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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인권결의안 기권 후폭풍

    18일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우리나라가 기권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은 인권국가이기를 포기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적극 공세를 취했고, 열린우리당은 당 차원의 대응을 자제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소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곧 의원총회에서 북한 인권문제 결의안을 채택키로 하는 등 정부를 압박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인권·종교단체·납북피해자지원법과 북한주민 인도적 지원법 등 북한 인권 관련 5개법 제·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대책회의에서 “정부의 기권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대북 인권관계를 미국의 노예제에 비유, 천천히 하면 된다고 했지만 900년간 내려온 노예제는 결국 남북전쟁을 발발시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비인간적·비인권적·반민족적 처사”라고 개탄했고, 나경원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정부는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김문수 의원은 개인 홈페이지에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포스터를 패러디해 게재했다. 군복 차림의 장병 얼굴 대신 노 대통령의 얼굴로 대체하고,‘남자들의 비밀과 거짓말’ ‘그날 이후. 더 이상 친구일 수 없었다.’라는 포스터 문구를 ‘대한민국 정부의 위선과 거짓말’ ‘그날 이후. 더 이상 동포일 수 없었다.’로 각각 바꾼 내용을 실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기권과 반대가 많았다는 점은 북한에 약점인 인권문제를 건드리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정부를 엄호했다. 같은 당 최성 의원은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전세계 국가가 북한 인권을 성토한다고 했는데 실제 표결은 그렇지 않다.”며 지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소외된 이웃 돕고 사회통합에 최선”

    “교회가 개인의 기복(祈福)을 부추기고 교단별로 분열되는 등 부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교회의 화합뿐 아니라 소외된 이웃을 돕고 공존을 위한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사회 전체가 통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박경조(61) 주교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치열한 반성’으로 말문을 열었다. 우리 사회가 가치관의 변화로 혼란을 겪고 있지만 교회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회개의 일성이었다. 박 주교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오히려 교회가 서로 나뉘어 갈등을 빚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다고 털어놨다.“사회가 변하는 만큼 신앙적 가치관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사회 통합을 위해 나서야 할 때이지요.” 특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의 관계에 대해 “같은 뿌리이지만 현실에 대한 인식·접근법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그러나 소외된 이웃, 이재민 돕기 등 화합할 수 있는 부분은 힘을 모을 것”이라며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 부활절 예배를 공동으로 열기로 한 만큼,‘한반도 통일’을 위한 공동예배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주교는 교회 일치운동 및 생명·환경운동에 관심이 많다. 특히 KNCC 일치위원장을 맡아 가톨릭(구교)과 개신교(신교)의 일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루터교·정교회 등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성공회는 세계적으로 신·구교의 가교·매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성공회 출신으로 KNCC 회장을 맡은 만큼 한국교회간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녹색연합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는 박 주교는 “후세에게 다양한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 세계교회의 화두로 떠올랐다.”면서 “‘예수 믿고 천당 가자.’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생명을 나누고 약자를 위하는 공존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주교는 “6·25 분단 등을 겪으면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 위하다 보니 종교도 욕심과 탐욕,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쪽으로 변질됐다.”면서 “예수님은 ‘나’와 ‘가족’을 넘어 남을 위해 헌신하는 새로운 길로 가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KNCC는 성공회와 함께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 11월쯤 6자회담 참가국 성공회 대주교들이 만나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데스크시각] 선생님에 대한 두 가지 기억/임창용 문화부 차장

    교원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두 가지 있다. 첫번째 기억. 올 2월 딸 아이 초등학교 졸업식날 일이다. 운동장에서 졸업식이 모두 끝나고 담임선생님과 아이들, 학부모들이 교실에 들어왔다. 30대 초반쯤 된 그 여선생님은 “부모님들께선 잠시 나가주세요.”라고 하더니 문을 닫고 TV를 켰다. 화면엔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했던 1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소풍 가서 게임을 즐기던 모습에서부터 발표하는 모습, 운동회 때 젖먹던 힘을 다해 뛰는 모습, 수업 중 조는 모습까지. 선생님은 이 날을 위해 틈틈이 찍어놓았던 사진을 비디오로 편집해 두었다고 했다. 한 장면 한 장면 넘어갈 때마다 아이들은 때로는 웃고, 때로는 생각에 잠기는가 하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렇게 한동안 아이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나서야 선생님은 아이들을 불러내 졸업장을 주었다. 한 사람씩 꼬옥 안아주면서. 키가 선생님보다 큰 남자 아이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눈가엔 물기가 어려 있었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는 지금도 주말마다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그 선생님을 찾아가 수다를 떤다. 두번째 기억.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들 이야기다. 그 졸업식 며칠 전 날 밤. 퇴근해 보니 5학년이었던 아들이 졸업식에서 ‘송사’를 읽기로 했다며 내일까지 원고를 내야 하니 도와달라고 했다. 자기가 전교 부회장이어서 담임선생님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란다. 아이와 함께 머리를 짜내 새벽 1시까지 원고를 완성했다. 한데 그 다음날 사단이 났다. 퇴근 후 집에 가보니 아이는 기운이 쫙 빠져 있었고, 눈엔 불만이 가득했다.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시길, 학교 방침이 올해부터 바뀌어 다른 아이가 송사를 읽기로 했단다. 졸업식 날, 송사를 읽은 아이는 학교 운영위원회를 맡고 있는 학부모의 아이였다. 그 선생님은 이미 학기 초부터 다른 일로 골머리를 앓게 했었다.3월 한 달 동안 하루 걸러 한 시간씩 책상 위에 무릎을 꿇려 단체기합을 주는가 하면 자신은 그 시간에 잡무를 처리했다. 또 자습을 가장 많이 시키기로 유명한 선생님이었다. 지금 6학년인 아들은 어쩌다 학교에서 그 선생님이 보이면 멀찌감치서 돌아간다고 한다.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선생님이란 위치는 여전히 특별한 자리다. 간혹 못된 학부모로부터 행패를 당하는 선생님 이야기가 뉴스에 오르내리며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개탄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대다수의 학부모에게 선생님은 속된 말로 여전히 ‘갑’의 존재다. 나는 아직 우리 교단에 딸 아이를 맡았던 분 같은 선생님들이 아들 담임이었던 분을 닮은 선생님보다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원 평가는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선생님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요즘 피부로 느낀다. 직장에서든, 친구들과 만나든, 조용히 이야기하다가도 학교 이야기, 자녀와 선생님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 그 상당 부분은 선생님을 ‘성토’하는 소리다. 지금 전교조가 필사적으로 교원평가를 저지하려고 한다. 교원 통제 수단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같은 논리를 주장하기엔 아무런 평가도 받지 않는 선생님들께 아이를 맡길 수 없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너무 크다. 전교조가 내걸고 있는 가장 큰 모토는 참교육이다. 그래서 군사정권 시절, 학교·선생님·학생들을 옥죄고 있던 악습을 깨자며 힘을 모았고, 그 와중에 많은 선생님들이 해직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나는 차라리 전교조가 교원 평가를 적극 수용하고, 오히려 이끌어나감으로써 참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아부나 일삼고 전인교육을 방해하는 교사들, 치맛바람에 휘둘리는 교사들, 수업 알기를 아이들 간식쯤으로 여기는 교사들에게 따끔한 회초리를 드는 ‘선생님의 선생님’이 되었으면 한다. 교원을 통제하려는 불순한 의도는 그와 더불어 퇴치해나가도 늦지 않다. 임창용 문화부 차장 sdragon@seoul.co.kr
  • KNCC 차기회장에 박경조 주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박경조(61) 주교가 1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제54회 총회에서 KNCC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다.KNCC 회장은 8개 회원 교단이 돌아가면서 1년씩 맡고 있는데, 이번에는 대한성공회의 차례다.
  • 순복음 조용기목사 5년 ‘시무연장안’ 가결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69) 목사에 대한 시무연장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3일 세례받은 성인 신자 15만 56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도권 20개 교회에서 동시에 임시공동의회를 열고 조 목사에 대한 시무연장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99.8%의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투표 방식은 기립식 찬반투표였다. 이로써 조 목사의 당회장직은 내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유지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헌법은 담임목사의 정년을 70세로 정하고 있는데 교회가 원할 경우 75세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 목사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70세가 되는 내년에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신자들은 이를 만류해왔었다.
  • [뉴스피플] 개성 영통사 복원 천태종 총무원장 운덕 스님

    “개성 영통사에 이어 다른 북한 사찰도 복원하고, 이들 사찰의 성지순례 및 합작사업을 추진하는 등 대북 민간교류 강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지난 5년에 걸친 복원작업 끝에 원래 모습을 되찾은 개성 영통사에서 최근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남한 불교천태종 및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스님 등 남북한 관계자 500여명이 모여 ‘영통사 복원 낙성식’을 개최한 것. 남북 종교단체가 북한에서 이처럼 대규모 합동법회를 가진 것은 처음이다. 자재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뒤 2003년부터 기와 40만장을 제공하는 등 본격적인 복원에 나섰던 천태종 운덕(65) 총무원장은 8일 “천태종 창시자인 의천 대각국사가 출가한 영통사를 500년 만에 복원한 것은 남북 불교의 화합이 이뤄낸 성과”라며 낙성식의 의미를 되새겼다. 운덕 총무원장은 “영통사 복원은 나무 하나, 벽돌 한장까지 손수 쌓아올린 북측의 복원발굴·건축 관계자들과, 기와 한장 한장에 통일의 발원을 담아 정성을 보내준 천태종 신도들이 이룬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단절된 역사를 잇기 위한 북녘 사찰 복원 및 지원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최초의 공동 사찰 복원사업이라는 성과를 거둔 만큼, 남북 민간교류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영통사에 이어 개성 국청사 복원도 추진할 예정이다.13세기 몽골 침략때 소실된 국청사는 의천 대각국사가 초대 주지를 역임한 천태종의 본산사찰이다. 운덕 총무원장은 “국청사 복원을 위해 남북이 뜻을 모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절터에 철도가 지나가고 있어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면서 “오래 걸리더라도 낙성불사의 꿈을 꼭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통사 등 개성내 불교사찰을 참배하는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개성관광과 묶어, 불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는 또 “의천 대각국사의 열반 다례재를 매년 음력 10월 영통사 경선원에서 봉행하는 방안도 협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태종은 사찰 복원 및 지원사업뿐 아니라 북한 동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상호 발전할 수 있는 합작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조선불교도연맹이 운영하는 ‘불련무역회사’를 통해 나물·국수 등 북한의 청정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을 도입해 종단 산하 사찰 및 신도들에게 보급할 예정이다. 운덕 총무원장은 “판로를 정했으니 내년부터 들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1차로 평양에 생활필수품인 비누생산공장을 합작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며 해주의 석재광산을 남북 공동으로 개발, 석재를 들여오는 사업도 논의 중이다. 운덕 총무원장은 “영통사 낙성식이 끝난 뒤 남북 협력의 분위기가 고조돼 다양한 경협 사업들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 “현대아산에 이어 천태종이 북한의 파트너로 인정받은 만큼 민족통일을 위한 불사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학부·학과 올 가이드] (7) 사범·교육

    [학부·학과 올 가이드] (7) 사범·교육

    사범대나 교육대학은 학생들을 가르칠 미래의 교육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최근 들어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비교적 신분이 안정된 이들 계열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초·중등 교사는 정년이 62세로 긴 편이다. 사범계열의 교과 내용과 임용고시 응시 등 졸업 후 교사가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 사범대 일반 교육학과와 국어교육, 영어교육, 사회교육 등 중·고교의 교과목별 교육학과가 있다. 유치원 선생님을 양성하는 유아교육학과도 있다. 기본적으로 교육철학, 교육공학, 교육심리학, 교육행정학 등 교육학과 관련된 과목을 배운다. 국어교육과, 영어교육과 등 중·고교의 언어교과와 관련된 학과에서는 교육학은 물론 언어학, 문학 등에 대한 이론과 교육방법을 배운다. 회화·작문 등 실용 외국어 향상을 위한 교과목도 배운다. 예를 들어 영어교육의 경우, 영어학, 영문학 분야의 과목과 영어회화, 영문학 개론, 영어교수법, 영미문학 비평, 영작문, 영문법, 영어교육론, 영미 문화교육 등을 배운다.4학년 1학기 때에는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교생실습을 한다. 졸업 이후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에서 교육정책을 입안할 수도 있다. 이밖에 교육관련 연구소나 기업체, 각종 청소년상담실, 사회복지기관 등에서도 일할 수 있다. 유아교육학과의 경우, 유치원 교사로 일할 수 있다. ■ 교육대학 교육대학은 초등학교 교사양성을 위한 전문대학교다.4년제다. 서울·부산 등 전국 주요지역마다 해당지역의 이름을 붙인 교육대학교가 있다. 교육과정은 교육학 분야와 교과교육 분야로 나뉜다. 교육학 분야는 현장 초등교사와 학문적 전문인력이 될 사람들에게 교육학의 기초이론과 교사로서의 사명과 의무를 가르친다. 교과교육 분야는 초등학교 교사가 알아야 할 교과에 대한 교육과정과 교수방법을 교육하고 모의수업을 통해 실습도 한다. ●학생들을 도와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 어떤 학생이 교사로서 적합할까? 교대나 사범대 입학은 다른 대학입시와 마찬가지로 수능과 논술고사 등의 평가에서 계량화된 점수가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학생들에 대한 애정.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어린이를 좋아하는 심성이 필요하다. 항상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하고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춰야 한다. 나아가 초등학교 교사는 교과목 외에 부진아 지도, 특별활동반 지도 등 학생생활 지도도 병행하기 때문에 생활지도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상담자로서의 소양과 실천 능력도 갖춰야 한다. ●4년 대학공부 뒤, 교대로 재입학 교육계열로 진학할지에 대한 고민은 빠를수록 좋다. 어릴 때부터 교육자로서 일하겠다고 마음먹고 교단에 서는 교사와 취직난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교단에 서려는 사람 간에는 학생에 대한 애정도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학 졸업생이 다시 수능시험을 봐서 교대에 입학했다. 지방 국립대를 졸업한 남매도 교대에 재입학하는 등 최근 교사직에 대한 인기가 높다. 가르치는 보람도 있지만 무엇보다 직업 공무원으로서의 안정성이라는 매력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이 4년간의 대학생활에 쏟아부은 돈과 시간을 감안하면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대학진학을 앞둔 고교 수험생들로서는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가짐 못지않게 언어능력 또한 중요하다. 학생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없이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기때문이다. 음악교육과, 미술교육과, 체육교육과 등 예체능 계열의 경우, 교사로서의 자질 이외에 예술가로서의 창의력, 예술적 감각,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고 있다면 유리하다. 예체능 계열은 입학전형 때 실기시험을 치른다. ●교사 되려면 임용고시 합격해야 졸업 이후 중·고교 교사든 초등학교 교사든 교사가 되려면 교원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임용고시에 합격하지 못한 경우에는 교사 자리가 빈 학교에서 단기 계약교사로 일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어 계약기간이 끝나면 신분 불안이 뒤따른다. 사범대를 나오면 중등교사(중·고교 생님)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때문에 임용시험의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교대는 초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이 나온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하면 된다. 교원임용시험의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이 2대1 정도다. 지방의 경우, 이보다는 경쟁률이 다소 낮다. 중·고교 교사는 교과목별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국·영·수 과목의 경우, 경쟁률이 6대1 이상일 정도로 높은 편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범·교육대학 지원전략 대학 입시에서 사범계열 학과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외환위기 이후 갈수록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을 불문하고 사범 계열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수험생들의 지원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대학마다 최상위권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비교적 안정된 직업을 구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대 전국에 11개 교대와 한국교원대와 이화여대의 초등교육 전공을 합쳐 모두 13개가 있다. 예전에는 지역 교대에 입학하면 해당 지역의 초등학교에만 임용을 지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에 상관없이 어디든지 지원해서 임용고사를 치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수도권 지역의 교대와 지방 교대의 대입 합격권 점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전형요소는 내신과 수능, 면접, 논술 등이다. 특히 인성을 강조해 논술보다는 면접을 강화하는 대학이 많다. 서울교대와 경인교대의 경우 논술과 면접을 모두 치른다. 전형요소 가운데 정시모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부분은 수능이다. 내신은 지원자들의 수준이 비슷한 데다,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질을 보는 면접도 심층면접이 아니기 때문에 당락이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 교대 지원자들이 주의할 점은 인문 계열 수험생들이 자연 계열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수능에서 언어·수리·외국어·탐구 등 4가지 영역을 다 반영하는데,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인문 계열의 경우 백분위와 표준점수에서 자연 계열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범대 관련 학과들이 대부분 해당 대학의 상위권 학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국어·수학·영어교육 등 주요 과목 전공들의 인기는 다른 사범계열 전공에 비해 훨씬 높다. 사대 역시 내신과 수능, 논술, 면접 등을 반영하지만 변별력은 수능에서 가려진다. 대학별고사는 대부분의 대학이 논술만 치르지만 서울대는 논술과 면접을 모두 실시한다. 수능은 국립대나 서울 지역 주요 대학들의 경우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 사립대의 경우 문과는 수리, 이과는 언어 영역을 빼고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사대에 지원할 때 주의할 점 하나.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곳에나 지원하는 것은 금물이다. 배출 인원이 워낙 많아 4년 뒤 졸업할 때는 포화 상태에 이르러 지금처럼 취업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제2외국어나 한문·컴퓨터·지구과학·지리·일반사회교육 등의 전공은 지금도 모집 인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해마다 임용고사를 치르지 않고 있는 전공도 있다. 때문에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는 소신파 수험생이 아니라면 지원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도움말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남윤곤 팀장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학생위해 욕심내면 한없이 바쁜 직업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기본, 체력과 전문성을 갖추려는 노력도 필수적입니다.” 교대와 사범대를 졸업한 박은영(25)·최태선(32) 교사는 “교사란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그 이상의 의미와 보람이 있지만 그만큼 힘든 직업”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선배들이 사범계열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에게 주는 조언을 소개한다. ●서울 양강초등학교 박은영 교사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임용 2년차 교사다. 교대에서 이론으로 배우거나 임용고사를 준비하면서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생활지도는 다르다. 이론과는 달리 학생 특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애정이 없으면 지도하기 어렵다. 어려서부터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경험하니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다. 학생들을 하나하나 상대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무척 고되다. 방학이 되면 적지 않은 교사들이 앓아 눕는다. 평소 하루종일 말하고,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교사를 할 수 없다는 선배 교사들의 조언을 실감하고 있다. 공부만 가르쳐서는 아이들이 따르지 않는다. 공부도 스스로 계속하지 않으면 가르치기 어렵다. 다양한 연수를 통해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교사들은 방학 때 놀고 근무가 일찍 끝난다.’며 부러워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초등학교의 경우 수업이 일찍 끝나는 것은 맞지만 다음날 수업할 과목의 교재 연구도 해야 하고 행정 업무도 적지 않다. 또 해마다 가르치는 내용이 같더라도 교재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 아이들을 위해 욕심을 내면 한없이 바쁜 직업이 교사다. ●서울 현대고등학교 최태선 교사 4년차 역사 교사다. 교사를 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소명의식이더라. 교사가 된다는 것 자체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학생들과 친해질 수도 없다.‘안정성이 있는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생각없이 지원하면 후회하게 된다.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반드시 사대를 졸업할 필요는 없다. 일반 대학에서 교직과목을 이수하거나 교육대학원을 나와도 교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대학의 경우 대학 학점이 최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교직과목을 들을 수 없다. 사대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임용고사 준비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사대를 졸업한 뒤에도 재수·삼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에는 대학 3학년 때부터 임용고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임용고사는 주로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많이 치르는 편이다. 임용고사가 필요없는 사립학교의 경우 남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에 남학생들은 사립학교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오늘의 눈] 민간 ‘문화재 외교’ 강화를/ 김미경 문화부 기자

    임진왜란때 함경도 최초의 의병들이 일본 대군을 격파한 기록이 담긴 북관대첩비가 일본으로 강탈돼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된 지 100년만에 고국의 땅을 다시 밟게 됐다. 민족의 정기를 담은 승전 기념비가 야스쿠니 신사 구석에 방치된 사실이 밝혀진 뒤 27년만의 결실이라 의미가 크다. 약탈당한 북관대첩비의 반환은 당연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녹록지 않았다. 일본정부와 야스쿠니 신사측은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며 우리의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에 일본측이 태도를 바꿔 반환을 결정한 것은 지난 20여년간 한국과 일본, 북한 종교단체 등 민간의 ‘문화재 외교’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발점이 된 것은 지난 2000년 일본 일한불교복지협회장인 가키누마 센신 스님과 한일불교복지협회(한불협)를 만든 초산 스님이 의기투합하면서부터. 이들 두 노승의 만남은 양국에 북관대첩비 반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북관대첩비 반환운동본부’ 설립을 이끌었다. 한불협은 2003년부터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면서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에 북관대첩비 반환 공동대응을 의뢰, 결국 남북이 한 목소리로 일본측에 반환을 공식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정부는 통일부를 통해 남북합의문을 체결했고 외교통상부를 통해 일본정부와 야스쿠니 신사측의 반환 약속을 받게 된 것이다. 일제시대 등 혼란기에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는 일본에만 3만 4000점이 넘는다. 그동안 정부간 협정과 박물관·개인의 기증 등을 통해 3800여건을 돌려받았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유출경로 등이 밝혀지지 않은 문화재가 많아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있고, 정부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관대첩비 반환은 이같은 걸림돌을 민간 차원의 문화재 외교로 극복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간 ‘줄다리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민간 교류를 통한 문화재 기증과 구입, 상호 교류전시 등을 강화해 자연스러운 문화재 반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같은 민간 문화교류는 한국과 일본, 북한 사이의 냉기를 녹여줄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초등학교 영어교사 명 받았습니다”

    ‘군인 아저씨에게 영어 배워요.’군장병들이 인근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화제다. 육군 1군수지원사령부 8군수지원단은 지난 5일부터 강릉시 구정면 구정, 금광, 모산초교 등 3개 학교 특기적성 교육시간에 군장병들을 보내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군인들이 영어를 가르칠 수 있지만 이들은 보통 군인들이 아니다. 대부분 호주에서 대학을 나온 유학생 출신이다. 이들은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시간’을 활용, 주 2회 2시간씩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화 위주의 실용영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 했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이들의 교육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인기 강좌(?)다. 이들을 가르치는 군인 선생님은 김원중(29) 일병과 정준희(25) 일병. 김 일병은 고등학교 졸업 후 호주의 대학으로 진학해 7년간 유학하면서 대학원 석사 과정 1년을 마치고 귀국, 군에 입대했고 정 일병 역시 호주에서 4년 동안 공부를 했다. 김 일병은 “사회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등학교 교단에 서는 경험을 군대에서 하게 돼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수업을 한다.”며 “큰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정초교 이정미(32) 교사는 “농촌지역 학생들은 교육비 부담이 적지 않은데 학부모들의 부담도 없는 양질의 영어교육을 지원해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bell21@seoul.co.kr
  • [서울광장] 대한민국 교육에 학생은 없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한민국 교육에 학생은 없다/이용원 논설위원

    지난 22일 시작한 국정감사에 맞춰 여·야 국회의원들이 각 부문에서 다양한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그 가운데 초·중·고 교육과 관련한 몇가지를 골라 주제별로 정리해 보았다. -우리 국민은 통상적으로 부담하는 교육세 말고도 공교육비로 지난해 6조 3000여억원을 학교에 직접 냈다. 특히 2002년부터 의무교육이 된 중학교 과정에서 낸 돈이 1인당 60만원 정도였다. 초등학교 과정 또한 만만치 않아 서울의 학부모는 평균 51만여원을 내야 했다. -그렇다고 교육현장이 개선된 건 아닌 듯하다. 국무조정실이 올봄 초·중·고 급식 실태를 조사해 보니 결핵 보균자가 조리를 하는 초등학교와 여고, 유통기간이 지나 색깔조차 변한 쌀로 밥을 해 아이들에게 먹인 중학교가 있었다. 또 전국 초·중·고 교실 다섯 군데 중 하나는 냉·난방 시설 없이 여름·겨울 수업을 진행한다. 지역별 격차가 커 경남·북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교원을 포함한 교육공무원의 실태는 어떠한가. 지난 2년6개월동안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면직한 교원은 358명이며 이중 248명이 복직했다. 문제는 치유 확인 절차 없이 복귀한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정신질환을 앓는 교원이 얼마나 교단에 서는지가 근본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기간 비리를 저질러 입건된 교육공무원은 1733명인데 그 가운데 청소년강간·성매매 등 성범죄가 35건이나 되었다. -올 들어 급식비를 못 낸 학생은 3만 2957명으로 지난해 1만 7630명의 두배 가까이로 늘었다. 또 지난해 자살한 초·중·고생은 101명인데 1998년 이후 해마다 80∼207명이 목숨을 끊었다. -총리실이 설문조사해 보니 78.7%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며 그 가운데 90%이상이 초등학교 때 시작했다. 이처럼 사교육에 전력투구해 대학에 가봐야 국내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교육인프라 분야 국제 비교에 따르면 조사대상 60개국 중에서 52위에 불과하다. 이것이 이 시대 우리 교육의 자화상이다. 이땅의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과외에 시달리며 피 마르는 공부 경쟁을 한다. 학교에 가면 언제 유통기한이 지났는지 모를 밥과 반찬을 때로는 녹슨 식판에 받아든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여름 무더위에도 땀을 삘삘 흘려가면서 수업해야 한다. 게다가 가난한 집 아이는 급식비와 수업료(지난해 수업료를 내지 못한 고교생은 10만여명이다.)를 내지 못해 선생님의 눈총을 받아야 하고 급우들 앞에서 주눅 들어야 한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학부모는 생활비를 줄여가며 학원·과외비에 학교운영지원비까지 낸다. 담배 한 개비, 술 한 병에도 꼬박꼬박 붙어 있는 교육세는 어디서 무엇에 쓰는지 모를 일이다. 국감 자료에 관해 교육인적자원부에 문의할라 치면, 담당 관리는 해마다 국감 철만 되면 으레 나오는 통계라며 지난해 수치와 다를 바 없다고 대답한다. 관심 갖는 게 이상하다는 반응이다. 우리사회의 교육에는 주인공인 학생이 없다. 교육제도와 학교 현장, 그리고 그 운영주체들을 두루 살펴 보아도 우리의 아이인 학생들을 위한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남아 있는 건 학생들이 있어야 비로소 존재 가치를 갖는 교사, 교직원, 교육 관리 그리고 학교 현장에 줄을 댄 사업자뿐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등골이 휘어지는 불쌍한 학부모의 땀과 눈물이 있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사설] 정신질환 교사가 교단에 선대서야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들이 버젓이 교단에 서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 충격을 감출 수 없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새삼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의 부적격교사 퇴출 대상에도 ‘신체·정신적 결함’이 포함됐을 정도로 이미 문제가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국감에서 밝힌 정신질환 교사들의 실태는 해당 교사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간단하게 지나칠 사안이 아니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 6월까지 정신 이상 증세로 휴직이나 면직처리된 초·중·고교의 교사는 358명이다. 전체 41만 교원의 0.1%에도 못 미치는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증세는 우울증·조울증·정신분열·알콜중독 등으로 다양하다. 이 중 248명은 완치 여부에 대한 검증도 없이 교단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정신질환을 가진 채 교단에 섰을 경우 학생들에게 피해를 줬을 수 있다. 우리는 교육당국에 정신질환 교사의 방치에 대한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우선 정신질환자는 반드시 완치 후 교단에 복귀토록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일 질병에 대해 1년간의 휴직만 허용하는 현행 공무원 휴직 예규의 개정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휴직기간 제한 때문에 무작정 교단으로 돌아오는 게 현실이라니 한심한 일이다. 행정업무 등으로 전환근무를 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동료 교사나 교장·교감들도 정신질환 교사들을 더이상 묵인해 줘서는 안 된다. 온정주의에 얽매여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 정신질환 교사 검증절차 없어

    정신질환 교사 검증절차 없어

    교단이 앓고 있다. 심한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을 비롯해 정신질환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무방비 상태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교사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지 않아 총체적인 점검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22일 전국 국공립 및 사립학교 교사의 정신적 질병 실태를 조사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 6월 말까지 정신적 질병으로 휴·면직 처리된 교사는 전국적으로 358명에 달했다. 특히 이 가운데 248명이 일정 기간 휴직한 뒤 교단에 복귀했으나 아무런 검증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들이 휴직 기간에 제대로 진료를 받았는지, 정상으로 회복됐는지, 복직한 뒤 꾸준히 진료를 받고 있는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실정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정신질환으로 휴직한 공무원이 복직할 때 별도로 담당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어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번에 드러난 숫자는 2년 6개월동안 정신질환으로 휴직한 교사들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교육부가 고교와 유치원·특수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를 대상으로 정신적 질병 실태를 조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전·현직 두 교장 ‘한지붕 참교육’

    전·현직 두 교장 ‘한지붕 참교육’

    평교사로 돌아온 전직 교장과 그를 교감자리에서 도운 현직 교장이 손을 잡았다. 사람들은 그들이 ‘동거’에 들어갔다고 한다. 서울 한성여중의 이광우(59) 교장과 고춘식(58) 전 교장. 지난 8월30일 이·취임식 전까지 4년 10개월간 교장과 교감으로 호흡을 맞춘 이들은 이제 교장과 평교사로 한지붕 아래서 지내고 있다. ●임기후 평교사로…새 교장은 교사들이 추대 정의여고에서 근무하던 고 전 교장은 교장 공모를 통해 2000년 10월 한성여중으로 왔다.“임기를 마치면 평교사로 돌아가겠다.”는 약속대로 그는 2학기부터 1·2학년 한문과 도덕심화 12시간을 가르치고 있다.‘원로교사’라는 호칭으로 예우는 받지만 엄연히 평교사다. 한 번 교장이 되면 퇴직할 때까지 교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보통인 우리 교단 풍토에선 극히 드문 일이다. 이 교장은 교사들의 추대를 받아 취임했다. 사립학교법상 교장 임명권을 가진 이사회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보라.”고 주문을 했고, 교사들이 한달반가량 격론을 벌여 만장일치로 이 교장을 추대했다. ●한지붕 아래 다른 꼴 닮은 꼴 새 학기에 접어든 지 20여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들은 틈틈이 학교 일을 의논하며 아이디어를 낸다. 당장 이달 말부터 독서교육 계획을 짜는 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 교장이 국어과 전공인 고 전 교장에게 “체계적으로 책을 읽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SOS를 쳤고, 고 전 교장 역시 “당장 도서실 관리부터 직접 해 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5년 가까이 함께 일한 두 사람의 ‘찰떡궁합’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따지고 보면 둘은 확연히 다른 성향을 지녔다. 고 전교장이 전 교조 분회장 출신인 데 비해 이 교장은 “교육개혁을 위해 전교조가 노력해온 점은 인정하지만, 교사가 노동자임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생을 위한 학교여야 한다.”는 데에는 생각이 같아 이견을 조정하고 힘을 모아 부장교사 추천제, 교사 안식년, 주말 교내야영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아무리 찰떡궁합이라도 전직 교장과 함께 일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 이 교장은 “교장으로 모실 때도 서로 할말 다 하는 진솔한 관계였는데 새삼 부담스러울 게 있겠느냐.”면서 “전임자가 가장 좋은 조언을 줄 수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고 전 교장 역시 “임기 중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는데, 이제 내가 도울 차례”라고 응수한다. ●학생 개개인에 관심이 최선 고 전 교장은 “오랜 만에 수업을 하니 목이 조금 아프다.”면서도 “교사로 일하는 동안 ‘작은 학년제’를 꼭 실현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의 아이디어인 ‘작은 학년제’란 한 학년을 2∼3개의 작은 학년으로 나눠 5∼6명의 교사가 3년간 담임을 맡는 방식으로, 올 4월 ‘교육혁신 아이디어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중학교는 너른 들판에서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라는 생각에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 온 이 교장 역시 “늘 학생을 향해 있는 교사가 될 것”이라고 다짐한다.“조만간 술이라도 한잔 기울이며 긴 얘기를 나누자.”며 굳게 손을 잡는 이들의 ‘아름다운 동거’는 시작됐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평신도가 먼저 회개합시다”

    “평신도가 먼저 회개합시다”

    “평신도들이 나서 한국교회 바로 세우자.” 교회 평신도와 여성, 청년 등이 주축이 돼 한국교회의 잘못을 반성하고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14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60여개의 교회 및 사회선교단체들이 연합해 교회의 개혁과 사회적 책임을 모색하는 행사인 ‘교회의 날’조직위원회를 최근 출범시켰다. 조직위는 “한국교회가 내부 분열과 다툼, 목회 세습, 목회자의 타락, 왜곡되고 변질된 신학과 신앙 등으로 인해 여론의 지탄을 받으면서 안팎으로 변화와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교회의 죄를 회개하고 교회의 역할을 바로 세우는 데 동참하는 평신도와 교회, 선교단체들이 뜻을 모아 ‘교회의 날’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직위에는 계동교회, 덕수교회, 사랑교회, 수도교회, 한울교회 등 30여개 교회와 감리교청년회,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기장청년연합회, 정의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 등 선교단체·기관들이 참여·후원한다. 이들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종교개혁연합기념제에서 만난 뒤 올 3월부터 ‘교회의 날’행사 개최를 준비해왔으며, 지난 12일 조직위원회를 발족했다. ‘교회의 날’행사는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라는 주제로, 다음달 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과 연동교회, 정동제일교회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첫날에는 ‘한국교회의 과거사 극복’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리며,‘여는 예배’와 평신도 성례전 등 부문별 행사,‘치유와 화해를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심포지엄,‘닫는 예배’와 축제 등이 이어진다. 이를 통해 교회의 과거사를 청산하고 교회의 선교 사명을 새롭게 인식하는 ‘기독교 문화잔치’를 만들겠다는 것. 김종원(새민족교회 집사)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교회행사가 주로 대형 연합단체 위주로 이뤄져 일반에 파고들지 못했다.”면서 “행사 전까지 참여교회를 100여개까지 늘리고 일반 시민단체들의 참여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02)744-3542.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형제간 분쟁에 휩싸이는 등 재계 일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친족간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잡음없는 형제경영은 박인천 창업주 회장이 생전에 그룹경영 원칙을 세우고,2세들이 이를 충실히 따른데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2세들의 지분 분배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분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남자들에게만 상속하고 ▲4자(5남 가운데 4남 종구씨를 제외한 성용·정구·삼구·찬구씨)합의 경영 형태로 형제간 합의아래 회장을 선임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4자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르고 그래도 결정나지 않으면 가장 손윗사람이 결정권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생에게 물려주겠다” 1984년 그룹 총수에 취임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형제경영 실천의지를 보였다. 박 명예회장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실제로 65세가 되던 1996년 그룹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정구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이후 정구 회장이 65세이던 2002년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자 3남인 삼구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에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우연히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인 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4남인 찬구(58)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에게 넘겨줄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동생 찬구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0대 기업으로 키워내 성용 명예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의 49재를 지낸 1984년 8월3일 제2대 그룹 회장으로 조용히 취임했다. 선친이 타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성격대로 요란한 취임행사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영전략 발표도 일절 갖지 않았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던 박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자문해 왔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 부친의 ‘명령’에 따라 교단을 떠나 금호실업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시작했다. 이후 1979년 10월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게 된 것이다. 성용 회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영이론에 밝은 ‘총수’였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당시 3회 이상 논문 게재시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던 세계적인 논문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믹 리뷰’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이 실리는 등 미국에서 계량경제학자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 당시 해외 고급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1968년 귀국행 보따리를 쌌다. 성용 회장은 부친의 권유로 정부에 몸담게 된다. 창업주 회장이 버스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요금인상 문제로 당시 알고 지내던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학렬 경제수석을 만나 성용 회장을 소개했고 그 자리에서 비서관으로 채용케 했다. 그는 대통령 경제비서관,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다 1971년 평소 원해 왔던 학계로 다시 옮겼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리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등과 함께 경제학계의 탄탄한 학맥인 ‘서강학파’를 형성했다. 이 때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을 회사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박상환 금호생명 부사장 등이 박 명예회장의 ‘애제자’들이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의 독특한 경력은 당시 재계의 2세 경영인 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이 오히려 그룹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 광범위한 인맥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이 취임한 1984년 그룹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980년 초 일어난 삼양타이어 분리파동과 때마침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는 경제이론의 대가로서 현실 경영인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단안을 내린다. 한보철강의 전신인 극동철강과 금호섬유를 매각하고, 삼양타이어와 금호실업을 통합해 상호를 ㈜금호로 바꿨다. 흑자기업인 광주고속은 금호건설을 합병했고, 금호화학과 한국합성고무를 합쳐 금호석유화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취임 당시 9개사인 계열사를 4개로 줄이고, 비주력부문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경영내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석유화학분야를 그룹 주력 업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 대신 ‘합리화’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명예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구조조정의 선구자인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면서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국내 10대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 세발 먼저 앞서간 이상적인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현실에 치우치기보다는 이상적인 경영관을 실현하려고 애썼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회사의 성공을 예견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는 “명예회장님이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내놓고 답신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셨다.”면서 “어떤 전자서류는 새벽 2,3시에도 결재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의 이상적인 경영스타일은 음악, 미술 등 문화사업으로 이어졌다.1990년 금호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고,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여 한국을 빛낼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비수익사업에 힘을 쏟는 박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카네기재단이나 일본의 소니그룹처럼 사회문화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당장은 돈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명예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2002년 통영 국제음악제 이사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 전념했다.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에는 기업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예술사랑 덕분에 지난 5월 장례식에서는 예술인들이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더 애통해 했다. 박 명예회장의 친구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박 회장은 단순히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 기업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뛰어난 전문경영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발로 뛰는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미국 CEO들은 환갑만 지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며 동생에게 총수직을 맡아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형의 요구를 고사하던 정구 회장은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 박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직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회장직에 올랐다. 순조로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정구 회장의 형에 대한 예우는 남달랐다. 성용 명예회장은 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화·예술 사업 등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제기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동생 정구 회장으로선 형의 제안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시죠.”라며 무조건 따랐다. 그러나 정구 회장은 형과는 사뭇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경제 이론을 중요시했던 형과 달리 본능적인 감각과 불도저식 추진력을 발휘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2세에 광주여객 영업과장으로 회사에 몸 담으며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아주생명을 인수, 금호생명으로 변경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강원 설악과 전남 화순, 경남 충무, 제주 남원에 잇달아 콘도를 개장, 미래의 유망분야인 관광·레저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정구 회장이 재임때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중국 진출이었다. 항공·타이어·고속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정구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은 1997년 이후 IMF 위기에서도 발휘됐다. 계열사간 합병·지분매각·청산 등을 통해 한계사업과 비주력사업부문을 과감히 접었다.1997년 당시 32개였던 계열사를 2001년 15개로 축소했다. 자본유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7년 말 966%에 달했던 그룹 부채비율을 2001년 말 360%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대부분의 그룹 임직원들은 3대 정구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의리를 앞세우며 선 굵은 경영을 펼쳤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기던 정구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IMF 파고를 넘었지만 2002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셋째아들 정구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5남3녀중에서도 아버지 박인천 회장을 가장 닮은 아들로 꼽힌다. 수리에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나이에 비해 생각하는 것이 젊어 ‘영원한 39(삼구)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높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한번 결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성격은 그룹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는 업적을 이뤄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관 22세의 나이에 한국합성고무를 차릴 정도로 경영인으로서의 ‘끼’를 발휘했다. 그룹 총수이면서도 재무·관리·세무회계 등에 정통해 그룹의 세세한 재무상태까지도 훤히 꿰고 있다.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은 “회장님이 업무면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지만 형님들을 모시거나 동생들을 보살피는 데는 넓은 포용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형들을 생각하는 박 회장의 정성은 극진했다.2004년 박성용 명예회장이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독일의 몽블랑 문화재단으로부터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자 밤 11시에 형에게 달려가 깜짝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웬만한 주요 행사에는 바로 아래 동생인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을 반드시 동행토록 해 사소한 의사결정때도 동생의 의견을 듣는다. 삼구 회장은 잔정이 많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98년 당시 아시아나 사장이던 삼구 회장은 IMF를 맞아 전년도 입사자들이 1년간 무급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행사장에서 5분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 제2의 중흥기 맞아 2002년 9월2일에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IMF 이후 2004년까지 4조 9961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을 이뤄내는 자구노력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이 구조조정 기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직원 감축없이 그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4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8조 5447억원, 경상이익 8140억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항공·고속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 석유화학 계열, 관광·레저, 금융 등의 기존 사업분야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물류·레저사업을 상호 연계,2010년까지 재계 5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4남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해 수치에 밝고 경제의 맥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시 형인 삼구 회장에게 누가될까봐 뒤에서 묵묵히 돕고 있다. 전공을 살려 회사내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왔다. 찬구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비전경영실의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사안들을 일일이 챙겼다. 그는 유연한 조직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금호석유화학을 합성고무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문 CEO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2001년 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해 대규모 흑자 전환, 세계 최대의 항공제휴망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58) 사장은 1974년 금호타이어 입사 후 연구·생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현장중시’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신훈(60) 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2004년 상장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이뤄냈다.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이원태(60) 사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북경대표처에서 근무하며 타이어, 항공, 고속 등 그룹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59) 사장은 1973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임원을 두루 거친 그룹내 재무전문가다. 금호피앤비화학 류명렬(59) 사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호폴리켐 기옥(56)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호타이어 경리부에서 출발해 회장부속실 근무중 아시아나항공 설립과 함께 직원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금호미쓰이화학 김성기(61) 사장은 오랜 기간 미국 법인과 금호 미국 현지법인에서 수출·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미국 전문가다. 금호렌터카 김성산(59) 사장은 1960년 광주고속에 입사하여 40년간 장기근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증인이다. 금호페이퍼텍 이삼섭(55) 사장은 종합무역상사인 금호실업에 입사, 금호건설을 거친 후 비전경영실부사장을 지냈다. 타이어, 항공, 고속, 건설, 화학 등 그룹 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IDT 박근식(59) 사장은 IT출신이 아니지만 2003년부터 그룹 IT전문회사인 아시아나IDT대표를 맡고 있다. 사이버대학 IT관련 학과에 다니는 노력 끝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복합물류 김종호(57) 사장은 외국어에 능통해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등 타이어 해외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인천공항에너지 류병률(59)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울지점장과 여객담당 임원 등 영업에서만 10년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호생명 박병욱(58) 사장은 한양대에서 ‘회사 시책이 보험설계사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능한 수재형 CEO다. 금호종금 이기수(56) 사장은 30여년간 경리·자금분야에서 실무와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나CC 김창규(52) 대표이사 상무는 금호산업 레저사업부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57)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의 실무 총괄 책임자다.1997년 시작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줄곧 몸담아 왔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애호가 및 전문가로 최근에는 ‘어너더 와인, 어너더 테이스트(Another Wine,Another Taste)’란 제목의 와인 가이드 포켓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jrlee@seoul.co.kr ■ 재벌 혼맥의 허브… 삼성·LG등 사돈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와 2세인 5남3녀는 자식들의 혼사에 각별히 신경써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家)는 2,3세들의 혼인을 통해 삼성,LG, 대우, 대상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재벌가 혼맥의 허브’로 부상했다. 박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아들 재영(35)씨를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문정(30)씨와 결혼시켰다. 재영씨의 장인인 구자훈(58)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손밑 동생 철회(75년 작고)씨의 3남이다. 박 명예회장과 구 회장이 자식들의 혼사로 인해 ‘사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의 장손인 재영씨의 처고모부인 박용훈(63)씨는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산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돼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박우병 전 두산산업 사장의 장남이다. 2남 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35)씨도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36·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혼인해 일가를 이뤘다. 금호아시아나가의 혼맥은 뭐니뭐니해도 3녀 현주(52)씨를 통해 빛을 발한다. 현주씨는 임창욱(5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 시집갔다. 또 큰 딸인 임세령(28)씨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시켰다. 세령씨와 이재용 상무간의 결혼은 호남 집안인 금호아시아나가와 대상그룹, 영남집안인 삼성가가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화제가 됐다. 또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그룹이 혼맥으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세령씨는 시어머니인 홍라희(60) 여사가 보광그룹의 장녀여서 홍석현(52)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규(49) 보광그룹 회장을 시외삼촌으로 모시고 있다. 특히 박현주씨는 금호아시아나가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 봉쇄됐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박씨는 대상그룹 계열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어 9월13일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될 예정이다. 옥중에 있는 남편 대신 시댁의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jrlee@seoul.co.kr ■ 3대째 이어지는 원칙금호아시아나그룹의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도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4일 고 박 명예회장이 보유해온 계열사 지분 전량을 장남인 재영(35)씨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성용-정구-삼구-찬구로 이어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체제가 3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기준으로 창업 2∼3세들의 지분구조가 9.24%로 똑같다.2세 경영인 중 회사 경영과 무관한 5남 종구(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씨를 빼고는 4명의 형제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 이 지분은 고스란히 3세 경영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다. 재영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보통주 136만 2512주와 우선주 8만 3251주, 금호산업의 보통주 35만 5000주, 금호종합금융의 보통주 3만 9070주, 금호페이퍼텍의 보통주 2585주와 우선주 4만 1087주를 받았다. 이로써 재영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24%를 소유하게 됐다.2002년 작고한 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27)씨도 부친 지분 9.24%를 그대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사촌지간인 재영씨와 철완씨는 나란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는 자사주 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고 재영, 철완씨는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과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42.49%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재영, 철완씨가 1.87%씩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1%씩 보유했다. 이처럼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금호아시아나가(家) 3세들의 경영참여 시점도 관심거리다. 재영씨는 미국 LA에서 경영과는 동떨어진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철완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재영씨와 철완씨가 지분 승계로 대주주가 됐지만 당분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사설] 개신교의 ‘투기 자성’ 참신하다

    최근 개신교를 중심으로 교회가 부동산 투기에 나선 것을 반성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일부 교회는 부동산 차익을 사회에 환원키로 알려진 것은 신선하다. 사회의 비난을 받기 전에 교회측이 반성을 촉구하고 개선안을 제시한 것은 일반인에게도 귀감이 되는 종교인의 자세로 보인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향상교회’는 현재의 예배당 터를 팔아 근처 부지로 이전하면서 얻게 될 차익 40억여원을 가난한 사람이나 지역사회에 기부하기로 신도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또 서울 강남의 ‘사랑의 교회’와 ‘서울영동교회’가 부동산 투기가 잘못이란 입장을 각각 기도와 특별설교를 통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목사와 선교사 등 91명으로 구성된 ‘성경적 토지 정의를 위한 모임(성토모)’이 ‘토지 정의를 위한 기독인 선언’을 통해 “많은 중대형 교회들이 예배당과 기도원, 수도원과 교인묘지 건축을 빙자해 부동산 투기를 하면서 교회를 성장시켜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독교인들은 부동산 투기로 번 돈을 십일조와 감사 헌금으로 내고 목회자는 그것을 축복해왔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전국의 부동산값이 오르면서 교회도 보유 부동산에서 엄청난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되지만 성토모 주장대로 예배당과 기도원 건립 등의 명목으로 일부 교회가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다. 종교단체는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가 면제된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어도 제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여지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개신교 일각에서 교회나 종교인들이 스스로 부동산 투기를 반성하고 차익을 사회 환원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다른 종교단체에도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 무바라크 5選 8일 판가름

    24년간 철권 통치해온 호스니 무바라크(77) 대통령의 5선 연임 여부가 결정될 이집트 대선이 7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이날 투표 결과의 윤곽은 8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이집트 사상 첫 경선으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집권 국민민주당(NDP) 후보로 출마한 무바라크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불만을 품은 극우장교단의 손에 1981년 10월 암살된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집권한 무바라크는 그동안 단일 후보를 놓고 찬반 형태로 치러진 4차례 대선에서 모두 96%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이집트는 지난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대선에서 복수 후보가 출마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1,2위 득표자를 상대로 오는 17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카이로 연합뉴스
  • ‘교사 학부모 성추행’ 끝내 법정으로

    상담 과정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학부모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일진회 폭로교사’ J씨에 대해 피해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학부모단체들은 J씨의 출근을 막는 시위를 하는 등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는 6일 “그동안 J교사에게 ‘공개 사과하고 스스로 교단을 떠나라.’고 요구해 왔지만 합당한 조치가 없어 민·형사상 소송 등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면서 “이와는 별도로 교육당국에 J교사를 고발하고 징계·파면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가협은 지난 5일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의 중재로 J교사를 만나 마지막으로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나, 양측이 합의하지 못해 결국 성추행 의혹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은 이날 오전 학가협과 함께 J교사가 소속한 서울 J중학교 앞에서 시위를 했다. 학사모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 성추행 의혹을 확인했다.”면서 “J교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적격 교사’의 한 전형으로 당장 교단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도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해 J교사의 퇴진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공대위에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강의석(종교자유운동가), 이계덕(전 민노당 대의원), 김혜민(학교폭력예방 청소년활동가), 이영석(한국 청소년단체협의회 청소년의원)씨 등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법률자문을 맡은 강지원 변호사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정황증거도 뚜렷해 법률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성추행 혐의에 대한 형사 고발과 명예훼손 등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관할 동부교육청 관계자는 “1차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양쪽의 주장이 워낙 달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민원·진정·고발 등이 들어오면 다시 조사하겠지만, 고소·고발 등에 따른 사법처리 전까지는 섣부른 징계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8) 어려도 인권은 있다(프랑스)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8) 어려도 인권은 있다(프랑스)

    “인간은 나면서부터 자유로우며 평등한 권리를 지닌다.”(인권선언 제 1조) 프랑스는 대혁명 발발 40여일 뒤인 1789년 8월26일 세계 최초로 인권선언을 선포했던 인권 원조의 나라다. 그런 명성에 걸맞게 프랑스에서 미성년자의 인권은 세계 어느나라보다 앞서 있다. 고교생들도 집회·결사·언론·출판의 권리를 누리고 있으며, 사회는 이들을 어엿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이들의 주장을 귀담아 듣는 분위기도 성숙돼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9월 새학기를 며칠 앞둔 지난달 30일 파리 북동부의 로슈슈아르 거리 13번지의 아파트 2층에서 진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난 학기 고교생 시위의 평가부터 마무리한 뒤 앞으로의 행동방향을 결정합시다.”“시위에 참가했다가 처벌된 40명의 학생들에 대한 사면문제는 어떻게 돼 가고 있지요?”“‘청소년 건강관리법’은 교내의 청량음료수 자판기를 없애고, 당분이 많이 들어간 과자류도 급식메뉴에서 제외시킨다고 하는데 이번 대의원회의에서 토론 주제로 제안하는 것은 어떨까요?”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을 위한 고교생 조합 망가진 의자들과 부서진 책상, 빈 물병, 페인트통들이 서류더미와 마구 뒤엉켜 창고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회의실에서 7∼8명의 전국고등학생연합(Union Nationale Lyceenne·UNL) 중앙사무국 집행위원들은 오는 10월17일 파리에서 열리는 전국대의원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여드름이 듬성듬성 난 얼굴, 헝클어진 곱슬머리를 어깨까지 기른 소년,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발표자의 의견을 듣고 나름대로 의견을 당당히 밝힌다. UNL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프랑스 전국을 달궜던 고교생 시위를 이끈 최대 규모의 고교생 단체다.1994년 출범, 현재 프랑스 전역에 50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좌파적인 이념을 추구하지만 정치성을 엄격히 배제한 독립적인 학생단체라고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칼 스퇴켈(17·파리 몽테뉴 고교)은 설명한다. 조합은 연 5유로(7000원 정도)의 회비와 연 8만유로 정도의 국가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우파정부 들어 지원금이 절반 가량 줄어든 탓에 월 2000유로 정도 되는 사무국의 월세와 비품구입비를 제하고 나면 살림이 언제나 빠듯하다고 한다. 재정적 궁핍은 이들에게 별 문제가 아니다. 스퇴켈은 “우리는 모든 학생들이 ‘균등한 기회’를 누리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고교생들의 복지와 권익향상, 우리의 미래와 직결된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모든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사회 분위기 서구 사회의 권위주의 청산에 큰 기여를 했던 1968년 5월의 학생운동을 계기로 젊은이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프랑스에서는 때때로 고교생들의 목소리가 정치적인 영향력을 갖기도 한다. 대학입시제도 및 교육제도 개혁과 관련한 지난 봄의 고교생 시위가 대표적인 사례다. 학생들은 영·미식 경쟁개념을 대폭 추가한 새 교육방향이 공교육을 기본철학으로 하는 기존의 프랑스 교육제도의 핵심부분까지 없앨 뿐 아니라 새로운 차별을 양산하는 ‘개악’이라며 반발했다.5000명으로 시작된 시위 참가자가 5만명으로 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정부는 바칼로레아 개혁안을 철회한 채 법을 통과시켰다. 프랑수아 피용 당시 교육장관은 연초 개각때 경질됐다. 피용의 자리를 물려받은 질 드 로비엥 장관이 2005∼2006학년도 교육정책방향 보고에서 교육기회의 균등과 청소년 직업교육 강화를 두가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 봄 학생시위를 의식한 때문이다. UNL의 기관지 발행인을 맡고 있는 아망딘 뒤프라즈(18·멜랑시 그레시보당 고교)는 “고교생 개인은 미성년자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목소리를 모으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에게 투표권은 없지만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민주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배운다. UNL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각 지역 고교생들의 목소리를 취합, 통일된 의견을 도출한다고 민주주의 발전 중앙집행위원인 에덴 브르통(17·블르아시 데세뉴 고교)은 설명했다. 지역에서 뽑힌 대의원들은 2개월에 한번씩 전국 회의에 참석해 회원들의 의견을 전달한다. 대의원들은 상당수가 학급 대표, 지역사회 학생대표 등을 맡고 있어서 전국대의원회의에서 취합된 의견은 고교생활 지역자문회(CAVL)와 국가자문회(CNVL)에서 토론되고 자연스럽게 지방·중앙정부의 교육 관계자들에게 전달된다. 부모들이 활동을 반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브르통은 “민주주의 시스템을 몸소 터득하는 기회라며 오히려 격려해 준다.”며 활짝 웃었다. lotus@seoul.co.kr ■ 청소년의회제란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는 고교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제도에 반영하고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청소년의회제도를 두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전국 단위까지 그물망처럼 탄탄하게 짜여진 피라미드 구조로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고, 토론을 벌이는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어엿한 인격체인 청소년들의 권익향상을 뒷받침하는 제도다. ●고교생활 자문회(CVL) 학교단위의 기구. 학생대표 10명과 교사 및 진로지도 전문가, 의료담당자 등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대표 등 성인 10명으로 구성되며 교장이 위원장을, 학생대표 중 1명이 부위원장을 맡는다. 학교의 내부 규율, 교육지원 방식, 지도 방향, 시간표, 학교 환경, 위생, 안전, 학생회 활동, 기금활용문제 등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다루지만 결정권은 없다. ●지역별 고교생활자문회(CAVL) 시·도 교육감이 위원장을 맡는 아카데미(한국의 시·도 교육청) 단위의 자문회. 지역 단위의 교육관련 현안들과 학생들의 복지 및 권익향상과 관련된 문제들을 주로 다룬다. 최대 40명으로 구성되며 절반인 20명이 학생이다. 학생대표들은 지역에 소속된 학교 CVL에서 선발된 대표들이다. 나머지 성인 위원들을 교육감이 선발한다. ●국가 고교생활자문회(CNVL) 교육 장관이 위원장을 맡은 국가 단위의 기구.1년에 최소 2차례 소집된다.30개 지역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학생들이 2년 임기의 위원으로 활동하며 각 대표는 궐석시를 위해 부대표를 둔다. 교육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하며 학업, 교재와 관련한 문제, 고교생들의 체육·문화·사회 활동 지원방안 등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lotus@seoul.co.kr ■ “학생들 ‘공통의 선’ 기성사회에 전달”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대표적인 고등학생 단체인 UNL의 회장을 맡아 지난 1년8개월간 활동해 온 콘스탄스 블랑샤르(18·파리 라브아지에 고교졸업)는 “많은 저소득층 학생들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모든 학생이 ‘균등한 기회’ 속에서 고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성사회에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력 있는 개인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배격하고, 사회 공통의 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UNL의 이념은 다분히 좌파적이라고 소개한 블랑샤르는 “지난 봄 학생시위는 불평등한 조건에 있는 학생들을 더욱 사회 밖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법안을 정부가 강행한 데 반발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랑샤르는 공부도 남에 뒤지지 않은 모범생인데다 활달한 성격, 남의 어려움을 보면 가만히 안 있는 품성 탓에 중학교 때부터 줄곧 학급대표를 맡아 일하다 2002년 1월부터 UNL에 가입했다. “우리가 처한 공동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우리 힘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이 단체에 열성을 바쳐 활동하게 된 동기라고 밝힌 블랑샤르는 “우리가 힘을 모았을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이슈가 있을 때마다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바칼로레아(프랑스 대학입학 자격시험)를 무난히 통과,9월부터 파리 1대학 법학과에 다니고 있다. lotus@seoul.co.kr
  • ‘상습 폭력’ 교사 퇴출

    상습적이고 심각한 폭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교사는 교단에서 쫓겨난다. 직무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정신적·신체적 질환이 있는 교사도 교단에 설 수 없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5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부적격 교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달 중 교육공무원법 등 관련 법령 개정에 나선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시험문제 유출 및 학업성적 조작, 성범죄, 금품수수 등의 비리·범법교원뿐만 아니라 ‘상습적이고 심각한 신체적 폭력’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교원은 더 이상 교단에 설 수 없게 된다.교육부는 ‘상습적이고 심각한 신체적 폭력’을 교육적 수용한계를 넘어서 학생에게 중대하고 심각한 신체적 가해로 형사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규정, 교육적 목적의 체벌과는 구별했다. 교육부는 또 정신적·신체적 질환 등으로 직무수행이 현저하게 곤란한 교원에게는 우선 병가, 연가, 청원휴직 등으로 치료기회를 최대한 주기로 했다. 치료 결과, 직무수행이 힘들다고 판단되면 휴직·면직 등의 방법으로 교단에서 배제키로 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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