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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리 아홉 그녀를 사랑하고 말았다

    꼬리 아홉 그녀를 사랑하고 말았다

    옛날 옛적 한 나그네가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어느 초가를 발견했다. 초가를 지키는 아리따운 여인에 반한 나그네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가 치마 밑에 숨겨진 아홉 개 꼬리를 보고 깜짝 놀란다. 여우로 변한 과부는 그를 놓아주며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시간이 흘러 나그네는 예쁜 아내를 맞아 행복하게 살다 여우 이야기를 꺼내고 만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구미호 설화다.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 선정작 ‘저주토끼’ 정보라 작가의 소설 ‘호’는 이 설화를 현재로 가져와 변주한다. 변변찮은 학원 강사인 기준이 어느 날 버스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성 지은의 이야기에 구미호 이야기를 바탕에 깔았다. 만남과 헤어짐, 재회와 갈등 끝에 이어지는 둘의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는 문장 덕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그러다 기준의 할머니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급변한다. 상견례 자리에서 할머니는 지은의 정체를 단박에 파악하고, 기준을 놓아 달라고 지은에게 부탁한다. 기준이 지은과 헤어지지 않으려 하자, 할머니가 기준의 옷에 부적을 넣고 급기야 둘 사이에 오해가 생긴다.소설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선정됐지만, 발표된 적은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독자들과 만나게 됐다. 저자에게 인기를 안긴 단편 ‘저주토끼’처럼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이 이번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단편에서는 저주를 거는 주인공의 분노를 충분히 녹여 내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샀다. 저주를 단순한 공포의 소재로 활용하지 않은 까닭에 오히려 글의 밀도가 높아지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소설 역시 버스에서의 첫 장면을 시작으로 기괴한 장면을 한껏 펼치지만,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많이 묻어난다. 기준과 지은은 물론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놓고 주술을 펼치는 할머니의 사정, 동생을 위해 기꺼이 나서는 기준의 누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여기에 할머니를 살릴 방법을 알려 주는 검은 개, 음기로 재단하는 재봉틀, 망자들에 씐 좀비 환자들이 어우러지면서 재미를 더한다. 기괴하지만 왠지 무섭지는 않다. 애잔함을 자아내는 등장인물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고 싶어진다. 구미호 설화의 마지막은 구미호의 이야기를 들은 아내가 구미호로 변하면서 “1년만 더 참았으면 됐을 텐데”라고 말하며 끝난다. 무겁지 않은 로맨스에 초현실적인 요소를 넣어 잘 반죽한 소설은 예상했던 결말로 가는 듯하다가 마지막에 반전을 꾀한다. 15년 전 이야기이고 웹소설 형태로 쓴 터라 특유의 밀도가 떨어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진득한 느낌 대신 서사에 초점을 두는 듯해 아쉽지만 부담없이 읽기엔 더없이 좋다.
  • [최보기의 책보기] 인생이 술 한잔 사주지 않은 사람, 득량으로 오소

    [최보기의 책보기] 인생이 술 한잔 사주지 않은 사람, 득량으로 오소

    “초1일 맑다. 옥문을 나왔다. 남대문 밖에 있는 윤간의 종의 집에 이르러 … …” 이순신 장군이 감옥에서 풀려나 백의종군을 위해 남쪽으로 대략 640km 길을 출발하던 첫날의 『난중일기』다. 6월 4일 장군은 도원수부가 있던 합천 초계에서 권율 장군과 마주 앉았다. 권율) 섭섭한가? 이순신)그렇겠습니까. 권율) 무장은 그래야 하는 것이네. 도원수부에서 말을 관리하며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은 원균 통제사의 칠천량 해전 참패 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됐고, 조선 수군 재건을 위해 남해안 500km 여정을 밟아 8월 18일 장흥 회령포에 도착했다. 붕괴한 조선 수군의 1차 집결지였던 이곳에서 배설과 이억추로부터 겨우 남아있던 전선 13척을 인계 받음으로써 불과 한 달 후 치르게 될 명량대첩을 앞두고 수군 재건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위대한 무장의 기운이 감도는 회령포는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 한승원의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문학혼도 함께 흐르는 곳인데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탔던 작가 한강이 그 뒤를 잇는다. 문무(文武) 출중한 회령포의 기운은 필시 장흥 반도에 우뚝 솟은 천관산과 그 앞에 펼쳐진 너른 바다 아니겠는가! 득량만이 바로 그 바다다. 서쪽의 장흥과 보성 동쪽의 고흥 반도를 거느린 득량은 거금도와 금당도가 그 앞을 막아서 어지간한 태풍은 끄떡없이 견디는 천혜의 어장이다. 기행소설 『득량, 어디에도 없는』은 소설가이자 시인인 양승언이 아무 연고도 없던 이곳 득량에서 2년을 지내며 채집한 ‘삶과 사람 이야기’들이다. 저자의 삶에는 ‘어디에도 없는’ 파격이 넘친다. 젊어 한때 사법고시와 복서의 꿈을 꾸며 세상과 맞서다 스물두 살 때 돌연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그러나 다시 쉽게 예상치 못할 속세의 길들을 돌고 돌아 글을 쓰는 작가가 됐다. ‘김미옥 장르’로 최근 독서계 SNS를 달궜던 김미옥 작가가 “인간 양승언의 삶의 궤적이자 득량만의 노래이다. 그가 만난 수많은 인연과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세상에 대한 일갈”이라고 추천평을 썼다. KBS1 라디오의 예술기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보경 작가는 “득량(得粮)이 작가 양승언을 얻어 득량(得梁)이 됐다”고 평가했다. “『득량, 어디에도 없는』에는 결코 조작하여 꾸며내거나 과장된 미화가 없다. 지방의 농어촌 어딜 가나 뻔한 상투적인 전통의 재포장 따위도 아니다. 너무나 도시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세상에 갇혀 사느라 미처 몰랐던 뜨거운 남도 지오그래피, 오늘의 남도 아리랑이다.” –양승언- 진짜 그란지 어짠지는 책을 읽어보믄 알겄이요잉!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칼럼 제목에 정호승 시인 <술 한잔> 시구가 인용됐음.)
  • 러시아군 바흐무트 ‘무한 공세’…우크라 지휘관, 철수 가능성 내비쳤다?

    러시아군 바흐무트 ‘무한 공세’…우크라 지휘관, 철수 가능성 내비쳤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도시 바흐무트에 대한 공격을 쉬지 않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최전선의 지휘관들이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92기계화여단 한 중대의 지휘관인 유리 페도렌코는 자국 ICTV와의 인터뷰에서 바흐무트 전황에 대해 “극도로 긴장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시의원이기도 한 그는 “(바흐무트) 전투는 매우 어렵다. 적(러시아군)이 장비와 병력 면에서 가능한 모든 공격력과 공격 잠재력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러시아 정규군과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의 용병들이 바흐무트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고 러시아 공수부대와 특수부대가 바흐무트 공세에 합류하면서 러시아 측이 전술적으로 어느 정도 전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페도렌코는 러시아가 위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군력까지 활용해 우크라이나 진지를 말 그대로 파괴한 후 전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곧 바로 우크라이나군이 적극적인 방어를 수행하고 있고 바흐무트 외곽과 이 도시 자체에서 일부 적의 진지를 탈환해 적군을 밀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진지 위치가 서로 바뀌기도 했다. 또 다른 우크라이나 전선 지휘관인 로만 코논 중위도 러시아군이 전례 없는 무력을 사용해 그들의 진로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도렌코는 또 바흐무트 방어를 위한 우크라이나군의 지난 몇 개월 간의 노력을 지지하면서 “적은 우크라이나군보다 공격 중 훨씬 더 큰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만일 러시아군이 바흐무트를 점령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은 병력과 무기를 적에게 우선적이고 중요한 다른 지역들로 빠르게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리만이나 마린카와 같은 바흐무트 인근 도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러시아가 바흐무트 전투에 묶여 있는 한 우크라이나는 적의 공격과 공격 잠재력을 파괴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조만간 우리는 바흐무트의 모든 영토를 미터 또는 센티미터 단위로 되찾아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봄 대반격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바흐무트에서 최악의 경우 퇴각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은연 중에 내비친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오는 4월30일을 대반격 디데이로 잡고 전투여다나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기밀문건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4월 내 대반격은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방 무기 지원이 더딘 데다, 예상하지 못한 홍수까지 겹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 中, ‘대만해협’ 발언 尹 대통령에 경고 “불장난하면 타죽어”

    中, ‘대만해협’ 발언 尹 대통령에 경고 “불장난하면 타죽어”

    윤석열 대통령의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발언 이틀 뒤 중국 외교장관이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며 강력 경고했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란팅(藍廳)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불장난’ 언급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년 11월과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거론해 유명해졌다. 이날 친 부장은 “최근 중국이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도전한다’,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 한다’,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파괴한다’ 등 괴담을 듣는다”며 “이런 발언은 최소한의 국제 상식과 역사 정의에 어긋난다. 그 논리는 황당하고 그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은 예로부터 중국 영토의 나눌 수 없는 일부로 양안(중국과 대만)이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해 있다는 것이 대만의 역사이자 현상”이라며 “대만의 중국 반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일부였고 카이로 선언(1943년)과 포츠담 선언(1945년)에 명백하게 적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국제 규칙을 파괴하고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고 대만해협의 안정을 파괴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다.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이들을 이용하려하는 (미국 등) 소수의 국가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땅은 돌아왔고 절대로 다시 잃을 수 없다”며 “전후 국제질서를 뒤집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 수호는 천지의 대의”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은 미국 등 서구세계가 중국의 대만 무력 위협을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한국 정부는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속내가 담겼다고 해석한다. 중국은 대만 문제가 자국의 내정이기에 한국이 공식적으로 이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여긴다. 친 부장이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전날 한중 외교당국이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날 연설은 사실상 윤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질 대만 관련 논의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베이징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의 ‘판’을 흔들고자 의도적으로 대만 문제를 짚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간 우리나라 역대 정부는 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완성했고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의 끝없는 ‘북한 감싸기’에 지친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로 베이징에 맞불을 놨다. 일종의 ‘팃포탯’(장군멍군)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이 지금처럼 북핵 문제에 미온적으로 나온다면 한국은 미국, 일본과 손잡고 이들과 대만 문제에 발을 맞출 수밖에 없음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중국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 친 부장은 외교 분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속내를 가장 정확히 읽고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미대사로 재직하다 지난해 12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후임 외교부장으로 발탁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그보다 더 높은 국무위원 자리까지 맡았다. 한편 우리 정부가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를 비난한 중국 외교부에 항의하고자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하자 중국도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한국 정부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중국은 이미 베이징과 서울에서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외교 경로로 공식 항의하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쓴다. 왕 대변인은 “중국의 입장을 전면적으로 설명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한 관계의 기초라고 강조했다”며 “중한수교의 정신을 지키고 대만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히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왕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라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윤 대통령에 거칠게 대응했다.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부용치훼’(不容置喙)를 썼다. 강한 어조로 상대방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하는데, 외교부 대변인이 상대국 정상에게 쓴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20일 저녁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청사로 불러 강력 항의했다.
  • 날 따돌린 애들이 죽는다?! 눈길 붙든 ‘피기’ 주인공 라우라 갈란

    날 따돌린 애들이 죽는다?! 눈길 붙든 ‘피기’ 주인공 라우라 갈란

    오는 26일 국내 개봉하는 ‘피기’(Piggy, 스페인어 원제는 Cerdita)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뚱뚱하다는 이유로 돼지 같다고 놀려대던 친구들에게 통렬한 복수를 하느냐보다 더 관심을 끈 것이 라우라 갈란(37) 배우였다. 영화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정육점 집 딸인 데다 늘어진 뱃살이며 뒤뚱거리는 걸음걸이까지 돼지를 똑닮아 온갖 놀림과 괴롭힘으로 짓밟히는 사라가 낯선 남자에게 그들이 납치돼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되자 엄청난 딜레마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300개 이상의 단편영화제에 초청돼 90개 이상의 상을 휩쓴 14분 분량의 단편을 99분의 장편으로 늘리다 보니 덧붙여진 부분들이 쓸데없게 느껴지게 만든 점은 분명해 보인다. 주인공 사라가 자비란 더 긍정적인 방식으로 복수를 매듭짓고도 그렇게 만족스러운 카타르시스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한 평론도 보이는데 핏빛으로 물든 자신의 몸에 대한 수치스러움이 완벽하게 씻겨나가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 분명히 만족스럽지 못한 대목들이 적지 않다. 18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시사회가 열렸는데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은 국내 관객들에게 전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관객들이 영화 감상 평과 함께 기탄없는 의견을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영화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꽤나 진지한 문제, 바디 셰이밍(body shaming)을 제기하고 있다. 틴에이저 리벤지 스릴러란 선전 문구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복수도, 유혈도, 처절한 응징도 보여주지 못한 채 조금은 타협한 듯 보인다. 해서 국내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 관람 가능을 얻어냈다. 페레다 감독은 단편 시나리오를 쓰며 사라 역의 배우를 찾는 것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소극장과 학교, 연기학교와 고등학교 연극들을 관람했으며 오디션도 진행했다. 프로듀서의 추천으로 한 극장에서 갈란을 만나 캐스팅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고 했다. 그가 없었으면 단편도, 장편도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장편 촬영 당시 서른다섯 살이었던 갈란은 극 중 사라의 열여섯 살 여고생 모습과 정서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고야상 신인여우상을 비롯해 유수 영화제 후보와 수상을 이어나갔다. 친구들이 수영장에서 사라를 괴롭히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갈란보다 가해자 친구들을 연기한 카밀 아르가르, 이레네 페레이로, 클라우디아 살라스가 촬영에 들어가기 전 갈란에게 미리 용서를 빌었는데 갈란은 “뭐든 대본에 있는 그대로 해주세요. 절 괴롭히는 건 괜찮아요. 사라가 실제 이런 일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정의를 보여주려면 확실하게 보여주셔야 해요”라고 말해 안심시켰다고 했다. 도입부 정육점 장면에서 갈란은 영락없는 열여섯 살 여고생,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을 향한 분노를 머리카락에 말아 씹는 것으로 표출하는 모습으로 소화했다. 마지막 폐공장 장면에서는 핏빛 복수의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망설임 끝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매듭짓고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도로를 달리는 모습, 괴한이야말로 자신을 온전히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여기는 감정 표현 등을 너무도 절묘하게 해냈다. 갈란은 1986년 스페인 과달라하라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태어났다. 남동생 하비에르 갈란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 연극 무대에 선 뒤 마드리드에 있는 아르트4 연기스튜디오에서 연기를 배워 2006년 TV 시리즈 ‘Brigada poilitical’으로 방송 데뷔했다. 영화 데뷔작은 2018년 ‘돈키호테를 죽인 남자’. 패트릭 벤코모 웨버와 결혼해 자녀 한 명을 뒀다. 영화는 자존감을 어떻게 되찾아야 하는지 묻고 답하는데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배재학당을 세운 아펜젤러의 잠언이 떠오른다.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겨라.’
  • 23년 전에 수입 불허됐던 일본 공포영화 ‘오디션’ 마지막 10분 소름

    23년 전에 수입 불허됐던 일본 공포영화 ‘오디션’ 마지막 10분 소름

    가뜩이나 팬데믹의 여파 때문에 3~4년 전에 제작된 우리 영화들이 힘겹게 개봉하는 요즈음인데 2000년 수입 불가 판정을 받았던 일본 공포영화 ‘오디션’이 23년의 세월을 건너와 19일 국내 개봉한다.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쳤다고 한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연출했다. 극단적 폭력을 과감히 묘사하고 기괴한 상상력을 가미하는 컬트 마니아를 거느린 감독이다. 2004년 박찬욱, 프루트 챈 감독과 함께 ‘쓰리 몬스터’를 만들었고, 지난해 정해인과 고경표 주연의 ‘커넥트’ 6부작을 연출하며 영화를 만드는 데 국적이나 언어는 중요하지 않다는 가르침을 안겼던 감독이다. 아내와 사별한 아오야마는 작은 영화사를 운영하는데 성년이 돼가는 아들이 재혼하라고 자꾸 재촉한다. 친구이자 영화 프로듀서인 요시가와(구니무라 준)에게 조언을 권했더니 영화 오디션 방식으로 재혼 상대를 찾아보라고 했다. 아오야마는 지원서들을 뒤적이다 아사미(시이나 에이히)에게 반해 버렸다. 클래식 발레를 전공한 데다 20대에 청초한 외모까지 갖춘 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아오야마는 오디션을 마친 뒤 아사미에게 연락해 만나지만, 요시가와는 아사미의 이력이 석연치 않다며 뜯어 말린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아오야마는 아사미에게 정신없이 빠져들고 차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빠져들게 된다. 초반은 밋밋하게 전개된다. 코믹스러운 장면도 있다. 그런데 두 남녀가 얽혀 차츰 기괴한 일들이 벌어지며 긴장감이 점증하고, 정체 모를 마대 자루가 방안에서 튀어 오르는 순간 불안감은 커진다. 검정 장갑을 낀 아사미가 뾰족한 바늘의 주사기를 들고서 묘한 미소를 짓는 장면부터 ‘마지막 10분의 공포’가 시작된다. 영화의 러닝타임에 견줘 짧은 장면인데 관객이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는 이 10분은 ‘오디션’이 왜 영화 ‘링’(1999)과 함께 ‘J호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배급사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한다’고 포스터에 적어놓았다. 시이나 에이히는 ‘이영희’라는 우리 이름을 가진 재일교포 3세 배우다. ‘오디션’을 통해 ‘호러퀸’에 등극했다는 평을 받았다. 배우 이전에는 패션 브랜드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2006년 작품 ‘오늘의 사건 사고’에 출연하는 등 꾸준히 영화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주인공의 친구 요시가와를 연기한 배우의 낯이 익다 싶었는데 영화 ‘곡성’(2016)에 나왔던 배우다. 그의 젊은 시절 연기를 접하는 점도 흥미롭다.
  • 피살된 ‘조폭 출신’ 인도 전 의원 시신 운구

    피살된 ‘조폭 출신’ 인도 전 의원 시신 운구

    16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프라야그라이 거리에서 기자 행세를 한 괴한 3명의 총격을 받고 숨진 아티크 아마드 전 국회의원의 시신이 옮겨지고 있다. 100건이 넘는 폭력 혐의로 기소된 조직폭력배 출신의 아마드가 전날 밤 경찰 호위 속에 병원으로 가던 중 보복 공격을 받고 피살되는 장면이 TV로 실시간 중계됐다. 프라야그라이 AP 뉴시스
  • 러, 우크라 전쟁 비판 반체제 인사에 25년형

    러, 우크라 전쟁 비판 반체제 인사에 25년형

    러시아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블라디미르 카라 무르자가 반역죄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고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모스크바 법원은 야권 정치인이자 언론인인 카라 무르자에 대해 반역 및 러시아군에 대한 가짜정보 유포 혐의로 이같이 선고했다. 이는 지난 6일 검찰이 구형한 것과 동일한 판결이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의 측근이던 카라 무르자는 2015년 넴초프가 모스크바 시내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의문사한 뒤 자신도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2017년 2월에도 미확인 물질에 중독돼 혼수상태에 빠진 뒤 치료를 받으러 해외로 나갔다.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활동을 벌이고자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카라 무르자는 지난해 4월 “경찰관에게 불복종했다”는 이유로 모스크바 자택에서 체포됐다. 해외 체류 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반역 및 군 관련 가짜정보 유포 등 혐의가 추가됐다. 지난해 3월 미국 애리조나주 의회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주택가와 병원, 학교를 폭격하는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열린 최종 심리에서 그는 “나는 정치적 견해 때문에 투옥됐다”며 “이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 드리운 어둠이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며 “이 철창 안에 앉아있으면서도 조국을 사랑하고 우리 국민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누구도 자신의 인권을 행사한 것을 이유로 자유를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 당국은 그를 지체없이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도 공식 성명을 통해 “카라 무르자는 갈수록 탄압의 강도를 높여가는 러시아 정부의 또 다른 표적이 됐다”며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카라 무르자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위반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용감하게 비판했다”며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영국 이중국적자인 그의 선고에 항의하고자 안드레이 켈린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 피로 물든 ‘스윗 식스틴’ 생일파티와 7명 숨진 멕시코 리조트

    피로 물든 ‘스윗 식스틴’ 생일파티와 7명 숨진 멕시코 리조트

    미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16세를 축하하는 10대들의 생일파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최소 4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 미 유력 언론은 피로 물든 ‘스윗 식스틴’ 파티 참사를 대대적으로 전했다. 16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자치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인구 3200명의 마을 데이드빌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10대로 15명이 병원에 이송됐다. 현비 병원 관계자는 “중상을 입은 9명 중 5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총기 난사범이 누구인지, 사고 당시 사망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총기 난사 사망자인 필스타비어스 다우델(18)은 대학 미식축구 선수 특기자로 선발돼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다우델은 이날 여동생의 16번째 생일을 축하하다 비극을 맞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0대 청소년들이 생일 파티에 가면서 총기 사고의 두려움에 떠는 나라가 된 건 터무니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총기는 미국 아이들을 숨지게 하는 주범이며, 그 피해 규모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규탄했다. 앨라배마주는 미국에서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률이 세번째로 높다. 총기 사고 사망은 이미 2020년 교통사고와 질병을 제치고 미국 청소년의 핵심 사망 원인으로 부상한 상태다. 지난 15일 멕시코에서는 무장괴한들이 중부 과나후아토주의 한 워터파크에서 총기를 난사해 여성 3명과 남성 3명, 7세 어린이 등 7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주말에 물놀이를 즐기던 리조트 내 워터파크는 총격 사건으로 비극의 현장이 됐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적반하장 서울시, 합동분향소 변상금 부과 즉각 철회해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적반하장 서울시, 합동분향소 변상금 부과 즉각 철회해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설치에 따른 변상금 29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을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논평 전문 서울시가 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 변상금 29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앞서는 유가족 측과의 대화에 더 이상 진전이 없다며 대화 중단도 선언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송재혁·노원6)은 이태원 참사의 직·간접적 책임 당사자인 서울시의 적반하장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합동분향소 변상금 부과를 즉각 철회할 것은 엄중히 촉구하는 바이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과 “더는 대화하지 않겠다”며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12일에는 이태원 합동분향소를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변상금 2899만 2760원을 부과했다. 분향소를 철거하지 않을 경우 연체료 부과 및 재산압류, 나아가 행정대집행까지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부과한 변상금은 징벌적 성격을 지닌 벌금이다. 대화 중단과 변상금 부과로 앞에서는 무한책임을 통감한다던 서울시가 실상은 책임을 회피하고, 유가족과 희생자를 배척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오세훈 시장은 참사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으로서의 무한 책임을 인정하며, 유가족과 피해자, 시민들의 일상회복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곧이어 사고 당시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고 ‘주최없는 행사에 대해서 서울시는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했다. 지난 3월 4일에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의 광화문광장 개최를 불허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합동분향소 변상금 부과와 행정대집행 예고로 또다시 권력에 의한 추모 봉쇄를 시도하고 있는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를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유가족과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설치한 영정없는 기괴한 분향소는 합법이고, 유가족이 영정사진과 함께 직접 설치한 분향소는 불법이라는 비상식적인 행정에 개탄한다. 서울시청 맞은편 서울건축박물관 앞에는 코로나 백신피해자 분향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태원 합동분향소에서 직선거리 불과 100미터에 불과한 백신피해자 분향소는 2022년 1월에 설치된 것으로 무려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중구청은 ▲코로나 상황 종식 이후 자연 종결 예상 ▲국민정서 감안 등의 이유로 변상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중구청은 행정절차 따라 단순 자진정비 명령 및 원상회복 공문을 발송했으나, 이와는 별도로 분향소 측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6동 중 3동의 자진철거를 유도했다. 기초자치단체도 시민의 보호와 지원이라는 행정의 본래 목적에 충실한 행정을 이행하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시의 구차하고 편향된 행정 현실이 참담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유족들의 분향소를 ‘무단점유’, ‘불법 시설물’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매도하고, 권력을 이용해 추모와 애도를 봉쇄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을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에 엄중히 명령한다. 더불어 변상금 부과 즉각 철회와 함께 유가족과의 대화에 전향적으로 임할 것을 재차 촉구하는 바이다.
  • 빛이 닿지 않는 심해, 딥 블루… 미지의 세상을 비추다

    빛이 닿지 않는 심해, 딥 블루… 미지의 세상을 비추다

    불안하고 신비로운 색을 주제 삼아믿음·죽음·힘 같은 불확실성 다뤄“존재하지만 볼 수 없는 존재 표현” ‘딥 블루’라는 색이 있다. 네이비보다 짙고 블랙과 비교하면 조금 밝은 듯한 오묘한 색. 햇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깊은 바닷속에서 볼 수 있는 색깔이다. 어둡지만 완전히 빛이 차단되지 않은, 흔히 얘기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에 만날 수 있는 어스름한 푸른색이랄까. 회화 작품은 짙은 파란색을 주로 사용하고 있고 조각들도 배경 빛으로 어스름한 느낌을 준다. 불안감과 함께 신비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런 신비한 색과 느낌으로 가득한 작품들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층에 있는 아트스페이스 호화가 지난 14일부터 시작한 기획전 ‘딥 레이어’(Deep Layer)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말로는 ‘심층’이라고 부르는 딥 레이어는 본래 해양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수심 1000m 이하 깊은 바다로 기온이 5도 이하를 유지하고 빛이 투과하기 힘든 곳을 심층 또는 심해라고 부른다. 심해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지의 공간이다. 미지의 공간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상상하기 힘들지만 반대로 우리의 상상력을 마음대로 풀어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딥 레이어’에 참여한 신건우, 이동혁, 최지원, 코스타스 파파코스타스 등 4명의 작가는 심층의 보이지 않는 존재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각 이미지화했다. 전시된 30여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들은 신비롭고 다층적으로 읽히는 파랑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 준다.신건우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종교적 모티브를 녹인 인물상과 좀먹은 듯한 형상 조각에 울트라 마린의 섬유질을 곱게 분사해 색을 입힌 작품으로 존재와 부재가 공존하는 심해를 묘사한다.이동혁의 그림 앞에 서면 스산하면서도 살짝 오싹한 느낌이 든다. 습기를 머금은 것 같은 붓 터치로 인간의 형상을 왜곡하거나 물감을 바르고 깎는 과정을 반복해 일부러 퇴색한 느낌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동혁의 작품은 대부분 기독교 문화의 상징과 버려진 공간, 오브제의 결합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동혁은 “소재는 기독교에서 가져왔지만 종교적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 대한 의심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며 “실제와 멀수록 더욱 구체화하는 믿음의 성질을 심해 속 딥 블루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초현실적이고 기괴한 분위기는 최지원의 작품에서 극대화하는 느낌이다. 매끈한 도자기 인형과 한때 삶이 충만했던 곤충의 사체, 생물 모조품 등을 모아 창백하고 어두운 푸른빛으로 초현실적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코스타스 파파코스타스는 검푸른색으로 일필휘지한 선들로 눈에 보이지 않는 심해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기 다른 형식으로 파란색을 활용해 믿음과 죽음, 힘처럼 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불확실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마약하우스’ 때려 부수는 칠레 시장, 인기 하늘 찌른다 [여기는 남미]

    ‘마약하우스’ 때려 부수는 칠레 시장, 인기 하늘 찌른다 [여기는 남미]

    닥치는 대로 세칭 ‘마약 하우스’를 때려 부수는 칠레 지방도시의 시장 인기가 치솟고 있다. 현지 언론은 “최근 순직한 경찰의 장례식장을 찾은 정치인이 많았지만 유일하게 주민들의 환영을 받은 사람은 라플로리다의 시장 로돌포 카르테르뿐이었다”고 보도했다. 칠레에선 최근 3주간 경찰관 3명이 범죄자들이 쏜 총을 맞고 순직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카르테르 시장을 본 주민들은 “대통령”을 연호하면서 그를 반겼다. 일개 지방 시장인 카르테르는 마약 하우스 철거를 시작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가 상승하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마약 하우스란 마약범죄로 체포된 용의자가 소유한 부동산을 말한다. 대개의 경우 마약카르텔 조직원의 집이다. 카르테르 시장은 “마약카르텔 조직원이 붙잡혀도 그가 거점으로 사용하던 집은 이미 평범한 주택이 아니라 마약범죄의 온상으로 남는다”면서 “마약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선 마약 하우스를 완전히 허물어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르테르 시장이 철거한 마약 하우스는 이미 20채에 달한다. 카르테르 시장은 검찰로부터 정보를 받아 마약 하우스를 때려 부수고 있다. 마약 하우스는 민간의 재산이지만 철거는 불법이 아니다. 칠레는 이런 마약 하우스를 철거할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권한을 행사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칠레에서 마약 하우스로 달려가 철거하는 건 카르테르 시장이 사실상 유일하다. 카르테르 시장은 “법이 허용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면서 “마약범죄를 근절하고 주민들에게 안전한 동네를 만들어주기 위해선 반드시 마약범죄의 거점을 완전히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에선 각종 범죄가 늘어 치안이 불안해지고 있다. 특히 심각한 건 마약카르텔이다. 최근 칠레 발파라이소 지방에선 2개 대학교를 포함해 15개 학교가 휴업했다. 괴한들에게 피살당한 마약카르텔 조직원의 장례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조직원 장례식을 거행할 때 마약카르텔은 멋대로 길을 막고 퍼레이드를 벌이거나 폭죽을 터뜨리고 공포를 쏴댄다. 15개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걱정해 이날 휴업을 결정했다. 현지 언론은 “마약카르텔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카르테르 시장의 인기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2%가 마약 하우스 철거에 찬성하는 등 국민은 행동파 시장 카르테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 ‘JMS 2인자’ 정조은 등 6명 구속영장…“정명석 조력·방조했다”

    ‘JMS 2인자’ 정조은 등 6명 구속영장…“정명석 조력·방조했다”

    “(정명석 총재 옆에) 여자들이 오지 못하게 막았다”고 주장한 ‘JMS 2인자’ 정조은(본명 김지선)씨 등 정 총재의 여신도 성범죄를 방조하거나 조력한 JMS 관계자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무더기 청구됐다.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수사부(부장 김지혜)는 14일 정씨를 준강간 방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정 총재의 성범죄를 방조 및 조력한 세계선교본부 부목회자 A씨 등 JMS 관계자 5명도 같은 혐의로 청구했다. 일명 ‘J언니’로 불리는 정씨 등은 여성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는 등 정 총재의 성폭행 범행에 적극 가담했거나 알고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는 검찰에서 “여성들이 선생님 옆 3m 반경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방영된 뒤 한 예배에서 “저희 교회만 해도 확인된 바로는 피해자가 7명이고, 2명이 미성년자다. JMS 측이 내세운 증인 중에는 정 총재께서 거짓 증언을 시킨 자료까지 있다고 한다”고 폭로하며 정 총재 범행과 거리를 뒀다. 하지만 JMS 탈퇴자들은 “정씨가 정 총재에게 보낼 여성을 선별해 면담을 하는 등 정 총재 성범죄의 공범”이라고 강력히 반박했다.검찰은 한 달 동안 정 총재를 비롯해 홍콩 국적 여성 메이플(28) 등 피해 여성과 참고인 등 20여명을 조사했다. 또 정 총재의 성범죄가 이뤄진 충남 금산의 월명동 본산, 정 총재 등 피의자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지난 11일 대전지검 및 고검을 방문해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의 영혼과 정신마저 파괴한다”고 정 총재와 관련자의 엄벌을 위한 철저한 수사 및 재판 대응을 지시했다. 정 총재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월명동 성전’ 등에서 메이플과 호주 국적 여성(30)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여신도 성폭행죄로 징역 10년을 살고 나온 직후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검찰은 정 총재가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여신도들을 세뇌시킨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반면 정 총재 측은 “나는 신이 아니고, 피해 여성들도 ‘항거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반박한다. 정 총재는 메이플 등 2명 외에도 한국인 여성 신도 4명이 같은 혐의로 고소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조은씨 등 6명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7일 오후 2시 30분부터 열린다.
  • 화성에 물고기뼈가?…큐리오시티가 포착한 희한한 암석 [우주를 보다]

    화성에 물고기뼈가?…큐리오시티가 포착한 희한한 암석 [우주를 보다]

    머나먼 붉은 행성에서 ‘호기심’을 해결 중인 화성탐사로보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흥미로운 이미지를 촬영해 전송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큐리오시티가 탐사를 진행 중인 게일 크레이터 바닥에서 촬영한 희한하게 생긴 암석 사진들을 공개했다. 지난 1일 화성 시간으로는 3786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으로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에 큐리오시티에 장착된 카메라 ‘마스터캠’(Mastcam)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일각에서 물고기뼈나 나뭇가지처럼 보인다고 언급할 만큼 기괴해 보인다.특히 암석에는 뾰족하게 돌출된 부분들이 눈에 띄는데 자연적으로 생긴 암석이라고 하기에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 이에 미국 SETI연구소 우주생물학자인 나탈리 카브롤도 자신의 트위터에 “20년 동안 화성을 연구하면서 다양한 사진을 봐 왔지만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기괴한 암석”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큐리오시티를 비롯한 NASA의 여러 로버와 탐사선들은 그간 화성에서 매우 독특한 지형과 암석을 다수 발견한 바 있다.마치 선인장처럼 보이는 광물이나 썩어가는 나무같은 물체, 다람쥐처럼 보이는 암석 등 다양했던 것. 이 때문에 일부에게는 음모론의 ‘떡밥’이 되기도 하지만 암석을 이같은 희한한 모습으로 만든 ‘용의자’는 바람일 가능성이 높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 미만이지만 강력한 바람이 분다. 그리고 이 바람에는 화성의 미세한 모래가 같이 실려 날리게 되는데, 이는 마치 암석 표면을 곱게 갈아내는 연장 역할을 한다.결국 오랜 세월이 지나면 암석들이 바람의 침식 작용으로 여러 가지 독특한 모양을 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지구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화성만의 특징도 있다. 일단 화성은 공기의 밀도가 낮을 뿐 아니라 중력 역시 지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구에서라면 쉽게 부서질 암석들도 화성에서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에 화성에는 동식물의 활동도 없고 비가 내리지도 않기 때문에 보존이 훨씬 쉽다.한편 소형차 만한 크기의 탐사로보 큐리오시티는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2년 8월 5일 폭이 154㎞에 이르는 게일 크레이터 부근에 내려앉았다. 10년이 넘는 기간 중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지질과 토양을 분석해 메탄 등 유기물 자료를 확보하고 미생물이 살만한 조건인지를 조사했다. 특히 큐리오시티는 오래 전 화성 땅에 물이 흐른 흔적, 생명체에 필요한 메탄가스와 질산염 증거를 발견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 멕시코 카르텔에 납치됐다 구출된 美 남녀 “성관계 강요받았다”

    멕시코 카르텔에 납치됐다 구출된 美 남녀 “성관계 강요받았다”

    지난달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에 의해 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2명의 미국인 생존자들이 당시의 상황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은 당시 납치사건에서 살아남은 라타비아 워싱턴 맥기와 에릭 윌리엄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첨예한 논쟁을 일으킨 이번 사건은 지난달 3일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마타모로스에서 발생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번호판을 단 승합차를 타고 국경을 넘은 30대 미국인 4명이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납치됐다. 미국인들이 백주대낮에 멕시코에서 납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은 물론 멕시코도 발칵 뒤집혔다. 곧바로 멕시코 당국이 수사에 나섰으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해결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5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보상금을 내걸었다. 멕시코는 사건 발생 4일 만에 납치된 미국인 4명이 감금돼 있는 장소를 파악하고 특공대를 투입, 구출작전을 벌였다. 특공대가 미국인들을 감시하고 있던 용의자 1명을 제압하고 체포하는등 작전은 성공했지만 미국인 4명 중 2명은 이미 살해된 후였다. 당시 극적으로 살아남은 미국인 2명이 바로 이번 CNN과의 인터뷰에 응한 맥기와 윌리엄스다. 이들은 “납치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끔찍한 고통과 트라우마 속에 살고있다”면서 납치 상황에 대해서 털어놨다. 두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사건 당시 멕시코 국경을 넘은 지 얼마되지 않아 무장 괴한들에게 총격을 받았으며 윌리엄스를 비롯한 일행 2명이 총상을 입었다. 이들은 납치돼 어디론가 실려가 감금됐으며 이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동료 2명이 숨졌다. 윌리엄스는 “납치범들은 디아블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우리 눈을 가렸다”면서 “머리에 총을 겨누고 위를 올려다보지 말라고 말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그는 “한 번은 납치범들이 우리 두 사람에게 성관계를 하도록 강요했다”면서 “우리 두 사람이 남매사이고 임신한 상태라고 말해 간신히 이를 모면했다”고 말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번 납치사건은 마타모로스의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이 이들 미국인 4명을 아이티 마약 밀수업자로 착각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마타모로스는 마약 밀매를 비롯한 조직범죄로 악명 높은 걸프 카르텔 본거지 중 한 곳으로, 카르텔 내부 알력 다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납치된 이들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범행을 벌인 조직인 걸프 카르텔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 이라면서 남성 5명을 직접 붙잡아 멕시코 당국에 넘겼다. 각종 범죄와 악행을 일삼는 범죄카르텔이 용의자의 신병을 스스로 경찰에 넘긴 전례없는 일이 벌어진 것. 특히 이들은 A4용지에 손으로 쓴 메시지를 통해 ‘미국인 4명이 납치된 후 2명이 사망한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 상부의 명령이나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사건을 벌인 조직원들의 신병을 당국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멕시코 당국은 물론 미국 개입에 덜컥 겁을 먹은 범죄카르텔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조직원 5명을 희생 제물로 바친 셈이다. 
  • “완전히 함락될 수도”…우크라 하늘 ‘뻥’ 뚫린다

    “완전히 함락될 수도”…우크라 하늘 ‘뻥’ 뚫린다

    우크라이나의 핵심 대공 방어 전력이 사실상 고갈 직전에 몰렸다는 사실이 미국 정부 기밀 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10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대공 방어망이 붕괴하면 러시아 쪽으로 전쟁의 흐름이 급격하게 쏠릴 우려가 커진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유출된 미 정부 기밀문건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보유 중인 구소련제 대공미사일 S-300, 부크 대공미사일 등의 탄약 비축량이 각각 다음 달 3일, 4월 중순쯤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대공방어망 시스템은 우크라이나군 중장거리 대공방어망의 89%를 담당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유출된 보고서 발간일인 2월 28일 당시의 탄약 소비량을 기준으로 한 평가다. 탄약 소비량이 더욱 늘었다면 고갈 예상 날짜는 더욱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의 대공방어망은 주로 최전방 부대를 방어하도록 배치돼 있다. 러시아 공군기나 미사일 공격도 주로 최전방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약이 고갈되면서 최전방 부대를 방어하던 대공방어망은 다음 달 23일 “완전히 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정보당국은 평가했다. 이런 경우 우크라이나 영토 안쪽 대공망까지 방어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러, 제공권 확보 확신하면 막강 공군 전력 대거 투입할 가능성” 러시아는 전투기 900대, 폭격기 120대 등으로 세계에서 손꼽는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전에서는 그 위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대공방어망을 제압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행 임무에 나섰다가 아까운 전투기만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출 문서의 평가대로 조만간 우크라이나의 대공방어망이 붕괴한다면 공군력을 대거 투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최근 MSNBC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러시아 공군만은 그렇지 않다”며 러시아 공군의 위력을 경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탄약 부족 상황을 부인하지 않지만, 서방의 지원으로 충분한 전력을 보충했다는 입장이다. 공군 대변인은 NYT에 보낸 문자에서 “서방 지원으로 새로운 방어체계가 전달돼 이미 사용된 무기를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문제는 숫자다. 그들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무기가 상당수 들어와야 한다”며 전폭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한편 이번 기밀 문서 유출로,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도청 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건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의 러시아 본토를 무인기로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 40대 사망자 눈물의 발인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 40대 사망자 눈물의 발인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로 숨진 여성 A씨의 발인이 8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A씨의 빈소가 마련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는 유족인 어머니와 남동생, 지인 등 2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영정과 관이 운구 차량에 실리는 동안 어머니는 오열했고, 가족들은 애써 슬픔을 삼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A씨는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 쯤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로 출근을 위해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 보행로를 지나가던 중 한쪽 보행로가 무너지면서 숨졌다. 붕괴한 정자교 보행로는 A씨가 매일 이용하던 출퇴근 길이었다. 20년 경력의 헤어디자이너인 A씨는 3년 전 정자교 인근에 1인 미용실을 차렸다. 사고 당일도 예약 손님을 받기 위해 그 시각 다리를 지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남동생은 “사고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도 정자교가 최근 안전진단을 받았음에도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 “난 심판자”-목표 200명 살인…‘악마의 일기’ 쓴 등산객 살해범[전국부 사건창고]

    “난 심판자”-목표 200명 살인…‘악마의 일기’ 쓴 등산객 살해범[전국부 사건창고]

    【전국부 사건창고】흉악범죄가 급증합니다. 사건은 사회의 거울입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 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봄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仁者樂山)는 공자 말씀도 있지만 산이 그리 안전하지는 않다. 홀로 멋진 풍경에 넋을 잃거나 호젓한 기분에 빠질 때 갑작스레 닥치는 악천후나 독사와 멧돼지 등도 공포지만, 훨씬 더 흉악한 ‘악마’와 마주치는 일이 아주 없지는 않다. 차에서 잠 자던 50대 여성 등산객 흉기 피살설악산 주변 마을 20대의 ‘묻지마 살인’경찰, 소름 돋고 기괴한 ‘악마의 일기’ 발견 2020년 7월 11일 낮 12시 50분쯤 강원 인제군 북면의 설악산 등산로에서 승용차 운전석에 혼자 있다가 깜빡 잠이 든 한모(여·당시 56세)씨는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에 깼다. 그 순간 정체불명의 젊은 남성이 흉기로 자신의 목을 찔렀다. 한씨는 남성을 발로 걷어차며 “왜 그래. 하지 마. 무슨 이유냐”고 연달아 소리쳤지만 흉기 속도는 더 빨라졌다. 한씨는 생면부지 남성의 난도질에 순식간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한씨와 함께 산을 찾은 일행 2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산에서 내려와 승용차 옆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한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도권에 사는 이들은 이날 오전 8시쯤 이곳에 도착해 버섯채취 겸 등산을 하려고 했으나 한씨가 “몸이 좋지 않다”고 해 둘만 산에 올라간 사이 이런 참변이 발생했다. 경찰은 차량 감식과 탐문 수사 끝에 인근 마을에서 외조부모와 살고 있는 이모(당시 22세)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이날 오후 11시쯤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씨는 범행을 자백했고, 한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실이 드러났다. 8일 서울신문 취재와 기사를 종합하면 이씨는 범행 당일 낮 12시쯤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거주지 인근을 배회하며 ‘살인 대상’을 물색하다 강 건너편 공터에 쏘렌토승용차 1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씨는 강 건너편까지 걸어간 뒤 쏘렌토승용차의 잠금장치가 잠기지 않을 걸 확인하고 혼자 있던 한씨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 ‘묻지마 살인’으로 한씨 사체에는 흉기 자국 49곳이 나 있었다. 경찰은 이씨의 차량과 자택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을 압수했지만 깜짝 놀라게 한 것은 ‘악마의 일기’였다. 일기장, 파란색·하늘색·베이지색·줄무늬 ‘노트’, 메모장에는 사람 아닌 악마의 글로 가득했다.“나는 사람 죽일 권리가 있다” “장대호가 롤모델”살인 날 일기 “흥분, 재미 못 느껴” “끝을 봐야지”그런데 정신감정은 ‘정상’, 대법원 ‘무기징역’ 확정 이씨는 글에서 “나는 깨끗한 백(白)이므로 사람을 심판하고 죽일 권리가 있다”며 “죽이고 싶고 닥치는 대로 죽이겠지만 기본 100~200명이 목표다”고 적었다. 이씨는 또 “인간은 대부분 무례하고 절대 교화될 수 없다. 한 번의 거만함과 무례함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면서 “장대호 사건이 롤모델”이라고 했다. 장대호는 자신이 일하던 모텔의 투숙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범인으로 이씨가 살인을 저지른 2020년 7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씨는 한씨 살해 직후 일기장에 “이미 시작한 거 끝을 봐야지”라고 썼다. 강력한 살인욕구로 미뤄 사건 당일 못 잡았으면 첫 희생자 한씨 외에 피해자가 더 나올 수도 있었다. 이씨는 이동하면서 계속 죽이는 ‘연속살인’을 노렸다. 그는 “폐쇄회로(CC)TV 때문에 (간격을 둔) ‘연쇄살인’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경찰과 검찰은 일기장을 보고 이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했으나 ‘정상’으로 나왔다. 다만 문장완성 검사에서 “내가 믿는 내 능력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나는 잘못이 없다” “내가 젊어진다면 촉법소년이란 법의 구멍을 이용할 것이다”고 적어 살인의 후회나 죄책감이 전혀 없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드러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이씨에게 모두 사형을 구형했으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대법원이 2021년 7월 이씨의 상소를 기각하면서 이 형량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는 물론 대법원 상소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기했었다.가정불화 부모에 적개심, 초등 때부터 살인 생각“할 말 없다”더니 2심서 “사죄”, 재판부 ‘진정성 제로’경찰 “혼자 있을 때 차 문 잠그고 휴대전화 필수”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제2형사부는 2020년 11월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개인에 대한 원한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적개심과 살인욕구로 볼 때 재범 위험성이 높다. 이씨가 정신과 치료 후 새 인생을 살고 싶다고 하나 그럴 만한 진단이 나오지 않았다”며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부모나 유년시절 환경을 탓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내내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1심 판결문은 이씨와 관련 “초등학생 때부터 가정불화와 부모에 대한 적개심으로 살인을 생각했고, 고교 3학년 때 대검을 구입해 대상을 물색했다. 군 제대 후 자신이 고안한 살인 장치·계획·방법을 일기장에 상세히 그림으로 기록했다. 총기를 살인도구로 쓰기 위해 수렵 면허시험 공부도 했다”고 적었다. 또 “샌드백을 구해 공격연습을 했고 흉기, 톱, 진압봉, 인제군 지도를 준비해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했다. 1심 선고 직전 있은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씨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씨의 여동생은 “이런 말을 하는 이씨의 모습을 보니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분노했다. 항소심을 담당한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는 2021년 5월 “범행 직후에도 이씨는 ‘살인을 했는데 흥분이나 재미, 죄책감이 안 느껴져’ ‘내가 왜 이딴 걸 위해 지금까지 시간을 낭비했는지, 원’ 등 믿기 힘든 냉혹한 태도를 보였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사람 죽이는 일이 세상 어떤 일보다 쉬워 보여 직업으로까지 삼고 싶다는 이씨가 뒤늦게 한씨와 유족에게 사죄의 뜻을 표시했으나 진정 속죄하고 참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1심 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인제경찰서 관계자는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하는 게 쉽지 않았으나 검거 후 범행을 순순히 시인하고 협조적이었다”며 “한적한 산, 도로, 시골 등에 혼자 있을 때 ‘묻지마 범행’을 피하려면 안전에 특히 유의하고 차량에서 쉴 때 최소한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끼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 공원에서 ‘참수한 사람머리’ 발견, 경찰 조롱 메시지? [여기는 남미]

    공원에서 ‘참수한 사람머리’ 발견, 경찰 조롱 메시지? [여기는 남미]

    정부의 치안대책을 조롱하는 듯한 경고메시지 사건이 발생해 에콰도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주(州)의 비체 지역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이다. 평소 산책이나 운동하는 사람이 많은 비체 공원은 발칵 뒤집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수습하는 동안 주변에 몰려든 주민들은 사건 이야기를 듣고 경악했다.  주민들은 “참수한 사람머리가 발견됐대”라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참수한 머리는 비닐봉투에 담겨 공원벤치에 놓여 있었다. 한 주민이 누군가 분실한 물건인 줄 알고 비닐봉투의 내용물을 살펴보다가 사람의 머리를 보고 기겁해 신고를 했다고 한다.  참수한 사람머리에는 누군가 손글씨으로 쓴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강도 금지, 협박 금지’라고 적혀 있었다.  공원에서 참수한 사람머리가 발견된 날 경찰은 또 다른 신고를 받았다. 불에 탄 시신이 있다는 충격적 내용이었다.  현장으로 달려간 경찰은 머리가 없는 남자의 시신을 수습했다. 시신 곁에는 또 메모가 있었지만 불에 타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경찰은 “공원에서 발견된 사람머리가 시신의 주인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며 “메모를 남긴 것도 비슷해 동일범의 소행이 틀림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신원은 곧 확인됐다. 머리가 잘린 피해자는 자택 앞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된 39세 트럭기사였다. 기사가 납치돼 끔찍한 살해를 당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범죄카르텔의 소행이 유력하다며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의 내용을 보면 정부와 경찰을 조롱하는 게 분명했다”며 “사건을 푸는 열쇠일수 있어 전문가들이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과야킬 등 에콰도르 주요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라소 대통령은 “우리에겐 공통된 적이 있다. 범죄, 마약밀매, 범죄카르텔이 바로 그들”이라며 “공통의 적을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갤럽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에콰도르 국민의 64%는 자국을 위험한 국가로 생각하고 있었다. 갤럽은 “에콰도르는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밤에 길을 걸을 때 (치안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국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였다”고 밝혔다.  사진=경찰이 공원에서 참수한 사람머리를 수습하고 있다. (출처=미누토트레인타)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 中 5개 기관 “결연한 조치”… 美·대만에 동시다발 경고장

    차이잉원 대만 총통(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5일(현지시간) 미 본토에서 회동하자 중국은 외교부와 국방부 등 5개 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담화와 성명을 내 ‘강력하고 결연한 조치’를 이례적으로 예고했다. 대만을 겨냥한 초강력 무력시위 재개 및 미국과의 협력 중단 조치 등이 거론된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인민해방군은 직책과 사명을 준수할 것”이라며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당시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구역을 설정하고 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훈련을 실시했다. 양안 간 암묵적 경계선이던 대만해협 중간선마저 무력화했다. 공산당 내 대만 문제 담당 조직인 중앙 대만판공실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을 “(대만 집권) 민진당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는 도발 행위”라고 규정한 뒤 “결연한 조치를 취해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그 행동을 징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외사위원회도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역사적 사실과 정의를 짓밟고 국제 법치를 파괴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역시 “미국 측의 잘못된 행동에 단호하고 강력히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주요 조직을 총동원해 ‘강대강 대응’을 천명함에 따라 대만해협의 군사적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일본 방위성은 중국군 항공모함인 ‘산둥함’의 대만 동쪽으로의 항행이 처음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도 산둥함이 대만 동부 해안에서 약 200해리(370㎞) 떨어진 지점에서 주변 동태를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자지 타이완뉴스는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 공역·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대와 군함 3척을 각각 포착했다”며 “이 가운데 헬리콥터 1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가 되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대만도 오는 12~13일 중국 인민해방군(PLA) 상륙을 격퇴하는 모의훈련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베이징의 공세에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열렸던 양국의 소통 창구도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워싱턴은 불법 이민자 송환과 다국적 범죄 공조, 마약 퇴치, 기후변화 협상 등에서 베이징과의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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