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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무상급식 주민투표] 현재 급식 어떻게 운영되나

    현재 서울지역 무상급식은 ‘3+1체제’다. 초등학교 1~3학년에서는 소득과 관계없이 전면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고, 4학년은 25개 자치구 가운데 21개 구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21개 구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민주당 구청장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다.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강남, 서초, 송파, 중랑 등 4개 구는 4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1~3학년 무상급식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예산을 편성했다. 공석호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교육청은 올해도 무상급식 예산으로 총 1162억 3000여만원을 편성했다. 4학년 무상급식은 각 자치구에서 자체 예산으로 편성하는데, 올해 21개 자치구의 무상급식 예산은 284억 6000여만원 수준이다. 중·고생은 저소득층 자녀 위주로 무상급식을 받는다. 지난해 기준 교육청 예산으로 중학생 11%, 고등학생 16%가 무상급식 혜택을 받았다. 전국적으로는 현재 충북도, 충남도, 광주시, 전북도, 제주도, 인천시 등 6개 시도에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스웨덴과 핀란드 등 두 나라만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예산 문제보다 교육철학에 관한 이유에서다. 무상급식률은 미국 52%, 영국과 일본은 각각 12%, 2% 수준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내년에만 3066억 추가 불구 예산 대책 빠져

    내년에만 3066억 추가 불구 예산 대책 빠져

    서울시교육청의 ‘2011~2014 서울교육발전계획’은 곽노현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러나 계획 추진에 필요한 막대한 추가예산 조달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추진과제 상당수가 교육과학기술부의 권한에 해당하는 것인 탓에 실현 가능성에 적잖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계획대로 실현된다면 서울 교육환경은 질과 양에서 어느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교총 “학력신장 등 교육 본질 배제” 문제는 재정이다. ‘1인 1악기’ 지도에 들어가는 예산만 내년 50억원, 2013·2014년 65억원씩이다. 학습보조 전담강사 채용에도 3년간 486억원이 필요하다. 체육관 건립에는 4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종합해 보면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내년에만 올해보다 3066억원이 늘어난 1조 5437억원을 마련해야 할 판이다. 2013년에는 1조 6825억원, 2014년에는 1조 7815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무상교육과 체육관 건립 등 시설비의 비중이 가장 크다. 곽 교육감은 이에 대해 “전체의 50%를 시교육청 예산으로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예산 대책이 없다. 더욱이 사안마다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뜻 서울시교육청의 사업예산을 순순히 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곽 교육감조차 “한꺼번에 모든 계획이 다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우선 순위를 정해 도입이 시급한 순서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교과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백화점식으로 그럴 듯한 정책은 시기까지 못박아 늘어놓고, 시행이 여의치 않으면 책임은 모두 정부로 돌리겠다는 의도”라면서 “꼭 필요한 사업을 먼저 선정해 발표하는 것이 순리”라고 서울시교육청의 태도를 비판했다. 교원단체총연합회 측은 성명을 내고 “이번 발전계획은 지나치게 복지교육정책에 치우쳐 학생교육 및 학력신장 등 교육본질적 측면이 약화됐다.”면서 “실현 가능성은 낮은 정책들”이라고 평가했다. ●곽교육감 “50% 교육청·50% 국가지원” 발전계획 자체가 교과부의 권한을 상당 부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융합 교과 도입 등 교과과정 전면개편이나 공립유치원 확충 계획, 교육환경 개선 등의 결정권이 교과부에 있기 때문이다. 곽 교육감은 이에 대해 “실질적인 교육자치의 실현을 위해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의 권한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진보교육감뿐 아니라 16개 교육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교 입시와 고교 유형 결정, 대학 입시 가운데 중등교육과 관련된 부분 등도 교육감이 관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무능교사 206명 해고한 美 워싱턴 본받아야

    미국 워싱턴DC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무능교사 206명을 해고했다. 워싱턴 내 초·중·고 전체 교사 4100명의 약 5%에 달하는 숫자다. 지난해 해고자 75명의 3배에 이른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교육감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교사업무수행 평가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유용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워싱턴 공교육 개혁을 위해 실적을 기준으로 교사평가제도를 도입했던 한국계 미셸 리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옳았다는 것이다. 미셸 리의 교육철학이 폭넓게 지지를 받으면서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무능한 교사는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일이 뒷전이던 교육현실에 날카로운 메스가 가해지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무능한 교사들의 안전지대가 바로 우리 교육현장이다.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에서 학생들만 시험경쟁에 매달리지 교사들 간의 경쟁은 없다. 분명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있고, 그렇지 못한 교사가 있다. 능력뿐만 아니라 교직에 대한 기본적인 열정과 헌신마저 갖추지 않은 무기력하고 나태한 교사들도 없지 않다. 그런데도 전교조를 중심으로 교원평가제도마저 결사 반대한다. 범법자가 되지 않는 한 아무리 무능하고 게을러도 퇴출되는 교사는 존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교육에서 출발한다. 교육개혁의 핵심은 공교육에 있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질을 높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교사들의 자질 향상만이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높이고, 교육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릴 수 있다. 사교육으로 내몰린 학생들을 학교로 되돌리려면 EBS를 시청해 수능성적이 잘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실력이 탄탄한 교사들이 학교에 버티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능·부적격 교사들을 교원평가제를 통해 솎아낼 수 있어야 한다.
  •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부모에 대한 유명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부모에 대한 유명인사들의 회상기

    “어머니께서 불을 끄고 떡을 썰지 않았다면 나는 나의 미숙함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눈물을 감추고 나를 다시 암자로 돌려보낼 때 어머니는 분명 피눈물을 흘리셨을 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석봉 한호(1543~1605)에게 그의 어머니 백씨 부인에 대해 묻는다면 아마도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율곡 이이(1536~1584)가 조선의 대유학자가 된 배경에는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어머니 사임당 신씨(1504~1551)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 흔히 역사에 천재로 이름을 남긴 위인들의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다고들 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은 어머니와 ‘홈스쿨링’을 통해 창의력을 키웠고,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1732~1799)은 자기 업적보다 벚나무를 벤 실수를 고백하자 용서하고 격려한 아버지와의 일화(실제로는 꾸며낸 일이라는 설이 유력)로 더 유명하다. 부모의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한국축구의 대들보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 피겨여왕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의 교육법과 열정은 제2의 박지성·김연아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여기 자녀들에게 재능만 물려줬을 뿐 사랑이나 진정한 교육은 주지 않았던 부모들이 있다.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주의 주인공은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삐뚤어진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불행한 천재들이다.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았던 우울한 그들의 내면을 가상의 일기장을 통해 들여다봤다. 어린 시절의 불행이 이들이 남긴 업적의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인성과 성공,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모든 부모의 꿈, ‘완벽한 교육법’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프로이센 계몽군주 프리드리히 2세 “내 친구도 죽인 매정한 부왕 왕실생활이 동냥보다 비참” ●왕자 시절인 18세(17 32년) 때의 일기 왕가의 숙명을 거부하고 도망치려다 결국 내 손으로 친구를 죽인 꼴이 됐구나. 궁궐 탈출을 끝까지 말렸던 한스(한스 헤르만 폰 카테 소위)는 결국 내 고집 때문에 오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아버지(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스를 황제의 직권으로 사형시킨 것은 결국 나를 겨냥한 것일 테지. 자식에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단 말인가. 지난 18년은 나에게 혼란의 연속이었다. 아버지는 날 프로이센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고, 어머니(조피 도로테아·하노버 왕조를 창시한 조지 1세의 딸)는 프랑스 왕족이 최고라고 하니 난 규율과 자유 어느 쪽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예 내 수업을 감시하는 대령을 뒀고, 내 스승은 문학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발길질을 당한 후 쫓겨났다. 아버지는 플루트 연주도, 시도 허용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권력이 아니라 예술인데 말이다. 왕실에서 사느니 차라리 동냥을 해서 빌어먹고 싶을 정도로 비참하다. 난 결심했다. 다시는 내 속내를 아버지에게 드러내지 않을 테다. 아버지보다는 내가 오래 살 테니 그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이중인격으로 ‘탈주사건’으로 친구 카테 소위가 처형당한 후 프리드리히 2세는 다시는 반항하지 않았다. 철저히 자신을 숨겼고, 아버지에게 복종하는 모습만 보여 신임을 얻었다. 1740년 왕좌에 오른 프리드리히 2세는 금욕적이고 냉철한 정치를 했던 아버지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정치적·종교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폈고 노예제 폐지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이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폭력과 강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기와 뜻이 다른 사람을 잔인하게 처단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역사학자들은 그를 ‘어떤 왕보다 더 차가운 내면을 지닌 야누스적인 왕’으로 평가한다. ■美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불륜 즐기고 떳떳한 아버지 어엿한 보스턴상류층 일원” ●하버드대에 다니던 2 0세(1937년) 때 이젠 언제 어디서나 여자들과 즐길 수 있게 됐다. 병원에서도 간호사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으니. 아버지가 옳았던 것 같다. 여자는 어디까지나 남자들의 성공에 대한 자만심을 충족시켜 주는 트로피에 불과하다. 위대한 남자라면 두 개의 삶 정도는 가져도 무방한 것 같다. 아버지는 출신(케네디 가문은 본인들이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길 꺼렸다)을 완벽하게 바꿔놓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결국 보스턴 상류사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어머니(로즈 케네디)는 지나치게 엄격하지만, 뭐 내가 미래에 이 나라를 이끌어 가려면 예의범절과 자기규율은 엄하게 배울수록 좋겠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포장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다만 최근 들어 상인 출신인 아버지와 나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배우와 불륜을 즐기면서도 떳떳한 아버지처럼 행동했다간 분명 내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길 것 같다. 언제나 포장은 필요한 법이지. 나처럼 외견상으로는 완벽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내 생활은 최대한 조용히 만끽하면 된다. 우리 부모님들조차 5년 전부터 각방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가문은 존경받는 신흥 명문가이지 않은가. ●바람기는 대를 이었다. 케네디의 아버지 조지프는 영화계에 투자하면서 여배우 글로리아 스완슨이라는 여배우와 염문을 뿌렸고 케네디가는 겉모습과는 달리 완벽하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추후 메릴린 먼로와 케네디의 스캔들로 대를 이었다. 누구에게나 선망받던 케네디와 재클린 오나시스의 결혼생활 역시 남편의 바람과 아내의 낭비벽으로 점철됐다. 케네디는 아버지처럼 여성에 집착했고 수많은 여성과 스캔들을 일으켰지만 재클린은 자기 시어머니처럼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엄격했던 어머니 로즈 때문에 케네디는 평생 압박감에 시달렸고, 각성제 암페타민과 진통제에 의존했다. ■佛국민가수 에디트 피아프 “사창가서 자란 내 어린시절 어머니가 여덟명이나 생겨” ●집을 떠나던 15세(19 34년) 때 내 인생을 철저히 다시 써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서커스단의 난쟁이 곡예사와 사탕을 팔던 여인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진실을 얘기하면 사람들이 나한테 관심을 가질까. 그래 차라리 빈민촌의 가로등 아래에 버려진 것으로 하자. 경찰관들이 나를 발견했다고 얘기하면 더 극적이겠지. 난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다락방에서 어린 내 음식에 술을 타던 외할머니. 쥐떼가 우글거려서 면역력을 키우려 그랬다지. 어머니를 버렸던 아버지는 날 그곳에서 구한답시고 친할머니에게 버렸고, 난 사창가에서 자라야만 했다. 무려 여덟명의 어머니가 생긴 그 시절은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남자가 날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여자는 무조건 남자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내가 커온 사창가의 법칙이 그랬으니까. 그러나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따귀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다. 내 부모는 나에게 목소리를 줬다. 그 덕분에 난 이제 집을 나가도 살 수 있을 테지. 언젠가 성공한다면 난 엄마보다 훌륭한 어머니가 될 것이고, 아버지보다 훌륭한 남편을 만날 것이다. 어쨌든 난 평범한 여자처럼 살고 싶다.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집을 나간 피아프는 독특한 목소리를 무기로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샹송 가수가 됐다. 하지만 사창가에서 자란 피아프는 평생 남자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을 지배하거나 때리는 남자들에게 매력을 느꼈고, 실제로 “사랑이란 커다란 소동이나 엄청난 거짓말, 번갈아가며 양쪽 뺨에 따귀를 맞는 것과 같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남자친구에게 따귀를 맞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공연에 오르는 일도 흔했다. 암흑 같은 과거의 그림자는 피아프를 평생 괴롭혔다.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어릴적부터 맘대로 하던 나 ‘최고’ 소리 안들으면 못참아” ●산 페르난도대 신입생 시절인 18세(1922년) 때 예술이 생계수단이 될 수 없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식인종 같으니라고. 아버지(돈 살바도르)에게 굽히는 건 오로지 내가 학업을 이어갈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미술교사의 길을 걷도록 하려는 아버지의 계획에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난 장학금을 받아 로마에 갈 것이고, 거기에서 돌아오면 난 천재가 되어 세상이 우러러볼 것이다. 입학식에 무슨 옷을 입을까. 망토? 금박 지팡이? 너무나 파격적인 내 옷차림에 교수들은 당황하겠지. 난 여섯살에는 요리사가, 일곱살에는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고, 그 이후 점점 더 내 야망은 뻗어갔다. 여동생의 머리를 축구공처럼 차버리든, 친구가 타고 있는 자전거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든 부모는 내가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그렇다. 난 천재다. 1등이었던 형을 대신하는 2등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뭐든 내 맘대로 해 왔는데, 이제 와서 꿈을 포기하라니 꼭 후회하게 해 줄 것이다. ●과보호 속에 커버린 최고의 이기주의자로 달리의 형을 잃은 부모는 어린 달리를 완벽한 독재자로 키웠다. 무한한 인내심과 자유방임이 유일한 교육철학이었다. 어떤 끔찍한 행동을 하고 버릇없이 굴어도 결코 야단치지 않았다. 부모가 자신을 형의 대신으로 여긴다고 생각한 달리는 오로지 유명해지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 달리는 그림으로 인정받은 후에도 기행을 멈추지 않았다. 1940년부터 1965년까지 달리의 이름은 거의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 라디오, TV에 언급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참 고 서 적 << ▲18인의 천재와 끔찍한 부모들(외르크 치틀라우·강희진/ 미래의 창)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이은진/ 이마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신성로마제국(기쿠치 요시오·이경덕/ 다른세상) ▲죽기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역사 1001 DAYS(마이클 우드·박누리/ 마로니에북스) ▲에디트 피아프(실뱅 레네·신이현/ 이마고) ▲케네디 평전(로버트 댈럭·정초능/ 푸른숲) ▲케네디가의 형제들(에드워드 케네디·구계원/ 현암사)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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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행과 악행, 그가 25년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에 이름 올린 이유…

    기행과 악행, 그가 25년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에 이름 올린 이유…

    “어머니께서 불을 끄고 떡을 썰지 않았다면 나는 나의 미숙함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눈물을 감추고 나를 다시 암자로 돌려보낼 때 어머니는 분명 피눈물을 흘리셨을 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석봉 한호(1543~1605)에게 그의 어머니 백씨 부인에 대해 묻는다면 아마도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율곡 이이(1536~1584)가 조선의 대유학자가 된 배경에는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어머니 사임당 신씨(1504~1551)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 흔히 역사에 천재로 이름을 남긴 위인들의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다고들 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은 어머니와 ‘홈스쿨링’을 통해 창의력을 키웠고,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1732~1799)은 자기 업적보다 벚나무를 벤 실수를 고백하자 용서하고 격려한 아버지와의 일화(실제로는 꾸며낸 일이라는 설이 유력)로 더 유명하다. 부모의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한국축구의 대들보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 피겨여왕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의 교육법과 열정은 제2의 박지성·김연아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여기 자녀들에게 재능만 물려줬을 뿐 사랑이나 진정한 교육은 주지 않았던 부모들이 있다.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주의 주인공은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삐뚤어진 어린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불행한 천재들이다.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았던 우울한 그들의 내면을 가상의 일기장을 통해 들여다봤다. 어린시절의 불행이 이들이 남긴 업적의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인성과 성공,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모든 부모의 꿈, ‘완벽한 교육법’을 어디에서 찾아야할까. ●프리드리히 2세 (1712~1786/ 프로이센의 계몽전제군주) 왕자 시절인 18세(1732년) 때의 일기 왕가의 숙명을 거부하고 도망치려다 결국 내 손으로 친구를 죽인 꼴이 됐구나. 궁궐 탈출을 끝까지 말렸던 한스(한스 헤르만 폰 카테 소위)는 결국 내 고집 때문에 오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아버지(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스를 황제의 직권으로 사형시킨 것은 결국 나를 겨냥한 것일 테지. 자식에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단 말인가. 지난 18년은 나에게 혼란의 연속이었다. 아버지는 날 프로이센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고, 어머니(조피 도로테아·하노버 왕조를 창시한 조지 1세의 딸)는 프랑스 왕족이 최고라고 하니 난 규율과 자유 어느 쪽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예 내 수업을 감시하는 대령을 뒀고, 내 스승은 문학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발길질을 당한 후 쫓겨났다. 아버지는 플룻 연주도, 시도 허용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권력이 아니라 예술인데 말이다. 왕실에서 사느니 차라리 동냥을 해서 빌어먹고 싶을 정도로 비참하다. 난 결심했다. 다시는 내 속내를 아버지에게 드러내지 않을 테다. 아버지보다는 내가 오래 살 테니 그때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 후] 아버지에 대한 미움은 이중인격 왕을 낳았다 ‘탈주사건’으로 친구 카테 소위가 처형당한 후 프리드리히 2세는 다시는 반항하지 않았다. 철저히 자신을 숨겼고, 아버지에게 복종하는 모습만 보여 신임을 얻었다. 1740년 왕좌에 오른 프리드리히 2세는 금욕적이고 냉철한 정치를 했던 아버지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정치적, 종교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폈고 노예제 폐지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이는 어린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폭력과 강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기와 뜻이 다른 사람을 잔인하게 처단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역사학자들은 그를 ‘어떤 왕보다 더 차가운 내면을 지닌 야누스적인 왕’으로 평가한다.   ●존 F. 케네디 (1917~163/ 미국의 35대 대통령) 하버드대에 다니던 20세(1937년) 때의 일기 이젠 언제 어디서나 여자들과 즐길 수 있게 됐다. 병원에서도 간호사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으니. 아버지가 옳았던 것 같다. 여자는 어디까지나 남자들의 성공에 대한 자만심을 충족시켜 주는 트로피에 불과하다. 위대한 남자라면 두 개의 삶 정도는 가져도 무방한 것 같다. 아버지는 출신(케네디 가문은 본인들이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길 꺼려했다.)을 완벽하게 바꿔놓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결국 보스턴 상류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어머니(로즈 케네디)는 지나치게 엄격하지만, 뭐 내가 미래에 이 나라를 이끌어가려면 예의범절과 자기규율은 엄하게 배울수록 좋겠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포장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다만 최근 들어 상인 출신인 아버지와 나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배우와 불륜을 즐기면서도 떳떳한 아버지처럼 했다간 분명 내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길 것 같다. 언제나 포장은 필요한 법이지. 나처럼 외양상으로는 완벽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내 생활은 최대한 조용히 만끽하면 된다. 우리 부모님들조차 5년 전부터 각방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가문은 존경받는 신흥 명문가이지 않은가. [그 후] 바람기는 대를 물렸다 케네디의 아버지 조셉은 영화계에 투자하면서 여배우 글로리아 스완슨이라는 여배우와 염문을 뿌렸고 케네디가는 겉모습과는 달리 완벽하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추후 마릴린 먼로와 케네디의 스캔들로 대를 이었다. 누구에게나 선망받던 케네디와 재클린 오나시스의 결혼생활 역시 남편의 바람과 아내의 낭비벽으로 점철됐다. 케네디는 아버지처럼 여성에 집착했고 수많은 여성과 스캔들을 일으켰지만 재클린은 자기 시어머니처럼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엄격했던 어머니 로즈 때문에 케네디는 평생 압박감에 시달렸고, 각성제 암페타민과 진통제에 의존했다.   ●에디트 피아프(1915~1963/ 프랑스의 국민가수) 집을 떠나던 15세(1934년) 때의 일기 내 인생을 철저히 다시 써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서커스의 난쟁이 곡예사와 사탕을 팔던 여인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진실을 얘기하면 사람들이 나한테 관심을 가질까. 그래 차라리 빈민촌의 가로등 아래에 버려진 것으로 하자. 경찰관들이 나를 발견했다고 얘기하면 더 극적이겠지. 난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다락방에서 어린 내 음식에 술을 타던 외할머니. 쥐떼가 우글거려서 면역력을 키우려 그랬다지. 어머니를 버렸던 아버지는 날 그곳에서 구한답시고, 친할머니에게 버렸고, 난 사창가에서 자라야만 했다. 무려 여덟명의 어머니가 생긴 그 시절은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남자가 날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여자는 무조건 남자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내가 커온 사창가의 법칙이 그랬으니까. 그러나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따귀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다. 내 부모는 나에게 목소리를 줬다. 그 덕분에 난 이제 집을 나가도 살 수 있을 테지. 언젠가 성공한다면 난 엄마보다 훌륭한 어머니가 될 것이고, 아버지보다 훌륭한 남편을 만날 것이다. 어쨌든 난 평범한 여자처럼 살고 싶다. [그 후]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집을 나간 피아프는 독특한 목소리를 무기로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샹송 가수가 됐다. 성공한 피아프는 늙고 병든 아버지를 다시 찾아 죽을 때까지 생활비를 부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창가에서 자란 피아프는 평생 남자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을 지배하거나 때리는 남자들에게 매력을 느꼈고, 실제로 “사랑이란 커다란 소동이나 엄청난 거짓말, 번갈아가며 양쪽 뺨에 따귀를 맞는 것과 같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남자친구에게 따귀를 맞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공연에 오르는 일도 흔했다. 암흑 같은 과거의 그림자는 피아프를 평생 괴롭혔고, 1933년 낳은 딸은 어린시절 피아프가 그랬듯 순회공연에 데리고 다녔다. 딸 마르셀은 2살도 되기전 뇌막염으로 숨졌다. ●살바도르 달리(1904~1989/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산 페르난도대 신입생 시절인 18세(1922년) 때의 일기 예술이 생계수단이 될 수 없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식인종 같으니라고. 아버지(돈 살바도르)에게 굽히는 건 오로지 내가 학업을 이어갈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미술교사의 길을 걷도록 하려는 아버지의 계획에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난 장학금을 받아 로마에 갈 것이고, 거기에서 돌아오면 난 천재가 되어 세상이 우러러볼 것이다. 입학식에 무슨 옷을 입을까. 망토? 금박 지팡이? 너무나 파격적인 내 옷차림에 교수들은 당황하겠지. 난 여섯살에는 요리사가, 일곱살에는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고, 그 이후 점점 더 내 야망은 뻗어갔다. 여동생의 머리를 축구공처럼 차버리든, 친구가 타고 있는 자전거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든 부모는 내가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그렇다. 난 천재다. 1등이었던 형을 대신하는 2등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뭐든 내 맘대로 해 왔는데, 이제 와서 꿈을 포기하라니 꼭 후회하게 해 줄 것이다. [그 후] 과보호 속에 커버린 최고의 이기주의자가 되다 달리의 형을 잃은 부모는 어린 달리를 완벽한 독재자로 키웠다. 무한한 인내심과 자유방임이 유일한 교육철학었다. 어떤 끔찍한 행동을 하고 버릇 없이 굴어도 결코 야단치지 않았다. 부모가 자신을 형의 대신으로 여긴다고 생각한 달리는 오로지 유명해지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 달리는 그림으로 인정받은 후에도 기행을 멈추지 않았다. 1940년부터 1965년까지 달리의 이름은 거의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 라디오, TV에 언급됐다. [참고문헌]  18인의 천재와 끔찍한 부모들(외르크 치틀라우·강희진/ 미래의 창)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이은진/ 이마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신성로마제국(기쿠치 요시오·이경덕/ 다른세상)  죽기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역사 1001 DAYS(마이클 우드·박누리/ 마로니에북스)  에디트 피아프(실뱅 레네·신이현/ 이마고)  케네디 평전(로버트 댈럭·정초능/ 푸른숲)  케네디가의 형제들(에드워드 케네디·구계원/ 현암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서울에 제2캠퍼스 설립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

    [김문이 만난사람] 서울에 제2캠퍼스 설립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

    타오르는 정열로 열정의 꽃을 피운다. 스스로의 개인적 욕심이 아닌 타인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 향기는 유다르다. 열렬한 애정으로 다가가면서 감동의 소통을 연출, 분위기를 친근하게 조성한다. 프랑스의 잔 다르크는 백년전쟁 후기에 신의 음성을 듣고 나라를 위한 열정으로 말을 내달리고 또 내달렸다. 작은 체구의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천사의 계시를 받은 성녀(聖女)라는 칭호를 받았다. 심화진(55) 성신여대 총장. 체구는 작은 소녀 같지만 간단없는 열정과 투철한 국가관으로 ‘교육계의 잔 다르크’, ‘소통 경영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최근 서울 소재 대학으로는 최초로 서울 지역(도봉구 미아동)에 ‘운정그린 캠퍼스’라는 제2캠퍼스를 만들어 주목을 끌었다. 서울에 제1, 제2캠퍼스를 동시에 둔 유일한 대학이라는 점이 그러하다. 그는 성신여대 이사장을 거쳐 총장을 연임 중이다. 심 총장은 이사장 재직 때 국립의료원 간호대학을 인수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였으며 2007년 총장 취임 후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컨설팅을 통해 ‘성신 2015 발전계획’을 수립, 대학 조직을 개편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또한 대학 특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해외 17개국의 70개 대학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기도 했다. 이처럼 교육 경영에 대한 특별한 열정으로 화제와 관심을 모으기도 하지만 세계대학교 총장 연맹 동북아시아 부회장, 세종문회회관 이사, 서울시 시정연구원 이사, 국립발레단 이사장 등의 직함을 가지고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쳐 눈길을 끈다. ●때론 따뜻한 언니처럼…이웃처럼… 그는 평소 학생들에게는 따뜻한 언니처럼, 학부모들에게는 친근한 이웃처럼 다가서는 스타일이다. 신입생 환영회 때 학생들과 보컬 밴드를 만들어 원더걸스의 ‘노바디 댄스’를 추면서 노래를 불렀던 일은 대학가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가 신세대 총장이라는 말을 듣는 까닭이다. 성신여대는 올해 개교 75주년을 맞는다. 리숙종(1904~1985) 박사가 설립했으며 심 총장은 리 박사의 외손녀이다. 지난 7일 오후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에서 심 총장을 만났다. 먼저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쁜지 물었다. ‘열정의 총장’이란 말처럼 답변이 지체없이 돌아온다. 그는 “학군단(ROTC) 유치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역설했다. 여자대학 학군단은 지난해 숙명여대가 제1호로 신설했으며 이달 중 제2호 여자대학이 나올 예정이다. 심 총장은 지난해에도 유치경쟁에 참여했으나 경쟁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욱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여 자연스럽게 학군단 얘기부터 나왔다. “단순히 (학군단 유치를 위한) 심사기준에 맞춘다는 것보다 임관 후 각 부대 현장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부하 병사들과 어떻게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국가관 등 정신무장을 위한 교육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 대학에는 안보학을 개설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155마일 휴전선을 걷는 14박 15일 안보체험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는 여자대학 최초의 일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선착순 100명을 뽑아 사단 병영체험 등의 안보행사를 갖고 있지요.” ●남편은 현역 장성…두 아들 군복무중 왜 이런 곳에 열정을 쏟을까. 그는 “남편이 현역 군 장성이고 두 아들이 군 복무를 하고 있다.”면서 “ROTC 출신 젊은 장교들이 임관 후 겪는 여러 가지 문제 등을 직·간접적으로 보면서 임관 전에 여러 단체생활과 봉사활동 등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비록 군에 가든 안 가든 대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경험은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의 장남이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요원으로 자원 근무할 정도로 원래부터 남다른 국가관을 가지고 있는 집안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세요. 23살 젊은 나이에 낯선 산골부대에 적응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임관 전 여러 봉사활동 등을 통해 미리 어려움을 겪어 보고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경험은 아주 중요한 일이지요.” 그는 이번 학군단 유치 준비를 하면서 학생들을 상대로 ‘학군단이 생기면 지원할 것이냐.’는 설문조사를 했더니 40% 이상이 ‘지원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할 만큼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화제를 바꿨다. 어떻게 해서 서울에 제2캠퍼스를 두게 됐을까. “원래 도봉산 지역에 부지가 있어서 그곳을 제2캠퍼스로 만들려고 했지만 국립공원이라 제약이 따랐습니다. 그래서 다른 부지를 물색하던 중 현재의 이곳으로 정하게 됐지요. 포천과 동두천 지역에도 생각을 했지만 돈암동 캠퍼스와 가까운 이곳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돈암동 캠퍼스와는 전철 역으로 불과 세 정거장밖에 안 떨어져 있습니다. 건강과 복지, 문화 관련 학과 등 특성화된 캠퍼스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2캠퍼스 계획은 이사장 시절에 시작했고 2년 반 동안 공사를 거쳐 지난 4월에 준공·헌정식 행사를 치렀다. 설계는 건축가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가 심혈을 기울였다. 김 교수는 예술의전당의 ‘곡선의 미학’을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캠퍼스에 들어서자 1층부터 7층까지 본관 복도를 따라 설계된 갤러리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여기에서는 인물화와 사실적 풍경화, 기하학적인 구도의 설치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7층 식당에 올라가면 캠퍼스 주변을 둘러싼 도봉산, 북한산, 수락산, 불암산 등 4대 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외국 학자나 손님들이 이곳을 찾을 때마다 ‘아!’ 하고 절로 감탄할 만도 했다. 제2캠퍼스는 전체 부지 5만 4400㎡에 지하 3층, 지상 7층의 단과대 건물 3개동, 부속건물인 파빌리온 1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학부생 1만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제2캠퍼스로 옮겨 왔다. 그는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학이며 서울에 있는 대학 가운데 학생 1인당 가용면적이 가장 넓은 캠퍼스”라고 설명했다. 지상에는 주차장 대신 조경시설을 꾸몄으며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시설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준공·헌정식 때 강북지역 주민들을 초청, 난타와 발레, 성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의 다채로운 축제무대를 가졌다. 녹지공간이 넓은 것은 친환경 캠퍼스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전체 면적의 40%가 녹지공간이며 건물의 냉난방은 지열(地熱) 시스템을 적용했다. “제2캠퍼스는 그린과 융합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도심 속 최첨단 에코 캠퍼스의 장점을 살려 학생들에게 최적의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생활과학대, 자연과학대, 간호대, 융합문화예술대의 4개 단과대학이 경계를 허물고 학문의 융합을 시도했지요. 이에 따라 교육과목, 강의실, 교수실, 학과사무실, 교직원실 등을 통합형으로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문화예술경영, 미디어영상연기, 현대실용음악, 무용예술, 메이크업디자인 등의 학과 학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강좌를 마음대로 선택,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단다. ●올 개교 75주년…글로벌 융합인재 양성 심 총장은 새로 조성된 캠퍼스를 직접 안내하면서 “제2캠퍼스는 문화와 복지, 건강을 컨셉트로 하고 있다. 타인에게 정성과 믿음을 주는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개교 75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글로벌 캠퍼스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할 것입니다. 우리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성신여대 출신들은 다르다. 인격적이고 따뜻하고 올바르다’는 평가를 받도록 타인을 배려하는 인물로 키우려고 합니다.” 그가 평소 갖고 있는 교육철학, 즉 통합적 사고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물씬 풍기는 대목이다. 편집위원 km@seoul.co.kr She is… 1956년 12월 24일 고 심용현 성신학원 이사장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1975년 성신여고를 나와 1979년 건국대 의상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의류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1990년 의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때 성신여중 교사를 지냈고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성신여대 의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5년부터 2007년 8월까지 성신학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2006년 국립의료원 간호대를 인수했다. 이후 성신여대 총장을 맡아 경영자의 실리를 추구하면서 유사학과를 통폐합하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대학의 개혁을 단행했다. 지난 4월부터 총장 연임을 하고 있다. 대학 교육경영 외에 세계대학교 총장연맹 동북아시아지역 부회장(2007)을 비롯해 국립발레단 이사(2009), 세종문화회관 이사(2009), 국립발레단 이사장(2010) 등으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9년 러시아 극동국립대에서 명예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10년 이탈리아 문화훈장을 받았다. 그의 남편은 전인범 육군 소장이며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 “대학은 부모 재력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기회 부여해야”

    “대학은 부모 재력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기회 부여해야”

    “특권에는 책임감이 뒤따릅니다. 애머스트대학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소수의 학생들을 교육하는 엘리트 교육기관이지만, 나는 우리 대학이 학생들의 배경(부모의 재력,학력 등)이 아니라 학생들의 능력을 중시하는 엘리트 기관이라는 성과를 이룬 것에 매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명문 사립 애머스트대 제190회 졸업식에서 앤서니 막스(52) 총장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에게 선택받은 소수로서의 책임감과 “희망과 기회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막스 총장은 “민주 사회란 다양한 경험과 사상의 다양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사회적·경제적 배경과는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며 평소의 교육철학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 8년간 애머스트대를 이끌었던 막스 총장은 중산층 이하의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확대한 총장이라고 뉴욕타임스는 24일 높이 평가했다. ●학생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 막스 총장은 미국의 명문대들이 상류층만의 리그여서도, 교육의 양극화를 악화시켜서도 안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의 명문대들이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뛰어난 학생들을 간과하는 한 진정한 최고의 대학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2003년 44세의 나이에 애머스트대 총장으로 임명된 막스 총장은 8년간 자신의 교육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대학의 신입생 선발 기준을 바꿨다. 이에 힘입어 중산층 이하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연방정부 장학금 펠그랜트 수여자가 2005년 13%에서 2011년 22%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저소득 우수학생 입학 장려 막스 총장은 교육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성적은 우수하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2년제 커뮤니티칼리지에 입학한 학생들의 편입학을 장려했다. 미국판 수능 성적인 SAT 점수도 출신 지역과 학교에 따라 비중을 달리했다. 예를 들어 유명 사립고 출신의 1300점이나 웨스트버지니아나 뉴욕 브롱스 출신의 1250점을 같이 평가했다. 외국 연수 못지않게 세븐일레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웃 복지시설에서 봉사한 이력을 높이 평가했다. 장학금을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과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확대했다. 막스 총장의 애머스트대가 중산층 이하에게 문호를 넓혔다고 해서 학교 수준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포브스 선정 미국 대학 순위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수년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알맹이’ 빠진 카이스트 긴급 이사회

    ‘알맹이’ 빠진 카이스트 긴급 이사회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15일 긴급 소집된 카이스트 이사회가 “(카이스트의)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관심을 모았던 서남표 총장의 거취 문제는 이사회에서 일절 논의되지 않았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긴급 임시이사회를 열고 최근의 학생 자살 사태와 관련, 학교 측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은 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사회는 총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아니고 현안 문제를 보고 받는 이사회였다.”면서 “총장의 거취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일단 일을 수습하고 카이스트 발전 방안을 만든 다음에 총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또 “대부분의 이사들이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법론에 대해서는 “이사들마다 견해가 있었다.”고 밝혀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전인교육이 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 이사장은 “많은 이사들이 수재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웃을 돌보고 직장에서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따뜻한 인재’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또 이사회는 카이스트가 보고한 학사운영 개선안에 대해 보완을 한 뒤 다시 보고토록 했다. 오 이사장은 “카이스트에서 (입학정책, 장학정책, 교육철학에 대한) 몇가지 보고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 내용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카이스트 내에서 교수,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안을 다시 보고하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이스트 곽영출(물리학과·4년) 학부 총학생회장은 이사회 개최 직전 회의장을 찾아 학교 측의 학사 운영 개선대책이 학생 측과 논의 없이 상정됐고, 관련 위원회에도 학생이 참여해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한편, 검은 양복에 근조 리본을 달고 이사회에 참석한 서 총장은 “카이스트는 다른 대학과 달리 과학고, 영재고 같은 조기 졸업한 인재가 모인 곳인 만큼 인성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가슴이 아프다.”면서 “최선의 방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교육정책 원칙도 철학도 없다/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교육정책 원칙도 철학도 없다/곽태헌 논설위원

    교육인적자원부는 2004년 8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등급제를 발표했다. 수능 성적은 1~9등급으로만 표시된다는 내용이다. 같은 등급 내에서는 점수 차이가 없다. 서울대가 2005년 5월 “내신은 믿지 못하겠으니 논술 위주로 뽑겠다.”고 발표하자, 대통령은 두달 뒤 “서울대 입시안은 나쁜 뉴스”라고 말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논술이 본고사로 판정된 대학에는 정원도 줄이고 두뇌한국(BK)21 사업비 지원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노무현 정부 때의 일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그러려니 했다. 노 정부의 교육철학은 좋게 말하면 기회균등, 나쁘게 말하면 하향평준화였다. 노 정부 때에는 서울대와 삼성을 비판하는 등 1등에 대한 질시가 유난히 심했다. 이명박 정부는 노 정부 때와는 다른 자율과 경쟁, 다양성을 교육정책의 높은 가치로 내걸고 출범했지만 끊임없이 규제와 간섭을 하고 있다. 201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주요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수시에서 논술을 아예 없앴거나 논술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논술 비중과 대학 재정 지원을 연계하기로 한 게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23개고에서 부당하게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고친 것을 밝혀냈다. 인천의 외국어고와 일반고에서도 비정상적으로 고쳤다는 제보가 있었다. 학생부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물론이고 상당수 수시 전형에서 중요한 변수다. 신뢰가 뒷받침돼야 할 학생부 관리가 이 모양인데도 현 정부는 입학사정관제에 목을 매다시피 하고 있다. 한국의 현실은 생각하지도 않고 어설프게 미국 물을 먹은 사람들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입학사정관제에 몰입된 꼴이다. 오는 11월 10일 치르는 수능에서는 과목별 만점자가 1%씩 양산될 예정이다. 정원의 30~40%를 선발하는 정시에서는 수능이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인데도 교육당국은 지원자들 간에 변별력도 없는 ‘물 수능’을 내겠다고 한다. 이처럼 무책임한 것도 없다. 학생부, 내신, 면접, 자기소개서, 수능 중 그나마 가장 객관적인 게 수능인데 이를 무력화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시험이 쉬우면 한두 문제만 실수해도 치명적이다. 문제가 쉬울 때 재수가 늘어난다는 통계 수치도 있다. 교육당국은 물 수능이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으로 착각하지만 억울하게 떨어졌다는 학생들이 늘면서 재수생을 양산, 학원의 배만 불려줄 뿐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올인하는 상황에서는 수능이 쉽다고 사교육비가 줄어들 여지는 별로 없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시험 성적은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이다. 진정 사교육비를 줄일 생각이 있다면 교사들과 학교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선발 자율권도 없고 수업료만 일반고의 3배나 되는 서울 자율형사립고(자사고) 27곳 중 9곳은 지난해 추가모집에서도 미달됐다. 대통령선거 공약에 매달려 무턱대고 공급만 늘린 탓이다. 성적이 아니라, 돈이 없으면 아예 자사고에는 지원할 수가 없다. 자사고 정책은 실패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현 정부는 지난해부터 외고는 사실상 중학교 영어내신만으로 선발하도록 했다. 노 정부 때에도 외고 입시를 이렇게까지 시시콜콜하게 규제하지는 않았다. 이런 교육정책의 중심에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을 총괄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있다. 당시 노 정부의 규제를 꼬집었던 그가 각종 규제와 함께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보수진영으로부터는 좌파라는 말까지 들었던 노 정부 때에는 경쟁력 후퇴로 가는 건지, 강화로 가는 건지는 성향에 따라 판단할 일이지만 나름의 원칙과 철학은 있었다. 하지만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는 원칙도 없고 철학도 없다. 왼쪽으로 가는지, 오른쪽으로 가는지 헷갈린다. 교육은 나라의 장래를 결정하는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데, 한국에서는 일년소계(一年小計)도 안 된다. 교과부(교육부)를 없애야 교육이 살아날 것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tiger@seoul.co.kr
  • “졸업하면 현장으로… 철강장인 꿈꿔요”

    “졸업하면 현장으로… 철강장인 꿈꿔요”

    충남 당진군 합덕읍 소소리 합덕제철고. 학교는 읍내에 있지만 주변에는 논밭이 보인다. 국지도(지방도로) 70호선 옆 학교의 정문 앞에는 교명과 함께 ‘철강분야 마이스터고’라고 적힌 입간판이 있다. 지난 21일 오후 방과후 학교의 철강기계과 실습실에 들어서자 불꽃이 여기저기서 튄다. 보호마스크를 쓰고 용접에 열중하던 박주성(17·철강기계과 2년)군은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태권도를 배우는 게 가장 힘들다.”며 슬쩍 엄살을 부린 뒤 “졸업하면 꼭 근처의 현대제철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철강회사에 다니고 있는 삼촌 말을 듣고 우리나라 최고의 철강 명장이 되기 위해서란다. 기술명장’을 꿈꾸는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 찬 합덕제철 마이스터고는 수업이 기업들의 생산현장과 비슷한 실습 위주로 이뤄진다. 실습실 소형 전기로에서 철을 녹이고, 선반을 이용해 쇠를 깎기도 한다. 선반을 돌리고 있는 철강기계과 2년 김지웅(17)군의 손에는 기름때가 여기저기 묻어 있다. 그는 “대학을 나온다고 그럴듯한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이 길로 열심히 달려가겠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남학생만 기계 등을 만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홍일점으로 조수현(17·철강자동화과 2년)양이 입학했고, 올해는 7명의 여학생이 들어왔다. 철강기계과 80명, 철강자동화과 20명 등 모두 100명을 선발하는 이 학교는 지난해 4.3대1, 올해 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발전을 위해 당진에서 신입생 30%를 뽑고 나머지는 서울 등 수도권과 충남 나머지 지역에서 선발했다. 조양은 “중3 때 교지를 만들면서 이 학교에 취재를 왔는데,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진학했다.”면서 “여학생이 여러명 있을 줄 알았는데 들어와서 보니 혼자더라.”며 함박웃음을 손으로 가렸다. 조양은 “요즘은 자동화가 많이 돼 험한 기계를 직접 돌리지 않아도 된다.”면서 “앞으로 발전소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술을 갈고 닦아서 50~60살쯤에는 후배들에게 명품 기술을 전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생들은 아침 6시 일어나 2시간 동안 태권도를 배우고 토익을 공부한다. 2학년생 중 83명이 유단자이다. 각고의 노력을 하려면 체력이 바탕이라는 교육철학이 바탕에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정규수업 시간. 국·영·수 등 공통과목이 45%이고 나머지는 제강, 압연 등 실습이다. 이후 밤 10시까지 토익과 기술 등 방과후 수업이 계속된다. 교사들도 학교 기숙사에서 살다시피 한다. 고된 수업 일정인데도 지금까지 중퇴한 학생이 한명도 없단다. 또 외부강사를 초빙해 기타, 드럼, 합창 등을 가르치고 학교 옆 밭에서 상추, 고구마 등을 가꾸는 ‘노작교육’도 한다. 발마사지, 종이접기, 이·미용 기술도 가르쳐 매주 양로원 노인들을 찾아가 봉사도 한다. 이 학교는 1951년 농고로 출발해 1994년 농공고로 바뀌었다. 2003년 합덕산업고, 2008년 3월 합덕제철고로 교명이 변경됐다. 현대제철 등이 있는 당진이 대규모 철강단지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철강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것은 2008년 10월 2일. 초대 이충호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 학교는 교사 33명 중 19명이 기술교육 교사이다. 압연과 제선을 가르치는 박석우(53) 교사는 “마이스터고 전에는 신입생이 거의 없어 충남 전문계고 중 도태순위 1번 학교였다.”면서 “하지만 사정이 정반대로 변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워 꽁초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말썽을 부려서 파출소에 불려다니기 일쑤였단다. 마이스터고로 바뀐 뒤 이런 일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자 마을 주민들이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당진군도 올해 20억원을 지원금으로 내놓는 등 학교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환영철강, 동서발전 등 당진지역 9개 기업은 이 학교와 교육인프라 지원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생산현장을 교육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기술자 3명을 학교에 보내 매주 2시간씩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제선기능사, 압연기능사, 용접기능사, 생산자동화기능사, 유공압기능사 등 6개까지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1인당 2개는 기본이고, 벌써 6개까지 딴 학생도 있다. 철강자동화과 신입생 구지혜(16)양은 “압연기능사 등 자격증을 따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꼭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글 사진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당에서 찾는 21세기 교육의 방향

    서당에서 찾는 21세기 교육의 방향

    그리스 시대에 광장이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서당이 있었다. 그동안 서당은 우리에게 단순한 ‘글방’의 의미로만 알려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서당에는 나름의 시스템이 있고, 철학이 있었다. 그리고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와 맞닿아 있었다. EBS TV ‘다큐프라임’은 31일부터 3일간 밤 9시 50분 3부작 ‘서당’을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18세기 서당에 관한 사료를 바탕으로 가상 인물들을 통해 서당의 일상생활을 재현하고, 과거 서당의 기능과 역할에서 21세기 교육이 나아갈 길을 찾아본다. 다큐프라임 서당은 단원 김홍도의 유명한 그림 ‘서당’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인물들이 서당의 이야기를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 간다. 훈장에게 회초리를 맞는 제자, 제자에게 체벌을 가한 후 사뭇 울적한 얼굴을 하는 훈장, 그저 키득거리는 학동들의 모습들이 재미있어 보인다. 12살인 충희와 기영, 7살인 상준의 눈을 통해 보는 서당은 따사롭고 정겹기만 하다. 자식을 자녀처럼 생각하는 인자한 선생님, 후배와 선배의 1대1 멘토 시스템, 진도와 관계없이 익힐 때까지 배우는 완전학습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은 양의 지식이라도 알 때까지 반복 학습하는 개인교습 시스템은 서당만의 특징이자 가치이기도 하다. 서당에서 글만 가르친 것은 아니다. 산수풀이 희담이라 하여 수학도 배웠고, 날짜 세기, 각종 절기와 곡식의 종류, 과일과 꽃의 이름, 사물의 무게와 숫자, 인간 윤리에 이르기까지 상식과 지식을 총망라했다. 목적 없이 거니는 소요(산책)는 사색의 중요한 단초를 마련해 주었다.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본질에 다다르면 우주의 질서를 깨달을 수 있다는 유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항목을 스스로 깨닫게 하고자 했다. 서당의 가치를 잘 아는 민중은 가난한 살림에도 ‘서당계’까지 들며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 1편 ‘18세기 서당 교육’에서는 서당의 전성기인 18세기 말 서당의 일상을 재구성해 서당이 어떻게 운영되었는지를 사실적으로 알아본다. 2편 ‘서당 공부론’에서는 지금과는 공부하는 목적이 달랐던 서당의 교육철학을 알아본다. 서당의 궁극적인 교육 목적은 ‘성인’(聖人)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성교육을 중시하고 배우는 모든 교재도 인성을 근본으로 다뤘다. 3편 ‘서당 교육의 생명력’에서는 신분 상승 욕구와 과거 시험의 과열 등으로 변화를 맞이하는 서당 교육의 변천을 알아보고 오늘날에 필요한 서당 교육의 생명력을 살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다트머스는 어떻게 명문대가 됐을까

    다트머스는 어떻게 명문대가 됐을까

    미국 동부에 있는 8개 명문 사립대학을 통틀어 아이비 리그라고 한다. 이 가운데 다트머스 대학이 있다. 하버드나 예일, 브라운, 프린스턴 대학 등에 견줘 상대적으로 낯설지만 아이비 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초일류 학교다. 2007년 미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비즈니스 스쿨 1위, 기업 채용 담당자들이 뽑은 미국 최고의 MBA 과정, 미국 명문대 가운데 졸업생 평균 연봉 1위 등 다트머스에는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다트머스는 과연 어떤 학교일까. 종합엔터테인먼트채널 tvN이 다트머스 대학을 조명하는 2부작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아이비 리그를 가다-체인지 더 월드 다트머스 대학’이다. 오는 22~23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지난해 다트머스 대학을 책임지며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아이비 리그 총장을 맡은 한국인 김용 총장으로부터 다트머스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는다. 뉴햄프셔주 하노버시에 위치한 다트머스 대는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전에 세워진 미국 내 9개 대학 가운데 하나로 240년 전통을 자랑한다. 1부 ‘나의 친구 다트머스’에서는 다트머스의 특별한 교육철학과 전통을 소개한다. 교양 학부 위주의 대학인 다트머스는 이공계 학생들이더라도 인문학 등 다른 학문 분야와 연계해 폭넓은 전문 지식인으로 길러낸다. 학생 선발에 있어서도 시험 점수보다는 다양성을 더 고려한다. 2부 ‘세상의 변화를 이끈다’에서는 공동체와 팀워크를 존중하는 다트머스의 정신을 조명한다. 재학 기간 동안 무려 4만 시간에 걸쳐 지역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공동체 정신은 다트머스의 자랑이다. 졸업생의 3분의2가 학교를 위해 기부금을 낼 정도로 기부 문화에 익숙하다. 이러한 정신 속에서 세계의 변화를 이끌 리더들이 여물어 간다. 다트머스 구성원의 5%에 달하는 한인 학생들이 갖고 있는 꿈에 대한 이야기도 들여다 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세훈 서울시장 단독인터뷰] “전국 첫 도입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유지·강화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 단독인터뷰] “전국 첫 도입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유지·강화할 것”

    서울광장 조례에 이어 무상급식 조례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시의회와의 시정협의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다. 물론 시의회도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인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예상된 갈등이다. 시민들은 오 시장과 민주당 중심의 서울시의회 간 갈등이 생산적인 시정 운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9일 오전 시장 집무실에서 오 시장을 만나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듣는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 발표에서 서울시가 지자체 1위라는 낭보를 접한 오 시장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유지·강화할 것이다. 학교 무상급식과 관련해 곽노현 시 교육감에게 TV 토론을 제안한 것은 정말 시민들 자녀 교육에 불요불급한 게 과연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따져 보자는 취지”라는 등 시정 현안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직후 상황을 ‘사면야가’, ‘악전고투’로 줄여 표현했다. 지금은 어떤 말로 대변할 수 있나. -‘건곤일척’을 겨루는 장수(將帥)의 심정이랄까. 지난 6개월을 시의회와 공존을 모색한 시기로 정의한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시각차를 좁히기 위해 애썼다. 거리 차를 줄인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참 대화로 안 되는 것도 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다. 결국 합의 처리가 아닌 일방 처리로 끝난 것을 보면서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이…. →무상급식 조례안을 ‘망국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하고 저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말씀해 달라. -정책이란 게 어렵고 복잡하다. 호도해서 인기영합적 정책을 펼치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하지 않나. 0.3% 가지고 집행부가 인색하게 군다. 이런 식이다. 첫째, 10년이면 5조원 들어가는 정책을 시범사업 한번 하지 않고 하자는 것은 상식 밖이다. 내년 초등 2500억원, 중학교 1500억원 등 최소한 4000억원 들어가는데 급식시설이 제대로 돼 있나, 조리시설이 제대로 돼 있나. 엉망 아니냐. 또 배식 도우미 등 인적 자원도 천차만별이다. 평균적으로 맞추려면 또 1000억원 들어간다. 이런 것을 갑자기 하자는 것이다. 한 해 5000억원 들어가는 것을 시범사업도 없이 하루아침에 말이다. 일해 본 사람은 다 아는 것이다. →무상급식 조례 여파로 시의회 시정 질의에 불참하는 등 너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대화를 제안했더니 그럴 생각이 있으면 시의회 와서 하라고 한다. 겉보기엔 맞는 얘기다. 시정질의하는 장면을 봤을 것이다. 10~20분 질의하고 1분 내로 답하라고 하거나 40분 중 35분 일방적으로 발언하고 5분 내로 대답하라고 한다. 그래 놓고 억울한 것 있으면 오라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그런 시정질의 형태를 교육감이 모르겠나. 같이 앉아서 봤지 않나. 그런 대화가 오가는 것을 개탄했을 것이다. 그분도 3개 학년 전원 무상급식안을 마련했으면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나. 교육청 예산으로 안 되니 시에 요청한 것 아닌가. 그럼, 토론장에 나와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나까지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다수 의석에 숨어 그렇게 처신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TV 토론 제안도 시정을 책임진 시장으로서 교육철학을 얘기하자는 뜻이다. →끝내 토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아울러 시가 추진하려는 교육지원 정책은 무엇인지 소개해 달라. -토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명회를 열고 편지 보내기, 현장대화 등을 통해 시민들을 직접 설득하는 데 나서겠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을 늘리려고 한다. 현재 초·중·고교생의 11%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자녀 14만 3232명에게 급식비를 지원하는데 내년 16%, 2012년 21%, 2013년 26%, 2014년엔 30%로 하겠다. 시는 학급 전체에 무상급식을 하더라도 우선 내년 1개 학년부터 실시한 뒤 2012년 2개 학년을, 2013년 3개 학년을 늘리는 방식으로 하자는 단계별 ‘1+2+3 시스템’도 시의회 등으로 이뤄진 협의체에 제안한 바 있다. 또 학교급식 지원을 위해 올 3월부터 강서구 외발산동에 친환경 유통센터를 운영해 초등 및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우수 농·축산물을 공급, 식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예산은 지난해 59개교에 14억원, 올해 468개교에 69억원을 지원했다. 내년 2월엔 바로 옆에 제2유통센터를 건립해 모두 700여 개교에 혜택이 돌아간다. 2013년 이후 전체 1305개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가 지원을 받는다. 이런데도 마치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 속상하다. →폭력·사교육비·학습준비물 없는 ‘3무(無) 학교’는 어떻게 되고 있나. -내년 527억원, 2012년 915억원, 2013년 1057억원, 2014년 1239억원 등 모두 3738억원을 투입하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무폭력을 위해 학교보안관을 배치한다. 내년에 143억 7100만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또 전문 심리상담사 양성에 20억 9000만원을 새로 배정했다. 초등학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확대를 위해 올해 58억 3500만원, 내년에 7억원을 투입한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크게 9개 분야로 나뉜다. 먼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예산을 올해 50억원에서 67억 5500만원으로 늘린다.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는 기존 60개 학교 95명에서 내년엔 155명으로 60명 늘린다. 방과후 학교 행정보조 인력 지원과 우수운영 주체에 대한 지원, 중·고교 자기주도 학습여건 조성 등 7개 분야를 합쳐 307억 5900만원을 투자한다. 올 예산은 211억 8800만원이었다. 또 학습준비물 지원에 예산 52억 4000만원을 새로 짰다. 시민들과 현장에서 만나 자녀들을 위해서는 바로 이런 것들을 바란다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시 나름대로 파악해 가장 급하다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미 몸에 맞지 않는 책걸상과 화장실을 바꾸는 사업 등에 4년간 2500억원 넘게 투입했다. 공교육 콘텐츠 강화는 물론 보편적 복지라는 게 이런 데 애쓰는 것 아니냐. 소득을 따지지 않고 급식비를 모두 지원하자는 주장은 이와는 다른 ‘무차별 복지’다. →무상급식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또 핀란드나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데. -앞서 밝힌 대로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내년에 278억원을 급식비 지원에 쓰는 예산안을 짰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별도 무상급식 항목으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모순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실제 직원들이 업무를 처리할 수 없을뿐더러 실제를 봐도 내년엔 새로 어떤 사업도 펼칠 엄두를 도저히 못 낸다. 미국에서도 연방 빈곤지표 130% 미만 저소득자에게 무상급식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얘기하는데 상황이 딴판이다. 핀란드나 스웨덴은 국민총생산(GDP) 대비 국가 재정지출이 50%대인 반면 우리나라는 21%다. 시 예산 중 깎을 게 없다. 도로 막히니까 보수하는 것이고, 내년엔 뭘 깎아서 전면 무상급식 예산을 짤 것인가.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사업도 시범시행을 거치는 법인데, 초대형 사업을 당장 하자는 제안은 1000만명이 사는 거대도시의 종합행정 원리에 맞지 않다. →화제를 바꾸자.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다시 1위를 한 비결이 뭔가.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2010년 16개 광역 시·도 청렴도 평가 결과 시는 2008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1위를 탈환했다. 공무원이 합심해 내부 청렴도 9위까지 밀려났던 아픔을 회복해 의미가 남다르다. ‘청렴 서울’ 브랜드가 ‘글로벌 톱5’ 도시 도약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청렴도가 하락했던 지난해 초 직원 정례조례를 통해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 나가겠다. →청렴한 서울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듣고 싶다. -시민과 함께하는 청렴 도시, 직원이 신나는 청렴 도시, 세계와 경쟁하는 청렴 도시를 목표로 설정해 추진하겠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원스트라크 아웃 제도(업무 관련해 100만원 이상 받은 직원은 곧바로 해임 이상 징계)도 발전시키겠다. 청렴도 1위는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다. 내 리더십 덕분은 더더욱 아니다. 물론 민선 4기 이후 각고의 노력을 했다. 시험만 봐서 승진하던 제도가 완전히 없어졌다. 과거에는 채워야 하던 연수를 채우지 않더라도 능력만 있으면 승진할 수 있다. 역대 시장들도 업무 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주고, 직원들 스스로도 애쓴 게 켜켜이 쌓여 맺은 열매다. 송한수·김지훈기자 onekor@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 30분) 자상한 아빠이자 든든한 남편인 마단커. 낮에는 아내가 경영하는 인도 음식점의 일을 돕고, 밤에는 공장 청소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부부가 밤 늦도록 일하다 보니 집에는 아이들만 있기 일쑤다.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해 부부는 늘 미안하기만 한데…. 방글라데시에서 온 버루아 마단커의 가족을 만나본다. ●1대100(KBS2 오후 8시 50분) 배우 고주원(왼쪽), 예심 고득점자 박시원(오른쪽)이 각각 1인으로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 군단, 서울대 대기과학과 부부 모임, 경찰대 2010학번, 대입검정고시 합격생들, 고려대 재즈 동아리, 이화여대 출신 작가들, 한국외대 홍보대사, 성균관대 발명 동아리, 한국방송통신대 ‘만학도’ 모임, 예심 통과자 등이 100인으로 맞선다. ●역전의 여왕(MBC 오후 9시 55분) 태희는 목 부장이 간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목 부장은 태희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하고, 태희는 알겠다고 대답을 한다. 한편 준수는 태희에게 태희의 기획안을 자신이 빼돌렸다고 고백한다. 용식은 다시 한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시연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태희와 준수가 맡는 것을 제안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온 집안을 뒤흔드는 6살 폭군, 정유찬. 하나부터 열까지 거침 없는 말대꾸에 살벌한 폭력 행세. 현저히 떨어지는 유찬이의 감정 조절 능력. 또, 글을 읽는 친구들에 비해 유찬이는 자기 이름도 제대로 못 쓰고 있는 상태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온 가족 집중력 향상 프로젝트가 공개된다. ●세계의 교육현장(EBS 오후 8시) 지식을 넘어 지혜를 갖춘 국민을 양성해 국가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이스라엘의 교육철학. ‘세계의 교육현장’ 이스라엘 편에서는 평범한 이스라엘 가정의 안식일 풍경을 통해 유대국가 이스라엘 힘의 원천인 존중이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자녀가 이끌어가는 가족 간의 대화를 엿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오후 11시 5분) 제주도 연동, 테이블 4개에 소박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태수씨. 하지만 태수씨의 가게는 그 어떤 가게보다 특별하다. 자신이 직접 만든 배를 타고 나가 낚시로 잡은 고기만 판다는 것.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바다로 뛰어드는 태수씨. 그날 고기가 안 잡히면 장사를 접고, 오히려 쉴 수 있다며 여유 만만이다.
  • [열린세상] 노벨상 유감/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열린세상] 노벨상 유감/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필자는 상 받는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노벨상의 경우는 좀 다르다. 노벨상이 지니는 국가적 위상 제고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올해도 한국은 노벨상 좌절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은 꾸준히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내고 있다. 이미 물리학·화학·생리학 등 기초 분야에서는 물론 문학 분야에서까지 도합 10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상자를 배출한 마당에, 이번 노벨 화학상 역시 2명의 일본인에게 돌아갔다. 지난 2008년 물리학상 2명, 화학상 1명에 이어 2년 만의 쾌거다. 도대체 무엇이 두 나라의 차이를 가져왔을까. 필자는 최근 ‘바보’ 연구를 하다가 그 까닭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는 ‘센몬바가(專門馬鹿)’가 있다. 우리말로 ‘전문바보’라는 뜻인데, 이들은 한 분야에 바보스럽게 몰입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센몬바가’는 한번 책상에 앉아 현미경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 모른다. 세상에 난리가 나도, 전쟁이 일어나도, 나라가 망해도 자기 연구에만 몰두한다. 혹은 골방 같은 연구실에서, 혹은 도량 같은 작업실에서, 날 새는 줄 모르고,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스스로 감금되어 연구에 연구, 작업에 작업을 거듭하는 이 ‘전문바보’들이 오늘의 일본을 있게 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한마디로 ‘센몬바가’는 일본의 민족성 교육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작품이다. 일본은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가업을 큰 자랑으로 여기고 또 그것을 높이 평가해 주는 민족전통으로 유명하다. 또 일본은 나름대로 학벌을 중히 여기면서도 한 분야의 전문가를 최고로 쳐주는 교육문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명인(名人), 장인(匠人), 대가(大家), 달인(達人)이라는 낱말에서는 일본 냄새가 난다. 바로 이런 풍토에서 ‘센몬바가’가 탄생한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된다. 다른 것은 못해도 된다. 하나만 잘하면 그것이 최고다. 한 분야의 1인자가 최후의 1인자다.” ‘센몬바가’에 숨어 있는 이 정신이 오늘날의 노벨상 강국 일본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대한민국은 노벨상 좌절을 아쉬워함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멀리 보고 ‘전문바보’들이 맘껏 활개를 치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적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기왕에 노벨상 얘기가 나왔으니 차제에 다른 노벨상 강국인 미국의 또 하나의 비결을 벤치마킹해 보자. 미국에서는 시카고 대학을 노벨상 왕국이라 한다. 그것은 동문교수 중 노벨상 수상자가 70명이 넘기 때문이다. 과거 시카고 대학은 동부 명문대학들에 비해 역사도 훨씬 짧고 시카고에 위치해 있어서 우수한 학생들을 동부 명문대학들에 빼앗겨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왕국이 된 데는 항존주의 교육철학의 시조인 로버트 허친스 총장의 공이 컸다. 1929년 총장이 된 로버트 허친스 박사는 4년 교과과정 중에 위대한 고전(great classics) 100권 읽기를 포함시켰다. 각 분야를 망라하여 100권의 고전을 읽으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영원불변하는 진리를 발견하고 그러한 진리 탐구에 필요한 역할모델을 발견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즉, 고전 속에서 위대한 사상과 인물을 만나 원대한 꿈을 품고 위대한 인간이 되라는 취지였다. 이 교육비전은 그대로 적중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효력을 발휘하여 방금 얘기한 바와 같이 놀라운 성과를 올렸던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기획을 위해 반드시 배워두어야 할 대목이다. 독서의 계절이 무르익고 있다. ‘전문바보론’이나 ‘위대한 고전론’이나 우리의 독서문화를 성찰케 하는 자극제임에 틀림없다. 짧은 소견인지는 모르되, 바야흐로 ‘e북 시대’가 도래하고 있지만 필자에게는 깊은 사색이 깃든 독서를 위하여 아무래도 활자책이 더욱 매력 있게 보인다. 행간에 머물다가, 여백에서 노닐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로 남기고 페이지를 넘기는 즐거움이란! 조선후기 대학자 정약용, 발명가 에디슨, 천재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하나같이 메모광이었음을 명심할 일이다.
  • [열린세상]수능·행시에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라/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수능·행시에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라/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돌팔매 맞을 말도 해야 할 때가 있다. 수능에서 국사를 다시 필수로 돌리자. 대신 영어 같은 과목은 과감하게 필수에서 빼자. 학교교육에 국가적 기초를 중시하고 공공적인 측면을 강화하자. 국가가 교육정책에 이런 단순한 철학을 담아도 모자랄 판국인데, 정부는 최근 2014년 수능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인문계 학생들이 수능에서 국사과목을 사회탐구 6과목 가운데 1과목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의 하나로 바꾸었다. 지난 2005년부터 국사는 사회탐구 11과목 가운데 4과목 선택의 하나로 전락한 바 있다. 과거보다 더욱 국사가 홀대를 받게 된 셈이다. 물론 2004년까지 국사는 수능에서 인문계와 자연계 공통필수에 들었다. 그러나 이제 국사는 국민으로서 누구나 꼭 알고 제대로 배워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어 얼마든지 피해나갈 수 있는 과목 가운데 하나라는 비참한 처지가 되었다. 2005년 수능부터 입시제도가 바뀌자 국사는 인문계 학생의 46% 정도만 선택하는 과목이 되어 버렸다. 그 비율은 2008년부터 더 낮아져 20%를 못 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14년부터는 더 떨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수능에서 고득점 기계가 될 것만 기대하는 사회에서 수험생들은 득점에 전략적으로 방해되는 선택을 피하게 마련이다. 국사가 수능에서 천대를 받게 되면 학교에서 국사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수업을 하는 동안 학생 태반이 엎드려 자는데, 정부가 나서서 국사를 고리타분하게 여겨 피할 수 있는 과목으로 길을 터주니 누가 국사에 관심을 갖겠는가. 그 결과 이순신 장군이 어느 시대 인물인지, 임진왜란이 어느 시대에 일어났는지 모르는 국민을 양성할 것이다. 이미 한국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대학생들이 있지 않은가. 국민의 대부분을 이처럼 국가의 뿌리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국가의 인재를 뽑는 행정고시에도 국사는 빠져 있다. 한마디로 역사적 사실은 물론 국가의식이나 역사관이 어떤지 확인이 안 되는 기능적인 인력만 뽑는 데 대학입시와 행정고시가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상태에 어떻게 국가의 이익을 알고. 국가의 이해를 보호하며 구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까 염려된다. 말이 나왔으니 한국 주변을 보자. 일본은 자신의 침략역사를 자신의 구미에 맞게 쓰고 교육한다. 심지어 독도 역사까지 바꿔 역사 교과서에 담으려 한다. 중국은 동북공정이니, 서북공정이니 날로 역사를 확장하고 영토도 넓힌다. 발해도 중국의 것이요, 고구려 역사도 중국 변방 민족의 하나로 그려진다. 필자는 우리도 역사를 고치고 아전인수식으로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확한 사료에 기초하여 국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이념을 떠나 여러 가지 해석을 교과서에 담아 객관적이고 다양하게 교육하자는 것이다. 정부의 수능정책은 세계화, 국제경쟁력 강화 운운하며 영어를 국사의 자리까지 끌어올렸다.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시도다. 영어를 필수에서 제외하더라도 학생들이 영어공부를 하지 않을 것인가. 이미 영어는 취업 등 개인이 살아가는 데 매우 긴요하기 때문에 영어공부에 대한 관심이 약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역사적 사실도 모르고 역사 의식도 적은 학생들이 영어로 읽고 말하고 듣는다고 해서 국가가 제대로 발전할 것인지 의문이다. 세계화니 국제경쟁력이니 떠들었지만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국가경쟁력은 오히려 2008년 13등, 2009년 19등, 2010년 22등으로 낮아지지 않았던가. 서울대가 국사를 필수로 정한 뒤 우수한 학생들이 국사를 열심히 공부한다고 한다. 정부가 역사를 모르는 뿌리 없는 미래 세대의 등장을 조장하는 상황이라면, 교육철학이 있는 대학이라도 역사의식이 있는 시민 양성에 앞장서야 한다. 국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 등이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안에 따르면 대학이 입학전형자료로 수능시험을 이용할 때 한국사 과목을 포함하게끔 되어 있다. 모처럼 국회도 제 역할을 다했으면 한다.
  • [서울플러스] 이해찬 前총리, 생활구정 강연

    성북구(구청장 김영배) 12일 오전 10시30분~낮 12시 성북아트홀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제3회 ‘생활구정 포럼’을 갖는다. 이 전 총리는 강연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바람직한 교육철학과 정책 등을 국가정책 및 서울시 정무부시장, 교육부장관 때 경험을 곁들여 잔잔하게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홍보담당관실 920-4301.
  • 13일 전국 일제고사… 곳곳 마찰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13~14일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를 위한 체험학습 허용 여부를 놓고 교육 현장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2일 “시험을 치르러 학교에 가지 않고 대체 프로그램에 참석할 경우 무단결석 처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학업성취도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인정한다는 입장이어서 교과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전교조에 따르면 전국에서 250명 정도가 시험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교육감과 전북도교육감은 일제고사를 보지 않고 대체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아예 결석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교과부 공문에는 당일 학교에 나와서 체험학습하는 것도 결석처리를 하도록 했으나 이는 학교장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장 판단에 따라 결석처리 하지 않도록 공문을 내렸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도 “학교장은 학부모들의 체험학습 요청을 승인할 수 있고, 이들을 결석 처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등교한 뒤 시험을 보지 않는 학생에 대해선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진보성향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등교한 학생이 시험을 보지 않겠다고 할 경우 대체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면서 “교육철학과 양심에 따라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기타결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교과부와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울산을 비롯한 충남, 대구, 충북, 경북 등 보수성향의 시·도교육감들은 일제고사를 치르지 않고 체험학습을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들 시·도교육청은 “최근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을 치를 학생이 체험학습에 참가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체험학습을 강행하면 무단결석으로 처리하라고 통보했다.”면서 “전교조 전임자도 공무원 신분인 만큼 이들이 체험학습을 인솔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학교생활기록부 출결 상황 규정은 결석을 질병결석·무단결석·기타결석으로 분류하는데, 여기에서 무단결석은 태만·가출·고의적 출석 거부 등으로 결석하는 경우를 말한다.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 반면 기타결석은 부득이한 사유로 학교장 허가를 받아 결석하는 경우에 해당해 보통은 진학 등에 특별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전국종합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한국축구가 스페인·영국서 배울점

    한국축구가 스페인·영국서 배울점

    이제 남아공 월드컵도 막판이다. 한국은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 나름의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 배울 게 많다. EBS의 ‘세계의 교육현장’은 12일부터 이틀간 스페인과 영국의 축구 교육 현장을 찾아 발전된 유럽의 축구 교육 시스템을 소개한다. 12일 ‘세계 최강!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축구팀’에서는 유럽 축구를 호령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유소년 축구팀을 직접 만나 본다. 레알 마드리드는 대를 이을 유소년들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루이스 피구나 페르난도 토레스와 같은 유명 축구선수들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그 성과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을 1-0으로 완파, 스페인은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제작진은 이들 꿈나무들을 직접 만나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유망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다. 유소년 축구단에는 한국인도 있다. 동양인 최초로 선발된 김우홍(15)군이다. 어린 나이에도 타국에서 홀로 지내며 고된 훈련을 하는 김군의 모습을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도 점쳐 본다. 13일 밤 방송되는 ‘미래의 프리미어리거를 키운다-영국의 방과 후 축구 학교’ 편에서는 체계적인 유소년 축구 교육으로 종주국의 면모를 이어가는 영국의 유소년 축구 교육 현장을 찾는다. 5세부터 16세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라운드의 인재를 키워 가는 제이미 쇼어 축구학교 얘기다. 부모들은 축구선수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을 위해 한 시간이 넘는 곳에 위치한 이 곳을 달려간다. 선수들 개개인의 컨디션과 기량을 데이터화해 발전 상태를 체크할 뿐만 아니라 유럽 원정경기로 국제 경기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 까닭이다. 학과 공부와 축구 교육 간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제이미 축구학교의 기본방침 덕분에 아이들의 훈련은 방과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고작이지만 졸업생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최연소 프로구단 입단이라는 영예를 뒤로 하고 부상 뒤 유소년 축구 학교를 통해 제2의 축구 인생을 사는 설립자 쇼어의 교육철학을 짚어본다. 1, 2부 모두 밤 12시 방송.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학력 신장” “변화” 보·혁 뚜렷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중 15명이 1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민선 5기 4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는 현 교육감의 임기가 남아 오는 11월 7일 취임한다. 이들은 취임사에서 향후 4년을 이끌어갈 지역교육의 청사진과 함께 교육철학의 밑그림을 드러내 보였다. 역시 진보와 보수 교육감의 성향은 뚜렷하게 갈렸다. 이들은 취임 일성으로 ‘인재 양성’과 ‘공교육 활성화’, ‘변화와 혁신’ 등을 화두로 제시했으나 억양의 차이는 확연했다. ●서울 2013년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 진보성향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취임사에서 “우리 교육이 변화의 시점을 맞고 있다. 이제는 소모적인 경쟁교육의 늪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준비위원회 활동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 ▲2013년까지 무상급식 대상 범위를 초·중·고 전체로 확대하고 ▲지역 교육청에 급식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모든 초등학교에 학습부진 학생을 지도할 전담교사를 1~4명씩 배치하기 위해 학습보조 인턴교사를 1943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진보 성향인 김상곤 경기교육감도 취임사에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혁신교육특구를 설치, 경기도 교육개혁의 종합적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경기교육 6대 종합 과제’를 제시하면서 “공교육 혁신과 활성화의 희망인 혁신학교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내실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성향의 장만채 전남교육감 역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교육의 양적·질적 수준이 개인과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만큼 이에 걸맞게 고강도 교육개혁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은 어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무한경쟁 지양’ ‘공교육 강화’ ‘고강도 교육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비해 보수 성향의 교육감들은 ‘학력 신장’ ‘교육경쟁력 강화’ ‘인성교육 강화 및 교사 처우개선’ 등에 무게를 실었다. 김만복 울산시교육감은 “학생이 만족하고, 교사가 보람을 느끼는 ‘행복 교육’을 통해 울산교육의 발전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김 교육감은 “행복한 울산 교육을 위해 학생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도록 공교육을 활성화하고 교사의 잡무를 없애 수업연구에 집중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동기 대구 교육감 등 9명 청렴서약 이영우 경북도교육감도 “학생에게는 희망을, 학부모에게는 만족을 , 교직원에게는 보람을, 도민에게는 감동을 주는 경북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인성 및 학력 신장, 공교육 기능 회복, 우수 교직원 우대, 교육복지 실현 등을 제시했다.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은 ‘가슴 따뜻한 인재 양성’을 교육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인성은 건강한 사회를 떠받치는 초석”이라며 “학생들이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넉넉한 인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성언 제주교육감은 “제주교육이 국제화 인재를 양성하고, 국제 경쟁력을 제고해 동북아의 교육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희망네트워크는 이날 신임 교육감 9명에게 청렴서약 기념패를 전달했다. 서울 곽노현·대구 우동기·대전 김신호·광주 장휘국·경기 김상곤·강원 민병희·경북 이영우·전남 장만채·전북 김승환 교육감 등이 청렴서약을 했다. 전국종합·김상화·홍희경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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