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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얼굴의 일본

    일본은 영토 문제와 관련해 양면 작전을 구사한다.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다툼에 대해서는 중국의 공세를 애써 무시하며 조용히 실효적 지배를 강화한다. 하지만 한국과의 독도, 러시아와의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분쟁에는 최대한 문제를 제기해 국제적으로 이슈화시키는 상반된 입장을 취한다.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세는 무척 집요하다. 자민당 의원 3명의 한국 입국이 좌절되자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에 공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10일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최근 들어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계속 강화하고 있어 독도 문제를 정식으로 양국 간의 교섭 의제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1954년과 1962년 한국 측에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자고 제안한 바 있어 이번에 제안이 이뤄지면 49년 만이다.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로 (일본의) 독도 영유권에 대한 정당성을 세계에 호소하려는 의도지만 한국이 동의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기 위해서는 당사국인 한국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 신문은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 문제를 정식으로 교섭 테이블에 올려 (독도의 실효지배를 강화하는) 한국의 처사에 일본이 얼마나 분노하는지를 보여 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독도에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려는 한국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선 일본은 역으로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해 해상자위대와 해상보안청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국회의 초당파 보수 의원 그룹인 ‘국가주권과 국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이하 ‘행동하는 의원연맹’)이 현재 사유지인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하는 법안 제출을 추진하고 있다. 센카쿠열도의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유화와 함께 향후 해상자위대와 해상보안청의 상주 기지 건설도 추진한다. 일본 어선의 피난항 건설도 검토하기로 했다. 중국을 의식해 센카쿠열도에서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는 현재 일본 사이타마현에 거주하는 소유자가 일본 정부로부터 연간 2400만엔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현대차 노조 쟁의발생 결의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현대차 노조는 9일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전국 대의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파업을 준비하기 위해 집행부와 각 공장 노조 대표 등 30여명이 참여하는 쟁의대책위원회도 꾸렸다. 쟁의를 위한 비용 10억원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10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기로 했다. 10일간의 조정기간에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22일 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찬성이 50% 이상 나오면 오는 23일부터 파업할 수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4) 공무원 노조 어제와 오늘

    [테마로 본 공직사회] (14) 공무원 노조 어제와 오늘

    지난 7월부터 민간기업은 복수노조 시대에 돌입했다. 하지만 공무원 사회는 6년 전부터 사실상 복수노조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공노총), 전국시도교육청노조 등 합법노조 소속 공무원 16만 4000여명에 법외노조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소속 공무원이 11만여명이 있다. 공무원 노조의 전신인 직장협의회 시절부터 2006년 공무원노조 합법화를 거쳐 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들이 가입대상인 공무원 노조활동을 통해 공직사회 변화를 짚어 본다. # 장면1. 지난해 3월 21일 오후 서울대학교 노천극장. 500여명의 공무원들이 모였다. 모자를 푹 뒤집어쓴 이들이 많다. 모자로도 모자라 마스크까지 쓰며 꼭꼭 가렸다. 초봄 쌀쌀한 날씨 탓을 하기에는 너무 싸매고 있었다. 통합전공노 출범식 자리였다. 법외 노조라 신분이 드러날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을 막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이었다. 출범식 장소도 경찰의 원천봉쇄로 급히 바뀌었다. 제도권 바깥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움이 많은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장면2. 지난 4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18층에 있는 행정안전부 노사협력담당관실은 분주했다. 맹형규 장관에게 ‘2차 노사 상생협력 선언’ 관련내용을 보고하고 선언문을 다듬기 위해서였다. 행안부는 정부를 대표한 공무원노조의 협상 파트너다. 당초 1차 ‘청렴실천 및 상생협력선언’ 1주년인 지난달 말 내놓기로 했으나 집중호우 등으로 미뤄졌다. 2차 선언은 1노조 1협력사업을 통해 미혼모·새터민·다문화 가정 등 소외되기 쉬운 시민들과 직접 소통, 봉사하는 내용을 담는다고 귀띔했다. 제도권 내에서도 얼마든지 정부와 노조, 국민이 ‘윈-윈-윈’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조 모태는 98년 설립한 직장협의회 공무원노조의 역사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법이 만들어지면서 1999년 1월 각 기관별로 공무원 직장협의회가 나왔다. 직협은 공무원노조의 모태이자 산파라 할 수 있다. 직협이 노조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2002년 3월부터다. 당시 두 개의 법외노조가 나왔다. 하나는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발전연구회(전공연)이 이름을 바꾼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공노총)이다. 또 하나는 전공연에서 탈퇴한 공무원들이 만든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이 출범시킨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다. 두 노조는 2006년 공무원노동조합법이 시행돼 합법노조와 법외노조로 운명을 달리한다면서 공노총은 합법노조로, 전공노는 법외노조로 남아 있다. 이후 법외노조인 전공노는 2005년 11월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였고, 정부는 400여명 넘게 해고하고, 1000여명을 징계했다. 전공노 조직은 심각한 내상을 입고 분열되는 내홍을 겪었다. 법외노조인 전공노는 빼더라도 지난 2월까지 고용노동부 집계 공무원 노조 설립 현황을 보면 공무원노조총연맹, 행정부공무원노조, 전국시·도교육청공무원노조, 전국광역자치단체공무원노조연맹, 전국통합기능직노조,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조 등 다양하다. 약 30만명에 이르는 전체 가입대상 공무원 가운데 16만 4100여명이 합법적인 노조원으로 가입해 있다. 올해는 합법노조 출범 6년째가 되는 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공직사회는 적지 않게 변했다. 우선 노조는 2007년 12월 처음으로 정부와 교섭 협약을 체결했다. 2008년 5월에는 5급 이상(60세)과 달리 57세이던 6급 이하의 정년을 늘려 일원화하기로 정부와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해 9월에는 공무원연금제도를 개선하는 데 합의했다. 기능직공무원이 일반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도 텄다. 노조가 가져온 큰 성과 중의 하나다. ●노동조건 개선·대국민 서비스 ‘UP’ 지난해 7월에는 맹형규 행안부 장관과 ‘청렴실천 및 노사 상생 협력 선언’도 맺었다. 상징적이나마 ▲공무원노조의 정치적 중립과 법령 준수 ▲정부의 불합리한 행정관행과 차별적인 각종 제도 개선 노력 ▲근무환경과 복지 개선을 위한 노조 요구 반영 등을 담았다. 노조와 정부는 내친김에 이달 말쯤 2차 상생협력 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황동준 행안부 노사협력담당 총괄팀장은 “기능직의 일반직 전환이나 정년 연장 등 노조와 대화를 나누며 개선된 부분들이 많다.”면서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공무원복무규정이나 관련법 등에 의한 징계 등은 불가피하겠지만 정부가 노조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탄압한다는 것은 실제와 안 맞다.”고 노조와 정부가 ‘윈-윈’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국민이 체감할 만한 제도적 변화 긴요 정의용 공노총 위원장은 “사실 논의에만 그친 채 실천이 없거나 노사 상생에 역행하는 모습이 가끔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정부 모두, 존재 이유가 국민 봉사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만큼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들 눈에는 공무원 노조의 활약상이 여전히 미흡하다. 최근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비리 사실에서 드러났듯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내부의 자정이나 감시자 역할은 쉬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가입 대상인 일반 공무원들도 노조가 구체적인 제도의 변화를 이끌지 못한 점을 아쉬워한다. 법외노조인 조창형 전공노 대변인은 “공무원 노조가 태동한 이유는 공직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관행을 없애고 내부감시자로서 행정 비리를 감시하겠다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면서 “아직 국민으로부터 공무원노조 덕분에 공직사회가 달라졌다거나 공무원노조가 있어 공무원이 예전과 다르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있음을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자성했다. 최장윤 공노총 정책국장은 “그동안 기관장이나 상급자들이 실무자들을 아랫사람 부리듯이 하곤 했는데 그런 식의 비인격적인 대우가 줄어든 점이 가장 큰 변화”라면서도 “임금협상이 불가능하고, 어지간한 제도의 변화는 모두 예산과 관련된 부분이라는 이유로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체감할 만한 제도적 변화가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노조와 직장협의회 차이점은

    “업무 특성상 논란이야 있을 수 있지만 행안부에서 노조를 만들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실제로 노조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느냐 하는 부분이죠.”(윤덕중 행정안전부 직장협의회 대표) ●행안부·총리실 등 4개기관 직장협의회 운영 행안부 직장협의회는 지난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노동 강도 등 근무 실태, 근무 만족도, 직장협의회 운영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음에도 막상 설문조사를 마치니 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앞다퉈 참여했다. 윤 대표를 포함한 직장협의회 임원들이 한껏 고무됐음은 물론이다. 여름휴가, 을지훈련 등이 끝나는 이달 말쯤 설문조사를 토대로 맹형규 행안부 장관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1998년 2월 제정된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에 두 차례 해당 기관장과 협의할 수 있다. 공무원노조가 2005년 1월 공포된 ‘공무원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 측 교섭 대표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갖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단체행동권 빠져 사실상 ‘노동 1.5권’ 보장 물론 노조 역시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이 빠진,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만을 갖고 있다. 단체교섭 대상도 정책의 부분, 조례·예산에 의해 규정되는 내용 등은 제외된다. 차 떼고 포 떼면 옴짝할 여지조차 별로 없다. 사실상 ‘노동 1.5권’ 정도만 보장된 수준이다. 여기에 노조 가입 자격도 6급 이하 실무직으로 제한돼 있다. 2009년 유엔 사회권익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노조 가입권과 단체행동권 등의 제약사항을 없애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라고 권고하는 등 국제노동기구(ILO) 등 여러 국제기구들이 공무원 노조의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현재 중앙부처 중 노조가 아닌 직장협의회 형태로 운영하는 곳은 행안부, 총리실,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정도다.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방부 등이 직장협의회건 노조건 아무것도 없는 것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전환 논의는 여전히 살아 있다. 윤 대표는 “사실 정부에서 그동안 직협의 요구를 성실히 들어주는 편이지만 직협 관련법 자체는 활동하는 데 많은 제약과 한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제 브리핑] SC제일銀 노사 합의점 못찾고 난항

    파업 37일째인 SC제일은행 노조와 사측 협상이 2일 시도됐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금융노조는 이날 은행노조를 대신해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이 리처드 힐 제일은행장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나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 ‘20대 국내파’ 김혜진 서기관, 美 국무부 입성

    ‘20대 국내파’ 김혜진 서기관, 美 국무부 입성

    20대 여성 외교관이 한국 외교관으로는 처음 ‘세계 외교의 사령탑’인 미국 국무부에서 파견 근무를 하게 된다. 주인공은 김혜진(29)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협상과 2등 서기관. 김 서기관은 외교부와 미 국무부가 지난 4월 체결한 인사교류 양해각서(MOU)에 따라 8월 중 국무부로 1년간 파견된다. 31일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김 서기관의 파견 일자 및 소속 부서 등을 미 국무부와 최종 조율하고 있다. 김 서기관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 국무부 측이 한·미 간 업무 연관성이 많은 부서보다는, 다양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부서로 배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첫 사례인 만큼 많이 배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2005년 외교부에 들어가 군축비확산과·의전총괄담당관실·북핵협상과 등에서 근무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2년간 연수한 것 말고는 외국 생활 경험이 없는 ‘국내파’이지만 뛰어난 영어 실력과 외교 현안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춰 지원자들 가운데 최고점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지원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면 후회할 것 같아 도전했는데 운이 좋았다.”면서 “이론적으로만 접해온 미 국무부의 정책결정 과정을 직접 보고 배워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 국무부는 영국·독일·프랑스 등과 비슷한 인사교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는 일본·호주·뉴질랜드에 이어 우리나라가 네 번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통상법치국가에 걸맞은 법률 기능 갖추자/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통상법치국가에 걸맞은 법률 기능 갖추자/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민국은 ‘통상법치(通商法治) 국가’라 할 만하다.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 한·미 쇠고기 협상 등을 계기로 수많은 통상법적 이슈가 대중매체를 통해 여과 없이 전달돼 왔다. 투자자·정부 소송, 간접수용, 네거티브시스템, 독소조항, 신금융서비스 규제, 비위반 제소, 허가·특허 연계 등 전문개념이 인터넷 토론을 지배하고, 좌우진영으로 짜여진 TV토론을 통해 비전문가들의 입속에서 해석됐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관련 산업 종사자나 시민단체들의 반응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마치 고대 아테네의 소피스트들처럼 진리나 도덕적 기준 없이 정치적 입장만을 그때그때 강화하기 위해 토론하고 댓글을 다는 행태가 오히려 영웅시됐다. 그 결과 한·미 FTA는 4년 가까이 표류하고, 쇠고기 교역은 정상화되지 않았으며, 국가 이익과 농업 자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쌀시장 조기관세화는 뒷전이다. 이런 시행착오의 주요 원인은 통상법적 이슈에 대한 권위 있는 해석이 내려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단체나 언론이 각자의 구미에 맞는 전문적 비전문가를 내세워 의혹과 논쟁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국가이익에 입각해 모든 이해관계를 조정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전문적 이슈에 대한 권위를 잃은 것은 문제다. 통상법적 이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미리 국민에게 제공해 사실에 입각한 토론이 이뤄져야 하는데, 협상 보안만을 강조하다 뒤늦게 ‘언론 플레이’를 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측면도 있다. 정부가 간과하거나 숨긴 쟁점들이 하나 둘 FTA 반대 진영에 의해 제기될 때마다, ‘사후약방문’ 식으로 설명하다 보니 신뢰는 더욱 무너졌고 설득력도 잃었다. 그래서 반대 진영은 허위·과장 주장의 진실이 드러날 때는 논점을 바꾸었으며, 과거 주장의 사실 여부보다는 새 문제점에 대한 비판과 의혹만 키웠다. 그동안 정부 전반의 국제협력 기능이 강화되긴 했지만 통상협상과 조정을 담당하고 있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자체의 통상법률 기능은 유명무실해졌다. 현재 과장 1명, 국제변호사 3명 및 행정직원 1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통상법무과가 본부의 법률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그나마 통상교섭본부에 합류한 소수의 법률전문가들도 각 지역·기능과로 흩어져 해외공관으로 나가 있다. 관계 부처의 통상팀들은 통상교섭본부의 자문보다는 별도의 외부자문을 신뢰한 지 오래다. 교섭대표만 30여명이며 수백명의 전문변호사로 구성된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충분한 권한과 능력을 바탕으로 관계부처로부터 절대적 신뢰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향후 여러 FTA를 이행해 가면서 수많은 국제통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정부 분쟁도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중국, 일본 등과의 FTA 협상도 해야 한다. 브릭스(BRICs) 등 각국의 수입규제 조치가 점차 고도의 위장전술을 띠고 있어, 보다 정교한 법률 대응이 필요하다. 특채 파동과 번역 오류 문제로 개혁 모드에 돌입한 외교통상부는 채용 경로 다변화에 따른 외교역량 강화와 순혈주의 타파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보다 전문성을 갖춘 국내외 변호사를 외교역량 업무에 대거 투입하여 진정한 법률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는 것은 이런 개혁 방향과 맞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고의 대외무역의존도를 자랑하는 우리는 정부차원에서 공익적 성향이 강한 통상전문변호사를 적극 양성해야 한다. USTR의 수석변호사(General Counsel)는 30명의 교섭대표급 직원 중에서도 서열 7위의 고위직이다. 우리도 통상교섭본부에 실장급 수석변호사를 임명하고, 통상 분쟁과 수입규제 대응 및 협상법률자문(번역 포함)을 각각 담당하는 하부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작은 정부를 구현하는 마당에 조직 확대와 예산 증액이 수반되는 방향의 조직개편이기는 하나, 언제까지나 전문적 통상법 이슈에 관해 정부의 권위가 소피스트 괴변에 무력화될 수는 없다. 물론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법률 자문의 성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들의 신뢰를 획득하고 국민에게 효용을 입증해 내는 것은 외교통상부의 책임이다.
  • 기아차 노조 ‘파격 임단협’ 부결

    기아차 노조가 사측의 ‘통 큰 임금 인상안’을 부결시켰다. 2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조합원의 찬반 투표 결과 지난달 22일 합의한 잠정안이 부결됐다. 노조 관계자는 “3만여명의 전체 조합원 가운데 9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률 약 47%로 임금 인상안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22일 기본급 9만원(5.17%) 인상과 성과격려금 300%+700만원 지급, 자사주 80주 지급 등에 최종 합의했다. 노조가 ‘역대 최대’ 임금 인상안을 부결시킨 데에는 우선 난항을 겪는 현대차의 임단협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예년에는 현대차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현대차의 인상 수준에 어느 정도 맞추는 선에서 사측과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는 현대차보다 일찍 잠정 합의안에 사인했다. 이 때문에 비록 역대 최대이지만 현대차가 더 많은 임금 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계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관측된다. 이와 함께 오는 9월에 있을 기아차노조 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계파 간의 세력 다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기 집행부를 노리는 계파들이 이번 교섭위원에 참가해 잠정 합의안에 동의해 놓고, 교섭이 끝나자마자 이를 부정하고 부결을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추가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통과될지 미지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반도 안보지형 급변] “간 총리 방북 검토”

    간 나오토 총리가 북한 방문을 검토하는 등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케이신문은 26일 간 총리의 지시를 받은 민주당 의원 나카이 히로시 전 납치문제담당상이 지난 21일과 22일 중국 창춘에서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대사와 극비리에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봄부터 여러 차례 제3국에서 극비 교섭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나카이 의원이 북한에 납치자 문제 해결의 진전을 요구한 데 대해 북측은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특히 북한은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기존의 주장을 번복해 요도호 사건의 범인을 인도하고 일본인 처를 귀국시킬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간 총리는 퇴진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8월 초를 목표로 북한 측과의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10%대로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고 자리를 연명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하지만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총리와 외무상, 납치문제담당상에게 모두 확인했으나 누구도 방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터키 “日 원전 우선협상권 종료”

    일본의 터키 제2 원자력발전소 건설 우선협상권이 이달 말로 끝나면서 한국과 프랑스 등 경쟁국들이 수주전을 벌일 전망이다. 26일 요미우리신문은 터키 정부가 흑해 연안의 시노프 원전 건설 계획과 관련한 교섭의 지속 의사를 일본 정부가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이달 말 일본에 부여한 우선협상권을 종료하고 다른 국가와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간 나오토 총리가 원전을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원전 수출과 관련한 정부 방침이 불투명해 터키 원자력발전소 건설 우선협상권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터키는 시노프 지역에 2020년까지 원전을 건설할 예정이며, 현재 일본의 도시바가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 앞서 한국전력이 수주 협상을 진행했지만, 터키는 지난해 12월 정부 보증 등을 문제삼아 협상을 종료하고 일본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정했다. 양국은 3개월 시한으로 기초 합의를 마치기로 하고 협상에 들어갔지만,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참사가 터지면서 시한이 연장됐다. 이후 간 총리가 원전 가동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원전 관련 수출도 계속 장려할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는 등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자 터키가 우선협상권 철회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북·일] “北·日, 21·22일 中서 회동”… 대화 시동?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남북 대화에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이번 주말 미국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 대화를 갖기로 함에 따라 이 여세를 몰아 북·일 협의가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담당 대사와 나카이 히로시 일본 전 납치문제담당상이 지난 21, 22일 중국 창춘(長春) 시내의 한 호텔에서 회담했다고 교도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양측이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을 둘러싼 교섭을 재개하기 위해 의견 조정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1년 7개월 만에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데 맞춰 북·일 간의 물밑 절충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 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방북했을 때 일본인 납치를 인정하고 7명을 일본으로 돌려보냈지만, 일본은 추가 소재 파악과 귀환을 요구했다. 산케이신문도 이날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일본에 자제를 요구했던 북·일 대화 재개를 인정할 방침이어서 북·일 협의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도 대북 교섭 추진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북한이 북·일 대화를 위해 어떤 전략과 전술로 임해올지 일본 측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남·북→북·미→6자 회담… 비핵화 3단계 접근 ‘첫단추’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리용호 부상) “2004년 런던 국제회의에서 만났었죠. 건강해 보이십니다.”(위성락 본부장)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대표단 6명이 22일 오후 3시(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웨스틴호텔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 5명과 만났다. 리 부상 등 북측 대표단은 다소 긴장한 분위기로 회담장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던 우리 측 대표단과 한국 기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표정이 상기돼 있었다.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은 두 수석대표는 곧바로 회담을 시작했다. ●2시간가량 회담 진행 회담은 예상보다 길어져 2시간가량 진행됐다. 5시쯤 회담장을 나온 수석대표들의 표정은 밝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리 부상은 “솔직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답했다. 위 본부장도 “생산적이고 유익한 대화였다.”고 밝혔다. 북측은 회동을 앞두고 매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회동 장소와 시간이 미리 외부에 공개되면 만남 자체를 없던 일로 하겠다며 우리 측에 철저히 보안을 지켜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취재기자단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우리 측 대표단이 마련한 버스에 올랐고, 도착한 다음에야 회담 장소를 알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회담은 교체된 북측 수석·차석대표와의 상견례 성격도 있었지만 남북은 오랜 시간 동안 솔직하게 의견을 개진했으며, 논의는 다양한 의제들에 대해 상당히 깊숙한 수위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그랜드 바겐’에 대해 설명해 북측의 오해를 풀었고, 북측이 남북대화를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 등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우리 측이 제기해야 할 이슈는 모두 제기했다.”며 “전제조건은 1단계인 남북회담에서 다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6자회담 재개 전까지 1단계·2단계에서 망라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 양측은 북핵문제뿐 아니라 경색된 남북관계 진전 가능성도 상당히 깊이 있게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사건도 원론적 수준으로 거론됐으나 남북 간 논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진정성이 관건 2008년 12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남북이 북핵 논의를 위한 테이블에 마주 앉음에 따라 그동안 고사 상태였던 6자회담도 본궤도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남북 수석대표회담 개최는 북·미대화 및 6자회담으로 가는 첫 번째 단추를 꿴 것으로, 그동안 6자회담 참가국들이 추진해 온 3단계 접근안이 본격 가동한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관건은 북한의 진정성이다. 이날 회담에서도 의제에 대해 접점을 찾기보다는 입장 차를 확인했다. 남북은 차기 회담 일정은 잡지 못했으며, 북·미대화가 조만간 열릴지도 미지수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한·미, 한·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통한 협의를 시작으로 향후 일정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금융노조 9월 총파업 결의

    금융노조가 9월 총파업 등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에 대해 불법파업이 될 소지가 크다고 경고했다. 22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21일 전국 9000여 분회를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68.8%의 찬성률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투표에는 총조합원 9만 2634명 중 6만 8472명이 참여해 6만 382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가 계획한 금융권 총파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금융노조는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 6일 전체 신입직원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는 데 이어 9월에는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사측에 경고해왔다. 이에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 신청 대상이 아니라는 행정지도 처분을 내린 만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불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6일 중노위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서를 냈으나 중노위는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된 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지 않았고 사측과 교섭도 한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신청 대상이 아니라는 처분을 내렸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남북 6者회담 재개 노력 합의

    남북 6者회담 재개 노력 합의

    남북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전격적으로 회동했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은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 6자회담 후 2년 7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은 6자회담이라는 다자대화의 틀 속에서 이뤄진 남북 간 접촉이 아니라 남북의 독자적인 비핵화 회담이라는 점에서 남북 관계와 비핵화 논의의 향배가 주목된다.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발리를 찾은 위 본부장과 리 부상은 오후 3시(현지시간) 웨스틴호텔에서 만나 2시간가량 회담했다. 우리 측은 지난 20일부터 북측 대표단과 접촉해 회담 가능성을 타진했고, 북측이 이날 6자회담 수석대표로 리 부상이 공식 임명됐음을 알리면서 회담 제의를 수용했다. 리 부상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9·19공동성명을 확고히 이행하기 위한 의지를 확인했고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용의들이 표명됐다.”고 밝혔다. 우리 측 대표단 관계자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준비와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 본부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남북 간 첫 번째 비핵화 협의가 이뤄졌고,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이라는 3단계 과정의 첫 단계가 이뤄져 향후 과정을 위한 중요한 일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슈별로 우리 입장을 충분히 개진했고 북측 얘기도 경청했다.”면서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됐고, 오해를 푸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구체적인 이슈에 대해 합의를 본 것은 없었지만 서로 인간적 신뢰를 높여 비핵화 과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진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비핵화 과정에서 남북 간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남북은 수석대표회담에 이어 23일 ARF 회의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 간에 별도로 접촉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ARF 사전회의가 3시간 넘게 진행되기 때문에 남북 외교장관 간 별도 접촉이 있을 것”이라면서 “수석대표회담 결과도 반영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SC제일銀 유동성 관리 강화를”

    금융감독원이 22일째 이어진 파업으로 예금인출사태를 겪고 있는 SC제일은행에 유동성 관리 강화를 지시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18일 임원회의에서 SC제일은행의 장기 파업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금융사고 예방, 소비자 불편과 피해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노사가 합의해 파업이 조속히 종결되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날 SC제일은행에 세번째 지도공문을 보내고, 파업 장기화에 따른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예금 인출과 관련해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7일 이후 교섭이 없었던 리처드 힐 행장과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이날 다시 만나 협상을 벌였다. 은행권 최장기 파업 중인 SC제일은행은 파업 이후 현재까지 1조원 가까운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금 인출 요구에 응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파업이 계속돼 예금이 자꾸 빠져나가면 일시적으로나마 예금 지급이 지체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주 SC제일은행 부행장을 불러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주문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장기간 파업으로 신뢰가 깨지면 사측이 성과급제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 폐쇄된 SC제일은행의 43개 영업점 가운데 일부는 몇몇 노조원이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권 원장은 회의에서 “금융회사들의 준법·윤리의식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소비자보호, 서민금융, 사회공헌 활동을 내실화해 ‘저축은행 사태’로 금융권 전반에 퍼진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브랜드화하고 실질적인 방안을 만들어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권 원장은 지난 13일 각 금융업종의 협회장과 비공개 회동에서 최근 금감원이 추진하는 쇄신책과 감독·검사 개선방안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대북 저승사자’ 아인혼 사무실 3장의 사진

    ‘대북 저승사자’ 아인혼 사무실 3장의 사진

    ‘대북 저승사자’로 불리는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북한 제재 조정관의 집무실에는 어떤 사진이 걸려 있을까. 북한 제재 조정관 외에 이란 제재 조정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 등 3개의 직함을 동시에 갖고 있는 그의 독특한 위상을 반영하듯 직함들과 각각 관련 있는 사진 3개가 걸려 있다고 18일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2009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설파하는 연설 사진, 지난해 6월 유엔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의하는 사진, 지난해 8월 아인혼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일부 시민단체가 대북 제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사진 등이다. 특히 서울 사진은 시위대가 아인혼을 규탄하는 의미에서 아인혼의 얼굴에 ‘X’표시를 한 것이라고 한다. 아인혼 입장에서는 불쾌할 법도 한데, 뜻밖에도 아인혼은 그 사진을 “재미있다.”며 좋아한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한 미국대사관 쪽에서 언론에 나온 사진을 본국으로 보고한 것 같다.”면서 “아인혼이 많은 사진 중에 그 사진을 직접 선택해서 벽에 걸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게리 새모어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 방에도 오바마 대통령의 프라하 연설 사진이 걸려 있는 등 미국 당국자들의 집무실은 주로 ‘방 주인’의 직무와 관련된 사람 사진으로 장식된다. 반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의 방에는 지도나 그림이 주로 걸려 있다. 아인혼의 ‘카운터 파트’ 격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집무실에는 북한 핵시설이 있는 영변 지역 위성사진과 지도가 걸려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SC제일銀 최장기파업 ‘불명예’… 예금인출 1조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은행권 최장기 파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업 장기화의 여파로 일부 지점을 폐쇄한 후에는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져 예금인출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별 성과급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갈등은 여전히 팽팽한 평행선 대치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 피해와 영업력 약화 등을 막기 위해 양측 모두 한발씩 물러나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형국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시작된 SC제일은행 노조의 파업은 이날로 19일째를 맞고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한미은행 노조가 18일 동안 벌였던 파업을 뛰어넘는 은행권 최장기 파업 기록이다. 당시 한미은행 노조는 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 측에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2004년 6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파업을 벌였고, 사측이 일부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파업은 종료됐다. SC제일은행 노조원 2900여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사측의 개별 성과급제 도입에 반발해 강원 속초의 한 콘도에 모여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지난 11일부터 SC제일은행 392개 영업점 중 43개점의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43개 지점이 잠정 폐쇄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의 예금인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하루 2000억~300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가면서 파업 시작 이후 이날까지 총 9800억원의 예금이 인출됐다. 제일은행의 총 수신고가 46조원가량이므로 수신고의 약 2% 이상이 빠져나간 셈이다. 한국은행은 SC제일은행의 예금 추이를 매일 지켜보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며, 금융감독원도 현장 조사인력을 늘리고 사태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양측이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기본급에 대한 차등 임금인상 적용이다. 사측은 성과가 저조한 일부 직원은 기본급의 임금인상률을 다른 직원보다 낮춰서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노조 측은 성과급이 아닌 기본급의 차등 인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리처드 힐 은행장이 지난 7일 속초의 콘도를 찾아 교섭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후에는 노사 대표 간의 교섭이 없는 실정이다. 파업 장기화로 양측의 부담 또한 커져 가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SC제일은행이 시장점유율 하락과 순이익 감소 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파업 장기화는 은행의 경쟁력 약화라는 상처밖에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복수노조 도입 후 ‘삼성 노조’ 첫 신고

    삼성 직원들이 지난 1일 복수노조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노조 설립 신고를 했다. 그동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온 삼성에도 변화가 시작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삼성 등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으로 구성된 삼성 일반 노조는 이날 서울 남부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조합원은 삼성에버랜드 직원 등 4명으로 구성됐고, 조합원이 특정 사업장에 국한된 단위 노조가 아닌 삼성 직원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초기업단위 노조’로 출범했다. 서울 남부고용노동청은 신고 사항을 검토한 뒤 이상이 없으면 신고필증을 교부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신고 사항을 검토 중이며 문제가 있을 경우 20일의 기간을 줘 보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서둘러 노조를 설립한 것은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달 말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이 ‘회사 노조’로 추정되는 삼성에버랜드 노조를 세우고 회사에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사측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뒤 7일 내에 교섭을 요구하는 다른 노조가 없으면 해당 노조가 2년간 교섭 대표 노조 지위를 갖는다. 하지만 삼성에버랜드 노조가 이미 단체교섭 신고를 마쳐 2년간 독점 권한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새 노조가 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황비웅기자 superryu@seoul.co.kr
  • 佛 “카다피, 퇴진 준비됐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권좌에서 물러날 준비가 됐다고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이 12일 밝혔다. 쥐페 장관은 라디오 방송인 ‘프랑스 인포’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국가원수가 퇴진할 준비가 됐다고 리비아 정부가 보낸 특사들이 밝혔다.”며 “문제는 그가 물러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퇴진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쥐페 장관은 “특사들과의 접촉이 공식 교섭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도 이날 리비아 사태에 대한 정치적 해결방안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피용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과거 어느 때보다 더욱 리비아 사태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며 그것이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의회는 대(對) 리비아 공습작전 참여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제3노총 시대?

    복수노조 허용 뒤 열흘 동안 총 167개 노조가 설립신고를 마쳤지만 90%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노조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총 167건의 복수노조 설립 신고가 있었으며 신규노조 대부분이 상급단체 미가맹으로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신규노조는 기존 노조에서 분화된 노조가 많으며 이들의 대다수가 미가맹으로 신고된 점은 기존 노조의 독점적 구도가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신규노조(167개)의 82.0%인 137개가 기존 양대 노총 산하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상급단체를 선택한 노조는 전체의 10.2%인 17개에 불과했다. 신규노조 사업장의 규모는 300인 미만이 전체의 70.1%인 117개로 다수를 차지했고 1000명 이상 사업장도 21개(12.6%)나 됐다. 신규노조가 전체 조합원 과반수를 차지한 노조는 21.0%인 35개나 됐다. 민주노총에서 분화된 64개 노조 중 조합원의 과반수를 차지한 노조는 32.8%인 21개에 달했다. 이는 민주노총의 세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방증이다. 신규노조 대부분이 양대 노총에서 분화됐다는 점에서 복수노조 시행 이후 기존 노동계의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대 노총의 힘이 약화되는 대신 제3노총(가칭 새 노총)이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천지하철 등 복수노조 설립을 위해 신고서를 제출한 사업장들 중 제3노총 가입을 위해 신고한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교섭 중인 집중관리 사업장 220개의 52.7%인 116개는 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양대 노총에서 갈라져 나온 신규 노조가 80%를 넘었다는 것은 기존 노조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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