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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 직장어린이집 지원 확대한다

    중소기업 직장어린이집 지원 확대한다

    중소기업 직장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인건비가 기존 1인당 최대 60만원에서 138만원까지 확대된다. 종전에는 1인당 30만~60만원 수준이었으나 앞으로는 52만~138만원으로 지원폭이 늘어난다. 17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여러 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중소기업 공동어린이집을 공모로 선정해 지금까지 125곳을 지원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부지 확보와 설치비, 운영비 등의 부담으로 직장어린이집을 따로 마련하기 어려워 전체 직장 어린이집 대비 12.1%에 불과하다. 2021년말 기준 직장 어린이집 1248곳 가운데 중소기업 어린이집은 151곳에 그친다. 앞서 공단은 중소기업 직장 어린이집 설치에 최대 20억원의 건립비를 지원한 바 있다. 아울러 공단은 올해 중소기업 공동직장어린이집 설치비 공모사업 결과 첫 지원 대상으로 ‘위차일드 공동직장어린이집 단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영등포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중소기업 7개사가 공동으로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공단 지원을 통해 영등포구에서는 처음으로 중소기업 자립형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설립, 올해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 [데스크 시각] 새 대통령의 팔길이/홍지민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새 대통령의 팔길이/홍지민 문화부장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라는 게 있다. 정부가 지원은 하되 거리를 두고 그 운영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여러 공공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는데, 특히 문화예술 육성과 관련한 주요 원칙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합쳐 말하면 정부가 문화예술 활동은 지원하지만 이를 이유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1940년대 영국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영국이 예술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예술위원회(Arts Council)를 설립하면서 확립됐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정치 권력으로부터 예술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초대 위원장이었던 경제학자 존 케인스 등이 예술위원회의 전신인 음악예술진흥위원회(Council for the Encouragement of Music and the Arts) 시절부터 주창했다고 하는데, 모르긴 몰라도 문화예술을 선전 선동에 동원한 독일 나치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았을까 싶다. 국내에서 팔길이 원칙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소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취임사에서부터 문화 정책, 특히 21세기 성장 동력으로서의 문화산업을 강조한 김 전 대통령은 1999년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역대 정부 처음으로 문화 관련 예산을 전체 예산의 1%로 확대했다. 20여년이 지난 이번 20대 대선에서 “문화 예산 비중을 두 배 이상 늘려 전체 예산의 2.5%로 만들겠다”는 공약이 나온 사실에 견주면 김대중 정부 당시 문화 정책은 매우 파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검열과 규제 철폐에서 진척을 이루며 표현의 자유가 증진됐다. 영화진흥공사가 민간 자율의 영화진흥위원회로 바뀐 것도 이때다. 우리 문화 콘텐츠의 전환점이 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도 이때 이뤄졌다. 여하튼 이러한 흐름의 밑바탕에는 팔길이 원칙이 깔려 있었다는 거다. 물론 그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한 평가는 갈릴 수 있겠지만. 문화예술 정책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철 지난 유행어처럼 사용되던 팔길이 원칙이 우리에게 뼈저리게 각인된 것은 5~6년 전이다.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세월호 참사 즈음부터 여당을 비판하고 야당을 지지한 문화예술인 명단이 작성되고 각종 지원 사업에서 차별적으로 정부 보조금이 지급됐다. 내 편이 아니면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다. 당시 법원은 판결문에서 팔길이 원칙을 소환하며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는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팔길이 원칙이 으레 거론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문화예술 관련 공약을 꺼내 놓으며 당연히 언급했다. 그런데 윤 당선인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시선은 못 미더운 분위기다. 선거 과정에서 좌우를 가르는 발언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거니와 여기에 얹어 국민의힘이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겠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예술계 쪽에 좌파들이 많은데, 특정 세력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 아닌 진정한 실력과 열정으로 검증받는 문화예술계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영상 발언과 글을 남겼다.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 트라우마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21세기 들어 대중문화 강국으로 전 세계적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원을 해서 키운 것이지 내 편, 네 편을 나누고 간섭을 해서 키운 것은 아닐 것이다. 왼쪽, 오른쪽을 따져서 ‘기생충’이, 방탄소년단(BTS)이, ‘오징어 게임’이 나왔을까 싶다. 새 대통령의 팔길이는 어떻게 될까. 기우는 기우로 그치게 하길 바란다.
  • [서울 인싸] 에듀테크로 미래 교육도시 서울 만든다/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

    [서울 인싸] 에듀테크로 미래 교육도시 서울 만든다/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는 디지털 온라인 교육 중심의 ‘에듀테크 시대’를 예상보다 일찍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에듀테크’의 국제 시장 규모도 2020년 약 250조원에서 2025년 약 45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에듀테크(Edu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을 의미한다. 미국의 AI 개인교사 ‘알렉스’(ALEKS)가 대표적이다. ‘알렉스’와 함께라면 고액의 과외교사 없이도 나만의 맞춤학습이 가능하다. 여기에 VR·AR 기술까지 활용하면 직접 체험과 다름없는 학습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미래 교육의 핵심에는 ‘첨단기술’이 있다. 만약 이러한 미래교육시스템을 누구나 제공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공공에서 지원할 수 있다면, 계층 간·개인 간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에듀테크 활성화 방안’은 여기서 출발한다. 서울시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영국은 에듀테크를 ‘제2의 핀테크’로 지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육성 전략을 마련해 현재 1000여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도 관련 창업자들을 선발해 지원하고, 추후 해외 진출까지 도울 것이다. 현재 교원그룹과 함께 공동 기술개발과 투자유치를 기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 분야의 혁신기술을 보유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현장에서 실증할 수 있도록 시의 온·오프라인 교육 현장을 테스트베드로 개방한다. 서울시의 온라인교육플랫폼인 ‘서울런’과 청소년센터, 평생교육시설 등이 이에 포함된다. 특히 현재 저소득층·학교밖청소년·다문화가정 자녀 등에 다양한 온라인교육콘텐츠를 무료 제공하는 ‘서울런’은 에듀테크를 통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에듀테크’ 정책화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바로 네트워크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경쟁력 있는 교육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교육계는 첨단 교육시스템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서울시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실질적 지원책 마련이 가능해진다. 서울시가 민관 거버넌스인 ‘서울 에듀테크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은 이 때문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이제 코로나19 위기 속 ‘에듀테크 활성화’라는 기회를 맞은 교육 분야에서 통용될 것이다. 영국의 ‘에듀테크 산업’, 미국의 ‘알렉스’와 같은 미래 교육시스템이 이제 서울에서 펼쳐진다. 서울시는 새로운 기술을 교육 분야에 적극 도입, 산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계층을 뛰어넘는 ‘교육 사다리’를 놓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흰색 속옷 아니면 벗어라” 日학교 황당 교칙, 일부서 폐지

    “흰색 속옷 아니면 벗어라” 日학교 황당 교칙, 일부서 폐지

    “흰색 속옷만 입어라”, “염색이나 파마는 안 된다”, “이성과 교제하지 마라”, “남자가 자극을 받으니 목덜미는 감춰라”. 일본 중고등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른바 ‘블랙교칙’(校則·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부당한 교칙)이다. 오래된 논쟁거리였던 블랙교칙은 2017년 한 여성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사카부 공립고등학교에 다니던 여성은 당시 과도한 머리 지도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학교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그는 학교가 타고난 갈색 머리를 검게 염색하라고 강요했으며, “염색 안 할 거면 학교에 올 필요도 없다”는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은 학교가 학생지도를 명분으로 학생인 자신을 괴롭혔고, 결국 학교도 다니지 못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후 일본에선 블랙교칙 철폐 운동이 벌어졌다. 전국 각지 중고교생의 폭로가 줄을 이었다. 두발 규정 외에 속옷과 양말까지 단속하는 일부 학교의 황당한 교칙 운영이 문제가 됐다.당시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나가사키 소재 공립학교 238곳 중 60%는 흰색 속옷 착용을 강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학생은 교복을 체육복으로 갈아입을 때 여교사에게 속옷 검사를 받아야 했다. 후쿠오카 소재 공립학교 69곳 중 57곳 역시 속옷 색깔을 규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흰색이 아니니 그 자리에서 속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한 가고시마시 공립학교는 여학생들이 머리를 한 갈래로 묶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여학생 목덜미가 남학생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같은 이유로 치마와 양말이 각각 무릎과 발목을 가리도록 강제하는 학교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칙상 남학생이 머리 모양을 ‘투블럭’으로 손질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당시 마이니치신문은 투블럭이 상대적으로 큰 머리 모양을 보완할 수 있고, 케이팝 아이돌이 선호하는 유형이라 남학생 사이에선 보편적 양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도쿄도는 “외모 문제로 학생이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 학생을 지키기 위한 교칙이다”라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원고 승소 판결에도 논란은 계속논란이 계속되는 사이 오사카법원은 지난해 2월 오사카 여성이 낸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학교가 피해 학생에게 33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소송 4년 만이었다. 판결 이후 원고의 변호인 하야시 요시유키는 “이제 21살이 된 의뢰인은 정신적으로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거울이나 머리카락을 보는 것만으로도 과호흡을 겪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교칙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학교도 두발 지도 규정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사카 시 역시 법원이 교칙을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2018년 블랙 교칙 철폐 운동을 이끌었던 스나가 유지는 “일부 교칙은 차별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성희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는 판결 이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교칙 때문에 삶의 의지를 잃고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고 우려했다. 선례 남긴 도쿄도, 6대 블랙교칙 폐지이렇게 블랙교칙 폐지 요구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높아지자, 도쿄도는 오는 4월 신학기부터 ‘6대 블랙교칙’을 폐지하기로 했다. NHK에 따르면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지난 10일 정례회의에서 교칙을 손질하기로 했다. 현재 도쿄도 소재 고등학교 240곳 중 216곳이 블랙교칙을 운영 중이다.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머리카락은 무조건 검게 염색 △머리카락색이 검지 않거나 천연 곱슬일 경우 증명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 △속옷 색 지정 △귀 위의 옆머리만 짧게 자르는 ‘투블럭’ 모양 금지 △근신을 학교 내 별실이 아닌 자택에서 하도록 요구 △‘고교생답다’ 등의 애매한 표현을 사용해 학생을 지도하는 것 등 6가지 블랙교칙을 폐지하기로 했다. 다만 두발 관련 증명 서류 제출 교칙은 학생과 학부모 의견에 따라 일부 학교에선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논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선례를 남긴 셈이다. 도쿄도 교육위 야마구치 가오리 위원은 “훌륭한 결정이지만 이제서야 결정된 것은 유감이다. 일본은 규칙은 무조건 따르는 것이 미덕이라는 교육을 받아왔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규칙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 [안미현 칼럼] ‘MB 시즌2’가 될 거라는 쓸데없는 걱정/수석논설위원

    [안미현 칼럼] ‘MB 시즌2’가 될 거라는 쓸데없는 걱정/수석논설위원

    한 기업체 임원이 느닷없이 “새 정부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시즌2가 될 거라는 얘기가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을 비롯해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 MB계 인사가 많다 보니 나온 말인 듯했다. 최근 ‘자원외교’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인수위에 MB맨이 많이 포진한 것도 호사가들의 양념이 됐을 수 있다. 윤 당선인이 MB 시즌2 운운하는 얘기를 들었으면 특유의 어퍼컷을 날렸을 것이다. 그런데 꼭 그럴 일만은 아니다. 가볍기 그지없는 이런 입방아의 근저에는 ‘정치 초보’ 대통령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혹여라도 주변에 휘둘리면 어쩌나 하는 기우다. 정권 풍향에 민감한 재계 기류도 감지된다. MB 자원외교 때 혜택을 본 기업도 있지만 홍역을 치른 기업도 있다. 그러니 아직 실체도 없는 가능성에 외풍이 닥칠까 근심하는 것이다. 새 진용을 짜느라 정신없을 윤 당선인이 이런 일각의 시선에도 눈길을 줬으면 한다. 장삼이사들은 먹고사는 게 걱정이다. 기업들은 기업하기 어려워지지 않을지 불안하다. 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을 냉철히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시원시원하게 내질렀던 화법이 건건이 당선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1000만원 받을 기대감에 들떠 있다. 윤 당선인의 말처럼 “정당한 보상은 정부의 의무”다. 다만 재원 조달 방법으로 윤 당선인이 제시한 ‘지출 구조조정’은 유세 때는 외치기 쉬운 구호이지만 현실화는 쉽지 않다. 적자국채를 찍는 것 외에 뾰족수는 사실상 없다. 돈이 더 풀리면 이달 4%대를 넘볼 소비자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고물가는 없는 사람에게 더 잔인하다. 오죽했으면 ‘소리 없는 대량살상무기’라고 불리겠는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합치는 것도 살펴봐야 할 요소가 많다. 세금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은 좋지만 국세인 종부세는 지방으로 내려보낸다. 지방세인 재산세와 합칠 경우 지방 재원의 빈익빈 부익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 계획에 없던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신설한 행보와 상충될 소지마저 있다. 화끈하게 폐지를 약속한 주식양도세도 ‘양극화 완화’라는 전 세계 화두와 거리가 있다. 큰손이 주식시장을 떠나는 게 염려된다면 세금 자체를 없앨 게 아니라 큰손을 묶어 둘 보완책을 강구하는 게 과세 원칙에 더 맞다. 아이 낳으면 월 100만원, 기초연금 40만원 등 주겠다는 약속은 차고 넘치는데 세금은 죄다 깎아 주겠단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이고 감세 있는 복지는 사기”(심상정 정의당 후보)라는 말은 새겨들어야 할 돌직구다. 연금개혁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으니 최소한 흐지부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막상 공론화에 들어가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안 위원장의 진단대로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모든 공약을 지키려 한 데서” 실패가 시작됐는지 모른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윤 당선인과 인수위는 꼭 지킬 약속과 지키지 못할 약속을 가려내야 한다. 지켜야 할 약속도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야기될 또 다른 문제까지 이제 봐야 한다.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짓는다고 하면 고압 송전탑은 어디에 둘 것인가. 70대 마을주민이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던 ‘밀양의 고통’은 현실이다. 정치 초보라는 윤 당선인의 약점은 강점이기도 하다. 정치판에 빚진 게 없어서다. 선거 전에 1번이 되든 2번이 되든 지금보단 나을 것이라고 단언했던 지인은 그 이유를 “둘 다 비주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도 “오직 국민에게만 빚졌다”고 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겠다”고도 했다. 그 용기를 빨리 냈으면 한다. 그래서 당선인이 예능 프로에서 불렀다는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5년 뒤에 국민이 열창했으면 한다.
  • 평범한 하루의 피땀 눈물… 모두의 ‘방탄 수필’

    평범한 하루의 피땀 눈물… 모두의 ‘방탄 수필’

    대차게 원고 까인 등단 작가와매출 일희일비 카페 사장 눈길어린이책처럼 큼지막한 글씨는“명확·분명하게 전달하자” 의도‘팬데믹이라고 사람들이 책을 안 읽을까’란 생각에 지난해 4월 출판업 등록을 한 출판사가 첫 작품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직업 에세이가 눈길을 끈다. 하고많은 직업 관련 책 사이에서 ‘평범한 하루하루를 쌓아 특별함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처했고, 이달 초 ‘피땀눈물, 작가’(이송현)와 ‘피땀눈물, 자영업자’(이기혁)로 시리즈를 열었다. ‘피땀눈물’ 시리즈를 펴낸 상도북스는 2007년부터 직속 선후배로 비룡소에 함께 몸담았던 김서윤(43) 대표와 한귀숙(42) 편집장의 새 둥지다. 서울 상도동에 사는 두 사람이 모여 상도의에 어긋나지 않으며, 책과 독자를 서로(相) 잇는 길(道)이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 제목부터 한눈에 와닿는 책에는 유명 인사들의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매일 묵묵하고도 치열하게 일하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등단 작가임에도 대차게 원고가 ‘까인’ 경험이 있는 작가, ‘시간대별 매출 현황’에 일희일비하는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이 먼저 독자들을 만났다. 앞으로 KBS 18년 차 아나운서의 고민, 초등학교 교사의 애환, 언어는 물론 첨예한 감정에까지 귀를 쫑긋 세워야 하는 한일통역사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일의 내용은 새로워도 직업에 대한 마음은 일하는 누구나 가져 봤을 법하다. 그야말로 ‘생활노동자’들의 맨얼굴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15일 만난 한 편집장은 “저자를 섭외하고 함께 글의 소재를 다져 가는 과정이 오래 걸린다”고 소개했다. 해당 직종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둔, 너무 얕거나 깊지 않은 ‘허리’ 정도 위치의 눈에서 직업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우선 섭외한다. 이어 글을 거의 써 보지 않은 저자들이 삶 속 내밀한 곳까지 끄집어낼 수 있도록 두세 차례 만나 인터뷰하고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200쪽 안팎을 채울 주제들을 정리해 간다. 한 편집장의 태블릿PC 속 파일에는 저자들과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수차례 고치고 덧댄 목차 목록과 꼭 들어가야 할 내용을 정리한 메모로 빼곡하다. 책이 나오기까지 짧게는 100일, 길게는 6개월 이상 소요된다. 그렇게 적은 ‘생활노동자’들의 이야기는 팔딱팔딱 살아 있다. 큼지막한 글씨로 더욱 직관적으로 생동감이 전해진다. 오랜 시간 어린이책을 만든 경험을 토대로 “명확하고 분명하게 전달하자”고 뜻을 모은 결과다. 책은 쉽고 재미있으면서 유익해야 한다는 목표와 다양한 방면에 대한 밀도 있는 관심사도 어린이책을 통해 쌓은 것들이다. “저자에게 기대어 가는 책은 찰나일 뿐 본질을 다한 책의 힘이 오래간다는 것을 잘 안다”고 한 편집장은 강조했다. 작가와 자영업자 편 두 권의 책은 지난해 말 보름 정도 와디즈 펀딩을 통해 목표 금액(100만원)의 220%를 달성하며 펴낼 수 있었고, 출간 이후에도 “나도 글을 써 보고 싶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피땀눈물’ 시리즈 모든 편의 에필로그 제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피와 땀, 눈물범벅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를 각 저자들이 설명하듯 두 명의 편집자는 어떤 이유에도 불구하고 쉽지만 좋은 책을 만들기로 거듭 다짐한다. 이 시리즈뿐 아니라 공학도가 아닌 디자이너의 눈으로 인공지능(AI)을 다룬 ‘AI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6월)와 동화 ‘이상한 규칙이 있는 나라’(9월)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 고3 학생부 구체적 기록… 대학별 내신 교과 전략적으로 챙기세요

    고3 학생부 구체적 기록… 대학별 내신 교과 전략적으로 챙기세요

    대학에 입학했다가 다시 입시에 도전하는 ‘반수생’이 지난해 수험생 6명 중 1명꼴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탓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쏠렸기 때문인데, 올해 역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수능에 자신이 없는 고3 수험생이라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와 내신에 좀더 신경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창의적 체험활동, 구체적 근거 남겨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율은 75.7%에서 78.0%로 소폭 늘었다. 학생부 위주 선발 가운데 교과전형은 1.4% 포인트, 종합전형은 0.4% 포인트 증가했다.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대학들은 정원 내 수시모집 선발 인원 가운데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인원이 44.6%로 가장 많다. 현행 대입 제도에서는 3학년 1학기까지의 학생부를 대입에 활용한다. 올해 고3 학생들의 학생부 입력 사항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학생부는 ▲인적학적사항 ▲출결상황 ▲수상 경력 ▲자격증 및 인증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교과학습 발달상황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으로 구성됐다. 수상 경력의 경우 남은 시간 동안 수상을 목표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진학하려는 학과와 관련이 있는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학기당 1개씩만 대입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상을 여러 개 받았다면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4가지 영역으로 나뉘는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은 대학이 학생의 관심 분야와 학교생활 충실도, 자기주도성과 인성 등 다양한 내용을 확인하는 기준이다. 그저 활동만으로 끝내지 말고 구체적인 근거를 남겨 두는 게 좋다. 활동 이유, 구체적인 활동 내용, 배우고 느낀 점, 실천한 내용 등을 기록해 두었다가 교사와 상담 시 자신이 기록한 구체적인 근거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학생부에 기재될 가능성이 크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 교과별 학생부에 기재된 등급만이 아니라 원점수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통해 수험생의 학업 태도와 의지, 주도성, 학업 우수성, 발전 가능성 등을 보여 줄 수 있다. 독서활동은 학생이 읽은 도서 목록을 제출하게 돼 있는데, 특히 지원 전공과 관련한 독서는 특별히 신경써서 챙겨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코로나19 탓에 다양한 활동을 하기 어려워졌다. 관심 분야 및 전공과 관련해 어떤 부분을 탄탄하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데, 중간고사 이후부터 학생부 보완에 집중하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별 반영과목 달라 전략적 선택도 지난해부터 서울 소재 대학은 학교장추천전형을 늘리고 있다. 이 전형은 서울대를 제외하고 학생부교과를 중심으로 한다. 내신 획득에 유리한 일반고 학생들의 약진도 이에 따라 두드러졌다. 교과전형에서는 대학 대부분이 학년별 가중치를 두지 않고 전 학년 성적을 통합해 계산한다. 고교마다 다르지만 2~3학년 과정에서는 진로선택과목이 많고, 등급으로 성적을 산출하는 과목은 얼마 되지 않는다. 3학년 과목 중엔 석차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수가 적어서 남은 1학기 동안 내신 상승효과를 보기는 사실상 어렵다. 다만 서울과학기술대와 같은 곳은 학년별로 같은 비율을 적용한다. 학년별 평균 등급을 산출해 다시 평균을 낸다. 등급이 나오는 3학년 과목수가 적다고 해도 남은 1학기가 전체의 3분의1을 차지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면 효과적이다. 학년별 가중치를 두지 않더라도 지정 교과에 해당하는 모든 과목을 반영하는지, 교과별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지에 따라 3학년 성적의 영향이 달라진다. 인문계열은 대체로 국어·수학·영어·사회를, 자연계열은 국어·수학·영어·과학 전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그러나 대학 일부는 해당 교과 일부 과목만 반영하기도 한다. 예컨대 동국대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수학·영어·사회·한국사. 자연계열은 국어·수학·영어·과학·한국사 중 석차등급 상위 10과목만 반영하고 이수 단위도 적용하지 않는다. 교과전형이지만 서류종합평가 30%를 반영하고 있어 3학년 1학기 성적과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명지대는 인문계열은 석차등급이 표시된 국어·수학·영어·사회, 자연계열은 국어·수학·영어·과학 교과별 상위등급 4과목 성적을 반영한다. 3학년 때 좋은 성적을 받는다면 반영 과목에 포함될 수 있다. 또 전년도와 달리 반영 교과 내 진로선택과목 상위성취도 두 과목을 추가해 반영하기 때문에 진로선택과목 성취도가 좋으면 전체 등급이 올라간다. 이렇게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면 남은 기간 어떤 과목에 집중해 공부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교과전형을 고려하면서 막연히 ‘3학년 때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려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면 지금이라도 관심 대학의 교과 반영 방법을 살피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순차 공급으로 집값 자극 막고, 종부세 경감 등 巨野와 접점 찾아라”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순차 공급으로 집값 자극 막고, 종부세 경감 등 巨野와 접점 찾아라”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법 개정’ 재산세·종부세 통합보다공시가 완화 등 시행령 공약 추진文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반면교사시장 효과 나게 국회와 사전조율을 250만 가구 공급 확대는 긍정적‘속도전’식 재건축 땐 전세난 우려규제 풀땐 전·월세 상승 대비해야‘시장과 싸우려고만 해 주택 가격을 잡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집중 비판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생각을 요약하면 이렇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에 집을 많이 짓고, 꼭 필요한 규제만 해 주택 거래가 자연스럽게 되도록 해야 가격도 안정된다는 철학이다. 표심 공략에 성공해 정권은 잡았지만, 이제는 ‘화약고’를 자신이 떠안게 됐다. 게다가 국회 전체 의석(300석) 중 172석은 더불어민주당이 점하고 있어 관련법 개정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15일 “민주당 공약과의 교집합을 찾아 설득하고, 규제 완화 과정에서 집값이나 전월세가가 오르지 않도록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주인 입장에서 가장 체감될 정책 변화는 세제다. 윤 당선인은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낮추겠다고 공약해 왔다. 우선 법개정 없이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 공약부터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부동산세를 낼 때 기준이 되는 올해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종부세법 시행령을 고쳐 공정시장가액 비율(일종의 할인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세금을 깎아 줄 가능성이 높다. 다주택자에게 매기는 양도세 중과를 2년 면제해 주겠다는 공약도 시행령을 개정해 풀 수 있다.하지만 법을 고쳐야만 달성할 수 있는 세제 개편은 민주당 동의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 예컨대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겠다는 공약은 세법을 고쳐야 하는데 민주당은 “종부세 폐지는 노골적인 부자 감세”라며 반대한다. 결국 윤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민주당도 비슷하게 내놨던 공약을 추려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사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부동산 공약은 각론만 다를 뿐 결은 같았다”고 말했다. 세제 분야에서도 이재명 전 민주당 후보의 공약과 윤 당선인 공약 간 공통분모가 있다. 예컨대 1주택 장기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 완화 대책은 여야 간 협의해 볼 만하다. 주택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르면서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많이 늘었기에 주택 1채를 장기 보유한 실거주자의 세 부담을 낮춰 줘야 한다는 데는 교감이 있다.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은 정책 발표 전 국회와 사전 조율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차관은 정책 추진 때는 ‘공시효과’(정책 시행 전 발표하는 것만으로 시장참여자가 반응하는 것)가 중요하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20차례 넘는 부동산 공약을 내놨는데 매번 실패한 건 공시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당이나 부동산 시장과 충분히 협의해 실현 가능성을 높인 상태에서 정책을 발표해야 시장 참여자들이 이 효과를 믿고 따라온다는 것이다.주택 공급에 있어서는 ‘임기 5년 안에 250만 가구(인허가 기준)를 짓겠다’는 게 윤 당선인 측 목표다. 특히 수도권에 130만~150만호를 짓는 등 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정책학회장을 지낸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 교수는 주택 공급 확대 기조를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전국 1800만호 주택의 내용연수(쓸 수 있는 햇수)를 감안할 때 매년 45만호 정도는 매년 공급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5만호를 더해 매년 50만호씩 공급하겠다는 건데 계산상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부터 연도별 주택 수요 예측 로드맵을 만들어 연차별 공급 계획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해 서울 등 도심에 살 만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달성할 만하다. 민주당 역시 1기 신도시 등 도시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다만 조용해진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국장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비판받은 건 집값을 너무 많이 올렸기 때문”이라면서 “집값을 떨어뜨리라는 게 대선 표심에 드러났는데 세제나 재건축 규제를 풀어 주면 집값을 떠받치게 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도시정비사업을 속도전 양상으로 밀어붙이면 임대차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을 하려면 낡은 집이 허물어지고, 세입자는 주변으로 이사 가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빨리 추진하면 전세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주택을 지나치게 높고 빽빽하게 지으면 조망권·일조권 침해 등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 다문화·외국인 학생 학교가 전·편입학 거부 못 한다

    다문화·외국인 학생 학교가 전·편입학 거부 못 한다

    앞으로 다문화학생과 외국인 학생이 고교에 입학·전학·편입학 할 때 학교장이 아닌 교육감이 정하는 절차와 기준을 따르게 된다. 대학에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인권센터 운영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부 장관 자문기구인 남녀평등교육심의회 명칭이 양성평등교육심의회로 바뀐다. 교육부는 15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 소관 5개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우선 고교학점제 교과목 이수 인정 기준 등을 교육과정 범위에서 학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이 설치·운영하는 고교학점제 지원센터의 업무 범위와 위탁 기관도 정했다. 앞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고교학점제 시행과 지원센터 설치·운영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학교장이 학칙에 따라 입학 여부 등을 허가하는 외국인·다문화 학생의 고교 입학·전학·편입학 제도를 앞으로는 교육감이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르도록 했다. 그동안 국내에 거주하지 않았거나 국내 학적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학교가 학생의 고교 입학·전학·편입학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었다. 또 초·중등교육법이 사립학교에 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격상하도록 개정된 데 따라 자문사항을 심의사항으로 정비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도 일부 개정된다. 교육감에게 위탁 시행하는 사립학교 초·중등 교원 신규채용 시 필기시험에 예외사항을 뒀다. 다른 방법의 시험으로 필기시험을 대체할 때, 교원의 인건비를 지원받지 않을 때, 공립 임용시험에서 선발하지 않는 교과목 교원을 선발할 때 등이다. 교원징계위원회 위원 수를 학생 수 200명 미만일 때 5∼9명, 학생 200명 이상인 학교는 9∼11명으로 학교 규모에 따라 달리하도록 했다. 시도교육청에 설치하는 징계심의위원회의 구성·운영 사항도 구체화했다. 사학기관 행동강령에 포함되는 사적 이해관계 신고 대상 범위를 사학기관 종사자 자신이 직무관련자인 경우, 4촌 이내의 친족으로 정했다. 앞서 지난해 8월 31일 사학법인 임원과 민법상 친족 관계에 있는 교사와 직원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했다. 이번 개정령안과 함께 사립학교 인사 운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고등교육법 시행령도 일부 개정된다. 오는 24일부터 대학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인권센터 운영을 위해 교직원, 학생, 전문가로 구성한 위원회를 설치하고, 인권센터에 폐쇄회로(CC)TV, 비상벨 등을 갖춘 조사·상담공간을 두도록 했다. 교육부는 올해 1학기를 계도기간으로 정해 대학인권센터 설치와 운영 기준을 안내하고 선도 모형을 개발해 확산하는 시범 사업을 시행해 7개 대학에 학교당 7000만원 안팎 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시행령 개정안에는 요양 중 간병료의 지급에 관한 기준과 청구 절차가 포함됐다. 간병에 소요되는 부대경비의 지급요건과 지원금액도 규정했다. 교육기본법에 따라 학교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 등을 자문하는 ‘남녀평등교육심의회’ 명칭은 ‘양성평등교육심의회’로 변경한다. 관련 조문의 용어 중 ‘남녀평등’을 ‘양성평등’으로 변경한다. 심의회 심의사항에는 ‘학생 개인의 존엄과 인격이 존중될 수 있는 양성평등교육 방안에 관한 사항’과 ‘성별 특성을 고려한 교육·편의 시설 및 교육환경 조성 방안에 관한 사항’을 추가한다.
  • 인수위원에 ‘자위대 한반도 개입론‘ 김태효 교수 선임 논란

    인수위원에 ‘자위대 한반도 개입론‘ 김태효 교수 선임 논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외교참모로 강경 대북정책을 설계했던 김태효(55)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위원으로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위원은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발언해 논란이 됐던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론’을 강하게 주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대북정책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인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위원은 MB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청와대 참모진에 합류해 2012년까지 대외전략비서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과외교사’로 불릴만큼 영향력이 있었다. MB 정부 대북정책의 토대가 된 ‘비핵·개방·3000’ 구상을 이날 함께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간사로 임명된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 등과 주도했다. 2012년에는 미국과의 미사일 협상에서 한·미 사거리 지침에 따라 300㎞로 제한됐던 탄도미사일 최대 사거리를 800㎞로 연장해야 한다는 우리측 주장을 관철시키기도 했다. 대북협상에도 나섰던 그는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시절이던 지난 2011년 5월 베이징에서 북한측 인사들과 비밀리에 접촉했지만 북측의 강력한 반발만 사고 대화는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했다. 당시 북측은 ‘남측이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해달라,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요구하며 돈봉투를 내밀었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터무니없다”고 부인했다. 돈봉투를 내민 인물로 지목된 이가 김 위원이다. 김 위원은 또 2012년 총선과 대선 시기에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정부와 여당을 지지하고 야당과 야권 정치인을 비난하는 온라인 댓글을 달도록 지시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등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2012년 6월 비밀리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을 추진했다가 ‘밀실협정’ 비판이 제기되자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는 특히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 개입을 당연시하고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 신아세아연구소 외교안보연구실장이던 2001년에 쓴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 : 미·일 신방위협력 지침을 중심으로’와 성대 재직 중이던 2006년에 쓴 ‘한일관계 민주동맹으로 거듭나기’ 논문에는 그의 이런 소신이 잘 드러나 있다. 앞의 논문에서 김 위원은 “일본이 한반도 유사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평상시 대북 억지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북한의 입장에서 전쟁 상대국은 종전 2개국(한·미)에서 3개국(한·미·일)으로 확대되는 꼴이 되며,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남침 의도를 쉽사리 행동에 옮기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억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뒷 논문에서도 “자위대가 주권국가로서의 교전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 영원히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편협하다”면서 “과거사 문제는 한·일 안보협력 관계를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제약 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양국 간 기본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력의 당위성을 해치는 파괴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허용해서도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2005년 5월 북핵 관련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전쟁과 무력 사용만은 안 된다는 생각은 신화고 강박관념”이라며 “정밀 폭격에 따른 주가 폭락이 위험한지, 북한의 핵 보유로 한국경제의 도산이 더 위험한지 생각해야 한다. 정밀폭격은 카드로만 존재해서도 안된다”고 발언하는 등 대북 선제 정밀타격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김 위원의 소신은 ‘선제타격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사드 추가 배치’ 등을 언급한 윤 당선인과 상당히 닮아 있다.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마찬가지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차 법정 TV토론회 도중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질문에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지만, 꼭 그것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이 인수위에 합류한 것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의 외교안보 공약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바지 지퍼가 열려 안의 속옷이 자주 보였다”… 제주 사립여고에 무슨 일 있었나

    “남자 선생님의 바지 지퍼가 열려있어 안의 속옷이 자주 보였다” “상담할 때 만져요” “니네 대학 다 떨어지게 물 떠놓고 빈다” “XX년, 저런 애들은 나중에 술집에서 일한다.” 제주의 한 사립 여자고등학교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폭언·성희롱 등 인권침해를 한 내용을 담은 기초 조사보고서가 공개돼 교육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5일 학생당사자 인권단체인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도내 인권단체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등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지난 1월27~30일 졸업반 학생 347명 중 8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7.5%가 욕설과 비방 등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한 교사는 수업중 학생들에게 파충류라고 불렀고 000이라는 친구가 수업을 잘 듣지 않으니 ‘고유정도 아니고’ 라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단톡에 반 아이들의 내신성적, 등수 등의 엑셀 파일을 올리는 등 도 넘은 인권침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응답자 10.3%는 “상담시 갑작스레 다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는 등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경험한 일이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개인정보 유출 등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는 23.0%, 교육권 방해 29.9% 등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체벌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9.0%로 나왔다. 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한 학생은 교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그 분은 젠틀한 신사님이라 절대 그럴 일이 없는데 오해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인권침해 사례를 알릴 용기를 낸 A학생(전 학생회장) 등은 “재학시절 들었던 다양한 욕설과 폭언을 ‘학교가 사립이어서’라고 넘기려 했지만 상처는 깊어질대로 깊어졌고 학생들의 문제제기 후 학생들의 진로에 불이익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일부 교사의 개별사례에 대한 폭로가 아닌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제주도교육청은 외부 전문 인력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의 학생인권 침해 사례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학생들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는 학교측의 미흡한 대처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에 대해 “첫째로 학생을 진정으로 아끼고 교육에 열정을 바치는 대다수 선생님들이 이번 일로 한꺼번에 매도되는 점이 가슴아프다”며 “극소수 일부 선생님들 때문에 상처 받은 학생도 피해자이지만, 아무 잘못 없이 열심히 살아온 선생님들도 피해자”이라며 피해 학생들보다 교사들만 감싸는 듯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더욱이 이번 설문 보고서나 성명서가 다분히 의도된 편향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올해 졸업생 347명 중 87명이 응답했고, 그 중 항목에 따라 문제가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9명에서 50명이었다. 그 중 가장 빈도가 많은 것이 폭언이었는데, 이 빈도수는 교사 수가 아니라 한 두 명의 교사가 했던 언사의 합계”라며 “그것을 마치 모든 교사가 그러는 것처럼 과장해서 표현한 점, 객관적 수치보다 감정적인 자유응답을 부각시킴으로써 통계와는 관계없이 거의 모든 학생의 생각처럼 호도하고 있는 점도 객관적이지 못하고 매우 자의적”이라는 변명조의 해명만 내놔 더욱 분노를 사고 있다. 한편 교육청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 “피해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 진상조사를 할 예정이며 방식과 대상은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 “섹시하다” 성희롱 발언 교사 파면 … 부산시 교육청

     부산시 교육청이 제자를 상습 성추행한 교사에 대해 파면조치를 내렸다. 부산시 교육청은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된 중학교 교사 A씨에 대해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파면을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교사를 두둔한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 등 2명은 특별전보 조치했다. 애초 법원 판결을 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려던 교육청은 이번 사안이 심각하고 중대하다고 판단해 이례적으로 징계위를 열고 최고 수위 중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교육청은 지난 1월 말부터 특별감사를 펴고 있다.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여학생들에게 “가슴이 부각된다”,“섹시하다”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학교 측은 성희롱 고충 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가해 교사 행위가 성희롱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이후 가해 교사의 성희롱·추행이 계속 됐다는 진정이 잇따르자 학교 측은 뒤늦게 경찰과 교육청에 신고해 수사가 이뤄졌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성추행 교사에 대한 파면 조치는 성폭력 비위 척결에 발 빠르게 대응을 위한 시 교육청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고 말했다.
  • 버스·지하철 노마스크 20대 남성 논란 “내 자유” 주장

    버스·지하철 노마스크 20대 남성 논란 “내 자유” 주장

    “마스크는 우리의 자유와 건강을 빼앗아 갔다” 한 20대 청년이 이 같은 이유로 ‘실내 노마스크 운동’을 벌이는 모습을 공개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버스, 지하철에서 매번 마스크 안 쓰고 타는 미접종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언뜻 보면 고발 글로 추정되지만, 글쓴이 A씨를 소개하는 글이었다. 그는 “버스, 지하철에서 마스크 벗기 운동을 하고 있는 20대 청년”이라며 “실외에서는 원래 마스크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백신패스 폐지, 코로나19, PCR 사기를 외치는 분들마저도 정작 우리의 자유와 건강을 2년 넘게 빼앗아 간 마스크 의무화의 부당함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래서 혼자서라도 실내 노마스크 운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와서 마스크 의무화가 되면 우리가 이때까지 속고 있었던 2년이 보상될까”라며 “나중에 흐지부지 잊히기 전에 지금이라도 마스크 의무화 폐지를 함께 외치자”고 했다. 그는 “누군가 마스크를 쓰라고 하면 건강상의 이유로 못 쓴다고 대처하면 된다”며 “마스크는 건강에 안 좋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과 함께 소개된 A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실제로 노마스크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가 쫓겨나는 영상이 다수 게재됐다.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지하철에 탑승한 A씨는 “5분 만에 마스크 미착용 신고가 들어왔다. 역시 대한민국 시민의 놀라운 신고 정신”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 영상에는 역무원과 실랑이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당시 역무원이 A씨에게 다가와 “마스크를 올려달라”고 하자, A씨는 “호흡이 진짜 안 좋아서 마스크를 쓰지 못한다”고 착용을 거부했다. 이에 역무원이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호흡이 안 좋으시면 택시와 같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라”라며 “마스크를 안 쓰실 거면 하차하셔라”라고 강하게 대응했다. 그러자 A씨는 “하차하라고요?”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 영상을 올리며 “모든 국민을 위한 대중교통이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분들은 이용을 못 한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A씨가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참 신기하다.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 이것이 K-방역의 기적이냐”고 목소리 높이자, 한 시민이 “헛소리하지 말고 마스크 써”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A씨의 채널에는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마스크는 자유라며 벗고 수업하는 교사’, ‘수업 시간에 백신의 불편한 진실을 알리는 교사’ 등의 영상이 올라왔으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 “남자는 축구 여자는 피구”…차별 키우는 학교

    “남자는 축구 여자는 피구”…차별 키우는 학교

    누구든지 성별, 외모, 장애, 출신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말라고 가르쳐야 할 학교가 오히려 차별을 조장하고 혐오 표현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학술지 ‘미디어, 젠더&문화’에 실린 ‘학교 공간의 혐오·차별 현상 연구’ 논문을 보면, 여전히 학생들은 학교에서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강요받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을 받고 있다. 체육 시간에 여학생은 피구, 남학생은 축구를 하라는 지시를 받거나 학급 회장 선거에서 남녀가 동일한 표를 받았을 때 여학생에게는 부회장, 남학생에게는 회장을 권유하는 식이다. 이 논문은 초중고 교사 8명 등에 대한 인터뷰와 대학생 30명의 경험담을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대학생 A씨는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밥 먹는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남학생이 먼저 밥을 먹고 여학생이 이후에 먹는다는 점심시간 규칙이 있었다”고 했다. 성적 혐오 표현도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중학교 교사 B씨는 “남학생들이 성적인 행위를 묘사하고 ‘S라인이 좋다’와 같은 성희롱 발언을 한다”면서 “그 반 남자 담임 선생님에게 전달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다가 학기 말이 다 돼서 성교육을 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사 C씨는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다’는 등의 이야기 자체를 싫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학생 D씨는 “한 남자 선생님이 여대를 비난하면서 ‘거긴 페미니스트가 많으니 피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외모 차별, 다문화 학생에 대한 차별, 장애 비하와 학업에 따른 차별 등도 여전하다는 게 교사와 학생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논문을 쓴 한희정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는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차별에 대해 정규 교과 과정을 통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심도 있는 논의와 과제 도출이 절실하다”면서 “차별의 대상이 되는 학생 입장에서 학교 교육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분권형 정부로 개헌 필요… 과도한 적폐청산 악순환 반드시 끊자

    분권형 정부로 개헌 필요… 과도한 적폐청산 악순환 반드시 끊자

    20대 대선 결과 승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패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56%와 47.83%, 차이는 0.73% 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을 거칠수록 첨예해진 진영 간 대립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가면서 대한민국이 정확히 둘로 쪼개진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치유가 절실한 까닭이다. 서울신문은 14일 합리적 진보·보수·중도 성향 전문가들과 대면 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출발선에 선 윤 당선인이 전임자들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사는 물론 정책과 의제의 탕평을 조언했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법 위반은 수사하되 직권남용죄 적용은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인위적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이번 대선에서 국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 같은데. 김호기 교수(이하 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확대되면서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가 강화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치가 가진 대립적 속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마치 보수적 국민의 대한민국과 진보적 국민의 대한민국으로 나뉜 것처럼 됐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승자독식 시스템인 대통령제에선 대립과 갈등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갈등 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산업화 세대 집권기엔 민주화 세력이 탄압받았고, 민주화 이후 진보세력이 ‘시민권’을 얻고 공존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보수·진보의 대립과 갈등이 견고하다. 상대 존재를 거부하고 경우에 따라선 악마화하는 문화도 자리잡았다. 상대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부르는 한 화해와 통합은 어렵다.” 이상돈 교수(이하 이) “앞서 국민통합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이 그 약속을 버리고 코드 인사 등 편들기 정치를 했던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분열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인사와 정책이 철저하게 편파적이고 파당적이었다.” 전원책 변호사(이하 전) “국민 분열은 문재인 권력의 ‘편 가르기’가 낳은 산물이고,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이 표면화됐다. 4050과 6070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4050은 아직도 경제적 ‘평등’에 목말라했다. 정확히는 35~55세까지다. 반면 그들이 기득권층으로 보는 6070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대중 굴종외교와 한미동맹 균열로 빚은 안보 불안, 이재명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다. 2030세대는 ‘조국 사태’ 때부터 문재인 권력의 ‘불공정 부정의’에 가장 분노했던 세대다. 국민의힘이 불필요한 젠더 갈등을 선거판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2030은 온전히 반민주당 세대가 됐을 것이다.” 적대와 분열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김 “중도·진보 인사를 널리 쓰는 탕평인사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에서 상대 정책 중 의미 있는 것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 진보 의제인 불평등 해소나 대북 포용정책을 실용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통령제하에서 가능한 통합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증오의 정치문화를 넘어서려면 지지자들만의 정부가 아닌, 반대한 사람들까지의 정부라는 점을 유념하고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 “인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여러 정당, 여러 캠프를 옮겨 다닌 ‘정치 퇴물’을 기용하는 게 탕평인사가 아니다. 과거 그런 인사가 위원장을 한 국민통합위원회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또 대통령제 정부에서 장관은 철저하게 능력 있는 최고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현직 의원들을 너무나 많이 장관으로 기용했고, 몇몇 정치인 장관들은 문재인 정권의 몰락에 크게 기여했다.” 전 “문재인 정권에 대중이 가장 분노한 건 ‘일자리’와 ‘집값’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중산층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국민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급해하면 안 된다. 일자리를 위해서 대통령 당선인은 다수당인 민주당, 노조와 ‘노동개혁’을 담판해야 한다.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야 ‘노동친화적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은 취임 직후부터 이 일을 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마크롱이 ‘연금개혁’에 나선 건 그다음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타운홀 미팅’ 같은 국민 설득에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은 구체제의 극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였다. 다만 기간이 길었고, 법과 원칙만 강조하는 와중에 조국 사태와 같은 ‘내로남불’이 발생하면서 정당성을 잃었다. 그 결과 정권교체 프레임이 선거를 지배하게 됐다. 적폐청산에는 법과 원칙에 의한 것과 정치적인 해법, 두 가지가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인 동시에 정치가다. 행정가 측면에선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정치가 측면에선 여론을 고려해 원칙에 상반되는 정치적 결정을 할수도 있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균형감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新)적폐청산을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통합을 하겠다고 바꿨는데, 정부 출범 이후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엔 심판을, 국민의힘엔 경고를 안겨 준 승자 없는 선거였다. 이에 주목해 국민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이 “획일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실정법 위반이 밝혀지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직권남용으로 기소했던 박근혜 정부 고위직과 고위 법관들이 상급심에서 무죄판결이 난 경우가 많았다. 직권남용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직권남용죄는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많은 법 조항이라서 웬만하면 적용해선 안 된다.” 전 “대중은 정치보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신(新)적폐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대장동 게이트’와 ‘대법원 재판거래’ 등 이 전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도 재수사를 해 구악을 청소해야 한다. 이런 일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유의할 점은 검찰 수사에 대통령은 물론 집권세력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인데. 김 “모든 것은 정부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경쟁하고, 경우에 따라선 타협하고 통합을 이뤄 낸다. 정부가 제대로 된 통합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새 정부를 마음속으로 거부하던 사람들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서 인사와 정책을 통해 최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정치적 불복 문화는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양대 정당의 극단적 지지층이 상대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현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전 “패한 쪽의 불복은 불가피하지만 그 치유를 얼마나 단기간에 하느냐에 그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나라는 이념이나 정책보다 지역감정이 아직도 선거에 크게 작용하는 걸 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 불복의 정치 문화는 언제나 정치인이 만든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감성투표인 것도 심정적 불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새 정부는 야당과 어떻게 협치해야 할까. 김 “새 대통령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할 만한 범위를 고려해 새 정부 인사들을 제안해야 한다. 야당 역시 대립과 투쟁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협치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정부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 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입법과 예산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민주당과 협의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는 파당적 성격이 적은 인물, 즉 민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청문회가 필요한 장관급도 민주당이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전 “총선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 당연히 윤 당선인으로서는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통치자에게 가장 힘 있는 처음 2년을 허송하지 않으려면 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판 지형을 바꾸는 정계개편을 도모하기보다는 지난한 길이지만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재정건전성 확보,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쌓인 난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이다.”이제라도 양당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 “대통령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양당제일 수밖에 없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은 그 내재적 특성으로 잘 나눠지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려면 권력을 가진 리더의 초인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헌법 개정 사안이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를 계속 고수할 것인가, 내각제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시점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한다면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를 받아들인다면 소수당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제3당에 대한 수요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한 여망을 받을 만한 정치세력도 없고, 리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인위적으로 제3당을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있다. 선거제도 개혁 자체도 쉽지 않다. 개헌을 해서 의원내각제를 토대로 한 분권형 정부를 채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전 “대통령제 아래에서는 양당제가 오히려 다당제보다 우월하다. 보수·진보 두 정당 안에서 색깔이 다른 정파는 있을 수 있지만, 중간지대는 사실 불필요하다. 말하자면 보수당 안에서도 신자유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빈부격차에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진보정당에서도 국가 개입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당이 소수당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정국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치 지형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일이다.” 그동안 제3지대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이 “20대 국회가 다당제를 구현했던 드문 기회였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은 완전히 실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20대 국회에서 제3당이 처참하게 종말을 고해서 당분간 제3당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전 “지금까지 사회의 여러 욕구를 충족한다는 명분으로 나온 다당제 주장은 대부분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 실현을 위한 주장에 불과했다. 정당은 이념이나 정책으로 뭉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집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안 대표는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정체성이 모호했다. 말하자면 이념이나 정책으로 대중에 어필하지 않고 보수·진보 양 진영을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대중정당으로서 성장할 수 없었다. 또 정의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미미하다. 우리 진보 대중은 대부분 온건 진보주의로서 민주당에 쏠려 있다.” 문 대통령도 야당 인사 입각을 제의한 바 있었다. 협치를 시도해도 성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을 제외하곤 야당 인사가 입각한 사례가 없다. 집권 세력이 야권 인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을뿐더러 설사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구색 맞춤용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김대중 정부 전반기의 DJP연합 같은 연립정부는 21대 국회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혹시 민주당에서 일부 세력이 갈라져 나와서 제3당을 만들면 장관을 몇 자리 나눌 수는 있겠으나 그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 “대통령이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의한다는 것은 이른바 ‘거국내각’을 만드는 경우로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초당적 통치를 하겠다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그런 일은 있기 어렵다.”  제왕적 대통령 극복을 위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한가. 김 “내각제 개헌을 시도해 볼 시점이다. 1987년 헌법은 산업화를 끝내고 민주화 시대를 새로 출범시키기 위한 기본 얼개였다. 지난 30여년 나름 역할을 수행했으나 변화된 환경에 따라 바꿀 때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산업화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대통령제의 역할이 끝났다. 선진국 가운데 내각제를 채택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뿐이다. 미국은 주정부의 자율성이 높은 연방제 기반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제이고, 프랑스는 분권형 대통령의 이원집정부제다. 아직 내각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지 않지만 심도 깊게 논의했으면 한다. 지금의 정치·사회·시민사회의 조건이라면 내각제 개헌으로 대립과 투쟁의 정치를 극복하고 이른바 소수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2030 여성이 보여 준 전략적 투표가 시민사회가 성숙됐음을 보여 준 사례였다. 정치권이 차별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했음에도 시민들이 지혜롭게 대응했다.”  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에 토대를 둔 분권형 정부, 즉 핀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정부와 양원제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의원내각제 정부의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궁에 은둔하면서 언론을 회피하고 그림자 통치를 하는 비민주적 행태는 가능하지 않다. 전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중임제가 대통령제에서 훨씬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를 하는 한 국무총리제는 없애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정치 발전을 위해 임기 내 꼭 매듭지어야 할 과제는. 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끝냈으면 한다. 진보정부가 5년 만에 교체된 배경에는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고 본다. 과도한 적폐청산은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를 강화시켰다.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으면 한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이 “문재인 정부가 편향된 인사와 정책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켰다. 과연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같다.” 전 “정치발전을 위해 할 일은 ‘헌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장관이 장관다워야 하며 청와대 비서관들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비서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대통령의 참모는 장관이지 청와대 비서관이 아니다. 대통령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국민에게 국정을 브리핑하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권력자가 국민 질문을 받지 않거나 답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적어도 중요 인사를 해임하거나 임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가급적 조각 때부터 전통을 세웠으면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에서 집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윤 당선인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해외 사례를 조언한다면. 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바마는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전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면, 대통령이 야당 국회의원과의 소통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윤 당선인이 통합을 위해선 오바마처럼 17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요청할 수도 있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이 “의원내각제 또는 의원내각제에 직선 대통령을 가미한 분권형 정부로 개헌을 해야 한다.”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대 진영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그는 진영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중시했고, 냉전을 종식시킨 대통령이 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역사에서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 준 대표적인 인물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늘 국민과 대화하기를 원했던 대표적인 대통령이다. 모두 눈앞의 인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졌다. 세상에 나쁜 제도는 없다. 통치자가 제도를 악용했을 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은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일하지 않아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과 그 대통령 아래에서 출세에 눈이 먼 자들이 아첨을 일삼으면서 생긴 말이다.”
  • 탕평 인사가 국민통합의 시작… 양질의 일자리로 중산층 살려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탕평 인사가 국민통합의 시작… 양질의 일자리로 중산층 살려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20대 대선 결과 승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패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56%와 47.83%, 차이는 0.73% 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을 거칠수록 첨예해진 진영 간 대립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가면서 대한민국이 정확히 둘로 쪼개진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치유가 절실한 까닭이다. 서울신문은 14일 합리적 진보·보수·중도 성향 전문가들과 대면 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출발선에 선 윤 당선인이 전임자들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사는 물론 정책과 의제의 탕평을 조언했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법 위반은 수사하되 직권남용죄 적용은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인위적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이번 대선에서 국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 같은데. 김호기 교수(이하 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확대되면서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가 강화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정치가 가진 대립적 속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마치 보수적 국민의 대한민국과 진보적 국민의 대한민국으로 나뉜 것처럼 됐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승자독식 시스템인 대통령제에선 대립과 갈등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갈등 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산업화 세대 집권기엔 민주화 세력이 탄압받았고, 민주화 이후 진보세력이 ‘시민권’을 얻고 공존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보수·진보의 대립과 갈등이 견고하다. 상대 존재를 거부하고 경우에 따라선 악마화하는 문화도 자리잡았다. 상대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부르는 한 화해와 통합은 어렵다.” 이상돈 교수(이하 이) “앞서 국민통합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문재인 두 대통령이 그 약속을 버리고 코드 인사 등 편들기 정치를 했던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분열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인사와 정책이 철저하게 편파적이고 파당적이었다.” 전원책 변호사(이하 전) “국민 분열은 문재인 권력의 ‘편 가르기’가 낳은 산물이고,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이 표면화됐다. 4050과 6070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4050은 아직도 경제적 ‘평등’에 목말라했다. 정확히는 35~55세까지다. 반면 그들이 기득권층으로 보는 6070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대중 굴종외교와 한미동맹 균열로 빚은 안보 불안, 이재명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다. 2030세대는 ‘조국 사태’ 때부터 문재인 권력의 ‘불공정 부정의’에 가장 분노했던 세대다. 국민의힘이 불필요한 젠더 갈등을 선거판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2030은 온전히 반민주당 세대가 됐을 것이다.” 적대와 분열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김 “중도·진보 인사를 널리 쓰는 탕평인사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에서 상대 정책 중 의미 있는 것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 진보 의제인 불평등 해소나 대북 포용정책을 실용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통령제하에서 가능한 통합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증오의 정치문화를 넘어서려면 지지자들만의 정부가 아닌, 반대한 사람들까지의 정부라는 점을 유념하고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 “인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여러 정당, 여러 캠프를 옮겨 다닌 ‘정치 퇴물’을 기용하는 게 탕평인사가 아니다. 과거 그런 인사가 위원장을 한 국민통합위원회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 또 대통령제 정부에서 장관은 철저하게 능력 있는 최고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현직 의원들을 너무나 많이 장관으로 기용했고, 몇몇 정치인 장관들은 문재인 정권의 몰락에 크게 기여했다.” 전 “문재인 정권에 대중이 가장 분노한 건 ‘일자리’와 ‘집값’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중산층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국민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급해하면 안 된다. 일자리를 위해서 대통령 당선인은 다수당인 민주당, 노조와 ‘노동개혁’을 담판해야 한다.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야 ‘노동친화적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은 취임 직후부터 이 일을 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마크롱이 ‘연금개혁’에 나선 건 그다음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타운홀 미팅’ 같은 국민 설득에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은 구체제의 극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였다. 다만 기간이 길었고, 법과 원칙만 강조하는 와중에 조국 사태와 같은 ‘내로남불’이 발생하면서 정당성을 잃었다. 그 결과 정권교체 프레임이 선거를 지배하게 됐다. 적폐청산에는 법과 원칙에 의한 것과 정치적인 해법, 두 가지가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인 동시에 정치가다. 행정가 측면에선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지만 정치가 측면에선 여론을 고려해 원칙에 상반되는 정치적 결정을 할수도 있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균형감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新)적폐청산을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통합을 하겠다고 바꿨는데, 정부 출범 이후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엔 심판을, 국민의힘엔 경고를 안겨 준 승자 없는 선거였다. 이에 주목해 국민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나.” 이 “획일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실정법 위반이 밝혀지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직권남용으로 기소했던 박근혜 정부 고위직과 고위 법관들이 상급심에서 무죄판결이 난 경우가 많았다. 직권남용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직권남용죄는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많은 법 조항이라서 웬만하면 적용해선 안 된다.” 전 “대중은 정치보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신(新)적폐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한다. ‘대장동 게이트’와 ‘대법원 재판거래’ 등 이 전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도 재수사를 해 구악을 청소해야 한다. 이런 일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유의할 점은 검찰 수사에 대통령은 물론 집권세력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인데. 김 “모든 것은 정부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고 경쟁하고, 경우에 따라선 타협하고 통합을 이뤄 낸다. 정부가 제대로 된 통합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새 정부를 마음속으로 거부하던 사람들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서 인사와 정책을 통해 최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정치적 불복 문화는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양대 정당의 극단적 지지층이 상대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현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전 “패한 쪽의 불복은 불가피하지만 그 치유를 얼마나 단기간에 하느냐에 그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나라는 이념이나 정책보다 지역감정이 아직도 선거에 크게 작용하는 걸 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 불복의 정치 문화는 언제나 정치인이 만든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감성투표인 것도 심정적 불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새 정부는 야당과 어떻게 협치해야 할까. 김 “새 대통령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할 만한 범위를 고려해 새 정부 인사들을 제안해야 한다. 야당 역시 대립과 투쟁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협치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정부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 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입법과 예산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민주당과 협의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는 파당적 성격이 적은 인물, 즉 민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청문회가 필요한 장관급도 민주당이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전 “총선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 당연히 윤 당선인으로서는 정계개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통치자에게 가장 힘 있는 처음 2년을 허송하지 않으려면 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판 지형을 바꾸는 정계개편을 도모하기보다는 지난한 길이지만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재정건전성 확보,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쌓인 난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제라도 양당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 “대통령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양당제일 수밖에 없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은 그 내재적 특성으로 잘 나눠지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려면 권력을 가진 리더의 초인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헌법 개정 사안이다. 우리 사회가 대통령제를 계속 고수할 것인가, 내각제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시점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한다면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를 받아들인다면 소수당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제3당에 대한 수요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한 여망을 받을 만한 정치세력도 없고, 리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인위적으로 제3당을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있다. 선거제도 개혁 자체도 쉽지 않다. 개헌을 해서 의원내각제를 토대로 한 분권형 정부를 채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전 “대통령제 아래에서는 양당제가 오히려 다당제보다 우월하다. 보수·진보 두 정당 안에서 색깔이 다른 정파는 있을 수 있지만, 중간지대는 사실 불필요하다. 말하자면 보수당 안에서도 신자유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빈부격차에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진보정당에서도 국가 개입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당이 소수당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고, 정국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치 지형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일이다.” 그동안 제3지대나 다당제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이 “20대 국회가 다당제를 구현했던 드문 기회였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은 완전히 실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20대 국회에서 제3당이 처참하게 종말을 고해서 당분간 제3당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전 “지금까지 사회의 여러 욕구를 충족한다는 명분으로 나온 다당제 주장은 대부분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 실현을 위한 주장에 불과했다. 정당은 이념이나 정책으로 뭉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집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안 대표는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정체성이 모호했다. 말하자면 이념이나 정책으로 대중에 어필하지 않고 보수·진보 양 진영을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대중정당으로서 성장할 수 없었다. 또 정의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미미하다. 우리 진보 대중은 대부분 온건 진보주의로서 민주당에 쏠려 있다.” 문 대통령도 야당 인사 입각을 제의한 바 있었다. 협치를 시도해도 성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을 제외하곤 야당 인사가 입각한 사례가 없다. 집권 세력이 야권 인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을뿐더러 설사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구색 맞춤용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김대중 정부 전반기의 DJP연합 같은 연립정부는 21대 국회에선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혹시 민주당에서 일부 세력이 갈라져 나와서 제3당을 만들면 장관을 몇 자리 나눌 수는 있겠으나 그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 “대통령이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의한다는 것은 이른바 ‘거국내각’을 만드는 경우로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초당적 통치를 하겠다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그런 일은 있기 어렵다.”  제왕적 대통령 극복을 위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한가. 김 “내각제 개헌을 시도해 볼 시점이다. 1987년 헌법은 산업화를 끝내고 민주화 시대를 새로 출범시키기 위한 기본 얼개였다. 지난 30여년 나름 역할을 수행했으나 변화된 환경에 따라 바꿀 때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산업화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대통령제의 역할이 끝났다. 선진국 가운데 내각제를 채택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뿐이다. 미국은 주정부의 자율성이 높은 연방제 기반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제이고, 프랑스는 분권형 대통령의 이원집정부제다. 아직 내각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지 않지만 심도 깊게 논의했으면 한다. 지금의 정치·사회·시민사회의 조건이라면 내각제 개헌으로 대립과 투쟁의 정치를 극복하고 이른바 소수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2030 여성이 보여 준 전략적 투표가 시민사회가 성숙됐음을 보여 준 사례였다. 정치권이 차별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했음에도 시민들이 지혜롭게 대응했다.”  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에 토대를 둔 분권형 정부, 즉 핀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정부와 양원제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의원내각제 정부의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궁에 은둔하면서 언론을 회피하고 그림자 통치를 하는 비민주적 행태는 가능하지 않다. 전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중임제가 대통령제에서 훨씬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를 하는 한 국무총리제는 없애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정치 발전을 위해 임기 내 꼭 매듭지어야 할 과제는. 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끝냈으면 한다. 진보정부가 5년 만에 교체된 배경에는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고 본다. 과도한 적폐청산은 대립과 갈등, 분열의 정치를 강화시켰다.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으면 한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이 “문재인 정부가 편향된 인사와 정책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켰다. 과연 윤석열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같다.” 전 “정치발전을 위해 할 일은 ‘헌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장관이 장관다워야 하며 청와대 비서관들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비서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대통령의 참모는 장관이지 청와대 비서관이 아니다. 대통령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국민에게 국정을 브리핑하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권력자가 국민 질문을 받지 않거나 답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적어도 중요 인사를 해임하거나 임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가급적 조각 때부터 전통을 세웠으면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에서 집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윤 당선인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해외 사례를 조언한다면. 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바마는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전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면, 대통령이 야당 국회의원과의 소통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윤 당선인이 통합을 위해선 오바마처럼 17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요청할 수도 있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이 “의원내각제 또는 의원내각제에 직선 대통령을 가미한 분권형 정부로 개헌을 해야 한다.” 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대 진영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그는 진영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중시했고, 냉전을 종식시킨 대통령이 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역사에서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 준 대표적인 인물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늘 국민과 대화하기를 원했던 대표적인 대통령이다. 모두 눈앞의 인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졌다. 세상에 나쁜 제도는 없다. 통치자가 제도를 악용했을 뿐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은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일하지 않아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과 그 대통령 아래에서 출세에 눈이 먼 자들이 아첨을 일삼으면서 생긴 말이다.”
  • 학교 방화범이 남긴 이상한 손편지..”유급 학생 모두 구제해라”

    학교 방화범이 남긴 이상한 손편지..”유급 학생 모두 구제해라”

    파라과이의 한 공립학교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일었다. 화재 현장에선 방화범이 남긴 경고장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은 최근 파라과이 파라나 델 산페드로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주민들은 "인적이 드문 새벽에 학교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며 "학교 창고와 교장실에서 가장 먼저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신속하게 출동한 소방대가 불길을 잡는 데 성공한 덕분에 피해는 최소에 그쳤다. 교장실이 불에 타고 창고에 보관 중이던 학용품 세트가 재로 변했지만 다행히 교실 등 수업시설은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소방대는 "새벽에 주민들이 불을 본 게 기적 같은 일"이라며 "신고가 늦었더라면 엄청난 피해가 났을 수 있다"고 했다.  한 교사는 "큰불로 번지지 않은 게 다행이지만 가정형편에 어려운 학생들에게 나눠주려고 준비한 문구세트가 모두 타버리는 바람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불은 원한으로 인한 방화로 추정된다. 이런 추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는 현장에서 발견된 경고장이다. 손으로 쓴 경고장은 학교와 교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편지 형식이었다.  경고장은 "(지난해) 낙제점을 받아 유급을 당한 학생들이 모두 진급해야 한다"며 "그래야 앞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진급을 위해 재시험을 쳐서는 결코 안 된다며 낙제점을 받은 학생들을 무조건 진급시키라고 주문했다.  방화범이 남긴 게 확실해 보이는 경고장에는 철자법 오류가 여럿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유급에 불만을 품은 학생이 학교에 불을 지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이에 대해 "기본적인 철자법을 틀린 것으로 보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성인들도 철자법 실수는 잦아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이 학교에서 유급을 당한 학생은 모두 18명이다. 경찰은 "정황상 진급에 실패한 18명 학생과 학부모 등 주변 인물들이 유력하게 용의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다수 남미 국가처럼 파라과이 중고등학교에는 유급제가 있다. 일정 수 이상의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으면 학년 진급이 불허된다.  유급을 당한 학생들이 보복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파라과이 마리아노 로케 알론소 지방에서 발생한 학교 화재사건도 유급에 불만을 품은 학생의 소행이었다.
  • 아이 수 줄여 아이 좋게… 노원의 ‘안심어린이집’ 실험 [현장 행정]

    아이 수 줄여 아이 좋게… 노원의 ‘안심어린이집’ 실험 [현장 행정]

    교사 늘리는 서울시 정책과 차별화현원 줄여 교사 대 아동 비율 하향감소한 보육료 지원… “품질 향상”지난해 서울 가임 여성 한 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63명이었다. 영유아 수가 줄어들어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늘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며 수많은 정책이 생겼지만, 아직 어린이집 교사 한 명이 돌보는 아동 수는 엄청나게 많다. 특히 만 3세반 정원은 교사 1명당 15명이나 되는데 만 2세반(7명)의 두 배가 넘는다. 노원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부터 지역 내 국공립어린이집 87곳에서 ‘노원안심어린이집’ 실험을 시작했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줄이기 위해 아동 수를 줄이는 방식을 도입했다. 0세반과 장애아반은 교사 대 아동 비율이 1대3에서 1대2로 낮아졌다. 3세반은 교사 한 명이 담당하던 아동 수가 15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 구의 방안은 서울시 정책이나 지난 대선 후보들 공약과 같이 ‘교사 수를 늘리는’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추가로 채용하는 교사 인건비를 지원하는 대신 어린이집 정원을 그대로 두고 현원을 줄여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낮춘다. 이로 인해 줄어든 보육료는 구가 지원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 7일 ‘상계5동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을 방문해 “우리도 처음 시도하는 모험이라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 방식은 한정된 어린이집 교실 면적을 더 넓게 쓸 수 있어 보육의 질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어린이집은 장애통합 보육을 시행하고 있다. 방문한 만 3세반은 장애통합교사 1명을 포함, 교사 3명이 장애아 2명 등 최대 26명을 돌볼 수 있다. 이날은 학기 초라 원아 모집이 끝나지 않았고, 적응 기간 아동들이 일찍 하원해 남은 아이들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신화영 장애통합교사는 “장애아의 경우 ‘개별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아이들마다 목표를 다르게 설정하고 지도하는데, 1대2 보육을 하게 되니 기존 1대3 보육보다 훨씬 개별적인 보육을 할 수 있고 가정과 소통도 더 긴밀해졌다”며 “특히 비장애 아이들 중에도 발달이 어려운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을 관찰하고 교사들과 협력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는 올해 안에 안심어린이집을 100곳 이상으로 늘려 총 1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 구청장은 “내년엔 만 1·2·4·5세반에도 적용할 생각”이라며 “아동, 학부모, 교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원해 지역 모든 아동이 품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2주마다 다른 지침… 교사들 “확인하기도 버거워”

    2주마다 다른 지침… 교사들 “확인하기도 버거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방역 관리까지 떠맡게 된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교사, 학생 할 것 없이 확진자가 급증하는데 교육당국은 전면 등교, 전면 원격, 다시 전면 등교 등 수업 지침을 수시로 바꿔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 이모(34)씨는 13일 “비평준화 지역이라 출결 관리에 민감한 학부모가 많은데 지침이 바뀔 때마다 내용을 확인하고 안내하기 버겁다”고 했다. 2주에 한 번꼴로 등교 지침이 바뀐 탓에 교사도 적응이 어려운데 학부모와 학생들은 오죽하겠느냐는 토로다. 32명의 학생을 지도하는 이씨는 출근 전부터 학생들 건강 상태를 챙기고 유전자증폭(PCR) 검사 통보서나 백신접종 확인서를 확인해야 한다. 주2회 학생들에게 나눠 주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소분해 포장하는 인력도 따로 없어 자신이 직접 분류하고 나눠 준다. 이씨는 “올해부터 관련 서류를 간소화했다지만 신학기 준비 기간이 끝나는 14일부터 등교 수업이 본격화되면 코로나19로 인해 등교하지 못한 학생들의 출석 인정 결석 처리 등 출결 관리가 더 복잡해질 것”이라면서 “현재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방역 및 등교·수업 지침은 교사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을 넘어 모든 부담을 교사에게 떠넘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교사가 확진됐을 때 대체 교사를 적시에 확보하지 못해 확진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는 사례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은 “담임을 안 맡고 싶다”며 혀를 내두른다. 서울의 중학교 교사 김모(34)씨는 “개별 학교 여건과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학교 자율로 방역 지침을 맡기는 게 이해는 가지만 각종 민원사항까지 일선 학교에 넘기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 경기남부경찰 ‘이재명 옆집 GH합숙소 의혹’ 수사

    경기남부경찰 ‘이재명 옆집 GH합숙소 의혹’ 수사

    ‘이재명 옆집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의혹’ 관련 국민의힘이 지난달 검찰에 의뢰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를 한다. 수원지검은 국민의힘이 지난달 22일 이헌욱 전 GH 사장을 고발한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이첩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고발하면서 이 전 GH 사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기남부경찰청이 이 전 사장과 함께 고발된 이재명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이미 수사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이첩 이유를 밝혔다. GH 판교사업단은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인 2020년 8월 성남 분당구 수내동 A아파트 200.66㎡(61평형) 1채를 전세금 9억5000만원에 2년간 임대했다. GH 측은 원거리에 사는 직원들을 위한 숙소 용도라고 주장했으나, 해당 아파트 같은 층의 바로 옆집이 이 후보가 1997년 분양받아 거주하는 곳이어서 숙소 용도가 맞는지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후보 자택 옆으로 옮겨서 불법으로 사용하면서 이 후보 공약 준비 등 대선 준비를 한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사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 자택의 옆집(GH 합숙소)이 선거사무소로 쓰였다는 국민의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GH는 경기도 전역에서 각종 개발사업을 수행해 현장 사업단은 자체 판단에 따라 합숙소를 운영한다. 임대차 계약도 자체 처리해 별도로 사장에게 보고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전 사장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성남FC·주빌리은행 고문변호사를 지냈고 경기지사 시절인 2019년 2월 GH 사장으로 취임, 2021년 11월까지 재임했다. 그는 이 후보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기본주택’ 등 부동산 정책을 설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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