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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사는 나라가 되는 건 ‘밀당’ 전략에 달렸다

    잘사는 나라가 되는 건 ‘밀당’ 전략에 달렸다

    번영의 역설/클레이턴 M 크리스텐슨 외 지음/이경식 옮김/부키/472쪽/1만 9800원 왜 어떤 나라는 번영하고 어떤 국가는 끝까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번영의 역설´은 올해 초 작고한 클레이턴 M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지론인 `파괴적 혁신´을 가난한 나라들에 적용해 풀어낸 경제 이론서다. ●아프리카 등 ‘밀어붙이기’식 개발 실패 1970년대 초 2년간 한국에서 모르몬교 선교사로 살았던 크리스텐슨은 가난을 떨치고 부유한 나라로 도약한 한국의 발전상에 주목했다고 한다. 수십 년 전 한국만큼 가난했던 나라들이 한국과는 다르게 여전히 가난한 이유를 파고든 것이다. 크리스텐슨이 콕 짚어 지목한 지속적인 가난의 원인은 바로 `밀어붙이기´식 개발이다. 그에 따르면 그동안 아프리카 등지에서 흔하게 진행돼 온 개발 전략은 모두 헛된 실책이다.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우물이나 화장실, 학교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 봤자 가난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릴 뿐이다. 눈에 보이는 가난의 징표를 바꾸는 `밀어붙이기´식 개발 실패는 흔하다. 2014~2015년 1000만개에 이어 2019년까지 6000만개를 더 지을 계획이었던 화장실이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된 인도의 위생시설 개선 사업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10억 달러짜리 아프가니스탄 교육 인프라 투자, 탄자니아의 2억 달러 규모 학교 인프라 투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최첨단 병원 사업도 모두 실패로 끝났다. ● 시장 기반 혁신 ‘끌어당기기’ 필요 그렇다면 어떻게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저자가 낸 해결책은 시장 기반의 `끌어당기기´ 전략이다. 소모적인 인프라 개선이며 제도 개혁, 부패 척결 같은 전통의 밀어붙이기식 개발 대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수익과 일자리, 문화 변화를 이끌어내라는 것이다. 처음엔 비웃음을 샀지만 결국 미국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은 헨리 포드의 자동차는 시장 창조 혁신의 대표적인 예다. “가난을 누그러뜨리는 일은 번영을 창조하는 일과 똑같지 않다”는 저자는 “가난만 보지 말고 기회를 보라”며 `발상의 전환´을 거듭 강조한다. “혁신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아이야, 머릿속 생각 말고 본 대로 그려보렴

    [그 책속 이미지] 아이야, 머릿속 생각 말고 본 대로 그려보렴

    살아있는 그림 그리기 1·2/이호철 지음/보리출판사/588쪽/5만원 미술가처럼 유려하지는 않지만, 왠지 정감이 간다. 초등 5학년생의 그림에 생생한 선이 돋보인다.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미술을 전공한 전문가한테 미술을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 ‘기술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자녀를 미술학원에 보낸다. 이호철 교사는 그러다 아이들이 자칫 ‘죽은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머릿속 관념대로 ‘이쯤 되겠지’ 하고 대충 기교를 입혀 그리는 그림을 가리킨다. 꼼꼼하고 꾸준하게 관찰해 그리는 ‘살아 있는 그림’ 교육을 시작한 이유다.1994년 큰 호응을 얻은 책을 보완하고, 여기에다 한 권을 더해 새로 출간했다. 아이들과 함께한 사례 470점과 함께 구체적인 지도방법론도 포함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업체 종사자 36만 5000명 급감, 역대 최대폭 감소… 취약층 큰 충격

    사업체 종사자 36만 5000명 급감, 역대 최대폭 감소… 취약층 큰 충격

    3월 22만 5000명 준 데 이어 감소폭 커져 임시·일용직 14만 4000명… 실직의 39% 특고직 포함된 ‘기타’ 8만 7000명 줄어 업종별은 숙박·음식업 16만 6000명 최다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 사업체에 속한 종사자 수가 지난달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 전체 종사자 수는 1822만 4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36만 5000명(2.0%) 줄었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의 고용 부문 통계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사업체 종사자 수는 증가했으나 올해 3월 처음으로 22만 5000명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는 감소폭이 확대됐다. ●300인 이상 업체 종사자는 1만 4000명 증가 코로나19 사태의 고용 충격이 주로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이 재확인됐다. 사업체 종사자 증감을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만 3000명(0.9%)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임시·일용직은 14만 4000명(7.9%) 급감했고, 기타 종사자도 8만 7000명(7.5%) 줄었다. 기타 종사자는 일정한 급여 없이 판매 실적에 따른 수수료 등을 받는 사람으로 학습지 교사와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다수 포함된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대기업을 포함한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만 4000명(0.5%) 증가했지만 300인 미만 사업체는 37만 9000명(2.4%)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업 종사자가 16만 6000명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학원을 포함한 교육서비스업(9만 3000명), 여행업 등 사업시설관리업(5만 9000명), 도소매업(5만 5000명) 등도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면 접촉 기피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다. ●임시·일용직 임금 11% 상승… 저임금자 준 탓 사업체의 임금·노동시간에서도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졌다. 지난 3월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노동자 1인당 임금 총액은 347만 3000원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7만 6000원(2.3%) 증가했다. 상용직(364만 1000원)은 4만원(1.1%) 증가로 상승이 저조했지만 임시·일용직 임금(166만원)은 16만 5000원(11.1%) 급증했다. 임시·일용직 임금 증가는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숙박음식, 교육서비스 업종 등의 임시·일용 근로자 수가 감소한 결과라고 고용부는 분석했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농업 등을 제외하고 고정 사업장을 가진 국내 사업체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와는 조사 대상과 기준 등이 다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수도권 등교 예정대로라는데… “PC방·학원 등 몰려다니는 게 현실”

    수도권 등교 예정대로라는데… “PC방·학원 등 몰려다니는 게 현실”

    유은혜 “부천 등교 중지… 수업일정 조정 대면지도 필요… 대입일정 예정대로 준비” 초등 저학년 ‘거리’ 개념 없어 방역 불가능정부가 쿠팡발(發)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에도 등교 수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경기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82명으로 늘어나는 등 확산세가 빠른 건 맞지만 ‘수도권 등교 전면 중지’ 같은 특단의 조치를 내릴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학생들 사이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교발 n차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28일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수도권 학교의 등교 개학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면서 “상황이 엄중한 지역은 교육부·교육청과 지자체가 상의해 유연하게 일정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 부천에서의 등교 중지는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방역당국의 의견을 가장 우선해 등교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n차 감염’이 수도권에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음에도 수도권 지역의 등교 수업 일정을 전반적으로 조정하기보다 지역사회 중심의 부분적인 등교 중지 조치를 내리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방역 수칙 때문에 등교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나 대입 일정을 조정해 등교를 연기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유 부총리는 “대면 지도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대입 일정도) 지금은 예정된 계획을 차질 없이 잘 준비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으로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거나 학교가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등교 개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여파로 이날 경기 부천의 전체 학교(251곳)와 인천 부평·계양구(243곳)에서 고3을 제외하고 등교가 중지됐다. 경기 고양에서도 5곳이 등교를 중지했다. 서울에서는 여의도의 한 학원 강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6곳이 등교를 중지하고 학생들을 전원 귀가시켰다. 학생들의 확진 판정도 잇따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3의 등교 개학일인 지난 20일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총 11명이다. 이 중 고3 학생 3명은 등교 개학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육부는 부천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된 직원의 자녀는 등교하지 말도록 안내했다. 등교 자체를 피하는 모습도 보인다.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생, 중3, 고2 학생의 등교 개학일인 27일에 등교하지 않은 학생은 25만 7093명(9.6%)에 달한다. 교육부는 ▲수업 후 곧바로 귀가 ▲PC방·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등을 당부했지만,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이 하교 후 함께 PC방이나 패스트푸드점으로 몰려가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학생들 간 거리두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희성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초등 저학년 학생들은 ‘거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거리두기 자체가 어렵다”면서 “급식에 나온 요구르트를 따 달라며 마스크를 벗은 채 교사들에게 다가가는 아이들이 정부가 정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희시 의원, 노인전문용인병원 소송 준비 당부

    정희시 의원, 노인전문용인병원 소송 준비 당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7일 정희시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군포2), 조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 파주1)을 비롯하여 경기도 보건의료정책과, 법무담당관 등 관계 부서의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의회 의원실에서 ‘노인전문용인병원 재수탁 불가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대책 마련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정희시 위원장은 “노인전문용인병원이 공공성을 담보로 하는 의료·복지서비스 기능을 수행하기에 앞서 용인병원유지재단으로부터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서 도내 노인들을 위한 의료 및 복지안전망 제공 등 공공병원으로서의 공익적 역할 수행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관계 부서의 철저한 소송 준비를 주문했다. 현재 경기도는 노인전문병원을 경기도의료원에 위탁해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지만, 용인병원유지재단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함에 따라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희시 위원장은 “이번 법적 소송은 문재인 정부와 경기도에서 추구하는 공공의료 및 공공복지의 확대에 반하는 것으로서, 과거 경기도에서 패소하였던 동두천 노인전문병원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소송에서 반드시 승소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조성환 의원도 “새로운 출발을 앞둔 노인전문용인병원의 손과 발을 묶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도록 한 대가는 반드시 치르도록 해야 한다. 소송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청구와 함께 도민들의 피해비용에 대해서도 용인병원유지재단 측에 철저히 그 책임을 추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희시 위원장은 “경기도의회와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번 소송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며, 도가 승소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노인전문용인병원이 공공의료복지 확대의 일환으로 본래 목표로 했던 제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적막감 흐르는 초등학교

    [서울포토]적막감 흐르는 초등학교

    지난 26일 경기 부천 상동 석천초등학교 50대 여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학교는 확진자 발생으로 학교를 휴업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한다는 안내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사진은 28일 확진자가 발생한 석천초등학교의 모습. 2020.5.28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사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확산 차단해야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환자가 2명 신고됐다고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그제 밝혔다. 다만 두 환자 모두 코로나19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PCR) 검사 결과 양성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보통 4세 이하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증인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가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은 3일 이상 열 증상을 보이는 19세 이하 환자 중 발진, 비화농성 결막염 혹은 피부 점막 염증, 저혈압 혹은 쇼크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심근 기능장애, 응고장애, 급성위장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올해 이탈리아 베르가모, 미국 뉴욕처럼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역에서 환자가 속출했고 사망자도 나왔다. 영국, 미국, 이탈리아 의료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당초 코로나19가 고령 환자에게서 치명률이 높아 ‘부머 킬러’(Boomer Killer)로 불렸지만, 어린이들에게 이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비교적 가볍게 앓는다고 알려진 정보와는 정반대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이 특히 신경 쓰이는 이유는 유치원생과 초등1ㆍ2년생, 중3, 고 2년생 등 237만명의 등교가 어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7차 감염까지 나타나는 상황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치명적 질병까지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는 공포와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 맘카페 등에서 순차 등교수업에 대해 교육당국에 불만을 표출하는 글이 속출하는 이유다. 폐쇄적이고 밀접 접촉이 불가피한 학교수업은 코로나19의 전파력을 고려할 때 집단감염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싱가포르 등도 등교수업을 재개하다가 큰 희생을 치렀다. 어제 현재 전국 유치원·초중고 561개(2.7%) 학교가 등교개학을 연기했고 부천시는 생활방역에서 사회적 방역으로의 복귀를 결정했다. 생활방역은 일정한 위험을 감수·극복하고 일상과 경제를 이어 가는 것이다. 또 등교개학이야말로 생활방역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각급 학교와 유치원은 학생 간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묘안을 짜내고 있다. 교육부는 2차 등교에 맞춰 3만명의 방역·생활지도사를 배치했다. 교육·방역 당국과 각급 학교, 교사들은 교육현장에 대한 철저하고 신속한 방역으로 다기관염증증후군 확산을 막아야 한다.
  • [홍희경의 패스추리TV] 고용보험은 다를까

    [홍희경의 패스추리TV] 고용보험은 다를까

    “전 국민 고용보험 첫 적용 대상으로 ‘대리기사’가 적합하다고요? 고용보험료 공동 부담 사업주를 특정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대체 대리기사 본인도 모르는 사업주를 정부는 어떻게 특정한다는 건가요. 근로 형태가 예전과 다르니 고용보험 체계를 바꾸자는 청원은 귓등으로, 정부 방식에 현장을 끼워 맞추네요.” 며칠 전 통화에서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이 답답함을 털어놓으셨습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 보험료 공동 부담 사업주. 낯선 단어들에 담긴 얘기는 이랬습니다. 당정청이 ‘전 국민 고용보험’이란 이름으로 고용보험 제도에 손을 대는 중인데, 일을 하면서도 고용보험 가입 대상에 못 들던 노동자까지 가입할 수 있게 하겠단 겁니다. 일을 하는데 고용보험 가입을 못 하는 이유는 고용보험료 절반을 내야 할 사업자가 명확하지 않았던 특수고용직 노동자…. 보험·신용카드 모집인, 건설기계 운전원, 학습지 교사, 택배·퀵서비스·대리기사 등을 위한 정책입니다. 고용보험이라는 사회안전망을 확대시키는 일이니 ‘착한 정책’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책은 디테일이 중요한 법이고, 모든 디테일이란 악마가 숨기 딱 좋은 곳입니다. 정부에 지목당한 플랫폼 사업자는 고분고분 보험료 절반을 낼까요. 고용보험료를 내는 것은 보험금, 즉 실업급여를 기대해서인데 대리기사에게 실업이란 무엇일까요. 대리기사 전용 앱을 설치하면 취업이고 앱을 지우면 실업인가요. 낮에는 퀵서비스, 밤에는 대리기사를 겸업한다면 이때 사용자는 ‘낮퀵밤대’? 디테일 속 의문이 여럿 떠오릅니다. 더욱이 고용보험 적용 대상 확대는 새로운 정책이지만 유사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번 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된 9개 특고 직군에 산재보험 가입자격을 부여한 지 십여년이 됐지만, 지난해 7월 기준 가입률은 13%대라고 합니다. 이조차 대리기사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의 수를 제대로 파악한 뒤 집계된 가입률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대리기사 업계가 전국 대리기사를 20만명으로 보는 반면 ‘전속 사업자’에 속해 산재·고용보험 대상에 속한다고 정부가 보는 대리기사 수는 훨씬 소수여서 가입률이 과장됐을 여지가 큽니다. 정부 계산법을 따르더라도 저조한 정책효과입니다. 그럼에도 ‘전속 사업자’ 여부 대신 노동자의 소득 발생 여부에 초점을 맞춰 고용보험 체계를 재설계하자는 근원적 개혁을 주장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응답을 받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직까지는 ‘보수 정권(2008년) 때에는 산재보험, 지금 진보 정권에선 고용보험’으로 재료가 바뀐 변주 수준입니다.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러스가 ‘마우스랜드’라는 풍자를 인용해 연설한 게 1962년이라니 어쩌면 누가 정권을 쥐든 반복되는 게 정치·정책의 속성인 것 같기도 합니다. 마우스랜드에서 쥐들은 흰고양이와 검은고양이를 번갈아 뽑았지만, 뽑힌 고양이들은 쥐들에게 도움 되지 않는 정책을 가동시켰다 합니다. 수탈당하던 끝에 한 쥐가 쥐의 직접 정치를 제안하자 벌어진 일은 무엇일까요. 쥐들은 그 말을 한 쥐를 “빨갱이”라며 감옥에 가뒀답니다. 현장에 맞춰 정책의 틀을 바꾸는 게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이유를 알듯 말듯 합니다. saloo@seoul.co.kr
  • 방역, 방역, 다시 또 방역… ‘교육특구’ 강남의 뚝심

    방역, 방역, 다시 또 방역… ‘교육특구’ 강남의 뚝심

    집에서 즐길 학습·놀이 콘텐츠도 제공 “전염병 위험 막고 학습 지원에 최선”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된 지난 20일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이 ‘학교 코로나 보안관’으로 변신, 지역 고등학교를 돌며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정 구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도곡동의 숙명여고를 먼저 찾았다. 정문에선 열화상 카메라로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을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후문은 차단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에 마련된 학생들 사물함엔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이 비치돼 있었다. 구와 시교육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생 1인당 마스크 10장씩을 지원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에선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급식실 식탁은 비말을 통한 전염을 막기 위해 앞과 좌우에 칸막이가 처져 있었다. 내부 시설을 모두 둘러본 정 구청장은 학교 관계자들에게 “방역수칙 준수 등 학생 안전관리에 신경써 달라”며 “강남구도 학생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방역하겠다”고 했다. 한 고3 학생은 “강남구에서 전방위적으로 검체 검사를 하고, 지역 곳곳을 매일 방역하는 걸로 안다”며 “강남구의 능동적인 방역 활동으로 학교가 코로나 안전지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이어 대치동 단국대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와 역삼동 진선여고도 찾아 방역 상황을 꼼꼼히 살폈다. 강남구엔 현재 유치원 34곳, 초등학교 31곳, 중학교 24곳, 고등학교 22곳이 있다. 학원은 3414곳에 달한다. 구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 65곳은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덴털 마스크(수술용 마스크) 4만 1000여장과 살균소독제 6000개를 지원했다. 개학에 대비해 유치원과 초·중·고 전체 학교엔 덴털 마스크 65만장과 손소독제 4만 7000개, 물비누와 페이퍼타올을 제공했다. 학원들에도 덴털 마스크 6만장과 살균소독제·손소독제 3000개를 배부하고, 학원가 곳곳을 소독했다. 구는 강남구립국제교육원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을 위해 ‘온라인 영어 학습 콘텐츠’도 마련했다. 집에서 쉽게 하는 팝 댄스, 색종이로 만드는 집 꾸미기, 나만의 명화 그리기, 과학 실험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원어민 강사의 강의로 제작, 구청 유튜브 채널로 제공했다. 정 구청장은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아 많은 가정의 아이들과 학생들이 학습 공백과 전염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강남구는 대한민국 교육 중심지인 만큼 방역과 학습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공무원도 연간 10일 ‘가족돌봄휴가’ 쓸 수 있다

    공무원도 연간 10일 ‘가족돌봄휴가’ 쓸 수 있다

    돌봄 대상이 자녀일 경우 최대 3일 ‘유급’앞으로 공무원도 민간기업 노동자처럼 자녀뿐 아니라 배우자, 부모 등 가족을 돌봐야 할 때 연간 10일까지 ‘가족돌봄휴가’를 쓸 수 있다. 인사혁신처는 기존 ‘자녀돌봄휴가’를 ‘가족돌봄휴가’로 변경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민간 노동자와 달리 공무원은 긴급하게 자녀를 돌봐야 할 때만 연간 3일의 유급휴가를 쓸 수 있었다. 그나마 자녀가 1명이라면 이틀밖에 쓰지 못했다. 인사혁신처는 돌봄휴가를 쓸 수 있는 대상을 ‘자녀’에서 ‘가족’으로 확대해 배우자와 부모(배우자의 부모 포함), 조부모, 손자녀를 돌봐야 할 때도 특별휴가인 가족돌봄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가족돌봄휴가는 민간과 마찬가지로 무급 휴가다. 돌봄 대상이 자녀일 때만 최대 3일(자녀가 1명이면 2일)까지 유급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가족돌봄휴가 사유도 확대해 어린이집·학교·유치원이 문을 닫아 자녀 돌봄이 필요해도 휴가를 쓸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거나 보육기관이 휴원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병원 진료까지 필요하지는 않지만 자녀가 아파 집에서 돌봐야 할 때도 돌봄휴가를 쓸 수 있다. 기존에는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의 공식 행사 또는 교사와의 상담에 참석하거나 자녀의 병원 진료에 동행할 때에만 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다. 자녀가 장애인이라면 비록 성년이더라도 연간 3일 유급휴가를 쓸 수 있다. 한부모 가족 또는 장애인 자녀를 둔 공무원은 자녀가 한 명이더라도 유급으로 가족돌봄휴가를 연간 3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가족돌봄 지원을 강화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3세 제자와 성관계 美 여교사, 징역 20년 복역 중 이혼소송

    13세 제자와 성관계 美 여교사, 징역 20년 복역 중 이혼소송

    미성년자인 13세 제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돼 복역중인 브리타니 자모라가 감옥에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州) 굿이어 지역 초등학교 6학년 교사였던 자모라는 작년 6월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뒤 성관계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7월에 열린 선고공판에서 그녀는 20년 형을 선고 받고 현재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자모라는 2018년 3월 그녀가 재직 중이던 초등학교 학생과 전화로 주고 받은 성적인 메시지가 학생 부모에게 발견된 뒤 경찰에 체포됐다. 당세 그녀는 27세였다. 구속 후 처음 법정에 출두한 그녀는 판사에게 “남편이 있는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현재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혼소장에 따르면 자모라는 '우리의 결혼은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화해와 희망이 존재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그녀는 또 '배우자인 남편의 재정적인 지원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자모라의 남편 다니엘은 2015년 11월 그녀와 결혼했으며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법원기록에 따르면 피해자의 아버지는 2018년 3월 경찰에 전화로 신고하며 “자모라와 그녀의 남편이 전화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또 “자모라와 그녀의 남편이 자신에게 전화로 연락해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며 “자모라의 남편은 ‘아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녀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만나서 합의하자.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주 교정국에 따르면 자모라는 20년 형이 만료되는 2038년 3월 16일에 석방 될 예정이다. 허남주 피닉스(미국) 통신원 willbeback2@naver.com
  • 황대호 의원, 온라인 수업을 악용한 교권 침해에 대한 강력한 대책 촉구

    황대호 의원, 온라인 수업을 악용한 교권 침해에 대한 강력한 대책 촉구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황대호(더불어민주당·수원4) 의원은 지난 26일 교육행정위원회 회의실에서 개최된 2020년도 제2회 경기도교육청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사전설명회에 참석하여 도내 학교에서 발생한 온라인수업 중 교권 침해사례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도교육청의 강력한 예방 및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27일 밝혔다. 황 의원은 “지난달 온라인 개학이 시작될 때부터 각종 언론과 학교에서 우려해왔던 온라인수업을 악용한 교권침해의 사례가 경기도에서도 발생했다”며 도내 학교에서 온라인수업 도중 발생한 교육활동 및 교권 침해사례를 소개했다. 황 의원이 도교육청에 자료요구를 통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온라인수업 중 교육활동 침해사례는 온라인과제 제출 과정에서 퀴즈의 답란에 성적인 표현을 작성해 제출한 사례와 영상제작 과제를 수행하던 중 학생이 윗옷을 벗고 촬영한 사진을 교사에게 SNS를 통해 전송한 사례 2건이었다. 황 의원은 “현재 도교육청에서는 온라인수업 중 발생하는 교육활동 및 교권 침해사례에 대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 처분 수위를 정하고, 필요한 경우 가해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Wee센터, Wee클래스 또는 외부교육기관을 통한 특별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실시하고 있으나 사후약방문 수준에 머물러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미약한 수준”이라면서 “온라인수업 중 교사나 학우들의 얼굴을 캡쳐해 음란물과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 Fake)와 같은 수위 높은 사이버성폭력에 대한 대응 방안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도교육청을 통해 수위 높은 사이버성폭력과 이로 인한 교권침해 등의 사례는 신고된 바가 없으나 ‘n번방 사건’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사이버성폭력에 대한 교사들과 학생들의 불안감이 높은 상황임을 도교육청에서는 깊이 인지하여야 한다”면서 “도교육청은 온라인수업 중 사이버성폭력과 같은 교권 침해 문제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교육활동 및 교권침해에 대한 강력한 예방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민규 의원, 학교 숲 조성 및 매입형 유치원 설치 등 추경 예산안 사업 질타

    추민규 의원, 학교 숲 조성 및 매입형 유치원 설치 등 추경 예산안 사업 질타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추민규(더불어민주당·하남2) 의원은 지난 26일 2020년도 제2회 경기도교육청 추경예산안에 대한 사전설명회에서 경기도교육청의 원활한 등교수업 운영 및 학교숲 조성 활성화, 매입형유치원 설치에 따른 고용 승계 방안 등 각종 추경 사업들에 대한 보완 및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교육행정위원회에서는 2020년도 제2회 경기도교육청 교육비특별회계 추경예산안에 대한 사전설명회를 개최해 제344회 정례회에서 심사할 각 소관 부서별 추경 사업에 대한 사전보고 청취 및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추 의원은 “그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진자의 수가 이태원 클럽 사건으로 인해 또다시 증가한 상황에서 등교수업을 실시하게 되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지난 일주일간 등교수업을 실시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사후대처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추 의원은 고등학교 학교도서관 개선사업의 확대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학교의 유휴공간을 녹지로 조성해 주민과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 공간을 창출하는 사업의 ‘학교 숲’ 조성사업의 추진에도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학교 숲이 지역주민들에게 휴식과 산책의 소통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조성단계에서부터 다방면으로 검토해야 하고, 학교 숲 조성에 따른 사후 관리·감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등 의문점도 제기됐다. 이와함께 사립유치원을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매입형유치원 설치사업에 대해서는 “경기도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근무하던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일자리를 잃는 구조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치원 매입 후 고용승계 부분에 대한 도교육청의 정확한 의사표명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병사와 휴대전화/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병사와 휴대전화/황성기 논설위원

    ‘학교는 학생의 휴대폰 소지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 다만 학교는 수업시간 등 정당한 사유와 절차에 따라 학생의 휴대폰 사용과 소지를 규제할 수 있다.’ 2010년 9월 발표된 경기도 학생 인권 조례안 12조 4항이다. 2000년대 말 초중고 학생의 학내 휴대전화 소지가 논란을 불러 일으킨 때였다. 학교 수업에 방해된다며 소지 자체를 금지하는 교사와 이미 생활 필수품이 된 휴대전화를 어떻게 해서든 교사의 눈을 피해 학교에 가져오는 학생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지금이야 어느 학교든 소지는 허락하되 수업 시간 중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관행이 뿌리내렸다. 비슷한 논란이 10년이 지난 지금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와 사용을 놓고 재현되고 있다. 보유율 95%로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스마트폰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분신 같은 존재다. 군 장병이라고 예외는 아니며, 20대 병사에겐 더욱 그렇다. 군은 2018년 4월 병사 500명에 한해 스마트폰을 영내에 들여오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성공적이어서 2019년 4월 전 부대에서 전 사병의 스마트폰 소지를 허용했다. 이때 등장한 게 보안 문제였다. 군 기밀의 사진 촬영과 유출을 어떻게 통제하는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국방부는 앱을 개발해 지난 2월 말까지 병사가 소지한 모든 스마트폰에 깔도록 했다. 39만 병사에게 의무화된 앱의 원리는 이렇다. 휴가나 외출·외박을 나갈 때 부대 정문 바깥에 설치된 근거리 무선 통신 장비가 잠금 상태로 돼 있던 휴대전화의 사진 촬영 기능을 회복시킨다. 부대에 복귀하면 촬영 차단 버튼을 누르거나 휴대전화를 장비에 갖다 대면 촬영 금지 기능이 활성화된다. 영내에서는 평일은 일과가 끝나는 오후 6시 휴대전화를 병사에게 나눠 주고 밤 9시에 회수해 보관한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할 수 있지만 보안 사항에 대해서는 유출을 못 하도록 사전 교육을 받는다. 얼마 전 암구호를 동기들이 단톡방에서 공유하다가 적발됐지만 극히 드문 사례다. 오히려 지금 같은 코로나19 사태 때에는 휴대전화가 장병의 스트레스를 푸는 요긴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육군 72사단에서는 일요일의 종교활동이 어려워지자 군종 장교가 영상 예배를 진행하는가 하면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례도 늘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의 휴대전화 소지 허용은 기본권 보장 차원이자 시대의 흐름”이라면서 “시범 운영 기간을 끝내고 올해 안으로 전면 사용에 들어가게 되면 장교들의 앱 사용도 늘려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marry04@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인생의 무게가

    [유세미의 인생수업] 인생의 무게가

    “싫은데요.” 쏘는 듯 바라보는 두 눈은 나를 어쩔 거냐는 식의 비웃음으로 가득하다. 당황스러울 법도 한데 영은씨는 막상 어린 제자에게서 이런 꼴을 당하고도 ‘쟤는 참 눈빛이 깊구나’라는 뜬금없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올해 기간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그것도 나이 마흔이 넘어서. 결혼하고 연년생으로 아들만 둘을 낳은 영은씨는 육아전쟁이 남달랐다. 남편을 꼭 닮은 아들들은 기골이 장대하고 체력이 좋아 뿜어 나오는 에너지를 어찌할 바 몰랐다. 집에는 멀쩡히 남아나는 물건이 없고, 전쟁터라 불러야 마땅했다. 마트에서 양손 가득 먹거리를 사 날라도 이틀이 못 갔다. 임꺽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남편과 리틀 임꺽정 두 아들에게 보랏빛 향기 강수지처럼 여리여리한 영은씨는 라이트급과 헤비급의 불공평한 경기 같은 육아로 십여 년을 보냈다. 이제는 내 인생을 좀 다시 살아 보자는 목마름으로 야심 차게 시작한 교사 생활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등교한 첫날부터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게 되는 낯선 학교환경에 그녀는 아연실색했다. 한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수업으로 버텼으니 망정이지 첫날부터 아이들 앞에 섰더라면 어찌됐을지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난다.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는 도시의 영향일까. 이 고등학교에는 유난히 어려운 가정환경의 학생들이 많다. 부모가 없거나, 있더라도 중증 장애인이거나, 소득이 거의 없는 가구의 아이들…. 병석에 평생 누워 있는 엄마, 집 나가 몇 년째 소식을 모르는 아빠, 얘기를 들어 보면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다녀 주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기함할 만한 속사정을 아이들은 하나씩 품고 있다. 지각한 것도 모자라 아침조회 시간에 태연히 콜라와 햄버거를 먹고 있는 여학생을 제지하자 ‘배고파서’라는 말이 돌아온다. 그럼 먹고 난 쓰레기는 가지고 나가라고 하자 “싫은데요”라는 대답이 나온 거다. 수업시간 내내 정신없이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편두통이 생길 판이다. 교실 뒤에서 밑도 끝도 없이 춤추는 아이도 있다. 수업과는 관계없이 깊이 숙면을 취하는 학생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학창 시절 모범생의 끝판왕이던 영은씨가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동료 교사에게 하소연하자 그는 정색을 한다. “아이들이 가진 인생의 무게가 있어요. 그걸 이해하면 그럴 만하다, 그럴 수 있다, 나라면 더했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꼭 가난만이 문제는 아니다. 멀쩡히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도 그들 나름대로 감당이 안 되는 인생의 무게에 쓰러지기 일쑤다. 그걸 알면 아이들이 제대로 보인다고, 기다려 줄 마음은 얼마든지 채워진다고 선배인 그가 담담히 전했다. 세상에서 스치는 누구라도 이해 못 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가 감당해야 할 무게를 누군가 이해하고 있다면 그건 행운이고 축복이다. 영은씨는 햇병아리 교사인 자신이 문득 부끄럽다. 사람을 안다는 건 새로운 우주를 만난다는 뜻. 그 어마어마한 우주에 대해 무엇을 알았기에 멋대로 판단하고 진저리를 친 걸까. 퇴근길 마음 급히 동네 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샀다. 카운터 직원이 물건을 던지듯 퉁명스럽다. ‘당신의 인생 무게는 뭐길래 그리 불친절한 거요? 집안걱정으로 머리가 천근만근인가, 종일 마스크를 쓰고 일하니 더 피곤하려나….’ 그리 생각하니 별로 불쾌할 일도 없다. 누구나 그만의 이유가 있다. 그 인생을 들여다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내 잣대를 거둬들이면 그 사람이 아니라 내가 평화를 누린다. 타인의 인생 무게를 이해하려는 자에게 건네는 신의 선물인 셈이다.
  • 유인종 민선 2·3대 서울시교육감

    유인종 민선 2·3대 서울시교육감

    민선 2, 3대 서울시교육감을 지낸 유인종 고려대 명예교수가 26일 별세했다. 88세. 전주 신흥고 교사를 거쳐 1970년부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를 지낸 고인은 1996년 민선 2대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됐고 2000년 재선에 성공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재우 중앙대 교수와 자녀 영운(의사), 영우(사업), 존영(사업), 영설(의사)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8일이다.
  • 노동자의 삶, 매일이 절벽 끝…내가 있는 곳이 高空이다

    노동자의 삶, 매일이 절벽 끝…내가 있는 곳이 高空이다

    426일 최장 고공농성 ‘파인텍’ 배경 땅 복귀 뒤 더 처절한 가족의 삶 담아“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지하 소극장을 빠져나와 밤거리를 밝히는 빛이 보이는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희극인 찰리 채플린이 남긴 말이 떠올랐다. 100분 남짓 이어진 작품은 끔찍하게 현실적이었고, 간간이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는 대목은 너무 처절해서 더욱 슬펐다. 서울 혜화동 연우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는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는 모든 일상이 벼랑 끝인 노동자들의 삶을 무대로 고스란히 옮겨 왔다. 이야기는 426일 세계 최장기 고공 농성 기록을 쓴 ‘파인텍 농성’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 섬유회사 스타플렉스의 자회사 파인텍 소속 노동자들은 2017년 11월 모회사의 공장 가동과 노동자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며 75m 높이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농성을 이어 왔다. 이 농성은 지난해 1월 11일 노사의 극적 교섭을 통해 일단락됐다. 작품은 고공 농성자가 땅으로 내려온 이후의 삶을 그렸다. 남편이 굴뚝 위에서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을 외치는 동안 아내 정화는 마트와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두 아이를 키우며 또 다른 한국 노동 현실 속에 있었다. 무대의 배경은 ‘수입맥주 4캔 만원’ 광고 문구와 작동하지 않는 가짜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설치된 편의점뿐이다.배우들은 정화와 굴뚝에서 내려와 세상과 단절한 채 자신만의 독방 속에 갇혀 사는 남편과 어린 두 아이의 삶이 걸린 정화의 편의점 안과 밖을 오가며 극을 이끈다. 굴뚝이 있는 공장이나 극한 대치 상황을 벌이는 노사 분규의 현장은 무대 위에 등장하지 않는다. 목숨을 건 투쟁을 펼친 남편은 정작 자신만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깊은 우울증에 시달린다. 낮에는 패스트푸드점과 카페에서, 밤에는 배달 일을 하는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보람은 떼인 추가 임금을 받기 위해 정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정화는 보람이 준 체불임금 관련 서류를 점장에게 전하지 않고 망설인다. 이런 사정을 모두 다 아는 점장은 정화를 중간 관리직인 ‘매니저’로 높여 부르며 월급을 인상하고 편의를 봐줄 테니 보람의 일은 모른 척하라고 압박한다. 정화네의 어려운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방문 학습지 교사 선영은 지국장의 회비 수령 독촉에도 석 달치 회비가 밀린 정화에게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주변을 맴돈다. 정화와 보람, 선영은 담담하지만 절절하게 한국 노동계의 현실을 표출한다.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사 “이게 마지막이야”는 지키지 않을 약속을 반복하는 자본가, 노동자를 지켜 주지 못하는 근로기준법, 그리고 늘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팍팍한 노동자의 삶을 의미한다. 이달 31일까지 편의점 불을 켜 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시효는 남아… 법무부 “진상조사 착수”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시효는 남아… 법무부 “진상조사 착수”

    당시 수사팀 ‘증언 회유·압박’ 밝혀지면 공소시효 10년인 모해위증교사죄 적용 자체 조사팀 꾸려 사실관계 감찰 가능성 단일 사건에 과거사위 발족은 부담일 듯 “객관적인 수사 위해 제3기관에 맡겨야”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당시 증언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법무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 한 전 총리 사건을 다시 꺼내 들고 재조사를 촉구한 데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후속 조치에 들어가는 셈이다.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 난 사건에 대해 법무부가 다시 사건 기록을 들춰 보는 것은 보복 성격으로 비춰질 수 있으므로 중립적 기관에 조사를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만간 조사 방식 및 범위 등의 청사진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구체적이고 정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공감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한신건영 전 대표인 고 한만호씨의 비망록에는 한씨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 수사팀은 “비망록은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돼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의혹이 제기된 이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조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사의 방식이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꾸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같은 형태는 아닐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전 장관은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 대검찰청 내부 진상조사단 등 ‘투트랙’ 구조로 과거사 사건을 조사했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현직 검사와 변호사, 교수가 함께 조사하는 구조였지만 그 과정에서 파열음도 적지 않았다. 한 전 총리 사건을 위해 또다시 과거사위를 발족하는 건 정부에도 부담이다. 박 전 장관 당시에는 다수 사건을 조사한 터라 대규모 조사단을 꾸릴 수 있었다. 과거사위 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한 전 총리 사건은 당시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조사를 한다면) 법무부가 자체 조사팀을 꾸려 감찰 차원의 조사를 하는 게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당시 한씨의 동료 수감자 2명을 검찰이 회유하고 사전에 연습을 시켜 거짓 증언을 하게 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 또한 조사 내용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진술 회유·압박 등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모해위증교사죄(공소시효 10년)가 적용될 수 있다. 위증 혐의로 기소된 한씨의 변호를 맡았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 직권남용은 (공소시효가 지났을지) 모르지만, 모해위증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자체 조사는 의혹 규명이라는 취지와 달리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면서 “형사법 학회 등 객관적인 제3의 기관에 조사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감찰은 징계를 전제로 하는데 징계시효도 지났기 때문에 감찰 형식의 조사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개학 하루 앞두고 최소 450여곳 등교 연기… “우리 학교는요”

    개학 하루 앞두고 최소 450여곳 등교 연기… “우리 학교는요”

    부천 251개교 모두 연기… 고3 계속 등교 구미 모든 유치원, 초·중학교 181곳 연기 강서·양천·은평·도봉 일부교 1~3주 미뤄 서울교육청, 중학교 기말고사만 권고 고등학교는 중간·기말고사 치르도록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등 총 237만명의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학교 안팎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등교를 연기한 학교가 최소 4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와 학생 중 확진자가 속속 나오면서 등교 개학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26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경기도교육청은 부천시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251개교의 등교를 연기하기로 했다. 고3은 계속 등교한다. 이날 부천에서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에서는 구미 지역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학교 총 181곳과 상주 초등학교 1곳의 등교 개학이 연기됐다. 지난 20일 개학한 학교 3곳도 등교수업에서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서울에서는 강서구의 미술학원 강사와 학원을 다니는 유치원생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과 관련해 인근 유치원 4곳과 초등학교 7곳이 27일로 예정된 등교 개학을 다음달 1~3일로 연기했다. 교회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양천구에서는 초등학교 2곳이 다음달 1일 문을 열기로 했다. 은평구에서는 초등학교 긴급돌봄을 이용하던 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학교와 병설유치원이 긴급돌봄을 중단하고 등교 개학을 연기했다. 도봉구의 한 중학교는 학생 30여명이 방문한 상가 건물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등교 개학을 3주 연기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성동구에서는 구청이 이날 서울교육청에 등교 개학을 1주일 연기할 것을 요청했으며 은평구와 서대문구 일부 학교도 등교를 연기한다고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 최근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지역에서는 학교와 교육청에 “우리 지역은 등교가 연기되지 않느냐”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학교가 아닌 지역사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학교장과 교육청, 교육부와 방역 당국이 협의해 등교 중지 여부를 결정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밀접 접촉자가 특정돼 방역 당국이 통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등교 중지 범위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이어지면서 개학 후에도 지역별로 등교가 중지되는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관내 중학교에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고 기말고사만 지필 평가를 보도록 권고했다. 중학생의 등교수업 일수가 고등학교보다 부족해 학사일정의 부담을 덜기 위한 방침이다. 다만 성적이 입시를 좌우하는 고등학교의 경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모두 치르도록 했다. 또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안정될 때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학교 여건에 따라 희망하는 학생만 오후 6시까지 자습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숙사를 운영하는 관내 62개 학교에 기숙사 입소 예정 학생 6000여명에 대해 전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등교 개학을 불과 하루 앞두고도 방역지침과 돌봄교실 운영 등을 둘러싼 혼선은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전교생 3분의2 이하 등교’와 ‘긴급돌봄 유지’ 지침을 등교 개학을 사흘 앞두고 발표하면서 일부 학교는 이날에야 등교수업 운영 방안을 수정해 학부모들에게 안내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학교에서 방역용 마스크 대신 덴털 마스크를 사용해도 될지,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는 벗어도 될지 등 학교에서의 마스크 사용 지침을 개학일인 오늘 발표한다. 인터넷 맘카페에서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여분의 마스크를 보내야 하는데 꼭 KF95 마스크여야 하나”, “돌봄교실 추가 모집은 하지 않느냐” 등을 묻는 글을 올리며 등교 개학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경기·경북 450여개교 코로나19에 등교 연기 결정

    서울·경기·경북 450여개교 코로나19에 등교 연기 결정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유치원을 포함해 서울 학교 15개교와 경북 185개교, 경기 부천 251개교 등이 27일로 예정됐던 등교를 연기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26일 교육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2차 등교를 하루 앞두고 서울과 경기, 경북 지역에서 450여개교가 등교를 연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까운 시일 안에 등교 연기를 결정하는 학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서울의 경우 강서구 미술학원에서 강사 1명과 유치원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초등학교 7곳, 유치원 4곳의 등교수업일이 조정됐다. 또 강서구 외에도 양천구와 은평구에서도 초등학교·유치원 4곳이 예정된 등교를 연기했다. 경북에서는 구미에서 학원강사 1명과 유치원 방과후교사 1명이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교육청 및 방역당국과 협의해 구미 소재 유·초·중학교 181개교의 등교개학 날짜를 조정했다. 상주에서도 코로나19에 확진된 교회 목사 1명이 학생·교직원 등 33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초등학교 1곳이 등교 수업을 연기했다. 이미 등교 중인 초등학교 1개교와 중학교 2개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현재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여겨지는 곳은 경기도 부천이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비롯된 감염이 돌잔치 뷔페식당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등학교 교사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데 이어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고3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 모두 예정된 등교를 연기했다. 등교 연기 대상 학교는 지역 내 유치원 125곳, 초등학교 64곳, 중학교 32곳, 고등학교 28곳, 특수학교 2곳이다. 이외에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추가로 등교 연기를 검토하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등교가 미뤄지는 학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는 20일 고3에 이어 27일 고2·중3·초1∼2·유치원생의 등교를 앞두고 비상상황실을 통해 시도 교육청, 학교, 방역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학생과 교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선제적으로 등교 수업일 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과 관련한 등교 중지 원칙이 불분명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역학조사 결과 코로나19 통제 가능성을 보고 (등교 연기를 판단하기 때문에) 일관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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