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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자가 바란 지도자, 포용·공존이 첫 덕목

    맹자가 바란 지도자, 포용·공존이 첫 덕목

    새로운 지도자를 내다보는 지금, 다시 맹자다. 동양철학의 대가 신정근 성균관대 교수가 2011년부터 펴낸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1일 1수, 대학에서 인생의 한 수를 배우다’에 이은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시리즈 완결판으로 맹자에게 배우는 리더십 수업을 들고 왔다. 왕도정치를 주창한 맹자 사상의 핵심은 ‘도대체 왜들 싸우는가’라는 일침에서 비롯됐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총칼의 시대는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분단의 고통을 안고 있고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져 곳곳에 피로와 짜증, 분노와 혐오에 짓눌려 있다. 전국시대를 경험하며 얻어낸 맹자의 말은 그래서 여전히 유효하게 들린다. 책은 단순히 원문을 풀이하거나 강독하지 않고 독자가 보다 쉽고 빠르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돕는다. 7편(상·하 14편)으로 된 ‘맹자’에서 편마다 11개씩 모두 77개 표제어를 뽑아 각각의 뜻을 단계별로 짚는다. 우선 원문 구절의 현대적 맥락을 소개하고(입문·入門) 독음과 번역을 제시한다(승당·升堂). 이어 원문 속 한자의 뜻과 맥락을 풀이하며(입실·入室) ‘맹자’ 속 논점을 정확히 짚고 현대 맥락에서 되새겨 볼 수 있는 방안을 그린다(여언·與言). 이렇게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면 결국 ‘빼어난 지도자는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현명한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가?’ 하는 어떤 역사에서도 쉽게 풀리지 않은 과제를 두고 맹자가 건네는 해답들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더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답을 내놔야 하고 변수를 최대한 통제할 것, 인간 본성을 좇으며 역사를 만들 것을 맹자는 주문한다. 또 인간 본성이 무엇인지 늘 탐구하고 죽음보다 생명을, 독선보다 포용을, 진영보다 보편을, 경쟁보다 공존을 끌어내는 인물이 좋은 지도자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얼핏 당연해 보이면서도 사실은 이런 주문을 모두 지키는 좋은 지도자를 찾기도 상당히 어려워 늘 다시 묻고 갈구하는 답을 제왕학 교과서 ‘맹자’에서 거듭 확인하게 된다.
  • 이용훈 UNIST 총장 “실전 강한 격투기 선수 같은 과학계 BTS 배출할 것”

    이용훈 UNIST 총장 “실전 강한 격투기 선수 같은 과학계 BTS 배출할 것”

    “연구나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돼도 거침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전형 인재가 필요하다. 기본기를 다 배운 다음 실전에 나서는 ‘쿵푸형’ 교육이 아닌 실전에 필요한 기본기만 익힌 뒤 링에 올라 직접 몸으로 부대끼며 배우는 ‘격투기형’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용훈 총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설가온 컨퍼런스룸에서 과학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학사교육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 총장은 “현재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기후변화 등 인류를 위협하는 난제를 해결할 열쇠는 과학기술”이라고 강조하며 “현장에서 바로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과학인재가 필요한데 현재 우리 대학들의 이공계 학사교육은 여전히 과거의 교과서로 과거 지식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50년 전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11월 총장 업무 시작과 함께 중점을 둔 것이 학사교육 혁신”이라며 “학부 때부터 최신 분야 연구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실전 경험을 제공하는 두 가지를 통해 과학계의 BTS 육성을 목표로 해왔다”고 설명했다. 격투기형 이공계 교육도 그런 차원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까지 교육은 단계별로 해당 전공의 전 분야 지식을 두루 익힌 뒤 ‘쿵푸형’ 교육이었다면 격투기형 교육은 실전에 필요한 기본기만 익힌 다음 링에 올라 직접 문제를 겪으며 배우는 방식으로 ‘맥가이버’ 같은 현장 문제해결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이 총장은 “연구, 산업현장의 문제를 직접 마주하는 학생만이 어떤 공부가 더 필요한지 스스로 느낄 수 있다”라며 “학부시절부터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경험만이 우리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연구자와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UNIST에서는 기초교과목을 개편하고 인공지능,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최신분야에 대한 단기강좌를 집중 개설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렇게 기초를 익힌 학생들은 지도교수, 선배연구자들과 지역 기업들이 갖고 있는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실전문제 연구팀’에 참여해 현장경험 기회를 갖게 된다. 졸업을 앞둔 학부 3, 4학년들은 6개월 이상 기업현장 업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기 인턴십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이 총장은 “UNIST처럼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과학기술원들은 최신 연구분야에 강점을 가진 실전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핵심역할”이라며 “연구와 창업 모두에서 실전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궁극적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국영수 필수이수 줄이고 선택과목 확대… 사교육 부채질 우려

    국영수 필수이수 줄이고 선택과목 확대… 사교육 부채질 우려

    교육부가 24일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2025년 전면 도입하는 고교학점제다. 고교학점제에 맞춰 고교 수업·학사운영은 ‘단위’에서 ‘학점’ 기준으로 바뀐다. 1학점은 한 학기에 배우는 50분짜리 수업 시간 횟수를 가리킨다. 한국사를 제외하고 국어, 영어, 수학에서 필수 이수 시간이 줄면서 수업량이 94단위에서 84학점으로 줄어든다. 고교 전체 수업량도 현재 204단위(총 2890시간)에서 192학점(2720시간)으로 줄어든다. 대신 자율이수 범위가 86단위에서 90학점으로 확대된다. 교과 수업 시간을 전반적으로 줄이고 대신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한 셈이다. 그러나 현행 대입제도에서는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선택과목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목에 들어가지 않으면 소홀할 수밖에 없고, 필수과목 사교육을 부른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고교학점제는 수능 자격고사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강화와 짝을 이루는 제도로 설계됐다. 그러나 이른바 ‘조국 사태’로 학종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문재인 정부는 “대입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며 되레 서울 주요대학 정시 수능위주 전형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한 상태다. 이런 엇박자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2025년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교육과정이 바뀌면 대입에 반영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면서 “지금처럼 한 번의 시험을 치르는 수능 체제가 지속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시나 정시 비중이 중요하지 않다”며 수능 약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의 틀을 함께 내놓겠다는 애초 약속과 달리 “12월까지 마련해 발표하기엔 사안이 가지는 중요성이 크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내년 설립되면 이후 공론을 모을 것”이라고 발을 빼면서 교육 현장에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고교학점제와 연계한 미래형 대입 개선 방안은 2023년 말까지 시안을 마련해 2024년 2월에야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선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공을 다음 정권으로 넘겨버리면서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대입제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선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수능 위주 정시 비율 상향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수시전형 폐지를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한 상황이다. 현재 초등 6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수능이 어떤 모습인지 감을 잡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새 교육과정에서는 생태전환교육과 민주시민교육 등 공동체 가치 교육을 강화한다. 기후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생태환경 교육을 교육목표와 전 교과의 내용요소에 반영한다. 모든 교과에 디지털 소양을 강화하고 학교급별 발달단계에 따라 내용 기준을 개발할 예정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축소된다. 현재는 중학교 1학년 전체를 자유학기제로 운영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는 1학기나 2학기 중 한 학기만 자유학기로 운영하고 운영 시간도 현행 170시간에서 102시간으로 축소한다. 대신 중학교 3학년 2학기를 진로연계학기로 운영한다. 초등학교 6학년, 고등학교 3학년도 2학기 중 일부를 진로연계학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음 학교급에서 공부하는 것들과 학습법을 배우고 진로를 탐색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초등학교에도 선택과목을 처음 도입하는 등 변화가 눈에 띈다. 지금 초등학생은 국가 공통 교육과정으로 정해진 과목만 배우는데, 앞으로는 학년별로 최대 68시간까지 선택과목을 가르칠 수 있다. 3~6학년을 대상으로 학년별로 2개까지, 총 8개 과목을 운영할 수 있다. 또 초등학교 1학년의 한글 해득 교육을 강화하고자 국어시간에 34시간 추가 편성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즐거운 생활’ 교과를 재구조화해 주 2회 이상 실외놀이와 신체활동을 늘려나간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토대로 교과 교육과정 개발을 시작해 내년 하반기쯤 새 교육과정을 최종 확정·고시한다. 교원정책과 대입제도 개선, 미래형 학습환경 조성을 위한 학교공간 재구조화와 교과용 도서 개발 등 후속 작업도 진행한다.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초등 1·2학년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적용한다. 2025년에는 초등 3·4학년과 중1·고1 학생들이 대상이다. 학생부는 2023·2024년 개선안을 마련해 교육과정 도입에 맞춰 2024·2025년부터 기재한다. 내년 하반기쯤에는 국정, 검정, 인정 교과서 구분을 고시한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이날 발표에서 한국사를 예로 들어 “현행 한국사의 성취 기준은 ‘이해한다´로 돼 있는데 앞으로 ‘탐구한다´는 식으로 바뀐다. 학생들이 단순 암기를 벗어나 자료를 찾고 토론하도록 수업이 바뀌고, 교과서 역시 여기에 맞춰 개선할 계획”이라고 했다.
  • 현 초6 대입제도, 2024년 2월에 나온다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에서 총론은 뼈대에 해당하고, 각론은 살에 해당한다. 24일 발표한 주요사항은 2025년부터 적용하는 교육과정 개정의 주요 원칙과 방향을 담았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토대로 구체적인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 개발에 들어가고, 2022년 하반기쯤 새 교육과정을 최종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교원정책과 대입제도 개선, 미래형 학습환경 조성을 위한 학교공간 재구조화와 교과용 도서 개발 등 후속 작업도 진행한다. 우선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적용한다. 2025년에는 초 3·4학년과 중1·고1 학생들에 적용된다.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 역시 모두 바뀐다. 교육부는 내년 하반기쯤 국정, 검정, 인정 교과서 구분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이날 교육과정 개정 발표에서 한국사를 예로 들어 “현행 한국사 성취 기준은 ‘이해한다´로 돼 있는데 ‘탐구한다´는 식으로 성취기준이 바뀐다. 학생들이 단순 암기를 벗어나 자료를 찾고 토론하도록 수업이 바뀌고, 교과서 역시 여기에 맞춰 개선한다”고 했다. 학생부는 2023·2024년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고 교육과정 도입에 맞춰 2024·2025년부터 시작한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 대입제도다. 대입 개편 시안을 마련하면 국가교육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2024년 2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시기다.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 중심으로 출제하는데, 일반선택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바뀌면 수능 출제과목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메타버스’에 반한 정치인들… 수요자가 원하는 정책 세워야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메타버스’에 반한 정치인들… 수요자가 원하는 정책 세워야

    이달 초 스웨덴의 전설적인 팝그룹 ‘아바’(ABBA)가 40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선보였다. 1972년 결성된 이후 10년 동안 팝의 본고장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휩쓸었던 아바와 그들의 뒤를 이어 인기를 끌었던 ‘에이스 오브 베이스’ 같은 스웨덴의 뮤지션들은 인구 1000만명의 작은 나라에서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가 됐다. 다른 나라라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겠지만 모범생 한국은 달랐다. 스웨덴은 팝음악을 좋아하고 뛰어난 뮤지션이 많은 나라이지만 시장이 작기 때문에 영어 가사로 된 곡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얘기가 우리나라에는 하나의 교과서처럼 전해졌다. 학습이 빠른 한국은 현대화 과정에서 먼저 성공한 나라, 특히 우리처럼 작지만 영리하게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나라들을 보고 배우려 했다. 적국에 둘러싸여 생존을 위협받으면서도 굳건하게 버틴 이스라엘도 한때 우리에게는 중요한 모범사례였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변화시킨 아이폰을 들고 나왔을 때 “우리는 왜 저런 걸 먼저 만들지 못했느냐”며 자책한 나라는 아마 한국밖에 없었을 거다. ●서구의 뜨는 신개념 포장, 이해 못 하고 정책화 그리고 그런 정신으로 노력한 결과 우리는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같은 제조업은 물론이고 이제는 음악과 영화 같은 문화상품으로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아바를 가진 스웨덴을 부러워하던 반세기 전의 나라가 아니다. 그렇게 우리가 선 곳보다 넓은 세계(시장)를 열심히 바라보는 자세는 현대 한국인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만들기도 했다. 가령 한국의 도로 사정은 유럽이나 일본에 가깝지만 우리가 자동차를 주로 수출하는 미국 시장에 집중하다 보니 한국인이 좋아하는 자동차의 크기나 디자인은 미국 취향에 더 가깝다. 무엇보다 해방 이후 수십 년을 그렇게 살다 보니 세계적인 유행과 조류에 민감한 것이 한국인의 사이키(프시케·psyche)가 됐고, 해가 바뀔 때마다 ‘○○○○년 트렌드’라는 제목의 책들이 서점을 뒤덮는다. 물론 주위 환경과 흐름에 민감한 것도 사회적 지능의 일종이고 경쟁력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학벌 중심 사회에서 사교육이 판을 치듯, 사회가 한 방향으로 달릴 때는 이를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해외(대부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사회)에서 뜨는 그럴듯한 개념을 재빨리 가져와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잡스럽게 상품화해서 파는 정치인들이 대표적이다. 2013년 탄생한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전부터 ‘창조경제’를 외쳤다. 스마트 자동차부터 신재생에너지까지 9개의 전략 산업을 만들고 심지어 이를 수행할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새로운 부처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창조경제가 정확하게 뭘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이미 민간기업들이 열심히 해 오던 것들이어서 정부가 굳이 개입할 이유도 없었고, 한국이 더이상 박정희 시절처럼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도 아니었다. 그 9대 전략 산업 중 하나가 ‘재난안전관리 스마트 시스템’이었는데 결국 대형 안전재난이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것을 생각하면 창조경제 정책의 성과가 어땠는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2012년 창조경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후보 진영은 이 개념을 어디에서 가져왔을까.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가 쓴 ‘The Creative Economy’(창조적 경제)에서 가져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단히 유행했던 것도 아니었고 주로 문화 예술, 미디어 등에 방점이 있는 주장이었지만 한국의 대통령 후보는 이를 가져다가 5G 이동통신부터 스마트워치, 의료기기까지 ‘뜬다’ 싶은 것들은 모두 집어넣는 신공을 발휘했다. 박근혜 정부만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도 외국에서 유행하는 개념은 정치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은 마치 십대 아이들의 유행어를 열심히 배워서 대화에 사용하려는 나이 든 부모처럼 대충 비슷하기는 한데,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어색하게 새로운 개념을 열심히 사용한다. 70대의 독일 경제학자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만들어 퍼뜨렸을 때만 해도 가장 열정적으로 반응한 기업들은 이미 그 분야의 최고 기업들이 아니라 다소 전통적인 기업들이었다는 점에서 다소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정치권은 어김없이 이 유행어를 가져다가 사용했고,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까지 만들었다. 정부에서 ‘혁명위원회’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건 우습다는 얘기도 많았지만, 아이들의 유행어를 잘 모르고 따라하는 부모가 대개 그렇듯 별로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물론 창조경제나 4차 산업혁명이나 정치인들이 외친다고 특별히 나쁠 건 없다. 어차피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애쓰고 있는 걸 포장만 새롭게 했을 뿐 민간이 하고 있는 일을 정부가 돕겠다는 정도라면 (유행어를 써서라도 아이들과 소통하려는 부모처럼) 그 관심과 노력이 가상한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선진국에서 주목하는 개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 정치인들에게 일종의 트렌드 학습을 시켜 주는 용도로는 이보다 좋은 방법도 찾기 쉽지 않다.●공유경제 유행… 플랫폼기업이 쓰며 원뜻 상실 그러나 이들의 관심이 지나쳐 무리를 할 때가 있다. 가령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유행이 그랬다. 이 개념 역시 서구의 학자가 만들어 내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는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하면서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순수한 의미를 빠르게 상실했다. 공유경제는 값싼 시간제 노동력, 권익을 보호할 필요가 없는 긱(gig) 노동자들을 사용하려는 기업들에 의해 기존 산업을 무너뜨리는 것이 마치 불가피한 미래의 트렌드로 포장하는 데 동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판받는 개념도 한국으로 건너오면 하나의 정책으로 탈바꿈해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같은 것들이 도출된다. 그래도 무늬만 공유인 공유경제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슬그머니 관심을 내려놓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세계적인 유행어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치인들의 습관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2021년 한국 정치인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건 메타버스(metaverse)다. 메타버스는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핫 키워드의 모든 요소를 갖춘 최신판이다. 백인 남성(닐 스티븐슨)이 수십 년 전에 만들어 낸 개념이라 일단 ‘출신’이 좋을 뿐 아니라 페이스북, 에픽게임즈처럼 잘나가는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들이 요즘 들어 줄기차게 메타버스를 외치고 있기 때문에 신뢰감도 준다. 스스로 새로운 방향을 찾는 건 힘들어해도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모범 주자 한국에는 이보다 더 확실한 출발 신호도 없다. ●인기상품은 소비자 요구가 뭔지 찾아내 성공 하지만 과연 그럴까?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다음 장이라는 사실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최근 미국의 일부 테크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외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플랫폼 간 상호 운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메타(meta), 즉 초월적 연결이 불가능한데 현재 기업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저 각자 만들고 있는 플랫폼을 홍보하는 것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메타버스를 가장 열심히 추진하는 기업이 ‘열린 바다’였던 인터넷을 ‘가두리 양식장’으로 만들고 돈벌이를 위해 사회를 분열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그들이 주장하는 메타버스가 과연 좋은 세상인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앞장서서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그 세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는 주장에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메타버스 시정’을 구현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과 추진 과제를 보면 “민원상담 서비스를 메타버스에서 아바타 공무원과 만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거나 “확장현실 기술을 적용한 장애인 안전편의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요구한 적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 서비스를 순전히 공급자의 입장에서 보여 주기 행정으로 개발하고 진행할 것 같은 불안감이 앞선다. 이렇게 새로운 개념에 쉽게 반하는 정치인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조언은 한국의 제품과 콘텐츠가 어떻게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됐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다짜고짜 자신들이 원하는 걸 만든 게 아니다. 잠재 소비자들이 있는 해외시장을 오래도록 연구했고, 그를 통해 세계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찾아냈기 때문에 성공했다. 정책에서도 중요한 건 핫 키워드가 아니라 수요자들의 목소리다. 오터레터 발행인
  • 수필은 곧 사람… 오늘도 글에서 영혼의 무늬를 건져 올린다

    수필은 곧 사람… 오늘도 글에서 영혼의 무늬를 건져 올린다

    지난 11일 오후 한국수필가협회 창립 50주년 행사가 있었다. 수필계의 종가인 한국수필가협회는 1971년 2월 창립돼 반세기 동안 성숙한 내적 역량을 쌓아 왔는데, 올해 초 임기를 시작한 최원현 이사장의 소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한국수필가협회는 범수필문학 단체로 시작했습니다. 수필가라면 누구나 들어와 활동할 수 있지요. 수필문학의 중흥과 대중화를 위해 선배님들이 이루어 온 업적이 너무도 큽니다.” 이러한 업적 위에서 이제 수필은 한국문학의 주변부를 벗어나 자신만의 문학적 위상을 확고하게 확보하면서 미래 문학으로서의 기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재 문단에는 30종을 훌쩍 넘는 수필 전문지를 비롯해 많은 문예지에서 수필을 싣고 있다. 또한 수필 문단에서는 출신 작가를 중심으로 저마다 문학회를 만들어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수필문학의 일대 융흥기라고 할 만하다.●신앙과 문학이라는 두 줄기의 큰 빛 최 이사장은 1951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돌 무렵에 아버지를,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살아온 전형적인 천애고아의 삶을 고조곤히 들려주었다. “제게 유년 시절은 그냥 그리움일 뿐입니다. 학창 시절은 슬픔과 아픔의 시간이고요.” 늘 추위를 느끼듯 외로움을 탔던 ‘소년 최원현’은 그래서인지 외조부모님 밑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고 기억한다. 외할머니는 어린 소년을 기르시고 신앙으로 이끈 분이셨다. 그 자체로 어머니셨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큰아버지 댁으로 간 소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내디딘 삶의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다. 후광이라고는 전무했던 그를 감싸준 두 줄기의 큰 빛은 신앙과 문학이었다. “80년대 중반에 우연히 보게 된 신문광고 하나가 저의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문학이라는 이름의 평생지기를 만나게 된 거지요.” 그는 문예진흥원 개최 문학 강좌 광고를 보고 찾아가 거기서 수필가 서정범 교수를 만난다. 서 교수에 의해 ‘한국수필’ 초회 추천을 받은 그는 그때부터 수필이 자신의 삶이 됐고 지금까지 30년 넘게 수필가로 살아올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1987년 초회 추천을 받은 그가 이제는 ‘한국수필’의 발행인이 됐으니, 장강대하처럼 흐른 수필의 시간이 풍요롭기만 하다. “1971년 4월 당시 한국수필가협회 회장이셨던 조경희 선생님께서 ‘수필문예’라는 이름으로 창간하셔서 6호까지 나오다가 1975년 3월 7호부터 계간 ‘한국수필’로 제호를 바꾸어 창간호를 낸 후 2021년 12월호로 통권 322호를 낸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과 역사의 수필문학 전문 잡지입니다.”●삶의 진실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문학 한국문학에서 수필은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수필은 어떤 수준과 위상을 가지고 있을까? 독자들이 많이 궁금해할 것 같다. “시대가 변하면서 빠르고 쉽고 편한 것을 추구하다 보니 문학도 그러한 경향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문학의 본질이 바뀔 수는 없고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문학도 발전해야 할 텐데 수필은 요즘 시대에 형식과 길이와 내용에서 가장 잘 맞는 문학이라고 생각됩니다.” 최 이사장은 다만 수필가들이 양산되는 경향이 있고 수필 전문지가 많다 보니 신인 등단이 쉽게 이루어져 독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품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좋은 수필가가 많은데 독자들이 그렇지 못한 글을 만나게 돼 전체적으로 수필의 수준을 낮잡아 볼까봐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수필은 삶의 진실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문학입니다. 따라서 수필은 위축되거나 소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수필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쓰는 한 편의 수필이 우리 수필의 위상을 높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절하게 들려주었다. ‘수필가 최원현’의 작품은 교과서에도 다수 올라 있다.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햇빛 마시기’, 중학교 2학년 도덕 교과서에 ‘기다림의 꽃’, 그리고 중국 동북3성 중학교 작문 교과서에 ‘행복한 책임감’이 실려 있다. 고전 반열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으로 범우사에서 출간한 ‘누름돌’에 가장 애정이 간다고 말한다. “감사하고 기쁜 것은 제가 70년대를 전후해 문학의 스승으로 삼았던 범우문고에서 수필집 ‘누름돌’이 나온 것입니다. 범우문고로 수필집이 나온다니 그 기쁨을 억제할 수가 없었습니다.”●수필의 저변과 지경을 넓히는 일 그에게 수필이란 무엇일까? “저는 서양의 에세이 개념과는 다른, 우리 고유의 정서 속에서 싹트고 자라온 ‘SUPIL’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펼쳐지는 우리만의 이야기로서의 수필 말입니다. 어쩌면 시조와 함께 수필은 가장 한국적인 문학일 수 있습니다.” 서양의 에세이 개념과 최 이사장이 강조하는 수필 사이의 간극과 차이가 물씬 전해져 온다. 우리만의 특별한 장르로 수필을 세워 갈 의지가 강하게 읽혀졌다. 최 이사장은 자신도 그러한 개념 형성에 일조하기 위해 그동안 서정적 수필을 주로 써 왔는데 그간 이러한 그의 수필 세계에 대해 “세련된 미학적 문장으로 재현하는 데 뛰어난 기량”(윤병로)을 보인다든가 “깊은 사고의 달관을 반짝이는 문장으로 수놓는”(정주환)다든가 “추억의 공간 속에 켜진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게”(서익환) 한다는 비평적 진단이 있었다. 이러한 성취를 이미 이룬 그는 이제 특별한 제재를 중심으로 하는 연작 테마 수필을 써 보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래서 시도했던 것이 간이역 시리즈였습니다. 사라져 버린 간이역들. 저는 사라져 가는 것들에 애착을 가지는가 봅니다.” 이제 다양한 테마 수필로 특성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최 이사장은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필을 쓰고자 한다. 미래 세대에게 중요한 장르로 부상할 것이 틀림없는 수필의 저변과 지경을 넓히는 일에 그의 수필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은은하게 암시해 주는 순간이었다.●영혼의 무늬를 보게 하는 맑은 눈 “수필은 영혼의 무늬를 보게 하는 맑은 눈입니다. 따라서 수필은 곧 쓰는 사람 그 자체입니다. 맑고 고고한 사람이 쓰는 글도 그러할 수밖에 없듯이 작가 스스로 자신의 영혼만큼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최 이사장은 화려한 것보다는 소소하고 하찮아 보이지만 사실은 소중한 것, 자칫 놓치고 잊히거나 사라져 갈 수 있는 것들에 깊은 애정을 가진 수필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최원현’의 계획은 무엇일까? “50년 역사와 업적을 정리하는 작업이 최우선입니다. ‘한국수필’ 50년은 우리 한국 수필문단 50년이요 한국 수필문학사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협회가 발전하고 튼실해질 수 있도록 ‘한국수필’ 출신 최 이사장이 임기 내에 그 토대를 단단히 해 놓고 물러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속히 이런 책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수필집 열두 권, 수필선집 네 권, 문학평론집 두 권, 인터뷰집 한 권 등 수필 관련 책을 왕성하게 펴냈다. 내년에는 스무 번째 책이 될 작품집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 이사장을 만나면서 수필이야말로 가장 친화력 높은 장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그렇게 수필은 독자들에게 충전과 위안을 주는, 공감에 대한 간곡한 요청이요 오랜 경험과 기억을 나누자는 호소인 셈이다. 그러니 수필은 “글이 곧 사람”이라는 명제를 가장 첨예하게 증명하는 장르일 것이다. 최 이사장은 수필이 삶의 주변이나 상실된 것들을 향해 손길과 눈길과 발길을 여는 ‘열린 양식’임을 꾸준히 강조했다. 그러한 수필 사랑의 마음은 두고두고 근원적인 미학적 에너지를 우리 수필문단에 던져 줄 것이다. 최 이사장이 그러한 큰 그림을 그려 갈 것임을 예감케 해준 환한 가을날 오후였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추악한 중국인’ 출간 중단…저자부인 “중국 욕되게 하지 않겠다”

    ‘추악한 중국인’ 출간 중단…저자부인 “중국 욕되게 하지 않겠다”

    중국인의 전형적인 특징을 과감하게 비판해 화제를 모은 책 ‘추악한 중국인’의 발행 중단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유력매체 훙싱신문은 20일 ‘추악한 중국인’의 저자로 2008년 타계한 보양의 아내이자 저작재산권을 소유한 장샹화 여사가 “중국이 발전을 거듭하는 현 시점에서 책의 발행을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현지매체에 밝힌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해당 서적의 발행 중단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샹화 여사는 “대만의 민진당이 그동안 작품의 제목을 악용해 중국을 욕되게 하려는 시도를 여러 차례 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발행 중단을 통해 더는 민진당과 대만이 중국을 욕되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대만 교육부는 루쉰의 ‘아큐정전’ 이후 가장 통렬한 중국 문화 비평서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던 ‘추악한 중국인’ 일부 내용을 교과서에 실으려던 시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부는 최근 개편한 중학교 1학년 문학 서적에 추악한 중국인 내용 중 일부를 실으려고 장 여사에게 연락을 취했던 것, 하지만 대만 교육부를 저지한 이는 다름 아닌 작가의 아내 장 여사였다. 장 여사는 “남편이 성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 아직 국가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사용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책은 이미 30년 전에 작성된 강연 내용으로 민족적 자신감을 다 갖추지 못한 상태의 미성년자들에게 책 내용은 적절치 않다”면서 교과서 삽입 제의를 줄곧 반대해오고 있는 입장이다. 해당 작품을 교과서에 반영하자는 요청은 지난 2016년부터 이어졌는데, 장 씨는 책 제목이 중국을 욕보이는 것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거절의 입장을 밝혀오고 있는 상태다. 장 여사는 이어 현행 대만의 역사 교과서 내의 중국 역사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현재 대만 지역에서의 역사 교육 수준은 중국 문화와 지식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라면서 “줄곧 탈중국화와 반중 정서에 집중한 교육만 하는 상태에서 남편이 쓴 책의 일부만 발췌해 인용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만 지역의 문학과 역사 교과서는 중국 역사를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 그치고 있다”면서 “지나친 탈중국화를 시도하는 탓에 중화 문화의 가치관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해당 작품을 수록하려는 그 의도가 의문이다. 남편이자 이 작품의 작가도 생전에 줄곧 중국이 고도로 발전하게 되면 이 책은 더 출간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던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장 여사는 “이 책 출간을 영원히 중단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면서 “중국만큼 자국민을 가난으로부터 구제를 잘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고 강조했다. 책은 저자 보양이 미국에서 ‘추악한 중국인’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 지난 1984년 출간한 것이다. 출간 당시 중국인이 속성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권의 부패를 비판한 혐의로 정치범 수용소에 9년간 수감, 1977년 4월에야 풀려났던 저자는 책을 통해 중국인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써 내려갔다.  작가는 중국 전통문화를 ‘장독’에 비유하며 중국인들이 장독에 빠져 진보를 거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중국인들은 더럽고 무질서하며 자기들끼리 싸우는 등 내분을 일으키는 것을 중국인의 특징으로 꼽았다. 또, 죽어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거짓말이나 황당무계한 소리, 독설 등도 중국인이 가진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비판했다. 책은 중국에서도 1986년 발간돼 격렬한 논쟁을 불러오며 문화적 자성 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중국은 이듬해 금서로 지정했다가 17년 만인 2004년 해제했다. 책은 중국 출간 뒤 최근까지 총 5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한편 책의 판권은 현재 대만 위안류 문화사가 갖고 있다. 장 여사는 오는 2024년 이 출판사와의 계약이 종료되는대로 책을 더는 출판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아침에 갑자기 열 나는 수험생, 당황하지 말고 시험장 가세요

    아침에 갑자기 열 나는 수험생, 당황하지 말고 시험장 가세요

    18일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에 열이 나거나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수험생은 체온 측정을 거쳐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 번째로 치르는 이번 수능에서도 시험장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점심 시간에는 가림막을 설치한다.교육부는 16일 0시 기준 2022학년도 수능 지원자 50만 9821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101명, 자가 격리자가 105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확진 수험생이 45명, 자가격리 수험생이 456명이었다. 올해 확진 수험생 가운데 응시를 원하지 않는 15명과 수능 전 퇴원 예정인 18명을 제외하고 실제로 응시하는 확진 수험생은 68명이다. 전국 일반 시험장은 1251곳이다. 확진 수험생은 전국 12개 병원과 1개 생활치료센터 지정 병상에서 시험을 본다. 감독관들은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이 착용하는 수준의 레벨 D 방호복을 착용한다. 자가격리 수험생은 당일 별도 시험장으로 이동해 응시한다. 별도 시험장은 모두 112곳이며, 시험실당 4명 이내만 배정하고 쓰레기를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 등 일반 시험장보다 방역 조치가 강화된다. 시험 당일 새벽 혹은 아침에 열이 날 때에는 우선 자신이 치를 시험장으로 가 두 차례 체온 측정을 해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여전하다면 시험장 안에 마련한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시험실에서 KF94, KF80, KF-AD, 수술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밸브·망사형 마스크는 허용하지 않는다. 자가격리 수험생이 치르는 별도 시험장에서는 KF80 이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교육부는 될 수 있으면 KF94를 권장했다. 시험 도중 감독관의 신분 확인 때에만 마스크를 내릴 수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능 시험장에서 스마트 기기, 전자사전, 전자계산기, LED 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는 금지 물품이다. 시험장에 들고 들어갔다면 1교시 시험 전에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참고서, 교과서 등은 가방에 넣어 별도 보관하고, 쉬는 시간에만 갖고 올 수 있다. 4교시 선택과목 시간에는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수험생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문제지만 올려 두고 응시해야 한다. 제1 선택과목 시간에 제2 선택과목 문제지를 풀다가 적발되는 경우, 자신이 선택한 두 과목 문제지를 동시에 풀다가 적발되는 경우 모두 부정행위로 처리한다. 지난해 부정행위 적발 232건 가운데 48%에 이르는 111건이 이런 사례였다. 기상청은 수능 당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곳곳에 약한 비가 내린다고 밝혔다. 아침 최저기온은 1∼10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로 예보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능과 이후 대학별 평가 기간까지 수험생과 가족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외부 접촉을 자제하는 등 방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 확진 수험생 68명, 자가격리 105명 수험생은 별도 시험장서

    확진 수험생 68명, 자가격리 105명 수험생은 별도 시험장서

    18일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코로나19 확진 수험생 68명이 응시한다. 시험 당일 열이 나는 수험생은 체온 측정을 거쳐 시험장 안에 마련한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교육부는 16일 0시 기준 2022학년도 수능 지원자 50만 9821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101명, 자가 격리자가 105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확진 수험생이 45명, 자가격리 수험생은 456명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완료해 자가격리 수험생 수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확진 수험생 가운데 응시를 원하지 않는 15명과 수능 전 퇴원 예정인 18명을 제외하고 실제로 응시하는 확진 수험생은 68명이다. 전국의 일반 시험장은 1251곳이다. 확진 수험생은 전국 12개 병원과 1개 생활치료센터 지정 병상에서 시험을 본다. 감독관들은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이 착용하는 수준의 레벨 D 방호복을 착용한다.자가격리 수험생은 당일 별도 시험장으로 이동해 응시한다. 별도 시험장은 모두 112곳이며, 시험실 당 4명 이내만 배정하고 쓰레기를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 등 일반 시험장보다 방역 조치가 강화된다.시험 당일 새벽 혹은 시험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열이 날 때에는 우선 자신이 치를 시험장으로 가 두 차례 체온 측정을 해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여전하다면 시험장 안에 마련한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수능 시험장에 들어설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시험 도중 감독관의 신분 확인 때에는 마스크를 내려 협조해야 한다. 일반 시험장의 일반 시험실에서 밸브·망사형은 마스크는 허용하지 않으며, KF94, KF80, KF-AD, 수술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자가격리 수험생이 치르는 별도 시험장에서는 KF80 이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교육부는 될 수 있으면 KF94를 권장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능 시험장에는 반입 금지 물품을 가져가선 안 된다. 스마트 기기, 전자사전, 전자계산기, LED 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는 금지 물품이므로 소지했다면 1교시 시작 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수험생의 전자기기 소지 여부 검사를 위해 복도 감독관에게 금속탐지기가 지급된다. 참고서, 교과서 등은 시험 중 휴대 가능 물품 외 물품에 해당한다. 쉬는 시간에는 휴대할 수 있지만, 시험 시간에는 금지된다. 4교시 선택과목 시간에는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수험생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문제지만 올려 두고 응시해야 한다. 제1 선택과목 시간에 제2 선택과목 문제지를 풀다가 적발되는 경우, 자신이 선택한 두 과목 문제지를 동시에 풀다가 적발되는 경우 모두 부정행위로 처리한다. 교육부는 “4교시 탐구영역 선택과목 응시와 관련한 부정행위 적발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정행위 적발 232건 중 48%에 이르는 111건이었다. 교육부는 수험생 관리를 위해 17일 전국 보건소의 근무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하고 수험생 신속검사(PCR) 체계를 운영한다.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수험생이 보건소를 방문하면 즉시 신속검사를 받을 수 있다. 교육부·질병관리청 공동 상황반과 관할 시도교육청에 문의하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기상청은 수능 당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곳곳에 약한 비가 내린다고 밝혔다. 아침 최저기온은 1∼10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로 예보됐다.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차가 10∼15도로 매우 클 것으로 예보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시험장 학교, 질병관리청,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모든 수험생이 안전하게 수능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능과 이후 대학별 평가 기간까지 수험생과 가족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외부 접촉을 자제하는 등 수능 및 대입 방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 ‘수능 D-1’ 수험장 가기 전 꼭 확인해야 할 3가지

    ‘수능 D-1’ 수험장 가기 전 꼭 확인해야 할 3가지

    18일 치러지는 2022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코로나19 시대에 맞이한 두 번째 시험인 만큼 수험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험생들은 일반·자가격리·확진 등 유형별로 다르게 배정돼 사전에 안내된 시험장을 찾아가야 하며, 시험 도중 감독관의 신분 확인 때 마스크를 내려 협조해야 한다. ①마스크 밸브·망사형은 안 돼요 수능 전날인 17일 밤 10시까지 전국 보건소의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연장된다. 검사 결과 확진이나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수험생은 즉시 보건소에 수능 지원자임을 밝히고 관할 교육청에 통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수능 응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수능일 시험장에서 모든 수험생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일반 시험장의 일반 시험실에서는 밸브형, 망사형은 마스크는 허용되지 않고, KF94, KF80, KF-AD, 수술용 마스크가 권장된다. 증상이 있다면 KF80 이상을 착용해야 하며 KF94가 권장된다. 자가격리자들이 응시하는 별도 시험실에서는 KF94 이상을 착용해야 하며, 확진 수험생은 응시하는 병원 내 별도 지침을 따른다. 시험실에서 신분 확인을 할 때 수험생은 감독관이 마스크를 잠시 내리도록 요구하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②모든 전자기기는 금지, 시험 전 제출하세요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능 시험장에는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 시험 중 휴대 가능 물품, 시험 중 휴대 가능 물품 외 물품이 있으므로 이를 숙지해야 한다. 스마트 기기, 전자사전, 전자계산기, LED 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는 금지 물품이므로 소지했다면 1교시 시작 전에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수험생의 전자기기 소지 여부 검사를 위해 복도 감독관에게 금속탐지기가 지급된다. 참고서, 교과서 등은 시험 중 휴대 가능 물품 외 물품이므로 쉬는 시간에는 휴대할 수 있지만, 시험 시간에는 금지된다. 시험 중 휴대 가능한 물품 이외에는 종류에 따라 압수하거나 즉시 부정행위 처리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③4교시 선택과목 시간 주의하세요 4교시 탐구영역 선택과목 응시와 관련해서 부정행위 적발이 가장 많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선택과목 시간에는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수험생 본인이 선택한 과목의 문제지만 올려 두고 응시해야 한다. 제1 선택과목 시간에 제2 선택과목 문제지를 풀다가 적발되는 경우, 본인이 선택한 두 과목 문제지를 동시에 풀다가 적발되는 경우 모두 부정행위로 처리된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수능 지원자 50만9821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101명, 자가 격리자는 105명으로 집계됐다. 확진 수험생 가운데 응시를 원하지 않는 15명과 수능 전 퇴원 예정인 18명을 제외하고 실제 수능에 응시하는 확진 수험생은 총 68명이라고 교육부는 집계했다. 전년도 수능에서 확진 수험생은 45명, 자가격리 수험생은 456명이었다.
  • 코로나가 키운 역대급 반수생

    코로나가 키운 역대급 반수생

    인천의 한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는 이모(19)씨는 18일 치러지는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른바 ‘서성한’(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을 목표로 막판까지 교과서와 씨름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대학에 다닌다는 소속감이 전혀 들지 않고 이럴 시간에 좀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반수를 하기로 했다”면서 “부모님도 반수를 권했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이 올해 수능 응시생 중 대학에 입학했다가 다시 입시에 도전하는 이른바 ‘반수생’이 6명 중 1명 꼴로 역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종로학원의 ‘연도별 반수생 수’ 자료를 보면 이번에 수능을 치르는 반수생은 지난해보다 2000여명 많은 8만 2006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원서를 접수한 전체 인원 50만 9821명 중 약 16.1%에 해당된다. 반수생 수는 통상 수능에 응시한 고교 졸업생(검정고시 포함) 중 대학 기말고사 기간과 겹치는 6월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못한 졸업생 수로 추정한다. 반수생이 역대급으로 늘어난 배경으로는 우선 코로나19로 인해 고3 수험 기간 온전한 학습 여건을 보장받지 못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었다고 생각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뒤 원격 수업 등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다시 수능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 등이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 지상주의도 ‘사다리’를 다시 올라타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율이 높아진 점, 전국 약학대학이 14년 만에 학부생을 대거 모집하면서 유인이 커진 점에 더해 현 고3 학생과 경쟁했을 때 밀리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도 반수를 결정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이 약대로 넘어가면 화학생명공학 계열에 공동화 현상이 생기면서 이쪽 지원 학생에게도 기회가 생긴다”면서 ‘반수하기 좋은 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반수생 증가로 대학 간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지방대 퇴출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주요 대학 내에서도 취업이 잘되는 학과나 의·약학계열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서울 중상위권 대학도 안심할 수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학에 들어가도 끝이 아닌 시대가 됐다”면서 “대학 입장에선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중도에 나가는 걸 막는 것도 다급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 지자체 곳간 비어도… 학생수 상관없이 떼는 지방교육예산

    지자체 곳간 비어도… 학생수 상관없이 떼는 지방교육예산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은 ‘지방’이라는 것만 빼고는 교사와 지방공무원, 심지어 교육감과 단체장까지, 어느 것 하나 공통분모가 없어 보인다. 일반인들 머릿속에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는 완전히 별개로 존재한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과 다음 정부 재정개혁 논의가 맞물려 돌아가는 요즘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을 통합하자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대체로 자치와 분권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달 28일 참여연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환경운동연합 등이 주최한 예산안 관련 토론회에선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 통합론 주장이 강하게 분출했다. 시민단체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이튿날 열린 한국지방세연구원 주최 토론회에선 차기 정부 지방재정 개혁과제를 점검하면서 역시 같은 맥락의 주장이 나왔다. 심지어 11월 1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도 동일한 주장이 등장해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교육예산은 흑자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는 각각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을 재원으로 한다.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을 통합하자는 건 결국 궁극적으로 지방자치와 지방교육자치를 통합하자는 것과 같은 의미다. 실제 대다수 선진국에선 교육 예산 편성과 집행이 지자체 소관이다. 사실 통합론은 재정정책을 고민하는 이들에겐 오래전부터 암묵적인 동의를 받는, 하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서 말하기 힘든 주제였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같은 이런 문제가 공론화된 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와 지방소멸이 더이상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인구감소로 인한 학령인구(6~21세) 감소 역시 지방자치와 지방교육자치 양자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학령인구는 2021년 763만명에서 2026년 671만명, 2031년 594만명, 2036년 540만명, 2041년 521만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10년 뒤엔 지금보다 학생수가 4분의1가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교실 문제와 교사 수급 문제까지 어느 것 하나 단순한 게 없다. 통합론이 나오는 가장 근원적인 원인은 현재 제도에선 학령인구 감소와 무관하게 교육재정은 꾸준히 늘어나도록 돼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2년도 정부 총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8.3%가량 증가한 604조원이다. 이 가운데 가장 증가폭이 큰 분야는 단연 보건(43.7%)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고려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로 증가폭이 큰 게 교육 분야(16.8%)라는 걸 알게 되면 고개가 갸웃할 수밖에 없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학령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속에서 정부 총지출 증가율보다도 두 배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이렇게 예산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코로나19 대응이나 탄소중립처럼 시급한 필요성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재정은 그런 원칙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교육 재정은 70% 이상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는 무조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편성되도록 돼 있다. 산업화시대 국가예산을 교육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교육예산에 쓸 예산 규모를 법에 못박아 놓은 유산이다. 국회 공청회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행정적 필요, 국민적 합의, 정치적 결단 등에 따라 예산 지출 금액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법률에 일정비율을 무조건 지출하라고 돼 있다는 이유로 내년에 12조원이나 증액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고도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내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에 연동하여 그 예산 규모가 결정됨에 따라 교육 분야 부문별 재원배분에 있어서 불균형이 발생하고 학령인구 등 교육환경 변화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적정 규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보다 4조 7049억원이 증액된 64조 3007억원이다. 내국세 세수가 계속 늘면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연평균 7.4%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정작 학생수는 같은 기간 매년 2.4%씩 줄었다. 학생은 주는데 예산만 늘어나면서 학생 1인당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5년 635만원에서 올해는 1128만원으로 해마다 10.0%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결국 용돈은 늘어나는데 정작 쓸 돈이 없어 돼지저금통만 배 불리는 것과 같은 결과로 이어진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연구용역으로 제출한 ‘교육재정 종합 진단 및 대책 연구’ 보고서는 현재 추세라면 2024년이면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세입보다 세출이 10조 477억원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을 학교에 가두는 칸막이 없애야” 예산을 쓰지를 못해 남기는 미집행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예산을 적재적소에 쓰지를 못 한다는 점이다. 내년도 교육 분야 예산을 부문별로 나눠 보면 유아·초중등 교육 부문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하면서 교육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2.4%에서 84.0%로 커졌다. 반면 고등 교육 부문은 15.9%에서 14.4%로 비중이 오히려 줄었다. 인구 고령화와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평생교육 수요는 커지지만 정작 교육예산은 변화를 못 따라가는 셈이다. 대놓고 말은 못 하지만 지자체에서도 통합론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초단체장은 이렇게 귀띔했다. “국방부 소유지에 체험학습시설을 만든 적이 있는데 국방부를 설득하는 것보다 교육청과 학교를 설득하는 게 더 힘들었다. 교장이 ‘일 많아진다’며 협조요청에 응하지 않는데 달리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어 정말 애먹었다. 지자체로선 주민들 요구가 가장 많은 평생교육이나 방과후교육, 체험학습 등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정작 교육청은 학교 밖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부원장은 단계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지방교육행정협의회’(가칭)를 구성해 공동으로 재원을 투자하거나 운영할 수 있는 공동협력사업을 발굴하도록 하자”면서 “협의회를 활용해 지자체와 교육청이 예산편성 단계부터 정보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지방교육재정 가운데 18%, 액수로는 13조원이나 되는 지자체 전입금에 대해서도 “현재 지자체에서 교육청에 이전하는 전입금은 법정률로 고정돼 있다 보니 학령인구 등 지역적 편차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지자체가 전입금 비율을 탄력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구체적인 비율은 조례로 결정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통합론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앙정부가 교육과정은 물론 교과서까지 통제했던 역사가 있는 국내에선 교육자치에 간섭하는 것 자체가 중앙정부의 횡포 혹은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을 받곤 한다. 더구나 통합론이라는 명목으로 교육예산 자체를 깎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 역시 걸림돌이다. 이런 시각을 대변하듯 국회 공청회에서도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국방예산을 경제논리로 볼 수 없는 것처럼 교육예산을 경제논리로 볼 수 없는 특수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 이재명 “윤석열, 일본엔 한마디 못하면서 文정부 비판…日이 웃어” (종합)

    이재명 “윤석열, 일본엔 한마디 못하면서 文정부 비판…日이 웃어” (종합)

    李 “DJ-오부치 선언, 원인·결과 잘못 이해”“지금 日, 오부치 선언 때 日아냐…한참 우경화”尹 “한일 관계는 ‘DJ-오부치’ 선언서 시작”尹 “DJ 같은 당인데 文정부 악화될대로 악화”尹 “文정부, 한일관계 국내정치에 끌어들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김대중(DJ)-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한 것에 대해 “아베 집권 이래로 스스로 ‘더 이상 사죄는 없다’는 일본 정부에 과거사 문제 해결과 위안부 문제 사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역사적인 DJ 업적을 언급한다”면서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尹, 과거 묻지 말라? 일본이 웃는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지금의 일본은 과거 오부치 선언이 나올 때의 일본이 아니다. 한참 우경화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입힌 과거를 인정하고, 통절(痛切)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두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자는 선언”이라고 적었다. 이어 “김 대통령은 과거사를 덮고 미래로 가자고 하신 것이 아니라 한국이 일본에 대해 ‘과거를 똑바로 인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미래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이 후보는 “과거를 묻지 말라는 일본이 웃고 있다. 오죽하면 일본 언론이 윤 후보를 두고 ‘(우경화된 일본을) 이웃으로 인정’했다고 반기겠느냐”라면서 “일본 관련 발언은 역사의 맥락을 이해하고 보다 신중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2019년 7월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 소재 3종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가하는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 일본은 이어 8월 수출시 서류 절차 간소화 등 수출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 보복도 감행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대대적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일본 수출의존도가 높았던 반도체 주요 부품에 대해서도 자립도를 대폭 높이는 정부 차원의 지원 조치들이 이뤄졌다. 일본은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해 ‘매춘’이라며 정부 차원의 사죄를 거부한데 이어 독도가 자신의 땅이라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극우 정치인들의 망언을 교과서에 반영해 양국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했다.尹 “DJ 때만큼 한일관계 좋을 때 없어”“같은 당인데 4년간 악화될대로 악화” 윤 후보는 전날 SNS를 통해 “대통령이 된다면 한일관계 개선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재확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1대 총리로 재선출됐다는 뉴스를 보고 김대중 대통령을 생각했다”면서 “김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때문”이라고 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당시 도쿄를 방문한 김 대통령이 오부치 일본 총리와 채택한 합의문으로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처음 공식 명문화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후보는 “김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 등 여러 업적을 남겼지만, ‘공동선언’은 외교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라면서 “우리나라 현대사에 그때만큼 한일관계가 좋았던 때가 없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같은 민주당 정권임에도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 한일관계는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면서 “1998년 두 정상이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는 한일관계를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 거의 모든 원칙이 녹아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공동선언에는 ‘통렬한 반성과 사죄’(오부치)와 ‘미래지향적으로 나가기 위해 서로 노력하자’(김대중)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 “공동선언의 정신과 취지를 계승해 한일관계를 발전시킨다면 향후 두 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나라 정치 지도자들만 결심한다면 김대중-오부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尹 “文정부, 대일 외교 실종”“한일 관계 거의 다 망가져” 한편 윤 후보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일본 외교에 대해 “대일 관계가 과연 존재하느냐고 할 정도로 외교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황”이라면서 “대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너무 끌어들인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주일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과연 일본 외무성하고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거의 단절돼 있지 않으냐는 생각을 서울에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부 들어와서 대일 외교와 한일 관계가 거의 망가졌다고 평가하고, 그것이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에도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文 공들였는데 윤석열 “종전선언 반대…유엔사 무력화될 것” (종합)

    文 공들였는데 윤석열 “종전선언 반대…유엔사 무력화될 것” (종합)

    “정치적 선언 부작용 상당히 크다”“북 비핵화 진전시 평화협정·종전선언 가능”“지금은 국내외 잘못된 시그널 줄 가능성 커”文, 유엔서 “한반도 평화 시작은 종전선언”내년 대선 결과 따라 종전선언 운명갈릴 듯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공들인 북한과의 종전선언에 대해 “현재 종전선언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정치적 선언으로 유엔사가 무력화되기 쉽고 안보에 중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현 정부의 대일관계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너무 끌어들였다”고 비판했다. “국내 주한미군 철수·병력감축에 작용” 윤 후보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종전만 분리해 정치적 선언을 할 경우 부작용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종전선언만 먼저 할 경우 정전관리 체계인 유엔사가 무력화되기 쉽고, 유엔사의 일본 후방기지 역시 무력화되기 쉽다”면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안보에 중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나 병력 감축 관련 여론에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역적으로 진전돼서 광범위한 경제협력 관계가 수립된다면 평화협정과 종전선언이 얼마든 함께 갈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태에서는 이것이 국제 사회나 우리 남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내년 대선 이후 문 대통령이 진행하고 있는 종전선언 진행이 중단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文, 유엔 총회서 두 차례 종전선언 강조 남북관계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제75회 유엔(UN) 총회 화상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올해 5월 문 대통령이 미국 바이든 정부와의 첫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의회에서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에도 UN 연설에서 재차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의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하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조건부 긍정의 반응을 보였다. 미 국방부, 연방의회의 일부 의원들도 종전선언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지난달 한미 양국은 대북협상책임자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워싱턴에서 종전선언 방안 등에 대해 협의했고 미국 정부는 종전선언에 들어갈 문구에 대한 세밀한 법률적 분석 작업까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최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에 갔을 때도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며 ‘방북’을 제안했고, 교황은 “초청장이 온다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노력 여부를 봐서 다시 원점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尹 “文정부, 대일외교 실종”“한일관계 국내정치에 끌어들여” 한편 윤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대일본 외교에 대해 “대일 관계가 과연 존재하느냐고 할 정도로 외교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황”이라면서 “대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너무 끌어들인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주일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과연 일본 외무성하고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거의 단절돼 있지 않으냐는 생각을 서울에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부 들어와서 대일 외교와 한일 관계가 거의 망가졌다고 평가하고, 그것이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에도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2019년 7월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 소재 3종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가하는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 일본은 이어 8월 수출시 서류 절차 간소화 등 수출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 보복도 감행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대대적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일본 수출의존도가 높았던 반도체 주요 부품에 대해서도 자립도를 대폭 높이는 정부 차원의 지원 조치들이 이뤄졌다.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죄를 거부한데 이어 독도가 자신의 땅이라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극우 정치인들의 망언을 교과서에 반영해 양국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다.
  • 조희연 교육감 3선 카드는 ‘토론’과 ‘스마트 기기’

    조희연 교육감 3선 카드는 ‘토론’과 ‘스마트 기기’

    내년부터 서울의 모든 학교에서 토론 교육이 시작된다. 중학교 입학생에게는 태블릿PC를 각각 1대씩 지급해 수업에 활용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교육 정책들을 발표했다. 우선 독서기반 토의·토론교육 및 사회현안프로젝트 학습 등을 희망하는 초·중·고 전체 학교에 교당 평균 300만원씩 지원한다. 토론이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그림책으로 토론 수업을 진행한다. 토의·토론 기반 읽기 쓰기 수업 프로그램 ‘CLASS’를 개발해 각 학교에 보급한다. 이번 정책은 교육부가 2028학년도에 도입을 검토 중인 논·서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과 연계해 진행한다. 조 교육감은 “토의·토론교육 활성화가 논·서술형 수능을 앞둔 학교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이 각자의 모국어로 말하며 실시간으로 공동수업도 진행한다. 국제 공동수업은 일단 서울 관내 초중고 60개교를 대상으로 한다. 2023년에는 관내 110개 학교가 국제 공동수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2024년부터는 모든 중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학교 신입생에게 스마트 기기를 보급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수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공모를 통해 이름 붙인 개인 태블릿 기기 ‘디벗’(디지털+벗)을 통해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교과서, 교육용 콘텐츠 등을 연동해 학습 도구로 사용한다. 디지털 기기 중독을 방지하고자 학생들에게는 안전한 기기 활용법과 정보 윤리 등도 교육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원격 수업에서 개인별 격차가 큰 외국과 달리 우리는 시교육청이 통일적으로 주도하는 만큼 교육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책 발표가 내년 교육감 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다음 단계를 위해 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7월 취임 2기 3주년 기자간담회를 연 데 이어 또다시 굵직한 정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조 교육감이 내년 3선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토론’과 ‘스마트 기기’로 3선 노리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토론’과 ‘스마트 기기’로 3선 노리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내년부터 서울의 모든 학교에서 토론 교육이 시작된다. 중학교 입학생들에게는 태블릿 PC를 각 1대씩 지급해 수업에 활용키로 했다.우선 초등학교를 포함한 모든 학교급에서 토론 수업을 시작한다. 독서기반 토의·토론교육 및 사회현안프로젝트 학습 등을 희망하는 초중고 전체 학교에 교당 평균 300만원씩을 지원한다. 토론이 익숙치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그림책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아울러 토의·토론 기반 읽기 쓰기 수업 프로그램 ‘CLASS’를 개발해 각 학교에 보급한다. 이번 정책은 교육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논·서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과 연계해 진행한다. 2022국가교육과정에 따라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 논·서술형 수능이 도입될 전망이다. 조 교육감은 “논리적 사고력을 북돋우는 방향으로 교육이 바뀌고 있다. 토의·토론교육 활성화가 논·서술형 수능을 대비한다는 의미에서 학교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공동 토론수업도 추진한다. 시교육청은 내년 2월 말까지 2억 6000만원을 들여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통·번역,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결합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한국 학생들과 외국 학생들이 각자의 모국어로 말하며 실시간으로 공동수업도 할 수 있다. 국제 공동수업은 일단 서울 관내 초·중·고 60개교를 대상으로 한다. 해외 10개국의 60개교 학생들이 참여한다. 2023년에는 관내 110개 학교가 국제 공동수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2024년부터는 모든 중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학교 신입생에게 스마트 기기를 보급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수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공모를 통해 이름 붙인 개인 태블릿 기기 ‘디벗(디지털+벗)’을 통해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교과서, 교육용 콘텐츠 등을 연동해 학습 도구로 사용한다. 디지털 기기 중독을 방지하고자 학생들에게는 안전한 기기 활용법과 정보 윤리 등도 교육한다.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중고 시장에 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막고자 기계 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시리얼 넘버 추적 등도 할 계획이다. 기기가 파손됐을 때는 수리 비용을 교육청이 80%, 학부모가 20%를, 분실 시에는 학부모와 학생이 모두 부담한다. 조 교육감은 “디지털 기기 소유 여부가 교육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원격 수업에서 격차가 큰 외국과 달리, 우리는 시교육청이 통일적으로 주도하는 만큼 이런 교육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책 발표가 내년 교육감 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다음 단계를 위해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7월 2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 이어 또다시 굵직한 정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조 교육감이 내년 3선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옥상옥’ 구조가 되지 않도록 초·중등 교육 관련 교육부의 권한을 교육청에 전면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청이라는 행정기관 위에 교육부가 있고, 국가교육위라는 또 하나의 상위기관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초중등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 인력의 3분의 2 정도가 교육위로, 나머지는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으로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능 이후 22일부터 시행하는 전면등교에 대해 “비상계획이 발동되면 원격수업으로 학사 운영을 전환한다”고 했다. 학교 내 감염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은 예정대로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다만 조 교육감은 “주간 하루평균 10대 코로나19 발생률 자체가 10만명당 6.3명으로 평균(4.1명)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확진 비율이 지속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더라도, 될 수 있으면 전향적으로 판단하셨으면 한다”고 백신 접종을 권했다.
  • 수능 전 격리·확진 통보 받으면 교육청에 즉시 전화해야

    수능 전 격리·확진 통보 받으면 교육청에 즉시 전화해야

    18일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자가격리자나 코로나19 확진자로 통보 받으면 즉시 지역 교육청에 연락해야 한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수능 일주일을 앞두고 수험생이 알아야 할 유의사항을 각 시도교육청에 안내했다고 10일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 전까지 친구와 소모임이나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자제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수능 전 증상이 의심되면 보건소에 수능 수험생임을 알리면 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방역 당국으로부터 격리 또는 확진 통보를 받으면 학교에서 사전에 알려준 관할 교육청에 신고해야 한다. 자가격리자는 교육청이 별도 시험장으로 안내해주고, 확진자는 질병관리청이 지정하는 별도 병원에서 수능을 치르게 된다. 수능 전날인 17일은 예비소집일로, 꼭 참석해 시험장 위치와 각종 안내 사항을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자가격리나 확진 수험생은 직계 가족이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친인척이나 담임교사가 수험표를 대리로 받을 수 있다. 수험표를 잃어버렸다면 응시원서와 같은 사진 1장을 가지고 수능 당일 오전 7시 30분까지 시험장 시험관리본부에 신고하면 재발급 받을 수 있다. 일반 시험장에서 응시하는 수험생은 일반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지만, 될 수 있으면 KF94, KF80, KF-AD 등급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별도시험장에서 응시하는 자가격리 수험생은 반드시 KF94 이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밸브형·망사형 마스크는 착용을 금지한다. 수능 당일 수험생들은 오전 6시 30분부터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으며,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실 입실을 마쳐야 한다. 특히 입실 전 체온 측정과 증상 확인을 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시험장에 도착하는 게 좋다. 지난해와 달리 칸막이는 점심때에만 설치한다. 칸막이는 2교시가 끝난 후 수험생에게 배부하며 수험생이 직접 책상에 설치한다. 수험생은 개인 도시락으로 자리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식사하고, 이후 설치한 칸막이를 접어서 반납해야 한다. 부정행위를 한 경우에는 시험이 무효 처리된다. 휴대전화, 스마트 기기,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블루투스 이어폰, 블루투스나 전자식 화면표시기가 있는 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 반입을 금지한다. 시험장에 가지고 들어갔더라도 1교시 시작 전 제출해야 한다. 투명종이(기름종이)와 연습장, 개인 샤프펜슬, 예비표시용 플러스펜, 교과서, 참고서 등은 쉬는 시간에는 휴대할 수 있지만 시험시간 중에는 모두 치워야 한다. 4교시 탐구 영역 시간에는 수험생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순서대로 응시하고 해당 선택 과목 문제지만 올려둔 상태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제1 선택 과목 시간에 제2 선택 과목 문제지를 풀거나 선택한 2과목 문제지를 동시에 풀면 부정행위 처리된다.
  • 초등생 입학축하금, 노후학교 리모델링…서울교육청 10조 6천억원 예산편성

    초등생 입학축하금, 노후학교 리모델링…서울교육청 10조 6천억원 예산편성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중·고교 신입생에게 30만원씩 지급하던 입학준비금을 내년부터는 초등학교 입학생에게도 준다. 중학교 1학년생의 스마트기기 구입 등에 537억원을 쓰고, 40년 이상 된 노후학교를 개축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도 520억원이 들어간다. 시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예산안 10조 5803억원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고 9일 밝혔다.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 9조 7420억원보다 8383억원(8.6%) 늘어 10조원을 넘겼다. 시교육청은 ▲교육회복 지속 중점 지원(404억원) ▲격차 없는 공교육의 시작(2조 9억원) ▲미래교육 실현(688억원) ▲미래형 교육 공간 조성(8331억원) 등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우선 2년간 지속하는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및 학력 격차 축소와 회복을 위해 초등학교 교과보충 지원에 135억원, 중·고교 단위학교 기본학력 책임지도를 위해 142억원, 초·중·고교 토의 토론 문화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공교육 격차를 없애는 데에 가장 많은 예산을 들인다. 공립유치원 13개원 설립에 177억원을 투입한다. 누리과정 운영(보육 및 유아학비)에는 5224억원을 쓴다. 코로나19 이후 중요성이 커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 20명 이하 학급을 조성하는데 15억원을 배정했다. 학습복지 보장 차원에서 학습자료와 학급준비물 마련에 166억원을 지원하는 등 모두 4078억원을 편성했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입학생에게도 입학준비금을 지원한다. 시교육청은 “서울시,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협의를 완료하면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학교자율운영체제 안착을 위해 9255억원을 마련한다. 인공지능(AI) 기반 미래교육 실현을 위해 AI 교육 중심고·시범·선도학교 운영 등 관련 사업에 모두 688억원을 편성했다. 미래교육 실현을 위한 중학교 1학년생 스마트기기 구입 등에도 총 537억원이 들어간다. 12억원을 들여 서울형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 디지털 교과서 개발·활용 등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육지원에도 108억원을 배정했다. 미래형 교육공간 조성을 위해 40년 이상 된 노후학교를 개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한다. 학교공간 재구조화(꿈담 교실)에 502억원을 비롯해 모두 8331억원에 이른다. 이번 예산안은 이번 달부터 서울시의회의 심의를 거쳐 다음달 본회의 의결로 확정된다.
  • 옥천 발길마다 ‘정종’ 한 모금의 시… 그 맛 꿈엔들 잊힐 리야

    옥천 발길마다 ‘정종’ 한 모금의 시… 그 맛 꿈엔들 잊힐 리야

    매일 역에서 기차에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를 싣는 시인이 있다. 비유가 아닌 실제로 그는 고향인 충북 옥천과 대전, 신탄진을 비롯해 경부선 라인 그 어디쯤을 오가며 일을 한다. 옥천에서 먼저 살다 간 선배 정지용의 시를 사랑해 첫 시집의 권두시에 정지용의 동시 ‘딸레’를 오마주한 시인 송진권의 이야기다.그에게 ‘옥천’과 ‘정지용’에 대해 물었다. 그랬더니 정말로 직업 정신이 투철한 대답이 돌아왔다. 경부선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유달리 산세가 뾰족하고 험난한 곳이 나오는데 이곳 옥천을 중심으로 경부선 라인을 따라서 이원, 지탄, 삼계, 영동, 황간, 추풍령에서 나물을 뜯은 어미들이 대전으로 가서 그것을 팔아 돈을 삼은 고장이라는 대답이었다. 철로에서 내려와 차를 타고 읍내를 벗어나면 어디에서나 금강의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는 지리적 설명도 덧붙였다. 그리고 정지용에 대해서는 할 말이 무척 많아서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부연 설명과 함께 그의 시집의 권두시 ‘딸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의 말들 사이로 언뜻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운다는 황소와 검은 귀밑머리를 날리는 어린 누이가 성근 별빛 사이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산나물 잔뜩 짊어진 고향의 어미들을 싣는 기차의 마음을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사는 곳, 아니 그보다 더 먼저 ‘흙에서 자란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향수에 젖은 시인이 살던 곳, 그곳이 바로 옥천이다. 정지용은 1902년 6월 20일 옥천에서 태어났다. 옥천공립보통학교를 거쳐 17세인 1918년에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정지용은 매우 우수한 학업 성적과 빼어난 시 창작 재능 덕분에 주변 학생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이때 홍사용, 박종화, 김영랑, 이태준과 학교 선후배로 교류했다.휘문고보를 졸업한 정지용은 일본의 도시샤대 영문과에 진학한다. 휘문고보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준 덕분이었다. 학업을 마치고 돌아와 휘문고보의 교사로 재직하며 그 인연을 이어 간다. 정지용이 고향을 떠나던 시기는 일제의 억압으로 농촌 붕괴가 시작되던 때와 맞물린다. 1918년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이 완료되면서 농민들은 농토를 빼앗기고 고향에서 쫓겨났다. 경부선은 일제의 조선 착취의 혈맥이 됐으며, 농민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의 빈민으로 스미거나 연해주로 가 버렸다. 고향을 잃은 설움은 곧 나라를 잃은 설움으로 병치돼 시인 정지용의 가슴에 맺혀 있었을 터. 3·1 운동이 일어난 1919년에는 이른바 휘문사태의 주동자가 돼 무기정학에 처해졌으나 곧 다시 입교됐다. 이해에 자신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소설인 ‘삼인’을 ‘서광’지에 발표한다. 고향인 옥천을 배경으로 소설을 쓴 것이다. 그 이후에 쓴 시인 ‘향수’는 정지용의 지극한 고향 사랑을 보여 준다. 정지용은 구인회를 창립했으며 일제 탄압에 저항하는 의미로 모더니즘 시를 썼다. 1941년엔 시집 ‘백록담’을 출간했다. ‘백록담’은 후에 청록파 시인들(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에게 영향을 줬다고 알려지는데, 실제로 정지용이 그들을 문단에 데뷔시킨 주인공이다. 정지용은 계속해서 문예지 심사를 통해 윤동주와 이상을 발굴하기도 했다. 매우 활발하게 시작 활동을 하던 중 일제와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 1942년에 절필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1945년 8·15 광복 후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자대)의 교수로 재직했다. 이때 워낙에 ‘정종’을 좋아하기도 했거니와 정지용이라는 이름을 빠르게 발음하면 ‘정종’이 돼 학생들 사이에서 그의 별명이 ‘정종’이 됐다고 한다. 조선문학가동맹의 아동문학분과 위원장이 됐으나 본의가 아니었던 터라 그에 관한 활동은 하지 않았다. 좌우 대립이 더욱 극렬해진 1950년 이후에는 월북을 선택한 동료 문인들과는 달리 전향을 선택해 보도연맹에 가입하기도 했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정지용은 정치보위부로 끌려간다. 이후에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됐다가 평양감옥으로 이감됐다. 납북인가, 월북인가 하는 행로의 문제와 그의 사인을 두고 여러 설들이 분분하지만 그중에 가장 믿음직한 말은 ‘납북되던 중 소요산 부근에서 폭격에 휘말려 사망했다’는 것이다. 다만 2001년에 북한에 있던 셋째 아들과 남한에 있던 첫째 아들의 상봉으로 북한에서 통용되는 정지용의 사인이 전해졌다. 북으로 가던 중에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정지용은 9월 25일에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따로 확인한 바 없다.남한에 있던 가족들의 활발한 정지용 복권 활동으로 1988년 해금 조치된 이후에 ‘지용회’가 세워졌고, 옥천에 정지용 문학관이 개관했다. 그 이전까지는 친북인사로 규정되는 바람에 교과서에 시가 실리지 못했으며, 시인의 이름을 적는 난에 ‘정X용’, 혹은 이름이 새카맣게 지워지거나 무명씨로 각인된 채 독자들에게 ‘비밀스럽게’ 읽혔다. 매우 탁월한 시어를 구사해 고향과 조국 그리고 모더니즘을 한데로 아울렀다는 평을 받는 정지용의 시들은 독특한 줄글식 산문시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시인의 개인적인 감정의 토로가 아닌 대상 혹은 배경 묘사들이 탁월했다는 평을 받는다. 영문학을 전공한 시인답게 이미지를 중시했으며 모더니즘 계열의 시를 주로 썼다. 그리하여 정지용은 전통적인 순수시와 모더니즘 시를 병합해 “한국 현대시의 성숙에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문학평론가 최동호)했다고 평가받는다.정지용의 동시 ‘딸레’에 송 시인이 살을 붙이고 구전과 판소리의 음률에 맞춰 재해석한 시 ‘딸레’다. 송 시인의 말에 따르면 정지용의 많은 시편이 모더니즘 계열의 시들이어서 고향에 대한 것들은 초기 시 몇 편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지용의 동시에는 어린 시절 고향에서 자랐던 정서가 듬뿍 담겨 있다고 했다. 당시의 입말과 풍습,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의 그리움 같은 것들에 대해. 어쩌면 옥천은 정지용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의 그리움이 금강처럼 흐르고 있는 곳이 아닐까. 단순히 경부선 철로에 놓인 수많은 역 중의 하나가 아닌, 누군가의 사무친 고향인 것이다. ‘향수’의 시이자 노래의 한 구절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일일까.기차 위의 시인 송진권에게 정지용의 시들을 배경으로 한 옥천의 시(詩) 지도를 그려 주십사 부탁을 해 봤다. 그는 ‘향수’는 옥천의 어지간한 식당마다 액자와 벽화 등에 쓰여 있고, 정지용의 시비 또한 옥천역과 공원 등지에 놓여 있으니 그것들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라고 권했다. 또한 옥천과 그 주변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함유하고 있어 그것을 찾아보는 간이역 투어도 좋으리라는 말을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친 그가 며칠 후에 보내온 옥천의 시 지도는 이와 같았다. 이것으로 이번 호를 갈음하고자 한다. 이번 가을 여행의 목적지는 옥천과 금강 곁의 정지용 문학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송진권 시인이 추천하는 옥천의 詩와 간이역 투어 옥천역(지용 시비, 오래된 플라타너스)→이원역(구미, 구장터의 묘목시장들)→지탄역(금강변에 세워진 작은 역.)→심천역(근대문화유산, 1980년대풍의 시가지)→각계역(창고 같은 건물 한 채가 전부. 주민들이 희사해 만든 역), 영동, 황간, 추풍령역.
  • “일본이 근현대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이유…칭찬받을 역사가 없기 때문”

    “일본이 근현대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이유…칭찬받을 역사가 없기 때문”

    “일본의 정치가 바뀌어야 역사 교육도 바뀔 수 있고 역사에 대한 책임 의식도 가질 수 있을 텐데…최근 중의원 총선거 결과를 보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나가사키 원자폭탄 희생 한국인 위령비 제막식 하루 전날인 5일 일본 나가사키시 오카마사하루기념평화자료관에서 만난 신카이 도모히로 부이사장은 이같이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오카마사하루기념평화자료관은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에 맞서 나가사키에서 원폭 피해 한국인들의 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선 오카 마사하루 목사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곳이다. 여기서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만행을 겪은 한국과 중국, 특히 위안부와 강제 징용의 실태를 낱낱이 알 수 있어 나가사키를 찾는 이들이 평화공원과 함께 꼭 한 번은 방문해야 할 곳으로 알려졌다. 신카이 부이사장은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폭이 발생한 지 76년 만에 한국 주도의 원폭 희생자 위령비가 만들어진 것이 뜻깊다고 했다. 그는 “1979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이 주도로 위령비를 만들었지만 일본인은 식민 지배에 대해 사과하지도 않았음에도 사과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만들어졌다”고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카 목사는 생전에 일본 식민 지배 피해를 남과 북으로 나누지 않았고 원폭 희생은 한반도 전체의 문제라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 악화와 그 원인인 과거사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일본에 책임이 있다고 신카이 부이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잘못했다고 사과하지 않는 데는 식민 지배를 인정해버리면 일본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며 “일본의 문자는 중국 한자의 기원이고 또 역사적으로 한국으로부터 배움을 받은 것도 있는데 이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상한 프라이드가 있다”고 비판했다.시민활동을 하기 전 고교에서 역사를 가르쳤던 신카이 부이사장은 이처럼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일본의 역사 교육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카이 부이사장은 “과거 자료관 방문객은 학생 70%, 어른 30%였다면 아베 정권 시절 학생 방문객 비율은 20~30%로 역전되는 등 정치권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한국에 방문해 학생들과 이야기해보면 한국 학생들은 역사 문제를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일치시켰는데 일본에서는 거의 그렇지 않다”며 “일본 역사교과서는 꽤 두껍지만 근현대사 부분은 굉장히 얇다. 사실상 메이지 시대에서 역사가 끝나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이지 시대 이후의 일본 역사는 전쟁과 침략뿐이니 칭찬받을 역사가 아니다 보니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려 한다”며 “그래서 이를 바꾸기 위해 정치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며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암기식의 수험용 역사 공부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신카이 부이사장은 앞으로도 자료관을 중심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알리는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를 비롯해 40명이 월급을 받지 않고 자원 봉사로 일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완화되면 한일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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