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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야 들꽃에게 말 걸어보렴

    꼬마야 들꽃에게 말 걸어보렴

    앞마당에 피어 있는 작은 꽃과 나무, 어느날 갑자기 새식구로 들어온 강아지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면 어떨까. 살아 있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인격체로 생각해 본 적이 없던 생명체들이 마법처럼 입을 열어 자신들의 처지를 들려 준다면 다시는 이들에게 함부로 굴지는 못하지 않을까. 정일근 시인이 아이들을 위해 5년 간 정성스레 다듬어 처음 펴낸 ‘하나 동생 두나’ ‘내가 꽃을 피웠어요’ ‘우린 친구야 모두 친구야’ 등 세 편의 연작동화는 그런 진귀한 경험을 준다. 세 편 모두 동, 식물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10년째 울산의 은현리라는 시골마을에서 자연을 벗삼아 살고 있는 시인은 마술사가 되어 강아지, 나무, 꽃에게 살뜰한 목소리를 선사했다. 엄마와 떨어져 시인의 집에 들어온 누렁이 강아지 두나, 꽃을 못 피운다고 바보라 놀림받는 목련, 자신의 이름을 알고 좌절하는 애기똥풀꽃의 이야기는 아무리 하찮은 생명체라도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바다가 보이는 교실’로 친숙한 시인의 언어는 부드럽지만 세상과 자연, 가족을 다시 보게 만드는 단단한 힘을 품고 있다. 시인은 “자연 속에서 들은 자연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동화로 만들어 전해 주고 싶었다.”고 했다. 도시의 각박한 현실에 치여 사는 아이들에게 시인이 주고자 한 것은 모든 자연과 생명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의 귀’다. 책장을 다 덮고 나면 시인의 바람이 헛되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가교출판 펴냄. 초등 1~3학년. 각 98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열린세상] MB의 대일 실용외교/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MB의 대일 실용외교/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일요일 도쿄를 방문, 아소 다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한 핵 문제, 경제문제 그리고 글로벌 협력 문제에 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불과 9시간 동안 체재하며 정상회담 이외에도 한·일경제인, 재일 한국인들과의 미팅을 갖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당일 귀국했다. 격식이나 의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내용과 실질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 특유의 실용외교의 단면을 보여준 방일 외교였다. 정상회담은 작년 9월 아소 총리가 집권한 이래 여섯 번째의 양자 회담이며 다자회담 등에서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한 것까지를 합하면 여덟 번째로, 두 정상은 35일 만에 한 번씩 만난 셈이 된다. 두 나라 정상이 쉽게 만나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은 과거와는 달리 한·일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우호와 협력의 무드 속에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초 아소 총리 방한에 이어 이 대통령의 방일이 실현됨으로써 우여곡절 끝에 정상 간 셔틀 외교가 한·일관계의 외교관행으로 정착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현안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한·일의 입장과 시각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두 정상은 여기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일의 공조방침에 대해 확고한 결의를 다짐했다. 즉, 양국은 북한 핵 보유를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며,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 간의 협의 필요성에 관해 인식을 공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양 정상의 합의는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의 기본 라인과 정확하게 합치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정세는 북한의 광명성 2호 로켓발사와 제2차 핵실험 등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보위기 상황의 고조는 기본적으로 북한체제가 안고 있는 내부의 모순과 직결된 것으로 김정일의 건강 악화와 그에 따른 무리한 후계구도 확립 과정에 그 근본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위야 어쨌든 북한이 보이고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강경 움직임에 대해서 우리는 면밀한 대응을 다차원적으로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방일 외교의 최대 성과는 북한 핵 문제에 관해서 한·미 정상 간의 합의에 이어 한·일 간에도 확고한 대북정책의 공조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한·미·일의 공조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한 데 있다. 정상회담에서는 북한문제 이외에도 대일무역 불균형 극복을 위한 한·일 협력방안, 9월의 G20 정상회의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대처 방안 그리고 한·일 FTA의 촉진 및 대학생을 비롯한 한·일 인적 교류의 확대 방안 등 실질적인 차원의 이슈에 관한 논의가 깊숙하게 다뤄졌다. 이러한 이슈야말로 미래의 한·일관계를 설계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요소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경제, 생태환경, 과학기술, 문화·인적교류 분야의 협력이야말로 한·일 양국이 양자관계를 넘어 동아시아 지역과 글로벌 영역에서 추진해야 할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독도, 과거사 갈등 문제가 애초부터 의제에서 제외되었다. 돌이켜보면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한·일관계는 독도, 교과서, 야스쿠니 참배, 망언 등의 역사 관련 악재가 주기적으로 터지면서 마찰과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과거사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측의 도발이 있을 시는 단호하게 대처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경우 선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방일에서는 이러한 실용외교의 면모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잘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34인의 대지휘자 삶과 예술을 말한다

    34인의 대지휘자 삶과 예술을 말한다

    “요즘 유명한 지휘자들이 그냥 나온 게 아니거든. 예전부터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음악을 개성있게 연주했던 대지휘자들이 있었으니까 그만한 지휘자들이 나오는 거야. 이걸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이 알려주지 않으면 요즘 사람들은 예전 음악을 알 기회를 갖기 힘들어.” 30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동림(77) 전 청주대 영문과 교수는 ‘안동림의 불멸의 지휘자’(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이하 ‘불멸의 지휘자’)를 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소설가, 한학자, 출판기획자, 음악비평가 등으로 활동하며 이 시대의 르네상스형 인간으로 불리는 안 교수는 ‘이 한 장의 명반’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한 장의’는 클래식 입문의 교과서로 1988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100만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이 어떤 곡을 듣고 어떤 음반을 명반으로 꼽을 것인가에 대한 답변이라면, ‘불멸의 지휘자’는 클래식 명작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창조해냈는가에 대한 안목을 제시한다. “엄격한 독일식 연주 스타일을 보여주는 푸르트뱅글러는 속도감 있게 몰아가는 연주에도 오케스트라가 흐트러지지 않고 끝까지 제몫을 할 수 있게끔 이끌어 가는데, 그게 참 대단해. 부르노 발터는 90살 가까운 나이에 부르크너 9번 교향곡을 지휘할 때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무대에 나오더라고. 근데 이 사람이 지휘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렇게 힘이 넘칠 수가 없어.” 지휘자 이름만으로도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불멸의 지휘자’는 이런 것을 글로 정리한 역작이다. 2006년부터 3년간 월간지 ‘객석’에 기고한 글들을 한 데 모았다. 19세기 후반에 데뷔한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부터 2001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주세페 시노폴리까지, 한 세기를 풍미한 대지휘자 34명의 삶과 예술세계를 녹였다.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는 푸르트뱅글러, 능력만은 높이 인정하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직접 지휘하는 모습을 봤던 세르지오 첼리비다케 등과 그러지 못해 못내 아쉬운 카를로스 클라이버 등을 아우른다. 월간지 기고가 글 중심이었다면, 책에는 유니버설, EMI, 소니 등 음반사의 도움으로 지휘자들의 사진들도 수록했고, 반드시 들어야 할 역사적 명반과 DVD를 지휘자별로 꼽았다. 독특한 것은 외국어 표기법. 세라핀은 세라휜으로, 푸르트뱅글러는 후르트뱅글러, 모차르트는 모짜르트,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는 샌후란시스코 등으로 표기했다. “만약 한글이 세종대왕 창제 당시 자음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영어 발음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열정(passion)과 복식(fashion)은 똑같이 ‘패션’으로 쓰지만 엄연히 원래 발음은 다른 것처럼 가급적 책에서도 원래 발음에 가깝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늦게 시작했다는 압박감 벗어나야”

    “늦게 시작했다는 압박감 벗어나야”

    “남들보다 처진 느낌 때문에 초조하죠. 그래도 새로운 생활을 생각하며 이겨냈어요.” 올해 연세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박은지(20)씨는 지난해 신분증이 두 개였다. 하나는 서울 모대학 학생증, 다른 하나는 재수학원 원생증이었다. 박씨는 대학 생활을 하다 재수에 도전하는 학생. 소위 반수(半修)생 신분이었다. 서울 모대학을 1학기 동안 다녔다. 과대표도 하고 열심히 신입생 생활을 즐겼다. 그러나 마음의 짐이 있었다. 지난 수능에서 능력만큼 점수를 못 얻었다는 생각이 마음을 괴롭혔다. 박씨는 “컨디션 조절을 잘못했었다.”고 했다. 시험 전날 밤, 잠이 안 왔다. 수면제까지 먹어가며 밤새 자려 했지만 결국 뜬 눈으로 새웠다. 다음날 박씨는 최악의 상태로 시험을 치러야 했다. 박씨는 “그래도 무난한 대학에 점수 맞춰 왔고 안주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후회할 것 같았다. 결국 5월 중순 학교를 휴학했고 6월부터 수능준비에 뛰어들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 이미 지난해부터 공부를 시작한 재수생들을 생각하면 할 일이 태산이었다. 박씨는 “마음이 급했지만 그래도 의식적으로 여유를 가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우선 집 근처 독서실부터 등록했다. 재수학원에 바로 갈 수도 있었지만 친구들 만나면 놀 것 같다는 생각에 포기했다. 개념정리부터 시작했다. 예전 정리했던 교과서를 보며 언어·수리·외국어 개념 노트를 만들었다. 박씨는 “다시 감부터 찾겠다는 생각으로 기본을 다졌던 게 성공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7,8월 여름 두 달은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보냈다. 지난 수능 문제와 그해 모의평가 등을 풀며 2009학년도 수능 유형에 대해 감을 잡아갔다. 그리고 9월부터는 재수학원에 등록했다. 다만 학원은 주말 종합반을 선택했다. 평일에는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하고 주말에는 모자란 부분을 강의로 보충했다. 박씨는 “한번 해봤던 공부였기 때문에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씨는 “반수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끊임 없이 찾아드는 초조함”이라고 했다. “재수생들보다 진도가 느리니까, 또 성적에서도 차이가 나니까 초조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그럴 때마다 박씨는 노트 앞장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할 것들을 적었다. 그걸 적고, 또 읽으면서 어려움을 견뎠다. “댄스 동아리 ‘하라’에서 춤을 출 거야. 응원단 ‘아카라카’에서 멋진 응원을 할 거야라고 적으며 여유를 찾았어요. 초조하면 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간단하면서 어려운 박씨의 성공 비법이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반수생 입시공부 이렇게

    반수생 입시공부 이렇게

    대학 재학생도, 재수생도 아닌 대입 수험생 ‘반수(半修)생’. 대학에 합격했지만, 정말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반년 동안의 재수를 시작하는 학생들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수능 영향력이 더욱 커지면서 반수생도 다소 늘 것으로 보인다. 반수생들이 본격적으로 수능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는 여름방학 전후다. 그러나 실제 성공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가능성에 대한 엄격한 검증, 치밀한 계획과 각오가 필요하다. 비상에듀 입시서비스과 박정훈 연구원은 “반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유형은 수능 때 결정적인 실수를 많이 했거나, 기본 실력은 있지만 막판 마무리에 소홀했던 학생”이라고 말했다. 반수생의 성공 가능성은 재수생보다 낮다. 대학 생활에 적응하느라 수험 공백이 길다.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도 많이 잊어버린 상태다. ‘배수진’을 친 재수생보다는 여러모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렵게 결정한 반수를 성공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박 연구원은 “지난 실패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반수를 하는 것은 결국 지난 입시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습, 입시전략, 학과선정 및 진로면에서 지난 실패의 원인을 찾고 분석해야 한다. ●모의고사 풀어 현재 실력 확인하고 시작 그리고 자신의 현재 위치를 냉철히 파악해야 한다. 지난 수능 이후 제대로 수능 대비 학습을 하지 못한 반수생들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수능 이후 반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실력은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반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최근 모의고사 문제를 먼저 몇 차례 풀어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스스로 평가해 보고 점수 회복 가능성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도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영역별 백분위, 등급 등을 비교해 작년 수능과 차이를 분석하자. 성적 변화의 원인과 향상에 대한 대안도 같이 작성해 보는 게 좋다. 올해 대입 전형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기본이다. 주요 대학 발표에 따르면 2010학년도 입시는 일부 변화가 있지만 지난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반수생들은 대부분 서울 소재 명문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와 비슷한 방식으로 뽑아 재학생보다 크게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경험자라 유리한 점도 있다. 6월 평가원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 수는 언어영역 선택자를 기준으로 68만6169명이다. 지난해보다 6만 5847명 증가했다. 재학생은 61만 1720명으로 지난해보다 6만 5141명이, 재수생은 7만 4449명으로 지난해보다 706명 각각 증가했다. 따라서 상위 5%에 해당하는 최우수 학생 수도 지난해보다 3000명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최상위권 대학과 인기학과의 경쟁률, 중상위권 대학 입시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치열할 거라는 얘기다. 반수생들은 올해 수험생 수가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수능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전통적으로 수능은 재학생보다 재수생이나 반수생에게 유리하다. 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 수능시험 성적(표준점수, 백분위)을 60% 이상 활용한다. 또한 주요 대학들은 수능 성적만으로 정원의 30~50% 내외를 우선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수능시험 성적의 활용도도 높아진다. 또 전체 모집정원의 55% 이상을 선발할 것으로 보이는 수시 2학기 모집에서도 수능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설정한 대학이 대다수다. 수시·정시 모두 수능의 상대적인 영향력이 높아진다. 박 연구원은 “입학사정관제 확대, 수시논술 확대 등 전형 변화가 있지만 반수생들 입장에서는 일단 수능 시험에 집중하는 게 올바른 선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수능에 집중하는 게 유리 반수생은 재수생보다 학습 시간이 부족하다. 박 연구원은 “철저한 의지를 갖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에 학적이 있는 반수생은 힘이 들 때 악착같이 공부하기보다는 돌아갈 곳이 있어 나태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많은 반수생들이 뒷심을 발휘하지 못해 실패한다. 5개월 남짓한 기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 고3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공부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자투리 시간 등 가용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자신에게 걸맞은 학습형태도 시급히 찾아야 한다. 독학이나 재수종합반, 인강(인터넷강의), 기숙학원 등 방법은 많다. 발빠른 입시전략도 경쟁력이다. 반수생의 경우 일반적으로 정시를 중심으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시를 노리는 학생도 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수능 이후 실시하는 수시 2차를 중심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짧은 시간에 최대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 7, 8월에는 교과서를 중심으로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 각 영역의 전반적 흐름을 다시 짚어보고 감각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학원들이 7월 말에 1학기 진도가 끝나고 8월부터는 실전문제 풀이로 들어간다.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풀이를 하는 건 모래 위에 집짓기와 같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많은 양을 공부하기보다 서서히 학습량을 늘려가면서 습관화하자. 기본개념이 잡히면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감각을 익혀나가는 게 필수다. ■정리: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도움말:비상교육
  • [엄마와 읽는 동화] 나쁜 엄마의 아들/박상규

    [엄마와 읽는 동화] 나쁜 엄마의 아들/박상규

    산골 조그만 동네에 남자 아이의 손을 잡은 젊은이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그 아이는 젊은이의 아들 영진입니다. 이 젊은이는 무엇인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사뭇 고개를 숙이고 동네 사람들의 얼굴 보기를 꺼려했습니다. 동네 어른들과 아이들은 젊은이를 보고 모여들었습니다. 아이들 중에는 영진이와 또래인 지한이도 있었습니다. 동네 어른들은 그 젊은이를 보고 많은 말을 했습니다. 지한이는 관심을 가지고 어른들이 주고받는 말을 귀담아듣고 있었습니다. “무슨 염치로 이 동네에 발을 들여놓은 거야?” “사업한다고 저희 부모 등골 빠지게 벌어 장만한 땅 다 팔아다가 없애 버리고 뭘 또 부탁하려고 여기를 온 거야.” “그야 빤하지 뭐. 다방 마담하고 낳은 아이를 길러 달라고 왔겠지.” “하여튼 그 어르신들 자식 잘 못 둬서 늦게까지 고생하는 것 보면 안타까워요.” “젊은이가 예쁜 여자 얼굴에 반해서 저희 부모 땅 팔아 시내에 다방을 차려서 몇 년 동안 살림 한답시고 흥청망청 살다 아주 망해 버렸으니 이제 어찌할 거야?” “그 다방 마담은 돈 다 날려 먹고는 남편과 아들까지 버리고 어디로 도망을 가고 말았대.” “그 여자 참 나쁜 엄마네요.” “젊은이 앞길 망친 것도 모자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가슴에 못 박아놓고, 자기만 편하려고 떠난 그런 여자는 정말 나쁜 엄마가 분명하지.” 아들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난 할아버지는 곁에 보이는 나무 몽둥이를 집어 들고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늙은 부모를 본 젊은이는 고개를 더욱 숙인 채 벌벌 떨었습니다. “이 놈의 자식, 여기가 어디라고 나타났어? 당장 돌아가.” “아버지, 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난 네 놈을 용서 못한다. 지금 당장 되돌아가지 않으면 이 몽둥이로 다리를 부러뜨리겠다.” 할아버지는 들고 있던 몽둥이를 쳐들어 아들을 치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 우리 아버지 용서해 주세요.” 젊은이가 데리고 온 영진은 할아버지의 다리를 꼭 잡고 말했습니다. 화가 잔뜩 난 할아버지도 손자가 빌며 애원하는 데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넌 내 아들이 아니다, 어서 내 눈 앞에서 없어져버려.” “네 아버지 저는 갈 테니 아들 영진이나 좀 맡아주세요.” “……” “영진이 여기 학교로 전학 시켜서 잘 좀 가르쳐 주세요.” “……” 할아버지는 아들은 미웠지만 손자를 맡아서 키워주고 가르쳐 달라는 부탁은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영진아……” 할아버지는 들었던 몽둥이를 땅바닥에 내팽개치고는 손자 영진을 두 손으로 와락 껴안고 엉엉 울었습니다. 너무 안타깝고 안돼 보였습니다. 여태까지 젊은이를 흉보던 동네 사람도 할아버지의 우는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훌쩍훌쩍 울었습니다. 영진이 아버지는 슬금슬금 도망가듯 동네를 빠져 나갔습니다. “자식 잘못 둬서 미안합니다. 앞으로 불쌍한 우리 손자 영진이를 잘 감싸 안아 주세요.” 영진이 할아버지는 동네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지한이에게도 한 마디 했습니다. “지한아, 앞으로 우리 영진이와 친하게 잘 지내줘.” “……” “우리 영진이도 지한이가 다니는 학교로 전학할 거야. 아이들한테 우리 영진이 아빠 엄마 얘긴 하지 마라. 특히 영진이 엄마가 다방 마담이었다는 것은 아이들이나 선생님한테 말하면 안 돼. 절대 비밀로 해줘.” “……” “이런 얘기를 다른 사람들이 알면 영진이가 기가 꺾이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 손자를 깔볼 거거든. 그래서 지한이한테 비밀을 지켜 달라는 거야 알았지?” “……” 지한이는 무엇인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영진 할아버지가 부탁하는 말에 한 마디도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한은 영진이가 지한이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세고, 얼굴도 더 잘생긴 것 같아 모든 면에서 밀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튿날 할아버지는 영진이를 고개 너머에 있는 학교에 전학을 시켰습니다. 영진이는 지한이와 한 반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전학을 온 영진에게 다가와 말을 걸고 친해지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영진이는 아빠 엄마와 관련된 비밀이 알려지는 게 싫어서 아이들 곁으로 가까이 가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전학 온 영진이가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 힘은 또 얼마나 센지 이런 것들이 궁금했습니다. “선생님 체육해요.” “체육은 왜?” “새로 전학 온 영진이가 얼마나 센지 알아보고 싶어요.” 아이들이 졸라서 선생님도 아이들을 씨름장으로 데리고 나갔습니다. 씨름장에 반 아이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았습니다. 보통 때처럼 씨름은 작은 아이들부터 붙었습니다. 이기는 아이에게 다음 아이가 계속 맞붙어 마지막에 남은 아이를 가려서 챔피언 인정해 주는 것이 이 반의 전통입니다. 영진이 차례가 되었습니다. 영진은 여러 아이들을 힘도 안 들이고 모두 쓰러뜨렸습니다. 아이들은 영진의 씨름 실력에 놀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씨름 실력이 제일 좋은 지한이가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기면 챔피언이 되기 때문입니다. 씨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응원 소리가 커졌습니다. “지한이 이겨라.” “영진이 이겨라.” 두 편으로 갈려서 하는 응원전은 뜨겁고, 신났습니다. 드디어 영진과 지한이가 씨름을 하기 위해 서로의 허리를 붙잡고 앉았습니다. “너 나 이기면 안 돼” “왜?” “네가 나를 이기면 너의 비밀을 다 얘기할 거야. 알았지?” “……” 지한이는 작은 소리로 영진에게 말했습니다. 위협하는 목소리였습니다. 영진은 그 소리를 듣고 힘이 빠졌습니다. 생각하니 화가 났습니다. 실력이 비슷한 지한이와 영진은 있는 힘을 다해 이기려고 애를 썼습니다. 구경하는 아이들은 손에 땀을 쥐고 씨름을 지켜보았습니다. 영진은 배지기 수를 넣어 지한이를 멋지게 쓰러트렸습니다. 모래밭에 얼굴을 처박고 엎어진 지한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습니다. “선생님 한 번만 더 하게 해 주세요.” “영진이도 괜찮겠지?” “네. 좋아요.” “그럼 3판 2승으로 우리 반 챔피언을 결정하겠다.” 영진과 지한이의 두 번째 대결이 시작됐습니다. “이번에 네가 안 져주면 여기서 넌 나쁜 엄마 아들이란 비밀을 애들한테 말해 버릴 거야.” “……” 지한이가 또 한 번의 경고를 했지만 영진은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영진이 이겨라.” “지한이 이겨라.” 아이들의 응원 열기는 점점 뜨거워 갔습니다. 지한이는 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나 영진은 지한의 발을 걸고 몸을 들어 한 바퀴 빙 돌린 뒤 모래판에 내동댕이쳤습니다. 지한은 아까보다 더 형편없이 지고 말았습니다. 선생님이 영진이의 손을 번쩍 들어 승리를 알렸습니다. “야, 영진이가 이겼다.” “영진이가 챔피언이다.” 모래밭에 내동댕이쳐진 지한은 반 아이들의 환호를 받고 있는 영진에 대한 분함이 머리끝까지 올랐습니다. “영진이는 나쁜 엄마의 아들이다.” 지한은 큰 소리로 아이들을 향해 외쳤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영진이 엄마는 다방 마담이고, 영진이 아버지를 망하게 한 사람이래.” 선생님과 아이들은 지한의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지한이를 보고 “그런 소리 하면 안 돼.” 이렇게 말하고는 영진이를 돌아보며, “지한이가 말한 것이 정말이라도 괜찮아. 용기를 가지고 살아.”하며 위로해 줬습니다. 영진은 아픈 상처를 찔린 것처럼 가슴이 아팠습니다. 영진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영진아, 힘내라.” “영진아, 괜찮아 영진이는 할 수 있어. 영진이는 우리 반 챔피언이다.” “지한은 비겁해.” “지한이는 그런 짓 다신 하지 마.” 아이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외쳤습니다. 영진은 친구들이 너무 고마워 팔로 눈물을 닦으며 허리를 굽혀 꾸벅 절을 했습니다. ●작가의 말 우리 둘레에는 부모님의 헤어짐으로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에서 크는 어린이가 참 많습니다. 이런 어린이들은 삶의 용기와 희망을 잃고, 외롭고 우울합니다. 이런 이들에게는 용기와 희망,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하고, 또 함께하는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는 어울림이 필요합니다. 우리 가까이에도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가진 친구가 있다면 먼저 다가가는 내가 됩시다. ●약력 박상규는 1937년 충북 제천시 한수에서 태어나고 충주에서 공부하고 자람. 198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됨. ‘고향을 지키는 아이들’ ‘참나무 선생님’ 등 20 여권의 동화집을 냄.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에 작품이 실려 있음. 초등학교 교사로 42년간 어린이를 가르치고 퇴직해서 지금은 충주에서 동화를 쓰며 살고 있음. 현재 한국어린이문학 협의회장으로 계간 ‘어린이 문학’이란 잡지를 발행하고 있음.
  • [사설] 한·일 정상 북핵공조, 中도 동참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도쿄에서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만나 북한 핵과 미사일 등 현안을 논의했다. 취임 후 11번째 열린 한·일 정상회담이다. 특히 아소 총리와는 지난 8개월 동안 8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난 셈이다. 그동안 일본 이 독도 및 교과서 문제를 놓고 도발을 함으로써 정상 셔틀외교가 차질을 빚어왔으나 이번 회담을 계기로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두 정상이 수시로 상대국을 오가며 격의 없는 실무회담을 가진다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다.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북한의 핵보유를 결코 용인할 수 없음을 재확인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과 함께 6자회담 참석 5개국이 효율적인 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포기를 압박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지금 중국이 대북제재에 흔쾌히 나설 움직임이 아니다. 북한을 뺀 5개국이 사전협의를 갖자는 데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일 정상이 대북 공조의 목소리를 확실히 냄으로써 중국의 동참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두 정상은 경제·원자력·과학기술·우주·문화교류 분야에서의 협력도 다짐했다. 경제위기 극복 및 저탄소·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 정부는 물론 기업간의 협력이 긴요하다. 일본 기업이 우리의 ‘부품·소재 전용공단’에 많이 진출하는 등 상생의 협력구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역시 두 나라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전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두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양국 경제인 간담회가 열린 것은 고무적이다. 이러한 모임들을 통해 실천 가능한 협력사업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일본은 군비강화 자제, 재일한국인 지방참정권 부여 등 우호선린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할 것이다. 한·일 협력을 통한 동북아 공영은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로 나아갈 때 가능하다.
  • 아웃사이더 속사포 랩 따라하기

    아웃사이더 속사포 랩 따라하기

    뙤약볕 아래에서 마라톤이라도 한 듯 다리에 힘이 풀리고 숨쉬기조차 어렵다.바짝 마르는 입술과 달리 입엔 침이 고여 혀가 꼬이기 시작한다.뱉어내야 할 말들이 목구멍 속으로 도주하듯 사라진다.  래퍼 아웃사이더(본명 신옥철·26)의 노래를 따라 부를 때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그는 1초에 17음절을 발음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래퍼’이기 때문이다.  2007년 발표한 1집 ‘솔릴로퀴스트’로 또다른 랩의 세계를 보여준 그는 최근 2집 ‘마에스트로’에서 속사포 랩의 진수를 보여준다.특히 타이틀곡 ‘외톨이’에서는 30초 길이의 2절 랩에 300음절의 랩을 쏟아내며 ‘누구보다 빠른’ 실력을 뽐낸다.  1초에 10음절.비트를 몸으로 느끼며 리듬에 랩을 실어 보내려 해도 그 속도를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다.  그의 노래를 한 번이라도 부르려 시도하다 좌절한 이들에게,혹은 가까운 시일 안에 그 랩을 따라하려고 가상한 용기를 낸 이들을 위해 아웃사이더가 속사포 랩의 비결을 알려줬다.  일단 속사포 랩에는 직사포와 곡사포 두가지 방식이 있다.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직사포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정확히 콕콕 집어 발음하는 것이고,곡사포는 전체적인 느낌을 살려 부드럽게 이어가는 것이다.먼저 이 둘 중 자신에게 더 맞는 방법을 찾으라고 권유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단어를 뱉어내야 하기 때문에 호흡도 중요하다.아웃사이더는 달리기를 통해 호흡을 늘리는 방법으로 비결을 터득했다.  그 다음 방법이 가장 중요한데,알고 나면 너무도 쉽기 때문에 마지막 대반전을 다 알고 스릴러 영화를 보는 만큼 허망하기 이를 데 없다.  아웃사이더가 밝힌 빠른 랩을 하는 비결은 ‘부단한 노력.’  그도 처음에는 빠른 랩이라는 그만의 표현 방법에 종속된 적이 있었다.제한된 시간의 여백에 더 많은 가사를 담기 위해 발음하기 편한 노랫말로 채웠던 것이다.하지만 메시지를 더 담아내고 싶어 꿈을 꾸면서도 랩을 연습했다고 한다.  아웃사이더는 책,신문을 읽을 때도 모든 활자를 소리내 뱉어냈고,생소해보이는 단어들도 몇 차례 소리내어 발음했다.거리의 간판도 물건의 상표도 그에게는 속사포 랩을 하기 위한 교과서이고 교재였다.  머리로 암기하고 가슴으로 이해할 때까지 일상생활에서 연습하는 것만이 아웃사이더처럼 빠른 랩을 할 수 있는 비결이다.  아웃사이더의 노래는 일반 대중들에게서 ‘따라부르기’란 즐거움을 빼앗아 간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이에 대해 아웃사이더는 ‘도전하는 재미’로 받아들여 달라고 주문한다.  아직은 ‘단지 빠르기만 할 뿐’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지만,언젠가 그 빠름 속에 담긴 메시지에 주목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움직이는 산수화는 어떤 모습일까

    움직이는 산수화는 어떤 모습일까

    ‘휴우~휴우~’. 올빼미가 두 눈을 꿈쩍이며 고적하게 울고 있는 사이 가파른 지붕 위로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다. 바람에도 꿋꿋한 네 그루의 푸른 소나무도 하얀 눈꽃을 입고 있다. 둥근 창으로 촛불이 흔들거리고 글 읽는 선비는 밤이 새는 줄 모른다. 그렇게 책읽던 선비의 창 옆으로 추운 겨울이 가고, 꽃피는 봄이 오고, 바람 시원한 여름과 쓸쓸한 가을이 찾아온다. ●LED 디지털 영상으로 고전 재해석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제주도 유배 시절, 자신을 위해 베이징에서 어렵게 구한 책들을 보내주던 제자이자 역관인 이상적의 절개를 기리며 그렸다는 세한도(歲寒圖)를 영상미디어 작가 이이남(41)이 새롭게 해석해낸 작품이다. 평면 TV모니터인 LED(발광다이오드)를 캔버스 삼아서 조선시대 산수화로 움직이는 영상작업을 해오던 그가 이번 작업에 4계절까지 포함하게 됐다. 더 이상 조선의 산수화는 곰팡이내 나는 과거의 잊혀진 그림이 아니라 최첨단의 기계를 통해 살아나게 된 것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개인전이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12층 신세계갤러리에서 7월21일까지 약 한달간 열린다. 서울 명동 근처에서 쇼핑을 한다면 쉬엄쉬엄 이 전시를 보러가라고 권하고 싶다. 일단 미술 상식이 없더라도 아주 재밌게 미술 교과서에 실린 익숙한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것도 움직이는 그림으로. 소치 허련의 산수화가 인상파 화가 모네의 ‘해돋이’와 만나 교류하는가 하면, 오스트리아 클림트의 그 유명한 ‘키스’가 4계절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사랑을 고백한다. ●눈동자 굴리는 모나리자… 세태 풍자 강세황이 그린 ‘영통동구’. 오른쪽 하단에 마땅히 있어야 할 나귀 탄 선비와 딴청을 피우는 동자가 보이지 않아 의아한데, 이런! 오른쪽 하단부터 능청스럽게 산길을 올라오고 있다. 일본 수묵화 ‘자연’ 속의 해오라기가 계절을 따라 물고기와 벌래를 잡아먹기도 한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는 1만 2000봉마다 크레인과 송신탑이 가득하다. 지구의 환경파괴를 고발했다. 통상 A4용지만한 크기로 인쇄된 겸재의 ‘금강전도’를 보다가 50인치 크기로 커진 금강전도를 보면, 겸재의 그림솜씨를 절로 감탄하게 된다. 실제 크기보다 3배 정도 커진 모나리자는 전투기와 낙하산을 따라다니느라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린다. 전쟁비판이다. ●피카소·마네 등 서양명화도 함께 감상 ‘신갤러리’ 작품에는 고흐, 피카소, 레제, 샤갈, 마네, 벨라스케스 등 작가들 작품 30여점이 들어가 있고, ‘리히텐슈타인연구’에도 서양명화 30여점이 전개된다.(02)310-192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플라톤 할아버지·사르트르 형… 참 쉽죠잉~

    제목 그대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철학을 대표하는 다섯 명의 철학자의 핵심 이론이 이렇게 쉽게 다가오다니. 아이들에게 철학은 지루하고 따분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만만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철학을 전공하고 화가가 꿈이었던 저자는 철학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우선 교과서에 근엄하게 등장했던 이 위대한 철학자들을 친근하게 둔갑시켰다. 플라톤 할아버지는 땅에 삼각형을 그렸다 지우며 ‘이데아’를 설명하고, 잠꾸러기 데카르트 아저씨는 침대 위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들려주며, 칸트 선생님은 만원 버스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자유’의 본질을 몸소 증명한다. 또한 마르크스 선배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노동의 소외’를 보여주고 사르트르 형은 인간과 연필을 비교하며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글은 시처럼 짧고 쉽다. 긴 설명 없지만 핵심을 간파한다. 시구 같은 글 옆에는 철학자들이 귀엽고 깜찍한 그림으로 서 있다. 만화를 보듯 가볍게 술술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서양철학사를 뒤흔든 명제들이 머릿속에 명징하게 새겨진다. 철학자 박이문 교수도 추천의 글에 “철학을 공부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서야 철학이 이렇게도 쉽고 재미있는 걸 이 책을 읽고 알게 됐다.”고 감탄했다. 저자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을 쓰기로 결심한 동기는 이렇다. 요리책을 사러 서점에 갔다가 생뚱맞게 꽂혀 있던 헤겔에 관한 저서를 읽게 된 저자. 반도 못 읽고 내려 놓으며 명색이 철학 전공자인 자신도 읽기 싫은데 다른 사람들, 특히 아이들은 어떨까, 하는 데서 이 책은 출발했다. 선행학습이다 뭐다 해서 아이들에게 이해도 못할 것을 무리하게 가르치는 요즘, 정 가르쳐야 한다면 저자처럼 이렇게 쉽게 말을 건넬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1만원. 초등 3학년부터.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모닝 브리핑] 美 일부 교과서, 대한해협 → 쓰시마해협 표기

    미국 일부 교과서가 대한해협을 쓰시마해협으로, 제주도를 일본 땅으로 각각 잘못 표기한 것이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에 의해 25일 드러났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뒤늦게 “시정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반크에 따르면 미 워드워즈 센게이지 러닝이 2007년 발행한 세계사 교과서는 대한해협을 쓰시마해협으로 표기했다. 이 교과서는 미국과 호주, 브라질, 일본, 멕시코, 싱가포르, 스페인, 영국 등 8개국이 사용하는 것으로 반크는 파악했다. 또 내셔널지오그래픽 글랜코가 발행한 세계사 교과서도 쓰시마해협으로 표기했다. 제주도는 일본 땅으로 표기하기까지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양천구 창의행정 교육 눈길

    양천구 창의행정 교육 눈길

    서울 양천구가 직원들의 새로운 행정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특별 교육을 실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양천구에 따르면 24일부터 이틀 동안 서천 공무원 연수원에서 직원 90여명이 잠재된 창의력과 진정한 창의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창의리더 및 학습동아리 액션러닝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교육은 창의리더와 주니어보드로 구성된 창의촉진그룹과 부서별로 운영되는 학습동아리 회원 등이 참여해 살아 있는 창의교육을 체험하게 한다. 액션러닝이란 학습자들이 팀을 구성해 각자 자신의 과제 또는 팀 전체가 공동의 과제를 러닝 코치(coach)와 함께 정해진 시점까지 해결하며, 과제 해결과정을 학습하는 프로세스 교육을 뜻한다. 교육전문업체가 이번 교육을 주관한다. 교과서적인 이론교육을 탈피, 직접 주민의 입장에서 행정서비스를 평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 일정으로 꾸몄다. 100% 체험식 교육으로 이뤄지는 이번 교육 주제는 ‘상상의 날개를 달아라, 숨은 것을 찾아라, 막힌 곳을 뚫어라.’로 정했다. 우선 8~9명으로 구성된 학습팀을 구성하고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실질적인 과제 부여 ▲문제해결기법, 대화 기술, 회의 운영기술 등 다양하고 강력한 과제해결 지식습득 ▲실제 토론과정 등의 다양한 액션을 거쳐 문제 도출 ▲도출된 문제해결에 대해 강력한 실행의지를 갖고 질문, 탐구, 성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내는 체계적인 프로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장애인과 독거노인 체험 등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직접 느껴 보는 시간도 갖는다. 신수길 창의정책담당관은 “공직사회가 복지부동한다는 것은 이미 옛말”이라면서 “이번 교육을 계기로 구청이 제공하는 모든 행정서비스를 수요자인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문화로 만들겠다.”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정책진단] 양극화 심해진 과학기술정책

    [정책진단] 양극화 심해진 과학기술정책

    이명박 정부 들어 과학기술정책 예산의 특정 분야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술을 실용화하기 쉽고 가시적인 결과물이 있는 분야의 예산은 늘렸지만, 영재교육, 신진연구자 지원, 과학의 대중화 등 당장 돈이 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분야는 적은 예산마저 줄어든 것. 정부가 범부처 단위 실적 중심으로 작성한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기본계획 2008년도 추진실적’에 따르면 정부는 2009년 과학기술분야 시행계획 총 예산 편성에서 올 1월 바이오기술, 유전공학, 나노기술, 우주발사체 등 국가중점개발분야에 약 296억원을 증액했다. 반면 과학기술인재 육성, 과학기술 생활화 분야는 각각 40억원, 46억원씩 예산을 삭감했다. 2009년 과학기술분야 최종예산은 2008년 11월에 수립한 8조 9152억원보다 240억(0.27%) 증가한 8조 9392억원, 그 중 국가중점개발분야 예산은 5조 3161억원(59.47%)이었다. 하지만 과학기술 인재양성 분야 예산은 8083억원(9.04%), 과학기술 생활화 분야는 778억원(0.87%)에 불과했다. ●바이오 특허 124건·나노 사업화 8건 성과 이같은 쏠림의 원인은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한 세부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교과부가 추진한 국가 중점과학기술 중 유전체, 뇌질환 치료기술 분야와 기초·기반·융합기술인 나노메카트로닉스, 바이오 기술 연구분야의 실적은 탁월했다. 특히 65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바이오 기술 개발사업에서 124건의 특허등록과, 1053건의 논문을 발표하는 성과를 올렸다. 나노기술 분야에서도 268억의 예산을 투입해 논문 448건, 특허등록 14건, 사업화 8건을 이뤄냈다. 특히 올해 우주과학기술 분야의 성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608억 6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우주발사체 ‘나로(KSLV-I)’ 개발사업과, 331억원이 투입된 통신해양기상위성(COMS) 사업의 성과는 각각 올 7월과 11월에 나올 예정이다. 원자력과 방사선 기술개발 사업에도 각각 1339억원, 318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100여건의 특허등록과, 200여건의 논문, 100여건의 사업화를 이뤄냈다. 이처럼 중점과학기술 분야는 총 예산의 60%를 투자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과학영재육성 242억 투입… 논문은 0건 하지만 과학기술 인재양성과 과학의 대중화 사업 분야의 실적은 저조했다. 지난해 교과부가 추진한 세계적 인재양성을 위한 ‘과학영재 발굴·육성’ 분야에는 242억 2000만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영재 육성과 관련된 논문은 단 한건도 발표되지 않았다. ‘의·과학자육성 지원사업’에도 10억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관련 논문은 나오지 않았다.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에는 1650억원이라는 비교적 큰 예산이 투입됐으나 마찬가지였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설치·운영 사업에도 29억이 지원됐지만, 관계자는 “아직 100% 안정적인 고용 보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히는 등 별다른 성과 없이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기초연구과제지원, 신진연구자·우수학자 지원사업에는 1313억원이 투자돼 2017건의 논문만 발표됐을 뿐 특허 등록건수는 0건이었다. 기초기술연구회 관계자는 “박사 학위 직후의 젊은 과학자들의 연구성과가 노벨상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국가 중점개발 분야에 비해 신진연구자와 기초기술에 대한 지원비중은 여전히 적다.”고 말했다. ●과학커뮤니티 활성화·국제공동연구 부실 과학의 대중화를 꾀할 수 있는 과학커뮤니케이션 활성화, 과학문화 페스티벌, 수학·과학 교과서 개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국민의 과학기술 생활화 촉진’ 분야에 정부는 지난해 82억 7400만원을 투자했으나 논문, 특허 모두 없었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 ‘사이언스TV’에는 지난해 40억 5000만원이 투자됐지만 지난 4월 27일 기준 시청률은 0.018%에 순위는 67위에 불과했다. 국제공동연구도 부실했다. 국제백신연구소지원, 동북아 R&D 허브기반구축, 아태이론물리센터지원 등 국제공동연구 분야에 471억 9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실제로 사업화 된 건수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국제핵융합실험로 공동개발사업에도 300억원이 지원됐지만 사업화 건수는 0건으로 나타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용휘 세종대 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연구비 예산은 분야별로 다르지만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경제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모든 연구 계획서가 단기간 경제가치만으로 평가돼 연구비가 편향될 수밖에 없고, 연구자들도 기반기술보다 경제성 있는 기술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묻지마 헤드헌팅’ 주의보 검찰총장 국세청장 ‘깜짝인사’ 왜 신형 아반떼냐?새 포르테냐? 노사관계가 공공기관장 운명 갈랐다? 조루증은 명백한 질병…중추신경 이상이 主因
  • [내 책을 말한다] 비열한 법치주의, 불온한 시민을 만든다

    법대에 들어가 법조인의 꿈을 키우던 시절, 모래알을 씹는 것과 같다는 법서를 뒤적이며 생각하던 ‘좋은’ 법과 법률가의 모습을 그렸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마주한 시민들과 관료, 군인들의 모습이 있었다. 실제 마주한 법률가들과 우리 법의 현실은 감성적으로 이해한 우리사회의 민주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였다. 교과서 속의 법과 권리는 늘 사람에 의해 왜곡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법을 마주하였을 때를 스스로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법은 늘 우리 곁에서 우리 삶을 규율하고 있지만, 그 법이 자신의 근처에서 늘 서성인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은 아직 우리에겐 낯선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시민들의 무관심은 ‘침묵하는 다수’로 호도되어 늘 권력자들의 구미에 맞게 이용되고 조작된다. 그 모습을 최근 우리 사회에서 여실히 목격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권력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2007년 가을 한 주간의 뉴스를 통해 법이 담고 있는 의미와 실체를 분석하는 코너를 맡아 근 1년 가까이 라디오 방송을 했다. 그러나 KBS 인사파동 중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퇴보하는 징후가 노골화되는 가운데 방송을 중단하게 됐다. 많이 아쉬웠다. 그런데 방송원고를 모아 책으로 묶어 내자는 제의를 받았다. 방송도 얼떨결에 시작했는데 난생 처음 출판하자는 제의를 받고 보니 무척 당황스럽고 망설여졌다. 그 때 다루던 주제들이 이미 시의성을 잃고 있어 어렵겠다고 거절했다. 그러나 찬찬히 살피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유효한 주제로 남아 있다는 의견 앞에 시의성 부족의 항변은 더 이상 통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못내 씁쓸하기도 했다. ‘무엇이 시민을 불온하게 하는가’(갤리온 펴냄)는 그렇게 나왔다. 진실은 여전히 땅 속을 맴돌고 정의는 도무지 활짝 피어나지 못한다. 과거에 비해 퇴보하고 있다는 우리 민주주의의 현실을 애써 포장하는 법률 기술자들의 행태는 변함이 없다. 집시법 개악, 집단소송제 도입, 광고주 불매운동, 김용철 변호사 양심고백사건, 삼성특검, 대법관 재판 개입사건 등을 헌법과 인권의 관점에서 다뤘다. 권력을 가진 쪽은 비열한 법치주의를 강요하며 불온한 시민을 양산한다. ‘불온’한지의 여부를 권력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수많은 ‘불온’이 모여 발전해 왔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자 교훈이다. 군주의 절대적 권력이 사라진 오늘에도 ‘불온’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활보하고 있음은 우리가 성취한 민주주의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다시 생각게 한다. 원래 생각했던 제목은 ‘삶의 법, 사람의 법’이었다. 시민들이 삶 속에서 항상 관심을 갖고 법과 그 법을 집행하는 권력을 꿰뚫어 볼 수 있을 때 진정한 사람의 법이 완성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회초리를 든 법이 아니라 푸근한 울타리로서의 법이 피어날 때 우리는 분명 살 만한 세상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천학비재(淺學菲才)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스스로를 부끄럽게 한다. 하지만 깨어 있는 시민이 좋은 법을 만들고 좋은 나라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 1만 2000원.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변호사
  • 역사적 비호감 김춘추 영웅으로 되살려내다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 김춘추. 진지왕의 친손자이자 진평왕의 외손자, 선덕여왕의 조카로 고구려, 백제, 신라 삼한통합의 기반을 마련한 춘추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은 편이다. 현행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신라의 삼국 통일은 외세를 이용했다는 점과 대동강에서 원산만까지를 경계로 한 이남의 땅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고대사학자인 이종욱 서강대 교수는 이러한 역사인식이 광복 이후 한국 사학계의 주류로 자리잡은 관학파의 민족사학에 의해 왜곡된 시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오히려 춘추가 기틀을 닦은 통일신라야말로 진짜 한국과 한국인의 기원이라고 강조한다. 오는 29일 서강대 총장 취임을 앞두고 최근 출간한 ‘춘추-신라의 피, 한국·한국인을 만들다’(효형출판 펴냄)는 춘추의 일대기와 삼한통합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춘추를 영웅으로 되살려낸다. 30년 넘게 신라사 연구에 매달려온 저자의 시각이 명료하게 압축돼 있다. 저자는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더불어 ‘화랑세기’ 필사본을 주요 사료로 삼고 있다. 신라인 김대문이 지은 ‘화랑세기’는 1989년 필사본이 발견된 뒤 저자가 주도적으로 번역·출간을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신라와 신라인에 관한 이야기들이 소개됐지만 진위여부를 둘러싼 학계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드라마 ‘선덕여왕’은 이 ‘화랑세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단군을 시조로 하는 한민족’이란 개념은 애초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현대 사학이 외세를 물리쳐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에 따라 창안해낸 것이었다고 비판한다. 즉 삼한통합 당시 세 나라는 서로 다른 국가였다는 주장이다. 한국인 상당수가 김, 박, 이, 정, 최 등 신라인을 시조로 하는 성과 본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근거로 들고 있다. 안식년이었던 2007년 한해 경주에서 머물며 춘추에 주목하게 됐다는 저자는 “춘추는 민족사의 평가처럼 비난을 받아야 할 인물이 아니며, 한국·한국인이 오늘과 같은 모습을 갖게 한 정치 천재이자 위대한 군주”라고 강조한다. 2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반크 잉글리쉬(전경식 지음, 비유와 상상 펴냄)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니다’ 등 한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개선해 나가는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VANK)의 공식 영어교과서. 글로벌 친구를 만나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로 외국인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 역시 반크 소속으로 영어 강사. 1만 2000원. ●빅뱅-어제가 없는 오늘(존 파렐 지음, 진선미 옮김, 앙문 펴냄) 빅뱅이론이나 블랙홀 이론의 효시는? 벨기에 가톨릭 사제이자 과학자인 조르주 르메르트는 ‘원시원자’개념을 도입해 ‘어제가 없는 오늘’이란 태초의 시공간에 도달한다는 선구적 이론을 제시했다. 르메르트와 현대우주론의 상관관계를 증명한 과학책. 1만 4000원. ●나의 엄마, 타샤 튜더(베서니 튜더, 강수정 옮김, 윌북 펴냄) 미국의 전설적인 여류 그림책 작가인 맏딸이 전하는 엄마에게 배운 행복의 비밀. 인생의 의미를 묻기보다 인생 자체를 기쁨으로 여기며 자연과 함께 기쁨을 누린 삶의 정수를 보여준다. 1만 2000원. ●학교 밖의 조선여성들(김부자 지음, 조경희·김우자 옮김, 일조각 펴냄) 1920~30년대 식민지 조선의 교육 실태를 젠더사의 관점에서 조명한 연구서. 재일조선인 2세인 저자는 식민지 시기 학교 밖 그늘에 남겨졌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2만 6000원. ●부러진 화살(서형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교수 지위 확인 소송에서 패소한 뒤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판사에게 석궁을 쏜 ‘석궁 사건’ 재판을 재구성했다. 화살의 행방, 증거 부족, 일관성 없는 피해자 증언 등의 의혹에도 ‘판사’인 피고인이 승소한 과정을 따지며 사법부의 문제점을 제시. 1만 2000원. ●패러독스 범죄학(이창무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형사사법학에 기초한 30개 테마로 범죄에 관한 상식과 통념을 무너뜨린다. 저자는 9·11 테러 이후 수사의 초점과 인력이 테러 방지에 집중되다 보니 금융 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금융 부정과 사기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해석한다. 1만 3000원.
  • 김춘수·유치환·박경리·김상옥·김용익 통영출신 문인 기리는 문학제 열린다

    통영 출신의 걸출한 문인들을 동시에 기리는 문학제가 다음달 초 열린다. 경남 통영시는 18일 통영문인협회 주최로 김춘수, 유치환, 박경리, 김상옥, 김용익 등 유명 문인 5명을 함께 기리는 통영문학제를 중앙동 ‘강구안 문화마당’ 등에서 7월1~4일 연다고 밝혔다. 통영 출신 문인 5명을 함께 기념하는 문학제는 처음이다. ‘꽃의 시인’ 김춘수(1922∼2004)는 동호동, ‘깃발의 시인’ 청마 유치환(1908∼1967)은 태평동, ‘한국 소설의 어머니’ 박경리(1926∼2008)는 문화동, 붓글씨와 그림에 능했던 시조 시인 김상옥(1920∼2004)은 항남동, 영어로 쓴 소설 ‘꽃신’이 미국 교과서에까지 실린 김용익(1920∼1995)은 중앙동 출신이다. 통영문학제는 중앙동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통영문학상과 청마문학상 시상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2, 4일에는 김용익·김춘수·김상옥을 집중 조명하는 심포지엄이 열려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 등이 주제발표를 한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과학시대 종교의 미래 있는가…학자 3인의 논쟁 책으로 묶어

    과학시대 종교의 미래 있는가…학자 3인의 논쟁 책으로 묶어

    중세 끝자락부터 시작된 종교와 과학의 기나긴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에서 펼친 무신론이나 테러·전쟁으로 얼룩진 종교분쟁만이 아니라도, 과학이 신앙이 돼버린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끊임없이 공격 받고 있다. 현대지성계의 중심에는 진화론과 지적설계론, 창조과학 등 종교 대 과학의 논쟁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종교도 쉽게 자신의 자리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국내에서도 신학자, 종교학자, 과학철학자가 모여 현대사회 과학과 종교에 대한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장대익(과학철학 전공) 동덕여대 교수, 신재식(신학) 호남신학대 교수, 김윤성(종교학) 한신대 교수가 바로 주인공. 셋은 2006~2007년 주고받은 13통의 편지와 2008년 10시간 동안 벌인 좌담을 통해 과학시대 종교의 미래에 대해 논했다. 논쟁은 장 교수가 “종교의 유통기한은 이제 끝나지 않았나.”라고 발언하며 불을 붙였다. 그는 리처드 도킨스의 무신론운동 등을 예로 들며 “종교가 더 이상 세상을 걱정하는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자신의 존립근거를 걱정해야 할 때다.”라고 현상을 진단한다. 여기에 신 교수는 “인류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발전한 과학이 이제는 핵전쟁 등으로 도리어 인류를 위협한다.”면서 “과학이 다른 것의 제어를 받을 때가 된 것”이라고 다른 진단을 내리며 반박한다. 그는 오히려 “현대 과학은 오만한 일방주의를 보여주던 중세 기독교와 비슷하다.”고 공격한다. 김 교수는 제 3자의 입장에서 “종교나 과학은 둘 다 인간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라며 둘을 둘러싼 외부조건과 담론이 발현되는 양상을 분석해 낸다. 종교의 역할에 대한 첨예한 찬반 논쟁도 국내 기독교계에 널리 퍼진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에 대한 입장에서는 공통점을 확인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기독교계의 보수성을 지적한다. “진화론 말고 창조론도 교과서에 넣자.”는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주장에 대해서 김 교수는 “정교 분리를 규정하는 대한민국 헌법에 반하는 위헌적 시도”라고 비판한다. 신학자인 신 교수도 이를 두고 “성서를 과학논문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한국 교회의 보수성에 기생하는 반기독교적인 종교 운동”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장 교수는 “토론할 가치조차 없고 제대로 된 연구 프로그램 하나도 가지지 않은 사이비 이론”이라고 지적한다. 논쟁은 9·11테러로 대표되는 종교간의 갈등, 역사 속의 종교와 과학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어진다. 이 같은 논쟁은 신간 ‘종교전쟁:종교에 미래는 있는가(사이언스북스 펴냄)’로 묶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Let´s Go] 포천 오색 웰빙여행

    [Let´s Go] 포천 오색 웰빙여행

    포천은 추억의 공간이다. 서랍 한구석 빛바랜 사진처럼 눈을 감으면 아련해지는 그 시간들, 그 기억들이 있는 곳이다. 15년 전 아니면 25년쯤 전이었을까. 쏟아질 듯한 별빛 아래 20~30명이 모여 밤새 떠들썩한 술자리가 이어진다. 그(녀)는 몇 자리 떨어져 앉아 있다. 가끔 모른 척 눈빛이 스치곤 한다. 스무살 덜 여문 가슴은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 그뿐이랴. 이곳은 청춘의 한 자락을 푸른 군복 입고 지낸 곳이기도 하다. 자대 배치 뒤 첫 휴가 받아 부대 정문을 나선 뒤 한껏 잡힌 각 풀고 으쓱거리던 터미널 앞, 늦은 밤 경계근무 마친 뒤 얻어먹은 한 젓가락의 ‘뽀글이 라면’, 축축하게 젖은 전투화에 퉁퉁 부은 발 욱여넣던 혹한기 훈련, 그 무심하게 눈 쌓인 밤 떠오른 어머니 얼굴 등이 철컥철컥 슬라이드 사진처럼 멈춘 듯, 흐르는 듯 머릿속을 스쳐 간다. 뒤늦은 청춘송가(靑春送歌)를 부르고픈 곳 포천을 갔다. 보내 버린 청춘의 적을 더듬으려 다시 찾은 포천은 ‘오색 웰빙여행의 메카’로 거듭나 있었다. ●꾸민 듯, 자연인 듯… 식물원을 거닐다 명성산, 지장산, 백운산 등 산도 많고 계곡도 많은 ‘강원도 같은 경기도’ 포천에는 동물원보다 재미있는 식물원들이 많다. 붉은 양귀비의 화려함이 그대로 살아 있는 뷰식물원도 있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아이리스를 볼 수 있는 아이리스 전문 유식물원도 있다. 그뿐인가. 알프스산맥의 에델바이스를 비롯해 로키, 백두산 등 고산지대 식물을 야생에서 고스란히 키워 내는 평강식물원은 식물원이 어디까지 흥미롭고 재미있을 수 있는지 알려 준다. 또한 각종 허브를 만져 보고 냄새 맡고 즐길 수 있는 허브아일랜드는 웰빙 식물원 여행의 마침표가 될 수 있다. 150만평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은 익히 알려진 데이트, 가족여행 코스의 고전임은 물론이다. 저마다 나름의 향기와 색깔로 손짓하지만 어느 식물원이건 공통의 미덕은 자연미다. 오랜 시간 공을 기울인 결실들이지만 마치 뒷산 어귀에 자연스럽게 피어난 꽃무더기인 듯 어디를 둘러봐도 편안하다.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난 폐채석장 폐허에서 피어난 한 떨기 꽃은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다. 수십년간 산을 깎아 화강암을 캐던 곳, 그리고 이제는 쓸모없다며 버림받고 10년 가까이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곳이 절경으로 재탄생했다. 버려진 채석장을 활용해 만든 ‘아트 밸리’는 오는 10월 정식 개장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주말이면 수백명씩 다녀가며 ‘준(準)인공’의 절경에 감탄사를 쏟아낸다. 중국의 스린(石林) 혹은 적벽이나 되는 듯 우뚝 솟아오른 바위들이 웅장하기만 하다. 그 아래 자연적으로 조성된 15~20m 깊이의 물은 버들치, 꺽지, 가재가 한가로이 노니는 1급수다. 제법 만만치 않게 급하고 긴 경사 진입로에서 모노레일(420m) 공사가 한창 마무리 과정에 있다. 나이 드신 분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앞으로 조각 심포지엄, 미술전, 인디밴드 공연, 암각화 등 공공예술 중심 문화공원의 화려함까지 더해지면 발걸음은 더욱 잦아질 것 같다. 이미 155억원을 들였고, 앞으로 53억원을 추가로 들여 완성시키는 이번 사업에 포천시에서는 아예 아트밸리팀을 만들어 지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친환경 복원의 성공적인 사례로 내년부터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 실릴 것이라니 이미 진심은 통한 듯하다. ●젖소와 한과가 아이들을 열광케 하다 아이들이 숨넘어갈 듯 열광하는 곳도 있다. 송아지 우유주기, 젖소 젖짜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직접 치즈 만들기 등 낙농체험목장인 ‘밀크스쿨 아트팜’은 서울, 경기북부 지역 유치원들의 필수 방문 코스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젖소, 비육우 등 110마리의 소와 함께 당나귀와 산양 등이 있어 아이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주기에 맞춤이다. 트랙터를 타고 목장을 돌아보는 것으로 3시간 체험 프로그램이 끝난다. 넓은 초원을 뒤로하고 돌아서야 하는 아이들을 쉬 달래기 어려울 수 있다. www.art-farm.kr (031)536-5216. 또한 영북면 산정리에 있는 한가원은 전통 한과의 맛과 멋을 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유치원 아이들의 단체 견학, 체험 코스로 자리잡다 보니 화장실에는 앙증맞은 유아용 변기가 아예 따로 있을 정도다. (031)533-8121. ●콩을 갈고 찧고 끓이니 두부가 되다 웰빙 여행의 화룡점정은 역시 먹거리다. 단순한 입만의 즐거움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 이들의 수고로움과 뿌듯함을 직접 겪어볼 수 있는 기회까지 누릴 수 있다. 풍혈산 유원지 근처의 순두부촌은 아예 ‘슬로푸드 마을’로 이름을 바꿨고, 순두부 체험관까지 갖췄다. 이곳에서는 포천에서 직접 재배해 수확한 ‘대풍콩’을 맷돌로 갈고, 절구로 찧고, 깨끗이 씻어 불린 뒤 끓여 두부 또는 순두부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덜 바쁜 시절 농촌의 여유로움인 토끼잡기, 물고기잡기, 감자·고구마 캐기 등 다양한 농투성이 삶을 엿볼 수 있으니 도시생활에 지친 아이, 어른들이 모두 좋아할 만한 곳이다. 순두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은 한 사람당 1만 5000원이다. 여기에 감자·고구마 캐기 또는 물고기 낚시 등 체험을 더하면 2만원이다. 한 사람당 1만원에 묵을 수 있는 민박이 있다. (031)532-6592. ●여름을 당겨라! 케이블 웨이크보드 ‘보드족’들을 위한 시설도 있다. 바로 케이블 파크의 웨이크보드다. 그동안 북한강 등에서 웨이크보드를 1~2시간만 즐기려 해도 20만원이 훌쩍 넘어서니 엄두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케이블을 이용한 웨이크보드를 도입해 웨이크보드의 문턱을 확 낮췄다. 모터보트가 아닌 케이블로 보더를 끌고 가는 방식이다. 덕분에 7만 7000원(회원가입비 1만원 별도)이면 아침부터 밤중까지 보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1시간 2만 2000원이다. 무료로 가르쳐 준다. (031)533-0711. 배상면주가에서는 전통 술과 관련된 자료를 꼼꼼하게 전시한다. 10가지가 넘는 술을 시음할 수 있어 어른들이 입맛 다시며 꼭 들르는 곳이다. (031)531-9300. 너무나도 많은 곳을 봤다. 세월은 흘렀지만 지금도 식물원 어느 숲길, 혹은 노란색 오뚜기마크, 입 벌린 호랑이마크 붙여진 산등성이 등 이곳의 여러 군부대에서는 많은 청춘들이 후회와 아쉬움, 풋풋함, 지긋지긋한 불안을 겪으며 흘러가고 있다. 가버린 청춘에게 이제는 진짜로, 안녕을 던질 때다. ●여행수첩 ▲가는 길 43번 또는 47번 국도를 타면 포천으로 연결된다. 동서울터미널, 수유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한 시간 반 남짓이면 도착한다. ▲먹을거리 유식물원, 뷰식물원, 평강식물원, 허브아일랜드 모두 꽃비빔밥 또는 칼국수, 산채정식 등을 파는 식당이 있다. 또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백운계곡 입구에 숯불갈비의 대표선수 이동갈비촌이 있다. ▲묵을 곳 산정호수 가족호텔이 산정호수 위쪽에 호젓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묵었다면 설령 전날 가족들과 이야기꽃을 피웠더라도, 혹은 벗들과 함께 흘러간 청춘을 안주로 통음했더라도 새벽녘에는 반드시 일어나 산정호수 주변을 걸어볼 일이다. 물 위로 스멀거리며 퍼져 가는 물안개가 뾰로롱거리는 새소리와 어우러져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031)532-2266. 글ㆍ사진 포천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환경교과서 ‘환이랑 경이랑’인기

    환경교과서 ‘환이랑 경이랑’인기

    서울 강서구 염창초등학교의 1학년 교실. 우리말 식물이름 유래를 가르치던 여선생님이 “교과서를 덮고 ‘환이랑 경이랑’을 펴세요.”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일제히 가방에서 얇은 교재 한 권을 꺼내든다. 책에는 노란색 꽃이 달린 한 다년생 식물 사진이 담겨 있다. “이 풀 이름은 애기똥풀인데요. 풀이 꼭 어린 아이의 똥처럼 생겼다고 그렇게 이름 붙인 거예요.”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아기똥’이라는 말에 웃음보를 터뜨린다. 선생님은 직접 구해 온 애기똥풀을 보여 주며 “지금 지구가 많이 아파서 이렇게 예쁜 풀들이 없어지고 있어요. 지구를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해요.”라고 강조한다. 수업을 진행한 김명자 교사는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는 소재를 통해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일깨우도록 교재 내용이 이뤄져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지역 584개 초교서 교재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 개발한 환경교과서 ‘환이랑 경이랑 함께 하는 초록 서울’(이하 ‘환이랑 경이랑’)이 전국 지자체들의 환경교재 벤치마킹 사례로 떠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7일 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보급을 시작한 ‘환이랑 경이랑’(1~2학년용)은 현재 서울지역 584개 전체 초등학교 1~2학년생 20여만명에게 배포돼 교재로 쓰이고 있다. 시는 당초 서울지역 초등학생에게 배포하기 위해 20만부 정도 인쇄했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도 주문이 이어져 이미 두 차례 추가 인쇄를 마쳤다. 환경부는 ‘환이랑 경이랑’을 모델로 전국 초등학교 3~4학년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교재 개발에 착수했으며,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서울 송파구, 경남 창원, 대구, 강원도,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등 20여곳에서도 서울시에 ‘환이랑 경이랑’의 개발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환경행정 담당 은진아 주임은 “서울 이외에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로부터 ‘우리 아이들도 그 책을 보게 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해 현재 시 홈페이지 등에 전자책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게 올려 놓았다.”고 설명했다. ●사례·연습 위주… 자연스럽게 학습 ‘환이랑 경이랑’이 성공을 거둔 것은 기존 환경 교재들과 차별화된 구성방식을 채택한 덕분이다. 지금까지 교육청, 환경부, 환경관련 단체들이 환경 교재를 개발하기는 했지만, 정규 교과와의 연계성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환이랑 경이랑’은 개발 당시부터 철저하게 초등학교 5개 교과과목(국어·수학·바른 생활·슬기로운 생활·즐거운 생활) 내 수업 과정과 연계, 5~10분씩 보조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워크북’(사례와 연습 위주로 구성된 교재) 형태로 제작됐다. 예를 들면 1학년 1학기 슬기로운 생활에서 ‘여름에 필요한 것들을 그려 봅시다.’를 공부하다, ‘환이랑 경이랑’을 펼쳐 에어컨, 선풍기, 부채 등 여름철에 필요한 냉방기기들의 전력 사용량을 비교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에너지절약형 여름나기’를 유도하는 식이다.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1~2학년용 교재의 성공을 발판 삼아 순차적으로 6학년 교재까지 개발, 2011년부터는 서울지역 전체 초등학생 67만여명에게 환경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기춘 서울시 맑은환경본부장은 “환경의식을 갖춘 성인을 길러 내기 위한 환경교육은 초등학교 시절에 이뤄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어려서부터 환경의식을 갖춘 에코 키즈(eco-kids)를 길러내 우리사회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글 류지영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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