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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이즈미 2년 ‘개혁 헛바퀴’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집권 2주년을 하루 앞둔 25일 닛케이 평균주가는 그의 슬로건인 ‘구조개혁’을 비웃듯 나락으로 떨어졌다.장 마감은 20년만에 최저치인 7699엔.세계적 동반하락의 흐름 속에 일본 증시 침체가 고이즈미 정권의 경제정책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계량화돼 나온 것은 없으나 어떤 수치를 보더라도 일본 경제에 나아진 흔적이 없다. 2년 전 주가는 1만 3973엔.허공에 사라진 시가총액만 147조엔이다.완전실업률도 4.8%에서 5.4%로 높아졌다.구조개혁의 핵심인 은행 부실정리도 제자리걸음이다.집권 초기 “개혁의 성과를 보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유권자를 안심시켰으나 이제 그런 말을 믿는 유권자는 거의 없다.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한 ‘정권 발족 2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디플레이션 불황대책에 77%가 “평가하지 않는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외교라면 미국 중시가 두드러진다.고이즈미의 방미와 부시의 방일로 미·일 두 정상의 신뢰는 역대 어느 정권 때보다 높다.9·11테러 직후미군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후방 지원을 위해 어느 나라보다 신속하게 자위대를 파병했다.이라크 전쟁 지지에도 주저하지 않았다.그래서 일각에서는 대미 추종 외교라는 비판도 쏟아진다.반면 한국이나 중국과는 역사 교과서 파동,3차례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긴장관계이다.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갈등으로 2001년 10월 이후 중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9월17일 평양을 방문,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정체된 북·일 관계를 개선하려고 했던 점은 평가된다.그러나 평양 회담 이후 북·일 관계는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정권 지지율도 크게 떨어졌다.정권 탄생 직후 90%에 육박,사상 최고의 지지율로 의기양양하던 고이즈미였지만 지금은 45%(아사히 조사)이다.2차대전 패전 후 27명의 총리 중 12번째의 장수를 기록하고 있는 고이즈미는 지지율 하락,성과없는 개혁,자민당 일부 파벌의 반발에도 비교적 느긋한 표정이다.자신을 꺾을 뚜렷한 대항마가 없어서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9월)를 치르더라도 3선이어렵지 않을 전망이다.아소 다로 정조회장 등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역부족.그만큼 40% 이상의 지지율을 얻을 수 있는 자민당 내 총리감이 드물다. marry01@
  • 책꽂이

    ●더러운 책상(박범신 지음,문학동네 펴냄)작가가 등단 30주년을 기념하여 내놓은 장편.감성이 예민한 열여섯살부터 스무살까지 작가의 체험이 날 것처럼 퍼덕이는 성장소설이다.특히 작가로서의 의식이 형성되는 모습을 다뤄 평론가 류보선은 “하나의 위대한 예술혼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 대한 소설”이라고 평가.9500원. ●멀리 보이는 마을(최하림 지음,작가 펴냄)시와 시론,신문 사설 등 다양한 성격의 글을 쓴 저자의 산문집.70년대부터 2000년까지 발표한 48편의 산문을 엮었다.전남일보 논설위원 재직시절의 칼럼을 비롯, 시인과 시작(詩作)에 대한 사색 등이 담겨 있다.9800원. ●사르트르는 세명의 여자가 필요했다(박숙희 지음,한숲 펴냄)실존주의 철학자이자 프랑스의 행동하는 지성으로 유명한 사르트르의 사랑을 소재로 한 소설.“보부아르와의 정신적 사랑이 너무 교과서적”이라고 느낀 작가가 돌로레스 바네티와의 만남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8500원. ●작은 사건들(롤랑 바르트 지음,김주경 옮김,동문선 펴냄).기호학자로서 문화에 대한 폭넓은글쓰기를 시도한 저자의 수필·일기 모음집.모로코 여행을 소재로 ‘소설적인 것’이라는 글쓰기를 실험한 ‘작은 사건들’ 등을 싣고 있다.1만4000원.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임레 케르테스 지음,정진석 옮김,다른우리 펴냄)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운명’ 3부작의 완결편.지난해 국내 번역된 ‘운명’이 인간의 체념·순응적 자세를 비판한 것이라면 이 작품은 ‘운명 없음’을 이야기한다.8500원. ●나무 동화(미셸 투르니에 등 지음,전대호 옮김,궁리 펴냄)프랑스의 대표적 작가 미셀 투르니에와 르 클레지오,독일의 베르톨트 브레히트,이탈리아의 칼비노 등 12명이 나무를 소재로 쓴 창작·전래동화 24편을 모은 것.9000원. ●밤(발터 뫼어스 지음,귀스타브 도레 그림,안영란 옮김,문학동네 펴냄)프랑스의 유명한 판화가의 작품 21편을 모티브로 독일 작가가 지은 소설.12세 선장과 일행이 난파된 뒤 겪는 다양한 모험담을 통해 삶의 의미와 본질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9000원. ●새(박성웅 지음,문학마을사 펴냄)82년 등단한 뒤 왕성한 시작활동을 해온 시인의 시선집.다섯권의 시집에서 표제시 등 100편을 골랐다.시인은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드러내고,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이면을 탐구하려 했다.”고 말한다.6000원.
  • 책 / 마르크스의 복수

    90년대초 국가사회주의의 사멸 이후 자본주의는 지구상의 ‘유일한’ 생산양식으로 전례없는 역동성을 과시하고 있다.자본주의는 정보기술의 발달,세계무역기구(WTO)의 출현,자본이동의 탈규제 등 새로운 기술적·제도적 혁명을 통해 여전히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영국 노동당 상원의원이자 런던정경대학(LSE) ‘전지구 관리 연구소’ 소장인 메그나드 데사이는 이렇게 주장한다.이 모든 것은 마르크스가 이미 예견했던 것이며,마르크스주의자들 역시 마르크스를 제대로 공부했더라면 처음부터 자본주의의 승리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메그나드 데사이의 ‘마르크스의 복수’(김종원 옮김,아침이슬 펴냄)는 마르크스 사상에 덧씌워진 오해를 밝히고,마르크스의 업적은 진정 무엇인지 그리고 그의 이론은 우리에게 어떤 현재적 의미를 갖는지를 규명한 책이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자’를 ‘마르크시안(Marxian)’과 ‘마르크시스트(Marxist)’ 두 부류로 나눈다.마르크시안은 마르크스의 저작,그 중에서도 특히 자본주의의 역동성에 관한 분석적인 저작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반면 마르크시스트는 20세기에 출현한 볼셰비즘과 파시즘을 포함,같은 신념의 지반을 공유하는 일파를 일컫는다. 마르크스는 일찍이 독일 사회민주당의 강령을 접하고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그러나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주장하고 사회주의의 도래를 내다본 예언가가 아니다.그는 누구보다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이해했으며,예순다섯 생애의 절반 이상을 자본주의의 동력을 연구하는 데 바쳤다.그런 만큼 마르크스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그의 경제학 저작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1920년대 ‘자본론’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필독서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았다.당시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교과서는 ‘제국주의’와 ‘공산당 선언’이었다.이윤율 하락 같은 마르크스의 경제학적 논쟁은 거의 모두 ‘따분한 학문’으로 간주돼 논의에서 배제됐으며,‘공산당 선언’이 장엄한 문체로 고무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천년왕국 사상만이 사람들을 움직였다. 그러나 청년기의 ‘열띤’ 시절을 보낸 마르크스가 반평생 몰두했던 것은 바로 ‘자본론’이었다.‘자본론’은 선전선동이나 원대한 역사이론 없이 순수하게 분석적인 글이다.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에서 제시된 문제를 그 후속편에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죽었고,2ㆍ3권은 엥겔스에 의해 그의 유고가 정리돼 사후 출간됐다.‘자본론’ 3권에는 유명한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이 나온다.저자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당혹스럽게도” 이 법칙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해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자본론’은 자본주의의 최종 붕괴를 예언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그렇다고 자본주의는 결코 한계에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마르크스가 주장했다는 뜻은 아니다. 마르크스주의와 경제사상의 전 역사를 아우르는 이 책은 애덤 스미스 이래 200여년간의 정치경제사를 포괄한다.마르크스·레닌주의 역사에 대한 도발로 가득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마르크스에 관한 ‘놀랄 만한’ 사실들을 발견한다.마르크스는 국가가,심지어는 ‘사회주의’ 국가가 노동자의 처지를 개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마르크스는 자유무역의 옹호자였으며 관세장벽에 대해 조금도 호의적이지 않았다.일당 지배를 주장하지도 않았고 공산당,즉 마르크스·엥겔스 당이 프롤레타리아를 이끌 것이라고 말하지도 않았다.권력 획득을 위한 테러나 파벌적인 당의 배타적 지배는 그에게 일종의 저주였다. 저자는 지금도 계속되는 자본주의의 역동성은 마르크스가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내리는 ‘복수’라고 말한다.그동안 마르크스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수많은 실책과 범죄,교조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반격이라는 얘기다.저자는 이 책에서 마르크스에게 ‘사회천문학자(social astronomer)’라는 색다른 칭호를 부여해 눈길을 끈다.고전 경제학을 창시한 애덤 스미스와 마찬가지로 역사상 존재한 여러 사회의 운동을 주재하는 법칙을 작성한 인물이라는 뜻에서 붙인 말이다. 스탈린의 소련에서 마르크스는 신이 됐다.하지만 서구에선 그를 악의 근원으로 매도했다.20세기 역사를 만든 신화 속의 성자이자 악마.마르크스를 어떻게 보아야할까.중국의 전 총리 저우언라이는 언젠가 프랑스 대혁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최종 평가를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마르크스 사후 120년.그에 대한 평가 역시 미완의 과제인지 모른다.다만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현대 사회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선 고전적인,즉 전 레닌주의적인(pre-Leninist) 마르크스를 읽어야 함은 분명하다.1만 8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메트로플러스 / 부천교육박물관 29일 개관

    부천교육박물관이 오는 29일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종합운동장에 문을 연다.운동장 관중석 아래 빈 공간 190여평에 들어서는 교육박물관에는 서지학자이자 시인인 민경남(61)씨가 평생 모은 책과 교육 관련자료 5000여점이 선보인다.주요 전시물로는 구한말부터 최근까지 초·중·고교 교과서와 시집,고서,졸업앨범,60∼70년대 학생가방·교복·교모,도시락 등이다.
  • 대입특집 / 1학기 수시모집 가이드 - 논술·면접 준비 이렇게

    수시 1학기 모집에서 논술과 심층면접은 반영비율과 변별력이 높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특히 논술은 대학에 따라 비중이 강화됐다.일부 대학의 논술 반영 비율은 50∼60%에 달한다. ●논술 지난해 수시모집의 논술 문제는 대부분 영어 지문이 등장했다.정시모집에 비해 난이도가 높았다.인문계열은 지문 중 일부를 영문으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는 일반적인 형식의 문제가 출제됐다.자연계열은 전문을 영문으로 주거나 과학법칙을 영문으로 보여주고 쓰게 했다.해마다 까다롭게 출제되는 추세다. 영어 지문은 올해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논리적인 글쓰기 연습과 더불어 짧은 시간에 영어 지문을 읽고 정확하게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는 독해력 훈련이 필수적이다. 논술 실력은 단기간에 향상되지 않는다.논술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작성 요령을 익히려면 최소 10편 이상은 스스로 작성해봐야 한다.연습할 때는 지원 대학의 특징에 맞는 유형의 지문을 골라 시간과 분량을 염두에 두고 실전처럼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글을 쓴 뒤에는 반드시 주변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층면접 심층면접 준비요령은 3가지로 요약된다.우선, 시사 이슈를 점검해야 한다.주요 시사 문제에 대해 사전에 충실히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뒤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이라크전이나 북핵 문제,사스(SARS) 등은 별도로 정리해 놓는 것이 좋다. 둘째, 교과실력은 물론 영어실력을 길러야 한다.면접에 앞서 제시된 지문의 형태가 전 계열에 걸쳐 영어 지문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교과서를 비롯한 수능 지문과 영자 신문이나 시사주간지 등 다양한 영어 지문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개념이나 공식에 대한 원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응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지원 대학의 면접 방법과 경향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기본 방침은 큰 차이가 없지만 세부 면접방법이나 평가내용,시간 등은 대학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각 대학들은 홈페이지에 기출문제와 면접방법,모의문제 등을 공개하고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에듀토피아 중앙교육 이혜진 논술팀장 김재천기자 patrick@
  • [대한포럼] 4·19날 ‘진달래’를 부르자

    한태근(75)은 4월의 작곡가다.봄이면 산과 들을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이는 ‘진달래’의 곡을 쓴 이다.“눈이 부시네 저기/난만히 멧등마다/그날 스러져간/젊음 같은 꽃사태가/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1절) 이 노래는 1970년대 중반 이후 대학생 등 운동권을 중심으로 불려온,아침이슬 등과 더불어 이른바 ‘운동권 가요’의 고전으로 꼽힌다.유신의 칼날이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있던 당시 대학가와 공장,교회 등지에서 젊은이들은 몰래몰래 이 노래를 부르며 1960년 4월19일 스러진 젊은 넋을 기리고,민주와 자유를 갈망했다. ‘진달래’란 원곡명보다 ‘4·19의 노래’로 더 잘 알려진 이 곡의 작사자는 유명한 여류문인인 고 이영도 시인.청마 유치환과 주고 받은 편지를 묶어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를 펴낸 이다.이씨는 1968년 펴낸 시조집 ‘석류’에 ‘다시 4·19날에’라는 부제와 함께 이 시조를 담았다.한씨는 1973년 강원룡 목사가 이끌던 크리스천아카데미의 문인모임 ‘시곡동우회’에서 이 노랫말을 건네받아 곡을 썼다.한씨는누나의 친구인 이씨의 시조를 보는 순간 4·19혁명 당시 음악교사로 있던 균명고(현재 환일고)의 제자들이 독재타도를 외치며 학교 밖으로 내닫던 광경이 또렷이 떠오르는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그렇듯 너희는 지고/욕처럼 남은 목숨/지친 가슴위엔/하늘이 무거운데/연련히 꿈도 설워라/물이 드는 이 산하”(2절) 한태근은 이렇듯 많은 이들이 그의 노래는 알지만,지은이는 잘 모르는 작곡가다.가령 그는 누구나 아는 동요 ‘꼬부랑 할머니’의 노랫말과 곡을 지은 이다.한씨의 대학 때 전공은 신학.하지만 한씨는 연세대에 진학하기 전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에게 음악을 배웠다.경남 밀양의 유명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한씨는 광복이 되자 아버지와 함께 중국 옌볜에서 돌아와 밀양농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부산진초등학교 교사가 됐다.당시 예능교사가 태부족하던 부산교육위원회는 ‘중등음악교원양성소’를 개설했는데 한씨는 여기서 윤이상을 만나 “어설픈 서양 흉내 집어던지고 한국적인 리듬으로 작곡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교 음악교사,한국교회음악작곡가협회장,음악목사 등을 지낸 한씨는 찬송가를 비롯해 동요·가곡 등 200여곡을 작곡했다.1989년에는 연세대의 요청으로 윤동주의 ‘서시’에 곡을 붙이기도 했다. “꼬부랑 할머니나 진달래나 모두 밑으로부터 번져 나갔습니다.교과서에 실린 일도 없고,단 한 차례 방송을 탄 일도 없지만,사람들은 입에서 입으로 노랫말과 리듬을 전하며,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얼마전 만난 한옹은 군사독재 시절 수유리 4·19묘역에서 오전의 공식행사와 별도로 오후 재야인사와 대학생 등이 주축이 돼 열리던 비공식 행사에서 ‘묵념’구령에 이어 “눈이 부시네 저기…”하는 누군가의 선창에 따라 군중들이 고개를 숙인 채 부르던 합창에서 받은 진한 감동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재와 불의에 항거했던 4·19 정신이 갈수록 퇴색해 이제는 기념관의 ‘박제품’이 돼 버린 지 오래다.군사독재 정권이 물러나고 민주와 자유의 시대가 열렸지만 오히려 4·19혁명 주체들은 역사의 뒷전으로 물러나 있고,그들을 추모한 노래는 잊혀져 가고 있다.지난해3·1절 공식 기념식에서 운동권 가요인 상록수가 ‘삼일절의 노래’ 뒤에 가수 양희은에 의해 불렸다.또 ‘터’와 ‘꿈을 먹는 젊은이’가 지난 2월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식전행사에서 불렸다.오는 19일 4·19혁명 43주년 기념식은 ‘진달래’가 당당하게 울려 퍼지며 자유와 민주,정의의 4·19정신이 박제에서 해방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김 인 철 논설위원 ickim@
  • 조각에 담은 책의 존엄성/ ‘책, 성과 속의 세계’ 展 여는 최은경씨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마침내 찾아낸,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독일의 신학자 아켐피스의 이 유명한 말보다 애서가의 심경을 잘 대변하는 말이 또 있을까.조각가 최은경(48)은 책이 좋아 책에 살고,책을 주제로 작업을 해온 색다른 작가다.지난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5회 ‘OPEN 2002’ 국제 조각설치전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 초대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그에게 ‘책’은 평생 껴안고 가야 할 화두다. 자신의 조각 개념을 소화할 만한 공간을 찾아온 그가 마침내 ‘물’을 만났다.경기도 파주 북시티의 한길사 새 사옥 한길 아트스페이스 전시장.19일부터 6월19일까지 이곳에서 ‘책,성과 속의 세계’전을 여는 그는 “지성의 등불인 출판사 공간에서 책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씨가 책을 주제로 조각작업을 하게 된 것은 “책에서 말하는 교과서적인 정의나 도덕,윤리라는 게 과연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담보해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고서부터.그런 문제의식이 있기에 그의 작품에는 하나같이 상징적인,어쩌면 냉소적인 제목이 새겨져 있다.‘성(聖)과 속(俗)’ ‘장미의 이름’ ‘텅빈 지식인’ ‘추악한 지식인’ ‘거짓말’ ‘법’ ‘금서’ ‘반(反)폐쇄회로’ ‘열린 책’….‘성과 속’은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책 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이고,‘장미의 이름’은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장편소설에서 모티프를 빌렸다. 종교를 ‘성’과 ‘속’의 대립적인 개념을 가지고 새로운 지평에서 해석한 엘리아데에게서 최씨는 어떤 암시를 받았을까.“관람객은 회전문처럼 설치된 작품 ‘성과 속’의 책 표지를 열고 드나들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누구든 열려 있는 책의 문으로 들어와,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이 바다가 되어 만나는 책의 세계,원시와 현대가 하나의 진리로 동일한 지평에 서는 책의 경지를 느껴보자는 것이지요.” 마치 수도원 창문 같은 형상을 갈피에 새겨 놓은 ‘장미의 이름’은 최씨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지옥의 묵시록을 연상케 하는 인간의 끝간데 없는 탐욕을 풍자해보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제작의도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책의 존엄’을 한껏 조롱하는 최씨의 작품은 때로 전복적인 상상력을 요구한다.2000년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뮤지엄 초대전에서 성서를 파괴하는 내용으로 주목받은 설치작업이 그 한 예.“기독교의 본향에서 그런 작업을 벌이다니 제가 좀 당돌했죠.하지만 당시 전시장을 찾은 많은 유대교 랍비들도 박수를 보내더군요.성서라는 갑옷에 감춰진 인간의 위선을 고발하는 제 작업의 상징성을 이해해준 것이지요.” 오는 5월 그리스 초대전을 앞둔 최씨는 “파주 출판도시 한 가운데에서 열리는 이 전시가 책과 독서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서권기(書卷氣)·문자향(文字香) 가득한 ‘북토피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031)955-2000. 김종면기자 jmkim@
  • 기녀와 사대부 절절한 사랑노래/ 11~13일 가무악 ‘홍랑‘ 공연

    가무악(歌舞樂)은 서양의 뮤지컬에 해당하는 우리의 전통 공연양식이지만,아쉽게도 일반인에겐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수년간 꾸준히 창작 공연을 마련하며 가무악 양식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꾀해온 서울예술단의 작업은 그런 점에서 매우 뜻깊다. 11∼1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홍랑,그 애달픈 사랑’(연출 김효경)은 ‘해어화’‘환생’에 이은 서울예술단의 여섯번째 가무악 작품.조선시대 기녀 홍랑과 고죽(孤竹) 최경창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그렸다. 홍랑은 고교 교과서에 실린 시조 ‘묏버들 갈혀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대…’의 작가.관기와 사대부의 신분으로 만난 홍랑과 고죽은 절절한 속마음을 시로 읊어 주고받았다.홍랑은 고죽이 먼저 세상을 뜨자 그의 무덤을 지키다 곁에서 죽음을 맞았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춤과 함께 무용단이 직접 국악가요를 부르는 등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총체극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무대.금 오후7시,토·일 오후 3시·6시,(02)523-0986 이순녀기자 coral@
  • [사설] 교직사회 분열을 우려한다

    요즘 아이들 학교 보내기가 두렵다.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자살 사건을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는 선생님들을 배울까 겁난다.교장 선생님과 일반 선생님,그리고 교원 단체끼리 편을 갈라 ‘맞고함’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 볼썽사납다.어린 학생들이 행여 선생님의 편 가르기를 알아챌까봐 조마조마해진다.기회만 있으면 교육계를 걱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학교의 학습권을 사설 학원에 넘겨 주더니 생활 지도권마저 포기하려는 것 같아 분노가 치민다.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 협의회를 비롯,최대의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은 보성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사건이 전교조의 월권 행위에서 비롯됐다며 진상 조사와 함께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교장 협의회나 한국교총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서 주도권을 휘둘러온 전교조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확실히 전교조의 월권 행위는 잦았다.이른바 ‘평화 수업’도 그렇다.옳고 그름을 떠나 그 자체가 잘못됐다.교사는 교과서에 따라 수업을 하도록 되어 있다.교과과정을 벗어난 수업은 안된다.전교조는 교육 민주화를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 가야 한다. 교육계의 분열상이 심상치 않다.골이 깊다.서로 불신하고 영향력 키우기 경쟁이 지나치다.학생에게 편가르기나 가르쳐서는 안 된다.교실 붕괴에 이은 교단 붕괴 과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일부에선 학교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교육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교육 행정이 중심을 잃었기 때문이다.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교육부는 당장 현지에 관계자를 보내 진상 파악에 나서라.문제가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원칙대로 처리하라.교육계의 분란을 잠재우고 교육 정상화의 구름판을 마련해야 한다.
  • 2004 대입수능 /영역별 학습방법

    “출제방향의 핵심은 고교 교과안에서 통합교과적 소재를 통해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입니다.무엇보다 학교수업에 충실해야 하고 단편적 암기보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게 중요합니다.” 이종승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수험생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고교 교사나 입시전문기관 관계자들은 “수능이 10년 동안 치러져 문제 유형이 어느 정도 정착된 만큼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 경향과 유형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평가원이 내놓은 영역별 출제원칙에 입시 관계자들의 조언을 섞어 정리한 영역별 학습방법이다. ●언어영역 듣기는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소재로 출제되는 추세다.일상 대화·토의·토론·뉴스·강연 등을 폭넓게 접하면서 내용을 사실적·추론적·비판적·논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쓰기는 자주 접하는 상황에 대한 정보 전달·설득·정서표현 등 다양한 목적의 글을 틈나는 대로 직접 맞춤법,띄어쓰기에 맞춰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읽기에서는 고전·산문·소설·희곡 등의 내용을 복합적·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한다.독서 체험의 폭과 깊이를 보기 위해서다.따라서 단순히 문제를 풀기 위한 학습보다는 다양한 문학·비문학 분야의 지문을 정확하게 정리하면서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수리 영역 교과서가 기본이다.교과서의 예제 수준에서 다뤄지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고 있다.학교 수업 정도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기본적인 수학의 개념과 원리·공식 등을 외우는 데 그치지 말고 완전히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기호·식·표 등을 서로 바꿔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주어진 상황을 단순화해서 규칙을 찾거나 관찰이나 실험을 통해 원리나 법칙의 논리를 추론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같은 문제라도 여러 방법으로 풀어보고 어려운 문제는 끈기와 의지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사회탐구 교과서의 핵심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공통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의 기본개념과 원리를 골고루 익혀둬야 한다. 특히 학습량이 많아 부담이 되는 국사의 경우 자세한 사실을 정리하는 것보다 통시대적이고 분류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지난해에도 그랬듯 시사관련 문항을 교과 개념과 원리를 이용,현상을 파악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된 만큼 평소에 시사문제에 관심을 갖는 편이 좋다.물론 교과간·단원간 통합적인 문제가 여전히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과학탐구 전 단원에 걸쳐 고르게 출제되는 경향이다.지나치게 심화된 학습내용에 치우치기보다는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내용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특히 문제인식 및 가설설정,탐구설계 및 수행,자료분석 및 해석,결론 도출의 의미 등 일련의 과정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공통과학과 관련된 중학교 과학의 개념도 숙지해야 한다.공통과학에서는 물리와 지구과학,생물과 화학,화학과 지구과학 등 서로 관련된 통합개념을 적용하는 현상도 나오기 때문에 통합교과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데 신경써야 한다.지구 온난화·적조·신물질개발·인간복제 등 시사적인 소재를 활용한 문항에도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어 영역 출제 경향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우선 공통영어 교과 범위내에서 의사소통능력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둔다. 문항당 지문의 길이는 대부분 100개 내외의 단어로 구성된다.하지만 독해를 통한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200개 안팎의 단어로 된 다소 긴 지문을 사용한 세트 문항도 나온다.독해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문학·과학·실용문·시사적인 내용 등 다양한 소재의 글을 읽고 해석해 봐야 한다. ●제2외국어 영역 제2외국어Ⅰ의 수준에 맞춰 기초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한다.문법은 거의 나오지 않으므로 언어 사용쪽에 맞춰 공부하는 게 낫다.기본 어휘표에 제시된 단어를 사용하되 어휘표에 없는 단어는 주석을 달아준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기고]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韓·日

    지난 겨울을 런던에서 보내며 진기한 광경을 목격하였다.TV에서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우호조약체결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방영해 주었는데 그것은 나에게는 충격이었다.독일 프랑스 양국민은 다투었던 역사로 사이가 좋지 않아 상대국 언어조차도 쓰려들지 않는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우정에 우선 놀랐고,그 친선과 화해를 위한 쌍방의 노력이 이미 40년이나 됐다는 사실에 또한 놀랐다. 영원히 미워하는 우리와 일본사이 한·일관계를 생각할 때 서로 미워하고 배척하던 그들이 가슴속에 자리잡은 반독,반불의 감정을 억제시키고 어떻게 협력하고 존중하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고 부러웠다.세계대전이 1945년에 끝났으니 그로부터 18년 지나 1963년에 뿌리깊은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양국선린을 위한 대화합의 새 장을 연 것이다.불행하게도 우리의 한·일관계는 전후 58년이 지나도록 변함없이 그 자체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대륙을 두고 숱하게 싸워서 역사적으로 반목의 골이 깊다.30년전쟁과 보·불전쟁 외에도 근현대에 와서 1차2차 세계대전에서 서로 치고받았다.또 정치·군사적 대결외에도 사회경제적 문화적 자존심경쟁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양보가 없다.그런 그들이기에 40년전 프랑스 드골대통령과 독일(서독) 아데나워 총리에 의한 양자 협력의 약속 즉 엘리제조약 체결은 경이롭다. 이번에 양국의 정상 프랑스의 시라크와 독일의 슈뢰더가 조약 40돌을 기념하여 발표한 청사진은 놀랄 만한데,정기적으로 양국 합동각료회의를 개최하고,자국 거주 상대 국민에게는 이중 국적을 허용하며,국제규모 체육대회를 위해서 대표선수를 공동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이다.우리 처지로서는 한·일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 아닌가. 적대와 반목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유럽의 독·불관계는 아시아의 한·일관계와 흡사하다.한·일관계는 독·불처럼 맞서 치고받았던 관계라고 볼 수는 없으나 서로 미워하고 불신하는 것은 한가지다. 미워하는 이 관계를 우리는 정작 청산할 수는 없는 것일까? 독·불이 했던 것처럼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오해는 풀고 용서해 줄 수 있는 것은 용서해 줄 수는없겠는가? 왜 우리는 이 미움과 증오의 역사를 세대를 넘어서까지 물려주는가? 나도 일본이 싫지만 한편으론 싫음의 역사를 접고 일본을 좋은 이웃으로 두고 싶다.교과서를 왜곡 기술하는 것이나 정신대해결에 대한 소극적 자세나 재일동포에 대한 부당한 처우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진짜 맘에 들지 않는다.최근 군위안부 조기보상에 관한 유엔의 권고를 거부한 것도 우리를 더욱 성마르게 한다.독·불의 지도자들이 보여주었던 용서와 화합의 리더십을 일본의 지도자들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못마땅한 것은 그들의 이런 자세에 대해서 우리 지도자들이 대응해왔던 외교적 역량과 처신이다.그간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한·일 양국관계의 화해와 개선을 위해서 무엇을 하였던가.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비판도 하고 설득도 하고 요구도 하고 때로는 참고 달래고 타협하려 들지 않는가.막말로 양국관계 개선이 보다 절실하고 아쉬운 것은 그들인가 우리인가? 새 정부는 남북문제는 물론 한·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더 이상 우리가 반일의 정신적 멍에에 갇히는 것을 방치하지 말라.정치지도자들은 나서서 독·불동맹 못지않은 한·일동맹을 만들라. 이제 우리가 일본과 독·불처럼 하나되어 다가오는 태평양시대를 리드해야 하는 것은 1억 한민족의 시대적 지상과제다. 황 필 홍 단국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 이 사람/ 제주 4·3희생자 유족회 이성찬 회장

    ‘4·3’이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일반적으로 ‘4·3’은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제주지구 소속 한라산무장대가 미 군정 하의 경찰을 향해 본격 공격을 개시한 1948년 4월3일을 일컫는다.이후 제주도 전역이 전란의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1954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되기까지 6년 6개월동안 군·경과 ‘산(山)사람’들로 인해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된다.지난 2000년 1월12일 공포된 4·3특별법에 의해 공식 신고된 희생자수만 사망 1만 715명,행방불명 3171명,후유장애 142명 등 1만 4028명.신고 이전에 죽은 사람과 미신고자까지 포함하면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인 2만 6000명 정도가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4·3이후 산사람과 죽은 사람에게 가해졌던 ‘연좌제’라는 형벌 아닌 형벌이었다.이제 정부 등 각계의 노력으로 4·3이 제자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사건이냐,폭동이냐,항쟁이냐에 대한 답과 함께 산사람들에 대한 폭도·무장대·공비·해방군·유격대 등의 표현이 정리되려는 즈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55주기 4·3위령제를 앞둔 이성찬(59) 제주도 4·3희생자유족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새로운 감회로 올 4·3을 기다리고 있다. 4년여에 걸친 각고 끝에 4·3에 대한 진상이 곧 정부 차원에서 규명되고 희생자 유가족과 제주도민들의 숙원이던 4·3평화공원도 삽질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정부가 4·3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려는 기류도 흘러나오고 있다.그렇게 바라던 4·3특별법이 제정된 지도 3년이 지났다.이 회장의 얼굴도 종전에 비해 평안을 찾은 듯하다.머리숱이 많이 빠졌을 뿐이다. 유족회장으로서 4·3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학자가 아니라 정확히 정의하기는 무리지만 느끼고 경험하고 살펴본 바에 의하면 암울한 시대에 국가폭력에 의해 수많은 제주도민이 죽어간 ‘민간인 학살사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의 말은 과거 교과서에 실린 내용과는 다른,자칫 ‘좌익적’이라는 오해를 살 만도 하다.그러나 그것은 기우(杞優)이고,‘화해’와 ‘상생’을 힘주는 데서 가장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4·3임을 깨닫게 된다. “4·3의 해법은 ‘화해’‘상생’이 답입니다.4·3특별법이 제정된 취지도 역시 지난 세기에 자행됐던 불행한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기에는 화해와 상생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당시 돌아가신 분들은 이념 때문이거나 누구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희생자일 뿐입니다.서로 위무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4·3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의 해법대로 4·3문제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마음이 편치는 않다.“대립각은 언제나 있을 수 있지요.지금도 4·3을 왜곡하는 사람들과 과거 문제를 들춰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단체나 소수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4·3유족회장으로 간곡히 호소합니다.이제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청산해 가신 임들의 넋을 달래고 희망의 불빛을 밝혔으면 합니다.” 이 회장의 고향은 제주시 오라동,사건 당시는 제주읍 오라마을이다.오라마을은 1948년 5월1일 ‘오라동 방화사건’으로도 유명하다.그에게도 ‘상처’가 없을 리 만무했다. “아버님은 1949년 토벌대의 공격이 너무 무서워 산으로 피신했는데 이후 살려준다는 말을 믿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귀순했으나 경찰은 다른 일행들과 제주읍 동부두 주정공장에 감금해 버렸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대전형무소로 이감됐고 6·25가 터지자 대전시 동구 낭월동 골령골에서 학살됐지요.” 어느새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어머니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일본으로 건너가 개가했고…,당시 5살이던 저와 동생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슬하에서 ‘폭도자식’이라는 질시와 냉대를 받으며 어렵게 살아왔습니다….” 한참 뜸을 들인 뒤 기자가 보상문제로 말머리를 돌렸다.“지금 보상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4·3 해결과정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다만 국가 공권력에 의한 잘못이었다고 밝혀진다면 향후 논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고맙게도 지금 공동체적 보상 형태로 국가가 4·3평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인 만큼 오는 4월3일 착공할 평화공원 조성 예산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중하지만 할 말을 멈추지는 않는다. “4·3이 발발한 지 어언 반세기가 훌쩍 넘었습니다.지금까지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던 이 사건의 진상이 하루속히 정확히 드러나 당시 희생된 원혼들과 유족들의 피맺힌 한을 풀어 주었으면 하는 게 유족회장으로서의 바람입니다.난항을 겪고 있는 수형인들에 대한 희생자 결정도 4·3특별법 정신에 걸맞게 처리돼 4·3중앙위원회가 4·3의 실상을 가감없이 의결해 주기를 바랍니다.욕심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4·3 위령제 때 참석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아마 오실 것으로 믿습니다.” 글·사진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이사람/ 해산 앞둔 2002월드컵 조직위 사무총장 문 동 후

    여전히 바빴다.지난 19일 밤에도 그는 일본에 있었다.2002월드컵 일본조직위원회(JAWOC) 관계자들과 이런 저런 문제를 논의했다. “1박2일 출장이었는데,최근에 완성된 우리측 보고서를 그쪽 관계자들에게 전해주고 왔죠.얼마전에 일본에서도 보고서가 완성됐다며 나가누마 겐 일본축구협회장이 직접 우리 사무실을 찾아와 주고 간데 대한 답방으로 생각하고 다녀왔습니다.” 2002월드컵 한국조직위원회(KOWOC) 문동후 사무총장은 언제나처럼 요즘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하지만 조직위 일로 바쁜 것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이르면 다음달 말,늦어도 6월까지는 조직위 자체가 해산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직원도 몇명 남지 않았습니다.40명 정도나 될까요.한창 조직위가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750명이 넘었는데 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꼭 필요한 분들만 남기고 줄여나가기 시작했죠.” 그런 탓일까.한때 서울 시내 한복판 대형빌딩에 대규모 공간을 사용하던 조직위 사무실도 지난 2월말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한 쪽으로 옮겨 옹색해보이기까지 했다.그런데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원래부터 대부분 정부 각 부처나 유관기관에서 파견나온 분들로 원대 복귀한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순수 민간인은 전체 인원의 10%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 분들도 각자 재취업해서 더 좋은 곳으로 옮겨 갔습니다.아직 남은 10여명에 대해서는 제가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언뜻 궁금증이 스쳐갔다.“그럼 총장님은 어디로 가실거죠?”느닷없는 질문에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제 자리가 급한 건 아니잖아요.지금은 조직위 해산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월드컵이 끝난 뒤 7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그동안 직원들을 줄이는 와중에 조직위가 해온 일들을 떠올려보면 생각할 틈도 없었겠다 싶다. 보고서,화보집,댜큐멘터리,기록집 작성 등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도 수십가지가 넘는다.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대회 수익 결산.현재 99% 가량이 정리됐다. “아직 마무리 안 된 부분은 숙박비와 입장권 수익 부분입니다.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이지만 그쪽에서 결산이 늦어져 지연될 뿐,받아내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외상값이 조금 남았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그가 예상하는 대회 수익금은 1630억원 플러스 알파.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렀고,수익도 풍성한 만큼 수익금의 사용처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때는 기념관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습니다.조직위 차원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계획해야 할 문제니까 앞으로 많은 의견들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물론 많은 부분은 축구 발전을 위한 투자에 쓰여야 겠지요.” 러면서 그는 “일본은 1주년이 되는 6월초 쯤 국제 심포지엄도 열고 각종 행사도 갖는다고 하는데,아직까지 우리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다만 어린이들에게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더라.”고 전했다. 듣다보니 그도 이젠 축구인이 다 된 것 같았다.사실 그는 긴 공직생활 중 짧은 기간 스포츠와 인연을 맺었다.행정고시 12회 출신으로 지난 72년 총무처 기획관리과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83년 88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경기조정과장을 맡아 스포츠행정과 인연을 맺었고,3년 뒤 경기조정관으로 승진했다.서울올림픽조직위에서 체육행정의 경륜을 쌓은 게 사무총장에 발탁된 배경이 됐다. 올림픽 뒤엔 청와대 의전비서관,총무처 조직국장을 거쳤고,사무총장으로 오기 전까진 차관급인 소청심사위원장을 지냈다. 조직위의 해산은 그의 공직생활도 마무리 단계에 왔음을 뜻한다.역사속으로 사라져가는 조직위 사무실에 앉아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역시 일본과의 관계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사상 최초로 두 나라가 한 대회를 치르다 보니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죠.특히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에게는 특수하지 않습니까.대회 개막을 앞두고 교과서 파동이나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정치적인 문제가 터져 긴장이 조성될 때는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대회가 임박한 2001년 1월,일본조직위측이 대회 명칭에 한국-일본순으로 표기한다는 당초 합의와는 달리 일본을 먼저 표기하려했을 때가 그에게는 가장 어려웠다. “일본은 자국 내에서만이라도일본을 먼저 표기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정해진 공식명칭에 대해 잘알고 있는 국내 팬들의 분노가 크게 일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안된다고 했을 때는 분쟁이 될 게 뻔했다.국제 사회에서도 양국의 불협화음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결국 그가 생각한 방법은 FIFA의 중재였다.제3자인 FIFA에 원칙대로 해결해 달라고 요구한 것.결국 일본측은 그의 의도대로 두달여만에 뜻을 굽혔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엔 양면이 있다.”며 긍정적인 면을 더 강조하고 싶어했다.“결과적으로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이를 통해 양국 국민들의 이해의 폭이 넓어진 점을 생각하면 보람 찬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2002년 여름 한반도를 뒤흔든 월드컵을 정리하고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열린세상] 이라크戰-누굴 위해 종을 울리나

    미국 서부의 샌디에이고는 이라크 파병 부대가 출발한 항구도시이다.항만 부두에는 인상적인 동상이 하나 서있는데 그것은 전장에 갔다가 무사히 귀환한 미 해병이 가족과 포옹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홈 커밍’이란 작품이다.전쟁을 통해 가족애와 조국애를 강조하는 작품이다. 드디어 미국이 원하던 대로 이라크 전쟁은 터지고 말았다.이번 전쟁에서 영원히 ‘홈 커밍’을 하지 못하는 미군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죽은 미군인의 애국심에 국가가 아무리 애도와 경의를 표해도 전사자 가족에게 죽음은 비통한 것이다.전쟁은 미국민뿐만 아니라 이라크 국민에게 더 큰 비참함을 안겨 줄 것이다.그것을 몰라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전쟁에는 휴머니즘이 없다.이성도 없다.오로지 적개심과 힘의 공포로써만이 적을 제압할 수 있을 뿐이다.그래서 전쟁은 대량 인명 살상을 하여 잔인하고 참혹할수록 그리고 비통할수록 전쟁다운 것이고 성공적인 전쟁인 것이다. 전쟁에는 목적과 명분이 있다.미국은 이라크의 독재정권 축출과 대량살상무기 해제가 전쟁 목적이고 테러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세계 평화를 지키는 것이 전쟁 명분이라고 내세운다.하지만 대개 전쟁은 국가 이데올로기나 통치자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이라크 전쟁의 목적이 중동 지역에 시오니즘의 우위와 팍스 아메리카나의 확인이든,석유 자원의 확보이든,개인적인 복수감이든 부시 정권은 전쟁을 일으켜야 정권과 국가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얼마 전 미국이 일으킨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이유도 마찬가지였다.그때나 지금이나 아무도 그 어떤 국가도 미국을 저지할 힘이 없다. 이번에도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반대나 반전 국제 여론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규모 인명 살상을 강행하는 오만과 힘을 과시하였다.대규모 인명 살상을 정당화하는 것은 오로지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논리와 힘뿐이다.미국의 언론도 부시 정권의 호전성을 지지하고 있다.연일 전쟁을 부추기는 뉴스뿐이고 반전 데모나 인간 방패 뉴스는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미국은 후세인을 축출하고 바그다드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이라크의 무기보다 더 가공할 만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것이다.그렇게 해서 단기전이든 장기전이든 전쟁은 끝날 것이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할 것이다. 이라크 국토는 초토화될 것이고 군인과 양민의 피비린내 나는 주검들이 도시와 사막에서 산을 이룰 것이다.미군 젊은이들의 주검도 속속 ‘홈 커밍’할 것이다. 미국 언론과 역사는 미국 젊은이들이 미국과 세계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기술할 것이다.세계 평화와 자유는 역시 미국이 혼자 책임지고 지켜야 하는 것이지 유엔과 같은 종이 국제기구를 믿어선 안 될 것이라고 역설할 것이다.그리고 미 제국주의는 기독교 하느님 신의 가호를 받아서 악의 축을 물리치는 성전을 승리로 장식한 것이라고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릴 것이다. 그리고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는 다음과 같은 믿음과 정신이 인정되고 높이 평가될 것이다.호미로 막을 일은 가래로 막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즉 테러는 전쟁으로 막아야 한다.국익을 위해서는 국제기구의 결정이나 세계 국가들의 여론은 무시해도 좋다. 갈등과 분쟁 해결에는 외교나 정치보다 역시 대량살상무기의 사용이 가장 효과가 있다.미국은 신형 초대량살상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이로 무장하여 세계 경찰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강국의 리더십은 이성과 정의보다는 무력사용과 지배의 공포에서 나온다.기독교 신은 이슬람의 알라신보다 강하고 위대하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통하여 이러한 정신들을 스스로 확인하고 세계에 공표하였다.이 다음에는 북한이 미국의 제국주의와 신(新)마키아벨리즘의 확인 무대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누가 하나? 유엔이? 국제시민단체가? 중국이나 러시아가? 김정일이?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는 아무도 못 말려! 현 택 수
  • 문학평론가 이남호교수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

    문학평론가인 이남호 고려대 교수가 90년대 단편소설의 고갱이를 모은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작가정신)를 펴냈다. ‘1990년대 한국 단편 소설선’이란 부제가 말하듯 엮은이가 89년부터 2001년 사이에 발표된 단편소설 가운데 22편의 월척을 낚은 것이다.이 교수는 “1부는 보편적인 기준으로 선별한 것이고 2부는 시대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한다.그의 의도는 ‘옛우물’과 ‘은어낚시 통신’을 합친 책 제목에 그대로 드러난다. ‘옛우물’의 작가 오정희는 감도 높은 문체로 ‘문학 입문생의 교과서’로 불린다.‘옛우물’은 여성성이라는 보편적 소재를 탁월하게 그렸다는 평을 받는다.이런 보편적인 문학적 결실의 대열에 조성기의 ‘통도사 가는 길’,이윤기의 ‘숨은 그림 찾기1-직선과 곡선’등이 뒤를 잇는다 한편 윤대녕의 ‘은어낚시 통신’은 90년대 문학정신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교수는 “새로운 시대의 인식과 감수성을 보여준 작품”이라며 가볍고 경쾌한 문체를 치켜세운다.이 계보에 신경숙의 ‘배드민턴 치는여자’,은희경의 ‘아내의 상자’ 등이 10년 전의 문단풍경을 돋을새김해준다. 엮은이는 90년대가 내면성과 일상성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신세대적 감수성의 거침없는 표출로 21세기 문학의 지평을 열어젖힌 시대로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1만 5000원.
  • 보러갑시다

    ◆미술 ■ 류희영 개인전 23일까지 갤러리 현대(02)734-6111.현대적 감각의 색면추상. ■ ‘흑백의 모놀로그’전 27일까지 갤러리 상(02)730-0028.흑백의 이미지와 감성의 세계.김일용·박성태·박영근·황혜선·정인엽·이정임·홍장오·윤종석씨 등 출품. ■ 이남규 10주기전 4월6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한국 서정추상의 한 축을 이룬 작가의 추상화와 유리그림. ■ 함섭 작품전 15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닥섬유와 오방색이 어우러진 한지작품. ■ 중국현대목판화전 5월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02)2188-6000.20세기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극명하게 표현한 목판화. ◆연극 ■ 기차 4월20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3시·6시 연우소극장(02)764-8760.박정의 구성·연출.시골역에 버려진 마술사 부부의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이야기.극단초인. ■ 달의 저편 14일 오후8시,15일 오후4시 LG아트센터(02)2005-0114.로베르 르파주 연출,이브 자크 출연.캐나다가 배출한 아방가르드 연극의 대가,로베르 르파주의 상상력 넘치는 1인극. ■ 늘근도둑이야기 4월27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2-0010.이상우 작·연출.두 늙은 도둑이 펼치는 정치·제도·이데올로기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단차이무. ■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30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 학전블루(02)762-4604.이근삼 작,고승길 연출.악극단출신 노배우의 고단한 삶을 통해 노년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형상화.극단세미. ■ 깡통시장블루스 4월27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 3시·6시 인켈아트홀2관(02)742-7753.에두아르도 데 필리포 원작,김노운 연출.전쟁통의 서민 생활을 철저한 자료수집과 고증으로 그려낸 연극.극단애플시어터.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30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아리랑소극장(02)762-0010.위성신 작·연출.중년부부,오래된 연인,동성애커플 등 다양한 사랑에 관한 2인극 페스티벌. ■ 지팡이를 잃어버린 채플린 30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 인켈아트홀(02)765-1638.서현철 작·연출.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전개로 웃음과 감동을 주는 블랙코미디.극단작은신화. ◆뮤지컬 ■ 토요일밤의 열기 15∼30일 화∼금 오후8시,토 오후 4시·8시,일 오후 3시·7시 리틀엔젤스 예술회관(02)501-7888.로버트 스틱우드·윤석화 공동제작.비지스 음악,존 트래볼타의 디스코춤 등 70년대 젊음을 재현하는 팝뮤지컬. ■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23일까지 화·수·목 오후7시30분,금·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 2시·6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790-6295.이윤택 재구성·연출.임선규 원작을 이윤택 특유의 재치와 언변을 첨가해 새롭게 구성한 막간극 형식의 신파극. ■ 55사이즈 500cc 5컵 14일 오후7시30분,15일 오후4시30분·7시30분,16일 오후4시30분 대학로창조콘서트홀(02)923-2131.김영수 작·연출.단식원에서 벌어지는 살빼기 대작전.소극장 뮤지컬.극단신화. ■ 야단법석 30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4시 연강홀(02)929-2138.홍인호 작,서상규 연출.음악을 좋아하는 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기를 소재로 한 타악뮤지컬. ■ 델라구아다 무기한 화∼금 오후8시,토·일 오후 5시·8시 세종문화회관 델라구아다홀(02)501-7888.아르헨티나에서 온 퍼포먼스 뮤지컬.공중비행과 춤,서커스 등이 어우러진 퓨전공연. ◆클래식 ■ 김현아 바이올린 독주회 14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피아노 박수진. ■ 피아니스트 최희연 베토벤 소나타 시리즈3 15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소나타 3·10·13·21번. ■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15∼21일(20일 쉼) 평일·토 오후7시30분,일 오후4시 오페라극장(02)580-1300.연출 이소영.비올레타 다리나 타코바·김성은,알프레도 워렌 목·김재형,제르몽 김승철·염경묵,플로라 조성혜,안니나 박정숙,드비니후작 김명지.로베르토 톨로멜리 지휘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 유라시안필의 음악사계-봄 18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533-8744.지휘 금난새. ■ 피아니스트 이경숙의 슈베르트 페스티벌 20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51-9606.바이올린 김남윤,첼로 정명화. ◆콘서트 ■ 이상은 콘서트 14일 오후7시30분,15일 오후 4시·8시,16일 오후6시 대학로라이브극장 1588-1555. ■ 박강성의 추억 15·16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폴리미디어씨어터(02)325-6173. ■ 이소라 콘서트 23일까지 수∼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6시 정동문화예술회관(02)3141-9450. ◆무용 ■ 댄스2000 페스티벌 23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일 오후6시 씨어터제로(02)338-9240.젊은 춤꾼 22인의 창작품 경연무대.일본 무용가 야마다 세스코 특별출연. ◆국악 ■ 조통달의 ‘수궁가’ 15일 오후3시 국립국악원 우면당(02)580-3300.고수 김청만 정화영.해설 유영대 고려대교수.2003 판소리 한마당 ‘소릿길 소리사랑’. ■ 소헌 백영춘의 느낌의 소리 18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580-3300.선소리산타령 이수자.서울국악실내악단. ■ KBS국악관현악단 어린이 음악회 ‘신나는 우리음악’ 15일 오후 3시·5시30분 KBS홀(02)781-2251.개그우먼 김미화 국악인 성상희 출연,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친숙한 국악과무용 중심.
  • 책/’변경’ 사람 잘 골라써야 역사의 승자 된다

    변경 - 렁청진 지음 김태성 옮김 / 더난출판 펴냄 지략 뛰어난 조조 천하의 제갈량이 사람 쓰기도 한수위 결국 패한 이유 뛰어난 장수들 거느려 인재활용 못해 유비 제압 나홀로 분투한 탓 공자는 제자 번지(樊遲)가 지(智)가 무엇이냐고 묻자 “사람을 아는 일”이라고 대답했다.또 공자는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자기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라.”고 했다.사람을 알아보는 것이야말로 지혜의 으뜸임은 역사가 말해준다.고대 중국의 요(堯)임금은 준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어 후세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고,순(舜)임금은 인재를 중용해 업적을 세우도록 했으며,탕왕은 이윤이란 뛰어난 재상의 도움을 받아 은나라를 세웠다.또 주나라 문왕은 위수 강가에 살던 강자아를 등용해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던 제왕들은 이처럼 지혜를 모아 인재를 찾고 이들을 등용하려고 노력했다.그러나 천리마는 늘 있지만 명마를 알아보는 안목은 늘 있는 것이 아니듯 인재를 알아보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천하통일의 대업에서 유비가 조조에게 패한 것은 조조가 인재활용에서 한 수 위였기 때문이다.천하의 제갈량도 실패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인재 활용이다. ‘변경(辨經)’(렁청진 지음,김태성 옮김,더난출판 펴냄)은 참다운 인재를 어떻게 식별하고 관리해야 하는가를 본격적으로 다룬,중국 역사상 최고(最古)의 인재학 경전이다. 참여정부의 새로운 인재 등용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요즘,한 가닥 암시를 얻을 만하다.이 책은 혼란과 분열의 시기였던 위진남북조시대,위나라 사람 유소가 쓴 인물품평 교과서 ‘인물지’를 저본으로 삼았다.고대에서 현대의 문턱인 청조 말에 이르기까지 역대 중국의 역사적 인물들을 재평가하고 인재의 변별법·활용법을 제시한다. 중국 전통정치의 핵심은 인치(人治)요,전통문화의 근본은 치인(治人)이다.다시 말해 중국 정신문화의 핵심은 인간이다. 이 책에선 중국 역사 속의 무수한 인간들을 만난다.전설상의 성천자인 요와 순,경전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 동중서와 준불의,진퇴가 자유로웠던 한신과장량,지모와 언변으로 외교를 장악한 소진과 장의,아첨은 내치고 직언은 받아들인 사마염,중국인의 전통적 도덕과 가치를 대변한 청말 정치가 증국번….책은 구체적 사건을 토대로 이런 역사 인물들의 성패를 짚어가며 ‘인재’를 논한다. 그러면 중국 역사에서 첫째 가는 인물품평 원리는 무엇이었을까.그것은 단연 중용의 원칙이다.공자는 오십이 넘어 겨우 오른 벼슬길에서 단 몇 년간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는 데 그쳤다.하지만 제자들을 통해 학문의 종주로 자리잡으면서 인재를 변별하는 지혜를 발휘했다.중용의 도가 가장 실현하기 어렵다고 여긴 공자는 중용을 성인이 되기 위한 최고의 덕목으로 가르쳤다.이 책 역시 전통적인 인격 이상(理想)의 경지로 중용을 꼽는다.역사의 위인들은 모두 이 넘치지도 처지지도 않는 중용의 길을 걸었다.책은 또 조나라 대장군 염파와 재상 인상여의 예를 들어 부드러움과 겸양의 미덕을 강조한다.‘한 보 양보하면 하늘과 바다가 열린다.’는 중국 속담은 일상생활에서 양보가 종종 승리의 계기가 됨을 웅변해주는 말이다. 무릇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를 위해 화장을 한다.인간에겐 그만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하지만 어떻게 다른 사람의 내면을 바로 읽고 인정할 수 있을까.이 책은 사람을 관찰하는 데는 ‘오시(五視)’가 있다고 말한다.평소에 무엇을 좋아하는지 보고,높은 자리에 있을 때 어떤 인물을 천거하는지 보며,부유할 때 어떤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지 보라.또 가난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며,미천할 때 재물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라는 것이다.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을 천거하는 일이다.그러니 스스로 자신을 추천해 가치를 인정받는 모수자천(毛遂自薦)도 웃을 일만은 아니다. 이 책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난세의 영웅’ 조조와 ‘지혜의 화신’ 제갈량이란 고착화된 인식을 뒤집는다.그들의 인재 활용은 사뭇 달랐다.조조의 수하엔 뛰어난 인재들이 많았던 반면,제갈량에겐 쓸 만한 인재가 없었다.제갈량은 모든 일을 자신이 직접 처리했고,모든 전투에 직접 나갔으며,몸소 전략을마련하지 않으면 패배할 것이란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제갈량의 수하를 지킨 것은 오호대장들 뿐이었던 반면,조조의 밑엔 독자적으로 작전을 펼 수 있는 장수들이 수십명에 달했다.제갈량은 고군분투했지만 고장난명의 상황에서 손발이 묶였고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혼자서 다 잘할 필요는 없다.문제는 어떻게 인재를 찾아 지도하고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다.사람이란 잘 쓰면 모두가 인재지만,내치면 모두가 쌀 지게미다. 이탈리아의 역사가 크로체의 말대로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또한 인물의 역사이기도 하다.인재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인재전쟁’의 시대,특히 새 정부 등장과 함께 인재난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이 책은 주목할 만하다.참된 인재상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역사의 주인으로서 식인(識人)의 안목과 용인의 지략을 키우고 진정한 민주시민의 자세를 다지는 데 이 책은 적잖은 도움을 준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열린세상] 어느 퇴임장관의 낙향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참여정부’의 각료 명단을 발표하였다.국무총리부터 국무조정실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20명중 단 2명만 출신지가 서울이었다.결국 18명의 각료가 모두 고향을 지방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이다.멀리 평양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출신지도 무척 다양하다. ‘국민의정부’ 각료들의 출신지는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2002년 1월29일 단행된 각료들의 명단을 보니 ‘역시’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20명의 총리,부총리,장관들 중 단 한 명만 출신지가 서울이고 나머지는 모두 지방이었다. 여기서 각료들의 출신지를 감안해 지역별로 안배하고 있다는,또는 서울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점을 왈가왈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다만 궁금증을 풀 수 없는 한가지 의문은 지금 이들 퇴임장관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미국의 현 부통령 딕 체니는 오지 중의 오지인 와이오밍주 캐스퍼 출신이다.와이오밍주는 면적으로 볼 때 미국에서 아홉 번째로 큰 주이지만,2000년 현재 전체 인구가 겨우 49만명밖에 안 되는 목축업이 주산업인 주이다.캐스퍼라고 불리는 도시는 인구 면에서 주 전체의 십분의 일을 차지하지만,고작 4만 9000여명밖에 안 되는 전형적인 농촌 소도시이다.잠시,상상의 날개를 펴 보자.예전 중학교 교과서에 소개됐던 ‘올드 페이스플’이라고 불리는 간헐천으로 유명한 ‘옐로스톤 국립공원’자락에 위치한 도시가 캐스퍼인 것이다.작지만 산천경개가 수려한 곳이다.그는 이런 농촌에서 출생하여 자연스럽게 와이오밍 주립대학에 진학했고 학부와 석사과정에서 정치학을 전공하였다.닉슨 대통령 때 워싱턴에 진출하였고,포드 대통령 시절 대통령 비서실 부실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포드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한다.그 후 낙향하여 공화당 하원의원으로 5선 의원이 된다.그 후 부시 대통령시절 국방장관에 임명되어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파나마문제와 ‘사막의 폭풍작전’이라 불리는 이라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지도자가 된다.장관직을 물러난 체니는 두 번째 낙향을 하게 된다. 첫번째의 낙향 방법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하지만 두번째 낙향 때의 일화는 체니와 가까이 지내던 사람으로부터 전해들었다.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주는 점이 있었다.장관 퇴임 직후,부인은 비행기를 이용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게 한 후,체니는 이삿짐 트럭을 세내 닷새를 스스로 운전해 고향인 와이오밍주 캐스퍼로 돌아간다.닷새를 트럭을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자연스럽게 휴식도 취하고 식사도 해야 하기에 트럭 운전기사들이 모이는 식당을 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다른 기사들과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한담을 하던 중,한 기사가 “한데 당신은 딕 체니를 많이 닮았군요.”라고 하자,체니는 추호의 주저도 없이 “내가 바로 체니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동료 기사들은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환호의 박수를 보내주었다고 한다.그 후 그는 현 부통령에 임명되기까지 고향을 지키며,모교인 와이오밍 대학에서 ‘미국의 국방정책’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해왔다. ‘참여정부’가 출범을 하여 수십명에 달하는 전직 장·차관들이 자리를 떠났는데 이들이 요즘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무척 궁금하다.도대체 몇명이나 고향으로 낙향하여 고향의 후배들을 위하여 봉사를 하고 있을까? 또 그중 몇명이나 손수 이삿짐 차를 운전해서 고향으로 돌아갔을까? 서울의 인구가 넘치고 넘쳐 수도권까지 인구과밀이 된 이유가 바로 고향을 생각하며 고향을 위해 봉사를 하겠다는 전직 고위공복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참여정부’가 내세운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서울에 앉아서 외쳐댄다고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제발 기우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 우 서
  • HOT & NEW 게임 애니 만화

    ●못 말리는 과학탐험대 1∼4 초등학생·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만화 시리즈.가와기타 료지 외 글,오이와 퓬 외 그림.각권 5500원.사이언스북스. ●바이러스 1,2 스포츠신문 연재중인 단편성인만화 모음집.박경근 글·그림.각권 7000원.자음과 모음. ●교과서 속 큰 인물 이야기 1∼5 초등학생을 위한 30인의 세계위인전.오세영 글·그림.각권 8500원.자음과 모음. ●기생충 스포츠신문 연재중인 성인개그만화.김미영 글·그림. 9000원.애니북스. ●달려라 봉구야 쓸쓸한 도시인들을 위한 따뜻한 동화만화.변병준 글·그림. 8800원.도서출판 길찾기.
  • 오피니언 중계석/ 고교 국어교과서 현대시 홀대

    이희중시인 논문 ‘시인세계' 기고 학창시절을 거치면서 누구나 시(詩)를 배우지만,학교를 졸업한 뒤 시를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웬만한 규모의 서점에는 시집만 따로 모아 놓은 서가가 있지만,대부분 저급한 취미에 야합한 시집들만 살아남는다.도대체 왜 제대로 된 시가 홀대받는 시대가 왔을까.시인 이희중씨는 퍼즐을 풀듯 시와 관련된 간접지식들만 달달 외우는 시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아울러 현대시의 성과를 무시하고,광복 이전의 시만 다루는 교과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계간지 ‘시인세계’에 실린 ‘새 교과서 수록시와 시 교육에 대한 소견’이라는 논문을 통해 바람직한 시 교육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보자. 새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시는 ‘노래의 아름다움’이라는 대단원에서 제각각 하나의 소단원을 구성하는 김소월의 ‘진달래 꽃’,이육사의 ‘광야’,정지용의 ‘유리창’과,다른 대단원에 이은 준비학습과 심화학습에 실린 이은상의 ‘가고파’,백석의 ‘여승’,박재삼의 ‘추억에서’,정인보의 ‘자모사’등 모두일곱 편이다. 이렇듯 소단원의 하나로 목차에 실린 현대시 작품 세 편이 모두 광복 이전의 작품이다.이웃장르인 소설에서 선정된 네 편 가운데 염상섭을 제외한 박완서,윤흥길,이청준의 작품이 모두 1970년대 이후의 작품인 사실과 뚜렷하게 대조적이다. 소설에 네 편을 할당하면서 시에 세 편을 할당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시 세 편은 소설 한 편이 차지하는 지면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는다.광복 이후 60년 가까이 진행된 현대시의 성과를 홀대하고 있다는 점이 자명하다. 준비와 심화학습에 선정된 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박재삼의 시만 광복 이후의 작품.대부분의 단원에서 최신의 매체 언어와 텍스트를 도전적으로 선정한 것과 비교해 볼 때,유독 시만 자유롭게 최근의 텍스트를 선정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교과서에 수록된 시뿐만 아니라,시 교육도 왜곡돼 있다.교육자는 학생들에게 시를 이해하도록 권유하기보다는,시험에 필요한 부차적 지식과 일률화된 타인의 감상 결과를 외우도록 요구한다.젊은 세대들은 이같은 교육을 통해 시에 대한근원적 적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종의 퀴즈나 퍼즐처럼 주제,제재,소재,구성,구절풀이를 줄줄이 외우는 시 교육은 시를 읽는 즐거움 자체를 앗아간다.시 교육이 이렇다 보니 교과서에 실릴 시를 고를 때 지식 항목이 명쾌하게 정돈될 만한 작품을 고른다는 혐의를 지우기 어렵다. 학교에서 시를 가르치는 일차적 목적은,학생들 스스로 시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훈련을 통해 시를 감상하고 즐기는 능력을 길러,사회에 나가서도 자신의 감각에 맞는 시집을 주체적으로 고를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시를 여러차례 읽게 하고,소감을 부담 없이 말하게 하고,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서도 논평하게 해야 한다.시에 대한 분석이나 해설보다는 시 속에 담긴 체험에 관련된 주체적 발언을 장려해야 한다. 성공적인 경우,자율적이고 주체적인 토론을 통해 한 편의 시에 대한 가능한 해석의 한 가지에 도달하게 된다.다음 단계로 교사는 부차적인 지식을 알려줄 수 있다.동시에 다양한 해석의 방법이 오히려 문학을 즐기는 옳은 길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습득된 지식은 시험에서도 강하다.제 스스로 시를 읽을 능력이 있으므로 처음 보는 시가 출제되더라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평생 누구의 도움 없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시를 찾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주제,소재,어구풀이 등 간접 지식의 세례를 받는 시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대부분의 시는 싱싱한 모습으로 저 홀로 있다.교실을 떠나면 아무도 시를 해설해 주지 않는다.시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만든 음식만 넣어주지 말고 그들 스스로 음식을 만들게 하라.그것이 바로 일종의 지적 생존 교육이다. 정리 김소연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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