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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역배우 출신 케빈 클라크, 심야 자전거 타다 사망

    아역배우 출신 케빈 클라크, 심야 자전거 타다 사망

    12살 때 드럼 실력 덕 캐스팅교차로 건너다 승용차에 치여 잭 블랙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스쿨 오브 락’(2003)에서 드러머 프레디 존스 역을 맡았던 케빈 클라크(32)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시카고 경찰은 클라크가 26일(현지시간) 오전 1시 20분쯤 시카고 애본데일의 자택 인근에서 자전거를 타고 교차로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클라크가 길을 건널 당시 횡단보도에는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고 전했다. 클라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전 2시 4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측근들은 클라크가 친구 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연예 전문매체 TMZ에 따르면 ‘스쿨 오브 락’은 클라크가 출연한 유일한 영화다. 그는 12살이던 당시, 뛰어난 드럼 실력 덕분에 영화에 캐스팅됐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클라크는 연기를 계속하지 않았지만, ‘드레드울프’와 펑크 잇 렛츠 잼 등 여러 밴드에 소속돼 곡을 쓰고 악기를 연주하는 등 음악 활동은 꾸준히 해왔다”고 전했다. ‘스쿨 오브 락’은 록 밴드에서 퇴출당한 기타리스트 듀이 핀(잭 블랙)이 신분을 속이고 학교 대리 교사로 취업한 후 비밀리에 학생 록 밴드를 결성,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당시 주인공의 인기와 기발한 스토리 등에 힘입어 1억 3130만 달러(약 1500억원)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거뒀다. 클라크는 이 영화의 북미 개봉 15주년을 맞은 지난 2018년, 블랙 등 출연진과 회동하며 근황을 알린 바 있다. 한편 잭 블랙은 클라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인스타그램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충격적인 소식이다. 케빈(클라크)이 세상을 떠났다. 너무 빨리 갔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준석, 나경원·주호영 겨냥 “탐욕스러운 선배들…심판 받을 것”

    이준석, 나경원·주호영 겨냥 “탐욕스러운 선배들…심판 받을 것”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7일 당권 경쟁자인 자신을 ‘유승민계’로 지목한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을 겨냥해 “탐욕스러운 선배들”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캠프에 있으면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며 “당의 후보가 선출된 뒤에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밖의 사람들에게 줄 서서 부족함이 없던 우리 당의 후보를 흔들어댔던 사람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캠프의 뉴미디어본부장이었다. 당시 당내 경선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패배했던 나 전 의원, 그리고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와 ‘작당’을 했다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목했던 주 의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최고위원은 “미래와 강도 높게 개혁을 주제로 치러지던 전당대회를 계파니 조직이니 당직 나눠먹기라는 구태로 회귀시키려는 분들, 크게 심판받을 것이고 반면교사의 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일침했다. 초선 주자로 당권에 도전한 김은혜·김웅 의원도 이 전 최고위원을 거들어 이들 두 중진을 협공했다. 김은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느닷없는 계파 낙인으로 전당대회를 순식간에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면서 무슨 공정한 대선 관리인가”라며 “이치에 닿지도 않는 음모론으로 물을 흐리는 옹졸한 리더십에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도 BBS 라디오에 나와 “나 전 의원이 보궐선거 전 유승민 전 의원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지 않나. 그렇게 따지면 유승민계에 나 전 의원이 속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비꼬면서 “계파 정치 망령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주호영·나경원 “이준석은 유승민 계파…당 분열 우려” 앞서 주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이슈로 떠오른 계파정치 논란과 관련해 “당내에 유일하게 ‘유승민 계파’가 있다”면서 “당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특정 대선후보와 친분이 뚜렷하면 아무리 공정하게 해도 시비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유승민계의 대표 격 인물”이라고 하면서 “나중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고 싶다”고 한 바 있다. 나 후보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계파가 어느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면, 다른 후보들이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들어올 수 있을까 걱정된다”면서 “야권 통합 당 대표가 되어야 할 텐데 야권 분열의 당 대표가 되면 어떻겠냐”고 이 전 최고위원을 직격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CNN “‘프렌즈’로 영어 배운 RM…BTS, 새 이정표 만들 것”

    CNN “‘프렌즈’로 영어 배운 RM…BTS, 새 이정표 만들 것”

    방탄소년단(BTS)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뜬 인기 시트콤인 ‘프렌즈’의 토크쇼 특별판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지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CNN은 BTS가 지금껏 쌓아 온 많은 업적의 목록에 또 다른 이정표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CNN은 26일 보도에서 “미국 음악시장과 (최근 한정판 메뉴 판매를 시작한) 맥도날드를 장악한 BTS가 ‘프렌즈: 더 리유니언’(Friends: The Reunion) 까메오로 출연한다”면서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어머니가 사다 준 DVD로 ‘프렌즈’를 보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한국어 자막으로 보기 시작하다가 영어 자막으로 전환, 후에는 모든 자막을 없애고 드라마를 보며 영어를 익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프렌즈’는 RM이 태어난 1994년 시작한 시트콤”이라면서 RM과 프렌즈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실제로 RM은 이번 주 현지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프렌즈 등장인물인) 로스, 챈들러, 모니카 등은 미국에서 온 나의 영어교사나 마찬가지였다”면서 “이번에 공개되는 ‘프렌즈 스페셜’이 매우 기대된다. 정말로 이들과 친구가 된 느낌을 받았다”고 출연 소감을 밝힌 바 있다. CNN은 “BTS는 눈길을 사로잡는 음악, 매끄러운 안무, 완벽하게 준비 된 외모와 스타일링이 어우러지면서 글로번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면서 “‘프렌즈: 더 리유니언’에 출연하는 BTS는 많은 업적의 목록에서 또 다른 이정표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RM은 21일 ‘버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스포일러를 하면 방송국에서 좋아할 것 같지 않다”면서도 “촬영은 다 했다.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직접 시청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한편 BTS가 외신의 극찬과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일은 이미 익숙하다. 새 디지틀 싱글 ‘버터’(Butter)가 공개된 뒤, 미국 유력 음악 매체 컨시퀀스 오브 사운드는 22일 “‘버터’는 모두가 기다려 온 히트곡”이라고 전했다. 미국 패션 전문 매체 리파이너리29는 “언론과 대중은 아리아나 그란데, 비욘세, 조나스 브라더스에게는 하지 않는 질문, 즉 ‘왜 인기가 있나?’라는 질문을 방탄소년단에게는 여러 해 동안 던져 왔다. 이제는 방탄소년단에게도 그런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윤석열 전철 밟으면 안 돼”… ‘尹 트라우마’ 드러낸 여당

    “윤석열 전철 밟으면 안 돼”… ‘尹 트라우마’ 드러낸 여당

    與 “반면교사 삼아야”… 金 “유념하겠다”서민 교수 “尹 존경”… 文 검찰개혁 비판26일 국회에서 열린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전 총장을 소환했다. 야권의 대선 1위 주자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이 과잉 수사하고 검찰개혁에 반발했다고 비판하며 ‘윤석열 트라우마’를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다며 “유념하겠다”고만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를 향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 윤석열 검찰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검사의 월권, 과잉 수사 문제 때문에 사법통제장치를 총장에게 준 것이다. 자동차로 이야기하면 액셀러레이터가 아니라 브레이크”라며 “검찰총장들이 실제로 그렇게 많이 해 왔는데 단 한 사람, 윤 전 총장만 그렇게 안 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은 “참여정부 이후 11명의 검찰총장 중 7명이 검찰개혁과 관련해 사퇴했다”며 “윤 전 총장은 출마를 시사하면서 사퇴했는데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총장은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 하는데 조직의 검찰총장이 된 것 아닌가. 김 후보자는 조직의 존경뿐만 아니라 국민의 존경을 받는 총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이 있지만 검찰이야말로 제왕적 조직”이라고 했다. 이수진(동작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사임하는 과정에서 수사권 분리에 크게 반발했다”며 “국민의 기대와 염원과는 달리 검찰 내부에는 조직이기주의가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을 “태어나서 권력과 맞서며 수사하는 검사를 처음 봐서 존경스러웠다”고 평가한 반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비판했다. 서 교수는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클럽인 ‘노사모’ 출신인 서 교수는 문 대통령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잘못했을 때 진솔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국민이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는 친근한 대통령으로 기억한다”며 “지금은 감히 문 대통령의 존함을 입에도 올리기 어려운 시대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윤석열 전철 밟으면 안돼”…김오수 청문회서 ‘트라우마’ 드러낸 민주당

    “윤석열 전철 밟으면 안돼”…김오수 청문회서 ‘트라우마’ 드러낸 민주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됩니다. 윤석열 검찰에 대해서 반면교사 삼으셔야 합니다.”(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윤 전 총장은 출마를 시사하면서 사퇴했는데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모습이었습니다.”(민주당 박성준 의원)  26일 국회에서 열린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윤 전 총장을 소환했다. 윤 전 총장이 과잉 수사하고 검찰개혁에 반발했다고 비판하며 ‘윤석열 트라우마’를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다며 “유념하겠다”고만 답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검사의 월권, 과잉 수사 문제 때문에 사법통제장치를 총장에게 준 것이다. 자동차로 이야기하면 액셀러레이터가 아니라 브레이크”라며 “검찰총장들이 실제로 그렇게 많이 해 왔는데 단 한 사람, 윤 전 총장만 그렇게 안 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찰총장이 이렇게 강력한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한 적이 없다”며 “그래서 ‘검찰 수사 안 되겠구나, 위험하구나, 검찰수사권 안 되겠구나‘라는 국민적 여론이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살아 있는 권력과 싸운 게 아니라 검찰개혁과 싸웠다고도 비판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한동훈 검사장, 윤 전 총장의 부인과 장모를 수사했다면 불공정하거나 편파적인 검찰총장이라고 욕 먹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박성준 의원은 “참여정부 이후 11명의 검찰총장 중 7명이 검찰개혁과 관련해 사퇴했다”며 윤 전 총장이 검찰개혁에 반발하며 사퇴한 점을 비판했다. 이어 “검찰총장은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 하는데 조직의 검찰총장이 된 것 아닌가. 김 후보자는 조직의 존경뿐만 아니라 국민의 존경을 받는 총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이 있지만 검찰이야말로 제왕적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김기수, 신승남,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비리나 가족 문제로 사퇴한 점도 거론했다. 그는 “과거의 검찰총장은 선비정신이 있었다”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는데 윤 전 총장은 부인과 장모가 연루된 사건이 수사 중이었지만 사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니 엄× 냄새”…‘패륜글’ 초등교사 합격자 임용취소 못하고 있는 이유

    “니 엄× 냄새”…‘패륜글’ 초등교사 합격자 임용취소 못하고 있는 이유

    경찰에 수사 의뢰…교육청, 법률 개정 검토 온라인에 패륜적인 글과 음담패설 등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다만 비슷한 사례로 임용이 취소된 이른바 ‘일베 공무원 합격자’와 달리 ‘패륜글 초등교사’의 임용자격 박탈은 현행법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이 ‘경기도 신규 초등교사의 만행을 고발합니다’라는 청원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청원인은 “초등학교 교사가 절대 되어서는 안 될 인물이 경기도 초등교원 임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면서 “디시인사이드 ‘교대갤러리’에서 활동한 인물이 남긴 댓글과 행적들”이라며 캡처 자료들을 제시했다. 다만 청원인이 제시한 자료와 링크는 국민청원 게시판 요건에 위배돼 공개되지 않았다. 청원인에 따르면 문제의 합격자는 “니 엄× ×× 냄새 심하더라”, “니 ×× 맛있더라” 등의 글을 남겼다. 청원인은 “입에 담지도 못할 심각한 패륜적 언행을 비롯한 각종 일베 용어, 고인 모독, 욕설 및 성희롱, 학교 서열화(타 학교 비난), 상처 주는 언행, 혐오 단어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작성자의) 교사로서 자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임용시험의 자격 박탈과 함께 교대 졸업 시 취득한 정교사 2급 자격증도 박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논란이 된 내용을 작성한 합격자는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근거를 남겼으며, 이후 논란이 되자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확인 결과 해당 인물은 교원 임용시험에는 합격했으나, 아직 교사로 정식 발령 나지 않은 대기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발령 대기자들은 아직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인데다 이들에 대한 임용 취소 근거가 없어 교육청의 감사나 조사가 아직은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경찰에 모욕·명예훼손 등으로 수사 의뢰하고, 해당 합격자가 발령돼 공무원 신분으로 바뀌면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공무원법은 교육공무원(교사)의 결격사유(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 또는 성인에 대한 성범죄로 파면, 해임되거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등을 확정 선고)를 규정하고 있지만, 임용시험 합격자에 대한 임용취소 근거를 두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온라인에 장애인을 비하하고 여성을 성희롱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이 밝혀진 경기도 7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가 지방공무원임용령 상 품위유지 위반 등 사유로 자격을 박탈당한 것과 달리, 이번 교사시험 합격자는 논란의 정도를 떠나 임용 취소 자체가 불가하다. 도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교육부에 ‘임용 후보자의 자격 박탈을 검토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건의했다.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관계자는 “교사는 다른 공무원과 달리 수습 기간이 없고 과거엔 시험에 합격하면 곧바로 발령됐기 때문에 임용 전 자격 박탈 근거가 법적으로 정비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최근 들어 교원 임용 합격자의 임용 취소도 가능하도록 개선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검토를 마치는 대로 국회와도 법률 개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제설제 먹이고 1년간 괴롭힘”…가해 학생 6명 전학 징계

    “제설제 먹이고 1년간 괴롭힘”…가해 학생 6명 전학 징계

    제설제를 눈과 섞여 먹이는 등 중학생 자녀가 1년간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해 가해 학생들이 강제 전학 조치를 받게 됐다. 26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제천시교육지원청은 지난 21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6명에 대해 각각 전학과 5시간의 특별교육 이수를 결정했다. 전학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의무교육 과정의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 조처다. 심의위는 경찰 수사 결과, 교육청 자체 조사 자료, 당사자 진술 등을 토대로 ‘마라톤 심의’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피해 학생 가족이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이가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공분을 샀다. 청원인은 “지난해 2학년 2학기에 폭행과 괴롭힘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올해 4월 23일 현재까지 무려 1년 가까이 지속됐다고 한다”면서 “폭행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음에도 누구 하나 도와주거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일명 학교 일진이라는 가해 학생들이기에 주변 학생들도 두려워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겨울에는 제설제와 눈을 섞어서 강제로 먹이고, 손바닥에 손 소독제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으며, 심지어 학교 담장을 혀로 핥아서 ○○중학교의 맛을 느껴보라고 했다”면서 “얼음 덩어리로 머리를 가격해 아이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3학년에 올라와서도 각목으로 다리를 가격당해 근육 파열로 전치 5주 진단을 받고, 짜장면에 소금과 후추, 조약돌, 나뭇가지 등을 넣고 먹으라고 강요한 뒤 이를 거부하자 머리를 가격해 뇌진탕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도 했다. 부모는 가해 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일명 ‘가방 셔틀’ 동영상을 보고서야 아이의 피해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아이는 ‘가방 셔틀’ 영상에서 동급생들한테 겁에 질린 모습으로 존댓말로 ‘힘들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부모가 동영상을 확인한 뒤 아이에게 이를 물어보자 아이가 꺼낸 첫 마디가 “혹시 아빠 지인 중에 경찰관 계시나요”라는 말이었다며 아이가 그 동안 보복이 두려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가해 학생들이 폭행·학대 사실을 발설할 경우 누나와 동생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청원인은 학교 측도 아이의 괴롭힘 피해를 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학교 등교와 동시에 폭행과 괴롭힘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났지만 담임 교사는 ‘괴롭히지 말라’는 말 한 마디가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또 수업시간에 가해 학생들이 놀리거나 괴롭혀도 과목 교사들이 묵인했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학교 폭력에 연루된 학생 중 공부를 잘한다거나 학교 임원진이라는 이유로 심의(학폭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말을 학교 측이 전달하고 있다”면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학교와 담임교사 측이 사건을 축소·무마시키려 하는 것 같다. 피해자 측에 제대로 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말한다”며 분노했다. 피해 학생 가족의 고소로 수사를 벌인 제천경찰서는 지난주 가해 학생 6명을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충북도교육청은 학교 측이 폭력·괴롭힘을 인지하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했거나 축소·무마하려 한다는 취지의 청원인 주장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디지털 성범죄 가해 아동·청소년 대다수 “범죄라고 생각 못해”

    디지털 성범죄 가해 아동·청소년 대다수 “범죄라고 생각 못해”

    13세 김모군은 학교에서 좋아하는 여학생이 자신을 거부하자 그 여학생의 얼굴에 나체 사진을 합성해 단체 채팅방에 유포했다. 김군은 사진합성은 또래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장난삼아 한번 따라했다가 가해자가 됐다. 15세 박모군은 초등학교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연히 화장실 불법촬영물을 본 이후 중학생이 되면서 호기심에 직접 불법촬영을 시도하게 됐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 대부분은 자신이 한 일을 심각한 범죄라고 인식하지 못한 채 가해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상담사례를 분석해 26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 상담은 서울시가 2019년 9월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징계 명령을 받거나 교사나 학부모 등이 의뢰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의 전문 상담원이 1명당 10회 이상 상담했다. 상담에 의뢰된 청소년은 총 91명으로 이 가운데 중학생(14~16세)이 63%에 이르렀다. 이들이 꼽은 성범죄 가해 동기는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21%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재미나 장난’(19%), ‘호기심’(19%), ‘충동적으로’(16%), ‘남들도 하니까 따라 해 보고 싶어서’(10%), ‘합의된 것이라고 생각해서’(4%)순(중복 답변)으로 조사됐다. 가해 행위 유형별로는 불법촬영물 게시·공유 등 통신매체 이용이 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불법촬영 등 카메라 이용 촬영(19%), 불법촬영물 소지(11%), 허위 영상물 반포(6%)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디지털 성범죄는 아동·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 게임, 메신저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디지털 성범죄에 사용된 불법촬영물은 SNS(41%), 웹사이트(19%), 메신저(16%) 순으로 유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아동·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성범죄는 ‘범죄’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놀이문화’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인터넷 이용 시간이 늘어난 아동·청소년의 피해 및 가해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피해자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근식 경기도의원, 광명시 특성화고와 G밸리의 상생 도모

    유근식 경기도의원, 광명시 특성화고와 G밸리의 상생 도모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유근식 도의원(더불어민주당·광명4)이 지난 21일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일자리재단, G밸리 산업협회, 대학, 특성화고 관계자 등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명지역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 역량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협의회를 개최했다. 유근식 도의원은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취업 역량강화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다방면의 노력 끝에 각 분야 관계자들로 협의회를 구성했다. 회의에는 유근식 도의원을 비롯해 신명일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정숙희 광명교육청 장학사, 조은주 경기도일자리재단 본부장, 황오성 경기도일자리재단 부장, 김학승 G밸리 산업협회 사무총장, 김용순 경민대 교수, 권주형 광명경영회계고 부장교사, 강천구 경기항공고 부장교사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광명교육청과 G밸리 산업협회의 MOU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각계 담당자들의 다양한 의견들로 채워졌다. 유근식 도의원은 “앞으로 디자인클러스터, 중앙대병원, 무역센터 등 핵심적 기업들이 광명에 유치되는 만큼,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한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학승 G밸리 산업협회 사무총장은 “광명경영회계고와 경기항공고가 필요한 행정적 역량을 키워 기업들의 수요에 맞는 학내 활동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은주 경기일자리재단 본부장은 실질적으로 직업계고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재단 내 프로그램을 제안하면서 면접수당과 같은 학생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청년노동자 지원사업 등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사업을 소개했다. 박윤수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산업체현장교사 연수지원 등 업무관련 역량 강화 필요성을 제안했으며, 신명일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는 현재 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특성화고 내 산학맞춤반, 도제 프로그램을 분석해 산업현장에 적합하도록 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주형 광명경영회계고 부장교사와 강천구 경기항공고 부장교사는 교육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프로그램이 실행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MOU 협약 체결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특성화고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의회를 통해 구체적인 프로그램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대호 경기도의원, 도내 첫 개방형 학교 야구클럽 창단 성과

    황대호 경기도의원, 도내 첫 개방형 학교 야구클럽 창단 성과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황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은 지난 25일 수원 서호중학교에서 개최된 서호중학교와 수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수원BC) 간 ‘서호중학교 베이스볼 클럽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황대호 의원의 제안 및 중재를 통해 도내 첫 ‘개방형 학교 야구클럽’ 창단이라는 성과를 달성한 사례가 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철승 수원시의원, 서호중학교 이종석 교장, 방기석 교감 및 체육교사들과 수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 곽영붕 협회장, 강동준 사무국장, 지희수 감독, 조재훈 학부모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업무협약식은 학교와 비영리법인 간 협약을 통해 독립적인 운영이 이뤄지면서도 합동훈련과 대회출전이 가능한 학교스포츠클럽 모델인 ‘개방형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을 위해 진행됐다. 업무협약을 통해 활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비영리법인인 수원BC에 소속돼 수원BC에서 학생의 훈련 및 대회출전과 관련된 제반 사항 일체를 지원하며, 서호중학교는 스포츠 거점학교로서 학생들의 훈련장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이번 ‘개방형 학교 스포츠클럽’ 업무협약은 지난 4월 황대호 의원이 학교운동부, 공공스포츠클럽 등 스포츠활동에 참여하는 도내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안전한 활동을 보장하고, 스포츠산업에 대한 진로·직업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통한 전인적 발달 등 지원사항을 담아 전국 최초로 제정한 ‘경기도교육청 학생스포츠활동 지원 조례’ 공포 이후 협약이 이루어진 첫 사례이기에, 향후 조례를 통한 클럽 운영 지원 등 도내 학생 스포츠활동 활성화에 큰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황 의원은 설명했다. 협약식을 통해 서호중학교 이종석 교장은 “업무협약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노력해주신 황대호 의원과 이철승 시의원께 감사드린다”며 “학생들의 야구클럽 활동 지원을 통해 건강한 스포츠 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 곽영붕 협회장(수원BC 이사장)은 “서호중학교와 이번 협약을 맺는 수원BC는 야구클럽 활동을 위해 수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경기도 체육과의 인가를 받아 구성한 비영리법인”며 “협회와 도청에서 공식적인 인가를 받은 단체이기에 지도교사 인사나 회계 등 기존 학교운동부 운영에서 발생했던 우려들을 없애고 투명성을 담보로 한 건전한 클럽 운영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승 수원시의원은 “이번 야구클럽을 창단을 통해 서호중학교가 앞으로 스포츠 거점학교로서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역 시의원으로서 학교와 수원BC에서 야구클럽 운영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황대호 의원은 “백혜련 국회의원, 이철승 수원시의원, 이종석 교장선생님, 곽영붕 협회장 등 학생들의 체육 여건 향상에 힘써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도내 첫 개방형 학교 야구클럽이 창단하게 되어 깊이 감사드린다”며 “서호중학교와 수원BC에서는 클럽 운영을 단순한 체육활동이 아닌 스포츠산업에 대한 직업교육의 일환으로써 학생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여건 조성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 잘 낳게 생겼다” 학생 성희롱한 교사, 결국 벌금형

    “아이 잘 낳게 생겼다” 학생 성희롱한 교사, 결국 벌금형

    대법원, 벌금 250만원 선고한 원심 확정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아이 잘 낳게 생겼다”, “남자 모둠원의 기쁨조를 해라” 등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한 고등학교 교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경기 양주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사 교사로 근무하던 최씨는 2018년 3월부터 11월까지 여학생들에게 “너는 아이를 잘 낳게 생겨서 내 며느리 삼고 싶다”, “너를 인형으로 만들어서 침대 앞에 걸어두고 싶다. 눈 뜰 때마다 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11회에 걸쳐 성희롱 등 성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최씨는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없거나 발언의 내용이 왜곡·과장됐으며 성적 학대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발언 내용이나 맥락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섰고, 그 횟수도 적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피해자들이 현재 처벌을 원치 않고 있고, 10여년간 교사로서 성실히 근무해왔으며, 별다른 범죄전력도 없다”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최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지만, 최씨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금전적으로 보상했으며 과거 교육감 표창을 받는 등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을 깨고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최씨는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무엇이 애국인가

    [정승민의 막론하고] 무엇이 애국인가

    1968년 8월 미국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를 맞아 반전과 평화를 외치는 시위대가 집결했다. 이들을 맞은 것은 경찰의 곤봉 세례였다. ‘경찰 폭동’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아수라장이 된 사건의 책임은 8명의 민간인에게 떠넘겨졌다. 우여곡절 끝에 7명의 피고인이 서게 된 법정은 처음부터 ‘답정너’ 재판이었다. 정권의 압력과 판사의 편파 진행에 힘입어 폭력시위의 범죄자라는 낙인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나중에 상원의원이 되는 톰 헤이든의 최후진술은 재판정을 일거에 뒤집었다. 재판장의 제지에 아랑곳없이 베트남에서 스러진 병사들의 이름을 끊임없이 호명하자 방청객은 물론 공판검사까지 일어나서 예의를 표한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지난해 개봉한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의 내용이다. 인종과 민족의 도가니인 미국에서 애국심만큼 강력한 접착제는 없다. 얼마 전 방미한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20대에 전쟁터로 달려간 94세 베테랑의 애국심을 미국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분명한 경계선으로 성립된 근대국가에서 나라를 지키는 전쟁의 사상자들은 애국자와 애국심의 가시적 상징으로 간주된다. 5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이 전몰장병을 추도하는 메모리얼 데이로 기념되는 까닭이다. 비슷한 날이 6월 6일 현충일이다. 전쟁과 같은 비상시에 애국자는 쉽게 판명 나지만 평상시에는 누가 나라를 사랑하는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조국이나 민족은 대중의 감정을 순식간에 끌어올리는 1등급 연비를 보증한다. 불한당의 마지막 도피처가 애국심이고 정치인의 상투적 코스프레로 애국자가 선호되는 이유다. 이들에게 애국은 자신의 말이고 소속당의 방침이다. 말하는 것을 따르지 않으면 매국이다. 의문을 가지는 순간 불충이다. 정의는 우리 쪽에 있다는 확신에서 반대편은 무조건 나쁘고 언제나 그르다고 강요한다. 틀렸다. 애국은 독과점의 대상이 아니다. 진짜 애국자는 항상 고민하고 반성한다. 자랑스러운 ‘리즈 시절’보다는 지우고 싶은 ‘흑역사’를 오롯이 드러내는 사람이다. 잘못은 있는 그대로 밝힐 때 국가와 민족이 뻗어 나가는 추진력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교사가 일본이다. 잃어버린 10년부터 시작된 국력의 쇠퇴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더 두드러졌다. 왜 일본은 별 볼 일 없게 됐을까. 가장 큰 원인은 역사의 왜곡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웃 나라를 침략하고 세계대전을 일으킨 과거사에 대한 자아비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애국자를 자처하는 일본의 극우세력은 어제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분칠에 열중이다. 귀는 막고 눈은 가리면서 수긍하기 힘든 강변만 늘어놓으니 주변국들과의 갈등은 높아만 간다. 아무리 구속력 있는 질서가 미약한 국제사회라 할지라도 일본 멋대로 독주할 수는 없는데도 말이다. 치료의 시작은 정확한 진단부터다. 과거의 시비나 공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계속 초라하고 부끄러운 사실들을 은폐하거나 억압하면 현실은 뒤틀리고 꼬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나쁜 과거는 다시 나쁜 미래로 재연된다. 자기중심적인 애국이 매국으로 이어지는 역설이다. 애국심의 못자리는 자기비판을 허용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가와 정부의 잘못이나 실패를 내부에서 비판하는 일은 항상 ‘비애국자’라는 불도장을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 정의에 중독된 대중은 모든 책임을 바깥에 투사할 때 윤리적 우월감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시카고 유혈사태와 관련한 여론은 2대1로 미 정부에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7인의 결심공판에서 끝도 없이 울려 퍼진 이름들은 애국의 본질을 재정의한다. 동남아의 정글에서 무의미하게 죽임을 당한 청년들을 소환하고 그들이 꽃피우지 못한 생의 책임을 규명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애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원격수업 탓 한글 못 깨친 학생도 생겨”…현직 초등교장 쌤의 특급 솔루션은?

    “원격수업 탓 한글 못 깨친 학생도 생겨”…현직 초등교장 쌤의 특급 솔루션은?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들이 머리를 맞대고 온·오프라인 융합시스템을 구축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심금순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 교장은 최근 비대면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력격차 해소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심 교장은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기본·기초 교육을 충실히 받아 상급학교로 올라가면서 교육격차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전에는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갈 때 한글을 못 깨친 학생들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한 반에 1~2명씩 나오는 등 교육과정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겨 학교도 ‘위기감’을 갖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수업 형태를 도입하고 있다. 심 교장은 “올해부터 1~3학년에 주당 2시간씩 협력강사가 수업을 보조해 학습부진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고학년은 방과 후 기초학력 향상반을 운영하는 등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개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친구들과 마음껏 이야기하고 야외에서 같이 뛰어놀 수 없다는 것이다. 심 교장은 부임 이후 강동구의 지원으로 교내에 ‘놀이 숲’을 조성해 학생들이 생태적 지식 및 생태 감수성을 함양하고 휴식과 놀이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활용해 정서적인 안정을 돕고 있다. 한산초교는 올해 서울시교육청 생태전환 선도학교로 지정됐다. 심 교장은 놀이 숲과 관련, “코로나19로 체험학습 등이 줄면서 도시학생들이 자연을 접할 기회는 많이 줄어든 반면 원격수업 등으로 스마트기기에 많이 노출되고 있다”며 “이런 학생들에게 자연을 통해 지구환경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친구들과 놀 수 있는 놀이공간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융합적인 창의·사고력과 협동능력, 소통능력 등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보기술(IT) 및 코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학년이 스마트교실에서 한 달씩 돌아가며 코딩교육을 받고 있다”며 “스마트교육을 통해 데이터를 스스로 수집해 실속 있는 정보를 알아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3세에게 물 7컵 강제로 먹여”…울산 국공립어린이집 교사 구속

    “3세에게 물 7컵 강제로 먹여”…울산 국공립어린이집 교사 구속

    교사 구속…“증거인멸 우려”경찰 재수사에서 가해 교사 8명학대 정황 700여건 드러나 3세 원생이 토할 때까지 억지로 물을 먹이는 등 학대한 어린이집 교사가 구속됐다. 울산지법은 25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울산 남구 모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A씨는 2019년 당시 3세 원생에게 12분 동안 7컵의 물을 강제로 먹여 토하게 하거나 다른 아이들이 남긴 물까지 강제로 먹이는 등 한 아동에게만 150차례 학대를 가하는 등 총 300여 차례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보육교사 B씨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대부분 범행 내용을 인정하고 있고, 확보된 증거관계 등을 볼 때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기각했다. B씨는 원생의 입에 숟가락으로 음식을 억지로 집어넣거나 폭행하는 등 120여 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수사에서 이들 교사의 학대 정황 28건을 확인해 검찰에 넘겼고, 재판이 진행됐으나 피해 학부모 측이 부실 수사를 지적하며 재수사를 요구하면서 추가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보육교사 8명 이상, 학대 건수 700여 건 피해 학부모 측은 경찰 재수사에서 보육교사는 8명 이상, 학대 건수는 7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는 “목덜미를 잡고 끌거나 손을 때리는 행위, 다른 아이를 때리라고 시키는 행위,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등 전체 교사 절반 이상이 학대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물 학대’ 울산 국공립어린이집 교사 구속

    [속보] ‘물 학대’ 울산 국공립어린이집 교사 구속

    경찰 재수사에서 가해 교사 8명학대 정황 700여건 드러나 3세 원생이 토할 때까지 억지로 물을 먹이는 등 학대한 어린이집 교사가 구속됐다. 25일 울산지법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울산 남구 모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A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A씨는 2019년 당시 3세 원생에게 12분 동안 7컵의 물을 강제로 먹여 토하게 하거나 다른 아이들이 남긴 물까지 강제로 먹이는 등 한 아동에게만 150차례 학대를 가하는 등 총 300여 차례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일부 교육청은 이미 ‘전면 등교’ … “수도권 과밀학급 등 대책 마련해야”

    일부 교육청은 이미 ‘전면 등교’ … “수도권 과밀학급 등 대책 마련해야”

    교육부가 2학기 전면 등교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일부 시도교육청이 이번주부터 등교를 확대해 사실상 전면 등교에 나서고 있다. 반면 지난해부터 학교 밀집도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받아 온 수도권은 지방에 비해 등교 일수가 부족해, 전면 등교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24일부터 ▲학생 수 600명 이하 학교 ▲600명 초과 700명 이하이면서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인 학교 ▲읍면단위 농산어촌 학교를 대상으로 전면 등교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거리두기 2.5단계에도 1176교(93.6%)가 전면 등교를 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교육청은 24일부터 학생 수 900명 이상의 초등학교와 700명 이상의 중·고등학교인 과대학교는 밀집도 3분의 2를 준수하고 나머지 학교는 전면 등교하도록 했다. 경북교육청은 학생수 1000명 이하 학교는 1.5단계까지 전면 등교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관내 학교의 90.5%가 이번주부터 전면 등교하고 있으며, 급식 등의 준비가 마무리되면 다음주부터는 모든 학교에서 전면 등교가 가능해질 것으로 교육청은 보고 있다. 2학기 전면 등교에 앞서 각 교육청들이 지역 여건에 따라 선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전히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수도권은 소규모 학교와 특수학교를 제외하면 학교 밀집도 ‘3분의 1’을 준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분 등교가 세학기째 이어지면서 수도권 지역의 학생들이 등교 일수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1학기 초등학생들의 평균 등교일수는 서울 11.6일, 경기 17일, 인천 16일에 그쳤으나 지방은 50일 안팎이었다. 교육부가 9월 전국에 걸쳐 전면 등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도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과대학교·과밀학급이 밀집한데다 매일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하고 있어 학교 방역에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노원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A(40)씨는 “2학기 전면 등교 소식을 듣고 반가웠지만 한 반에 29명인 학생들이 교실에 빽빽하게 들어차는 상황에 대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걱정이 많다”면서 “과밀학급이라고 예외를 두기보다 어떻게든 최대한 등교하게 해달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기간제 교사 2000여명을 투입했지만 교실이 부족해 대부분의 학교에서 과밀학급을 분반하지 못하면서 보다 실현 가능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방역당국의 판단에 따라 전면 등교가 가능해진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수도권의 과대학교·과밀학급의 방역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면서 “전면 등교 방침을 던져놓기만 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까지 당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직원 화장실에 불법카메라 설치한 남교사…“前 학교서도 카메라 발견”

    여직원 화장실에 불법카메라 설치한 남교사…“前 학교서도 카메라 발견”

    서울 한 남성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고등학교 여직원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발각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교사가 앞서 근무했던 고등학교에서도 불법촬영 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A교사는 재직 중인 B고등학교 여직원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 측이 지난달 카메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를 특정해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압수수색에서 발견한 휴대전화 등 압수물 분석이 이뤄지고 있으며 불법 촬영물을 배포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B고등학교에서 불법촬영 카메라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A씨가 앞서 근무한 C고등학교에서 교내 화장실을 긴급 점검한 결과,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 카메라 1대가 발견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C고등학교는 A교사의 첫 발령지다. 서울시교육청은 A교사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중징계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교에는 사건 현황을 공유하고 이번 사건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 일상 회복을 위한 상담·치유 프로그램, 외부전문기관과 연계한 치료·법률 지원 등 조치도 이뤄질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발생한 불법촬영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들과 학부모께 교육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위해 심리상담 및 회복교육 등 적극적 지원조치를 마련하고 가해자는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징계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공수처, 3호 사건 ‘이성윤 공소장 유출’ 수사 착수

    공수처, 3호 사건 ‘이성윤 공소장 유출’ 수사 착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호 수사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전날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김한메 대표를 불러 3시간가량 고발인 조사를 했다. 공수처 출범 이후 첫 고발인 조사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현직 검사가 이 지검장의 공소장을 특정 언론사에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며 그를 특정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이에 공수처는 해당 사건에 ‘2021 공제4호’ 사건번호를 붙이고, 고발인 조사에서 김 대표가 고발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내용이 공무상비밀누설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1, 2호 사건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채 의혹’이며 3호는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사건이다. 김 대표는 “공소장이 당사자에게 송달되기 이전에 유출된 것이기 때문에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한다”며 “(공소장이 유포돼) 조국 전 민정수석과 이광철 비서관 등이 공범처럼 적시되면서 수사를 압박하는 여론이 형성됐고, 그들의 인권과 명예가 침해된 측면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우선 공소장을 유출한 인물을 특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다시 페미니즘을 위하여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다시 페미니즘을 위하여

    내가 알기로 페미니즘을 비롯해 현대 세계관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에서 비롯하며 그 이론은 한 가지 의문에서 출발한다. “왜 동양의 가치관과 존재를 서양이 규정하지?” 세상의 중심이 유럽, 백인, 남성으로 이루어진 시절이 있었다. 동양에도 사람이 있고 세계관이 있지만 세계 지배자로서의 서양이 나서서 동양의 이미지와 존재를 규정한 것이다. 그리고 동양은 그 기준에 맞추어 스스로 교화 대상이 되고 스스로를 재구성하고 억압했다. 타인의 의도에 따라 강제로 규정된 존재는 늘 슬프다.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돼도 그게 내 모습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 시대 속기를 발명한 티로는 평생 키케로에게 충성했다. 그게 노예의 본문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폭풍의 언덕’의 흑인 하녀 넬리도 백인이 정해 준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킨 ‘매직 니그로’(magic Negro), 즉 착한 흑인으로 유명하다.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관의 중심이 양반, 남자였던 탓에 ‘현모양처’, ‘순애보’의 이름으로 남성의 보조 역할로서 여성상을 강요당한 역사는 분명히 존재한다. ‘오리엔탈리즘’의 출간이 1978년. 동양, 흑인, 여성을 비롯해 약자, 소수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으려 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서구 역사에서 19세기까지 여성이 글을 쓰는 것은 사회적으로 금기였고 여성참정권을 인정한 것도 불과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내가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자의 왜곡된 논리, 강요된 세계관을 걷어내고 자신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노력은 언제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유독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이 엉뚱한 핍박을 당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이 페미니스트라며 거부하고, 페미니즘 교육을 한다며 교사를 청원에 올리고, 심지어 손가락 모양 때문에 광고를 공격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메시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메신저를 공격한다고 했던가. ‘나쁜 페미니스트’의 저자 록산 게이도 “페미니스트에게 실망했다”는 이유로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현상에 대해 걱정한 바 있다. 페미니스트 활동가가 잘못했다고 페미니즘을 공격할 게 아니라 그 실수로부터라도 보호해야 한다. 여성도 군복무한 뒤에 평등을 논하자는 논리는 더 당혹스럽다. 페미니즘은 역사적 지배자로서의 남성 중심 세계관을 벗어내고 여성 스스로 자아를 회복하자는 운동이다. 하지만 군대야말로 남성이 남성을 모델로 만든 철두철미 남성 중심 세상이다. 남자들이 만든 세상은 온통 남자들의 색안경으로 덧칠이 돼 있다. 여성의 불편과 희생이 눈에 보일 리가 없다. 김승섭 교수는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사무실 적정 온도 21도는 몸무게 70㎏의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한다. 불면증 치료제 졸피뎀의 기본 처방 용량 10㎎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부작용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의자와 문고리는 남성 평균 키라는 170㎝에 맞춰 제작된다. 여성들이 심신의 병으로 고통받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일상에서의 불평등이 이럴진대 군대는 오죽하겠는가. 그건 평등이 아니라 여성들의 예속과 굴욕을 더욱 강화할 뿐이다. 사실 현 단계에서 모병제를 통한 여성 입대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여성의 군 입대를 논하기 전에 현재의 군 시스템과 환경이 여성에게 안전하고 적합한 공간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20~30대 남성들의 상실감, 박탈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백 번 고민해도 그 한풀이 대상이 여성, 페미니즘일 수는 없다. 누군가 청년들의 현재와 미래를 앗아갔다면 탐욕에 젖어 미래를 등한시한 우리 같은 60~70대 남자 위정자들이다. 페미니즘은 미완성이다. 우리가 바로 서도록 지켜주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성은 남성의 적이 아니라 우리의 어머니ㆍ아내ㆍ애인ㆍ딸들이며, 페미니즘은 바로 그 여성의 아들ㆍ남편ㆍ애인ㆍ아들도 위로하는 학문이다.
  • “옛 도심 교육·문화·상업 특화 개발… 백운광장, 광주 핫플레이스로”

    “옛 도심 교육·문화·상업 특화 개발… 백운광장, 광주 핫플레이스로”

    도시재생 뉴딜사업 통해 역내 균형 발전정부 지원 ‘근린생활형’ 등 4개 사업 진행송암산단은 ‘경제기반형’ 재생 사업 준비 사통팔달 백운광장 리빌딩 879억원 투입푸른길 브릿지·로컬푸드매장 유치 계획대촌동 일대 에너지 밸리 조성도 순항 중택지개발 분쟁·노점상 갈등 해결 큰 성과광주 남구는 백운광장을 중심으로 국도 1호선(목포~신의주)과 이어지는 남쪽 관문이다. 인구 21만 3000여명, 면적 61㎢이다. 국도 1호선을 따라 나주혁신도시까지는 차량으로 10분 남짓 거리이다. 남구와 나주혁신도시 사이에 있는 대촌동 일대엔 ‘에너지 밸리’ 조성이 한창이다. 이곳은 최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도시첨단국가산업단지 및 지방산업단지가 들어섰다. 이들 산업단지에 첨단 에너지 관련 기업이 잇따라 들어설 경우 전통적인 도시근교농업지구가 친환경에너지 복합산업단지로 탈바꿈, 지역경제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남구는 근대역사문화 유산이 산재한 양림동 등 옛 도심과 봉선·효천지구 등 신도심 재개발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교육 문화 중심지로 재단장한다는 복안이다. 김병내 남구청장을 24일 만나 구정 현안 전반에 대해 들어 봤다.-옛 도심 재생사업에 역점을 두는데. “과거에는 아파트 재개발 등 도시의 양적 성장을 중요시했다. 외곽지역에 신도시가 생기면서 구도심은 인구가 줄고, 공·폐가가 증가하는 등 공동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신구도심 간 양극화도 극에 달했다. 양림·백운·사직동 등 대표 구도심은 각종 문화유산이 산재한다. 특히 양림동은 개화기 때 기독교 선교사 등이 집단으로 거주했고, 이들이 남긴 교회, 학교, 병원 등 근대문화 유산이 널려 있다. 이런 특성을 살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심 핫플레이스’로 새롭게 꾸미고 있다. 봉선동 등 신도시는 업무와 상업·교육 중심지로 키워 나간다. 거점별 특화 개발로 역내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당기겠다.” ●거점별 맞춤형 개발… 지역경제도 활성화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유치에 총력을 다하는 이유는. “남구의 재정자립도는 13%도 안 된다. 국시비 지원 없이 자체 개발 사업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정부 공모사업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민선 7기 들어 정부의 도시뉴딜사업 5개 유형 가운데 4개를 따냈다. 5개 유형별로는 ▲우리동네 살리기형 ▲주거지 지원형 ▲근린생활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 등이다. 방림2동은 우리동네 살리기형, 백운동은 중심시가지형, 양림동은 근린생활형, 사직동은 주거지 지원형 사업 지역이다. 전국에서 도시재생 분야 4가지 사업을 추진 중인 자치단체는 우리구와 충북 청주 2곳뿐이다.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나머지 경제기반형 공모사업에 500억원 규모의 송암산업단지 재생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곳은 노후된 산업단지 39만 4000㎡와 주거지역 등 55만㎡ 규모이다. 인근 광주CGI센터를 기반으로 문화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문화 산업단지로 탈바꿈한다. 하반기쯤 응모해 선정되면 ‘도시재생 뉴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모두 진행하는 유일한 지방자치단체가 된다.”●백운광장 앞 공중 보행로 ‘도시 명물’ 만들 것 -백운광장의 리빌딩 사업이 주목받는다. “백운광장은 5개의 대로가 교차하는 교통 흐름의 중심축이다. 지난해 말 31년 동안 유지된 백운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사통팔달 뻥 뚫렸다. 시각적·공간적으로도 주변의 건물과 가로수 등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고가철거로 동쪽의 무등산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일대 도시재생사업은 1995년 남구청 개청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사업비만 879억원에 달한다. 정부 공모사업 3번째 도전 끝에 손에 쥐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중흥기를 누렸던 백운광장 주변의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시작했다. 현재 철거된 고가도로를 대신하는 지하차도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곳을 광주의 핫플레이스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백운광장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백운광장 앞에서 단절된 푸른길 공원을 잇기 위해 보행자 중심의 공중 보행로가 건립된다. 58억원을 들여 길이 207m, 폭 4~8m 규모로 조성된다. 공중 보행로는 백운광장 남쪽에 있는 남구청사 2층과 직결된다. 예술적 설계를 적용해 또 다른 도시 명물로 만든다. 더불어 남구청사 외벽을 이용해 가로 40m, 세로 27m 크기의 미디어 파사드 사업도 준비한다. 레이저 빔프로젝터로 프러포즈하거나, 가족에게 영상 편지를 띄우는 방식이다. 또 남구청 맞은편 광남목재~남광주 농협 구간의 푸른길공원 산책로를 따라 아트 컨테이너 40~50개가량을 배치해 ‘스트리트 푸드존’으로 만든다. 주차 편의를 위해 차량 141대 규모의 공영 주차장도 건립한다. 로컬푸드 직매장 2호점도 유치해 주야간 활기찬 광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이 순항 중이다. “국가산업단지인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조성이 끝나 기업 입주가 시작됐다. 이웃한 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산업단지는 에너지 분야 특화 집적화 단지이다. 국가산업단지에는 한국전기연구원 광주분원을 비롯해 한국기초과학연구원 등이 입주했다. 에너지 관련 대기업들도 입주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지방산업단지에도 첨단 에너지 기업 등 수십여개의 업체가 입주 계약을 마쳤다. 특히 지난해 이곳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업 유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우 관세와 취득세, 재산세 등 국세 및 지방세를 감면받고, 개발사업 시행자도 세제 혜택을 받는다.”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기초자치단체가 남북교류사업을 주도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남북 교류와 평화 정착에 작은 씨앗을 뿌린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는 독자적으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할 수 없었다. 남북교류협력법이 발목을 잡아서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을 개정해 지난 3월부터 시행됐다. 그 이후 전국 38개 지방자치단체장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교류협력 포럼’을 만들었다. 당시 열린 창립총회에서 초대 사무총장으로 추대됐다.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할 각오다.”●분적산 편백숲 의자 등 각종 편의시설 설치 -‘분적산 더 푸른 누리길 사업’ 반응이 뜨겁다. “더 푸른 누리길 조성은 지역 주민들 모두가 건강한 여가생활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분적산은 편백숲 힐링 트레킹 코스가 으뜸이다. 접근성이 뛰어나 이용객이 늘고 있다. 10억원을 들여 진월 택지지구에서 분적산 편백숲에 이르는 2㎞ 구간에 치유의 숲길과 휴식용 의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구축했다. 비 오는 날에도 이용할 수 있게 미끄럼 방지 보행매트도 설치했다. 편백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를 흠뻑 마실 수 있고, 새 소리와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힐링 장소로 제격이다.” -집단분쟁 등 갈등 해소에도 힘쓰는데. “취임 초기 효천지구와 용산지구 택지개발 문제로 주민들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집단분쟁이 10여건 있었다. 마을 진입로가 사라지고, 분진과 소음 등으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해 갈등이 커졌다. 주민과 LH가 조금씩 양보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중재했다. 지난해 문을 연 푸른길 공원 토요장터도 갈등 해소를 통한 상생의 사례로 꼽힌다. 이곳은 주민들의 쉼터이자 운동 공간으로, 왕래가 잦은 곳이다. 불법 노점상이 활개쳤고, 푸른길 공원 인근 가게 점주와의 마찰이 심했다. 노점 상인들과 가게 업주들의 생존권, 주민 불편 등 3자 간 복잡하게 얽힌 갈등을 풀어냈다. 소통은 믿음에서 비롯된다. 믿음이 쌓이면 어떤 문제라도 풀 수 있다.” -백운광장 교통 대책은. “공사 구간마다 시뮬레이션해 신호체계를 만들고, 우회도로 개설을 요청해 놨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이해와 양보가 필요하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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