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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사회 해부] 공무원 국외유학 실태

    [공직사회 해부] 공무원 국외유학 실태

    영어권에 편중된 공무 원 유학을 어떻게 다변화할 것인가. 지난 3월 도미니카공화국, 코스타리카, 키르기스스탄, 몽골 등 개발도상국의 장·차관 4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각종 평가 항목의 1위를 휩쓸고 있는 한국의 선진 행정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다. 개발도상국의 실무자급은 장기 유학과정으로 한국을 찾기도 한다. 이는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1970년대부터 우수 공무원을 선발해 유학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유학은 그간 ‘골프 유학’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비판의 대상이었다. 공무원 유학,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공무원 국외유학의 정식 용어는 국외훈련이다. 국외훈련은 크게 직무훈련과, 흔히 유학이라고 표현하는 학위과정으로 나뉜다. 직무훈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외국의 연방정부 등 국외 정부기관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거나 전문 연구소에서 연구과제 등을 수행하는 형태다. 공직사회에서 ‘공직생활의 꽃’으로 불리기도 하는 학위과정은 4~7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영국·미국 등 영어권 국가와 일본·중국 등 비영어권 국가 그리고 특수지역으로 나눠 해당 국가의 대학에서 2년간 공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국외훈련의 역사는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들여와 국가 발전에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박정희 정부는 과학기술처(현 교육과학기술부)에 국비 국외훈련 제도를 도입했고, 1979년 총무처(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확대 시행했다. 국가 공무원 국외훈련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와 유학을 다녀온 공무원들은 유학에 대한 취재에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공무원의 유학은 항상 부정적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하면서 적당히 놀다 온다.”, “학교보다 골프장 출석이 더 많다.” 등의 비판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자비로 유학하는 대학원생이나 현지 교민들에게 일부 공무원들은 세금 낭비족으로 비쳐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다수 유학파 공무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06년부터 2년간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법제처의 A 과장은 “어느 조직이든 항상 말썽을 일으키는 일부가 조직 전체 이미지를 흐려놓는다.”면서 “유학 온 공무원 대부분은 빠듯한 생활비와 빡빡한 학업 일정에 치여 지낸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유학 당시 골프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행안부에서 ‘골프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와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행안부의 B 과장은 “현지 물가와 집값이 매우 비싸서 여유로운 유학 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당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는데 주 정부에서 여성과 아동이 있는 가정에는 일부 생필품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그나마 숨통이 조금 트였다.”고 털어놨다. 행안부는 유학 공무원들에게 대학원 등록금과 체재비 등을 지급하지만, 현지의 학비와 물가에 비해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학비는 미국 대학원 2년 과정을 기준으로 3만 6000달러가 지원 상한으로 정해져 있다. 상위권 대학원에 갈 경우, 1년 등록금은 3만 달러가 넘고, 부족분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행안부는 국외훈련 지원자가 많은 미국과 영국의 경우 교육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유학 가능 대학을 학과별 국내 평가 40위권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1년 기준 지원 학비 상한선은 2003년 1만 5000달러에서 1만 7000달러로 올랐고, 2005년 1만 8000달러로 인상된 이후 6년째 동결됐다. 매달 지급되는 체재비는 재외공무원 근무수당의 85%로 정해져 있다. 이는 미국 기준으로 210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매월 220달러의 의료보조비가 나온다. 법제처 A 과장은 “싼 집을 구하느라 노력했는데도 매달 체재비의 절반이 넘는 1200달러를 월세로 냈다.”고 말했다. 행안부의 B 과장은 “지원금이 현지 학비와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유학이라는 혜택까지 누리고 있는 입장에서 이를 올리자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국외훈련 제도는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미국·영국 중심에서 탈피, 비영어권 국가 훈련을 권장하고 있다. 자원외교와 개도국 지원 등을 위해 훈련국가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 문제로 여전히 영어권 국가에 편중된 실정이다. 지난해 국외 훈련을 떠난 257명 가운데 60%인 154명이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영어권 국가를 선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영어권 국가는 별도의 어학연수비를 지급하지 않지만, 비영어권 국가는 어학연수비를 지원하는 등 비영어권 국가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32개 국가로 훈련 대상국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유학 대상 국가와 대학은 부처 업무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통일부의 한 사무관은 2009년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통일부 및 대북지원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미국 유학을 다녀왔고, 관세청의 한 주무관은 네덜란드에서 유럽연합(EU) 내 수출입 물류 선진사례를 연구하고 돌아왔다. 소방방재청은 독일에서 의용 소방대 운영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를, 기획재정부는 인도에서 한국·인도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을 연구했다. 김하균 행안부 교육훈련과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교육인 만큼 연구결과 보고서 검토 및 공개(www.training.go.kr)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국외훈련이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공직사회는 지금] 인사철마다 급증하는 음해성 투서

    [공직사회는 지금] 인사철마다 급증하는 음해성 투서

    투서(投書)는 남을 헐뜯거나 직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익명으로 잘못이나 약점을 고발하는 글을 말한다. 현 정부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공직사회에 줄서기와 함께 갖가지 투서가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중앙부처와 대전청사·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부처나 기관에 한달 평균 20~30건의 투서가 접수된다. 투서를 조직을 와해시키는 행위로 비난하면서도 사정반이나 정보부서에서는 이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한다. 공직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투서의 유형과 근절되지 않는 이유, 대안 등을 알아본다. 최근 잇따른 중앙부처의 연찬회 향응제공 비리가 밝혀진 것은, 일부 투서 내용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외교 공관장의 비리가 드러난 ‘상하이 스캔들’도 현지 교민의 투서에서 비롯됐다. 투서는 인사철이면 극성을 부린다. 경쟁자를 떨어뜨리고 본인이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평소 잘 따르는 부하 직원을 시키기도 하고, 외부 사람을 이용하기도 한다. 투서는 대부분 음해성으로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감사팀 “무기명 투서도 검토할 수밖에…” 청와대 민정라인의 핵심 관계자는 “투서가 거의 매일 들어오지만 인사철이 되면 건수도 많아진다.”면서 “익명 투서는 무시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경우는 참고 자료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나 기관의 감사 담당자들은 ‘투서’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음해성의 악의적 내용으로 확인도 어려운 데다 자칫 본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익명 투서는 참고용으로, 실명은 조사 후 회신하는 방식으로 내부 방침이 정해져 있다. 내부적으로 무기명 투서에 대해서는 답변해 줄 필요도, 전달할 방법도 없지만 업무상 읽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구체적으로 심증이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은밀히 감사를 벌이기도 한다. 투서로 인해 마음 고생을 하거나, 공직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노름과 관련된 투서는 지금도 흔하다. 과천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 퇴근 후 별 부담 없이 음식점에서 밥값 내기 고스톱을 쳤는데 느닷없이 조사를 받았다. 근무 시간이 아니고 밥값 내기로 판돈이 크지 않았다는 점 등이 고려돼 징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노름꾼이라는 소문이 퍼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전청사 내 어느 청에서는 고위 간부인 B씨가 노래방에 자주 다닌다는 투서가 있었다. 승진 인사를 앞두고 B씨를 흠집내기 위한 것이었다. 신빙성이 없어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당사자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한동안 고생을 했다. 투서로 인해 공직을 그만둔 기관장도 있다. 올해 4월 김구섭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은 임기를 한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해임됐다. 김 원장은 2009년 10월 직원인 조모 육군 대령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해임을 요구하는 감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당시 김 원장은 “감사원 조사 내용이 표절한 연구 결과물을 제출해 면직처분을 받은 전직 KIDA 연구원 2명이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제출한 투서에서 모함한 내용과 동일하다.”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았다. 주위 사람들은 “직원의 투서가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말한다. 투서는 각종 선거에서 무차별적으로 양산된다. 지난해 지방선거 후 한 자치단체 군수 부인이 기능직 공무원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1000만원을 받았다는 투서가 수사기관에 접수됐다. 내용에는 돈을 건넨 사람의 이름과 돈을 받은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투서는 선거과정에서 대립했던 상대 후보의 측근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특수수사대는 내용과 정황이 그럴듯해 지난해 10월부터 수사에 착수, 최근까지 수사를 벌였지만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다. 문제는 해당 군이 주관하는 각종 공사입찰 등에 대해 전방위 수사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군청 직원들은 “행정업무에 차질은 물론이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최근엔 강원도 강릉시의 간부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는 상황에서 해당 시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투서가 잇따라 검찰과 언론사에 접수돼 망신을 샀다. 춘천지검 강릉지청은 인사 청탁 대가로 부하 직원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뇌물로 받은 김모(59) 전 행정지원국장을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했다. 또 부하 직원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엔 시장과 국장급 간부의 비리를 고발하는 A4용지 3장 분량의 투서가 우편으로 배달됐다. 투서는 ‘강릉시 공무원 노동조합’ 명의로 돼 있지만 해당 노동조합에서는 투서를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혀, 누가 단체 이름까지 도용해 보낸 것인지를 두고 추측만이 난무한다. 조달청이나 한국철도시설공단처럼 계약이 많은 기관에는 ‘…카더라, …한다더라’와 같이 팩트가 분명하지 않은 의혹 제기가 많다. 담당 부서는 조사나 입증이 힘든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라져야 할 관행 vs 비리색출 필요악 투서는 행정력 낭비뿐 아니라 불신을 조장하는 근원이라는 점에서 사라져야 할 관행이고, 잘못된 행위로 치부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필요 악’이란 주장도 나온다. 총리실이나 감사원 등에서 공직 비리 행위를 적발할 수 있는 것도 투서나 제보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리지식연구소 조은경 소장은 “최근 음해성 투서는 전문 브로커들까지 개입해 치밀하게 작성되기 때문에 사정반이나 수사기관이 나설 수밖에 없게 만든다.”면서 “결국 이런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나오고,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행정력이 낭비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관마다 무기명 투서에 대해 참고만 하거나 아예 무시한다고 말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확인에 들어가기 때문에 근절되지 않는다.”며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법 등에 따라 제보·고발자의 이름을 떳떳하게 밝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처종합·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市 세수 50%가 한인기업서… 21세기 ‘신라방’ 꿈꾼다

    市 세수 50%가 한인기업서… 21세기 ‘신라방’ 꿈꾼다

    “백제 후예인 장보고는 당나라의 신라인들을 규합해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 건설의 선구자 역할을 했습니다. 국제 중계무역으로 새 시장을 개척한 다국적기업의 효시라 할 수 있습니다.”(남무희 국민대 국사학과 교수) 지난 20일 오후 중국 스다오(石島)행 화동훼리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천항을 떠나 14시간 뒤면 중국 땅에 닻을 내린다. 한반도를 향해 툭 튀어나온 산둥반도 동쪽 끝의 작은 항구인 스다오는 인천에서 직선 거리로 불과 330여㎞다. 남 교수는 “이순신 장군이 난세의 영웅이라면 장보고는 민족의 미래가 바다에 달려 있다는 걸 알고 움직인 선각자”라며 “중국과 한반도의 정권 교체기에 동북아 경제의 틈새를 개척했듯이 우리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 산업, 상업의 복합체인 장보고의 청해진을 탐구하기 위한 여정은 이렇게 시작됐다. 4박 5일간 스다오~룽청(榮城)~웨이하이(威海)~펑라이(蓬萊)~웨이팡(濰坊)~쯔보(淄博)~타이안(泰安)~지난(濟南)으로 이어진 895㎞의 여정이다. 한·중 간 왕복까지 합하면 2000㎞가 넘는 거리로,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의 재도약 해법을 찾기 위한 여로이기도 하다. 이튿날 아침 도착한 스다오항에선 북한 화물선이 일행을 맞았다. 북·중 간 무역이 활발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곳에는 1200여년 전 청해진(완도군 장도)을 근거로 동북아 바닷길을 장악했던 해상왕 장보고의 자취가 짙게 남아 있다. 한인상회가 즐비한 스다오항에서 4㎞쯤 떨어져 있는 적산법화원이 대표적이다. 당나라 시절 산둥성에서 규모가 제일 컸던 사찰은 장보고가 창건했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이곳은 신라 청해진과 당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항로의 종착지이자 중국 내륙 운하의 출발점이었다. 이곳에는 장보고의 동상과 기념탑도 있다. 김성호 장보고기념사업회 차장은 “‘신라인’을 명기해 중국 내에선 단둘뿐인 외국인 기념탑”이라며 “역사적으로 복권시키는 데에만 10년 이상 걸렸다.”고 강조했다. 리동닝 위동항운 상무도 “중국 식자층 대부분이 장보고를 알고 있다.”면서 “육·해운 실크로드를 한반도와 일본까지 연결시킨 인물”이라고 말했다. 스다오에서 145㎞ 떨어진 웨이하이에선 장보고의 ‘신라방’이 현대적으로 재현됐다. 한·중 수교 2년 전인 1990년 이미 한·중 합자사인 위동항운에 의해 바닷길이 열렸다. 중국에선 네 번째로 한인 경제 규모가 큰 곳으로 웨이하이 세수의 50%가량을 한인 기업이 책임진다. 초기엔 섬유봉제나 목재사업이 주류를 이뤘으나 지금은 삼성전자(프린트사업), 삼성중공업(조선 블록 제작), 삼진조선, 다스 등이 둥지를 틀었다. 최근 롯데백화점도 이곳에 매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낮 웨이하이거리엔 한글 간판이 넘쳤다. ‘~상행’, ‘~무역’, ‘~헤어’ 외에도 곳곳에 한국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한 교민은 “유명한 음식점 이름이 신라방일 정도”라며 “90년대 후반까지 한국 물품이 들어오는 중간역으로 평화시장의 3000원짜리 티셔츠가 이곳에 오면 가격이 15배가량 뛰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위기가 찾아왔다. 이학동 웨이하이 한인상공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이겨낸 후 6년 전까지 2000여개 기업, 5만명의 교민으로 붐볐으나 현재 1300여개 기업, 3만명 교민으로 줄었다.”면서 “이젠 꽌시(관계)도 통하지 않는 데다 ‘차이나플레이션’ 등의 압박으로 한인 기업들이 자발적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진출 업체 관계자는 “2006년 공장 노동자 평균 임금이 우리 돈으로 월 15만원이었으나 지금은 80만원을 주고도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박용 기름값과 원자재값 인상도 압박 요인이다. 위기는 반성의 기회도 갖고 왔다. 이 회장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유통, 관광, 물류 등이 웨이하이에서 유망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장보고처럼 중국 내 49개 한인상공회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전 상지대 총장은 “장보고는 군인이자 경영 전략가로 중국 내 20여곳의 신라방과 신라인촌을 거점으로 삼아 청해진에 국제 자유 무역항의 원형을 건설했다.”면서 “우리가 동아시아의 패자로 일어서느냐, 아니면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군소국으로 전락하느냐는 장보고의 정신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다오·웨이하이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경제 브리핑] 국민銀 베트남 호찌민 지점 개점식

    [경제 브리핑] 국민銀 베트남 호찌민 지점 개점식

    국민은행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 금호아시아나 빌딩 3층에서 호찌민 지점 개점식을 열었다. 민병덕(왼쪽 네 번째) 국민은행장은 “한국 기업과 교민은 물론 베트남 국민을 위해서도 최고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선도 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고]

    ●박대준(사업)영준(경기공연영상위원회 팀장)씨 부친상 손광채(코스콤 경영지원부 부장)씨 장인상 15일 일산 백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31)910-7444 ●박병오(전 창진상운 대표이사)씨 부인상 선남(전 대한항공)길남(자영업)경남(〃)창남(전 나브텍코리아 상무)씨 모친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3410-6918 ●김형섭(김형섭회계사무소 대표)씨 별세 인곤(전 중앙일보 기자)의곤(인하대 사회과학대학장)씨 부친상 10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2258-5953 ●장봉순(태국교민잡지 발행인)요순(OCI상사 부장)소영(장이미지 대표)씨 모친상 안광남(한국품질재단 선임심사위원)씨 장모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36 ●김주영(라비돌 전무이사)씨 부인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3410-6917 ●전권(전 은혜초 교장)씨 별세 원상(삼성서울병원 과장)후남(서울 신내초 교사)두남(서울 중평초 〃)씨 부친상 김종욱(전 삼성전자 천진법인장)문중근(서울 상봉초 교장)씨 장인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15 ●김철운(현대제철 포항공장 총무팀 차장)씨 조모상 15일 대구전문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9시 30분 (053)965-7103 ●임순택(한국세정신문사 취재부 차장)씨 장인상 15일 서울보훈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10-3912-7177 ●김수성(동국대병원 흉부외과 주임교수) 김종화(MBC 심의실 부국장)씨 장모상 15일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2227-7547
  • 신각수 신임 주일대사 ‘공공외교 한류’를 말하다

    신각수 신임 주일대사 ‘공공외교 한류’를 말하다

    “이웃 나라와 잘 지낼 수 없다면 서로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에는 일본이, 일본에는 한국이 가장 중요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한·일 관계가 과거를 넘어 미래지향적으로 진전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23일 임명돼 오는 10일 일본으로 떠나는 신각수 신임 주일대사를 8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인근 사무실에서 만났다. 40여분간 이어진 인터뷰에서 신 대사는 한·일 관계가 21세기 동북아 시대에 걸맞게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 대사와의 일문일답. →일본이 대지진, 정치적 혼란 등으로 어렵다. 대사로서 첫 행보는. -10일 도착해 신임장을 제출한 뒤 첫 공식 활동으로 오는 16~17일 대지진 및 방사능 유출 피해가 심각한 동북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테현과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을 찾아 지사들과 만나 협의하고 우리 교민 피해도 점검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직접 보고 이웃 나라로서 더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한다. →한·일 간 셔틀외교 강화가 쉽지 않다. 국빈 방문 추진 계획은.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를 제대로 하려고 할 때마다 어려운 일이 생겨 아쉬웠다. 양국이 더 가까워지려면 정상들이 자주 만나야 한다. 일본 측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희망하고 있어 일정을 협의할 것이다. 일본 천황의 한국 방문도 열려 있으며, 이에 대해 일본이 결정할 것이다. →일본 교과서 등 과거사 문제가 현안이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역사 인식 문제는 다음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라나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중요한 문제다. 양국 간 역사공동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도록 양국 시민단체 등이 협력해 풀뿌리 운동을 벌여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본을 설득하고 잘못을 깨닫게 해야 한다. →조선왕실의궤 등 한국 도서 반환이 진행 중이다. 향후 일정은. -이번 주말 내각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며, 발효 절차를 거쳐 실무 협의가 이뤄질 것이다. 인도 장소, 포장 방법, 검수 등 기술적 내용이 다뤄질 것이다. 반환 시점은 의궤 반환이 양국 우호 증진에 큰 역할을 할 것임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의미 있는 시점’에 이뤄질 것이다. →한·일 관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복안은 무엇인가. -정부 간 협력 못지않게 민간 교류가 중요하다. 인적 교류, 특히 청소년·문화 교류 강화에 힘쓸 것이다. 공공외교를 통해 일본의 평범한 대중들에게 한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줘야 한다. ‘한류’는 공공외교의 좋은 수단이다. 또 일본 내 여론 주도층, 영화감독이나 만화가, 가수 등 영향력이 큰 계층과 연계해 이들을 친한파·지한파로 만들어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 긍정적 이미지를 전파하는 활동도 할 것이다. 한·일 관계는 21세기 동북아 시대를 맞아 대국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도 대범하게 나오기를 기대한다. →지진 후 일본의 대외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지진 여파로 경제가 어려워져 국내 문제에 집중하게 되면 내향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대외 문제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은 저력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동북아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북핵 문제도 일본이 6자회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많이 지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한·일 간 공조는 양국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것이다. →한·일·중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데, 자유무역협정(FTA) 움직임은. -FTA에 대해 3국 정상 간 언급이 있었고, 한·일, 한·중, 한·일·중 FTA가 각각 진행될 것인데 어느 정도 서로 보조를 맞추게 될 것이다. 한·중 FTA는 양국 간 시장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있고, 한·일 FTA는 정치적 필요는 있으나 경제적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할 것이다. →일본과 인연이 깊은데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로서 포부와 각오는. -일본 연수와 주일 대사관 근무, 본부 일본과, 조약국장 시절 한·일 어업협정 갱신 협상까지 10여년간 일본 관련 업무를 했다. 1980~90년대부터 알고 지내온 일본인들이 요직에 많이 있다. 대사 업무는 직업 외교관 여부를 떠나 본부와 소통하고 정치적 결정도 내려야 하는 일이다. 궁극적 임무는 국익 수호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북 ‘문화재 찾기 운동본부’ 뜬다

    경북도가 해외에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나섰다. 도는 임진왜란과 열강의 침탈, 일제 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불법·강압적으로 약탈된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우리 문화재 찾기 운동본부’ 를 이달 중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운동본부는 문화 주권 회복 차원의 범도민 환수 운동을 펼치게 될 순수 민간법인이다. 운동본부는 지난 1일 발기인 총회를 갖고 경북외국어대 이영상 총장과 노진환 영남유교문화진흥원장을 각각 회장과 고문으로 추대하는 등 21명의 이사회를 구성했다.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20개국 14만 560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본에 있는 문화재가 6만 5331점으로 가장 많고, 미국 3만 7972점, 독일 1만 770점, 중국 7930점, 영국 3628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도는 이 가운데 경북 지역 문화재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에 있는 약탈 문화재 중에서는 도쿄박물관 내 한 전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오구라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문화재를 가장 많이 약탈해 간 오구라 타케노스케가 수집한 문화재 1110점을 말한다. 대가야 ‘금관’을 비롯해 신라 ‘금동 관모’와 통일신라 시대 ‘금동 비로자나 불입상’ ‘은평탈육갑합’ 등을 비롯한 일본 내 한국 문화재 39점이 일본 국가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운동본부는 출범과 함께 해외 반출 문화재 실태 조사 및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도록 발간, 홍보대사 위촉 등의 활동을 하고, 국제학술포럼 및 문화재 약탈 피해국 국제회의 유치와 결의대회, 서명운동 등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외교적 마찰 등 문화재 환수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각국 거주 교민 등 민간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의 기증을 유도하고, 전문 업체를 통한 경매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경북도와 민간 법인이 함께 펼칠 우리 문화재 찾기 운동은 일회성·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내실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빈라덴 사살 한달… 美 휩쓴 보복테러 공포

    1일 아침(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검색대를 막 통과한 교민 김모씨가 공항 보안요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10㎝ 남짓한 샴푸 용기가 규정 사이즈를 초과했다며 보안요원이 압수하려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전에도 이것을 갖고 비행기를 탔는데 오늘은 왜 안 되느냐.”고 따졌지만, 보안요원은 단호한 표정으로 “여기에 버리기 싫으면 다시 나가라.”고 묵살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지 꼭 한달을 맞은 이날 미국의 풍경은 분명 한달 전과는 달랐다. 일반 시민의 표정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주요 시설 경계 요원들의 눈빛은 보복테러의 우려로 바짝 긴장돼 있다. 한달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곳은 대통령이 있는 백악관이다. 그전에 관광객들은 정문 쪽 담장까지 다가가 사진을 찍고 백악관 전경을 구경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곳으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곳까지밖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놓았다. 어쩔 수 없이 관광객들은 먼 발치서 콩알 만한 백악관 전면을 카메라에 담거나 백악관 후문 쪽으로 돌아가 구경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하얀 백악관 건물 지붕 위에는 검은 전투복에 소총을 두른 무장 경비병 두어명이 수시로 주위를 감시하며 서성이고 있다. ‘메트로센터’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 안에도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무장 경찰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승객들을 감시하고 있다. 추레한 행색에 큼지막한 가방을 둘러맨 행인에게는 어김없이 의심의 눈초리가 꽂힌다.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곳은 역시 공항이다. 9·11테러가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였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승객이나 승객들을 검색하는 보안요원이나 모두 긴장한다. 전에는 가방에서 노트북 컴퓨터 정도만 꺼내면 됐는데 요즘은 액체 용기도 모두 꺼내 놓으라고 아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지난달 29일 사소한 소동 때문에 미 공군 F16 전투기가 출격한 웃지 못할 사건은 지금 미국의 보복테러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그날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을 떠나 가나로 향하던 여객기 안에서 앞뒤 승객끼리 등받이를 젖히는 문제로 몸싸움이 일어나 비행기가 30여분 만에 회항하자 테러를 우려,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가 출동한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내가 장도영이오’… 5·16 그날의 육참총장은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장도영이오’… 5·16 그날의 육참총장은 눈빛으로 말했다

    31일 아침(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공항에서 서북쪽으로 40여분 떨어진 소도시 윈더미어에 들어서자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주택가가 펼쳐졌다. 택시 기사는 “이 지역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라면서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 프로농구(NBA) 선수 샤킬 오닐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들이 사는 곳”이라고 했다. 영화배우 존 트래볼타도 한때 이곳에 살았다고 한다. 집값이 적게는 수백만 달러, 많게는 수천만 달러를 호가할 것이라고 했다. 50년 전 이 땅을 뒤흔든 5·16의 주도 세력도, 그렇다고 그들과 맞선 저항 세력도 아니지만 그를 빼놓고는 5·16을 얘기할 수 없는 인물. 전 육군 참모총장 장도영. 그가 그곳에 있었다. 한국 현대사 그 격동의 세월을 뒤로한 채 그는 이역만리 미국 동남부의 어느 한적한 동네에서 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써 가고 있었다. 그는 비록 ‘얼굴마담’ 격이기는 했으나 한때 ‘혁명세력’에 의해 내각 수반으로까지 추대됐었다. 잠시나마 대한민국 권력의 정점에 머물렀던 인물이 이국 땅에서 말년을 보낸 경우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 말고 예를 찾기가 어렵다. 장씨는 1962년 미국에 건너온 뒤 10년 전인 2001년 조용히 회고록을 낸 것 말고는 한국과의 연락을 거의 끊다시피 하며 지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마저 얼마 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죽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미국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했을 만큼 그는 철저히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졌던 인물이다. 타이거 우즈의 저택에서 5㎞ 정도 떨어진 동네에 자리한 장씨의 집은 고급 골프장 건너편의 단층 저택이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부인 백형숙씨가 문을 열어 줬다. 그녀는 남편 장씨가 3년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아 의사소통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치매·마비 증세… 거동 힘들어 장씨는 파킨슨병을 진단받기 전에 세 차례 가벼운 뇌출혈이 있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지나친 데다 크게 한번 넘어지면서 큰 병을 얻었다는 것이다. 남편이 사실상 치매 증상을 앓고 있다고 백씨는 말했다. 몸 이곳저곳이 마비되면서 장씨는 휠체어가 없으면 거동을 할 수 없는 처지다. 화장실을 가는 것도, 목욕하는 것도 간병인과 부인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식탁에서 수저를 드는 정도만 겨우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백씨는 말했다. 장씨는 거실에 있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온 바람에조차 날아갈 것처럼 야윈 노인의 모습이었다. 두툼한 얼굴에 건장한 체격의 39세 육군 참모총장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그 옛날 부리부리했던 눈매가 아직 살아 있어 ‘내가 장도영이오.’라고 외치는 듯했다. “서울신문 특파원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뒤 “올해가 5·16 50주년인데 소감이 어떠십니까.”라고 물었다. 눈으로 기자의 인사를 받은 장씨가 입을 열었다. 가녀린 목소리. 들릴 듯 말 듯했다. “다 넘어갔어. 어쩔 수가 없었어.” 온전히 답변할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던 부인 백씨가 눈빛을 반짝이며 거들었다. “다 넘어갔대. 어쩔 수가 없었대.” 투병 중에 어렵게 말문을 연 남편이 ‘대견한 듯’ 입에는 환한 웃음을 머금었다. “박정희·김종필씨를 기억하십니까.”라고 묻자 장씨는 “그럼, 기억하지….”라고 답했다. “그분들한테 서운한 감정은 없으세요.”라고 물었다. 장씨는 “음…. 그렇지 않아요. 서운한 건 없어요.”라고 했다. 50년 세월은 그렇게 감정의 때마저 지워버린 듯했다. 뒤로 몇 가지 질문을 더 던졌다. 그러나 더는 말이 없었다. 멍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한 채 다시 기억의 저편을 더듬기 시작했다. 백씨는 “남편이 전에는 사람들 앞에서 하도 말을 많이 해서 내가 그만하라고 말릴 정도였는데 지금은 저렇게 말을 못한다.”고 했다. 3년 전 병을 얻기 전까지만 해도 부부는 같이 교회에 다니고 골프도 즐겼지만 지금은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장씨는 부인이 카메라를 가리키면서 웃어 보라고 하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악수할 때 어렵게나마 손을 내밀기도 했다. 마비 증상이 극도로 심각한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장씨는 마비·치매 증상 말고 다른 질병은 없기 때문에 병원에 갈 일은 많지 않고 대신 부인이 타 온 약으로 투병 중이다. 백씨는 “(남편이) 병을 얻은 뒤로 잠자는 시간이 아주 많아졌다. 아기처럼 많이 잔다.”고 했다. 백씨는 남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김종필씨 등에 대해 가족 앞에서도 울분을 토로하거나 비난한 적은 없다고 했다. 장씨가 “외국에 나와서 자기 나라를 욕하면 누워서 침뱉기”라며 일절 험담은 안 했다는 것이다. 백씨는 “우리가 박정희씨 욕을 안 하니까 생활비를 보태 줘서 그런가 보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쪽으로부터 땡전 한 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정착 초기엔 친정의 도움을 받았고, 백씨가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다고 했다. 백씨의 친정은 당시 장안의 유명 병원이었던 ‘백내과’였다. 그녀는 “미시간에 살 때 정보요원 같은 사람들이 항시 우리를 감시했고, 우리와 알고 지내는 교민 중에서도 감시 요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7년간 자녀들과 생이별 백씨는 “우리 부부가 미시간 주에 정착하게 된 것은 당시 (박정희) 정권이 지정해준 것”이라고 했다. 군사정부가 처음엔 장씨를 하버드대로 보내려 했으나 거기서 자칫 똑똑한 한인 학생들을 부추겨 반정부 활동을 할 것을 우려했고, 나중엔 캘리포니아주립대(UCLA)로 보내려 했으나 그쪽에도 흥사단 등 교민들이 많이 산다는 이유로 교민이 거의 없는 미시간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장씨 부부는 미국으로 사실상 쫓겨난 뒤 자녀들과 7년간 생이별하고 지냈다. 일단 미국에 정착하는 일이 급했기 때문에 친정어머니가 아이들을 맡아 키웠다. 나중에 모두 미국으로 데려온 4남 1녀의 자녀 중 둘이 하버드대를 졸업하는 등 말썽 피운 자식이 하나도 없이 잘 자라준 게 고맙다고 백씨는 말했다. 그중 장씨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얻은 장남은 풍산금속 회장 딸과 결혼, 10년 정도 살았다고 백씨는 말했다. 그런데 백씨에 따르면 묘하게도 풍산금속 회장의 아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딸 근영씨와 결혼생활을 했었다. 장씨와 박정희 가문의 인연이 자식 대에서 불쑥 얽힌 셈이다. 백씨는 원래 5·16 당일이 딸 생일이라 점심에 육군본부 장성 부인들을 초청해 식사할 계획이었는데, 새벽에 정변이 일어나 놀랐다고 했다. 백씨는 “5·16 이전에 남편이 집에서 쿠데타 조짐이 보인다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두 시간가량의 인터뷰를 마친 뒤 백씨는 “오늘은 남편 이발하는 날”이라면서 외출에 나섰다. 자식들이 사 줬다는 승용차 조수석에 남편을 태우고 뒷자리에는 미국인 여성 간병인을 태운 뒤 백씨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물끄러미 쳐다만 보는 장씨에게 차창 너머로 답례 없는 작별 인사를 건넸다. 글 사진 동영상 윈더미어(플로리다)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리비아 韓대사관 튀니지 이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이 계속되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내 한국 대사관이 치안·경제상황 악화로 튀니지의 국경도시인 제르바로 임시 이전했다고 외교통상부가 30일 밝혔다. 조대식 주리비아 대사를 포함한 대사관 직원 및 가족 11명과 교민 4명 등 15명은 29일 오후 1시(현지시간) 트리폴리에서 육로로 3시간 거리인 제르바로 이동했다. 대사관 측은 제르바에 대우건설 트리폴리 지사와 함께 합동사무소를 설치, 정세 파악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미국은 백인의 나라?…피부색이 바뀌고 있다

    미국은 백인의 나라?…피부색이 바뀌고 있다

    미국의 얼굴이 바뀌어 가고 있다. 다민족 이민자들로 구성된 미국이라지만 200년 넘게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히스패닉을 제외한 백인 인구의 비중이 예상보다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대신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미국 인구 2명 가운데 1명이 히스패닉계일 정도다. 그런가 하면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정’도 점점 줄어 2010년에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결혼한 부부가 소수로 ‘전락’했다. 2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2010 인구 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히스패닉 인구는 지난 10년간 43.0% 증가했다. 2000년 3530만명에서 2010년 5047만명으로 1517만명이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늘어난 미국 전체 인구 2732만명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증가율도 전체 증가율 9.7%의 4배가 넘는다. 지난 10년간 백인 인구는 226만명이 늘어 1억 9681만명으로 집계됐다. 백인 인구 비중은 63.7%로 10년 전에 비해 5.4%포인트 낮아졌다. 백인 인구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아시아계 인구의 급증세도 눈에 띈다. 2000년 1024만명에서 2010년 1467만명으로 43.3%나 늘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히스패닉계를 조금 앞선다. 한국 교민의 경우 현대차의 생산공장이 들어선 앨라배마에서 특히 많이 늘어났다. 2010년 현재 현대차 공장이 있는 몽고메리 일대에는 한국 교민 832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10년전에 비해 102.1%나 늘어난 수치다. 미국에서는 결혼한 부부가 ‘소수’로 전락했다. 이날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10년 미국 가구 중에서 결혼한 부부의 비율이 48%로,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1950년 78%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이른바 전통적인 가정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2010년 부부와 자녀로 된 가정의 비율은 20%로, 다섯 가정 가운데 한 가정에 불과했다. 10년 전에는 네 가정 가운데 한 가정꼴이었고, 1950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3%였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난 데다 동거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일·중 정상회의 도쿄서 열기로

    오는 21~22일 열리는 제4차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장소가 3국 간 이견으로 진통을 겪다가 결국 원래대로 도쿄에서 열기로 확정됐다. 한·일·중 정상은 또 도쿄 회의에 앞서 대지진 여파로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지역을 함께 방문할 예정이며, 이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교민의 피해가 컸던 센다이 지역을 개별 방문하기로 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한·일·중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특히 센다이에서 한국 119구조대가 활동했던 지역을 방문해 주민을 위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당초 도쿄에서 열기로 했으나 일본 측이 후쿠시마에서 열자고 제안한 뒤 중국 측이 난색을 표하며 논란을 빚었다. 우리 측은 또 센다이 지역 방문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일본 측이 미온적 반응을 보이다가 결국 절충안을 마련, 회의는 도쿄에서 열되 후쿠시마·센다이는 방문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장도영 美플로리다서 치매 투병… 군부가 정착지 정해줘”

    “장도영 美플로리다서 치매 투병… 군부가 정착지 정해줘”

    5·16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장도영(88)씨가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 생존해 있으며, 치매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5·16 당시 모호한 처신으로 혁명세력과 반혁명세력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5·16 성공 후 혁명세력에 의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국방장관, 내각수반에까지 추대됐으나 결국 반혁명 모의 혐의로 숙청돼 미국으로 쫓겨났고, 근래 5·16 관련 주요 인물 중 유일하게 생사와 근황이 알려지지 않았다. 5·16 당시 육군 6군단장이었던 김웅수(88)씨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얼마 전 버지니아에 사는 장도영씨의 친척으로부터 들었다.”면서 장씨가 투병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김씨는 “5년 전 내가 플로리다 올랜도 근교의 장씨 집을 찾았을 때는 장씨가 건강했는데, 몇년 사이 건강이 안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5·16 당시 반혁명분자로 몰려 1년간 수감생활을 하고 풀려난 뒤 군사정권의 간접적 압력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김씨는 “장씨와 나는 1962년, 같은 해에 미국으로 왔다.”면서 “나는 건강이 안 좋아 공기가 좋은 워싱턴 주 시애틀로 갔고, 장씨는 한국 사람이 적은 미시간 주로 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미국 내 정착지는 사실상 혁명정부가 정해준 것”이라며 “혁명정부는 장씨가 한국 사람 많은 곳에 가서 무슨 사단을 일으키는 것을 경계한 것 같다.”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장도영씨는 미시간주립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정착했으며 부인과 단 둘이 지금껏 생활하고 있다. 김씨는 “장씨의 부인은 과거 서울의 유명 병원인 ‘백내과’의 딸”이라면서 “장씨 가족의 생계는 주로 유학생 출신이었던 장씨의 부인이 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장씨가 전 부인과 낳은 아들은 한국 재벌가 딸과 결혼했다.”고 했다. 김씨는 “6년 전인가 장씨가 버지니아주 친척 집을 방문한다는 얘기를 듣고 미국에 온 뒤 처음으로 그를 봤다.”면서 “당시 버지니아에 사는 교민 몇 명과 장씨를 만났는데, 시종 5·16 때 자신의 처신에 대한 변명만 늘어놓더라.”라고 했다. 김씨는 “장씨가 5·16 때 취한 처신 때문에 그를 안 좋아해서 미국 생활 중 적극적으로 그를 찾지는 않았다.”고 했다. 장씨는 김씨와의 대화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혁명세력에 대한 원망을 나타내지는 않았다고 한다. 장씨는 1968년 일시 귀국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만났으며, 박 전 대통령의 권유로 월남전에 참전하고 있던 현지 한국부대를 시찰한 적도 있다고 김씨에게 밝혔다고 한다. 장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로당 전력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구명운동을 해준 인연이 있으나, 5·16 때 혁명세력에게 자진해산을 종용했다. 그러면서도 적극적으로 진압은 하지 않았다. 그는 ‘참모총장’이란 간판이 필요했던 혁명세력에 의해 떠받들어졌으나, 결국 2개월 뒤 김종필씨 등 소장파에 의해 투옥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수몰 위기에 놓인 몰디브 적극 도울래요”

    “수몰 위기에 놓인 몰디브 적극 도울래요”

    “기후변화로 인해 몰디브가 처한 심각한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의약품 지원, 집 짓기 등을 통해 몰디브 돕기에 적극 앞장서겠습니다.” ●6월 몰디브 대통령 만나 임명장 받아 빼어난 자연 경관의 휴양지로 알려진 인도양 도서국가 몰디브. 한국과 몰디브는 지난 1967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양국에는 아직 대사관이 없다. 주스리랑카 대사관이 몰디브 업무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주한 몰디브 명예영사가 탄생했다. 1960~70년대를 풍미한 음악감상실 ‘쎄시봉’ 출신으로 유명한 가수 윤형주(64·㈜한빛기획 대표이사 겸 ㈜빌드드림·리츠 회장)씨가 한국과 몰디브 정부의 추천으로 주한 몰디브 명예영사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윤씨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공식 임명장도 받지 않았는데 앞으로의 역할 등을 얘기하려니 조심스럽다.”면서도 “양국 정부의 추천과 승인으로 명예영사 활동을 하게 됐으며 6월 중순 몰디브를 방문, 대통령을 만나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몰디브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몰디브와 사업을 하는 기업인과 교민, 양국 정부 관계자 등의 추천이 있었다.”며 “몰디브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을 전해 들은 양국 정부에서 명예영사 활동을 권했고, 이를 수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명예영사로 추천받은 윤씨는 지난해 몰디브 외무장관 등을 만나 인터뷰를 했고 지난 2월 몰디브를 방문,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을 만나 몰디브를 도울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나시드 대통령은 윤씨에게 명예영사로 일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어 양국 정부 간 승인 과정을 거쳐 윤씨는 다음 달 13일 몰디브를 다시 방문해 나시드 대통령으로부터 명예영사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100만달러 규모 의약품 새달 지원 몰디브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따른 자연환경 보존문제 등이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윤씨는 “몰디브가 처한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며 “몰디브 국민을 위해 의약품을 전달하고 집을 지어주는 지원사업 등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국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 홍보이사로 활동 중이며, 보건복지부 산하 국제원조 관련 단체 이사 등도 맡고 있다. 그는 “제약회사들의 후원으로 100만 달러 규모의 의약품을 몰디브에 지원할 예정”이라며 “의약품이 다음 달 중 몰디브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 2월부터 오는 7월까지 김세환·송창식씨 등과 함께 전국 20개 도시를 돌며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제주도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해외 선교에도 관심이 많아 지구를 100바퀴 돌았다고 할 만큼 다양한 해외 활동 경험이 있다.”며 “몰디브 명예영사로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평창·뉴욕서 ‘평창의 꿈’ 하모니

    2018년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염원하는 국민대합창이 강원 평창 현지와 서울, 미국 뉴욕에서 동시에 울려 퍼진다. (사)월드하모니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원 국민대합창’ 행사를 14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광장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뉴욕 시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연다고 13일 밝혔다. 국민대합창은 서울과 평창의 특설무대에 2018년을 의미하는 2018명의 합창단원이 나서고, 뉴욕에서는 200여명의 교민합창단이 입을 모아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국내에서는 전국의 시립합창단 12개를 비롯해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등 종교계 10개, 음악대학 합창단 8개, 어린이와 아마추어 합창단 20여개 등 지역과 종교, 세대를 뛰어넘는 대규모 합창단이 참여한다. 이들은 세 곳을 연결하는 멀티비전을 통해 전달되는 정명훈씨의 지휘와 서울시향의 연주에 따라 서울에서는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중 ‘개선 행진곡’과 우리나라 민요를, 평창에서는 ‘평창의 꿈’과 ‘와이 위 싱’을, 뉴욕에서는 ‘아이 해브 어 드림’ 등을 연주한다. 특히 국민대합창의 피날레로 준비한 ‘한국환상곡’과 ‘아리랑’을 합창단과 행사장을 찾은 수만명의 시민이 함께 불러 전 세계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삽 들고 가서 터 잘 닦아 에너지·자원 걱정 없게 하겠다”

    “삽 들고 가서 터 잘 닦아 에너지·자원 걱정 없게 하겠다”

    “삽 들고 가서 터를 잘 닦고, 한국 외교 지평 확대에 힘쓰겠습니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에너지·자원 외교, 개발 협력 외교를 확대하기 위해 젊은 신임 공관장 3인이 뭉쳤다. 11일 아프리카·중동 지역 공관의 공관장으로 임명된 유준하 주바레인 대사대리, 박종대 주우간다 대사대리, 이헌 주르완다 대사대리가 주인공이다. 이달 중 출국하기에 앞서 공관 재개설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 접견실에서 만나 공동 인터뷰를 했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에너지·자원 공관 재개설에 맞춰 선임 과장급이 공관장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분관장 등으로 과장을 마친 외교관들이 임명된 사례는 있었지만, 3명의 ‘젊은 피’ 공관장은 이례적이다. 그래서인지 어깨가 무거워 보였지만 눈들은 반짝였다. 다음은 공관장 3인과의 일문일답. →선임 과장급이 대거 공관장이 됐다. 지원 계기와 선발 과정은. -이헌 대사대리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 차원의 공관 재개설과 젊은 간부급을 발탁해 공관장 경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조직 내 필요성이 결합돼 인사가 이뤄졌다. 기존에도 공관 개설에 따른 대사대리 제도가 있었지만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에너지·자원 외교 및 공관장 경쟁 강화 방침에 따라 확대된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됐다. -유준하 대사대리 바레인 공관이 외환위기(IMF) 이후 1999년에 철수했는데, 현지 교민들의 공관 재개설 요구가 많았다. 다행히 여건이 나아져 공관이 다시 열리게 돼 의미가 크다. 중동 불안이 이어지면서 지난 3월 신속 대응팀 차원에서 바레인에 다녀오는 등 그동안 준비를 해 왔다. -박종대 대사대리 개도국, 특히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외교 정책 변화에 따라 유럽 선진국 공관업무에 이어 개도국 공관장 역할에 도전하게 됐다. 외교관이셨던 아버지(박영철 전 주말라위 대사)를 따라 우간다에서 2년간 생활했던 경험도 지원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우간다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 →공관 개설을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유 대사대리 공관 철수 당시 건물을 처분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백지상태에서 공관·관저 건물을 마련하고 현지 고용원도 채용해야 한다. 일단 호텔 방에 캠프를 차리고 혼자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준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조속히 정식 대사관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 대사대리 삽과 곡괭이를 다 들고 가야 한다.(웃음) 맨 땅에 헤딩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땅부터 열심히 파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다. -박 대사대리 가족과 같이 가는데 현지 행정 인력 1명 외에 당장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내에게 비서 역할을 시키려고 한다.(웃음) →경력이 화려한데 아프리카·중동 공관으로 가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나? 각오와 포부는. -박 대사대리 예전처럼 험지는 힘드니까 안 가려고 할 게 아니라, 한국 위상에 맞게 개도국 외교에 전념해야 국익도 신장시킬 수 있다. 한국이 국제적인 역할을 하려면 다른 선진국들처럼 개도국을 상대로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 개도국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보람을 느끼고, 우리 역량을 새롭게 발휘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고자 한다. -유 대사대리 워싱턴 참사관으로 일하면서는 조직의 톱니바퀴 역할을 했다면, 작은 공관이지만 책임자가 되면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백지상태에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에 스릴과 성취감, 매력을 느꼈다. 미국과 중동 관계를 다루면서, 중동이 정말 중요한 지역인데 관심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다. 현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외교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 대사대리 아프리카 외교는 1990년대 초반 남·북 동시 유엔 가입 이후, 그리고 9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공관이 문을 닫는 등 많이 위축됐다. 외교부가 경제외교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개도국 외교에 기여하게 돼 각오가 남다르다. 르완다는 엄밀히 말하면 자원·에너지 공관이라기보다는 한국처럼 인력 자원이 중요한 곳이다. 스스로 발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새마을운동 등 발전 경험을 더욱 알리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자원·에너지 공관으로 재개설된 공관의 첫 대사대리로서 역할은. -유 대사대리 바레인이 정치적·종교적인 이유로 ‘재스민 혁명’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동 지역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만큼 현장에서 정세를 살피면서 한국이 앞으로 중동에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본부에 건의할 것이다. 또 현지 교민들을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박 대사대리 우간다에는 우리 교민이 300여 명 있다. 오랫동안 터전을 닦은 분들과 사업하는 분들, 봉사단원 등이다. 교민들을 위한 서비스는 물론, 에너지·자원 외교를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이 대사대리 르완다는 교민이 130여 명인데, 50명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이고 KT 직원 30명이 현지에서 광케이블을 깔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인력 개발에 관심이 큰 르완다에 한국이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재외 공관이 155곳에 이른다. 하드웨어는 갖췄다. 소프트웨어 측면의 발전 방안은. -유 대사대리 예전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작은 공관이라도 기존의 틀에 매여 답보적이고 형식적인 역할, 본부 훈령만 따를 것이 아니라 사무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국민·교민들의 기대 수준에 맞게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현지에서 교민들의 말을 많이 듣고 고민하겠다. 에너지·자원 외교라는 기치 아래 현지 건설업체를 지원함은 물론, 어떤 사업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지 많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박 대사대리 우간다는 에너지·자원 공관이자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공관이다. 이미 선진국들이 많이 진출해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현장에서 뛰면서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소수 인원으로도 효율성을 높이도록 할 것이다. 외교 수준을 높여 현지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방안도 강구해 나가겠다. -이 대사대리 현지에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본부와 공관 모두 열심히 뛰어야 한다. 유기적인 협력과 네트워크도 강화해야 한다. →외교부와 외교관 후배들에게 격려나 조언을 한다면. -유 대사대리 저희가 가는 것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 보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겠다. 후배들에게는 영어로 ‘vocation’(소명)과 ‘vacation’(휴가)이 있는데, 일을 즐기면서 하면 그것이 휴가가 된다는 취지로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외교관 일을 택했다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뜻한 바대로 즐기면서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수 있다고 본다. 당초 뜻했던 꿈을 이룰 수 있으니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박 대사대리 주인 의식을 갖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고 나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열심히 하더라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일, 어려운 일을 풀었을 때의 희열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자기 스스로 하겠다는 열정을 갖고 해야 외교부 내 불찰로 이런저런 일이 생길 때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프로 정신을 가져야 외교부가 큰 탈 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관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사대리 외교관 생활을 20년 했는데 나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을 언젠가부터 했다. 외교부가 많은 일을 겪으면서 나도 죄인이라고 생각했다.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20년을 했고 과장도 했으니 나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무겁다. 예전에는 외교부 직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다. 창피함도 느꼈다. 그래서 뭐든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불상사가 없었으면 하고, 더욱 열심히 그러나 겸허하게 생활하겠다. 인터뷰 도중, 외교부 인사과에서 이들이 대사대리로 공식 발령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 이 대사대리는 13일 가장 먼저 르완다로 출국하고, 박 대사대리는 오는 16일 우간다로 출국할 예정이다. 유 대사대리는 이달 중 출국하기로 하고 바레인 정부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험지 공관에 대한민국의 깃발을 꽂기 위해 떠나는 이들의 어깨에 한국 외교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이종원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이상득 “MB 포용정치 할 것”

    이상득 “MB 포용정치 할 것”

    대통령 특사로 남미 방문 길에 오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중도 실용노선으로 포용하는 정치를 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득 계보 형체도 없다” 이 의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의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한 교민의 질문에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이 화합, 국익 위주로 컨센서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9일 그의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배신’ 주장과 관련, “이른바 이상득 계보의 형체가 남아 있기는 하냐.”고 반문하면서, “이 의원은 자칫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엄정 중립을 강조했었다.”고 소개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이 의원이 이번 LA 방문에서도 “나는 지난 2009년 8월부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자원외교에만 치중했다.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등 17개국을 11차례 방문해 17명의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간담회 개최에 대해서는 “LA는 자원외교차 10여 차례 경유했어도 한 번도 교민들을 만나지 못했다.”면서 “외국에서 열심히 생활하며 모국에 기여하는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중단 자원외교만 치중 이 의원은 이어 “한국의 산업화가 발전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국과 유럽, 일본에 비해 뒤처져 있다. 우리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원자재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강석호·이은재 의원, 이서희 LA 민주평통회장, 스칼렛 엄 LA 한인회장, 이창엽 새 LA 한인회장, 김춘식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류우익 주중대사 오늘 급거 귀국…5~6개 부처 이르면 오늘 개각

    이명박 대통령이 이르면 6일 5~6개 부처의 개각을 단행할 방침이며, 통일부 장관에는 류우익 주중 대사,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는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국토해양부 장관에는 최재덕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류 대사는 이미 지난 4일 베이징에서 교민 대표들과 송별행사를 가졌고 6일 귀국할 예정인데, 이처럼 일정을 급박하게 잡은 것은 개각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된다. 홍문표 사장은 17대 국회의원 당시 농림해양수산위원이었고 2008년부터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일해 전문성을 갖췄기 때문에 개각 때마다 농식품부 장관 단골 후보로 거론돼 왔다. 국토해양부 장관으로는 복수 후보가 검토됐으나 건설교통부 차관과 대한주택공사 사장을 지내며 전문성을 인정받은 최재덕 전 사장이 일단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임기 끝까지 경제정책을 총괄하게 될 기획재정부 장관 인선을 놓고 청와대는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뚜렷한 적임자가 떠오르지 않은 가운데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장관,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는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이번 개각에 포함될지는 가변적이다. 김준규 검찰총장의 임기와 맞물려 오는 7월쯤 검찰 수뇌부 개편 때 인선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권 수석이 이번에 장관으로 옮기면 당장 후임 청와대 민정수석을 새로 뽑아야 한다는 것도 시간적으로 부담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권재진 수석이 이번에 법무장관으로 옮길 가능성은 반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 장관으로는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참여했던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과 환경 분야 전문가 출신인 이병욱 전 환경부 차관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직 후보자에 대한 예비 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개각은 일러야 6일 오후 아니면 7~8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출신 학교와 지역 안배는 물론이고 청문회 통과를 위한 검증 작업도 이뤄지는 만큼 유력 후보라도 막판에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이번엔 상아 밀수… 끝없는 외교관들의 일탈

    외교관들의 일탈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장관 딸 특채파동, 상하이스캔들, 자유무역협정(FTA) 번역 오류 등 트러블 메이커가 된 외교통상부가 이번엔 현직 외교관의 상아 밀반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윤준 전 코트디부아르 대사가 얼마전 이삿짐 화물에 상아 16개를 숨겨 들여오다 적발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가 국제적으로 거래가 금지된 상아를 무더기로 들여오다 발각됐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박 전 대사는 현지인이 짐을 싸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둘러대기 바쁘다. 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다. 60㎏이나 되는 그 많은 상아를 가져오며 몰랐다느니 선물이니 하는 것 자체가 국민 우롱이다. 그가 귀국할 무렵 코트디부아르는 교민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내전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불법을 저질렀다니 공분(公憤)을 사고도 남을 일이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도 지적했듯 뒤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검찰 조사를 통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밀수 혐의로 조사받는 첫 외교관이 된 당사자로서는 처벌을 떠나 스스로 물러나는 게 그나마 공직생활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다. 외교부는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복무기강 점검이니 뭐니 법석을 떨었다. 최근엔 재외 공관의 기강을 다잡는다며 ‘평가전담대사’까지 신설했다. 공관장 업무에 대한 평가와 경쟁시스템을 통해 우리 외교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도 개인의 의식개혁 없이는 빛을 발할 수 없다. 나라의 격을 사정없이 무너뜨린 잇단 외교 추문과 일탈은 외교부의 자정능력마저 의심케 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지만 뼈저린 자기반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대한민국 외교관들은 이제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하루를 시작해야 할 판이다.
  • “PRT부대 경계 강화… 재건임무 계속”

    “PRT부대 경계 강화… 재건임무 계속”

    정부는 2일 오사마 빈라덴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바로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오후 늦게 청와대 홍보수석 명의의 성명을 내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외교통상부·국방부는 상황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특히 알카에다 등 테러 조직의 보복 공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李대통령 오바마에 지지 메시지 이명박 대통령은 빈라덴이 미군에 의해 사살된 것과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서면 메시지를 보내 지지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척결 과정에서 이룩한 중요한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 관계자들이 전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도 성명을 통해 “이번 작전이 테러 종식을 향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국제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현재 제공 중인 지방재건팀의 파견을 포함한 재정적·물적 지원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공식 발표가 나기 전에 연락을 받았다.”며 “정부는 이와 관련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 관계부처 간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빈라덴 사망이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보복 공격이 있을 수 있으니 경계를 강화하는 등 모든 대책을 협의하고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당국자는 “우리도 대테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전망을 고려할 때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미국이 2년 전부터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작전 강화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미군이 오는 7월부터 아프간에서 철수한다고 하지만 알카에다·탈레반 등 테러 조직의 활동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테러와의 전쟁은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알카에다 조직이 갈수록 글로벌화되고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예멘 등 테러 조직의 근거지 등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의 안전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예상돼 중동 지역 불안에 대한 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전 세계 155개 공관에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테러조직 보복 배제 못해 예의 주시 정부는 또 빈라덴 사망이 대테러 활동 차원의 아프간 지방재건팀(PRT) 및 오쉬노부대 운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 PRT 부대를 상대로 한 로켓포 공격 등이 있었던 만큼 경계를 강화하는 등 만반의 태세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아프간 재건 활동이 더욱 필요한 상황에서 PRT 활동은 현 상태가 유지되거나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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