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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반납한 檢, 李 ‘분리 기소’ 검토

    추석 반납한 檢, 李 ‘분리 기소’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고심이 깊어진 검찰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을 따로 떼어내 분리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이 이 의혹에 대한 혐의 소명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고 판단한 만큼 먼저 기소한 뒤 ‘백현동 개발 특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한 수사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강백신)는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대부분 출근해 법원이 지적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중심으로 보강수사를 진행했다. 이달 내 이 대표에 대한 불구속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법원이 지난달 27일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별로 범죄 소명 정도가 다르다고 본 만큼 검찰은 혐의 입증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위증교사 의혹을 우선 떼어내 분리 기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의혹은 이 대표가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허위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혐의가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반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하다”고 봤고, 대북 송금 의혹엔 “이 대표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과 관련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검찰로서는 이 대표 관련 사건 처리가 늦어질수록 사건의 긴박성이 퇴색하는 데다 과도한 수사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분리 기소를 통해 구속영장 기각으로 타격받은 수사 정당성을 우선 만회하고, 나머지 의혹에 대한 수사 동력도 확보하겠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경우 구속영장 청구 당시 병합했던 사건을 분리해 대북 송금 의혹은 다시 수원지검으로 돌려보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조선의 예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운보 성화 해설집 출간

    조선의 예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운보 성화 해설집 출간

    운보 김기창(1914~2001) 화백이 6·25 전쟁 피난 시절인 1952~1953년 그린 ‘예수의 생애’ 성화가 70년 만에 해설집으로 출간됐다. 김 화백은 전북 군산으로 피난 갔던 시절 앤더스 크리스 젠센(1897~1956) 선교사의 권유로 예수의 일대기 30점 연작을 군산영명고등학교(현 군산제일고등학교)에서 그렸다. 갓을 쓴 예수로 당시 화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한국적인 화풍으로 예수의 일대기를 완성해 색다른 미학을 자랑했다. 김 화백은 청각 장애가 있었지만 독실한 신앙과 예술 활동으로 장애를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출간된 이번 해설집은 전북 출생으로 운보가 그림을 그린 군산제일고 출신의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직접 해설에 나섰다. 현직 시인이기도 한 소 목사는 “화백께서 그림으로만 남기셨기에 성화 완성 70주년을 맞아 출판사에서 간곡한 요청이 와서 목회자와 시인의 감성으로 성화의 성경 배경을 해설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예수의 일대기가 소 목사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소개된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추천사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이라는 침탈의 고난 역사 가운데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수 성화를 통해 구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주셨고, 성화 완성 70주년을 맞은 이때 시인으로도 잘 알려진 소강석 목사님이 성화 작품의 성경적 해설을 쉽고도 입체적으로 표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예수의 생애’ 해설 성화집은 쿰란출판사에서 고급 양장본으로 출간됐다. 기독교서점과 출판사에서 구매할 수 있다. 176쪽. 15만원.
  • 이재명 영장 기각, 항저우 아시안게임··· 1면 사진으로 돌아보는 9월 이슈 [포토多이슈]

    이재명 영장 기각, 항저우 아시안게임··· 1면 사진으로 돌아보는 9월 이슈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지난 8월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식투쟁에 돌입했습니다. 단식 중 두 번의 검찰 조사를 받았고, 단식 19일째 녹색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후 국회에서 헌정 사상 첫 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고 법원은 고심 끝에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 대표 이슈로 인해 국회는 사실상 ‘셧다운’(업무중단) 사태를 맞이했고 민생 법안 처리는 미뤄졌습니다. 동시에 지난 23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개막했습니다. 수영 김우민 선수는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3관왕을 달성했고, 펜싱 단체전은 전 정목에서 입상, e스포츠 김관우 선수는 40대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습니다. 역사의 기록이자, 그날그날 가장 중요한 뉴스를 담은 서울신문 1면 사진들로 9월 한 달간의 핵심 이슈를 돌아봅니다. ◼ 2023년 9월 4일 <화환·추모 메시지 가득한 텅 빈 교실>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십구재인 4일 고인이 일하던 1학년 6반 교실에 화환과 추모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 교사들은 이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전국 각 지역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 회복을 촉구하는 행사를 열었다. ◼ 2023년 9월 13일 <우주기지서 밀착>김정은(오른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두 번째)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유리 보리소프(왼쪽) 연방우주공사 사장 등으로부터 ‘안가라’, ‘소유스2’ 등 로켓 발사 시설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우주·군사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2023년 9월 18일 <병원으로 이송되는 이재명 대표>국회에서 19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 오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 2023년 9월 21일 <병상 호소 李, 표결은 불참>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병문안을 온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같은 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석 295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무효 4표, 기권 6표로 가결됐다. ◼ 2023년 9월 24일 <항저우서 ‘금빛 미소’>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 이튿날인 24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대한민국 선수단은 태권도 품새 남자 개인전 강완진(왼쪽부터)을 시작으로 태권도 품새 여자 개인전 차예은, 근대5종 남자 개인전 전웅태가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건 채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전웅태는 근대5종 남자 단체전에서도 이지훈, 정진화와 함께 우승하며 한국의 첫 2관왕이 됐다. ◼ 2023년 9월 25일 <“우리가 한국 수영의 어벤져스”>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합작한 이호준(왼쪽부터), 김우민, 양재훈이 환호하고 있다. 대표팀 마지막 영자 황선우는 물속에서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 2023년 9월 26일 <이재명 기사회생>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차량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3일 단식을 중단한 이 대표는 흰 셔츠에 검은 정장을 입은 채 지팡이를 짚으며 걸음을 옮겼다.
  • “문제 다 풀고도 OMR 작성 못해 0점” 학교에 소송낸 학부모 결과는?

    “문제 다 풀고도 OMR 작성 못해 0점” 학교에 소송낸 학부모 결과는?

    자녀의 시험 성적에 항의하며 학교와 소송전을 벌인 학부모가 패소 판결을 받았다. 1일 인천지법 제2행정부(부장판사 호성호)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 A군 측은 최근 학교장을 상대로 제기한 시험성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했다. 사건은 4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군은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수학 시험에서 문제를 모두 풀었지만 종료령이 울릴 때까지 OMR 카드에 답을 기재하지 못했다. 시험 감독이던 교사 B씨는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A군의 OMR 카드를 회수했다. 곧바로 A군의 어머니는 이의를 제기했다. A군 측은 “시험지에 작성한 답안에 따라 성적을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학교 측은 “시험 감독 관리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 시험 종료 10분 전에도 안내방송을 했다”며 “사전에 학생 응시 유의 사항을 안내했다. 종료령이 울린 뒤에도 답안지를 작성하는 것은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OMR 카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은 A군의 책임이므로 학교는 답안지 판독 결과에 따라 성적을 ‘0점’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A군 측은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시험 감독관과 학교 측이 OMR 카드 작성 기회를 주지 않았다. 시험 진행 관련 지도도 미흡했다”며 “‘0’점 처리는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학교의 손을 들어줬다. A군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 일체를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 측은 “학교 측에서 시험 종료 10분 전 안내방송을 하고 종료 사실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A군도 10분 안에 OMR 카드 작성을 마쳐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험 종료 뒤 답안지를 작성하는 행위는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시험 성적을 0점으로 처리한 것이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기사회생했지만 여전한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검찰 추가 수사도 불씨

    기사회생했지만 여전한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검찰 추가 수사도 불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그의 사법리스크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영장 기각과 별개로 백현동 개발 비리 및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을 두고 이 대표를 기소한 뒤 법정에서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첫 재판을 앞두고 있고, 그의 최측근들은 개발 비리 의혹 등을 둘러싸고 이미 재판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대장동 비리 의혹·선거법 위반 재판 당사자 이 대표가 핵심 피고인으로서 진행되는 재판은 현재 2건이다.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는 오는 6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있다. 또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발언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 역시 지난 3월 첫 공판을 시작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두 사건은 각각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와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에서 맡고 있다. 두 재판 모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과 결이 닿아 있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혐의 사실에 대해 이 대표가 ‘윗선’으로서 얼마나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 치열한 공방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측근들을 통해 직무상 비밀을 업자들에게 흘려 7886억원을 챙기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남FC 구단주로서 4개 기업 후원금 133억여만원을 받는 대가로 기업들에 편의를 제공한 혐의도 있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2021년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중 알지 못했다”고 밝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이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기에 검찰이 추가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백현동 개발 특혜 등 사건까지 겹친다면 이 대표의 법원 출석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제1야당 대표 등 정무와 재판 출석을 병행해야 하기에 재판도 더디게 진행되고 그만큼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해소되지 않은 채 장기화하는 것이다. 측근·사건 관련자들 재판 진행도 변수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받고 있는 재판과 개발 민간업자들의 재판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측면에서는 변수다. 법정에서 ‘이 대표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거나 ‘이 대표의 선거 당선을 위해서였다’는 취지의 증언들의 신빙성을 부인하고 자신과 연관성이 없다고 증명하는 과제 역시 이 대표의 몫이어서다. 특히 이중 김용 전 부원장 사건은 지난달 결심 공판을 마무리해 가장 먼저 1심 선고가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지난달 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3억 8000만원을 선고하고 7억 900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김 전 본부장이 이 대표의 대선 예비경선 자금 용도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공모해 민간업자들로부터 8억 4700만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달 30일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상 전 실장 역시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민간업자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화천대유 지분의 일부인 428억을 제공받기로 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재판부는 정 전 실장 사건을 이 대표의 배임 등 사건과 병합해 심리할 예정이다. 대장동·위례 사건 핵심 관련자들인 유동규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도 각각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처벌 등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민간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과 관련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도 오는 12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 등도 각각 재판받고 있다. 영장은 기각됐지만…끝나지 않은 위기 이 대표의 영장이 기각된 뒤 검찰은 “법원의 결정과 근거에 대해 검찰과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장 재판이 죄가 있고 없고를 따지는 본안 재판이 아니다. 범죄 혐의에 대해 추가로 보강해 수사할 부분을 잘 찾고 범죄에 상응하는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되지 않은 ‘대장동 428억 지분 수익 약정’,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언제든 이 대표와 측근들에 대한 소환 및 수사, 기소가 가능한 셈이다. 또 지난 대선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까지 불똥이 옮겨붙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2021년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의 범죄를 덮고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언론에 전달하고, ‘부산저축은행 의혹’을 의도적으로 키우기 위해 인터뷰 보도를 내보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쟁자였던 이 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 여론을 흔들기 위한 ‘대선 개입’의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 이 대표와 관련자들이 관여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역시 더 커질 수 있다.
  • “SNS 사진 왜 지웠어요” 학창시절 교사에 50여회 문자 보낸 20대男

    “SNS 사진 왜 지웠어요” 학창시절 교사에 50여회 문자 보낸 20대男

    벌금 300만원 선고… “공포심 일으킬 스토킹” 중학교 시절 교사에게 ‘선생님 보고 싶다’ 등 문자메시지를 수십 차례 보낸 2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에게는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려졌다. A씨는 2021년 12월 과거 자신이 다녔던 충북 청주시 한 중학교 교사 B(40)씨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한 뒤 연락이 닿지 않자 ‘휴가 나오면 만나달라’ 등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A씨는 이듬해 3월까지 B씨에게 50여회에 걸쳐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을 삭제하면 ‘왜 지웠느냐’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등 피해자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연락을 했다. A씨는 또 온라인 화상강의를 위해 학교 측에서 개설한 네이버 밴드 모임에 가입신청을 하기도 했다. B씨는 A씨가 중학교를 다닐 당시 A씨의 담임이나 교과목을 담당한 적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안 부장판사는 “피해자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킬 스토킹 행위를 했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 “제 계좌번호는 XXX-XXX”…숨진 교사에 받은 돈, 더 있었다

    “제 계좌번호는 XXX-XXX”…숨진 교사에 받은 돈, 더 있었다

    고(故) 이영승 교사에게 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가 “돈을 요구한 적 없다”고 부인한 가운데, 400만원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은 정황이 나왔다. 29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영승 교사(당시 25세)는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 손을 다친 학생의 학부모 A씨로부터 지속적으로 시달려 왔다. 학생의 수술 당일 A씨의 연락을 받은 이 교사는 “죄송하다” 말을 4차례나 반복하며 “혹시 계좌번호 하나만 받을 수 있을까요? 50만원씩 열 달 동안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A씨는 다음 날 “선생님 감사합니다. XXX-XXX(계좌번호), OOO(이름)입니다”라고 계좌번호를 알려줬고, 이후 “인사가 늦었다. 치료비 송금해 줘서 감사하다”면서도 “4월부터 레이저 시술한다”며 추후 치료 계획을 알렸다. 이에 이 교사는 치료비, 즉 1차 성형수술비 100만원을 3월에 먼저 보낸 후 이후 8개월에 걸쳐 4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20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던 이영승 교사는 2019년 4월부터 매달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A씨에게 보냈다. 그런데 A씨에게 400만원을 송금한 것 외에도 추가로 100만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에서 A씨는 아들의 수술 당일 이 교사에게 사진 2장과 함께 “오늘 1차 수술을 받았네요. 참 힘드네요. 문자 보심 연락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학부모는 총 500만원을 받은 이후에도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다. 시간 되면 전화 부탁드린다”고 이 교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수업 중 사고가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학교 안전 공제회가 보상금을 지급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해당 학부모는 공제회에서 보상금을 지급 받고도, 이영승 교사에게 추가 보상을 요구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하고 악성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3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당시 학교 관리자와 담당자에 대해서는 지도감독 책임을 물어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 “호기심에 볼 수도 있지”… 여교사 속옷 훔친 아들 역성든 부모

    “호기심에 볼 수도 있지”… 여교사 속옷 훔친 아들 역성든 부모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이 여교사가 머물던 여자 화장실에 들어오고, 또 여교사의 속옷을 훔친 사건이 벌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여교사 A씨가 담임을 맡았던 학생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껴 학교를 그만뒀다는 사연을 전했다. 지방에 작은 학교에서 4학년 담임인 A씨는 지난 3월부터 화장실에 가면 누군가 따라오고, 화장실 안에 있으면 밖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인기척을 느꼈다고 전했다. A씨는 본인이 예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한 5학년 학생이 자기 교실로 황급히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남학생은 지난해 A씨가 맡았던 반 학생이었다. A씨는 결국 화장실 안에서 해당 남학생을 잡았다. A씨는 “왜 자꾸 들어오냐.(여자 화장실에) 몇 번 들어왔냐?”고 물었고, 남학생은 “솔직히 많이 들어왔다”며 “사실 여자 화장실에서 하고 싶은 게 있다. 그런데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고 싶은 그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고 했다. 남학생은 지난 3월 말부터 최소 10번 이상 여자 화장실을 들락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학생의 올해 담임에게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학생의 학부모에게 연락했다. 그러자 오히려 학부모는 “호기심에 볼 수도 있지. 화장실 안에서 마주친 것도 아니고 문을 열어본 건데 범죄자 취급을 하냐?”며 화를 냈다고 했다. 하지만 6월에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A씨가 교사 캐비닛에 넣어 놓은 짐 가방 안에서 축축하게 젖어 있는 팬티를 발견한 것이다. 그는 “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캐비닛 안에서 제 팬티가 뚝 떨어졌다. 가방도 그냥 열려 있는 상태였고 누가 뒤진 것처럼 옷가지도 빠져나와 있었다”면서 그걸 물에 적셔서 가방 옆에 올려뒀나 보더라. 가방 옆에 있던 종이들이 다 젖었더라“고 했다. 역시 이번에도 화장실에 들락거린 남학생이 범인이었다. 학교 측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교권보호위원회 소집을 준비했다. 그제야 학부모는 상담과 정신과 치료, 약을 먹이겠다며 선처해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A씨는 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아 건강이 나빠졌고, 이로 인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 국민의힘 지도부 강서구 보궐선거에 당력 집중

    국민의힘 지도부 강서구 보궐선거에 당력 집중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 첫날인 28일 서울 강서구에 총출동하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오전 강서구 발산역 앞 광장에서 열린 김태우 후보 출정식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김병민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뿐 아니라 권영세·나경원·김성태·김선동·구상찬 등 전·현직 의원들이 참석했다. 충북이 지역구인 정우택 의원도 명예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김 대표는 “강서가 계속 발전할지, 낙후된 과거를 답습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선거”라고 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오죽 신임했으면 특별사면에 복권까지 싹 시켰겠나”라며 “김 후보가 되면 대통령도 밀어주고 서울시장도 밀어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구청장이 힘쓰려고 해봐야 자기 힘으로 되겠나. 중앙정부가 돈을 주고 고도 제한도 풀어주고 서울시도 힘을 보태줘야 한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뽑아놨으면 좀 부려 먹어야 하는데, 주파수가 통하는 후보는 김태우”라고 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힘 있는 여당의 전폭적 지원과 김태우 후보의 강력한 추진력이 결합해야만 강서구 발전을 완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재판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판사는 이재명 대표가 ‘무죄’가 아니라 ‘유죄’라고 판결했다”면서 “영장 기각을 무죄 판결이라고 우기며 대통령 사과와 법무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민주당의 적반하장에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을 향해서도 “위증교사죄는 증거를 없애고 조작하는 적극적 증거인멸 행위이고 그 자체만으로도 실형 감인데, 도리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한 것은 애초부터 이 대표를 봐주기로 작심하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해괴한 모순적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판사마저도 이 대표의 위증교사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 [오늘의눈] 이재명 지도부는 왜 ‘양치기 소년’이 됐나

    [오늘의눈] 이재명 지도부는 왜 ‘양치기 소년’이 됐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의 기로에서 살아 돌아왔다. 민주당은 안도와 환영의 뜻을 드러내는 한편 정부·여당에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기 전까지 첨예하게 치달았던 계파 갈등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하지만 안도하긴 이르다. 구속영장 기각이 ‘방탄 프레임’은 완화했을지언정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라는 근본적인 문제까지 털어내진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의 원인이 된 백현동·대북송금 사건과 위증교사 혐의까지 재판에 넘겨지면 이 대표의 법원 출석은 더 잦아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미 대장동·위례, 성남FC 사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선고가 나려면 내년 총선은 지나야 한다는 게 정치권과 법조계의 중론이다. 근본적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이상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체제 전환’ 요구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종민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매주 재판을 나가야 된다. 이래 가지고 총선 때 당에 안 좋겠다 싶으면 새로운 판단을 한번 고민해 볼 수 있다”면서 “이건 전적으로 이재명 대표의 숙제다”라고 했다. 이상민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당 전열을 재정비하고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 이재명 대표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총선 전 ‘2선 후퇴’를 은근히 압박한 셈이다.이 대표는 ‘체제 전환’ 외의 방안을 강구하겠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적어도 비명계 및 중간지대의 의원들의 공감대를 얻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다. 체포동의안 표결 전으로 되돌아가 보면, 표결 당일 박광온 전 원내대표와 이 대표 사이에 모종의 약속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내대표가 신동근 의원이 전날 전체 의원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제안한 ‘당 통합을 위한 기구’ 신설을 언급했고, 이 대표가 이를 수용했다는 게 이야기의 핵심 내용이다. 박 전 원내대표가 비명계 의원들에게 부결을 간곡히 호소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가결이었다. 비명계 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지도부가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체제에서 이뤄졌던 출구전략의 결과를 보면 원인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김은경 혁신위원회’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으로 퇴색된 당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만들어진 김은경 혁신위는 결국 용두사미로 끝이 났다. 혁신안 내용도 대의원제 폐지, 공천 시 현역의원 하위 평가자 감점 강화 등에 그쳤다.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과 강성 당원들이 주장하는 개혁안을 되풀이한 꼴이었다. 당초 목적과는 한참 멀어진 셈이다.이 대표의 단식도 결과만 놓고 보면 이와 유사하다. 이 대표가 당초 단식을 시작한 목적은 윤석열 정부의 실책을 규탄하기 위해서였다. 이 대표는 정부에 ▲국정 방향 국민중심 전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천명 ▲전면적인 국정 쇄신과 개각 등 3대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단식의 끝에는 체포동의안에 대한 부결 호소가 있었다. 또 단식 과정에서 이뤄낸 결실은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유우성 보복기소 의혹 검사 탄핵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이었다. 이 역시 친명 의원들과 강성 당원들이 줄곧 주장해온 것들이다. 다시 말해서 비명계 의원들의 가결 투표는 이재명 지도부의 2가지 돌파구를 보고 얻은 학습의 결과다. 지도부가 무언가를 시도할 때마다 본래 목적은 희석되고 ‘친명 강성’ 의제들만 남았다.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 두 번으로 신뢰를 잃은 양치기 소년처럼, 이미 두 번의 불신을 자초한 이재명 지도부는 어떤 방안을 마련하든 폭넓은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이재명 중심으로 뭉치자’는 지금의 구호가 총선까지 지속되려면, 새로운 전략 마련에 앞서 의원들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다.
  • [법안톺아보기] 구하라법, 국회 문턱 못 넘는 이유는?

    [법안톺아보기] 구하라법, 국회 문턱 못 넘는 이유는?

    법안 톺아보기]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이 발생하면 관련 입법도 탄력을 받는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교권보호법’이 통과되고, 영유아 살해 사건이 이슈로 떠오르자 ‘출생통보제’가 도입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음에도 아직 통과가 요원한 법안이 있다. 바로 2020년 발의된 이후 3년째 제자리걸음인 ‘구하라법’이다. 구하라법은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가 세상을 떠난 자식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한 법이다. 2019년 가수 구하라씨 친모 사건이 알려지면서 법안이 만들어졌다. 현행 민법 1004조에 따르면 살인, 살인미수, 유언 방해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직계존속 등 법정상속인의 상속이 가능하다. 이 법은 2005년 개정된 이후 20년 가까이 현행 그대로 유지돼왔다. 법이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2010년 천안함 군인 친모 사건, 2014년 세월호 희생자의 친부 사건 등 유사한 사례들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의원 중 한 명이다. 서 의원은 ▲구하라법(민법) ▲공무원 구하라법(공무원연금법, 공무원재해보상법) ▲군인 구하라법(군인연금법, 군인재해보상법) ▲선원 구하라법(선원법, 어선재해보험법) 등 총 4종류의 구하라법을 발의했다. 이 중 공무원 구하라법은 지난 2020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 중이다. 이는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유족에게 공무원 사망자의 급여(연금, 유족위로금) 지급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법 개정에 따라 실제 급여 제한이 적용된 사례도 2건 있었다. 서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양육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순직 공무원 유족에게는 급여가 전혀 지급되지 않거나 15%만 지급됐다. 2020년 발의된 군인 구하라법도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방위원회와 법사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만 앞두고 있다. 2023년 발의된 선원 구하라법은 소관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민법을 개정하는 원조 구하라법 두 건은 각각 2020년, 2021년 발의됐음에도 지난달 법사위 소위 논의만 한 차례 있었다.구하라법의 논의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는 ‘상속인 결격사유 추가’ 방식과 ‘상속권 상실선고 도입’ 방식이 맞붙고 있기 때문이다. 상속인 결격사유 추가 방식은 쉽게 말해서 상속인이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는 등 ‘결격사유’가 있다면 상속 자격이 자연스럽게 박탈되는 것이다. 상속권 상실선고 방식은 상속권 박탈 여부를 가정법원에서 다투는 것이다. 법원이 상속 자격이 없는 이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상속이 법률상 ‘당연무효’가 되는 결격제도 방식과 차이가 있다. 서 의원을 비롯해 윤재갑·민홍철(민주당), 이태규·이명수(국민의힘) 의원의 법안은 전자의 방식을 주장한다. 법무부를 비롯해 정점식(국민의힘), 박재호·신영대(민주당), 양정숙(무소속) 의원 안은 후자를 다룬다. 서 의원은 “법무부안의 요지는 죽기 전 나를 양육하지 않은 부모를 상대로 미리 소송을 걸어서 상속권 상실 재판을 청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만 서 의원은 상속 결격 여부를 법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가로 발의해 기존 논리를 보완했다. 반면 법무부는 “불분명한 부양의무 위반은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당연무효로 하는 것보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명확하다”는 입장이다.상속 결격사유를 어디까지로 볼 건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서 의원의 안은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 한 자’로 범위를 넓게 잡았다. 그러나 이태규 의원안은 ‘피상속인에 대한 아동학대범죄로 3년 이상 실형을 받은 자’, ‘친권 상실 선고를 받아 실권이 회복되지 않은 자’로 대상을 한정했다. 이명수 의원안은 ‘중대한 범죄, 학대,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자’로 규정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상속 결격제도를 운영 중이다. 법무부가 참고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은 법원의 판단을 기초로 하는 ‘상속인 폐제(廢除)’를 시행 중이다. 다만 프랑스에서는 법원 청구에 의한 상속 배제도 가능하다.
  • [책으로 정책 읽기] 정권 따라 휘둘리는 ‘강약약강’ 정보기관의 ‘실패보고서’

    [책으로 정책 읽기] 정권 따라 휘둘리는 ‘강약약강’ 정보기관의 ‘실패보고서’

    1980년 4월 15일 보안사령관에 더해 중앙정보부장을 겸직하게 된 새 부장의 취임 일성은 “앞으로 중앙정보부는 ‘사바크’가 되지 말고 , 모사드가 되어야 한다”였다. 사바크는 이란 팔레비 왕정 당시 비밀경찰이었고, 모사드는 이스라엘의 해외첩보기관이다. 정권의 앞잡이가 아니라 국가를 지키는 선봉대가 돼야 한다는 선언인 셈이다. 새 부장 지시에 따라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그 중 하나가 국내정보인력을 대폭 줄이는 것이었다고 한다. 중앙정보부가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면 새 중앙정보부장, 1년 뒤 청와대까지 차지하게 되는 전두환(이하 직책 생략)이 깃발을 든 중앙정보부 개혁은 성공했을까. 모사드 같은 조직이 되었을까. 구조조정 작업은 한달만에 부장 지시로 중단됐다. 국가안보가 아니라 정권안보 때문이었다. 1992년 당시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썼던 김충식(가천대 교수)이 쓴 후속작 <5공 남산의 부장들>에 따르면 1980년 당시 학생시위가 갈수록 격화되자 당시 서정화(중정 차장)가 회의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금은 중앙정보부 개편 시기가 아니고, 전 부원이 나서서 사회를 혼란하게 하는 시위대, 정치 세력과 맞서서 싸워야 할 때입니다(1권 161쪽).” 꼭 학생시위가 아니더라도 정권장악에 혈안이 돼 있던 신군부로선 남산의 고문 기술자들이 절실히 필요했을 듯 하다. “죽을 뻔했던 요원들이 인사 중단으로 살아났다. 중앙정보부가 지하실 고문으로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온 것이다. 5·17 싹쓸이, 계엄령 전국 확대와 함께, 그동안 텅 비어 있던 지하실에, 무더기로 ‘정치 고객’들이 들이닥쳤다(1권 161~162쪽).” 5공화국이 들어선 뒤에는 아예 유학성 정보부장이 앞장서서 민주정의당 창당에 앞장섰으니 정보기관이 아니라 정치조직이 따로 없었다. 정보기관 개혁은 뒷전이 돼 버렸다. 그렇게, ‘사바크’로 태어났던 중앙정보부는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로 이름을 바뀐 뒤에도 줄곧 ‘사바크’였다. 그런 안기부였기에 1987년 대선 당시 안무혁(부장)은 안기부를 선거운동 선봉대로 총동원하기에 이르렀다(2권 275쪽). 1960~70년대 중앙정보부의 영욕을 다룬 전작에 이어 1979년 12·12 쿠데타 즈음부터 1988년 4월 여소야대로 이어진 국회의원 선거까지를 해부하는 <5공 남산의 부장들>은 제5공화국 정치를 다루는 르포인 동시에 정보기관 개혁의 반면교사를 위한 ‘실패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간 ‘남산’의 수장은 신군부 우두머리이자 쿠데타를 통해 대통령이 됐던 전두환, 신군부 일원인 유학성, 외무부 장관 출신 노신영, 전두환의 오른팔 장세동, 그리고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대통령이 바뀌는 전환기를 맡았던 안무혁 등 5명이다. 책에는 당시 중정-안기부의 비열한 공작 활동이 가감없이 기록돼 있다. 가령, 유학성은 미국과 협상 끝에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을 풀어주기로 하자 김대중에게 찾아가 구명서를 쓰면 풀어주겠다고 요구했다. 탄원서 쓰기를 거부하자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거듭 설득했다. “유학성 안기부장이 나서서, 스스로 가톨릭 신자라면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것을 하느님 앞에 맹세한다고도 했다(1권 230쪽).” 결국 김대중은 탄원서를 썼다. 그 뒤가 가관이다. “생각해보니 신군부의 올가미에 걸려들어, 목숨을 구걸하는 것 같았다. 탄원서를 되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유학성 부장은 ‘그렇게 잘 처리하겠다’라고 하더니, 며칠 뒤 약속을 깨고 언론에 공개했다.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어디 호소할 데도 없었다(1권 230쪽).” 안기부는 ‘김대중이 미국으로 망명할 당시 안기부가 그에게 여행경비를 주었다’는 거짓정보를 재야인사들에게 흘리는 이간질도 했다(1권 321쪽). 안기부는 1982년에는 유행가를 노동요로 바꿔 부르는 것까지 통제하려고 했다. 결국 소설 ‘꼬방동네 사람들’의 실제 주인공이자 노동운동을 하던 목사 허병섭을 연행했다. 마땅히 처벌할 법규가 없었다. 그러자 서울지검 공안부는 궁여지책으로 ‘저작권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결국 2심에서 무죄가 났지만 안기부는 대법원을 움직인 끝에 파기환송을 거쳐 유죄를 이끌어 내고야 말았다. 당시 안기부, 검찰, 경찰이 모조리 한통속이었다는 걸 확인하는 건 여러모로 씁쓸하다. 책에선 이를 “안기부 지하실이나 치안본부 대공분설의 고문 수법에 검찰도 진배없다(2권 35쪽)”고 표현했다. 이는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다는 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네가 당한 일은 검사 앞에 나가서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 검사나 우리는 다 한통속이야(2권 182쪽).” 공교롭게도 이 책에는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뒷이야기가 등장한다. 먼저 문재인. 그는 1980년 ‘서울의 봄’ 시위로 인해 체포됐는데 경찰서 유치장에서 사법시험 2차 합격 소식을 들었다. 당시 경희대 학생처장, 법대 동창회장이 유치장에 술을 들고 찾아왔을 뿐 아니라 육사1기 출신인 대학원장 김점곤이 계엄사령부를 직접 찾아다니며 구명운동을 했다고 한다. 김점근은 한국전쟁 당시 평양에 최초로 진입한 연대장이었다고 하는데, 중대장 때 휘하 소대장이 박정희였던 인연이 있었다. 그 덕분에 합격증을 받아든 문재인이 사법연수원에서 만난 동기가 박원순, 박시환, 송두환, 이귀남 등이었다고 한다.(1권 158~161쪽) 윤석열은 1980년 5월 8일 서울대에서 열린 마당극 모의재판 대목에서 등장한다(1권 122~123쪽). 윤석열은 당시 마당극 모의재판 재판장으로서 “전두환 무기징역! 신현확 사형!”을 선고했다. 당시 윤석열은 총리 신현확이 쿠데타 수괴라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그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고 한다. 윤석열은 5월 17일 전야에 보안사령부에서 일하던 친척이 집에 전화를 걸어 줘서 강릉 외가 쪽 친척 집에서 석 달간 숨어 있어서 구속을 피했다고 한다. <5공 남산의 부장들>을 읽다보면 당시 ‘남산’의 폭력이 얼마나 무지막지했는지 가감없이 드러난다. 심지어 당시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였던 저자조차 남산에 끌려가 3박4일 고문을 당했다. 빌미라는 게 1985년 8월 중국 폭격기 조종사가 대만으로 망명하기 위해 전북 이리(현 익산)에 불시착했을 당시 대만 송환한다는 기사였다. 거짓도 아닌 대만 송환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3박4일 동안 편집국장과 정치부장까지 가둬놓고 매타작을 했다는 게 지금 기준으론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당시로선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일상 다반사였다. 저자는 본인의 고문 피해 경험을 최대한 제3자 시각에서 기술한다. “김충식은 그 때 남산 지하실에서 두부모보다 큰 대용량의 안티프라민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됐다.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채주의 하반신에는 안티프라민을 바른 쇠고기가 감겼다. 피멍이 든 데는 쇠고기가 응급약이다. 얼마 되지 않아 퍼런 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2권 176쪽).”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 이 책은 고삐풀린 권력기관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들은 처음엔 권력을 등에 업은 개였다. 주인이 시키는대로 무고한 시민들을 사냥하고 물어뜯었다. 나중엔 주인의 뜻을 알아서 해석해 움직였다.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는 검찰과 법원, 경찰을 거느리는 우두머리 사냥개였다. 고문은 예사였고 협박과 이간질, 정치공작, 심지어 불법 선거운동도 예외가 아니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남산’의 역사를 알게 되면 2012년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이 이미 예고돼 있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민주화가 된 이후 안기부는 드러내놓고 ‘사냥’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권력기관 문제가 해결됐을까. 1980년대만 해도 안기부는 고분고분하지 않은 서울지검장 이창우 방을 몰래 뒤져 약점을 잡아낸 뒤 사표를 쓰게 만들 정도였다(2권 39쪽). 하지만 안기부라는 우두머리 사냥개가 사라지자 안기부 앞에서 기를 못 펴던 검찰이 새로운 우두머리가 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라는 오랜 화두를 되새길 수밖에 없는 2023년이다.
  • 담배 피운 정황 있으면 소지품 검사 가능…반성문 대신 ‘성찰문’으로 훈계

    담배 피운 정황 있으면 소지품 검사 가능…반성문 대신 ‘성찰문’으로 훈계

    이달부터 학교에서는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 기준을 담은 ‘학생생활지도 고시’가 시행 중이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을 계기로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교육부가 현장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 고시로는 정당한 생활지도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해설서도 제작됐다. 해설서에는 교사의 지시·제지·분리·훈계의 구체적인 생활지도 방법이 담겼다. 해설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기준과 지도 방법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고시에 근거한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처벌받지 않는다. Q. 수업 중 녹음은 불가능한가 A. 학부모를 포함한 제3자가 교사 동의 없이 녹음기나 스마트폰 앱으로 수업 내용을 녹음하거나 실시간으로 듣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교육활동 침해로 고발될 수 있다. 학생이 복습 같은 교육적 목적으로 녹음하는 경우는 당사자 간 녹음으로 위법이 아니다. 다만 녹음하려면 수업 전 교사에게 신청하고 허락받아야 한다. Q. 교사의 물리적 제지는 언제 가능한가 A. 학생이 법령과 학칙에 따른 금지된 행동을 할 때,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 가능하다. 자해, 학교폭력, 안전사고, 교육활동 침해, 특수교육대상자의 문제행동 등 긴급한 상황에서 인명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에게 길을 가로막는 소극적 수준의 행위와 학생의 신체 일부를 붙잡는 적극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 Q. 소지품 검사·분리보관이 가능한 경우는 A. 기본적으로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물품을 갖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로 규정한다.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수업에 부적합한 물품을 사용하는 학생에게 2회 이상 주의를 줬음에도 계속 사용하면 분리 보관할 수 있다.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나온 뒤 흡연 정황이 신고됐다면 물품 조사가 가능하다. 학교폭력, 도박·오토바이 같은 비행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을 소지했다는 신고가 들어와도 검사할 수 있다.Q. 벌청소나 반성문 쓰기는 훈계에 포함되나 A. 징벌 목적의 벌청소는 정당한 훈계가 아니다. 다만 친구의 음료수를 바닥에 엎지르거나 벽에 낙서해 청소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훈계 조치로 청소 같은 과제를 부여할 수 있다. 훈계 사유와 관련된 성찰하는 글을 쓰도록 할 수도 있다. 강제로 잘못을 시인하게 하는 반성문과 달리 성찰하는 글쓰기는 자기 행동과 타인의 기분을 돌아보기 위한 시간과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 [서울 on] 미래의 수능/김지예 사회부 기자

    [서울 on] 미래의 수능/김지예 사회부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50일도 남지 않은 요즘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공부할 분위기가 아니라고 한다. 대입 수시모집에 내신이 반영되는 3학년 1학기가 끝나면 학교 수업에 소홀해지는 학생들이 많아서다. 수능 과목이 아니면 정상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아예 ‘인강’(인터넷 강의)을 듣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정시를 목표로 한 학생들은 조퇴나 결석을 내고 학원에 가기도 한다. 대입이 삼킨 고3 교실의 씁쓸한 풍경이다. 올 수능에는 정부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등장했다. 이후 학원가에서는 ‘준킬러 문항 대비 수요가 늘어난다’, ‘반수생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킬러 문항을 없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사교육비를 잡겠다는 목표가 이뤄질지는 시간을 두고 검증해야 할 문제다. 다만 사교육비가 보여 주는 학생들의 무한 경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현직 교사들은 학생들이 학원을 찾는 주된 이유가 킬러 문항이 아니라 수능을 조금이라도 잘 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근본적으로 수능이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다른 평가 요소들이 있다면 교실이 이렇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교사들의 지적이다. 결국 학생들을 5지선다형 문제로 점수를 매겨 나노 단위로 줄 세우는 구조가 문제라는 얘기다. 수능 출제에 참여한 일부 교사들이 수억원을 받고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항을 팔아 왔다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은 이런 구조가 만들어 낸 일탈 중 하나다. 그 결과 공정성만큼은 자부해 왔던 수능의 신뢰성에도 금이 갔다. 시행 30돌을 맞은 수능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든다. 미래 사회 패러다임에 걸맞은 인재 평가 방식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학생도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1994학년도 수능 1차 지원자는 74만 2668명이었는데, 2024학년도는 50만 4588명으로 3분의2로 줄었다. 2026년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은 30만명 초반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교육의 대량 생산 체제는 이미 유효 기간이 끝났다. 수능 체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교육부가 2028학년도부터 적용할 새 대입제도 개편안을 손질하고 있다. 시안 마련을 위해 이뤄진 네 번의 토론에서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들은 미래형 대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공교육 정상화와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춘 개편은 기본이고, 장기적으로 서·논술형 수능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미 교사 임용시험 같은 국가 수준 평가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하고 있고, 시행·관리·채점 매뉴얼이 있어서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4년제 대학 총장의 절반 이상(51.8%)은 수능을 자격고사로 바꾸자는 의견을 밝혔다. 이런 의견이 얼마나 수용될지는 알 수 없다. “대대적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은 교육부가 기존 체제와의 타협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럼에도 작은 바람이 있다면 미래 교육에 단 한 발짝이라도 다가가는 개편이 됐으면 한다.
  • “작은 변화도 칭찬… ADHD 학생이 달라졌어요”

    “작은 변화도 칭찬… ADHD 학생이 달라졌어요”

    “문제행동 학생에게 맞는 일도 많습니다. 교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해결책을 찾아보고 싶습니다.”(서울 9년차 초등학교 교사) 지난 7일 서울 동대문구 동부교육지원청에 모인 초중고 교사 10명은 자신이 맡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생에 대한 고민을 하나씩 털어놓았다. 임상심리전문가가 제안한 지도 방법을 적용한 결과를 동료들과 나누기도 했다. 최근 ADHD 학생이 증가하면서 교육활동 침해를 호소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 교사들에게는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이 절실하다. 동부교육지원청은 교사들이 전문가와 함께 사례를 공유하며 해결 방안을 찾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ADHD 학생 지원 전문학습공동체’ 모임을 만들었다. 박중재 동부교육지원청 학교통합지원센터장은 “현장에서 ADHD나 경계선 지능 학생에 대한 고민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며 “일회성 연수가 아닌 1년간의 공동체 활동이라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ADHD 진료를 받은 만 6~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은 8만 1512명이었다. 2018년(4만 4741명)과 비교해 82.2% 늘었다. 코칭을 맡은 도례미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기 가정이 늘면서 아이들의 정신건강도 악화했다. 아이들의 후유증이 큰 만큼 교사들도 힘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3월부터 생활지도 기법을 익혀 교실에서 적용하면서 변화도 체감했다. ADHD 학생은 5분 체조를 하고 보상받으면 집중력이 높아졌다. 움직이기 싫어하던 아이가 선생님을 따라 교내 텃밭에 나갔다. 교사들은 작은 변화라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단호한 훈육을 병행했다. 32년차 초등교사는 “단 1분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라도 성공하면 아이들은 이 경험을 통해 변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지도 과정에서 소진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도 연구원은 “한 반에 문제행동 아이가 여럿이거나 교사가 소진됐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며 “교사들이 고립되지 않고 함께 고민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격앙된 檢 “법원이 ‘기각’ 맞춰 결론… 칼 쥐여 줘야 살해 지시인가”

    격앙된 檢 “법원이 ‘기각’ 맞춰 결론… 칼 쥐여 줘야 살해 지시인가”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입니다.” “앞뒤가 모순된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27일 검찰은 이례적으로 ‘유감’, ‘모순’ 등 강한 표현을 여과 없이 담은 입장문을 냈다. 특히 “단지 정당 대표 신분 때문에 증거인멸이 없다고 적시한 건 사법에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것 아닌지 우려가 있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재청구는 수사팀과 상의해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입장문을 통해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고 인정하고 백현동 개발 비리에 이 대표에 대한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하면서도 대북 송금 관련 이 대표의 개입을 인정한 이화영(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진술을 근거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한 판단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는 것은 증거인멸을 현실적으로 했다는 것인데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모순된 것”이라고 했다.검찰 관계자는 이날 “영장 기각 결정에 상당한 견해차가 있어 수긍하기 어렵고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법원 판단은 기각이라는 결론에 맞춘 수사적 표현으로 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법원이 대북 송금 사건의 증거인멸 우려와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 이 전 부지사의 진술에 개입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대해선 “칼을 꼭 쥐여 주고 살인을 지시해야 살해 지시인가”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 혐의에 대해 추가로 보강해 수사할 부분을 잘 찾아 범죄에 상응하는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장 재청구 질문엔 “일선 수사팀과 충분하게 협의해 수사 상황과 앞으로 계획을 점검하는 등 다시 한번 살피겠다”고 말했다.다만 검찰이 보강 수사를 하더라도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재청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오는 12월 9일까지 정기국회가 이어지는데, 회기 중 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이 다시 국회에서 통과돼야 하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새로운 증거 없이 영장 재청구를 하면 거센 역풍만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추석 연휴 이후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법원에서 일부 혐의 입증이 불충분하다는 취지로 영장 기각 판단을 받은 터라 보강 수사를 강화한다면 기소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도 법원 판단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차장검사급 간부는 “검찰 입장에선 중대한 범죄고 증거 관계도 탄탄한 데다 구속 사유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기각으로 많이 당황했다”며 “법원의 고심 흔적은 느껴지나 결론을 정해 놓고 그에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 법원 “백현동은 직접 증거 부족… 대북 송금은 다툼의 여지”

    법원 “백현동은 직접 증거 부족… 대북 송금은 다툼의 여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유 가운데 검찰이 당혹스러운 부분은 주요 혐의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법원의 지적이다. 검찰은 총 3개의 사건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는데, ‘검사 사칭 관련 재판 위증교사’를 제외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2개 사건은 직접 증거가 부족하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야당 등은 이를 바탕으로 검찰에 지속적인 공세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청구를 기각한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백현동 개발에서 공사(성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 참여가 배제된 부분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의 지위, 결재 문건,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이 대표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가 부족한 현시점에서 이 대표의 방어권을 배척해야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 참여를 막아 200억원의 손해(배임)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부장판사는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서도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비롯해 현재까지의 관련 자료를 볼 때 이 대표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방북비용을 처리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지만 최근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유 부장판사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번복된 것을 두고 신빙성에 의문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만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의혹은 법원이 이 대표의 배임죄 인정을 전제로 관여 정도가 의심된다고 했고, 대북송금 의혹은 이 대표가 관여했다고 하는 이 전 부지사 진술에 임의성(자발성)이 있다고 했다”며 “혐의 소명에 부족함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 수업 녹취 안 됩니다… 자는 학생 깨우기 됩니다

    수업 녹취 안 됩니다… 자는 학생 깨우기 됩니다

    초중고 학생들은 수업 중에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노트북 같은 휴대용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교사 동의 없이 수업 내용을 녹음하거나 실시간 청취하면 고발될 수 있다. 교육부는 27일 이런 내용이 담긴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해설서’와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 해설서’를 공개했다. 해설서는 이달부터 시행 중인 초중고교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안내해 교사들이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설서에 따르면 교원은 수업 중 졸거나 엎드려 잠을 자는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아니더라도 면학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교사의 동의 없이 녹음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수업 내용을 녹음하거나 실시간으로 청취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며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수사기관에 고발될 수 있다. 담배·라이터·술·흉기 소지를 목격하거나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는 물품을 소지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을 때 학생이 소지한 물품을 조사할 수 있다. 학부모 유선 상담 때는 교사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학교 전화의 ‘착신 전환’ 설정을 확인해야 한다. 학생이 문제 행동을 하거나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물리적 제지를 할 수 있다는 조문도 안내했다. 이 경우 교사는 길을 가로막는 소극적 수준의 물리적 제지나 학생의 신체 일부를 붙잡는 적극적인 물리적 제지를 할 수 있다. 교사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주위 학생에게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이를 증빙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학칙 개정 기간은 오는 12월 31일까지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학칙 개정 전까지는 교장이 정하는 방식대로 생활지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16번 악성 민원 시달릴 때 교장은 방관했다

    16번 악성 민원 시달릴 때 교장은 방관했다

    최근 대전에서 숨진 초등 교사 사건과 관련해 대전시교육청이 악성 민원인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교장 등 관리자 징계 절차에 나선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실시한 진상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교사 A씨는 학부모 B씨 등 2명으로부터 2019년부터 4년간 총 16차례의 악성 민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 등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일곱 차례의 민원을 제기한 것을 포함해 학교에 네 차례 방문하거나 전화로 세 차례 민원을 지속해 제기했다. 이들은 A교사를 상대로 학교폭력위원회 신고를 강행했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까지 했다. B씨 등은 “A교사가 아동학대를 하고 있다”며 무리하게 사과를 요구하거나 A씨가 담임을 이어 가지 못하도록 학교 측에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교사의 교육활동이 위축됐고,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대전시교육청은 A교사가 업무 중 교육활동을 침해받은 것을 확인해 B씨 등 2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극적인 민원 대응을 이어 온 교장 등 4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도 착수한다. A교사는 2019년 11월 학교 측에 학교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열어 달라고 두 차례 요구했지만, 당시 학교 관리자는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답변하면서도 정작 교보위를 개최하지 않았다. 또 A교사가 16차례의 민원을 받는 과정에서도 학교 관계자들은 교권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교원을 보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포괄적 동맹 격상한 ‘칠순 한미’… 상호이익 관점서 ‘새로운 70년’ 열자[한미동맹 70주년]

    포괄적 동맹 격상한 ‘칠순 한미’… 상호이익 관점서 ‘새로운 70년’ 열자[한미동맹 70주년]

    6·25전쟁 정전협정 직후인 1953년 10월 1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당시만 해도 한미동맹이 반세기를 넘어 이처럼 강력해질 것이라고 확신한 이는 많지 않았다. 대통령제를 택한 두 나라의 속성상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태생적으로 군사동맹으로 시작된 한미동맹은 ‘칠순’을 맞은 지금 가치를 공유하며 상호 호혜적 이익을 추구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거듭나고 있다.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으로까지 폭을 넓힌 한미동맹은 신냉전 구도 가속화라는 안보지형의 지각변동 속에 새로운 70년을 맞고 있다.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국익을 위해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국민 공감대가 존재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25일 문화체육관광부 의뢰로 조사한 ‘2023년 한미 관계 국민 인식조사’(만 18세 이상 1238명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2.8% 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91.6%가 ‘한미동맹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국민 절반 이상(53.7%)이 ‘한미동맹을 지속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박인휘(한국국제정치학회장) 이화여대 교수는 2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진보와 보수는 물론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앞으로도 한미동맹은 가장 핵심적인 외교안보 정책 자산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은 “미국이 1950년대 체결했던 동맹 중에서 미일동맹과 더불어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굉장히 성공한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 결속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논쟁적인 한미일 안보협력까지 도모하고 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현재 한미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고 외연 확장을 통해 역할을 확대했다”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도 잘 대응할 수 있고 대북 억지력을 강화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미중 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한미동맹 중심 외교는 시의적절했다”고 했다.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것은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이다. 한미가 함께 걸어온 지난 70년이 성공적이라고 해서 미래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한미동맹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상호이익’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은 “현재 일본·독일은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지만 70여년 전엔 미국과 죽기 살기로 싸웠던 적국”이라며 “동맹은 감정으로 되는 게 아니라 상호 국가이익이 부합해야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상호이익의 관점과 맞물려 핵잠수함 개발 제한 해제를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히는 전인범 예비역 육군 중장은 “한미 원자력협정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 호주엔 핵잠수함을 용인하면서 한국엔 못 하게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시작전권 환수도 시급하다. 국방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낸 진호영 예비역 공군 준장은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학생에게 가정교사가 있으면 든든하겠지만 어디 가정교사가 학생 대신 시험을 치러 주겠습니까’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며 “아무리 좋은 친구라도 모든 도둑을 막아 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을 추구하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의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은 가장 큰 도전이다. 김 연구부장은 “핵전쟁 위협뿐 아니라 다양한 회색지대 도발에 한미가 어떻게 공통된 대응방향을 정립할 것인지가 숙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확장억제의 실효성과 신뢰성은 한미동맹의 잠재된 갈등 요소”라고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 가능성은 또 다른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거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터무니없는 증액을 요구하는 등 동맹의 신뢰를 허무는 미국 우선주의, 일방주의 외교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구연 강원대 정외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이 가져올) 그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캠프 데이비드 선언’이 나왔다고 본다”면서도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트럼프 캠프와 선제적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북아 안보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전례 없는 강화에 따른 ‘반작용’도 잠재적 위협요인이다. 위 전 대사는 “한미동맹의 강화는 ‘리액션’을 촉발하게 된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며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결하는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면 안보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동맹이 강화하면 ‘연루’의 위험이 있고 반대가 되면 ‘방기’의 위험이 있다”며 “트럼프 1기 때는 방기의 위험성이 높았다면 지금은 연루의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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