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교감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프랑스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자제령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콜센터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전시실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32
  • [盧·金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회의록 공개한 국정원… 의혹은 셋, 진실은 하나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발췌본을 공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취지 발언 여부 등과 관련한 의혹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그러나 “NLL 포기 발언이 확인됐다”는 새누리당의 주장과 “아니란 게 밝혀졌다”는 민주당의 해석이 엇갈린다. 여론도 찬반으로 갈리는 등 후유증이 상당하다.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도 남아 있다. 대부분 회의록을 공개한 국정원과 관련된 의혹들이다. 우선 오직 대통령의 명령만 듣는 국정원이 청와대 보고나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 없이 회의록 전문을 공개했겠느냐는 의혹이 여전하다.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25일에도 “몰랐고, 상관없이 이뤄졌다”고 말했지만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국민이 적지 않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남재준 국정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는 안 했어도 육군사관학교 후배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사전 통보는 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심전심으로 공개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권이 궁지에 몰린 최근 정국 상황과 연관지어 나오는 해석이다. 여권과 국정원은 최근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이 지난해 대선에 개입했음이 밝혀지면서 궁지에 몰렸다. 주요 대학 총학생회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촛불시위가 일어나며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 시비로까지 빠르게 번져 여권 내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시 여권 일각에서는 회의록 공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강경론이다. 결국 국정원이 이런 분위기를 읽고 이심전심으로 회의록을 공개해 국면을 전환시킨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국정원 단독으로 공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야당이 자꾸 공격하니까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그렇게(2급 기밀문서로 분류해 보관해 온 정상회담 회의록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공개) 했다”고 밝혔다고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야당이 “국정원이 회의록을 조작, 왜곡해 정보위를 통해 공개했다”고 공격하자 누명을 벗기 위해 결행했다는 것이다. 국정원 단독이라면 의혹은 상당히 해소된다. 국정조사 협상을 해 온 정성호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도 이날 단독 공개라고 추론했다. 정 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 지도부는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지 않았다더라.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도 신문 보고 알았다고 하지 않나.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대통령과의 교감 여부는 얘기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의혹이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어려운 시기지만 가진 것 모두 쏟을 것”

    “어려운 시기지만 가진 것 모두 쏟을 것”

    “한국축구가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홍명보(44)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호기로운 일성을 밝혔다.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홍 감독은 취재진에게 “부족한 제가 국가대표 사령탑에 오를 수 있어 영광”이라며 “어려운 시기지만 사명감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오전 홍 감독을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이끌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축구계 안팎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나이가 다소 적은 점을 제외하면 선수나 지도자로서의 경력, 현재 대표팀 구성원이나 차세대 유망주에 대한 파악, 카리스마와 리더십, 현대축구의 흐름에 대한 적응력 등 두루 적합하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주도한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등이 대표팀의 주축을 형성하면서 1년이 채 남지 않은 브라질월드컵 본선 준비에 외국인 사령탑이나 다른 국내파가 허비할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허정무 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대표팀 사령탑으로 외국인 감독들을 많이 겪어 왔지만 대부분 단발성으로 끝났다”며 “이제 한국 축구는 그런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홍 감독의 경력이나 역량이 여느 외국인 사령탑에 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전임 최강희 감독이 꾸려 놓은 대표팀 전열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 온 선수들을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다음 달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유럽파 없이 국내파만으로 일정한 성과, 특히 일본전 승리를 거둬야 한다. 이렇다 할 변모를 보여 주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기간, 나아가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준비하는 팀의 면모를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홍 감독 선임은 지난 19일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이란전에서 대표팀이 0-1로 패한 다음 날 곧바로 기술위원회가 개최되면서 예견됐다. 허 부회장이 2주 전부터 홍 감독과 접촉했음을 숨기지 않았고, 늦어도 일주일 안에 차기 감독을 발표할 것이라고 공표하면서 사실상 홍 감독이 내정됐다는 추측을 낳았다. ‘영원한 리베로’로 불리는 홍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팀의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로 4강 진출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아드보카트호(號)’의 코치로 합류하면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홍 감독은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에 진출하며 성공적인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이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올림픽 첫 동메달의 쾌거를 일구며 차세대 대표팀을 지휘할 재목이란 낙점을 받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받을 때마다 ‘때가 아니다’라며 물리쳤고, 지난 1월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안지 마하치칼라(러시아)로 지도자 연수를 떠나며 괜한 소문을 피했다. 최강희 감독 후임으로 홍 감독 외에 뚜렷한 적임자가 없었던 만큼 협회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5년 동안 파격적인 계약을 제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2015년 호주아시안컵까지로 정해졌다. 협회는 “짧을 수도 있지만 홍 감독과의 교감을 거친 것”이라고 밝혀 성과에 따라 연장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이번 선임 과정은 비판받을 만하다. 팬들과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면서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는 일들을 ‘위’에서 정해준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밀어붙였기 때문. 애초에 홍 감독과 함께 거론됐다는 세 후보의 면면이나 그들과 어떤 점에서 홍 감독이 차별화됐는지 설명하려는 노력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일들이 브라질월드컵과 이후 홍 감독과 대표팀의 행보에 쏟아질 국민의 성원을 멀어지게 할 요소가 되지 않을까 저어될 따름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푸른 숲, 五感을 깨우다] (2) 지자체·민간 중심 체계화된 일본의 산림치유

    [푸른 숲, 五感을 깨우다] (2) 지자체·민간 중심 체계화된 일본의 산림치유

    산림치유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로는 독일과 일본이 손꼽힌다. 일본은 산림 면적이 전 국토의 68.2%인 2510만㏊로 우리나라(637만㏊)의 4배에 달한다. 인프라가 풍부할 뿐 아니라 숲의 울창함(밀도)도 뛰어나다. 산림의 지속가능한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최근에는 산림치유가 특히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의 산림치유는 국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중심이 돼 운영되고 있으며, 인증받은 산림테라피기지에서만 이뤄진다. 현재 53곳이 지정돼 있다. 테라피기지는 과학적 치유프로그램 운영과 하드웨어(시설), 지역과의 연계성 등을 평가하는데 신청부터 인증까지 모두 16개월이 걸린다. 지자체마다 테라피기지를 주민복지 프로그램이자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헬스투어리즘’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학적 검증을 거친 프로그램을 운영, 치유효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 혼슈의 중심부에 위치한 나가노현은 일본의 53개 산림테라피기지 중 9개가 집중된 산림치유의 전진기지다. 해발 1080m, 심산유곡에 위치한 아게마쯔 테라피기지로 향하는 길은 험난했다. 이곳은 1665년부터 나무를 베는 것을 금지한 보안림으로 1970년 아카사와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자연 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산림욕’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2006년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아게마쯔초가 주도해 테라피기지 인증을 받았다. 임도(林道·2.2㎞)는 휠체어나 노인들이 산책을 즐기는 데 지장이 없도록 설치했다. 목재칩을 깐 후 나무 껍질로 덮어 걷는데 푹신하고 비가 와도 흘러내리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과거 목재를 나르던 산악열차를 관광용으로 개조해 운행하고 있다. 기지 내에서 숙박 및 취사는 금지되는데 주변에 하루가미와 게로온천 등 유명한 온천이 많아 숙식 불편에 따른 민원은 발생하지 않는다. 테라피기지 인증 후 연간 방문객이 14만명에 달한다. 휴양림 이용 및 건강상담은 무료지만 처방에 따라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유료다. 프로그램 진행은 자격증을 딴 ‘산림테라피스트’의 지도를 받는다. 전날 인근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후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5만엔, 당일 체험 프로그램은 5000엔이다. 테라피 체험은 숲속에서 3시간동안 진행되는데 숲의 다양한 기능을 몸이 최대한 흡수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천천히 걷는 산책으로 시작해 산림 호흡, 요가와 기 체험, 아로마테라피 등으로 구성된다. 휴양림에서 생산, 제작한 편백나무 정유를 활용한 향 테라피가 이채롭다. 체험 전후 혈압과 맥박, 스트레스 지수 측정을 통해 체험자에게 변화를 확인시켜 준다. 장기적으로 아게마쯔 기지는 심신안정 및 면역증진 효과가 높은 편백나무 숲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다가시 미우라 아게마쯔초 상공관광계장은 “도쿄와 나고야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많고 주로 중장년층과 단체 관광객”이라면서 “프로그램 이용자는 800명 정도로 아직은 보급단계”라고 소개했다. 시나노마치 테라피기지는 산림치유의 ‘롤 모델’로 평가받는다. 2003년 일본 정부의 지자체 통합 당시 시나노마치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발전 계획을 내놓으며 ‘자립’을 주장할 만큼 산림 인프라가 뛰어나고 활용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2006년 테라피기지로 인증을 받은 후에는 지자체에 별도 관리조직(치유의 숲계)을 신설했다. 직장인의 60%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상황을 고려해 기업 유치 특화전략도 마련했다. 현재 시나노마치와 제휴를 맺은 기관은 기업과 은행, 학교 등 25개에 달한다. 지난해 제휴기관 방문객이 1568명으로 증가하는 등 일정 이용객을 확보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도농 협력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테라피기지는 지역사회와 밀착돼 있다. 지자체가 추진한 치유의 숲 사업에 시민단체와 주민 등을 참여시켜 협력 및 운영방안을 마련했다. 이중 ‘산림요법연구회’는 치유 가이드인 ‘산림메디컬트레이너’ 양성과 숙박업소 인증 등 실질적인 운영을 책임진다. 메디컬트레이너는 관광분야에 종사하는 40~50대 주민들이다. 60대 이상 퇴직자가 가이드로 참여하고 있는 다른 테라피기지와 차별화된다. 카운셀링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해발 800m에 조성된 테라피기지는 시설물이 없는 자연 상태다. 사용하지 않는 숲길을 정비하고 연결시켜 1.2㎞ 산책길을 조성했다. 성인 걸음으로 20~30분이면 둘러볼 수 있는 숲길에서 2시간 30분간 체험이 진행된다. 산책과 요가, 물 치료 등이 행해진다. 숲 속에 홀로 들어가 20분간 명상을 통해 숲과 교감하는 ‘솔로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인기가 높다. 물 치료를 위한 수로도 조성했는데 철분이 함유된 물맛이 예사롭지 않다. 테라피기지는 주변에 스키장이 있어 겨울에도 진행하는데 3m 이상 쌓인 눈 속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새로운 경험이다. 프로그램 이용을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이며 값은 반나절이 1만 5000엔, 하루가 2만 5000엔으로 타 기지에 비해 높다. 더욱이 전날 미팅을 통해 몸 상태 등을 점검하고 적합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기에 숙박이 병행된다. 비용 부담만큼 서비스 및 만족도는 높다. 지역에서 인증된 숙박업소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숙박시설에서도 식이요법과 아로마테라피 등 산림치유가 병행된다. 산림치유로 발생하는 수익이 고스란히 주민들의 소득으로 선순환된다. 산림치유에 필요한 체계는 갖췄지만 수요 증가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지만 지난해 시나노마치 산림치유 프로그램 이용자는 1319명에 불과했다. 산림청 국립백두대간산림치유사업단 이주영 박사는 “일본의 산림치유 인프라는 우수하지만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안 되면서 지속적인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지역의 자연·문화·인적 자원을 산림치유와 연계해 지역 활성화 및 치유 효과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체계화한 것은 주목할만 하다”고 평가했다. 글 사진 나가노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노 - 김 발언록 공개가 안겨준 충격과 실망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격 공개와 이를 통해 드러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들에게 이중삼중의 충격을 던져준다. 우선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들이 충격적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싶을 정도로, 우리의 헌법적 가치와 분단 역사의 현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 대다수의 대북관과 크게 동떨어져 있었다. 북한 세습체제가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 상대인 동시에 휴전선 너머로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적대세력이라는, 남북관계의 이중성을 망각한 발언이다. 남북 화해를 위한 충정을 기저에 담았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금도를 벗어난, 해서는 안 될 발언들을 마구 쏟아냈다고 본다. “50회가 넘게 외국 정상들과 회담하면서 나는 북측의 변호인 노릇을 했다”로 시작된 그의 발언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해 “국제법적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다”는 말로 이어졌다.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라고도 했고 “김 위원장과 인식을 같이한다. NLL은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서해평화수역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이라지만 6·25 이후 국제법적으로도 실질적 해상경계선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해 온 NLL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수도 한복판에 외국 군대가 있는 것은 나라 체면이 아니다 싶어 내보냈다. ‘너희들(남측) 뭐하느냐’ 이렇게만 보지 말라. 점진적으로 달라지고 있다”고 말해 마치 주한미군의 후방 배치 등에 있어서 북과 교감하고 있는 듯한 언사를 하기도 했다. 6자회담에 대해서는 “북의 입장을 갖고 미국과 싸워 왔다”고 했고, 북핵에 대해서는 “이번에 북에 가면 핵문제 확실하게 얘기하고 오라는 주문이 많았는데, 판 깨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주장 아니겠느냐”고 했다.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 동결은 미국의 실책이고, “제일 큰 문제가 미국”이라고도 했다. NLL이나 주한미군 등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우리 사회 일각의 인식과 맥을 같이하는 것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국민 전체의 의사를 대변하고 이익을 도모해야 할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균형 잃은 발언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을 향해 ‘보고’라는 단어를 두 차례나 사용했을 만큼 시종 저자세로 일관한 발언 태도 역시 국민들의 자존감을 크게 깎아내렸다. 국정원의 회의록 공개 또한 정치의 실종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절망을 안겨 준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그간의 억측과 논란을 감안할 때 회의록 공개는 불가피했다고 본다. 그러나 전격적인 공개가 국정원 국정조사를 둘러싼 극한 대립의 소산이라는 점이 문제다. 정쟁 앞에서 스스로를 제어할 줄 모르는 여야의 정치력 부재를 드러낸 것이다. 공개된 회의록은 향후 남북관계에 타격을 안겨 줄 것이다. 지금은 여야가 멱살 잡을 때가 아니다. 서로 확전을 자제하고 대외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 [푸른 숲, 五感을 깨우다] “15분 산책땐 스트레스 호르몬 13% 줄어, 말로만 치유효과 아닌 과학적 입증 필요”

    [푸른 숲, 五感을 깨우다] “15분 산책땐 스트레스 호르몬 13% 줄어, 말로만 치유효과 아닌 과학적 입증 필요”

    “산림치유가 한때 ‘붐’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치유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산림치유 권위자인 일본국립지바대학교 미야자키 요시후미 교수(환경건강필드과학센터)는 숲의 건강증진 효과와 관련해 경험이나 느낌이 아닌 ‘과학적인 입증’ (Evidence Based Medicine·EBM)필요성을 강조했다. 1980~90년대 일본에서 빠르게 확산됐던 ‘산림욕’을 예로 들었다. 미야자키 교수는 “일광욕이나 해수욕처럼 산림욕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어떻게 좋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한 순간 시들해졌다”면서 “최근 숲을 찾는 사람이 줄어든 것은 이때의 학습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산림치유’(산림테라피)라는 용어는 미야자키 교수가 2003년 처음 사용했다. 치유는 생리학적 안정과 면역수준을 회복해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예방의학 개념이다. 인간은 자연에서 진화했다는 사실과 숲에 있는 것이 인간에게 유익하다는 확신에서 비롯됐다. ‘산림요법’이라는 용어가 있지만 병을 고친다는 의미가 내재돼 있어 부적절했다. 2004년 정부 지원 등을 받아 산림치유 연구가 시작됐다.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예방의학적 효과와 산림의 재생이 핵심 과제였다.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한 뒤 의대에서 조교수로 활동하며 ‘학문 간 벽’을 경험했기에 과학적 재연성을 입증하는 것이 시급했다. 세계 최초로 630명에 대한 생리적 실험을 거쳤다. 미야자키 교수는 “15분 숲 산책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12.7% 줄어들고 교감신경 활동이 5.2% 억제된다는 결과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면서 “일본의대 연구팀의 면역 활성화 효과가 더해지면서 학계에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산림치유는 검증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휴양, 산림욕과 구별된다. 지난해 일본의 산림치유객은 40여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치유의 다양화, 차별화가 쉽지 않은 이유다. 그는 산림치유 효과와 관련해 장기치료보다 지속적인 접촉을 주문한다. 이틀간의 산림치유로 회복한 면역체계가 최대 한달까지 유지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한국과의 산림치유분야 협력에도 큰 기대를 나타냈다. 독일이 법적·제도적으로는 가장 앞서 있지만 정서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교수는 “한국이 산림치유를 국민복지로 접근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법적·제도적 기반을 갖춘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개인차(취향)를 반영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유승호 동생’ 알고보니…

    ‘유승호 동생’ 알고보니…

    22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의 ‘우리도 배우다’ 편에 출연한 아역배우 김향기에 대해 네티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향기는 현재 ‘여왕의 교실’에서 ‘심하나’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김향기는 “광고는 3살 때부터 찍었고 처음 작품을 한 건 6살 때부터였다”고 말했다. 또 “연기를 오래 쉴 때가 있는데 그때는 연기를 정말 하고 싶다. 연기를 안하면 심심하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김향기는 2006년 개와 인간의 교감을 그린 휴먼영화 ‘마음이’에서 배우 유승호의 여동생으로 출연했다. 당시 유승호 못지 않은 진지한 연기로 주목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7년 전 정말 귀여웠는데 지금도 깜찍하네”, “어린 나이지만 연기력 정말 대단한 듯” 등 다양한 반응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훈중 교복이 주홍글씨로… 학생들 꿈에 상처”

    “영훈중 교복이 주홍글씨로… 학생들 꿈에 상처”

    “(버스 안에서) 영훈국제중 교복을 입은 아이에게 눈을 흘기며 꿀밤까지 먹이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영훈국제중의 한 학부모가 지난 19일 밤 서울신문에 보낸 이메일에서 “하는 일이 바빠 인터넷 기사도 뉴스도 잘 보지 못했던 저와 딸아이는 영문도 모른 채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스쿨버스를 타지 않는 아이들은 매번 겪는 일”이라며 최근 영훈국제중 학생들이 겪고 있는 실상을 이같이 토로했다. 영훈국제중의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 학생들이 주변의 따가운 시선 탓에 ‘주홍글씨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훈국제중 1학년인 한 여학생의 학부모인 이성연(41·여·가명)씨는 이메일에서 “아이들은 수업시간 중에 학교로 들이닥친 검찰 수사관들과 존경하는 선생님이 큰 범죄자로 전락한 현실을 봤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서 자부심을 갖고 입학했던 학교가 하루아침에 흔들리게 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면서 “상처받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왜곡된 시선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또 “영훈국제중 가족 대부분이 귀족도 아니고 사학 비리와 재정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면서 “160명의 아이들 중 두세 명의 학부모 잘못 때문에 소박한 꿈을 이뤄가고 있는 대다수의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나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사람들이 영훈국제중을 ‘귀족 학교’라고 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과 학부모는 이미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말고는 부잣집 아이가 있는지도 잘 모른다”면서 “어른들이 지하철에서 교복을 보고 ‘비리 학교’라고 손가락질을 해 한 학생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훈국제중 학부모회 관계자는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보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이 교복을 입지 않고 다니려 한다”면서 “주홍글씨도 아니고 죄 없는 아이들이 마음 고생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학교에서 행정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인데 아이들이 왜 그런 시선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럼에도 아이들이 의연하고 차분하게 대처해 줘서 한편으로는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휴교 중에 아이들끼리 연락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고 서로 힘내자고 격려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훈국제중은 교감의 자살로 사흘간 휴교했다가 이날 다시 문을 열었다. 학생들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인사를 했지만 “우리 학교가 너무 안 좋게 비치는 것 같아 속상하다”며 언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학부모들은 9명씩 팀을 꾸려 앞으로 일주일 동안 등굣길을 지킬 예정이다. 한 학부모는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만큼 아이들이 걱정돼 당분간 등굣길에 따라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1교시에는 전 학생과 교직원을 상대로 심리 상담이 진행됐다. 서울 성북교육지원청 등 시내 11개 지역교육청 ‘위(Wee) 센터’ 상담 전문가 22명이 대화를 통해 정신적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봤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무대감독 되려면 순발력과 체력… 악보위원은 영어 잘하면 금상첨화

    무대감독(악기전문위원) 공연 프로그램이 나오면 김양수 감독은 악기 배치도를 만드는 것으로 일을 시작한다. 곡마다 악기 편성이 다르고 극장마다 규모나 소리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휘자, 연주자, 공연기획팀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종이를 찢거나 와인병을 두드리며 타악기처럼 쓰는 등 특이한 악기를 총동원하는 현대음악 연주회 때는 2~3분 안에 무대를 전환해야 하는 만큼 순발력이 생명이다. 그가 공연 때마다 ‘매의 눈’으로 무대를 굽어보며 비상대기하는 이유다. 김 감독은 “악기를 들고나고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체력도 필수”라고 했다. 악보계(악보전문위원) 김보람 위원은 “국제악보계협회(MOLA)는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고, 모든 악보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 한 예로, 말러나 브루크너 등 편곡자가 많은 곡은 지휘자, 연주자마다 선호하는 악보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 사항에 맞춘 버전으로 찾아줘야 한다. 때문에 좋은 악보를 판단하는 눈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악보의 오류도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김 위원은 “지휘자, 연주자와의 교감이 중요한 만큼 최근에는 외국인 연주자와의 협연이나 단원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영어도 잘하면 금상첨화”라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포스트 최강희’ 홍명보 유력

    ‘포스트 최강희’ 홍명보 유력

    홍명보(44)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내년 브라질월드컵을 지휘할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1순위로 낙점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차기 지도자 후보로 홍 감독을 포함해 4명으로 압축했다. 허정무 협회 부회장은 “기술위에서는 홍 감독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추천했다”면서 “홍 감독과 대표팀 사령탑과 관련해 교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그러나 홍 감독이 실제로 대표팀 사령탑에 앉을지 속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 외에 다른 후보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잘 알려진 감독들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세놀 귀네슈(61) 전 터키 감독, 마르셀로 비엘사(58) 전 아르헨티나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허 부회장은 “외국인 지도자는 월드컵 16강 진출 경력을 우선적으로 살폈고, 국내 지도자는 월드컵 출전경험, 선수통솔 역량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귀네슈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터키를 4강에, 비엘사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칠레를 16강에 각각 올렸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 4번이나 출전해 경험이 풍부하고 월드컵 코치, 올림픽 감독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한국판 황금세대’를 조련해 2009년 이집트 20세이하 월드컵 8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등 굵직한 역사를 쓰기도 했다. 답답한 경기력과 불화설 등으로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추스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프로축구 안지에서 연수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미국에 머무는 홍 감독은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국내 다른 후보로는 김호곤(62) 울산 현대 감독이 거론된다. 김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냈고,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을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새 감독은 이날 임기가 만료된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태극호를 이끈다. 협회는 회장·부회장·기술위원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초에 차기 사령탑을 발표할 계획이다. 새 감독의 데뷔 무대는 새달 20일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이 될 예정이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도봉구에서 만나는 ‘시대정신’

    도봉구에서 만나는 ‘시대정신’

    초대 대법원장으로 대한민국 법 질서의 기초를 닦은 김병로(1887~1964), 계몽운동가이자 언론인으로 활약했던 송진우(1890~1945), 겨레의 얼을 강조한 민족사학자로 광복절·삼일절 노래 가사를 쓴 정인보(1893~1950), 대하소설 ‘임꺽정’을 발표해 일제 강점기 민초들에게 용기를 준 홍명희(1888~1968)의 공통점은 뭘까. 광복 전 도봉 지역에 거주했다는 점이다. 특히 김병로, 송진우, 정인보는 ‘창동의 세 마리 사자’로 불렸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전 재산을 털어 우리 민족문화를 지키려 했던 전형필(1906~1962), 치열한 저항 정신으로 자유와 삶을 노래했던 시인 김수영(1921~1968), 노동자 인권을 위해 몸을 불사른 전태일(1948~1970), 민주화를 위해 한평생을 바쳤던 함석헌(1901~1989), 계훈제(1921~1999), 김근태(1947~2011)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를 치열하게 살며 도봉에 흔적을 남긴 인물이 무척 많다. 도봉구는 개청 40주년을 맞아 도봉에 발자취를 남긴 역사적 인물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대 정신의 고향, 도봉’이라는 주제로 구민회관 1층 갤러리에서 ‘도봉 역사 인물 사료전시회’를 오는 28일까지 연다. 도봉 지역은 조선 시대에는 경기도 양주목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양주군 노해면으로, 광복 이후 1949년부터는 서울 성북구로 이름을 달리하다 1973년 7월 1일 성북구에서 분리되며 비로소 도봉구라는 이름을 얻었다. 전시회는 조광조, 송시열, 정의공주 등 조선시대 인물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근현대사에 보다 집중한다. 함석헌의 육필원고 및 ‘씨알의 소리’ 창간호, 김수영의 시집, 전태일의 일기장, 김병로의 민법 및 형법 제정 초안, 정인보의 편지와 삼일절·개천절·광복절 노래 가사 원고, ‘임꺽정’을 연재한 신문 자료 등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구는 전시회 첫 날인 지난 18일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의원 등 역사 인물 유가족과 각 기념사업회 관계자 20여명을 초청해 홈커밍데이를 열기도 했다. 구는 역사 인물의 옛 집터를 돌아보는 ‘길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동진 구청장은 “도봉의 역사문화 뿌리를 찾는 다양한 노력이 김수영 문학관·함석헌 기념관 건립, 전형필 고택 공원화, 도봉서원 복원 사업 등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세대 교감과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축구,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최강희호의 여정

    [한국축구,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최강희호의 여정

    ‘유종의 미’는 물거품이 됐다. 최강희 감독이 축구대표팀 마지막 경기를 찝찝하게 마무리했다. 한국은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8차전에서 0-1로 졌다. 지휘봉을 잡은 마지막 경기를 패했다. A조 2위(승점 14·4승2무2패)로 브라질행을 확정지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다. K리그클래식 전북의 ‘봉동이장’으로 돌아갈 최 감독의 발걸음이 무겁다. 최 감독은 경기 후 “본선에는 진출했지만 마지막 경기를 져서 아쉬움이 크다”면서 “오늘의 패배가 앞으로 한국축구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고개 숙였다. 사령탑에 앉았던 지난 1년 6개월은 아쉬움만 가득하다. 최 감독은 “초반 두 경기 말고는 내용도,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면서 “임기를 정해 두고 하다 보니 문제가 많았고, 감독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최 감독은 “올림픽 동메달을 딴 젊은 세대의 멤버가 좋다”면서 “본선은 어렵게 갔지만 새 멤버로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경기 후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를 날린 부분에 대해서는 “지고서 말하는 건 변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최 감독은 아시아 최종예선조차 장담할 수 없던 지난해 2월, 쿠웨이트와의 3차 예선 최종전을 깔끔한 승리(2-0)로 장식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조광래 감독 시절 주전을 100% 예약했던 해외파에 대한 무한신뢰 대신 K리거와의 무한경쟁을 시도하며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비단길은 아니었다. 경기력 때문에 늘 강도 높은 비판의 중심에 있었다. 역대 감독이 모두 당했듯 선수 기용 부분과 전술·포메이션에 대한 혹평이 끊이질 않았다. 경기에 승리하고도 투박한 공격루트, 불안한 수비, 단조로운 전술 등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최 감독이 만든 전북의 히트상품 ‘닥공’(닥치고 공격) 대신 ‘닫공’(닫힌 공격) ‘닥동’(닥치고 동국) 등의 비아냥에 시달리기도 했다. ‘최종예선까지’로 마지막을 정해 놓고 팀을 꾸리다 보니 리더십에서 한계도 뚜렷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선수를 조련하는 대신 눈앞에 보이는 ‘승점 3’이 우선일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을 향한 촘촘한 로드맵이나 선수들과의 끈끈한 교감은 2% 부족했다. 지난 18개월간 사상 초유의 시한부 사령탑으로 ‘마이웨이’를 걸었던 최 감독의 소임은 끝났다. 울산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뒤숭숭한 영훈국제중… 검찰, 이사장 이번주내 소환

    입시비리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 영훈국제중학교가 교감 김모(54)씨의 자살로 더 큰 충격에 빠졌다. 검찰도 당혹스러움을 표시했지만 수사에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17일 오전부터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외국인 강사 등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굳은 표정으로 장례식장 3층에 마련된 김씨의 빈소를 찾았다. 영훈중 교직원과 유가족의 요구에 따라 취재진의 접근이 엄격히 차단된 가운데 영훈중 교복을 입은 학생 두세 명이 빈소 앞에서 충격을 받은 듯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학부모 등 조문객들은 대체로 말을 아꼈다. 이날 강북구 미아동 영훈 초·중·고등학교의 교문은 굳게 닫힌 채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직원 두세 명이 문을 지키며 교직원과 영훈고 학생들의 출입도 철저하게 관리했다. 고대 안암병원에서 조문을 마치고 돌아온 외국인 강사 등이 학교로 들어가기도 했다. 영훈중의 한 교사는 “이번 일을 교감이 자기 판단으로 지시했을 리는 없을 것”이라면서 “교감이 책임질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영훈중은 김씨의 발인일인 19일까지 휴교한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이날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김씨의 자살로 ‘트라우마’ 발생이 예상되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상담과 치유를 지원하기로 했다. 오는 20일 1차로 영훈중 학생과 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불안 해소와 분노 조절, 자살 충동 예방 등 상담 업무가 진행되고 결과에 따라 추가 치료도 이뤄진다. 한편 서울 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영훈학원 김하주(80) 이사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학교예산 12억 7000여만원을 유용하고 1억여원의 명예퇴직 수당을 부당 수령한 혐의로 고발됐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행정실장 임모(54)씨가 학부모로부터 받은 돈을 전달받았을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배임 수재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계획이다. 검찰은 2013년 입학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씨가 사망했지만 조사를 벌인 결과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한 만큼 수사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중국통신] 추억의 고교 졸업앨범 사진 알고보니 ‘합성’

    [중국통신] 추억의 고교 졸업앨범 사진 알고보니 ‘합성’

    평생 간직할 추억의 고교 졸업앨범을 합성으로 제작한 사실이 알려지며 졸업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양즈완바오(揚子晩報) 18일 보도에 따르면 난징(南京) 칭화(靑華)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최근 받은 졸업앨범에서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다. 각각 촬영한 고3 학급의 단체 사진에서 맨 앞줄에 앉은 교장, 교감 등 주요 선생님의 표정 자세 순서 등이 완전히 일치했기 때문. 차이점이라면 맨 왼쪽에 앉은 각 반의 담임 선생님만 바뀌어 있었다. 해당 앨범은 가오카오(高考, 중국의 대입 수학능력시험)를 앞둔 며칠 전 촬영한 것으로 당시 수험생들만 실제로 촬영을 했고, 비어있던 앞줄 자리는 촬영 후 컴퓨터기술로 합성한 것이었다. 학교측은 “학급 수는 많고 일부 교사는 수업을 해야하는 데다가 가오카오까지 며칠 안 남은터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며 “몇년 전부터 계속 이런 방법으로 앨범을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학교의 해명에도 학생들의 서운함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평생의 한번뿐인 고교 졸업앨범의 의미가 사라졌다”, “한 반당 촬영 시간이 10분도 채 안걸렸는데 선생님들은 그렇게 바쁜가” 등등 원망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입학비리’조사 영훈국제중 교감 자살

    ‘입학비리’조사 영훈국제중 교감 자살

    입시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영훈국제중의 현직 교감이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6일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영훈국제중 교감인 김모씨가 휴일인 이날 오후 6시 50분쯤 서울 강북구에 있는 학교 현관 난간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학교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숨진 현장에서는 “오직 학교를 위해 한 일인데 생각을 잘못한 것 같다. 영훈중은 최고의 학교이니만큼 자부심을 갖고 학교를 잘 키워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김씨는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 등과 함께 특정 학생을 합격 또는 불합격시키기 위해 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였다. 김씨는 최근 피고발인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검찰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권이 없어져 김씨에 대한 수사는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지만 나머지 학교 관계자나 피고발인에 대한 조사는 계속할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가혹행위나 모욕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이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성적을 조작하거나 지원자 인적사항을 노출한 채 채점한 의혹을 받는 영훈국제중 교감 등 비리 관련자 11명을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찰은 영훈국제중과 함께 영훈초등학교, 영훈고등학교, 영훈학원 법인, 이사장 자택 등 16곳을 대대적으로 압수 수색했고, 관련자도 잇따라 조사하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 영훈학원 전·현직 관련자 7~8명이 부정입학이나 금품수수에 개입한 정황을 잡고 자금 거래 내역을 훑는 등 수사를 점차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영훈국제중이 2013학년도 입학 전형에서 조직적으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을 발견해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검찰은 이 사건과 함께 진보 성향 교육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영훈국제중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교장과 영훈학원 이사장을 고발한 사건도 병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영훈국제중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지는 계기를 제공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 이모군은 지난달 말 학교를 자퇴했고, 이 부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8년 국제중으로 지정된 영훈중은 2009년 처음으로 국제중 신입생을 받았으며 영훈중 학생들이 모두 졸업한 2011년 2월 영훈국제중으로 이름을 바꿨다. 영훈국제중은 현직 교감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학생들이 받을 충격을 우려해 17~18일 이틀간 휴교할 계획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가깝고 저렴해서 ‘힐링 하우스’ 시끄럽고 위험해서 ‘킬링 하우스’

    [주말 인사이드] 가깝고 저렴해서 ‘힐링 하우스’ 시끄럽고 위험해서 ‘킬링 하우스’

    지난 13일 오후 10시 서울지하철 2호선의 홍대입구역 근처 주택가. 한 손엔 지도, 다른 손엔 여행용 가방을 든 외국인들이 골목길 사이로 속속 사라졌다. 한껏 멋을 낸 외국인 여성 3명도 오밀조밀하게 집들이 들어찬 좁은 골목길 모퉁이를 지나쳐 갔다. 여름 바람을 타고 술 냄새가 확 풍겼다. 여느 동네 골목길 풍경과 다를 바 없는 이곳이 요즘 외국인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게스트하우스 밀집촌’이다. 콜롬비아에서 처음 한국을 찾았다는 알비(32)는 “하루 2만원에 3일간 아주 저렴하게 6인 1실 숙소를 빌렸다”며 “독특한 클럽 문화를 즐기기 위해 친구들과 휴가 일정을 맞춰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3년 전 50여개에 불과했던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는 현재 무허가 업소를 포함해 250여개로 늘었다. 한 마을을 이룰 정도다. 2010년 공항철도가 연결되면서 교통이 편리해지자 홍대 주변의 자유롭고 독특한 유흥 문화를 즐기기 위한 젊은 외국인 여행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이들이 지역상권 활성화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자유로운 게스트하우스 문화가 유흥 지대에 뿌리내리면서 범죄의 위험을 키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새로운 숙박 문화와 유흥 문화가 어우러진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촌의 명암(明暗)을 들여다봤다. 이날 회사 친구와 함께 홍대 B게스트하우스를 찾은 미국인 소냐(24·여)는 “교환 학생 때 만난 친구가 페이스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 줬다”면서 “생각보다 깔끔해 만족스럽고 오늘은 주인이 알려준 홍대 맛집을 찾아가 볼 예정”이라고 했다.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를 찾은 외국인들은 “편리한 교통과 저렴한 가격,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촌은 6인실 기준 평일 1만 7000원, 주말 2만원 선으로 숙박비가 저렴하다. 최근 1~2년 새 문을 열어 시설이 깨끗하고 현대적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조건이다. 게스트하우스를 찾은 한국계 미국인 에디 강(29)은 “다국적, 다인종 여행객들과 여행 정보를 교류하는 등 긴밀한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이 게스트하우스의 장점”이라면서 “공항이 가까운 데다 숙소 위치도 좋아 한국을 찾을 때마다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은 전 세계에서 저렴한 숙소를 찾아온 배낭여행객들이 주류를 이룬다. 게스트하우스촌 관계자는 한국을 자주 찾는 외국인이나 장기 배낭 여행객은 유적지 근처보다 이색적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해 홍대 앞을 찾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와 명동 일대에 생기기 시작했던 게스트하우스가 이곳에 집중적으로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B게스트하우스 주인은 “과거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사동이나 명동을 구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면서 “인디 문화나 클럽 문화가 발달한 홍대 주변이 젊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장소로 꼽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클럽 원정’을 오는 외국인 영어 강사들도 주요 고객이다. 지방 대도시에 사는 외국인 영어 강사들이 홍대 클럽 문화를 즐기기 위해 금요일 밤 상경해 게스트하우스촌에 짐을 푸는 모습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C게스트하우스 실장은 “호텔이나 모텔에 비해 저렴한 숙박비도 장점이지만 다국적, 다인종 여행객들과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가는 것 같다”면서 “주로 젊은이들이 규격화된 틀에서 벗어나 교감하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부러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고 전했다. 홍대 주변 상인들은 게스트하우스촌이 형성되면서 상권 분위기가 한층 좋아졌다고 반긴다. 홍대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머리가 ‘노란’ 사람들이 오가면서 더 자유로운 홍대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면서 “지금은 중국 관광객들이 많아졌지만 이왕이면 다양한 색깔의 피부와 머리색을 가진 사람들이 오가면 홍대 상권이 업그레이드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게스트하우스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주민들도 있었다. 마포구 동교동에 사는 회사원 김은지(27·여)씨는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모텔촌 등 나쁜 이미지가 아니라 색다른 문화 공간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동 인구와 유흥 문화가 만나면서 게스트하우스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한다. 지난 4월 7일 동교동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5명이 뒤엉킨 난투극이 벌어졌다. 투숙객끼리 만든 술자리에서 이스라엘인 G(32)가 한국 투숙객 조모(26)씨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면서 일이 시작됐다. 조씨가 발끈하자 G는 게스트하우스의 현관문을 발로 부쉈고 주인 이모(28)씨와 G의 여자친구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들은 이웃의 신고로 경찰서에 연행됐지만 투숙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난해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성추행을 했다며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촌은 유흥가 근처라는 특성상 투숙객 간 사소한 다툼부터 집단 몸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보통 남녀 구분 없이 4~6명이 한 방을 쓰다 보니 성범죄나 절도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도미토리형’(4~6인실)이기 때문에 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여럿이 함께 쓰는 방이니 밤에도 방문을 잠그지 않는 데다 주인이 상주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경찰이 집계한 마포구 외국인 범죄 동향에 따르면 전체 외국인 범죄는 2011년 219건에서 지난해 245건으로 11.9% 증가했다. 특히 폭력범죄의 비율은 2011년 대비 2012년 40%나 급증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과 미국인, 몽골인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비율이 늘어난 것은 홍대 앞이 관광지인 데다 최근 유동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종로와 인사동에도 게스트하우스가 있지만 홍대 앞은 특히 유흥가와 밀접해 있다는 게 특징”이라면서 “위치 특성상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게스트하우스 안에서 일어난 범죄는 신고도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인이 보안의 취약성을 알리기 꺼리고 사건에 얽힌 외국인과 친분이 있는 한국인들이 신고를 만류하기 때문에 숨어 있는 범죄가 많다는 얘기다. 자격 미달의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도 골칫거리다. 최근 홍대 앞에 게스트하우스 붐이 일자 고시원과 여관 등도 너나 없이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스페인에서 한국을 찾은 조디(39)는 “인터넷에서 홍대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지만 사진과 시설이 판이하게 달라 실망했다”면서 “집 앞에 술집이 있었는데 취객들이 밤새 소리를 질러 잠도 못 잤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 게스트하우스가 인터넷 예약 페이지에 올려 놓은 주소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마포서 홍익지구대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 붐을 타고 고시원이나 여관도 게스트하우스를 자처하는 등 무허가 게스트하우스가 급증하는 추세”라면서 “집주인 등이 서로 숨기려는 분위기 탓에 관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관련 범죄가 일어나면 상가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세심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한다”면서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에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국제중 6년 비리 전모 철저히 캐내야

    영훈국제중 입학 비리의 정점에 학교 최고 책임자들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의 칼끝이 영훈학원 이사장과 전임 교장에게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사장은 2007년부터 입학·편입 등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한다. 전임 교장도 자금거래 내역 조사를 받고 있다. 영훈중은 최근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조직적으로 입학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교감과 교무부장 등 11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사장은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만 받았었다. 영훈중 입학 비리의 전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입학 때는 물론이고 편입 때나 결원이 생겼을 때 검은돈이 오갔다는 말만 무성했다. 누구는 수천만원을 줬다더라는 등의 소문과 억측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돌았다. 돈을 받고 자격이 안 되는 학생을 입학시켰다면 그 때문에 낙방한 학생과 학부모의 억울함은 어떻게 달래겠는가. 비리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는 것만이 작은 보상이 된다. 그래야, 사회정의도 세울 수 있다. 책임은 수사당국에 있다. 이사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어떻게 조직적으로 비리를 저질렀는지 낱낱이 캐내야 한다. 지난 2008년 국제중으로 지정된 영훈중은 이듬해 처음으로 국제중 신입생을 받았다. 검찰 조사를 보면 학교가 생길 때부터 금품 비리는 잉태되었다. 학교 설립자와 책임자들이 학교 간판을 걸자마자 돈 챙기기에 나선 혐의가 짙다. 젯밥에 정신을 빼앗긴 사람들에게 제사를 맡겼으니 학교 운영이 올바로 되었겠는가. 서울시교육청이 어제 국제중 모집요강 개선안을 내놓긴 했다. 그러나 정확한 진상규명이 선행돼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 지정 이후 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 비리를 까많게 몰랐다면 어떤 이유로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알았다면 그 학교 운영자들과 한통속이었다는 뜻이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녀 입학 문제가 아니었다면 이번 비리는 묻힐 뻔했다. 우리는 이사장이나 교장을 수사하는 데서 나아가 교육 당국도 마땅히 법적·행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 입학 비리에 연루된 국제중은 앞으로 신입생 전원을 추첨으로 선발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 또한 온당치 않다. 개인 간의 학력차를 상관하지 않고 신입생을 뽑은 국제중은 앞으로 또 다른 문제를 노출할지 모른다.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절반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 [단독]영훈학원 이사장 2007년부터 돈 받고 ‘입학 장사’ 정황

    [단독]영훈학원 이사장 2007년부터 돈 받고 ‘입학 장사’ 정황

    영훈초·영훈국제중의 입학·편입 비리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하주(80) 영훈학원 이사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검찰이 김 이사장을 부정입학의 ‘몸통’으로 특정해 금품수수 규모와 금품 제공자 파악에 주력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곽상경(76) 전 영훈중 교장도 배임수재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김 이사장이 2007년부터 학부모들에게서 입학·편입 등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2007년 8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김 이사장의 금융 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곽 전 교장 등 영훈학원 전·현직 관련자 7~8명도 2007년부터 부정입학이나 금품수수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같은 기간 자금 거래 내역을 훑고 있다. 검찰은 우선 김 이사장의 금품수수 규모와 대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통상의 금품수수 수사는 금품을 제공한 사람을 중심으로 돈을 받은 이들을 찾아내는 데 반해 이번 수사는 금품 종착지인 김 이사장을 중심으로 김 이사장에게 돈을 건넨 사람들을 찾는 형태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금품을 받은 사람들 위주로 수사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넨 이들도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훈초·중은 삼성그룹 임원, 종로구 평창동 부유층, 정·관계 인사 등 상류층 자녀들이 많이 다녔거나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서 사회 고위층 인사들의 금품 로비가 드러날 경우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영훈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이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해 논란이 됐던 만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로비가 드러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검찰 관계자는 “고위층 등 금품수수 대상을 특정하고 수사하진 않는다”면서 “대략적인 신분을 말하면 수사대상이 노출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이사장을 정점으로 영훈학원 전·현직 ‘윗선’들이 성적 조작을 통한 영훈중 부정입학 및 대가 수수, 초·중학교 입학 이후 결원 충원 및 편입 때 금품수수 등의 불법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도 영훈중은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교감과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 등이 조직적으로 성적 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013년 이전의 성적 조작까지도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영훈초·중은 매년 입학 이후 결원을 충원할 때나 편입생을 뽑을 때 학부모들에게 수천만원을 받는다는 소문이 무성한 곳이다. 영훈중은 결원이 한 명 생길 경우 보통 100여명이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학부모들은 “영훈초는 해마다 결원이 생길 때면 1명당 현금으로 3000만~5000만원을 받았다”면서 “영훈초는 ‘브로커’까지 활개칠 정도로 불법이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영훈학원 관계자들의 횡령 금액 파악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2007년 8월부터 영훈중 등 영훈학원 법인 3~4곳의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쫓고 있다. 영훈학원은 시교육청 감사에서 시설공사에 대한 부당 계약 및 공사비 과다지급, 임대보증금 횡령 학교 예산을 불법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이사장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뒤 마지막에 김 이사장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에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된 영훈국제중과 영훈초등학교 교장, 그리고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을 참고인으로 불러 비리 여부 등을 조사키로 12일 결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 역시 ‘부정입학 의혹 리스트’에 올라 있는지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문 교육감에게 방지대책 등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노인 왕따/정기홍 논설위원

    나이 일흔이 되면 어떤 일을 해도 법도와 사리에 어긋남이 없다고 한다. 공자는 이를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로 표현했다. 칠십 나이를 종심(從心)이라 한 데는 이런 뜻이 담겼다. 예부터 나이를 먹으면 그에 걸맞은 행동과 생각을 가려서 해야 했다. ‘하늘 뜻을 안다’는 오십이 그렇고, ‘귀가 순해진다’는 육십도 마찬가지다. 유가(儒家)에서는 이때를 ‘성인(聖人)의 길’로 들어섬을 일컫는다. 2년 전의 일이다. 칠십 중반인 집안 어르신이 찾아와 깨알같은 글을 적은 종이 두 장을 건네고 가셨다. “노인정에서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다가 왕따를 당했다”며 억울해하셨다. 언쟁의 자초지종이 담겼겠지만 어르신들의 일이라 읽어 보지는 않았다. 당시 어르신의 왕따는 무척 생소한 말이었다. 그 후 가끔 뵙는데도 그날 종이에 적힌 내용에 대한 말씀은 없다. 의학계에서는 노인 심리변화의 하나로 어린이처럼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신체의 노화로 인한 박탈감과 불안감, 억울함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삶의 목표를 상실한 상태에서 주위의 무관심과 무시가 그 요인이 아닌가 싶다. 노인에게 무력감과 고독감은 부지불식간에 들이닥친다. 별스러운 일도 아닌데 뜬금없이 고함을 지르고, 지하철 노인석에 앉은 젊은이를 보고 큰 소리로 타박을 주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이때 상실감을 충족하고자 하는 심리가 발동한다는 말이다. 의학계는 이런 증상을 노인심신증(老人心身症)이라고 부른다. 증상이 심해지면 뇌혈관 장애나 파킨슨병 등 치명적인 신경질환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노인 간의 학대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3500건에 이르는 노인 학대 가운데 86.9%가 배우자·자식 등 친족에 의한 것이었다니 그야말로 가정 상실의 시대이다. 눈길을 잡는 것은 가해자의 34%가 60대를 넘긴 노인이란 점이다. 50~60대 저소득 노인 자녀가 70대 이상의 부모를 학대한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노(老)-노(老) 학대’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그늘이 벌써부터 이렇게 짙어지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 600만명에 이른다. 노인 왕따에 이은 노인 학대 문제는 사실 그동안 잠재돼온 측면이 크다. 팽개쳐진 노인의 인권을 되찾을 방도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팔순 노인과 마흔살 소의 교감을 잔잔하게 그린 영화 ‘워낭소리’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영훈학원 이사장 2007년부터 돈 받고 ‘입학 장사’ 정황

    영훈학원 이사장 2007년부터 돈 받고 ‘입학 장사’ 정황

    영훈초·영훈국제중의 입학·편입 비리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하주(80) 영훈학원 이사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검찰이 김 이사장을 부정입학의 ‘몸통’으로 특정해 금품수수 규모와 금품 제공자를 파악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김 이사장이 2007년부터 학부모들에게서 입학·편입 등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2007년 8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김 이사장의 금융 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2009년 첫 신입생을 받은 영훈국제중 입학비리뿐 아니라 영훈초교와 관련된 금품비리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또 곽상경(76) 전 영훈중 교장 등 영훈학원 전·현직 관련자 7~8명도 2007년부터 부정입학이나 금품수수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같은 기간 자금 거래 내역을 훑고 있다. 검찰은 우선 김 이사장의 금품수수 규모와 대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통상의 금품수수 수사는 금품을 제공한 사람을 중심으로 돈을 받은 이들을 찾아내는 데 반해 이번 수사는 금품 종착지인 김 이사장을 중심으로 김 이사장에게 돈을 건넨 사람들을 찾는 형태다. 영훈초·중은 삼성그룹 임원,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부유층, 정·관계 인사 등 상류층 자녀들이 많이 다녔거나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서 사회 고위층 인사들의 금품 로비가 드러날 경우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영훈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이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해 논란이 됐던 만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로비가 드러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검찰은 김 이사장을 정점으로 영훈학원 전·현직 ‘윗선’들이 성적 조작을 통한 영훈중 부정입학 및 대가 수수, 초·중학교 입학 이후 결원 충원 및 편입 때 금품수수 등의 불법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도 영훈중은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교감과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 등이 조직적으로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013년 이전의 성적 조작까지도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영훈초·중은 매년 입학 이후 결원을 충원할 때나 편입생을 뽑을 때 학부모들에게 수천만원을 받는다는 소문이 무성한 곳이다. 영훈중은 결원이 한 명 생길 경우 보통 100여명이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학부모들은 “영훈초는 해마다 결원이 생길 때면 1명당 현금으로 3000만~5000만원을 받았다”면서 “영훈초는 ‘브로커’까지 활개칠 정도로 불법이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영훈학원 관계자들의 횡령 금액 파악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2007년 8월부터 영훈중 등 영훈학원 법인 3~4곳의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쫓고 있다. 영훈학원은 시교육청 감사에서 시설공사와 관련한 부당 계약 및 공사비 과다지급, 임대보증금 횡령, 명예퇴직금 부당 수령 등 학교 예산을 불법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영훈학원 관련자 소환 조사 등을 통해 김 이사장의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뒤 가장 마지막에 김 이사장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에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된 영훈국제중과 영훈초등학교 교장, 그리고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을 참고인으로 불러 비리 여부 등을 조사키로 12일 결정했다. 14일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 역시 ‘부정입학 의혹 리스트’에 올라 있는지 집중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문 교육감에게 재발 방지대책 등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전력대란 공포’ 몸사리는 서민

    ‘전력대란 공포’ 몸사리는 서민

    올 들어 처음 전력수급 경보가 ‘관심’ 단계로 발령된 지난 5일. 서울 광진구의 한 노인정은 건물 1~4층을 오가는 엘리베이터의 전원을 내렸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는 60~80대 노인들은 평소 건물 2층에 있는 휴게실을 갈 때도 불편한 다리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지만 이 날부터 한 손에는 난간을, 한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노인정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재작년에 인근 아파트에서 정전 발생으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그 안에 갇힌 어르신이 실신하는 사고가 있었다”면서 “그 이후에는 TV에서 전기가 부족하다고 나오면 어르신들이 혹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시다가 사고가 날까 걱정돼 일시적으로 운행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한 반에 30여명의 학생들이 하루 종일 맞대고 생활해야 하는 학교도 에너지 절약과 전기료 부담 탓에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한낮에 교실 내 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어가지만 에어컨 가동은 꿈도 못꾼다.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교무실과 화장실 등의 형광등도 끈 채 어두컴컴하게 지내는 학교가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감 이모(52)씨는 “한 해 전기요금만 적어도 8000만원, 많을 때는 1억원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학교 운동장에서 실시하던 체육 수업도 이달 들어 교실수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었다. 한국교원단체협의회가 지난달 27일 전국 1058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전체 학교의 87.9%가 전기료 부담 때문에 냉방 가동을 중단했고, 72.2%는 비싼 전기료 때문에 교육비와 시설 유지·보수비 예산을 깎았다. 시민들은 “전력 대란의 원인은 따로 있는데 책임은 시민들에게 돌린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회사원 여지원(29·여)씨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전력난은 사실 부품비리 때문에 원전이 멈추고 전력수요 예측을 제대로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큰 데 마치 국민들이 전기 낭비를 해서 전력난이 온 것처럼 선전하는 것이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주택용·교육용 전기보다 낮게 책정된 산업용 전기료를 현실적으로 상향 조정해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기 수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남미(52·여)씨는 “식당을 시원하게 해놓지 않으면 손님들이 들어왔다가 바로 나간다”면서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의 영업점이나 집에서 쓰는 전기는 누진세를 더 올리고 대기업이 쓰는 전기는 싼값에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전기료는 주택용이 당 104.6원, 교육용 101.4원, 산업용 86.8원, 농사용은 47.5원이며 전체 전기 사용량 가운데 산업용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55%, 주택용 전기는 14%였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