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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목구멍이 포도청/주병철 논설위원

    배가 너무 고파 못할 짓까지 할 때 쓰는 말이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포도청만큼이나 무서운 곳이 먹고 사는 것, 배고픔이란 얘기를 빗댄 말이다. 포도청은 조선 중종 무렵 범죄자를 잡거나 다스리는 일을 하던 관아로, 요즘의 경찰서쯤 된다. 1878년 천주교 선교활동을 위해 우리나라를 다녀간 프랑스 선교사 리델이 포도청에 체포돼 적어둔 포도청의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포도청 관속들은 죄수들을 함부로 대하고 맹수적이라고 적고 있다. 죄수를 뭉둥이로 때려 죽여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남들이 밥을 먹든 말든 포도청 내에서 교수형을 간단히 집행하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샤를르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에는 포도청 관속들이 저지르는 편법이나 비리 등도 상세히 적혀 있다. 한성부 등 큰 도시에는 관속들이 상습적으로 돈을 주고 도둑들을 매수해 꾸준히 관리했다고 한다. 백성들의 원성이 높거나 수령이 범죄 단속에 대한 성과를 독촉할 때 이들에게 가벼운 범죄행위를 적용해 체포한 뒤 다시 풀어주곤 했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검거 실적주의, 유흥업소와의 유착, 부적절한 뒷돈 거래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 순조 때 관직을 역임한 송지양이 남긴 한문 단편 다모전(茶母傳)에는 포도청 다모의 애틋한 미담이 있다. 다모는 한성부나 포도청에 소속돼 아전이나 포졸의 업무를 보조하는 여자 수사관을 말하는데, 다모전에서 다모가 남산골 양반집에 밀주를 담그는 현장을 덮쳤는데 몸져 누운 남편을 위해 부인이 밀주를 담갔다는 사연을 듣고 눈감아 줬다는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 양반들의 포도청에 대한 인식은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에서 “다른 벼슬은 몰라도 백성들을 심판하는 포도청 직원들은 꼭 청렴한 인물로 뽑아야 한다. 포도청 직원이 청렴하지 못하면 가장 먼저 백성들이 피해를 보고 고통으로 쓰러지며 재앙이 후손까지 미친다.”며 포도청의 폐해를 강하게 지적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전직 경찰총수들이 ‘함바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1992년 이인섭 청장(2대)부터 강 청장(15대)까지 역대 청장 14명 가운데 절반인 7명이 수뢰 혐의 등에 휘말려 들었다고 한다. 낯 부끄럽고 몰염치하다. 상습범 같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지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트위터 욕설에 정진석 수석 “당신 누군지 알고있어”

    트위터 욕설에 정진석 수석 “당신 누군지 알고있어”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이 트위터로 욕설을 한 네티즌에게 “당신 누군지 알고 있다.”라고 대응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수석은 지난 8일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뮤지컬 ‘영웅’을 관람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안중근의 단지’로 시작해 교수형을 당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2시간 40분 동안, 윤호진 감독의 탁월한 무대연출이 돋보인 명품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그러고는 “대통령 일행은 공연 후 장충동 족발집으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moo****’는 자신의 트위터에 “웃지마 xxx아. 나는 xx가 살살 웃고 쪼개는 것이 마음에 안 들어요.”라고 썼다.  그러자 정 수석은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당신이 남긴 글은 범죄행위입니다.”라면서 “당신이 누구인지 나 말고도 여러 명이 알게 됐어요. 세상이 당신 생각처럼 그리 만만하진 않습니다.”라고 대응했다. 이어 “세상에서 가장 겁많은 비겁자, 무서워서 얼굴 내밀진 못하고(누가 모를줄 아나), 커튼 뒤에 숨어 욕지거리나 내뱉고…불쌍한 영혼아”라고도 했다.  욕설을 했던 ‘moo****’는 이에 대해 “표현이 지나쳤음을 인정한다.”면서도 강하게 유감을 표시했다. 이 네티즌은 “정부에 잠재된 내 불만이 특정한 개인을 향하여 다소 거칠게 쏟아져 나온 것이 유감이로구나.”라면서 “담벼락에 대고 욕을 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수석이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나는 그들에게 노출된 것이다. 그들의 시선이 감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내가 얼굴을 내어놓기 전에 이미 나를 알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면서 “정식 절차를 통하여 잘못을 따져 묻기도 전에 그것이 가능한가. 과연 청와대는 모든 국민의 신상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인가. 정부로부터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를 본 네티즌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는 정 수석을 향해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신원 파악부터 한 거냐? 진짜 겁나는 세상이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욕설에 대해 잘잘못을 지적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개인을 향해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무작정 욕설부터 한 것은 잘못”이라며 “익명성의 그늘에 숨어 악플을 다는 사람은 확실히 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MB, 뮤지컬 ‘영웅’ 관람

    MB, 뮤지컬 ‘영웅’ 관람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주말인 지난 8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뮤지컬 ‘영웅’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8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찾았다. 수행 인원을 최소화해 관람객들은 이 대통령 내외가 극장을 찾은 것을 거의 몰랐을 정도였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대형 창작 뮤지컬로, 이 대통령은 관람 후 제작 및 출연진을 잠시 만나 꽃다발을 건네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참모진은 공연이 끝난 뒤 인근 장충동 족발집을 들러 족발과 막국수에 막걸리를 곁들여 저녁을 함께 했다. 한편 정진석 수석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 대통령 내외와 뮤지컬을 관람한 사실을 알리며 “‘안중근의 단지’로 시작해 교수형을 당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2시간 40분 동안 윤호진 감독의 탁월한 무대 연출이 돋보인 명품 공연이었다.”고 평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50)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

    [고전 톡톡 다시 읽기] (50)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 ‘파리의 노트르담’(Notre-Dame de Paris)은 국내에 ‘노틀담의 꼽추’라는 제목으로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곱사등이 종지기 카지모도와 아름다운 집시 에스메랄다의 러브 스토리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원작에서 이는 주제를 떠받치는 다양한 소재 중의 하나일 뿐이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자유와 낭만을 외치던 스물아홉의 위고는 15세기로 거슬러 가 복잡하게 얽힌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곳에는 아름답고 정교한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고, 성당의 닫힌 문을 두드리는 이교도들이 있으며, 광장 한가운데 서 있는 교수대와 지하 감옥이 있다. 인간들은 그곳에서 나고, 자라고, 죽고, 미친다. 위고는 15세기 노트르담 아래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일을 조감하듯 그려냄으로써 자신의 세기의 진통을 고찰하고자 했던 것이다. 작품 첫 장은 1482년의 ‘광인절’ 묘사에 할애된다. 그레브 광장에서는 광인들의 교황을 선출하는 일이 한창이고, 파리 재판소에서는 한 판 풍자극이 벌어진다. 이런 날이면 학생들과 장사꾼, 거지들이 한마음이 되어 귀족과 성직자들을 조롱하기에 여념이 없다. “타도하라, 앙드리 나리를, 교회지기들과 서기들을, 신학자들을, 의사와 교회법 박사들을, 소송대리인들을, 선거인들과 총장을!” 이 소리에 불쾌해진 대학 서적상이 말한다. “이 시대의 빌어먹을 발명품들이 모든 걸 망쳐놓고 있다 이겁니다. 대포며 세르팡틴 포며, 구포, 그리고 특히 저 독일에서 온 또 하나의 가증스러운 발명품인 인쇄술 같은 것 말이지요. 이젠 수사본도 없어지고 서적도 없어졌소! 인쇄술이 서점을 죽이고 있어요. 말세가 왔어요, 말세가.” ●‘마녀사냥’ 유행한 15세기 프랑스 배경 1450년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세상에 내놓은 이래 이렇게 ‘말세’가 왔다고 누군가는 말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이렇게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혁명이 왔다, 해방이 왔다! 위고는 거리의 시인 그랭구아르, 곱사등이 카지모도, 거지들의 왕초 클로팽 등을 통해 노트르담 뒤편에서 꿈틀거리는 이 기운을 포착해낸다. 신에게 바치는 숭배의 표현이었던 노트르담 대성당은, 실은 신에게 보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등 뒤에 가리고 있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 끝에 ‘기적궁’이라는, 이름과 맞지 않는 거지들의 아지트도 수많은 은폐물 중 하나다. 도시에 더럽게 얹혀 사는 이들이야말로 광인절에 가장 적합한 주인공들이며, 아름다운 도시와 성당을 의도치 않게 위협하는 세력이었을 것이다. 15세기에 사람들은 이들을 광인, 이교도라 불렀다. 프랑스 대혁명과 7월 혁명을 거친 뒤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을 이루게 되는 것 역시 그들이다. 그곳은 예외지대로, 국가의 통치권은 결코 거기까지 닿지 못한다. 헝가리,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 온 인간들은 프랑스 국민도, 파리의 시민도, 성당의 신도도 아니다. 영토 안에 있지만 사실상 외부에 존재하는 그들은 모두 집시이고, 일종의 디아스포라(Diaspora, 離散)이며,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불법체류자들이다. 그런데 작품 초반 비럭질과 사기를 일삼는 존재들에 불과했던 이들의 양상이 후반부에 이르러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에스메랄다를 구출하고 동시에 못마땅했던 성당을 노략질하기 위해 기적궁을 나선다. 그리고 진입 시도 중 나이 어린 학생 하나가 무참히 살해당하자, 그 분노에 힘입어 미친 듯 전진하기 시작한다. 광인절에 광장 위를 시궁창처럼 흐르던 이들이 바야흐로 거센 급류가 된 것이다. 이것이 ‘파리의 노트르담’의 시작이고 어쩌면 모든 것이다. 위고는 어떤 문이 아주 잠깐 열리려는 바로 그 순간을 그려냈다. ●개인의 욕망이 모두의 혁명으로 이어진다 잠재되어 있던 것들이 어떤 촉발에 의해 느닷없이 발현될 때가 있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그때 혁명계수는 최대치가 된다. 아름다운 여성을 욕망하면서 이루어진 카지모도의 변신을 보자. 그는 눈물과 슬픔을 알게 되고, 난생 처음으로 자신이 인간임을 느낀다. 그런데 이때의 변신은 그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까지 변화시킨다. 희희낙락 교수형을 구경하던 군중들은, 교수형에 처해지기 직전 에스메랄다를 구출한 뒤 노트르담을 오르는 카지모도에게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낸다. 이 순간 카지모도는 왕과 사법에 저항하는 민중 영웅이 되고, 구경꾼들은 그에게 동조함으로써 평범했던 어느 날을 광인절로 되돌려버린다. 귀족과 성직자를 흉내내며 한껏 비웃는 불경한 날로. 이렇듯 혁명은 다른 삶과 다른 나를 욕망하기 시작한 누군가가 다른 이들의 잠들어 있던 욕망을 깨어나게 하는 순간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혁명의 지속성은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혁명이 모든 사람들을 영원히 안락하고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도 허상이다. 잠시 왕을 위협하는 세력이었던 거지들은 이내 흩어지고, 카지모도는 무지 속에서 아군인 기적궁 거지들을 죽인다. 잠시 일어났던 소요로 성당이 무너지거나 파리가 함락될 턱이 없다. 위고가 보여주는 건 여기까지다. 작품은 교수형 당한 에스메랄다의 시신을 껴안은 채 아사한 카지모도의 백골을 보여주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어쩌면 작품 전체는 서문에서 언급된 ‘숙명’(ANAΓKH)이라는 단어에 대한 긴 주석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고는 숙명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헛된 시도와 미망을 보여주기 위해 펜을 들었던 게 아니다. 기적궁 거지들과 카지모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생명이 본능적으로 만드는 혁명의 기운 그 자체다. ●존재의 생사·존재의 변신 모두 숙명 존재의 생사가 숙명이라면, 존재들의 변신 또한 숙명 아니겠는가. 사랑이 본능인 한 혁명은 언제까지고 그와 함께한다. 마구잡이식으로 마녀사냥을 하던 15세기, 혁명과 반혁명이 이어지는 어지러운 19세기에도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싸웠다.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 박애사상의 대두, 그러나 곧바로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1830년 7월 혁명과 영광의 3일, 다시금 왕의 부활…. 구체제와 혁명의 끊임없는 갈등과 긴장관계, 그 한복판에서 위고는 무지하고 추한 인간들을 대거 등장시킨 이 작품을 집필했던 것이다. 그에게는 쓰는 행위가 곧 싸움이고 숙명이었던 셈이다. 오늘도 시궁창은 도시를 가로지르고 호텔과 백화점들 뒤에는 기적궁이 엎드려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사랑이 있고, 하루하루 만들어지는 삶이 존재한다. 21세기에도 화려한 빌딩숲 뒤에 사는 수많은 존재들이 언제 어디서 더 나은 생을 위해 성문을 부수려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 순간이 오면, 사랑과 혁명의 에너지가 폭발하듯 솟구칠 것임은 물론이다. 안명희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서울신문 · 수유+너머 공동기획
  • “간통女 브라질 안 보내” …이란 대통령 국영TV서 언급

    “간통女 브라질 안 보내” …이란 대통령 국영TV서 언급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간통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인 여성 사키네 모하마디 아시티아니(43)를 브라질로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6일 브라질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전날 국영 TV를 통해 “아시티아니를 브라질에 보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이란 사법당국의 입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티아니 사건으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사이에 어떠한 문제도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누군가 돌팔매질로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란 당국에 아시티아니에 대한 처벌 결정 철회를 요청했고, 이란 사법부는 최초 선고했던 돌팔매질 사형을 교수형으로 바꿨다. 아시티아니에 대한 최종 판결은 오는 21일 나올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주말 영화

    ●명화극장 아파트(KBS1 토요일 밤 12시55분) 어느 날 밤 9시56분, 아파트의 불이 동시에 꺼졌다. 세련된 고층아파트, 화려하지만 차가운 그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는 세진. 외롭게 지내던 어느 날 밤, 세진은 건너편 아파트의 불들이 동시에 꺼지는 현상을 목격한다. 그날 이후, 매일 밤 맞은편 아파트를 바라보던 그녀는 일정한 규칙을 발견하게 된다. 정확히 밤 9시56분이 되면, 건너편 아파트의 불이 동시에 꺼지는 것. 그리고 이 불가해한 현상은 서서히 아파트 전체로 퍼져나가는데…. 매일 밤 9시 56분, 불이 꺼지면 누군가 죽는다. 한편, 건너편 아파트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주민들은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인다. 매일 밤 같은 시간에 아파트의 불이 동시에 꺼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세진은 곧이어 그때마다 아파트의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다급한 세진은 이를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알리지만 오히려 범인으로 의심을 받으며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제 아파트는 점점 세진과 주민들을 조여 오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데…. ●연의 황후(OBS 토요일 밤 12시20분) 2000년 전, 황제가 되어야 하는 운명을 가진 공주. 그녀를 사랑했던 대장군. 그리고 공주가 사랑한 전설의 무사. 세 남녀의 운명과 사랑을 뛰어넘은 전설 같은 신화를 담은 영화. 춘추전국시대의 연나라 황제가 조카에게 암살당하고, 그의 유언에 따라 대장군 설호는 남몰래 사랑하는 황제의 딸 연비아의 왕위 계승을 돕는다. 그러나 연비아는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우바에 의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 빼어난 무사였지만 세상을 등지고 홀로 살아가던 난천이 그녀를 구해주면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얼마 후 난천은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연비아를 찾아온 설호와 군대를 보고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다. 과연 연비아는 무사히 최초의 여황제에 오를 수 있을지, 둘의 운명 같은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석양의 무법자(EBS 토요일 오후 11시) 남북전쟁이 한창인 미국. 현상수배범 투코는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신세. 자신을 습격한 3명의 추적자들을 간신히 해치우고 도망치는 와중에도 한 손에는 먹던 고깃덩어리를 놓지 않는 추잡스러운 남자다. 에인절 아이스는 의뢰인들의 목숨까지 앗아가며 챙길 수 있는 돈은 다 차지하는 지독한 악당이다. 그는 어느 날 청부살인을 하러 갔다가 20만 달러라는 거금을 숨겨둔 자의 가명이 ‘빌 칼슨’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한편 또 다른 3명의 추격자들에게 붙잡힐 뻔한 투코는 블론디라는 현상금 사냥꾼에게 다시 붙들리는 신세가 된다. 블론디는 현상금을 받고 투코를 보안관에게 넘겨버린다. 하지만 투코가 교수형에 처해지기 직전, 블론디가 멀리서 총을 쏴서 투코의 목에 걸린 밧줄을 끊어버린다.
  • “北, 작년 7명 공개처형…인권침해 심각 南, 전교조교사 파면 등 표현 자유 억압”

    지난해 북한에서는 7명이 공개처형되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집회 봉쇄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앰네스티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0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는 전체 인구(약 2400만명)의 3분의1이 넘는 약 900만명이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앰네스티는 특히 지난해 5월 북핵 실험 이후 국제원조가 급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당초 계획한 600만명 가운데 240만명에게만 긴급구호가 제공돼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또 지난해 최소 7명을 교수형 또는 총살 등의 방식으로 공개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처형은 살인, 인신매매, 밀수, 유해정보 유통뿐 아니라 종교문건 유포 등의 이유로도 시행됐다. 실제로 리현옥(당시 33세)씨가 성경을 배포하고 간첩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평안북도 용천시에서 공개처형됐다. 앰네스티 측은 “리씨의 부모, 남편 및 세 자녀가 북동도시 회령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식량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간 북한 주민이 중국 당국에 체포돼 강제송환된 사례는 수천명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국경 근처에서 구금됐고, 노동교화소에 3년 이하 동안 수용돼 휴식 없이 하루 10~12시간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앰네스티는 지난해 한국에서도 경찰력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표현·집회의 자유가 크게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불법시위 가능성만으로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둘러싸 시민의 출입을 봉쇄하고, 대량 정리해고에 항의한 쌍용차 노조원들에게 사측이 식량과 물을 차단한 사실에 우려를 표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전교조 교사를 대량 파면할 계획인 것에 대해서도 “정치참여와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비판한 도올 김용옥이 검찰에 고발되고,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경찰이 조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칼레의 시민’ /구본영 논설위원

    국세청이 해외 비밀계좌에 꼭꼭 숨어 있던 6000억원대의 탈루소득을 적발해 냈다고 한다. 국내 4개 기업의 사주들이 스위스·홍콩·싱가포르 등의 금융기관에 개설한 14개 비밀계좌에서 탈루소득을 찾아내 3392억원을 추징했다는 것이다. 해외에 은닉된 탈법 비자금을 찾아내기 위해 만든 ‘역외탈세추적전담센터’가 올린 첫 개가다. 무엇보다 스위스의 비밀금고에 숨은 돈 일부까지 찾아냈다니 놀랍다. 결코 열릴 것 같지 않던 철옹성 같은 재산 도피처였다는 점에서 그렇다. 홍콩·싱가포르 등의 비밀계좌도 우리 입장에선 과세의 사각지대였지만, 고객 비밀보호를 생명으로 하는 스위스 금융기관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전세계 독재자들이 ´유사시´에 대비해 스위스에 비밀계좌를 두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밀금고도 그중 하나일 게다. 스위스 비밀금고의 문이 조금 열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필자는 불세출의 조각가 로댕의 ‘칼레의 시민’을 떠올렸다. 14∼15세기 영국과 프랑스는 백년전쟁을 치렀다. 도버 해협에 면한 프랑스의 작은 도시 칼레의 시민들은 영국의 대군을 맞아 11개월을 저항하다가 백기를 든다. 영국의 에드워드 3세는 칼레를 초토화하지 않는 대신 시민 대표 6명이 맨발에 밧줄을 목에 걸고 오라는 항복조건을 내건다. 교수형을 당할 자원자를 고르는 시장통에서 맨 먼저 손을 든 이가 칼레의 최대 부호 생피에르였다. 그러자 시장 등 귀족 5인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형상화한 작품이 바로 ‘칼레의 시민’이다. 나중에 영국 왕비의 탄원으로 6인이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것은 여담이지만. 천안함 사태로 인한 감회 탓일까. 해외 비밀계좌를 개설하는 이들의 심리를 새삼 곱씹어 보게 된다. 혹여 우리가 함께 사는 공동체에 물이 새어들 때 그들이야말로 맨 먼저 탈출을 꿈꿀 게 아닌가 하는. 그래서 해외계좌를 통한 탈세를 추적하는 일은 조세정의나 재정건전성 확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 사회의 안녕을 지키는 차원에서 역외 탈루를 근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행히 씁쓸한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1만원짜리 이상 외식 한 번 안 하며 모은 전재산 100억원을 국가 안보를 위해 쓰라고 선뜻 내놓은 김용철 옹의 사례를 보라. 그런가 하면 김두림 옹은 노인요양병원을 건립해 달라며 평생 가꿔온 300억원대 목장을 제주대에 기증했단다. 이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칼레의 시민’이 아닌가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이란 반정부시위자 2명 처형

    이란 반정부 시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형수 11명 가운데 2명에 대한 교수형이 28일 처음 집행됐다. 이란 검찰청은 성명을 통해 “모하마드 레자 알리 자마니와 아라시 라흐마니 푸르 등 2명에 대한 사형이 28일 오전 집행됐다.”면서 “이들은 이슬람 체제를 전복한 혐의가 유죄로 판명돼 사형당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 보도했다. 검찰은 항소심을 진행중인 나머지 9명에 대해서도 유죄판결이 나올 경우 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담 후세인 사촌 교수형 집행

    사담 후세인 사촌 교수형 집행

    ‘머리엔 두건이,목에는 올가미가 씌워지고’  사담 후세인의 사촌이자 그의 심복인 케미컬 알리(본명 알리 하산 알-마지드)의 생의 마지막 순간 모습이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25일 “케미컬 알리가 이날 이라크에서 반인륜적인 학살죄로 65세의 나이에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보도했다. 1988년 쿠르드족 마을인 할 아브자에 독가스를 뿌려 5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4번째 사형선고를 받은 8일만에 사형이 전격 집행됐다.  그는 당시 이라크 전투기들을 동원,할 아브자 시내에 5시간 동안 겨자가스를 포함한 치명적 화학가스를 뿌렸다. 이로 인해 수천명이 숨졌고, 그의 이같은 무자비한 작전으로 이라크인들은 케미컬 알리를 후세인보다 더 두려워했다. 이때 그에게 ‘케미컬 알리’란 별명이 붙여졌다.  케미컬 알리는 그외 3개의 죄명으로 각각 사형을 선고받았다.1988년 2월에서 8월까지 지속된 이라크 북쪽의 쿠르드 인종학살 군사작전 죄명으로 2007년 6월 사형을, 걸프전이 끝난 1991년 내무장관으로서 시아파 봉기를 진압하면서 양민을 학살한 혐의로 2008년 12월 사형을 선고받았다. 1999년 시아파 무슬림을 쫓아내고 살해한 사건에 개입한 죄명으로 2009년 사형선고를 받았다.  1988년 쿠르드 반군 소탕 군사작전때는 1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희생자 대분분은 시민들이었다. 케미컬 알리는 이 공격을 자신의 공적으로 자랑하기도 했다. 사담 후세인은 이란-아라크 전쟁때 이란 편을 든 비아랍 민족인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을 의심했었다.  케미컬 알리는 지난 2003년 연합군이 이라크를 공격,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킨 뒤 5개월만인 그해 8월 붙잡혔다.  그의 사형 집행은 최근 이라크의 바그다드 호텔 자살폭탄 테러때 실시됐다. 이 테러로 30명 이상이 사망하고 최소 70명이 부상했다.하지만 이 테러가 그의 교수형과 관련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장상옥기자 007jang@seoul.co.kr
  • [깔깔깔]

    ●잔혹한 아내교수형을 선고받은 사내에게 아내가 최후의 면회를 왔다. 아내가 말했다.“여보, 사형 현장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요.”“절대 안돼!”“그래요. 정말 죽을 때까지 당신답군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당신은 한 번도 아이들을 즐겁게 해준 적이 없었지요.”●어머니의 유머영희가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가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끼어드는 경찰차를 보면서 하시는 말씀,“민중의 방망이가 뭐하는 짓이야?”(ㅋㅋㅋ 지팡이인데)어머니가 백화점 명품백 이미테이션을 보고,“야, 저런 거 다 애니메이션이야!”그리고 밥상의 진수성찬을 보고 어머니 한 말씀,“세상에 오늘 밥상은 진수반찬이네.”
  • 이스라엘 언론 “이란 시위대 변호사 7명 피살”

    이란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이들의 변호사 7명이 최근 보안 당국에 의해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시위대에 대한 가혹 행위뿐만 아니라 변호사들까지 압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7일 이란의 소식통들을 인용, 이번주 이란 타브리즈에서 활동 중인 변호사 5명의 시신이 가족들에게 인도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북서지역에서 벌어졌던 대선 후 시위 가담자들을 변호해 왔다. 이 가운데 3명은 사회 안전을 저해하고 반체제 행위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각각 3년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갇혔다. 수감돼 있는 동안 폭행에 시달렸고 결국 숨졌다. 가족들에게 인계된 시체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지역의 명망 높은 변호사로 꼽히는 나머지 2명은 마약을 소지했다는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고 처형됐다. 이란 동부의 마슈하드에서도 변호사 2명이 마약 거래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졌다. 한 소식통은 “어떤 변호사가 아편 거래를 하겠느냐.”면서 “정부가 변호사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헤란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마슈하드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삼촌을 구하기 위해 시위대 변호를 포기했다. 그는 “기존 변호도 포기하고 앞으로도 시위대는 변호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에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열린세상]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신중해야/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신중해야/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도덕이 개혁되고 건강은 보존되며, 산업이 살아나고 훈령이 확산되며, 대중의 부담은 줄어들고 경제가 반석에 오른다.” 자신의 발명품을 소개하는 제러미 벤담의 첫마디. 벤담은 자신만만했다. 자신의 창조품이 최고의 효율적인 통제 시스템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원형감옥 파놉티콘(panopticon). 이른바 일망(一望) 감시체제의 탄생! 파놉티콘의 기획은 놀라운 것이었다. 이는 단 한 사람만으로도 수백, 수천의 사람들을 감시·통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빛과 어둠의 콘트라스트를 이용한 노출과 은폐다. 곧 중앙의 감시탑은 항상 어두워 그 안이 감춰진 반면에 주변의 감방은 완전히 드러나 있다. 죄수들의 방은 햇빛을 들이는 거대한 실외창과 저녁이면 점등되는 등불로 늘 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중앙의 간수는 밤낮으로 죄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포착할 수 있으나 죄수들은 간수를 볼 수 있기는커녕 간수가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 수 없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자신을 감시하고 있을 간수의 시선 때문에, 죄수는 규율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지 못할뿐더러 점차 이 규율을 내면화하여 결국에는 스스로 자신을 감시하게 된다. 참으로 ‘완벽한 통제의 유토피아!’ 그러나 비대칭적인 시선을 통해 감시의 극대화와 영구화를 도모한 벤담의 원형감옥은 당시 영국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파놉티콘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미셸 푸코에 따르면 파놉티콘은 감금과 교정은 물론 훈련·노동·교육·치료 등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 장치로 폭넓게 활용되었고, 그럼으로써 이를 본뜬 감옥·군대·공장·학교·병원 등 갖가지 전문기관들이 근대 이후 창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확산의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규율권력’의 야심 때문이다. 푸코에 따르면 그 성격과 목적 등에서 근대의 규율권력은 전근대적 처벌권력과는 완전히 다르다. 처벌권력은 공개교수형과 같은 구경거리로서의 처벌 행위를 통해 자신의 권위를 공공연히 과시한다. 반면에 규율권력은 감금형과 같은 지속적이고도 밀폐된 교정 행위를 통해 자신의 힘을 은밀하게 행사한다. 이는 권력 행사의 목적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처벌을 통해 복종을 강요하는 처벌권력과는 달리, 규율권력은 훈육을 통해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함은 물론 이에서 더 나아가 ‘유용한 생산적인 신체’를 산출코자 애쓰기 때문이다. 곧 ‘쓰임새가 있고 변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완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순종적인 신체’를 생산하는 것이야말로 규율권력의 목표인 것이다. 이를 통해 ‘유동적이고 혼란하며 무익한 수많은 신체와 다량의 힘’을 ‘가장 사소한 움직임에서까지도 순종하는 신체’로 뒤바꿀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푸코가 볼 때 현대 사회는 거대한 파놉티콘과 다름없다. 곧 ‘개인들을 분류하고 공간 안에 고정시키고 배분하며, 등급을 매기고, 최대한의 시간과 최대한의 신체적 힘을 이끌어내기 위해 개인들의 육체를 훈련하고, 그들의 연속적인 행동에 규율을 부과하며, 그들을 빈틈없는 가시성의 테두리 안에 가두고, 그들 주위에 온통 관찰·등록·평가의 장치를 조직’해대는 ‘감시 사회’가 오늘날의 실상인 것이다. 최근 여당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모든 전기통신사업자는 감청설비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고, 검찰 등의 수사기관에 고객의 통화 내역 등을 제공하며, 1년 범위 이내에서 통신사실 확인 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가. 지능·첨단 범죄를 잡아내고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여당의 변(辨)이다. 그러하기만 바랄 뿐이다. 결코 이 법이 파놉티콘으로의 길이 아니길 정말로 소망할 따름이다. 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 일란성 쌍둥이 너무 똑같아 둘다 교수형 면해

    마약 거래범에겐 사형을 언도하게 돼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일란성 쌍둥이 가운데 마약을 운반한 사람이 형인지 동생인지를 특정하지 못해 무죄 방면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6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의 자하라흐 이브라힘 판사는 2003년 166kg의 카나비스와 2kg의 생아편을 집으로 운반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사티스와 사바리시 라즈(27) 형제에 대한 기소를 모두 각하할 것을 판결했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이브라힘 판사는 “엉뚱한 사람을 교수대로 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형제 중 한 명이 먼저 집에서 마약운반 혐의로 체포된 뒤 잠시 있다가 집에 돌아온 다른 형제마저 체포됐다.그런데 경찰은 당시 마약을 운반한 인물이 누군인지 분간하지 못했던 것. DNA 테스트에서도 둘은 정확히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법원에서 둘의 외모가 너무나 똑같았지만 키에서 조금 차이가 있었고 용의자는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나중에 도착한 형제는 안경을 쓰지 않은 차이만 있었다고 밝혔다.당시 그들은 입고 있는 셔츠로만 둘을 분간할 수 있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당시 형제를 체포했던 경찰관이 사망하는 바람에 누가 진짜 용의자인지를 더 이상 밝혀내기 어렵게 된 것. 이날 법정에 나란히 흰색 셔츠를 입고 나온 형제는 판사의 선고 이후 울음을 터뜨리며 서로 껴안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bsnim@seoul.co.kr
  • 구로다 “‘용산 참사’ 법·질서 없는 상황 아닌가?”

    구로다 “‘용산 참사’ 법·질서 없는 상황 아닌가?”

    일본 우익세력의 입장을 대변한 ‘극우 발언’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일본 산케이신문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지국장이 ‘용산 참사’에 대해 “법과 질서가 없는 상황”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창당 1주년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회창 총재를 향해 “그 동안 이 총재는 법질서를 강조하는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는데 ‘용산 참사 평가’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앞서 이 총재는 ‘용산 참사’ 사태에 대해 “어렵고 힘들게 살아 온 한스러운 영혼들을 짓밟고 고층건물을 세운들 그것이 무슨 개발 성공이고 공공질서 회복의 성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자신 사퇴를 요구했었다.  구로다 지국장은 이 총재에게 “‘용산 참사’는 법과 질서가 없는 상황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사건 자체를 조금 더 비판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이어 “지난해 촛불시위나 지난 달 국회 폭력 사태,이번 용산 사태도 그렇고 ‘한국은 아직 법치주의가 안돼 있구나’ 라는 인상을 받고 있다.”며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이 총재의 견해를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고 새총을 쏜 행위를 묵인하거나 잘했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물론 그런 위반행위는 처벌 받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불법 사태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쳐들어가고 아무렇게나 해선 안된다.설령 범법자라 해도 죽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며 ‘용산 참사’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불법 시위가 아닌 과잉 진압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그동안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본에)사과를 요구하는데 이것이 정상적인 외교인지 혹은 정상적인 국가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그는 이 외에도 “한국이 50년 동안 독도를 힘으로 지배해 왔다.” “종군 위안부는 한국의 가난 때문” “손기정 쾌거는 일본 근대화의 성과” “독도는 한국땅,다케시마는 일본땅” 등 숱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구로다 지국장은 1941년 일본 큐슈 가고시마현 출신(부모의 오사카 거주로 출생지는 오사카)으로 교토대(京都)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일본 교도통신 서울특파원을 거쳐 1989년부터 지금까지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사장을 맡고 있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나우뉴스팀 손진호 VJ nasturu@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군포살해범 수원 실종 40대女도 살해 ”우리도 다 벗겨놓고 싶죠” ”우리보고 Mouth Tank나 하라고?” 일본 또 재소자 4명 교수형으로 처형 게임 ‘대항해 시대’ 승선 어렵네
  • 일본정부, 4명의 재소자 교수 처형

    일본이 사형제도를 온존시키고 있는 데 국제적 비난이 집중되는 가운데 29일 4명의 재소자가 교수형으로 처형됐다.  일본 법무성은 도쿄와 나고야,후쿠오카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4명의 재소자를 처형했다는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교도통신을 인용해 전했다.고도 산업국가 가운데 일본은 미국과 더불어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예외적인 나라..  지난해 8월 두 명의 재소자를 처형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선 처음이다.일본에선 사형 집행 전에 공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집행한 뒤 사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처형된 재소자는 두 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불 태우는 한편,시신을 토막낸 가와무라 유키나리(44)와 공범 사토 테츠야(39),강도 범행 중 4명을 살해한 니시모토 쇼지로(32)와 강도 행각 중 한 여성을 살해하고 3명의 다른 여성을 부상 입힌 마키노 타다시(58) 등이다.  국제적 비난에도 세계에서 가장 범죄율이 낮은 일본 사회에서 사형 집행이 간단 없이 이어지는 것은 국민들이 사형제를 압도적으로 찬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보수 정권은 처형 집행 속도를 오히려 높이고 있다.지난 2007년 9명에 이어 지난해 15명으로 늘었다.지난해 처형자 수는 1975년 1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현재 사형 집행을 대기하고 있는 이들만 100여명에 이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유럽연합(EU)과 국제 인권단체들로부터 원성을 들어왔다.국제앰네스티는 일본 정부의 사형 강행에 항의하는 집회를 계획하고 있고 인권단체들도 처형 방식의 잔인함을 규탄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이 그토록 인권 후진국이라고 규탄하는 이란 정도가 교수형을 고집하고 있다.이란 정부는 지난해 말 10명을 교수형으로 처형한 바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佛 선교사가 본 조선의 감옥생활

    130년 전 조선 말기 감옥의 모습은 어땠을까. 푸른 눈의 이방인에게 이런 풍경이 또 어떻게 비춰졌을까. ‘나의 서울 감옥 생활 1878’(유소연 옮김, 살림 펴냄)은 프랑스 선교사인 펠릭스 클레르 리델(1830~1884년)이 1878년 1월 말부터 6월 초까지 5개월 동안 서울에서 체험한 감옥 생활을 담은 회고록이다. 이 책은 아드리앵 로네 신부가 정리해 1901년에 발간한 같은 이름의 책(Ma Captivit Dans Les Prisons de Soul)을 바탕으로, 리델의 회고록 일부를 되살린 것. 한국과 관련된 희귀 서양고서를 번역한 ‘그들이 본 우리’ 총서의 6번째로, 서양인의 눈으로 조선의 감옥 생활을 관찰한 첫 번째 기록이라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1857년 사제 서품을 받은 리델은 포교지로 배속된 조선에 1861년에 들어왔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중국으로 피신하여 11년이 지난 뒤 선교활동을 하러 다시 조선에 왔다가 이듬해 서울 포도청에 투옥됐다. 리델은 당시의 감옥을 “지상에 존재하는 지옥의 상(像) 중에서도 가장 잔혹한 것”이라고 표현한다. 몸을 가눌 수 없는 좁은 공간, 여름이나 겨울이나 거의 헐벗어 더위와 추위에 시달리고, 환기는 바랄 수도 없다. 씻을 물은 감옥 중앙 웅덩이에서 얻을 수 있지만 몸을 닦았다간 피부병을 얻기 일쑤다. 그나마 손을 겨우 씻을 양의 멀쩡한 물을 얻는 것은 행복이다. 보통 수감자들은 도둑, 채무죄수, 신도들이지만 가끔 포졸의 계략으로 들어온 무고한 사람도 있었다. 옥졸들은 죄수들에게 밤새 노래를 부르도록 강요하며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을 하고, 밤낮없이 작은 구실을 대서라도 죄수를 두들겨 패는 ‘야만인’으로 그려진다.‘차꼬’라고 불리는 목판 두 개를 맞댄 발족쇄, 한쪽 끝에 용 장식품이나 방울 등이 달린 오랏줄, 포졸 넷이 닻을 올리듯 잡아끌며 진행하는 교수형, 감방·법정·형구틀 등으로 구성된 감옥 구조도 등 당시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사료적 가치가 크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나라 조선에서 인간의 정이란 얼마나 끔찍한가.”라는 리델의 표현을 접하는 순간 인간의 잔혹함에 가슴이 저린 것은 어쩔 수 없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깔깔깔]

    ●아내가 죽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당하게 된 어떤 남자가 묘석에 이같은 비문을 새겼다. ‘내 인생의 등불은 꺼졌도다.’ 몇년이 지난 뒤 재혼할 여자가 생긴 그 남자는 장로에게 물었다. “죽은 아내의 묘비에서 그 말을 지워 없애는 게 좋겠지요?” 그러자 장로가 대답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다만 다음 구문을 덧붙이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거야.‘…그러나, 또 새로운 등불이 켜졌도다’라고.” ●세계 각국의 음주운전 형벌 송년회로 술자리가 많은 연말에 음주운전은 금물.세계 각국의 음주운전 형벌을 보고 마음을 다잡으시길…. ▲엘살바도르:총살형 ▲불가리아:초범은 훈방,재범은 교수형 ▲터키:30㎞ 떨어진 곳에 버린 뒤 집까지 걸어 오게 한 후 집에서 구속 ▲핀란드:한달 월급 모두 몰수
  • 베네수엘라·볼리비아 비판 언론과 전쟁 선포

    남미의 좌파정부들이 이번에는 언론과 부딪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신의 암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는 이유로 일간 누에보 파이스의 카라카스 사옥에 최루탄을 쏘았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신문이 전날 차베스를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처럼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나아가 이 신문사가 군법을 어긴 것이니 대가를 받는 게 마땅하다고 최루탄 발사를 정당화했다. 편집국장 라파엘 폴레오에게는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차베스와 함께 남미대륙의 대표적 좌파로 꼽히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이날 37명의 반정부 언론인 명단을 발표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모랄레스는 블랙리스트 발표와 더불어 강제구인 및 추적에 나섰다. 대통령궁은 지난달 12일 유혈충돌이 발생한 북부 판도 주(州) 야권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언론인들이라고 말했다. TV방송 ‘카날 18’의 호르헤 멜가르 케테 기자는 이미 군인들에게 강제구인됐다. 볼리비아 정부는 판도 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브라질 북서부 브라질레이아 시에서 인터넷 신문을 운영하는 브라질 기자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도 주에는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로, 레오폴도 페르난데스 주지사는 과격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군경에 체포됐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전날 자신을 지지하는 농민단체대표와 만나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 및 사유지 보유한도 규제 강화, 원주민 권익 향상, 에너지 산업 국유화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주의 개헌안의 국민투표 실시를 촉구하는 국민대행진을 선언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양극화 중간에 끼인 인간 자유로운 삶의 길 찾기

    양극화 중간에 끼인 인간 자유로운 삶의 길 찾기

    “현대인들은 ‘진보냐, 보수냐’‘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등 이분법적 사고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소설집에는 이런 극단의 구도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길은 없을까 하는 모색이 담겨 있습니다.” 중견 작가 박상우(50)씨가 4년만에 소설집 ‘인형의 마을’(민음사 펴냄)을 내놨다.1980년대 이후 제도적 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짓밟히는 개인의 삶과 인간의 소외를 다룬 ‘샤갈의 마을’(원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사탄의 마을’(원제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사람의 마을’(원제 사랑보다 낯선)에 이은 ‘마을’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집이다. 표제작 ‘인형의 마을’을 비롯해 ‘독서형무소’ ‘노적가리 판타지’ 등 21세기 급변하는 세상을 살피는 7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인터넷 등 디지털문명 시대에 꿈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삶을 철저하게 파고든다.“‘이쪽이냐, 저쪽이냐’라는 양극화된 사회에서는 중간지대에 끼인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행한 삶을 사는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작가는 털어놨다. ‘인형의 마을’에는 조선 세조 때 풍운아 남이 장군과 루이 16세의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 매국노 이완용을 칼로 응징한 이재명이 등장한다. 소설가인 주인공은 자신에게 남이 장군과 앙투아네트, 이재명이라는 세 역사인물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남이 장군은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대장부가 스무살에 나라를 평안케 못하면)이라는 자신의 시구를 유자광이 ‘남아이십미득국’(男兒二十未得國·대장부가 스무살에 나라를 얻지 못하면)으로 일부러 고쳐 쏘개질하는 바람에 능지처참을 당한다. 앙투아네트는 왕비와 창녀라는 극단의 모순된 이미지를 갖고 살다가 단두대에서 처형됐으며, 이재명은 백범 김구가 총을 빼앗자 칼로 이완용을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에 주인공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이들의 ‘불완전한’ 인생을 사이버 공간에서 ‘완전하게’ 변모시키려 한다.“당신의 인생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방해하는 망설임이 당신의 인생을 불완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완전한 인생을 경험하는 그 순간, 당신은 더 이상 지금까지의 당신이 아닙니다. 완전한 인생을 찾아 지금 길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수록작 ‘독서형무소’에서 7000일 이상 ‘독서형무소´에 갇혀 있던 ‘나’는 수천권의 책을 독파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고통받는다.“세상에는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영역과 육체적인 영역이 있죠. 이와 마찬가지로 독서형무소는 독서라는 정신세계와 형무소라는 자유롭지 못한 육체적 영역의 양자구도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은 독서라는 정신세계를 버리고 육체적으로 자유로운 출옥을 하게 되지만, 육체의 자유도 결국은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또다시 고통을 받게 된다. 요컨대 ‘독서’와 ‘감옥’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야만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는 게 작품의 메시지인 셈이다. 앞으로는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해체하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는 작가는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을’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는 이제까지 외부세계를 탐색해온 것과는 달리 나 자신의 내면 세계를 끌어내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만 1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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