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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당] 골품제와 강남 아파트

    몇해 전 서울의 K대학에서 교양 강의를 하며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한국 사회에서 학벌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이것은 신라시대의 골품제도와 다를 바 없다.서울대 출신은 성골이다.연세대나 고려대 출신이면 진골이다.자네들은 6두품이나 5두품일 수밖에 없다.” 이런 발언을 한 이유는 학생들에게 자극을 주어 더 노력하라는 취지에서였다.학기말 시험 때 한 학생이 답안지 말미에 나의 골품제 발언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그 요지는 “교수님의 진의는 알겠다.그러나 우리 부모님들은 중학교밖에 못 나오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지만 행복하다.교수님조차도 우리 사회의 욕망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아니냐.”는 것이었다.그 학생의 말이 백번 옳다. 그러나 요즘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학벌 문제는 한국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발목을 잡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가장 비근한 예가 최근 다시 불거진 강남부동산 가격의 급상승 문제이다.강남 아파트 가격 폭등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여러 전문가들은 말한다.정부는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한 정책을 거듭 내놓았지만 그 모든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보유세를 중과하고,아파트 담보 대출을 줄이겠다는 경제부총리의 발표가 있었지만,그것으로 강남 부동산의 가격 상승 추세가 멈출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강남 아파트 문제의 근본은 교육에서 비롯한다. 강남에 산다는 것은 자녀들의 좋은 대학 입학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은 학벌 중심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자녀들의 미래에 보다 안락한 삶을 담보해주기 위한 부모들의 가장 큰 자식 사랑이다.그러니 강남으로 강남으로 모여들려고 하는 것이다.이러한 세태를 이용해 투기꾼도 한몫 거든다.자연히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근본적으로는 물론 학벌 사회 타파에 있겠지만,그것이 어디 하루이틀에 해결될 일이고,단기적인 정책으로 가능한 일이겠는가.강남구와 서초구의 인구는 대략 서울시 인구의 10%이다.서울시가 8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시장을 포함한 3급 이상 간부 50명(구청 소속 제외)중 15명(30%)이 강남 서초구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02년 1월 자료를 보면 서울시 거주 국회의원 170명 중 62명(37%)이 강남 서초구에 살고 있다.(여기에는 한나라당 대표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장·차관 44명 중 17명(39%)이 강남 서초구에 살고 있었다.이것은 물론 지난 정부의 통계지만 현 정부의 고위 관료들의 실제 거주지를 조사한다면 대략 30% 정도는 강남 서초구에 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를 움직이는 핵심 세력인 국회의원과 고위 관료의 30%이상이 강남 서초구에 거주한다는 한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서초구의 아파트 가격이 왜 상승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아이러니컬하게도 강남 서초구에 주로 사는 사람들이 강남 아파트 값을 잡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형국인 것이다.이들을 강북으로,신도시로,지역구로 강제 이주시킨다면 강남 서초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의외로 쉽게 멈출지도 모른다.거주의 자유에 반한다는 위헌 문제가제기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왜 이런 허무한 농담을 하는지,왜 이런 농담이 체념과 분노의 갈림길에서 돌출하는지,그 까닭을 나의 골품론에 반기를 든 그 순수한 학생은 이제야 이해할 것이다. 하 응 백 문학평론가
  • 메트로 플러스 / 여성교양대학 ‘메이크업 과정’ 운영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여성들의 사회참여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구청 대강당에서 14일부터 12월 2일까지 여성교양대학 ‘메이크업과 자기연출’을 운영한다.13일까지 신청받는다.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열린다.820-9722∼3.
  • ‘準문맹 실태 집중분석’/강의때 멀뚱 멀뚱 ‘까막눈 대학생’ 수두룩

    지난 학기를 마지막으로 정년퇴임한 서울시립대 성기철(66·국문과) 교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학생들의 학습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강의 내용은 물론 기본 교재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책을 읽고 내는 과제물조차 수준 미달이었다. 그는 “시험 답안에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지는 못하더라도 말도 안되는 문장을 쓰는데는 할 말이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취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되도록 후한 점수를 주려고 하지만 그것도 나름이었다.지난해에는 핵심과목인 ‘국어의미론’을 폐강해야 했다.교재가 어렵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외면을 받았다.그는 “정말 가슴아픈 일은 학생들 스스로 이러한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대 지구환경 공학부 홍승수 교수는 지난 학기 ‘천문학개론’을 강의하면서 학생들 가르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을 느꼈다.H 교수는 “시험에서 자기 생각을 개진하는 것이 아니라 정답만 적으려고 한다.”면서 “고교 때 아무리 논술공부를 한다고 해도 사고력을 키우지는 못했다.”고 답답해했다.논술공부도 공식에 맞춰 했을 뿐 글쓰기의 기본인 논리전개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었다. ●새로운 문맹,준(準)문맹 학계에서는 학생들의 이러한 현상을 ‘준(準)문맹’(Functional Illiteracy)으로 파악한다.준문맹은 글자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문맹과는 달리,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한 집단에 소속돼 일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 글 종류를 빠르고 바르게 읽어 그 결과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독서력을 갖추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예를 들어 대학생이 공부에 필수적인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교재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준문맹 대학생’이라고 할 수 있다. 준문맹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지난 1962년 소개하면서 국가와 집단마다 읽고 쓰는 능력을 기능화할 것을 권장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낯설다. ●심각한 준문맹 실태 우리나라 학생들의 준문맹 수준은 심각한 수준이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3학년도 대입 수능 언어영역의성적을 분석한 결과,전체 수험생 65만 5384명의 성적 평균은 100점 만점에 56.5점에 불과했다.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상위 50% 학생들의 평균 성적은 69.3점으로 영어 성적 평균인 71.3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박철원 회장은 “대학에서 강의를 이해하고 제대로 공부하려면 70점은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대학에서의 수학(修學)능력을 평가한다는 수능시험의 당초 취지로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본 수학능력도 갖추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하는 셈이다. 포항공대가 지난 98년 인문사회학부 2개반 33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 결과도 준문맹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대학에서 요구하는 언어사용능력을 검사하는 이 평가에서 글을 비판적으로 읽는 ‘비판독서’가 가능한 학생들은 24%에 그쳤다.‘토론전개 능력’이나 ‘구심점 표현력’이 가능한 학생들은 각 39.3%,42.4%로 낮게 나타났다.특히 자신의 주장에 대해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이유 밝히기’가 가능한 학생은 겨우 6%에 불과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무방비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준문맹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읽고 말하고 쓰는 능력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대학들도 논술과 면접을 대입 전형에 도입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논술은 국어나 작문시간을 활용해 가르치고 있지만 ‘써보라.’는 식의 지도가 대부분이다.대전 A고의 한 교사는 “현재 고교 논술교육은 글을 한두번 써보게 하고 큰 틀만 지도하는 데 불과해 깊이있는 지도가 이뤄지지 못한다.”면서 “교사들조차 논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사실상 논술지도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그는 “일선 학교에 논술과 면접을 가르칠 만한 역량있는 교사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진주 B고는 최근 수시모집 지원자들을 위해 아예 외부 강사를 초빙해 2시간 동안 논술 특강을 했다.하지만 학생들은 짧은 시간 동안 원론적인 얘기만 들어야 했다. 충남교육청에서는 일선 교사들의 호소가 잇따르자 지난 여름방학을 이용해관심있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수와 교사,논술강사까지 초빙해 60시간짜리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서울 화곡고 이석록(45) 교사는 “학교에서 논술과 독서를 강조하지만 대부분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입시과목으로만 취급해 평소 교육과정에서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등 교사들의 재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구책 마련하는 대학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에서는 뒤늦게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리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서울대는 지난 4월부터 교수학습개발센터에 ‘글쓰기 교실’을 열고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과제물이나 학습계획서,수업 발표문 등에 대해 일대일 상담을 거쳐 글쓰기 능력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다.‘서울대 빨간펜 선생님’인 셈이다.이번 학기부터는 82개 핵심교양과목에 전담 조교 1명씩이 배치돼 학생들의 글쓰기를 지도한다. 연세대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학습기술 워크숍을 개최했다.효과적인 독서기술과 프리젠테이션 기술,학습방법 등 3가지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수백명의학생이 몰려 학생들의 관심을 반영했다.교육개발센터 전명남(38·여) 학습지원부장은 “학생들이 고교 교육과 크게 달라진 대학 수업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이번 행사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가톨릭대와 숙명여대,중앙대,명지대,상명대 등 전국 40여개 대학들도 교수학습개발센터에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허경철(57) 교육과정연구본부장은 “어려서부터 읽고 쓰고 말하는 능력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대학에서 논술과 면접의 비중을 점차 강화하고,일선 학교에서도 수행평가를 내실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만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천 기자 patrick@
  • 사회 플러스 / 중앙大 템플스테이 교양과목 채택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산사체험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가 국내 처음으로 대학의 정식 교양과목으로 채택됐다. 중앙대는 최근 열린 2004년도 교양과목 심의위원회에서 내년 1학기부터 ‘내 마음 바로알기’라는 이름의 산사체험 프로그램을 3학점짜리 교양 선택과목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했다.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가 지난 97년부터 1학점짜리 계절학기 필수과목으로 템플스테이를 의무적으로 이수토록 하고 있지만 일반 종합대학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 [젊은이 광장] 독서의 계절을 맞아…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당연히 해야 할 독서도 ‘독서 주간’,‘독서의 계절’이라는 이름 아래 장려되는 현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짧게나마 주어지는 이 기간이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에서 읽는 책 한 권보다 공짜 정보지가 손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독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그러나 가을이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 아닌 마치 의무처럼 책을 읽어야만 하는 계절이 되어 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은 좀처럼 지울 수 없다. 최근 몇년 사이 각종 일간지에 책 섹션이 생기기 시작했고 TV에서도 앞다투어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그 중에서 문화방송 느낌표의 한 코너인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처럼 한번 소개되면 모든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심지어 대다수 서점에서는 다른 책들에 대한 형평성을 고려해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책을 베스트셀러에서 제외할 정도라고 하니 이처럼 놀라운 과열 현상을 매스미디어가 가지는 막강한 영향력만으로 설명하기에 뭔가 부족한 구석이 있다. 예전에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의 독서 실태를 설문 조사한 적이 있다.대부분의 학생들이 독서의 필요성을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막상 읽고 싶어도 책을 읽기 힘든 이유는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책에 대한 선정기준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시 말해 TV 프로그램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석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것은 책 선택의 부담을 대신 덜어주며 읽어야 될 책 목록을 시원스럽게 제시해주기 때문인 것이다.마치 두 손에 밥숟가락을 쥐어주는 것처럼 말이다.그래서 시청자들은 왠지 여기서 소개된 책만 읽으면 교양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과 함께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만큼은 되겠다는 안도감으로 책을 사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각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읽어야 될 책 목록은 결코 절대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철저히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내 인생을 변화시킨 한권의 책마저 미디어를 비롯한 외부에 의존해야만 하는 현실은 너무 슬프지 않은가.‘베스트 셀러’는 말 그대로 책의 판매 부수만을 얘기해줄 뿐 그 이상을 말해주지는 않는다.하루에도 무수히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자기만의 양서를 고르는 일은 철저히 자신의 몫이어야 한다. 젊은 지성인이 모이는 대학의 도서관에서조차 팬터지나 처세 등에 관한 책들이 최고 대출 목록을 차지한 지 오래다.물론 지금은 1년 뒤 있을 취업에 쫓겨 토익 문제집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모처럼 시간을 내서 하게 되는 독서도 대학생 필독도서 위주로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생각해 보니 내 20대를,대학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던 책은 어느 날 우연히 들른 지하 서고에서 찾아낸 한 권의 책이었던 것 같다. 책 위에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있던 먼지를 털어 내며 찾아낸 책 한 권이 가져다 준 기쁨은 베스트 셀러의 목록을 하나하나 해치워 나가며 과제를 수행하듯 책을 읽어나갔을 때 얻는 기쁨에 비할 수 없다.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가보다는 얼마나 좋은 책을 읽었는가,그리고 얼마나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느냐가 중요할 때가 아닐까.독서의 계절을 맞이하여 생각해본다. 염 희 진 성균관대 신문사 前편집장
  • 메트로 플러스 / 한글날 글짓기 대회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은 5일 오전 10시 능동 어린이대공원 교양관 앞에서 ‘제27회 한글날 글짓기 대회’를 연다.초등·중등부와 어머니부로 나눠 동시와 산문부문이 치러지는 이 행사에는 당일 입장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450-9309.
  • KBS ‘민주인사 귀향’ 기획물 방송위 적절성여부 검토키로

    방송위원회 보도교양 제1심의위원회(위원장 남승자)는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 등 해외민주인사들을 특집으로 다룬 KBS 1TV ‘특별기획-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돌아온 망명객들’의 적절성 여부를 8일 심의회의에서 검토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방송위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1조는 재판이 계속중인 사건을 다룰 때는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안 되며,이와 관련된 심층취재는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귀향,돌아온 망명객들’은 37년 만에 고국땅을 밟은 송두율 교수의 귀국길 행적을 베를린에서부터 밀착취재하여 내보냈다.
  • 이 주일의 어린이 책/빛과 혁명의 세기

    고수현 옮김 / 조한욱 감수 아이세움 펴냄 지적 호기심이 유난히 많은 어린이들을 겨냥해 재미도 있고 내용도 알찬 백과사전이 나왔다.아이세움에서 나온 지식백과 ‘빛과 혁명의 세기’(고수현 옮김,조한욱 감수)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어린이·청소년들에게 권해줌직한 입체적인 교양서다.이 책은 아이세움에서 펴내는 백과사전 ‘거인의 어깨’시리즈 가운데 11번째권.역사의 한 장을 메운 탐험가들,계몽군주들의 통치,계몽정신을 바탕으로 한 프랑스혁명 등 18세기를 장식한 크고 작은 역사적 사실들이 컬러화보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예컨대 ‘대탐험 시대’.탐험대장 제임스 쿡의 굵직굵직한 탐험행로를 비롯해 당시의 항해술과 장비들이 그림과 사진으로 세세히 재현되는 식이다. 절대왕정의 시대가 막내리고 인권에 눈을 떠가는 ‘낭만주의 시대’(12권),산업화와 탈식민지 움직임이 활발했던 시대를 조명한 ‘자본주의의 탄생’(13권)도 함께 나왔다.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내용을 요약한 서문이 없어 좀 무성의해 보인다.각권 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메트로 라이프/ ‘현대인들의 생활습관‘강좌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26일 오후 2시 구청대강당에서 ‘현대인들의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이란 주제로 교양강좌를 연다.중앙대 윤명선 교수가 초빙되며 현대인의 만성질환 예방법과 여성질환 등에 대해 강의한다.920-3490.
  • 지금까지 유명인사 364명 강단에/‘장성 아카데미’ 개강 8주년… 교양강좌 대명사로

    ‘세상은 사람이 바꾸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 자치단체 교양강좌의 대명사로 일컫는 전남 ‘장성 아카데미’가 26일로 개강 8주년을 맞는다.민선 1기때인 95년 9월15일 닻을 올린 이후 매주 금요일 오후(5시)마다 단 한번도 빼먹지 않고 열리고 있다. ‘시골에서 잘 될까?’라는 비아냥을 말끔히 씻고 이날 369번째 특별 강좌가 개최된다.초청강사는 장상 전 총리서리로 ‘지금도 나는 꿈을 꾼다.’라는 주제로,자신의 인생역정과 가치관을 털어놓는다. ‘장성 아카데미’하면 정·재·학·관계를 망라한 탄탄한 강사진으로 명성이 높다.지금까지 364명의 내로라 하는 저명인사들이 강사로 나섰다. 정세현 통일부·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김두관·김영진·배순훈 전 장관,이시형 정신과전문의,박세직 전 올림픽조직위원장,황수관 연세대교수,노재봉 전 총리,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강진구 전 삼성전자 회장 등이다. 강의를 들은 인원만 16만 1000여명이다.장성군(인구 5만 2000명) 주민들이 3번씩 온 셈이다.또 이를 보고 전국 자치단체에서 앞다퉈벤치마킹하는 행렬이 이어졌고,‘전남포럼 2000’,‘충북 청풍아카데미’ 등 전국 60여 자치단체에서 유사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강사는 장성군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주면 서울에 있는 사단법인 인간개발연구원에서 섭외를 맡는다.평균 강사료는 교통비와 숙식비 등을 포함해 1인당 150만원선.이 강좌는 김흥식(66) 군수가 ㈜일진 부사장으로 있을 당시 인간개발연구원의 강의를 듣던 중에 생각해낸 것이다. 김 군수는 “이 강좌를 통해 주민과 공무원들이 낡은 생각을 털어내고 끊임없이 변하는 지식정보화 사회에 대비해 경영의식을 갖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 남기창기자 kcnam@
  • 사회 플러스 / 서울대 농생대 관악캠퍼스 이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학장 이무하)이 90여년간의 수원캠퍼스 생활을 마치고 23일 관악캠퍼스로 정식 이전했다.농생대는 그동안 관악캠퍼스와 떨어져 기초 교양 교육이 미흡하고,공군 비행장의 소음으로 수업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지난 86년부터 캠퍼스 이전을 추진했다.새로 준공된 농생대 건물은 연면적 1만 4483평의 지상 2층,지상 9층 규모다.수원캠퍼스는 농장과 수목원,목장 등 현장 교육장소로 활용된다.
  • 오피니언 중계석/한국의 북스타트운동 소개

    ‘아가에게 책을,미래에 희망을’이라는 주제의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이 북스타트한국위원회(대표 도정일)주최로 22일 영국과 일본의 북스타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북스타트 운동은 1992년 영국에서 시작된 뒤 일본과 호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생후 6∼7개월의 영아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연구의 목적은 책을 매개로 영아와 부모의 상호 작용이 향상되는지,영아의 발달과 책읽는 사회분위기 확산 등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북스타트한국위원회 서해성 사무처장의 ‘사회적 모성을 위한 시작’과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의 ‘한국의 북스타트 시범운동 효과에 관한 연구’를 소개한다. 한국사회는 파시즘의 오랜 지배와 이에 결탁한 거대 독점자본을 중심으로 압축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공공의 영역,즉 퍼블릭의 부재가 심화돼 시민사회의 형성이 어려웠다.따라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회·문화적 프로그램과 제도의 빈약한 상태가 지속되었다.그럼에도 일제 강점기,광복 후 이오덕·권정생 등 어린이의 세계를 온전히 형성시키고자 활동을 해온 분들의 노력은 눈물겨운 것이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부의 세습이 문화·교양·지식·정보·학력의 세습으로 이어지고 있다.비유컨대 ‘젖배 곯는 아이’는 거의 없어졌으나 ‘책배 곯는 아이’는 여전하거나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북스타트 운동은 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빈부,동서,민족분단,디지털을 비롯한 기계문명에 대한 경도,극단적 사교육 열풍 등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비이성적 낡은 이념의 지형이자 시장중심의 가치형성을 넘어서는 ‘사회적 선’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다분히 모성적인 이 프로그램의 지향과 활동 방향은 사회를 따뜻하게 감싸고 치유하는 힘을 갖고 있는 듯하다.한국사회의 개개인은 그동안 좌우 또는 동서 문제를 선택하도록 요구받았으나 북스타트는 그보다 더 근본에 관한 고민에서 출발하는 동시에 선택을 뛰어넘는 대목이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지렛대와 지혜가 되지 않는가 싶다. 지난 4월부터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한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생후 6∼7개월의 영아 152명과 부모,이에 참여하지 않은 D구의 영아 29명과 부모를 3개월동안 비교한 결과,책을 읽어준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에 비해 인지와 언어 발달이 빠르고 사회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40개 항목 가운데 30개의 항목에서 북스타트 참여 영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고 3개월의 단기간이어서 효과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이지만,영아기 때부터 책을 접하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며,청소년기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장기 연구가 요구된다. 아울러 ‘사회적 모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지방자치단체가 문화정책과 집행에 할애하는 재정 비율은 결코 높지 않다는 점이다.그래서 북스타트가 문화재정을 분산해서 사용토록 할까봐 우려하고 있는 형편이다.따라서 지자체 책임자와 공무원 등에게 교육을 포함한 북스타트에 관한 인식을 넓히는 일이 시급하다.재정 부담이늘어난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연구와 장치가 필요하다. 둘째,한국에는 430여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으나 영아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세번째,북스타트가 문화적 수혜를 균등하게 누리게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음에도 맞벌이 부부나 중산층 중심의 활동이 됨으로써 오히려 빈곤계층이 소외될 수 있다.북스타트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활동가가 실질적으로 전무하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게 한다. 북스타트 운동은 전인적 인간을 위한 문화적 정서 함양,육아 스트레스 해소,독서시장 형성과 인문학적 사회분위기 형성,디지털의 비인간적 문명과 살인적인 조기 교육으로부터의 해방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비록 제약은 많지만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의 영역인 만큼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 이순자씨 연세대 대학원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사진)씨가 이번 학기 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의 고위 여성지도자 과정에 다니고 있는 것이 22일 뒤늦게 밝혀졌다. 비학위 6개월 과정인 이 과정은 특수대학원의 하나인 생활환경대학원이 개설한 것으로 ‘디지털 시대의 여성’ ‘북한 핵과 한·미동맹’ ‘기업 경쟁력과 생존경영’ 등 리더십,정치,경제,경영,교양 과목을 가르친다. 이세영기자 sylee@
  • 오늘의 결혼문화 (상)혼수·예단의 갈등

    미혼 남녀 한 쌍이 가정을 꾸리는데 필요한 결혼비용이 평균 9000만원이라 한다.이 엄청난 액수에 대해 “평균일 뿐,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9000만원 중 약 6000만원은 주택자금이고,혼수에 무려 결혼비용의 20%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주택자금은 물론 혼수까지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는 미혼 남녀는 결혼준비 중 적잖은 갈등을 겪는데,갈등은 ‘예물과 예단’에서 시작된다.사랑해서 결혼한다지만,결혼날짜가 잡히면 ‘갈등’이 사랑의 기쁨을 환치한다.그래서 결혼준비중 헤어지는 커플도 드물지 않다.‘돈으로 사랑을 완성한다.’는 오늘의 결혼문화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1.14일,강남의 최고급 한복가게 딸의 혼수를 장만하기 위해 나왔다는 김선혜(56·서울 광진구 구의동)씨는 “막상 딸을 결혼시키려니 사돈댁에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다.딸이 잘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다.”고 말했다.김 씨는 “뭣 때문에 내가 이렇게 비싼 것을 해가느냐?”고 화를 내는 딸 정선우(28)씨를 “결혼생활 해본 엄마말을 들으라.”고 설득한 끝에 무려 1000만원을 지출했다.‘요즘엔 시아버지 한복은 잘 안하는 편이 아니냐?’고 물으니 “그래도 드리면 좋아하실 거다.”고 김씨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2.19일,남산의 H호텔 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의 살롱 쇼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결혼시즌을 앞두고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만큼 여느 외국의 살롱쇼처럼 객석의 면면들이 화려했다. 마침 기존의 웨딩드레스에선 좀체 볼 수 없는 모피를 곁들인 웨딩드레스가 선을 보이자 나란히 앉은 어머니와 딸들의 눈빛이 반짝였다.눈에 띄는 손님은 20대 청년들,나란히 앉아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고 있었다.쇼가 끝난 후,한 청년에게 물으니 “12월 결혼을 앞두고 내 신부가 입으면 좋을 드레스를 고르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사람들에게서는 ‘한번 뿐인’ 결혼에 비용을 아낄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같아 보였다. ●‘돈’으로 사랑을 완성한다? 한 예비신부는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된다’는 말을 “사랑이 아니라 돈이 있어야 결혼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속물이 곧어른”이라는 말로 들린다고 했다. 결혼이 낭만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란 각성은 엉뚱하게도 ‘돈이 행복을 보장한다.’는 왜곡된 결혼관으로 연결되는 추세다.결혼을 앞둔 여성,딸을 둔 50∼60대 여성들은 한결같이 ‘이런 잘못된 결혼문화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그러나 문제에 대한 인식과 달리 이들에게는 ‘통념’을 깰 용기가 부족하단다.“남들이 하는만큼은 해야죠.능력있다면 더 하는 것이고…” 10월에 결혼을 앞둔 직장인 박미란(28)씨는 고민이 많다.“이렇게 어려운 일인줄 몰랐어요.마치 제가 돈으로 팔고사는 상품같아요.아니면 무슨 결함이 있어서 이를 감추려고 돈을 들이는 것도 같고.우리는 예단비를 1000만원이나 보냈는데 시댁에서는 딱 200만원만 보내니 저희 어머니는 섭섭해 하시고,주위에서도 모두들 ‘그런 법은 없다.’고들 난리에요.” 그러나 박 씨는 자신이 유별난 케이스는 아니라고 말했다.혼수준비를 하면서 대부분 갈등을 겪고,파혼 위기까지 가기도 하고,또 결혼 이후에도 적잖은 앙금이 남는 것을 봤단다. 시댁의 과다한 혼수요구를 다 맞출 수 없어서 고민끝에 결국 파혼했다는 정여진(29)씨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직도 아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고,아들이 신부집에서 많이 받으면 자기 집안의 자산이 늘어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에요.무식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겉으론 교양있는 대부분의 중산층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이들 젊은 여성들을 괴롭히는 것은 늘 문제가 된 호화혼수 뿐 아니라 최근 ‘결혼시장’에서 상식화된 ‘예단비’때문이다. 대개 결혼에 앞서 신부는 시댁어른들에게 혼수를 장만해 보내게 마련이다.은수저와 고급 반상기,침구세트는 기본이라는데 최근 여기에 예단비가 포함됐다.액수는 보통 500만원에서 1000만원선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부유층은 1억원도 넘게 쓴다는 말도 오간다. 옛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께 신부가 직접 지은 옷을 한벌씩 보내며 ‘인사’하던 풍습이 산업화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도록 현금화한 것은 당연한 일.그러나 오늘날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여자쪽에서 돈을 보내면 그 반정도를 돌려주는 ‘이상한’ 신풍속이다. 예단비 액수 책정도 만만찮은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사람들마다 생각이 달라 이 과정에 대부분 갈등을 겪는다는 것이다.정작 정신은 사라지고,물질만 남아 갈등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갈등은 결코 의사나 판·검사 사위를 맞기 위한 졸부들에게서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결혼이 있는 곳은 어디든 혼수와 예단비라 불리는 ‘돈’으로 인한 갈등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예단비는 ‘필요악’인가 결혼이야기를 꺼내면 ‘700만원을 보냈는데 단 300만원밖에 못 받았다.’,‘1000만원을 보냈는데 단 한푼도 받지 못했다.’,‘2500만원 중 불과 500만원만 돌아 왔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7000만원의 예단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도대체 어디에 쓰라는 거냐?”고 물었다는 시어머니 이야기도 있고,“맏동서가 워낙 잘해서 니가 웬만큼 하지 않으면 시집와서 힘들 것이다.’고 말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에피소드도 있다.게다가 “차라리 정확하게 이야기해 주시는 시어머니가 고마웠다.”고 이야기하는 여성들도 있다. 돈만 있으면,예단비만 많이 보내면 행복이 확실하게 보장될까. 이정기(59·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는 아들 부부가 모두 의사로 연애결혼을 했다.그런데 결혼후 한참이나 마음이 찜찜했다.“부모들끼리 만나서 받지도 말고,주지도 말자고 약속했어요.우리는 똑같은 의사니까.그래놓고선 사돈이 1000만원을 넣어서 보낸 겁니다.그런데 돈이란게 참 이상한 것이더군요.아마 핸드백 선물을 받았다면 달랐겠지만 현금봉투를 받고 보니 영 기분이 언짢아요.그러려면 제대로 격식차려서 할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고….돈이 많고 적고가 아니라 돈을 주고 받는다는 것 자체가 감정을 상하게하는데 왜들 그런 일을 하는 지 모르겠어요.” 금전이 오가는 결혼,주는 쪽도 받는 쪽도 기분이 찜찜한 것은 마찬가지라고들 말한다.“다들 그렇게 한다.”는 ‘상식’을 뛰어넘어 결정하니 행복한 결혼이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작년 2월에 결혼한 이호선(31)씨는 ‘왔다갔다 하는’번거로운 예단비를 없앴는데 주변으로부터 “시집살이 꽤나 할거다.”라는 걱정을 들어야만 했다.“저희 시부모님께서는 아예 돈을 보내지말 것을 다짐하셨어요.그래서 선물로 성의를 표했는데,정작 다른 사람들이 ‘두고봐라.후회할 일이 있을 것이다.’고 겁을 줬어요.그래서 돈을 보내야 할 것은 아닌가 흔들리기도 했지만,지금 생각해도 안보낸 것은 잘한 일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선 한짝이라도 정성이면 된다.”고 아름다운 말로 결혼준비를 시작한다.그러나 정작 ‘버선 한짝’에는 섭섭해하는 이중성에 시달린다. 이는 혼수와 예단 등 조건이 사람을 앞서는 중매결혼이 아닌 연애결혼에서도 똑같이 작용한다. 김진숙(54)씨는 “연애결혼해도 갈등은 마찬가지”라고 각박해져가는 세태에 혀를 내둘렀다.“10여년 전만 해도 ‘연애하면 괜한 허례허식을 안 찾는다.’고들 말했는데 이젠 그것도 아닌 것 같다.남자들이 변했다.부모욕심이라고만 말할 수만도 없다.혼자 벌어서는 집장만이 쉽지 않은 현실도 문제지만 청년들이 독립적이지 않고,처가가 좀 있는 집안이길 원하는가 하면 처가에 바라는 것도 노골적이다.”며 딸애 결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예전의 인기는 누리지 못한다지만 아직도 ‘사’자 붙은 신랑감들 사이에는 누군가가 받은 특별한 대접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이 사실이다.김영진(31)씨는 약혼자에게 예단비를 2000만원 하겠다고 말했다가 “겨우 2000만원 밖에 안해?”라는 대꾸에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신랑감은 대학 친구인데,그가 공인회계사가 됐다고 내게 뭔가를 바라지는 않을줄 알았다.주위에서 많이 받는 것을 봐서 그렇게 말했을 뿐이라지만 기분은 묘하다.”고 말했다. ●정신적 혼수가 더 중요해 그나마 불행중 다행은 혼수나 예단비와 행복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혼수가 화려할수록,예단비가 많을수록 생색내고 싶고,적게 보낼 수밖에 없을 때에는 괜히 주눅들게 마련이지만 사랑하는 남녀에게까지 시장논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혼수와 예단비가 무려 2억원이나 됐지만 결혼 3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는 김수지(가명·33)씨는 “무리해서라도 행복을 ‘사려고’ 한 내가 바보였다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결혼할 때에는 남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 흔들렸다.더 많이 보낼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혼수의 속성을 결혼전에만 알았더라도 현명하게 대처했을 것이고,그 결혼의 늪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듀오의 커플매니저 송민정씨는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대부분 나보다 학력도 외모도 경제력도 나은 사람들을 원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같다.”라고 말하며 “조건을 지나치게 따지는 사람일수록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고 조언했다. 혼례절차를 가르치는 신세계문화센터 강사 권명득씨는 “물질이 절대로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오히려 예단비가 많을수록 갈등도 많고,혼인의 실패도 많을 수밖에 없다.그래서 60%는 정신적인 혼수를 하고,40%정도를 물질로 인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가르친다.”며 이 시대의 결혼풍속이 달라지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남주 기자 hhj@
  • 韓銀, 3분기 소비자 동향조사/체감경기 환란이후 최악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뚜렷한 회복조짐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개인들의 생활의욕이 참담한 수준으로 추락했다.경기가 나쁘다고 느끼는 정도가 외환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고,살림살이에 대한 불안감은 3년 만에 가장 크다.일자리에 대한 걱정도 42개월 만에 제일 많다.특히 내년 봄(6개월 후)에도 어려운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고 있다.이처럼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들 소비를 줄일 계획을 갖고 있다.소비가 줄어들면 내수는 더욱 위축되고,경제 회생 또한 늦어지게 된다.불황기의 전형적인 악순환이 우리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소비 줄면서 내수위축 불황경제 악순환 한국은행은 19일 이런 내용의 ‘3분기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소비자 동향조사는 한은이 전국 30개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항목별 지수(CSI)가 100 이상이면 경기나 생활형편이 좋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체감경기 수준을 말해주는 현재경기판단지수(CSI)는 2분기(45)보다 더 낮은43에 머물렀다.외환위기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 3분기(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6개월 후에 경기가 얼마나 나아질지를 뜻하는 향후경기전망지수도 70으로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경기가 내년에도 쉽게 회복될 것으로 믿지 않고 있는 것이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생활형편지수는 70으로,2000년 4분기(66) 이후 가장 낮았다.6개월 후의 생활형편 전망지수는 85로 전분기와 같았다.일자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고용사정 전망지수는 62로 전분기 64보다 하락하면서 2001년 1분기(57)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물가수준 전망지수도 64에 그쳐 오름세 심리가 팽배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 지수는 100을 밑돌면 물가상승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6개월후도 희망없다 허리띠 졸라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비지출 계획지수가 2000년 4분기의 96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교육비(2·3분기 모두 111)와 의료·보건비(2분기 113→3분기 112)만 기준치를 넘어섰고 의류비(95→91),외식비(89→97),여행비(94→91),교양·오락·문화비(94→92) 등대부분 항목에서 지출을 줄이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책 / 삐딱하고 재미있는 세계 탐험…

    진 프리츠 지음 / 앤서니 B.벤티 그림 이용인 옮김 / 푸른숲 펴냄 시중 대형서점에도 청소년 인문서 코너가 따로 없는 게 현실.여기도 저기도 끼지 못하는 어중간한 독자로 홀대받아온 중학생들을 겨냥한 튼실한 탐험서가 나왔다. 푸른숲에서 펴낸 ‘삐딱하고 재미있는 세계 탐험 이야기’(진 프리츠 지음,앤서니 B.벤티 그림,이용인 옮김)는 미지 세계로의 호기심이 왕성했던 15∼17세기 유럽의 탐험가 10인의 이야기를 담은 인문교양서다. 아프리카 항로를 개척한 포르투갈의 엔리케 왕자,아프리카의 남쪽 끝까지 다녀온 탐험대장 바르톨로뮤 디아스,서인도제도에 도착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아메리카가 신대륙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아메리고 베스푸치,세계 일주에 성공한 페르디난드 마젤란….교과서나 위인전 시리즈에서 접해온 인물들 외에,크게 알려지지 않은 유럽역사 속 탐험가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표류끝에 도착한 브라질을 처음으로 지도상에 표기한 페드루 알바레스 카브랄,캐나다의 동부 해안을 발견한 존 캐벗 등이 그들. 미지의 땅에 대해중세 유럽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역사와 교감하는 즐거움을 덤으로 안긴다.또 하나의 장점.탐험을 정복자들의 시각에서만 일방적으로 그리지 않고 피정복자쪽의 입장에서도 바라보는 균형잡힌 해석이 믿음직하다.원서의 흑백그림들을 컬러로 채색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8500원. 황수정기자 sjh@
  • “보훈처의 장관급 승격은 국가적 자존심 차원문제”/안주섭 국가 보훈처장

    “국가보훈처의 위상 승격은 공무원들의 직급 높이기나 자리 늘리기가 아닙니다.순국선열이나 독립 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국가적인 자존심 차원의 문제입니다.” 안주섭(安周燮·56) 국가보훈처장은 8일 정부가 추진중인 보훈처의 위상 승격에 대한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6월25일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보훈처의 위상 승격을 약속했었다. 이에 따라 보훈처는 법개정작업이 이뤄지는 대로 이르면 연내에 부로 승격되거나,적어도 차관급인 보훈처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될 전망이다. “국가 정통성을 위해 애국심을 고취해야 할 보훈업무가 본래의 기능보다는 원호(援護)라는 소극적 정책에 머물러 왔던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각 기관별로 다소 혼잡스럽게 나뉘어진 보훈 관련 업무의 재조정에 대한 그의 입장은 의외로 간단하다.군에 가기 전까지 병력 모집 등의 업무는 병무청이,현역 군인은 국방부가,전역한 예비역 관련 업무는 보훈처가 맡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 그는 이와 관련해 독립유공자나 전상자를 보상하고 생계를 지원하는 차원을 뛰어넘어,군 복무자 특히 일반 의무병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군 복무자에 대한 가산점 제도의 폐지 같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군필자에 대한 사회적인 역차별로 이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분명하게 비판했다. 일반 의무병에 대한 지원책으로 군 복무 때문에 생기는 대학 복학생들의 등록금 차액 할인,군 주특기 관련 전공과목과 일반 교양과목의 학점 인정,군 복무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 사례 신고 접수센터 설치 등도 적극 검토중이라고 그는 밝혔다.현재 전국에 5개 지방보훈청과 20개 지청으로 흩어져있는 지방보훈관서에 대해서는 조만간 광역지자체인 시·도에 맞춰 조직을 재정비,본부는 정책기능을 강화하고 지방은 대민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이밖에 ▲국가보훈기본법 제정 ▲국가보훈위원회 설치 ▲2000병상 규모의 중앙보훈병원 신축 ▲독립기념관,전쟁기념관,서울과 대전에 있는 국립현충원 관리권 보훈처 이관 등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안 처장은 밝혔다.육사 24기 출신으로 육군대학 총장(중장)까지 지낸 전형적인 군인이다.지난 98년 김대중(DJ) 정부 출범때 전역과 동시에 청와대 경호실장으로 임명돼 정권이 끝날 때까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지키다가 새정부 출범때 보훈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 근무시 바쁜 생활속에서도 고려-거란 전쟁 연구로 명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KBS 3만원이상 접대 못받는다/윤리강령 발표

    프로듀서의 가족동반 해외출장으로 도덕성 시비를 불러일으켰던 KBS가 ‘윤리강령’과 ‘대국민사과문’을 1일 발표했다. ‘KBS 윤리강령’은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와 정치 관련 취재·제작자는 관련 업무가 끝난 뒤 6개월 이내에 정치활동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직원들은 3만원 이상의 식사와 향응 접대를 받을 수 없으며,경조금도 5만원을 넘지 못한다. 특히 가족동반 출장 파문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 등 업무와 관련해 얻은 이득을 개인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새로 만들었다. KBS는 윤리강령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권과 징계권 등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임직원들의 비리를 제보받는 ‘KBS 사이버 감사실’(www.audit.kbs.co.kr:8089)을 개설하기로 했다. 한편 임직원 명의로 발표된 대국민사과문은 “프로그램 제작자가 해외취재와 관련해 일으킨 물의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에 앞서 KBS는 지난달 29일 징계위원회를 열어외유성 가족동반 해외출장으로 물의를 빚은 ‘TV,책을 말하다’의 담당 프로듀서는 해임,책임 프로듀서는 감봉 3개월,교양국장은 감봉 1개월을 각각 의결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헤르만 헤세류 교양소설 쓸것”마광수씨 3년3개월만에 강단 복귀

    소설 ‘즐거운 사라’의 마광수(사진·52) 교수가 3년3개월 만에 모교인 연세대 강단에 복귀한다. 2000년 6월 재임용에서 탈락,연세대를 떠났던 마 교수는 지난달 27일 학교측으로부터 부교수직 신분으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마 교수는 다음달 1일부터 매주 월·목요일 두 차례에 걸쳐 ‘문예사조사’를 강의한다. 마 교수는 지난해 학교에 사표를 제출했지만,수리가 되지 않아 휴직상태였다.마 교수는 지난 92년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고,이듬해 연세대에서 직위해제됐으나 98년 5월 신규임용 형식으로 복귀했다. 재임용에서 탈락한 이후 마 교수는 만성위염과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며,외부 접촉을 피하며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팔순 노모를 모시고 칩거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마 교수는 “‘즐거운 사라’ 이후 9년 동안 쉬었는데,동료들의 도움으로 다시 강단에 서게 돼 기쁘다.”면서 “열심히 강의하고,문학과 창작활동에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그는 “성을다루는 게 죄는 아니지만 너무 지친 데다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옛 향수에 종종 젖게 돼 앞으로는 헤르만 헤세류의 교양소설을 쓰는 등 작가로서 변신을 꾀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 도올 김용옥 다시 강단선다/ 중앙대서 ‘역사와 인간’ 강의

    일간지 기자로 일하다 최근 사직한 도올 김용옥(55)씨가 다시 대학 강단에 선다. 중앙대는 28일 김씨가 다음 달부터 이 대학 교양학부에서 전 학년을 대상으로 3학점짜리 선택교양 과목인 ‘역사와 인간’ 강의를 맡는다고 밝혔다.강의는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대학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매주 월요일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미 413명이 수강신청을 마쳤고 다음 달 5일까지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김씨는 지난 9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강사를 그만둔 지 5년만에 강단에 선다. 김씨는 또 국내 최초로 개설된 중앙대 국악교육대학원에 석좌교수로 임용돼 올해 겨울학기부터 ‘국악예술학’을 강의할 예정이다. 구혜영기자 koo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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