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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 유연성 꺼낸 李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 옳지 않아”

    고용 유연성 꺼낸 李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 옳지 않아”

    “‘해고는 죽음’ 노동계 불안 없애려면수혜 기업이 사회안전망 비용 부담”채용 공고 때 임금 정보 제공 추진수보회의선 ‘경제 전시 상황’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기업이 원하는 ‘고용 유연성’ 확대와 관련해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일방적 적용보다는 노사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새 정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을 맞아 토론회를 주재하며 노사간 현안인 고용 유연성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측에서는 고용의 경직성을 많이 지적한다”며 “노동자 입장에선 ‘해고는 죽음이다, 고용 유연성은 일획이라도 양보할 수 없다’고 한다.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노동계 측에 힘이 충분히 확보되지도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하는 건 옳지 않다”며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 중 하나는 ‘해고가 죽음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 즉 사회 안전망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사회 안전망 강화에는 비용이 든다”며 “고용 유연화에 따라 혜택을 보는 기업 측에 상응하는 부담을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고용 유연성 등 노사 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신뢰 회복의) 첫 출발이 상대의 상황이 어떤지, 서로 마주 앉아서 진지하게 대화하는 것”이라며, 경사노위 위원들을 향해 “초기에 결과물에 너무 연연하지는 말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 해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을 향해서는 그동안 노동계는 경사노위 등 기구를 만들어 강제로 의결을 해 온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번에는 의결을 하지 말자. 누군가를 압박하거나 하지 말고 일단 대화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선 기업 채용 공고 시에 임금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점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한다스리 국제의료재단노조 위원장은 “수많은 채용 공고에서 임금에 대한 부분은 ‘회사 내규에 따름’, ‘면접 후 협의’라고 표기돼 지원자들이 쉽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아주 일리 있는 말”이라며 “예를 들면 10%를 벗어나지 않는 평균 정도는 (공개가) 필요한 것 같다”고 호응했다. 이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업별 임금 정보 제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는 기업별로 교섭하고, 일종의 기업 영업 비밀 문제가 있다”며 “정부에서 임금 정보를 취합해 산업별로 표준적인 임금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 협상을 촉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점을 엄중한 자세로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지금은 속도가 생명”이라며 “사실상 ‘전쟁 추경’이라고 할 이번 추경도 민생 경제의 충격을 덜고, 경기 회복의 동력을 계속 살려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편성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 “삼성이 돌아왔다”… 축제장 된 ‘20만 전자’ 주총

    “삼성이 돌아왔다”… 축제장 된 ‘20만 전자’ 주총

    전영현 부회장 “주주와 약속 지켜”1.3조 추가 배당·신규 주주 환원책9월 상법 개정안 대비 정관 정비도1년 새 주주 성토장서 ‘환호’로 변해남녀노소 주주 1200여명 “기대 커”HBM4E 등 차세대 기술도 살펴봐노조는 5월 총파업 가결… 93% 찬성“기술 경쟁력 회복에 찬물” 우려 커 “정확히 1년 전 이 자리에서 세계 최고 성능의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 그 약속을 어느 정도 지킨 것 같습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은 18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420만명이 소유한 ‘국민주’가 된 삼성전자의 주주총회는 이날 12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엔비디아와의 HBM4 등 파운드리 협업이 주가 상승을 불러온 데다, 상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면서다. 지난해 주총에서 주주들이 HBM 기술 경쟁력 저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격앙됐던 분위기와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서울 은평구에서 온 김희자(70)씨는 “지금까지는 한 번도 주총에 온 적이 없는데, 요즘 삼성전자 주식이 올라 직접 참석하게 됐다”며 “현장에서 직접 제품도 보고 설명도 들으니 앞으로의 실적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에서 두 아이와 온 유혜진(37)씨는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선물했다. 오늘은 자본주의가 굴러가는 현장을 직접 보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주총이 진행되는 도중 삼성전자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하자 전 부회장은 축하 인사를 했다. 지난해 주총 때 5만 8600원이던 주가는 당시와 비교해 256% 증가한 20만 850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하락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20만원대로 복귀한 것은 12거래일만이다. 이날 주총에서 오른 6개 의안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중에는 9월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상법 개정안에 대비한 정관 정비도 포함됐다. 지난해 주총에서 정관 변경 안건이 1건이었지만 올해는 4개의 정관 변경과 부칙 신설 안건이 상정됐다. 이사 수만큼 투표권을 부여하고 표 몰아주기를 허용하는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도록 했던 정관을 삭제했고, 이사 충실의무를 구체화했다. 사외이사의 독립이사 명칭 변경,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인원 확대안도 포함됐다. 주주 환원 계획에 대해선 올해 연간 9조 8000억원의 정규 배당과 1조 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7년 초까지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사주 역시 빠른 시일 내 소각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총장에는 삼성전자의 미래 기술을 체험하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업계 최초로 양산 출하에 성공한 HBM4와 차세대 HBM4E 등의 모형이 전시됐다. 2나노 GAA 웨이퍼, 첨단 패키징 기술을 적용한 I-Cube·X-Cube도 소개돼 주주들이 파운드리 경쟁력을 볼 수 있었다. 갤럭시 S26 울트라의 세계 최초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와 갤럭시 Z 트라이폴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하만이 지난해 인수한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 B&W의 최고급 모델 ‘노틸러스’도 전시됐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임금교섭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재적 조합원 6만 6019명이 참여해 찬성률 93.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로 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4월 23일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까지 공동행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가 총파업 수순에 돌입하면서 기술 경쟁력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업계 안팎의 우려가 제기된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2024년 7월 이후 2년 만이고,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 된다.
  • [사설] ‘무역법 301조’까지 산 넘어 산… 韓 통상 전략 또 시험대

    [사설] ‘무역법 301조’까지 산 넘어 산… 韓 통상 전략 또 시험대

    예고한 대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연방대법원 판단 이후 다른 법적 수단으로 관세정책을 이어 가려는 움직임이다. 중동발 유가 급등으로 대외 여건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통상 변수까지 엎친 데 덮친 형국이다.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대표적 압박 수단이다. 관세율 상한이 없고 품목별·국가별 차등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전자·자동차·철강·조선 등 한국 주력 산업을 거론하며 ‘과잉 생산’ 문제를 제기했다. 세수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 특정 품목에 추가 관세가 매겨질 우려가 있다. 조사의 범위가 상품 교역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도 부담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디지털 서비스세와 의약품 가격 정책, 쌀·수산물 시장 접근 문제 등도 추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이나 디지털 서비스 환경 규제와 같은 정책이 비관세 분쟁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 전문가들은 301조가 예고됐던 절차인 만큼 당장 큰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다만 글로벌 관세가 종료되는 오는 7월 이전에 추가 관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늦출 상황은 아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예상된 수순”이라면서도 경쟁국보다 불리한 조건이 되지 않도록 미국과 협의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국회도 가까스로 보조를 맞췄다. 여야 합의로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대외무역법과 통상지원법 개정안 등 후속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조치들이 협상 과정에서 우리 이익을 지키는 지렛대로 작동해야 한다. 동시에 공급 과잉이 지적된 산업의 구조 혁신과 경쟁력 강화도 더 늦출 수 없다. 동시다발의 전례 없는 대외 충격에 통상 전략의 정교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한국 수출 빅4에 조선 콕 집은 美… 기업들 “투자 노력 배신당해”

    한국 수출 빅4에 조선 콕 집은 美… 기업들 “투자 노력 배신당해”

    USTR, 한국 무역흑자 직접 지목여한구 “기존 관세 수준 복원 목표”車업계 “15% 관세도 상당한 타격”IT업계 “지도까지 줬는데…” 허탈조선 언급은 ‘협상용 카드’ 분석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16개국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전자장비와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등 대미 수출 핵심 산업의 ‘과잉 생산’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계는 기존의 상호관세 15%와 미국 내 투자 압박에 이어 추가 요구가 계속될까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연방 관보에서 “한국에서도 제조업 분야에서 과잉생산의 증거가 있다”며 “전자장비,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을 통해 글로벌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 흑자는 2024년 약 560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지난해 6월까지 직전 4개 분기 기준으로도 약 490억 달러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USTR이 과잉생산 산업으로 지목한 분야는 사실상 한국의 대미 수출 핵심 산업들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약 301억 달러), 반도체(138억 달러), 자동차 부품(77억 달러), 컴퓨터(57억 달러) 순이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301조 조사는 기존 상호관세 수준으로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급과잉 조사는 한국 타깃이 아니라 16개국 전반의 구조적 요인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자동차와 반도체가 기존 한미 합의 틀 안에 있어 이번 조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산업계는 미국이 ‘구조적 과잉생산’을 명분으로 압박할 것을 우려한다. 또 기업들은 미국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규모 미국 투자에 대해 외려 중간재 수출 증가로 몰고 있다고 걱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 가동을 위한 부품 수출까지 과잉생산으로 엮인다면, 우리 기업들의 투자 노력이 추가 관세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꼴”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정부가 최근 미국 빅테크의 숙원이었던 ‘구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한 데 대해 “핵심 협상 카드인 지도 데이터를 이미 내준 상황에서 대응할 지렛대가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수주가 거의 없어 흑자를 볼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협력 파트너인데 통상 압박 대상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실제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협상 카드 성격의 엄포가 아니냐”고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현재 철강은 5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수출 물량도 줄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재로선 기존의 무역 합의가 존중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제 무역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협의해야 할 분야가 기존의 대미 투자뿐 아니라 과잉 생산, 과잉설비, 디지털 분야 등으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넘어 슈퍼 301조를 가동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리스크팀장은 “슈퍼 301조가 작동한다 해도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 美 “대미 투자와 301조 관세는 별개”… 쿠팡이 또 발목 잡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한국 등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면서 기존 무역 합의 체결국에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지난해 3500억 달러(약 51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합의했음에도 새로운 관세 위협에 놓이게 됐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조사가 한국이나 일본 등과 이미 체결한 무역 합의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합의는 그대로 유지된다”면서도 “관세나 기타 조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무역 합의는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인하한 대가이며 새로 진행되는 301조 조사와는 별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일단 이번 조치가 연방대법원 판결로 효력을 상실한 상호관세를 복원하기 위한 것인 만큼 한국에 새로운 관세를 물리는 수단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 목표는 기존에 합의한 무역 딜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관세 10%의 유효 기간이 종료되는) 7월 중순 이후부터는 301조를 통해 상호관세 위헌 판결 이전의 관세(15%)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01조 조사는 상호관세와 성격이 달라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차별적인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 등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교부는 12일 방한한 마이클 디솜브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의 면담에서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미측은 쿠팡 문제도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 고유가·고환율에 노봉법… 주주권한 강화·3%룰에 재계 초긴장

    고유가·고환율에 노봉법… 주주권한 강화·3%룰에 재계 초긴장

    기업들 “노봉법 1호 사례 되면 안 돼현장 논쟁에 정부 가이드라인 필요” 개정상법 시행 앞두고 표대결 변수 일부 기업들 지배구조 정비 속도전 산업계가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그리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다음주부터 본격 돌입하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는 하반기에 시행될 개정 상법에 대비해야 한다. 대응해야 할 변수가 계속 쌓이면서 산업계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에서는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향후 노사 관계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만큼 ‘1호 법적 분쟁 사례’는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수천 개의 협력업체와 복잡하게 얽힌 원·하청 구조를 지닌 조선업이나 철강업, 프로젝트마다 인력 수요의 변동성이 큰 건설업계는 특히 걱정이 크다. 전날 하청업체 34개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포스코 등 기업들은 추가 절차를 이어 가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하청업체마다 기업 단위든 작업 단위든 어디까지 사용자성을 인정하느냐가 아직 모호하다”며 “사용자성 판단을 두고 현장에서 논쟁이 계속될 수 있어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치솟던 국제유가 상승세는 다소 주춤했지만,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수급 불안은 여전히 위험요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원유와 가스뿐 아니라 알루미늄, 에탄올, 설탕, 요소, 황, 헬륨 등 주요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에서 나프타를 공급받는 석유화학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여천NCC가 고객사에 불가항력을 선언한 데 이어 롯데케미칼도 지난 10일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객사에 공지했다. 앞으로 나프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공급 불가 가능성이 있다고 미리 알린 것이다. 상장사들은 다음주부터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오는 18일에 열리고 LG전자는 23일, SK하이닉스는 25일이다. 소수 주주 권한 강화와 이사회 견제 기능 확대를 골자로 하는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정관 변경 등 지배구조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월 23일부터는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이 확대 시행된다. 이어 9월 10일부터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규정이 도입된다. 한화그룹 계열 상장사들은 정기 주총을 앞두고 이사 임기를 기존 ‘2년 이내’에서 ‘3년 또는 3년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일제히 상정했다.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대규모 기업에서는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가 많을수록 소수 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기업이 이사 임기를 늘리면 한 번에 교체되는 이사가 줄어들어 이러한 가능성이 낮아질 수도 있다. 또 주주환원 정책도 화두다. SK증권에 따르면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기업은 48개, 규모는 6조 9970억원에 달했다.
  • 하청 8만 노동자, 원청 221곳에 교섭 요구

    하청 8만 노동자, 원청 221곳에 교섭 요구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첫날에만 8만여 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선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교섭 요구를 받았다고 공고한 사업장은 5곳이었다. 정부는 ‘임금 인상’도 하청노조와 원청 간 교섭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난 10일 오후 8시 기준으로 하청노조·지부·지회 407개의 조합원 8만 1600명이 원청 221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고 11일 밝혔다. 민간 사업장 143곳(64.7%), 공공 사업장 78곳(35.3%)이 교섭 요구를 받았다. 노조 407곳 중 357곳(87.7%)이 민주노총 소속이었다. 금속노조 소속 하청노조 36곳(조합원 9700명)은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HD현대중공업·한화오션·한국지엠 등 원청 16곳, 건설산업연맹은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원청 90곳, 한국노총 소속 하청노조는 포스코·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서울교통공사·한국철도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원청 9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미가맹 하청노조인 서울시·경기도·한국공항공사 등 조합원 5100명도 교섭 요구에 나섰다. “교섭 의사가 있다”는 취지로 당일 즉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은 한화오션·포스코·쿠팡CLS·부산교통공사·화성시 등 5곳(2.3%)으로 집계됐다. 물론 원청이 공고를 냈다고 해서 스스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고 보긴 어렵다. 일단 교섭은 진행하되 그 과정에서 원청이 사용자성이 없다고 주장하면 노동위원회로부터 판단을 받아야 한다. 노동부는 “상생 교섭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5개 사의 교섭 공고는 당연한 응답”이라며 다른 원청을 향해 교섭 절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시행 첫날 노동위원회에 ‘교섭 단위 분리’를 신청한 건수는 31건이었다. 노동위는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 형태, 교섭 관행 등을 토대로 30일 안에 분리 여부를 결정한다. 노동부는 이날 “임금도 교섭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재차 밝혔다.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에 따르면 임금은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여서 원칙적으로 하청노조와 원청 간 교섭 의제는 아니다. 하지만 원청이 노무도급 계약과 관련해 하청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했다는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임금 인상’은 가장 민감한 교섭 의제인 만큼 앞으로 노사 충돌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 “노봉법 1호만은 피하자” 움츠러든 기업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10일 기업 경영 현장의 혼란은 컸다.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면 주주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쪽으로 개정된 상법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노란봉투법에 따라 원청 기업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최고경영자(CEO)는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원청 CEO가 하청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복리후생 개선이나 인건비 지원 등을 위해 예산을 집행하면, 최근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확대 개정한 상법과 충돌할 수 있다. 원청의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이익이 아닌 제3자(하청 노동자)를 위해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간주해 CEO를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할 수 있다. 경제 단체 관계자는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하라는데, 노조가 밑도 끝도 없이 나오면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노란봉투법은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산정 시 각 가담자의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책임을 개별적으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기업 입장에선 대규모 파업이나 점거에서 참가 인원 각각에 대해 개인별 행위와 피해 기여도를 입증하기 어렵다. 결국 손해배상소송을 사실상 포기하게 만드는 구조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불법행위로 입은 재산상 피해에 대해 채권 행사를 포기하거나 소를 취하하는 행위는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상법상 이사의 의무에 위배되고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도 제한된 상황에서 기업 경영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부 지침 해석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면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과거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당시처럼 ‘괜히 첫 사례가 되면 감당이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으로 사업매각이나 영업 양도, 사업장 이전 같은 이사회의 경영적 판단이 근로 조건에 영향을 준다면 교섭 사항이 된다”며 “상법과 노란봉투법 간의 충돌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혼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하청 147곳 1만명… 현대차·SK 등 16개 기업에 ‘원청교섭 요구’

    하청 147곳 1만명… 현대차·SK 등 16개 기업에 ‘원청교섭 요구’

    노동계 ‘안전·임금 개선’ 등에 초점모비스 램프사업 매각 철회 촉구도택배기사, CJ대한통운 등 교섭 추진李대통령 “대화·타협 시발점 되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10일 노동계는 원청을 향한 교섭 요구를 잇달아 쏟아냈다. ‘을’들의 목소리는 주로 ‘임금 인상’과 ‘안전 관리’, ‘경영상 결정 반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하며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전국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명이 모였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하청기업 조합원들이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대부분의 원청이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 추진과 관련해 “실질적 사용자이자 원청인 현대모비스가 직접 교섭에 나와 책임 있게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프랑스 부품 기업에 램프사업부를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노조는 램프사업부 매각이 노동자 고용과 노동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일방적인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재 사내하청·사내용역·자회사 노동자 약 1만명이 147개 사업장에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한국GM 등 16개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SK, 에쓰오일, 고려아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에 차례대로 교섭을 요구한다. 택배와 대학 청소 노동자들도 사업장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각각 CJ대한통운, 우정사업본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원청의 교섭 책임을 요구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국세청·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노동자는 낮은 임금 개선을,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과 부실시공 신고 관리 등을 원청에 요구했다. 다만 가장 민감한 ‘임금’을 둘러싼 원청 교섭에선 노사 충돌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앞서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을 통해 “임금 지급과 인상 등은 계약 당사자인 계약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발생하고 결정되는 것이어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기업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각 지방고용노동관서 관할 지역에 있는 사업장과 하청노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그간 파악해 온 노조는 계획대로 교섭 요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섭을 조정하는 중앙노동위원회는 원청이 하청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거나 공고하지 않았을 때 제기될 조정 신청에 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 교섭 요구를 받은 사실을 밝히며 하청노조 등에 17일까지 교섭을 요구하라고 공고했다.
  • [사설] 노조 선의에 기댄 ‘노봉법’… 기업 경쟁력 훼손 않게 절제를

    [사설] 노조 선의에 기댄 ‘노봉법’… 기업 경쟁력 훼손 않게 절제를

    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노란봉투법)가 오늘부터 시행된 가운데 노동계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심상찮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100개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도 원청교섭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했다. 법 시행에 맞춰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민주노총 하청노조 조합원은 13만 7000명으로 추산된다. 한국노총 소속 하청노조들도 원청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들의 우려대로 동시다발적 교섭 요구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도 실질적인 교섭권을 보장하고 사측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로 노동자 개인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그러나 법이 시행되는 현시점까지 산업 현장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원청을 사용자로 규정했지만 판단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 경총은 그제 입장문에서 노동계가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해 노사 간 분쟁이 지속될 것을 우려했다. 원청과 계약을 맺은 수십개 하청노조가 각기 다른 요구를 내걸고 일제히 교섭을 요구할 경우 경영이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는 지적을 기우로 여길 수만은 없다.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조항도 논란이다. 기업 입장에선 불법 파업과 과격한 쟁의행위를 걸러낼 최소한의 법적 견제 수단마저 약화될 수 있다는 불안이 크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투자 위축 등이 현실화된다면 자동화나 해외 이전의 역효과를 낳게 된다. 노동자 일자리가 줄어드는 역설이 빚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노란봉투법이 노사 간 대화를 제도화해 원·하청 간 격차와 갈등을 줄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 말이 현실이 되려면 정부가 먼저 모호한 법 조항에 따른 분쟁을 예방할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고, 원칙을 엄정하게 적용해야 한다.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노동위원회의 신속하고 공정한 역할이 중요하다. 노란봉투법은 노사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험대다. 노조는 권한이 확대된 만큼 그에 걸맞은 절제와 균형을 갖춰야 한다. 교섭권이 넓어졌다고 해서 무리한 요구를 쏟아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경영계도 교섭을 회피하기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상생 해법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원·하청 노사관계 ‘폭풍전야’… 정부 “혼란 방지 총력전”

    원·하청 노사관계 ‘폭풍전야’… 정부 “혼란 방지 총력전”

    주요 쟁점 방향성은 판단위서 제시절차 매뉴얼 안내할 전담반도 구성민노총 13.7만명, 원청에 교섭 예고노동장관 “우려보다 협의로 해결”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임금 교섭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10일 본격 시행된다. 노사 간 ‘대화의 제도화’와 함께 노동쟁의 대상 확대, 사측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도 담겼다. 노동계가 원청과의 대대적인 교섭을 예고하면서 노사 관계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한 현장 밀착 지원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간부회의에서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계는 교섭을 회피하기보다는 대화와 책임 있는 자세로 상생의 해법을 찾는 노력을 해 주고, 노동계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절제와 타협의 자세로 대화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동부는 교섭의 기준이 되는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를 운영한다. 법률·현장 전문가 8명이 참여하는 정부 유권해석 자문기구로, 원·하청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주요 쟁점에 대해 판단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노동포털 홈페이지 등에서 유권해석을 신청할 수 있다. 노동부는 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노사 모두가 참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지방관서 근로감독관을 중심으로 전담반을 구성해 해석지침과 교섭절차 매뉴얼을 안내하고 실제 현장 교섭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교섭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된 노사에는 ‘전문가 상생 교섭 컨설팅’을 지원해 안정적인 교섭이 진행되도록 돕는다. 이달 중으로 노란봉투법 설명회를, 상반기에 정기 세미나를 개최해 현장의 이해도를 높일 방침이다. 또 향후 3개월을 ‘집중점검기간’으로 지정해 노사정 소통 채널을 상시 운영하고, 필요시 관계부처 협의체를 즉시 가동해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민주노총 산별 노조 소속 하청 노동자 13만 7000여명은 원청 기업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전망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건설사 100곳과 인천국제공항 등 59개 사업장에 교섭 공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원청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때 사용자성이 인정되거나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하청 노동자와 하청 노조가 알 수 있도록 폭넓게 공고해야 한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10일 교섭 공문을 보냈을 때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고 응한 원청은 즉시 공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재계 초긴장… “직접 교섭 요구에 분쟁 확대 우려”

    정부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강조했지만, 재계는 초긴장 상태다. 노동계의 대대적인 ‘원청 교섭 요구’가 예고된 가운데 노사간 분쟁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는 9일 “일부 노동계가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교섭 의제에 대해서도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하는 상황”이라며 “노동계가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거나 이를 관철하려는 불법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하청업체가 많은 자동차·조선 업계는 걱정이 크다. 사용자 범위가 넓어져 하청이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원청과 직접 협상할 수 있고 쟁의 범위도 임금·근로조건뿐 아니라 해고자 복직 등 권리 분쟁 사항으로 넓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5월부터 본격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시작되는데 여전히 사용자성의 범위가 애매하고 교섭 시작 전부터 사용자성 인정에 대한 기간이 길어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전했다. 노조의 실력 행사 땐 부품 업체까지 조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 조선업계는 성과급 지급 등을 두고 노사갈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성과급으로 사내 하청에 총 2000억원을 지급했지만, 사내 하청지회는 사외협력업체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은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고, 협력사 근로자에게도 원청과 동일한 기준의 성과급을 지원하는 상생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하청노조는 원청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성의 개념이 모호한 상황에서 한번 납품을 한 회사가 협력사라고 그 회사 직원까지 성과급을 줘야 하냐. 성과급은 기여도에 따라 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통업계도 경영 부담 증가를 우려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보안·청소·시설관리 등 상당수 업무를 외주 업체에 맡기는 구조여서 해당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쟁의 대상이 원청인 본사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중견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 ‘미국 설득전’ 마친 김정관 장관 귀국… “대미투자법 통과 땐 관세 인상 없어”

    미국 현지에서 ‘대미 관세 설득전’을 마치고 8일 귀국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미투자특별법이 우리 국회를 통과하면 미국이 한국산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다음 주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설명하자 아주 높이 평가했고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러트닉 장관으로부터) 지금처럼 한국에서 법이 통과된다든지, 한미 협상과 관련한 내용이 이행된다면 관세 인상과 관련한 관보 게재는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와 반응을 들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15%의 글로벌 관세와 관련해 김 장관은 “한국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협의했다”면서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동등한 대우를 받거나 오히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열어놓고 왔다”고 했다. 김 장관은 미국의 쿠팡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해 제재한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보복 관세 규정) 발동과 관련한 조사를 청원한 것에 대해서도 러트닉 장관과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방미해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난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날 귀국하며 “(비관세 장벽 논의를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준비되는대로 개최하는 것이 상호 불안정한 통상 환경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재 기술적인 논의가 진전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에서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제재가 한미 통상 갈등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쿠팡 투자사의 무역 301조 조사 청원이 양국 통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며 “한미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안정적인 대미 통상 환경을 유지하자”고 호소했다.
  • [길섶에서] 웃픈 노무사

    [길섶에서] 웃픈 노무사

    지인 A씨에게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몸이 두 개, 세 개였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는 제법 유명한 노무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A씨가 부쩍 바빠지기 시작한 것은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때부터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에 대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게 한 법이다. 바짝 긴장한 기업들로부터 자문과 특강 요청이 쇄도했던 것이다.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해 오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문의가 많다고 한다. 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의 대상이 대폭 확대되면서 빈발하게 될 하청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와 파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많아지는 노동 이슈 속에서 처벌 대상이 되지 않고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무관리 수요도 늘고 있다. A씨는 “노무사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면서도 “길게 보면 기업들이 돈을 잘 벌어야 우리도 좋고 나라에도 좋을 텐데,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에 이율배반을 느낀다”고 했다.
  • 우원식, 내주 초 개헌특위 띄운다…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 추진

    우원식, 내주 초 개헌특위 띄운다…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 추진

    일본을 공식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귀국 직후인 다음주초 6·3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를 목표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구성과 개헌 의제를 제안할 것으로 5일 파악됐다. 의제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 국회의 비상계엄 승인권, 지역 균형발전 강화 등이 거론된다. 다만 지방선거까지 시간이 많지 않고 여야 합의도 쉽지 않아 난관이 예상된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이날 “국민투표법이 통과돼 우 의장이 귀국 이후 바로 (개헌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 고위 관계자도 서울신문과 만나 “개헌특위를 구성하기 위한 정당 설득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개헌의 선결 과제였던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개헌 의제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가 실시되면 1987년 개헌 이후 39년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의장실과 개헌특위 구성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한병도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을 언급한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헌은 국회의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162석)과 조국혁신당(12석), 진보당(4석) 의석수를 모두 합쳐도 180석이 채 안 된다. 결국 국민의힘의 협조를 이끌어내는지가 관건이다. 국민투표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꼽힌다. 헌법과 관련 법령에 따르면 헌법 개정안은 국회 의결 전 20일 이상의 공고 기간이 필요하다. 또 국민투표는 국회에서 헌법 개정안이 의결된 날로부터 30일에 해당하는 날의 직전 수요일에 실시해야 한다. 이를 역산하면 늦어도 선거일 51일 전인 4월 13일까지는 여야 합의된 최종 개헌안이 나와야 한다. 다만 국민투표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재외투표인 등록신청·재외투표인 명부작성 등을 고려하면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개헌안 공고는 늦어도 4월 8일까지 마무리돼야 한다. 여기에 지선과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기 위한 선관위의 전산 정보시스템 구축 등도 고려돼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재외선거가 없어 새롭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성과급 개편·6.2% 임금인상 제안에도… 노사 조정 결렬

    창사 이래 첫 과반 노조가 탄생한 삼성전자에서 노사 임금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절차 등을 두고 대립한 가운데, 사측이 양보안을 냈으나 노조는 OPI 상한 폐지를 고집하며 거부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4일 “2차 조정회의는 전날 밤 11시 55분 최종적으로 조정 중지 결론이 났다”며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해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조정 중지’로 노조는 쟁의 행위를 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된다. 노사가 특히 대립한 핵심 대목은 OPI의 산정 기준이다. 삼성전자는 실적이 목표를 초과할 경우 초과 이익의 20% 범위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OPI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간 노조는 OPI 제도의 투명화를 위해 상한 자체를 폐지할 것을 사측에 요구해왔다. 사측은 미래 투자 재원 확보와 사업부 간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여왔다. 업황이 좋은 사업부를 제외한 곳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도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여전히 적자로 알려졌다. 중국의 추격 속에 연구·개발(R&D)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사측은 OPI의 산정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의 20%’와 ‘영업이익의 10%’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하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또 ▲임금 인상률 6.2% ▲전 직원 자사주 20주 지급 ▲복리후생 강화 등 추가 보상안도 내놨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에 대해선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등 특별 포상안이 포함됐다. 현재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약 1억 5000만원이다.
  • 美, 전쟁통에 차등 관세… 국회 대미투자법 12일 처리 합의

    美, 전쟁통에 차등 관세… 국회 대미투자법 12일 처리 합의

    트럼프, 최대 15% ‘차등관세’ 언급무역법 301조 근거로 5개월 조사여한구 “국회 적기 통과 중요”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서로 다른 ‘차등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행 중인 ‘글로벌 관세’의 법정 시한(150일)이 끝나면 국가별 관세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여야는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글로벌 관세’ 부과가 가능한) 최장 5개월의 기간을 갖고 있으며, 그동안 (최대치인) 15%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각국에 서로 다른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헌 결정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인상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기존 무역 합의의 틀은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이미 그들이 가진, 달리 말하면 우리가 가진 것을 체결하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내가) 다른 권한을 사용함으로써 똑같은 합의를 만들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 진행도 강조했다. 회담에 동석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무역법 301조를 언급하며 “5개월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우리는 조사를 완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어떤 국가들이 301조 조사 대상이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어 대표가 언급한 5개월은 글로벌 관세가 만료되는 7월 24일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 기간이 끝나면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통해 국가별 차등 관세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4일 대미 투자 기금과 기구 마련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을 지연 없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천 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오는 9일까지 사전 합의대로 법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처리하겠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늦어도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돼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미의원연맹 주최 ‘한미 관세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해 “국회에서 적기에 통과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미 행정부, 의회와 협의하면서 한미 통상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있어서 우리 국회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다양한 법안에 대해 미국 측에 우리의 정책 의도를 정확히 설명하고, 오해를 방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 “노란봉투법, 불법 근원 없애고 손배·투쟁 악순환 고리 끊는 법”

    “노란봉투법, 불법 근원 없애고 손배·투쟁 악순환 고리 끊는 법”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3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일 시행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불법 파업에 면죄부를 주는 법이라는 시선에 대해 “불법의 근원을 없애고 과도한 손해배상과 극한 투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보수를 받고 일하는 모든 사람을 근로자로 간주하고, 법적 분쟁 시 근로자성 입증 책임을 고용주에게 넘기는 ‘근로자 추정제’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옥죄는 ‘사형선고’라는 지적에 대해선 “모든 특수고용 노동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다는 건 오해”라고 했다. 70만명을 돌파한 ‘쉬었음 청년’ 대책으로는 “일자리를 만들어 경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장관과 일문일답. 노란봉투법 핵심은 ‘대화 제도화’간접고용 확산 막는 효과 있을 것시행하며 보완, 완성도 높이겠다소상공인들 ‘근로자 추정제’ 오해모든 특고 노동자들 인정 아니야플랫폼 노동자 보호 개별법 계획70만명 넘은 ‘쉬었음 청년’ 대책정부 부처별로 일 경험 기회 준비대기업과 연계 인턴십 일자리도주 4.5일제 임금 삭감 없이 추진양적 투입으로 생산성 시대 끝나일터 혁신, AI 쓸 수 있는 사람으로-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사 갈등이 커질 거란 우려가 크다. “노사 관계에서 갈등은 기본값이다. 나쁜 의미의 갈등은 아니다. 첨예한 이해관계를 대화와 타협이라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 가는 것이 제도 설계의 핵심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서 ‘대화 자체가 목적이다’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아무 결론도 없는 무의미한 대화를 왜 하느냐고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대화를 수단으로 삼는다는 불신이 오히려 대화를 어렵게 한다. 노란봉투법의 가장 큰 의미는 대화를 제도화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격차를 해소하고 신뢰를 쌓다 보면 비정규직의 간접 고용이 확산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불만을 반박한다면. “경영계는 수천 수백개 하청 노조와 1년 내내 교섭만 해야 한다고 걱정한다. 격화한 글로벌 경제 속에서 그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하청 노조도 그렇게 조직률이 높지 않다. 수백개씩 되지 않는다. ‘내가 사용자인지 아닌지 알아야 교섭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냐’고 해서 매뉴얼을 만들었고, 쟁의 범위와 관련해 ‘사업 경영상 연결 안 된 게 어딨느냐’고 해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했다. 노동계는 왜 창구를 단일화하느냐고 한다. 창구 단일화가 소수 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하는 데 악용돼 온 경험에 비춰볼 때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그동안 법 없어도 자율 교섭 잘해 왔는데 왜 중앙노동위원회가 교섭 상대인지를 결정하게 하느냐’는 불만도 있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반화할 수는 없다.” -추가 개정이나 보완될 여지가 있나.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다. 시행령을 재입법 예고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이었다. 예측 가능한 모든 가능성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었는데, 그럼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면 또 합리적인 의견을 수용해 제도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 -‘근로자 추정제’ 도입을 놓고도 자영업자의 우려가 크다. “870만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모두에게 근로자성을 부여한다는 건 오해다. 명백하게 ‘가짜 3.3 계약’을 맺고 근로계약서가 사업계약서로 뒤바뀐 사람이 대상이다. 물론 임금을 줄 능력이 안 되는 소상공인이 많다. 임금 지불 능력이 없는 소상공인에 대해선 정부가 지원책을 만들 수도 있다. 자영업자가 지불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을들의 전쟁을 하도록 두겠나. 근로자성을 입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출퇴근 기록만 있으면 된다. 입증 책임만 근로자에서 사용자로 전환되는 것이다.” -노동계는 ‘플랫폼 노동자’를 근로자로 인정받게 해달라고 하는데. “현행 근로기준법은 기술 발전에 따라 특수하게 생기는 업종까지 포함해 보호하기가 어렵다. 전통적인 고용 관계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노동자가 출연하고 있고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는 노동자가 나오고 있어서다. 또 스스로 프리랜서로 남길 원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다양한 고용 관계로 일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일터 기본법)을 만들려는 것이다. 과태료 500만원 선에서 해결이 되냐는 문제 제기도 있는데 맞는 말이다. 다만 기본법은 말 그대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일터 기본법이 통과되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실효성 있게 보호하기 위한 개별법도 연내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퇴근 후 카톡 금지법’ 현실화 가능할까. “대통령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근로시간 이후에 상급자가 통신망을 통해 업무 지시를 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실근로시간 단축 지원법에 명문화할 예정이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입법을 추진할 생각이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잘 보장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제도를 안착시키기로 노사정이 합의했다. 제재가 아니라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실제 노동시간 단축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주 4.5일제 법제화를 비롯해 법정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법정 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고 2030년까지 연간 실근로시간 1700시간대를 안착시키려면 사업장의 근로시간 격차를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주 4.5일제, 임금 삭감 없이 가능한가. “임금 삭감 없이 주 4.5일제를 실현하는 기업에 직원 1명당 20만~60만원씩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기업 실태를 보니 주로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정하거나 퇴근을 1시간 일찍 하는 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장담하건대 주 4.5일제를 한번 경험해 보면 그 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장기적으로는 재정 지원 없이도 안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양적 투입으로 생산성이 결정되는 시대는 끝났다. 장시간 저임금 체제는 경제 성장기에는 가능한 모델일지 몰라도 지금은 질적인 노동력을 투입해야 할 때다.” -생산성 유지에 AI가 대안이 되나. “AI 도입이 가능한 곳과 불가능한 곳을 구분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터 혁신이 필요하다. 안 해도 될 일을 굳이 근로 시간을 늘려가며 하는 기업에서 그 일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면 정부가 AI 활용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면 근로 시간이 단축된다.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AI를 도입하긴 어렵다. 다만 콘텐츠 분야 같은 창의적인 일을 하는 곳이라면 도입이 수월하다. 또 일하는 모든 사람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직무 교육할 것이다. 그래서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대체되도록 해야 한다. 결국에는 노동시간을 주 30~35시간으로 낮추고 일자리를 서로 나누는 모델로 가야 한다.” -포괄임금제 폐지 추진은 순탄한가. “‘공짜 야근’을 초래하는 포괄임금제를 없애야 하는데, 근로 시간 산정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업종이 있다. 오남용 방지법이 입법되기 전까지 기획 감독을 최대한 많이 하겠다. 출퇴근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는 곳은 포괄임금제를 적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근로 시간을 대략 계산해 업무량이 늘어났을 때 추가 수당을 주지 않으면 임금체불로 간주할 생각이다.” -‘쉬었음 청년’ 대책은 무엇인가. “재정경제부를 중심으로 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부가 정부 합동으로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부처별로 일자리가 필요한 곳을 찾아 쉬었음 청년을 고용해 일 경험의 기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부는 대지급금 회수를 안내하는 일자리를 검토 중이다.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사업주 대신 정부가 돈을 주고, 사업주로부터 변제금을 회수하고 있는데 회수율이 30% 정도다. 회수율도 높이고 들어온 수입으로 월급도 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 대기업과 연계해 쉬었음 청년을 위한 인턴십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은둔·고립 청년 일자리 대책은. “쉬었음 청년의 미취업이 장기화하면 은둔·고립 상태로 넘어간다. 그들에게 ‘일자리가 있으니 나와보라’라고 해선 안 된다. 명절 때 ‘너 언제 결혼하냐’ 같은 잔소리로 들린다. 은둔·고립 청년에게는 놀기 삼아 사회로 나와서 뭐든지 해 보자고 해야 한다. 우선 지역에 있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고용복지플러스센터로 나오도록 할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비슷한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하고, 그걸 계기로 사회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겠다.” -노사정이 합의한 ‘퇴직연금 기금화’ 연내 입법에는 문제없나. “기금 운용 주체와 방식 등 쟁점인 부분은 과제로 남아 있지만, 방향성에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당정 협의를 통해 국회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연내 관련 법이 개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퇴직연금의 ‘중도 인출’은 금지할 수가 없다. 국민연금은 공적 자금으로 세금이 투입되지만, 퇴직연금은 후불 임금 성격의 사적 자금이다. 연금으로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강조해 기금화를 유도할 것이다.” -장기 적립을 유도하려면 수익률이 높아야 하는데. “안정성과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여력이 안 되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어떻게 운용할지, 어떤 상품을 고를지 선택권을 열어뒀기 때문에 자연히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자금이 모여 규모의 경제가 이뤄질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용사로 들어올지는 정해진 바 없다.”
  • “원청, 최소 2개 이상 노조와 교섭”… 경영권 침해 논란은 지속 [이슈 인사이드]

    “원청, 최소 2개 이상 노조와 교섭”… 경영권 침해 논란은 지속 [이슈 인사이드]

    원·하청 교섭 창구 이원화 원청 노조, 단일화 대상 아님 명시원·하청, 교섭권·근로조건 등 달라 교섭창구 분리 기준과 절차환경·임금 체계 등 20개 기준 명시노동위 사용자성 판단 거쳐 교섭새 매뉴얼에 대한 현장 반응노동계 “자칫 어용 노조 우대” 우려경영계 “지속적인 분쟁 우발” 반발시행 앞두고 노사정 움직임하청 노조, 원청 14곳에 교섭 요구경제단체, 시행 연기·법 개정 촉구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노동자의 교섭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이 이달 10일 본격 시행된다. 그런데 노동 현장은 법 시행 일주일을 앞두고 여전히 혼란한 상태다. ‘교섭 창구 단일화’ 범위를 놓고 혼란이 가중되자 정부는 ‘원·하청 교섭 절차 매뉴얼’을 발표하고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사이에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로써 원청 기업은 최소 2개 이상의 노조와 교섭을 벌이게 됐다. 노사관계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을 가져올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을 1일 짚어봤다. Q. 교섭 절차 매뉴얼의 핵심 내용은. A. 고용노동부는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할 때 원청 노조와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당초 원칙은 노조가 2개 이상일 때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었다. 무분별한 교섭 요구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고 효율적인 교섭을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또 하청 노조가 교섭 신청을 하면 원청 노조와 교섭 단위를 분리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번 매뉴얼에서 정부는 원청 노조는 기본적으로 단일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는 기본적으로 교섭권의 범위와 사용자의 책임 범위, 근로자의 특성, 이해관계, 근로조건 결정 방식 등이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교섭 단위를 달리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청 사용자의 교섭 창구는 기본적으로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등 최소 2개가 된다. Q. 교섭 창구 분리 기준과 절차는. A. 별도로 교섭 단위를 분리하는 절차는 거치지 않는다.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해 사용자성 판단만 거치면 하청 노조는 원청 사용자와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 사용자성에 대한 정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로 규정했다. 정부는 시행령에 업무 내용과 작업 환경, 임금 체계 등 근로조건의 차이와 노조 간 이해관계 등 20여개에 달하는 교섭 단위 분리 기준을 명시했다. 직무와 이해관계가 비슷한 노조끼리도 분리 교섭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원청 사용자는 하청 노조가 교섭을 신청하면 요구받은 날부터 7일간 교섭 요구 사실을 해당 사업장의 게시판에 공고해야 한다. 다른 노조와 노동자에게 알려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Q. 노동계 입장은. A. 교섭 창구 단일화에 반대했던 노동계는 매뉴얼 해석에 따라 교섭 창구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 찬성한다. 하지만 하청 노조의 창구 단일화 원칙 자체에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복수 노조가 2주 안에 대표노조를 정하지 못했을 때 인원이 과반인 노조가 대표노조가 된다는 점에선 “어용 노조가 우대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Q. 경영계 입장은. A. 경영계는 “하청업체의 경영권을 침해하고 산업 현장에 지속적인 분쟁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교섭 절차 매뉴얼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원·하청 교섭 의제는 사용자성이 인정된 근로조건 여부의 문제다. 의무적 교섭 사항을 논하거나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하청 노조와 교섭하고 단체 협약을 체결하면 이는 하청업체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Q.‘노동쟁의 대상 확대’ 쟁점은. A. ‘경영권 침해’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 공장 이전과 같은 경영 활동에 대해서도 파업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다. 이에 노동부는 해석지침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이라는 노동쟁의 기준을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초래할 때’로 한정했지만 경영계의 불만은 여전하다. 노동계는 “쟁의권의 실질적 보장”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Q. ‘손해배상 청구 제한’ 쟁점은. A. 폭력이 동반된 불법적인 파업이 아닌 정당한 노조 활동에 대해 사측이 손배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배상책임 비율을 산정해 책임 감경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영계는 쟁의가 남용될 수 있고, 불법 파업에 대한 책임이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손배 청구가 제한되는 노조 활동의 범위가 모호하다고 호소한다. 노동계는 쌍용차 사태 재발을 막는 조항이라며 찬성한다. Q. 시행 앞두고 노사정 움직임은. A.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는 이미 시작됐다. 올해를 ‘원청 교섭 쟁취의 원년’으로 선언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26곳에 속한 하청업체 147곳 근로자 7145명이 현대자동차·기아, 한화오션 등 원청 14곳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경총 등 경제 6단체는 정부를 상대로 노란봉투법 시행 연기와 완화법 제정을 촉구 중이다. 노란봉투법 첫 적용 사례는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공고하는 과정을 거쳐 4월 중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올봄에 춘투(春鬪)가 아닌 봄의 대화가 만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사설] 정부 해석마저 오락가락, 시행 코앞 ‘노봉법’ 혼란 어쩌나

    [사설] 정부 해석마저 오락가락, 시행 코앞 ‘노봉법’ 혼란 어쩌나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관련 원·하청 교섭 절차 매뉴얼을 두고 산업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경영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뉴얼은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할 때 원청 노조와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적시했다. 하청 노조 간에는 교섭 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되 분리 필요성이 인정되면 교섭 단위를 나눌 수 있게 했다. 노동부는 교섭 창구 단일화 우선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매뉴얼대로라면 원청 기업에는 최소 2개 이상의 원·하청 노조와 각각 교섭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최악의 경우에는 수십·수백개 하청 노조와 무제한 교섭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 지침 발표에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하청 노조 간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의 틀 안에서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불과 사흘 만에 정부가 원·하청 노조 간 단일화 원칙을 사실상 뒤집은 셈이다. 오는 10일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자를 사용자로 인정해 교섭 책임을 지도록 하고,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하청 노동자나 비정규직도 노동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실질적·구체적 지배’ 등 사용자 범위 기준이 모호하고, 교섭 범위와 의제가 불명확해 분쟁과 소송 리스크가 커지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지난달 26일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정부가 명확한 법 해석을 바탕으로 현장 노사 관계가 안정될 수 있도록 서둘러 달라”고 건의했다. 그런데 정부마저 법 해석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니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혼란이 어디까지 깊어질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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