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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대 ‘고딩’을 아시나요/16일 개봉 말죽거리 잔혹사

    90년대 초 시집과 영화로 ‘압구정 키드’에 관심을 두었던 유하(41)감독의 시선이 이번엔 ‘이소룡 키드’로 향했다. 16일 개봉하는 ‘말죽거리 잔혹사’(제작 싸이더스)는 고교 2년생 현수(권상우)가 성장하는 아픔을 다룬 영화다.“누구나 인생에서 추억에 남는 시절이 있다.”라는 대사로 문을 여는 이 ‘추억 영화’의 관건은 그 추억이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가다.그래서인지 유하 감독은 ‘보편적 추억의 저장소’인 고교시절을 골랐다. 영화는 78년 서울의 정문고를 배경으로 ‘이소룡의 절권도’로 상징되는 당시 청소년들의 풍속도와 가슴 설레는 짝사랑을 축으로 촘촘하게 짜여진다.전체적 분위기는 검은 교복이 가득한 흑백사진 앨범을 보는 것 같다. 앨범의 주인공 현수는 약간 소심한 성격의 전학온 학생.이런 저런 계기로 학교 짱(싸움을 제일 잘하는 학생을 뜻하는 은어) 우식(이정진)과 빨간책(음란 서적)을 공급하는 햄버그(박효준) 등과 친해진다.그러다 버스 속에서 은주(한가인)를 보고 첫눈에 반해 가슴앓이를 하지만 우연히 상급생들에게 희롱당하는 은주를 구해준 우식의 적극적 애정 공세에 은주의 마음이 쏠리면서 현수의 속앓이는 깊어간다. 115분의 상영시간은 단추 한두개를 풀어젖힌 ‘검은 교복’에 담긴 추억을 되살려주는 다양한 소도구들로 채워진다.생생하게 되살려낸 고교생들의 은어,콩나물 시루같은 통학 버스,선도부의 복장검사,옥상 위의 맞장뜨기,사복 차림으로 들어간 ‘고고장’과 원스텝 춤 등을 섬세하게 비춘다. 영화는 교실 안 낡은 음화의 재현에서 성큼 나아가 ‘이소룡 키드’를 억압하는 사회의 모순도 슬쩍 건드린다.‘말죽거리’는 재개발과 졸부로 대변되는 당시 천민자본주의를 암시한다.개발과 속도로 치닫던 ‘말죽거리 사회상’은 한창 상상력을 꽃피울 나이의 예민한 감성을 억누르는 ‘잔혹사’를 낳는다.학교를 지배하는 성적 제일주의를 향한 규율과 통제,사학 재단의 권위적 행태,부모의 위상이 학생에게도 대물림되는 모순 등은 “대한민국 학교 X같아.”라는 현수의 말로 압축된다.이 질식할듯한 공기 속에서 10대들은 이소룡의 쌍절곤과 괴음,입장불가의고고장에서 ‘탈주의 몸부림’을 찾았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하려고 한 탓인지 메시지는 분산되고 흐릿하다.현수의 방황과 사랑을 넘나드는 대목은 늘어진다.또 우식과 소원해진 뒤 현수와 가까워지던 은주가 우식의 가출에 합류한 상황 설정도 애매하다. 그렇다고 이런 느슨함이 영화의 빛을 가리지는 못한다.세련되지 못해서 더 자연스러운 잇단 액션 신과 만화경같은 고교 풍속도는 눈길을 강하게 빨아들인다.영화 전반에 흐르는 ‘아름다웠던 시절’은 관객을 회상에 젖게 한다.그 색깔은 30대 이상에게는 ‘쌍절곤’과 70년대 팝송 등에서 떠오르는 아스라함으로,비슷한 시기를 ‘컬러 교복’으로 보냈거나 입고 있는 세대에게는 형이나 아버지 때의 진기한 풍경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껴입는다는 편견을 버려!/겨울패션 얇게 슬림스타일의 모든것

    속담에 “여름 멋쟁이 떠 죽고,겨울 멋쟁이는 얼어 죽는다.”고 했던가.옷을 두껍게 껴입어 한파를 이겨내야 할 듯한 겨울에 얇게,날씬하게 연출하는 슬림(slim) 스타일이 유행이다.허리는 조이는 코트,얇지만 따뜻하게 연출하는 패딩 점퍼,다리 라인을 따라 흐르는 부츠,간편하면서도 심플하게 두르는 머플러,찬듯 안 찬듯 피부에 밀착되는 시계….슬림 스타일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베스띠벨리 박성희 디자인실장은 “올 겨울 코트는 60년대 모즈룩과 밀리터리룩의 영향으로 심플하고 모던하다.”며 “미니멀한 실루엣,밝은 컬러감,로맨틱한 여성미로 표현되거나 남성 코트나 장교복 등을 변형시켜 매니시한 스타일로 연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허리 라인을 살리는 벨트 장식이 있는 스타일,A라인의 여성스러운 하프 코트,장교복 스타일을 변형한 매니시한 스타일의 코트가 인기.이중에서도 큰 버튼이 달린 ‘피 코트(pea coat·선원이 입는 유니폼에서 유래한 스타일)’가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다. 미니스커트,화려한 컬러의 불투명한 패션 스타킹에 피코트를 매치해 남성미에 여성스러움을 가미한다. 남성 코트는 정장과 캐주얼에 두루 입을 수 있는 ‘더플 코트’는 주춤한 반면 각진 어깨 라인에 심플하게 떨어지는 전형적인 ‘체스터필드 코트’가 다시 인기다. 디자인,색상,소재의 변화로 올해 패딩이 날씬해졌다.꼼빠니아 신남진 디자인실장은 “패딩이 무조건 뚱뚱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며 “보다 슬림해진 디자인에 코디까지 신경쓴다면 추운 겨울,따뜻하면서도 3㎏은 날씬하게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쪽에 세로 절개선을 넣은 후드형(모자 달린) 점퍼는 귀여우면서도 시선을 가운데로 모아 전체적으로 슬림해 보인다.또 겉면 소재는 얇지만 안감이 폴라폴리스로 돼 있어 가볍고 따뜻한 재킷 형태도 좋은 아이템.소매와 허리가 니트 소재로 된 점퍼,후드와 허리끈 부분에 체크 배색을 한 코트,브랜드 로고로 심플하게 포인트를 준 점퍼는 시선을 분산시켜 날씬해 보이는 착시효과를 준다. 구두 끝이 뾰족한 스타일은 슬림한 라인으로 여성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블랙,브라운등의 민무늬나 같은 계열의 색상을 ‘톤온톤’으로 매치한 스타일,버클·리본 장식이 더해져 화려함을 주는 디자인들이 많다.가늘고 섬세한 하이힐은 다리를 길고 슬림해 보이게 하는 데 최고의 아이템.허벅지가 꼭 조이는 ‘스키니 팬츠’나 몸에 달라붙는 스커트에 코디하면 더욱 세련돼 보인다. 다리를 따라 흐르는 라인의 타이트한 부츠와 발목 부분에서는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히는 부츠(‘루스 피트’ 스타일)가 특히 강세를 보인다.또 발목에 슬림하게 달라붙는 디자인은 세련되면서도 슬릿이 들어간 미니 스커트와 함께 섹시함을 준다. 남성 구두는 디지인이나 컬러에서 선택의 폭이 좁지만 장식이나 컬러 등이 점점 다양화되는 추세다.회색·검정 정장에 스티치,버클 등으로 깔끔하게 포인트를 주면서 심플한 구두가 사랑을 받고 있다. 두껍고 답답한 옷차림의 겨울에는 소품 하나도 버겁게 느껴지지만 최근에 나온 소품들은 ‘보다 가늘게,있는 듯 없는 듯’을 컨셉트로 삼은 듯하다. 세계적인 시계업체인 스위스 스와치 그룹은 최근 두께 3.9㎜,무게 12g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와치 스킨’을 선보였다.손목에 밀착돼 찬 듯 만 듯한 느낌의 이 시계는 패셔너블하고 섹시한 디자인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겨울 유행한,두 개의 다른 머플러를 친친 감은 ‘배용준 스타일’보다는 목 주위를 편안하게 감싸며 늘어뜨리는 스타일이 스트리트 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 ‘하자센터’ 작업장교육 졸업생과 어머니 이야기/“문제아라고요? 꿈 일찍 찾은거죠”

    해마다 전국 5만여명의 중·고등학생이 학교를 떠난다.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학교를 떠난 아이들은 ‘중도탈락자’란 불명예로 기억된다. 여기, 학교를 떠났지만 자신의 꿈과 일을 찾아낸 아이들이 있다.대안학교‘하자센터(서울시 청소년 직업체험센터)’내 ‘하자작업장학교’가 바로 그곳으로,18일,첫 졸업생 3명을 배출한다.더욱이 이들 뒤에는 “더 빨리 학교를 그만두게 했더라면…”이라고 후회할 만큼 자녀를 믿고 격려하는 어머니가 있다. 졸업식 행사기획과 준비에 한창 바쁜 졸업생들을 12일 저녁 8시,하자센터에서 그들의 어머니와 함께 만났다. 학교가 몸에 맞지 않았던 아이들의 ‘학교만들기’프로젝트라 이름한 하자작업장 학교의 첫 졸업식 주인공은 원,남이,제리 등 3명. 처음 하자센터 문을 열면서 부터 ‘함께 했던’ 아이들은 스스로 학교를 만들었고,배우고 싶은 것을 정해나갔을 뿐아니라 관심분야의 교과목을 개설해 학생인 동시에 가르치는 역할도 해냈다.세 사람은 졸업식을 자신의 학습여정을 보여주는 전시장이자 공연장이자 토론장으로 꾸밀 계획이라 했다. ●학교를 떠난 아이들,어떻게 변했을까 원(21)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꿈을 위해 고1때 학교를 떠났다.그후 하자센터의 개관과 함께 10대를 위한 자치회의,포럼,파티 등을 기획했다.‘학교는 아버지다’‘왜 다시 학교인가’등 교육문화에 대한 첨예한 비판과 대안학습에 대한 자기고민을 담은 글을 썼다.영상작업자(감독)로 첫 데뷔한 작품 ‘바다를 간직하며’는 여성영화제,전주영화제 등에서 상영됐고 졸업프로젝트인 단편퀴어영화 ‘헬멧’이 인디비디오페스티벌에서 상영 중인 영화감독이자 칼럼니스트다. 남이(20)는 입시미술이 미술의 전부인 줄 알고 절망하다가 진로를 바꿔 하자센터에 왔고,그후 ‘파티기획자’로 경력을 쌓았다.교복파티,가면파티 등 컨셉트가 있는 파티를 준비하고 만들어가면서 오히려 디자이너에 대한 동기와 욕구를 발견했다. 하자센터내 10대들이 운영한 명함회사에서 시각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을 쌓은 이래 좀더 본격적이고 섬세한 디자인 수업을 위해 올해삼성아트디자인학교(SADI)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공에 진학,두 개의 학교를 동시에 다녀왔다. 제리(20)는 천부적인 엔지니어로 각종 자격증을 갖고 있다.하자센터에 들어온지 3주만에 인턴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래 ‘제리넘버원’이란 개인잡지를 두권 발간했다.팔레스타인 평화연대의 간사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대안학습경험을 쓴 단행본을 준비중이다. ●아이는 소유물이 아닌데… 원의 어머니 오숙희(44)씨는 “용감한 어머니”로 불린다.물론 ‘용감’이란 말은 ‘이상하다’는 속뜻을 감추고 있음을 오 씨는 잘 안다.“원이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화를 유난히 좋아하긴 했지만 공부도 소홀하지 않았어요.인천 간석여중 3년동안 장학생이었는데 아이가 학교 안가겠다고 한다고 덜컥 중퇴시켰다는 사실이 아직도 다른 어머니들 사이에선 이상하게 이야기될 정도지요.물론 저도 말렸죠.혹시 성적이라도 나빴으면 아깝지나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고,아무래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도 못했구요.” 그러나 오 씨는 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하지만 작업장학교를 만들면서 영화 일을 해온 딸 원의 학습여정을 지켜보면서 “학교 그만두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단다.게다가 한 발짝 더 나아가 “진작 학교 그만두게 했을 것을,괜히 부모 욕심때문에 아이 고생시킨 것같아 가슴아프지요.부모가 아이에 대한 신뢰만 갖는다면 아이들은 절대로 잘못되지 않아요.”라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제리의 어머니 양춘화(48)씨도 고교를 중퇴한 아들에 대해 “너무 작업에만 마음이 팔려서 건강을 잃을까 염려될 뿐,아무 걱정없다.”고 만족감을 표했다.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유난히 컴퓨터를 잘 만졌고,중학교때부터 음향엔지니어로도 활동해 돈을 벌기도 했을 만큼 남달랐기 때문에 기대도 컸던 아들에 대해 부모욕심을 내세우지 않은 것을 오히려 다행스럽게 생각한단다.“누나들처럼 착하고 무난하게 지냈으면 하고 바랐던 적도 있었지만 제리가 작업장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놀랐어요.정말 이렇게 교육이 바뀌어야겠구나 생각하기도 했구요.” ●누구나 학교를 떠날 수 있다 원은 “제가 엄마를 설득하면서,혹은 저 스스로 했던 말이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였어요.하지만 이런 제 마음도 모두 강박적임을 발견했어요.자퇴하니까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성공한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보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젠 즐겁게 작업을 하고,내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자센터에서 ‘원칙주의자’로 불리는 제리는 교사들과도 적잖이 부딪히며 지냈다.마음이 열린 교사들과 스태프들로서는 최대한 편하게 서로를 대했으나 그는 잘못된 것은 자신이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단다.“하지만 제가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겁이 없었나 돌아보게 되지요.그만큼 제가 성장한 겁니다.작업장 학교에서요.” 하자센터의 조한혜정 교장은 아이들과의 지난 4년을 ‘시대적인 실험’이었다고 설명하면서,“이 아이들을 통해 10대가 답답해보여서 도와주고 싶어도 그들이 물어오기 전에는 알려주면 오히려 부작용이 난다는 것,그리고 10대들은 머리로는 알고있어도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으니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그리고 ‘석·박사학위를 받은 제자를 내보낼 때보다 덜 걱정이 된다.’고 이들의 새출발을 격려했다. 허남주 기자 hhj@ ■작업장 학교는? ‘하자센터’는 서울시가 연세대에 위탁,운영하는 청소년직업센터로 99년 12월에 서울 영등포에 개관했다.‘스스로 업그레이드 하자’‘하고 싶은 일하면서 먹고 살자’‘자율과 공생의 원리’등을 모토로 하는 곳으로,대안적인 공교육 체제의 교육모델을 제시할 것으로,일찌감치 기대의 대상이 됐다. 2001년 9월,하자센터안에 만들어진 작은 실험학교 ‘하자작업장 학교’는 ‘탈학교’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아닌 학교’다.‘작업장학교’ 즉 production school로 기존의 학교가 틀에 박힌 교과과정을 주입시키느라 스스로 생산적인 일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하는 곳이란 인식하에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산하는 것을 장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는’아이들은 한 학기에 15∼20명선,3년제로 전체학생은 100명을 넘지 않는데 졸업도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준비가 되면 졸업하는 형식이다.즉 스스로의 경력과 학력을 만들며 준비를 끝낸 아이들이 ‘산’을 내려갈 때를 정하는 것이 졸업이라 했다.올 12월에 이어 내년 2월에도 몇 사람이 졸업할 것이라 한다.
  • [젊은이 광장] 지방대학의 홍보전쟁

    요즘 캠퍼스 곳곳에서 교복 입은 학생들이 줄을 지어 이곳저곳을 다니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이들은 올 수능시험을 치른 지역 고등학교 수험생들로 대학에서 마련한 ‘캠퍼스 투어’,‘입시설명회’에 참여하기 위해 캠퍼스를 찾은 학생들이다.우리대학뿐만 아니라 일부 지방대학에서는 ‘등록금 면제’와 ‘기숙사 제공’,‘해외어학연수 지원’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수험생들을 모으고 있다.이는 신입생 수가 대학정원을 밑돌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각 지방대학에서 생존을 위해 선택한 홍보방식이다. 대학이 홍보에 열을 올리게 된 것은 ‘대학정원 미달사태’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9월 민주당 설훈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방대학 정원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전국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2000년도 97.8%,2001년도 98.4%,2002년도 94.5%,2003년도 94.5%로 낮아지는 추세다. 전국 평균은 아직까지 90% 이상의 충원율을 보이고 있으나 전남,광주,전북,경북,경남 지역 등은 충원율이 80%대로 낮아져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반면 수도권 소재 대학에서는 지방 학생들의 유입으로 2003년도 입시에서 정원을 모두 채워 100%를 넘어섰다. 수험생들의 수도권 대학 선호현상은 지방대학이 손놓고 앉아 있을 수 없게 된 계기가 됐다.이미 지방 일부 대학에서는 전체 정원의 50%도 채우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 형편에 놓여 있다.대학퇴출은 시간문제인 것이다.과거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경쟁력 없는 대학이 속출하고 교육기관으로서 기본적인 요건도 갖추지 않은 대학이 난립하면서 이는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더불어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학벌주의,수도권 중심주의가 한몫하면서 지방대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학문탐구와 지역사회 발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대학 구성원들이 본연의 임무는 뒤로 한 채 신입생 유치에 뛰어들겠는가.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교수들은 2인 1조로 팀을 이루어 수업이 없는 날이면 바리바리 기념품들을 싸들고 지역 학교를 순회하는 보따리 장사가 돼야 한다.재학생들 역시 대학을 홍보하는 도우미가 되어 자신의 모교와 인근 학교를 찾는다. 그뿐인가.대학에서는 엄청난 돈을 들여 언론매체에 광고를 내보내며 갖가지 홍보행사,인쇄물을 찍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하지만 입시철 반짝 이벤트의 끝은 너무도 초라하고 안쓰럽다.비슷한 수준의 다른 대학에 비해 얼마나 많은 수험생들이 지원했는지 또 실제 등록률이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 대학관계자들은 입시의 성패를 가늠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처럼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입시전략으로 지방대학은 매년 연명하며 ‘일류대학’을 꿈꾸고 있다. 정작 신입생들이 대학에 입학해 어떤 교육환경과 내용으로 학업에 전념하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일 수 있는,경쟁력과 대안을 찾는 일은 게을리 하면서 말이다.일단 입학만 하면 학생이 알아서 공부해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현실과 형식적인 대학운영은 되레 재학생들의 편입과 재수를 부추기고 있다.대학은 떠나가는 학생들을 속수무책으로 방치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고 소모적인 경쟁을 하고 있는 지방대학의 현실 속에 갖지 못한 자들의 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때문에 많은 지방대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선택의 여지가 없이 언제,어떻게 이해관계에 얽혀 간판을 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온갖 수식어구로 치장된 글귀를 외치는 지방대학의 모습은 처량하기만 하다. 임 현 재 안동대 신문사 편집부장
  • [씨줄날줄] 치마 교복

    중 3년생인 아들 녀석이 오늘 따라 유난히 수다스럽다.아들의 표현에 따르면 양아치와 날라리들이 모두 특차 모집하는 특정 고교를 지원했다는 것이다.지원 이유는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는 그 학교의 교복이 멋있기 때문이라나.이따금 눈에 띈 그 학교 학생들의 교복은 훨씬 세련되게 보였을 뿐 아니라,특히 여학생 교복의 치마는 다른 학교에 비해 유난히 짧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들 녀석은 그 학교를 지원한 날라리들이 평소 교실에서도 느끼할 정도로 멋을 부린다며 연신 흉을 보면서도 날라리들의 꽁무니를 쫓아간 양아치들이 한편으로는 부러운 모양이다.하긴 어느날 교복 바지를 쫄바지처럼 몰래 줄여온 아들 녀석도 아버지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린답시고 등굣길에 교복 치마를 짧게 줄여 입은 여학생들이 학생부장에게 걸려 혼쭐났다고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았던가. 예나 지금이나 획일화된 교복에 변화를 가해 기성 권위에 도전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30년 전에는 나팔바지에 바짓단을 늘어뜨려 길바닥의 먼지를 쓸고 다니는것이 유행이었는데,요즘은 실밥이 터질 정도로 교복을 최대한 줄여 입는 것이 ‘짱’이라고 한다.‘연예인 따라하기’라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우리네 젊은이들이 숨막힐 듯한 교복으로 입시의 중압감을 표출한다는 다소 학구적인 해석도 있다.모든 중·고교의 교칙이 두발과 교복의 길이,양말 색깔까지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해석도 일리는 있는 듯하다. 여성부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를 열어 여학생에게 치마 교복만 입게 한 규정은 남녀차별의 소지가 있다며 치마와 바지 교복을 선택해 입을 수 있도록 권고하기로 했다고 한다.치마 교복을 강요하는 것은 전근대적 의식의 반영이자 여학생의 행동과 태도를 규제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하지만 겨울 추위를 치마 교복으로 견뎌야 하는 고통이나 못생긴 다리를 감추려는 여학생의 고민에는 미치지 못하는 논리인 것 같다. 지금은 50줄을 훨씬 넘긴 누나가 바지 교복을 입는 여학교에 진학했을 때 “쯧 쯧,여자가 바지 입고 설치면 팔자가 사납다던데…”라던 할머니의 말이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나도 남녀차별론자인가. 우득정 논설위원
  • “치마교복 교칙 남녀차별”여성부, 중·고 2181곳 시정 권고

    중·고 여학생들에게 교복으로 ‘치마’만 착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남녀차별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부는 24일 남녀차별개선위원회를 열고 교복에 대해 직권조사를 심의한 결과 전국 4036개 중·고교 중 51%에 이르는 2181개 학교가 교칙에 규정하고 있는 ‘여학생의 치마 착용’을 ‘치마와 바지 중 선택 착용’으로 고칠 것을 개선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위원회는 “학교교칙에서 여학생에게 치마만을 입도록 강제하는 것은 관행적이고 전근대적인 의식의 반영이다.또 합리적인 이유가 부족할 뿐 아니라 여학생의 행동과 태도를 규제하게 돼 성별에 따른 차별적 감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규정상에는 치마와 바지 중 선택착용을 규정하고 있는 전국 1715개 중·고교에서도 대부분 여학생에게는 치마를 착용케 하고 있어 앞으로 이 권고는 중·고교생들이 자신의 의사와 개성에 따라 교복선택의 자율권을 갖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여성부 김태석 차별개선국장은 “이 권고는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조사과정에서 남녀차별 사항임을 인정하고,이를 시정할 것을 밝힌 학교가 많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hhj@
  • “어린시절 가난이 남돕는 힘됐죠”천주교 대전교구 전민동성당 김동억 신부

    “제 어린 시절에 지독한 가난을 체험해 그런 학생을 돕고 싶었습니다.” 사재를 털어 소년소녀가장을 돕고 있는 천주교 대전교구 전민동성당 김동억(金東億·69) 신부는 어릴 적 겪은 가난이 자신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소년소녀가장에 2억 2000만원 장학금 김 신부는 지난해 가을 2억 2000만원을 충남 논산 대건고에 소년소녀가장 학생을 돕는 데 쓰라고 기탁했다.학교측은 ‘설암장학회’를 만들어 매년 학생 8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당초 이 돈은 천안 성황동성당 신부로 있을 때인 지난 99년부터 소년소녀가장 출신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던 것이었다. 김 신부는 “IMF 한파 이후 어려움을 더 겪고 있는 소년소녀가장 학생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그가 내놓은 장학금은 신자들이 ‘용돈하라.’면서 때때로 건네준 돈과 평생 월급을 아껴 모은 것이다.그는 이 돈의 이자를 활용,충남도가 추천해 준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어왔다.추천받은 대학생 5명이 이 돈으로 학비를 해결했다.김 신부는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는학생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뿌듯했지만 좀더 어린 소년소녀가장 학생들을 위해 쓰고 싶어서 이번에 고등학교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그 자신도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충남 당진 합덕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몇푼 안되는 학비가 없어 초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했다.독학으로 나중에 중학교 2년에 편입,졸업장을 딸 수 있었다.학교를 가지 못해 집에서 일하거나 혼자 공부할 때는 교복을 입은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돈이 없어 잡은 물고기를 팔아 책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그것마저 여의치 못할 때는 이웃들에게 빌려 읽었다고 한다. ●하느님·신자를 위하는 사제로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부모의 영향으로 농업고를 졸업한 뒤 서울 가톨릭대에 진학,1961년 사제의 길로 들어섰다.첫 부임지인 충남 부여군 금사리성당에서 농민들과 함께 보(냇물을 막아 두는 둑)를 건설,천수답을 비옥한 밭으로 만드는 일을 계기로 남을 돕는 그의 삶이 시작됐다.청양에 있을 때는 ‘막장 생활’을 하는 광부들에게 쌀을전하며 삶의 의지를 북돋워 주기도 했다. 지난 89년부터는 10년 동안 브라질 상파울루와 미국 LA에서 선교활동을 했다.브라질에서 선교할 때는 옷장사를 하는 교포들과 함께 북부의 가난한 본토 주민과 나환자를 도왔다.또 94년 브라질 한인 교포를 ‘조센징’이라고 조롱하는 일본인을 살해,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던 거제포로수용소 출신 ‘김남수’란 동포를 감형시킨 뒤 고국으로 귀환해 충북 음성 꽃동네에 정착시키는 데도 한몫했다. 사회참여 활동에도 적극 나서 박정희 정권 때인 80년대,해외 선교활동을 떠나기 전까지 정의구현사제단에 동참해 독재타도를 부르짖었다. 그래도 김 신부는 “하느님과 신자를 위해 좀더 사제답게 살았더라면 내 삶이 더 풍족했을 것”이라고 전한다. ●“은퇴해도 봉사는 계속하고 싶어” 그는 틈틈이 시를 쓴다.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란다.사진도 전문가 수준이다.최근에는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과 시,성당 주보에 실었던 글들을 한데 묶어 ‘임의 이름은 하늘에서 빛나고,임의 손길은 땅에서 아름답습니다’라는 칠순 기념 작품집을 냈다. 충남도는 오랫동안 도내에서 사제생활을 해오면서 소년소녀가장 학생들을 돕고 있는 뜻을 기려 김 신부를 ‘자랑스러운 충남인’으로 추천할 계획이다. 42년간 사제생활을 해온 그는 내년에 은퇴한다.이후에도 그는 “남 돕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한다. 김 신부는 “요한복음 ‘위양진명(爲羊盡命·내 양을 위해 목숨을 다한다)’이라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이같은 일을 할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글·사진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집중기획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상)김춘옥 할머니의 고달픈 삶

    “죽기 전에 하루 밤만이라도 따뜻한 방에 자봤으면….없는 사람에겐 추위보다 더위가 낫지요.” 창고같은 허름한 건물에 딸린 어두컴컴한 방 2칸을 월 6만원씩에 얻어 정신이상자인 큰 아들(49)과 작은 아들의 딸(15·중2)·아들(14·중1) 등 세 식구를 데리고 살고 있는 김춘옥(75·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할머니는 눈앞에 닥친 겨울이 걱정이다.말이 방이지 일년내내 불 한 번 땔 수 없는 냉방에서 겨울을 지낼 생각을 하면 아픈 무릎이 더 쑤시고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온기가 있어야 얼어 죽지 않는다.”며 지난해 겨울 이웃주민이 갖다 준 중고 전기장판은 아직 쓸 때가 멀었다.전기료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한 겨울 밤,잠시 켜는둥 마는둥 한다. 김 할머니는 3살과 2살 되던때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손녀·손자를 데려와 지금까지 키우고 있다.아이들 아버지는 혼자 이리저리 떠돌이 생활을 하다 지난해 교통사고를 내 교도소에 가 있다. 김 할머니 가정의 고정 수입은 지난 1999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돼 국가로부터 다달이 생계비로 지원받는 40여만원이 전부다.매달 방세와 수도료·전기료로 20여만원,쌀값 15만원,가스비와 아이들 준비물 비용으로 1만원씩이 고정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네 식구가 입에 풀칠을 하기에도 늘 벅차다. 손녀·손자는 가방만 겨우 들려 학교에 보낸다. 속옷은 입혀본 적이 없고 겉옷은 거의 남들이 준 것이다.학원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책 한 권 제대로 사줄 수 없는데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학교에 가는 손녀·손자가 기특할 뿐이다.학교에서도 딱한 사정을 알고 급식비를 해결해주는 등 신경을 써 주는게 고맙다. 둘째 손자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할 때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새 교복 한 벌이 얼마나 좋았던지 할머니 앞에 몇번이나 치켜들어 보이며 자랑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감기나 웬만큼 아픈 것은 참고 견디다 보니 오히려 건강하다.할머니는 애들이 한창 먹을 나이에 뭐든지 잘 먹는데 제대로 먹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얼마 전에는 쌀이 바닥나 집앞 빈터에 심어 놓았던 호박 하나를 따 죽을 끓여 주었더니 둘이서 눈깜짝 할 새에 다먹어 치우고는 ‘더 달라.’고 졸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6개월째 못내고 밀려 있는 방세가 할머니의 당장 고민거리다.날씨가 추워지자 할머니는 그동안 틈틈이 주워 모아놓았던 종이상자를 방 장판 아래 두툼하게 깔았다. 찬 방바닥 냉기를 최대한 막아야 조금이라도 덜 춥게 겨울을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햇볕이라도 쬘 수 있어 괜찮은데 냉방에서 추운 겨울 밤을 새는 일은 여간 힘든게 아니지요.겨울은 왜 그렇게 긴지….” 김 할머니는 지난 겨울 아이들이 “추워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길래 “너희들이 따뜻한 방에 지낼 복이 되느냐.”고 말해놓고는 한동안 목이 메었다고 한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가 많아,내 한몸도 간수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한심한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할머니는 “애들이 이제 어디가서 심부름을 해도 밥은 굶지 않겠지만 불쌍하게 큰 놈들이라 꿋꿋하게 제 앞가림을 하는 것을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량면 복지담당 간규태씨는 “관내에 이처럼 할머니와 사는 손자가정이2∼3가구 된다.”면서 “다른 농촌지역에도 이혼하거나 어머니가 가출하는 바람에 손자손녀를 데려다 키우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해체 원인·문제점 결손가정 어린이의 증가는 최근 급증하는 가정해체에서 가장 큰 원인을 찾을 수 있다.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이후 이어진 경제불황과,이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풍조 등으로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단란했던 가정이 하나 둘씩 산산조각나고 있다. IMF 당시에는 대량 해고에 의한 경제난이 가정해체의 주 원인이었다.지금은 달라졌다.각종 언론매체의 확대보급으로 사회가 급속히 서구화되면서 자녀를 볼모로 한 ‘불행한 결혼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부부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가정해체의 주범은 이혼 결혼 5년 만에 이혼한 H씨(36·여)는 “주변의 이목 때문에 참고 살았지만 내 인생을 당당하게 찾는 게 낫겠다 싶어 이혼을 결심했다.”면서 “아이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혼건수는 14만 5324건으로하루 398쌍이 갈라섰다.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은 3.0으로 10년전인 92년(1.2)에 비해 2.5배이상 늘었다.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소장 최중열·39)가 조사한 ‘경남도내 가정위탁 세대 현황’도 부모의 이혼이나 재혼이 가정해체를 가져왔음을 보여주고 있다.최 소장이 최근 도내 가정위탁 소년·소녀 691명을 면접,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아버지가 가출하자 엄마도 가출했거나 이혼한 사례가 174명이나 된다.아버지가 질병이나 사고로 사망하자 엄마가 재혼했거나 가출한 사례는 239명으로 집계됐다. 더 큰 문제는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해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인터넷 채팅에 빠진 중년,장기실업자와 노숙자 같은 사회적 무기력층,30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 등으로 언제,누가 또 가정을 버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허술한 사회안전망 사회·경제적 능력이 약하거나,늙고 병든 조부모 손에 맡겨진 아이들은 ‘고아 아닌 고아’로 자란다.대부분 학습능력이 부진하고,소외감과 열등의식으로 교우관계도 원만치 않다. 대구대정신건강상담센터 최웅용(심리학박사) 소장은 “조부모 등 친인척의 손에서 어렵게 자라는 아이들은 경제적·심리적 결핍으로 성장과정에서 반사회적 심리를 갖게 되거나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사회안전망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지난 96년부터 할머니(77)와 함께 살고 있는 경북 군위군 G초등교 김영일(가명·13·6학년)·영민(가명·11·4학년)군 형제는 정부가 주는 월 30여만원의 생계비와 양육비 13만원(1인당 6만 5000원)으로 생활한다.김장철이면 김장비 12만원이 따로 나오지만 정부와 자치단체의 정신적인 지원은 없다.이 때문에 가정위탁사업은 겉돌고 있는 것이다. 현도사회복지대 이태수 교수는 “우리나라의 사회보장비 지출은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이며,선진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 1만달러 시대와 비교해도 절반 정도”라며 “사회보험과 기초생활보장제도,각종 수당제도 등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반
  • [열린세상] 말(言語)의 돌연변이

    한 시간만이라도 케이블 텔레비전 음악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이라면 화면아래 무수히 깔리는 낯선 외래어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이른바 외계어로 지칭되는 ‘ㅊㅋㅊㅋ’ ‘감소ㅑ’는 일상적인 용어가 돼버렸고 머리가 허연 장년들도 “반갑다”는 말을 ‘방가방가’ 해야만 시대감각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최근 한 대학교수가 내놓은 TV 오락프로그램 진행자들의 언어사용 분석에 보면 그들은 외래어 비속어 은어 사투리 차별적 언어와 비난언어,비격식언어와 극단적 언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가뜩이나 TV에 자막으로 찍히는 알파벳과 혼란스러운 단어들이 국어 말살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잘못된 방송 언어,인터넷 언어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청자들의 의식에 교묘하게 작용해서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혼란시킨다는 것이 문제다. 청소년들은 인터넷 세상에서 그들만의 특이한 공간을 만들고 그 재미안에 몰두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특정 문자를 무작위로 만들어 내고 있다.영어한자 일본어까지 합세한 말들은 반말도 존칭도 아닌 일그러진 기형언어들이 주류를 이룬다.작은 미꾸라지 한마리가 잔잔한 호수를 흙탕물로 만들듯이 철자법도 띄어쓰기도 받침도 무시한 국적 모를 합성 부호들이 우리 언어의 정연한 질서를 마구잡이로 파헤쳐 놓는 것이다.지적 능력과 변별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인터넷 통신체제는 온라인 특유의 익명성에 기댄 채 언어폭력,한글파괴,음란물,폭력물을 빠르게 전파시키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접근을 완강하게 따돌리고 싶어한다.철자법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청소년들의 외계어 남발은 더이상 한때의 열병으로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비속어 유행어 욕설은 있었고 때와 장소에 따라 재치있는 유행어 한마디는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청량제가 되기도 한다.그러나 뻔뻔스러운 것이 솔직한 것처럼 오도되어 전에는 입에 담지 않았던 오물이나 목숨을 내건 극단적인 표현들이 영화제목으로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내용에서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말끝마다 수식되고화면 가득히 토하는 장면,더러운 발바닥을 객석에 흔들거나 벌거벗고 헐떡거리는 장면이 빈번하게 자행된다.대학생은 물론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등장하는 영화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나라는 욕설밖에는 다른 언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욕설이 등장하면 폭력이 등장하고 욕설이 심해질수록 폭력은 가중되기 마련이다.상스럽고 천박한 것이 리얼리즘인가.우리 사회가 사납고 횡포한 쪽으로만 치닫는 것 같아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말이면 다 말은 아니다.말은 옥구슬처럼 영롱할 수도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시궁창의 오물처럼 더럽고 추악해진다.넘치는 말의 파도속에서 우리의 정신은 말의 폭력과 난무에 짓밟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지 오래다.이제 어느 특정 사회를 지칭하지 않더라도 언어 폭력은 우리 사회 전체를 흔드는 새로운 악이 되어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강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한 나라의 국어의 힘은 그 민족을 일시에 단결시킬 뿐만 아니라 민족의 자존심으로서 다른 민족과 구별되는 중요한 표지가 된다. 따라서 한민족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언어와 운명을 같이하게 되는 것이다.시궁창 같은 오물언어와 운명을 함께해야 한다면 그것은 크게 불행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때마침 독서의 계절이다.병영언어 폭력,교단언어 폭력에 대한 제재가 있은 후 서울 서초구에서는 공무원들에게 ‘고운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최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의 욕설,고성이 제소되기도 했다.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고전을 읽히고 반듯하고 바르고 당당하게 말하는 법과 글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꼬이고 비틀린 말은 그 심성이 병들고 비뚤어져 있음을 일깨워 아름다운 말과 글로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이 중요하다.외계어로 지칭되는 돌연변이 언어는 또 다른 형태로 세대간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세 기 영상등급위원회 위원 前대한매일 논설위원
  • 주말화제 / 정비공서 카 세일즈맨 변신 김동연씨의 신바람 인생

    ‘자동차 정비사에서 1등 판매사원으로.’ 얼어붙은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GM대우의 서울 서강영업소 김동연(31)씨가 일군 인생역전이 잔잔한 화제다.그가 지난해 판 승용차는 150대.2∼3일에 한 대씩 판 셈이다.그보다 뛰어난 프로가 적지 않지만 정비사 출신의 초보 영업맨으로서는 대단한 실적이다.동료들의 월 평균 판매 실적이 3.5대인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판매왕’ 대박은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다.그는 고객들을 만날 때 꼭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나타난다. 근무차량인 경차 다마스는 외관이 온통 차 광고로 장식돼 있다.한마디로 괴짜다.교복은 동대문 시장을 온종일 뒤진 끝에 찾지 못하자 아예 양복점에서 맞췄다.주위에서는 그를 ‘옥동자’ ‘백재현’이라고 부른다.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서글서글한 성격 덕분이다. ●교복차림… 작년 150대 팔아 그도 처음에는 입이 얼어붙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어렵사리 자동차 판매 전선에 나선 것은 지난해 4월.평소 아버지처럼 친하게 지내온 현재 영업소 소장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다. 지금도 차를 처음 판 순간을 잊지 못한다.영업사원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 일주일 동안 전단지만 돌렸다.그러자 영업소 이웃 컴퓨터 가게의 주인이 대뜸 그를 불렀다.일면식도 없었지만 “신입사원이냐.”고 물었다.그러고는 일시불 현찰로 다마스를 사줬다.그는 “열심히 뛰면 나도 차를 팔 수 있겠구나.”하는 자신이 붙었다고 털어놨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16살 때부터 서울 은평구의 한 정비업소에서 자동차 정비를 배웠다.10년 동안 정비사원으로 일하다 5년간 직접 정비소를 경영했다.때문에 24살에야 방송통신고에 입학,3년만에 졸업했다. 정비일을 하면서 10년 이상 알고 지낸 50여명의 고객들도 지금은 그를 받쳐주는 ‘제2의 영업사원’이다.고객의 자동차가 고장나면 새벽 6시에 일어나 달려가고,운전을 무서워하는 여성들에게는 5차례씩 도로연수를 도와준다.성실이 그게 가장 큰 자산이다.지독한 내수 불황은 그도 어쩔 수 없다. “작년에는 한 달에 11대 이상 팔았는데 요즘은 5대 팔기도 힘들어요.” 그래도 9명의 영업소 동료 중 그의 실적이 가장 낫다.그는 자동차 판매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고 알려준다.경차보다는 고급차가 잘 팔린다.경차는 할부계약이 많은 반면,고급차는 일시불 현찰로 사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어려움이라면 GM대우차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 부족과 다양한 차종의 부족을 들었다.“아직도 대우차 하면 연비가 낮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정비경험 살려 차 성능 설명 하지만 그는 대우차가 소음이 줄고 연비가 향상된 점을 설명해 삼성차를 사려던 삼성 직원의 발걸음을 되돌려놓기도 했다.오랜 정비경험을 바탕으로 대우차의 장점을 자신있게 설득한 덕분이다. 대우에서 GM대우로 바뀌면서 고객들의 인식과 반응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이 그로서는 큰 희망이다.1년 동안 신차를 무료 시승토록 하는 행사에 신청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도 마음 뿌듯하다.“75% 이상이 매그너스나 라세티 등 준중형차 이상을 신청하고 있으니 마티스나 칼로스를 신청하면 당첨 확률이 조금 오를 것”이라고 귀띔한다. 글 윤창수기자 geo@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열린세상] 학교 교칙의 파시즘

    중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에 보면 교칙에 관한 소단원이 있다.교과서는 “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그 까닭을 이렇게 설명한다. “만약,‘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교칙을 지키지 않고 위반하기 시작한다면,교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학교 풍토가 만들어질 것이다.이런 현상이 확대되면 사회의 규칙과 법의 원칙은 무너지고,사회의 부정은 치유되기 어려워질 것이다.우리 학교를 ‘가고 싶은 학교,머무르고 싶은 학교,즐거운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질서를 유지해야 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칙을 잘 지켜야 한다.” 건강한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이 학교의 주요한 과제의 하나라면,학생들에게 법과 질서를 지키는 태도를 가르치는 것은 마땅하고도 필요한 일이다.이런 의미에서 도덕교과서가 “학교에서 정한 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만약 학생들이 교칙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교칙을 지키는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고,이것이 나중에까지 이어져 사회의 규칙과 법의원칙이 무너지고 사회의 부정이 만연해진다면,이것이 어찌 심각한 걱정거리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한국의 수많은 학교에서 그렇게 법과 사회정의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일찍부터 가르치기 위해 제정한 교칙의 내용이 과연 어떤 것인가? 교과서는 구체적인 교칙의 실례를 제시하는 친절까지 베푸는데 그 내용이 가당치가 않다.하필 제시하는 교칙이라는 것이 복장 및 용의 규정인데,그 내용은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복장과 두발 그리고 신발에 대한 억압적 규제들이다. 이를테면 “체육복 차림으로 등·하교하지 못한다.”거나,“삭발·염색·파마를 하거나 무스나 스프레이 등을 하지 않는다.”든지,“실외화는 운동화로 하며,슬리퍼,고무신,신사화,굽 높은 신발,에나멜화,가죽샌들,흰색 단화,끌신,장화 등의 신발을 금한다.”는 것 따위가 교과서가 제시하는 교칙의 실례들이다. 이는 하나같이 학생인권 아니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다.그런데 그런 규칙도 교칙이니까 무조건 지켜야 한다니 이런 파시즘적 폭력이 어디 있는가? 교과서는 교칙을 지키지 않으면 지키는 사람이 손해보는 풍토가 만들어진다지만,어떤 아이가 등·하교할 때 체육복을 입고 간다 해서 교복을 입고 가는 아이가 손해보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아니면 어떤 아이가 구두를 신고 학교에 간다고 해서,운동화를 신고 학교 가는 아이가 손해보는 것은 또 무엇인가? 어떤 아이는 장발을 하고 다른 아이가 삭발을 했다 해서,누가 누구 때문에 무슨 손해를 본다는 말인가? 아무 것도 없다.손해를 끼치기는커녕,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다양성은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하물며 학생들이 용의,복장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건강한 다양성을 누린다 해서,그것이 나중에까지 이어져 사회의 법과 규칙이 무너지고 부정이 만연하리라는 발상이 도대체 파시스트의 머리 속에서가 아니라면 어떻게 가능한 일이겠는가? 한국의 학교는 질서가 곧 획일성이며,다양성의 추구가 일종의 범죄라는 생각을 심어줌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의 개성적 창조성도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타인의 다름도 인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반민주적 파시즘의 온상이다.그리고 교칙은 그런 파시즘을 위한 도구이다. 학생들이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것은 교복이 아닌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 때문이 아니라 그런 학생이 무슨 대단한 범죄자라도 된다는 듯이 지금 이 시간에도 제 편한 대로 만든 교칙을 핑계삼아 학생들을 괴롭히는 교사들 때문이다. 누가 병영이나 감옥과 다름없는 학교에 간수나 다름없는 교사들을 보러 그리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겠는가? 부잣집 아이들은 원정출산에 조기유학이다,그게 아니면 사설 학원이라도 있지만,가난한 학생들이야 학교 말고는 딱히 갈 데도 없으니 어쩌겠는가,가기 싫어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다니는 수밖에. 김 상 봉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교장
  • [길섶에서] 만년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 펜을 사용하니 종이만 긁히고 글씨가 잘 써지지 않아 불편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가방에는 도시락 반찬으로 싼 김치병과 잉크병에서 김칫국물과 잉크가 흘러나와 교과서를 알록달록하게 만들곤 했다.입학후 두어달 지나 싸구려 만년필이라도 사서 주머니에 꽂고 다니면서 폼을 재는 것도 잠시.이번엔 잉크가 새어 나와 교복을 적신다. 편리하고 감촉도 좋은 일회용 필기도구가 넘쳐 나면서 만년필은 거의 잊고 지내왔는데,대형 서점 문구류 코너에 가니 의외로 만년필들이 즐비하다.자기가 쓰려고 구입하기에는 과해 보이는,수십만원짜리 고급품들이다. 며칠전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가 추석에 카지노 VIP고객에게 35만원짜리 몽블랑 만년필 등 5억원어치를 선물한 것으로 밝혀졌다.개장 이후 강원랜드 카지노의 상위 고객 100명이 잃은 금액이 총 2052억원이라고 하니 선물을 받을 만하다고 이해해야 할까.만년필의 용처(用處)가 선물용으로 바뀐 것 같아 씁쓰레하지만. 강석진 논설위원
  • 록의 대부 VS 록의 황태자/전인권·이승철 각각 단독콘서트

    9월의 마지막 주말,록 팬들의 가슴을 흔들 공연 둘이 기다린다.한국 록의 ‘대부’ 전인권(50)과 ‘황태자’ 이승철(36). 국내 록의 주류를 선도한다는 것 말고도,두 사람이 갖는 공통분모는 또 있다.최근 경쟁이라도 하듯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올해 초 14년만에 3집 앨범 ‘다시 이제부터’를 낸 전인권은 데뷔 30년만에 찍은 첫 CF로 유행어까지 낳고 있을 정도.이승철도 지난해 13년만에 그룹 부활을 재결성하고 ‘네버 엔딩 스토리’를 가뿐히 히트시키며 전국 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전인권과 이승철이 그룹 들국화나 부활의 리더가 아니라 ‘솔로 로커’ 자격으로 꾸미는 무대란 사실도 팬들에겐 반가울 것 같다. ●전인권 콘서트(26·27일 성균관대 새천년홀) 봉두난발의 헤어스타일에 80년대 고등학생 교복 같은 별난 패션의 전인권과 마주할 수 있다. 올해로 가수생활 30년.지난 2월과 5월,올들어 두차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답게 이번 무대에서도 여유가 넘쳐보인다.초기 히트곡에서부터 지난 4월 발표한 3집 앨범의 신곡들까지 16곡 남짓 들려줄 예정이다.‘행진’‘돌고 돌고 돌고’‘그것만이 내 세상’‘매일 그대와’‘사노라면’ 등의 인기곡들은 부담없이 따라 불러도 좋을 듯.‘봉우리’‘코스모스’‘운명’ 등 새 노래들을,때로 울부짖고 때로는 내지르는 전인권 특유의 창법으로 감상할 수 있다. 게스트들도 쟁쟁하다.26일엔 이승환이,27일엔 김종서가 나서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02)3272-2334. ●이승철 콘서트(27일 연세대 대강당) 18년 전 록그룹 부활의 리드싱어로 출발했던 이승철이 최근 다시 상종가를 치게 된 계기는 지난해 가을 그룹을 부활(?)시키면서부터.그의 저력은 순식간에 빛을 발했다.‘네버 엔딩 스토리’가 실린 스페셜 앨범이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30만장이 넘게 팔려나갔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지난 89년의 솔로 1집에서부터 올해 스페셜 앨범까지의 인기곡들을 망라해 부를 계획이다.라이브 공연 활성화를 주창하며 올 초 경기도 평택에 대형 라이브클럽을 열기도 한 그는 “라이브 사운드에 목말라하는 이들을 위해 어느 공연보다 더 다양하고 생생하게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희야’‘안녕이라고 말하지마’‘마지막 콘서트’ 등 폭발적이면서도 애절한 록사운드에 무대가 푹 젖을 듯하다.지난해 문을 연 전용 녹음실 ‘루이’에서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는 무대에서 솔직하고 꾸밈없는 입담으로도 관객을 즐겁게 해줄 요량이다.(02)337-8474. 황수정기자 sjh@
  • 日‘10대 살인범’ 충격 / 중1이 유치원생 살해… 중3은 후배를

    |도쿄 황성기특파원|네살배기 유치원생 살해 사건의 범인이 12살짜리 중학교 1년생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10대 초반 어린 학생들의 잔혹한 범죄가 잇따라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일본 경찰은 9일 나가사키(長崎) 시내 유치원에 다니는 남자 어린이(4)를 유괴해 주차빌딩 옥상에서 밀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가 있는 중1 남학생(12)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체가 발견된 주차빌딩에서 150m 떨어진 방범카메라에 사건 발생 직전인 지난 1일 오후 8시쯤 살해당한 어린이를 데리고 걷고 있는 젊은 남자의 모습을 추적한 결과 나가사키 시내의 모 중학교 학생인 것을 밝혀냈다. 사건당시 이 중학생은 흰색 반팔 셔츠에 검은색 바지,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경찰은 영상분석을 통해 중학생이 입고 있던 옷이 이 학교 교복인 것을 확인했다. 또한 어린이가 떨어져 숨진 주차빌딩 옥상에 남아 있던 신발자국을 조사한 결과,이 중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추천 운동화인 사실도 드러났다. 일본 형법은 14세 미만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없도록 하고 있다.경찰은 소년의 범행으로 드러날 경우 아동상담소에 통고,가정재판소에 넘길지 여부를 판단토록 할 방침이다. 숨진 어린이는 지난 1일 오후 7시쯤 가족 4명과 함께 가전제품 판매점에 갔다가 혼자서 판매점 내 게임코너에 간 뒤 행방불명돼 이튿날 오전 4㎞ 떨어진 주차빌딩에서 옷이 벗겨진 채 떨어져 숨진 시체로 발견됐다. 이에 앞서 오키나와 경찰은 같은 학교 친구들을 못살게 굴던 중학 2년생을 살해한 혐의로 중3년생을 체포했다.체포된 학생은 평소 알고 지내던 고교 1년생 남학생,중학 3년생 여학생과 함께 지난달 28일 오키나와현 공동묘지에서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학생을 불러내 나무 몽둥이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marry01@
  • [스포츠 라운지]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여고생 이·해·림

    유난히 수줍음을 많이 타는 여고생 이해림(17·개포고 2년)의 꿈은 ‘철녀’가 되는 것이다. 그녀는 국내 유일의 트라이애슬론 여자 국가대표선수다.아직 나이가 어려 공식적으로는 주니어대표란 딱지가 붙어 있지만 실력만큼은 국내 최고다.시니어엔 아직 여자 대표선수가 없다.지난 4월 대표선발전에 몇 명의 여자선수들이 도전했지만 모두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기준기록에 미치지 못해 탈락했다.때문에 여자 트라이애슬론의 선두주자로서 이해림의 존재가치는 높다. 학교에선 말수가 적고 얌전한 편이다.같은 반 친구들은 ‘철인’ 또는 ‘철녀’라고 부르지만 교복을 입은 그녀는 영락없는 ‘범생이(모범생)’ 타입의 보통 여고생이다.그러나 일단 훈련을 시작하면 180도 달라진다.이를 악물고 쓰러질 때까지 달리고 또 달린다. 트라이애슬론과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당시 집 근처에서 수영을 배우면서 우연한 기회에 친구들과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나가게 됐다.수영은 자신 있었고 사이클과 달리기는 남들이 하는 만큼은 할 수 있다는생각에서 겁도 없이 도전했다.그러나 이것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첫 출전한 경기에서 생각보다 좋은 기록이 나오자 금세 트라이애슬론에 빠져들었다.본격적으로 트라이애슬론에 입문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그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현 국가대표 주니어감독 곽경훈씨의 눈에 띄어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었고 곧바로 주니어대표에 발탁됐다. 그녀가 남자들도 하기 힘든,그것도 비인기종목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힘이 컸다.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아버지는 운동을 통해 딸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견문을 넓히기를 바란다.요즘은 저녁훈련이 끝나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영어회화 학원에 간다.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출전 등으로 외국 나들이가 잦은 만큼 다른 나라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정상을 위해 늘 준비해야 한다는 게 이들 부녀의 공통점이다. 친구들은 그녀를 만날 때마다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다.그녀의 대답은 한결같다.“재미있다.”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얻는 즐거움은 대단하다.부모님도 훈련이 너무 힘들어 보여 그만두라는 말을 자주했지만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는 일념으로 포기하지 않는다. 훈련은 일찍 시작된다.새벽 6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사이클과 달리기를 한다.온몸은 녹초가 되지만 샤워를 한 뒤 학교로 향한다.수업을 마치기가 무섭게 오후 4시부터 또다시 훈련이 시작된다.이제는 수영연습까지 한다.요즘에는 낮기온이 한여름과 다를 바 없지만 훈련을 멈추지는 않는다.경기가 한낮에 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전적응을 위해 더욱 열심이다.4시간의 훈련이 끝나면 파김치가 된다.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다. 토요일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일요일은 조금 여유가 있지만 그래도 사이클 훈련을 할 때가 많다.빡빡한 훈련 때문에 친구들과 수다 떨 시간이 없다.그녀의 가장 큰 불만이다.하지만 트라이애슬론을 한 것을 후회해 본 적은 없다.자신감이라는 큰 재산을 얻었기 때문이다. 학교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전체 상위 15% 안에 들 정도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한다.남들보다 공부할 시간이 적은 탓에 수업시간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졸린 눈을 비벼가면서 선생님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녀의 1차 목표는 올림픽 출전.우리나라는 아직 올림픽 출전권을 딸 정도의 수준도 안 된다.올림픽은 세계랭킹순으로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우리나라 선수는 세계랭킹에 올라 있지도 않을 정도다.모두 200위권 밖이다.나이가 아직 어린 그녀는 2008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물론 기회가 오면 내년 아테네올림픽 출전도 노려볼 참이다.올림픽에서 한국인 최초의 메달을 따내 진정한 ‘철녀’가 되는 게 그녀의 꿈이다. 글 박준석기자 pjs@ 사진 도준석기자 pado@ ■트라이애슬론이란 트라이애슬론(Triathlon)은 라틴어의 ‘Tri(3가지)’와 ‘Athlon(경기)’을 의미하는 단어의 합성어로 한 선수가 수영 사이클 달리기 등 세 가지 경기를 하는 것이다. 197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됐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급속히 확산돼 현재 130여개국 2000만명 이상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수영과 사이클 및 달리기는 유산소 운동으로서 운동을 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를 우리 몸에서 만들 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줘야 하는 운동이다.이처럼 트라이애슬론은 3대 유산소성 운동을 한 사람이 연속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심폐기능과 지구력이 강해야만 완주할 수 있다. 거리에 따라 아이언맨코스(수영 3.9㎞,사이클 180.2㎞,마라톤풀코스 42.195㎞)와 올림픽코스(수영 1.5㎞,사이클 40㎞,달리기 10㎞)로 구분된다.주니어코스는 올림픽코스의 절반거리다.요즘은 올림픽코스를 보통 트라이애슬론이라고 부르고 아이언맨코스는 ‘철인 3종경기’라고 일컫는다. 국내 등록선수는 2000여명이며,40여개 동호회에서 3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2004년 전국체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다.일본은 등록선수 5만명과 동호인 50여만명을 거느리고 있으며,한 해 120여개의 대회가 열린다.
  • “한국인이란 사실, 숨길 필요 있나요”재일교포 3세 J - pop 가수 소닌

    |도쿄 황성기특파원|가슴까지 내려오는 긴 갈색머리,흰 티셔츠,군데군데 찢어져 나간 청바지,TV와는 딴판이다.눈을 살짝 내리깔고,몸매를 살풋 드러낸 아슬아슬한 옷차림에 온몸을 휘젓는 열정적인 댄스로 성숙미를 풍기는 무대와는 달리 20살 같지 않은 풋풋한 미소로 나타났다. 재일교포 3세 팝가수 ‘소닌’.지난 14일 첫 앨범 ‘하나(華)’ 발매와 동시에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들어갔다.성선임(成膳任)이 본명인 그녀는 선임의 일본식 발음 그대로 예명을 쓴다.교포란 사실을 숨기거나 귀화해 활동하는 일본 연예계에서 소닌은 처음부터 당당히 재일 한국인 출신을 밝히고 연예계에 들어간 ‘이단아’이다.이미 3세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할아버지 고향땅 밟으려 한국으로 국적변경 “‘재일교포’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서인지 연예계에 들어가 자기 이름,자기 국적을 밝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뭐랄까 일본에 살고 있지만 국적은 한국이라는….” 어딘가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 같은 얼굴이지만,일본식 헤어스타일이나 화장,일본말을 쓰는 그녀에게서 한국인이라고 딱 짚어낼 만한 구석은 없다.선입견인가.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가 모두 한국 사람이에요.”‘순종 한국인’인 그녀는 할아버지가 어떤 이유로 일본에 건너왔는지 물은 적도,들은 적도 없다. 조총련계의 ‘민족학교’를 초등학교부터 고교까지 마쓰야마와 고베에서 다녔다.교복인 치마저고리도 입었지만 차별이나 놀림받은 기억은 없다.“치마저고리가 귀엽다.”는 얘기를 들은 것 외에는. 한국과는 지난해 6월 인연을 맺었다.한 일본 TV 프로그램이 그녀의 일본 고향인 고치(高知)에서 한국까지 570㎞의 마라톤을 시켰다.‘자기를 찾는 여행’이었다.“처음 한국 땅을 밟았어요.부산항에 내려,돌아가신 할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창까지 뛰고 또 뛰었어요.” 한국과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재일교포가 한국에 가면 좋지 않은 취급을 당한다고 들은 터라 긴장했었는데,차별을 못느꼈어요.부산 땅을 밟았을 때 한글을 보고 ‘한국이구나.’,‘외국같지 않다.’고 느끼고,거리의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서 보는 친척이나 지인들을 보는 느낌이었어요.”‘재일 조선인’(북한 국적)이었던 그녀는 할아버지 고향을 가기 위해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었다.지금은 재일 한국인이다. ●2003년 ‘골든 애로상’ 신인가수상 수상 보아(BOA)를 맹추격 중인 그녀는 한국의 ‘J-pop(일본 팝음악)’ 팬들에게 꽤 알려져 있다.2년 전 혼성듀엣 ‘이 점프’로 데뷔해 10장의 싱글을 냈다.지난 2월 활약이 두드러진 연예인에게 주어지는 ‘골든 애로’ 가수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일본에 진출해 성공한 한국 팝가수 보아,일본 출생의 재일 한국인 팝 가수로 정상을 꿈꾸는 소닌.데뷔나 나이,노래 스타일이 엇비슷한 보아를 라이벌로 생각할 법하다. “굉장히 의식해요.그렇지만 나이가 3살이나 어린데도 프로의식이나 노래를 향한 열정은 훨씬 강한 것 같아요.그런 그녀를 존경합니다.목표를 향한 굳은 의지나 그런 마음이 보이니까요,보아에게는.” TV의 노래 프로그램에 같이 출연하거나,콘서트를 보러가 보아와 만났다.요새는 전화도 하는 친구 사이다. 노래와는 생판 다른 질문.고이즈미일본 총리가 지난해 9월 평양 북·일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인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했다. “솔직히 말하면 내 편한 대로 그 문제를 차단했어요.‘난 관계없는 일’이라고.민족학교에 다니면서 배운 것은 ‘그럼 무엇이었느냐?’는 생각에 당황했어요.그렇지만 자기 속에서 어떻게든 그 문제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동안 시원시원하게 대답해 오던 그녀는 이 대목에서 말이 많아지고 엉키고 웅변이 됐다.그만큼 복잡했던 심경이었던 것 같다. ●“정체성 고민 많았지만 가수로 당당히 설터” 1시간30분간의 인터뷰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그녀는 “한국 기자는 처음”이라면서 거꾸로 질문 공세를 퍼붓는다.“한국인들은 민족학교의 존재를 알고 있나?”,“재일 조선인과 재일 한국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다른가?”,“한국 사람들에게 재일 조선인의 이미지는 무섭다고 들었는데 정말인가?”,“한국인들은 재일교포들에게 거리감을 느끼는가?”,“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재일 교포 사회를 잘 모르는가?” 등등….정체성(아이덴티티)의 고민이 느껴진다.“일본인이든,재일교포이든,한국인이든,그저 가수로서 봐주었으면 하는 게 본심이지만 ‘재일교포 3세 소닌’이라는 점을 살리고 싶어요.그렇지만 이곳에서 태어난 저는 한국도,북한,일본도 아닌 ‘재일 한국인’이라는 국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럴 법하다. 한국말 인사를 부탁하자 “한국에서 활동할 날이 멀지만(먼 날의 일이겠지만) 일본에서 지금 열심히 활동하니까 응원 부탁합니다.”라고 제법 발음이 또렷하다.지난해 나온 그녀의 싱글 ‘카레라이스의 여자’에서 그녀의 한국말이 삽입된 유일한 곡을 들을 수 있다.이제 막 날개를 편 소닌,그녀는 어디까지 날아갈 것인가. marry01@
  • 메트로플러스 / 부천교육박물관 29일 개관

    부천교육박물관이 오는 29일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종합운동장에 문을 연다.운동장 관중석 아래 빈 공간 190여평에 들어서는 교육박물관에는 서지학자이자 시인인 민경남(61)씨가 평생 모은 책과 교육 관련자료 5000여점이 선보인다.주요 전시물로는 구한말부터 최근까지 초·중·고교 교과서와 시집,고서,졸업앨범,60∼70년대 학생가방·교복·교모,도시락 등이다.
  • [오늘의 눈] 반전집회 망친 ‘틱낫한 신드롬’

    “내가 반전평화집회에 나왔는지 한 외국 스님의 홍보행사장에 나왔는지 어리둥절합니다.” 지난 22일 오후 2시,교복 차림의 중학생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서울시청앞 광장에 모였다.문화예술인,대학교수,국회의원 등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평화염원 걷기명상-Stop War’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행사 전반부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과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진행됐다.영화배우 안성기·문소리씨가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시인 김용택씨가 한 초등학생의 전쟁을 반대하는 일기를 소개하는 등 소박한 목소리들이 울려퍼졌다. 행사가 중반을 넘어서자 베트남 출신의 평화운동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틱낫한 스님이 모 출판사 측이 고용한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스님 일행이 무대에 오르자 “존경과 경외심으로 맞아 달라.”는 사회자의 극찬이 스피커로 울려퍼졌다.어느덧 행사의 주인공은 시민들에서 틱낫한 스님으로 바뀌어 버렸다. 틱낫한 스님은 30분 넘게 찬불가를 부르며 명상에 잠기거나,명상법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반전에 대해서도 새로울 것 없는 원칙론만 늘어놓았다.틱낫한 스님 일행이 무대를 내려와 걷기 명상을 시작하자 많은 시민들은 자리를 떠났다.틱낫한 스님의 프로그램이 끝난 오후 4시40분쯤에는 애초 참여했던 4000여명 가운데 3분의1이상이 빠져나간 상태였다. 직장인 김민수(33)씨는 “외국 스님 한 명에게만 한 시간 넘게 할애한 주최 측을 이해할 수가 없다.여기가 스님의 광고행사장인가.”라고 반문했다. 반전평화의 목소리가 높다.그러나 이날의 행사는 반전이라는 분위기를 상업주의와 문화적 사대주의로 이용한 일부의 의도가 엿보여 씁쓸했다.순수한 반전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기대할 수는 없을까. 이 두 걸 사회교육부 기자douzirl@
  • [길섶에서] 교복

    대다수 중·고교 신입생 입학식이 3일 치러졌다.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고 새로운 배움의 문턱을 들어서는 새내기들의 눈망울에는 호기심이 잔뜩 어렸다.어느새 넓어진 어깨가 믿음직스럽기만 하다.복장도 다양하고 자유스러워져 활기가 넘친다.풍족한 식생활로 얼굴마다 여유로움까지 깃들어 있다. 한 세대를 건너 돌아보면 까까머리에 흰 목칼라를 두른 검정색 교복이 제격이었다.획일적 교육이 낳은 산물이었지만 모든 게 변변치 못한 당시에는 단벌 교복이 소중했다.한해 두번 교복을 갈아입으며 꿈을 키웠다.검정과 흰색이 이제껏 색상과 가치를 재는 기준이 됐다면 지나친 연상일까.예나 지금이나 교복이 옷매무새와 마음을 반듯하게 고쳐주는 거울임에는 다름이 없을 게다. 잠시 대학생 교복을 입은 책상속 빛바랜 사진을 보며 학창시절 사라진 것들에 관해 젖어 본다.교복을 들춰보는 게 시대에 뒤떨어진 걸까.교복을 입은 피붙이를 보며 시류에 찌들지 않고 제몸에 딱 맞춰가기를 빌어 본다. 박선화 논설위원 pshnoq@
  • 자치구 패트롤 / 민원인에 꽃·화분 무료 제공 새달 10일 ‘구민 알뜰장’ 개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다음달 3일부터 7일까지 구청을 방문하는 민원인에게 프리뮬러,팬지 등 꽃과 화분을 무료로 제공한다.민원인들은 지적과,민원실 등에 진열된 화분을 골라갈 수 있다.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재활용품,농산물,관내 중소기업제품 등을 싸게 팔고 각 가정에서 안쓰는 장난감,책,옷 등을 이웃과 함께 나눠쓸 수 있는 ‘구민알뜰장’을 다음달 10일 오전 10시 구민회관옆 중계근린공원에서 연다.950-3492.또 상계9동 주부환경연합회 주최로 2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상계9동 LG슈퍼내 주차장에서 재생비누,교복,유아용품 등을 판매하는 ‘함께하는 좋은 장터’를 연다.933-3803. ●금천구(구청장 한인수)는 다음 달 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주민컴퓨터교실의 수강생을 모집한다.수강인원은 표작성반과 컴퓨터기초반 각 40명씩 모두 80명.(02)890-2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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