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수호와 대학의 정상화(사설)
대학 총학장들의 교권침해 단호대처결의는 오늘의 대학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아 틀림없다. 그만큼 교권의 실추정도가 심각한 지경에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고 대학운영의 책임자들이 다시 한 번 교권을 확립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어서 결과가 기대된다.
대학내가 너무 시끄러워 대학인들이 국민의 비난을 받고 교권실추가 사회문제가 된 것은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최근까지도 여전하다. 부산대에서는 학생들이 교수의 사진을 발로 밟고 등교함으로써 사제윤리 실종이 지탄의 대상이 됐고 성균관대·건국대의 교수폭행사건도 충격적인 것이었다. 국민대에서는 학교시설이 폭력으로 부숴졌고 등록금 인상과 운동권 영화상영을 둘러싸고 곳곳의 대학에서 어수선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 해도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학내소요가 새학기를 맞아 재연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학교구내는 이같이 갖가지 사유가 문제를 만들고 말썽이 돼 소란스럽다. 폭력적인 시위·농성·주장만이 문제해결의 최상의 방법인 양 인식돼오고 있다. 면학의 분위기로 충만돼있어야 할 캠퍼스가 심하게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기도 했다. 화염병과 최루탄의 공방전이 한마디로 그것을 잘 대변하고 있다.
그런데서 오래전부터 대학인다운 지성적인 행동이 요구돼 왔다. 대학생들에게는 자제와 합리적인 행동이 요청됐고 대학운영권자는 대학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와 책임있는 행동이 절실한 것으로 제기돼온 게 사실이다. 학원에서의 폭력추방과 함께 교권확립의 필요성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돼온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학원 외부로부터의 지나친 간섭,과민반응도 시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그런 가운데 학원의 분위기를 해치고 때로는 소요를 더욱 부채질해온 것 중의 하나가 대학밖 단체의 학원내 행사인 것을 자주 보아왔다. 자기학교 문제를 다른 대학에서 연대해 분위기 고조를 시도하거나 외부인의 무분별한 정치연설,집회 같은 것들이 대학정상화에 커다란 장애요인이었다. 캠퍼스가 이런 것들로 더욱 분위기를 상실했고 제구실을 할 수 없었다.
이번에 대학의 총학장들이 교권확립을 주장하고 대학내 외부단체의 집회금지를 결의한 것은 이런 이유로 크게 환영할 일이다. 대학 스스로 학원문제를 해결하고 대학의 책임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떨어질대로 실추된 교권을 스스로 확보하고 캠퍼스의 정치장화를 막기 위해서도 대학인들의 뜻이 모아져야 하고 그런 표명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말뿐인 결의에 그칠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행동으로 교권확립의 의지가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권침해에는 언제나 단호히 대처함으로써 위상을 회복해가는 전체교수들의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 사전허가없는 캠퍼스 이용이 허용되지 않을 때 임의사용이 규제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무엇에 앞서 필요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또 하나는 매년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는 요인의 하나인 등록금 인상반대 투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 모색이 대학당국에서 있어야 한다. 대학의 건전한 재정상태,합리적 운영이야말로 학원정상화의 길이기 때문이다. 이번의 결의가 대학내의 모순을 제거하고 마찰요인을 없애는 데 크게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