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교장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직관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대용량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원맨쇼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교류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176
  • 라오스 외교장관 “한국의 가장 빠른 도움 고맙다”

    라오스 외교장관 “한국의 가장 빠른 도움 고맙다”

    강경화 장관, 1일 라오스 등 아세안 6개국과 양자회담 미얀마 장관 “한류로 청년들 ‘대디’ 대신 ‘아버지’라 한다”강경화 외교장관이 1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과 만나 라오스 수력발전소 보조댐 사고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회의를 위해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거듭 위로의 뜻을 전하며 “우리 기업이 관련된 사안인 만큼 라오스 국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하려 한다. 라오스 정부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는 향후 피해 지역의 초기 복구나 재건 과정도 지원할 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살름싸이 장관은 “역사상 처음 겪은 이번 재난에서 한국이 가장 먼저 비극적 상황을 돕겠다고 나선 나라”라며 “어려운 시기에 도와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분냥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로와 적극적 지원 의사를 표명하고 추진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전해달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댐 사고로 인한 실종자가 12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날 한·라오스 외교장관 회담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한국 정부는 라오스 현지에 20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했고, 미화 100만 달러 규모의 현금·현물 지원을 결정했다. 앞서 열린 말레이시아 및 미얀마와 갖은 양자 외교장관 회담은 상대국이 한류를 거론하며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초 틴 미얀마 국제협력장관이 미얀마 내 한류 열풍을 소개하며, 젊은이들이 ‘대디’(DADDY) 대신 ‘아버지’라는 단어를 쓸 정도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도 “K팝이 말레이시아에서 굉장히 유행”이라며 “내가 (신임 장관이어서) ‘뉴 키즈 온 더 블럭’이 된 듯한 기분인데, K팝 아이돌처럼 잘생기지는 않았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브루나이·라오스 등 6개국 장관과 양자회담을 마쳤고, 이튿날인 2일에는 중국, 일본, 러시아와 각각 양자회담을 갖는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막 올랐지만 조용한 싱가포르, 북한이 와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막 올랐지만 조용한 싱가포르, 북한이 와야?

    리용호 북 외무상 3일 싱가포르 입국 강경화 장관, 2일 일중러와 각각 양자 외무장관회담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가 1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막을 열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말레이시아·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브루나이·라오스 등과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갖었다. 하지만 세간의 이목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북한의 등장에 쏠렸다. 이날 오전 300석 규모의 회담장 기자실에는 100여명도 안 되는 기자들만 자리를 지켰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오는 3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에는 선발대로 김창민 북한 국제기구국장이 입국했다. 하지만 전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과 달리, 싱가포르 창이 공항과 숙소에서 포착되지 않는 등 사전 노출을 꺼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로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웃리치’(조용한 외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한데, 아세안은 북한에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아세안 10개국은 모두 한국과 북한의 동시수교국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다음달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북 정상 공동참석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사이가 멀어진 말레이시아도 대북 외교관계 재정립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으로서는 최근 조바심을 내는 것처럼 비치는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해 자신들의 입장을 펼칠 좋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북한이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 부문에서 성과를 얻을 지는 미지수다. 우선 남북 및 북·미 외교장관 접촉은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공간에 있는데 (북한과) 안 만난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달 31일(미국 현지시간) 계획된 일정은 없지만 “북·미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대북 제재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아세안 방문에서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대북제제 완화와 종전선언에서 입장차를 보이는 북·미를 모두 상대해야 한다.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을 주장하며 남한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미국은 남한이 요청한 대북 제재 예외 조치에 대해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 북한 경제는 계속 나빠지는데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 북한이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시간이 미국편인 것 같다”며 “종전선언과 핵 시설 신고서 제출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2일 오후 일본, 중국, 러시아 외무장관과 각각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과천시, 과천여고 교사 막말 논란 대책 마련위한 공동TF팀 구성.

    과천시, 과천여고 교사 막말 논란 대책 마련위한 공동TF팀 구성.

    경기 안양과천교육청과 과천시는 과천여고 교사의 막말 논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TF팀을 오는 7일 구성한다고 1일 밝혔다. 과천여고 학생들은 지난달 12일 “담임 여교사로부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폭언,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희 반 구해주세요”란 제목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 1만여명 넘게 참여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과천여고 이사회는 지난달 21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부분 등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김모 교사를 파면했다. 이번 구성된 공동TF팀은 시 교육청소년과장,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관계자와 시의원, 장학사, 과천여고 학교운영위원장, 지역 중학교 2곳의 학부모 대표로 이뤄졌다. 시는 이번 특별팀을 구성을 위해 학부모 의견을 수렴 적극 반영해 지역 내 중학교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김종천 과천시장은 지난 31일 경기도교육청을 방문 이재정 교육감과 만나 과천여고의 정상화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김 시장은 “학생들이 계속해 학업을 이어가는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을 해소하고, 신속하게 학교를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고교 배정 방식, 남녀공학으로 전환 등에 대해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과천여고 교육역량 향상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라며 “장학지도 등을 통해 학교정상화에 안양과천교육지원청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를 방문하겠다”라고 밝혔다. 시는 김 시장이 직접 학부모, 학교장, 안양과천교육장 등 관계자와의 면담을 하고, 학부모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학교장 및 안양과천교육장에게 전달했으며, 학교 및 교육지원청의 입장 및 조치계획을 파악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현장 행정] 기업과 ICT 협력, 정부는 규제 완화… 예테보리 ‘스마트 시티’ 신화

    [현장 행정] 기업과 ICT 협력, 정부는 규제 완화… 예테보리 ‘스마트 시티’ 신화

    최근 행정안전부와 함께 찾아간 스웨덴 제2도시 예테보리. 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 에릭슨의 연구개발(R&D)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최근 연구 중인 차세대 자동차 시험장에 가니 대형 화면 속에 실습용 차량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 운전석을 그대로 옮겨 놓은 좌석에 앉았다.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핸들을 돌리니 화면 속 차량도 기자의 손놀림에 따라 곧바로 움직였다. 화면 속 차량이 돌길을 달리자 기자가 앉은 좌석에도 바닥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됐다. 화면 속 차량은 직선거리로 400㎞ 넘게 떨어진 수도 스톡홀름 시험장에 있었다. 영화 ‘블랙펜서’에서처럼 자동차에 무선 통신 기술을 접목해 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버스·택시·트럭 기사들이 직접 차를 운전하지 않고 집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며 승객과 화물을 실어나를 날이 머지않아 보였다.인류의 교통·운송 트렌드를 근본적으로 바꿀 이 프로젝트는 인구 50만명에 불과한 예테보리 시가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 직접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작은 도시가 주도적으로 업체들과 협업해 미래 먹을거리를 개발하는 것이다. 국가 경제를 이끌어 나갈 세계적 신기술을 스스로 키워 가는 스웨덴 지방자치단체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조선업 쇠퇴하자 과감히 신산업 전환 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는 지방분권의 모델국가이기도 한 스웨덴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세계 조선업계의 선두주자였다. 예테보리는 스웨덴 조선업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1980~90년대 한국·일본과의 수주 경쟁에서 밀리면서 한 때 스웨덴 경제는 수렁에 빠졌다. 2002년 스웨덴 말뫼의 코쿰스 조선소가 문을 닫으며 대형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할 때 시민들이 울먹이며 안타까워했다고 해서 생겨난 ‘말뫼의 눈물’(스웨덴 조선업 몰락의 상징)이 예테보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때 이 도시는 과거의 영광에만 안주하지 않고 과감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정보통신기술(ICT) 위주로 지역 산업구조를 개편하기로 한 것이다. 지자체 스스로 볼보, 에릭슨과 같은 스웨덴 대표 기업들과 협력해 신산업을 키웠다. 규제도 풀어줬다. 법 미비로 성장산업이 제대로 육성되지 못할 경우 재빨리 면책 조항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 줬다.현재 시는 에릭슨 등 15개 민간업체와 함께 ‘스마트시티’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릭슨은 사물인터넷(IoT)과 5세대 통신망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자동차 운행과 무인교통체계 운용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볼보는 ‘드라이브미’ 프로젝트를 통해 무인자동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예테보리시는 이들이 개발한 신제품을 우선 구매해 현장에 적용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개별 기업의 신기술을 융합해 도시 설계 등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예테보리시 관계자는 “지금 예테보리는 조선업 전성기 때보다 훨씬 깨끗하고 안정적인 도시로 탈바꿈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중앙정부 과감한 권한 이양 뒷받침이 동력 이러한 예테보리의 도전은 중앙정부의 과감한 권한 이양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차 세계대전 뒤 스웨덴은 지속적으로 복지국가 모델을 추진했지만, 이 과정에서 과도한 중앙 규제로 인한 정책의 경직성이 초래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1984년 스웨덴은 자유자치단체실험을 도입했다. 지자체의 혁신 의지에 따라 충분한 보상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계획을 중앙정부에 제출해 자유자치단체로 선정되면 정책 추진에 필요한 재량과 권한을 한시적으로 부여한다. 예테보리의 스마트시티·드라이브미 프로젝트는 이러한 자유자치단체실험 사업의 하나다. 덕분에 지자체는 해당 사업 육성을 위해 국가 수준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엘리사베트 로텐베리 예테보리 부시장은 “산·학·연 정부 간 긴밀하고 다양한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협력을 통해 여러 혁신적 시도가 이뤄지면서 도시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1950년 행정구역 통폐합을 통해 전국을 290개의 코뮌으로 정비했다. 각 코뮌은 교육·복지서비스를 담당하는데, 학교장도 코뮌 시장이 직접 고용한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는 “각 코뮌은 스스로 현안을 해결한다. (중앙에서) 간섭하지 말아야 하고 스스로 해결할 권리가 있다”면서 “병원비, 버스비, 오물세, 상하수도세를 전부 다 지자체가 결정할 권한이 있다. 한국에서 지방분권을 추진하려면 스웨덴의 이런 역사를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웨덴 취재를 동행한 심보균 행안부 차관은 “예테보리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국 지자체는 혁신성장의 테스트베드이자 실험도시”라면서 “앞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혁신성장의 우수 모델을 발굴하고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예테보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종전선언 물밑협상…주목받는 싱가포르

    ARF에 남·북·미·중·일·러 외교장관 집결 서훈·박선원 최근 방미… 제재 해제 논의 6·25전쟁의 종식을 위한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을 두고 북핵 관련 6자(남·북·미·중·일·러)의 움직임이 긴박하다. 싱가포르에서 오는 4일 개막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6개국 외무장관이 집결해 이곳이 협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1일 “(종전선언은) 우리의 외교적 과제니까 기회가 닿는 대로 추진을 해야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ARF 계기 회동 때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여러 통로로 추진 중이나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회담이다. 3자 혹은 4자 회담이 성사되지 않아도 ‘남북→한·미→북·미’ 순서의 양자 회담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실질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종전선언 주체는 3자보다 4자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자 종전선언이 될지 4자 종전선언이 될지는 가 봐야 알겠지만 4자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꼭 3자여야 한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3자 구도의 속도감과 4자 구도의 안정성 중 후자에 무게를 둔 언급으로 분석된다. 다만 4자 구도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ARF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ARF에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우리의 공유된 책무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주 박선원 특보 등과 미국을 방문해 행정부 고위 인사를 만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 남북관계 사안에 대한 제재 면제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교사에게 욕설과 막말한 교장 중징계

    교사들에게 욕설과 막말을 일삼고 제멋대로 휴가와 연수를 간 교장이 중징계를 받게 됐다. 31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 9월 도내 한 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A씨는 이 학교 분교 B 교사에게 “왜 학생들을 데리고 부임 인사를 오지 않았느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A 교장은 B 교사가 보기 싫다며 이듬해 2월까지 분교를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2016년 6월에는 C교사에게 학교 관사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이유로 욕을 했다. 직원회의에서 교사와 교감에게 수차례에 걸쳐 막말을 하기도 했다. A 교장은 2018년 2월까지 2년 반 동안 교장으로 일하면서 13차례나 상급 기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병가와 공가를 쓰기도 했다. 연수를 11차례, 28일간 멋대로 하고 8차례나 출장 중 근무지를 이탈한 사실도 적발됐다. 전북교육청은 A 교장이 직장 이탈 금지와 품위 유지의 의무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인사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中 양제츠, 정의용 만나 종전선언 논의

    中 양제츠, 정의용 만나 종전선언 논의

    남·북·미 3자 구도로 진행되던 종전선언에 중국의 참여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주임이 이달 중순 비공개로 한국을 방문해 종전선언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고위 외교 소식통은 30일 “양제츠 정치국원과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최근 부산에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양 정치국원의 방한 시점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19~2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아프리카·아랍 순방을 수행한 만큼 그 이전으로 추측된다. 쿵 부부장은 지난 25~27일 북한을 방문해 리용호 외무상에게 한반도 평화체제 설립을 위해 공동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쿵 부부장이 방북 길에 오른 지난 2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급적 조기에 종전선언을 할 수 있도록 주변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중국도 한반도 문제에서 같이 협력해야 할 중요한 상대국”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양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의 입장이 바뀌었는지에 대해 “종전선언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확인하는 정치적 선언으로 법적 장치인 평화협정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 상황이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또한 올해 하반기에 추가로 풀릴 전망이다. 이 소식통은 “한국은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롯데마트 매각, 선양 롯데월드 공사 재개 등과 관련해서 보복 해제를 요구해 왔으며 상당 부분 진척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달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있을 전망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북·미, 비핵화·체제보장 본협상 서둘러라

    북한이 지난 27일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하고 미국은 즉각 대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산 기지를 출발한 미 공군 수송기가 원산에 내려 유해를 싣고 오산으로 복귀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번 조치는 많은 (미군) 가족에게 위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오늘 조치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5300명의 미군을 찾기 위한 북한 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미군 유해 송환은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항 중 하나다. 남은 것은 새로운 관계 수립,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세 가지다. 현재 북·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달 6일 평양 방문 이후 눈에 띄는 접촉 없이 교착된 상태다. 미국이 비핵화 실무를 다룰 워킹그룹을 구성해 놓았지만 북·미가 테이블에 앉은 일은 없다. 이래서야 폼페이오 장관이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2021년 1월까지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북·미 교섭 교착은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 비핵화 조치를 보여 달라는 미국과 그에 걸맞은 체제안전 보장책을 내놓으라는 북한이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북한이 선의의 조치로 유해 송환의 약속을 지킨 만큼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내야 할 차례다. 북한이 정전협정 65주년이 되는 날짜를 굳이 선택한 이유를 미국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종전선언은 북·미 비핵화 로드맵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남북과 미·중·일·러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북·미 교착을 푸는 계기가 될지 관심을 끈다. 북·미 핵·미사일 30년 역사의 교훈은 협상의 추동력을 잃지 않고 이어 가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신뢰 조성이 시작된 만큼 북·미 본협상도 속도를 내야 한다.
  • [씨줄날줄] ‘생리 공결’ 불씨/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생리 공결’ 불씨/황수정 논설위원

    여중·고 시절 가정 시간이면 생리대 에티켓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생리대 한두 개쯤은 늘 책가방에 넣고 다녀야 하며, 화장실에 갈 때도 종이에 꼭 싸서 보이지 않게 들고 다니라는 것이었다. “그래야 여학생다운 행동”이라는 요지의 교실 훈육은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생리대를 인식하는 기준이 됐다. 남자 선생님의 수업 시간에 누군가 생리통으로 책상에 엎드려 식은땀을 흘리고 있으면 우리끼리는 무언중 묘한 동지애가 샘솟곤 했다.생리는 큰소리로 발설하지 못하는 단어였다. 불편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날을 왜 ‘마법에 걸린 날’이라 통칭하는지 모두 궁금했지만 아무도 따져 묻지 않았던 시간들. 초·중·고교에는 생리일에 결석이 인정되는 생리공결제가 운영된다. 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시작됐으니 12년째다. 생리 때문에 등교나 수업이 불가능한데 병결이나 병 조퇴로 처리되는 것은 여학생 인권 침해라는 논리였다. 이제는 뿌리를 내릴 만도 하건만 번번이 논쟁의 불씨가 댕겨지는 것은 학교마다 제각각인 운영 방식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생리 결석이나 조퇴를 신청할 수 있으나 증빙서류는 둘쭉날쭉이다. 병원 진단서를 요구하는 학교가 대부분. 조퇴나 결석을 하고도 힘들게 내과를 찾아 사실상 소용없는 내복약을 형식적으로 처방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산부인과 진단서를 특정해 요구하는 학교도 있다. “생리통으로 힘든 학생은 굳이 산부인과를 가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현실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라고 학부모들은 꼬집는다. 생리공결제가 악용될 소지도 없지는 않다. 중간·기말 고사가 임박하면 자습시간을 확보하려고 생리 결석을 쓰는 편법이 학교 문제가 되고는 한다. 중·고교에 뜨뜻미지근하게 잠복해 있던 생리공결제 불씨가 대학으로 튀었다. 한국외대가 생리공결을 전산등록제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여학생들에게 월경 시작일을 전산망에 기록하게 한 탓이다. 학교와 학생회는 허위 신청 방지 및 편의 제공 차원이라지만 여학생들은 개인정보 침해라며 거세게 맞선다. 학교 측은 “정보를 유출할 것도 아닌데,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생리공결제는 잊힐 만하면 논란의 도마에 오른다. 얼마 전에는 학칙으로 제정했던 생리공결제를 편법 활용 등을 이유로 도로 없애려다 호된 역풍을 맞은 대학도 있었다. 이번 논란으로 엉뚱하게 ‘남혐’, ‘여혐’ 소모전이 또 시끄럽다. 생리결석 도입 및 운영 방식을 학교장과 대학 자율의 허울을 씌워 질끈 눈감아도 좋을 일인지. 자율의 범위를 이참에 아예 원점에서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지. sjh@seoul.co.kr
  • [In&Out] 아세안과 한반도 ‘동아시아 평화 동반자’/김영채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In&Out] 아세안과 한반도 ‘동아시아 평화 동반자’/김영채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 외교전이 전개된다.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리용호 북한 외무상,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이 대거 참석한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이후 첫 번째 대규모 국제회의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아세안 자체 외교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아세안+한국, 아세안+3(한·중·일) 및 EAS(아세안+8개국)가 순차적으로 개최되고, 마지막으로 북한도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세안+17개국)이 대미를 장식한다. 북한과 아세안 관계는 2000년 북한이 ARF에 가입하면서 시작되었다. ARF는 북한이 가입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협력체제로 그 정치적 의미가 크다. 북한은 2008년 동남아 우호협력조약에 가입하였는데, 당시 북한이 아세안 중시 외교를 추진하는 구체적 징표라는 평가가 있었다. 외교에서 지리(地理)가 90%를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북한으로서도 주변을 돌아보면 중·일·러가 보이고 그다음으로 아세안이 보일 것이다. 우리 정부가 천명한 신남방정책과 맥락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아세안 방식은 내정 불간섭, 주권 존중, 컨센서스에 의한 의사결정 등이 핵심이다. 이는 ‘모두와 친구가 되고 적은 만들지 않는다’ 는 외교철학인데, 아세안은 북한에 대해서도 이 원칙을 대체로 유지하였다.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배경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아세안은 소박하지만 많은 식구가 서로 아끼면서 정을 느끼는 흥부네 집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아세안 원 5개 회원국은 자신들의 적이었던 베트남 등 공산주의 국가들의 아세안 가입을 격려했고, 이들의 개발격차 해소를 위해 특별히 지원하고 있다. 동티모르의 독립을 반대하며 무력 개입했던 인도네시아는 이제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전쟁과 냉전을 경험한 남북관계나 불행한 근대사를 가진 한·중·일 3국 관계에서 거칠고 험한 방식이 아닌 아세안 방식을 원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를 중심으로 한다. 아세안은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방향성과 목표가 우리와 같다. 아세안은 대화, 교류협력을 통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공동체 구상과 맥을 같이한다.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하는 것은 아세안의 희망이고 동시에 아세안이 건설적 이바지를 할 수 있다. 싱가포르가 주최하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남북한과 아세안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 기대해 본다.
  • [단독] ‘사교육 저승사자’ 조희연號 승선… 학원 규제 속도낼까

    [단독] ‘사교육 저승사자’ 조희연號 승선… 학원 규제 속도낼까

    선행학습금지법 등 이끌어낸 싱크탱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핵심 활동가 출신학원 일요휴무제 등 공약 탄력받을 듯사교육 줄이기를 목표로 활동하는 교육시민단체의 핵심 활동가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도와 서울의 교육 정책을 짜게 됐다. 학원 일요휴무제(일요일에 학원을 강제 휴무하도록 하는 제도) 등 조 교육감이 추진하려는 학원 규제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서울교육청 등에 따르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의 안상진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최근 서울교육청의 경력직 공무원 임용시험을 통해 교육감 비서실의 정책보좌관으로 최종 선발됐다. 임기는 2년이다. 수학 교사 출신인 안 소장은 2013년부터 사걱세에서 상근으로 일한 활동가다. 조 교육감은 지난 6·13 교육감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후 “대안이 될 만한 교육 정책을 짤 수 있는 전문가를 정책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안 소장은 조 교육감이 꾸린 ‘제2기 교육감 출범준비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며 사교육 약화 방안 등을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성향인 사걱세는 최근 10년간 굵직한 교육 정책을 의제화하는 역할을 해 왔다. 박근혜 정부는 사걱세가 처음 제시했던 선행학습금지법(초·중·고 정규교육과정 내용을 방과후학교 등에서 미리 배우지 못하게 한 법)을 수용해 제정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 단체가 줄곧 요구해 온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 등을 대선 공약에 넣기도 했다. 특히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의 일반고 전환과 내신 절대평가제(성취평가제) 도입, 15년차 이상 평교사에게 기회를 주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 확대 등 조 교육감이 추구하는 정책 기조와 사걱세의 입장이 비슷하다. 안 소장이 조 교육감을 보좌하게 되면서 향후 학원 등 사교육 규제 정책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조 교육감은 선거 때 학원 일요휴무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고, 당선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행학습금지법 적용 대상을 학원까지 확대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사교육 규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 교육감은 2014년 교육감 선거 때도 학원 일요휴무제를 약속했었지만 지키지 못했다. 서울교육청은 또 새 정책안전기획관으로 한민호 전 서울교육감 정책보좌관을 재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보좌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10여년간 서울 지역에서 초등교사로 일했다. 새 대변인으로는 조 교육감 팬클럽 회장과 한양대 연구교수 등을 지낸 김현철씨가 임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은 새로 선발한 공무원에 대해 신원 조사 등을 거쳐 다음달 13일쯤 정식 임용할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65년 걸린 55명의 귀환… 종전선언·베트남식 북미 수교 탄력

    1995년 베트남 수교 때와 비슷한 수순 오늘 개막 ARF서 남북미 동시다발 접촉 65년 만에 조국에 귀환한 미군들이 북·미 신뢰 구축의 전환점이 될까.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던 지난 27일 북한이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환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위대한 영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약속을 지킨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유해가 더 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김 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해 언론 앞에서 감사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 전쟁 포로와 전쟁 실종자들의 유해를 송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나는 그가 이 약속을 완수한 것이 기쁘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백악관도 성명에서 “오늘 이뤄진 조치는 북한으로부터의 유해 송환을 재개하고,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5300여명의 미군을 찾기 위한 북한 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 정가에는 이번 북한의 유해 송환을 계기로 과거 미국과 베트남의 ‘국교 정상화’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베트남은 1964~1975년, 10년 넘게 전쟁을 치른 ‘적’이었지만 종전 20년 만인 1995년 국교 수립을 했다. 그 단초가 된 게 베트남의 미군 유해 송환이었다. 미국과 베트남은 1985년부터 미군 유해 송환에 상호 협력하면서 양국 간 신뢰를 쌓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 빌 클린턴 행정부는 베트남이 미군 유해를 넘겨주자 베트남에 대한 무역 금수 조처를 해제했고 관계 정상화로 이어졌다. 워싱턴 정가는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4개 항 가운데 4번째로 ‘미군 유해 송환’이 포함된 게 복잡한 비핵화 방정식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한다. 한 소식통은 “미국 정서에서 유해 송환은 굉장히 중요하고 꼭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면서 “북·미가 정치적 부담이 적은 유해 송환으로 서로 신뢰를 쌓으면서 복잡한 ‘비핵화’ 방정식을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게 북·미 정상회담의 4번째 조항”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향후 ‘종전 선언’ 요구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상대와 주고받는 식의 협상 과정에서 북한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종전 선언을 체제 보장의 출발선으로 보는 시각에서 북·미 양국의 외교적 조율도 이어질 수 있다. 미국도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게 확고하다. ‘딜’은 종전 선언으로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30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종전 선언을 둘러싼 접촉이 예상된다. 남북, 북·미, 남·북·미, 남·북·미·중 외무장관 간 동시다발적 회동으로 종전 선언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과 외교장관회의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7일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일 하와이에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유해를 받으라고 지시했다”면서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아들로서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선친 에드워드 펜스는 한국전 참전용사다. 소위로 참전해 경기도 연천 북쪽의 고지인 ‘폭찹힐’ 전투에서 사투를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4월 브론즈 스타 메달(동성훈장)을 받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사교육 저승사자’ 조희연號 승선…학원 규제 속도내나

    [단독]‘사교육 저승사자’ 조희연號 승선…학원 규제 속도내나

    서울교육감 정책보좌관에 안상진씨 선발/선행학습금지법 등 이끌어낸 싱크탱크‘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핵심 활동가 출신/학원 일요휴무제 등 공약 탄력받을 듯 사교육 줄이기를 목표로 활동하는 교육시민단체의 핵심 활동가가 조희연 서울 교육감을 도와 서울의 교육 정책을 짜게 됐다. 학원 일요휴무제 등 조 교육감이 추진하려는 학원 규제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서울교육청 등에 따르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의 안상진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최근 서울교육청의 경력직 공무원 임용시험을 통해 교육감 비서실의 정책보좌관으로 최종 선발됐다. 수학 교사 출신인 안 소장은 2013년부터 사걱세에서 상근으로 일한 활동가다. 조 교육감은 지난 6·13 교육감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후 “대안이 될 만한 교육 정책을 짤 수 있는 전문가를 정책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안 소장은 조 교육감이 꾸린 ‘제2기 교육감 출범준비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며 사교육 약화 방안 마련 등에 참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성향인 사걱세는 최근 10년간 굵직한 교육 정책을 의제화하는 역할을 해 왔다. 박근혜 정부는 사걱세가 처음 제시했던 선행학습금지법(초·중·고교 정규교육과정에서 배울 내용을 방과후학교 과정 등에서 미리 배우지 못하게 한 법)을 수용해 제정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 단체가 줄곧 요구해 온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 등을 대선 공약에 넣기도 했다. 특히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의 일반고 전환과 내신 절대평가제(성취평가제) 도입, 15년차 이상 평교사에게 기회를 주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 확대 등 조 교육감이 추구하는 정책 기조와 사걱세의 입장이 비슷하다. 안 소장이 조 교육감을 보좌하게 되면서 향후 학원 등 사교육 규제 정책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조 교육감은 선거 때 학원 일요휴무제(일요일에 학원을 강제 휴무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고, 당선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행학습금지법 적용 대상을 학원까지 확대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사교육 규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 교육감은 2014년 교육감 선거 때도 학원 일요휴무제를 약속했었지만 지키지 못했다. 서울교육청은 또 새 정책안전기획관으로 한민호 전 서울교육감 정책보좌관을 재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보좌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10여년간 서울 지역에서 초등교사로 일했다. 새 대변인으로는 조 교육감 팬클럽 회장과 한양대 연구교수 등을 지낸 김현철씨가 임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은 새로 선발한 공무원에 대해 신원조사 등을 거쳐 다음달 13일쯤 정식 임용할 계획이다.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부산선관위 “후보자격 논란 교육감 선거결과 그대로 인정”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6·13 부산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박효석 후보의 후보자격 논란과 관련해 “선관위 차원에서 조치할 것은 없다”고 27일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법제처가 박 후보에 대해 교육감 후보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선관위는 당시 선거 결과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달 초 이뤄지는 선거비용 보전은 득표율에 따라 그대로 지급된다고 밝혔다. 47.7%를 얻은 김석준 당선자와 김성진(27.11%) 후보는 전액을, 14.98%를 얻은 함진홍 후보와 10.09%를 득표한 박효석 후보는 선거비용의 절반을 보전받는다. 선거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데 함 후보는 0.02% 차이로 절반만 보전받게 됐다. 함씨는 그동안 박씨의 후보자격 여부 결론을 일찍 내려줬다면 자신의 득표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부산선관위 관계자는 “득표율 등을 놓고 다툴 여지가 있다면 관련 당사자들이 다른 법률에 따라 다퉈야 한다”며 “선관위 차원에서 추가 조치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법제처는 최근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던 박효석 전 아시아공동체학교 교장의 후보 자격 요건과 관련 “아시아공동체학교 근무 경력은 교육감 후보자의 자격요건인 교육 경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관위에 통보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울포토] 인니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선물 받은 문 대통령

    [서울포토] 인니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선물 받은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장관으로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인 새·코뿔소·사슴 인형을 선물 받고 있다. 2018.7.27 청와대사진기자단
  • [서울포토] 아시안게임 공식 초청장 받은 문 대통령

    [서울포토] 아시안게임 공식 초청장 받은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장관으로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공식 초청장을 전달 받고 있다. 2018.7.27 청와대사진기자단
  • 美, 종전선언 검토 끝났다… 여론 달랠 비핵화 검증이 관건

    美, 종전선언 검토 끝났다… 여론 달랠 비핵화 검증이 관건

    美, 조기 종전선언 경계하는 여론 의식 北에 확실한 ‘북핵 신고 리스트’ 요구 강경화 “미사일 발사대 폐기 검증돼야” 北 종전선언 압박…한국 ‘중재’ 중요한국전쟁 정전협정 65주년인 27일을 앞두고 한반도에서 정전체제를 끝내는 종전선언이 곧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종전선언 당사국 4자 중에 남·북·중이 조기 종전선언을 기대하는 가운데 미국은 좀더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주춤거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 역시 종전선언에 대한 검토는 이미 수개월 전에 끝내고 내부 여론을 가늠하며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의 촉진자 역할이 중요한 시점인 셈이다. 서울의 대북 소식통은 26일 “2~3개월 전에 미 국무부는 종전선언에 대해 세 가지 면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종전선언의 이행에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이 내부의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북한에게서 받아낼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가 진행한 세 가지 검토는 종전선언이 대북 제재에 저촉되거나 대북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 종전선언으로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주둔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종전선언이 대북 군사적 옵션을 무력화할지 등이다.이런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종전선언에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시기를 조율하는 단계’라고 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후 북 외무성이 ‘날강도 같은’이라는 표현으로 비난했지만 물밑에선 그 즈음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폐쇄에 착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있다”며 “미국 정부 역시 종전선언의 조기 추진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미국을 다녀왔고,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이날 외교부를 방문한 것 등을 종전선언 시기 조율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다만 빠른 종전선언을 경계하는 미국 내 여론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대상에 생·화학무기를 비롯한 대량파괴무기(WMD)가 포함된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한 것도 이런 여론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홍 연구위원은 “최근 서해위성발사장 폐쇄와 종전선언을 맞바꾼다는 잘못된 프레임 때문에 미국 내의 잘못된 여론이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은 지금껏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등의 선제적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해 왔고, 이번에는 미국이 종전선언으로 신뢰를 보여 줄 차례”라고 말했다. 실제 종전선언은 1953년 7월 27일 맺은 정전협정으로 시작된 정전체제를 끝내겠다는 정치적 약속이기도 하지만, 향후 안정적으로 북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겠다는 상호 신뢰의 증서 역할을 하게 된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는 이미 미국이 밝혔듯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조치이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북에 현재로서는 유일한 비가역적인 담보다. 특히 대북 제재로 지난해 전년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GDP) 3.5%가 줄면서 20년 만에 최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북한에 종전선언은 중요한 요소다. 실제 이날 북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개인 필명 논평에서 “계단을 오르는 것도 순차가 있는 법”이라며 “조선반도에서 정전 상태가 지속되는 한 긴장 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실질적 담보가 없으며 정세가 전쟁 접경으로 치닫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조·미(북·미)가 하루빨리 낡은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종전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지난 23일에도 “남조선 당국도 종전선언 문제를 결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서해위성발사장 폐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도 동시에 언급하고 있다. 즉, 종전선언을 대가로 ‘북핵 신고 리스트’를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한의 기대처럼) 8월이나 9월 유엔총회에 종전선언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 촉진자 역할이 요구된다. 강 장관이 26일 서울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연방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 실험장 발사대(서해위성발사장)를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이 의미 있는 조치들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하나하나 다 검증이 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북·미의 입장을 모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3국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종전선언의 돌파구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종전선언을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인 남북 관계는 순항 중이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분과회담 등이 열렸고 다음달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연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오는 8월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 오는 9월 북한의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참가, 남북 철도·도로 현대화, 오는 8월 20일부터 7일간 진행되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이 예정돼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정형 데이터 분석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비정형까지 분석해야 빅데이터라 할 수 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정형 데이터 분석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비정형까지 분석해야 빅데이터라 할 수 있죠”

    변정한 오피스데브 대표가 말하는 ‘빅데이터’제4차 산업혁명이 발등에 불이 된 가운데 이 산업의 ‘석유’에 해당하는 빅데이터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처리가 시급해졌다. 이런 와중에 자료 처리의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인 ‘엑셀’을 활용해 문서와 PDF,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클라우드 문서와 같은 비정형(非定型)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를 개발한 오피스데브 변정한(55)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인정하는 전문가다. 올해 전세계 MS최고의 커뮤니티 및 지식 공유 전문가인 MVP(엑셀 부문)로 선정되는 등 과거 몇 차례 뽑힌 바 있다. 고난도의 엑셀이나 액세스를 익히는 이들의 한번쯤은 접했을 닉네임 ‘하늘소’가 바로 그다. 기존에서 더 나아가 혁신을 추구하는 변 대표는 “빅데이터 구성을 보면 기업자원전산화(ERP)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같이 형식이 정해진 정형 데이터는 30%에 불과합니다. 이걸 분석해서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입니다. 웹과 SNS, PDF 문서 등 비정형 테이터를 분석해야 그 속에 숨은 함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24일 그가 이사로 참여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한국빅데이터협회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변 대표는 노트북으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회사 서버실에서 보던 것과 같은 대형 컴퓨터나 PC가 있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노트북 몇 대만 테이블 위에 덩그렇게 놓여 있었다. 화분과 프린터가 있는 평범한 회의실 분위기였다. - 변 대표가 생각하는 빅데이터란 무엇입니까.☞ 많은 사람이 ‘빅데이터’ ‘빅데이터’ 하지만 실제로는 그 개념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저는 우리 생활을 반영하는 것이 빅데이터라 생각합니다. 과거엔 기업이 경제 환경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였죠. 그땐 ERP와 BI만 있어도 됐지요. 하지만 앞으로는 소비 성향, 날씨, SNS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생산에 반영해야 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즉 틀에 박힌 데이터 분석 보다는 신기루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통합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다면화된 세상에 산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맛집 검색이나 여행지 검색 등도 빅데이트라 할 수 있죠. ●“신기루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에 따라 결과 완전 달라져” 한 조직에서 생산된 다면화된 다양한 문서들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이런 데이터가 다른 조직의 것과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경영 자료로 사용될 때, 진정한 빅데이터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공무원 인사근무 주기 2년 내에 작성된 문서들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어 있다고 해서 빅데이터인 것은 아닌거죠. 해당 비정형 문서를 db로 사용할 수 있을 때, 빅데이터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동안 문서를 자신의 PC 폴더나 클라우드 서버에 넣는 수준이라서 후임자가 이런 데이터를 찾아 업무에 재활용하거나 이를 참고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런 것은 혹평하면 ‘쓰레기 더미’이죠.- 그러면, 왜 사람들이 빅데이터를 잘 못 알고 있나요.☞ 그건 빅데이터를 너무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빅데이터는 데이터가 방대하고, 처리 속도가 빨라야 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고 받아들입니다. 시스템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런 현상은 다국적 기업의 서버나 장비 판매 영업 전략입니다. 요즘 핫한 하둡(대용량 데이터를 분산 처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이나 클라우드(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서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이런 고가의 장비 및 시스템 판매 전략 때문이죠. ●“빅데이터가 왜곡된 것은 장비 판매 업체들 전략 탓” 이런 건 진정한 빅데이터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빅데이터가 마치 특정 전문가에 의해 활용되는 전용물이면서도 엄청난 비용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이런 업체들 탓에 국내 전문가들이 손쉬운 빅데이터처리 솔루션 개발에 등한했던 겁니다. - 빅데이터를 대중적 데이터 처리 프로그램인 엑셀로도 할 수 있다는 건가요.☞ 네. 엑셀과 MS SQL(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db 서버를 관리하는데 사용되는 언어)을 다룰 수 있으면 됩니다. 비싼 통계 처리 패키지 프로그램을 구매할 필요가 없죠. 그래서 저렴하지만 빅데이터를 기업의 특정한 한 두 사람이 아니라 엑셀이나 액세스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는 직원이면 누구나 처리할 수 있지요. 효율이 아주 높아질 것입니다. 엑셀은 각 시트마다 가로 1만 6000개, 세로 100만개로 구성되 었습니다. 이 칸마다 하나의 데이터가 들어갑니다. 방대한 자료의 처리가 가능한 것이죠. (빅데이터 처리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자를 위해 과거 그가 참여했던 전국 수백개 대학의 평가 관련 아래한글 자료들을 엑셀로 일목요연하게 불러오는 것은 시연해 보여줬다. 그리고 이런 컨버전스 방식을 자신의 카페에 공개해 올려놓았다고 말한다.)- 이런 기술을 왜 특허신청을 하지 않았나요.☞ 특허를 신청하고자 지인인 변리사와 상의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식재산권 보장이 약한 우리나라에서 특허출원보다 시장 선점을 권고했습니다. 특허출원에 시간도 걸리고, 누군가가 특허를 침해했을 경우 이를 지키는데 법적 노력과 시간도 많이 들어 차라리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었죠. - 스마트팜(Smart-Farm)의 국산화를 한다던데.☞ 농업의 스마트팜 프로그램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엑셀을 활용한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응용한 것이죠. 국내 스마트팜은 네덜란드 업체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를 대체할 한국형 스마트팜을 개발하는 것이죠. ●“빅데이터 처리기술 응용해 스마트팜 운영 프로그램 개발” 작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온도·수분·바람·영양제 공급 등과 같은 것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인 제어계측(PLC)을 개발해 농촌진흥청을 통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강원도 철원의 파프리카농가 등에서 운영 중이고, 여기저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가 개발한 PLC는 MS 오피스에 연결한 것으로, 기존의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 AB와 같은 HMI(인간과 기계의 인터페이스)에 비교하면 아주 저렴합니다. 글로벌 기업은 호환이 안되는 반면 제가 개발한 것은 범용으로 호환이 잘 되는 것이 특징이죠. - 농부들이 ‘어려운’ 오피스나 엑셀을 제대로 쓸 수 있나.☞ 처음엔 저도 그게 걱정이었습니다. ‘시골’ 노인들이 컴퓨터를 만질 수 있나하고 걱정반 고민반으로 현장에 갔습니다. 가서 보니 스마트팜을 하는 이들은 30~40대였습니다. 컴퓨터에 친숙해서 놀랐죠.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프로그램(또는 앱)을 실형시킨 다음 마우스를 움직여 해당 칸에 클릭해 숫자를 입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창문 개폐 칸에 ‘60’이란 숫자를 넣으면 창문이 60%만 열리는 것이죠. ‘0’을 입력하면 완전히 닫히고.●“작물별 생육 조건 db 자료 없어···지금부터 축적할 터” 문제는 작물별 생육 조건 즉 수분이나 습도 등에 대한 자료가 없어 농부들의 경험치에 의존하는 것이죠. 농업 당국도 이런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잘되는 농가는 ‘영업 비밀’이어서 공개를 꺼리죠. 그래서 제가 개발한 PLC는 30초 단위로 작물 별로 스마트팜의 각종 내외부 환경을 저장합니다. 이런 자료를 모아 최적의 생육조건을 찾아내 다른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서죠. - 장애인 정보기술(IT) 교육도 했다지요. 성과는?☞ 2011년 장애인관리공단이 국제 장애인기능올림픽 개인 db 부문 출전 선수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달라고 요청하더군요. 그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제8회 국제 장애인기능 올림픽대회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거절하고 나오는데, 국가 대표선수 두 명이 현관 문을 잡고 있더군요. 한 친구는 휠체어에 앉아 있고, 한 친구는 겨우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는 상태인데, 그게 눈에 밟혔습니다. ●“장애인 선수들과 합숙 훈련···올림픽서 금·은 획득” 아무리 국가대표 선수라도 입상해 상금을 타야 그런대로 보람이 있다 싶어 “매회 우승국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일본, 대만”이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일본에서 사업하면서 고생했던 경험 때문에 일본을 한번 이겨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보상 없이 두달 동안 IT 재능기부를 했죠. 말이 100일 훈련이지, 이런 상태로는 안 되겠기에 대회 두 달 전부터 모든 업무를 내팽개치고 국가 대표 선수 2명과 같이 지내며 교육시켰습니다. 그 결과 박정우 선수는 금메달, 한 손가락만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이수정 선수는 은메달을 획득했죠. 일본은 동메달로 밀려났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그 감격은 아직도 쟁쟁합니다. 저도 덤으로 국무총리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박정우 선수는 2016년 종목을 바꿔 PC 조립부문 대표 선수로 출전해 프랑스 국제장애인 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신기록을 남겼던거죠. 지금은 모 대기업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요즘도 주말엔 장애인들에게 재능기부 교육차 갑니다.- IT 교육에 대해 할 말이 많은듯 한데.☞ 메달 획득 이후 지방에 있는 학교 등에서 장애인 지도를 계속했습니다. 2015년에는 서울전자고 기능반 담당 교사가 찾아와 학생들 IT 지도를 해 달라고 부탁하더라구요. 학생들의 해맑은 모습을 위해서, 특정 특성화고에 편중된 기득권의 IT 진입장벽을 제거해 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죠. 2년만에 서울지역 우승 및 전국 대회 준우승했습니다. 언론은 잘 모르시겠지만 이쪽 분야에서는 일대 사건을 만들었던거죠. ●“대회 ‘노메달’ 어린 선수들도 사회 진출 문호 더 넓혀야” 그런데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취업도 되지만, 떨어진 어린 선수는 어디에도 갈 자리가 없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해당 교사는 기능 성적 잘 받아서 부장이 교감 되고, 교감이 교장으로 승진하지만, 학생들은 성적에 따라 줄을 서야하는 악순환을 보면서, 떨어진 학생들의 일자리를 생각하는 정부 정책이 있었으면 합니다. 학생들이 3년간 밤낮으로 전산과 컴퓨터와 씨름합니다. 메달과 노메달은 사실 종이 한장 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회적으로 이런 어린 기능 IT 학생들이 회사의 업무에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기대합니다. 덧붙여 대학에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대학들이 돈이 된다 싶어 빅데이터학과를 만들고 있답니다. 그렇지만 현업 경험이 전혀 없는 교수들이 빅데이터를 가르친다고 제대로 될까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통계 처리를 가르치는 것이 제대로 된 빅데이터 교육인가는 하는 것은 고민해볼 문젭니다. - 프로그램 개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제가 이 일을 시작한지는 어떻게 보면 30년이 넘었습니다. 1997년 모 대기업에서 MS SQL 기반의 ERP를 자체 개발을 시작하면서 첫발을 내딛은 것이죠. 대학원에서 통계 공부할 때 엑셀을 익혔던 거구요. 그러다가 독립해 나와서 2002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오피스데브라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MS의 파트너사로 지정됐죠. ●“개발하다 막히면 조용히 산행··갑자기 아이디어 번쩍하죠” 개발과 관련해 일하다 막히면 산으로 갑니다. 등산이 취미이자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는 위안입니다.(그는 백두대간을 세번 종주했단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하루종일 걷거나 하룻밤 비박을 하다보면 재미난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를 때가 있죠. 이런 착상을 붙잡고 개발하면 새로운 뭔가가 탄생하죠. 그런데 요즘 앱 마켓을 보면, 젊은 친구들의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면 정말 놀랍더라구요. 인터뷰를 마치자 그는 기자에게 주말에 등산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요즘 서울 아닌 전국이 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섭씨 35도면 ‘시원하는’ 느껴지는 날씨인데···나가면 개고생일듯해 산행에 동행하겠다는 답을 선뜻 하지 못하고 사무실을 나왔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선생님, 이거 작년 시험지 아닌가요”

    서울 사립고 똑같은 시험 문제 반복 출제 다른 학교선 ‘전부 정답’ 등 오류 29건 적발 조퇴·결석했는데 봉사활동 참여 기록도 전년도에 냈던 시험 문제를 그대로 출제하거나 출제를 잘못해 정답을 복수처리하거나 실제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학생부에는 참여한 것으로 기재한 사례가 교육청 감사를 통해 잇따라 적발됐다. 최근 전국 고등학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신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학교의 학업평가 관리가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한 사립고에 대한 정기 종합감사 실시 결과 이 학교 교사 A씨는 2016~2018년 중간·기말고사에서 총 21문제를 전년도 시험에서 냈던 문제와 똑같이 출제했다. 서울교육청은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을 통해 교사가 평가문제를 출제할 때 전년 문제를 그대로 출제하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 이 학교는 또 2015~2018학년도 중간·기말고사와 관련한 ‘연간 평가 계획’이나 ‘과목별 지필 및 수행평가 계획’ 등을 학교장 결재만 받고 끝내기도 했다. 지침에 따르면 중간·기말고사 관련 결재는 공정성을 위해 학교장 및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받도록 돼 있다. 교육청은 이 학교에 ‘기관주의’를, A씨에게는 경고처분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또 다른 일반고에서는 교사가 정답을 잘못 표기하거나, 출제 오류로 인해 복수, 혹은 전체 정답으로 처리한 사례가 29건이나 적발됐다. 이 학교는 이런 문제를 정정하는 과정에서도 지침을 어기고 학업성적관리위가 아닌 교장 결재만으로 일을 진행했다. 교육청은 이 학교에 ‘기관주의’ 처분을 내렸다. 봉사활동 사례를 잘못 기재한 사실도 발각됐다. 몇몇 학생이 조퇴나 결석을 했음에도 1~4시간씩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학생부에 기록한 것이다. 2015~2017년 2개 고교에서 모두 31건의 허위 기재가 있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학생에게 특혜를 주려고 한 정황인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부위원장은 “최근 대입 개편을 앞두고 내신 신뢰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각 학교에서는 내신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에서 시작한다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에서 시작한다

    4차산업 시대라 하여 소통과 융합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 되었다. 분야별로 타 분야와의 소통과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건축에서의 소통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다. 바닥과 벽과 천정으로 구획된 하나의 공간에 다른 공간과의 소통을 위해 작은 구멍이 하나 뚫리며 비로소 빛이 들어오고 소리가 들린다. 건축의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 소통이라는 단어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것은 창(문)이다. 창이 커지고 열리면 문이 되고 벽면이 개방되어 두 개의 공간이 통합된다. 열린 벽에 바닥이 연장되어 통로가 생기고 그 통로는 다른 공간들과 연결된다. 바닥과 지붕이 이 뚫리고 계단이나 엘리베이터(elevator) 같은 수직통로가 붙어서 마천루가 된다. 면벽수양을 하는 수도자가 꽉 막힌 벽면만 보이다가 스스로와 소통이 되면 면벽에 바늘구멍이 뚫리고 빛이 들어온단다. 그 구멍이 커져서 벽이 걷히면 있어도 없는 무념무상의 경지 이르러 벽 너머의 세계가 보인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도 역시 같다. 마음의 벽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 벽이 걷히는 과정이 소통이다. 건축에는 이처럼 소통의 마중물이 되는 작은 창들이 있다. 전통건축에서는 이런 작은 창을 봉창이라 한다. (봉창, 율현동 물체당 봉창, 한국학 중앙연구원) 창은 창이되 작아서 트였다 할 수 없어서 봉창이라 하고 개폐시설이 없는 막힌 창이라 하여 봉창이다. 창이라기보다는 구멍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창이다.“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한다”라는 말은 머리맡에 봉창으로 빛이 스며드니 문과 착각하여 열려고 더듬는 소리다. 남의 다리 긁는다는 말과 함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아침이 밝으면 스며드는 빛으로 날이 밝았음을 느끼고 굵은 마사토가 깔린 밖에 발걸음 소리를 듣고 사람이 있음을 느낀다. 밖에서는 봉창을 두드려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위치에 따라 제 역할이 다르다. 부엌의 아래위에 뚫린 살창은 환기를 시키고 방의 높은 곳에 배치된 작은 창은 내다볼 수는 있으나 들여다보지 못하는 보안창이다. 천창이나 고창은 빛을 끌어들이는 창이다. (사진 2. 천창,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천창은 실내에서 별이 그려진 하늘을 이불 삼아 누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필자가 예전에 설계한 어린이집에 천창이 있다. 늦게 별빛을 보며 퇴근하는 워킹맘의 아가들이 엄마를 기다리며 엄마와 같은 별을 보게 해 주고 싶었다. 천창을 제법 크게 뚫어 비용이나 하자염려를 이유로 건축주가 반대했다. 겨우겨우 설득하여 천창이 만들어졌다. 입주 후 일 년여가 지나서 저녁초대를 받아 갔다가 늦게 어린이집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천창 밑에 누워서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장과 필자를 본 아이들이 별을 가리키며 별이 쏟아진다는 의미의 무슨 말을 하였는데 그 표현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무척 감동적이었다. 천창을 반대할 때 자신을 설득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아이들이 천창 아래를 제일 좋아해서 그 시간이면 모두 천창 아래로 모인다고 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 벽면에 크고 작은 창들로 천상의 빛이 예배당으로 쏟아진다. 나치에 협력했다는 코르뷔지에게 이 성당은 면죄부를 주었다. (사진 3, 롱샹성당의 채광창)빛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창들은 벽면에 비해 크지 않은 작은 창들이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최소한의 크기로 소통을 하지만 그 작은 창이 없는 벽이나 천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건물의 본체가 아닌 담장에서도 창은 유효한 소통수단이다. 조선시대 유교로 인해 여성들의 행동이 제약이 많던 시절 아낙들이 모이는 우물가 담장에는 소리샘이이라는 창이 뚫려 있었다.(사진 4, 강골마을 소리샘)아낙네들의 수다 장소인 우물가지만 담장 밖의 세상과 소통이 어려웠기에 바깥세상 돌아가는 세상물정을 엿듣던 구멍이다. 소리샘이라 하여 다소 높이가 높았으나 적극적인 여성이라면 무엇이라도 밟고 올라서 세상 밖을 구경하지 않았겠는가? 남녀칠세부동석의 시절에 안채와 사랑채 사이엔 담장이 있었다. 남녀가 유별하다지만 사실은 여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통제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외부인이 안채에 들어가려면 사랑채 마당을 거쳐서 중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고 안채에 기거하는 여인들이 밖엘 나가도 같은 경로를 거쳤다. 물론 공식적이지 않은 출입을 돕는 샛문은 있었지만, 동네 아낙들의 비공식 출입구였다. 이 담장에도 간혹 창이 나있다. 보통은 기왓장을 마주보게 쌓아서 기와의 곡면이 만들어낸 원형 구멍을 만들었다. (사진5. 담장의 기와구멍)이 구멍의 용도 역시 엿보기 용이다. “이리 오너라.” 듣기 좋은 우렁찬 사내의 목소리가 들리면 안채에 기거하던 젊은 처자는 목소리 주인공이 궁금하다. 하녀가 있다면 어떻게 생긴 사내냐고 보고 오라 했겠지만, 하녀가 없으면 스스로 기와구멍으로 엿보기도 했을 것이다. 신랑의 얼굴도 모르고 시집을 가야했던 시절에 혼사가 오가는 총각이 사랑채에 들면 어미는 딸을 담장의 창 앞으로 불러내 신랑감의 얼굴을 몰래 보여주었을 것이다. 왈가닥 루시같은 아가씨라면 신랑감과 밀담도 나누고 연서도 교환했으리라. 사랑채에 손님이 들면 눈치 빠른 아낙은 손님이 몇인지 밥상을 들릴지 주안상을 들일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미리 준비를 할 것이다. 물론 설렁줄을 통해 사랑채의 주인이 무전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설렁줄은 설렁이라는 방울을 매달아 채와 채를 긴 끈으로 연결한 통신수단이다. 사랑채에서 체면을 지켜야 하는 양반님은 하인을 통하지 않고 이 설렁줄로 직접 안채의 누군가와 밀어를 나눌 수도 있다. (사진 6, 설렁줄)막힌 벽에 작은 구멍은 갑갑한 여인들의 생활에 숨구멍이었다. 이 작은 소통이 있어서 조선 여인들은 좀 위안이 되었으리라. 창밖 담장에 능소화가 보인다. 임금의 성은을 입어 빈이 되었지만 구중궁궐의 구석 처소로 밀려난 소화는 다시는 찾지 않을 무정한 님을 기다리며 담장 밑에서 밖으로 귀를 기울이고 기다리다 죽는다. 구석으로 밀려나 왕에게서 멀어진 빈은 장례도 없이 님을 기다리던 그 담장 밑에 묻혀서 마치 담장 밖으로 귀를 내밀 듯 꽃을 피웠다는 전설이 있다. 여인의 한이 왜 그리 부러운 것인지. 궁녀가 임금의 여자가 되었다 하여 딸을 낳으면 능소화를 심었다는 옛날 아비들의 비정함이 단지 유교 성리학 때문이었을까? 만족치는 못하나 이 땅의 여인들이 겪은 불편부당함에 대한 보상이랄까? 여성용 화장실의 칸수를 늘려보려고 지금 남성 건축주와 힘든 소통을 하고 있다. 작은 소통의 창이 커지며 적극적인 소통이 일어난다. 창은 환경과 소통하고 확장되어 벽 전체가 창이 되고 문이 되어 공간을 통합하고 연결한다. 요즘 많이 쓰이는 poiding door(사진7, 폴딩도어)나 전통건축의 들문(사진8, 들문)은 창 중에 가장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한다. 발코니는 외부와 내부의 완충공간이며 창공을 향한 날개 짓이다. 수직으로 쌓인 주택에 유일한 외부공간이며 주변과 소통하는 장소다. 마당이 있는 집의 소통의 중심은 마당이다. 마당을 통해 들고 나며 손님을 맞고 가사 일을 하고 집안의 행사를 치른다. 세면이상이 다른 공간으로 둘러싸인 마당을 중정이라 한다. 중정이 있는 집은 창과 문이 중정을 향하며 중정을 마주보고 눈을 맞춘다. 당연히 많은 소통이 일어난다.고택의 마당은 곳곳에 있다. 사랑채와 안채는 뒤로 연결되어 있다. 벽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고 샛문으로 연결된다. 건물 역시 툇마루형식의 복도로 연결된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지만 비공식 통로는 어른들의 묵인하에 아들과 며느리가 집안의 대를 잇는 의무를 다 하기 위해 고양이 걸음으로 드나들던 통로인 것이다. 마당의 울타리는 영역을 표시하기 위한 시설이지만 높이에 따라 더러 열고싶은 전망좋은 장소가 있다. 자연과의 소통을 위해 담장에 뚫린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 살창은 현대에나 있을법한 열린 담장으로 특이하다.(사진9, 독락당 담장의 살창)영역으로 들어오는 문이 대문이다. 제주도에는 정낭이라는 특별한 대문이 있다. 문대신 막대를 한 개에서 세개 걸어서 주인의 위치를 알리고 알아서 들어오게 한다. (사진10, 제주도 전통대문 정낭)(그림1, 정낭의 식별법)요즘 공동주택은 개인의 마당이 없고 거실이 마당을 대신한다. 집의 방문들은 프라이버시(privacy)를 앞세워 숨겨져 있고 같은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각자의 휴대전화를 들여 보고 있다. 대청마루로 마주보고 있는 방까지는 아니어도 거실로 작은 창 하나라도 뚫어진 아파트는 어떨까? 어찌보면 privacy와 소통은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하다. 가족 간의 대화가 없어진 것은 생활패턴이 변한 이유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할 공공 공간이 부족한 이유도 있다. 도시의 녹지와 광장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카페와 pc방이 채우다보니 가족간의 대화는 점점 줄어든다. 생활패턴의 변화에 맞는 공공 공간의 모델이 필요하다. 주차요금에 ?겨서 나와야 하는 사설 여가시설 말고 가족이 여유있게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의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 건축은 사용자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담아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발주자가 아닌 사용자가 우선이다. 옛날 사립학교에는 이사장이나 교장의 사택이 교내에 있었다. 대개 그들은 발주자가 된다. 학교가 학생들을 위한 시설임에도 그들의 사택이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나머지 땅에 학교를 배치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어떤 건축가는 설계비를 깎아주는 조건을 내세워 사택의 위치를 조정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무엇이 필요합니까?” “해 줄 거야?” “해 드릴께요” “목욕탕이나 지어줘.” 말하는 건축가로 많이 알려진 고(故) 정 기용선생이 면사무소 설계를 위해 만난 할머니의 말에 목욕탕이 있는 면사무소가 탄생했다.(사진11,12 정기용의 안성 면사무소)디자인이 목적에 의해 형상화된 결과물이라면 건축은 디자인이다. 건축은 그 목적이 사용자에게 있으며 사용자와 건축가가 함께 디자인하는 것이고 이들의 소통이 결과물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건축가가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소통능력이다. 집을 짓는다면 디자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건축가보다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주는 건축가를 만나길 권한다. 선택은 독자 분들의 몫이지만.<글: 한건축 대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