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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野,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19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금지하고 현행 검인정제로 회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했다. 더민주 이찬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더민주 의원 26명과 국민의당 의원 7명 등 총 33명이 찬성했다. 개정안은 중·고교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나 교육부 장관이 검정한 도서로 지정하게 한 조항에서 국정교과서 부분을 삭제했다. 의원들은 개정안 제안 이유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중립성과 자율성, 학문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헌법의 가치를 부정하여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국정화 비밀 TF’를 운영하여 반대 단체를 사찰하고, 국회 몰래 정부 예비비를 편찬 비용으로 배정하는 등 국정화를 추진하는 과정 또한 위법적이었다”고 주장했으며 교육부가 고시를 강행한 이후에도 교과서 집필진을 비공개한 점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두 야당의 공조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이 상임위 안건으로 상정되려면 여야 간사 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20대 국회 초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더민주·국민의당,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법안 발의

    더민주·국민의당,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금지하고 검정제로 회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담은 정부 고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여서 20대 국회에서 뜨거운 논쟁이 촉발될 전망이다. 4·13 총선으로 거야(巨野)가 된 두 야당이 정부의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고 원점으로 돌리고자 공조를 본격화한 것이다. 19일 더민주에 따르면 더민주 이찬열 의원이 대표발의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더민주 의원 26명과 국민의당 의원 7명 등 총 33명이 찬성했다. 개정안은 중·고교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나 교육부 장관이 검정한 도서로 지정하게 한 조항에서 국정교과서 부분을 삭제했다. 의원들은 개정안 제안 이유에서 “국정교과서는 교육의 중립성과 자율성, 학문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헌법 가치를 부정해 위헌”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정식 직제에도 없는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단체를 사찰하고, 국회와 상의 없이 정부 예비비를 편찬비용으로 배정하는 등 추진과정 또한 위법이라는 것이다. 교육부가 고시를 강행한 후 교과서 집필진을 비공개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더민주는 20대 국회 초반 민생현안 청문회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개별 법안에 대한 당론화는 아직 검토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정교과서를 저지한다는 더민주의 입장은 19대에 이어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교과서를 누가 집필하는지도 공개되지 않는 등 모든 게 밀실로 이뤄지는 문제는 이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반드시 따져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 원내대표는 “다만 이걸 당론으로 할지는 의원 총의를 아직 모으지 못한 상황으로, 어떻게 다룰지 의총에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즉각 공조하겠다는 반응이다.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상임위 표 대결을 불사하고라도 국정교과서를 막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 교문위에서부터 여야 간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유 위원장은 지난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교과서 금지법을 두고 상임위에서 표 대결이라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끝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표 대결이라도 해서 막아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제출된 개정안은 15일 숙려기간을 거쳐 담당 상임위인 교문위로 넘어간다. 교문위는 새누리당 12석, 더민주 12석, 국민의당 4석과 무소속 강길부 의원 등 총 29석으로 표 대결을 벌인다면 야당이 유리하다. 다만 안건으로 상정하려면 여야 간사와 협의를 거쳐야 하고, 야당이 공조해도 패스트트랙 요건(전체의원 5분의3 이상, 교문위는 17.4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김정은 “과자공장이 미남처럼 생겼다”

    北김정은 “과자공장이 미남처럼 생겼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식료품 생산 시설인 ‘평양곡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설비들이 미남자처럼 생겼다”며 만족해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동지께서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와 사회주의문명국 체모에 맞게 훌륭히 개건된 평양곡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평양곡산공장 현대화에서 이룩한 가장 큰 성과는 설비의 국산화 비중을 95% 이상 보장한 것”이라며 “우리의 손으로 만든 첨단 설비들을 차려놓았는데 하나같이 미남자처럼 생겼다”고 치하했다. 그는 이어 “최근년간 당의 국산화 방침 관철에서 식료공업부문이 앞장섰다”면서 특히 “이 공장은 주체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는 공장, 자력자강의 창조대전에서 본보기로 내세울 만한 공장, 현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교과서적인 공장”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안정수 당 중앙위 부장, 조용원·신만균 당 중앙위 부부장이 동행했으며, 현지에서 조영철 식료일용공업상이 이들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공장의 현대화 실태를 살피고 공장 종업원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평양곡산공장은 강냉이, 물엿, 과자, 사탕 등 대중적인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시설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각각 15회, 7회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시의회 새누리 대표연설... “박원순시장 오직 시민 만족위해 힘써달라”

    서울시의회 새누리당(대표의원 김진수)은 268회 정례회 3차 본회의 첫 번째 순서로 대표연설을 하였다. 연사로 나선 새누리당 부대표 황준환(강서3, 교육위원회) 의원은 “박원순 시장은 금년 5・18 추모식을 앞둔 광주 방문에서는 ‘역사의 부름 앞에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며 사실상 대통령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행동을 넘어 ‘대권’을 향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서울시장이라는 직이 대통령 후보로 가는 ‘디딤돌’로 활용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박원순 시장님은 역대 최장수 민선 시장으로서의 명예에 걸맞도록 남은 임기까지 오직 서울시민 만을 바라보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시정을 펼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와 관련하여, 2013년과 작년에 이어 벌써 3번이나 반복해 같은 형태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은 공기업의 안전불감증과 도덕적 해이, 정비업체와의 유착, 이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서울시의 ‘부실행정’ 속에 있다고 지적하며, “무사안일한 공무원 조직과 자기 잇속만 챙기고 시장만 바라보는 공기업이 있는 한 이와 유사한 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서울시장은 서울시정의 ‘최고 안전관리자’로서 이와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그리고 지하철에 만연한 병폐가 제거될 수 있도록,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 기피시설의 지역 편중으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받는 소외감은 매우 크다며, 강서구와 노원구 두 자치구에만 이미 23%가 몰려 있는 임대주택의 추가적인 건설 계획은 중단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또한 강서구와 성동구에 있는 폐기물 처리업체, 레미콘공장이 있어 여기서 발생하는 분진피해와 쾌적한 환경에 큰 장애가 되고 있어 반드시 하루 빨리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이어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민의 삶과 직결되고, 특히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정책이나, 시의회와의 충분한 사전 설명이나 협의 없이 시장님이 직접 나서서 대시민 사업설명회를 일방적으로 개최했다”고 지적하고, “의회의 입법과 예산심의 절차를 무시하고, 시장이 직접 나서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시의회를 ‘정책결정의 거수기’로 생각하는 태도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박원순 시장이 강조하는 소통과 협치는과연 누구와의 협치이며, 소통인지 물었다. 한편 최근 종로구 무악동 재개발현장, ‘옥바라지 골목’ 현장을 찾아 박 시장이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더라도 공사를 막겠다’,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은 법을 지켜야 할 시장이 법원의 강제집행 결정조차도 무시한 월권행위라고 지적하고, 단체장이라고 해서 법적 절차를 위반해 가면서까지 적법한 행위에 대해 부당 개입하는 일은 민주주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 아주 권위주의적 방식의 행정이며, 향후 서울시의 행정행위에도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으므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시장은 취임 후 ‘대동경제’ 철학을 시정에 반영하여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들의 육성 등을 추진하였으나,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성장 이면에는 이들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우선구매하고, 이들을 돕기 위해 막대한 시민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임을 지적하고, 서울시장과 알게 모르게 관련된 몇 몇 활동가들에게 ‘공모사업’의 혜택이 편중되는 왜곡을 불러왔고, 반면에 여기에 참여할 여유와 기회, 그리고 정보가 없는 대다수 시민들은 또 다른 소외를 받게 되었다며, 현실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시민의식을 도외시한 시장의 과욕과 지나친 이상주의가 서울시정을 설익은 정책의 실험실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예산편성과 관련해서는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한 ‘영유아 보육법 시행령’과 ‘지방재정법 시행령’ 등이 헌법과 상위 법률에 위배 된다고 주장해 왔으나, 지난 5월 감사원의 법률자문 결과, 헌법이나 상위 법률에 위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할 의무가 있고, 또한 순세계잉여금, 목적예비비, 지방세 정산분, 과다편성 사업비 등을 활용하면 431억 원이나 남는다는 사실을 발표했다며, 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가 위헌・위법의 문제도 아니었고, 예산부족의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교육감은 더 이상, 어린 아이들과 부모를 볼모로 자신들의 공약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누리과정 예산을 후순위로 미루는 정치적 행위를 중단하고, 관련 법령에서 정한대로 ‘누리과정 예산 전액’이 편성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서울교육의 정치화 우려를 언급하며 “지난 4월, 교육감님은 ‘2016학년도 역사교육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정 역사교과서와는 별도로 다양한 역사적 시각을 다루는 교사용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해 배포하기로 했으나, 정부가 나서서 역사교과서를 만들면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고 교육감이 만드는 역사 교수 학습자료는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가져온다는 논리는 견강부회(牽强附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또한 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주장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고, 교육감은 역사학습자료 개발과 같이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하는 지엽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그 에너지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서울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는데 쏟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연설전문]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박래학’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그리고 ‘박원순’ 시장,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한 공무원 여러분과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주신 방청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68회 정례회를 맞아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게 된 새누리당 부대표 황준환 의원 입니다. 박원순 시장님!민선자치제 부활 이후, 서울시장은 항상 유력한 대선주자의 반열에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장님은 대권에는 관심이 없는 듯, 서울시정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뿐만 아니라 이후 여러 기회를 통해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행보는 이전의 ‘공언’과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년 5・18 추모식을 앞둔 광주 방문에서는 ‘역사의 부름 앞에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며 사실상 대통령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다분히 정치적 색깔이 짙은 언행들을 쏟아냈습니다. 시장님의 이러한 언행들에 대해 세간에서는 시장님의 의지가 이미 ‘단체장’의 행동을 넘어 ‘대권’을 향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옛말에 “대분망천”(戴盆望天)이란 말이 있습니다. 물동이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하늘을 바라본다는 뜻으로,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하기는 어렵다는 비유적 표현입니다. 천만시민을 위한 서울시장이 얼마나 할 일이 많고 막중한 자리입니까? 시장님이 대권행보에 마음이 분산되어 혹시라도 시정운영에 조금이라도 과오가 생기지 않을까 심히 염려 됩니다. 서울시장이라는 직이 대통령 후보로 가는 ‘디딤돌’로 활용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서울시장의 자리에 있는 한, 시장의 시간과 에너지는 오롯이 서울시정과 시민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할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역대 최장수 민선 시장으로서의 명예에 걸맞도록 남은 임기까지 오직 서울시민만을 바라보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시정을 펼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우리는 또 한 명의 아까운 청춘을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로 떠나보내고 말았습니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 시민들은 2013년과 작년에 이어 벌써 3번이나 반복해 같은 형태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책임은 우선적으로 ‘서울메트로’의 관리부실과 ‘서울시’의 감독 부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두 번의 사고 때, 보다 철저한 원인분석과 대책이 제대로 선행 됐다면 이러한 비극이 또 일어났겠습니까? 공기업의 안전불감증과 도덕적 해이, 정비업체와의 유착, 이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서울시의 “부실행정” 속에 꿈 많은 우리의 젊은 청년은 과중한 업무와 저임금에 시달리다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서울지하철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만성 적자와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지하철 양 공사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수십억 원의 시민 혈세를 투입해 가며 통합을 추진했지만, 지하철 노조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통합과정을 주도했던 서울시는 사라지고, 노조가 서울시의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웃지 못 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시장님은 근로자 대표가 서울시 산하기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근로자 이사제’를 도입하겠다고 합니다. 이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독일에서 조차 경영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재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입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지하철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서울시와 메트로 간부 몇 명 경질한다고 지하철의 고질적 병폐가 말끔히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사안일한 공무원 조직과 자기 잇속만 챙기고 시장만 바라보는 공기업이 있는 한 이와 유사한 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장께서는 서울시정의 ‘최고안전관리자’로서 이와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그리고 지하철에 만연한 병폐가 제거될 수 있도록,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서울시민이면 어느 자치구에 살든 관계없이 균등한 행정 서비스를 받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해야 할 자격이 있습니다. 거주지에 따라 시민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서비스와 삶의 질이 차별을 받는다면, 이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행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주민 기피시설의 지역 편중으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받는 소외감은 매우 큽니다. 임대주택의 경우 SH공사, LH공사 모두 합쳐 강서구와 노원구 두 자치구에만 23%가 몰려 있습니다. 여기에 ‘행복주택’이란 이름의 또 다른 임대주택이 이들 지역에 더 들어설 계획에 있습니다. 이 두 자치구에서 임대주택계획은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강서구와 성동구에는 폐기물 처리업체, 레미콘공장이 있어 여기서 발생하는 분진피해와 쾌적한 환경에 큰 장애가 되고 있어 반드시 하루 빨리 이전해야 합니다. 이러한 와중에 서울시는 1조 2천억 원을 들여 강남 한복판에 초대형 지하도시를 만들겠다는 발표를 해, 다른 지역주민들의 좌절과 허탈감은 더욱 커져 갔습니다. 부디 시장님께서는 서울이라는 도시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주민 기피시설의 관리와 처리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당장 이전이 어렵다면, 인근 주민들에게 재정, 복지, 문화, 환경 측면의 실질적 지원책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박원순 시장님!시장님의 시정 운영에 있어 걱정스런 부분은 시의회와의 소통 부재와 일방적 정책결정에 있습니다. ‘아이 서울 유’ 브랜드 선정과정에서 제기된 바와 같은 문제가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에서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 사업은 서울시민의 삶과 직결되고, 특히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정책입니다. 또한, 서울시가 그동안 지켜온 도시계획 원칙과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이기에, 보다 신중한 검토와 토론, 그리고 폭넓은 의견수렴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시의회와의 충분한 사전 설명이나 협의 없이 시장님이 직접 나서서 대시민 사업설명회를 일방적으로 개최했습니다. 박 시장님도 잘 아시다시피, 서울시의회는 시민의 대표기관이면서 최고의결기관입니다. 서울시의 어떠한 정책도 시의회에서 조례나 예산으로 심의・확정되기 전까지는 그저 아이디어 수준의 불완전한 정책일 뿐입니다. 의회의 입법과 예산심의 절차를 무시하고, 시장님이 직접 나서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시의회를 ‘정책결정의 거수기’로 생각하고, 시의회의 존재감을 경시하는 태도로 밖에 이해되지 않습니다. 박 시장님께서 강조하는 소통과 협치는과연 누구와의 협치이며, 소통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새누리당은 계속되고 있는 시의회와의 불통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주요 정책현안에 대해 시의회와 긴밀히 소통할 것을 재차 촉구합니다. 1천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은 작은 나라의 대통령에 버금가는 매우 엄중한 자리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시장의 말 한마디가 법보다 우위일 수는 없고 시장 또한 법 위에 군림할 수 없습니다. 최근 종로구 무악동 재개발현장, 소위 ‘옥바라지 골목’을 찾아 박 시장이 남긴 말 한 마디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주민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추진된 이곳은 2006년 정비구역 지정, 2010년 조합 설립을 거치고,지난해 7월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등 법적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박 시장님이 갑자기 강제집행 현장에 나타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더라도 공사를 막겠다.”,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시장이 내린 인・허가 결정을 스스로 집행할 수 없다며 거부한 참으로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법 수호에 앞장서야 할 시장이 법원의 강제집행 결정조차도 무시하겠다고 선언한 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돌출 행동은 ‘월권행위’이고, 전형적인 ‘뒷북행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골목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장이라고 해서, 법적 절차에 근거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사중단을 선언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시장님 말씀대로 철거보다 합의가 우선이었다면 사업승인 과정에서 협의의 시간이 충분했는데, 그동안 서울시는 무엇을 했단 말입니까? 조합 측에서 공사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경우, 소송비용과 배상금은 시장 개인비용으로 부담할 것입니까? 아니면 시민혈세로 충당할 것입니까? 우리는 그동안 시장님의 말 한 마디에 사업이 충분한 검토 없이 시작되고, 중단되는 사례를 많이 경험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무진과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는 귀 기울여지지 않았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시민들의 소리만 경청할 것이 아니라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의견도 경청하여 균형감 있는 서울시 행정을 보여주십시오. 단체장이라고 해서 법적 절차를 위반해 가면서까지적법한 행위에 대해 부당 개입하는 일은 민주주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 아주 권위주의적 방식의 행정이며, 향후 서울시의 행정행위에도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시장님이 격차사회와 불평등사회를 해결하는 화두로 제시하신 ‘대동경제론’(WE+economics)이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투자를 늘려 국가 성장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다시 일자리가 재창출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자는 제안인 것 같습니다. 이론적으로 대단히 유토피아적인 경제이론으로 보이지만 모순과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와 경제가 이상적인 경제를 주창할 정도로 충분히 발전하고 성숙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인구가 28년 만에 1천만명 시대를 마감할 정도로성장동력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전세대란과 높은 물가와 인건비, 임대료를버티지 못한 시민들과 기업체들이 서울을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드는데 부양해야 할 노인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서울이 지속적인 성장잠재력을 잃고 있는 마당에, 그리고 함께 먹을 파이를 충분히 키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대동경제론에 기초한 정책들은 윗돌 빼서 아랫돌에 괴는 처방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는 소득의 하향평준화와 세대 간, 계층 간 갈등만 부추기게 됩니다. 시장님은 이미 취임과 동시에 ‘대동경제’ 철학들을 시정에 반영해 추진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들의 육성이었습니다. 시장님은 사회적 경제기업들이 취임 이후 4년이 지난 뒤 5배 성장했다고 자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발굴과 육성에만 지난해 162억원, 올해 171억원 등 모두 333억원이라는 막대한 시민혈세가 투입되었습니다. 여기에 올해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운영에 51억원,자치구 센터운영과 사업지원, 공간 지원, 특구운영으로 59억원 등 모두 110억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성장 이면에는 이들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우선구매하고, 이들을 돕기 위해 막대한 시민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회적 경제정책들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점차 유명무실해져 가고 있습니다. 서울시정을 잘 알고, 서울시장과 알게 모르게 관련된 몇 몇 활동가들에게 ‘공모사업’의 혜택이 편중되는 왜곡을 불러왔습니다. 반면에 여기에 참여할 여유와 기회, 그리고 정보가 없는 대다수 시민들은 또 다른 소외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경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사회투자기금’도 3년 만에 유명무실해졌습니다. 당초 민간에서 500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는데, 겨우 30억 원에 그쳤고, 업무 위탁비로만 수십억 원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대동경제, 사회적 경제 모두 대단히 이상적이고 우리 사회가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상황이 이상향을 말하기엔 아직 한참 못 미치고 있습니다. 대외 경제여건도 불확실하고, 경제지표의 회복도 더디고, 성장잠재력과 동력은 떨어지고 있음을 직시하셔야 합니다. 현재의 경제상황과 시민의식을 도외시한 경제정책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시장의 과욕과 지나친 이상주의가 서울시정을 설익은 정책의 실험실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조희연 교육감님!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를 반복적으로 지적하게 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교육청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촉구합니다.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누리과정 예산이 바닥났고, 정부의 목적예비비까지 합쳐도 6월말이면 누리과정에 투입될 예산은 없게 됩니다. 이로 인해 또 다시 심각한 보육대란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조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한 ‘영유아 보육법 시행령’과 ‘지방재정법 시행령’ 등이 헌법과 상위 법률에 위배 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감사원은 이러한 교육청의 주장과는 다른 결론을 발표했습니다. 법률전문가들의 자문 검토 결과, 헌법이나 상위 법률에 위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순세계잉여금, 목적예비비, 지방세 정산분, 과다편성 사업비 등을 활용하면 431억 원이나 남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가 위헌・위법의 문제도 아니었고, 예산부족의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이 감사원에 의해 밝혀진 것입니다. 교육감님께서는 이제 더 이상, 어린 아이들과 부모를 볼모로 자신들의 공약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누리과정 예산을 후순위로 미루는 정치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누리과정을 둘러싼 일선 교육현장의 혼선과 불안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교육감님의 책임 있는 태도 변화를 요구합니다.지금이라도 관련 법령에서 정한대로 ‘누리과정 예산 전액’이 편성될 수 있도록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합니다. 조희연 교육감님!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다른 어떠한 교육이념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교육감 본인이 앞장서서 서울 교육에 정치적 의도를 덧씌우려 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지난 4월, 교육감님은 ‘2016학년도 역사교육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정 역사교과서와는 별도로 다양한 역사적 시각을 다루는 교사용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해 배포하기로 했습니다. 교육감님 주장처럼 정부가 나서서 역사교과서를 만들면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고, 교육감님이 만드는 역사 교수 학습자료는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가져온다는 논리는 무슨 견강부회(牽强附會)란 말입니까? 심지어 이러한 중대한 정책결정을 하면서도의회와는 사전 협의조차 없었고, 사업예산에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역사교육위원회 구성도 교육감님 입맛대로 하고, 비밀리에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역사교육의 다양성도 기본과 정통성이 있는 상태에서 인정되는 것입니다. 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주장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서울시는 이제 변화와 발전을 위한 ‘기회’를 잡느냐,아니면 정체와 후퇴의 길을 걷느냐의 ‘중대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밖으로는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고, 안으로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방안들을 추진해야 합니다. 경기부진, 노후불안, 소득불균형, 탈서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 또한 안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시민들이 짊어진 힘겨운 삶의 무게를 덜어 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새누리당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기대하고 누릴 수 있도록침체된 서울경제와 성장잠재력을 되살리고, 청년실업과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튼튼한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 가계부채와 주택문제를 해결하고, 자영업 지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재정여건을 고려치 않은 막무가내 복지는 사양하고, 실효성 있는 맞춤형 복지실현 방안을 제시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의 총선결과를 거울삼아, 시민들의 준엄한 뜻을 읽고, 신뢰와 사랑을 되찾는 정당이 되도록 환골탈태하겠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의 눈높이에서 보고 듣고 행동하고, 소통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년 6월 14일 서울특별시의회 새누리당 부대표의원 황 준 환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달 외우기만 하면 놓쳐요… 118개 원소 보물지도

    달달 외우기만 하면 놓쳐요… 118개 원소 보물지도

    지난 8일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은 원소 주기율표의 마지막 비어 있는 4개의 공간인 113, 115, 117, 118번 원소의 이름이 각각 니호늄(Nh), 모스코븀(Mc), 테네신(Ts), 오가네손(Og)으로 제안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제안된 원소의 이름은 5개월 동안 관련 연구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이견이 없으면 올해 11월 8일 공식 명칭으로 결정돼 전 세계 과학교과서에 실리게 된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 연구진이 서로 자신들이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한 113번 원소 니호늄은 2004년 모리타 고스케 일본 이화학연구소(니켄) 그룹장 겸 규슈대 교수가 30번 원소 아연(Zn) 원자핵을 83번 원소인 비스무트(Bi)에 충돌시켜 만든 것으로 존재시간이 0.000344초에 불과하고 동위원소만도 6개나 돼 검증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115번 원소는 러시아 핵연구공동연구소(JINR)의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이름을 따서 모스코븀으로 명명됐고, 117번 원소는 연구에 참여한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밴더빌트대, 테네시대가 위치한 테네시주에 착안해 테네신이라고 이름 붙였다. 테네신은 지금까지 알려진 118개의 원소 중 가장 질량이 큰 원소로 밝혀졌다. 미국 로런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와 러시아 JINR의 공동 연구로 만들어진 118번 원소는 연구진 리더인 유리 오가네시안 교수의 이름을 따 오가네손으로 불리게 됐다. 오가네손은 살아 있는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원소 이름이 지어진 두 번째 사례로, 첫 번째는 106번 원소 시보귬(Sg)으로 원소를 합성 및 발견한 미국 로런스버클리 국립연구소 글렌 시보그(1912~1999) 박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이번에 명명된 113번과 115번 사이에 있는 114번 원소인 플레로븀(Fl)은 1998년 러시아 JINR에서 처음 만들어진 인공원소로 94번 원소 플루토늄(Pu)과 20번 원소 칼슘(Ca)을 충돌해 생성됐다. 116번 원소인 리버므륨(Lv)도 2000년 러시아 JINR과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연구소에서 공동으로 만들어진 원소로 96번 원소 퀴륨(Cm)과 칼슘(Ca)을 충돌시켜 만들어졌다. 새로운 원소를 발견할 경우 발견한 국가나 발견자가 이름을 짓도록 돼 있다. 현재 주기율표 118개의 원소 중 나라 이름이 붙은 것은 31번 갈륨(Ga·프랑스의 옛 라틴어 이름인 갈리아), 32번 저마늄(Ge·독일), 44번 루테늄(Ru·러시아), 84번 폴로늄(Po·폴란드), 87번 프랑슘(Fr·프랑스), 95번 아메리슘(Am·미국)이다. 주기율표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노벨과학상 수상에 버금가는 영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학자들 특히 현대 화학자들은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소로 이뤄져 있다고 본다. 화학책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주기율표는 이런 화학자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원소들을 원자번호 순서와 반복되는 화학적 성질에 따라 배열한 표다. 현재까지 알려진 원소는 총 118개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는 92종, 나머지 26종은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주기율표는 1869년 러시아의 화학자 멘델레예프(1834~1907)가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에도 원소들을 성질에 따라 배열한 ‘원시 주기율표’는 있었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가 중요한 것은 여러 원소들의 알려진 원자량을 원소 성질에 따라 제대로 배열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알려지지 않은 여러 원소들의 원자량과 성질까지 정확하게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화학은 물질의 물성과 변환, 분석, 합성을 다루는 학문인데 이는 주기율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주기율표는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알려주는 ‘보물지도’로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는 아직도 원소 이름을 외우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그보다 주기율표를 통해 나타나는 자연의 오묘한 규칙성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많은 과학자가 주기율표를 채우기 위해 인공원소를 만드는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로런스버클리 연구소와 러시아 JINR, 독일 중이온연구회의 3파전이던 것이 20세기 말부터는 일본 리켄도 투자를 늘리면서 4파전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중이온가속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2022년 본가동이 시작되면 인공원소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될 전망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日 국명 딴 113번 원소 ‘니호늄’ 확정적

    일본은 주기율표에 이름을 올린 아시아 첫 번째 나라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원소 주기율표 113번째 자리는 일본 국명이 붙은 ‘니호늄’(Nh)으로 채워지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 이는 일본이 기초과학 강국의 면모를 또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이기도 하다.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은 8일 오후(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113번 니호늄과 함께 115, 117, 118번 등 새로운 원소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115번 원소는 모스코븀(Mc), 117번 원소는 테네신(Ts), 118번은 오가네손(Og)로 제안됐다. IUPAC은 원소의 원자량, 화합물의 이름, 표준 실험 방법 등 화학과 관련한 중요 문제를 결정하는 국제기관이다. 원소 이름은 발견자나 발견 국가에서 제안할 수 있는데 이번에 나온 원소 이름들은 5개월 동안 학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 이견이 없으면 올해 11월 8일 공식 명칭으로 결정된다. 전 세계 교과서에도 실린다. 주기율표를 새로 채운 4개의 원소 중 113번 원소는 2004년 처음 발견됐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 일본이 서로 자기들이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해 주목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31일 IUPAC이 ‘113번 원소의 주인은 일본’이라고 최종 판정하면서 일본이 권리를 가지고 갔다. ‘우눈트륨’이라는 임시명으로 불린 113번 원소 명칭으로는, 1~16족 원소에 붙는 ‘-이움’(ium) 앞에 일본의 영어식 명칭을 접목한 ‘자포늄’, 원소를 발견한 일본이화학연구소(리켄)의 이름을 딴 ‘리케늄’도 물망에 올랐다가 결국 니호늄으로 수렴됐다. 현재 주기율표 118개의 원소 중 나라 이름이 붙은 것은 31번 갈륨(Ga·프랑스의 옛 라틴어 이름), 32번 저마늄(Ge·독일), 44번 루테늄(Ru·러시아) 등 6개뿐이다. 인공원소를 만드는 연구와 관련해서는 미국 로런스버클리연구소와 러시아 핵연구공동연구소, 독일 중이온연구회가 치열하게 경쟁해 왔는데 20세기 말부터 일본 리켄도 투자를 늘리면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씨줄날줄] 인터넷과 속도전/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인터넷과 속도전/구본영 논설고문

    역시 우리나라의 인터넷 접속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단다. 어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의 보도로 확인됐다. 미국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아카마이의 2015년 4분기 인터넷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접속 속도는 세계 평균(5.6Mbps)에 비해 훨씬 빠른 26.7Mbps였다. 웹페이지를 여는 데 3초 이상 기다리는 네티즌이 드문 한국 사회의 실상 그대로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소위 ‘빨리빨리’ 증후군이 한국인의 새로운 DNA가 된 듯하다. 국어 교과서에서 접했던 ‘은근과 끈기’가 우리의 고유 정서인 줄 알았는데…. 물론 이는 독일 수도, 약일 수도 있다. 오래전 삼풍백화점 참사에서 근래의 온갖 안전사고까지 우리의 목표지상주의와 조급증에서 비롯됐다면? 이는 ‘빨리빨리 병’이라 해야 마땅할 게다. 하지만 수년 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 강연에서 “‘빨리빨리’가 한국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정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인터넷 세상에서 빠른 일 처리가 ‘빨리빨리 문화’로 격상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우리의 반쪽인 북한의 인터넷 접속 속도(2.0Mbps) 순위는 세계 134위였다. 우리 속도의 13분의1에 불과한 건 그렇다 치자. ‘만만디’라는 수사에서 느껴지는, 느긋한 대륙 기질의 중국(4.1Mbps)보다도 2배가량 느린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북한보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나라는 아직 대부분 저개발 상태인 아프리카 국가들을 제외하곤 쿠바와 베네수엘라, 파라과이, 볼리비아, 네팔, 동티모르 등 손꼽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분단 70년을 통해 한국인의 성정은 급해진 반면 북한 주민들은 느긋해졌다는 건가. 그럴 리는 만무할 것 같다. 북한 정권이 3대 세습을 이어오면서 줄곧 주민들에게 속도전을 강요해 왔다면 말이다. 생전의 김일성 주석은 산업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천리마 운동’을 펼쳤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말에 빗댄 이 속도전 구호를 김일성이 선창하고 김정일이 복창했다. 여러 면에서 조부인 김일성을 따라하기에 바쁜 김정은은 선대들보다 한술 더 뜬 새 구호를 들고 나왔다. 얼마 전 제7차 당 대회가 끝나자마자 관영 매체를 통해 ‘만리마 운동’을 벌이자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어제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그런 무리한 속도전으로 백두산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결국 북한의 인터넷 속도가 느려터진 이유는 뻔하다. 천리마 운동도 모자라 만리마 운동이란 낡은 속도전에 집착하고 있는 건 첨단 인터넷 인프라에 투자했을 때 파생될 개혁·개방 바람이란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일 게다. 즉 북한이란 ‘갈라파고스 사회’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까닭에 역설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 속도가 세계 평균에 육박할 때 통일은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란 생각도 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최광식 문화가 있는 삶]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최광식 문화가 있는 삶]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지난 2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주구지(中宮寺)의 목조반가사유상을 함께 전시하는 개막식이 열렸다. 6월 12일까지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6월 21일부터는 장소를 옮겨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에서 3주일간 공동 전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는 2015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를 통해 ‘가깝고도 먼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한·일 양국 사람들의 간극을 보다 좁히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두 반가사유상의 형태나 제작 기법이 달라서 개막식에 참석한 관람객들은 유사성이 잘 엿보이지 않는다고들 하면서 왜 모습이 닮은 고류지(廣隆寺)의 목조반가사유상과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을 함께 전시하지 않았느냐고 궁금해했다.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이런 자세의 불상은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생각에 잠긴 출가 전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 세계의 어느 반가사유상을 봐도 한결같이 고뇌에 찬 표정을 짓고 있지만 삼국시대 것은 살짝 미소까지 짓고 있다. 그런데 국보 제83호 반가사유상과 고류지 반가사유상은 미소까지 닮아 있다. 2013년 한·일 전시교류검토위원회가 구성돼 여러 차례 모임을 통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제83호 반가사유상과 일본 고류지의 반가사유상을 함께 전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공동 전시를 추진했다. 왜냐하면 두 반가사유상의 모습이 너무 흡사하며, 재질만 다르지 형태와 제작 기법이 같아 한국과 일본 고대 문화와 예술의 관련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류지에서는 사찰 밖으로 반가사유상을 반출하기 어려우며, 더구나 외국 반출은 불가능하다 하여 난관에 부딪치게 됐다. 여러 차례 설득을 시도했으나 결국 불가능하게 돼 2015년 공동 전시는 이루어지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한·일 간의 우호증진을 위한 문화교류라는 취지를 살려 대안으로 주구지의 반가사유상과 국보 제78호 반가사유상을 공동 전시하자는 의견이 제시돼 주구지의 협조를 얻은 것이다. 사실 2015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이했지만 두 나라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할 만한 일들이 별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은 시정되고 있지 않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일본의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걸핏하면 독도를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을 생각하면 과연 우리가 일본과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근 국가와 친선관계를 갖고, 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해 동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두 나라 지식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협력해 나가도록 공동 사업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조금이라도 시정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다소 진전이 이루어지며,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하는 정치적 망언도 점차 사라지고 한국과 일본이 보다 긴밀해져 ‘가깝고도 긴밀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점에서 한·일 국교 정상화 55주년이나 60주년에는 반드시 한국의 국보 83호 반가사유상과 일본 고류지의 반가사유상이 공동으로 전시돼 한국과 일본의 관람객들이 이 두 불상을 보며 한국과 일본은 고대로부터 아주 가까운 나라라는 인식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그때는 지금과 같이 10m 떨어져 두 불상이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두 반가사유상이 옆에 나란히 전시돼 관람객들이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은 서로 떨어져 마주 보는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동반자로서 ‘가깝고도 긴밀한 나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 추억 속으로… 효자손 어르신 대축제

    추억 속으로… 효자손 어르신 대축제

    29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교동초등학교에서 열린 효자손 어르신 대축제를 찾은 한 노인이 추억의 박물관 코너에 마련된 책가방과 교과서 등 옛 물건을 보며 추억에 잠겨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야구술사’ 허구연 해설위원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야구술사’ 허구연 해설위원

    지난 21일 저녁 서울 효창공원 근처 사무실에서 만난 허구연(65)은 “오늘은 기분이 너무 좋은 날”이라고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 때문이었다. 주말인 그날 아침 이대호는 홈런 1개를 포함해 2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대호를 사랑한다고 했다. 빵 한 봉지를 위해 야구를 시작했지만 늘 변함없이 유지해 온 밝은 미소, 어렵게 키워 주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흘리는 눈물. 그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모든 장점이 한데 모여 현실로 구현된 선수가 이대호”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야구에 신세를 진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감독님, 저 대학 가고 싶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1970년 11월 말 서울 중구 소공동 상업은행 본점(현 한국은행 별관) 사무실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제자의 폭탄선언을 들은 이곳 상업은행 야구단 장태영(1999년 작고) 감독님의 표정엔 실망과 배신감이 교차했다. 그해 초 어렵게 팀에 들인 주축 4번 타자가 갑자기 야구를 때려치우겠다니…. 그것도 경남고 후배라고 각별히 아껴주었는데. 감독님은 끝까지 나의 청을 수용하지 않으셨다. 결국 나는 도망치다시피 상업은행을 떠나 이듬해 71학번으로 고려대 체육학과에 체육 특기자로 들어갔다. 그리고 1년 뒤에는 같은 학교 법학과 72학번으로 두 번째 입학식을 가졌다. -1962년 부산 대신국민학교 5학년 때였다. ‘불도저 시장’으로 유명한 김현옥씨가 그해 4월 부산시장으로 왔는데, 그는 취임하자마자 시내 모든 국민학교를 대상으로 ‘부산시장배 야구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우리 학교엔 야구부가 별도로 있었지만 교장 선생님은 “숨은 인재를 발굴한다”며 반마다 한 명씩 추천받아 운동장에서 테스트를 시켰다. 담임 선생님은 유난히 큰 덩치에 달리기와 축구를 잘했던 나를 지목했고, 나는 얼결에 운동장으로 불려 나가 방망이를 들었다. ‘꽝’ 소리와 함께 내가 때린 공이 저 멀리 한참을 날아갔다. -다음날 방과후 야구 감독님과 교감 선생님이 나를 따라 우리 집에 왔다. “그냥 돌아들 가세요. 우리 아이는 공부를 잘해서 안 된다니까요.” 아버지는 등을 돌리고 그들을 외면하셨다. 당시 나는 공부도 반에서 1, 2등을 다퉜다. 경기고-서울대 코스를 밟을 아이한테, 난데없이 야구라니. 하지만 아버지와 달리 전날 홈런을 때릴 때의 쾌감이 내 몸속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내가 나서서 아버지를 졸랐다. 며칠 후 아버지는 야구부 입단을 허락하셨다. 단, 국민학교 졸업 때까지, 그리고 경남중 입학시험에 반드시 합격한다는 조건이었다. 내가 기존의 야구부 선수들을 제치고 주전 1루수에 4번 타자가 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학교 우승의 주역이 됐다. 6학년이 돼서는 4번 타자에 더해 ‘주전 투수’란 타이틀이 추가됐다. 만일 ?내가 일곱살 때 집안의 뿌리인 경남 진주를 떠나 부산으로 오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 보곤 한다. -경남중 합격은 어렵지 않았다. 아버지와 한 약속대로라면 야구는 이제 끝이었다. 그런데 입학식도 하기 전에 경남중 야구 감독님이 과일을 싸들고 집으로 오셨다. 그날 밤 아버지는 가족회의를 소집하셨다. 내 생각을 말했다. “공부도 좋긴 한데 일단 야구를 좀더 해보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단념은 의외로 빨랐다. -중1 입학과 동시에 2, 3학년 형들을 제치고 3~4번 타순을 맡았다. 나는 초등학교부터 경남중·경남고·상업은행·고려대·한일은행에 이르기까지 선수를 하면서 후보 생활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그건 내게 한편으론 독이 되기도 했다. 후보 선수의 심정을, 잘해 보고 싶은데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비로소 뼈저리게 느꼈던 건 나의 ‘흑역사’라고 할 수 있는 청보 핀토스 감독 시절이었다. 1985년 만 34세 최연소 사령탑으로 주목받으며 시즌을 시작했지만, 8승23패로 중도 퇴진했다. 아침마다 ‘허구연의 청보, 허구한 날 패배’, ‘허공만 바라보는 허구연’ 같은 제목의 기사들을 보며 충격과 좌절을 느껴야 했는데, 그게 외려 나에겐 큰 깨달음을 주었다. -고3이 되자 상업은행에서 우리 학교 출신인 장태영 감독님을 통해 집요하게 손짓을 해왔다. 하지만 내가 실업팀에 갈 이유는 없었다. 우리 학교가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을 했던 고1 때 이미 고려대와 연세대로부터 입학 제안을 받은 상태였다. 완강히 거부하자 상업은행에서는 “허구연을 보내 주면 다른 선수 한 명을 추가로 받아 주겠다”며 학교 쪽을 공략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럴 게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그때 나는 ‘한 명의 친구’를 택했다. 어차피 그 즈음엔 평생 야구를 하기로 마음먹은 터이기도 했다. -상업은행에서는 빳빳한 신권으로 월급을 줬다. 그 돈은 상당 부분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친구들에게 칼질(경양식) 시켜 주고 맥주 사주는 데 들어갔다. 상업은행 본점 근처 명동은 ‘부산 촌놈’에겐 별천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과 헤어져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져 갔다. 대학수업과 리포트, 여자 친구, 캠퍼스 축제 얘기들. ‘술을 사주는 건 난데 더 초라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져 갔고, 결국 나는 장태영 감독님의 마음에 비수를 꽂고 말았다. -1971년 3월 체육학과에 입학하면서 나는 야구선수와 수험생의 생활을 병행했다. 말하자면 ‘주야야독’(晝野夜讀)이었다. 정식으로 예비고사, 본고사를 거쳐 법과대학에 들어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최초의 국가대표 야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운동선수들은 무식하다”는 세간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 신문 인터뷰에서 “판검사나 변호사를 못 하는 게 아니라 야구가 더 좋아서 안 하는 것뿐입니다”라고 말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이듬해 나는 고려대 법대에 신입생으로 다시 들어갔다. 체육 특기자 출신이 고려대 안에서도 입학하기가 가장 어려운 학과로 통했던 법대에 시험을 봐서 합격하자 나를 아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교내에서도 난리가 났다. 야구선수 생활은 계속됐지만 수업을 들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아침 9시에 중간고사를 보고 낮에 동대문야구장에 가서 홈런을 2개 친 날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법대를 졸업할 때쯤 내가 선택한 것은 다시 야구였다. 한일은행 야구단에 들어갔고 다시 국가대표가 됐다. 거기서 치른 1976년 한·일 실업야구 올스타전은 내 인생의 방향을 다시 한번 바꿔 놓았다. 상대 선수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정강이가 두 동강이 났다. 4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이 되지 않았다. ‘이대로 퇴원하면 은행에서 일반직으로 일하는 건가. 하지만 나는 주산·부기도 못하는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결국 김응용(전 삼성라이온스 사장) 감독님에게 은퇴를 고했다. 그때 나이 스물다섯이었다. -“허구연이가 돌아왔다고?” 고대 법학과 대학원 시험에 합격하자 누구보다도 김상협 총장님께서 기뻐하셨다. 고대 야구부 시절에 나를 많이 아껴준 분이셨다. 53명의 응시생 중 13명만 붙은 대학원 입학으로 내 꿈은 ‘야구 국가대표 출신 교수’로 방향 수정이 됐다. 처가의 영향도 있었다. 장인어른은 우리나라 노동경제학의 대가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설립의 주역인 고려대 김윤환 명예교수님이신데, 작년 2월에 돌아가셨다. 고대 법대 커플인 아내는 현재 충남대 로스쿨 교수로 있다. -경기대에서 강사 생활을 하던 1982년 프로야구가 개막하고 얼마 후 MBC에서 전화가 왔다. 대학원 시절 동아방송 라디오를 통해 실업야구 해설을 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MBC 조광식 스포츠국장이 그걸 기억해 낸 것이었다. 방송을 몇 번 하고 났더니 MBC에서 전속 계약을 하자고 했다. 당시 TV 중계를 한 번 하면 MBC에서 3만 6500원을 줬다. 하지만 나는 선수들처럼 연봉제를 요구했다. 연 2200만원을 달라고 했다. 당시 특급인 박철순 투수(2400만원)를 제외한 A급 선수들의 연봉이 2200만원이었다. 서울 강남의 30평 아파트 평균 가격이 2200만원이라는 데서 나온 액수였다. 첫해 1400만원에 사인을 했다. -해설자로서 남다른 자부심을 갖는 게 몇 가지 있는데, 대표적인 게 일본식 용어를 몰아낸 데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1982년 당시는 온 나라가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따른 반일 정서로 들끓었다. 나는 “포볼, 데드볼 같은 일본식 조어들을 몰아내야 합니다. 프로야구 출범 초기인 지금 못 하면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겁니다”라고 MBC PD와 아나운서들을 설득했다. 미국 유학 중인 친구를 통해 다저스 감독 출신의 월터 올스턴이 지은 ‘더 베이스볼 핸드북’을 구입했다. MBC 아나운서들과 나는 ‘포볼’은 ‘베이스온볼스’, ‘데드볼’은 ‘히트바이피치트볼’로 불렀다. 이 말들은 나중에 ‘볼넷’, ‘몸에맞는볼’ 등 우리말로 다시 순화됐다. -우리 프로야구가 두 시즌을 마친 뒤인 1984년 3월, 나는 미국 플로리다 베로 비치에 설치된 LA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 4주 동안 머물렀다. 그곳에서 선진적인 훈련 방식과 선수 관리를 지켜볼 수 있었다. 피터 오맬리 다저스 구단주의 특별한 배려였다. 토미 라소다 감독에 알 칸파니스 단장 등 쟁쟁한 멤버들이 포진해 있던 때다. 그런데 당시 다저스 에이스였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오더니 어깨에 아이싱(얼음 찜질)을 하는 것이었다. ‘왜 저러지? 우리는 공 던지고 나면 따뜻한 물에 팔을 담그라고 배우지 않았던가.’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은, 다시 말해 일제 시대 야구를 배웠던 스승들에게서 얻은 지식의 상당수는 미국 스포츠 의학계에서 이미 20~30년 전에 폐기된 것들이었다. -난 그런 새로운 지식들을 빨리 우리 야구계에 전해 주고 싶었다. “이 중계방송을 보시는 감독님들, 부모님들 잘 들으세요. 선수가 공을 던지고 나면 절대로 온찜질을 하지 마시고 냉찜질을 해 주셔야 합니다.” 그해 첫 TV 중계에서 이렇게 말했더니 뜻하지 않은 공격이 들어왔다. “새파랗게 어린 해설자가 미국 한번 갔다 오더니 돌아이가 됐다”는 식이었다. 지금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온찜질을 하는 경우는 없다. -나의 해설 철학은 겸손하자는 것이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확실하지 않은 것은 얘기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불편부당하려고 노력한다. 감독이나 선수들과 술은 물론이고 밥도 먹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다. 나는 항상 경기 시작하기 3시간 전에 야구장에 나가 감독 및 주요 선수들과 인터뷰를 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 회사(야구정보회사 ㈜KSN) 직원들이 나에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전해 준다. 중계 때 말하는 것이 준비한 것의 50분의1, 100분의1에 불과한 이유다. 3~4시간에 걸쳐 중계를 하고 나면 온몸의 진이 빠져 어떤 때는 말도 안 나온다. 특히 조금이라도 실언을 하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말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일부에선 내가 특정 선수를 편애하는 해설을 한다고 비판한다. 그렇게 비쳐지는 대목이 있다면 그건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나는 축구계에 부러운 점이 있다. 축구는 월드컵, 올림픽, A매치 등이 많아 스타 탄생의 기회가 많다. 야구는 그렇지 않다. 가능성 있는 젊은 후배들이 스타로 성장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이미 다 커버린 선수보다는 정수빈, 안치용, 김선빈, 구자욱, 이태양, 김하성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찬사를 보냈던 이유다. 여기에도 철칙은 있다. 미리 감독에게 물어본다. “칭찬을 해줘도 되느냐”고. 잘못된 칭찬이 선수를 망칠 수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허구연 해설위원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35년간 마이크를 잡아 온 한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해설가다. 고교야구, 대학야구, 실업야구에서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으나 부상으로 은퇴하고 법학 교수의 꿈을 키우다 해설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방송이 없으면 야구장 건립과 어린이 야구 보급을 위해 전국 각지를 도는 걸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얻은 별명이 ‘허프라’(허구연+인프라스트럭처)다. ‘허구연장학회’를 통해 아마추어 야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베트남 등 해외에도 야구를 전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1951년 경남 진주 출생 ▲부산 대신초, 경남중, 경남고, 고려대 체육학과·법학과, 고려대 법학 대학원 ▲상업은행·한일은행 야구단 ▲1985년 청보 핀토스 감독, 1987년 롯데 자이언츠 코치, 1990~91년 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코치 ▲한국방송대상 특별상, MBC 연기대상 공로상 등 ▲저서 ‘허구연의 프로야구’, ‘프로야구 10배로 즐기기’, ‘홈런과 삼진 사이’, ‘여성을 위한 야구 설명서’ 등 ▲(현) MBC 야구해설위원, ㈜KSN 대표이사,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위원장, 서강대 겸임교수 등
  • [현장 행정] 주민들이 피운 예술의 꽃 오월의 선유에 활짝

    [현장 행정] 주민들이 피운 예술의 꽃 오월의 선유에 활짝

    기획부터 현장 관리까지 주민들이 의견 내고 진행 지역 예술인·학생 작품 전시수익금, 장학금으로 ‘훈훈’ “우리 형이 그린 그림이 저기 걸려 있어요. 와서 꼭 보세요.”(이주경 당산초등학교 학생) “과자 받아 가시고, 이웃도 도와요.”(엄명숙 양평2동 10통 통장) 영등포구 선유도역 2번 출구 앞부터 선유도공원까지가 작은 축제의 장으로 변신했다. 지역 예술인과 양평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손을 잡고 지난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오월의 선유’ 문화 나눔 행사를 개최한 것. 협의체 관계자는 23일 “양평2동에 예술인이 많이 사는데, 이들이 만들어 낸 문화를 주민들과 함께 나눌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며 “지난해 협의체가 출범하면서 문화와 나눔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는 주민의 의견이 모이면서 행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축제가 눈길을 끄는 것은 축제의 주인이 ‘주민’이라는 점이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보통 지역 축제에서 주민 참여는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이 판을 깔아 놓으면 거기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이번 축제는 기획부터 현장 관리까지 모두 주민이 중심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행사장은 전문 예술인들의 작품을 관람하고 살 수 있는 1구역과 지역 주민들이 만든 작품을 볼 수 있는 2구역,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된 3구역 등 총 6구역으로 나눠 진행됐다. 행사장 한쪽에선 일제시대부터 현재까지 양평2동과 선유도 주변의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한 주민은 “우리 동네에 공방이 많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처음 알았다”면서 “공원만 있지 문화 소외 지역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우리 동네가 자랑스러워졌다”며 웃었다. 지역 예술가들이 작품을 내놨지만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주민들 작품이었다. 구 관계자는 “자녀나 그 친구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다 보니 더 관심을 많이 두고, 또 사기도 하는 것 같다”면서 “전문 작가들이 서운해할 정도”라고 말했다. 당산초등학교와 선유중학교, 한강미디어고 학생 등이 준비한 우쿨렐레 공연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행사 마무리도 훈훈했다. 협의체와 지역 예술인들은 이번 축제에서 판매한 물품의 수익금을 지역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과 교복 구입비, 교과서비 등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협의체는 지난달 22일 영등포교육복지센터, 영등포노인복지센터 등과 업무 협약식도 맺었다. 방정찬 양평2동장은 “앞으로도 오월의 선유가 주민과 지역 예술인이 서로 이웃이 되고 소통하는 잔치가 되게 할 것”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행사를 늘려 지역 관심과 사랑이 더 커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고양이도 공포영화를 무서워할까?

    고양이도 공포영화를 무서워할까?

    1960년대 제작된 ‘싸이코’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공포영화다. 버나드 허먼의 긴장감을 높이는 음악과 서스펜스 영화의 교과서라 불릴 만한 반전 장면은 당대 큰 충격을 안겼다. 최근 이 작품을 접한 고양이의 반응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고양이가 느끼는 충격의 순간은 당시 작품을 접한 많은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일 호주 나인뉴스는 고양이가 영화 ‘싸이코’를 관람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 고양이는 인물의 움직임에 따라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잠시 후, 인물이 끔찍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자, 이를 지켜보던 고양이 역시 놀라움에 펄쩍 뛰며 자리를 피한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녀석의 귀여운 반응은 많은 누리꾼의 웃음을 자아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영상=DailyPicksandFlick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울시 영등포 주민이 주인된 예술잔치

    서울시 영등포 주민이 주인된 예술잔치

    “우리 형이 그린 그림이 저기 걸려 있어요. 와서 꼭 보세요.”(이주경 당산초등학교 학생) “과자 받아 가시고, 이웃도 도와요.”(엄명숙 양평2동 10통 통장) 영등포구 선유도역 2번 출구 앞부터 선유도공원까지가 작은 축제의 장으로 변신했다. 지역 예술인과 양평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손을 잡고 지난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오월의 선유’ 문화 나눔 행사를 개최한 것. 협의체 관계자는 23일 “양평2동에 예술인이 많이 사는데, 이들이 만들어 낸 문화를 주민들과 함께 나눌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며 “지난해 협의체가 출범하면서 문화와 나눔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는 주민의 의견이 모이면서 행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축제가 눈길을 끄는 것은 축제의 주인이 ‘주민’이라는 점이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보통 지역 축제에서 주민 참여는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이 판을 깔아 놓으면 거기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이번 축제는 기획부터 현장 관리까지 모두 주민이 중심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행사장은 전문 예술인들의 작품을 관람하고 살 수 있는 1구역과 지역 주민들이 만든 작품을 볼 수 있는 2구역,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된 3구역 등 총 6구역으로 나눠 진행됐다. 행사장 한쪽에선 일제시대부터 현재까지 양평2동과 선유도 주변의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한 주민은 “우리 동네에 공방이 많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처음 알았다”면서 “공원만 있지 문화 소외 지역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우리 동네가 자랑스러워졌다”며 웃었다. 지역 예술가들이 작품을 내놨지만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주민들 작품이었다. 구 관계자는 “자녀나 그 친구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다 보니 더 관심을 많이 두고, 또 사기도 하는 것 같다”면서 “전문 작가들이 서운해할 정도”라고 말했다. 당산초등학교와 선유중학교, 한강미디어고 학생 등이 준비한 우쿨렐레 공연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행사 마무리도 훈훈했다. 협의체와 지역 예술인들은 이번 축제에서 판매한 물품의 수익금을 지역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과 교복 구입비, 교과서비 등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협의체는 지난달 22일 영등포교육복지센터, 영등포노인복지센터 등과 업무 협약식도 맺었다. 방정찬 양평2동장은 “앞으로도 오월의 선유가 주민과 지역 예술인이 서로 이웃이 되고 소통하는 잔치가 되게 할 것”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행사를 늘려 지역 관심과 사랑이 더 커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인간 같은 AI 어떻게 다룰까… 개발보다 대비부터”

    “인간 같은 AI 어떻게 다룰까… 개발보다 대비부터”

    “기자 여러분들께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사를 작성하면서 제발 무시무시한 ‘터미네이터’(영화 속 미래 기계인간) 사진은 쓰지 말아 주세요(웃음).” 1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 기조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전문가 스튜어트 러셀(54)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첫마디를 유머로 시작했다. AI 분야의 교과서로 받아들여지는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법’을 지은 그는 기조연설 후 ‘구글 자율주행차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바스티안 스런(49) 유다시티 대표와 대담 시간을 가졌다. 러셀 교수는 “AI 개발에 앞서 ‘사람보다 더 스마트한 AI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대응 방법과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테크놀로지 기업과 정부가 인공지능 개발에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자하려고 하는데 정작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AI가 나왔을 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매뉴얼이 없을 경우는 SF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상황들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스런 대표도 “AI는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와 현재를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대비가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 구글글라스, 글로벌 와이파이 구축 프로젝트 등을 이끈 구글의 비밀 연구조직인 ‘구글X’의 창립자인 스런 대표는 2012년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온라인 교육업체 유다시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그는 “이제는 고용 시장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교육은 인공지능 시대에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같은 문제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AI의 등장은 현재 교육시스템과 고용문화를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런은 “AI 사회에서는 한 번 교육받고 평생 일하는 개념은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고용 시스템과 교육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카드뉴스] “우리는 빨갱이도, 폭도도 아니다” - 광주, 5월의 기억

    [카드뉴스] “우리는 빨갱이도, 폭도도 아니다” - 광주, 5월의 기억

    다시 5월이다. 36년 전 광주 전남대 학생들이 학교를 점령한 계엄군과 맞섰던, 이를 도화선으로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들불처럼 거리로 번져나갔던 5월의 그날이 돌아왔다. 36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을 향해 총을 쐈던 그 대한민국은 여전히 부끄럽다. 조국의 민주화를 몸바쳐 이끈 사람들에게 이념의 덧칠을 하는 세력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선물한 사람들을 조롱하는 무리까지. 그들은 오늘도 36년 전 광주의 역사를 부정한다.기억해야 할 민족의 비극은 점차 교과서에서도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더욱 기억해야 한다. 뜨겁고도 처참했던 1980년 5월의 광주를.
  • 이육사 ‘청포도’ 시 썼던 성북구 딸과 함께 탄생 112주년 문화제

    이육사 ‘청포도’ 시 썼던 성북구 딸과 함께 탄생 112주년 문화제

    “아버지께서 교과서에 실린 시 ‘청포도’를 쓴 서울 종암동에 표지석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합니다.” 서울 성북구는 18일 ‘이육사 탄생 112주년 기념 문화제’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시인 이육사는 성북구 종암동에 살면서 1939년 8월 ‘청포도’와 1940년 1월 ‘절정’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1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성북구청 4층 아트홀에서 열리는 문화제는 시인의 유일한 혈육인 딸 이옥비(75)씨가 제안했다. 이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네 살 때 청량리에서 용수를 쓰고 포승줄에 묶여 중국으로 압송돼 가던 아버지를 본 게 마지막”이라며 “아버지의 육 형제 가운데 네 분이 독립운동에 참여하셨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이육사추모사업협회 이사인 그는 ‘시인 이육사, 그리고 아버지’란 제목으로 문화제에서 강연한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이육사 탄생 112주년 기념 문화제’가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는’(‘절정’) 상황에서도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청포도’)하고 독립의 그날을 고대하던 시인의 뜻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헌법정신 기억하자”… 강북 근현대사기념관 개관

    “헌법정신 기억하자”… 강북 근현대사기념관 개관

    시민 기금으로 백범 조형물 설립 박원순 시장 “규모 확대 지원할 것” 땅속에 묻혀 있던 역사가 17일 서울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으로 재탄생했다. 이날 열린 개관식은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할 예정인 국정교과서 반대운동 의지를 다지는 장이기도 했다. 근현대사기념관은 서울시가 예산 39억원을 투자해 북한산 둘레길 입구에 지하 1층, 지상 1층의 소박한 규모의 건물이다.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민족문제연구소가 연간 2억 8000만원의 운영비로 기념관을 운영하게 된다. 기념관 입구에 들어서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선포한 제헌헌법 전문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어 ‘사람은 하늘이라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동학혁명의 정신을 소개하고, 3·1운동을 시작으로 독립운동 과정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봉황각에 모인 민족대표들이 3·1운동을 벌이는 상황이 영화로 상영되며, 광복군이 돼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기념관의 마무리는 4·19혁명이 맡았다. 기념관 앞에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한 3000만원의 기금으로 임시정부 수반이었던 김구 선생 조형물을 세운다. 조형물 제작은 전국 각지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으로 유명한 김운성, 김서경 작가 부부가 맡는다. 강북구는 동학부터 4·19혁명까지 근현대사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이 잠든 곳이다. 특히 근현대사기념관 뒤로 북한산 둘레길 가운데 하나인 초대길이 바로 이어진다. 초대길은 이시영 부통령, 김병로 대법원장, 이준 열사, 신익희 제헌국회 부의장 등 초대로 국가직을 맡은 이들이 잠든 묘가 이어진 길이다. 이준 열사는 대한민국 초대 검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며 “전시물이 부족해 기념관으로 시작하지만 근현대사박물관을 지원할 용의도 있다”며 역사교육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근현대사기념관을 통해 강북구를 청소년, 시민, 외국인이 찾아 한국의 역사를 체험하는 역사문화관광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개관식에 참석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박용진 국회의원 당선자와 천준호 더민주 지역위원장 등은 “역사를 거스르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편찬을 비판했다. 특히 임 소장은 “미국에서도 조지 워싱턴 1명이 아니라 5대 대통령까지를 국부라 부른다”며 “대한민국의 국부는 상하이임시정부에서 일한 이들”이라고 이승만 국부론을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2017 대선 文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나도 준비되면 나설 것”

    “2017 대선 文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나도 준비되면 나설 것”

    안희정 충남지사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조조정 등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해법과 관련,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매트리스 위에 노동시장 유연화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진영에서 금기시하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언급한 안 지사는 보수와 진보 모두 과거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2017년 대선에 대해 “축구에 비유하면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유리한 포지션(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에게 패스해야 한다”면서도 “내가 생각한 준비와 조건이 된다면 ‘여기, 나도 있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인터뷰는 이도운 서울신문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 도지사실에서 90분간 진행됐다. 대담: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 →‘임을 위한 행진곡’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보수 세력이 너무 경직됐다. 선을 그어 놓고 밖에 있다고 생각하면 적대한다. 인식과 생각의 틀을 넓혔으면 좋겠다. 역사교과서 문제나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은 모두 20세기의 과잉 이념, 낡은 선악, 피아(彼我)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4·13 총선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기뻐할 일도, 슬퍼할 일도 아니다. 전에는 지는 것이 너무 억울하고, 이기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얼마나 협소한 관점인가. 부모 처지에서 둘째가 어려우면 첫째 집에서 잠시 머무를 수도 있다. 그걸 두고 ‘정의가 나한테 있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다. →현실정치는 좀 다른 것 아닌가. -자꾸 승패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패자는 브레이크를 걸고 재를 뿌려야 자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집안(국가)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사람에게 사랑을 준다. 패자가 자꾸 ‘안티’를 할 게 아니라 상대방이 못 보는 영역에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온다. →호남 참패에 대한 ‘문재인 책임론’이 끊이지 않는데. -문 (전) 대표를 포함, 모든 정치인이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혼났다고 가출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부모는 잘되라고 혼낸다. 더 노력하면 된다. →우상호 원내대표 당선으로 86그룹이 당의 리더 위치에 올랐다. -86세대는 이미 50대다.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나이가 됐다. 당연한 결과다. 과거 운동권에 대해 비판은 수용하고, 민주화를 이끌었던 자부심은 놓지 말아야 한다. →86그룹이 과거에 갇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모든 정치 세력은 역사로부터 배워야 하지만, 갇혀 있으면 안 된다. 정치인이 자꾸 족보와 과거를 가지고 현실의 지지를 구하다보니 역사적 과거로 서술해야 될 영역이 현실의 정치 주제가 되고 있다. 그러면 국론이 분열된다. 후손들이 못난 짓을 하는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 지도자를 평가할 때 종합평가가 있고, 포지션 평가가 있다. (야구의) 내야수 포지션에서 실책, 수비만 평가하느냐, 타자로서 타율까지 보느냐의 문제다. 그분의 정당 리더십과 대표 역할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그분은 노태우 정부 때부터 경제민주화 화두를 갖고 일관된 행보를 했고,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가 경제민주화라는 주장에 국민이 동의하는 것 아니겠나. →김 대표가 내년 대선까지 당을 이끌어야 하는가. -그건 좀 다른 문제다. 얼큰한 찌개를 먹고 싶다고 해도 맵기만 하면 못 먹는다. 정당, 정치라는 화두는 완성된 레시피여야 한다. 그 시대와 공간에 적합해야 한다. 완성된 식재료로 종합성을 가져야 한다.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의 구분이 필요한가. -언론에 부탁하고 싶다. 친노, 친문, 친박(친박근혜) 같은 표현은 안 썼으면 좋겠다. ‘두목 정치’ 분류로 국회의원들을 설명할 수도 없고, 그 상황으로 몰아가면 결국 보스를 따르는 구성원이 돼버린다. 차라리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복지, 증세에 대한 찬반 등 의제를 던져 그룹핑(분류)을 해보시라. 참여정부 막판 뭇매를 맞고 있을 때 그것을 지켰던 사람들을 지칭해 친노라는 단어가 나왔지만, 이후 정치 세력으로서 친노 개념은 적합하지 않다. →자칭 ‘친노’들이 참여정부의 역점 정책인 FTA나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반대하기도 했는데. -민주정부 10년에 대해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했다’는 식의 문제제기는 20세기의 낡은 안경을 끼고 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진보, 보수의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세계주의, 신자유주의 속에서 보통사람의 일자리와 삶의 터전이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처방을 고민해야 한다. →어떤 해법을 염두에 두고 있나. -국가의 책임, 즉 사회안전망이란 매트리스가 먼저 깔려야 한다. 그 위에 노동시장 유연화와 개방이 같이 가야 한다. 더불어 적극적 M&A 시장이 열려야 한다. 기업을 운영하다가 도저히 자신 없다면 팔아넘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조건이 안 되기 때문에 (조선·해운산업처럼) 폭탄이 될 때까지 껴안고 간다. 적극적 M&A, 기업거래가 가능하려면 주주 자본주의가 선행되고 노동의 경직성이 해결돼야 한다. 노동 경직성은 사회안전망이 뒷받침돼야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세트’로 이뤄져야만 (경제가) 돌아가는데 박근혜 정부처럼 노동시장 개혁만 밀어붙이면 깨지게 된다. →시야를 넓혀 보자. 북핵 문제가 미궁에 빠졌는데. -북한 문제를 최종 책임져야 할 당사자는 우리뿐이다. 대화 채널을 놓쳐서는 안 된다. 북한 도발이 있더라도 우리 정부가 마지막 해결자이고 대화 상대여야 한다. 중국이나 미국에 가서 해결하려고 들면 안 된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 외교가 길을 잃었다는 평가도 있는데. -냉전 시대 전략과 G2(미국·중국) 시대는 전혀 다르다. 스타크래프트에서도 종족이 바뀌면 전략이 바뀌는데 낡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시아의 다자 평화구도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한·미 관계를 전략적으로 풀어야 한다. 일본과 북한이 만들어 내는 역내 긴장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소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북한을 혼내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다니기에 바쁘다. →2017년 대선 얘기 좀 하자. 문 전 대표가 후보가 돼야 하나. -축구로 비유하면 가장 유리한 포지션(위치)을 차지하고 있다. 그분에게 패스해야 한다. →문 전 대표가 또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혼자 드리블하고, 슛까지 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럴 분도 아니고 단독 드리블을 국민이 허용하지도 않는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말하는 건 아니다. 정권교체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시대정신과 가치를 국민과 공감할 수 있다면 누가 됐든 응원한다. 내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준비와 조건이 돼 있다면 나도 얘기할 것이다. 여기, 나도 있다고. →안 지사는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가. -의사가 질병 없는 사회를 만들려는 것처럼 국민이 평화와 정의, 번영,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게 내 목표다. 정치인인 나의 직업윤리에 부합한다. →너무 막연한 얘기다. -난 도지사다(웃음). 구체적인 도전을 할 때 국민께 드릴 말씀이다. 지도자는 일종의 ‘턴키’와 비슷하다. 수많은 의제를 얘기할 게 아니라 리더십에 대한 신뢰에 따라 국민은 선택한다. 정치인은 수많은 언행과 행동 속에서 평가받는다. 동굴에서 석순이 자라듯 오랜 세월 지켜보는 것이다. →안희정에게 문재인은 어떤 존재인가. -굉장히 신뢰하고 존경하는 선배다. →동지와 라이벌 중 어디에 더 가까운가. -라이벌로 생각해 본 적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를 매개로 한 정계 개편론이 나오는데. -새로운 정치를 염원하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시작했다. 보답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다만 누구든 안티테제를 가지고는 완결되지 않는다. 정치를 바꾸겠다면서 정치를 혐오하는 마음에 기반을 둬서는 안 된다. →도지사 3선 생각도 있나. -임기가 2년이나 남았다. 하고 싶다고 시켜주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웃음). 대선도 마찬가지다. 문 (전) 대표에 대한 내 존경심을 표현한 문제지 대선에서 어떻게 할지 가봐야 안다.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할 적자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일관되게 정당정치 복원을 주장해 왔다. 정당인으로 의무를 다해 왔다. 공천을 주든 안 주든, 책임을 져야 할 때면 객관적으로 부당한 상황에서도 가출한 적 없다. 적자라기보다 장자(長子)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근현대사기념관 개관식 여는 강북구,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도약

    땅속에 묻혀 있던 역사가 17일 서울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으로 재탄생했다. 이날 열린 개관식은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할 예정인 국정교과서 반대운동 의지를 다지는 장이기도 했다. 근현대사기념관은 서울시가 예산 39억원을 투자해 북한산 둘레길 입구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세운 소박한 규모의 건물이다.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민족문제연구소가 연간 2억 8000만원의 운영비로 기념관을 운영하게 된다. 기념관 입구에 들어서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선포한 제헌헌법 전문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어 ‘사람은 하늘이라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동학혁명의 정신을 소개하고, 3·1운동을 시작으로 독립운동 과정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봉황각에 모인 민족대표들이 3·1운동을 벌이는 상황이 영화로 상영되며, 광복군이 돼 김구 선생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기념관의 마무리는 4·19혁명이 맡았다. 기념관 앞에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한 3000만원의 기금으로 임시정부 수반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 조형물을 세운다. 조형물 제작은 전국 각지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으로 유명한 김운성, 김서경 작가 부부가 맡는다. 강북구는 동학부터 4·19혁명까지 근현대사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이 잠든 곳이다. 특히 근현대사기념관 뒤로 북한산 둘레길 가운데 하나인 초대길이 바로 이어진다. 초대길은 이시영 부통령, 김병로 대법원장, 이준 열사, 신익희 제헌국회 부의장 등 초대로 국가직을 맡은 이들이 잠든 묘가 이어진 길이다. 이준 열사는 대한민국 초대 검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며 “전시물이 부족해 기념관으로 시작하지만, 근현대사박물관을 지원할 용의도 있다”며 역사교육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근현대사기념관을 통해 강북구를 청소년, 시민, 외국인이 찾아 한국의 역사를 체험하는 역사문화관광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개관식에 참석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박용진 국회의원 당선자와 천준호 더민주 지역위원장 등은 “역사를 거스르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편찬을 비판했다. 특히 임 소장은 “미국에서도 조지 워싱턴 1명이 아니라 5대 대통령까지를 국부라 부른다”며 “대한민국의 국부는 상해임시정부에서 일한 이들”이라고 이승만 국부론을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일사/이육사가 시 ‘청포도’를 쓴 곳은 서울 성북구 종암동

    사일사/이육사가 시 ‘청포도’를 쓴 곳은 서울 성북구 종암동

    “아버지께서 교과서에 실린 시 ‘청포도’를 쓴 서울 종암동에 표지석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합니다.” 서울 성북구는 18일 ‘이육사 탄생 112주년 기념 문화제’를 연다. 시인 이육사는 성북구 종암동에 살면서 1939년 8월 ‘청포도’와 1940년 1월 ‘절정’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1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성북구청 4층 아트홀에서 열리는 문화제는 시인의 유일한 혈육인 딸 이옥비(75)씨가 직접 제안했다. 이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네 살 때 청량리에서 용수를 쓰고 포승줄에 묶여 중국으로 압송돼 가던 아버지를 본 게 마지막”이라며 “아버지의 육 형제 가운데 네 분이 독립운동에 참여하셨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이육사추모사업협회 이사인 그는 ‘시인 이육사, 그리고 아버지’란 제목으로 문화제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이씨는 시인 이육사가 종암동에 거주하며 시를 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탄생 112주년을 맞아 문화제를 제안했다. 교과서 밖 이육사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성북구와 성북문화원의 협력으로 올해 처음 문화제가 열리게 됐다. ‘이육사 탄생 112주년 기념 문화제’는 딸이 아버지를 추억하는 강연 외에 박수진 성북문화원 향토사연구팀장이 ‘성북구와 이육사’에 대해 소개하고, 성북구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시인의 시에 직접 곡을 붙여 부르는 공연과 시낭송을 한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이육사 탄생 112주년 기념 문화제’가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는’(‘절정’) 상황에서도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청포도’)하고 독립의 그날을 고대하던 시인의 뜻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만해 한용운을 비롯해 많은 독립운동가가 성북구 곳곳에서 저항운동을 펼쳤는데 이러한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민족저항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이육사는 1939년부터 약 3년간 가족과 함께 성북구 종암동 62에 살면서 여러 대표작을 ‘문장’지에 발표했다. 본명은 원록으로 육사는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돼 치른 옥고 때 수인번호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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