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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지역언론 “최순실 獨법인 14개 더 있다”

    독일 중부 슈미텐 지역신문 타우누스차이퉁은 25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가 최대 14개에 이르는 다른 회사를 슈미텐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은 ‘비덱스포츠’와 ‘더블루K’ 두 곳이었다. 하지만 이 신문은 내부 소식통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최씨의 독일 법인 설립을 법무대리한 독일교민 박승관 변호사는 이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신문은 또 최씨가 구입한 슈미텐 소재 비덱타우누스 호텔과 최씨와 딸 정유라씨가 함께 산 그라벤비젠베크 주택에 지난달 말부터 대형 이사차량이 드나들었다는 목격담을 소개했다. 최씨가 인수한 비덱타우누스 호텔은 사실상 폐업 상태다. 최씨 일행이 독일 사업을 포기한 채 귀국하지 않고 해외에 장기 체류할 계획임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남성은 특히 비덱타우누스 호텔과 관련해 “대형호텔에도 필요 없을 대용량 컴퓨터가 호텔 식당 옆방에 많이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최순실, 독일 법인 설립 지난해 5~6월부터…최근 ‘지우기’ 조짐

    최순실, 독일 법인 설립 지난해 5~6월부터…최근 ‘지우기’ 조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독일 법인 설립 움직임은 지난해 5∼6월쯤부터 시작된 것으로 24일(현지시간) 알려졌다. 그러나 1년 4개월여가 흐른 최근 법인 정리와 부동산 처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지우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교민사회에 따르면 프로젝트 추진 초기에 ‘마사회가 말(馬)과 연관된 법인을 세우기 위해 사정을 알아보고 있는데, 이것은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하는 승마와 관계가 있고 삼성 쪽도 관련돼 있다’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프랑크푸르트 현지 일부 한국 지·상사 관계자들이 최 씨의 독일 법인 대표로 이름을 올릴 사람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등 조력자로 나섰다는 전언도 나왔다. 최 씨 측은 결국 이와 같은 경로를 밟아 작년 7월 21일 비덱스포츠의 전신인 ‘마인제959’ 법인을 독일에 등록했다. 자본금 2만5천 유로로 자산관리 목적인 이 법인은 본(Bonn)을 근거지로 적시하고 ‘안드레아스 코글린’이라는 현지인이 대표인 것으로 소개됐다. 당시 믿을만한 한국인으로 대표를 두는 게 낫겠다는 판단 아래 인터뷰 대상을 찾아 나서기도 했지만, 이 법인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8월 19일에 스포츠와 관련한 트레이닝, 연수, 재교육 상담, 운동선수 지원, 스포츠 사업 허가 및 마케팅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고 코글린 대신 교포 변호사인 박승관(45) 변호사와 다른 현지인 1명으로 대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박 변호사는 최 씨의 법인 설립 업무를 맡아 진행하고, 법인 대표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등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법무를 대리하는 변호사가 직접 대표이사를 맡는 것은 드문 경우이지만 주주인 최 씨 측이 결정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었다. 다음 달인 9월 박 변호사는 코어스포츠인터내셔널로 이름을 바꾼 이 법인의 단독 대표로 남았고, 이어 10월에는 이 법인 주소지가 슈미텐으로 변경됐다. 바뀐 주소지는 최 씨가 추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비덱타우누스호텔 주소지와 일치한다. 이는 일부 언론에 매매계약 시점이 작년 11월로 소개된 이 호텔 거래가 이미 그 시점에 논의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법인은 이후, 지금도 사용하는 비덱스포츠로 이름을 바꾸고 정유라 씨의 승마코치인 크리스티안 캄플라데의 단독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평범하게 사는 재독 교포들은 최 씨의 존재 자체와 이러한 법인 설립 움직임을 잘 몰랐지만, 한국에서 독일로 나와 있는 일부 지·상사들은 달랐다”고 귀띔했다. 이 가운데 최 씨가 만드는 법인의 대표를 물색하는 작업에 도움을 준 모 법인 관계자는 국내 복귀 후 영전했으며, 지·상사 사이에서는 이것이 최씨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최 씨는 자신에게 잘해준 모 항공사 프랑크푸르트공항 근무자의 승진인사에도 힘을 썼다는 의혹도 보도된 바 있다. 최 씨는 비덱스포츠 외에 한국에도 같은 이름으로 설립된 더블루K를 독일 법인으로 지난 2월 등록했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이름의 법인을 동일한 주소지로 등재한 것으로 독일의 한 기업정보사이트는 소개하고 있으나 “같은 주소지에 동일한 법인명 등재는 불가하다는 규정이 있기에 그건 오류”라고 한 전문가가 전했다. 이들 법인 중 한 곳은 최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펜싱 국가대표 출신의 고영태 씨를 내내 대표로 뒀으나 최근 들어 이 자리에 박 변호사를 앉히고, 비덱스포츠는 주주가 최씨와 딸에서 캄플라데로 바뀌었다. 이 모든 것은 사업하기가 어렵게 된 이들 법인을 정리하는 수순이다. 나아가 사실상 최 씨 소유인 비덱스포츠 등이 사들인 비덱타우누스 호텔과 주택 등도 매물로 내놓고 처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크푸르트 현지에선 최 씨 일행이 최 씨와 딸 정 씨, 함께 지내던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해 10명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고, 이들이 3개 팀 정도로 나뉘어 독일을 이미 벗어났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발언 해명 “단절은 아냐…정책 분리일 뿐”

    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발언 해명 “단절은 아냐…정책 분리일 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결별하겠다’는 발언을 해 국제 사회를 당황케한 가운데,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앞서 지난 19일 중국을 방문해 필리핀 교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했고, 또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선 공개로 미국으로부터의 군사적, 경제적 분리를 선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고향 다바오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미국과 관계를 끊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단절은 할 수 없다. 왜냐면 외교관계를 끊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입장에서 최선의 이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외교정책의 분리다. 우리의 정책이 미국의 외교정책과 딱 들어맞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당혹해 하면서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키로 하는 등 진의파악 작업을 벌여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테르테 “결별”에 당황한 美… 동아태차관보 급파

    “자주 외교 의도… 동맹 협약 파기 아냐” 두테르테 대변인 논란 커지자 진화나서 중국을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결별하겠다는 깜짝 발언을 내놓자 미국이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해 진의 파악에 나섰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이번 주말 러셀 차관보가 필리핀을 방문해 정부 인사와 만나 대화한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 결별)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과의 결별 발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며 그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과는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필립 골드버그 주필리핀 미국 대사도 21일 필리핀 GM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필리핀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돼 있기에 나는 ‘결별’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우리는 정책적 차원에서 이번 발언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중국 내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한 데 이어 20일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분리(결별)’를 선언하며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 필리핀 대통령궁의 에르네스토 아벨라 대변인은 21일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의 결별’ 발언은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펼쳐 가겠다는 그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기존 동맹국과 체결한 협약이나 협정을 어기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이 일부 마찰에도 결코 동맹인 필리핀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서도 “만약 역내에서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 오히려 두테르테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중국 필리핀 ‘新밀월’…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中·필리핀 공동성명

    중국 필리핀 ‘新밀월’…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中·필리핀 공동성명

    중국과 필리핀이 새로운 밀월 관계로 접어들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 기간 발표된 중국과 필리핀의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 결별을 언급하고 친중국 노선마저 선언해 아시아·태평양 패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 중인 중국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 됐다. 외신들은 중국이 이번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외교전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 또한 이번 방중을 통해 막대한 경제 지원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받았다. ‘윈-윈(win-win)’한 셈이다. 중국은 이번에 필리핀과 국방 및 해양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했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내년에 필리핀을 답방해 필리핀을 견고한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어 보인다. 우선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수년간 대화가 중단됐던 중국과 필리핀은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협상 체계를 만들어 정기적인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PCA가 지난 7월 12일 중국의 패소를 결정한 가운데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한 중국은 관련국과의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는데 필리핀이 이에 응한 것이어서 중국의 외교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양국 공동성명에는 PCA의 남중국해 판결 언급조차 빠진 점이 주목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초 기자들에게 PCA 판결을 방중 기간에 제기하겠다고 했으나, 방중 기간에 방침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성명은 또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권 국가 간의 협상과 담판을 명시해 미국이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차후 전개될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이 중국과 ‘연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공동성명에는 중국의 필리핀 바나나 수입 금지 해제, 해양 경비대간 협력과 국방 교류, 시진핑 주석의 필리핀 답방 등도 포함됐다. 시 주석이 언제 필리핀을 방문할지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에서 아세안 관련 회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때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필리핀 측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 성과에 만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시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0일 정상 회담 후 필리핀 고속철 사업을 비롯한 기초시설(인프라), 에너지, 투자, 미디어, 검역, 관광, 마약퇴치, 금융, 통신, 해양경찰, 농업 등 13건의 협정문에 서명했다. 여기에 중국이 약속한 투자 규모만 135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에 달해 필리핀으로선 ‘가뭄의 단비’와 같은 선물을 받았다. 이처럼 필리핀이 중국 편으로 돌아서자 중국은 적극적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감싸고 나섰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미국과 결별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호감을 표시한 데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이므로 우리는 필리핀 국민과 국가 이익에 따라 필리핀이 외교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옹호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은 필리핀이 주권 국가로써 자체 판단으로 외교 의정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존중한다”면서 “중국 입장에서 말하자면 현재 국제관계에서 냉전 사고를 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9일 중국 내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했고,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분리(결별)’를 선언하며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리핀, 중국과 손 잡고 ‘전통 우방국’ 미국과 결별

    필리핀, 중국과 손 잡고 ‘전통 우방국’ 미국과 결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갈등을 겪어온 중국과 필리핀이 지난 20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관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가 “지금이 봄날”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한 데 이어 미국과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격미친중(隔美親中)’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을 예고했다.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며 중국 쪽으로 돌아선 필리핀이 정치·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친중 행보를 가속할 것으로 보여 아시아·태평양 외교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 간 정상회담 후 양국이 필리핀 고속철 사업을 비롯한 기초시설(인프라), 에너지, 투자, 미디어, 검역, 관광, 마약퇴치, 금융, 통신, 해양경찰, 농업 등 13건의 협정문에 서명했다. 라몬 로페즈 필리핀 무역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이 135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최대 갈등 현안인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선 5년 전 합의했으나 중단됐던 양자 회담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필리핀의 열대과일 수입 제한조치를 해제하고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필리핀 관광 자제령도 풀어 관광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고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은 전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양 국민은 혈연관계가 가까운 형제”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은 필리핀과 정치적 신뢰 강화와 호혜 협력하길 원하며 갈등을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공동의 기초”라며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잠시 미뤄두고 공동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7월 12일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Scarborough Shoal·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를 두고 수년간 영유권 분쟁을 벌인 끝에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며 갈등이 마무리됐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필리핀 경제발전을 위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를 장려할 것”, “필리핀의 농업과 빈곤퇴치를 지원할 것” 등의 표현으로 필리핀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시 주석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후 전력을 다해 추진 중인 ‘마약과의 전쟁’에 지지를 표시하면서 마약·테러리즘·범죄 척결 등 분야에서 공조 의지도 밝혔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위대한 국가이자 필리핀의 친구”라면서 “양국 간 깊은 유대의 뿌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겨울이 가까워지는 시기에 베이징에 왔지만, 우리(양국) 관계는 봄날”이라면서 친밀감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교민과 간담회에서 “이젠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며 “더 이상 미국의 간섭이나 미국과의 군사훈련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더해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분리(결별)’를 선언하며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측은 인민대회당 광장에서 21발의 예포 발사와 3군 의장대 사열을 포함해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성대한 환영식을 베풀었다. 중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미국 정상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극진히 예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 외에도 중국의 권력서열 2∼3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별도 양자회동을 하고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했으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와 함께 경제포럼에도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리핀 강력범죄 공포…한인 3명 또 총격 피살

    필리핀 강력범죄 공포…한인 3명 또 총격 피살

    올해 들어 한국인 6명째 희생 경찰영사 현지 파견 4명 불과 “범죄 건수 비례해 인력 배치를” 외교부는 13일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 수는 6명으로 늘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1일 오전 7시 30분쯤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드 소재 사탕수수밭에서 남성 2명과 여성 1명 등 한국인 3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며 “남성 1명은 다리가, 여성은 손목이 각각 테이프로 결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범인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3명은 지난 8월에 출국한 40~50대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지에 파견된 경찰청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경찰관)가 전날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실로 전송한 지문을 통해 30분 만에 신원을 확인했다. 남성 A(51)씨와 B(46)씨는 지난 8월 16일 홍콩으로 출국해 필리핀으로 넘어갔고, 여성 C(48)씨는 사흘 뒤인 19일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관광 비자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한 차례 연장했다는 점을 근거로 세 명 모두 관광객은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이 현지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지 교민들과의 교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국인을 상대로 한 다른 범죄와 달리 으슥한 곳에서 시신이 발견된 점과 두 사람이 테이프로 결박된 점 등을 토대로 납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이들에게 경미한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범죄에 연루돼 도피했다는 설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지 경찰을 지원할 수사 전문가 4명을 필리핀으로 급파했다. 이들은 현장 감식, 총기 분석, 범죄 분석(프로파일링) 3개 분야 전문가들로 경찰 3명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사 1명으로 구성됐다. 실제 전 세계에서 한국인 피살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국가도 필리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부터 올해 전반기까지 해외 교민·여행객 대상 강력범죄 현황에 따르면 ‘살인’의 경우 필리핀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이 13건으로 뒤를 이었고, 일본 6건, 기타 아시아 국가 전체 6건, 중남미 5건 순이었다. 그러나 필리핀 공관에 파견된 경찰영사 수는 4명에 불과했다. 오히려 필리핀보다 강력 사건 발생 빈도가 낮은 일본(6명), 미국(6명), 유럽(7명) 등 선진국들에 대한 파견 인력이 더 많았다. 이 의원은 “선진국 위주가 아닌 범죄 건수에 비례해 인력을 배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경찰 “피살 한인들, 지난 8월 출국”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경찰 “피살 한인들, 지난 8월 출국”

    최근 필리핀에서 총격을 받아 살해된 한국인 3명은 지난 8월에 출국한 이들로 관광객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 30분쯤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A(51)·B(46)·C(48·여)씨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발이, C씨는 손이 테이프로 결박된 상태였다. A씨와 B씨는 8월 16일 출국해 홍콩을 거쳐 필리핀에 입국했으며, C씨는 같은 달 19일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관광객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으나 현지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 사람이 국내에서 범죄에 연루된 뒤 도피했다는 설도 돌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경찰은 “아직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단계”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이들은 현지 교민들과는 교류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피해자들은 관광 비자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한 차례 연장했으며, 가벼운 수준의 전과는 있으나 당국에 수배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 경찰에 따르면 필리핀의 청부살인은 총격 후 바로 도주하는 방식인데, 이번 사건은 전형적 청부살인과는 양상이 다르다고 한다”며 청부살인 여부 등 구체적 내용을 수사로 밝히겠다고 했다. 경찰은 필리핀 경찰청과 협의를 거쳐 현지 경찰 수사를 지원할 과학수사 전문인력 4명을 급파하기로 했다. 파견되는 전문가팀은 현장감식과 범죄분석을 담당할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국제범죄수사대 경찰관 3명, 총기분석을 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박사 1명으로 구성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경찰, 수사 전문가 4명 파견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경찰, 수사 전문가 4명 파견

    필리핀에서 또 한인 3명이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현지에 수사 전문인력 4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13일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격을 받아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수사 전문가 4명을 파견하기로 했다”며 “필리핀 경찰청과 협의를 끝낸 상태”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 30분쯤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남성 1명과 여성은 테이프로 결박된 상태였다. 파견되는 전문가팀은 현장감식과 범죄분석을 담당할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국제범죄수사대 경찰관 3명, 총기분석을 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박사 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담당 분야에서 12년∼25년 근무한 전문가들로, 4명 중 3명은 이미 비슷한 유형의 사건으로 외국에 파견된 경험이 있다. 전문가팀은 이날 밤 필리핀으로 떠나 현지에 주재하는 경찰관들과 공조해 현지 경찰 수사를 지원하고 사건 실체 규명에 나선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올해 들어서도 이번 사건에 앞서 3명이 필리핀에서 피살됐다. 필리핀은 관광객과 현지 교민 등 재외국민이 많으면서 치안은 불안해 매년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다수 발생하는 국가다. 수사 인력과 폐쇄회로(CC)TV 등 치안 인프라도 한국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경찰은 필리핀 현지에서 한인과 관련된 사건 처리를 담당하는 ‘코리안데스크’를 파견해 수사공조, 중요 도피사범 검거·송환 등 활동에서 현지 경찰과 긴밀히 공조하도록 했다. 현재 6명이 필리핀에 파견돼 있다. 수사 전문인력 파견은 지난해 12월을 시작으로 올 5월까지 그간 4차례 이뤄졌다. 범인 검거까지 보통 몇 달씩 걸리는 현지 경찰과 달리 불과 며칠 만에 증거 분석을 끝내고 용의자를 특정해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한국 교민들 뒤숭숭 “값비싼 장신구 등 피해야”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한국 교민들 뒤숭숭 “값비싼 장신구 등 피해야”

    지난 11일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격 피살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 한국 교민사회는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중부한인회의 이장호 수석부회장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관련 소식을 접한 한인사회는 큰 동요 없이 비교적 차분한 상황이지만 이를 계기로 관광객이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민소식지와 비상 연락망 등을 통해 안전수칙 등을 전달했다. 필리핀에는 수도 마닐라 등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9만여 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이 발생한 바콜로 지역에는 한인이 거의 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은 필리핀에서 현금을 많이 가진 것으로 알려져 범죄 표적이 되는 경우가 잦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지금까지 6명이 살해됐다. 이 부회장은 교민과 관광객이 강력 범죄를 피하는 방법으로 “현금은 꼭 필요한 만큼만 지니고 값비싼 장신구 등 돈이 많아 보이는 차림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주로 마닐라 주변에 집중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주로 마닐라 주변에 집중

    필리핀에서 또다시 한국인이 살해됨에 따라 교민과 여행객들 사이에 현지 치안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지난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약 75km 떨어진 바콜로에서 한국인 3명이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아직 사건 경위가 밝혀지지 않아 필리핀 현지인 소행 여부나 살해 동기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모두 피살로 결론 나면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6명으로 늘어난다. 올해 발생한 한국인 피살 사건은 마닐라 주변에 집중됐다. 지난 2월 한국 지방대 교수 출신의 교민 박모(68)씨가 마닐라 외곽 카비테주의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졌고, 5월 마닐라 외곽 라구나 주 칼람바시에서 장모(32)씨가 집 근처에 주차해놓은 승용차에 타려다가 괴한의 총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또 같은 5월 마닐라 북부 따이따이시에서 한국인 개신교 선교사 심모(57)씨가 괴한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졌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필리핀에서는 빈곤과 구멍 뚫린 총기규제, 열악한 치안 인프라 탓에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국과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 처리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올해 들어 5개 지역에 추가로 설치하는 등 대응 태세를 강화했지만, 교민 9만여 명에 연간 한국인 방문자가 10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말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및 강력 범죄에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에도 100만 정 이상의 총기가 불법 유통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총기 규제가 허술한 상황이어서 현지 치안은 안심할 수 없어 보인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범죄 표적이 되지 않도록 재력 과시를 삼가고 현지인이나 다른 한인과의 분쟁을 피하며 치안이 좋은 주거지를 선택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두테르테 취임 이후 기대했지만”

    필리핀서 한인 3명 총격 피살…“두테르테 취임 이후 기대했지만”

    필리핀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이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필리핀 현지에 체류 중인 교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13일 외교부와 필리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76㎞가량 떨어진 산페르난도 바콜로 북쪽 도로변에서 지난 11일 오전 7시 30분쯤 40∼50대 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은 결박된 상태였고, 사망자 전원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주필리핀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시신이 발견된 곳은 농촌으로 관광객들이 올 만한 지역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면서 “인적이 없고 한적한 지역이기 때문에 범행 장소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경찰은 “범행 동기 등을 규명할 실마리를 아직 잡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내부적으로는 원한이 있는 누군가가 이들을 납치한 뒤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한국 조직폭력배나 수배자들이 범행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이 제삼자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올해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6명으로 늘게 된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국인은 현금을 많이 가진 것으로 알려져 범죄 표적이 되는 경우가 잦다. 살해에 이르는 경우는 채무나 공사대금 등 사업 분쟁에 휘말린 경우가 많다. 필리핀에서 총기를 소지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100만 정 이상의 총기가 불법 유통되고 있다.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수백 달러에 불과하며, 현행범으로 붙잡혀도 보석을 통해 쉽게 풀려날 수 있다. 필리핀 경찰이 지문과 통신조회 등과 관련해 첨단수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고 수사 예산도 부족한 탓에 신속한 검거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과 재판을 여는 데만도 통상 2∼3년이 걸리는 늑장 행정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한 교민은 “범죄와 부패 척결을 약속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한인 대상 강력범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리핀서 또 한인 대상 범죄…경찰, 수사 인력 파견 검토

    필리핀서 또 한인 대상 범죄…경찰, 수사 인력 파견 검토

    필리핀에서 또 다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발생, 경찰이 현지 경찰을 지원할 수사 전문인력 파견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13일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격을 받아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인력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며 “오늘 안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앞서 11일 오전 7시 30분쯤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남성 1명과 여성은 테이프로 결박된 상태였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번 사건에 앞서 3명이 필리핀에서 피살됐다. 필리핀은 관광객과 현지 교민 등 재외국민이 많으면서 치안은 불안해 매년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CCTV 등 치안 인프라도 부족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경찰은 필리핀 현지에서 한인과 관련된 사건 처리를 담당하는 ‘코리안데스크’를 파견해 수사공조, 중요 도피사범 검거·송환 등 활동에서 현지 경찰과 긴밀히 공조하도록 했다. 현재 6명이 필리핀에 파견돼 있다. 수사 전문인력 파견은 작년 12월을 시작으로 올 5월까지 그간 4차례 이뤄졌다. 범인 검거까지 보통 몇 달씩 걸리는 현지 경찰과 달리 불과 며칠 만에 증거 분석을 끝내고 용의자를 특정해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코리안데스크와 수사 전문인력 파견은 ‘한국인 대상 범죄는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현지에 확산하는 데 큰 도움이 돼 궁극적으로는 현지 교민들의 안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이서울 브랜드 어워드 상품, 美 베버리힐즈 상륙

    하이서울 브랜드 어워드 상품, 美 베버리힐즈 상륙

    서울시와 서울시 일자리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 지원기관 SBA(서울산업진흥원)는 지난 10월 4일(미국 현지시간)부터 미국 부호들의 쇼핑 중심지인 베버리힐즈에 어워드 상품들이 진출했다고 밝혔다. 본 사업은 SBA와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가 손잡고 우수한 서울기업이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으로, 신청기업 150곳 중 현지심사 및 국내심사를 거쳐 베버리힐즈에 진출할 26개사를 선정했다. 어워드 상품들은 하이서울 어워드 인증마크를 달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SBA와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는 미국시간으로 10월 4일 K. SOHO Beverly Hills ‘서울 중소기업 명품관’ 개관식을 개최하고 하이서울 브랜드 어워드 기업들의 성공적인 미국시장 진출을 기념했다. 이날 행사에는 류광열 LA총영사관을 비롯해 코트라 LA무역관 권오석 관장, 미주 MBC 윤동열 사장, 한국관광공사 LA지사 김태식 지사장, 농협 미국사무소 이광수 소장 등이 참석하여 서울 기업들의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LA 및 베버리힐즈에서 활동하는 주요 벤더사들이 초청되어 입점 상품소개 등의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벤더사들은 “서울 기업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높은 수준의 품질에 놀랐다”며 “앞으로 하이서울 어워드 상품들이 미국 내에 많이 홍보되고 B2B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BA 유통마케팅본부 김용상 본부장은 6일 “SBA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미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벤더사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새로운 상품을 찾고 있는 미국 내 한인 벤더사들과 어워드 상품들을 연결함으로써 ‘서울이 인정한 우수 상품’들이 더 많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어워드 상품들의 베버리힐즈 입성 소식은 미주 MBC, KBS, SBS에서 촬영 및 방송하여 미국 교민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될 예정이며, B2B 거래가 가능하도록 웹사이트를 운영해 벤더사들이 수시로 상품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브랜드력이 약해 우수한 상품을 만들고도 판로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위해 올해 4월 새롭게 도입된 하이서울 우수 상품 브랜드 어워드 사업은 서울시가 인증했다는 인증효과와 함께 ‘MADE IN KOREA’에 대한 입증효과를 드러내며 어워드 기업들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BA는 10월부터 하이서울 브랜드 어워드 기업들에 홍보콘텐츠 제작지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어워드 상품들의 국내외 홍보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하이서울 우수 상품 브랜드 어워드는 오는 7일까지 SBA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SBA 홈페이지 또는 SBA 유통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럽이 반한 대구시향 하모니

    유럽이 반한 대구시향 하모니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독일 베를린,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 등 유럽 3개국 순회 연주를 성황리에 마쳤다. 대구시향은 세계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빈 뮤직페어라인 골든홀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2016 유럽투어’ 마지막 무대를 펼쳤다.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영민 경북대 교수가 작곡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교향곡 제4번’을 차례로 연주했다. 빈 시립음대 볼프강 립하르트 교수는 “놀랄 만큼 훌륭한 연주였다”며 “대구시향의 뛰어난 앙상블에 감동했다”고 극찬했다. 특히 뛰어난 음향을 자랑하는 뮤직페어라인 골든홀에서 대구시향의 지휘자와 연주자가 함께 만들어 낸 화려하고 풍성한 음색에 감동한 관객들은 열광적인 기립박수로 대구시향 상임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와 단원들에게 답례를 보냈다. 앞서 대구시향은 지난달 26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열린 유럽투어 첫 무대에서 2000여명 관객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또 28일 체코 프라하 공연에서는 하루 전 티켓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현지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현지 교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독일 공연에서는 독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국경일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교민을 비롯한 각국 대사, 독일 관계자 등 800여명이 함께했다, 체코 연주에는 문하영 주체코 대사를 비롯한 교민 수십여명이 참석해 고국에서 온 대구시향 연주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코바체프는 “대구시향의 세계를 향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팩트 체크] 시계 받은 교민 중 ‘丁지역구’에 친인척 있다면 선거법 위반

    새누리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최근 미국 방문 과정에서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의 초점을 전환했다. 정 의장에게 사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고강도 ‘압박카드’인 셈이다. 쟁점은 정 의장이 공직선거법과 공무원 여비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다. ▲쟁점 1 정 의장은 뉴욕과 워싱턴 교민간담회 참석자 200여명에게 ‘국회의장 기념 시계’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113조에 따라 선거구민과 선거구에 연고가 있는 자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정 의장의 시계를 받은 교민 가운데 서울 종로에 사는 친인척을 둔 사람이 있다면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얘기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현지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해외 교민을 대상으로 선거법을 위반한 사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조사를 한다고 해도 간담회에 참석한 교민을 일일이 조사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또 정 의장이 종로 소재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공관으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시계를 선물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 2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자신의 딸을 만나기 위해 최초 계획에는 없던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추가했다”면서 “개인 일정에 국회 경비를 사용한 것은 공금 유용”이라고 폭로했다. 정 의장 측은 30일 “실리콘밸리에서 공식 일정을 소화했고 모든 일정이 끝난 뒤 딸이 호텔로 찾아와 만난 게 전부”라고 밝혔다. 해당 일정을 개인 일정으로 본다면 정 의장은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여비 규정을 어겼다 해도 초과 경비를 반환하면 돼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덕적·정치적 비판이 가해지는 건 별개의 문제다. ▲쟁점 3 새누리당은 정 의장과 부인은 1등석, 3당 원내대표는 비즈니스석을 탔다는 점도 꼬집었다. 의원은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공무 출장 시 1등석을 이용할 수 있다. 배우자에게도 같은 등급이 적용된다. 샌프란시스코행이 개인 일정이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공무 목적이었다면 현행 규정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워 온 정 의장이 정작 자신은 부인과 함께 국민의 세금으로 ‘1등석 특권’을 누렸다는 측면에선 비판받을 여지가 있어 보인다. 현재 정 의장 측은 새누리당이 요구한 경비 사용 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與 “丁의장 관용차에 백화점 VIP 스티커” 한편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관용 차량에 백화점 VIP 스티커(연 4000만원 이상 소비 시 발부)가 붙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정 의장 내외가 관용 차량으로 ‘황제쇼핑’을 다녔다”고 지적했다. 또 의장 공관에 재산 신고를 거부한 아들을 비롯해 여동생, 고모까지 함께 살고 있다는 점도 부적절하다고 밝혀 특권 논란이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두테르테 “미국과 군사훈련 중단”… 필리핀 외무부 진땀

    외무장관 “前정부·美 훈련 합의” 美국무 “통보 없어… 동맹 진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양국 갈등이 동맹관계까지 흔들면서 미국의 중국 포위망에 균열이 생기게 됐다. 29일 필리핀 GMA 방송 등에 따르면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방문 중인 두테르테는 전날 밤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이 원하지 않는 ‘전쟁 게임’(합동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면서 “이번이 미국과 필리핀의 마지막 훈련이 될 것이다. 미국과의 방위조약을 존중하지만 중국이 필리핀과 미국의 합동해상 훈련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마지막 훈련’이라고 언급한 것은 다음달 4~12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미·필리핀 연례 합동 상륙훈련(PHIBLEX)이다.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를 포함해 미군 1400여명과 필리핀군 500여명이 참가한다. 특히 이들은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스카보러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와 가까운 샌안토니오에서 상륙훈련을 실시한다. 중국과 남중국해 군사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테르테의 합동훈련 중단 발언 파문이 커지지 필리핀 외무부가 진화에 나섰다. 페르펙트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듣지 못했다”며 “합동군사 훈련은 전임 정부가 미국과 2017년까지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는 지난 13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미국과 더이상 합동순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6개월 전인 지난 4월만 해도 9000여명의 병력이 참가해 군사훈련을 벌이며 양국 간 연대를 과시했던 미국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남아 최대 우방인 필리핀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패권 확장을 저지하려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필리핀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훈련 중단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두 나라 간 동맹관계를 계속 진전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두테르테의 이번 발언은 전임 정부까지 이어져 온 전통적 친미 외교노선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생각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그는 미국과 필리핀이 1951년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에 대해서도 “필리핀이 공격받을 때 미국이 참전하려면 미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 만일 의회가 승인을 해 주지 않으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겠느냐”며 미국 한계론을 밝히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與 “丁, 美 교민에 시계 뿌렸다” 폭로… 의장실 “선물은 관행”

    與 “丁, 美 교민에 시계 뿌렸다” 폭로… 의장실 “선물은 관행”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촉발된 여야의 정치 공방이 29일 법적 다툼과 의혹 폭로 등으로 이어지는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됐다. ‘금도’를 넘어선 갈등으로 국회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 중인 새누리당은 이날 정 의장을 형사고발한 데 이어 개인적 의혹도 제기했다. 정 의장 사퇴 촉구 비상대책위원장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미국 출장에서 정 의장의 개인 일정 관련 일탈을 비롯해 여러 제보가 있었다”면서 “수사기관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부분을 철저하게 공개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 12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방미 외교길에 올랐고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동행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3당 원내대표들은 비즈니스석을 탔으나 정 의장과 부인은 1등석을 탔다”면서 “방미 일정의 소요 경비와 부인 일정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국회사무처가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정 의장이 뉴욕·워싱턴 교민 간담회에서 각각 200여개의 국회의장 시계를 뿌린 것으로 제보받았다”면서 “해외 동포도 투표권이 있는데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 최고위원은 또 “정 의장이 뉴욕 출장 이후 16~18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는데 17~18일 사이에는 공식 일정이 없었다”면서 “샌프란시스코에 딸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사안이므로 법적 조치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강구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및 규칙과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정 의장의 부인이 1등석에 탑승한 것”이라며 “의장은 국무총리에 준해 여비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고 반박했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는 총리의 경우 1등석 항공기를 지원받을 수 있고, 배우자에게는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여비를 지급할 수 있다. 시계를 나눠 준 것에 대해서는 “국회 선물 제작비 예산으로 만든 시계를 해외 순방 시 동포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관행이었고 400개를 가져가 150여개를 남겨 왔다”면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시계와 스카프, 김형오 전 의장은 시계와 책, 정의화 전 의장은 시계, 자개 보석함 등의 선물을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일정은 “17일 기업인 간담회, 과학자 간담회, 한인의 날 등 공식 일정에 참석한 뒤 오후 3시 반에 일정이 끝났는데 샌프란시스코발(發) 비행기는 오후 1시 반에만 있다”면서 “자연스레 하루를 더 머물게 됐고, 오해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딸이 의장이 머무는 호텔로 찾아와 만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24일 새벽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표결하는 동안 정 의장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정 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을 향해 “잘하더라, 우씨들이 그냥. 완전히 우씨(우상호 원내대표,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추정) 천지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의장석에 앉아서 웃으면서 ‘우리 아무개 의원 잘하더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며 정 의장이 야당에 편향적이었음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정 의장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했다.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정 의장에 대해 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또 김 장관 해임안 본회의 처리 절차와 관련해 당 소속 의원들의 심의·표결 권한과 회기 연장 의결 참가 권한, 의사일정 변경 협의 권한 등이 침해됐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정현 대표는 “국회의장의 중립의무를 완전히 명문화하는 ‘정세균 방지법’이 가장 급하다”면서 국회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국회법 제20조 2항에 따르면 의장으로 당선된 의원은 다음날부터 당적을 가질 수 없다고 명시돼 있으나 구체적인 중립의무를 포함하지는 않고 있어 이를 명문화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더민주도 맞대응에 나섰다. 이르면 30일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더민주 추미애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누리당의 국회의장에 대한 모욕과 비방의 도가 지나치다”면서 “의회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파괴 행위에 대해 우리 당도 법적 대응 등 엄중 조치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본회의 과정에서의 폭언과 막말, 의사진행 방해, 국감 파행 과정에서의 감금과 불법 집회, 근거 없는 비방 등 수많은 법 위반 행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 법률위원회에서 검토해 구체적인 법 위반 사항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12일-토찰산 다라케 계곡으로의 짤막한 나들이  새벽 3시부턴가 시작한 허재 감독 인터뷰 기사를 끙끙대며 결국 낮 12시 조금 못돼 마쳤다.  약간 시장끼는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택시 서비스로 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가겠다고 했더니 국경일이라 쉰단다. 이 나라 박물관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만 열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대안이 뭐냐고 했더니 산에 가란다. 케이블카도 있고 좋댄다. 시간은 44분 걸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결코 44분 걸릴 거리가 아니었으며 케이블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사실 가동한다고 해도 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택시가 멈출 때까지 1시간3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안 그럴텐데 서로 빨리 가겠다고 우겨대니 생기는 현상이다. 또 목적지 근처에 이르자 양쪽에 차를 모두 주차해 길이 좁아 옴짝달싹 못했다. 여튼 택시에서 내렸다. 이 자리에 서 있어 안 그러면 내 손전화로 전화해 어쩌구저쩌구. 기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난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못하니 이런 바보들이 없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내게 기사 전번을 적어 건넸다. 페르시아의 주인답게 아라비아 숫자 따위는 쓰지 않는데 일일이 숫자를 입으로 세면서 또박또박 ´09126336256´이라고 써줬다. 처음 편도에 40만리라라고 하더니 내가 왕복한다고 하자 잠깐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더니 대기시간 2시간 포함해 100만리라라고 했다. 30달러 정도의 왕복 차비에 2시간 대기가 포함됐으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괜찮은 흥정이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100m쯤 나아갔을까. 선글래스를 뒷좌석에 놔두고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땡볕이 쏟아졌다. 헐레벌떡 달려가 움직이는 차를 붙잡았더니 이 기사는 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뒷자리에서 선글래스를 꺼냈더니 그제야 ´투 아워스, 히어´라고 한다.  토찰산이다. 해발 고도 3972m로 카스피해를 넘은 구름이 부딪쳐 11월만 돼도 흰눈이 쌓인다. 스키장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다라케 계곡인데 분명 택시 서비스 아자씨는 ´다르반´이라고 했다.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땡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다. 초반에 조금 무리를 했는지 숨이 차오르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제법 고산증세가 오는 듯 미식거리는 것도 같고 욕지기 같은 것도 올라오는 것 같다. 해발 2000쯤 되는 것 같았다.  여튼 간간이 하릴없는 청춘 남녀나 오래된 부부 같은 이들이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율로 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비선대산장과 비슷하게 절의 요사채처럼 꾸며놓은 공간에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그 위로는 길이 흐릿하고 더군다나 푹푹 미끄러지는 자갈길이라 자칫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택시 내릴 때가 오후 2시였는데 이 마을에서 시게를 보니 3시다. 얼추 됐다. 내려간다.  내려왔다. 기사가 탄 차가 안 보인다. 선글래스를 되찾은 지점에 있나 싶어 갔더니 없어 계속 내려가다 한 호텔 앞에서 남자 둘이 노닥거리고 있길래 사정을 설명했더니 친절하게도 전화를 걸어줬다. 기사는 아마도 전화기 건너편에서 자기도 내려온 지 얼마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듯했다.  그 젊은이는 기사가 나보고 원래 내렸던 자리에 가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로 힙겹게 돌아 올라갔는데 또 없다. 그렇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아까 호텔 앞보다 조금 더 내려간 다른 호텔 앞에서 이번에는 남녀 커플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다. 첫눈에 보기에도 남의 청 거절 못하게 생긴 녀석이 아 짜증나 하는 것이 분명한 여친을 달래며 전화를 건다. 여자는 내가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 더운 날씨에 선 채로 전화를 걸어 기사 아저씨와 통화하니 나로선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 어쩔줄 몰라 했다.  10분인가 20분쯤 뒤에 감격의 상봉을 했는데 이 기사는 또 2시간 전에 헤어진 내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이 틀림없다. 연신 자기가 딱 두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 한다. 아니 웬걸, 난 괜찮은데. 오케이 소리를 열번 이상 외친 것 같은데 그는 호텔에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쏘리쏘리를 해댄다. 속으로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팁이라도 좀 내놔 할까봐 나름 조마조마했는데 그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날 돌아보며 손을 꼭 잡으며 굿데이를 외쳐댔다.  씻고 침대에 누워 개기작거리다 오후 7시 식당에 갔더니 중국인 셋이 저녁을 먹고 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조금 이따 일본인 심판들이 들어와 한중일 삼국지가 다시 펼쳐졌다. 동료에게 문자를 보내 함께 먹자고 했지만 그는 일하면서 먹지 않는 습관이 들었다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오후 8시 시작한 카타르와의 경기를 그와 함께 취재했다. 마침 한국인 응원단이 옆 자리에 있길래 경기장 이름이 왜 ´1만 2000´이냐고 물었다. 교민 네 분이 계셨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고 옆의 이란인 친구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그만한 숫자가 들어와서 그런다고 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좌석에 그많은 숫자가 앉을 수 있느냐고 캐물었더니 교민들은 “이 나라에서 그렇게 따지면 안됩니다. 이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아 네”라고 답했다.  호텔에 돌아오니 10시 30분쯤이었다. 동료 혼자 식사하겠다고 해 헤어져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란의 척박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산자락을 밟아본 행복한 하루였다.  13일-돌아오는 날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아보다  새벽 4시 눈을 떴다. 양호하다. 어제 밤 10시 50분쯤 잠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발제하고 기사 쓰고 간간이 카톡 주고받으니 6시반쯤 됐다.  동료와 마지막 아침을 함께 먹는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간다고 하니까 한참 검색한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아주 찾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근처에 볼만한 라이브러리나 뮤지엄이 너무 많아서다. 모두 그게 그거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길 물어본 어느 인간이 얘기해준다. 택시는 부러 내리기 좋은 곳을 찾아 뱅뱅 돌며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방향 감각 없는 듯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브러리 안내하는 게 달라 혼란스럽다.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특정 단어만 꽂혀 안내하는 듯햇다.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뮤지엄이면 뮤지엄 한 단어에만 꽂히는 듯  결국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남자가 따라오라고 해 내셔널 뮤지엄 오브 이란 티켓 창구 바로 앞 라이브러리를 알려준다. 한 중늙은이,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앉아 수다 떨다가 웬 동양 떨거지가 이런 데도 다 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엔사이클로피디아 등 장서의 다양함이나 섹션 분류가 모두 훌륭하다. 사람의 손길을 잘 탔다. 특히 2층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첫눈에 봐도 오래된 책들이어서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이 없었다. 이런 때 써먹게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싶었다. 책의 향기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며 이왕 내셔널 뮤지엄에 들를 계획이라면 공짜이고 이슬람 책 사랑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강추할 만했다.  티켓 창구에서 20만리라-이슬람 시대, 30만리라-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두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30만리라를 추천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다음에 테헤란 들를 일 있으면 당연히 이슬람시대를 추가로 보겠지만.  선사 유적지 발굴 현장과 비화 등을 사진과 상상도 등으로 흥미롭게 꾸며놓았고 전시된 물품의 다양성이 뛰어나다. 페르시아 문명의 독창성, 풍부함을 느끼기에 손색 없었고 특히 이 뮤지엄의 1호 보물이라고 자랑하는 다리우스 황제 즉위식 부조는 정말 한번은 꼭 볼만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는데 1층이 조금 나중, 다시 말해 청동기와 철기이고 2층이 선사시대라 2층 먼저 보고 1층 내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푹 빠져볼 만했다. 뮤지엄 나와 길 건너편 분수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이어 방향도 모른 채 의자상가, 전자기기 상가 등을 헤매며 과자 사고 과일 샀다. 과자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과자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꽤 괜찮았다. 과일 장수는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 고려의 문물 교류에 대해 흥미있다며 한국인과의 만남, 특히 농구대회를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와 얘기를 나눈다는 데 대해 많이 들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즐거운 쇼핑을 했다.  슈퍼 바로 나와 택시를 탔다. 타고 나니 이 동네가 완전 청과상 골목이다. 꼭 뭐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하급품으로 만족하면 좋은 것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역시 올림픽 호텔 하니 못 알아듣고 올람픽 호텔이라고 하니까 급반색, 40만리라쯤 나올 거라고 말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 번 길을 묻고 도착한 뒤 미터기를 보니 31만리라쯤이었다. 10만 짜리 석 장 건네고 소액권 찾았더니 관두란다, 나름 길을 돌았다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것 같았다.  낮 12시 15분쯤 호텔에 도착해 일행에게 과자랑 과일 한 보따리 넘기고 작별 인사하고 체크아웃, 택시 서비스로 가 신청했더니 80만리라, 엄청 비싸다니까 공항이 완전 외곽에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멀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 그렇다고 사막은 아니고, 황무지도 그런 황무지가 없다. 테헤란에 불어오는 모래바람, 전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봤던 다운타운 상공을 뒤덮은 연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도로변 수박을 쪼개 파는 사람들, 참 힘들게 먹고 산다.  1시 조금 넘어 공항 도착해 체크하고 짐 부치고 과자 사고 캐셔는 유로로 계산해 신용카드 결제하려다 여의치않아힘들어 하길래 달러로 하겠다고 했더니 급반색, 100만리라가 넘었던 것 같은데 35달러라고 해서 50달러와 5달러 건네고 20달러 돌려달라고 했더니 계산 해보고 또 해보고, 애들 참 암산 같은 것 못한다.  카페 가면 와이파이 쓸 수 있을까 해서 커피 사먹으려는데 4달러란다. 웬 과자 봉지 둘을 건네길래 커피는 어디있느냐, 이래갖고 커피를 어떻게 먹느냐고 하니까 씩 웃으며 저쪽 가면 커피준댄다. 진작 얘기했으면 그렇게 정색하고 따지지 않았을텐데.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니 다 모른댄다. 이 가게 종업원들인데 그런다. 누가 아느냐니까 밑에 어느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 가보랜다. 그야말로 구걸을 하라는 얘긴데 커피맛이 좋고 과자맛도 좋아 용서해준다. 과자는 하이바이-HIBYE, 세상에 과자 이름이 독창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게 과연 무슨 뜻에서 붙인 이름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투박한 모양치고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시간은 정말 후딱 흘렀다. 어느 순간 불현듯 시계를 보니 얼추 보딩 시간이 가까워온다. 서둘러 비행기를 탔더니 에어버스인데 거진 사람들이 다 앉아, 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우리가 못 가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게중에는 정말 태어나서 동양인 50대 남자를 처음 본다는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동 촌놈들이 상당수 있다. 어느 눈 큰 여자도 지 옆에 남자가 찰싹 달라붙어 시종 뭐라고 촐삭대는데도 날 노골적으로 할끔거린다. 이래도 되냐고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었는데 도대체 어느 언어로 쏘아붙여야 통쾌한 반응을 얻어낼지 자신이 안 서 참았다.  내가 앉고도 20명 정도, 특히 맨 마지막 나타난 190cm에 100kg는 돼 보이는 잘 생긴 40대-이 녀석은 도대체 국적을 가늠할 수가 없다. 생긴 건 할리우드 톱클래스인데 늦어서 마구 뛰었는지 땀을 연신 훔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5분쯤 지나자 그제야 비행기가 움직인다.  점심도 안 먹고 커피 한 잔에 과자 두 개 주워 삼키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내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 정말 이란 떠난 기념으로 와인이나 맥주 있냐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또 물었다. 역시나 없단다. 그냥 물달라고 해서 반쯤 남겼다가 양치에 쓰려고 아꼈다.  통로 건녀편 여자가 또 할끔거리다 이제는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남정네는 잠에 골아떨어졌다. 쯔쯔.  이스탄불에 오후 6시 내려 나갈까 말까 고민 한참 했다. 문제는 석양이었다. 낮시간이라면 황홀한 이스탄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수속 받고 나가면 6시반, 어두워지기까지 90분, 이동하면 끝, 보스포러스 크루즈 탈까 했는데 그것도 너무나 많은 변수-예를 들어 쉬는 날일 수도 있고, 예약자가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테러나 강도당하거나 아니면 봉변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공항에 있기로 했다. 공항 내리니 역시나 사람 천지다. 휴대폰 충전하고 약 1시간 남짓 이 여행기를 대충 적었다.  와이파이 연결하려 했더니 위클리 120분이었단다. 7일 새벽에 사용했는데 13일 오후니 기간 만료라는 얘기다. 당시는 분명 원데이 120분이라고만 했던 것 같은데. 불편한 대합실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청했는데 환승 공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도대체 잠이 들 수가 없다. 어디나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 이 공항에 도착해 6시간 이상 환승해야 한다면 반드시 바깥 바람을 코에 불어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이란 여행기를 갈무리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취재 틈틈이 엿본 이 나라도 모순 투성이다. 반미 운동의 기지와 같은 곳이었지만 길거리에 영어 좀 하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유럽 어느 여인네 못지 않게 명품 선글래스를 차도르나 히잡과 함께 보여주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이 운전하는 모습은 왜 그리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남자와 찰싹 달라붙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앞 자동차와 추돌하며 주차한 차들을 볼 수 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에 멋진 분수와 나무들 사이로 지하수들이 흐른다. 길 한복판에서 달러화를 중개하느라 목청껏 소리지르는,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도 충격적이었다. 한대 맞을까봐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지 못했는데 적잖이 후회된다.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향기를 품은 많은 박물관들, 나중에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테헤란 근교의 토찰산 너머 카스피해 쪽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데 돌아봐야겠다. 출장이라 아스파한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고대 유적 도시들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분명 색다른 매력으로 반짝이는 이란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글 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과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과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12일 토찰산 다라케 계곡으로의 짤막한 나들이 새벽 3시부턴가 시작한 허재 감독 인터뷰 기사를 끙끙대며 결국 낮 12시 조금 못돼 마쳤다. 약간 시장끼는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택시 서비스로 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가겠다고 했더니 국경일이라 쉰단다. 이 나라 박물관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만 열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대안이 뭐냐고 했더니 산에 가란다. 케이블카도 있고 좋댄다. 시간은 44분 걸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결코 44분 걸릴 거리가 아니었으며 케이블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사실 가동한다고 해도 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택시가 멈출 때까지 1시간3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안 그럴텐데 서로 빨리 가겠다고 우겨대니 생기는 현상이다. 또 목적지 근처에 이르자 양쪽에 차를 모두 주차해 길이 좁아 옴짝달싹 못했다. 여튼 택시에서 내렸다. 이 자리에 서 있어 안 그러면 내 손전화로 전화해 어쩌구저쩌구. 기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난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못하니 이런 바보들이 없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내게 기사 전번을 적어 건넸다. 페르시아의 주인답게 아라비아 숫자 따위는 쓰지 않는데 일일이 숫자를 입으로 세면서 또박또박 ‘09126336256’이라고 써줬다. 처음 편도에 40만리라라고 하더니 내가 왕복한다고 하자 잠깐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더니 대기시간 2시간 포함해 100만리라라고 했다. 30달러 정도의 왕복 차비에 2시간 대기가 포함됐으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괜찮은 흥정이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100m쯤 나아갔을까. 선글래스를 뒷좌석에 놔두고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땡볕이 쏟아졌다. 헐레벌떡 달려가 움직이는 차를 붙잡았더니 이 기사는 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뒷자리에서 선글래스를 꺼냈더니 그제야 ‘투 아워스, 히어’라고 한다. 토찰산이다. 해발 고도 3972m로 카스피해를 넘은 구름이 부딪쳐 11월만 돼도 흰눈이 쌓인다. 스키장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다라케 계곡인데 분명 택시 서비스 아자씨는 ‘다르반’이라고 했다.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땡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다. 초반에 조금 무리를 했는지 숨이 차오르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제법 고산증세가 오는 듯 미식거리는 것도 같고 욕지기 같은 것도 올라오는 것 같다. 해발 2000쯤 되는 것 같았다. 여튼 간간이 하릴없는 청춘 남녀나 오래된 부부 같은 이들이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율로 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비선대산장과 비슷하게 절의 요사채처럼 꾸며놓은 공간에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그 위로는 길이 흐릿하고 더군다나 푹푹 미끄러지는 자갈길이라 자칫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택시 내릴 때가 오후 2시였는데 이 마을에서 시게를 보니 3시다. 얼추 됐다. 내려간다. 내려왔다. 기사가 탄 차가 안 보인다. 선글래스를 되찾은 지점에 있나 싶어 갔더니 없어 계속 내려가다 한 호텔 앞에서 남자 둘이 노닥거리고 있길래 사정을 설명했더니 친절하게도 전화를 걸어줬다. 기사는 아마도 전화기 건너편에서 자기도 내려온 지 얼마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듯했다. 그 젊은이는 기사가 나보고 원래 내렸던 자리에 가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로 힙겹게 돌아 올라갔는데 또 없다. 그렇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아까 호텔 앞보다 조금 더 내려간 다른 호텔 앞에서 이번에는 남녀 커플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다. 첫눈에 보기에도 남의 청 거절 못하게 생긴 녀석이 아 짜증나 하는 것이 분명한 여친을 달래며 전화를 건다. 여자는 내가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 더운 날씨에 선 채로 전화를 걸어 기사 아저씨와 통화하니 나로선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 어쩔줄 몰라 했다. 10분인가 20분쯤 뒤에 감격의 상봉을 했는데 이 기사는 또 2시간 전에 헤어진 내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이 틀림없다. 연신 자기가 딱 두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 한다. 아니 웬걸, 난 괜찮은데. 오케이 소리를 열번 이상 외친 것 같은데 그는 호텔에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쏘리쏘리를 해댄다. 속으로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팁이라도 좀 내놔 할까봐 나름 조마조마했는데 그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날 돌아보며 손을 꼭 잡으며 굿데이를 외쳐댔다. 씻고 침대에 누워 개기작거리다 오후 7시 식당에 갔더니 중국인 셋이 저녁을 먹고 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조금 이따 일본인 심판들이 들어와 한중일 삼국지가 다시 펼쳐졌다. 동료에게 문자를 보내 함께 먹자고 했지만 그는 일하면서 먹지 않는 습관이 들었다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오후 8시 시작한 카타르와의 경기를 그와 함께 취재했다. 마침 한국인 응원단이 옆 자리에 있길래 경기장 이름이 왜 ‘1만 2000’이냐고 물었다. 교민 네 분이 계셨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고 옆의 이란인 친구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그만한 숫자가 들어와서 그런다고 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좌석에 그많은 숫자가 앉을 수 있느냐고 캐물었더니 교민들은 “이 나라에서 그렇게 따지면 안됩니다. 이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아 네”라고 답했다. 호텔에 돌아오니 10시 30분쯤이었다. 동료 혼자 식사하겠다고 해 헤어져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란의 척박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산자락을 밟아본 행복한 하루였다. ◆13일 돌아오는 날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아보다 새벽 4시 눈을 떴다. 양호하다. 어제 밤 10시 50분쯤 잠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발제하고 기사 쓰고 간간이 카톡 주고받으니 6시반쯤 됐다. 동료와 마지막 아침을 함께 먹는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간다고 하니까 한참 검색한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아주 찾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근처에 볼만한 라이브러리나 뮤지엄이 너무 많아서다. 모두 그게 그거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길 물어본 어느 인간이 얘기해준다. 택시는 부러 내리기 좋은 곳을 찾아 뱅뱅 돌며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방향 감각 없는 듯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브러리 안내하는 게 달라 혼란스럽다.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특정 단어만 꽂혀 안내하는 듯햇다.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뮤지엄이면 뮤지엄 한 단어에만 꽂히는 듯. 결국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남자가 따라오라고 해 내셔널 뮤지엄 오브 이란 티켓 창구 바로 앞 라이브러리를 알려준다. 한 중늙은이,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앉아 수다 떨다가 웬 동양 떨거지가 이런 데도 다 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엔사이클로피디아 등 장서의 다양함이나 섹션 분류가 모두 훌륭하다. 사람의 손길을 잘 탔다. 특히 2층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첫눈에 봐도 오래된 책들이어서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이 없었다. 이런 때 써먹게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싶었다. 책의 향기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며 이왕 내셔널 뮤지엄에 들를 계획이라면 공짜이고 이슬람 책 사랑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강추할 만했다. 티켓 창구에서 20만리라-이슬람 시대, 30만리라-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두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30만리라를 추천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다음에 테헤란 들를 일 있으면 당연히 이슬람시대를 추가로 보겠지만. 선사 유적지 발굴 현장과 비화 등을 사진과 상상도 등으로 흥미롭게 꾸며놓았고 전시된 물품의 다양성이 뛰어나다. 페르시아 문명의 독창성, 풍부함을 느끼기에 손색 없었고 특히 이 뮤지엄의 1호 보물이라고 자랑하는 다리우스 황제 즉위식을 묘사한 부조 ‘알현’은 정말 한번은 꼭 볼만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는데 1층이 조금 나중, 다시 말해 청동기와 철기이고 2층이 선사시대라 2층 먼저 보고 1층 내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푹 빠져볼 만했다. 뮤지엄 나와 길 건너편 분수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이어 방향도 모른 채 의자상가, 전자기기 상가 등을 헤매며 과자 사고 과일 샀다. 과자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과자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꽤 괜찮았다. 과일 장수는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 고려의 문물 교류에 대해 흥미있다며 한국인과의 만남, 특히 농구대회를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와 얘기를 나눈다는 데 대해 많이 들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즐거운 쇼핑을 했다. 슈퍼 바로 나와 택시를 탔다. 타고 나니 이 동네가 완전 청과상 골목이다. 꼭 뭐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하급품으로 만족하면 좋은 것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역시 올림픽 호텔 하니 못 알아듣고 올람픽 호텔이라고 하니까 급반색, 40만리라쯤 나올 거라고 말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 번 길을 묻고 도착한 뒤 미터기를 보니 31만리라쯤이었다. 10만 짜리 석 장 건네고 소액권 찾았더니 관두란다, 나름 길을 돌았다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것 같았다. 낮 12시 15분쯤 호텔에 도착해 일행에게 과자랑 과일 한 보따리 넘기고 작별 인사하고 체크아웃, 택시 서비스로 가 신청했더니 80만리라, 엄청 비싸다니까 공항이 완전 외곽에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멀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 그렇다고 사막은 아니고, 황무지도 그런 황무지가 없다. 테헤란에 불어오는 모래바람, 전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봤던 다운타운 상공을 뒤덮은 연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1시 조금 넘어 공항 도착해 체크하고 짐 부치고 과자 사고 캐셔는 유로로 계산해 신용카드 결제하려다 여의치않아힘들어 하길래 달러로 하겠다고 했더니 급반색, 100만리라가 넘었던 것 같은데 35달러라고 해서 50달러와 5달러 건네고 20달러 돌려달라고 했더니 계산 해보고 또 해보고, 애들 참 암산 같은 것 못한다. 카페 가면 와이파이 쓸 수 있을까 해서 커피 사먹으려는데 4달러란다. 웬 과자 봉지 둘을 건네길래 커피는 어디있느냐, 이래갖고 커피를 어떻게 먹느냐고 하니까 씩 웃으며 저쪽 가면 커피준댄다. 진작 얘기했으면 그렇게 정색하고 따지지 않았을텐데.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니 다 모른댄다. 이 가게 종업원들인데 그런다. 누가 아느냐니까 밑에 어느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 가보랜다. 그야말로 구걸을 하라는 얘긴데 커피맛이 좋고 과자맛도 좋아 용서해준다. 과자는 하이바이-HIBYE, 세상에 과자 이름이 독창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게 과연 무슨 뜻에서 붙인 이름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투박한 모양치고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시간은 정말 후딱 흘렀다. 어느 순간 불현듯 시계를 보니 얼추 보딩 시간이 가까워온다. 서둘러 비행기를 탔더니 에어버스인데 거진 사람들이 다 앉아, 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우리가 못 가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게중에는 정말 태어나서 동양인 50대 남자를 처음 본다는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동 촌놈들이 상당수 있다. 내가 앉고도 20명 정도, 특히 맨 마지막 나타난 190cm에 100kg는 돼 보이는 잘 생긴 40대-이 녀석은 도대체 국적을 가늠할 수가 없다. 생긴 건 할리우드 톱클래스인데 늦어서 마구 뛰었는지 땀을 연신 훔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5분쯤 지나자 그제야 비행기가 움직인다. 점심도 안 먹고 커피 한 잔에 과자 두 개 주워 삼키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내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 정말 이란 떠난 기념으로 와인이나 맥주 있냐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또 물었다. 역시나 없단다. 그냥 물달라고 해서 반쯤 남겼다가 양치에 쓰려고 아꼈다. 이스탄불에 오후 6시 내려 나갈까 말까 고민 한참 했다. 문제는 석양이었다. 낮시간이라면 황홀한 이스탄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수속 받고 나가면 6시반, 어두워지기까지 90분, 이동하면 끝, 보스포러스 크루즈 탈까 했는데 그것도 너무나 많은 변수-예를 들어 쉬는 날일 수도 있고, 예약자가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테러나 강도당하거나 아니면 봉변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공항에 있기로 했다. 공항 내리니 역시나 사람 천지다. 휴대폰 충전하고 약 1시간 남짓 이 여행기를 대충 적었다. 와이파이 연결하려 했더니 위클리 120분이었단다. 7일 새벽에 사용했는데 13일 오후니 기간 만료라는 얘기다. 당시는 분명 원데이 120분이라고만 했던 것 같은데. 불편한 대합실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청했는데 환승 공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도대체 잠이 들 수가 없다. 어디나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 이 공항에 도착해 6시간 이상 환승해야 한다면 반드시 바깥 바람을 코에 불어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이란 여행기를 갈무리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취재 틈틈이 엿본 이 나라도 모순 투성이다. 반미 운동의 기지와 같은 곳이었지만 길거리에 영어 좀 하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유럽 어느 여인네 못지 않게 명품 선글래스를 차도르나 히잡과 함께 보여주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이 운전하는 모습은 왜 그리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남자와 찰싹 달라붙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앞 자동차와 추돌하며 주차한 차들을 볼 수 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에 멋진 분수와 나무들 사이로 지하수들이 흐른다. 길 한복판에서 달러화를 중개하느라 목청껏 소리지르는,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도 충격적이었다. 한대 맞을까봐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지 못했는데 적잖이 후회된다.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향기를 품은 많은 박물관들, 나중에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테헤란 근교의 토찰산 너머 카스피해 쪽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데 돌아봐야겠다. 출장이라 아스파한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고대 유적 도시들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분명 색다른 매력으로 반짝이는 이란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글·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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