 박 양의 아버지(42)가 지난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딸이 담임선생의 꾸지럼을 듣고 마음을 상처를 입어 투신자살을 시도했는데 대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고 싶다’고 하소연 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신문은 해당 중학교 교장에게 수차 전화를 하고 메모를 남겼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당시 박 양의 아버지는 ‘담임이 아이를 불러 ‘너 말은 모두 거짓말이고, 인간 말종에 나쁜년이다. 꼴보기 싫으니 나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 이에 대해 교육청 측은 “담임은 박 모양에게 폭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도 투신의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씨는 “우리 딸의 생활기록부를 살펴 보면 ‘차분하고 조용한 착한 아이’라고 쓰여 있다”면서 “문병을 온 친구들의 말 등을 종합하면 쉬는 시간에 늘 책상에 엎드려 있는 등 혼자였고, 언젠가는 같은 반 아이가 수학노트를 분실했는데 내 딸이 누명을 썼던 일도 있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문씨는 “ 내 딸이 ‘왕따’나 ‘은따’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박 양은 친구A가 “B가 C를 험담하는데, 네가 C에게 이 사실을 나에게 들었다고 하지 말고 전달하라”는 부탁을 받고 전달했다가 친구 A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바람에 1주일 동안 당사자들에게 사과를 강요 받는 등 곤욕을 치뤘다고 한다. 투신 당일에 수업시간에 2차례나 담임교사 등에게 불려가 2시간 동안 혼이 난 뒤 온몸을 떨고 울며 상담실을 나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양의 부모는 이 과정에서 담임뿐 아니라 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이 박 양에게 폭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양의 아버지(42)은 “우리 아이가 왜 뛰어 내렸는지 자초지종을 학교로부터 듣는다면 이처럼 억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들이 작성한 진술서와 CCTV 녹화영상을 입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12년 5월에도 사소한 오해로 말다툼을 벌이던 여중생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겠다며 교실 4층에서 투신해 중상을 입는 등 비슷한 사건이 반복해 일어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부고]

    ●최귀인(전 한국은행 은행감독원 검사총괄국장)씨 별세 정연(삼성전자 상무)씨 부친상 최정호(진에어 대표이사)유민수(스위치코퍼레이션 대표이사)안준모(화웨이 테크놀로지 상무)씨 장인상 강선주(서울고운미소치과 원장)씨 시부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5 ●임병태(전 중앙일보 체육부장·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레저운영본부 사장)병덕(자영업)병훈(자영업)병민(방송통신대 경기지역 행정실장)병희(전 삼성디스플레이 부장)씨 모친상 9일 용인 보정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7시 070-8858-9408 ●오수희(전 영암 장천초 교사)씨 별세 송영건(금성명다원 대표)씨 부인상 9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7시 (062)250-4470 ●전용원(대한석유협회 회장)씨 모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30분 (02)3010-2230 ●이범성(전 인하대 화학과 교수)씨 별세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5시 (02)3010-2291 ●정을진(무역업)영석(공무원)희석(경북대 학생처장)씨 모친상 박용기(전 구미여고 교장)홍성우(로켄스학원 원장)씨 장모상 9일 경북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53)200-6149 ●박무정(한국무역보험공사 프로젝트기획팀장)씨 모친상 10일 충북 영동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43)743-4499 ●김선영(전 국민연금 기금이사)씨 부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02)3410-6917 ●윤병희(한미약품 상무)씨 부친상 10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31)8003-4361 ●박중흠(대륙제관 회장)씨 별세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5시 45분 (02)2258-5940
  • 수교 후 불가리아 첫 방문… 또 北 절친국 찾는 尹외교

    외교부는 오는 14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우리 외교장관으로는 1990년 수교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불가리아를 찾는다고 9일 밝혔다. 윤 장관은 불가리아 소피아를 방문해 다니엘 미토프 외교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회담에서 “지난해 서울에서의 양국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점검하고, 에너지 인프라 및 과학기술분야 협력증진, 대북공조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증진 등에 대해 중점 협의할 예정”이라면서 “남유럽 주요국인 불가리아와의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최근 이란과 우간다, 쿠바, 러시아 등 북한 우방국을 중심으로 봉쇄외교를 펼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대외정책 연장선이라는 의미도 있다. 1948년 11월 외교 관계를 수립한 북한과 불가리아는 모두 구소련의 영향권 아래서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주불가리아 북한대사관은 발칸 지역 6개국을 겸임 주재하고 있는 등 지역 거점 공관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북한과의 안보, 군사, 경찰 분야 협력을 중단하기로 한 우간다 정부가 관련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우간다와 북한 간의 안보, 군사, 경찰 분야 협력 계약이 이달 말 종료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우간다 정부가 이를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을 북측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우간다에 50~60여명 규모로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및 인민보안부(경찰) 등 고문단에 대해 철수를 통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나이를 무색하게 했던 10년 전의 ‘혈기방장’은 아직도 그대로일까. 팔순에 접어든 그가 어떤 모습으로 손님을 맞을지 그려보며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빌라의 초인종을 눌렀다. “아유, 많이 덥지? 어서 와, 어서 와.” 문을 여는 그의 말투와 표정. 10년 전의 그가 다시 보였다. 한국은행 총재 시절(2002~2006년) 어떤 전임자들보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박승(80) 전 총재는 여전히 세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이봐 학생, 기껏 어려운 시험 봐서 합격해 놓고 왜 포기하려는 거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54년 2월 어느 날, 해군 제복을 입은 군인이 우리 집에 찾아왔다. 해군사관학교에 합격하고도 입교 절차를 밟지 않자 ‘등록을 서두르라’는 독촉장이 날아오더니 이마저도 반응이 없자 저 멀리 경남 진해에서 전북 김제의 깡촌까지 직접 사람이 달려온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대학에 가고 싶어요.” 이리공고 수석 졸업 예정자를 반드시 데려와 입교시키라는 해사 교장의 ‘특명’을 받은 그 군인은 나의 고집에 아주 난처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그가 끝내 임무 완수를 못 하고 돌아간 그날은 나의 힘겨운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내가 태어난 1936년, 호남 벽촌 마을에서 어느 집이라고 여유가 있었겠냐마는 우리 집은 특히 더 어려웠다. 아버지는 원래 한의사였는데 그건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일이고, 나를 보셨던 44세 때의 아버지는 가족의 기초 생계도 감당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가장일 뿐이었다. 치료하던 환자가 급사한 뒤 의술의 길을 포기했던 아버지는 그 후 평생을 한글 초서체 연구에 바치셨다. -1948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7㎞ 떨어진 이리공업중·고에 진학했는데, 결석을 밥 먹듯이 했다. 어떤 때는 모심고 김매느라고, 어떤 때는 산에서 땔감을 구해야 해서 학교에 못 갔다. 어머니 혼자 새벽엔 보리방아 찧고 낮에는 논일하고 저녁엔 길쌈해서 생계를 꾸리시다 보니 중·고교 6년 동안 수업료 때문에 가슴 졸이지 않은 때가 없었다. 당시에는 교문 앞에서 선생님이 불시에 수업료 납부 영수증 검사를 해서 영수증이 없으면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잦았는데, 그런 일을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을 못 내서 공부를 못 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일까.” 그렇게 터덜터덜 집에 와 보면 아버지는 어김없이 방 안에 틀어박혀 한글 서체와 씨름하고 계셨다. 어머니는 깨, 콩, 닭, 토끼를 이고 지고 5㎞ 떨어진 읍내에 가서 고생을 하시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중3 때 6·25전쟁이 났다. 전쟁이 터지고 얼마 후 인민군이 우리 마을에 들어왔다. 인민군들은 학생단체를 만들어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가입시켰다. 김일성 찬양 노래를 부르게 하고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켰다. 학생들 중 6명은 나와 같이 아침마다 기차로 통학하던 고2, 고3 형들이었다. 얼마 후 유엔군이 들어와 인민군이 퇴각했는데, 그 형들은 천생 ‘빨갱이 부역자’로 몰려 처형당할 판이었다. 결국 다들 산으로 도망쳤는데, 나중에 빨치산이 돼서 경찰서를 습격했다가 결국엔 몰살을 당하고 말았다. ‘내가 몇 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이렇게 개죽음을 했겠구나.’ 좌우 이념 대결의 허망하고 참혹한 결과를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이 집 아들 빨리 결혼해서 부모님 모시고 농사지어야 되겠네.” 동네 아낙이 무심결에 던진 말이지만 고3 졸업반인 내가 피해 갈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나 아니면 예순 넘긴 부모님과 여동생을 부양할 사람이 없었다. 우리 2남 4녀 중 형은 일찍 돌아가셨고 누나 3명은 출가한 상태였다. 하지만 농사꾼으로 남을 수는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게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군 사관학교였고 나는 그 중에서도 해사에 시험을 쳤다. -해사 입교를 포기하고 농사에 전념했던 그해, 가을 수확을 하니 먹고살 것 빼고 딱 쌀 다섯 가마가 남았다. ‘이 정도면 일단 대학에 등록할 수준의 돈은 되겠다.’ 이듬해 초 서울대 경제학과 입학시험을 봤다. 어머니가 싸 주신 찐 고구마 5개를 손에 들고 난생처음 서울행 기차를 탔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서울역과 남대문 주변의 살풍경은 60년이 지난 현재도 머리에 또렷하다. 곰탕집 간판을 보고는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 간판을 보고는 ‘떡 파는 곳’으로 오해했던 건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됐다. -55학번으로 서울대 합격을 했는데, 입학 때의 감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그래서 고등교육받는 게 가당치도 않은 시골 출신의 고학생일 뿐이었다. 서울에서 가정교사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러자니 고향집의 농사가 문제였다. 수시로 서울과 김제를 농사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이 이어졌고, 중·고교 6년 동안 그랬듯 학비와의 전쟁이 대학 졸업 때까지 이어졌다. -대학 졸업이 다가올수록 입학 때 가졌던 경제학 교수에 대한 바람은 더 절실해져 갔다. 그러려면 대학원에 진학해야 했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나의 선택은 돈을 벌면서도 배움을 이어 갈 수 있는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였다. -1961년 한국은행 배지를 달았다. 만 25세였다. 양복 한 벌을 18개월 할부로 사 입으니 세상이 마치 내 것 같았다. 얼마 후 5·16 정변이 났다. 정권을 잡은 군부는 동국대 옆에 중앙공무원교육원을 만들고 여기에서 사무관 이상 공무원과 교사, 교수, 기업인들에게 소정의 교육을 받도록 했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입행 첫해의 내가 여기에 강사로 위촉됐다. 매주 3~5시간씩 강의를 했는데, 모교의 교장 선생님과 대학 총장, 학장도 나의 강의를 듣는 상황이 됐다. 대학 은사 박희범 교수님께서 나를 추천했기 때문이란 건 강의를 시작하고 얼마가 지난 후에야 알았다. 경제기획론과 경제발전론을 가르치셨던 박 교수님은 비교적 진보적인 색채의 학자이셨는데, 혁명정부에서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는 역할을 맡으셨다. 교수님은 나중에 교육부 차관과 충남대 총장을 지내셨다. -운명을 바꾼 미국 유학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찾아왔다. 1968년 나는 남산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몇 날 며칠을 심하게 취조당했다. 일인즉슨 이랬다. 당시 우리나라는 무역적자가 대단히 심했는데 한국은행은 환율을 올려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폈다. 그러나 정부는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같이 뛴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서봉균 재무장관을 초청해 환율 인상 정책을 펴도록 설득시키기 위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원고 작성과 발표를 대리급 조사역에 불과했던 내가 담당했다. 그런데 다음날 조간신문 1면 톱에 당장이라도 정부가 환율을 대폭 올리는 듯한 기사가 났다. 국민과 기업들 사이에 혼란이 왔다. 얼마 후 중앙정보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행원부터 부총재보까지 담당자들을 모조리 연행해 갔다. 중앙정보부 분실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누가 멋대로 신문사에 원고를 넘겨줬느냐”는 추궁이 이어졌는데, 작성자인 내가 우선적으로 용의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후배 행원이 신문기자 친구에게 발설한 사실이 드러나 나의 혐의점은 벗겨졌지만, 어쨌든 나는 후배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으로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이게 한국은행 간부들에게 마음의 빚을 안겼다. “자네 혼자 책임을 지게 해서 미안해. 다음에 확실히 보상해 줄게.” -보상을 받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1년 한국은행 최초로 국외에 유학생 2명을 파견하게 됐다. 전체 행원을 대상으로 시험을 봤는데 나는 통계학에서 과락이 나와 탈락했다. 그런데 재시험 공고가 떴다. “어떻게든 박승 대리는 합격시키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이었다. -1972년 1월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캠퍼스)로 유학을 떠났고 2년여가 흐른 1974년 4월 석사와 박사 학위를 동시에 받아 왔다. 유학을 마친 뒤 은행에 복귀하고 나서 얼마 지나 두 군데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나중에 한국은행 총재를 하게 되는 이경식 당시 경제수석이 청와대에 들어와 함께 일을 하자고 했다. 이 수석은 한국은행 재직 때 나의 직속상관이었다. 또 하나는 남덕우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김재익 경제기획국장을 통해 타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자문단’의 단장 역할이었다. 당시 사우디는 ‘1차 오일쇼크’로 막대한 달러를 벌게 됐지만 경제 개발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우디 국왕은 경제 개발을 도와줄 자문단 파견을 한국에 요청했다. 나의 선택은 사우디였다. -사우디에서 1년 만에 돌아와 1976년 9월 한국은행에 사표를 내고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갔다. 교수 부임 직후에 쓴 ‘경제발전론’은 지금도 일부 대학에서 교재로 쓰고 있다. 교수가 되고 이듬해인 1977년부터 3년 동안은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경제 관련 사설을 썼다. 한 편 작성에 30분 정도밖에 안 걸렸는데 이게 소문이 나면서 다른 언론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 나와 함께 김학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 관련 사설을 서울신문에 썼다. 교수로서 경력을 쌓아가며 학교 안에서는 정경대학장과 대학원장을, 학교 밖에서는 국제경제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냈는데 1988년 뜻하지 않은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박 교수, 나랑 같이 한번 일해 봅시다.” 노태우 대통령이 그해 2월 취임을 앞두고 경제수석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만 52세였다. 노 대통령과는 이전에 일면식도 없었지만 다양한 언론 기고와 강연 활동 등으로 몇몇 경제단체에서 나를 천거했던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내가 맡았던 첫 번째 과제는 ‘200만호 주택 건설’ 공약의 실현이었다. 말이 200만호이지 엄청난 물량이었는데 막상 아파트를 지으려고 보니 서울 시내에는 땅이 없었고, 서울시 외곽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린벨트 밖으로 나가자.” 지도를 펴놓고 서울 세종로 사거리의 측량원표를 중심으로 반경 25㎞를 컴퍼스로 동그랗게 돌려 봤다. 25㎞ 이내로 한 것은 ‘지하철 1시간 이내’의 원칙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온 지역이 경기 분당, 산본, 평촌, 인천 중동 등 4곳이었다. 4대 신도시 추진이 확정되자 1988년 12월 노 대통령이 다시 나를 불렀다. “박 수석, 이제는 건설부 장관으로 고생 좀 해야겠습니다. 계획을 세웠으니 실행까지 맡아 주셔야지요.” -건설부 장관이 되고 나서 이듬해 서울 북쪽의 일산이 추가돼 5대 신도시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그해 여름이 되면서 나는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심각한 마찰에 부딪치게 됐다. 당시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평균 130만원대였는데 건축비는 170만원, 시장 가격은 250만~300만원 수준이었다. 사람들은 분양 당첨만 받으면 막대한 이익이 남는 구조였고, 건설회사는 낮은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날림 공사를 했다. 나는 대통령에게 분양가를 올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경제수석실의 반대가 심했다. 분양가를 올리면 집값이 더 뛴다고 했다. 대통령을 만나 건의했지만 “그 얘기는 이미 경제수석한테 들었다”고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구나.” 사표를 냈다. 다음날 사실상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게 1989년 7월이었고 이듬해 3월 신학기부터 다시 강단으로 돌아갔다. -2001년 3월 정년퇴임을 하고 이듬해 초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숱한 공직을 거쳤지만 2006년 3월 퇴임할 때까지의 한국은행 총재 4년간이 내 생애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성취를 이룬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전히 ‘한국은행을 가장 사랑한 총재,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인 총재, 경제와 민생을 위해 고뇌한 총재’의 3가지 이미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5남매를 결혼시키면서 4명을 청첩장 없이 보냈다. 첫째와 둘째 아이의 결혼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치렀더니 친구들이 “축의금 낼 기회를 좀 달라”고 해서 셋째 때는 200장을 찍었다. 그런데 역시 나의 생각과 맞지 않았다. 다시 넷째, 다섯째의 결혼은 순수 가족 행사로 치렀다. -내가 모은 재산은 언젠가는 전부 사회에 내놓고 갈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절부터 월급의 20%를 가난한 사람이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써 왔다. 모교인 백석초등학교에 도서관도 만들었다. 오래전에 장기 기증 서약도 마친 상태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된 데는 개인의 이익만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의 이익을 중시하는 자세가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박승 前 총재 중앙은행(한국은행)과 정부(청와대·건설부·공공기관)에서, 또 대학 강단(중앙대 경제학과)에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굽이굽이마다 굵직한 족적을 남겨 온 경제계의 원로다. 한국은행 총재 때 소신 있고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김제 백석초, 이리공업중·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 경제학 석사·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서울신문 논설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청와대 경제수석, 건설부 장관, 주택공사·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 [자치단체장 25시] 감천 세계 3대 교육도시 영광…다대포탐방로 부산 새 명소 각광

    [자치단체장 25시] 감천 세계 3대 교육도시 영광…다대포탐방로 부산 새 명소 각광

    이경훈(65) 부산 사하구청장은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조용조용하게 업무 지시를 한다. 권한 밖의 무리한 일은 시키지 않는다. 대신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고 피드백을 요구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의 공직 철학은 ‘섬김과 봉사’다. 직원들에게도 늘 이를 주지시킨다. 행정고시(22회) 출신으로 부산시 환경국장, 경제진흥국장,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단장, 부산시민공원조성추진단장, 부산시 정무부시장,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을 지냈다. 2010년 민선 5기 사하구청장 선거에 도전해 당선됐고 재선에도 성공했다. 이 구청장이 사하구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문화, 복지, 환경 등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전국기초단체장 공약실천계획서 평가 4년 연속 최우수(SA) 등급, 2015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특별상 동시 수상 등 각종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감천문화마을 조성, 다대포해수욕장 정비, 청춘카페 등 다양한 마을기업 운영과 함께 다대포 생태공원 조성, 장림포구 명소화 사업, 서부산장애인스포츠센터 건립, 근로자종합복지관 건립, 홍티예술촌 조성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동부산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산권 발전을 위해 서부산의료원 유치 등에 나섰다. 서부산 지역이 개발 중심에 자리잡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샘터공원’에 잊혀져 가는 도시 옛 모습 되살려 이 구청장은 “매사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원칙이 있다. 솥뚜껑을 일찍 열면 설익은 밥이 된다. 하나의 과제가 완성되기까지에는 시일이 필요하다. 직원들에게 이 점을 강조한다”면서 자신의 인생관과 구정 현안 등을 최근 털어놨다. 현장행정을 강조하는 이 구청장은 주민행사도 가급적 빠지지 않는다. 행사를 빛내 주려는 뜻도 있지만 ‘민원 수렴의 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날도 오후 3시 50분부터 2시간여 동안 현장 방문 시간을 가졌다. 신발이 젖을 정도로 제법 비가 내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대포해수욕장~몰운대 간 도로 개설 현장과 강변대로 수변 생태문화 탐조공간, 회화나무공원 등을 둘러봤다. 도로 개설 현장을 둘러본 이 구청장은 “안전사고와 공기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동행한 현장 소장에게 지시했다. 인근 다대포해수욕장 생태탐방로 현장에서는 나무로 만든 산책로 등을 걸으며 나무발판은 문제 없는지, 볼트 조임새는 느슨하지 않은지 등 꼼꼼하게 안전점검을 했다. 손창민 창조도시기획단장에게 “재해예방을 위해 현장을 자주 찾아 사전에 안전사고에 대비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생태탐방로는 지난해 말 다대포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의 하나로 완공됐다. 최근 입소문이 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대포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2008~2015)에는 국·시비 307억여원이 투입됐다. 다대포 해변공원,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다대포해변관리센터, 생태탐방로 등이 들어섰다. 그는 “생태탐방로는 낙조가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의 단골 촬영 장소로 꼽힌다”고 자랑했다. 구청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괴정 회화나무샘터공원을 찾았다. 이 공원은 옛것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이 구청장의 의지가 담긴 ‘작품’이다. 직접 빨래터 수도꼭지를 틀어 보고 물이 잘 나오는지 점검했다. 바닥 보도블록 하나가 삐걱거리는 것을 발견하고는 조치하도록 했다. 수령 650여년의 회화나무와 샘터, 빨래터가 있는 괴정 회화나무 샘터공원은 개발의 물결 속에 잊혀 가고 있는 도시의 예전 모습을 복원했다. 그는 “국비 34억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2230㎡ 규모의 공원을 조성했는데 사하구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이곳의 한 주민은 “공원이 조성되고 동네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만족해했다. ●공원 자전거 보관대 설치안엔 “현장 보고 판단” 이날 일정에도 주민행사가 많았다. 오전 결재를 마친 이 구청장은 사하구미용지회 정기총회, 당리동 경로잔치, YK스틸 사랑의 지원금 전달식 행사 등 3건의 지역 행사장에 참석, 격려하고 축사를 했다. 낮 12시 한 뷔페식당에서 열린 당리동 경로잔치에서 그는 “어르신들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십시오”라는 덕담과 함께 애창곡인 ‘울고 넘는 박달재’와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을 열창해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요즘 이 구청장은 들떠(?) 있다. 점심을 마친 뒤 집무실에서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열린 ‘국제교육도시연합 세계총회’에서 발표할 자료를 검토하느라 30여분을 보냈다. 이 구청장은 현지에서 그가 열정을 쏟고 문화와 예술을 입혀 재생한 감천마을의 성공 사례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영어로 의사 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영어 발표라 나름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짬짬이 발표문을 소리 내 읽는 등 연습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수상 사례 발표자로 선정돼 3500유로(약 500만원)를 지원받고 가게 돼 경비를 절약하게 됐다”고 살짝 말했다. 회의 주재하는 모습을 보면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그대로 나타난다. 공식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이날 오전 9시 구청에서 열린 실·과 소속 간부 전원이 참석한 간부회의. 기획실의 현안 보고를 시작으로 다대도서관까지 40개의 각 부서 책임자 보고가 30여분간 이어졌다. 이 구청장은 보고 중간에 칭찬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이월남 경제진흥과장이 “감천문화마을 ‘꽃차용 꽃차 만들기 기초과정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구청장은 “신선한 아이디어다. 감천마을에 야외 텃밭을 조성해 꽃을 심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 관광객 유치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 상징적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계획을 만들어 보라”고 지시했다. 서은교 교통행정과의 다대포 해변공원관리센터 자전거 보관대 설치안에 대해서는 “해변공원로에서 자전거를 타면 보행자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오후에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보고 판단하자고 말했다. 업무보고가 끝나자 최근 지역 중학교 교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수렴한 민원을 설명하고 해당 부서에 대책 등을 강구할 것을 지시하고 회의를 마쳤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나토 ‘아나콘다’ 러에 무력 시위

    나토 ‘아나콘다’ 러에 무력 시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6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압박성 무력시위다. 이에 맞서 러시아도 군사력 증강을 추진해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냉전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전투기 105대·병력 3만여명 투입 AFP 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과 폴란드를 비롯한 나토 회원국과 우크라이나 등 24개국은 총 3만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해 ‘아나콘다’로 명명된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열흘 일정의 이번 훈련에 미군 1만 4000여명, 폴란드군 1만 2000여명, 영국군 800여명 등이 참가하며 전투기 105대와 군함 12척 등 약 3000대의 군사 장비가 동원됐다. 아나콘다 훈련은 나토와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견제하고자 2006년부터 2년마다 폴란드에서 정례적으로 개최해 왔다. 올해 참가 병력을 2년 전(1만 2500여명)보다 2배 이상 늘린 것은 러시아로 인한 군사적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판단에서다.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반도를 무력 병합한 이래 러시아는 유럽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옛 소련이 주도하던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일원이던 폴란드는 소련이 해체된 지 7년 만인 1999년 체코, 헝가리 등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에 가입했다. 2004년에는 소련에서 독립해 나온 발트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도 나토에 가입, 러시아로서는 옛 위성국과 종속국들이 자국을 향해 칼끝을 겨누는 형국을 맞았다.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 시리아 내전 개입 등을 통해 서방을 꾸준히 자극해 왔다. 군사 도발도 빈번하게 일으켰다. 지난달에도 러시아는 폴란드 상공에 무인기를 띄운 데 이어 발트해 상공에서는 군용기를 식별 신호를 전달하지 않은 채 비행시켜 에스토니아에 배치된 영국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새달 나토 정상회의서 추가 주둔 논의도 올해 사상 최대 규모 훈련으로 나토가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셈이다. 안토미 마크에레비치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이날 개막식에서 “이번 훈련의 목적은 동맹의 동부 지역 방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8~9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폴란드와 발트 3국에 나토군이 추가로 주둔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등 러시아 옥죄기에 들어간다. 미국은 지난달부터 루마니아에서 미사일방어(MD) 기지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폴란드에도 유사한 MD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도 강경 태세다. 연말까지 영토 서부와 남부에 육군 3개 사단을 증강하고 폴란드와 인접한 칼리닌그라드에 사거리 280~400㎞의 이스칸더(SS26)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6일 모스크바에서 티모 소이니 핀란드 외교장관과의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서방의)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고자 정책을 취하는 것도 러시아의 주권”이라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란·우간다·쿠바 이어 러 껴안기 ‘北우방’ 공략… 北고립 포위작전

    이란·우간다·쿠바 이어 러 껴안기 ‘北우방’ 공략… 北고립 포위작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쿠바에 이어 오는 12~14일 러시아를 방문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시작으로 정부가 외교의 초점을 ‘북한 포위 및 고립’에 맞추고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윤 장관이 13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한·러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한반도 문제와 지역 정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에 총력을 기울인 정부는 지난 4월부터 북한의 우방국들을 상대로 공세적인 외교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앞세우고, 경제협력을 지렛대 삼아 적극적인 교류의 손을 내밀고 있다. 그 시작은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이다. 북한과 오랫동안 군사적 협력을 도모해 온 이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경협은 물론 이슬람 문화를 존중해 ‘히잡’까지 착용하는 배려를 보여 현지인들의 마음을 훔쳤다. 이어 북한과 공산권 동맹으로 돈독한 관계인 몽골의 대통령을 한국으로 초청해 극진히 대접하는 성의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의 안방으로 불리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차례로 방문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하며 북한 옥죄기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 같은 전략은 윤 장관에게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대한민국 외교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의 ‘형제국’인 쿠바와 외교장관회담을 갖는 등 북한으로서는 매우 아픈 곳을 건드렸다. 이런 면에서 윤 장관의 러시아 방문은 대북 봉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외교적 공세는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며 “북한이 대북 제재를 상쇄시키기 위해 국제사회로 나갈 수 있는 곳은 비동맹 외교라든지 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들인데 이들을 정부가 미리 공략함으로써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 철강 등 무역통상 분쟁, 북핵 해법 등에서 사사건건 충돌하는 양상이 우리 정부의 대북 포위 전략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미국에 불만을 품은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면서 북한의 숨통을 틔워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여 미국과 대항하는 구도를 만들 것”이라며 “이미 그런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촘촘한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한국으로서는 매우 안 좋은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8~9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대북 제재 공조를 다잡는 노력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북한도 우리 정부의 포위 전략에 맞서 공산권 국가들을 상대로 외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태복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베트남에 이어 지난 6일 라오스를 방문했다. 앞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달 17~26일 적도기니를 방문했다.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도 지난달 31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도 지난달 24일 쿠바를 방문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월세살이’ 자동차 정비공 3000만원 장학금 내 놔

    ‘월세살이’ 자동차 정비공 3000만원 장학금 내 놔

    월세방에서 어렵게 사는 40대 자동차 정비공이 고향 후배들을 위해 3000만원을 내놔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쯤 충북 괴산고등학교에 40대 남자가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왔다. 정비공 작업복을 입은 이 남자는 청주시 신봉동의 한 자동차정비소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송한영(45)씨였다.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한 송씨는 “고향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5만원권으로 현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송씨의 고향은 괴산군 소수면 아성리다. 이 돈은 송씨가 수년 전 지인에게 거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해 포기하고 있던 것 가운데 일부를 최근 받은 것이다. 송씨는 거액을 기부하면서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학교 측에 수차례 당부했다. 송씨는 학교 측의 끈질긴 요구에 사진 한 장만 찍고 연락처도 남겨 놓지 않은 채 바로 학교를 빠져나왔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교와 고향 후배들을 생각하는 송씨의 선행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최근 이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괴산고는 송씨의 기탁금을 일단 이율이 높은 정기예금 상품에 예치할 계획이다. 이후 ‘송한영 장학회’를 설립해 운영하기로 했다. 괴산고 전원태 교장은 “송씨의 뜻에 따라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며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잘 전달하겠다”며 “송씨의 장학금이 학생들이 미래의 리더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강사가 출제 내용 유출한 수능 모평, 무너진 신뢰… 공정성 회복하려면

    A:“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진으로 합류하시면 어떤 문제를 내실 건가요?” B:“고전시가에서 OO를, 현대소설에서는 XX를 낼까 합니다.” 학교 교장과 교사의 대화라면 문제가 없어보이지요. 하지만 A를 유명학원 강사, B를 수능 6월 모의평가를 출제한 교수라고 가정해봅시다. 그것도 수능 전에 이뤄진 것이라면요. 엄청난 일일 겁니다. 수능은 한 문제 만으로도 등급이 나뉘고, 수험생들의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죠. 하지만 얼마 전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지난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한 6월 수능 모의평가 국어 영역의 출제 내용이 상당 부분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평가원은 유명 입시학원 국어강사 이모(48)씨가 모의평가 전 강의했던 내용이 모의평가에 그대로 출제돼 지난달 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씨는 학생들에게 모의평가 국어 영역에서 중세국어 문제가 비(非)문학 지문으로 나온다고 ‘예언’하고 고전시가, 현대소설에 나올 지문까지 정확하게 맞췄습니다. 수학에서도 이런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시험 출제 닷새 전인 지난달 27일 한 인터넷 대입 커뮤니티에는 “수학 영역에서 21번은 미분, 30번은 적분, 29번은 평면운동이 나온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대로 출제가 됐습니다. 한 교사는 “미분, 적분, 평면운동은 시험에 필수로 출제되는 내용이고 주로 뒷부분에 배치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3개 문항의 번호까지 정확히 맞히긴 불가능한 일”이라며 우연이라 보기엔 어렵다고 했습니다. 학생들 처지에서 이른바 ‘적중률’이 높은 강사는 실력이 뛰어난 강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능 한 문제로 등급이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로선 학교 수업보다 적중률 높은 강사의 수업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일부는 ‘모의평가인데 뭐 어떠냐’는 반응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원이 매년 6월, 9월 두 차례 주관하는 모의평가는 일반 수능 학력평가와 무게가 많이 다릅니다. 평가원은 이 두 시험을 가지고 11월 수능의 난이도를 조절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려고 6월, 9월 모의평가 출제진을 11월 수능 출제에 포함시킵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평가원이 유출 사실을 알고도 모의평가를 강행한 것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일이 학생과 학부모를 크게 실망시켰다는 점을 곱씹어봐야 합니다. 유출 논란 기사 댓글에는 “돈 있는 사람들이 뭔 짓을 못하겠느냐”는 푸념들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비교과 활동으로 평가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면서 대입에 대해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공정하다고 평가받는 수능에서조차 이런 문제가 터진 것이니 그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유출 사건을 그저 문제가 된 강사를 조사하고 적당한 선에서 결론짓는다면 이런 일은 계속해서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오히려 해당 강사나 학원 등은 정보 수집에 탁월한 학원으로 소문이 날 수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수사의뢰를 받고 언론이 문제를 거론하자 뒤늦게 나선 경찰과, 이번 일의 심각성을 여전히 깨닫지 못하는 것 같은 평가원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번 일의 전모를 모두 밝혀내고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여전히 요원해 보입니다. gjki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청춘은 해외로, 노년은 즐겁게…신바람 공동체, 새바람 논산

    [자치단체장 25시] 청춘은 해외로, 노년은 즐겁게…신바람 공동체, 새바람 논산

    ‘따뜻한 공동체’. 재선인 황명선(50) 충남 논산시장의 핵심 정책이다. 신자유주의의 살벌한 생존경쟁으로 대도시의 젊은이들도 추풍낙엽처럼 낙오하는 터에 자신을 희생하며 그들을 키워 도시로 보낸 농촌의 늙은 부모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황 시장은 “나를 아들처럼 생각하던 어르신이 숨진 뒤 2주일 만에 발견됐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회가 됐다”며 “어릴 적 전기도 안 들어와 호야등(남포등)으로 밤을 밝히며 찢어지게 살았어도 서로 의지하고 살았다. 이런 공동체를 되살리지 않으면 사람이고 마을이고 다 망가진다”고 했다. 논산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황 시장을 배출한 데 이어 지난 4·13 총선에서 6선의 이인제 대신 김종민 후보를 당선시켰다. 셋 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86세대’ 젊은 정치인이다. 줄곧 보수를 선택한 시민들이 개혁적인 인물로 바꾸고 새바람을 기대하는 것이다. 황 시장은 이에 답했다. 미래 인재를 키우는 ‘글로벌 인재양성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올해 처음 도입했다. 대부분 제주도로 떠나는 고교 수학여행을 모든 학생이 중국 상하이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전국 처음이다. 황 시장은 “상하이는 우리 조상이 독립운동을 한 곳이고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부상해 학생들이 느끼고 배울 게 많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재를 있게 한 노·장년 세대를 보살피고 청소년들이 빛나는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달 24일 오후 3시 30분 강경상고 ‘글로벌 현장체험 안전교육’으로 가는 시장 관용차에 동승했다. 황 시장은 학생을 마주칠 때마다 하이파이브했다. 2학년생 80여명이 지난달 30일부터 3박 4일 해외여행을 떠날 마음에 들떠 강당 의자에 앉아 있었다. 황 시장은 인사말에서 “상하이에 가서 윤봉길의사기념관을 보면 울림이 있다. 나도 갔었는데, 우리 직원들이 눈물을 흘리더라. 우리 역사를 배우고, 경제의 중심지로 떠오른 상하이를 통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수 있을 거다”고 격려했다. 2학년 2반 윤채영(17)양은 “태어나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다. 다른 나라를 볼 수 있다니 벌써 설렌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시장이 단상을 내려오자 기호엽(58) 교장은 “우리 학생 절반 이상이 수학여행을 못 갈 형편인데 시장 덕분에 다 가게 됐다”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황 시장이 전국 강경상고 동문회 등과 일일이 연락해 지원을 끌어낸 것에 고마움을 표했다. 물론 비용의 3분의1은 시가 지원한다. 국내로 갈 경우 드는 40만원은 자부담하고, 1인당 20만원씩 예산을 지원해 해외로 바꾼 것이다. 12개 고교 2년생 1567명에 인솔 교사, 119구급대 등 1700여명이 지난달 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학교별로 상하이로 3박 4일간 수학여행을 떠난다. 모두 3억여원의 시비를 들였다. 황 시장은 단 한 명도 못 가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회와 동창회 등을 만나 자부담 몫을 지원하게 했다. 황 시장은 이날도 새벽 3시와 5시에 각각 상하이로 떠나는 연무대기계공고와 논산고 학생을 배웅했다. 각 학교는 연합 카톡방과 학교별 카톡방을 만들어 정보를 교환한다. 여행을 앞둔 기대와 여행 중 사진, 귀국 후 감상문이 넘쳐난다. 학부모가 들어와 격려도 한다. 각 학교는 단순 여행에 그치지 않도록 현지에서 토론회를 열고 귀국한 뒤 소감문을 받는다. 황 시장은 “많은 국·도비 확보로 이런 지원을 할 수 있었다”며 “내가 시장이 된 2010년 3800억원이던 세외수입이 지난해 6200억원으로 늘었다”고 자랑했다. 그는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세일즈맨이 될 것을 주문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황 시장은 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19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다. 논산 대건고를 졸업하고 해병대를 제대한 뒤 삼수 끝에 국민대 토목환경공학과에 합격했다. 같은 대학에서 행정학 석·박사도 땄다. 그는 “1995년 서울시장에 출마한 조순 후보의 공약을 만들면서 정치에 입문했다”며 “서울시의원 등을 하다 논산시장에 출마해 한 번 실패한 뒤 당선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강경상고 방문 후 곧바로 오후 4시 20분 ‘동고동락 공동체’ 현판식이 열리는 노성면 송당리로 떠났다. 독거노인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살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건강도 살피고 한글도 가르친다. 509개 마을 중 19곳이 우선 선정됐다. 황 시장은 마을회관에 도착하자 마중 나온 할머니와 손잡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왔던 ‘반갑구만~’ 인사법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다과상 앞에 둘러앉아 박수로 맞는 주민들에게 “요즘 ‘시장님 땅 좀 사줘요. 외지인이 땅을 사 길을 막는다’는 주민들 민원이 자주 들어온다”면서 “힘이 들어도 같이, 즐거워도 같이하는 따뜻한 공동체를 함께 만들자”고 말을 뗐다. 이어 “혼자 된 지 15년이 됐는데 울며불며 살았다. 여기서 이웃과 함께 살겠다”는 할머니 손을 잡아줬다. 또 건강체조를 선보인 황 시장은 “논산시에 65세 이상이 2만 7000명 사는데 8500명이 독거노인”이라며 식단까지 관리해 장수마을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글학교 참여도 독려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복숭아와 딸기 농사를 지어 2남 3녀를 기르신 어머니가 올해 90세다. 몇 년 전 평생 한이었던 한글을 깨우치고 펑펑 우시더라.” 황 시장은 “어머니가 글을 배워 첫 편지를 보내면서 ‘막내야, 초심을 잃지 말고 시장 일을 잘해라’고 써 이를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배움의 의미를 전달하려고 애썼다. 설명회가 끝나자 그는 주민들과 함께 ‘따뜻한 공동체 동고동락’이라고 새겨진 원형 동판을 마을회관 벽에 부착했다. 황 시장은 “올해 안에 동고동락 공동체 마을을 300곳으로 늘려 예전처럼 이웃이 큰 힘이 되는 지역 사회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국어 수업 인기 드라마도 상종가…한류 ‘거침없이 하이킥’

    ‘롤링스톤스 공연에 샤넬 패션쇼까지.’ 미국과 쿠바가 2014년 12월 관계 정상화 추진을 선언하고 지난해 7월 54년 만에 재수교한 뒤 미주 대륙 유일의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기자는 지난해 3월 양국의 관계 정상화 추진 발표 100일에 맞춰 쿠바를 방문, 이 같은 변화를 몸소 체험했다. 당시에는 미 정부가 쿠바 여행을 전면 개방하지 않았고 인프라 투자도 초기 단계였으나 1년여가 지난 지금 여행객이 급증하고 외국 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등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활기를 띠고 있다. 각종 공연과 행사도 봇물을 이뤄 쿠바의 개혁·개방 무드를 실감케 한다. 이런 가운데 윤병세 외교장관의 쿠바 방문은 쿠바 내 한류 확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쿠바인에게 휴대전화 등 한국산 제품은 물론 한류 드라마, 한국어 등 한국 문화는 이미 친숙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중순 워싱턴DC를 떠나 멕시코를 거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발을 딛기 위해 지불한 비행기 왕복 티켓 값은 1500달러(약 178만원) 수준이었다. 당시 미국은 언론·시민단체 등 정해진 목적의 방문만 허용했고 아바나로 가는 비행기 편수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사실상 모든 미국인이 쿠바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고 항공 편수도 늘어나 500달러 정도로도 쿠바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관광객의 증가로 미국은 지난달 50여년 만에 아바나로 향하는 크루즈선 여행을 재개했다. 지난해 쿠바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79% 늘어난 14만 5000명을 기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3월 말 역사적 쿠바 방문은 쿠바의 개방을 한층 더 가속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쿠바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쿠바를 찾은 영국 록밴드 롤링스톤스 콘서트와 프랑스 브랜드 샤넬 패션쇼를 보며 열광했다. 할리우드 영화들도 쿠바의 고풍스러운 건물과 자동차를 배경으로 촬영에 열을 올렸다. 쿠바의 개혁·개방이 외교·경제적 문호 개방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자는 지난해 쿠바 취재에서 참관한 한국어 수업을 비롯,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한류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바나 국제박람회 한국관을 확대하고, 한·쿠바 영화제와 도서전 등을 통해 한국이 쿠바에 더욱 친숙하게 다가간다면 한국과 쿠바의 수교도 머지않은 시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양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마지막 절친마저… 北에 ‘생존 위한 개방’ 압박

    마지막 절친마저… 北에 ‘생존 위한 개방’ 압박

    “北, 절친국 南과 밀착에 긴장…주민들 변화 요구도 거세질 듯” 5일(현지시간) 사상 첫 한·쿠바 외교장관 회담을 가장 충격적으로 바라볼 국가는 아마 ‘북한’일 것이다. 북한은 ‘반미’를 기치로 쿠바와 오랫동안 유대를 다져 왔고, 정치·군사적으로 돈독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턱밑에서 사회주의 깃발을 고수한 쿠바는 반미를 ‘국시’(國是)로 내세운 북한과 더불어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런 쿠바가 그동안 적대 관계였던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교류와 협력에 나선 것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이 개방’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기에 북한에 주는 메시지는 그만큼 강력할 수밖에 없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은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단절됐던 한·쿠바 관계가 서서히 본궤도에 진입하는 신호탄 격이다. 사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왔다. 1997년 당시 유명환 외교부 미주국장이 한국의 고위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이후 2005년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쿠바 아바나에 무역관을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쿠바 정부 문화사절단이 한국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처음으로 방한했다. 우리 정부의 쿠바 ‘공들이기’는 북한과 가까운 이란과 우간다 등에 대한 외교 노력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쿠바의 ‘형제국’ 북한이 느끼는 압박과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마지막 남은 혈맹인 쿠바의 변화에 대해 북한으로서는 매우 불쾌할 것이고 또 적지 않은 근심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북한 지도부가 변화를 거부하는 동안 일반 주민들의 변화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기에 이래저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윤병세 장관이 “다양한 후속 협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외교장관 회담 이후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는 쿠바와의 다양한 협력사업 개발을 통해 공통의 분모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 대응이다. 윤 장관은 회담에서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해안선 침식에 대한 쿠바 측의 대응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기후변화 협력사업에 기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브루노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에 대한 기대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는 해안선 침식 대응을 위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쿠바 및 카리브국가연합(ACS) 사무국 측과 올해 하반기부터 기여 방안에 대해 실무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회담 후 한인후손회관인 ‘호세 마르티 한국 쿠바 문화클럽’을 방문해 안토니오 김한 한인 후손 회장에게 “후손 여러분이 문화교류 등을 통해 양국 국민 간 마음과 마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바 한인 사회는 1905년 멕시코 유카탄으로 이주했던 한인 중 일부가 쿠바로 건너오면서 처음 뿌리를 내렸다. 현재는 1119명의 한인 후손들이 쿠바 각지에 거주하고 있다. 아바나 공동취재단 서울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단독] “한밤, 학생 아빠 상담 요청에 가보니 술자리…혼자 관사 있을 때 나오라고 발로 문 차기도”

    “피해 여교사는 좁은 섬에서 학부형들과 불편하게 지내면 안 된다는 압박감 때문에 거절도 못하고 술을 마시다 변을 당한 것 같아요.” ●“힘센 학운위원 스킨십에 놀라 비명” 전남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교사로 2곳 이상의 섬에서 5년간 관사 생활을 한 여교사 A(28)씨는 “정도 많고 잘해 주는 학부모도 많아 서로 친하게 지냈지만, 학부형들이 잘해 준다면서 여교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고 말했다. “아이 일로 상담하고 싶다”며 학부형이 밤늦게 부르는 일도 적지 않았다. 밤 11시에 황급히 당구장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서둘러 가 보니 술판을 벌여 놓고 “술 한잔하고 가라”고 하는 일도 있었단다. 기상악화 등으로 뭍에 나간 동료 교사들이 섬에 돌아오지 못해 혼자 관사에서 밤을 새울 때는 일부지만 섬 주민들이 문을 발로 차면서 나오라고 할 때도 있었다. 현재는 뭍에서 교사 생활을 하는 A씨는 “이런 일을 겪고 그 부인에게 ‘남편께서 아이 일로 상담한다며 밤에 연락해 온다’고 넌지시 문제점을 알렸음에도 ‘선생님이 예뻐서 그런가 보네요’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려 대책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밤늦은 시간에 걸려 오는 전화를 받지 않으려 해도 3~4번씩 연달아 전화가 오면 ‘혹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걱정 때문에 받는데, 그 내용은 ‘밖으로 나와 함께 어울리자’는 학부형들의 요구였다고 회상했다. ●“교장·교감 알아도 참으라고…” A씨는 “섬에서는 학교운영위원들의 힘이 가장 센 것 같다. 회식 후 노래방까지 끌려가고, 여교사가 술 따르는 것을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상황을 모면하려고 옆에 있는 교장·교감이나 상급 선생님에게 눈치를 주어도 그냥 참으라는 지시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스스럼없는 스킨십에 놀라 비명을 지르기도 했단다. A씨는 “바닷가 관사는 소금기에 부식 속도가 빨라 허름했고, 술 좋아하는 학부형들이 술자리 합석을 자주 요청해 항상 위험스러웠다”고 씁쓸해했다. A씨는 “섬 관사 생활이 너무 힘들고 무서워서 부모님에게 고통을 호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안장치 설치 요구 “예산 없다” 묵살 지난해 37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한 이모(62)씨는 “1982년에도 해남 모 중학교 여교사가 주민 3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해 후유증으로 결국 사표를 썼는데 34년이 지나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군사부일체’를 기대할 수 없는 사회에서 여교사들의 관사를 학교 근처로 옮기고, 보안 장치 등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예산 문제로 늘 묵살돼 패륜범죄가 반복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첫 외교장관회담 이례적 75분…韓, 쿠바에 수교 러브콜

    양국 관계 정상화까지 갈지 관심 5일(현지시간) 윤병세 외교장관과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 간의 첫 양국 외교장관회담에서 우리 측이 쿠바 측에 사실상 강력한 수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양국 관계가 정상화 될지 주목된다. 한·쿠바 외교장관회담은 아바나 시내의 쿠바 정부 건물인 ‘컨벤션궁’에서 당초 예정됐던 30분을 훌쩍 넘긴 75분간 진행됐다. 윤 장관과 로드리게스 장관은 2013년 9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한·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면담한 적은 있지만 양국 간 공식 외교장관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앞으로 고위급 교류 등을 통해 다양한 차원의 후속 협의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회담 후 공동취재단에 “우호적이고 진지하며 허심탄회한 가운데 회담이 진행됐다”면서 “양국이 가진 잠재력을 더욱 구체화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점을 제가 강조했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 측의 생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잠재력을 구체화할 시점’이라는 언급은 수교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쿠바가 ‘형제국’인 북한을 의식한 탓인지 회담은 취재진에 단 1분간만 공개됐다. 쿠바 측은 당초 한·쿠바 외교장관회담을 한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의 한국말은 통역이 스페인어로 전달했고, 로드리게스 장관의 스페인어 발언은 영어로 통역됐다. 윤 장관은 쿠바 측의 마음의 문을 여는 데 주력했다. 윤 장관은 쿠바의 혁명가이자 독립영웅인 호세 마르티의 시 ‘관타나메라’를 언급하며 아늑하고 포근한 쿠바의 정경이 인상 깊다는 소감을 전했다. 윤 장관은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개인에게는(한 인간으로서) 하나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를 위한 위대한 발자국”이라는 역사적 명언을 인용하며 한·쿠바 관계에서 한국 외교장관의 첫 쿠바 방문의 의미를 강조했다. 회담에 배석했던 우리 정부 관계자는 “쿠바 측이 매우 좋아했다”며 “우리 쪽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다했고, 쿠바 측은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쿠바에서 귀국하는 대로 러시아 방문에 나설 예정이다. 윤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 측과 북핵 문제, 양자 문제, 지역 현안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나 공동취재단 서울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윤병세 장관, 한-쿠바 조만간 외교회담 이어 러시아 첫 방문

    윤병세 장관, 한-쿠바 조만간 외교회담 이어 러시아 첫 방문

    5일(현지시간) 쿠바와의 첫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윤병세 외교장관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윤 장관의 러시아 방문은 그가 2013년 외교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처음으로 빠르면 이달 내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장관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우간다 방문과 자신의 쿠바 방문에 이어 러시아 방문을 통해 대북 압박 외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의 최근 방중을 통한 북중 대화 가동을 계기로 대북제재 공조 이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확고한 공조체제 유지를 위해 러시아를 다잡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측은 최근 다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주한미군 배치 문제에 대해 거듭 반대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병세 외교장관 “허심탄회했던 한·쿠바 회담···수교 가능성 시사

    윤병세 외교장관 “허심탄회했던 한·쿠바 회담···수교 가능성 시사

    한국 외교수장 최초로 쿠바를 방문한 윤병세 외교장관은 5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의 정부 건물 ‘컨벤션 궁’에서 쿠바와의 첫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양국이 가진 잠재력을 구체화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수교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예정시간(30분)을 훌쩍 넘긴 75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윤 장관은 “매우 우호적이고 진지하게,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이 진행됐다”면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장관은 지난 4일 쿠바에서 열린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정상회의를 통해서 보여 준 쿠바 측의 배려와 이례적으로 긴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이심전심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다”면서 “향후 다양한 레벨(차원)의 후속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ACS 정상회의에서 카리브해 지역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을 피력하고 지속가능한 개발 등에 한국 정부가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간 공식 첫 외교장관회담인 만큼 윤 장관은 회담 때 “‘개인으로서는 하나의 작은 발자국이지만 인류를 위한 위대한 발자국’이라는 닐 암스트롱의 말을 제가 인용했다”면서 “이번에 제가 온 길이 비교적 제대로 된 길이 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40대 자동차 정비공 고향 학교에 3000만원 전달

    40대 자동차 정비공 고향 학교에 3000만원 전달

    월세 방에서 어렵게 사는 40대 자동차 정비공이 고향 후배들 위해 3000만원을 내놔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쯤 충북 괴산고등학교에 40대 남자가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왔다. 정비공 작업복을 입은 이 남자는 청주시 신봉동의 한 자동차정비소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송한영(45)씨 였다.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한 송씨는 “고향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5만원권으로 현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송씨의 고향은 괴산군 소수면 아성리다. 이 돈은 송씨가 수년 전 지인에게 거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해 포기하고 있던 것 가운데 일부를 최근 받은 것이다. 송씨는 거액을 기부하면서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학교 측에 수차례 당부했다. 송씨는 학교 측의 끈질긴 요구에 사진 한장만 찍고 연락처도 남겨놓지 않은 채 바로 학교를 빠져나왔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교와 고향 후배들을 생각하는 송씨의 선행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최근 이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괴산고는 송씨의 기탁금을 일단 이율이 높은 정기예금 상품에 예치할 계획이다. 이후 ‘송한영 장학회’를 설립해 운영하기로 했다. 괴산고 전원태 교장은 “송씨의 뜻에 따라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며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잘 전달하겠다”며 “송씨의 장학금이 미래의 리더로 학생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단독] “술자리 나오라”는 학부모 전화에 시달린 섬마을 여교사의 5년간 관사생활

    [단독] “술자리 나오라”는 학부모 전화에 시달린 섬마을 여교사의 5년간 관사생활

    “피해 여선생님은 좁은 섬에서 학부형들과 불편하면 안된다는 압박감 탓에 제대로 거절도 못해 술을 마시다 변을 당한 것 같아요.” 전남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교사로 2곳 이상의 섬에서 5년간 섬 관사에서도 생활한 여교사 A(26)씨는 “정도 많고 잘해주는 학부모도 많아 서로 친하게 지냈지만, 섬에서는 학부형들이 잘해준다면서 여교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이 너무나 빈번했다.”라고 했다. “아이 상담을 하고 싶다”며 남자 학부형들이 밤늦게 부르는 일은 적지 않았다. 밤 11시에 황급한 목소리로 당구장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서둘러 가보니 술판을 벌여놓고 “술 한잔하고 가라”고 하는 일도 있었단다. 기상악화 등으로 뭍에 나간 동료 교사들이 섬에 돌아오지 못해 혼자서 관사에서 밤을 새울 때는 일부지만 섬주민들이 문을 발로 차면서 나오라고 하는 때도 있었다. 현재는 뭍으로 나와 교사생활을 하는 A교사는 “이런 어찌할 바 모르는 일을 그 부인에게 ‘학생 아빠가 상담한다며 밤에 연락해 온다’고 넌지시 문제점을 알려도, 여자 학부형은 ‘선생님이 예뻐서 그런가 보네요’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니 대책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여교사는 밤늦은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를 안 받으려고 3~4번씩 연달아 전화번호가 뜨면 ‘혹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에 받는데, 그 내용은 ‘밖으로 나와 함께 어울리자’는 학부형 주민들의 요구다고 회상했다. A씨는 “섬에서는 학교운영위원들이 제일 힘이 센 것 같은데 회식 후 노래방까지 끌려가고, 여교사가 술 따르는 것을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 상황을 모면하려고 자리에 있는 교장·교감이나 상급 선생님에게 눈치를 주어도, ‘그냥 참아라’고 지시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웬만한 스킨십은 스스럼없이 해서 비명을 질러 모면하기도 했단다. A씨는 “바닷가 관사는 소금기에 부식 속도가 빨라 허름했고, 술 좋아하는 학부형들이 술자리 합석을 자주 요청해 항상 위험스러웠다”고 씁쓸해했다. A씨는 “섬 관사생활이 너무 힘들고 무서워서 부모님에게 고통을 호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37년의 교직을 마치고 명예퇴직을 한 이모(62)씨는 “1982년도에도 오지에서 근무하던 해남 모 중학교 여교사가 주민 3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해 후유증으로 결국 사표를 썼는데, 34년이 지나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군사부 일체’를 기대할 수 없는 사회에서 여교사들의 관사를 학교 근처로 옮기고, 보안 장치 등을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예산문제로 늘 묵살돼 패륜범죄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죽음의 작가’가 죽음을 두려워한 이유는

    ‘죽음의 작가’가 죽음을 두려워한 이유는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줄리언 반스 지음/최세희 옮김/다산책방/408쪽/1만 5000원 “우리가 예술을 탄생시키는 이유는 죽음을 무릎 꿇리려고, 안 되면 최소한 반항이라도 해보기 위해서일까. (중략) 실상은 사형수 독방의 벽을 긁어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그러는 이유는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도 여기 있었다, 라고.” 영국 대표 작가 줄리언 반스의 소설은 ‘죽음의 계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소멸에 대한 공포에 잠식된 소년이 등장하는 첫 소설 ‘메트로랜드’부터 노년을 응시한 단편집 ‘레몬 테이블’, 자살과 기억을 다룬 맨부커상 수상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등 그의 대표작들은 죽음을 여러 갈래로 변주하기 때문이다. 올해 칠순에 이른 작가가 2008년 발표한 에세이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그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여느 이름난 작가들이 그렇듯 그는 사생활 공개를 꺼리기로 유명하다. 이번 에세이에서는 예외다. 그는 교장을 지낸 할아버지부터 유럽 유수의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쳐 온 교수 형에 이르기까지 가족들의 뒤틀린 관계를 드러내는 걸 불사하며 가족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때론 유쾌하고 때론 통렬하게 풀어놓는다. 작가는 자신이 존경했던 쥘 르나르, 쇼스타코비치, 몽테뉴, 플로베르, 스탕달 등 세기의 위인들이 말한 죽음에 대한 경구도 장황하게 펼쳐놓는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하는가’란 질문과 답을 교차하며 건넨다. “그가 이렇게까지 절박한 건 어쩌면 작가로서 절멸하는 게 두려워서인지도 모른다”는 역자의 말처럼 반스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존재의 소멸’이 아니라 ‘작품이 잊힐 가능성’, ‘최후의 독자마저 잃을 가능성’인 듯하다. ‘나도 여기 있었다’라는 분명한 명제마저 희미해지는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중앙일보 영자신문이 운영하는 ‘J유학’, 개인별 맞춤형 컨설팅 진행

    중앙일보 영자신문이 운영하는 ‘J유학’, 개인별 맞춤형 컨설팅 진행

    중앙일보영자신문과 함께하는 ‘J유학’은 중앙일보에서 진행하는 교육사업의 하나로 안전을 중시하는 검증된 조기유학을 지향한다. 유학프로그램은 다년간의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을 신뢰할 수 있는 미국, 필리핀, 뉴질랜드에서 진행된다. 각 지역에는 직영사무소가 마련돼 있어 학생들의 관리가 철저하게 진행되며 추가 학업이 필요한 경우 방과후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개인별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는 J유학은 다음과 같은 유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멘토링유학 현지 직영사무소의 관리자는 학생들이 현지에서 최상의 유학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기초적인 작업을 한다. 학교 원서 제출부터 학교와의 인터뷰 일정 조율, 한국 성적을 기준으로 현지 학교에서 들어야 하는 과목 선정, 학생에게 맞는 클럽활동 등을 미리 파악하고 학생이 도착하는 시점부터 모든 사항에 지장이 없도록 준비한다. 특히 학교 담당 선생님 및 카운셀러와의 주기적인 미팅을 통해 학교생활이나 학업 습득 능력을 확인하며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방과후 수업도 진행한다. 현지 문화와 빠른 생활영어 습득을 위해 현지인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 생활을 하게 된다. 홈스테이는 학교장의 소개와 경찰신원조회를 모두 통과한 가정으로 진행되며 학생들이 유학생활에서 안정감을 가지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부에 보다 고도의 집중이 필요하거나 현지 생활이 처음인 학생들은 기숙관리형 프로그램을 고려할 수 있다. 현지관리자가 부모 역할을 대행하며 24시간동안 학생들을 관리한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며 정해진 시간에 이뤄지는 방과후 수업을 통해 학업적 기초 및 대입 준비에 필요한 영어를 다질 수 있다. 필리핀 관리형유학 아얄라 알라방 지역은 필리핀 마닐라 내에서도 부촌인 지역으로 치안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관리형유학이 진행되며 직영 기숙사내에서 학생들의 생활관리가 24시간동안 이뤄져 안전을 신뢰할 수 있다. 필리핀 마닐라의 5대 명문 사립학교에 재학하며 방과후에는 직영 어학센터에서 매일 2시간씩 1:1영어수업을 진행한다. 전문 영어강사진들로 구성된 학원수업은 학생의 실력에 따라 기초 영어부터 미국 대입을 위한 TOEFL과 SAT 준비 반으로 나눠 진행된다. 기숙사에는 유학생 담당 원어민 선생님이 늦은 시간까지 학생들의 개인 자습시간의 학습을 돕는다. J유학 한국인 관리교사는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교우 관계 등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학생 개인별 면담을 통해 유학 생활 중 겪는 고민들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기숙사에는 청결을 담당하는 스텝이 별도로 상주해 있어 학생들은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뉴질랜드 멘토링유학 J유학의 뉴질랜드 멘토링유학은 오클랜드의 노스쇼어 지역에서 진행된다. 뉴질랜드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인 오클랜드는 낮은 범죄율에서 볼 수 있듯이 치안을 기대할 수 있는 도시다. 또한 잘 보존된 자연환경은 안정감이 필요한 유학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영국식 교육제도를 바탕으로 한 뉴질랜드는 체계적인 공교육을 갖추고 있어 사립학교에 비해 공립학교의 선호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다. J유학은 뉴질랜드 교육부에서 학교 평가 기준인 Decile에서 10점 만점을 받은 우수한 학교로 진학한다. 또한 학교장의 권유와 학교 국제학생 담당자의 확인 및 학교에서 직접 관리하는 홈스테이로 배정하며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 수업 중에는 ESL 과정이 개설돼 있어 영어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적합하며 과목별 추가 공부가 필요한 경우 방과후에 진행되는 수업을 통해 학업 능력을 높일 수 있다. 한편 J유학은 2016년 가을학기 조기유학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참가자에게 4가지의 특전을 제공한다. 4가지 특전은 ▶중앙일보 영자신문에서 운영하는 영어의신 전화영어 2개월 무료권 ▶영국 왕실이 후원하고 세계의 청소년들이 서로의 의견을 교류하는 대회인 ESU 우선 참가권 및 참가비 지원▶유학준비에 필요한 학습자료와 출국 전까지 주제별 에세이 작성에 따른 첨삭 지도다. 자세한 사항은 J유학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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