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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

    결혼하면 당연한 듯 아이를 낳던 때가 있었다. 1960년대엔 급속한 인구증가를 경제발전의 저해요소라고 보면서 오히려 자녀를 3명으로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러다가 197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자’더니, 1980년대엔 ‘둘도 많다’고 했다.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출산에 목매는 형국이다. 지난해 초혼인 신혼부부 110만 3000쌍 가운데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37.5%(41만 4000쌍)로 집계됐다. 2017년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1.9% 포인트 줄어든 35만 7800명. 합계출산율은 1명이 채 안 되는 0.98명(2018년 기준)이다. 이것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고령화사회를 부른다고 비판한다. 결국 화살은 ‘출산하지 않는 이들’에게 돌아간다.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기획은 어쩌면 그들에 대한 해명일 수도 있다. 무자녀 부부들은 왜 출산을 포기할까. 더불어 한국 사회가 출산을 ‘강요’할 수 있는 사회일까. ● 세상이 저희 부부의 출산만 기다리는 건가요 지난해 결혼한 김영민(가명·32)씨 부부는 반려견 체리와 함께 산다. 부부가 체리를 데리고 산책하던 어느 밤이었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체리를 빤히 바라봤다. 할머니는 다가와 “부부가 개를 키우면 안 된다”고 핀잔했다. 반려견한테 애정을 다 쏟아서 아기는 안 낳게 된다는 논리였다. 한번은 택시기사에게 ‘빨리 아이 낳으라’는 충고도 들었다. 마흔 다 되어 낳으면 자식이 대학 갈 무렵 환갑이라는 거다. 나이 들면 뒷바라지하기 힘드니 젊을 때 낳으라는 이야기였다. 결혼한 지 일 년도 안 됐는데 환갑을 걱정하다니. 게다가 가족도 친구도 아닌 낯선 이들까지 출산을 종용하는 게 당혹스럽다.영민씨 부부는 현재 출산을 유보한 상태다. 경제적 부담이 한몫했다. 신혼부부라 주택 마련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빠듯하다.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압니다. 사실 부모님께 받은 만큼 아이에게 해줄 자신도 없어요.” 현실적으로는 매달 들어갈 교육비가 벌써부터 영민씨를 망설이게 한다. 교육부가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들어간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월평균 29만 1000원으로 나타났다. 태어날 아이가 행복할지도 의문이다. 영민씨는 이른바 ‘88만원 세대’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나들고, 취업에 성공해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시대를 경험했다. 자신이 거쳐온 입시경쟁과 취업경쟁 속에 아이를 밀어 넣을 상상을 하니 아득하다. 영민씨는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기 전에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 아이를 낳으면 잘 키울 것 같다지만…출산은 ‘선택’ 가족상담사 임혜민(33)씨는 직업상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통 아이의 심리적 문제로 찾아오지만, 부모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음악치료를 전공한 혜민씨는 아이들과 노래를 듣거나 악기를 연주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편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속내를 꺼낸다. 부모들은 임씨에게 “선생님은 아이 낳으면 잘 키울 것 같다”고 말한다. 그녀는 아이를 ‘좋아하는 것’과 ‘키우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봤다. 결혼한 지 4년째인 혜민씨와 남편 심재관(40)씨는 자신들의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요가와 수영을 배운다. 혜민씨가 피아노를 치면 재관씨는 베이스기타를 들어 합주한다. 주말이면 근교로 나가서 캠핑도 즐긴다. 모두 아이가 없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요즘 비혼도 많고, 무자녀 부부도 많습니다. 하나의 룰(4인 가족)만 고집할 필요가 있나요.”(재관씨) “삼대가 한집에 살던 시절에는 엄마가 바쁘면 삼촌과 이모가 돌보고, 그마저 안 되면 첫째가 막내를 봐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이를 낳아도 돌볼 사람이 없으면 키울 수가 없어요. 부모에게 맡기라는 것도 이기적인 거죠.”(혜민씨) 하지만 사회는 오히려 이들의 선택을 ‘이기적’이라고 한다. 저출산의 원인을 비혼주의자와 무자녀 부부에게 돌리는 탓이다. 혜민씨는 최근 면접에서 겪은 일을 털어놨다. “아이가 없어서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했더니, 면접관이 ‘아이가 국력인데 국가 경쟁력에 보탬이 돼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하시더군요.” 아이는 있어도 없어도, 면접 상황이 불편해지기 일쑤다. 특히 기업이 출산과 육아 문제로 여성을 기피하는 실태는 여전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임신·출산·육아휴직 차별 실태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중소 사업장 노동자(30~44세)의 68.6%가 ‘출산휴가나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때 차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출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 공백이나 인건비 부담 때문에 출산하는 여성을 마뜩잖게 본다는 얘기다. ● 근원을 찾을 수 없는 인식…‘아이가 없으면 불행하다’ 윤정희(가명·46)씨와 김은호(가명·51)씨는 1996년 결혼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녀가 없다. 노력을 해도 생기지 않은 경우다. 정희씨는 결혼 초 병원에 다니며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난임 치료는 고된 과정이었다.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회사도 그만뒀다. 배란을 체크하고,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아이가 생기기를 기다렸다. 정희씨를 가장 괴롭게 만든 건 불안감이었다. 이대로 아이가 안 생기면 어떡하지, 노후는 어떻게 준비할까. 집에만 있으니 온갖 잡념이 밀려왔다. 반면 은호씨는 무덤덤했다. ‘없으면 말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 무심함에 정희씨는 오히려 안심됐다. “남편이 간절히 바랐다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일 년이 지나도 임신이 안 되자 결국 둘이서만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두 사람은 자녀 대신 시간과 여유를 얻었다. 부부는 자주 해외여행을 떠난다. 양가 부모를 모시고 열흘간 터키에 머무르면서 효도도 했다. 정희씨는 “아이가 있다면 교육에 도움 되는 곳으로 가지, 맥주 마시러 중국 칭다오에 가는 일은 못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부부는 끊임없이 불편한 상황에 빠진다. “왜 아이를 안 갖느냐”는 물음이 수시로 달려들었다. 정희씨가 “저는 불임이에요”라고 말하면 상대가 되레 당황했다. 아이가 없으면 불행할 거란 편견도 정희씨 부부를 ‘비정상 가족’으로 만든다.● 낳으면 끝일까. ‘울타리가 없는 아이들’의 세상은 어쩌고 윤현준(가명·50)씨는 아내 박수연(가명·48)씨를 ‘짝지’라고 불렀다. ‘아내’나 ‘와이프’보다 훨씬 동반자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2007년부터 함께 살았지만, 혼인신고는 최근에야 했다. 현준씨는 대학에서 강의하느라, 박씨는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덧 12년이 흘렀다. 자녀 계획은 엄두도 못 냈다. 둘 다 직업적 성취가 우선이었다. “대학에서 만나는 청춘들이 참 싱그럽습니다. 아이를 낳았다면 저렇겠지라는 생각도 하고요. 한때는 아이를 많이 낳아서 축구팀을 만드는 상상도 했는데, 짝지를 만나고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 밤늦게 돌아오는 아내에게 육아 부담까지 지울 순 없으니까요.” 두 사람이 무자녀 부부를 택한 결정적 계기는 ‘세월호 참사’다. 세월호 희생자 중 현준씨 지인의 아이가 있었다. 덩치 좋던 사람이 며칠 만에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현준씨는 “인간의 고통을 쥐어짜는 소리가 무엇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면서 “아이를 낳으려면 그 아이의 생존과 인권을 보호할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너무 무책임하다”고 성토했다. 누군가는 둘의 삶이 소중해서, 또 누군가는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유보하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낳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출산을 통과 의례로 인식한다. 혜민씨 어머니는 한번은 ‘사람의 도리’라며 설득했다고 했다. 아이를 낳아서 가족을 이루는 건 마땅한 도리라는 뜻이다. 임씨는 “엄마로서 한 명을 잘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상담사로서 수많은 가정이 안정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도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사회를 이롭게 만드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래서 부부는 출산을 ‘선택’의 문제라고 봤다. 혜민씨는 “지금은 무자녀 부부의 삶을 선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땐 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람의 가치관은 살아가면서 언제든 변하는 법이다. 재관씨는 “우리 부부가 자녀가 있는 다른 부부들의 삶을 존중하는 것처럼 그들도 무자녀 부부의 선택을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인터뷰한 이들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도 짚었다. 현준씨는 “우리 사회는 개인에게 출산과 육아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수연씨도 “저출산 대책이 쏟아지지만, 정작 미혼모나 보육원 아이들에 대한 정책은 보완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낳는 데만 집착할 게 아니라 ‘울타리가 없는 아이들’을 돕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기획①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② 나도 육아휴직 쓰고, 칼퇴하고 싶은데…아빠들의 고민③ “저출산이 ‘문제’라니···국가가 너무 염치 없지 않나요?”
  • 공교육 불신에 사교육비 급증… 대안학교가 ‘대안’ 될까

    공교육 불신에 사교육비 급증… 대안학교가 ‘대안’ 될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숙명여고 사태와 ‘스카이(SKY) 캐슬’ 열풍으로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공통점은 한 가지로 요약된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다. 교육부가 통계청과 함께 조사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이 쓴 사교육비 총액은 19조 4852억원으로 전년 18조 6730억원보다 4.4% 늘었다. 학생 수가 전년 대비 2.5% 줄었음에도 사교육 씀씀이는 더 커졌다. 우리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보여 주는 단면이다.공교육 불신의 반대편에 사교육이 있다면 공교육과 사교육이 수용하지 못하는 지점에 대안교육이 위치한다. 제도권 밖에서 이뤄지는 교육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공교육·사교육과 다르지 않다. 지난 2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인가 대안학교 중 자격조건을 갖춘 학교를 ‘서울형 대안학교’로 지정해 공교육 수준에 준하는 학교운영비 70% 수준으로 지원을 확대(기존 40%)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공교육의 대안으로써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안학교란 교육당국에서 인정하는 국공립이나 사립 초·중·고교를 제외하고 민간에서 학생들을 받아 교육기관으로 운영하는 곳을 뜻한다. 학력을 인정받는 인가형과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미인가형으로 나뉜다. 1997년 경남 산청에 설립된 간디청소년학교(현 제천간디학교)를 시작으로 확산된 대안학교는 2017년 기준 289곳(교육부 조사)이 운영 중이다. 실제 운영 중인 곳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2018년 기준 전국 39개교(공립 11개교, 사립 28개교)다. 인가형 대안학교는 비인가형에 비해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제한된다. ●기숙사비 포함 학비, 일반고보다 비싸 대안학교는 교육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교육과정에서부터 학제까지 완전 자율로 운영된다. 국내 첫 대안학교인 제천간디학교는 중·고등 과정을 통합한 6년제로 운영된다. 경남 산청에서 현재 충북 제천으로 옮겨 왔다. 2018년 5월 기준 학년별로 15~23명씩 총 10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교사 수는 31명으로 교사 1인당 3.5명의 학생을 맡는다. 지난해부터 ‘4+2체제’로 바꾸고 1~4학년은 10명 안팎의 모둠반으로 운영되고 5~6학년은 학교 밖 교육도 병행하는 ‘넘나들기 학습’을 진행한다. 교육과정 역시 일반 중·고등학교와 완전히 다르다. 기숙생활을 하는 1~4학년이 함께 섞여 ‘비즈니스’(자립-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 수업과 ‘인문’(심리학은 처음인데요) 수업 등을 듣는다. 기숙사비와 학비를 포함해 월 76만원과 입학금 500만원이 별도로 든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샨티학교는 여행대안학교를 표방한다. 교사와 함께 학생들이 함께 준비해 떠나는 총 50일 이상의 장기여행을 교육의 기회로 삼는다. 네팔의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이나 800㎞의 순례길을 걸어가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40여일간 카자흐스탄 한글학교 교육봉사 등이 그동안 다녀온 여행지다. 이 학교의 서수미 교사는 “길다고 하지만 50여일의 여행만으로 아이들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교사들과 함께 여행을 준비하고 타지에서 긴 시간을 함께 보내고 돌아온 아이들은 앞으로 성인이 된 뒤에 자신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 이는 일반 제도권 교육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대안학교지만 학부모 중 공립학교 교사들의 비율이 가장 높다“면서 ”단순히 제도권 교육의 대체제가 아니라 대입에 매몰된 우리 교육의 현실에 대한 좌절을 직접 경험하고 자녀들을 보낸 학부모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만큼 학비는 일반 고교보다 높은 편이다. 샨티학교는 입학금 500만원과 기숙사비를 포함해 월 90만원의 학비를 내야 한다. 대안교육을 선택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폭력이나 적응 부족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대안학교 등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 제도권 교육으로는 학부모와 학생이 원하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2남 1녀를 둔 오세훈(59)씨의 경우는 후자다. 오씨는 세 자녀를 모두 대안학교에서 교육시켰다. 오씨는 “기존 공교육으로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제대로 발현시키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씨의 막내아들 율평(25)씨는 중학교를 대안학교에서 생활하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일반 고교를 졸업한 케이스다. 율평씨는 “대안학교를 거쳐 일반학교에 진학하면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부분은 있었다”면서도 “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대안학교 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영화와 미드(미국 드라마)에 빠져 영어를 독학했다는 율평씨는 최근 본 토익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제도권 교육에 순응하지 않고도 제도권 시험에서 성과를 이뤄 낸 셈이다. 율평씨는 올해 서울예술대 극작과에 입학했다. 현재 아르바이트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수입하는 한국 드라마의 번역이 잘됐는지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도권 교육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입에서도 대안학교들은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에는 광주의 철학·인문학 대안학교인 지혜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나와 화제가 됐다. ●“자기의 삶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성 길러” 대안교육을 경험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장점은 본인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를 졸업한 유수정(23)씨는 국내 최초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에서 졸업을 앞두고 청소년 노동자와 청소년 빈곤에 대해 직접 알아보기 위해 했던 청년유니온 산하의 청소년유니온 인터뷰를 계기로 청년유니온 조합에 가입했다는 유씨는 “향후 노동인권 교육 분야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일반 학교에 다녔다면 내 스스로 미래와 진로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지금껏 지내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국 56개 미인가 대안학교가 소속된 대안교육연대의 유은영 사무국장은 “일부에서는 대안학교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오는 곳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일부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대부분 대안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서울형 대안학교’ 외에도 정책적으로 대안학교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대안교육에 관한 법률‘이 계류 중이다. 미인가 대안학교를 기존 ‘인가’ 방식 외에 ‘등록’ 유형으로 법의 울타리 안에 넣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안가 대안학교는 현재 법적으로는 근거가 없는 상태다. 광주지검은 지난해 6월 ‘학교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로 운영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초·중등교육법 67조를 근거로 광주 지혜학교의 교장을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천편일률적인 공교육 체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적 수요를 반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월드피플+] 한 손에 택배, 다른 한 손에 딸업고 뛰는 아빠의 사연

    [월드피플+] 한 손에 택배, 다른 한 손에 딸업고 뛰는 아빠의 사연

    가출한 엄마 대신 네 살 난 딸과 함께 24시간 배달 업무를 하는 택배 기사의 사연이 화제다. 중국 윈난성(云南) 출신의 택배 기사 리방용(40)씨. 리 씨는 지난 2012년 저장성 쟈싱(嘉兴)에 소재한 공장에서 근무 중 아내 진 씨를 만나 결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왔다. 하지만 2016년 당시 공장 야간 업무 중이었던 리 씨는 기계 작동 중 자신의 오른손이 철근 사이에 말려들어가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사고 직후 응급 치료를 하지 못했던 탓에 오른쪽 손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오른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된 리 씨는 이후 공장 측으로 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문제는 당시 리 씨와 아내 진 씨 사이에는 그 해 출생한 1명의 딸이 있었는데, 리 씨의 건강 상태 상 더 이상의 공장 취업 등을 이어갈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후 줄곧 아내 진 씨가 가장 역할을 담당해오던 중 지난 2017년 중순, 리 씨의 아내는 당시 2세에 불과했던 딸 샤오리 양과 남편 리 씨를 남겨 둔 채 가출해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안는 상태다. 이후 줄곧 리 씨 부녀의 가정 형편은 악화됐고, 리 씨는 지난해부터 비정규직 택배 기사로 근무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리 씨는 올해로 두 해 째 4세 딸과 함께 매일 아침 7시 30분 출근, 당일 저녁 7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리 씨가 택배 업무를 위해 이용하는 택배 오토바이 발판 위에 리 씨의 딸 샤오리 양이 탑승, 함께 이동하는 방식이다.딸 샤오리 양은 일평균 10시간 이상의 장시간을 오토바이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씨 부녀는 하루 삼시세끼 식사를 길거리에 주차한 오토바이 위에서 해결해오고 있다. 대부분의 식사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포장한 도시락이나 편의점에서 구매한 간편식이다. 리 씨는 오토바이에서 택배를 꺼낸 후 배송 목적지까지 딸 샤오리 양을 안거나 엎고 이동해오는 형편이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택배 업무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해 “한 손에는 택배 박스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17층 목적지까지 뛰어 올라갔을 때”라면서 “하지만, 우리 부녀가 함께 이동하는 개인 사연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른 택배 기사들보다 늦은 배달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뛰어다니며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아이를 편의점 사장에게 잠시 맡기고 배달을 다녀왔던 때, 샤오리가 (내가) 돌아올 동안 유리창 밖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면서 “그 때 이후로는 단 한 시도 딸과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오고 있다”고 했다. 리 씨는 딸 샤오리 양과 함께 하는 생활에 대해 “일이 없었을 때와 비교해서 수입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좋아졌다”면서도 “하지만 오토바이 발판이나 배달용 가방에 딸을 태우고 다니는 것은 딸 아이의 안전에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딸을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양육 기관이 없고, 도움을 줄 만한 가족들이 주변에 없는 탓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이에게 안전 시트와 안전모 등을 착용하도록 하는 것 뿐”이라면서 “여름에는 딸 아이가 혹시나 덥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에 여름용 차양보를 오토바이에 설치하고,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서 바람을 막아 줄 수 있는 두꺼운 이불을 오토바이 전면에 부착하고 운전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딸 샤오리 양과 함께 배달 업무를 하는 중에 샤오리 양이 낮잠을 자는 시간에는 오토바이 속도를 늦추고 최대한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서 운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또래 아이들과 교류하지 못하는 등 정식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는 탓에 샤오리 양의 언어 능력은 또래보다 뒤쳐진 상태다. 리 씨는 “아이가 아직까지 ‘아빠’라는 두 단어만 알고 있지 다른 글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면서 “무엇보다 딸 아이의 안전과 교육이 (내게)제일 큰 관심사”라고 했다. 이 같은 리 씨 부녀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한 네티즌은 “어떻게 하면 이들 부녀를 도울 수 있을 지 알고 싶다”면서 “나도 5세 아이가 있는 부모다. 샤오리를 위해 책과 장난감, 의류 등을 보내주고 싶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샤오리가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다”면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버지에게 꼭 효도할 수 있는 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리 씨 부녀 사연이 알려진 직후 그의 고향 윈난에 소재한 ‘윈난상회’ 측은 이들 부녀를 위해 일자리와 보금자리 등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윈난상회 관계자는 “리 씨 부녀가 원할 경우, 그의 공향인 윈난성에 소재한 안정적인 직장과 보금자리 등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또한 샤오리 양이 19세가 되는 해까지 정규 교육 과정에 대한 일체의 교육비를 지원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중국 여성기업가협회 측은 불구가 된 리 씨의 오른손 수술을 위해 일체의 병원 치료비를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여성기업가협회 관계자는 “몇 해 전 불의의 사고로 불편한 몸이 된 리 씨의 손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고 싶다”면서 “회복 가망 여부가 있다면 리 씨 부녀의 삶이 지금보다 훨씬 더 윤택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이 같은 온정의 손길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던 큰 관심을 받게 된 것이 놀랍고, 감사하다”면서 “많은 분들의 따뜻한 관심에 힘을 얻어서 딸 샤오리 양을 더욱 잘 보살피고,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 전문교육부터 취업연계까지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 전문교육부터 취업연계까지

    2015년과 2018년, 고용노동부 평가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았고 2016년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경진대회에서 우수상(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의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이 열린다. 이번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은 전자출판교육협동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새로운 강사진이 교육을 맡게 되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과정은 오는 4월 10일부터 6월 26일까지, 월~금 주5일, 1일 4시간 수업으로 총 212시간(53일 수업)에 걸쳐 진행되며 현장 실무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양성과정은 교육비 전액이 국비지원 되며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을 통해 22명의 교육대상자를 선정한다. 서류 접수 마감은 3월 29일이며,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수강신청 및 지원서류 제출이 가능하다. 3월 27일 2시에는 마포구청 시청각실(4층)에서 교육과정과 관련된 설명회가 진행된다. 수료후에는 직업상담사의 1:1 맞춤형 취업지원, 커리어 코칭, 취업협력업체의 채용정보 제공, 1인 창업자를 위한 창업부스 공간지원(별도 선발), 창업동아리 및 협동조합 설립지원 등이 병행된다.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은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용노동부와 마포구 그리고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가 협업해 취∙창업 의지가 확실한 미취업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디자인 출판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 마포구의 경우 전자출판 시장 확대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소비욕구에 대비한 전자출판 전문인력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전자출판 인력이 배출될 경우 지역산업 부흥과 일자리창출에 기여할 것이라 예측된다.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 박주경 소장은 “현재 전자출판 시장에는 전자출판의 비전을 공유하며 전자출판 관련 기획, 편집, 제작, 디자인, 마케팅을 담당할 수 있는 전자출판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이번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은 빠르게 확장∙변화하는 전자출판 시장의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밀착형 출판인재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전문인력이 꼭 필요한 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취∙창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는 ‘여성의 자기성장을 종합 지원하는 평생 파트너’를 슬로건으로 인쇄ㆍ출판ㆍ편집ㆍ디자인 관련 학과 졸업자, 관련 경력자, 동종 업계 취업희망자 등을 대상으로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 외에도 2019년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는113기 교육에는 90여 개의 직업교육을 비롯하여 생활문화 교육과 특강까지 총120여 개의 교육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교무상교육 코앞인데 재원 오리무중… 제2누리과정 사태 될까

    고교무상교육 코앞인데 재원 오리무중… 제2누리과정 사태 될까

    “1인당 160만원씩 지원 땐 年 2조 더 필요…지방교육재정교부금 0.8% 인상하면 가능” 기재부 “학령인구 감소… 세율 조정 어려워” 교육청 재정 상황 따라 복지격차 벌어질 수도고교 무상교육 시행이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도 재원 마련 방안은 ‘오리무중’이다. 재원 마련을 놓고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갈등했던 ‘누리과정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등 교육복지의 지역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세종시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무상교육 실시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헌법 정신의 구현이자 국민적 합의가 끝난 무상교육이 예산 문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가 정책의 재정 부담을 교육감에게 떠넘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오는 2학기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2021년 전면 시행된다.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 학교운영지원비 등 1인당 연간 160만원가량의 교육비가 지원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정책이다. 그러나 연간 2조원가량 소요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교육당국과 재정당국 간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의 71%를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매년 내국세의 20.46%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나눠 주는 재정으로, 교부세율을 0.8% 인상하면 연간 2조원의 재정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세수 호황으로 현재 수준의 교부금만으로도 충분히 여력이 있으며, 학령인구 감소로 교부세율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무상교육의 2학기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여러 방안을 놓고 합의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기재부에서 난색을 표명해 교육부가 국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교부세율 인상 등 정부 차원의 재정 확보 없이 지자체가 기존 재정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할 경우 2016~17년에 전국적으로 일었던 ‘누리과정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게 교육감들의 지적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만 3~5세 누리과정을 시행하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투입되는 지원금을 모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부담하도록 하자,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해 전국적인 ‘보육 대란’이 예고됐다. 각 시도교육청의 재정 상황에 따라 무상급식과 같은 교육복지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재정에 여유가 없는 지역에서 무상교육에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게 되면 다른 교육복지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면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수학여행비 지원 등 지자체별로 제각각 시행되고 있는 교육복지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경쟁보다 협력, 속도보다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이죠”

    “경쟁보다 협력, 속도보다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이죠”

    “내 아이가, 우리 아이가 주입식 암기교육·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에 병들고 아파하는데 침묵할 수 없었고요. 아파하는 아이들을 지키겠다고, 경쟁교육 더 이상 못하겠다고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들이 해직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참교육학부모회 창립은 왜곡된 교육열로 아이들을 고통 속에 방치했다는 자성의 외침이었습니다. 아이들 개개인의 소질과 개성·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마련해주고자 학부모들이 나선 거지요.” 나명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이하 참학) 신임회장의 일성이다. 실수실행(實修實行). 즉 아는 것을 실천하는 진정한 지성인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 교육 민주화에 헌신한 그의 모습에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소설이 생각난다. 유럽 선진국과 OECD 국가의 50% 이상이 법으로 금지하고 실시하는 ‘취학전 문자교육 금지’를 아시아 국가로는 대만이 유일하다. 그러나 현 정부의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높이는 후퇴된 입시정책을 결정하고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한다고 발표를 보며 “촛불로 국민이 세운 정부이기에 맘대로 절망도 못 하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님을 뵙고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라는 나 회장. 경쟁 중심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과 제도, 그리고 사회 풍조를 개선하는 것으로부터 내 아이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자식을 잘 키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선각자의 길을 걸어온 나 신임회장을 만나 교육 민주화와 21세기 참교육에 대한 그의 소신을 확인하며 ‘없던 길을 사람이 다니면 길이 된다’는 말이 새삼 지혜로 다가온다. 편집자 주→양육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지요.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학교급식만큼은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식단으로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식재료를 공급받기 위해 지방 곳곳 급식업체 실사를 다니며 학교 참여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바쁘다 보니 정작 내 아이들에게는 수업준비물을 빠뜨리는 일, 받아쓰기를 챙겨주지 못 하는 일 등 손길이 느슨해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당신 애나 잘 챙기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하는 교사나 주변의 반응에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학부모’를 오직 ‘한 아이의 부모’, 가장 사적인 존재로만 인식하는 것이었어요. 아이를 키우며 더 힘들었던 것은 능력주의 신화를 의심 없이 강요하는 교육시스템과 거기에 무기력하게 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내면화하는 우리 교육 현장과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는 초등 저학년부터 매번 시험점수로 친구와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고등학교는 아예 칠판에 학급 등수를 써놓고 복도에 전교등수를 기록합니다. 소고기 등급 나누듯이 아이들을 성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잘한 자에게는 보상을 주고, 못한 자는 루저 취급하는 것을 당연시 여깁니다. 학교 교육과정 내내 아이들은 시험점수만이 개인의 역량을 파악하는 도구라는 ‘능력주의’ 프레임에 익숙해집니다. 내 아이와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이런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학부모운동을 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연대와 참여를 통해 해결해 나가려고 했습니다. →참교육활동을 하게 된 동기와 활동하면서 느꼈던 보람은 무엇인가요. -2000년대 초반 학교학부모회는 제가 아는 어떤 조직보다 비합리적이었어요. 자원하지 않은 자원봉사, 공교육이라면서 걷는 찬조금, 결산보고도 없는 예산 운영 등이 보편화된 사업방식이었어요. 19세기 학교에서 21세기 아이들을 키운다는 비판을 하잖아요. 그야말로 19세기 학부모회였지요. 그런데 의외로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교육혁신을 위해 만들어낸 제도가 있어요. 교육혁신을 위한 큰 무기이자 힘이죠. 교육의 변화를 위해 누군가 여기까지 끌어왔구나, 내 몫의 참여와 개혁을 외면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을 공급받기 위해 참교육학부모회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되었어요. 학생인권조례, 학부모회지원조례, 친환경 무상급식, 불법 찬조금 금지 등의 활동을 하면서 제왕나비를 떠올렸어요. 제가 부모로서 우리 아이에게 해준 최고의 선물은 교육운동을 한 것, 우리 세대와는 다른 출발지점에 서게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의 발자취를 이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겠다고, 함께 ‘참교육학부모회’라는 지속가능한 활동에 함께 하는 학부모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 우리가 쌓은 계단 덕분에 뒤에서 오는 누군가는 좀 더 쉽게 올라갈 거고, 저 역시 누군가가 쌓아놓은 계단을 딛고 덜 넘어지면서 여기까지 온 거겠지요. →30년 역사의 참학은 87년 6월항쟁 이후 교육 민주화와 궤를 함께한 듯합니다. 기간의 역사와 활동에 관해 소개해주시겠어요 .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설립됐는데 이에 참여한 교사들은 모두 해직을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는 우리가 지킨다’라며 선배 학부모들이 의기투합했지요. ‘전교조 탄압저지 및 참교육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시민사회와 함께 결성했습니다. 전교조합법화 집회에 나갈 때면 많은 협박이 있었다고 해요. 심지어 장학사가 와서 시비를 걸기도 했고 선배님들은 거리에서 집회 현장에서 수시로 연행되었답니다. 1989년 9월 22일 창립대회가 열렸던 향린교회를 전경들이 원천봉쇄하였는데 450여명의 회원이 참가했는데 그 수보다 전경과 사복경찰이 더 많았대요. 학부모가 두려웠나 봐요. 오늘날에는 당연한 것이 그때는 불온시 되던 엄혹한 시절이었지요. 창립과 동시에 ‘육성회비 반환청구소송’을 했어요. 소송으로 육성회비는 수업료와 다른 잡부금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으나 재판에는 패소했어요. 그러나 이후 육성회비는 폐지되었습니다. 또한 참교육학부모회가 ‘불법찬조금신고센터’를 설치해서 부당한 찬조금과 촌지 요구에 대해 제보를 받았었는데 어찌나 제보가 많았던지 당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감사청구도 하고 고발도 했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데 근거자료가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참교육학부모회 하면 촌지 없앤 단체’라고 많은 분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촌지로 인한 고통이 컸다는 반증이라 봅니다. 그 외에도 학교급식법 개정 및 무상급식운동, 학교운영지원비 폐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등등 다양한 일들을 했습니다. →최근 참교육학부모회가 중점을 두는 활동은 무엇인지요.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지요. 학교자치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이 산교육이라 생각합니다. 학부모가 학교자치를 실현하는 하나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을 하고 지원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또한 텅 빈 학교운동장을 보면 마음이 아팠어요. 넓은 운동장 한켠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을 불렀어요. ‘와글와글 놀이터’는 그렇게 태어났어요. 놀이터를 지켜주는 학부모를 ‘놀이터 이모’라고 불렀어요. 저희는 운동장에서,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기꺼이 놀이터 이모가 되려 합니다. OECD 35개국 중 만 19세에 선거권을 갖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에요. 오스트리아는 만 16세에 선거권을 갖는데 말이죠. 청소년에게 선거권도 안 주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심한 모순이죠. 청소년이 자기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선거연령 18세 미만 하향, 정치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정당법개정, 어린이 청소년인권법 제정, 학생인권법제정 운동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신임회장으로서 포부와 하시고자 하는 주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 중에 동엽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가 침몰하는 배에서 하던 말 “나는 꿈이 있는데, 살고 싶은데” 동엽이가 펼치지 못한 꿈, 우리 아이들이 꿈꿀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어요. 과거 정권에서 우리 아이들은 꿈꿀 틈이 없었어요. ‘고교다양화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줄 세우고 고등학교 입시부터 아이들을 경쟁시키기에 바빴죠.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 없이 바로 입시정글에 내던져진 셈이지요. 다행히도 국가교육회의 중심으로 미래 교육을 제시하는 2030교육체제를 마련 중에 있습니다. 입시지옥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자 합니다. 올해는 참교육학부모회 30주년입니다. 그 역사를 기록하고 총정리하려 합니다.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교육계와 다양한 사회의 지성들과 함께하는 자리도 마련하려 합니다. →현 정부 취임 1주기를 맞이하여 문재인 대통령께 편지를 보냈다는데요. -세월호참사로 250명의 아이를 잃었습니다. 입시경쟁교육 속에서 그 아이들이 유예시킨 꿈을 생각하며 진도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대학이라는 세월호’에 갇혀 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십사 호소하기 위해 글을 올렸습니다. ‘경쟁보다는 협력, 속도보다는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의 가치가 교육에 녹아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높이는 후퇴된 입시정책을 발표했고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사교육 시장에 정부가 굴복했다고 봅니다.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사교육시장과 거기에 영합하는 교육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거죠. 또한 부모의 비능력적 요소의 격차를 없애는 것은 공교육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촛불로 국민이 세운 정부이기에 맘대로 절망도 못 하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님을 뵙고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신자유주의 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21세기 대한민국의 참교육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체제는 국가책임이 빈곤한 공공성 부재 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내 자식의 교육은 학부모의 각자도생과 경쟁우위라는 방식으로 해결해 왔으며 학력과 학벌이 계층상승의 주요한 수단이 되어 입시 중심 교육이 지배해 왔습니다. 이는 경쟁과 수월성(秀越性)과 소비자 선택권 추구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체제가 우리 교육의 골간이 되어버린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교육선택권이란 이름으로 계속해서 학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은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비가 비싼 사회로 유명한데 이는 사회적 불평등이 당연시되고 사회공공성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반면 북유럽 나라들은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연대 의식이 보편화되고 공동체는 활성화됩니다.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단순히 교육비 부담의 문제가 아니며 신자유주의 교육을 극복하는 참교육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김균미 칼럼] ‘바짓바람’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

    [김균미 칼럼] ‘바짓바람’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

    “예전엔 아빠들의 무관심이 자녀 교육의 필수조건이라고들 했는데, 이제 다 한물간 얘기죠. … 바짓바람의 시대가 온 거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방영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등장하는 로스쿨 교수 차민혁의 대사다. 대한민국 상위 0.1%의 욕망을 풍자한 드라마 속 차 교수의 ‘피라미드 이론’과 ‘바짓바람’ 발언에 공감하는 ‘아빠’들이 주위에 생각보다 많다. 입시 설명회 장소에 나타나는 아버지들은 이미 일상이 됐다. 자녀를 직접 가르치는 아버지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치맛바람에 빗대 바짓바람이라 부를 만큼 사회적 현상이 된 걸까. 지난 일요일 우연히 TV에서 ‘바짓바람 시대, 1등 아빠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여러 아버지를 다뤘다. 학원과 과외를 알아보고 학습 일정을 관리하는 아버지, 같이 공부하며 고교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들은 부모가 모두 관심을 갖고 자녀를 지도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진로 선택에서부터 심리상태 관리까지 아빠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강조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 전형이 워낙 복잡해지고 수학능력시험과 학교 내신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입시에서 중요해지면서 온 가족을 입시전쟁에 뛰어들게 만든다고 진단한다. 아버지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대입에 맞춰져 그렇잖아도 경쟁에 지친 자녀를 더욱 힘들게 몰아세워 부모 모두에게 의지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간다면 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귀에 쏙 박힌다. 요 며칠 동안 교육 관련 블로그와 카페는 바짓바람을 다룬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으로 뜨겁다. ‘남편과 같이 봤는데 많은 걸 생각하게 됐다’, ‘남편과 꼭 같이 봐야겠다’는 댓글부터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주는 아버지들이 대단하다’ 등 다양하다. 자녀 교육을 엄마한테만 맡기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 시간과 열정, 돈을 쏟아붓겠다는 부모들을 말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들까지 입시전쟁에 가세해야 하는 상황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엄마의 치맛바람과 아빠의 바짓바람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거나, 누구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라고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잔소리하고 자녀를 닦달하는 건 엄마 역할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줘서도 곤란하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부모 모두의 책임이다. 가정의 상황에 따라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다를 수 있을 뿐이다. 부모가 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롤모델이 돼야 한다. 그래도 자녀의 학습계획을 직접 짜고 일일이 관리하는 아버지 모습이 아직은 낯설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40대 후반의 대학 진학률이 역대 가장 높았다고 한다. 이들은 자녀 입시를 도와야 한다면 직접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언제든지 그럴 자세도 돼 있다고 한다. 직접 가르치지 못하면 무리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 불안해하는 부모들의 상태는 학생수는 줄어도 매년 늘어나는 사교육비의 실태가 잘 보여 준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 1000원이다.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다. 지역별·소득수준별 사교육비 양극화가 악화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대책으로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 입시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를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대입과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웠던 국가교육회의가 여야가 합의한다면 연내에 국가교육위원회로 새로 출범할 수 있다. 정권이나 당파를 초월한 10년 단위의 국가 교육 기본계획을 세우게 된다니 지켜볼 일이다. 대입정책이 교육정책의 전부는 아니지만, 핵심을 차지한다. 국민 대다수는 자녀가 일단 대학에만 입학하면 교육정책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다. 따라서 미래를 좌우할 장기 교육계획을 세우는 국가교육위는 당장의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 내는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 전문가들로만은 한계가 있다. 치맛바람이라고, 바짓바람이라고 비판만 하지 말고 부모의 교육열이 선순환할 수 있는 장기 교육 비전부터 국가교육위는 제시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9억 넘는 집 가진 55세 매달 130만원씩 받는다

    9억 넘는 집 가진 55세 매달 130만원씩 받는다

    정부가 주택연금의 가입 연령을 낮추고 대상 주택의 가격 상한을 올리기로 하면서 노후 준비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택연금은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소득이 부족한 고령층이 집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생활자금을 받는 제도다. 주거 안정과 소득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을 수 있는 대표적 상품인 것이다. 13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만 52명이다. 가입자들의 평균 나이는 72세로, 평균 2억 9200만원 상당의 주택을 맡기고 매달 100만원을 타 가고 있다. 현재 주택연금 가입은 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 중 한 명이 만 60세 이상일 때 가능하며, 월지급액은 부부 중 나이가 적은 사람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 계획을 통해 주택연금 가입 대상 주택의 가격 상한선을 현행 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격 9억원(시가 13억~15억원 상당)으로 올리기로 했다. 현재 60세 이상인 가입 연령도 50대 중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확한 나이 기준은 향후 주택금융공사법 개정 과정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 주택의 임대(전세·반전세)도 허용하기로 해 가입자들이 연금 외 추가 소득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은 연금 가입자가 사망하면 자녀 동의가 있어야 배우자가 연금을 승계할 수 있지만 관련 규정을 고쳐 자녀 동의 절차를 밟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듯 주택연금 가입 문턱을 낮추는 대신 연금 지급액 상한선은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이라 하더라도 월지급액은 시가 9억원에 맞춰 산정한다는 의미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우선 얼마 동안 연금을 받을지, 매달 연금만 받을지 목돈도 함께 받을지 등을 선택해야 한다. 연금을 평생 받으려면 종신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이 중에서도 매달 연금만 받는 ‘종신 지급 방식’과 의료비, 교육비, 주택수선비 등을 대비해 목돈을 남겨 두고 나머지를 연금으로 받는 ‘종신 혼합 방식’으로 나뉜다. 일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받으려면 ‘확정 기간 방식’이 좋다.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는 종신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전체 가입자 중 65.8%가 종신 지급 방식, 22.9%가 종신 혼합 방식에 가입해 약 90%에 육박한다. 종신 방식의 경우 지급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정액형은 평생 동안 매달 같은 금액을 받는 것이고, 전후후박형은 초기 10년간은 정액형보다 많이 받다가 11년째부터는 초기 월지급금의 70% 수준으로 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부 중 나이가 어린 사람이 70세인 경우 종신 지급 방식 중 정액형에 가입하면 주택가격 3억원은 89만 5000원, 5억원은 149만 2000원, 9억원은 268만 7000원을 매달 받을 수 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하더라도 감액 없이 같은 금액을 받는다. 향후 정부가 추진 중인 대로 주택금융공사법이 개정된다면 9억원이 넘는 주택을 가진 55세 가입자가 매달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약 130만 3000원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아직 법 개정안의 세부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월지급액은 일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신 혼합 방식에 가입하면 대출 한도의 50% 이내에서 인출 한도를 설정한 뒤 목돈을 수시로 찾아 쓸 수 있다. 대출 한도란 가입자가 100세까지 받을 연금액을 현재 시점 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말한다. 인출 한도를 제외한 부분을 연금으로 받기 때문에 종신 지급 방식보다는 월지급액이 적다. 고객이 선택한 기간에만 연금을 받는 확정 기간 방식은 10년, 15년, 20년, 25년, 30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종신 지급 방식보다 더 많은 월지급액을 받는다. 70세, 3억원 주택 기준으로 10년의 확정 기간 방식을 선택하면 매달 156만 2000원을 받아 종신 방식 정액형보다 매달 약 66만 7000원을 더 받게 된다. 다만 기간 종료 후에는 연금이 끊기기 때문에 반드시 대출 한도의 5%를 인출 한도로 묶어 두고, 연금 지급 종료 후에만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만약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대출 상환 방식’에 가입하면 된다. 대출 상환용으로 대출 한도의 50~90% 내에서 돈을 찾아 쓰고, 나머지 부분을 연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부터 대출 상환 방식의 인출 한도를 기존 70%에서 90%로 확대해 주택대출이 있는 고령자도 주택연금 가입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취약계층을 위한 ‘우대 방식’도 있다. 부부 기준 1억 5000만원 미만의 1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종신 방식보다 월지급액을 최대 13% 우대해 받는 방식이다. 나중에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해 정산한다. 월지급액 합계, 수시 인출금, 대출이자 등 연금 이용 비용을 모두 합한 값이 주택 처분 금액보다 적을 경우 남는 부분은 상속인에게 돌아가며 반대로 집값을 초과하더라도 상속인에게 금액을 청구하지는 않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사교육 양극화, 고용과 복지 측면서 접근하라

    기회의 평등을 의미하던 교육이 되려 계층이동의 걸림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의 재학생 중 70%가량은 소득 상위 20%의 고소득층 가정 출신이다. 2014년 서울대 합격률은 서울 강남구가 강북구의 21배였다. 수십억원의 사교육비를 쓰고 최고의 학벌을 얻는 내용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인기를 얻은 건 사교육 양극화가 그만큼 극심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사교육 양극화의 단면을 보여 주는 통계가 어제 나왔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생 숫자는 줄고 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1년 전보다 4% 이상 늘어난 19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 5000원, 200만원 미만 가구는 9만 9000원으로 조사됐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5배 이상의 사교육비를 쓴다는 뜻이다. 사교육비 지출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한 달에 7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학생의 비중은 9.9%로 전년 대비 1.6% 포인트 늘어난 반면, 월평균 40만원 미만의 학생 비중은 감소했다. 진로·진학 컨설팅 비용 총액도 600억원을 넘었다. ‘사교육 공화국’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사교육비 경감 정책은 치밀하면서도 뚝심 있게 추진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어제 19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를 설치하기로 한 것에 한 가닥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다. 당정청이 구상하는 국교위의 역할은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국가 교육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뜯어고치는 대입제도나 교육정책을 백년대계의 장기 관점에서 꾸려 갈 것으로 보인다. 국교위 위원들의 임기가 3년이지만 연임 제한 규정을 두지 않은 만큼,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 다만 교육부를 그대로 둔다면 옥상옥 구조논란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교육부 등 기존 교육당국의 개편안이 제시돼야 한다. 새로 설치되는 국교위는 또한 현재 확대되는 사교육 양극화 문제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 세대의 경제적 격차가 사교육비 격차로 이어지고, 자녀 세대의 학력과 학벌을 결정한다면 사회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데다 그 사회는 활력을 잃고 만다. 다양한 계층에서 인재가 배출돼 활동할 수 있어야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사교육 양극화 문제는 교육제도 뿐 아니라 고용, 복지 등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 마포 경단녀 어린이집 보육교사 양성

    서울 마포구는 경력단절여성(경단녀) 재취업 지원을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양성사업을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구는 최근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으로 나온 경단녀 대상 어린이집 보육교사 양성사업에 응모해 선정됐다. 보육교사 자격증 보유자만 대상이다. 다음달부터 경단녀 재취업을 위한 재교육과 현장 훈련을 병행한다. 교육 후 보육시설에 즉시 취업이 가능하도록 보육교사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이론교육 40시간과 현장교육 80시간을 진행한다. 교육비는 무료이며 최종 교육까지 모두 수료한 참가자에게 교육실비 32만원을 준다. 1기 교육은 오는 4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다. 4월 8일까지 교육생 20명을 모집한다. 2기 교육은 8~11월 마련된다. (02()303-5279.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특별기고] 교도소와 닮은꼴 교실…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 늘려야/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 교육감

    [특별기고] 교도소와 닮은꼴 교실…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 늘려야/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 교육감

    “인구가 줄면 국가 예산도 줄일 겁니까?” 지난 2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관한 토론회에서 기획재정부 발표자가 학생수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 확대에 난색을 보이자 객석에서 나온 목소리다. 학생이 줄어드니 교육재정을 확대할 수 없다는 말은 기존 교육재정이 정상적으로 공급됐을 때 하는 말이다. 우리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학교교육비나 학교건축비가 정상이라고 생각할 때에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교육감이 된 후에 맨 처음 한 일이 학생들의 의자를 바꿔 주는 것이었다. 고등학생은 그 의자에서 하루 15시간 동안 앉아 있다. 우리 학생들이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의자의 단가가 얼마인지 살펴보라.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초등학교를 짓는 평당 건축단가는 578만원이다. 반면 정부청사 평당 단가는 717만원이다.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이 어른들이 사무를 보는 건물보다 허름하게 짓는다는 말이다. 심지어 교도소의 평당 단가보다 낮다는 통계도 있다. 학교 건물과 가장 유사한 건물이 교도소다. 넓은 연병장에 성냥갑 같은 네모난 건물. 일자형 복도에 각 교실이 배치돼 있는 구조와 교도서 감방의 설치 구조가 비슷하다. 이렇게 권위적이고 획일화된 교실에서 창의성이 나올까? 창의적인 교육을 하려면 공간 자체가 그런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를 같은 공간에 짓는 설계를 했다. 각 건물이 3층을 넘지 않으며, 초등학교는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누었다. 직육면체를 벗어나 복도 역시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설치하고 복도에도 다양한 코너를 설계했다, 초등학교 지붕 바로 아래에도 다락방 같은 공간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다양한 공부와 놀이를 할 수 있게 설계했다. 그런데 이렇게 설계하고 나니 예상되는 건축 비용이 교육부의 기준 건축비를 넘겨버렸다. 기존의 건축비 기준이 잘못인가? 설계가 잘못된 것인가? 지금 교육부에서 학교공간 재구조화를 준비하고 있다. 공간은 수업의 형태를 좌우한다. 지금의 교도소 구조의 학교에서는 획일적 암기식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활동은 다양한 공간에서 나온다. 올해 세종시 학교기본운영비, 즉 학생들과 교수학습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을 학생 1인당으로 환산하면 97만원이다. 한 달에 학생 1명당 8만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이것을 정상적인 기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은 교육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세종교육청에서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서 이외에 281개의 교과목을 개설해서 수업을 한다.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44개의 교과목을 신설했다. 이것을 우리는 공동교육과정이라 부른다. 이런 교육활동은 기존에는 없던 교육활동이다. 그동안 양적 성장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재정은 교육재정이어야 한다. 그 어떤 투자보다 중요한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고교무상교육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국가가 결단할 일이다.
  • ‘쓰앵님 코디’ 年 616억 지출

    학령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초·중·고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인 29만 1000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SKY캐슬’에서 다뤄져 화제가 됐던 입시 컨설팅 및 코디(네이팅) 비용도 616억원에 달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1486개교 학부모·학급 담임·방과후 교사 4만여명 대상)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 시장에 뿌려진 사교육비 총액은 19조 48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4%(8149억원) 증가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 1000원으로 전년 대비 1만 9000원(7.0%)이나 증가했다. 6년 연속 증가로, 2007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평균 액수와 증가폭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입시 컨설팅’ 또는 ‘입시 코디’로 불리는 ‘진로·진학 상담비’가 이번에 처음 조사됐다. 그 결과 3.6%가 컨설팅을 받았으며 연간 지출 총액은 616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연간 평균 2.6회 상담에 1회 평균 11만 8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학생은 줄었는데… 오락가락 교육정책 ‘사교육 캐슬’ 더 키웠다

    학생은 줄었는데… 오락가락 교육정책 ‘사교육 캐슬’ 더 키웠다

    고교생 1인당 11년 만에 중학생 앞질러 영어 절대평가, 국어 등 ‘풍선 효과’ 유발 불수능 기조 학생들 부담 오히려 늘어 소득별 격차 줄었지만 저소득층 비용↑ 사교육 수요 공교육 흡수정책 효과 미흡 “수능 강화 개편안 사교육 더 커질 우려”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도(전년 대비 2.5% 감소) 사교육비가 오히려 늘어난 것은 일관성 없는 ‘갈지(之)자 교육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중학생을 다시 앞지른 데서 추정해 볼 수 있다. 지난해 학교급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고등학생이 32만 1000원으로 전년 대비 12.8% 늘어 중학생(31만 2000원)을 뛰어넘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26만 3000원)도 각각 7.1%, 3.7% 증가했지만 고등학생의 증가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3.0% 증가)와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된 수학(0.06% 감소)에서 사교육비 총액이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했지만, 이는 국어(19.2%)와 사회·과학(17.9%) 사교육비 총액이 대폭 증가하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면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수능을 개편했지만 2017학년도부터 ‘불수능’ 기조를 이어 가면서 학생들의 부담을 오히려 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소득수준별 사교육 격차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이는 저소득층에서 사교육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가정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9만 9000원으로, 월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정(50만 5000원)의 5분의1에 그쳤다. 그러나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이 3.3% 오르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5.9% 오르는 사이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은 오히려 0.6% 줄었다. 때문에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하려는 정책이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학교 안에서 교과수업과 예체능 및 취미수업을 저렴한 비용에 수강할 수 있는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2017년 54.6%에서 지난해 51.0%로 3.7% 줄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내놓은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사교육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은 수능 관련 사교육 시장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면서 “입시 경쟁 완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입제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교육비 조사를 보다 현실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들의 응답에만 의존해 조사가 이뤄지는데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과 사교육 시장이 미미한 읍·면 지역까지 분모에 반영해 1인당 사교육비 통계를 내는 탓에, “학원 두세 곳만 보내도 한 달에 100만원 이상 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아 단계의 조기교육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영유아 사교육비 역시 조사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쓰앵님 코디’에 연간 616억원 지출 … 저소득층도 사교육 늘렸다

    ‘쓰앵님 코디’에 연간 616억원 지출 … 저소득층도 사교육 늘렸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다뤄져 화제가 됐던 입시 컨설팅 및 코디에 학부모들이 지출한 비용이 지난해 총 6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별 사교육 격차가 심각한 가운데 저소득층에서도 사교육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12일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부모들이 지난해 3~5월과 7~9월에 지출한 사교육비(학원·과외·학습지 등) 및 관련 교육비(방과후학교 수업료·EBS 교재비 등)로, 전국 초·중·고등학교 1486개교의 학부모와 학급 담임, 방과후학교 교사 4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19조 4852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 증가율은 2.3%였다. 사교육비는 6년 연속 증가해 2007년 조사가 시작된 뒤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 1000원으로 전년 대비 1만 9000원(7.0%) 증가했다. 이중 초등학생은 월 평균 26만 3000원, 중학생은 31만 2000원, 고등학생은 32만 1000원을 사교육에 지출했다. 실제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을 기준으로 환산한 월평균 사교육비는 39만 9000원이었다. 과목별로는 일반 교과에 월 평균 21만 3000원, 예체능과 취미, 교양 등에 5만 8000원이 투입됐다. 올해부터는 사교육비 항목에 ‘입시 컨설팅’ 또는 ‘입시 코디’라 불리는 ‘진로·진학 상담비’가 포함됐다. 지난해까지는 ‘관련 교육비’ 항목에 포함돼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입시 컨설팅 비용이 정부의 통계를 통해 공개됐다. 조사 대상 학생의 3.6%가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연간 지출 총액은 616억원으로 조사됐다. 진로·진학 상담을 받는 학생들은 연간 평균 2.6회를 받았으며 1회 평균 11만 8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등학생(4.7%)이 가장 많이 받고 있었으며 과학고와 자사고, 국제중 등에 진학하기 위해 중학생(3.7%)과 초등학생(2.9%)도 입시 컨설팅 업체를 찾고 있었다. 지난 2017년 지출 총액은 480억원으로 1년 새 28.4% 늘었다. 소득수준별 사교육 격차도 여전한 가운데 저소득층에서도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늘었다.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가정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9만 9000원으로, 월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정(50만 5000원)의 5분의 1에 그친다. 그러나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이 3.3% 오르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5.9% 오르는 사이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은 오히려 0.6% 줄었다. 때문에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하려는 정책이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는다. 대표적으로 학교 울타리 안에서 교과수업과 예·체능 및 취미수업을 저렴한 비용에 수강할 수 있는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2017년 54.6%에서 지난해 51.0%로 3.7% 줄었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후 영어 수업이 금지되면서 학부모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자녀에게 영어 사교육을 시키는 등 방과후수업이 사교육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대입 제도의 안정적인 추진과 공교육 내실화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확정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학생과 학부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학생부종합전형을 단순화하고 논술 및 특기자전형을 줄이는 등 사교육 유발 요인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2015 개정 교육과정 운영을 내실화해 학교교육을 혁신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수능 확대’로 회귀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이 창의와 융합을 강조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전면 상충하는 탓에 2022학년도 이후 대입제도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수시·정시 통합’ ‘정시 확대 제고’ 등의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향후 대입제도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학생과 학부모들은 더욱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양천구, 생활안전체험교육관 ‘유아심폐소생술’ 신설

    서울 양천구는 구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양천생활안전체험교육관 교육과정에 안전교육 심화프로그램을 새롭게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신설된 심화프로그램은 기존 기본교육 2시간(성인심폐소생술·안전체험교육)에 소아(유아)심폐소생술 1시간이 추가됐다. 매달 넷째 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된다. 참여 희망자는 구 홈페이지나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교육비는 무료다. 구 관계자는 “어린 자녀를 둔 엄마·아빠뿐 아니라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 교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천생활안전체험교육관은 실습을 통해 안전의식을 키우고 생활 속 안전수칙도 익힐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2016년 8월 문을 열었다. 심폐소생술, 화재진압·연기피난 방법, 전기·가스와 같은 생활시설의 안전한 사용법 등을 배운다. 지금까지 총 1441회의 교육이 진행됐고, 3만 5384명이 교육을 받았다. 임성환 안전재난과장은 “2회 이상 교육을 받은 중복이수자가 해마다 400명씩 증가하고, 설문조사에서 참가자의 95.6%가 교육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며 “더욱 알찬 내용으로 구성, 구민 모두가 일상생활 속 각종 안전사고와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안경·교복·유아 학원비도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안되나요

    안경·교복·유아 학원비도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안되나요

    “연말정산이 많이 편해지긴 했는데 아직도 영수증 때문에 꽤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45)씨는 지난달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접속했다가 다소 놀랐다. 지출액이 생각보다 적어서다. 상세 내역을 보니 집에서 가까운 안경점에서 산 안경값, 중학생 첫째 교복비, 7살 막내 학원비가 빠졌다. 안경점 등에 전화해 물어보니 “직접 찾아와 영수증을 끊어서 회사에 내야 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회사일로 바빠 영수증을 떼러 갈 짬이 나질 않았다”면서 “결국 안경값이랑 교복비, 학원비는 연말정산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연말정산을 끝낸 직장인들 사이에서 회사에 연말정산 관련 서류를 내기가 여전히 불편하다는 말이 나온다. 2006년부터 시작된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하면 소득·세액공제 항목별 지출액 상당 부분을 한번에 내려받을 수 있어서 그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편해졌지만 여전히 영수증을 떼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항목들이 있어서다. 5일 국세청에 따르면 시력보정용 안경·콘택트렌즈 구입비와 중·고등학생 교복비, 취학 전 아동 학원비 등이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잘 조회되지 않는 대표적인 항목이다. 고객별 결제금액 등 연말정산 관련 정보를 국세청에 내지 않는 안경점과 교복판매점, 학원 등이 많아서다. 안경점 등에서 국세청에 서류를 한번에 내면 쉽게 ‘13월의 월급’을 더 챙길 수 있는 직장인들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시력보정용 안경·콘택트렌즈 구입비는 본인과 부양가족 1명당 연 50만원까지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는다. 공제율이 15%라 50만원을 썼다면 세금 7만 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안경까지 더해야 의료비가 총급여(연봉-비과세소득)의 3%가 넘는 경우 안경값이 누락되면 세금 혜택을 못 받게 된다. 중·고생 교복 구입비와 취학 전 자녀 학원비도 마찬가지이다. 교복비는 중·고생 자녀 1명당 최대 연 50만원, 취학 전 자녀 학원비는 1명당 최대 연 300만원이 교육비로 인정돼 15%를 세금에서 돌려준다. 하지만 영수증이 필요하다. 특히 동복은 매년 2~3월에 사는 경우가 많은데 연말정산을 받으려면 다음해 2월까지 영수증을 보관해야 한다.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들어간 애들 교복값으로 100만원 이상 썼는데 입학 때 받은 영수증은 어디에 뒀는지 못 찾았다”라면서 “영수증을 1년 동안 보관하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안경점과 교복판매점, 학원 등이 연말정산 자료를 국세청에 내지 않는 이유는 그럴 의무가 없어서다.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연말정산 관련 서류 제출 기관 명단에 해당 업종이 없다.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안경·콘택트렌즈 구입비는 국민들이 사는 데 꼭 필요한 비용이어서 연말정산 환급 혜택을 더 쉽게, 반드시 받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국가 공인 자격사인 안경사들이 사실상 안경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데 연말정산 자료 작성·제출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비싼 교복비와 취학 전 아동 학원비도 학부모 교육비 부담 경감은 물론 수많은 직장인이 영수증을 받으러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사업자 자료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법으로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영세 사업자들이 많아서다. 가뜩이나 경기도 나쁜데 과도한 세무행정 협조 의무까지 지운다는 것이다. 세무회계컨설팅 손무의 신규환 세무사는 “법으로 의무화해도 영세 사업자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해 주민번호나 결제액 입력에 오류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업자는 물론 국세청의 세무행정 부담까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무당국은 연말정산 관련 서류가 주민등록번호를 기초로 만들어지는 점을 한계로 들었다. 병원 진료비나 보험료, 신용카드 사용액 등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집계되는 자료 대부분이 주민번호를 기반으로 수집된다. 안경점이나 학원, 교복 판매점 등에 주민번호까지 알려주고 결제하는 손님은 거의 없다. 국세청 관계자는 “안경점 등에 고객들로부터 주민번호를 받아서 연말정산 서류를 만들라고 해야 하는데 일이 복잡한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고객들이 먼저 개인정보 유출을 꺼려 해 주민번호를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카드사가 안경점 등의 결제 내역을 국세청에 주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국세청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카드 결제는 거래액 외 상세 정보가 나오지 않아서다. 국세청 관계자는 “시력보정용 안경·콘택트렌즈 구입비만 세액공제 대상인데 손님이 선글라스 등 세액공제 대상이 아닌 물건을 사도 카드 결제액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안경점과 교복판매점, 학원 등에서 자발적으로 연말정산 서류를 작성·제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매년 연말정산 기간을 앞두고 안경점 등에 안내문을 보내고 직원이 직접 방문·전화해 지원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안경사협회 등을 찾아가 협조를 거듭 부탁해 왔다. 그 결과 프랜차이즈 안경 판매점과 대형 교복판매점 및 학원들은 연말정산 관련 서류를 국세청에 잘 낸다”면서 “영세 사업자에게는 고객 주민번호 등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엑셀 서식도 보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율을 더 높이기 위해 연말정산 서류를 국세청에 내는 안경점 등에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고객 결제 내액을 국세청에 내면 소득이 노출돼 당장 세금이 늘어날 것을 걱정하는 영세 사업자들도 많다”면서 “영세 사업자에 한해서 연말정산 서류를 국세청에 내면 세금을 깎아주거나 세무조사를 면제·유예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연말정산 누락, 5년 내 경정청구로 돌려받는다

    지난달 회사에 안경값이나 중·고생 자녀 교복 구입비의 영수증 등 연말정산 관련 서류를 못 낸 직장인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5년 안에 국세청에 신고하고 영수증을 내면 못 받았던 ‘13월의 월급’을 챙길 수 있다. 영수증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에 올리면 된다. ●5월, 홈택스·세무서에서 추가 환급 신청 5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연말정산에서 공제 항목을 누락한 직장인은 일단 오는 5월 1~31일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홈택스나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서 추가 환급을 신청해 환급받을 수 있다. 이때 연말정산 서류를 내지 못하더라도 5년 안에 경정청구 제도를 이용해 돌려받으면 된다. 경정청구는 회사 경리팀이나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서도 신청할 수 있지만 홈택스를 이용하는 게 가장 간단하다. 홈택스에 접속해 ‘신고/납부→종합소득세→근로소득자 신고서 경정청구 작성’의 단계를 거쳐 신청할 수 있다. 국세청은 근로자가 회사에 제출한 지급명세서를 기초로 당초 신고했던 각종 연말정산 항목의 금액을 채워준다. 근로자는 필요한 부분만 고치면 된다. ●안경값은 의료비, 교복비는 교육비 항목서 수정 국세청 관계자는 “안경값은 의료비, 교복비는 교육비 등 공제 항목에서 금액을 고치면 연말정산 환급액이 자동 계산된다”면서 “경정 청구서도 국세청이 만들어주기 때문에 제출 버튼만 누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영수증 원본 아닌 사진 파일 첨부도 가능 영수증은 원본 제출이 원칙이지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스캔을 떠서 홈택스에 파일로 올리면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진 파일로 영수증을 첨부하면 관할 세무서에서 진위 여부를 검토한다”면서 “가짜로 의심되거나 결제액 등 글씨가 보이지 않으면 신청자에게 전화해 확인한다”고 말했다. 세무서는 2개월 안에 처리 결과를 알려주고 환급액을 계좌로 입금해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난 워킹맘을 권하지 않는다/전경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난 워킹맘을 권하지 않는다/전경하 경제부장

    결혼은 해보는 것이 괜찮지만 엄마가 되는 것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결정해라. 내가 미혼 여성 후배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들이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올해 고1인 아들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쌍둥이 양육은 가사도우미는 물론 친정 부모 도움을 절대적으로 받았다. 학령기 이전에는 주말엄마로 살았다. 주말엄마로 살면서 도우미 비용 내고, 아이들 얹혀 사는 부모 생활비를 도우면서 월급 받아 뭘 하나 싶었다. 쌍둥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 가사노동을 가족들이 함께 하기로 했지만 주로 내 일이었다. 친정어머니는 지금도 워킹쌍둥맘인 딸을 도우러 종종 오신다. 도우미에게 쓰였던 돈은 학원비로 사용처를 바꿨을 뿐이다. 애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어쩌다 엄마들 모임에 가면 전업주부 입에서 나오는 학원과 강사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썼다. 드라마 SKY캐슬의 ‘워킹맘은 고분고분하기라도 하지’ 대사 그대로였다. 올해 고1은 모든 입시제도가 바뀌는,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가 언급한 미래혁신 1세대다. 뭐가 미래혁신인 거지? 고등학교는 아직 무상교육이 아니어서 등록금을 냈다. 교과서와 교복값도 냈고 급식비도 내야 한다. 학원비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혁신 세대라 관련 정보가 적고, 워킹맘 신세라 시간도 턱없이 모자라니 대입 시즌이 되면 학원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야 할 듯하다. 돈이 더 들 거다. 대학교에 가면 비싼 등록금 외에 다른 사교육비가 안 들어갈까. 자녀 결혼까지 일정 부분 참여하는 양육 고비용 사회에서 눈 딱 감고 고등학교 졸업시켰으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무 자르듯이 자를 수 있을까. 우리나라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거라 예상되는 아기수(합계출산율)가 지난해 0.98명이다. 여성 1명당 아이를 1명도 채 안 낳는다는 뜻이다.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은 걱정스럽지만 매우 적다. 현재대로라면 올해 태어난 아이수가 30만명이 안 될 수도 있다. 육아는 시간적으로 쫓기고 경제적으로 손실이다. 그래도 엄마를 보는 것만으로 온몸으로 표현하던 반가움과 웃음의 잊지못할 추억에, 뒷모습의 듬직함에, 나도 사회에 기여했다는 뿌듯함에 키운다. 그리고 낳았으니까 키운다. 키우면서 나도 힘들게 큰다. 정부는 생산에 참여하는 인구가 줄어든다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장려해 왔다. 양육은 여성의 몫으로 두고 지원은 부실한 채 일하면서 아이를 낳으라고 했다. 고등학교 입학은 만 15세, 경제활동인구의 시작 나이다. 지원 대상이 아닌 노동 인력으로 분류하나 보다. 저출산을 해결하고 싶다면 모든 정책을 다시 만들어라. 합계출산율이 아니라 지역별 국공립유치원·어린이집당 아이수를 따져라. 엉뚱한 저출산 정책 다 접고 그 돈으로 정부의 아이돌봄도우미와 지원액을 늘려라. 아이는 돌봄을 기다리지 않는데 보육서비스는 툭하면 기다리란다. 법인세, 소득세 등 내국세의 20.46%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증가로 계속 늘어날 텐데 학생수는 계속 줄고 있다. 그런데 왜 지방교육청은 돈 타령만 할까. 세부 내역을 들여다봐야 한다. 고교 무상교육에 드는 돈이 연간 2조원이라는데 지난해 초과 세수는 25조원이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무상교육이었지만 학용품, 방과후학교, 수련활동 등 등록금 외에도 이런저런 돈이 들었다. 부부가 어렵게 살 집을 마련했어도 양육과 교육에 들어갈 돈을 생각하면 출산은 쉬운 선택지는 아니다. 저출산이 국가에 위기라면 그 위기에 걸맞은 대책을 세워라. lark3@seoul.co.kr
  • 정부, 카드 소득공제 축소 검토…‘13월의 월급’ 쪼그라드나

    정부, 카드 소득공제 축소 검토…‘13월의 월급’ 쪼그라드나

    작년 도입한 ‘제로페이’ 활성화 의도도 연간 세금 2조 돌려받는 직장인들 반발 정부 “신용카드 공제만 축소 방안 검토 제로페이·체크카드는 혜택 확대 논의”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 이어 또 ‘충격’정부가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자영업자 탈세 방지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달성했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말 도입한 ‘제로페이’를 활성화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하지만 연말정산에서 카드 소득공제 비중이 큰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13월의 월급’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카드 소득공제액이 연간 2조원을 넘는 만큼 조세 저항도 우려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적극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카드 소득공제는 직장인이 총급여액의 25%를 넘는 금액을 신용카드 등으로 쓰면 일정 비율을 근로소득에서 빼주는 제도다. 공제율은 신용카드 사용액은 15%, 체크카드·현금영수증 및 도서·공연·박물관·미술관 사용분은 30%,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분은 40% 등이다. 제로페이 사용액도 제로페이 근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올해 사용액부터 40%를 공제할 방침이다. 카드 소득공제는 1999년 3년짜리 한시 제도로 도입됐다가 8차례 연장돼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정부는 적용 시기가 끝날 때마다 축소 또는 폐지 방침을 검토하다가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어든다는 비판에 연장을 거듭해 왔다. 실제 카드 소득공제로 근로자들이 돌려받은 세금은 올해 기준 2조 1716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정부가 세금을 깎아 주는 조세지출 항목 235개 중 6번째, 연말정산 항목 중에서는 국민건강보험료 소득공제(3조 227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각각 많다. 정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의 이날 발언에 대해 “카드 공제 중 신용카드만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로페이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은 사용을 장려해야 하므로 공제 확대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전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면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줄이면 의료비나 교육비 세액공제 등 다른 공제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용카드사들은 울상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카드 매출과 수익이 줄면 부가 서비스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제로페이로 대체하겠다지만 단순 계좌이체 방식이어서 카드사 결제 서비스를 완전 대체할 수 없고 소비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기고] 무상급식은 저출산 극복 밑거름이다/양승조 충청남도 지사

    [기고] 무상급식은 저출산 극복 밑거름이다/양승조 충청남도 지사

    올 새 학기부터 충남도는 교육청, 도내 15개 시·군과 힘을 합쳐 고교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중학교 무상교복 등 ‘3대 무상교육’을 시작했다. 고교 무상급식으로 118개교 6만 6218명이 혜택을 받는다. 학생 1인당 밥 한 끼에 5880원씩, 도비와 시·군비 427억원을 포함해 740억원이 든다. 이로써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밥 걱정 없이 다닐 수 있게 됐다. 현재 유치원은 505곳 2만 8188명, 초·중·고·특수학교는 735곳 24만 6656명이다. 아이들 밥 한 끼 주는 것을 놓고 요란을 떠느냐, 그 돈으로 다른 정책을 벌이는 게 낫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공짜 밥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기인 ‘저출산’ 극복 의지를 담은 정책으로 봐야 마땅하다. 저출산의 심각성은 통계에서 잘 드러난다. 1971년 우리나라 출생아는 102만 4773명으로 단군 이래 최고점을 찍었다. 여성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말하는 합계출산율은 4.54명을 기록했다. 이후 2002년 49만 2111명이 태어나 출생아수는 3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합계출산율 역시 1.17명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해 32만 6900명 출생에 그쳐 합계출산율 0.98명으로 ‘합계출산율 0명대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 미만이다. 더 암울한 것은 지난해 가임기 여성이 10년 전보다 15% 감소하고 혼인 건수도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신생아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혼 및 출산 기피의 가장 큰 원인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 저임금,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열악한 양육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어린이 관련산업이 위축되는 등 곳곳에서 후폭풍을 낳아 국가 존망까지 위협한다. 민선 7기 충남도는 ‘저출산 극복’을 제1 도정 과제로 삼아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지사 취임 첫 결재로 임산부 전용창구를 개설했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육아 시간을 늘렸고, 12개월 이하 영아에게 매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아기수당도 도입했다. 3대 무상교육 역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충남’을 만드는 것으로, 당장 출산율을 끌어올리진 않겠지만 환경을 하나씩 개선하면 내리막길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밥을 주느냐, 마느냐’ 문제를 떠나 저출산 극복의 훌륭한 밑거름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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