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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교육개혁 몸살앓는 佛

    프랑스의 대학가는 요즘 정부가 추진중인 대학교육제도 개혁안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로 시끄럽다.개혁안의 골자는 프랑스 대학의 학위가 다른 유럽국가의 대학들과 연계되도록 고등교육 과정을 학사-석사-박사로 단순화하는 학위의 ‘유럽표준화(Harmonisation Europeenne·일명 LMD)’와 대학의 재정 자율화.학생들이 이 개혁안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는 데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학생들은 “대학의 현대화도 좋고,유럽 통합도 좋지만 지나친 경쟁은 싫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모든 대학은 국립이다.그리고 원칙적으로 대학간의 격차가 존재하지 않는다.따라서 프랑스의 대학입시는 우리나라처럼 수능 성적에 따라 일류 대학에 지원하는 줄서기식이 아니며 명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 과열도 찾아볼 수 없다.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에만 붙으면 전국 어느 대학이든 원하는 곳에 지원할 수 있다.바칼로레아 시험은 20점 만점에 10점 이상만 받으면 합격이다.대학의우열이 없으므로 치열한 입시경쟁도 없다.이같은 방식으로 대학입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프랑스에서 대학의 역할은 그야말로 대중들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평준화된 프랑스 대학 프랑스를 이끄는 엘리트들은 일반 대학이 아니라 그랑제콜(Grands Ecoles)이라는 특수 교육기관에서 양성된다.국가 공인 엘리트를 배출하는 그랑제콜은 일반 대학과 근본적으로 구별된다.선발 과정이나 입시제도도 일반 대학과 별개로 진행된다.고등학교에서 내신 성적이 최상위인 학생들은 그랑제콜 준비반으로 진학하고,나머지가 일반 대학에 입학한다. 물론 일반 대학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고 뛰어난 영재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랑제콜 준비반에 들어가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 그랑제콜에 입학한 학생들과는 실력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치열한 입시경쟁과 특수교육 과정을 거친 그랑제콜 출신들은 사회적으로 특별한 대우를 받으며 정치와 경제,행정의 요직을 독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의 고등교육은 이처럼 선별적인 엘리트 교육과 양식있는 중산층을 배출하는 대중교육으로 이원화돼 있으며 이 때문에 일반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학구열이나 경쟁력은 미국이나 영국 등의 명문대 대학생들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20년간 양적인 팽창 그럼에도 프랑스의 대학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양적인 팽창을 지속했다.예전에는 바칼로레아만 취득하고도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지만 프랑스도 학력 인플레가 지속적으로 진행된 데다 수업료 부담이 크지 않아 점점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 탓이다. 현재 전국 100여개의 대학에 210만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학생 수는 지난 80년 120만명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반면 국제경쟁력이나 전문성 등 질적인 면에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대학 재정 지원도 열악한 편이다.일반적으로 다른 선진국이 교육 재정 중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에 중등 교육비의 2배 정도를 투입하는데 비해 프랑스의 고등교육 예산은 중등교육 예산에 비해 10% 정도 높을 뿐이다.프랑스 대학생 한 명당 투입되는 비용은 스웨덴의절반,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뤽 페리 교육부 장관은 따라서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국가의 교육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학위제도의 간소화 ▲대학의 재정관리 지방화 및 자율화 ▲대학간 특수분야 재원 공동관리 등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학위제도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학사-석사-박사로 간소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뜻은 좋지만 적용하는데 있어 문제 발생의 소지가 많다.”며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고 수업을 거부하는 등 개혁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11월 초 렌 2대학에서 출발한 반발 움직임은 파리 1·10·13대학,리옹 2대학,릴 3대학,메츠,니스,페르피냥 등에서 계속되고 있다.일부 대학생들은 지난 11월27일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인 뒤 지난 4일에도 또 한 차례 시위를 벌이고 정부의 개혁안 철폐를 요구했다. ●“가난한 학생들 교육받을 기회 박탈당해” 학생들의 우려는 대학들이 안팎으로 극심한 경쟁체제에 노출된다는 데 있다.지금까지 국가가 대학 재정을 주도하던 것과 달리 재정을 자율화한다는 것은 대학이 기업 등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며 궁극적으로 민영화된다는 것을 뜻한다.기업 지원을 받지 못하는 대학은 결국 수업료를 인상해 대학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자연히 외부의 선호도에 따라 좋은 학교,덜 좋은 학교 등 학교간 서열이 생기고 학생들은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새롭게 도입되는 LMD 제도에 따라 정해진 기간에 학위를 마치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파리 4대학 학생인 콘스탕 롤랑(역사 전공)은 “새로운 제도는 대학간 차등화를 야기하고,이로 인해 수학능력이 떨어지거나 가난한 학생들은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선택받은 사람들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평등교육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재정 기반이 약한 지방의 대학들은 경쟁체제 하에서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르아브르 대학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중이라는 시몽 뒤테이는 “앞으로 학생 수가 1만 5000명 미만인 대학은 폐교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라며“경쟁체제에 노출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작은 지방대학이 될 것이며,재정이 열악한 이들 지방대학은 살아 남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학생들은 현재의 학위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되,열악한 대학 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파리 1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마고 슈미트는 “현재의 프랑스 대학제도는 많은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이상적인 것으로 바꿀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제도의 개혁보다는 대학 재정을 확충,교수 요원을 확충하고 대학시설을 현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부는 한 발 물러섰지만 기본적 개혁 의지는 굽히지 않고 있다.페리 장관은 “개혁안은 프랑스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교육분야 공공서비스가 국제경쟁 속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를 알리기 위해 시간을 갖고 학생들과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lotus@ ■佛 교육계 핫이슈 ‘LMD'란|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교육계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LMD’란 Licence-Master-Doctorat(학사-석사-박사)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프랑스 교육부는 대학 학위제도를 학사 3년,석사 2년,박사 3년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영국·네덜란드·핀란드·이탈리아 등 이 학제를 도입키로 한 29개 다른 유럽 국가들간 학생들이 자유로이 오가며 교육을 받고 학점을 상호 인정해 주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LMD 도입을 학위의 ‘유럽 표준화’라고 부른다. 현재 프랑스의 대학 학위 과정은 3개의 사이클로 구분돼 운영된다.제1 사이클이 일반 교양학부로 더그(DEUG)라는 학위가 주어지며 제 2사이클은 리상스(License)와 매트리즈(Maitrise)를 가리킨다.일반적으로 학생들은 리상스나 매트리즈를 마친 뒤 취업을 하며 학업에 뜻이 있는 사람들은 제3 사이클,즉 박사 과정에 들어간다.3사이클에서 박사 예비과정 학위(DEA)를 받은 뒤 박사논문을 쓰면 박사 학위를 받는다.박사 학위에는 관심이 없지만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3사이클에서 전문교육과정 학위(DESS)를 주기도 한다. 개혁안은 중간 과정인 교양학부 학위가 없어지고 매트리즈와 박사 예비과정 학위 과정은 ‘석사’라는 이름으로 통합된다.학사 학위를 받으려면 학기당 30학점씩,총 18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정부가 LMD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두 가지.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학위로 바꿈으로써 다른 나라의 학생들을 프랑스 대학으로 유인하고,또 프랑스의 대학 학위를 다른 나라에서 동등하게 인정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많은 프랑스 학생들이 외국에 가서 공부하거나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1999년 사회당 정부 시절 당시 교육부 장관이던 클로드 알레그르가 처음 제안했으며,교육부 장관 바통을 이어받은 자크 랑이 2002년 4월 공식적인 정부안으로 확정했던 것이다. 알레그르 전 장관은 “대학입시 경쟁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도 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면서 “LMD의 도입은 경쟁을 심화시키지도,줄이지도 않을 것이며 프랑스 학위가 대외적으로 동등하게 인정받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중도우파 정부는 발랑시엔·리옹·보르도·그르노블 등 15개 대학에서 적용하고 있는 이 제도를 올해부터 전체 100여개 대학의 절반 가량으로 늘릴 계획이다.2006년 학기부터는 전국의 대학에 도입될 예정이다.
  • 책/길을 찾는 책읽기

    청소년들에게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어른의 눈높이로 어려운 책을 권하거나,아니면 어른이 읽을 만한 책보다 쉬워야 한다거나 분량이 짧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지기 쉽다.그동안 청소년 단체 등에서 권장도서 목록을 제시해 왔지만 그런 유의 작업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청소년을 독서의 주체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길을 찾는 책읽기(김학민 지음,아침이슬 펴냄)’는 그런 고민을 해본 학부모에겐 물론,청소년들에게도 길잡이가 될 만하다.저자는 몇년 전 고등학생이던 두 딸에게 ‘민족의 교과서’라고 생각했던 ‘백범일지’를 읽도록 권했다가,아이들이 서너쪽을 읽지 못하고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듣고 청소년에게 읽힐 만한 책을 정선할 필요를 느꼈다고 한다.그 후 지금까지 고전의 쉬운 해설서,고전의 축약본을 중심으로 골라냈다.저자는 ‘길을 찾는 책읽기’에 소개된 100권의 책은 어렵고 지루한 고전으로 가기 위한 ‘다리’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도서출판 한길사 편집장을 거쳐 현재 도서출판 학민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100권의 책은 20년 동안 책을 읽고 만들었으며,그 자신이 책을 내기도 했던 출판인인 저자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른 것이다.현재 대학생이 된 두 딸과의 대화가 책 선정의 출발점인 만큼 곳곳에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배려가 깔려 있다. 청소년에게 책을 권장하는 방법은 책을 매개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저자는 ‘다리’가 되어주는 방법으로 100권의 책에서 마음에 닿은 인용문을 뽑아 소개한 뒤 책 전체를 개괄하는 간략한 해설을 붙여 독서 욕구에 불을 지핀다. 이를테면 이누카이 미치코의 ‘성서 이야기’를 소개하는 글에서는 모세가 홍해 바다를 둘로 갈라 이스라엘 민족을 탈출시키는 기적을 소개한 뒤,서양 문화의 두가지 축,즉 헤브라이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서를,헬레니즘을 알려면 그리스 신화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책은 ‘문화적 상상력 벼리기’ ‘세계 시민으로 살기 위하여’ ‘역사 지식보다 역사 의식’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십대의 힘,눈부신 감수성’ 등 크게 6편으로 나눠 편마다 15권 남짓의 책을 소개하며 2∼3쪽씩 할애했다. 선정한 책은 고전과 신간을 망라한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데미안’ 같은 소설과 ‘진달래꽃’ ‘미라보 다리’ 같은 시집 등은 신간 중심의 요즘 청소년 추천도서에는 거의 들어 있지 않다.그런가 하면 소유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인디언 추장들의 목소리를 담은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류시화 지음,김영사 펴냄)와 같이 2003년에 나온 책들도 있다.청소년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을 때 들춰보면 언제든지 골라낼 수 있는 지침서가 될 만하다.관련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학자나 교수가 아니라면,100권의 책은 성인들에게도 교양 또는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을 것 같다.8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이 주일의 어린이 책/왜 미술을 하나요?

    엘리자베스 뉴베리 지음 신상호 옮김 / 동산사 펴냄 미술사조나 유명화가의 작품세계를 단편적으로 조명하는 어린이 미술교양서는 꾸준히 발간돼왔다.하지만 좀더 입체적이고 체계적인 안내서가 아쉬웠다면 ‘왜 미술을 하나요?’ 시리즈를 눈여겨볼 만하다. 지은이는 대영박물관 큐레이터 출신으로 현장경험을 책속에 고스란히 녹였다.전문가적 식견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흥미진진하게 포장했다. 예컨대 미술이 서사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이렇게 귀띔한다.신화와 전설을 좋아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은 상상 속의 이야기를 생활용품에 투영시켰다는 해설과 함께 기원전 540년경의 그리스 술항아리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는 식이다. 미술이론을 설명하는 데 동원한 소재도 매우 다양하다.메시지를 담는 대화창구로서의 미술기능은,미국 독립기념일 경축엽서에 등장한 샘아저씨 그림으로 이해시킨다.미국(United States)의 첫 글자인 ‘US’를 상징한 표현물 샘아저씨(Uncle Sam)와 성조기,독수리가 어우러져 미국의 애국심과 긍지를 극대화시킨다는 사실을 친근한이야기체로 들려준다. 미술기법에 대한 해설서 ‘어떻게 미술을 하나요?’ ‘미술과 색’ ‘미술의 비밀’ 등이 함께 나왔다.초등 3년 이상.각권 8500원. 황수정기자 sjh@
  • 수묵화 동호인 모임 ‘초연회’/스르르 먹물 번지듯 잡념도 사라지죠

    수묵화(水墨畵).다른 색깔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먹으로만 진함과 묽음,비움과 채움이라는 단순한 대조 속에 얼마나 많은 인간 상념을 담아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영(靈)과 육(肉)의 존재인 인간이 육의 속박을 벗어나 영의 세계로 들어가려고 하는데,바로 그 경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할 만큼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오묘한 먹빛에 마음의 평정 찾아 지난 23일 세종문화회관 뒤 서울 종로구 당주동 세종아파트 306호.30여평의 아파트는 수묵화를 그리는 사람들의 모임인 ‘초연회(草緣會)’ 회원 9명이 한데 모여 팔중(八中) 김문식 화백의 지도로 자신들이 완성한 작품을 내놓고 품평회를 열고 있었다. 이들은 그동안 온 정열을 쏟아 빚어낸 작품인 만큼 평가자들의 코멘트 한마디 한마디를 주의깊게 가슴에 새기며 마치 초등학교 사생대회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처럼 맑고 영롱한 ‘동심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육체적 고통,마음의 걱정과 우울함을 다스릴 때는 수묵화를 그리며 잊어버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어요.문득 옛것이 그리워질 때나 나도 모르게 마음의 일탈(逸脫)을 꿈꿀 때 수묵화를 그리는 일로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 조금 배운 뒤 잊고 지내다가 지난 3월 문득 옛날이 그리워 다시 수묵화를 그리게 된 장현순(32·여·고려대 강사)씨는 “수묵화를 그리는 동안 잡념을 떨치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특히 검은색 한가지로 농도가 진하고 옅어짐의 정도에 따라 6가지 색깔을 내는 오묘함도 맛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옆에 있던 박창구(49·화물공제조합 과장)씨는 “보통 때는 무심하게 지나치던 사물도 수묵화로 그릴 때면 또다른 느낌을 받기 때문에 다른 일반 취미보다 싫증이 덜 난다.”며 “차근차근 변화하는 사물을 천착하다 보면 인내심을 키우게 되므로 현대인의 인격수양에 큰 도움이 된다.”고 거들었다. ●스케치 여행 다니며 건강도 좋아지고 현재 수묵화 그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5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이들은 동호회·대학교 동아리·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주로 활동하고있다.대표적인 동호회 중 하나가 초연회.지난 1990년 결성된 초연회의 회원은 200여명.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았거나 그림 그리기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수묵화도 창작 작업입니다.창작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으로 스케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지방의 맑은 공기를 쐬는 기회가 많은 덕택에 나이든 분들에게는 건강증진 효과도 있죠.” 수묵화라는 취미를 가지지 않았더라면 음주나 잡기에 빠졌을 것이라는 허철균(57·한성인쇄소 대표)씨는 “수묵화가 정신을 다잡아줄 뿐 아니라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죠,돈마저 적게 드니 일석삼조”라고 강조한다. 그림에 관심이 많아 1987년 수묵화에 입문한 안혜민(47·금융업)씨는 “수묵화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짧은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기보다 수묵화를 그리거나 서울 인사동의 전시회를 가는 등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게 됐다.”며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자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데다,여러 방면에 관심을 가져 교양이 풍부해지는 부수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수묵화를 즐기는 이유는 정신건강 및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점 외에도 전통문화를 살리거나 복잡한 현대생활 속에서 자연을 ‘완상(玩賞)’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먹고 사는 데 바빠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수묵화를 그리는 동안에는 세상사를 잊고 몰입한다는 이춘택(54·서울지하철공사 부역장)씨는 “개인적으로는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이 수묵화는 물론 전통문화를 경시하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제대로 그리려면 3~5년 배워야 미술을 너무 좋아해 교대를 졸업한 뒤 다시 미술교육과로 편입·졸업한 ‘수묵화 마니아’ 김현순(56·서울 도봉구 창일초등학교 교사)씨는 “수묵화는 집안이나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특히 나이가 든 분들에게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하고,공허한 마음을 채워준다.”고 털어놓는다. “묘사 위주인 서양화에 비해 수묵화는 사실 좀 어려운 편입니다.제대로 된 작품을 창작해 내려면 3∼5년 정도 배워야 하거든요.”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수묵화를 익혔다는 윤민진(22·여·경희대대학원)씨는 “수묵화를 그리는 수준이 높아진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즐겁다.”며 “너무 빠르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평정을 찾아주는 취미로서는 수묵화가 단연 최고”라고 내세웠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수묵화 배우고 싶다면 예부터 문인과 선비들이 즐겨 그린 수묵화는 채색을 쓰지 않고 먹만으로 그리는 동양화 고유의 회화 양식 중 하나.현란한 채색을 피하고 먹의 명암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정신성(精神性)을 구현,문인화의 대종(大宗)을 차지하고 있다. 수묵화의 기법은 발묵(潑墨)·파묵(破墨)·농묵(濃墨)·담묵(淡墨) 등으로 나눠진다.발묵은 종이 위에 먹이 번져 퍼지는 효과를 얻고,파묵은 담묵으로 윤곽을 1차적으로 칠하고 그 뒤에 조금씩 농묵으로 덮어씌운 듯이 그려나가는 기법이다. 농묵은 먹을 진하게 갈아서 그리는 것이고,담묵은 물기와 먹이 번져 어울리게 하는 효과를 극대화해 얻을수 있는 기법.따라서 농묵과 담묵은 물기를 따라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번져가는 변화를 이용하는 셈이다.먹을 농·담으로 순차적으로 쌓아가듯이 그리는 적묵법(積墨法)도 있다. 수묵화를 배우는 과정은 선을 그리는 연습을 시작으로 사군자 그리기→화조(새 그리기)→석법(바위 그리기)→수지법(나무 그리기)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기초과정이다.걸리는 기간은 사람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된다.기초를 익힌 다음 사생(스케치) 연습→기초 수묵화 그리기→계절별 수묵화 그리기 과정을 마치면 근사한 수묵화를 그려낼 수 있다.그 기간은 3∼5년이 소요된다. 수묵화를 배우려면 시·도·구 문화센터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을 찾거나 개인 교습을 받아야 한다.강의료는 시·도·구 문화센터(3개월)가 5만원 이하로 가장 저렴하다.백화점 문화센터는 8만∼10만원이며,개인교습(1개월)은 10만∼20만원을 받는다. 김규환기자
  • 日드라마 위성·케이블로 본다

    내년 1월 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앞두고 케이블·위성 채널들이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앞다투어 편성하고 나섰다. 4차 개방에 따라 위성·케이블 등 유료 방송채널들은 일본 교양프로그램과 ‘12세 이상 시청가’ 등급 드라마 방송,한국가수의 일본어 노래와 일본가수의 국내 공연 중계 등이 허용된다.일부 오락 프로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면 개방인 셈.이에 해당 채널들은 이미 인터넷 동호회와 공유 사이트를 통해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드라마들을 내년 초에 대거 방송할 예정이다. 영화채널 OCN은 일본 TBS의 45분짜리 11부작 미니시리즈 ‘퍼스트 러브’와 ‘한여름의 메리 크리스마스’를 각각 1월 5,22일 내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주 4회씩 방영한다. SBS드라마플러스도 1월6일부터 일본 NTV의 11부작 미니시리즈 ‘골든 볼’을 주 2회 방송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일본 드라마들을 방영할 예정이다. CJ미디어의 영화채널 ‘홈CGV’는 일본 TBS 드라마 ‘칩 러브’,후지 TV ‘런치의 여왕’ 등을 빠르면 2월부터 방영할 예정이다.CJ미디어의 요리채널 ‘푸드채널’은 후지TV의 요리 대결 프로그램 ‘요리의 철인’을 준비하고 있다.MBC드라마넷도 1월5일 SBS ‘요조숙녀’의 원작 드라마인 ‘야마토 나데시코’를 시작으로 주로 후지TV의 드라마를 방송할 예정이다.‘ 여기에 방송방송위원회가 초안보다 개방 폭을 크게 늘린 최종 개방안을 오는 30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지상파 방송사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어린이 문화행사 UP

    어린이의 문화체험에 부모는 ‘의미’를 강조하지만,당사자들은 ‘재미’를 추구한다.그런데 의미와 재미를 조화시킨 문화행사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어서,부모와 어린이 모두에게 외면당하곤 한다. 올 겨울에는 양쪽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건 문화행사가 적지않게 선을 보이고 있다.특정 장르에 그치지 않고,다양한 분야로 이런 분위기가 퍼져나가고 있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춘향전’은 어린이 성교육 교과서? 국립창극단의 어린이 창극 ‘춘향이와 몽룡이의 사랑 이야기’는 춘향의 사랑 이야기로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열다섯 춘향과 열여섯 몽룡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사춘기로,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적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춘향이는 피가 나자 죽을 병에 걸린 줄 알지만,월매는 ‘여자가 된 경사’라며 떡과 음식으로 잔치를 벌인다.몽룡도 ‘기분이 묘하더니 꿈인지 생시인지 구름에 둥둥 뜬 듯,물위를 거니는 듯’하다 그만 바지를 버리는데,역시 “아기씨를 만들수 있는 남자로 다시 태어났다.”고 격려받는다. ‘아우성’으로 유명한 성교육전문가 구성애 소장이 자문을 맡았다.27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 ●책을 통한 창조적 체험의 또다른 방식 금호미술관과 아트링크가 공동 기획한 ‘사람을 닮은 책ㆍ책을 닮은 사람’전은 책의 교양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예술적 체험과 밀도를 최대화한다.미술가 44명과 어린이 13명이 책을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설치 등 100여점을 선보인다. 소인국에서 보는 듯한 작은 책,반대로 거인국에 있을 법한 큰 책,계란껍질에 글자를 써넣거나,천장에 매달아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책 등으로 지적·예술적 자극을 주어 자라나는 세대에 창조적 체험을 준다.내년 2월28일까지 금호미술관(02)720-5114 ●오케스트라의 ‘속’까지 보여드립니다 스테이지원이 기획한 ‘스쿨 클래식’의 하나인 ‘오케스트라를 배우자’는 공허한 곡목해설만 나열하는 기존의 어린이음악회가 아니다. 박영민이 지휘하는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가,모차르트가 9세∼22세사이에 작곡한 오케스트라 음악을 관객들앞에서 ‘해부’한다.유명한 ‘작은별 주제에 의한 변주곡’으로 악기들의 연주법을 보여주고,편곡에 따라 어떻게 느낌이 달라지는지도 체험해본다. 소프라노 김수진과 메조소프라노 추희명,플루티스트 박민상도 출연하여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내년 2월8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80-5054. ●꼬마 관객이라고 우습게 보면 곤란해! 극단 민들레의 아동극 ‘아기용 미르’는 서양식 공룡이 아니라 동양의 용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주체적이다.나아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스스로 사회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겠다는 것이 연출의도라고 한다. 황소개구리 배스 블루길 등은 무분별하게 수입돼 전통문화를 파괴하는 외래문화를 상징한다.음악은 전통적인 5음계를 사용했다.첫 장면에서는 중국의 그림자극을 이용했고,주인공의 움직임은 일본 전통극 ‘노(能)’의 걸음걸이와 봉산탈춤의 기본자세인 ‘근경자세’에서 따오는 등 아시아권 나라들의 문화를 적극 수용했다.작·연출송인현.내년 1월8일∼2월1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02)760-4640. 김종면 이순녀기자 jmkim@
  • 이런 책 어때요

    괴테의 그림과 글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박영구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 ‘근대 최고의 교양인’ 괴테가 관찰한 문화의 제국 이탈리아 여행기.괴테는 그의 37세 생일파티가 한창이던 1786년 9월3일 홀연히 이탈리아로 떠났다.바이마르 공화국의 추밀원 고문관이기도 했던 그가 왜 문학적 명성과 정치적 지위를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났을까.괴테는 정치권에 몸담은 10여년 사이 문학적 상상력이 무뎌짐을 깨달았고,그런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1년9개월 동안 유럽문명과 예술의 원천인 이탈리아를 여행했다.‘세계의 수도’ 로마에 입성했을 때,그는 이 날을 “진정한 삶이 시작된 날”이라며 감격했다.전2권,각권 2만 9500원. 잃어버린 부족 구하기 아셰르 나임 지음 / 이종인 옮김 시대의창 펴냄 학살 위기에 처한 에티오피아계 유대인들을 이스라엘로 탈출시킨 현대판 ‘출애굽기’.아프리카 북부 에티오피아에 살고 있던 ‘팔라샤’라 불리는 흑인 유대인들을 내전의 와중에서 이스라엘로 탈출시킨 감동의 드라마다.저자는 학살 위기에 처한 유대인 부족들을 구하기 위해 에티오피아 대사로 파견돼 독재자 멩기스투와 협상하면서 한편으론 미국 내 유대인 조직을 통해 ‘솔로몬 작전’이란 구출작전을 펼쳤다.수천년 동안 히브리 성서에 기록된 각종 의식을 그대로 실천하며 살아온 팔라샤들은 자신들을 ‘베타 이스라엘’(이스라엘 가문)이라 불렀다.1만 5000원.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 임수현·고정아 옮김 효형출판 펴냄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가 이스탄불에서 중국의 시안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간 여행기.‘아나톨리아 횡단’‘머나먼 사마르칸트’‘스텝에 부는 바람’등 세 권으로 이뤄졌다.로마제국 시대의 실크로드 무역을 증언하는 플리니우스를 비롯, 알렉산더 대왕,칭기즈칸,티무르,진시황,한무제,건륭제 등 실크로드의 역사를 수놓은 제왕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규격화된 문명과 온실 속 문화에는 이제 싫증이 난다.”는 저자는 걸으면 몸에서 천연의 마약인 엔도르핀이 나와 기분이 좋아지고,영혼은 종달새처럼 날아올랐다며 실크로드 가는 길을 찬미한다.전3권,각권 9800원. 중세로의 초대 호르스트 푸어만 지음 / 안인희 옮김 이마고 펴냄 ‘중세’라는 표현은 15세기 중반 이후 인문주의 문헌학자들이 300∼500년에서 1500년 사이의 고대와 자신들의 시대 사이의 시대를 ‘중간 시대’라 부른 데서 유래한다.굶주림과 각종 질병이 이어진 중세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아이를 부양할 능력이 없어 유아살해가 공공연히 행해졌고,평균수명은 30세 정도에 머물렀다.유럽 역사에서도 중세는 그동안 고대 로마의 장중함이나 르네상스의 화려함 뒤에 가려 퇴보의 시대로 인식돼 왔다.독일의 역사가인 저자는 ‘신앙의 시대’이자 ‘위조의 시대’인 중세 천년의 정수를 보여준다.2만 5000원. 보노보 프란스 드 왈 지음 / 김소정 옮김 새물결 펴냄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에 사는 영장류인 ‘잊힌 유인원’ 보노보(bonobo)의 생태에 관한 보고서.보노보는 직립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모계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며,놀랍게도 상징언어로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성(性)은 인간사회에서 지배를 위한 도구이지만 보노보들 사이에선 화해와 협력을 위한 수단이다.인간 사이에 성은 권력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배되지만,보노보 사회에선 반대로 평화와 우정의 매개체로 권력관계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보노보는 다윈의 갈라파고스 발견 이후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으로 꼽힌다.3만 5000원.
  • 책/마법사의 책

    나폴레옹은 1807년 조세핀의 요구에 못이겨 ‘카드점의 대가’ 노르망에게 자신의 손금을 보여줬다.노르망은 나폴레옹의 면전에서 그의 취향과 성향,가장 은밀한 성격상의 특징까지 낱낱이 밝혀냈다.나폴레옹과 조세핀의 유명한 이혼도 예언했다.나폴레옹은 조세핀에게 노르망의 예언을 모두 문서로 기록하도록 했고,그 문서는 경시청에 보관돼 있다.나폴레옹은 점쟁이의 말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그러나 나폴레옹은 이 예리한 통찰력의 여성이 마음대로 떠들고 다닐 경우 겪게 될 곤란을 우려해 그녀를 잡아 가뒀다.노르망은 나폴레옹 부부가 이혼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나폴레옹은 카드점과 점성학에 심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컬티즘' 서구 문명의 원류중 하나 이러한 비학(秘學)의 유행은 오늘의 미국과 같은 첨단국가에서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미국인의 95%가 ‘과학문맹’이라고 주장한다.여전히 심령술과 강신술을 믿으며,점성술로 하루 운을 따지는 미국 사회의 비과학적인 삶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그렇다면비학은 오늘날 전혀 소용이 닿지 않는 사악한 학문인가.서구 문명의 사상적 원류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에 있지만,그 이면에는 마법ㆍ마술ㆍ연금술 등으로 대표되는 오컬티즘(occultism),즉 비학의 세계관이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370여점 이미지 이용, 신비학 쉽게 풀어내 ‘마법사의 책’(그리오 드 지브리 지음,임산·김희정 옮김,루비박스 펴냄)은 그러한 비학의 유혹과 숭고한 두려움을 다룬 책이다.유럽 오컬티즘 운동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저자는 서구 신비학의 전통을 370여점의 이미지 자료들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유대교의 신화적 기원과 중세 유대학자들이 제창한 신비설인 ‘카발라’,비학과 현대과학과의 연관성을 살핀다. 비학은 19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 이단시됐다.기독교는 신비스럽고 초자연적인 마술의 세계를 지칭하는 오컬트의 교의와 비법을 ‘저주의 주술’로 여겼다.하지만 많은 지식인들은 필수 교양으로 점성학을 공부했고 연금술을 논했다.템플기사단·장미십자회·프리메이슨 등의 비밀결사가그러한 비학을 전승했다.그 영향은 성 아우구스티누스·단테·레오나르도 다 빈치·괴테·윌리엄 블레이크·조지 워싱턴·칸딘스키·토스토예프스키·T.S 엘리엇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미쳤다.이쯤되면 비학은 우리의 무속신앙이나 도가사상처럼 서구인들의 무의식과 생활 속에 깊숙이 배어 있는 유구한 문화라 아니할 수 없다. ●오늘날에도 마법사 이미지 즐겨 사용 비학에서 악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중세 문학에 종종 등장하는 악마는 인간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다.악마는 인간의 간절한 소망을 이뤄주는 대신 반드시 파멸적인 대가를 요구한다.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비롯해 서구 팬터지 소설의 주요한 모티프가 됐다.오늘날에도 마법사들이 즐겨 사용한 이미지를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예컨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로고의 주인공은,머리는 여자이고 몸통은 새인 여신 ‘사이렌’을 나타낸 것이다.‘오디세이아’ 속의 사이렌처럼 사람들을 홀려 커피를 많이 사먹도록 하겠다는 뜻이 담긴 게 아닐까.반지의 제왕,해리포터,드라큘라같은 소설과 영화에서 보듯 마법의 세계는 현대 서구인들의 무의식과 생활 깊숙이 배어 있다.저자는 강신술,관상학,수상학,연금술,인체의 비례를 통해 본 점성학 등 마법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풀어놓는다.이 책은 기독교와 오컬티즘,고대와 중세,그리고 종교와 역사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오컬트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위성방송도 드라마가 최고인기/시청률 상위3곳 모두 드라마채널이 석권

    ‘역시 드라마가 최고’.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내보내는 81개 채널가운데 시청률 상위 3곳이 모두 드라마채널인 것으로 나타났다.스카이라이프는 시청률조사기관 TNS미디어와 전국의 가입가구 가운데 5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11월말까지의 시청률을 분석해 17일 발표했다. 전체 채널가운데 1위는 MBC드라마넷이 차지했고,이어 KBS SKY드라마와 SBS위성드라마플러스가 각각 2·3위에 올랐다.4위는 애니메이션 채널 애니원TV가,5위는 영화채널 OCN이 차지했다. 장르별로는 드라마,영화,스포츠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영화채널로는 OCN에 이어 스카이초이스,캐치온,캐치온플러스,시네온이 2∼5위를 기록했다. 스포츠 장르에서는 KBS SKY SPORTS,SBS 위성스포츠,MBC ESPN 등 지상파 3사 계열이 1∼3위를 독식했고,SBS 골프 채널과 Sky 바둑 채널이 4·5위를 차지했다.생활정보에서는 낚시 채널인 FTV가 1위를,여행레저TV가 2위를 기록했다.교양 다큐멘터리 장르에서는 중앙방송의 Q채널과 히스토리 채널이 1·2위였고,홈쇼핑 채널 중에서는 CJ홈쇼핑이 가장 인기가 높았다. 이밖에 보도·경제는 YTN,음악은 m.net,오락 및 게임은 코미디TV,해외 채널은 디즈니채널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주 시청시간대는 오후 1∼4시와 오후 11시 이후로 나타났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조사결과 골프채널과 증권전문채널 선호도가 케이블방송 가입자보다 높았다.”면서 “가입가구 가운데 월소득 300만원 이상이 전체 54.4%로 고소득자가 많은 점이 채널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건강칼럼] 새는 수도꼭지

    세련된 중년 여자가 진료실로 들어섰다.날씬한 몸매에 교양까지 갖춰 한 눈에 ‘사모님’같아 보였다.이런 환자는 대개 의사에 대한 평가가 까다로워 의사도 자연 긴장하게 된다. 그의 말을 듣자.그는 얼마 전부터 몸매 관리를 위해 에어로빅댄스와 수영을 시작했다.매사에 적극적이어서 운동에도 재미를 붙일 즈음 문제가 생겼다.운동중 배에 조금만 힘을 줘도 소변이 새는 것이었다.회음부의 불쾌감은 그렇다 쳐도 수영장에서 자기 뒤를 따르며 연방 물을 먹어대는 젊은이에게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그 뿐인가.화장실로 부리나케 달려가는 와중에 소변이 속옷을 적시기 일쑤다.그렇다고 기저귀를 찰까.오랜만에 남편과 신혼 기분을 내보려 할 때도 주책없이 새는 소변 때문에 분위기 깨는 일이 다반사다.당장 생명을 위협받지는 않겠지만 이 때문에 사회생활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몸보다 마음이 먼저 늙는 것도 견디기 힘들다.더러는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얘기도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바로 요실금이다.원인은 요도의 밸브 역할을 하는 괄약근이 임신,출산,비만,여성호르몬 감소 등으로 약해지거나 요도 상부가 요생식근막 밖으로 밀려나 빚어지는 병증이다.특히 갑자기 복압을 증가시키는 재채기나 폭소,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계단을 올라갈 때면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이런 경우를 따로 복압성 요실금이라고 한다.40대 이상의 여성 50%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런 증상을 경험했다는 보고도 있다. 과거에는 이런 병증을 노화의 한 과정이라며 체념해 쉬쉬하고 지나쳤으나 요즘에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가벼운 경우에는 회음부 운동,전기자극 치료 등으로 증세를 완화시키거나 간단한 수술로 치료를 하기도 한다. 자고로 병은 자랑하라고 했다.아까운 인생,나이보다 마음을 먼저 병들게 하지 말고 새는 수도꼭지를 말끔히 손봐 중년 여성의 우울증을 떨쳐 버리자. 날 것같은 가벼움을 한번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보자. 김 영 철 선릉 힐비뇨기과 원장
  • “올해도 드라마 작가상 줄수 없다”방송작가협 “대부분 작품성 미달”

    “우리도 안타까워요.그래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드라마들이 계속 시청률 경쟁에만 매달리면 내년 드라마 작가상도 거를 수 밖에 없습니다.”(유호 한국방송작가협회 고문) 오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시상식이 열리는 제16회 한국방송작가상은 국내 유일의 순수 방송작가상이다.각색물이 아닌 순수창작물을 대상으로 드라마·교양·예능·특별상 등 4개부문에 걸쳐 시상한다.지난 89년 시작부터 전문적인 작가집단이 오직 작품성만을 기준으로 투명하게 심사하는 상이라 더욱 권위가 높다. 그러나 올해도 ‘드라마 작가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주인이 없다.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유호 협회 고문은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털어놓았다.“사실 2년이나 연속으로 드라마 작가상을 거르면 안 된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그래도 상 줄 만한 작품이 없는데 어쩌겠습니까.” 올해는 드라마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들인 SBS ‘올인’을 비롯해 유난히 대작과 문제작들이 많았던 해.왜 상을 줄 만한 작품이 없는 것일까. “시청률 등 양적인 요소로만 따지면 못 줄 것도 없습니다.그렇지만 우리까지 그럴 수는 없죠.” 그동안 ‘그대 그리고 나’‘은실이’‘덕이’‘서울의 달’등 작품성 높은 드라마들만 엄선해,상을 주어온 작가상을 그렇게 다룰 수 없었다는 것이 협회측의 입장이다.또 상을 줄 만한 작품들은 전부 수상 경력이 있는 노장 작가들의 작품인 것도 “한번 작가상을 받은 사람은 다시 받을 수 없다.”는 심사 기준에 걸렸다. 자신도 ‘덕이’로 수상 경력이 있는 이희우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지난해 제15회 드라마 작가상을 공석으로 결정하면서,“한국의 방송사들에 많이 바라지도 않는다.10개 중 3개만이라도 사회적 책임감을 갖는 드라마를 편성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올해는 당부도 지쳤는가.유호 심사위원장은 “우리가 너무 많이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이런 시청률 지상주의 추세로는 내년에도 드라마 작가상은 주인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제작진과 작가들이 방송사측의 시청률 압력에 너무 휘둘리지말고 자존심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철밥통’은 옛말/마포구 공무원들 면학 바람 6급 145명 자치행정 공부

    마포구(구청장 박홍섭) 공무원들의 면학 바람이 거세다.승진이나 인사상의 인센티브를 노린 ‘반짝 공부’가 아니라,지식과 교양을 쌓고 구정(區政) 발전을 위한 실무를 익히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구정의 허리역할을 맡은 6급 직원 145명은 지난 10월부터 매주 2차례에 걸쳐 6시간씩 ‘자치행정연수과정’에 참여하고 있다.이들은 행정법,전략분석기법,건축과 도시,마케팅 등 다양한 교과목을 수강 중이다. 구청 강당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자치구가 당면한 과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실무적인 내용들로 꾸며져 직원들의 호응도 높다.참가자들은 모두 평가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11일 수료식을 갖는다. 강희천 인사팀장은 “기획이나 건설,토목 등 현장부서에도 여직원들이 배치되고 있는 만큼 여성관리자 과정도 곧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국립한경대학교 야간대학 과정에 30여명의 직원을 위탁교육시키기로 하고 등록금 50%씩을 지원할 방침이다.방송통신대에 입학하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외국어,컴퓨터 공부와 공인중개사·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사설학원에 다니는 경우 월 5만원을 보조하는 등 전 직원들의 재교육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새롭게 출발하는 9급 직원 19명에 대해 3일간 강도높은 실무교육을 실시했는데,자치구에서는 전례없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박홍섭 구청장은 “본격적인 지방분권화를 맞아 다양한 행정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원 스스로 자기계발에 힘쓰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 책꽂이

    ●피카소와 함께 한 시간들(조르주 타바로 지음,강주헌 옮김,큰나무 펴냄) 공산주의자로서의 피카소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피카소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변함없는 충정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등을 돌린 공산당이었다.1953년 피카소는 공산당의 주문으로 스탈린의 초상화를 그린다.공산당 지도부는 피카소가 그린 초상화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이 초상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스탈린의 범죄가 폭로되고 옛 소련이 붕괴 조짐을 보일 때에도 당에 대한 피카소의 충절은 흔들리지 않았다.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공산당은 그에게 조국이었고 가족이었다.9500원. ●그안에 있는 것이 그안에 있다(잘랄 앗 딘 알 루미 지음,최준서 옮김,하늘아래 펴냄) 13세기 이슬람 최고의 신비주의자이자 시인인 저자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일화와 우화,격언 등을 담았다.루미는 이슬람의 신비주의 교단인 수피교의 학자이자 스승으로,수피교의 특징은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는 점.시 속에서, 노래 속에서, 춤 속에서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이 이슬람 교단 신도들은 음악 반주에 맞춰 오른발로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어 서양에서는 ‘빙글빙글 춤추는 데르비시(dervish,회교 금욕파의 수도사)들’로 불렸다.1만 2000원. ●인류학의 어머니 미드(조앤 마크 지음,강윤재 옮김,바다출판사 펴냄) 청소년기는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격정기인가.남녀의 성 역할의 차이는 본래의 생물학적 기질 차이인가.미국의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현대문명의 불모지인 오지에 직접 들어가 생활하며 인류의 행동양식을 연구했다.첫번째 연구지인 사모아에서는 사춘기 소녀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가정의 유연성,사회의 분위기에 따라 평화로운 사춘기를 보낼 수도 있음을 밝혔다.뉴기니에서는 여러 부족을 관찰해 각 문화의 성 역할의 차이는 남성과 여성의 선천적인 성적 차이보다는 사회구조에 적응하면서 학습되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8000원. ●거의 모든 것의 역사(빌 브라이슨 지음,이덕환 옮김,까치 펴냄) 은하나 태양계의 거대세계,양성자나 세포 등의 미시세계,다윈·아인슈타인 등 과학자들의 이론을 알기쉽게 설명한 과학교양서.현대 물리학의 기초를 이루는 열역학,양자론,상대성이론은 물론 소립자와 초끈이론,지구 판구조론 등도 소개한다.소행성과 혜성의 충돌,심해생물처럼 극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이후 과학분야 최고의 베스트 셀러.2만 3000원. ●사상으로 보는 일본 문화사(비토 마사히데 지음,엄석인 옮김,예문서원 펴냄)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일본문화의 형성과정을 일본 고유의 에토스에 초점을 맞춰 설명.도쿄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일본은 흔히 천황이라는 절대적 권력에 순종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메이지 유신 이후 시작된 서양화의 폐해이지 일본의 전통은 아니라고 주장한다.일본과 같은 공동체적 성격을 지닌 국가에서는 오히려 권력이 일부에 의해 독점될 수 없다는 것.1만원.
  • 책 / 창덕궁과 창경궁

    글 한영우 / 사진 김대벽 열화당·효형출판 펴냄 서울은 세계적으로 궁궐이 가장 많은 도시로 꼽힌다.대규모 정궁(正宮)만 해도 경복궁·창덕궁·창경궁·경희궁·경운궁(덕수궁) 등 다섯 곳이나 된다.특히 창덕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문화적 자부심을 드높여주고 있다.그러나 우리 역사학계의 궁궐사 연구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그동안 나온 왕궁 관련 책들은 대부분 건축사 전공자들이 쓴 것인 만큼 건축양식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세히 설명돼 있지만 역사적 맥락에서 궁궐을 다룬 책은 매우 드물다.‘창덕궁과 창경궁’(글 한영우,사진 김대벽)은 그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건축물로서의 궁궐’보다는 ‘역사의 무대로서의 궁궐’에 초점을 맞췄다. 한림대 한림과학원 특임교수인 저자는 새로 씌어져야 할 궁궐사의 첫 소재로 서울에 있는 5대 궁궐 가운데 창덕궁과 창경궁,그리고 그 후원을 택했다.일반적으로 조선의 정궁으로 알려진 경복궁이 아닌 창덕궁과 창경궁을 선택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무엇보다 창덕궁이 경복궁보다 10년뒤에 세워졌지만,실제로는 창덕궁이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정궁으로 이용된 곳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또한 경복궁이 궁궐로서 최고 권위를 지니고 있었지만 생활공간으로는 넓고 아름다운 후원을 갖춘 창덕궁과 창경궁이 더 선호됐다는 점,특히 창덕궁은 다른 궁궐에 비해 원형을 많이 보존하고 있다는 점도 그 한 이유다.창덕궁과 창경궁은 서로 다른 궁이지만 예전에는 두 궁을 가르는 담이 없었으며,창경궁은 창덕궁의 부속건물처럼 이용돼 두 궁을 합쳐 ‘동궐(東闕)’이라 부르기도 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1부는 창덕궁과 창경궁이 처음 세워진 이래 일제 강점기 궁궐의 본래 모습을 잃어버리기까지 파란만장한 역사를 왕조별로 살핀다.2부에서는 궁궐과 후원을 각각의 건물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동궐도’에 그려진 연경당과 현재 연경당의 위치와 모습이 다른 점에 대해 기존 학계의 해석과는 다른 주장을 펴 주목된다.‘동궐도’에 그려진 연경당은 실제로는 진장각(珍藏閣)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설이다. 그러나 저자는 ‘궁궐지’ 등의 기록을 토대로 이것이 진장각이 아니라 헌종 대 이후에 새로 지은 연경당이라고 결론짓는다.이 책은 미술출판의 명문 열화당과 인문교양서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온 효형출판이 각각 장점을 살려 공동 기획·편집·디자인·제작한 책이어서 또다른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4만원. 김종면기자
  • 편집자에게/ “당국은 고액과외 근절방안 강구를”

    -‘서울대생들 억대 불법과외’기사(대한매일 12월4일자 10면)를 읽고 지방 출신 대학원생으로서 과외로 용돈을 벌고 있다.지난 97년 대학에 들어온 이후 줄곧 과외로 용돈과 학비를 마련해 왔다.다른 아르바이트와는 달리 과외는 공부도 하면서 짧은 시간에 얇은 지갑을 채울 수 있는 나름대로 효율적인 아르바이트 수단이다. 물론 과외로 아무리 많이 번다고 해도 누가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법률적인 문제만 없다면 10억원,100억원을 번들 무슨 상관인가.그러나 이때 과외는 아르바이트가 아닌 전문 직업이,대학생은 가난한 고학생이 아닌 부유한 전문 강사가 된다.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도 대학가에서 고급 외제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대학생들을 심심찮게 본다.또 “누구는 강남에서 한달에 500만원 이상 번다.”는 말도 들린다.일부는 스타 강사까지 꿈꾸며 아예 전문적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과외 전선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이들은 기초 인문교양과 전문 지식을 쌓는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다.왜곡된 입시 제도에 편승,‘점수따기 기술’을 팔아먹는 장사꾼으로 전락할 뿐이다.또 대학가에서 빈부의 격차를 넓힐 가능성도 높다.과외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다만 과도한 수준의 과외는 지양돼야 한다.교육부나 시·도교육청 등 정부 당국은 고액 과외를 근절시켜야 한다. 이윤미 서강대 종교학과 석사과정
  • “대표경선 참여 부추겼는데 이번공연 남편 덕좀 볼까요”/민주당 조순형대표 부인 배우 김금지씨 연기생활 40주년기념 ‘선셋대로’ 막올려

    “대표 경선 전에는 부부가 함께 설친다는 비난을 우려해 일부러 공연 홍보를 안 했어요.그런데 경선이 끝나고 나니 모두들 배우가 아니라 정치가 아내에만 관심을 가지시니… 이젠 남편 덕 좀 볼까봐요.(웃음)” 중견 연극배우 김금지(61)씨가 연기 인생 40년을 맞아 기념공연을 마련했다.3일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막 올린 연극 ‘선셋 대로’(21일까지,02-747-4188)에서 여주인공 ‘노마’역을 맡아 2년만에 무대에 서고 있는 것이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영화로 유명한 ‘선셋 대로’는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여배우가 과거의 영화(榮華)와 환상에 사로잡혀 몰락해가는 이야기.‘구질구질한 역할’이어서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뮤지컬을 본 지인들이 ‘당신이 적역’이라며 적극 추천해 40주년 기념작으로 택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대표 경선 이후 남편인 조순형 신임대표 덕분에 덩달아 바빠졌다.여기저기서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 때문이었다.공연을 코앞에 둔 처지라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하는 이유를 농담 섞어 말했다.“이참에 내 공연이나 알리자는 생각에서…” ●“좋아하는 일 평생 했으니 후회없어요” 국립극단 연기연수생 1기 출신인 그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어미’ ‘타이피스트’ 등 숱한 작품에서 주역으로 명성을 날렸다.3년 전 자신의 이름을 건 ‘극단 김금지’를 창단했고,지난 3월까지 연극배우협회장으로 활동했다.그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일까.“내가 좋아하고,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평생 하고 있으니 정말 행복한 삶이지요.배우로서 하고 싶은 역할은 웬만큼 다해봤고,유명해질 만큼 유명해졌으니 후회는 없어요.” 그래도 아직 무대에 설 때면 떨리기는 마찬가지란다.“연습할 때가 제일 행복해요.대사 한줄을 놓고 어떻게 표현할지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그것 역시 제겐 즐거움입니다.막상 공연이 시작되면 갇힌 느낌이 들어서 ‘언제 끝나나.’ 그 생각만 해요.” 조 대표도 김씨의 이런 심정을 잘 헤아리기 때문에 공연을 자주 보지는 않는다.대신 분장실에 들러 꽃다발을 전하는 배려는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정치 名家' 답게 아들도 정치에 뜻 자연스레 조 대표의 얘기로 화제가 옮겨졌다.그는 “내가 경선에 나가라고 부추겼는데 내심 떨어지면 어떡하나 가슴을 졸였다.”면서 “당선이 결정되는 순간 너무 기뻤다.”고 회상했다.바른말 잘하기로 유명한 조 대표지만 집에선 오히려 자신이 쓴소리를 전담한다며 웃었다.김씨에게 한눈에 반한 조 대표의 열렬한 구애로 5년 연애끝에 결혼한 두 사람은 소문난 잉꼬부부이다.중책을 맡은 남편이 가정에 소홀할까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자 “지금까지 한번도 정치에 남편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의 집안은 널리 알려진 대로 정치 명가(名家)이다.조병옥 박사가 조 대표의 아버지이고,국회부의장을 지낸 고 조윤형씨가 그의 형이다.현재 한양대 연극영화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들 성덕씨도 정치에 뜻을 두고 있다고 김씨는 전했다.기업체에 근무하다가 뒤늦게 정치에 입문한 아버지처럼 당분간은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고 난 뒤 정치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한다.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딸 소영씨는 희곡을 쓰고 있다. 이날 첫 공연에선 연극학을 교양과목으로 수강하는 중앙대 학생 등을 포함해 관람객이 150석을 꽉 채웠으나 정치인들은 물론 정치권에서 보낸 화환도 눈에 띄지 않았다.김씨는 예전과 다름없이 공연을 마쳤으며,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과 함께 중앙대생들과 대선배로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순녀기자 coral@
  • 대입 특집 / 방송통신대학교

    졸업장이나 학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배움에 열의를 지닌 신입생을 뽑는다.1972년 국내 처음으로 원격교육을 통해 대학교육을 실현한 방송대는 2001년 9월 국립 사이버대학원을 개원했다.모집인원은 인문과학·사회과학·자연과학·교육과학부 등 모두 4개 학부에서 8만 6400명.올해는 관광학과와 문화교양학과가 신설됐다.특별전형에서는 국가유공자와 특수교육대상자,북한귀순동포를 각 학과 모집 인원의 1% 이내에서 선발한다. 방송대 전형은 무시험 전형이다.고교 졸업자나 고졸 검정고시 학력자라면 누구나 신입생이 될 수 있다.고교 성적이나 수능 성적으로만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학비 부담도 거의 없다.등록금은 한 학기에 25만원 안팎으로 일반 대학의 15분의 1,사이버대학의 5분의 1에 불과하다.내년 1학기부터는 ‘등록금 차등납부제’를 도입,일부 과목만 수강하는 학생들이 등록금 전액을 내야 했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캠퍼스는 전국에 걸쳐 14개 지역대학에 35개 시·군 학습관을 갖추고 있으며,서울에만 4개의 캠퍼스가있다. 첨단 원격교육 매체도 돋보인다.학생들은 출석하지 않고도 어디에서나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방송대 위성TV인 OUN을 비롯,라디오 방송강의,방송강의 LOD(Learning On Demand)시스템,쌍방향 원격영상강의시스템,e-북(book) 등은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방송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학벌이 아닌, 평생교육을 위한 대학이라는 점이다.2000년 3월 평생교육법이 시행된 이후 입학생들의 분포는 점차 나이,성별,직장의 벽을 뛰어넘는 추세다.특히 주부의 비율이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공주(공부하는 주부)’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했다. 질높은 원격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위상은 최근 학사졸업자와 이른바 명문대 졸업생들의 편입학으로 입증되고 있다.지원자 가운데 학사 편입자가 이미 2만명을 넘어섰으며,학사 학위 소지자의 입학도 증가추세다. 이같은 인기는 대학원 경쟁률에서도 나타난다.올해 1학기 대학원 평균 경쟁률은 5.4대 1을 기록했다.지난 6월 중앙인사위원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공직 인사실태 결과에서도 54개 중앙행정기관 4급 이상 공무원 7766명 가운데 방송대 출신자가 964명으로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평생교육기관으로 조사됐다.
  • 대입 특집 / 덕성여자대학교

    ‘나’‘다’군으로 분할모집한다.‘나’군 일반전형은 유아교육과·약학부·예술학부에서 94명을,‘다’군 일반전형 전 모집단위에서는 784명을,‘다’군 수능 특정영역 우수자전형에서는 36명을 뽑는다.‘다’군 농어촌 학생과 실업계고교 출신자 전형에서는 정원 외로 38명씩을 모집한다. 일반전형에서 인문·자연계열은 논술이나 면접 없이 수능 성적과 학생부를 각 60%,40%씩 반영한다.예체능계열은 수능 40%,학생부 30%,실기고사 성적 30%를 반영한다.수능 성적은 5개 영역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한다.학생부는 교과영역 90%,비교과영역 10%를 활용한다. 수능 특정영역 우수자 전형은 모집단위별로 요구하는 수능 영역 1등급의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으며,수능 5개 영역의 변환표준점수 100%로 전형한다. 어문학부는 언어 1등급,영문학과는 외국어 1등급,사회과학부는 사탐 1등급,자연과학부는 수리나 과탐 1등급이다.정원 외로 실시하는 실업계고교 출신자 전형은 실업계 고교에서 이수한 전공과 같은 계열에 지원해야 한다. 학생부는 인문·사회계,자연계,의상·예체능의 경우,교과성적 90%·출결상황 5%·봉사활동 5%를 반영한다.학년별 성적은 1학년 20%,2학년 30%,3학년 50%씩 활용한다.학생부 교과목 반영은 인문계 국어·영어,자연계 수학·과학,예능계 국어·사회 등 대학이 지정한다. 덕성여대는 지난 96년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개혁우수대학에 선정된 것을 비롯,98년 대학종합평가에서 재정·경영 분야 최우수대학에 뽑혔다.교육·연구·사회봉사·시설·설비 및 대학원 영역에서도 우수대학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2001년에는 교육부의 일반대학 교육과 평가 결과,유아교육과가 전국 1위에 올랐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학문 분야별 평가에서도 디자인 분야 최우수,교양교육 분야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 메트로 플러스 / 문화교양강좌 수강생 발표회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다음달 5일 오후 2시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포크기타,하모니카,에어로빅,스포츠댄스,요가,검도 등 구 문화교양강좌 수강생과 가족 등 700명이 참가하는 ‘건강·음악강좌 종합발표회’를 갖는다.2289-1414.
  • 대입특집 /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는 ‘가’‘나’군으로,경주캠퍼스는 ‘가’‘다’군으로 분할모집한다.문과대,이과대,공과대,정보산업대,예술대 등 전공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학부는 학과제로 선발한다.서울캠퍼스는 1984명,경주캠퍼스는 1387명을 뽑는다.계열별 교차지원은 모든 전형에서 가능하다.단 서울캠퍼스 이과대,공과대,수학교육과와 예체능 계열로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교차지원할 수 없다.교차지원에 따른 가감점은 없지만 경주캠퍼스는 동일계열 지원자에게 수능 총점의 1%의 가산점을 준다. 수능 성적은 서울캠퍼스 인문·예체능 계열의 경우 언어·수리·사탐·외국어(영어) 영역을,자연계열은 언어·수리·과탐·외국어(영어) 영역을 반영한다.경주캠퍼스는 수능 5개 영역 총점을 적용하며,변환표준점수를 공통으로 쓴다. 학생부는 매 학기별로 각 교과당 가장 우수한 교과목의 평어를 활용한다.인문계와 예체능계의 경우 국어,사회,외국어 교과영역을,자연계는 국어,수학·과학,외국어 교과영역을 반영한다.예체능계는 음악,미술,체육이 사회교과목에 포함된다.서울캠퍼스 ‘가’군은 수능 100%로 선발하며,‘나’군 주간 인문계열은 수능 57%,학생부 40%,논술 3%씩 반영한다.자연계열과 야간 인문·자연계열은 수능과 학생부 각 60%,40%로 선발한다. 논술은 서울캠퍼스 ‘나’군 영화영상을 포함한 주간 인문계열에서만 실시한다.문제는 통합교과형으로 자료제시에 의한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한다.고교 교과서를 기초로 교양서적과 고전 등을 참고해 출제하며,제시문은 영어 지문 1개를 포함해 3개의 지문이 제시된다.시간은 120분이다.원서는 12월 10∼15일 인터넷으로만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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