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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천, 중고생 용품 교환장터 한마당

    양천구는 졸업시즌을 맞아 중고생 교복과 참고서 등 학생용품을 교환할 수 있는 장터를 오는 18~19일 오전 10시~오후 4시 신정4동 녹색가게 2호점에서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수익금은 지역 중고생에게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교복 가격은 상태에 따라 2000원부터 최고 1만원, 참고서와 교과서, 기타 도서는 1000~2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구는 이를 위해 오는 15일까지 녹색가게 1호점(2647-6670)과 2호점(2695-6671), 구 청소행정과(2620-3436), 각 동주민센터에서 교환물품을 접수한다. 행사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물품 접수자에게는 원하는 물품을 교환할 수 있는 교환권을 제공한다. 지난해 교환장터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1000여명이 참여해 교복 24개교 1200점, 참고서 1200권 등 총 2400점의 물품이 접수됐다. 1667점을 판매해 올린 수익금 273만원은 학생 17명에게 장학금으로 전달됐다. 장동철 청소행정과장은 “신학기마다 교복과 학생용품 구입에 따른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고, 버려질 교복을 재활용하기 위해 장터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교복이 한 벌에 2000원

    교복이 한 벌에 2000원

    올해도 ‘선후배 간 교복 물려주기’ 행사가 계속된다. 서울 성북구가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복 물려주기 알뜰나눔 장터’(자료사진)를 연다고 6일 밝혔다. 구는 지역 내 25개 중·고등학교의 동복과 춘추복을 1벌당 2000원에 판매한다. 23~24일 양일간, 장소는 구청 지하 1층 다목적홀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교복이 바뀌는 동고와 대일관광디자인고, 장위중, 남대문중 등 4개 학교는 제외됐다. 1000원을 추가하면 상의나 하의 등을 따로 구입할 수도 있다. 구는 각 학교에서 기증받은 1300여벌(낱개로는 4000여점)의 교복을 세탁업소에 맡겨 세탁과 수선을 마친 뒤 학교별로 진열해 판매한다. 구는 판매된 금액을 전액 이웃돕기 성금으로 맡기고 남는 교복은 아름다운가게 삼선교점에 기증해 상시 판매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가정복지과 (02)920-328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독자의 소리] 졸업식 뒤풀이 추태 ‘그만’/구민지(안산단원경찰서 수사과)

    졸업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한 중학교 졸업식 뒤풀이에서 동료 학생이 한 여학생의 교복과 속옷을 벗기고 케첩을 뿌린 ‘알몸 졸업식 뒤풀이’ 동영상이 떠오른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졸업식 뒤풀이로 그냥 넘어가기에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과거 졸업식 뒤풀이는 밀가루를 졸업생 머리에 뿌리고 교복을 찢는 정도였다. 최근처럼 옷을 벗기는 알몸 뒤풀이에 집단폭행에 가까운 괴롭힘은 없었다. 재미로 했다지만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하다. 확산을 막아야 한다.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관심을 둬야 하며, 학교에서는 경찰관 학교 배치를 요청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졸업식을 문화·예술적 행사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즐거운 졸업식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졸업식장과 학교 주변에 담당교사제를 지정하여 청소년들의 일탈을 막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졸업식 뒤풀이는 사라져야 한다. 구민지(안산단원경찰서 수사과)
  • CJ헬로비전 저소득층 교복지원

    CJ헬로비전은 24일 경남교육청과 교복지원 협약식을 맺고 저소득층 중·고교생 1332명에게 3억 3000만원 상당의 교복 교환권을 지급했다. 이는 2006년부터 시작된 ‘헬로 어스 교복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6년간 7032명에게 교복을 제공했다. ‘헬로 어스’(Hello us)는 다문화 시대,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행사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경인, 부산 등 지역별 협약을 확대해 더 많은 교복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알몸 졸업식 NO… 건전한 축제로”

    “알몸 졸업식 NO… 건전한 축제로”

    졸업식 뒤풀이로 선배가 졸업생의 옷을 벗기고 케첩을 뿌리는 등 이른바 ‘알몸 졸업식’을 막기 위해 서울지역 학교·교육청·경찰·학부모가 합동으로 지도에 나선다.<서울신문 1월 21일자 9면> ‘강압적인 뒤풀이는 곧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 학생들의 일탈을 사전에 차단하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특색 있는 졸업식 사례를 전파하는 등 건전한 졸업식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졸업 시즌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전한 졸업식 추진 및 폭력적 뒤풀이 예방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초·중·고교 생활지도 담당 교사와 시교육청 장학사·학부모·지구대 경찰·자율방범대원 등으로 구성된 순회지도팀을 편성, 졸업식 당일 학교 주변 노래방·PC방·공부방 등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한다. 시교육청은 폭력적인 뒤풀이 대부분이 중·고교 1년차 선배가 후배들의 졸업식을 찾아가 벌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 초·중·고교 간 협조체제를 통해 졸업식 당일 불량동아리에 가입했거나 문제가 우려되는 학생의 뒤풀이 참가를 적극적으로 막을 계획이다. 졸업식을 학생들이 주도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한 사전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졸업식을 학생이 기획하고 참여하는 특색 있는 행사로 만들기 위해 3년간의 교육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만들거나, 선배와 졸업생의 축하 인터뷰 등을 통해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하는 축제로 만든다는 것이다. 또 인권친화적인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학교별로 인권 교육 영상물을 상영하거나 토론하는 방안도 준비했다. 일부 학교는 일탈행위 예방책을 아예 졸업식 내용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서울 신관중은 졸업식에서 밀가루·계란을 던지거나 교복을 찢는 등의 모습을 담은 ‘이러지 맙시다’란 제목의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동영상을 틀기로 했다. 또 졸업생 전원에게 학사모와 학사복을 입게 해 함부로 훼손하기 어렵게 했다. 시교육청은 이 밖에 타임캡슐 봉인식, 코스튬플레이 퍼레이드, 카드섹션, 교사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졸업식에 테마와 의미를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시교육청은 아울러 범죄예방교실의 전문강사를 활용해 졸업예정자와 중1, 고1 등 재학생을 대상으로 졸업생의 옷을 찢거나 벌을 가하는 행위가 공갈·폭행·강제추행 등의 범죄에 해당한다는 내용도 집중 교육하기로 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아이유, ‘드림하이’ 뚱뚱 필숙→인형 미모 대폭발

    아이유, ‘드림하이’ 뚱뚱 필숙→인형 미모 대폭발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KBS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에서 곧 날씬한 몸매와 사랑스런 미모를 대폭발 시킬 전망이다. 24일 한 온라인 사이트 게시판에는 ‘필숙이 살 다 빠진 모습’이란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에는 현재 아이유가 열연 중인 뚱뚱한 소녀 필숙이 아니라 날씬한 아이유 본연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아이유는 교복을 입은 채 볼에 바람을 잔뜩 넣은 인형 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이유 드디어 인형된다”, “빨리 예뻐진 필숙을 만나고 싶다”, “대세 아이유의 대세 필숙이 되기를”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드림하이’로 연기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아이유는 극중 제이슨(우영 분)을 짝사랑하는 순정파 여고생 김필숙 역을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 = 홀림&CJ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
  • ‘동안종결자’ 이청아, 7년 미모 변천사

    ‘동안종결자’ 이청아, 7년 미모 변천사

    배우 이청아(26)가 데뷔 시절부터 최근까지 7년 간 변함없는 미모 변천사를 공개했다. 21일 이청아가 소속사를 통해 선보인 사진은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교복을 입었던 풋풋한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 속에서 주로 앞머리가 있는 쇼트헤어나 베이비펌 단발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이청아는 현재 출연하고 있는 SBS 일일드라마 ‘호박꽃순정’에서는 앞머리가 없는 단발펌으로 변신해 7년 전의 앳된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동안 종결자’다운 베이비페이스를 과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 찍은 사진에서 이청아는 드라마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인 순정이 강준선(배종옥 분)의 레스토랑에 취직하게 되면서 드라마의 내용에 맞춰 강남의 모 헤어샵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모습으로 동안 외모에 어울리는 단발펌 스타일을 이청아만의 상큼함과 사랑스러움으로 소화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공개 한 사진 속 이청아는 실제로 오전까지 드라마 ‘호박꽃순정’ 촬영을 한 후 전혀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상태로 헤어를 바꾸기 하기 위해 미용실에 들렀다”며 이청아의 무결점 피부를 자랑했다. 앞서 이청아는 지난해 12월 방송된 MBC ‘여우의 집사’에서 자연스럽게 민낯을 공개해 실제 나이와 다르게 어려보이는 동안외모로 이목을 끌었다. 당시 이청아는 잡티 하나 없는 꿀피부를 뽐내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사복 졸업식… 문제학생 체험학습… 기상천외

    사복 졸업식… 문제학생 체험학습… 기상천외

    ‘졸업식 날, 애들 데리고 스키장엘 가나, 체험학습을 가나.’ 경기 고양 일산동중학교는 다음 달 10일 졸업식을 앞두고 고민이 깊다. 지난해 인근 중학교 등에서 발생해 파문을 일으킨 ‘알몸 졸업식 뒤풀이’와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업식 때 불미스러운 행동이 예상되는 몇몇 ‘문제 학생들’을 따로 떼어 스키장이나 놀이공원 등으로 체험학습을 떠나는 문제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 학교는 당초 졸업생을 모두 데리고 졸업식을 겸한 졸업여행을 떠나려 했지만 반론이 만만찮아 계획을 바꿨다. 장규식 교감은 “졸업식을 끝내고 바로 체험학습을 떠나는 등 ‘엽기졸업식’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중순으로 다가온 일선 초·중·고교의 졸업식을 앞두고 일선 학교들이 ‘알몸 졸업식’을 막을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졸업식을 체험학습이나 여행으로 대체하는가 하면 행사 당일 사복을 입히는 등 묘안을 짜내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을 ‘잠재적 문제아’로 치부한다는 비판도 만만찮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몇몇 학교들은 엽기 뒤풀이를 벌일 것으로 보이는 학생들을 미리부터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서울 중랑중학교는 지난해 ‘문제’를 일으킨 졸업생들의 집에 일일이 연락해 졸업식 날 학교를 찾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학교 전인호 교감은 “졸업한 선배들이 문제를 유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가정 방문과 함께 전화 등을 통해 부모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방감에 교복을 찢는 등 일탈행동을 우려해 아예 사복 졸업식을 택한 학교도 많다. 서울 전농중학교는 졸업생들의 교복을 미리 후배들에게 기증하고, 졸업식 날은 사복을 입도록 했다. 이갑순 생활환경부장은 “사복은 찢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졸업식 후에는 교사들이 직접 학교 근처를 순회하면서 학생들의 일탈 행위를 막기로 한 곳도 있다. 서울 동원중과 대광중·휘경중과 일산 일산중 교사들은 졸업식 날 자정까지 학교 주변을 순찰할 예정이다. 김형남 대광중 부장교사는 “소속 교사를 모두 학교 근처 우범지대에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졸업식 일탈 및 폭력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최근 경기지방경찰청에 학교별로 경찰관 배치를 요청하는 등의 협조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오승걸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생활문화팀장은 “현재와 같은 제재 중심의 방안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서 “근본적으로 학생들이 졸업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의미있는 졸업식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최경희(43·여)씨도 “소수 문제학생들 때문에 경건해야 할 졸업식이 마치 조폭 행사처럼 인식되거나 난장판이 되는 건 아닐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김소라기자 sam@seoul.co.kr
  • 정류장서 50분간 딥키스 한 중학생 커플 논란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버스정류장에 서서 1시간 가까이 진한 키스를 나눈 중학생 커플의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중국 양즈완바오가 전했다. 사진이 인터넷에 처음 공개된 시간은 지난 13일 오후. ‘버스정류장에서 50분동안이나 키스하던 중학생 커플’이라는 제목의 이 사진은 곧장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일파만파로 퍼졌다. 직접 사진을 찍었다는 네티즌은 “친구와 함께 길을 가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심지어 교복까지 입은 이들은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고 무려 50분 동안이나 딥키스를 나눴다.”고 적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학생들이 비난받아 마땅한 짓을 저질렀다.”, “학생들의 인권이나 사생활 보호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사진 유포자가 더 비난 받아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으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여학생이 입고 있는 교복의 학교 측은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이 학교 교장은 “언뜻 보기만 해서는 우리학교 학생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도 학교명이 알음알음 알려지자 사건을 자세히 조사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학생의 얼굴이 매우 선명하게 찍힌 이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마녀사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난징시의 한 변호사는 “학생들이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을 벌인 것이 위법은 아니지만 부적절한 행동임은 확실하다.”면서 “하지만 사진 속 주인공의 신상을 캐는 네티즌들의 행동도 올바르진 못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템플스테이는 전통문화 보호 위한 것 정부정책 종교 편향적이라 볼 수밖에”

    “템플스테이는 전통문화 보호 위한 것 정부정책 종교 편향적이라 볼 수밖에”

    “정부의 정책이 종교 편향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직접적 이해 관계 여부를 떠나서 그렇습니다.” 1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은 최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계종 관련 현안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정산 스님은 “천태종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세 곳”이라면서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를 천명하고 있는 천태종 입장에서 정부와 무리하게 각을 세울 이유는 없고 상부상조할 일이 오히려 많다.”고 말했다. 정부와 특별한 이해 관계가 없음을 애써 강조한 뒤 정산 스님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자는 차원에서 정부가 2002년 먼저 제안한 것이 템플스테이 사업이고, 사찰 문화재 방재시스템 예산 등도 민족의 전통 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불교에 대한 지원으로 분류해 삭감하는 것은 종교 편향을 드러내는 안타까운 일”이라고 쓴소리를 뱉었다.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900여년 전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창종됐다가 1424년 선종으로 통합해 종명(宗名)이 사라진 천태종을 다시 중창한 상월대조사(上月大祖師)의 탄신 100주년이 올해다. 신도 수 250만명으로 불교 2대 종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은 형성된 만큼 유물전시관 개관, 국제학술대회, 천태차문화대회, 사찰음식 체험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불교복지사업에도 힘을 쏟는다. 다문화 사찰인 명락사를 중심으로 다문화 가정의 한국전통문화 체험과 한국인들의 다문화인식 개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원각불교문화원’과 경남 진해시에 노인전문요양원도 설립할 예정이다. 정산 스님은 “1980년 10·27 법란으로 인한 명예훼손과 정신적·물질적 피해 등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생각”이라면서 “사교(邪敎) 취급을 받으며 박해를 받았고 조계종의 피해에 못지않았음에도 그간 세간의 인식에 묻혀 있었던 것에 대해 올해 반드시 정당한 보상을 받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올해 복지에 올인”

    “올해 복지에 올인”

    “다양화되고 급증하는 추세인 복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민간 차원의 지역복지전담기구인 사회복지협의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10일 “서민 생활안정을 위한 각종 복지 시책을 확대하겠다.”며 이 같은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 전문성 확보 및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설립되는 것으로 사회복지 관계자를 비롯, 경제·언론·문화·종교계 등 평소 지역사회 복지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구성하게 된다. 법적인원은 10~30명이다. 법인설립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3월까지 창립총회를 완료하고 4월 말쯤 설립허가를 받아 늦어도 하반기쯤 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처음엔 복지재단을 검토했으나 재정 부담이 매우 커 방향을 틀었다. 반면 민간 주도로 설립하면 기금과 후원금 조성이 가능한 이점이 따른다. 특히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까지 껴안을 수 있다. ●관 주도보다 서민에 실질적 혜택 문 구청장은 “복지사업은 관 주도보다 민간 위주로 이뤄져야 실질적인 혜택이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소외계층에게 보다 폭넓은 사회복지서비스가 제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기구는 복지요구 설문조사, 전문연구·자료수집, 자원봉사를 비롯해 지역 내 복지관 위탁 운영과 어린이집, 푸드마켓 등 다양한 사업에 손댈수 있다. 그는 또 이달부터 1대1 희망나눔사업인 ‘100가정 보듬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하나 법적 요건 미달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미혼모가정, 홀몸노인 등을 종교단체, 기업 등이 자립할 때까지 돌봐 주는 사업이다. ●구청직원들 CMS 자동이체 후원 직원들도 모두 발벗고 나섰다. 어려운 이웃과 ‘CMS 자동이체 후원’을 통한 1대1 결연을 맺었다. CMS 자동이체 후원이란 매월 지정일자에 기부자의 계좌에서 약정한 소액의 기부금액을 자동 인출해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로 입금하는 것이다. 후원계좌는 2000원과 5000원짜리가 있다.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힘입어 1105계좌가 개설됐다. 모두 3370여만원의 후원금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것으로 어려운 이웃 1105명이 새 가족을 얻은 셈이다. 후원금은 주로 저소득층 생계비와 의료비, 교육비 등 뜻깊은 곳에 쓰이며 특히 아동·청소년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대학 입학금과 교복 구입비 등에 사용된다. 문 구청장도 적지만 월 5000원짜리 계좌에 가입했다. 그는 “일회성 나눔에 그치기보다는 상시적인 기부문화로 정착시켜 어려운 이웃들에게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만큼 구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강원선 무상교복 ‘시끌’

    강원도교육청이 지난해 말 도의회 예산 심의에서 전액 삭감된 ‘무상교복’ 사업을 재추진하고 나서 분란이 예고된다. 도교육청은 6일 무상교복 지원과 현장체험학습비 지원을 골자로 한 ‘강원도 교육복지 증진에 관한 조례(안)’를 입법예고했다. 이는 진보성향의 도교육감이 추진하고 있는 ‘무상교육’ 실시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조례안은 강원 지역 모든 중·고교 신입생의 교복(1인당 25만원)과 수학여행, 현장학습, 수련활동 등 현장체험학습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은 오는 25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새달 초 도의회에 상정된다. 도의회를 통과하면 교복은 하복부터, 현장학습체험비는 공포 후 바로 지원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복 지원 등은 이미 전임 교육감 시절부터 일부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하던 사업이지만, 이후 선거법 저촉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번에 조례를 제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회의 교육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상지원은 지원 근거가 부족하다.”며 무상교복 사업비 98억 5000만원과 현장체험학습비 65억여원을 삭감했다. 신철수 도의회 교육위원장은 “교육에 대한 교육감의 열성은 공감하지만 자립도가 낮은 현실에서 교복은 농어촌 지역 등 형편이 어려운 지역부터 실시하는 것은 괜찮지만 전면 무상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급식·교복… ‘무상바람’에 꽁꽁 언 지방자치

    급식·교복… ‘무상바람’에 꽁꽁 언 지방자치

    서울지역 전면 무상급식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6일 ‘무상급식 조례 공포’를 두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정면으로 충돌했고, 구청장들은 양자의 대타협을 요구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은 올해 시내 초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는 내용의 ‘무상급식 조례’를 공포했다. 이는 앞서 서울시가 무상급식 조례 공포를 거부하자 허광태 의장 직권으로 처리한 것이다. 시는 시의장의 직권 처리에 반발했다. 이종현 대변인은 “많은 전문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앞뒤가 안 맞는 무상급식 조례를 공포함으로써 어려운 가정의 중·고생 3만 4000여명에 대한 급식비 지원근거가 사라졌다.”면서 “오는 19일까지 무상급식 조례안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존의 조례에 따라 저소득층 가정의 중·고생들에게 급식비를 30% 이상 지원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포된 조례에는 전면 무상급식만을 규정함으로써 이에 대한 근거가 없어진 셈이다. 또 새 조례는 서울시장이 오는 7월까지 무상급식 계획·예산 수립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7월에 예산을 짜면 올해 하반기에는 아무도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민주당 측은 “부칙에 경과 조항을 넣어 이미 결정되거나 시행된 학교급식 지원사업은 계속성과 유효성이 인정되는 만큼 서울시가 지원 계획을 추진하면 급식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새해 예산과 관련해 “소모적인 싸움을 그만두라.”고 쓴소리를 했다. 지난해 말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시 집행부의 동의 없이 무상급식을 위해 증액한 예산에 대해 시가 재의 요구와 대법원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서울시의 예산집행 시기와 예산액 등이 불확실해지면서 자치구들도 덩달아 혼란에 빠졌다. 대부분이 예산의 50% 이상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만큼 계획 수립과 건전한 재정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고재득(성동구청장) 구청장협의회 회장은 “서울시와 시의회 간에 힘겨루기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된다.”면서 “어서 합의점을 찾아 모두가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초·강남·송파·중랑 등 4개 자치구의 한나라당 출신 구청장들은 “구청장협의회가 사전에 어떤 협의도 없이 마치 25개 구청장이 협의한 것처럼 입장을 발표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준규·김지훈기자 hihi@seoul.co.kr
  • 학부모들 뭉쳐 교복가격 거품 쏙~

    경기 수원지역 학부모들이 교복 제조업체와 협약을 맺고 시중가의 절반 정도에 질 좋은 교복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수원시 11개 중학교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가 모인 수원시교복공동구매학부모연대는 5일 도교육청에서 전국 중소 교복제조업체의 모임인 한국교복협회(KOSA)와 ‘착한교복’ 공급협약을 체결했다. 착한교복은 하청을 줄이고 원단 유통과정을 개선해 질 좋은 교복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조하는 시스템이다. 협약에 따라 수원교복연대는 한국교복협회에 기존 ‘선치수 후제작’에서 ‘선제작 후납품’으로 방식을 바꿔 비용을 추가 절감토록 하고, 납품관리 및 A/S(애프터서비스)센터에 학부모들이 직접 참여해 관리비용까지 덜어주기로 했다. 수원교복연대는 이를 통해 올 신입생들이 전국 최저가 수준인 13만8000원에 교복 한 벌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의 교복 개별구입가는 이보다 2배가량 비싼 20만~30만원대이며, 공동구매도 15만~21만원대에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복협회는 공급 교복의 5%를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교복으로 무상 지급한다. 수원교복연대는 유명 교복 업체들의 사전 담합과 교복시장 독과점 형성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연대기구를 만든 뒤 올해 시범적으로 ‘착한교복’ 사업을 진행했다. 수원교복연대는 내년에는 착한교복 구매에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은평 ‘녹색가게’서 이웃 정 나눠요

    요즘 재활용하는 날에 멀쩡한 생활집기들이 버려지는 일이 적지 않다. 필요성이 없어져 집에서는 내놓을 수밖에 없지만, 그런 집기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주말마다 창고세일이 일상화되고, 지역신문에서 창고세일 일정과 판매되는 물건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등 중고용품 재활용이 활발하다. 반면 한국사회에서는 남이 쓰던 물건을 거둬 쓰는 것을 꺼리는 관습 등이 남아 있어 중고용품 나눠 쓰기가 정착되지 않았다. 그러나 쓸만한 중고 생활용품의 재발견은 나눔 실천은 물론 생활비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은평구에는 집에서 쓰던 중고 생활용품을 다시 쓰고 바꿔 쓰는 녹색 소비를 실천하는 동네가 있다. 동네 자체가 이른바 ‘은평구판 아름다운 가게’다. 갈현1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녹색가게’(회장 김미경)를 운영한다. 의류·신발·가방·소형가전제품, 책 등 각 가정에서 쓰지 않는 물품을 주민들로부터 기부받아 판매도 하고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녹색가게의 수익금 전액은 저소득가정에 생활비 지원, 교복 사주기, 김장 나누기 등 이웃돕기에 쓸 예정이다. 녹색가게 주인인 김 회장은 “자원을 아끼는 친환경 소비를 통해 이웃사랑도 실천하고 녹색가게가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더불어 사는 따뜻한 동네가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주민의 참여를 부탁했다. 23명의 자원봉사자가 운영하는 ‘녹색가게’는 주말(토·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장소는 갈현1동 주민자치회관 1층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성남 신청사 ‘호화’ 벗고 ‘친화’ 입는다

    성남 신청사 ‘호화’ 벗고 ‘친화’ 입는다

    ‘호화청사’라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성남시 청사가 변신하고 있다. 불필요한 공간이 주민들에게 개방되고 ‘아방궁’이라고 지적된 시장실은 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늘면서 호화청사라는 개념도 차츰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5일 성남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는 지난해 7월 ‘아방궁 시장실’이라는 오명을 쓴 시청 동관 9층 시장실을 북카페로 개조해 시민에게 개방했다. 시장 집무실, 비서실, 고충처리민원실이 있던 옛 시장실 314㎡를 ‘시청 하늘 북카페’로 바꿔 시민들에게 개방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부시장실과 간부회의실까지 모임방 등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이용객이 하루 300여명 이상으로 늘면서 운영시간도 연장됐다. 모임방도 하루 6차례 정도 주민 토론과 정기모임에 사용된다. 지난해 9월부터는 공무원들 전용으로 사용되던 체력단련실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체력단련실은 329.72㎡로, 러닝머신 15대와 자전거 타기 기계 13대, 아령 등 39종의 운동기구, 남녀 샤워실, 라커룸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개장 후 높은 인기 속에 찾는 주민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시는 이 시설을 두배로 늘리는 방안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원의 예산낭비 지적이 일었던 ‘성남시 종합홍보관’도 모습을 바꿔 곧 개방된다. 이달 말부터는 청소년 독립영화와 최신 게임을 시연하고, 초등학교 3학년생들의 교과 과정인 ‘우리고장 성남’ 현장체험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단순한 전시 방식이던 종합홍보관 운영을 시민이 직접 시설을 활용하는 참여형 개방시설로 전환한다. 별도 예산 투입 없이 종합홍보관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연중 시민들이 작품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지역 게임업체의 최신 개발 상품을 시연하는 장소로 내줘 부담없이 홍보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개방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북카페의 경우 승강기가 구석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용하는 데 불편하고, 청소년들이 불필요하게 공무원들의 집무실로 내려와 곳곳에 자리잡고 앉는 바람에 업무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시민이 흡연이 금지된 화장실이나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샤워실에서 빨래까지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가 ‘빨래금지령’마저 내릴 정도다. 또 북카페에 왔다는 남녀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 오후 7시가 넘어서도 어두컴컴한 복도를 서성거리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청소년 탈선 및 사무실 보안 문제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일부 그런 일이 있기는 하지만, 시민들에게 모처럼 개방된 공공시설물을 이용할 때 공중예절을 지키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차현지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차현지

    아저씨의 아내가 임신을 했다. 아이는 5개월짜리. 5개월 전에 아저씨의 정액이 아내의 질을 파고들어 거센 산성반응에도 끝끝내 굴복하지 않고 수정란을 착상시켰다. 5개월 전이라면 아저씨와 내가 종로 3가 나이스 모텔 205호에서 새벽 내내 서로의 배꼽 속에 손을 넣었던 때다. 나와 만나기 전날이거나 혹은 다음날에 아저씨는 아내와 같이 잠자리에 들었고 기계적인 성교를 했을 것이다. 아저씨의 아내는 궁색한 가짜 신음소리 내기에 바쁜 여자니까. 아저씨는 여자의 신음소리에 민감하다. 신음소리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 것에 편집증 환자처럼 집착한다. 그런 아저씨가 나를 좋아하는 까닭은 단 하나. 나는 가짜 신음소리 따윈 내지 않는다. 오로지 진심. 나는 진짜에게만 연다. 그것이 성대든 밑구멍이든 간에. 오늘 만나. 삐리릭. 교실 한구석에서 체육복을 베개 삼아 누워 있던 나는 문자를 확인하고 곧장 가방을 싼다. 든 것도 없는 가방을 메고 나는 교실 밖으로 향한다. 교문을 빠져나오는 도중에 아저씨에게 한 번 더 문자가 온다. 우리가 만나는 시간과 장소가 적힌, 매우 절약적인 문자. 럭셔리 라운지 모텔 507호. 아홉 시. 아홉 시까지, 아홉 시간이나 남았다. 그날도 여지없이 바람이 불었다. 아저씨와 만나는 날은 어쩐지 모르게 세찬 바람이 분다. 한반도가 원래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었나? 아저씨는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며 말했다. 그러게요. 치마 밑단이 바람에 너풀거렸다. 얘, 허벅지 다 보인다. 아저씨가 말했다. 알아요. 그냥 내버려 두는 거예요. 넌 참 미쳤구나. 그래서 이름이 미치인가 보구나. 아저씨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갔더니 장례를 다 마친 식구들이 둘러앉아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하나 둘씩 꺼내고 있었다. 넌 그새 또 어디 갔다 왔니. 그냥 잠깐. 나는 대충 둘러대고 방으로 들어갈 셈이었다. 그런데 할머니. 할머니가 안 보였다. 엄마, 할머니는? 하고 물어보려던 찰나, 내 방 문 틈새로 할머니의 굽은 등이 보였다. 굽은 등은 서서히 몸을 웅크리며 일정한 리듬에 맞춰 떨었다.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나는 다음날도 아저씨를 만났다. 삼성동 명아장 모텔 313호. 시간은 오후 아홉 시. 나는 근처 화장실에서 교복 와이셔츠를 벗고 보라색 민무늬 원피스를 입었다. 바람이 찼다. 나는 여덟시 오십 오 분에 모텔에 도착했다. 내가 313호의 문을 열었을 때는 이미 아저씨가 다 벗은 몸으로 누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 아저씨가 인사했다. 방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쾌적한 향내가 풍겼다. 오히려 첫 번째 갔던 곳이 적당히 촌스러우면서 마음이 편했다. 옷을 못 벗겠어요. 내가 말했다. 아저씨는 보라색 민무늬 원피스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벗겨냈다. 그리고는 내 몸 이곳저곳을 꾹꾹 누르듯이 만져댔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냥 참았다. 나는 아저씨가 하라는 대로 몸을 열고 젖히고 오므리고 뒹굴었다. 두툼한 손가락처럼 두툼한 아저씨의 뱃살이 출렁거리며 내 피부에 닿았다. 남의 살을 맞대는 것이 기분이 나빴다. 아저씨의 거죽에 파묻혀 질식할 것 같았다. 물론 아저씨가 그렇게 뚱뚱하지는 않지만 그냥 남의 살결, 살 틈으로 새어나오는 냄새 같은 것이 어쩐지 두려웠다. 한 차례 사정이 끝나고 난 뒤에 아저씨는 모로 누워 담배를 피웠다. 그때까지 나는 아저씨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얘, 너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아저씨가 슬쩍 내게 말을 건넸다. 미치. 미치예요. 아아, 그래. 그래서 내가 너에게 미쳤다고 말을 했었지. 네에. 근데 전 미치진 않았어요. 그냥 미치일 뿐이에요. 음, 그래. 하지만 좀 특별한 이름이구나. 네에. 미카엘 같은 거랑 연관된 건 아니에요. 음, 그렇구나. 그렇다면 미치는 무슨 뜻이니? 미치는 그냥 미치인데요. 별 뜻은 없어요. 음, 그렇구나. 아저씨는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대화를 끝내겠단 듯 자세를 고쳤다. 등 돌린 아저씨의 넓은 등짝이 우스워 보였다. 나는 아저씨의 담배를 빌려 등짝에 무어라 쓰고 싶었다. 등신이라고. 그때 아저씨 이름을 물어보면 좋았을 걸. 아직도 나는 아저씨 이름을 모른다. 장씨, 김씨, 윤씨, 최씨. 개중에 하나겠지. 여하튼 내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성씨일 거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아저씨의 두툼한 손가락과, 출렁이는 뱃살, 수염자국이 난 얼굴피부뿐이다. 정수리 근처가 조금 휑한 거나 금이빨로 된 어금니가 하나 있다는 것, 배꼽부터 무성한 털이 하반신 전체를 뒤덮고 있다는 것과 생각보다 발이 아담한 것, 그리고 오른쪽 팔뚝에 개에 물린 자국 같은 게 있다는 것까지. 아저씨의 흉터는 곧 아저씨의 이름이었다. 아저씨와는 일주일에 두어 번 정도 만났다. 만나는 장소는 서울 전역. 아저씨는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고심하여 장소를 물색하는 것 같았다. 한 번도 같은 동네, 같은 모텔을 반복해서 간 적이 없었다. 생각보다 서울은 넓었다. 구석구석 늘어선 골목과 로터리가 답답할 정도로 복잡했다. 위로 세우고 벙커를 만들고, 한정된 공간의 쪽수를 넓히거나 한 칸짜리 공간을 좁히거나 하는 식으로 자꾸만 넓어져 가는 서울. 뚝딱뚝딱 완공이 끝나면 어디에선가 증축이 시작되고, 어딘가가 매끈해지면 다시 어딘가가 더럽혀졌다. 더럽혀진 부분을 메우는 동안 또 어딘가가 파괴되고 무너져 갔다. 할아버지는 폭설이 내리던 날, 보도블록에서 미끄러져 죽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병원으로 후송된 지 십 칠 분 만에 사망선고를 받았다. 가족들은 오래 살다 가셨으니 여한 없으시리라 판단, 호상이라 여기며 잔칫집처럼 장례를 치렀다. 여기저기서 웃고 떠들고 화투 패를 돌리고 거나하게 취해 노래를 불러대고. 삼일 중 이따금씩 곡소리가 들렸으나 그것도 매우 형식적이었다. 하하호호 웃다가 누군가 곡소릴 내면 얼마간 따라 울어주고, 딸꾹질 멈추듯 뚝 그치면 다시 하하호호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란 내가 밖으로 빠져나와 교복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 순간, 아버지가 홀연히 담배를 물며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서울에서 보는 별은 참 폼이 안 나. 아빠는 소주가 담긴 종이컵을 조심스레 한 모금씩 마셨다. 아빠의 왼손에 달린 담배가 빨간 불씨를 태우며 양복바지를 위협했다. 그거 탈 거 같은데. 내가 말했지만 아빠는 듣지 못했다. 염병할 양반. 보도블록에서 고꾸라지기는. 아빠는 색색의 벽돌이 지그재그로 놓인 보도블록을 얼마간 쳐다보다가 가래침을 뱉었다. 카악, 퉤. 아직 녹지 않은 눈에 가닿은 가래침은 희부연 노란빛을 풍겼다. 아빠는 다 태우지도 않은 담배와 함께 종이컵을 집어 던졌다. 소주가 바닥을 치고 튀었다. 아빠는 불콰해진 얼굴을 하고 다시 식장 안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아저씨에게 문자를 넣었다. 아저씨 뭐해요. 그러나 답장은 오질 않았다. 실은 한 번도 먼저 연락해 본적이 없었다. 뭐하냐고. 역시 묵묵부답. 차라리 보내지 말 걸, 두 번씩이나 씹혔다. 쪽팔리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가 도착했다. 미친이구나. 오늘 만날까? 미친이라니, 내가 분명 미치지 않았다고 했을 텐데. 미친 아저씨. 나는 눈에 젖은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곧장 아저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내가 병원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서성이는 동안 아빠는 병원 건물 귀퉁이 어딘가에서 토를 하고 있었다. 아빠는 대충 토하는 것을 마치고는 보도블록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얼굴 표면이 토사물 범벅이었다. 아빠의 긴 속눈썹에 연주황색으로 변한 실파가 붙어 있었다. 더럽게시리. 나는 다시 대로변으로 눈길을 돌렸다. 택시는 쉽게 잡히지 않았고 나는 얼마간 더 병원 앞에 서 있어야 했다. 한쪽 손을 기계처럼 흔들면서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빠 말대로 별 몇 개가 우스운 크기로 떠 있었다. 저게 무슨 별이야. 그러는 사이에 택시가 잡혔다. 어디 가십니까? 하고 물어오는 택시 아저씨에게 별 보러요, 라고 말할 뻔했다.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삼일 내내 나는 아저씨를 만났다. 만나서 하는 일이라곤 섹스가 전부였고, 섹스가 끝나고 치르는 비릿하고 울적한 냄새들을 소멸시키는 일에 신경 쓰느라 내 가방 속에 구겨져 있을 교복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다. * 아저씨의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손가락으로 시트자락을 빙글빙글 말았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하면서 어떻게 대꾸를 해야 될까 하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아저씨에게서 아내 얘기를 그만 들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했다. 왜 애를 가졌어요? 내가 아저씨 배꼽에 손을 집어넣고 꼼지락거리며 물었다. 아저씨는 간지러웠는지 실실 웃으며 좌우로 몸을 배배 꼬았다. 내가 가진 건 아니고 아내가 가진 거지. 아저씨는 말했다. 그렇지만 아저씨 꺼가 필요하잖아요. 음, 그렇긴 하지만 뭐 그거랑 그거랑 같은 일로 봐서는 좀 그렇지. 그거랑 그거랑 원래 같은 거 아니에요? 그걸 해야지 그걸 할 수 있잖아요. 에이, 하지만 언제나 그걸 하려고 그거 하는 거 아니잖아. 아아, 하긴. 우리도 그거 하려고 그거 하는 거 아닌 것처럼요? 으응, 그래 맞아. 골치가 아픈 일이지, 그거는. 우리는 너무나 많은 그거를 사용했고, 나중에 가서는 굳이 그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서까지 그거 타령을 했다. 그러다가 대화의 종반부에서는 그거가 무엇을 뜻하는지, 어디에서부터 그거를 그거로 불렀는지, 그거가 그거가 아닌 다른 그거인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대화를 마치고 다시 등을 돌려 누웠을 때, 아저씨의 등과 내 등이 맞닿았다. 나는 차갑고 아저씨는 뜨겁다. 섹스를 하고 나면 아저씨가 차가워지고 내가 뜨거워진다. 척추를 나란히 두고 우리는 열과 냉을 반복적으로 옮겼다. 열탕과 냉탕을 번갈아 가는 기분이었다. 아저씨도 참 후졌다. 내가 말했다. 아저씨의 등줄기가 움찔했다. 글쎄 내가 만든 게 아니고 아내가 만든 거라니까. 아저씨가 발로 내 종아리를 간질였다. 굳은살이며 티눈이 박인 피부 표면이 까끌까끌했다. 어떻게 하면 애를 낳을 생각을 해요? 너무 구려. 너무 너무 구려.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어떤 시대기는, 잘 먹고 잘사는 시대지. 너무 구려. 태어나는 일 자체가 구린 시대예요, 지금 이 시대는. 미치. 너는 너무 어린데, 너무 많은 걸 봤어. 그러니까 지금 이러고 있잖아요. 씨발. 나는 울먹였다. 아저씨가 발로 장난치는 것을 멈추었다. 다시 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그 애 낳으면 나 꼭 보게 해줘요. 음, 그래. 그럴 수 있다면 뭐, 그렇게 해보지. 아저씨는 말을 이으며 침대를 빠져나갔다. 어디가요? 똥 누러. 아저씬 왜 만날 그렇게 똥을 싸요? 모르겠어. 난 너만 보면 똥이 마려워. 아내 앞에서는요? 집이건 회사건 똥 싸는 일이 고역인데, 난 너만 보면 똥구멍이 빠져버릴 거 같아. 나는 킥킥대며 웃었다. 똥을 싸고 싶어 재빠르게 화장실로 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나만 보면 똥이 마렵다는 아저씨. 나는 또 한번 아저씨에 관한 흉터를 진하게 새겼다. 똥냄새를 풍기며 침대로 돌아온 아저씨와 뒹굴다가 말고 문득 할머니 생각이 났다. 여든 여덟의 할아버지와 함께 육십 년을 살아온 할머니. 할머니는 일흔 일곱. 열한 살 연상의 남편을 마주 대하며 겪었을 무수한 고통을 유순한 고집과 무지한 강직함으로 이겨낸 할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삼 년 전에 서울로 올라왔다. 평생 동안 밭을 일구고 소를 키우며 지냈던 고향을 저버린 것은 할머니의 류머티즘 관절염이 심해진 탓이었다. 밭을 안 일구면 되지 않냐, 그냥 일 안 하고 시골에 계속 계시면 안 되냐, 하고 심술을 툴툴 부린 내게 엄마는 꿀밤을 먹였다. 네가 시골에 가서 한 번도 살아보질 못해 이러는구나. 시골에 산다는 것 자체가 일이다. 일을 안 하고 살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곳이야. 등불이 없는 동굴 같은 곳이라고. 그렇지만 친하지도 않은 어른들과 함께 부대껴 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걱정 마. 따로 모실 거니까. 따로 사는 데엔 나보다 엄마 몫이 더 컸다. 아빠는 미적지근하게 그러지 뭐, 하며 우리 집 근처에 값이 싼 아파트를 골라 전세계약을 했다. 십육 평형 아파트는 지은 지 이십 년이 넘었다. 군데군데 갈라진 틈새며 월마다 꼬박꼬박 작동 점검을 하는 엘리베이터가 기괴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것 때문에라도 할머니 집에 잘 가지 않았다. 가끔 식용유나 세제 같은 걸 사들고 가는 아빠에게 거기 귀신 나올 것처럼 음산해, 라고 말하면 아빠는 내 콧잔등을 쿡 치면서 노인네들 잠자리 뒤숭숭하게 함부로 말 놀리지 말라고 대답했다. 그깟 귀신, 어차피 동년배들 아니겠어? 속으로 나는 생각했다. 할머니 집 전세계약이 얼마 안 있어 끝날 참이었다. 재계약 여부에 대해 곰곰이 따지고 있던 엄마는 되레 계약기간 전에 죽어버린 할아버지를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또 조금 원망하기도 했다. 엄마는 짐들이 가득 들어찬 다용도실을 대충 비워내고 할머니가 덮을 이불을 마련했다. 할머니는 풀지 않은 짐짝처럼 더욱 몸을 웅크리며 집으로 들어왔다. 때때로 자정에 가까운 시간, 내가 비릿한 정액 냄새를 풍기며 집으로 들어오면 건넌방에 있던 할머니가 빠끔히 문을 열고 나를 들여다봤다. 내가 왜요? 라는 기색으로 노려보면 이내 주춤거리는가 싶게 눈을 피하다가는 언제 왔는지 모르게 다시금 내 쪽을 살폈다. 내가 한 번 더 뭘 봐요? 라는 표정으로 찌릿, 눈빛을 쏴주면 그제야 다 알겠다는 듯 체념한 얼굴로 방문을 닫았다. 기분 나빠. 내가 닫힌 방문 틈새로 들릴 만큼 크게 말했다. 그럼 방문 너머로 할머니가 쪼그라든 풍선처럼 한숨을 쉬는 것이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장례식장에서 보았던 별 몇 개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옹졸하게 쪼그라든 것이 언젠가는 점점 작게, 그보다 더 작게, 그래서 결코 보이지 않을 것처럼 아득해질 것만 같았던 별들. 마치 할머니의 쪼그라든 유방처럼. 너네 엄마니까 네가 알아서 해. 안방에서 언성 높이는 소리가 들렸다. 구질구질한 부부싸움이 또 시작됐다. 카악, 퉤. 아빠의 가래침 뱉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어디서 뱉어 진짜? 엄마가 이전보다 한 톤 높게 소릴 질렀다. 카악, 퉤. 카악, 퉤. 의식적으로 가래를 뱉다가 사래 걸린 아빠가 연신 밭은기침을 토했다. 조금 과장이다 싶게. 나는 방밖으로 나가볼까 하다가 귀찮아져서 그냥 침대에 누웠다. 모텔과는 다른 차원의 이불을 손끝으로 매만지다가 말고 할머니가 궁금해졌다. 엄마 아빠는 아무래도 버려진 짐짝처럼 놓인 할머니 따위는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미친 엄마 아빠. 나는 방문을 열고 건넌방에 있는 할머니를 살핀다. 방문이 미세하게 열려 있다. 아마도 할머니가 직접 살짝 문을 열어 놓았을 터. 문과 문턱이 아귀가 딱 맞게 붙어 있지 않고 약간 틈을 벌리고 있다. 그 미세한 틈처럼 할머니는 숨을 쉬고 있는지 몰랐다. 사방이 막힌 곳에서, 끝없이 유입되는 물세례에 허덕이듯이. 할머니 서럽겠다. 짝이 없으니 얼마나 비참하겠어. 네 아저씨는요? 아저씨의 귓불을 빨면서 내가 물었다. 그건 여자에게만 국한된 일이야. 남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아예 머릿속에 그런 게 없어. 이 사람 없으면 죽겠다 싶은 그런 게. 결혼 왜 했어요? 내가 묻자 아저씨는 뜸을 들였다. 글쎄, 돈을 모아야 하니까. 그리고 어쨌든 옆에 사람이 있어야 좋지 않겠어? 남자란 게 그래. 챙겨주고 입혀줄 사람이 꼭 필요하지. 좆나 후졌네, 남자들이란. 내가 말을 마치자 아저씨가 깔깔 웃었다. 뭐가 웃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기분이 나빴다. 미친 아저씨. 뭐 이런 게 다 있지? 덜 말린 해초처럼 무성한 아저씨의 풀숲을 헤치다 말고 나는 입을 뗐다. 입술에 빳빳한 음모가 달라붙었다. 에이, 좀더 해주지 그래. 아저씨가 눈을 감은 채 말했지만 나는 그냥 일어났다. 반투명한 유리 칸막이로 된 화장실로 들어가 온몸을 빡빡 문질러대며 샤워를 했다. 아저씨가 따라 들어왔다. 에이, 미치. 섭섭하게 왜 그래. 아저씨가 내 팔뚝에 묻은 거품을 닦으면서 품에 안으려 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샤워기를 아저씨 방향으로 틀었다. 뜨거운 물줄기가 아저씨 살갗에 닿았다. 앗 뜨거워. 아저씨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오늘은 안 할래요, 피곤해요. 저리 가요. 이제 만지지 마요. 아저씨는 몸에 묻은 물기를 털고 아쉬운 표정으로 나갔다. 내가 샤워를 마치자 아저씨는 침대에 걸터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미치. 앞으로 삼주 정도 못 봐. 나는 왜냐고 물어보려다 그냥 말았다. 아내랑 여행을 갈지도 모르겠어. 아무래도 애 낳기 전에 좀 돌아다녀야 될 것 같아서. 애가 나오면 피곤해지잖아. 나는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매만지며 물기를 닦았다. 외국을 다녀올까 해. 연차랑 휴가 당겨쓰니까 삼주 정도 여유가 생기더군. 나는 대충 로션을 찍어 바르고 옷을 챙겨 입었다. 가방 속에 든 교복을 입을까 하다가 그냥 관두었다. 아내가 더블린에 가고 싶다네. 난 애초에 더블린이 어디 박혀 있는 덴지도 몰랐다니까. 그냥 동남아 일대나 둘러보고 올 것이지, 무슨. 대충 스타킹까지 신었다. 주머니를 쑤셔 담배를 찾았다. 아저씨가 담배를 건넸지만 무시했다. 삼주 뒤엔 웃으며 보자. 내가 널 좋아하는 건 명랑해서야. …… …… 삼주 동안 똥 못 싸서 어떡해요? 그러게. 그걸 생각 못 했네. 아저씨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했다. 그 모습에 어이가 없어 픽 웃었더니 아저씨가 갑자기 나를 들어 침대 중앙으로 눕혔다. 아직 화 안 풀렸거든요? 내가 말해도 묵묵부답. 아저씨가 좋아하는 보라색 원피스가 내 몸에서 멀어졌다, 부득이하게. 아저씨는 이전보다 더 맹렬하게 내 몸 이곳저곳을 들쑤셨다. 그때 처음으로, 진짜 신음소리라는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엉덩이에 푸른 멍이 흉터처럼 들어 있었다. 언제고 지워질 것이 빤한 흉터가. * 아저씨는 정말 삼주 넘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나는 오랜만에 학교엘 갔다. 책상에 엎드려 잘까 하다가 그냥 수업을 들었다. 의자에 등을 펴고 앉아 있었지만 역시 좀이 쑤셨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수업 종이 쳤다. 삼삼오오 모여 있던 애들이 자리로 가 책상을 정돈했다. 아직 선생이 오질 않았다. 틈을 타 가방을 몰래 들고 빠져 나왔다. 이제 어디든 갈 곳을 찾아야 했다.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데 갑자기 누가 말을 걸었다. 쎄미였다. 나도 데려가. 미친년. 귀찮게시리. 우리는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탔다. 어디 갈 건데? 몰라. 뭐야, 시시하게. 그럼 나 따라와. 그러든지. 우리는 번화가 로터리에서 내렸다. 쎄미는 지하철역으로 나를 데려가더니 역사 안 물품보관함에서 옷을 꺼냈다. 초록색 미니 원피스였다. 넌 갈아입을 거 없어? 나는 가방 안에 든 보라색 민무늬 원피스를 꺼내 보였다. 우리는 쌍방울자매처럼 원피스를 맞춰 입었다. 쎄미가 아이라이너와 립스틱을 주었다. 나는 어설프게 아이라인을 그리고 립스틱을 발랐다. 우리는 피시방으로 갔다. 모니터 한 대를 앞에 두고 나는 쎄미가 게임하는 걸 지켜보다가 졸았다. 얼마 안 있어 쎄미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이제 나가자. 시계를 보니 일곱 시였다. 번화가 로터리는 반짝이고 있었다. 온갖 조명 세례에 비둘기들은 나뭇가지 위로 종적을 감췄다. 보도블록은 연이어 뱉은 껌들과 담배꽁초로 넘쳐났다. 쎄미는 로터리 변방에 있는 건물로 나를 인도했다. 색이 누런 간판에 조명도 시원찮은 것이 딱 학생들이 숨어 술 마시기 좋은 곳이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짜리몽땅한 할머니가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손짓으로 인사를 했다. 쎄미가 샐쭉이 웃어 보이며 익숙하게 소주 두 병과 부대찌개를 시켰다. 할머니는 그제야 태연히 일어서 부엌으로 들어갔다. 나는 가방 안에 있던 담배를 올려놓고 주변을 살폈다. 태반이 고등학생들처럼 보였다. 잘 하지도 못 하는 술을 마시며 저들끼리 신나게 놀고 있었다. 쎄미는 재떨이를 제 앞에 가져다 놓고 그새 담배를 두 대나 피웠다. 나도 라이터를 꺼내 담뱃불을 붙이려는데 어디선가 쎄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쎄미, 오랜만이다. 쎄미가 남자애 둘에게 알은 체를 하며 나를 쳐다봤다. 옳다구나, 같이 놀자는 소리로군.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키가 큰 자식이 쎄미의 옆자리로 가 앉았다. 뒤이어 눈썹이 숯덩이처럼 진한 남자애가 내 옆자리에 비집고 들어왔다. 그새 할머니가 전골냄비가 올라간 부르스타를 들고 와서는 퉁명스레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쎄미와 그 옆에 앉은 꺽다리가 계속해서 술잔을 기울였다. 취하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았다. 나는 수저를 가지런히 정리하는 숯덩이 눈썹에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담배를 피웠다. 자박한 국물에 퐁당퐁당 빠져 있는 햄 조각과 두부, 콩나물과 양파. 찌개는 어쩐지 팔팔 끓여도 맛있을 것 같진 않았다. 앞에 두 사람이 기어이 취한 척을 하며 서로 부둥켜안을 때쯤 나는 수저를 들어 국물을 맛보았다. 그랬더니 옆의 숯덩이도 냄비에 제 수저를 꽂았다. 나는 맥주에 콜라와 소주를 조금씩 섞어 숯덩이에게 주었다. 숯덩이가 고마워하며 답례로 자신도 타주겠다고 했다. 각자 서로가 타준 폭탄주를 마셨다. 어쩐지 머리가 핑 도는 기분이었다. 쎄미와 꺽다리는 팔짱은 물론 어깨동무며 심지어는 서로에게 입술까지 드밀며 야단이었다. 소주를 일곱 병쯤 마셨던가. 그 와중에도 쎄미가 자리를 뜰까봐 손을 꼭 부여잡으면서 집에 바래다주겠다는 꺽다리가 숯덩이에게 눈질을 보냈다. 무언의 암시 같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거행된 약속이 있었던 듯싶다. 쎄미는 비에 젖은 이불처럼 꺽다리의 팔뚝에 안긴 채 실려 나갔다. 이윽고 숯덩이와 나만 남았다. 숯덩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쭈뼛거렸다. 우리도 일어나지 뭐. 벌써 가게? 그럼 더 있으려고? 시간 별로 없어. 밤은 못 새. 숯덩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끔벅였다. 유치한 반응. 어디로 갈 건지는 정했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숯덩이. 아, 이래서 어린애들은 귀찮다. 다 정한 거 알고 있거든. 모텔로 갈 거 아니야? 일 치르곤 만나 해장할 거 아니었어? …… 그리곤 쎄미랑 나랑 누구 가슴이 더 컸는지 낄낄거리겠지, 뭐. 안 봐도 빤해. …… 빨리 계산하고 나와. 너구리굴처럼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속을 헤집고 나와 건물 앞에서 숯덩이를 기다렸다. 숯덩이는 쭈뼛거리며 나왔지만 안절부절 갈피를 못 잡았다. 앞장 서. 내가 말했다. 그래도 돼? 어, 원래 이러려고 했잖아. 내가 인상을 쓰자 숯덩이가 이내 내 손을 잡았다. 손은 잡지 마. 숯덩이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냥 말자. 숯덩이가 말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가장 가까운 영화관에 들어갔다. 심야시간대에 하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다가 잠시 졸았다. 조는 내내 숯덩이가 내 손목을 만지작거렸다. 박력 없기는. 영화를 다 보고 나와 숯덩이가 팝콘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릴 쯤에 나는 숯덩이의 팔목을 거세게 붙잡고는 그를 이끌었다. 어디 가려고? 심심한데 그냥 DVD방이나 가든지. 우리는 영화관에서 가장 가까운 DVD방으로 들어섰다. 프런트에서 계산을 하는 숯덩이 몰래 아저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숯덩이와 몸을 섞고 난 뒤에도 아저씨에게선 답문이 없었다. 정말이지 짜증나. 나는 검은 소파에 누워 말했다. 숯덩이가 휴지를 찾아 두리번거리다 말고 멈칫했다. 그리곤 내 쪽을 쳐다보며 눈을 흘긋거렸다. 화면에는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출렁거리는 게 비쳤다.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러닝타임이 긴 시리즈물을 선택한 것이 후회가 됐다. 숯덩이가 슬금슬금 내 옆에 드러누웠다. 너 이만 가봐. 싫은데. 그럼 걍 닥치고 가만히 있든지. 어차피 나도 뺑이 치는 거야. 오전 아르바이트하러 가야 되거든. 학교는 안 다니니? 너야말로 학교 다니는 년이 이러고 다니냐? 등신. 너만큼 구린 애 아니거든, 나. 웃기고 있네. 됐다. 그만 말해, 입만 아파. 딱 봐도 사이즈 나와. 나는 뭐 누나들이랑 안 놀아본 줄 아냐. 뭐라고? 나는 울컥 화가 났다. 나는 대충 윗옷을 걸쳐 입고 DVD방을 나왔다. 숯덩이는 자는 건지 자는 척을 하는 건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새벽 다섯 시였다. 거리는 아직 깜깜했다. 추위 탓인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드문드문 건물 앞 계단에 누워 토사물을 흘리며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으나 거리는 한적했다. 나는 터벅터벅 지하철 역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철은 아직 운행을 하지 않았다. 나는 내려진 셔터에 기대고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어쩐지 발가벗은 느낌이 들었다. 숯덩이는 내 몸 이곳저곳을 꾹꾹 눌러주던 아저씨의 손길을 느낀 것일까. 내 몸에 남겨진 아저씨의 냄새를 맡은 것일까. 쪽팔리게, 정말 후지게 자꾸만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아저씨를 만난 건 레코드 가게에서였다. 아담했지만 역사가 오래된 레코드 가게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했다. 섹션별로 잘 나눠진 음반들은 가게 주인의 손을 거쳐 가지런히 정리되었고 새로운 주인에게로 입양됐다. 주인은 내가 오면 리패키지 앨범이나 베스트 앨범, 내가 모르는 희귀 앨범을 꺼내 들려주곤 했다. 그곳에서 나는 아저씨를 보았다. 존 레넌의 사망주기 30년을 맞아 아저씨는 비틀스의 앨범을 사러 왔다고 했다. 주인은 LP로 된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을 꺼내주었다. 아저씨는 보물 다루듯 LP를 매만졌다. 그거 복사본 같은데. 내가 다가가 이 말을 전하기 전까지는. 아저씨는 내 쪽을 살피며 무슨 상관이냐는 듯 쳐다보았다. 제가 아는데요. 20년 전에 들어온 건 정식판 거의 없어요. 다 해적판이지. 그리고 진퉁이라 쳐도 몇 억 넘을 걸요? 그냥 작년에 나온 리마스터 앨범 사세요. 저 같으면 그거 안 사요. 내가 말을 마치자 아저씨는 피식 웃으며 LP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을 마친 아저씨는 앨범을 구경하고 있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이봐, 진퉁. 같이 나가지? 그리고 우리는 곧장 모텔로 향했다. 미치. 론리하츠클럽이란 밴드 아니? 비틀스 노래 제목이잖아요. 후추상사의 밴드. 물론 한국에 그 제목을 딴 인디밴드가 있단 건 알아요. 아니. 론리하츠클럽이란 밴드가 낸 책이 있어. 그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모두 비틀스의 노래 제목으로 이루어져 있지. 그 속에 든 여자주인공 이름도 역시 비틀스의 노래에서 따온 거야. 루시나 리타 같이.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이 밴드가 남아프리카 출신들이란 거야. 그래서 번역본을 구하긴 힘들어. 그 튼실한 내용의 책은 읽은 사람들마다 모두 엄지를 치켜든다고 해. 더 신기한 건 뭔 줄 아니? 소속된 밴드 팀원이 단 한 명이란 거야. 뭐야. 나머지는 다 세션이에요? 그 밴드는 공연 안 해요? 응. 그 밴드는 단 한 번도 공연을 한 적이 없어. 그 밴드의 업적이라곤 책 낸 게 끝이야. 그게 뭐가 밴드예요. 그냥 작가지. 그러게. 하지만 그 사람이 우기면 밴드겠지. 마치 네 이름이 미치가 아닌데도, 네가 줄곧 미치라고 우기는 것처럼 말이야. * 아침 7시가 다 돼서야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열고 몰래 방 안으로 들어오려는데 어쩐지 고요했다. 방문을 열고 둘러보니 집엔 아무도 없었다. 꺼놨던 핸드폰의 전원을 켜니 아니나 다를까 엄마의 문자가 잔뜩 와 있었다. [미친년. 집에 들어오기만 해.], [네 방에 있는 CD 다 갖다 버리기로 결단 내렸다.], [평생 네 멋대로 하다가 죽어. 여한 없이 그렇게 살아라. 부럽다.], [엄마아빠 오늘 등산 가니까 네가 할머니 밥 좀 챙겨드려. 것까지 안 하면 넌 정말 죽는다.] 나는 할머니 방의 방문을 열어보았다. 할머니는 축 늘어진 미역처럼 장롱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기척도 못 느끼셨는지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가 큰 소리로 두어 차례 할머니를 부르자 그제야 어깨를 움찔하는 할머니. 저 왔어요. 밥 드셔야죠. 할머니는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아차. 원피스를 교복으로 갈아입는다는 걸 깜빡했다. 생각해 보니 허접한 실력으로 그린 아이라인도 엄청 번져 있을 것이었다. 밥 챙겨드릴게요. 좀만 기다리세요, 하고 방문을 닫으려는데 할머니가 허공에 손짓하는 것이 보였다. 오라는 눈치인가 싶어 나는 대충 눈 밑에 번진 아이라인을 손으로 닦고 할머니 앞으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할머니의 주름이 징그러울 정도로 많았다. 내 어깨보다 한 뼘은 더 작아 보이는 할머니의 어깨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할머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내 손을 잡았다. 할머니의 손은 사람의 피부라기엔 어색할 정도로 꺼끌꺼끌했다. 뭐 해드릴까요? 정적을 깨고자 몇 차례 여쭈어도 할머니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몇 달 전 백내장 수술을 한 할머니의 눈동자는 부옇게 흐려 보였다. 나는 질문하는 걸 포기했다. 할머니는 다시 장롱에 머리를 기대었다. 할머니는 조만간 부서질 박제나비 같았다. 할머니의 눈가와 손, 입술에 자글자글한 주름이 생각보다 더 깊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계실 때도 이렇게 주름이 많으셨나. 이곳에 와 있는 것이 가뭄처럼 답답하고 숨 가쁠 할머니. 할머니는 아침마다 이렇게 장롱에 머릴 기대고 무슨 생각을 하실까. 살아 있긴 한 걸까. 살아가고 있는 걸까, 살아지고 있는 것일까. 희정아. 할머니가 내 이름을 불렀다. 잘 지내야 된다. 단디 몸 챙기고. 매사 조심하고. 매사 감사하고. 알제. 어쩐 일인지 눈꺼풀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방으로 돌아오니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도대체 왜 우는 걸까? 이해가 안 됐으나 눈물은 더 솟구쳤다. 접을 수 있다면 잠깐 시간을 접어놓고 싶다. 정말 구리고 후지다. 나는 집전화기로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가 받아도 상관없다. 어떻게든 끝을 내야 한다. 아저씨의 아내가 받는다면 나는 다 폭로할 것이다. 아저씨와 나는 비틀스를 공유한 사이라고요. 론리하츠클럽이란 밴드 아세요? 남아프리카에 있는 원맨밴드를 아시냐고요. 그런 것도 모르면서 임신은 왜 해요? 그렇게 안정적인 게 좋으면 차라리 소파랑 결혼을 하셨어야지. 아저씨는 그런 남자가 아니라고요. 신호가 계속 가는 동안 나는 쉴 새 없이 중얼거렸다. 아저씨가 받는다면 이제 아저씨와는 정말 끝이라고 말해야지. 아저씨의 똥배를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라고. 아저씨도 똑같아. 부인 앞에선 똥도 못 눈다면서 여행은 왜 같이 가요? 왜 나한텐 아저씨 이름도 안 알려줘요? 치사하게 산다. 치사 빤쓰다, 정말…… 그리고 달칵. 수화기 너머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네, 한창길입니다. 아저씨 목소리다. 한창길이라는 이름은 어색하지만 이건 분명 아저씨의 목소리다. 내가 수없이 핥았던 목에서 나는 그 소리 맞다. 허나 나는 한창길이란 이름을 모른다. 그런 이름일랑 들어본 적도 없다. 말씀하세요, 누구시죠? 그러니까. 저는. 저는요, 아저씨. 저예요, 미치…… 그러나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나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아저씨의 번호를 지웠다. 아마 얼마 안 있어 아저씨에게 연락이 올 것이다. 내게 시간과 장소를 문자로 보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저씨의 번호를 지웠다. 아뿔싸. 이렇게 깔끔할 수가. 잠을 자는 동안 모든 걸 지워야지. 아저씨의 배꼽이 따뜻했다는 것 정도만 남겨두고. 다른 건 다 열여덟이라는 전투의 군사기밀이라 생각하고 블랙박스에 가두어 사장시켜야지. 나는 보라색 원피스를 입은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이윽고 집전화가 요란스레 울리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이나. 짜증나게. <끝〉
  •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 하이마트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 하이마트

    전자제품 전문점 하이마트의 ‘하이마트 행복 3대’는 전국 285개 하이마트 지점에서 해당 지역의 조손가정과 자매결연을 해 물질적∙정서적으로 후원하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임직원의 98%가 자발적으로 매월 급여에서 일정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그만큼의 금액을 더하는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해서 매월 600만원씩, 연간 7억여원의 기금이 쌓이고 있다. 적립된 기금은 매월 500여 조손가정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주로 사용된다. 나머지 적립금은 체험 학습이나 문화 공연 등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는 각종 프로그램의 운영에 쓰인다. 또 중·고등학교 입학생들의 교복 구입비로도 활용되고 있다.  단순히 후원금만 보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조손가정이 진정한 행복 3대를 이루도록 임직원들과 후원 가정이 만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매년 여름방학에 임직원과 조손가정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가족 캠프를 개최한다. 1박 2일 동안 임직원들은 부모로서,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한다.  임직원들은 지역 단위로 조손가정을 나눠 맡아 노인들에게는 자식이,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돼 주는 자원봉사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생일이나 명절 때면 더 외로워지는 조손가정을 찾아 생일잔치를 열어주는가 하면, 설이나 추석 때는 명절 음식을 만들어 함께 식사하고 독거노인들을 초청하여 떡국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부모가 없어 나들이하기 쉽지 않은 조손가정 아이들의 사정을 고려해 주말 휴무를 반납하고 아이들과 농촌 체험, 영화 감상, 놀이공원 나들이도 기꺼이 함께 한다.  하이마트가 조손가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고령화와 경제난으로 인한 가정 해체로 어려움을 겪는 조손가정이 늘어나고 있으나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할아버지·할머니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줘 한꺼번에 두 계층을 도울 수 있으므로 어떤 공헌 활동보다 보람된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이마트는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10월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선종구 사장은 “오늘의 하이마트가 있기까지 그동안 고객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컸다.”며 “우리가 거둔 이익은 고객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 신세계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 신세계

    2006년 3월부터 시작한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은 전 사원이 참여하는 개인 기부 프로그램이다. 신세계는 1999년 윤리경영 선언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진정한 기부문화를 정착하고자 이를 도입했다. 신세계와 어린이재단(구 한국복지재단)이 공동 진행하는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에 회사가 직원이 낸 만큼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운영된다. 1계좌에 2000원으로 임직원들은 자유롭게 기부 계좌 수를 결정할 수 있다. 매월 급여에서 자동으로 이체돼 희망기금으로 적립되며, 조성된 기금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희망배달 캠페인에는 전체 임직원의 약 92%인 2만 1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매월 1억 4000여만원의 개인 기부금이 적립되고 있다. 회사가 내는 금액을 합치면 매월 2억 8000여만원의 기금이 나눔 활동을 위해 쌓이고 있는 것. 지난 10월 현재 총 적립금이 124억여원에 이른다. 여기서 나온 기부금은 작게는 저소득층 결연아동의 생활비 보조, 교복 구입비 지원에서부터 많게는 저소득층 환아들의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하는 데 쓰인다. 또한 희망장난감도서관 건립이나 희망 자격증 사업, 희망 스포츠 클럽 등 그 쓰임새에는 한계가 없다.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은 기업이 주도해 온 기존의 사회봉사 방식과는 달리 개인이 기부의 중심이 되고 회사가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기부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과 달리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은 본인이 낸 기부금의 정확한 사용처와 후원자 현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해 지속적인 관심을 높여 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곽노현 교육감 “두발·복장지도 완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현재 일부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강압적인 두발 및 복장지도와 강제적인 보충수업 참여에 대해서는 마냥 기다리지 않고 관련 조례가 제정되기 전이라도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두발과 교복에 대해 일선 학교의 결정을 존중하되 학생들의 자의적 선택을 규제하는 두발 유형 및 신발이나 외투 착용 등 부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학생 자율성을 최대한 확대하는 쪽으로 행정지도를 해나갈 것임을 밝힌 것이다. 곽 교육감은 27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체벌 금지조치처럼)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지만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의 두발 및 교복 완전자율화 논란과 관련해서는 사회적인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지만, 일선 학교의 지도지침은 행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르면 내년 3월부터 서울지역 초·중·고교에서 강압적인 두발과 복장 지도 관행이 사라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곽 교육감의 발언에 대해 시교육청은 “학교체벌 금지 이후 학생의 교사 폭행이 늘어나는 등 교권 추락사태가 심각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한 보완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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