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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수지 목표제 ‘가이드라인’ 구체화… 서울액션플랜 추진

    경상수지 목표제 ‘가이드라인’ 구체화… 서울액션플랜 추진

    G20 서울 정상회의까지 불과 17일이 남았다. 정상회의는 일반적으로 ‘세리머니(기념식)’에 해당한다. 셰르파(사전 교섭대표) 회의나 재무차관·장관 회의에서 조율된 내용을 정상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발표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다만 쟁점이 남았을 때는 정상들의 결단에 의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G20 준비위 고위관계자는 “혹자는 11월 서울 정상회의를 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특별한 성과를) 남겨놓은 것 아니냐고 하지만 이번 경주 재무장관회의가 너무 드라마틱하게 끝난 바람에 그럴 여유가 없었다.”면서 “하루 전까지만 해도 타결이 힘들다고 봤던 중요한 이슈들이 경주에서 매듭지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은 기간 동안은 큰 틀에서 합의를 본 부분들에 대해 디테일(세부사항)을 채워넣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달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갈등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경상수지 목표제의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이 실체를 드러낼지 관심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경주 G20 회의를 통해 환율 문제는 시장 결정에 따르고 경쟁적 통화 절하를 자제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면서 “남은 것은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의까지 불과 3주 남았다.”면서 “가이드라인 자체는 굉장히 획기적이지만 아직은 구체성이 부족해 더 많은 작업을 많이 해야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이루려면 단기 및 중기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한 개별 국가 차원의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서울 액션플랜’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는 선진 경상수지 흑자국·적자국, 신흥 경상수지 흑자국·적자국 등 4가지 그룹으로 나눠 포괄적인 권고를 했던데 비해 진일보한 셈이다. G20 준비위 관계자는 “토론토에서는 국가들이 내놓은 거시경제 보고서를 발표도 안 했고 4개의 그룹으로만 묶은 탓에 ‘우린 상관없다’는 식으로 발을 뺄 수 있었다.”면서 “서울 액션플랜에서는 개별국가가 낸 정책이 전 세계의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에 기여하는지를 서로 평가하고 그 내용을 요약해서 국가별 정책권고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우리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코리아 이니셔티브’도 서울에서 발표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출제도 개선으로 한 걸음 나아간 글로벌 금융안전망(GFSN)의 성과를 재확인하고 지역안전망과 연계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마무리는 내년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에 위임할 방침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울산 시내버스 파업 수순

    울산 지역 4개 시내버스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내는 등 파업 절차에 들어갔다.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산하 전국자동차노련 울산지역조합은 지난 21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냈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임협에 나선 버스노조는 울산여객(조합원 230여명), 남성여객(180여명), 한성교통(240여명), 유진버스(150여명) 등 4개 사 노조다. 이들 4개 업체는 울산 지역 버스업계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버스노조는 사용자 측과 지난 4월 20일 상견례를 시작해 지난 12일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여왔으나 임금 부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노조가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현재 임금을 시급 기준으로 11.3%, 총액 기준으로 12만원 이상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측은 올해 공공요금이 동결되는 등 경영의 어려움 때문에 노조가 주장하는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외교부 조직 쇄신 어떻게…4개 지역국장 앞당겨 물갈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쇄신책의 하나로 외교부 6개 지역국 가운데 4개 지역국의 국장들을 모두 재외공관 대사 경험이 있는 인물로 교체하기로 했다. 또 북핵 문제를 전담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축소·조정하고 국제기구국과 국제법률국을 통폐합하는 등 전체적으로 3개 정도의 국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원개발 등 아프리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현재 1개인 아프리카 담당 과(課)를 1개 더 늘려 1, 2과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4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장관은 유럽국·중남미국·아프리카중동국·남아시아태평양국 등 4개 지역국의 국장을 해당 지역의 공관 장을 역임한 인물 중에서 발탁하기로 하는 등 외교부 인사·조직 쇄신 구상을 최근 측근들에게 밝혔다. 소식통은 “김 장관은 자원외교 등 국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외교를 하려면 지역을 총괄하는 국장이 현장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올 연말 인사 때 이들 4개 지역 국장들을 모두 재외공관장 경험이 있는 인물로 바꾸겠다는 의중을 현재 해당 국을 맡고 있는 국장들에게 이미 통보했다.”고 밝혔다. 북미국과 동북아시아국장의 경우 해당 지역 공관장의 직급이 국장을 맡기에는 너무 높다는 점에서 교체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장관은 또 한반도평화교섭본부에 지나치게 많은 인력이 몰려 있어 다른 국·실과의 불균형 현상이 초래되고 업무가 북미국 등과 중복된다는 점을 들어 2개국을 1개국으로 합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안이 최종 확정된다면 ‘핵 문제 해결 이후 평화체제 문제’를 담당하는 평화외교기획단이 북핵외교기획단으로 흡수통합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직위는 한반도평화교섭대사로 경량(輕量)화하는 방안도 맞물려 검토되고 있다. 소식통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외에 국제기구국과 국제법률국을 통폐합하고 통상교섭본부에서 1개국을 더 없애는 등 외교통상부 전체적으로 최소 3개 국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인선 안팎

    “고르고 고르다 결국 원점에서 무난한 차선책을 선택한 셈이다.” 지난 8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취임 이후 공석이었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후임을 결정하는 데는 무려 열흘이나 걸렸다. 18일 외교안보수석에 내정된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은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김숙 국가정보원 1차장, 김성한 고려대 교수,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함께 일찌감치 후보군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선택이 지연된 것은 기존의 후보군 외에 새로운 인물을 계속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분야뿐 아니라 천안함 사태 이후 더욱 중요시되는 국방분야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외교안보 전문가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 같은 기준에 똑 떨어지는 적임자를 찾지 못해 원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갔고, 오전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가 시작되기 전 직업외교관 출신인 천 내정자로 최종 결정됐다. 이 대통령이 천 내정자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발탁한 것은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남북관계의 국면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시그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천 내정자가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내는 등 남북관계 전문가라는 점에서 향후 대북 정책의 기조도 ‘강경’보다는 ‘대화’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성환 장관(외시 10회)과 천 내정자(외시 11회)가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 일해 왔기 때문에 서울 G20 정상회의를 비롯, 4강 외교 등 당면 외교현안도 무리 없이 풀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천 내정자의 발탁으로 외교부는 1·2차관이 모두 공석이 됐는데, 인사검증이 끝나는 다음주 초쯤 차관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모두 외교관 출신이라,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파문 이후 목소리가 높아진 외교부 개혁 요구를 감안할 때 차관은 외부에서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차관 인사 이후 곧바로 1급 실장 인사가 단행될 예정인데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에는 행정안전부 1급이 오고, 또 외교부 국장이 행안부로 움직이면서 부처간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외교부 ‘인사·조직 쇄신안’ 발표] 대사 개방비율 안밝혀… 개혁의지 벌써 후퇴?

    [외교부 ‘인사·조직 쇄신안’ 발표] 대사 개방비율 안밝혀… 개혁의지 벌써 후퇴?

    외교통상부가 14일 밝힌 인사·조직 쇄신방안의 큰 흐름은 ‘개방’과 ‘경쟁’이다. 유명환 전 장관 딸 특혜 파문으로 추락한 외교부의 위상을 재건하기 위해 ‘철밥통’에 손을 대는 등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천이 담보되지 않으면 흐지부지 구호에 그칠지 모른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대사직을 외부에 대폭 개방하겠다는 방침이 예상과 달리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당초의 개혁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 특채제도 개선 외교부는 유 전 장관 딸 특혜 파문의 진원지였던 특채를 행정안전부로 이관하겠다고 했다. 또 신규 채용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6, 7급 직원 충원은 행안부가 주관하는 공채 위주로 선발키로 했다. 공채로 선발하기 어려운 특수 외국어나 전문분야 직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특채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특채 시 외교관, 고위직 자녀에 대해서는 특별관리시스템을 적용, 더 강하게 사전검증을 하겠다고 했다. 의혹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시험 관리 자체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은 파격적인 ‘양보’다. 하지만 외교부가 쓸 인력의 채용을 다른 부처(행안부)에 맡길 경우 과연 적합한 인재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외교부가 심사위원의 일원으로 참여하면 그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2 본부 고위직 민간 등 개방 외교부는 본부의 정책기획국장과 문화외교국장 직위에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기획관리실장 직위에 대한 외부인사 영입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본부 국장 직을 개방하는 것은 나름대로 파격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자리가 요직은 아니라는 점에서 실현되더라도 ‘무늬만 개방’이라는 지적도 있다. 반면 북미국 등 지역 국장은 국가 기밀을 다루는 자리라 외부 개방은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3 재외공관 경제공사 개방 주요 재외 공관의 경제공사 직위를 개방, 다른 정부부처와 민간의 우수 인력을 흡수하겠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 경우 외교통상부 중에서도 ‘비주류’인 통상교섭본부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공사는 그동안 통상 쪽 몫이었기 때문이다. 4 재외공관 대사 능력 중시 외교부는 보통 3년 임기인 재외공관 대사의 업무성과를 수시로 평가, 능력이 없는 대사는 임기가 남았더라도 경질하고, 일 잘하는 대사는 임기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는 대사를 2차례까지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일 잘하는 사람은 무제한 대사로 파견하겠다고 했다. 또 지금은 국장급 이상이 돼야 대사로 나갈 수 있지만 앞으로는 심의관이나 20년 이상 근무한 선임 과장도 대사로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대사 부임 전에 일정기간 민간 경제연구소 교육 이수를 의무화함으로써 경제 마인드를 배양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재외공관을 돌면서 대사들의 ‘성적’을 채점하는 ‘순회평가대사’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가장 파격적인 대목으로 평가된다. 평소 재외공관 대사의 경쟁력 강화를 강도 높게 주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소신이 상당부분 반영된 느낌이다. 5 직원 ‘지명선택제’ 도입 과장급 이하 본부 근무 실무직원에 대해서는 직속상관인 과장이 함께 일할 부하직원을 선택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드래프트제와 같은 시스템이다. 실무직원의 능력을 잘 모르는 장관 등 고위직이 연줄로 인사를 하는 폐단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다. 하지만 과장이 그 윗선의 압력으로 하위직 인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6 선호·비선호부서 순환근무 선호 부서와 비선호 부서, 선진국 공관과 후진국 공관 근무자는 골고루 순환근무토록 하는 원칙을 도입하겠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선호부서 근무자, 최선호 공관 초임자, 핵심 보직자(청와대·비서실·인사과 재직자)에 대한 인사는 특별 관리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능력과 무관하게 자리를 나눠먹기하는 것은 무분별한 평등주의라는 지적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개혁 칼날 위에 서서… ‘한지붕 세가족’ 된 외교부

    개혁 칼날 위에 서서… ‘한지붕 세가족’ 된 외교부

    유명환 전 장관 딸 특혜 사건의 여파로 ‘개혁의 칼날’ 앞에 선 외교통상부의 기류가 혼돈스럽다. 지난 8일 김성환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천명한 강도 높은 개혁 구상을 둘러싸고 직원들 사이에 기대와 불만, 설렘과 냉소가 무질서하게 교차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의 구상은 한마디로 ‘철밥통’을 깨뜨리고 외교부를 무한경쟁 체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외교관의 꽃’인 재외공관 대사직을 외부(민간, 다른 정부부처)에 개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위직으로 갈수록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중견 간부 A씨는 “사시, 행시 출신과 달리 왜 외시 출신만 개방해야 하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서기관 B씨는 “편안하게 누릴 것 다 누린 선배들이 여론에 영합하려고 후배들한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시, 행시도 안 하는데 왜 우리만” 반면 고위 간부 C씨는 “대사는 다른 공직과 달리 해외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대한민국의 베스트(최고 인재)를 보내는 게 시대 흐름에 맞다.”고 했다. 고위 간부 D씨도 “외교부 출신은 아무래도 외국어 실력과 경험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개방을 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면서 “후배들이 패배주의를 버리고 당당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논란은 개방의 효율성 문제로 이어진다. 중견 간부 E씨는 “밑바닥에서부터 외교를 배우지 않은 비(非)외교관 출신은 막후교섭 노하우 등을 모르기 때문에 대사로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중견 간부 F씨도 “외교 전문(電文) 하나를 제대로 보는 데만도 10년이 걸린다.”면서 “미국 정도를 빼고 대다수 국가가 외교관 출신을 대사로 보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미국은 전문 외교 인력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대사가 전문지식이 없어도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반면 고위 간부 G씨는 “대사가 외교 경험이 없으면 밑에서 잘 보좌하면 되는 것이지, 아예 안 된다고 선을 긋는 것은 개혁을 하지 말자는 핑계로 들릴 수 있다.”고 했다. 비(非)인기 부서 직원들을 인기 부서로 안배하겠다는 김 장관의 구상에 대해서는 인기 부서와 비인기 부서 사이에 이견을 보였다. 비인기 부서의 중견 간부 H씨는 “실력 발휘도 하기 전에 입부할 때부터 학연과 배경에 따라 누구는 요직으로 가고 누구는 한직을 전전해야 한다.”면서 “장관의 생각에 일단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반면 인기 부서의 과장급 I씨는 “일반 기업에서도 몇번 일 시켜보면 그 사람 실력이 딱 나오지 않느냐.”면서 “능력을 불문하고 자리를 나눠 갖자는 것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했다. 고위 간부 J씨는 “실력도 없는데 백(배경)이 좋다는 이유로 부하로 쓰면 그의 상급자가 업무에서 피해를 보기 때문에 실제로는 실력 있는 사람을 부하로 끌어가려고 국·실 간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외교부 처음 들어왔을때 월급 너무 적어 놀라” 지나친 개혁에 따른 신분 불안이 외교관의 질을 떨어뜨릴지 모른다는 우려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중견 간부 K씨는 “외교부가 밉다고 외교관 신분을 불안하게 하면 인재들이 대우가 좋은 민간기업으로 몰리고 외교부에는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고위 간부 L씨도 “선진국에서는 아직도 최고 인재들이 외교관을 선호한다.”면서 “그들과 국익을 놓고 두뇌싸움을 해야 하는데 3류 인재만 몰린다면 결국은 국민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3년차 외교관 M씨는 “입부했을 때 예상보다 월급이 너무 적어 놀랐다.”면서 “지금 연봉이 3000만원도 안 되는데, 대학동기들이 다른 직장에서 받는 것에 비해 적은 금액인 반면 업무량은 너무 많아 기회가 된다면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2년차 외교관 N씨는 “입부 당시 인사 파트에서 ‘여러분 중에는 대사로 못 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어렵게 외교관이 됐는데 장래 보장이 안 된다고 실망하는 동기들이 많았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시-의회 상임위배분 갈등

    서울시의회가 시의 일부 실·국·본부 사무를 2개의 상임위원회에 배분하고 정무부시장과 시장비서실의 운영위원회 출석을 요구하자 서울시가 반발하고 있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법적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시의회에 관련 조례안의 재개정을 요구하기로 함에 따라 대법원으로 간 서울광장조례 개정안에 이어 시와 의회 간 2차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시의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일부 상임위의 소관 업무를 변경 또는 신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 운영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시의회는 조례 개정안에서 도시안전본부는 환경수자원위와 건설위가, 도시기반시설본부는 교통위와 건설위가, 시설관리공단은 건설위와 교통위가 복수로 맡도록 했다. 또 시장비서실과 정무부시장실, 정무조정실은 운영위원회 소관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서울시는 즉각 반발해 재개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상임위 조정 결과는 나눠먹기식 배분으로 업무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특히 상임위 소관 부서를 정할 때는 법령과 조례에 근거한 기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임을 감안하면 조례에 없는 시장비서실을 운영위 소관으로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황장엽 사망이후] 반기문·정종욱·김하중과 ‘숨은인연’

    [황장엽 사망이후] 반기문·정종욱·김하중과 ‘숨은인연’

    지난 10일 갑작스럽게 사망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한국 외교관들의 숨은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북한 최고위급 인사인 황 전 비서의 망명 당시 전 과정에 극비리에 관여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 정종욱(전 주중 대사) 동아대 석좌교수 등이 그들이다. 황 전 비서가 지난 1997년 2월12일 주중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을 때 한국 정부가 그를 무사히 데려오기까지 가장 노력을 기울였던 일은 중국과의 협상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당시 유종하 외무장관 특보였던 김하중 전 장관을 베이징에 급파했다. 김 전 장관은 이후 주중 대사를 6년간 역임, 최장수 대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황 전 비서의 망명 신청 다음날인 13일 베이징에 도착, 중국 측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작업을 벌였다. 중국어에 능한 데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주중 공사로 활약한 중국통이기에 가능했다. 당시 중국 측은 북한 편을 들며 황 전 비서를 돌려보내라고 항의하는 등 우리 측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때문에 중국 측은 처음에는 김 전 장관을 만나주지 않았으나 한 달 넘게 진행된 수십 차례의 물밑 교섭을 통해 결국 중국 측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김 전 장관은 그의 저서 ‘하나님의 대사’에서 “황 전 비서 망명 교섭 당시 베이징에서 중국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철저한 비밀 행보를 벌였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남북 간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측이 황 전 비서의 망명을 국제관례에 따라 처리하기로 결정하면서 황 전 비서는 그해 3월18일 필리핀을 경유해 4월 한국에 왔다. 베이징에서 바로 한국으로 오지 않음으로써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중국 측 결정과, 이를 받아들인 한국 측의 절충안이었다. 김 전 장관의 교섭 활동을 측면 지원한 정종욱 당시 주중 대사도 중국 및 본국과의 조율 등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진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황 전 비서의 망명 과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김영삼 정부의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이었던 반 총장은 황 전 비서가 베이징을 떠나 한국에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정부 안팎의 필요한 조율 작업을 총괄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특히 그해 3월30일부터 2박3일 간 김영삼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극비리에 필리핀을 방문, 피델 라모스 대통령을 예방하고 황 전 비서의 필리핀 체류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황 전 비서가 한 달 넘는 필리핀 체류를 마치고 그해 4월20일 서울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김 대통령에게 도착 상황을 수시로 보고하는 역할도 맡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민간기업서 노사상생 배운다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 벽에는 ‘無信不立(무신불립·믿음이 없으면 설 수도 없다)’이란 플래카드가 항상 나부낀다. 1만 7000여명의 근로자가 4조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면서 설립 이후 24년째 노조 무파업의 대기록을 이어오는 현장이다.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노조담당자 및 노조 간부들 70여명이 지난 주말 이곳을 찾았다. 노사 간 상호믿음 속에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근로자 감축 없이 고용안정을 이뤄낸 비결을 찾기 위해서다. 공무원 노조가 합법화된 지 5년째가 됐지만 전국공무원노조 등 법외노조와의 갈등은 여전하고 노조·정부 간 대화 채널도 빈약한 실정이다. 이에 행안부는 8월부터 노조업무 담당자·노조 간부가 함께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형성한 민간기업을 찾아다니며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서울메트로, 현대중공업 등 3개 기업이 대상이다. 모두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사문화대상을 받았거나 무파업으로 이름이 난 기업들이다. 서울메트로는 2008년 이후 투쟁 위주 노조활동에서 상생으로 돌아선 계기를 소개했다. 이날 방문한 하이닉스 노사의 최대 자랑은 ‘고용보장’. 2008년 경제위기로 200㎜ 반도체부문 공장이 문을 닫아 1900여명의 잉여인력이 발생했을 때도 대량해고사태를 피해갔다. 이 회사 최석훈 노경복지 담당 상무는 “임원 연봉 삭감, 근로자 무급휴직·각종 수당 반납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 회사 가족인 사원을 모두 살리는 쪽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노조에 재무상태를 모두 공개하는 투명경영으로 전폭적인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이윤추구가 목표인 기업도 근로자를 한가족으로 받아들여야 생존한다는 단순한 논리다. 덕분에 하이닉스는 지난해 19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 2분기 매출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D램 분야 세계 2위란 지위는 ‘노사신뢰’가 있어 가능했다. 이제 겨우 본격적인 노조활동을 시작한 공무원 노조 관계자들은 열띤 질문을 쏟아냈다. “노사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3중 협의체가 연중 쉴 새 없이 가동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박태석 노조위원장은 “현장직원 10명을 담당하는 책임자 1명이 제조 라인에서 수시로 고충, 제안을 듣고 매월, 매분기 별도 노사 협의회가 열린다.”고 소개했다. 이런 식의 수시교섭만 1년에 90여차례에 달해 근로자들의 요구가 끊임없이 회사에 전달된다. 때문에 1년에 한번 있는 노사 본교섭 테이블엔 이미 노사합의 초안이 만들어져 올라온다고 한다. 전북에서 참가한 한 공무원 노조원은 “해외매각, 인원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노사양보로 위기를 극복한 게 징계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공무원 노조원·정부에 귀감이 될 만하다.”고 말했다. 다른 노조원은 “공무원은 법적으로 신분보장이 되는 만큼 고용보장이 생명줄인 일반 근로자와는 다르다.”면서도 “우리 정부도 공무원 노조원들을 믿음의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노조위원장은 “노사문제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가스통 같다.”면서 “이해만 밑바탕에 깔린다면 회사이익 극대화, 고용보장을 모두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임근 행안부 윤리복무관은 “정부조직과 민간기업 노사관계가 화합을 이룰 방법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제에서 출발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14일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무파업 비결을 벤치마킹한다. 이천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EU FTA 美·日 반응

    ■美 “年 수십억弗 손실” 비상 한·유럽연합(EU) FTA가 마침내 체결되고 내년 7월로 발효 일정이 확정되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와 농산물, 보험 등 서비스업, 제약, 화학 등의 부문에서 EU가 미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한·미 FTA에 앞서 한·EU FTA가 먼저 발효되면 미국 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한·미 FTA에 앞서 한·EU FTA가 먼저 발효될 경우 연간 수십억달러의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3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업계를 지역구 기반으로 삼고 있는 미 의회 의원들은 그만큼 이번 한·EU FTA를 강 건너 불로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데이비드 캠프(미시간) 의원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한·EU FTA 서명은 미국의 수출업자와 노동자들이 뒤처지게 될 위험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 FTA의 비준 필요성을 지적했다. 캠프 의원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한·미 FTA의 중요한 관문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또 하원 무역 소위원회 간사인 케빈 브래디(공화·텍사스) 의원은 “한·EU의 FTA 서명은 오바마 행정부가 조속히 FTA의 미해결 쟁점을 해소하고, 신속한 비준동의를 구하는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면서 “만일 한·EU FTA가 한·미 FTA보다 먼저 시행된다면 미국은 수출 면에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기회 있을 때마다 한·EU FTA가 한·미 FTA에 앞서 발효될 경우 미국이 입게 될 타격을 우려하며 조기 비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미국 업계와 행정부, 일부 의원들의 태도와는 달리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는 한·EU FTA 체결 뉴스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 주변에서는 의회 지도부가 FTA 문제를 다루는 것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日 “車·가전 큰 타격” 긴장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에 일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와 가전분야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EU에 수출하는 일본제 자동차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FTA 체결로 인해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사라지게 된다. 한국 완성차의 수출이 늘어나고 판매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일본 산업계는 보고 있다. 가전과 기계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의 선전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조립생산 현지 이관을 추진하고 있어 FTA가 발효되는 내년 7월 이후에는 현지 공장이 조달하는 부품 가격 인하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 산하 아시아경제연구소는 한·EU FTA로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약 30억달러의 수출물량을 한국에 빼앗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소의 오쿠다 사토루 주임조사연구원은 “한·EU FTA 발효 첫해에 10억달러 안팎의 시장을 한국에 빼앗긴 뒤 점차 시장 상실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재계의 위기감을 반영해 지난 4월 EU와 정례 정상회의 당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위한 협상 개시를 강력하게 요청해 차관급 협의 채널을 만들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EU는 EPA의 전제조건으로 의약품 등 승인 수속의 간소화, 주류판매와 금융시장 개방 등 28개 항목의 비관세장벽 철폐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대부분 일본 국내법을 바꿔야 하는 문제다. 산케이신문은 7일 “일본의 FTA와 EPA 교섭에 진전이 없는 이유는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해 농산물 시장개방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한국도 농업 보호 문제 때문에 무역자유화에 신중한 자세였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업분야 관세를 철폐하는 결단을 내려 FTA 체결이 빨라졌다.”고 보도했다.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일본이 세계화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국경 울타리가 낮아지는 시대에 일본이 쇄국과 같은 상황에 부닥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라고 경계감을 표명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靑 외교안보수석 김태효·김숙 경합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자리를 놓고 김태효(43)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과 김숙(58) 국가정보원 1차장이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교수(정외과) 출신인 김 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권’을 꿈꾸던 시절 ‘외교안보분야 과외교사’를 했으며, 이 대통령의 대표적인 ‘복심’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 비서관의 승진기용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직업 외교관 출신인 김 차장에 비해 경험이 많지 않고, 대북 강경노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막판 걸림돌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안보 수석 인사는 이르면 8일쯤 단행될 것으로 한때 알려졌으나, 이런 변수 때문에 인선작업이 심도 있게 진행되지 않아 며칠 정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석인 감사원장에는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과 목영준 헌법재판관,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조무제 전 대법관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권익위원장에는 이석연 법제처장,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김성환(외시 10회) 후보자가 외교통상부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김 후보자보다 외시 선배인 김종훈(외시 8회) 통상교섭본부장의 이동도 예상된다. 김 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연말쯤 단행될 인사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옮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유럽 27개국 새 ‘경제영토’로

    유럽 27개국 새 ‘경제영토’로

    내년부터 한·EU 간 시장이 활짝 열린다. 인구 5억명에 국내총생산(GDP) 16조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유럽시장과의 자유무역거래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단계적 관세철폐로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이 밀려드는 것이 소비자들에게는 좋지만 EU와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에는 부담이다. 완전 철폐 때까지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교통상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렐 드 휴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현 EU 의장국인 벨기에 스테번 파나케러 외무장관은 6일 오후 5시 45분(현지시간 오전 10시45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문서에 정식 서명했다. 2007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지 3년5개월 만으로, 양측 의회의 비준 절차를 거쳐 내년 7월1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한·EU FTA가 발효되면 품목에 따라 기존 가격보다 8~30% 싸진다. 우선 EU 27개 회원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부품과 무선통신기기부품, 냉장고 등의 관세가 사라진다. EU로부터 수입되는 포도주와 의류, 자동차부품, 냉장고 등의 관세도 즉시 철폐된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품목인 승용차의 경우, 중·대형(1500㏄ 초과)은 3년 내, 소형(1500㏄ 이하)는 5년 내 관세를 철폐한다. 23.7%의 관세를 매기는 유럽산 돼지고기는 10년, 닭고기는 13년, 쇠고기는 15년 후 관세가 철폐되며, 민감품목인 쌀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독일산 벤츠 E200 GI 모델은 6550만원→6026만원, BMW 520D는 6200만원→5704만원으로 가격이 내릴 전망이다. 지난해 외제차 판매대수 1위를 차지한 폴크스바겐 골프(2.0 TDI)도 3390만원→3118만원까지 떨어진다. 인기상품인 루이뷔통의 가방 스피디 40(시중가 97만원)은 80만원대로 내려간다. 15%의 관세가 사라지는 와인도 값싼 칠레산 와인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무통 카데의 경우 3만 6000원에서 3만 1000원까지 5000원 가량 싸진다. 이명박 대통령은 헤르만 반롬푀이 EU정상회의 상임의장, 주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과 EU 이사회 본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EU FTA는 한국으로서는 세계 제1의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EU 27개국 회원국과 동시에 자유무역 관계를 맺는 것”이라면서 “EU로서는 아시아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로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 협력 중심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 대두가 염려되는 가운데 한·EU FTA가 자유무역을 확대하고 지속적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브뤼셀 김성수기자 서울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센카쿠 우리땅!” 25분간 ‘복도 舌戰’

    중·일 정상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이후 처음으로 4일(현지시간) 밤 벨기에 브뤼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회동했다. 지난달 7일 센카쿠열도 부근에서 일본해상청 순시선이 중국 어선과 어민을 나포한 뒤로 첫 정상 회동이다. ●결국엔 관계정상화 합의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ASEM 정상 만찬이 끝난 뒤 만찬장 밖 복도에서 만나 25분간 의자에 앉아 간이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센카쿠열도 영유권과 관련, 직설적인 표현으로 각자 자기 나라 땅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간 총리가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며 영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원자바오 총리가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라며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했다고 중국 신화통신 등이 밝혔다. 두 정상은 그러나 한 차례 공방을 주고받으면서도 더 이상의 사태 악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뜻을 모으고 양국 관계 개선에 적극 노력키로 합의하는 등 확전을 경계했다. 이로써 영유권 분쟁 이후 중국이 중단을 선언한 일본과의 각종 정부 간 교류가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조절’해 온 중국인의 일본 관광 허용 등의 경제적인 조치로 시작해 중국 군사지역에서 불법촬영을 한 혐의로 체포돼 아직 석방되지 않은 일본인 1명에 대한 석방 교섭 등의 정치적 조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달 美·日 합동군사훈련이 고비 그러나 두 나라 국민들의 감정이 극도로 악화돼 있는데다 센카쿠 영유권에 대한 의견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양국 간 갈등이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다음 달 실시 예정인 미국과 일본의 센카쿠열도 탈환 합동군사훈련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특파원 jrlee@seoul.co.kr
  • 유통구조 중장기 개선 ‘3대 키워드’

    유통구조 중장기 개선 ‘3대 키워드’

    배추값 폭등이 주로 날씨 탓이라는 정부의 말을 변명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모든 탓을 하늘에 돌릴 수도 없다. 채소값 폭등을 부추긴 구조적 요인인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이상 기후가 일상화된 현실에선 농산물 대란을 피하기 어렵다. 농림수산식품부가 5일 민관 합동으로 ‘유통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채소류 가격 폭등 때 완충 구실을 할 유통구조의 중장기 개혁 방안을 3대 키워드로 짚어봤다. ●미 ‘선키스트’처럼 전국 마케팅 농식품부가 유통구조 개선 TF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과제 중 하나는 산지의 농민들을 하나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농협 같은 생산자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중앙판매회사 설립 등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농협의 지역단위 조합들이 조직화된 법인이나 출자회사 형태로 전국 규모의 판매회사를 세워 공동 마케팅과 판매를 한다면 유통구조의 왜곡을 막는 것은 물론 수급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협동조합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선키스트(협동조합)’를 연상하면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농민들은 규모가 영세한 데다 정보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대형 유통업체와 대등한 교섭력을 갖추기가 힘들다. 특히 배추 등 엽채류의 경우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작아 약간만 공급이 줄어도 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 유통과정에서 대형 유통업체나 산지유통인 등이 과점적 지위를 남용해 가격을 뒤흔든다면 유통구조가 왜곡될 소지가 많은 셈이다. 지금도 작목반이나 지역조합 등 생산자 조직들이 있지만 대부분 영세한 데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몸집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농협 같은 생산자 조직이나 지자체가 직접 출자한 농산물유통회사 등의 역할이 절실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개별 조합 단위로 뿔뿔이 흩어진 상황에서는 농민들이 정당한 값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전체 시장의 70~80%를 장악한 산지유통인들이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자조직의 덩치를 키워 교섭력이 커지면 시장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백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대형업체와 산지 간 거래가 위축돼 농민에게 손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논리로 풀어가는 게 순리라는 것이다. ●산지생 산자 규모 확대·조직화 우월적인 가격 교섭력을 지닌 대형 유통업체와 조직화·규모화가 취약한 산지 생산자조직 간에 불공정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배추는 대개 육묘장에서 모종(포기당 최저 100원)을 산 농민이 15일 정도 키워 ‘밭떼기’로 산지유통인에게 넘긴다. 농민들은 한 판(10포기)에 1만 5000원가량을 받는다. 전체 배추 생산량의 80% 안팎이 이런 방식으로 유통된다. 산지유통인의 뒤에는 도매시장법인이 있다. 배추값이 포기 당 3000원이든 1만 5000원이든 농민의 손에 남는 돈은 1500원 수준이다. 그렇다고 산지도매상이 잇속을 챙긴다고 비난하기도 어렵다. 산지유통인들은 농민에게 밭떼기를 해온 뒤 60여일을 더 키워야 출하할 수 있다. 궂은 날씨에 따라 작황이 요동치는 위험은 산지도매상이 짊어질 몫이다. 위험을 떠안은 만큼 이윤을 추구하려는 것은 당연한 속성이다. 결국 밭떼기의 악순환을 끊는 최선의 방법은 계약재배의 확대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정부와 생산자조직이 리스크를 분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병률 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은 “농협 등 협동조합이 계약재배 물량을 늘리고 리스크를 정부가 함께 져야 한다.”면서 “예컨대 채소수급 안정기금을 지금처럼 무이자로 빌려주는 수준을 넘어서 리스크도 함께 부담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지 생산조직과 소비자의 직거래를 늘리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다. 최근 화제를 모은 괴산절임배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배추값이 포기당 1만원을 웃도는 상황에서도 충북 괴산의 절임배추는 20㎏ 한 박스(8~10포기) 당 2만 5000원에 팔렸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은 농식품부 국감에서 “지금 시장에서 배추 한 포기에 1만 5000원까지 가는 현실에 비춰 볼 때 괴산군처럼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통단계 줄여 가격안정 유도 중장기적으로는 도매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농산물 유통과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핵심은 도매시장 법인과 시장도매인을 현재의 지정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도매시장법인들의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밀어붙였지만 현재 도매시장법인들의 강력한 반대로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다. 배추는 수송비와 보관비 등 물류비용이 소매가격의 15%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매시장법인이 농산물을 산지수집상을 통해 구입하고, 이를 중도매인과 경매를 통해 넘기면 중도매인이 일반 소매상에게 공급하는 복잡한 유통구조이기 때문이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경매거래를 원칙으로 하는 획일적인 공영 도매시장 위주의 정책은 가격 폭등을 부채질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지역 여건에 따라 도매상 체제나 물류센터로 전환하는 한편 농협이 역할을 강화해 현지 수입상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도 “배추 가격 파동은 결국 저장을 하는 기관이 없어 위급시에 수급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서 “시장도매인 제도를 확산시키고 도매시장법인·시장도매인 지정제를 등록제로 바꿔 경쟁구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G20정상 리셉션 키워드는 ‘한국문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첫날 리셉션 만찬이 용산의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이뤄진다. G20 정상회의 종료 후 정상 부부들과 세계 주요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관람할 문화공연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려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기획된다.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서울 G20 정상회의 행사 준비 상황을 발표했다. G20 준비위의 이시형 행사기획단장은 브리핑에서 “11월11일 오후 6시 예정된 환영 리셉션 장소를 두고 그동안 경회루 등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결정해 현재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G20 의제 논의를 위해 주로 회의장과 숙소에만 머물러야 하는 각국 정상들에게 우리나라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환영 만찬 장소로 결정했다고 이 단장은 설명했다. 정부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실을 크게 움직이지 않는 선에서 G20 정상과 배우자, 재무장관, 셰르파(참가국 교섭대표)들을 위한 만찬장을 국립중앙박물관 중앙홀을 중심으로 세 군데에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서울 G20 회의를 검소하고 실용적인 행사로 준비할 방침이다. 이 단장은 “조명, 음향 등 물품들은 대부분 임차해 신규제작을 최소화하고 테이블과 의자 등 새로 제작한 물건들은 정상회의 후에 다시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G20 정상들이 주 회의장에서 사용할 대형 원탁 등은 2012년 4월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다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무기계약직도 월급제로…울산시와 5개구·군 전환 예정

    울산시와 5개 구·군에 근무하는 무기계약 근로자의 임금이 일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지난 달 30일 울산시, 구·군과 전국자치단체 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임금교섭에서 무기계약 근로자(상용직)의 임금체계를 일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무기계약 근로자 노조는 오는 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시행해 잠정 합의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월급제 전환은 올 1월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노조가 월급제 전환을 수용하면 330여명의 무기계약 근로자는 올해 임금인상분 차액을 연말까지 일괄적으로 지급받게 된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美, 2012년까지 희토류 2만t 생산

    중국이 세계의 희토류 생산량을 90% 이상 차지하며 산업무기화하자 미국과 호주, 카자흐스탄이 채굴을 중단했던 광산을 재가동하는 등 희토류 확보에 나섰다. 희토류는 함유량이 워낙 적은 데다 방사능 물질이 섞여 있어 선진국에선 환경오염 때문에 희토류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환경문제에 다소 느슨한 중국이 희토류 독점 생산 형태를 유지하자 속속 생산을 재개했다. 한때 희토류 최대 생산 국가였던 미국이 다시 생산에 나서면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지역에서의 생산이 궤도에 오르는 2012년이 되면 공급량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모리코프사는 내년부터 캘리포니아의 마운틴 바스 광산에서 희토류 채굴과 생산을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2년까지 2만t의 희토류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이 12만 4000t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양을 채굴하는 셈이다. 셀륨, 란탄 등 하이브리드차와 광학렌즈 생산에 필수적인 9종류의 희토류를 생산하게 된다. 호주의 광산기업인 라이나스사는 내년 후반부터 매년 1만 1000t, 2012년부터는 생산량을 두 배인 2만 2000t으로 늘릴 계획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일본의 스미토모상사가 국영원자력회사와 함께 합병기업을 설립해 희토류를 채굴한다. 2012년부터 해마다 3000t의 희토류를 생산한다. 일본석유가스금속공사(JOGMEC)도 베트남의 희토류 광구 개발권 확보를 위해 막바지 교섭 중이다. 한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으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던 중국이 지난 28일 이 조치를 해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현지에 사무소를 두고 희토류를 수입하고 있는 일본의 상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희토류 통관수속이 지난 21일 이후 중단됐으나 중국 세관당국이 28일에는 인터넷 등을 통한 통관수속을 접수하고 있어 금명간 통관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서울 G20 비회원 5개국 초청… 한국, 세계무대 ‘룰 세터’로

    서울 G20 비회원 5개국 초청… 한국, 세계무대 ‘룰 세터’로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받는 비(非) G20 5개국이 확정됐다. 지금까지는 의장국이 외교적 이해관계에 따라 초청국을 골랐다면, 이번에는 우리나라 주도로 셰르파(교섭대표) 회의에서 초청국 선정 기준을 세웠다. 그동안 정해진 룰을 따르기만 하던 한국이 ‘룰 세터’(규칙을 만드는 자) 역할을 했음을 말해 준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24일 “스페인과 베트남, 싱가포르, 말라위, 에티오피아 등 5개국을 서울 정상회의에 초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 등 대부분의 국제기구와 달리 G20에서는 초청국도 정보 공유는 물론 동등한 발언권을 갖는다. 때문에 초청국에 포함되기 위한 물밑 외교전이 뜨겁다. 이 같은 소모적인 경쟁을 배제하기 위해 셰르파 회의에서 확립한 기준은 저개발 국가나 신흥시장, 비회원국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국가들을 초청하자는 것이다. 서울 정상회의의 주요 어젠다인 개발 이슈의 실수요자 입장을 반영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개발 이슈의 주요 대상인 ‘검은 대륙’에서는 말라위가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 자격으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NEPAD) 의장국으로 초대됐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 베트남과 유엔에서 G20과의 협력을 담당하는 28개국 모임인 3G(Global Governance Group) 의장국 싱가포르도 함께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스페인은 G20 정상회의에 네 차례 모두 초청된 관례와 셰르파 간 합의에 따라 초청하기로 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더불어 네 번 모두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초대받지 못했다. 유럽 국가가 너무 많아서는 G20의 외연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G20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지역적 안배’가 대두되면서 싱가포르에 밀렸다. 이창용 G20 준비위 기획조정단장은 “(종전처럼 셰르파 회의에서) 누구를 초청할지 ‘멤버십 이슈’에 허비하기보다는 정상회의 의제에 집중해야 G20의 정당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회의에서 5개 나라 정상들이 발언할 수 있는 특별 세션을 만드는 안을 검토하는 등 이들이 회원국과 동등하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20 준비위는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금융안정위원회(FSB),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무역기구(WTO) 등 7개 국제기구도 서울회의에 초청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EU FTA 내년 7월 잠정 발효

    한·EU FTA 내년 7월 잠정 발효

    이탈리아의 ‘몽니’에 발목이 잡혔던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 7월1일 잠정발효된다. 외교통상부는 16일 “EU 특별외교이사회의 결정을 통해 한·EU FTA를 내년 7월1일 잠정발효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EU는 지난해 7월 협상을 타결한 뒤 같은 해 10월 협정문에 가서명했다. 양측은 ‘9월 정식서명-연내 잠정발효’의 스케줄을 추진했지만, 자동차 업계의 피해를 꺼린 이탈리아의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EU 집행위는 물론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조율을 통해 당초 잠정 발효 시점을 2012년 1월까지 늦추기를 원했던 이탈리아의 반대 입장을 조금씩 누그러뜨렸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EU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상대국이자 세계 최대 경제권이란 점에서 잠정발효 날짜까지 합의했다는 건 상당한 의미”라면서 “이러한 진전이 한·미 FTA에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잠정발효는 정식발효의 99%에 해당하는 효력이 있는 만큼 남은 장애물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EU 특별외교이사회에서 27개 회원국 모두 한·EU FTA를 승인함에 따라 양측은 새달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협정문에 공식 서명한다. 양측은 조속한 발효를 위해 회원국 각각의 비준동의에 앞서 EU의회의 비준동의만으로 협정이 효력을 가질 수 있는 잠정발효에 합의한 바 있다. 협정문에 따르면 EU는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 5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하되 이중 99%는 3년 이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은 3년 이내 관세 철폐 품목을 공산품의 96%로 정했다. 쌀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EU는 중국(1409억달러·20.5%)에 이어 우리나라에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수출입규모는 788억달러로 전체 교역액(6866억달러)의 11.5%에 이른다. EU에 한국은 여덟번째 교역국에 해당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EU에 466억달러어치를 수출했고 322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공산품에서 157억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농축산물에서는 13억 8000달러 적자를 봤다. 그동안 높은 관세장벽에 고전했던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관세율 10%)나 TV(14%), 섬유·신발(12~17%) 등에서 FTA의 혜택이 기대된다. 역으로 유럽산(産) 의약품, 자동차, 정밀화학·기계류, 와인, 돼지고기 등의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EU FTA 발효 연내엔 어려울 듯”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발효가 어려워졌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EU가 지난 10일 특별외교이사회에 이어 13일 일반이사회를 열어 한·EU FTA 승인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탈리아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사실상 연내 발효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플랜A는 연내 발효, 늦어도 내년 1월1일엔 발효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EU 집행위도 이에 동의했지만, 플랜A는 물리적으로 진행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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