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교실 불신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 가권지수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 공직부패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 열린공간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 권력 재편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4
  • ‘7차과정’ 첫 시험…고교·학원 수능 전략

    ‘7차과정’ 첫 시험…고교·학원 수능 전략

    2005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일이 다가오고 있다.수험생으로서는 시험에 대비해 나름대로 득점 전략을 손질해야 할 시기다.그러나 올해는 예년과는 다르다.7차 교육과정이 시행된 이후 첫 시험이어서 모든 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출제의 출발선이 되는 교과서가 바뀌었고,출제 기준도 통합교과 방식에서 심화학습 과정 측정방식으로 달라졌다.여기에 교육방송(EBS) 수능강의라는 변수가 보태졌다.출제 당국이 수능방송에서의 출제를 공언하는 마당에 방송교재의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2학기 개학에 맞춰 일선에서 수험생을 지도하는 서울 경복고교,재학생과 재수생 대상의 학원,그리고 입시컨설팅 기관의 ‘수능 전략’을 알아보았다. ■ 경복고등학교 경복고교는 2학기 개학과 함께 각 과목별로 본격적인 실전 연습에 들어갔다.참고서나 문제집을 선정해 출제될 만한 문제를 풀면서 1학기까지 마친 교과서를 다시 한번 정리하는 한편 수능 감각을 높인다는 것이다.과목별로 차이는 조금 있지만 대체로 교육방송(EBS) 수능방송 교재를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에는 언어·수리·외국어 그리고 계열별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각각 1시간씩 모두 하루에 5시간 수능방송 교재를 교과서로 삼아 체계적인 특강을 실시했다.반 편성도 학생들의 학력 수준에 따라 나누고 방송교재도 수준별로 구분해 채택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촉발시키는 한편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번째 수능전략의 포인트는 방과후 보충수업이다.요일별로 과목을 배정해 강도높은 수업을 진행한다.월·수·금요일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을 차례로 배정해 일률적으로 수업을 한다. 그리고 화요일과 목요일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15개 선택과목 강좌를 교실별로 마련해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과목을 찾아가 수업을 받도록 한다. 1학기에 시행했던 수준별 보충수업을 2학기엔 바꿨다.1학기가 실력의 기초를 다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일정 수준의 학력을 익혀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1학기에는 성적 수준과 계열별로 요일마다 나누어 28개 강좌를 마련,학생들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보충수업을 받도록 했다.언어영역을 예로 들면 중급과정의 기초실력 양성반,산문분야 집중강의반,산문 및 명문 강독반 등으로 나누어 운영했다.말하자면 사설학원의 단과반처럼 다양한 강좌를 열어 학생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수능 지도에서 세번째로 관심을 두고 있는 포인트는 교과서다.교과과정이 새롭게 바뀐 상황에서는 뭐니뭐니해도 교과서가 시험 출제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성덕현 교무기획부장은 “수능 문제가 교과서를 벗어나 출제됐을 경우 학생들의 학교 수업에 대한 불신이 증폭될 것이기 때문에 수능 시험은 교과서를 준거로 문제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영일교육컨설팅 ‘김영일교육컨설팅’은 최근 2학기 개학에 맞춰 영역별로 ‘수능 마무리 전략 설명회’를 열었다.한마디로 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바뀐 교과서에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언어영역은 교과서가 바뀌고 처음 치르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교과서 지침에 따라 출제 로드맵이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따라서 교과서의 알아두기와 학습목표,활동목표 등을 챙겨 공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또 언어영역의 점수가 120점에서 100점으로 조정되면서 변별력을 높이는 쪽으로 문제가 출제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이고 예년에 3문항 정도 출제되던 고난도 문제가 5문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문법 문제가 늘어나고,수험 여건이 크게 바뀌어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이며,수험생은 그만큼 어려워 할 가능성이 있다. 수리영역은 시험범위가 완전히 달라진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시험범위가 고교 2∼3학년에서 공부한 심화과정으로 좁혀지면서 응용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될 전망이다.따라서 적응력을 키우는 지속적인 훈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상위권 학생은 문제를 파악하는 훈련,즉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출제자 의도를 적확하게 읽어내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중위권은 항목별로 문제를 유형화해서 쉬운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단계별 학습법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하위권이라도 수리영역을 포기하면 안 된다며 교과서만 완전히 이해한다면 기본점수는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 수능에서는 외국어 영역이 고득점 여부를 가름하는 방향타가 될 것이라는 게 ‘김영일교육컨설팅’의 전망이다.출제 범위가 역시 심화단계인 2∼3학년 과정으로 좁혀지면서 당장 출제 단어가 1700개서 2500개로 늘어난다.지문이 길어지고 단서를 여러 곳에 만들어 두는 경향이다.듣기평가도 대화 속도가 빨라지고 양이 많아지고 있다.긴 지문에 익숙해지는 학습과 함께 읽거나 들은 내용을 40초 정도는 기억할 수 있도록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을 꾸준히 반복해야 한다. ■ 재학생 대상 ‘정보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수험지도를 하는 서울 강남의 명문 정보학원 역시 올 수능이 수험생에게 어렵게 느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출제범위가 2∼3학년에서 공부한 내용으로 좁혀지면 자연스레 문제가 어려워진다는 것.실제로 6월의 모의수능 문제를 분석해 보니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언어영역의 경우 예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눈에 많이 띈다고 했다.외국어 영역에서는 지문 내용도 어렵고 양이 늘어났다.그러므로 수능에서 출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 완벽하게 풀어내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다.예전엔 문제를 풀 줄 몰라도 이른바 수능감각으로 정답을 찾을 수 있었지만,올 시험에선 정확한 학습능력을 갖춰야 비로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때문에 학생들이 다양한 문제풀이법을 경험할 수 있게끔 같은 과목의 강사를 분기별로 바꾸어 강의하도록 했다. 정보학원의 커리큘럼은 종합반과 단과반으로 짜여 있다.종합반은 매주 3일,하루에 4시간씩 언어·수리·외국어 영역만 반복적으로 강의한다.일주일에 월·수·금요일 혹은 화·목·토요일을 골라 종합반에서 공부하고 다른 요일엔 단과반에서 선택과목이나 논술,개인적으로 부족한 과목을 골라 공부토록 한다는 것이다. 여름방학이나 연휴는 선택과목이나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기회로 요긴하게 활용된다.올 여름에도 선택과목과 논술을 대상으로 특강을 운영했다.이번 추석 연휴에도 선택과목 특강을 마련해 학생들이 총정리하는 기회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3학년 2학기가 되면 상위권 학급의 경우 과목을 막론하고 고난도의 실전 수능문제를 다루기 시작한다. 서울 강남 일대의 상위권 학생이라면 이미 1학년 때 수능 관련 교과서 과정은 모두 끝낸다.2학년 때는 수능에 대비해 유형별 문제를 다루는 심화과정을 마무리한다.3학년에 진급해 고난도 문제풀이를 시작한 뒤 2학기가 되면 그동안 틀렸거나 어려웠던 분야의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심층 분석하는 과정을 공부한다. ■ 재수생 대상 ‘대성학원’ 재수생을 지도하는 대성학원은 예년보다 수준을 한단계 높여 가르치고 있다.올해 수능이 어느 영역을 불문하고 예년에 비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문제 자체가 어렵지 않더라도 교육과정이 바뀌어 새로운 형태의 문제가 출제될 것이고 결국 수험생들에겐 어렵게 느껴질 것이라고 본다. 언어영역의 경우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의 출제가 눈에 뜨일 것이라고 했다.외국어영역은 지문의 내용이 깊어지고 양이 느는 것에 대비하고 있다. 교육방송(EBS) 수능방송은 여느 교재에도 모두 실려 있는 내용이기에 특별히 비중을 두지 않는다. 선택과목,즉 사회탐구나 과학탐구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시험 당일까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공부토록 독려할 것이라고 한다.매주 2시간씩 배정하던 논술을 2학기에서 뺀 것을 제외하면 1학기 시간표를 수능 때까지 그대로 가져간다.논술 대신 언어영역을 그만큼 강화해서 가르친다. 인문계는 1주일에 언어·외국어·수리 영역 각 6시간,제2외국어 2시간,그리고 사회탐구 4과목에 3시간씩을 배정했다.자연계는 언어·외국어 영역 각 6시간,수리영역 8시간 그리고 과학탐구 4과목을 3시간씩 강의한다. 수능전략은,강사진이 지난 6월의 모의수능을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 마련했다.지금까지 모의수능의 출제 경향이 그대로 실제 수능 출제에 반영되던 경험칙을 근거로 했다.대성학원은 오는 16일의 2차 모의수능 또한 면밀히 분석해 최종 수험지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학원측은,해마다 강세를 보이던 재수생의 학력이 올해에는 뒤떨어진다는 일부의 추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자체 모의고사 성적 등을 분석해 보면 오히려 더 우수한 편이라는 것. 한편에서는 이번 수능이 7차 교육과정에서 출제되는 부담을 피해 지난해 입시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대학에 입학했을 것이고 따라서 올해는 ‘재수생 강세’가 수그러질 것이라고 분석해왔다. 정인학 교육 대기자 chung@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NGO 플러스]

    ●범국민 에너지절약운동 전개 전국 265개 환경·소비자·여성 단체로 구성된 에너지시민연대는 가정내 절전을 유도하기 위한 범국민 ‘에너지 스마일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에너지 스마일 운동은 국제적인 유가폭등으로 경제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절약을 위한 100만가구 참여운동 ▲청와대내 재생 에너지시설 설치 ▲에너지의 날 지정운동 등을 펼친다.에너지 스마일 운동은 생활 속에서 실천이 가능한 이벤트를 실시,100만가구를 동참시키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매월 모범적으로 절전을 실천한 3가구를 선정,친환경 무공해 세탁기를 증정하고,2000가구에는 자동 전기차단장치인 멀티 탭,5000가구에는 손수건 등을 제공한다.100만가구 운동에 참여하려면 인터넷(www.100.or.kr)으로 신청하면 된다. ●‘수돗물관리 시민회의’ 발족 환경운동연합·환경과 공해연구소·시민환경연구소·의사협회·YMCA 등은 최근 ‘수돗물시민회의’를 발족했다.수돗물에 대한 전문검사와 객관적인 정보제공을 통해 시민들의 수도행정 참여를 유도해 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시민회의는 연세대 신동천 환경공해연구소장을 비롯, 서울대 윤제용(응용화학부)·조수헌(예방의학교실) 교수,고려대 최승일(환경시스템공학) 교수 등 환경·의학분야 전문가로 구성됐다.수돗물 시민회의는 공급자 위주의 행정으로 수돗물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관리체제의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시민단체 활동에 대해 환경부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은 수돗물 불신해소를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내심 긴장하고 있다.˝
  • [씨줄날줄] 동영상 고발/신연숙 논설위원

    18세기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벤담은 수천명의 죄수들을 원형 건물에 가둬놓고 한 가운데 높은 곳의 간수가 이들을 감시하며 교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감옥을 제안하였다.‘파놉티콘’이라 불리는 이 원형 감옥의 특징은 간수는 죄수를 볼 수 있되 죄수는 간수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이른바 ‘빅 브러더’에 의한 일방적 감시의 위협은 현대사회 들어 ‘정보감옥’이란 현실적 우려로 되살아난다.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일거수일투족이 누군가에 의해 기록되며 촬영되는 사회.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이런 그림에 새로운 전망을 비춰 준 것은 정보기술의 발달이다.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다수의 개인이 소수의 권력자를 밀착 감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개인과 권력이 서로(syn)를 감시하는 이른바 시놉티콘.권력자들이 사이버공간에서 얼마나 적나라하게 해부되고 있는지는 우리가 오늘도 목도하고 있는 그대로다. 지금까지 시놉티콘의 결정적 기술은 카메라폰인 듯하다.권력자,개인을 가릴 것 없이 누구라도 비춰대는 카메라폰은 산업과 문화,사회까지 바꿀 기세다.여성의 치맛자락을 쫓아 다니는 엿보기 촬영에서부터 자동차 사고때 증거 확보 목적의 촬영 등의 카메라폰과 관련된 일화들은 오래된 얘기다.요즘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약속을 할 때 카메라폰부터 꺼내든다고 한다.4·15 총선 관리 당국은 카메라폰 부정선거 고발에 거액의 포상금까지 내걸어 선(選)파라치시대까지 열었다.상호감시의 일상화라고나 할까. 그러나 시놉티콘 사회 역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듯하다.최근 교장의 자살까지 부른 중학교 따돌림 동영상,여자고등학교 교사의 주먹질 동영상의 인터넷 유포는 교실 폭력의 심각한 문제와 함께 교육 현장까지 감시의 대상이 된 심각한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학생에 대한 교사의 체벌은 최후의 예외적 상황이 아니면 용납될 수 없으며 촬영된 영상은 학부모들의 걱정을 사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이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그러나 교사에 카메라폰을 들이대고 인터넷에까지 유포시키는 시선의 저변에 있는 것은 역시 사회와 인간에 대한 불신이라는 씁쓸한 사실이 남는다.어쨌든 감시의 일상화는 신성한 교육 현장에까지 파고들었다.우리가 찬양하는 정보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방과후 학교서 학원강의 듣는다/수원시 강사수당등 전액지원 추진

    경기도 수원시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학교내에서 학원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30일 시가 마련한 교육기관 지원사업계획에 따르면 시 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학교별로 3∼4개 교실을 일반학원 강의실과 비슷하게 리모델링한 후 정규수업 시간 이후 지원자를 대상으로 학원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강사는 학교운영위원회 및 전교조와 협의를 통해 현직교사와 학원강사·교사출신 학부모와 원어민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강사들은 외국어 또는 수리탐구영역과 한문 등 특정과목을 중심으로 집중교육을 실시한다. 교육기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리모델링 비용과 강사수당 등은 시가 전액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구별로 2∼3개 학교를 선정,시범 운영하고 효과가 좋으면 전체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큰 부담을 느끼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학원을 학교로 옮기는 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사업이 정착될 경우 공교육에 대한 불신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 기고 / 교단갈등 해소책이 시급하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가 화두다.그런데 도무지 그 길과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노무현 대통령은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를 개조하고,우리의 사고와 행동양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두 주요 재벌 회장들도 ‘천재를 길러야 한다.’‘훌륭한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 사람의 주장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새로운 동력을 찾지 않으면 더이상 나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동력이 바로 사람이고 교육이다.그래서 교육개혁이 이 시대의 또 다른 화두다.급하다.급하지만 실을 바늘허리에 매어 바느질할 수는 없다.교육위기에 대한 진단이 정확해야 하고 교육개혁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교육개혁을 추진할 교육혁신위원회는 신자유주의니 사회민주주의니 하는 어설픈 이념 공방이나 탁상공론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개혁강박증이나 어른들의 논리에 매몰되어서도 안 된다.무엇보다 교육의 중심에 있는 학생들의 시각으로 교육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대학 1학년인 한 학생의 ‘12년간의 초·중등교육에 대한 소회’는 이러했다.“초등학교 5학년 담임선생님에 대한 좋은 기억 외에 12년 동안의 학창시절은 나에게 어떤 특별한 의미도 없다.‘학생’이라는 신분은 좋았지만 ‘학교’라는 공간에는 거부감마저 들었다.이름뿐인 상담실,공부 외에는 접촉이 없는 선생님,경쟁자로 서로를 인식해야 하는 친구들,커다란 학교 좁은 교실 안의 터질 듯한 불만은 대학입시 아래 침묵해야만 했다.고교 시절로 돌아가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말할 것이다.‘자퇴서를 쓰고 당당히 걸어 나와 나의 개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기억이 이 학생만의 특별한 경험이나 생각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어른들은 꽤 열심히 교육시킨다고 애썼는데 학생들은 다른 세상에 있었나 보다.그렇다.그들이 머무른 교실에는 최첨단 컴퓨터도,빔 프로젝트도 있지만 거기에는 미래의 꿈과 각자의 개성이 없었고,학생들도 함께 있었다거나 공동체가 아니었다. 과거형 교실을 해체하지 않았고,미래형 학교를 창조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교육 붕괴’가 온 것이다.교육위기의 실체는 ‘학교에 대한 신뢰와 교사에 대한 존경 그리고 학생들의 학습 의욕’저하다.따라서 교육개혁의 목표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 있고 유익한 ‘배움의 공동체’로 재구축해 주는 것이다.공생의 원리를 배우는 장,문제해결 능력과 적응력을 높이는 장,‘나의 미래’와 ‘넓은 세상’을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교육개혁은 거창한 구호와 근사한 이론에서 출발했다.그래서 불안했다.국민의 지지를 얻기보다 학교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경우가 더 많았다.교육개혁은 학교개혁이고,교실개혁이며,수업혁신이다.교육개혁의 시작과 완성은 교사의 수업 혁신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실천에 달려 있다. 교육개혁을 위한 모든 제도 개선과 법령 정비,예산 편성과 여건 조성은 교사의 수업혁신에 맞추어야 하고 교과서 정책,교원 정책,교육과정 정책,교육자치 정책 등도 이 궤도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그런데 교육개혁의 최대 장애물이 있다.교육공동체간의 상호 불신과 반목이고,그중에서도 교단의 갈등과 대립이다. 교원 집단들이 서로 반목하고 분열하여 동료의식이 결여되면 교사에 의한 자주적인 교육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고,아무리 좋은 교육개혁 프로그램도 현장 착근이 불가능하다.교원단체들간의 갈등은 교무실 내의 갈등으로 이어지고,학교내의 분열이 고착화하면 학교개혁은 불가능하다. 최근 정부와 교원단체,시민단체간의 물고물리며 이어지는 고소·고발 사건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교무실 붕괴’가 ‘학교 붕괴’로 이어지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더욱이 교사들간의 이해나 의견이 상충되거나 대립할 때 무시되고 방치되는 것이 학생의 목소리와 수업권이다.교단의 갈등이 하루빨리 해소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정부의 교단갈등 해소 대책은 교육개혁 성공의 전제조건이자 필수조건이다.이것부터 서둘러야 한다. 학교는 어른들의 각축장이 아니라 학생들의 경연장이다.‘한 명의 뛰어난 천재’‘10명의 유능한 CEO’,그리고 그들과 조화를 이룰 ‘99명의 성실한 일꾼’을 모두 길러내는 교사의 전문성과 책무성이 또한이 시대의 화두다. 남승희 명지전문대교수 명예논설위원
  • 독자의 소리 / 불법찬조금 모금 강력 처벌을 외

    불법찬조금 모금 강력 처벌을 최근 서울시내 10여개교가 불법찬조금을 징수했다는 소식은 안타깝기 그지없다.학교는 엄연히 학교예산으로 운영되어야 함에도 학부모들에게 손을 내밀어 회식비로 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학교예산이 넉넉하지는 않으리라 본다.그렇다면 자식을 학교에 맡긴 볼모로 학부모들에게 찬조금을 강요한다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용도와 명분이 없는 상태에서 학급별로 금액을 할당하거나 강제성을 띠는 무리를 하니 말썽이 나고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불신과 불만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학교나 교실의 환경이 지나치게 열악하거나 당장 반드시 필요한 시설과 비품구입이라면 몰라도 다른 용도라면 결코 거두어서는 안 된다. 이런 불법찬조금을 징수한 학교는 강력하게 학교장과 관계자를 문책해야 할 것이다. 장삼동(sdjang0326@hanmail.net) 위인을 모독하는 방송사 퀴즈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어 만화와 어린이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한 케이블 방송을 자주 본다.한번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역사위인을 맞히는 퀴즈가 나왔다.1919년 만세운동 당시 18세 소녀의 어린 나이로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위인은 누구인가라는 문제였다. 그런데 객관식으로 나열된 이름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유관순 열사를 제외한 다른 보기는 다름 아닌 연예인들이었다.너무 경박하고,자칫 애국선열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시청률과 유료퀴즈 수입을 위해 위인을 희화화하는 안이한 제작태도는 적어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사라면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선미 (malaka90@yahoo.co.kr)
  • [사설] 교직사회 분열을 우려한다

    요즘 아이들 학교 보내기가 두렵다.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자살 사건을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는 선생님들을 배울까 겁난다.교장 선생님과 일반 선생님,그리고 교원 단체끼리 편을 갈라 ‘맞고함’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 볼썽사납다.어린 학생들이 행여 선생님의 편 가르기를 알아챌까봐 조마조마해진다.기회만 있으면 교육계를 걱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학교의 학습권을 사설 학원에 넘겨 주더니 생활 지도권마저 포기하려는 것 같아 분노가 치민다.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 협의회를 비롯,최대의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은 보성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사건이 전교조의 월권 행위에서 비롯됐다며 진상 조사와 함께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교장 협의회나 한국교총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서 주도권을 휘둘러온 전교조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확실히 전교조의 월권 행위는 잦았다.이른바 ‘평화 수업’도 그렇다.옳고 그름을 떠나 그 자체가 잘못됐다.교사는 교과서에 따라 수업을 하도록 되어 있다.교과과정을 벗어난 수업은 안된다.전교조는 교육 민주화를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 가야 한다. 교육계의 분열상이 심상치 않다.골이 깊다.서로 불신하고 영향력 키우기 경쟁이 지나치다.학생에게 편가르기나 가르쳐서는 안 된다.교실 붕괴에 이은 교단 붕괴 과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일부에선 학교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교육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교육 행정이 중심을 잃었기 때문이다.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교육부는 당장 현지에 관계자를 보내 진상 파악에 나서라.문제가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원칙대로 처리하라.교육계의 분란을 잠재우고 교육 정상화의 구름판을 마련해야 한다.
  • ‘17년전 악몽’ 화성 연쇄살인사건 / 그곳은 아직도 떨고 있다

    장기미제사건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심리적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폐해가 심각하다.강력 사건의 범인은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회적 인식을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80,90년대 미궁에 빠진 대표적 강력사건인 화성연쇄살인과 이형호군 유괴피살의 ‘사건 이후’를 점검하고,사회적 예방책과 치유방안을 진단해 본다. 화성은 아직도 떨고 있다.86년 9월부터 91년 4월까지 살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부녀자 10명이 잔혹하게 살해된 경기도 화성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극심하다.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살인마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밤이면 공포에 휩싸인다.유족들의 가슴 속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앙금처럼 남아 있다. ●시효없는 유족들의 고통 “범인 잡는 공소시효는 지났다지만 딸을 잃은 마음의 생채기에 시효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8일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 사는 할머니 김모(76)씨는 아들 이모(52)씨와 함께 집 앞 공터에서 수십장의 빛바랜사진과 옷가지를 태우며 울먹이고 있었다.회한이 서린 집을 부수고 새로 집을 짓기 위해 공사를 하다 발견한 딸의 흔적이었다.사진 속에서는 86년 12월 밤에 귀가하다 처참히 살해된 김씨의 딸(당시 23세)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딸을 잃은 후유증으로 하루하루를 심장약으로 버티고 있다는 김씨는 “죽을날이 가까워 이젠 가슴속의 딸을 그만 놓아주기로 했다.”면서 “딸한테 가기 전에 범인이 잡히는 모습을 꼭 봐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아들 이씨는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동생의 사진과 유품을 버렸는데,어머니가 일부를 17년 동안 몰래 간직하고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해 인근 태안읍에서 딸 권모(당시 25세)씨를 잃은 소모(72·여)씨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10년전 화성을 떠나 경기 평택시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소씨는 “지금도 고향인 ‘화성’ 얘기만 들으면 가슴이 떨려 밤잠을 설친다.”면서 “이사한 뒤에는 딸의 유골이 뿌려진 고향 근처엔 가지도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여전히 불안한 주민들 모두 5명의피해자가 발생했던 태안읍 일대는 최근 택지개발 붐으로 사건 현장이 거의 다 아파트건설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동네 어귀에서 만난 주민 김모(42·여)씨는 “아직도 불안과 공포는 여전해 밤에는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그는 지금도 전화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순찰대 번호로 자동 연결되도록 단축 다이얼을 지정해 놓고 있다. 두 명의 여학생이 희생된 태안읍 A중학교에서도 어두운 흔적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노초록(15)양은 “가끔 친구들끼리 17년전 희생당한 선배들이 공부하던 교실과 책상을 가리키며 ‘우리도 혹시 비슷한 피해를 입지 않을까.’라며 수군거린다.”면서 “선생님들도 틈만 나면 어두워지기 전에 귀가하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귀가용 렌터카와 상담소에도 주민 발길 잇따라 어둠이 밀려오자 화성 일대에는 자체 조직한 ‘민간 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승합차를 타고 학교 주변이나 농지 등 우범지역을 순찰했다.정남면 자율방범대 윤태준(45·사업) 대장은 “으슥한 산길과 가로등이 없는 취약지역이 많아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면서 “부족한 경찰 인원으로는 서울보다 넓은 화성지역을 순찰할 수 없어 주민이 스스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심야 귀가용 렌터카’가 속속 눈에 띄었다. 박모(36·여)씨는 “밤 11시가 넘으면 버스는 물론 택시도 끊기기 때문에 자가용이 없는 주민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지난 99년 주민들의 요구로 도입된 렌터카는 갈수록 수요가 늘어 당초 57대에서 257대로 급증했다. 2001년 6월부터 민간 자원봉사자 12명이 꾸리고 있는 ‘화성시 가정상담소’ 진인문(50) 소장은 “주민들이 유사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잠재적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30여명의 주민이 상담을 신청,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화성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 ■사건 개요·수사 상황 ‘얼굴없는 살인마’는 화성지역의 인적이 드문 논바닥과 야산 등지에서 10대 여중생에서부터 70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처참하게 살해했다. 88년과 90년,91년 발생한 7,9,10차 사건을 빼고는 살인사건 공소시효인 15년을 모두 넘겼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은 범인이 잡혀도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는 없지만,주민의 불안감을 씻고 나머지 사건들의 해결 열쇠를 찾기 위해 수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최근에는 화성사건을 소재로 삼은 영화나 소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의 진실은 베일에 가려 있고,유가족의 가슴에 맺힌 한도 풀리지 않고 있다.경찰은 희생자들이 ▲성폭행당한 뒤 목이 졸렸고 ▲두 손이 뒤로 묶였으며 ▲희생자의 옷으로 재갈이 물렸고 ▲흉기로 시체가 모독을 당했다는 공통점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왔다.범인이 검거된 8차사건 등 일부는 모방사건으로 추정하지만,대부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동원된 경찰만 연인원 180만명이 넘는다.1만 8000여명이 증인·참고인·용의자 등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지문과 유전자 감식 의뢰건수만 4만여건에 이르렀다. 사건의 비중이나 파급 효과 못지 않게 부작용도 많았다.용의자로 지목된 3명이 고문이나 수사 후유증으로 숨지거나 자살했다.한 용의자는 92년 6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연행된 뒤 당직 변호사와의 단독 면담에서 범행을 자백했지만 1년 만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근 수사는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화성을 떠난 주민이 많은 데다 제대로 보존된 증거자료도 거의 없어 추가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97년 이후에는 수사본부가 대폭 축소돼 수사본부장인 화성경찰서장과 수사과장,형사계 요원 등 모두 7명만 편제돼 있다.태안파출소에 수사본부 팻말이 걸려 있지만,수사본부 요원들은 다른 강력사건도 함께 맡고 있다. 화성경찰서 형사2계장 방종찬(46) 경위는 “9차 사건 용의자의 머리카락 모근이 남아있는 만큼 당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은 연령대의 변태성욕자 등이 적발되면 DNA 대조 작업 등을 벌일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사 진척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화성 이두걸기자 douzirl@ ■미제사건 사회적 후유증 강력 미제사건은 ‘다음에는 내가 피해자가 될 수있다.’는 극도의 공포심을 확산시킨다.일부 시민은 자신을 예비 피해자로 상상하기도 한다. 때문에 시민들은 사건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심리에 빠져든다. 전문가들은 화성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밤길을 피하거나 빨간 옷을 꺼리고 사건 현장과 비슷한 야산 등지에 접근하지 않으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분석한다.오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아 공포심이 가중되면 시민들은 ‘나를 방어할 사람과 사회적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호신장비나 방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자구책을 찾게 된다. 문제는 시민들이 이 과정에서 경찰 등 수사기관과 사회 시스템 전반을 불신하게 되고,막연한 불안감으로 주변사람을 불신하고 적대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40·범죄사회학) 교수는 “미제 사건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후유증은 범인이 잡히고 나서도 단시일 내에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내 시간·비용의 중복투자가 계속 뒤따르게 되고,또 다른 ‘모방범죄’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는 계속된다.”고 설명했다.그는 “수사기관은 72시간 내에 현장에서 대부분 소멸되는 중요 증거와 단서를 확보토록 초동수사 시스템을 강화하고,최소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사건 진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공황장애’ 전문가인 유상우(40)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강력 미제사건의 직·간접 피해자들은 세월이 흘러도 악몽을 꾸거나 극도의 긴장상태를 보이는 등 ‘병적인 불안’ 상태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기 쉽다.”면서 “주변 사람의 따뜻한 시선과 적절한 심리치료만이 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대 표창원(37·범죄심리학) 교수는 “실적과 승진,고위층의 요구에 더 신경쓰는 한국의 수사관행으로는 미제 사건과 그로 인한 사회적 후유증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 치유에 우선 순위를 두는 수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英등 외국에선 “완전범죄는 없다.20,30년이 걸리더라도 범인은 꼭 잡아낸다.” 영국 클리블랜드 경찰은 1989년 87세 여성을 성폭행한 뒤 달아났던 A(34)씨를 최근 구속했다.사건 초기 범인을 놓쳤던 경찰은 과거자료를 토대로 유전자분석 등 첨단 수사기법을 이용,14년 만에 사건을 해결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밖에도 1980년대 중반 10,20대 여성 68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던 ‘기차역 연쇄살인사건’의 범인과 1993년 이탈리아 출신 10대 유학생을 성폭행했던 교사도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쇠고랑을 찼다. 이처럼 수십년이 지난 미제사건이 속속 해결되는 것은 영국 경찰의 합리적인 수사 시스템 때문이다. 영국의 일선 경찰서는 사건 발생 이후 14일 이내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즉각 전국 32개의 ‘미제수사팀’으로 전송한다. 형사와 법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미제팀은 이후 사건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2년마다 한번씩 재수사를 한다. 재수사에서는 최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총동원하게 된다. 일단 범인이 잡히더라도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몇년씩 보강수사를 벌이는 것도 영국·캐나다 등 외국 수사체계의 주요한 특징이다. 지난해 캐나다를 떠들썩하게 한 ‘돼지농장 연쇄살인 사건’은 장기수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수십 명의 매춘여성이 살해돼 밴쿠버 외곽 한 농장에 묻혔던 이 사건은 지난해 초 범인이 잡힌 뒤에도 1년이 넘도록 보강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고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해 깊이 2m의 흙더미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범인의 진술과 달리 추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는 “초동수사 때 범죄현장을 철저히 보존,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냉동보관소에 보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면서 “냉동보관소도 태부족하고 시체나 증거 등을 장기간 보존하지도 않아 재수사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고교교육 근간 흔들지 말라

    대학 입시는 보통교육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권력으로 자리잡아 왔다.대학 입시제도에 따라 초·중·고교 교육과정운영은 뿌리째 흔들렸다.교육의 내용 결정은 물론 보통교육이 대학 입시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전락했다.대학 입학전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교육활동만을 강조하는 파행 교육이 되풀이된 것이다.그러면서도 교육과정의 정상운영,전인교육,공교육 내실화를 부르짖는 볼멘소리는 늘 탄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학벌이나 학력이 더 이상 사회적 성취를 가져오는 유일한 방법이 아닌 다원적·복합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앞으로의 사회는 학력·학벌보다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지식과 정보를 활용,창의적인 사고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더 필요로 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국가가 학교 교육체제를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적자원개발기관으로 재편하기 위해 많은 저항이 있음에도 불구,교육과정을 주기적으로 개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통교육의 교육과정은 그만큼 시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국가차원의 교육 목표이자 이념이며,방향이다.따라서 대학에서도 대학 입시가 국가의 미래지향적 목표나 방향과 일치되도록 고민하고 연구하는 가운데 실행돼야 한다.너무나 당연한 일이다.대학은 실용성있는 인재를 직접 길러야 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대학의 존립 근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대학의 2005학년도 대학 입시 개선안은 보통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우려할 만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교육정책에 대한 거듭되는 혼란,학생들의 학습 부담 가중 등 부작용에 대한 깊이있는 배려가 미흡하다는 판단이다.특히 특정 대학이 자율권을 내세워 초·중등 교육과정을 임의로 결정하고 조정하는 족쇄역할을 한다면 과거에 누렸던 또 다른 권력에의 향수로밖에 볼 수 없다. 물론 학생 선발뿐만 아니라 교육내용이나 방법,경영측면에서도 대학의 자율권은 존중돼야 한다.학생 선발권이야말로 전적으로 맡겨줘야 하고 믿어줘야 한다.그러나 자율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교육의 연계성이며 공익성이다.고교의 교육과정이 대학의 입시계획에 종속돼 국가에서 요구하는 교육과정의 기본방향과 상치되거나 교실을 뒤흔들리게 한다면 이는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들에게 불신을 심어주는 일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학으로서도 안될 일이다.더욱이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편성된 교육과정은 정착도 되기 전에대학 입시 때문에 전면 개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되면 학교별로 교원수급 계획,학급 편제,교사별 과목 이기주의 등 일대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없다.결국 국가의 교육과정은 뒷전으로 밀리고 학교는 좋든 싫든 입시준비 기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공교육 내실,경쟁력있는 다양한 교육 등 모두 물건너간다.대학은 고교 교육과정의 내면을 좀 들여다 보고 국가지향의 교육정책 방향을 선도하는 기능을 담당할 수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고 답답하다. 고등교육과 보통교육은 따로국밥이 아니다.뿌리가 흔들리면 성장은 멈추고말라 죽을 수밖에 없다.보통교육과 고등교육은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고 세계 속에서 경쟁력있는 인재 양성이라는 공동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일직선상에서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홍성표(대전시 교육감)
  •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 환경종합 연구단지 탈바꿈

    혐오시설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자원화·환경종합연구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매립가스를 이용,6500KW(2만가구 사용가능)의 전력을 생산하고 유휴부지를 활용,생태공원화하는 작업도 추진중이다.쓰레기매립단지에는 2000년 6월 국립환경 연구원을 비롯 한국자원 재생공사 환경관리공단 환경연수부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이에 따라 환경연구 단지에 들어선 환경관련 기관은 기존의 수도권매립지공사를 포함,5곳으로 늘었다.19일에는 환경종합연구단지 준공식이 열린다.지역주민과의 갈등과 반목을 잠재우고 친환경 시설로 거듭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를 집중조명한다. ◆ 수도권매립지 현황 =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검암동,경기도 김포군 양촌면에걸쳐 조성된 세계 최대의 해안 광역매립지로 면적은 약 628만평에 이른다.세부적으로는 1∼4매립장 부지가 454만평,환경연구단지 100만평,경인운하 74만평 등이다.이곳에는 서울시와 인천시(옹진군 제외),경기도 22개 시·군에서 나오는 하루 2만여t의 폐기물이 매립되고 있다.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기시작,이미 제1매립장 124만평은 2000년 10월 매립이 끝난 상태고 현재는 제2매립장 112만평에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오는 2022년까지 31년 동안 약 3억3000만t의 쓰레기를 묻을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반입된 쓰레기량은 7200만t(10t트럭 720만대분)에 이른다.매립초기 연간 쓰레기 반입량이 1170만t까지 치솟은 해도 있었으나 95년부터 실시한 쓰레기 종량제 등으로 지난해는 634t으로 줄었다.지자체별로는 서울시가 전체 반입량의 58%,경기도 24%,인천시 18%를 차지한다. ◆ 매립지관리공사 출범 = 매립이 시작되면서 서울·인천·경기도가 합동으로 매립지운영 관리조합을 설립해 운영을 총괄했으나 매립 및 복토공사,침출처리장 등 기술관련업무는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이 수탁계약으로 맡고있다.이 과정에서 쓰레기처리와는 상관없이 매립지 운영을 둘러싼 이권싸움과 책임전가,의사결정지연 등 운영관리상의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매립지의 효율적 운영관리와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공사 설립을권고했다.그러나 3개 지자체는 2년이 넘도록 해결책을 찾지못해 결국 국가 관리체제로 전환,2000년 7월 환경부 산하에 수도권 매립지 관리공사를 설립했다.공사는 3본부 7처 1실로 구성돼 있으며 194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 주민갈등 해소 = 매립지 직접 영향권에는 3개 동·면,9개 동·리 등 7509세대 2만2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환경부는 공사출범과 함께 주민들의 반발을무마하기 위해 환경연구단지 조성,쓰레기 위생매립을 약속했다.이에 따라 2000년 6월 국립환경 연구원이 처음으로 이곳에 이전한 뒤 한국자원 재생공사,환경관리공단,환경연수부(구 환경공무원교육원) 등이 잇따라 입주했다.연구단지에는 10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아울러 이르면 내년쯤 환경부의 생물자원 보전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매립공사는 무엇보다 주민 협력체제를 만들어 투명하고 공개적인 매립지 운영,지역민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을 통해 신뢰를 쌓았다.특히 주민들에게 위생매립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매립을 야간에서 주간으로 전환했다.새벽 5시부터 쓰레기 반입을 시작,오후 5시에 종료함으로써 운반시 나오는 소음문제를 최소화했다.반입이 종료되면 악취를 저감하기 위해 곧바로 복토작업에들어가 오후 8시면 모든 작업이 끝난다.또한 특허를 획득한 침출수 처리기술로 일반 생활하수보다 70∼330배 높은 악성물도 맑고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복합처리공정 시스템도 갖춰 환경오염의 불신을 해소했다. ◆ 견학명소로 인기 = 독일·일본·중국 등 쓰레기처리 관계자 160여명이 기술자문을 받기 위해 다녀가는 등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또 유치원생을 비롯초·중·고생들의 환경 현장학습장소로,시민환경교실에 참여하는 일반인들의 견학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홍보팀은 연인원 2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가고 있으며 올해는 5000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외국인들을 위해 외국어 더빙 및 자막이 나오는 홍보비디오물도 제작 방영하고 있다. ◆ 향후 발전계획 = 철저한 위생매립을 통해 주변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한다는계획이다.매립위주의 처리방식을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순환 관리체계를 구축,자원화단지로 전환시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자원화단지로 바꾸기 위한 최초사업으로 현재 6500KW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지만 2004년에는 5만KW(18만 가구 사용가능) 발전시설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특히 매립이 완료된 제1매립장과 유휴부지에는 생태공원·화훼단지·유수지·골프장 등을 만들어 수도권매립지를 드림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포 유진상기자 jsr@ ■종합생태공원 어떻게 - 1000만그루 나무숲속 유수지엔 철새들이 매립지 주변에는 환경연구단지가 조성돼 준공을 앞두고 있다.환경연구단지에는 현재 4개 환경연구기관이 들어서 있고 생물자원보전관도 추가로 입주하게 된다. 환경연구단지 바로 앞에는 경인운하가 건설될 굴포천이 흐른다.운하가 건설되면 개천 남쪽에 경인지역 물류중심으로 활용될 경인운하 터미널이 만들어진다.2000년 10월 매립이 완료된 124만평의 제1매립장은 용도변경을 기다리고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이 완료된 제1매립장과 유휴 공간에 골프장과 잔디광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매립지 위에 흙을 덮는 안정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2020년까지 매립이 완료되는 제2,3,4매립장에도 태양력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소,모형헬기장,서바이벌 게임장,습지생태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매립지 주변지역의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총 720억원의 예산을들여 2003년 말까지 유수지 건설도 추진중이다.유수지가 완성되면 철새가 찾아드는 친환경적 자연 생태공원이 만들어져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매립지공사는 올해를 생태공원조성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정하고 ‘100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지금까지 71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앞으로 10년간 100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매립지 전체를 나무숲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또한 매립지에 적합한 수목을 자체생산하기 위해 4만4000여평의 부지에 나무와 화훼류 등을 파종 이식할 양묘장도 만들었다. 유진상기자 ■이정주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 사장 “고용창출 자원순환시스템 구축” “수도권 매립지를 최고의 친환경 드림단지로 조성,수도권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오는 22일로 창립 2주년이 되는 수도권 매립지관리공사 이정주(李定柱·59)사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쓰레기는 매립되면 끝이 아니라 에너지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매립지에서 나오는 가스를 전기·지역난방 등에 활용하는 한편 지역주민들의 고용창출 효과를 끌어내는 ‘자원순환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수도권 매립지에 반입되는 폐기물의 70∼80%는 가연성 폐기물.따라서 가연성 폐기물을 태움으로써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전력·난방열을 생산해낸다는 복안이다.이렇게 되면 쓰레기량 매립량이 줄어매립지 사용연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사출범 후 초대사장으로서 지역주민들과 각종 매립지 현안을 해결하는데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하는 그는 “자원순환 관리시스템에 대해 일부에서 반대의견도 있지만 고용창출·지역발전 효과가 큰 만큼 오히려 지역민들이 나서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사장은 특히 수도권 쓰레기매립장을 대규모환경 드림동산으로 만들기 위해 매립지를 공원화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그는 “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악취·먼지 등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매립예정부지에 생태공원,화훼단지,유수지 등을 건립하겠다.”며 “이미조성된 환경종합연구단지와 함께 매립장은 종합생태공원으로 바뀔 날이 멀지않았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경제특구 김포매립지 휴양·레저 종합도시로 김포해안매립지 면적은 총 1100만평.이 가운데 628만평은 수도권매립지로이용되고 나머지 부분은 김포매립지로 남아있다.신공항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자연스럽게 수도권매립지와 구획선이 그어졌다.수도권매립지내 시설단지부지를 가로지르는 공항고속도로 건너편이 김포매립지다. 얼마전 정부는 이 김포매립지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국제금융기능 업무를 담당할 초고층 빌딩과 쾌적한 주거공간을 조성,외국인을 적극 유치하고 스포츠·레저단지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김포매립지가 경제특구로 지정,개발되고 인접한 수도권매립지가 종합생태공원으로 조성되면 서해안 김포매립지는 경제·휴양·레저 종합도시로 되살아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상기자
  • [대한광장] 지도층 자녀 유학과 교육현장

    두 아들을 과외공부시켜 구설수에 오른 정치인이 있다.같은 정치인이라도 자신의 아들은 물론 손자·손녀까지 해외유학을 보내도 아무런 비난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앞의 사례는 바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다.자신이 책임지는 공교육에 신뢰를 보여주지 않은데다 일반국민에게는 공교육을 추천하고 자신의 자녀는 과외를 시켰다는 이유에서다.교육의 기회균등을 박탈했다는 비난도 받아야만 했다.우리나라에서도 선우중호 전 서울대총장이 자녀의 고액 족집게과외로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뒤의 사례는 한국정치인이다.이들은 매년 수천만원을 자녀에게 송금한다. 과외는 위화감 조성에 그치지만 해외유학은 위화감 조성은 물론,국부유출까지 가져온다.해외유학의 무차별적인 확산으로 유학의 경제적·사회적 비용은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해졌다.해외유학으로 미국으로 유출된 돈은 매년 직접비용만 10억달러(1조 2000억원).정부가 교육경쟁력강화를 명분으로 추진중인 ‘BK 21사업’에 투입된 돈이 7년간 1조 4000억원,월드컵경기장 10개와 주변도로를건설하는 데 2조 3800억원이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유학으로 가족해체도 심각하다.자녀·부인과 생이별한 채 살아가는 ‘기러기아빠’도 흔한 일이 됐다.‘자신의 아들딸은 미국에서 절대로 교육시키지 않겠다.’고 세계적인 스타 톰 크루즈는 푸념한다. 해외유학은 국민들의 삶의 질도 크게 악화시킨다.해외유학을 보내지 못한 부모는 부모대로 고통을 겪는다.교육붕괴로 유치원생은 물론 대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영어 등의 과외로 막대한 사교육비가 새나가고 있다.아무리 임금이 올라도 오른 월급을 삶의 질 개선에 쓰는 게 아니라 과외에 모두 써야 한다. 누구나 자녀를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시키고 싶어 한다.하지만 교육부장관이 자녀를 대한민국 교실이 아닌 미국대학에 보낸다면 그것은 다른 문제다.그런 교육부장관에게 교육문제는 이미 ‘내 문제가 아니라 남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이런 교육부 장관을 믿고 자녀를 한국학교에 보낸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따라서 ‘다른 사람은 다 유학보내도 이 사람들만은 안돼’라는 논리가 가능하다. 현장에서 직접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교육정책을 맡고 있는 정치인,공무원 가운데 많은 사람이 자신의 아들딸은 해외로 보내고 있다.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것에 대한 불신이자 자기부정이다.문제는 사회지도층 자녀의 유학이 일반국민보다 더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대통령,정치인,관료,대학교수 등 사회지도층 자녀는 대부분 미국유학파이다.지난해 교수신문의 여론조사에서 교수 43.3%가 자녀를 이미 유학보냈거나 앞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답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회지도층의 윤리불감증이다.교육자는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생계를 꾸린다.정치인이나 공무원은 세금으로 살아간다.한국의 교실에서 고생하는 귀한 남의 자녀 등록금이나 세금으로 미국에 유학간 자녀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댄다는 것은 심각한 윤리불감증이다.한발 양보해서 사회지도층 자녀가 선진학문을 습득하기 위해 유학간다면 할 말이 없다.하지만 대부분이 대학,중·고교,심지어 초등학교부터 유학을 보내고 있다.선진학문을 배우기보다는 한국교육이 싫어 유학을 보낸 것밖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사회지도층의 이러한 이중적 행태를 보고 어떻게 한국교육을 신뢰할 수 있을까. 교육문제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해서도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과제다.대통령 후보들은 이번에도 장밋빛 교육개혁을 내세우지만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입으로는 교육기회의 균등을 외치지만 자기 자녀는 해외유학보내기에 앞장서는 게 지도층이기 때문이다.교육의 미래,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최소한 정치인이나 교육공무원 등 공직자와 교육자 자녀의 해외유학 실태는 공개되고 규제돼야 한다.국민들이 이런 사회지도층을 부양해야 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교육부장관,국회의원,교수 등 지도층의 자녀부터 한국의 교실로 돌아와야 진정한 교육개혁이 가능하다.수돗물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 서울시 공무원이 수돗물을 몸소 마시며 시민들이 믿어줄 것을 호소하듯이…. 교육을 맡고 있는 사회지도층이 우리교육에 대해 ‘노(NO)’라고 평가하면 국민들도 그들의 지도층 자격에 대해 ‘노(NO)’라고 말해야 한다. 허행량/ 세종대교수.신문방송학
  • [기고] 스승의 날 아침을 맞으며

    교정의 나무들이 일제히 붓을 꺼내 들고 운동장이랑 교실이랑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리는 아이들의 얼굴에까지 연두 빛 물감을 칠하느라 분주한 이 아침 문득 사랑하는 것은사랑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고 노래한 청마(靑馬) 유치환님의 행복이란 시구가 생각난다. 정녕 그 누구와도 사랑을 하고픈 계절,두 팔 활짝 벌리고 그 누구라도 덥석 안아주고픈 계절,누구와도 한아름씩의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싶은 이 아침이건만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말처럼 행복이란 혼자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허욕이 될 수밖에 없다니 사랑과 은혜와 축복과 감사와 보은으로 가득한 이 아침이 더 없이 외롭고 쓸쓸하게만 느껴짐을 어찌 하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 아침이면 양어깨에 반짝이는 별이라도 붙인 듯 의기양양해 하시던 이 땅의 자랑스런 스승님들 그리고 밤새워 스승님께 달아드릴 꽃을 만들어 놓고발을 동동 구르며 등교시간을 기다리던 착한 제자들은 모두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누군가가 불쑥 내 뱉은 한마디 말이 불씨되어반론을 제기할 틈도 없이 빠른 속도로 우리 앞을 가로막고 나선 교사와 학부모와 아동과의 불신풍조.‘학교가 붕괴하고 있다.교실이 무너지고 있다.교직사회가 흔들리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외침에 우린 왜 그리 소극적이고 피동적이었단 말인가! 소수의 학부모와 교사와 학생 사이에 있었던 작은 불신이 결코 당장에 우리 교육의 기반을 뿌리째 뒤흔들거나 위기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없거늘 우린 왜 그리도 쉽게 의기 소침했으며 좌절해야만 했던가! 어찌하여 원망하고 분개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었단 말인가. 누가 우리의 교육을 이렇듯 망쳐 놓았느냐고 묻고 따지는 동안 오히려 교육 현장을 덮친 불신의 덩이는 가속도를내며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음을 어찌하여 우리 모두는 망연자실 지켜만 보고 있었는지 정녕 안타까울 따름이다.문득 한비자에 나오는 미지하와 위영공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람과 사람사이 신뢰와 사랑이 자리하고 있을 땐 웬만한 허물마저도 칭찬의 대상이 되어주지만 신뢰와 사랑이 소멸된 관계에서는 칭송의 대상이 되었던 행위마저도 허물로 둔갑하여 처벌의 수위를 높여간다는 이야기 말이다. 우리에게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철학이 있었고 군사부 일체를 하늘의 뜻인양 받아들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날개를 달지 못한 채 끝없이 추락하는 교육현장에 서있다. 교육비가 국민총생산액의 몇 %이냐가 교육의 질을 가늠하는건 아니다.교직안정을 위한 보수와 수당의 신설과 증액이 교사의 열정을 가늠하는 것 또한 아니다.우리 교육이본래의 자리에 우뚝 서게 하는 길은 모두가 함께 팔을 걷어 붙이고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저 높고 두터운 불신의 벽을 허무는 일밖에 없음을 우리모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찬란한 아침.잘 사는 오늘의 한국을 빚어내는데 일등공신이었던 교육의 역할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보자.그래서 스승의 날 이 아침에 교육을 걱정하고 계신 이 땅의모든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름다운 영혼은 이기주의를 넘어서는 공동선의 추구를통해 나타나는 것임을…. △ 고상순 강원 인제군 월학초등학교 교장
  • [대한광장] 교육정책, 초당적 협력 시스템을

    미국의 언론들은 지난 1월8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한 교육법을 크게 보도했다.이 법은 1965년 제정된 미국 초·중등교육법 이래 가장 새로운 이정표적인 교육개혁안으로평가됐다.이 법안은 2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주요 골자는 한마디로 교육을 통한 미국의 국익신장이다.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대한 학교의 책무 강화,학교의 자율성 대폭 증진,검증된 교육방법에 대한 재정지원의 확충,학부모의 선택권 확대 등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 법안이 국회 상·하원에서 각각 통과됐을때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유수의 언론들은 여야가 함께 환호했다고 보도했다.국가 교육정책에 있어서 여와야가 따로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우리의 교육정책은 동네북으로 여겨질 만큼 온갖 질타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수능시험이 쉬우면 쉽다고,어려우면어렵다고 온 나라가 들썩인다.한 쪽에선 고교평준화로 인한획일 교육의 폐해가 크니 교육에도 시장경제의 원리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다른 쪽에선 평준화의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중인 자립형 사립학교에 대해서조차 “귀족학교가 출현할 수 있다.”며 반대한다.96년 이래 수년에 걸친연구와 준비 끝에 2000년부터 단계적 시행에 들어간 학교교육과정 문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일부 교직단체는 지금도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반대하고 있다. 지난 연말엔 우여곡절 끝에 시행중인 교원정년 단축 정책을 번복하는 교원정년 연장 법안이 상정돼 논란이 일었다.학급당 학생 수를 35명 선으로 줄이기 위해 교실을 증축하고,교원을 늘리려는 학교여건 개선 사업을 보자.졸속이라는 비난과 함께 전국 교육대학생들로부터는 과거 식민주의 통치시대나 민주화운동때 볼 수 있었던 동맹휴학과 같은 극단적인 저항을 받기도 했다. 나라의 교육 정책이 이렇게 혼미한 상태로 중심을 세우지못하고 추진된다면,이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참으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교육정책의 효과는 단기간에 거둘 수 없다. 적어도 20∼30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추진돼야 한다.이해 당사자들의 힘겨루기 양상으로교육정책이결정돼서는 안 된다.궁극적으로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질과 국가의 진운 전반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정책은 여야를 초월하고,정권을 초월해 범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일관되고 지속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정책은 일부 집단의 이해관계로 인한 요구를 극복할 수 있다.교육정책을 초당적,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기초로 형성하고 집행하려면,우리의 의식과 제도운영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여야 정당은 바로 어떤교육정책이 국익 증진에 더욱 기여가 되는지에 대해 상호 공통의 이해기반을 형성하는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이 협력은 상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서는어느 일방이 상대방의 반대를 무릅쓰고 관철시키려고 무리하지 않는 것을 포함하는 것일 수 있다.또한 언론·비정부조직 등 각종 사회단체가 각각 이익추구의 입장에서만 개별 교육정책의 가치를 평가하지 말고,‘국가 공동체의 생존력을 주도적으로 생성하는 데 효율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공동선의 시각에서 정책의 중요도와 완급을 가리는 데 협력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각종 제도 운영에 있어서균형 있는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와 충분한 토론을 통한 이해증진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만의 대화와 협의로 집행되는 정책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반대에 쉽게 부딪힐 수 있다.국민적 합의기반을갖춘 교육정책을 추구할수록 그 정책은 국부적 이익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좋은 정책일 수 있다.지엽적·국부적 이해를우선하는 생각이 전체의 합의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곽병선 한국교육개발원장
  • [대한광장] 교육 평등주의와 독점주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가 교육 전문가라는 농담이 있다. 그것은 교육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지만,그만큼 교육 현실이 왜곡되어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어느 자리에서건 자녀교육이 화제에 오르면 저마다 문제점과병폐를 지적하는 데 열심이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육문제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받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상문고 학생들의 집단 전학 소동과 몇몇 사립 대학재단의 전횡이 사람들의 관심을끌더니,그후에는 교실의 붕괴와 교육 이민에 관한 기획기사들이 신문 지면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드디어 집권 여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사립학교 관계자들의 반대 성명과 항의가 뒤를 잇는다. 사립학교에서 불거진 여러 사건들은 우리 교육계의 병폐가단순히 교육 투자의 부족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그것은 일부 사학 경영자의 부도덕과 상류층 학부모의왜곡된 교육관, 그리고 교육당국의 근시안적인 정책이 서로맞물려 작용한 결과임을 일깨운다. 이 나라의 학교 교육은 이전의 부정적 요인들과함께 정부의 설익은 교육개혁의 부작용으로 전례없는 혼란을 겪고 있다.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깊어지고,특히 사학을 비난하는 분노의 소리가 더 거세지는 것 같다.한 마디로 오늘날의 교육은 위기 국면에 놓여 있는 셈이다. 돌이켜 보면 해방 이후 우리 사회는 전통적 지배세력이 몰락함으로써 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는 과정에서지식과 교육 정도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사회 엘리트로상승하는 데 가장 중요한 힘은 교육이었다. 이 사회에 대학진학의 열기가 특히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그에 따라 중등교육도 건전한 민주시민의 양성보다는 대학 진학을 위한예비 과정으로 변했다. 그동안 이 나라의 고등교육은 고급 인력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과 교육을 향한 국민적 열망이 상호 작용함으로써 팽창을 거듭해왔다.그러나 정부는 그 증가분의 대부분을 사학에의존하면서도 국가재정 부족을 이유로 사학 지원에는 인색한 편이었다. 한편 고등교육에 대한 국민 감정은 양극화 경향을 나타낸다.서민들은 고등교육에 관한 한 기회의 평등을 강조한다. 이것은 교육 기회가 적어도 공정한 규칙과 경쟁에 토대를두고 배분되어야 한다는 감정에 토대를 둔다. 그 반면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투자와 학력의 상관관계가 이전보다 훨씬 더 높아지면서 부유층의 일부는 엘리트교육을 예찬하고 부의 힘으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그 교육 기회들을 독점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앞의 것은 교육 기회의 확대,고교 평준화,과외 금지,입시의 국가관리와 맥락을 같이한다.뒤의 것은 강남학군,고액과외,평준화 축소,기여입학제 등으로 나타난다.평등주의와독점주의,이 두 감정의 대립이 교육 병리현상의 심층에 자리잡은 집단 심성의 바탕이다. 전문가들은 교육의 위기에 대해 여러 처방전을 제시한다. 교육재정 확충,예산의 투명성을 전제로 한 사학 지원,교육자와 학부모의 자성,교육관료 정화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다 옳은 처방전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이즈음 국가 경쟁력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평등주의적인 관행과 제도를 송두리째바꾸자는 여론이 있다.힘 있는 자 또는 자본의 논리를 대변하는 주장이 아닌가 의심이 갈 정도이다.지금 이 시점에서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육개혁이 평등주의적 제도에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간다는 원칙 아래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영석 광주대 교수
  • [교실을 바꾸자]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

    “Who is he?” “He's 안정환.”“He's a very famous sports star.” 지난주 열린 서울 강남구 도곡중 1학년1반의 공개 영어수업 현장.최옥희 교사(49)가 영어교과 교실 한쪽 대형 화면에 뜬 축구선수 안정환의 사진을 가리키며 영어로 질문하자 대다수 학생들이 쉽게 대답했다. 그러나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할 사람을 찾는 질문에는 선뜻 손을 드는 학생이 없었다. 최 교사는 유창한 영어로 같은 문장을 몇번씩 되풀이하며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지만 쑥스러움을 타는 학생들을이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부터 초등 3·4학년과 중 1학년을대상으로 권장하고 있는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이 시행된 지 한달째.학부모들의 뜨거운 영어 교육열을 반영하듯 이날 공개 수업에는 10여명의 학부모가 참석했다.한학부모는 “아이가 수업을 제대로 못 따라가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처음에 영어로만 진행했더니 3분의 2가 못알아듣더라”면서 “지금은 영어와 한국어를 7 대 3의 비율로 사용하면서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수업에 끌어들이는데 전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수업에는 영어 교과서 외에 멀티미디어 자료,교사가 직접 만든 프린트 부교재 등이 다양하게 활용됐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 선도 학교로 지정된 이 학교는 1년간 수업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강남지역 영어교사모임 회장이기도 한 최 교사는 지난 겨울방학때 자비로 3주간 미국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 학교에 비해 학생이나 교사 모두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이 학교도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이 그리 만만치 않다.가장 큰 문제는 한 반 36명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를 감안해 중간 수준에 맞춰 수업하다 보면 교사 혼자 일방적으로 떠드는 데 그치기쉽다.또 교과 내용은 예전보다 어려워졌는데 수업시간은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 진도 맞추기에도 빠듯하다. 영어교사 양성과 연수 지원도 시급한 과제이다.올 초 서울시교육청이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 교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모든 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할수 있는 시내초·중·고교 교사는 전체의 6.8%에 불과했다. 이런 문제점을 고려,일선 시·도교육청에선 중등교사 신규 임용고사에서 영어회화 능력 자격조건을 상향 조정하고,영어 수업 지원단 운영을 활성화하는 한편 각종 연수 기회를 늘리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당국의 지원 효과가 각급 학교 현장에서 발휘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지역간·학교간 영어 수업 격차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보인다. 이순녀기자 coral@. ■ 우리아이 조기영어 집에서 ‘놀이'처럼. 해외 어학 연수나 영어유치원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있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에겐 여전히 ‘남의 얘기’일 뿐이다.시키자니 부담되고,안 시키자니 불안한 조기 영어교육.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집에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학습법을 소개한다. ◆영어 동화 읽기=부모나 지도교사가 영어 동화를 읽어줌으로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대표적인 곳은 지난 88년 문을 연 에브리클럽(www. ebriclub.co.kr,02-529-0519).매주마다 한 권씩,연간 52권의 영어 동화책을 집으로 우송하고,부모들에게 영어 동화읽어주는 법을 무료로 가르쳐 준다.연회비는 1년에 35만원.오디오 테이프를 함께 받으면 40만원이다.늘해나라CLS(www.cls05.com,02-416-0582)는 영어 동화 읽기와 함께 영어역할극으로 학습 효과를 높인다.3∼5명씩 그룹을 짜 1주일에 두 번씩 지도교사가 영어 동화책을 읽어준다.교재비는1년에 44만원,방문 교육비는 월 4만원이다. ◆인터넷 영어 학습=영어 동화·동요 전문 사이트인 리틀팍스(www.littlefox.co.kr)는 80여권의 동화를 동영상 화면으로 무료로 제공한다.한국전래동화(www.lg.co.kr/kids/index.html)에는 영어로 번역된 전래 동화와 함께 색칠 공부와 게임방,이야기 만들기 코너 등이 마련돼 있다.노래와 퀴즈를 통해 영어를 배우는 초등영어교실(user.chollian. net/~dyned),영어를 처음 공부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와삭(www.wasac.com) 등도 유용하다./이순녀 기자. ■고교생 대상 ‘안녕 수학' 오픈 온라인교육 회사인 ㈜알카즈(대표 김태용)가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전문 사이트 ‘안녕수학’(www.himath.co. kr)을 열었다. 안녕수학은 비싼 과외비 때문에 개인교습이나 학원 과외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상에서 개개인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도록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장점을 결합한 게 특징.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프로그램(AIP)을 활용해 회원 각자의 현재 학습 정도와 성취도,취향 등을 분석한 뒤 5만여개의 실전 문제 가운데 가장 적합한 난이도의 문제를 서비스함으로써 1 대 1 교육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인공지능프로그램이 미처 다루지 못하는 부분은 주 1회담당 교사가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학습 관련 상담과 진도,난이도 등을 보완한다.인터넷에 모르는 문제를 띄우면3시간 안에 풀이 과정과 해답을 알려주는 쌍방향 학습은기본. 월 1회 성적표와 학습 자료들을 집으로 우송하고,학부모들도 언제든지 인터넷이나 전화로 자녀 교육문제를 의논할 수 있다. 오답노트,날짜별 정답률,종합 진단,학습 캘린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기 학습을 유도하는 ‘마이페이지’서비스와 고교 수학 전 과정에 걸쳐 핵심 개념을 정리한멀티미디어 동영상 강의도 특징적이다.서울대 수학교육과출신 50여명이 모든 콘텐츠 제작과 학습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사교육비 지출이 엄청난 현실을 감안해 저비용,고효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월 2만5,000원의 유료 회원제이며,연말까지 회원 2만명 확보와 매출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순녀 기자. ■기고/ 학교교육, 위기를 호기로. 요즈음 교육 현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죄를 지어 바늘방석에라도 앉은 느낌이다.금방이라도 학교 교육이 황폐해져 무너진다고 하지만 3월 새 학기를 맞아교육 현장에서는 좀더 나은 교육을 위해 모든 교사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우리 모두는 위기를 호기로 전환시키는 데 심기일전,학교 교육을 살려서 본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첫째,최근 급격한 사회 여건의 변화로 학교가 교육의 본질적 고유 기능을 상실,교수·학습이 원활히 이뤄지기가어려워졌다.둘째,학생·교원·학부모·교육당국 등 이른바 교육공동체 구성원간의 사회·문화적 갈등에 의한 대립과 반목이 심화돼 공동체적 교육력이 떨어졌다.셋째,교원의업무 경감,과밀 학급 해소 등 일부 정책의 추진이 미흡하거나 일관성있게 추진되지 못하는 데 있다. 흔히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한다. 교사의 자질과 지도력은 학생을 교육하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이며 교수·학습의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한다.따라서 교사의 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추진력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이다. 또 교사는 인성 및 창의성 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 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교수·학습 자료의 개발,교수법 개선 등 교육 연구와 자기 계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한다.학생 지도에도 열과 성의를 다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에게는 스스로 자기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미래에는 자신의 삶의 기본가치를 어디에 둘 것이며,어떻게 인생을 설계해나갈 것인가에대한 꿈과 비전을 정립하는 마음의 자세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학교 교육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가정교육이다.올바른 가정교육은 인간 성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균형 있는 발달과 바른 인간교육을 위해힘써야 한다.자녀들에게 무조건 일류 대학에 진학하도록강요하기보다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제는 교원이 마음 놓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여건 조성에 힘을 써야 할 때이다.사회도 교육에 대해 좀더 긍정적인 관점에서 학교 현장의 밝은 면을 보도록 격려해주고,교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줘야 한다. 결론적으로 교육에 대한 불신과 실망의 늪에서 벗어나 신뢰와 희망의 교육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교육 가족모두 결연한 의지와 확고한 교육적 신념을 갖고 자기 분야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이상갑 교육부 학교정책실장
  • ‘모리 사퇴 표명’ 이후 日정국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의 10일 사퇴 표명은 문제의‘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당장 7월 참의원 선거에 나설 ‘과도 내각’을 구성해야 하지만 ‘포스트 모리’의 선정은 쉽지가 않다.바닥에서 헤어날 줄 모르는 경제를살리는 것과 밀실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도누가 되든 새 내각에는 큰 부담이다.각종 개혁과 정치적 세대교체를 이뤄야 하지만 전후 50년간 계속돼 온 일본 파벌정치의 골은 깊기만 하다. 집권 연합여당의 최대 현안은 7월 선거 이전에 국민의 지지를 얼마까지 끌어올리느냐 하는 문제다.모리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의 거듭된 실수로 사상 최악인 9%를 밑돌고 있다.특히 경제분야의 실책으로 집권 여당과 정부 정책을 불신하는 냉소주의까지 겹쳤다.따라서 여당이 7월 이전까지 어떤움직임을 보여도 참의원 선거의 패배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자민당으로서는 ‘포스트 모리’ 정국을 기회로 삼아 국민의 신뢰를 다소 회복하려 하지만 누가 총대를 맬 것인지에대해서는 아직 합의를 못봤다.자천타천으로 총리 후임에 노나카 히로무(野中廣)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朗) 전 후생상,총리를 지낸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朗) 행정개혁 담당 특명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세사람 모두 결격사유가 있는데다 지방조직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론’마저 일고 있어 후계자 구도 조정은 혼미하다.7월 선거 패배시 총리직을 도중하차해야 하는 부담이있기 때문에 본인들도 전면에 나서기 보다 차기 총리직의 이해득실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의외의 인물이 ‘계투 총리’로 지정될 가능성도배제하지 않는다.모리 총리의 등장과 퇴진 과정에서 보여줬듯이 일본 유권자들은 밀실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현재차세대 주자로는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법상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경제재정 담당 특명상,보수당 당수인 오기 지카게(扇千景) 국토교통상 등이 오르내린다. 새 내각은 붕괴 직전의 재정과 사회보안 및 금융시스템 등에 대한 밀도높은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이를 위해선 강력한리더쉽이 요구되는데 모리 정권의 ‘레임덕 현상’은 일본경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민주·사민 등 야당은 모리가 예산안 성립 이후인 4월 초에물러나기로 한 것은 경제위기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며 19일 미국 및 이달로 예정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 참여하는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모리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미·일 두나라 정부는 19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10일 공식 발표했다. 모리 총리의 퇴진 표명으로 일본 정정의 불안은 다소 가셨으나 이를 계기로 정계개편과 세대교체로 이어질 지는 아직미지수다. 백문일기자 mip@. *모리 1년만에 ‘불명예' 퇴진. 취임 1년만에 물러나게 된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는 지난해 4월5일 취임 후 줄곧 당내외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 불운의 정치인.이미 오래전부터 퇴진이 기정사실화됐을정도로 지지기반이 취약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뇌경색으로 인한 갑작스런 사망 당시 자민당 간사장이었던 모리 총리는 총재선거도 치르지 않고 입성했다.그러나 총리 취임 직후 ‘일본은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神)의 나라’라는 이른바 ‘국체(國體)’ 발언 등 잇단 실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 11월 내각불신임 표결에 몰린 끝에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자민당 전 간사장의 ‘반란’을 평정하는데 성공했으나 올해 ‘KSD 독직사건’,외무성기밀비 유용 의혹,심각한경제둔화 등 잇단 스캔들로 고전해왔다.특히 고교실습선 에히메마루 침몰 당시 골프회동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자민당 지도부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의식,‘모리 퇴진’을 결정했고 모리 자신도 이를 받아들여 ‘명예퇴진’을택할 수 밖에 없었다.모리 총리는 의원비서를 거쳐 정계에입문,정상에까지 오르긴 했지만 이번 ‘낙마’로 당분간 힘을 잃을 것이 분명해졌다. 이동미기자
  • 모리총리 사임 촉구

    일본 4개 야당 지도자들은 21일 모리 요시로(森喜郞)총리의사임을 촉구하기로 합의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총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자유당,일본공산당,사회민주당 지도자들과 회동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4개 야당이 모리 총리와 연립내각의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퇴진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모리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언제 제출할지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하토야마 총재는 “가장 적절한 시점에”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4당 지도자들이 불신임안 제출 시기를 논의하기 위해 언제든 필요할 때 다시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립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오는 7월 중의원 선거 참패를 피하기 위해 미국 핵잠수함과 일본 고교실습선의 충돌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내기골프를 계속 쳤다는 언론보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리 총리가 퇴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모리 총리가 소속된 자민당의 한 고위 소식통도 내달초 중의원에서 2001 회계연도 예산안이통과된 후 모리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것이 자민당의 기본 생각이라고 밝혔다. 도쿄 교도 연합
  • [교실을 바꾸자] 오로지 성적만 강요..경쟁넘어 서로 감시

    * 학생들이 지적하는 문제점. 최근 중고생 3명 중 1명꼴로 학교를 꼭 다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한국교육개발원의 설문조사가 있었다.교실붕괴를 우려하는 얘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공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사례였다. ‘교육개혁’이란 대명제 아래 백가쟁명식 논의들이 난무하는 요즘,실제 현장에 있는 학생들의 불만은 무엇이고,이들이 바라는 좋은 학교의 모습은 어떤 것들일까. 한서진양(18·서울 광남고 2년) 오세환군(18·서울 가락고 2년) 김승석군(19·경기 두레자연고 2년) 장여진양(16·고1중퇴·서울지역중고등학생연합 회장)등 4명의 학생이 털어놓는 생생하고 솔직한 얘기들을 옮겨본다.이들은 21일 대한매일 주선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서진 (여진에게)학교를 그만둔 뒤 후회하지 않았니?◆여진 작년 9월 학생 인권을 위한 중고등학생연합을 만들면서 학교에서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그때 내친 김에 자퇴했어.지금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운영하는 서울 청소년 문화교류프로그램 ‘미지센터’에 참여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지. ◆세환 학교 안다니고 혼자 공부하기 힘들지 않니?◆여진 학교 다닐때는 좋든 싫든 정해진 시간에 공부를 해야했는데지금은 내가 필요할때 하니까 더 잘돼.학교에서 공부하는게 제일 비효율적인 것 같아. ◆세환 (승석에게)두레자연고는 대안학교라고 들었는데 뭐가 다르니?◆승석 대안학교에 오는 애들은 크게 두 부류야.흡연,절도 등 흔히문제학생이라고 불리는 애들이 한 부류고,개성을 못살리는 일반학교에 실망해서 일부러 찾아오는 아이들이 또다른 부류지.대안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거야. 단순암기나 주입식보다 동기유발식 수업이 훨씬 효과적이잖아. ◆세환 동감이야.전에 가르치시던 국어선생님은 학생들 스스로 조를짜서 공부하고 발표하게끔 수업을 진행했는데 다른 시간에 졸던 아이들도 그 시간만큼은 아주 즐거워하더라구. ◆여진 내신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입식 교육을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아.내신제를 없애야 돼. ◆서진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공부 안해서 하향평준화될 우려도 있지않겠니?◆승석 근본적인건 배우는 사람의 자세라고 생각해.내가 배우고 싶어서 하다보면 성적은 당연히 올라가지.학생들이 내적인 변화를 꾀할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지만….‘시험보니까공부해라’가 아니라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된다면훨씬 좋지 않을까. ◆세환 한반에 학생수가 50명이 넘는데 어떻게 일일이 그럴 수 있겠니?◆승석 그건 그래.전에 다니던 학교에 재학증명서 떼러갔더니 선생님이 내 이름 대신 번호로 기억하시더라구.얼마나 황당했는데. ◆여진 교사와 학생의 관계도 좋은 학교의 기본요소라고 생각해.서로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선생님들은 무조건 통제하려하고,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고…. ◆세환 학교마다 학생회 단체가 있지만 의미가 없지.선생님들과 학생들간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니까 가치관 차이를 좁힐 기회가 별로 없어. ◆여진 교육의 본질은 전인격체 양성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특별활동,교우관계 다 희석되고 오직 공부하는목적만 남은 것 같아. ◆서진 맞아.요즘 교실풍경은 선의의 경쟁을 넘어서 살벌하기까지 해.방학때는 친구들끼리 서로 더 많이 공부할까봐 감시할 정도니까…. ◆여진 우리 교육은 기본 밑바탕부터 너무 혼란스러워.문제만 생기면앞뒤 안가리고 새로운 정책을 계속 도입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아. ◆세환 입시만 해도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취지로 수능이 쉬워진 대신 구술·심층면접 등이 도입됐는데 오히려 구술학원만 더 다녀야하는 신세가 됐어. ◆서진 명문대 가려는 목적이 있으면 제도가 바뀐다고 해서 사교육이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 ◆승석 난 우리 사회가 사람이 자원이라고 하면서 ‘슈퍼맨’을 요구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모든 과목을 잘하는 학생보다 전문성에 초점을맞추는 교육이 정말 필요할 것 같아. 정리 이순녀기자 coral@. *전문가 제언. ◆정진곤(鄭鎭坤·한양대 교육학과)교수 현재의 초·중·고교 교육체계는 획일된 평등의식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학교선택권이 전혀 없다.더욱이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교육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학교도 같고 수업방식도 같기 때문이다.대학도 이같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제7차 교육과정이 시행됐다.보충학습과 심화학습,이른바 ‘수준별 교육’이 가능하다.하지만현장에서는 많는 문제와 부작용을 낳고 있다.아직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교육의 주체들이 의식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특히 학부모들은자식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무조건 ‘심화학습’만 고집하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은 좀더 충실히 기초학력을 갖춘 학생을 길러내자는취지에서 출발한다.모든 학생들을 평준화시키는 교육 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만들어 주는 ‘이상적인’ 교육과정이다.학교도 실정에 맞게 교육 프로그램을 짜 학생들의소질과 적성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강덕화(姜德化·개포고) 교사 최근 일련의 교육개혁 방향 자체는옳게 가고 있다.중학교 의무교육은 국가가 더 많은 부분을 부담하는완전한 의무교육으로 가야한다.또 대입시제도가 초·중·고 교육의내용을 규정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만큼 형식적 변화만으로근본적 개혁을 이룰 수는 없다.진정 필요한 것은 사회 모든 구성원이교육에 대해 명확하게 공통된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부분으로는 교육현장에서 교수기능과 행정기능의 분리가필요하다.정책당국에서 내려오는 많은 양의 공문과 자질구레한 잡무의 부담,요식적인 장학사의 행차 등이 교사가 교수기능에 전념하지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교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지금처럼 정책 당국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고 교육의 모든 책임을교사에게 지우려는 모습은 공교육을 무너뜨리고 사교육을 부추기는꼴이다.일부에서는 “교육부가 나서지 않으면 우리나라 교육이 잘된다”는 말까지 도는 실정이다.대부분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교육과 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해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다. *선진국의 교육개혁 사례. 수요자 중심,학생 중심의 학교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교육부가 최근 발간한 ‘주요국 인적자원개발 정책추진 현황’보고서 중에서 학교개혁 부분을 간추린다. ◆미국 헌장학교(charter school)와 신미국고교(new American schools)가 대표적이다.헌장학교는 수요자 중심 및 선택을 중시하는 대안적제도로서 교사,학부모,지역사회 등이 운영하는 학교다. 지역교육청또는 주교육청과 일종의 계약인 헌장을 체결해 정부의 통제를 받지않고 이를 중심으로 운영한다.91년 미네소타주에 처음 설립된 이후현재 3,000여개의 헌장학교 설립이 추진중이다. 신미국고교는 지식기반경제에서 높은 학문수준과 직업적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진학 및 직업준비교육 강화와 산학협동체계 구축 등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는 학교다. ◆영국 대처 정부시절부터 추진된 국고보조금지원학교(grant maintained schools)는 초·중등학교가 원하면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교사,학부모,지역인사,교육청 지명인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회가 학교운영의 모든 책임을 진다.89년 처음 등장한 이래 99년 현재 약 1,200개에 달하며 전체 중등학생의 5분의 1을 수용하고 있다.학교는 독자적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학교재정운영과 의사결정권을 가지며 지방교육청 대신 교육고용부의 직접 관리를 받지만 간섭은 없다. ◆프랑스 94년 베이루 교육부장관은 ‘신학교계약’정책을 통해 각학생의 필요와 관심에 따른 다양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중학교 과정을 3주기(관찰·적응,심화,진로 사이클)로 재구조화했다.주요 개혁내용은 기초 능력강화와 함께 수업내용이 이해가 쉽도록 학과를 구성하며,지도 수업제를 도입함으로써 진로교육 및 시민교육을 강화하자는것이었다. ◆호주 99년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교육장관회의에서 주·자치구·연방 교육장관들은 ‘21세기 학교교육을 위한 국가목표’를 정했다.학교교육은 모든 학생들의 재능과 능력을 최대로 개발해야 하고,사회적으로 평등해야 함을 목표로 삼았다.이를 위해 학교교육국에서는 직업교육훈련,정보기술 교육을 강조하고,호주 토착민들과 장애인들에게교육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을 실행중이다. ◆일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기회를 확대하기위해 중·고 일관교육을 선택적으로 도입하고 학교제도의 복선화구조를 추진하고 있다.2003년까지 완전 주 5일제 수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사립학교의 활성화,대학입시·고교입시 개선 등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