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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어촌 교단이 흔들린다

    “사표를 내고 다시 임용시험을 치렀다가 떨어지는 상황이 겁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하지만 현직에서도 임용시험을 볼 수 있다니 올해 서울에 도전해볼 생각이다.”(충남 C초등 서모교사) “사표를 내고 임용시험을 다시 보려는 교사는 그래도 양심적이다.요즘 서너명만 모이면 임용시험 준비 얘기를 나눈다.”(강원 J초등 김모교사).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이 오는 11월23일 실시할 초등교원 임용시험에서 현직 교사의 응시제한을 폐지할 방침인 가운데 농어촌 초등학교의 교사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읍·면·군 단위 뿐만 아니라 시 지역의 교사들도 마찬가지다.주로 교직 경력이 5년 미만인 20·30대의 젊은 교사들이 동요하고 있다.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40대의 교사들도 적지 않다. 이같은 현상은 교사들이 다른 시·도로 가기 위해 임용시험을 치르려면 사직한 뒤 2년이 지나야 응시할 수 있도록 한 시·도 교육청의 임용시험 공고에 대해 대법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결과이다. 아울러 교원의 지방직화에 대비,미리 재정형편이 좋은 서울·수도권·광역시 등 대도시로 근무지를 옮기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이에 따라 도서 및 산간 벽지가 많은 전남·전북·충남·경북·강원 등 시·도지역에서는 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젊은 교사들,전출희망 많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3월1일 기준으로 전국 16개 시·도 초등교원을 대상으로 다른 시·도의 전출희망을 조사한 결과,3858명으로 집계됐다.원하는 곳은 서울 927명,경기 658명,광주 502명,대전 321명,부산 112명 등 대도시가 전체의 91.4%를 차지했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 있는 ‘별거 교원’ 1725명(전체의 40.8%) 가운데 5년 미만의 젊은 교원은 67.8%인 1170명이다.별거교원에게는 응시자격 제한 폐지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교육청별 전출희망 교원의 경우,78.8% 이상이 농어촌 학교인 전남이 80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광주 희망이 56.8%인 456명이다. 경북은 741명,충남은 399명,충북은 252명,강원은 174명이다.일선 교육청들은 “해마다 전출희망 교사 중 시·도간의 교류로 혜택을 받는 교사는 9∼10%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농어촌 교사들의 상당수는 잠재적으로 임용고시 응시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남교육청의 관계자는 “최근 사표를 낸 젊은 초등교사는 15명 정도”라면서 “이들보다 현직에 있으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즉,마음이 떠난 교사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측은 “떠나겠다는 교원을 말릴 수는 없다.대부분 20·30대의 젊은 교원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씁쓸해 했다. ●농어촌 지원자 적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올해 초등교원 임용시험을 다음달 23일 공고한 뒤 11월23일 치를 계획이다.올해는 순수 증원될 초등교원 2240명,정년퇴직에 의한 자연감소 1450명,기간제교사를 대체할 정규교원 3881명 등 모두 8300여명을 충원해야 한다.예비교원 자원은 교대 졸업생 5800명,교대 특별편입생 2499명,복직 교사 1000여명으로 수치상으로는 오히려 충원 계획을 넘어선다.하지만 교대 졸업자들의 10∼20%만 농어촌 지역을 응시하는 현실이 문제이다.응시 나이를 40세 이상까지 높게 잡았어도 지난해 경기는 1715명·충남은 1289명,경남은 715명,전남은 275명을 뽑지 못했다. 경북 교육청측은 “대구교대의 졸업생 중에서 70%는 대구로,10%는 서울로,나머지 20%만 경북에 남는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25일 초등교원 임용시험의 응시자격 제한과 관련,“퇴직후 일정기간이 경과해야 한다는 지침은 법적 근거가 없어 법률로써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게 한 헌법의 법률유보의 원칙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연세대에 장학금 1억원 전달

    중앙컨트리클럽 이중명(李重明) 회장이 23일 모교인 연세대에 장학금으로 5억원을 약정하고,이 가운데 1억원을 김우식 총장에게 전달했다.
  • 송두율 “귀국해 조사 받겠다”/22일 입국 의사… 해외민주인사 33명 서울 도착

    ‘한가위 해외민주인사 고국방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민주인사 33명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또 유신정권 시절 친북인사로 분류돼 귀국하지 못했던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뮌스터대)교수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청으로 ‘2003 해외민주인사 초청 한마당’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귀국한다. ▶관련기사 9면 이날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 초청으로 입국한 인사들은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소속 회원 29명과 독일지역 민주인사 4명 등 모두 33명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일본 나리타,간사이 등 세곳에서 출발한 항공기 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한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송두율 교수가 22일 오전 11시10분 루프트한자 LH712편으로 입국한다.”고 발표했다. 송 교수는 “국내 사법절차를 존중해 조사를 받고 여러 혐의를 떳떳하게 밝힐 것을 기대한다.”고 전해왔다고 기념사업회가 밝혔다.기념사업회는 국정원 조사에 대비해 천주교인권위원회 김형태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선임할 계획이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 행자·해양장관 내정 안팎/‘盧코드’ 맞는 인사 발탁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예상대로 행정자치부 장관에는 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을,해양수산부 장관에는 최낙정 차관을 임명키로 확정했다. ●변함없는 개혁코드 노 대통령이 허 장관을 중용키로 한 것은 개혁적인 코드가 맞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허 장관은 부산경실련 창립위원장으로 시민운동에 몸담았고,‘노무현을 사랑하는 교수들의 모임’에서 회장을 맡으면서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청와대는 행자부의 역할이 바뀌고 있는 데다 정부혁신 및 지방분권을 원활하게 추진하려면 외부 출신의 개혁적인 인사가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최낙정 차관을 승진시킨 것도 개혁코드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최 내정자는 보수적인 공무원 사회에서는 이례적으로 ‘튀는' 스타일이다.물론 개혁적이라는 평을 듣는다.또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부 장관을 하던 때 아끼던 관료라고 한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최 내정자를 임명하게 된 것은 기수 파괴로 볼 수도 있다.”면서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개혁을 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이해해달라.”고 말했다.물론 해양부의 역사가 짧다 보니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최 내정자는 행정고시 17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장관에 올랐다.현재 차관급의 주류가 행시 13∼16회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행시 17회 출신을 장관으로 하는 것은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질문에 “(김세호)철도청장은 행시 24회가 아니냐.”고 맞받았다.나이나 기수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다.정 보좌관은 농담으로 “요즘은 나이 많은 사람이 죄가 된다.”고 말했다. ●“한달 전에 장관 인선” 이번 행자부 장관과 해양부 장관의 인선과정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김두관 행자부 장관이 낸 사표가 수리되기도 전에 후임 장관이 내정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정찬용 보좌관은 “허성관 내정자는 김두관 장관의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받을 것”이라면서 “김 장관은 사표 수리 전까지 태풍피해 복구작업 지휘 등의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후임자가 발표된 상태에서 김두관 장관의 지시나 말발이 계속 먹힐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남는다. 정찬용 보좌관은 “2∼3년 뒤 ‘2차 조각’을 하게 될 경우에는 한달 전에 장관을 내정해 인수인계를 할 계획”이라면서 “대통령도 당선되면 당선자 시절을 갖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곽태헌기자 tiger@ 허성관 행자부장관 내정자 교수 출신이면서도 업무파악 능력이 돋보여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그러나 기자들에게 “장관을 마친 뒤 외교관을 거쳐 교수로 복직하고 싶다.”는 등 희망사항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바람에 다소 ‘튄다.’는 지적을 받았다.두주불사형으로 친화력은 좋은 편이다.취미는 독서와 골프.부인 김경옥(56)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경남 마산(56) ▲광주제일고 ▲동아대 상학과 ▲한국은행 근무 ▲미국 뉴욕주립대 경영학 석·박사 ▲동아대 경영학부 교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원회 위원 최낙정 해양부장관 내정자 스스로를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를 위해 사는 영원한 바다 사람’으로 부르는 정통 해양수산 관료.에세이집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는 책 을 펴내는 등 그의 이름 뒤에는 늘 ‘튀는 공무원’이란 꼬리표와 함께 ‘너무 직설적이다.’는 평가도 따라다닌다.모교인 고려대 병원에 사후 장기기증 계약을 체결,눈길을 끌기도 했다.취미는 글쓰기와 골프.부인 김성숙(48)씨와 1남1녀. ▲경남 고성(50)▲용산고 ▲고려대 ▲행시 17회 ▲해양부 항만정책국장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해양부 기획실장 ▲해양부 차관
  • 넌 그냥 먹니? 난 요리해 먹는다!/하겐다즈 메뉴 크리에이터 추천 별식

    차갑고도 달콤한 유혹 아이스크림.혀끝에 감기듯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맛에 누구나 반하게 된다.‘아이스케키’와 ‘부라보콘’이 풍미했던 60∼70년대 이후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는 식품이다. 최근엔 유행의 첨단 서울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아이스크림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아이스크림 카페가 등장,성업 중이다.길거리에서 군것질하는 것이 아니라 차를 마시듯 앉아 먹는 것이란 게 아이스크림 카페의 ‘문화적 코드’다.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요즘 남편과 함께,연인과 함께 지난 여름의 추억에 잠겨 보고 싶다.하루의 피로도 말끔히 날려 보내고 싶다.이럴 땐 왠지 고급스러우면서도 독특하고 색다른 디저트나 음료가 아쉽다.강소라(31) 한국하겐다즈㈜ 메뉴 크리에이터는 “낭만에 취하고 싶다면 아이스크림 칵테일을,따뜻하고 시원한 분위기에 젖고 싶으면 아이스크림 퐁듀가 적당하다.”고 추천했다.그는 “남은 아이스크림은 식빵에 두텁게 발라 샌드위치처럼 만들어 전자레인지에 15∼20초 돌렸다가 먹으면 별미”라고 소개했다. ■>아이스크림 퐁듀 아이스크림과 여러 과일을 촛불로 데운 초콜릿에 찍어 먹는 색다른 디저트.한 입에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따뜻한 초콜릿의 달콤한 조화가 절묘하다.아몬드에 굴리면 고소한 맛까지 더한다. 퐁듀는 꼬챙이(긴 포크)에 아이스크림을 찍어 소스에 적셔 먹는다.이때 소스를 떨어뜨리면 여자는 오른쪽 남자에게 키스를,남자는 와인을 한병 내야하는 것이 퐁듀의 전통이다.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그린티 아이스크림,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바나나,키위,포도,아몬드 슬라이스,다크 초콜릿,브라우니(초콜릿 케이크의 일종) ●이렇게 하세요. (1) 두 세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작은 스쿱(아이스크림용 스푼)으로 동그랗게 떠서 접시에 담아둔다.접시 채로 냉동하면 아이스크림이 빨리 녹지 않는다.(2) 바나나·키위 등의 과일을 한 입 크기로 자르고,브라우니는 따로 담아 준비한다.(3) 워머용 그릇에 다크 초콜릿을 넣어 전자레인지로 따뜻하게 한다.시중에서 구입이 쉬운 일반 초콜릿과 생크림을 같은 비율로 섞어 중탕해도 된다.(4) 작은 접시에 슬라이스 아몬드를 담아 준비한다.(5) 모든 준비가 끝나면 촛불을 켜서 (3)의 초콜릿을 따뜻하게 유지한다.뜨거운 물에 담가도 된다.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 촉촉한 브라우니 위에 쿠키 앤 크림 아이스크림을 얹고 초콜릿 퍼지와 휘핑 크림을 더해 따뜻함과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쿠키 앤 크림 아이스크림, 초콜릿 소스,브라우니 ●이렇게 하세요. (1) 브라우니를 따뜻하게 데운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적당히 잘라둔다.(2) 넓은 접시에 브라우니를 얹고 아이스크림 1스쿱을 올린다.(3) (2)와 그 주위에 초콜릿 소스를 먹음직하게 뿌려준다. ■ 아이스크림 칵테일 시브리즈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에 여러 가지 과일주스와 알코올을 섞어 달콤하다.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라스베리소르베 아이스크림 1스쿱,보드카 1½큰술,복숭아 슈넵스(리큐어의 일종) 1½큰술,크렌베리 주스 6큰술,포도 주스 6큰술,설탕 약간 ●이렇게 하세요. (1) 준비된 재료들을 순서대로 믹서기에 넣고 고속에서 10초,저속에 5초 가량 섞어준다.(2) 칵테일 컵의테두리에 레몬 1조각을 꽂아 한두바퀴 돌린 다음 설탕을 뿌려 장식해 둔다.(3) (1)을 (2)에 따라 마신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안주영기자 jya@ ●강소라 메뉴 크리에이터 한국하겐다즈㈜의 R&D 대리로 아이스크림 퐁듀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켜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지난 1993년 제과·제빵 자격증을 딴 뒤 요리의 사관학교인 프랑스 코르동블루의 제과 과정을 마치고 프랑스 크리옹호텔 제과부 등에서 근무했다.메뉴 크리에이터는 고객의 입맛을 붙잡기 위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직책이다.
  • “국보법 현실 맞게 고쳐야”강법무 서울대법대 강연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15일 모교인 서울대를 방문,법대생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1시부터 1시간20분 동안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 주산홀에서 ‘법대생과의 대화’ 초청 강좌에 참석,강연을 했다. 학생들의 박수를 받으며 교단에 오른 강 장관은 “강의실에 들어오니 생기와 생명력이 넘치는 병아리들이 여기저기 앉아 있는 듯해 행복하다.”면서 “지난 75년 입학해서 1학년 때는 공부도 열심히 안 하고 휴강만 하면 좋아했던 학생이 거의 30년만에 교정에 오니 ‘돌아온 탕아’ 같은 느낌이 든다.”며 말문을 열었다. 강 장관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나오는 대사처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라는 마음 자세로 인간으로서 느끼는 불안을 즐겁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살아간다면 삶의 여러 고민들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최근 6∼7년 동안 이혼을 하고 빚을 많이 지는 등 굉장히 어려웠던 시기가 여러차례 있었다.”면서 “법무부장관을 맡을 때도 마치 절벽에 뛰어드는 것처럼 힘들었지만 사심을 버리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털어놓았다. 강연 뒤 가진 학생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강 장관은 “국가보안법은 남북관계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며 50년 전에 이념적 고려에 의해 생겨 구성요건들이 막연하고,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으로 법정형이 단순한 만큼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총련 문제에 대해서는 “확신을 하다 보면 ‘내가 옳은가.’라는 회의조차 못하게 되며,한총련 학생들을 볼 때마다 이 생각이 든다.”면서도 “최근 스스로 변화하려는 한총련의 모습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근의 검찰 감찰권을 둘러싼 검찰과 법무부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감찰권이라는 문제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검사들이 열심히 일하고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면서 “검찰 감찰권에만 집착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연이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주산홀에는 수용 정원을 100여명이나 넘는 400여명이 몰려 통로까지 발디딜 틈이 없었다.강연이 끝난 뒤에는사인을 받기 위해 학생 수십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씨줄날줄] 公人

    ‘동장(洞長)도 공인(公人)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부하직원을 폭행한 사실을 보도한 지역 언론사에 대해 명예훼손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서울 지법의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대법원이 대전 법조비리보도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일부 파기 환송한 지 열흘만에 또다시 법원이 ‘공인’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해 언론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외국에서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피해자가 공인인가,사인(私人)인가의 여부는 언론의 위법성 여부를 판정하는 핵심 요소다.미국의 경우 유명한 뉴욕 타임스 대 설리번 사건(1964년)을 계기로 공직자(public official)의 명예훼손에 대한 언론의 우월적 지위의 전통을 확립했다.공직자가 명예훼손 소송에서 이기려면 언론이 명예훼손 기사를 보도할 당시 그 기사가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거나 또는 기사의 사실성 여부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한 것이다.종전까지 언론이 져야 했던 진실 입증 책임을 소송 제기자에게 부담시킨 이 ‘현실적악의(actual malice)’ 원칙은 언론에 대한 잘못된 제약이나 처벌은 개인의 명예에 대한 피해보다 더욱 큰 피해가 된다고 하는 미국의 언론자유 인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미국 대법원은 그 후 ‘현실적 악의’원칙의 적용 대상을 공직자 외에 공중에 의해 널리 알려진 유명인들이나 인지도가 높은 사건들에 관련되어 유명해진 ‘공적 인물(public figure)’로 확대하면서 공인(public person)에 관한 정의를 정교화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언론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공인의 여부는 중요 요소가 아니며 따라서 공인에 대한 법적 정의도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대법원 판례가 명예훼손의 위법성 판단 기준을 공인 여부가 아니라 보도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의 여부와 공적인 관심사인지 아닌지의 여부에 두고 있고 무엇보다도 진실 입증의 책임을 언론에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이제까지 판례에 나타난 공인의 범위는 공무원,정치인,공직자의 친인척,연예인,언론인,기업인,종교인,변호사,작가 등이다. 국내 언론은권력의 직접적 압력을 벗어나자마자 명예훼손 소송이라는 새로운 통제에 직면하고 있다.‘동장도 공인’ 판결을 보면서 언론자유에 대한 미국 법원의 적극적 역할을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기대인 것일까. 신연숙 논설위원
  • [오늘의 눈] 李시장의 삭발론 ‘올가미’

    한가위 뒤 이명박 서울 시장과 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 하재호(39·행정7급) 대표가 만날까. 하 대표는 지난 8일자 직협 소식지에 ‘이명박 시장님에게 드리는 글’에서 6급 이하 하급직원들의 인사적체 해결 등 현안 논의를 위해 추석 뒤 만날 것을 제의하면서 “시장님,이젠 제 머리도 제법 보기 좋을 만큼 자랐다.”고 토를 달았다. 회동과 삭발은 언뜻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인다.하지만 내막을 알면 머리가 끄덕여진다.이 시장은 지난 7월 초 기자 간담회에서 청계천복원사업 전 상인대표와의 협상 사례를 들면서 “삭발은 왜 했느냐.머리가 자라면 그 때 찾아오라.”는 요지의 얘기로 말문을 막았다고 했다.“삭발은 투사(鬪士)들이나 하는 것이지 (고객을 대하는)상인의 태도는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 대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지난해 연가투쟁을 주도해 해임된 뒤 삭발농성 중이던 그에게 이 시장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머리를 꼭 깎아야 하나.공무원답게 행동하라.”고 ‘주의’를 줬다는 게 직협측의 설명이다. 시청 공무원 A(38)씨는 “농성때삭발은 강력한 항의의 표시이며,세상과 인연을 끊겠다는 불교식 의사표현인데 이 시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어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B(44)씨는 “삭발은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유교식 발상을 은연중 강조,대화 상대를 제압하려는 가부장적 권위주의여서 (이 시장이)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직협의 한 간부는 “건설사 회장 등을 지내면서 (노사문제로)삭발한 사람들을 많이 봤을 텐데,공무원이라고 해서 그러면 안된다는 것은 보수적인 발상”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처럼 ‘삭발 불가론’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또 이 시장이 ‘삭발 자격’으로 밝힌 투사가 무얼 가리키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그러나 상인은 상인답게,공무원은 공무원답게 처신해야 하는데 머리 깎는 일은 이와 걸맞지 않다는 게 이 시장의 주장인 것 같다.결국 하 대표는 공무원답게(?) 머리를 적당히 길렀으니 대화를 갖자고 제의한 것이다. 추석이 지나 이 시장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송한수 전국부 기자onekor@
  • [열린세상] 사패산터널 뚫어야 한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터널 공사 현장은 썰렁하다.환경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비를 맞으며 나풀거리고 있을 뿐이다.2년이 넘도록 공사가 중지된 상태이다.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었으면 공사는 끝났을 것이다.그런데 불교계와 시민단체의 압력에 밀려서 공사가 중단되어 있는 것이다.때문에 경기 북부지역이 겪는 고통은 심각하다. 경부고속철도의 천성산 원효터널도 사정이 비슷하다.스님 한 분이 단식을 하면서 시작된 분쟁 때문에 공사를 발주하고도 착공을 못하고 있다.이런 식으로 제자리에서 맴도는 시급한 국책사업이 많다.경인운하도 인수위원회에서 브레이크를 건 이후 사업 추진이 멈추었다.새만금 간척사업도 제 속도를 못내고 있다. 경부고속철도와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는 노선재검토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여 검토가 끝났는 데도 사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결론이 없는 것이다. 대형 국책사업은 사업비의 규모도 크고 국토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따라서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다각도로 검토하고 분석하고 비교하고,정책결정자가 결단을내려서 추진하는 것이다.당연히 정책결정자에게는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 이런 사안들은 전문가조차 판단하기 힘들 경우가 많다.지역주민들이나 시민단체도 비용이나 편익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 힘든 데도,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인지 살벌한 구호만 있는 경우가 많다.실제 대안 없는 비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여러 국책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의사결정과 추진기구에 고장이 생겼다는 방증이다.그래서 상당수의 사업들이 지역이기에 떠밀리고,환경단체에 흔들리고,지역과 지역간의 싸움에 또는 정치인들의 꼼수에 휘말려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치인의 대중영합주의와 공직자의 직무유기는 심각한 수준이다.어쩌다 문제가 튕겨 나오면 장관들마다 책임회피에 급급하고,정권마다 미뤄 왔다.소나기가 지나고,언론이 잊어주면 미봉되는 것이다.지방행정이 정치에 물들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되었다.표 떨어지는 일은 아예 하려 하지 않는다. 문제의 양상이 조금 다르나 호남고속철도의 분기점,경부고속철도의 대구역,대전역의 지하화 문제나 최근에 야기된 위도의 원자력 폐기물처리장 건설 등은 지역이기에 밀려 흔들리는 경우이다. 이들 대형 국책사업이 더러는 중지되고,어떤 것은 결정된 방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책의 신뢰성마저 실종되고 있다.결국 여기서 생긴 손실은 세금으로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국책사업은 국익 차원에서 경제성이나 환경요소 등을 감안하여 정부가 결정할 일이며 최종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시민단체나 종교인,일부 지역주민들은 의견을 낼 뿐 책임은 없다.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는 글자 그대로 ‘국민’을 내세우며 포퓰리즘에 빠져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진정한 ‘참여’란 국정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감시하고 선거를 통해 심판하는 것이다.나는 지금도 동강댐의 악몽을 잊지 않고 있다.환경단체의 성화에 못이겨 동강댐을 취소한 것이 과연 현명한 결정이었을까.나는 지금도 영월지역의 홍수를 걱정하고 있다. 최근 ‘공론조사’라는 야릇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는데,이는 포퓰리즘을 심화시키게될지도 모른다.투표나 여론조사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누가 책임을 지는가.정책결정자의 결단은 항상 고뇌에 찬 것이고,그래서 그는 고독한 것이다.그리고 그 결단은 선거와 역사가 평가할 일이다. 우리사회에 의견이 하나가 될 수 없는 사안이 얼마나 많은가.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헤아리고,말 없는 다수의 깊은 뜻도 참작하면서 경제성과 국익에 입각하여 신중하게 판단을 내리고,그리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일은 확고하게 추진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사패산 터널도,원효터널도 제대로 뚫려야 한다. 이 건 영 단국대 교수 前국토연구원장
  • 편집자에게/ “부처간 조율로 한목소리 내야”

    -“백두대간 보전법 ‘핑퐁게임’”기사(대한매일 9월5일자 7면)를 읽고 농림부와 환경부가 백두대간 보전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했는데 농림부는 산림보호의 노하우를 가진 자신이 관리보전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환경부는 생태계 보전 측면에서 스스로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국무조정실의 조정작업도 실패했다고 한다. 참여정부는 대화와 타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데 그동안 우리사회는 정치권이나 노사관계·국책사업 등 전반에 걸쳐 이기적인 모습만 보여왔다.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믿었는데,최근 신문기사는 우리를 더욱 당황스럽게 한다.서로 협력하여 국민을 리드해야 할 정부부처들이 제 주장만을 내세워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보전법 말고도 그 예는 너무나 많다.정부가 추진하는 새만금사업에 대한 종교인들의 삼보일배 행사에,이를 말려야 할 장관들이 오히려 격려방문을 했다.급기야 새만금 행정소송에서 농림부는 수질개선으로 새만금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데 환경부는 새만금 담수호 유지는 불가능하니해수 유통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각 정부부처는 부처의 이익부터 도모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정부 또한 대화와 타협이 통하지 않는 현실을 탓하지 말고 정부부처간 의견 조율과 한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우선 찾아야 하겠다. 고태경 회사원·서울 용산구 서계동
  • 도미노피자 창업주 대학교 설립

    |네이플스(미 플로리다주) 연합|미국의 로마 가톨릭대학교인 아베마리아대가 2일 임시교정에서 101명의 학생이 참석한 기념미사와 함께 개교했다. 이 학교는 1998년 체인점을 처분한 이후 가톨릭의 대의에 헌신해온 도미노 피자의 창업주 토머스 모너건이 설립했다.수업은 오는 2006년 가을 2억 2000만달러의 영구 캠퍼스가 완공될 때까지 노스네이플스의 한 단지에서 실시된다.
  • “고려때 꽃피웠던 寫經 원형복원이 꿈”/24년 사경작업 외길 김경호씨

    평생을 단 한 가지 목표에 매달려 사는 것은 쉽지 않다.그것이 남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더욱 힘겨울 수밖에 없다.그러나 그렇게 일궈낸 삶은 훨씬 더 값지다.사경(寫經)연구가 김경호(41)씨는 일찍부터 불모의 영역인 사경에 눈을 떠 모든 것을 다 바치고 있는 인물이다.그냥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새 장르의 문화재를 복원해 의미와 가치를 알리고 전파해야 하는 필생의 사업이 됐다. “사경은 고려 청자보다도 더욱 가치있는 문화재인데도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그 원형 복원 노력과 연구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라는 김씨는 “사경이야말로 우리 문화의 독보적인 우수성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문화재”라고 거듭 강조한다. 김씨는 중학교 때부터 불교 경전을 한자 한자 그대로 옮겨 쓰는 사경을 시작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고교시절 출가해 1년간 행자생활을 했으나 부모의 만류로 귀가해 어렵사리 고교를 졸업했다.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사경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입학했지만,기본 자료조차 없는 실정을 개탄해 사라진 문화재의 원형 복원에 고군분투해 왔다.고교 시절부터 치면 24년간 외길을 걸어온 셈이다. 고려사 충렬왕·충선왕·충숙왕조 기사에 따르면 당시 중국 원 조정에서 많게는 한 번에 100명씩 고려에 관리를 파견해 사경을 제작해 갔다고 한다.사경 기술은 중국에서 전래됐지만 전성기인 고려시대의 사경은 서예,회화,금은공예 등 모든 면에서 중국보다 월등한 종합예술로 꽃피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과거 그토록 번성했지만 국내엔 옛 사경을 추적할 만한 기초 자료조차 남아 있지 않습니다.그에 비해 일본에선 오래 전부터 사경연구가 활발히 전개돼 왔지요.” 그동안 국내 박물관을 샅샅이 뒤졌으나 신통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고 일본측 자료에 많이 의존했다고 한다.그런 점에서 현재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통일신라기 사경인 국보196호 ‘대방광(大放廣)불화엄경’은 주목할 만한 유물이라고 강조한다.‘대방광불화엄경’은 연대가 분명한 사경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먹으로 쓴 것이면서도 표지 그림과 경 내용을 설명하는 변상도를 금은으로 그려 당시 금은 공예가 얼마나 발달했는가를 잘 보여준다.무엇보다 통일신라기인 일본 천평(天平)시대에 전국적으로 흥했던 일본 사경의 모태가 됐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일본은 우리로부터 사경을 받아 꽃피웠지만 오히려 그것을 건네준 한국에선 그 의미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형편.내로라하는 일본 사경 연구가들의 정통 사경이라는 것에서조차 원전에서 벗어난 오·탈자와,원 형식과는 다른 모순을 적지 않게 발견한다는 김씨.그의 자부심은 그냥 말만 앞세운 게 아니다.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가리지 않고 사경과 그 기록이 있는 곳이면 빼놓지 않고 발품을 팔아 슬라이드로 정리해놓은 것만 해도 3만여점.지난해 10월엔 자신이 직접 작업한 사경을 중심으로 사경의 모든 형태와 해설을 붙인 교본격인 사경집을 내기도 했다. 6차례의 개인전을 포함해 20여회의 전시를 열면서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도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지난 6월에는 한인미주이민 100주년을 기념해LA로터스갤러리에 초대받기도 했다.내년 봄 미국 현지 교인들이 뉴욕 전시를 추진 중이며 일본측에서도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단순한 흉내내기가 아니라 우수한 우리의 사경을 원형 그대로 살려내 발전시키는 것에 가장 힘을 기울인다.표지와 발제,경전,변상도로 구성된 양식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다.실제로 그의 사경 작업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경전 선택과 원본의 오·탈자를 확인하는 대교 작업부터 작업의 전체 틀과 맞물릴 변상도 구상,닥종이와 금가루에 아교물을 입히고 푸는 데 이어 선을 긋는 계선과 경문쓰기,변상도 그림과 표지,금을 입힌 글자의 광내기인 연마작업…. 요즘엔 한국사경연구회(02-733-8334) 회원들이 자신의 뜻에 동참하고 있는 게 큰 힘이 되고 있다.사경연구회는 동양미술사학과 출신들과 사경에 뜻을 가진 학자,승려들과 함께 지난해 결성했다.서울 연희동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는 부인의 수입이 사경작업의 모든 재원이다. 연세대 사회교육원에서 일반인 대상의 강의를 맡고 있고 동아문화센터에도 출강하고 있지만,이는 사경을 알리는 절실한 수단에 불과하다.동국대 대학원에서 사경에 관한 석사 학위 논문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그보다는 서예지 등에 사경을 알리기 위한 기사 연재에 매달리느라 쉽지 않다. 사경 작업을 할 때는 며칠 밤낮을 지새우기 일쑤.사경에 몰두하다 보면 1∼2시간 정도만 의자에 앉아 눈을 붙여도 거뜬하지만 작업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아프다는 김씨.그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나에게 맡겨졌다.천직으로 안다.”며 주섬주섬 사경 도구를 챙겼다. 김성호기자 kimus@
  • “한인 최초 美각료 되는게 꿈”백악관 장애인 정책차관보 강영우 박사

    국내 첫 장애인 유학생,첫번째 장애인 교육학 박사,100년 미국 이민역사상 최고위 공직자.지난달 29일 모교인 연세대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강영우(59) 박사에게는 항상 ‘첫번째’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후천적 시각장애인인 그에게 장애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강 박사는 2001년 9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까다롭기로 소문난 연방수사국의 검증과 상원 인준절차를 거쳐 지난해 7월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에 올랐다.미국 장애인 5400만명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개발해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보고·추천하는 직책이다. 그는 450만 미국 공직자 중에서도 상원이 인준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500여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인디애나 주정부 특수교육부장,일리노이대 교수,국제연합(UN)장애위원회 위원,루스벨트재단 고문,백악관 전국 장애자문협회 의장.강 박사가 동시에 갖고 있는 이 직함들은 그의 활동의 폭을 보여준다. 그는 미국 장애인 정책의 특징을 ‘합리적 조력’(reasonable accommodation)이란 법조항에서 찾는다.“‘합리적 조력’이란 예컨대 식당에 맹인이 들어오면 종업원이 친절하게 메뉴를 읽어주는 것입니다.이런 것은 점자 메뉴판을 갖추지 않은 곳이라도 가능합니다.” 모든 공공도서관이 점자책을 갖추기란 어렵다.하지만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맹인은 큰 불편함없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박사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는 미국에서도 대도시의 주요 시설물이 아니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고 있다.예산 문제때문이다.하지만 장애인 민권법상 ‘합리적 조력’이란 강제조항이 있기 때문에 장애인이 생활하는 데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는 게 강박사의 설명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통치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봉사하는 리더십입니다.” 강 박사는 2일 서울 내자동 서울경찰청 강당에서 경찰관 1000여명에게 ‘사랑과 봉사로 기르는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렇게 강조했다.“컴패션(compassion)은 흔히 ‘동정’으로 번역되지만 남의 고통을 배우는마음이자 21세기 리더십의 근간”이라고 덧붙였다.강 박사는 “나는 약자이기 때문에 컴패션을 지닌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면서 “컴패션을 가진 이들은 대부분 지도력이 있는 사람들이었고,나도 컴패션이라는 리더십을 만났기 때문에 가장 낮은 위치에서 미국 행정부내 최고 위치에 올랐다.”고 말했다. 강 박사가 세상의 ‘빛’과 단절한 것은 중학생 시절이다.축구를 하다 망막을 다쳐 시력을 잃은 뒤 5년 남짓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착하게 사는 내게 왜 이런 시련을 주느냐.’며 신을 원망하기도 했다.하지만 지난 1964년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인생의 역할 모델로 성서 속 인물 사도 바울을 만난 것이다. “성경을 보면 사도 바울 역시 병으로 고통을 당했습니다.그의 질병은 지은 죄때문이 아니었습니다.신께 고쳐달라고 기도했지만 들어주지 않았습니다.하지만 그는 신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했습니다.그로부터 원망하고 탄식할 상황에서도 감사할 조건을 찾는 법을 배웠습니다.” 실명을 걸림돌이 아닌 또 하나의 기회로 받아들이게되자 그의 인생도 달라졌다.72년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76년 피츠버그대에서 특수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79년부터 일리노이대 특수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해오던 그에게 90년 부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또 한번의 전환점이 됐다.“당시 아들이 다니던 필립스 아카데미로부터 ‘부모님의 날’에 초청을 받았습니다.교장에게 자서전 ‘빛은 내 가슴에’를 선물했더니 동문인 부시 당시 대통령이 보면 좋아할 거라며 백악관으로 책을 꼭 보내라고 하더군요.책을 보냈더니 얼마 뒤 ‘당신의 인생은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는 내용의 답신이 왔습니다.” 이 인연을 계기로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94년 국내 방송사가 강 박사의 인생을 소재로 만든 ‘눈먼 새의 노래’라는 프로그램의 말미에 직접 출연할 만큼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당시 부시 대통령은 강 박사의 삶을 지탱해 온 원동력으로 신앙과 불굴의 의지,사람에 대한 사랑,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는 끈기 등을 꼽았다.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도 같은 해 아버지 부시의 소개로 만났다.이 날의 인연은 2001년 강 박사의 백악관 진출로 이어졌다. 3살 때 ‘의사가 돼 아버지 눈을 고쳐주겠다.’고 약속했던 큰 아들 진석(30)씨는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안과 전공의로 일하고 있다.둘째 아들 진영(27)씨는 듀크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 연방 상원 법사위에서 최연소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서울 맹학교 시절 대학생 봉사자로 강 박사와 인연을 맺은 아내 석은옥(60)씨도 특수교육 전문가로 ‘미국교육계명사 인명사전’과 ‘미국여성명사 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릴 만큼 저명한 특수교육 전문가다. 그는 이같은 집안의 성공을 끊임없는 노력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에서 찾는다.“아무리 타고난 능력과 재능이 뛰어나도 노력을 하지 않고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면 성취도는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환갑을 눈앞에 둔 강 박사의 마지막 꿈은 한인 최초의 연방정부 각료가 되는 것이다. 강 박사는 “지난 2년 동안의 활동을 통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두텁게 얻었다.”면서 “만약 차기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장차관 자리에도 도전해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세영기자 sylee@
  • 명성교회 특별새벽집회

    새벽기도를 통해 영적 부흥운동을 펴온 명성교회(당회장 김삼환 목사)가 올해 9월 특별새벽집회를 ‘임마누엘’ 주제로 2일부터 6일까지 갖는다.올해로 23년째를 맞는 명성교회 특별새벽집회는 김삼환 목사의 인도로 국내외 목회자,신자,선교사,외국교인 등 3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서울 상계동·목동,경기 분당·일산·하남 기도실,강원도 원주 치악산명성수양관,경북 안동성소병원,제주 이기풍선교기념관에서는 위성으로 동시예배를 드릴 수 있다.(02)440-9000.
  • “헤르만 헤세류 교양소설 쓸것”마광수씨 3년3개월만에 강단 복귀

    소설 ‘즐거운 사라’의 마광수(사진·52) 교수가 3년3개월 만에 모교인 연세대 강단에 복귀한다. 2000년 6월 재임용에서 탈락,연세대를 떠났던 마 교수는 지난달 27일 학교측으로부터 부교수직 신분으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마 교수는 다음달 1일부터 매주 월·목요일 두 차례에 걸쳐 ‘문예사조사’를 강의한다. 마 교수는 지난해 학교에 사표를 제출했지만,수리가 되지 않아 휴직상태였다.마 교수는 지난 92년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고,이듬해 연세대에서 직위해제됐으나 98년 5월 신규임용 형식으로 복귀했다. 재임용에서 탈락한 이후 마 교수는 만성위염과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며,외부 접촉을 피하며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팔순 노모를 모시고 칩거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마 교수는 “‘즐거운 사라’ 이후 9년 동안 쉬었는데,동료들의 도움으로 다시 강단에 서게 돼 기쁘다.”면서 “열심히 강의하고,문학과 창작활동에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그는 “성을다루는 게 죄는 아니지만 너무 지친 데다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옛 향수에 종종 젖게 돼 앞으로는 헤르만 헤세류의 교양소설을 쓰는 등 작가로서 변신을 꾀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 신도들이 ‘교회세습’ 막았다/ 강남제일교회 父子목사 불신임 교인총회 의결 법적효력 논란

    ‘한국 교회세습의 퇴출 신호탄?’ 한국 개신교 사상 처음으로 신도들로부터 불신임받은 담임목사와 후임자로 내정된 그의 아들이 한꺼번에 동반퇴진당할 운명에 처해 개신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사례는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담임목사 세습에 대한 교계 안팎의 반발과 개선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적지 않은 파문을 몰고올 전망이다. 교인들로부터 동반퇴진당할 위기에 빠진 목회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낸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강남제일교회 담임 지덕(69)목사와 아들 지병윤(47)목사.두 사람은 지난 24일 이 교회 교인총회에서 신도들로 구성된 교회개혁추진위원회가 상정한 부자 퇴임안이 가결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교계에 따르면 총회에서 지덕 목사에 대한 불신임 투표 결과 총 투표자 94명 가운데 91명이 불신임에 찬성했으며,아들 지병윤 목사 재신임 투표에서도 83명이 반대한 반면 11명만이 찬성해 역시 재신임에 실패했다. 이에 대해 교회측은 “지병윤 목사의 경우 교회의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후임 담임으로 내정됐는데 뒤늦게 교인들이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교인총회 자체도 불법인 만큼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인총회는 침례교의 최상위법인 규약에 없는 회의여서 일단 법적인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침례교 규약에는 교인 총의를 물어야 할 경우 담임자 승인을 얻어 사무총회를 소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회개혁위 등 신도들은 “교인의 과반수가 넘는 100명 이상의 서면동의를 받아 교인총회를 개최한 만큼 정당성이 뚜렷하며 침례교단으로부터 교인총회를 열 수 있다는 유권해석도 받았다.”며 지 목사 부자의 해임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초·중·고 강남 넘치고 강북 모자라/유재운 서울 시의원 밝혀

    서울시내 초·중·고교의 지역별 학교수가 강·남북간 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 144회 임시회에서 한나라당 유재운(금천구)의원은 “현재 서울시의 초·중·고교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급수 기준으로 볼 때 초등학교 29개교,중학교 78개교,고등학교 55개교가 각각 부족하다.”고 밝히고 자치구별 적정 학교수 확보 방안을 요구했다.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높은 강남·서초구 등은 적정학교수를 초과하고,재정자립도가 낮은 중랑·은평·도봉·강북구 등 강북지역은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이 제시한 자치구별 적정 학교수에 따르면 중랑구의 경우,적정 초등학교수가 27개교에 달하지만 현재 21개교로 6개교가 부족하다.도봉·강북구도 초등학교가 4개씩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강남·서초구의 경우 적정 초등학교수가 각각 27,17개교인 데 비해 3개교씩 초과한 30개,20개의 초등학교가 각각 운영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학교수 불균형은 중·고교에서 더 심화돼노원구의 경우 무려 16개의 중·고교(각각 8개교씩)가 부족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열린세상] 해적과 황제

    지난달 외신에 따르면 말라카 해협에 때 아닌 해적 소탕전이 벌어진다고 한다.동남아 해안을 지나는 상선들이 걸핏하면 해적들의 공격을 받아왔는데도 국제법상의 절차 때문에 속수무책이던 것이 아세안 국가들이 협조하여 공동으로 경보를 발하고 정보를 교환하여 해적 소탕에 함께 나선다는 소식이다.붙잡힌 해적을 어느 형태의 국제재판에 회부할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로마의 키케로가 ‘국가론’에서 다루었다는데 유실되고 아우구스티누스가 ‘신국론’에서 전해주는 우화가 한 편 있다.해적 한명이 사로잡혀 알렉산더 대왕 앞에 끌려왔다.그 해적에게 무슨 생각으로 바다에서 남을 괴롭히는 짓을 저지르고 다니느냐고 문초하자,해적은 알렉산더 대왕에게 거침없이 다음과 같이 대꾸했다고 한다.“그것은 폐하께서 전세계를 괴롭히시는 생각과 똑같습니다.단지 저는 작은 배 한 척으로 그 일을 하는 까닭에 해적이라 불리고,폐하는 대함대를 거느리고 다니면서 그 일을 하는 까닭에 황제라고 불리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이어서 세계사의 기적이던 로마 제국이 붕괴되어 가는 악취를 맡고 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정의(正義)를 결여한 국가는 강도떼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강도떼도 나름대로는 작은 왕국이 아니던가? 강도떼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그 집단도 두목 한 사람의 지배를 받고,공동체의 규약에 의해서 조직되며,약탈물은 일정한 원칙에 따라서 분배한다. 만약 어느 악당이 무뢰한들을 거두어 모아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서 일정한 지역을 확보하고 거주지를 정하거나,도성을 장악하고 국민을 굴복시킬 지경이 된다면 아주 간편하게 왕국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북한이 다행스럽게 다자회담을 수용하여 회담이 열리고 있다.한반도의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가 이곳 유럽에서도 느껴진다.“주석궁에 탱크를 몰고 들어가겠다.”는 사람들이 국내에 없지 않겠지만 일반 국민들은 50년간 쌓아놓은 우리의 생활기반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하는 비극을 용납할 리 없다.북경 회담이 성공하기를 비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고 ‘평화와 화해’를 국시로 삼는 교황청의 신문 방송도 드러나게 이 회담을축원하는 입장이다. 북한의 핵무장에 대한 강대국들의 압박은 “성현의 손에 쥐어진 (핵)수류탄과 강도의 손에 쥐어진 식칼 중 어느 것이 무서우냐?”는 질문에 기반하고 있다.그들은 현자라면 자기 목숨을 빼앗기면서도 수류탄을 터뜨리지 않을 테고 강도는 걸핏하면 칼로 쑤시리라는 답변을 기대하며,심지어 강도의 손에 수류탄이 쥐어진다면 어쩌겠느냐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에는 십자군 전쟁,레판토 해전,현대에는 제1·2차 이라크 침공,아프간 침공으로 이어지는 서구의 무력 행사 앞에서 팔레스타인이나 이란이 순순히 강도로 몰리려고 하지도 않을 테고 강대국들이나 이스라엘의 핵무기는 성현의 손에 쥐어진 수류탄이라는 비유도 쉽사리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지성이 1500년 앞서 “국제정의를 무시하는 국가는 강도떼에 불과하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규탄에 여전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그 까닭은 국제세계에서 “한 집단이 야욕을 억제해서가 아니라 야욕을 부리고서도 아무런 징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당당하게 제국이라는 명칭과 실체를 얻는다.”는 교부의 날카로운 지적을 역사적 현실로 목격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난번의 이라크 침공을 저지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서도 뜻을 이루지 못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평화를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향해서 “하느님의 정의는 있다.늦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파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없지 않으리라.종교인의 순수한 양심으로는 “누가 강도냐?”를 섣불리 단정하는 일보다 “일체의 전쟁은 단죄되어야 한다.”(bellum omnino intercedendum est.)라는 사회윤리를 앞서 헤아려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성 염 서강대교수 駐교황청 대사
  • [열린세상] 교육은 경제논리로 못 푼다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추진되면서 교육계에는 커다란 고민이 더해졌다.경제 관련 부처들의 막무가내식 압력 때문이다.외국인학교 설립 요건을 완화하고,내국인 입학 자격도 없애라 한다.내친김에 ‘교육시장’도 활짝 열어젖히자고 한다.‘국민의 정부’ 시절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을 내세웠던 때부터다.새 정부 들어서도 전혀 달라진 게 없다.오히려 ‘달러 유출 방지’라는 ‘명분’ 하나가 더 늘었을 뿐이다.전경련까지 가세하여 이전 예정인 용산기지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하라고 목청을 높일 지경이다.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할 수만 있다면,교육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태도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가설일 따름이다.외국인투자 유치가 저조한 게 정녕 교육 때문인가? 상대적인 고임금과 경제규제가 문제라면 몰라도 너무 엉뚱하지 않은가.국경을 넘나드는 자본과 기업의 요구가 무엇인가? 다른 무엇보다 양질의 값싼 노동력이다.노동조합이 강해서도 안 된다.세금은 물론 각종 규제에 있어서도 ‘특별 대우’가 보장되면 금상첨화다.이런 조건만 갖춘다면,세계의 어느 기업이 공장과 사무실을 이전해오지 않겠는가. 외국인투자 유치도 경쟁이니 가급적 ‘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충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또 다 그런 건 아닐 테지만 외국 기업인들의 입에서 자녀교육을 걱정하는 소리가 나왔을 게 뻔하다.그러나 차분히 따져보자.외국기업을 유치한다고 해서 학령아동을 대동한 생산직 근로자가 대거 이주해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소수 관리자 자녀의 ‘수요’에 적정한 학교가 ‘공급’되면 그만이다.말 그대로 ‘시장의 원리’에 충실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관련 부처의 압력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내국인 입학에 집착하는 모습에서는 일종의 ‘광기’마저 느껴진다.바야흐로 외국인학교 운영의 ‘수지’를 맞춰주기 위해 우리 학생들이 동원되어야 할 판이다.사정은 이렇다.소수의 외국인 학생자원만으로는 학교를 운영하기 힘들다.높은 비용부담 때문이다.그러니 손익분기점을 낮출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그 방책이 바로 내국인 입학이다.과연 경제전문가들답다. ‘달러 유출 방지’라는 ‘명분’에 대해서는 할말을 잃을 정도다.지난 한해 해외유학 등의 비용이 14억 900만달러에 달한다는 수치를 내세워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한다.우리 공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이니 외국인학교에 내국인을 입학시키고,‘교육시장’도 개방하여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들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감추고 있다.2003년 현재 외국인학교의 교육비가 무려 1000만원이 넘는다는 엄연한 현실을.외국인학교는 곧 특권층을 위한 귀족학교인 셈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교육부도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고 공교육의 근간인 교육기본체제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한 바 있다.무분별한 유학 열풍 역시 ‘능력’이 아니라 학벌이 중시되는 사회현실과 관련이 있다.이런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교육시장’ 개방은 별 의미가 없다.기껏해야 ‘외국대학(원)→국내 ‘명문대학’(원)→국내 외국대학(원)’ 순의 신종 서열체계가 만들어질 뿐이다. 더구나 비영리법인으로서 마땅히 자제해야 할 이윤 추구를 규제할 경우,유수한 외국교육기관이 들어올 리 만무하다.이 점은 고등교육 분야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과실송금 금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개방된 상태인데도 국내에 진출한 대학이 단 하나도 없다.가만히 앉아 유학생을 유치하는 게 ‘남는 장사’라는 판단 때문이다.더 이상 어설픈 경제논리로 교육을 압박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교육은 교육논리에 충실해야 한다.그것이 ‘세계적 수준의 지식교육과 인간교육’을 가능케 하는 길이다. 김 용 일 해양대 교수 교육학
  • “주5일근무 목회대응 비현실적”전원·주말교회 유럽서 실패… 근본대책 세워야

    주5일 근무에 대응해 국내 개신교 교회들이 앞다투어 준비중이거나 실시하고 있는 목회방식이 미봉책일 뿐 장기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개신교계가 잇따라 마련한 공청회와 모임에서도 주5일 근무와 관련해 교회들이 시행하는 전원교회나 주말교회 운영,평일 주일예배 등 목회대응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같은 목회방식은 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 실시후 심화될 도심공동화 현상을 우려한 대형 교회들이 진행하는 것이지만,우려대로 공동화 현상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 재정적으로 안정된 교회들이 시도하는 이같은 목회는 전원교회를 설립하거나 주말교회 운영,그리고 일요일에만 드렸던 예배를 평일에까지 옮겨 실시하는 것으로,일부에선 가족단위 여가선용에 대한 신앙교육이나 소그룹 공동체운영,영성 및 사회봉사 프로그램도 곁들여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반대 의견에 따르면 대형교회가 진행하는 이같은 프로그램은서구교회가 이미 시행했던 것을 뒤늦게 우리교회들이 답습하는 것으로,장기간 활용할 수 있는 대응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이상원 교수는 “유럽에서 주5일 근무제 도입과 함께 시도했던 전원교회나 주말교회 형태가 모두 실패했다.”면서 “사실상 주말휴가여행을 떠나는 교인을 붙잡는 등 당장의 성과와 목회의 위기감 때문에 만들어진 대응책은,서구교회처럼 몰락의 길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따라서 교회들이 기존 ‘주5일 근무제 목회대응책’ 대신 ▲기독교인의 ‘5일 유급노동-1일 무급노동-1일 주일성수’생활방식을 주도하고 ▲편의주의적 신앙생활을 절제하도록 엄격한 교육을 실시하며 ▲주말교회 설립을 자제해 개혁주의 신앙확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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