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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재건축 동의율 100%에서 80%로 완화

     주택 재건축 동의율이 100%에서 80%로 완화된다. 30㎡이하 부동산중개업소와 금융업소는 전용주거지역 입점이 허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축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을 22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건축물 설비나 지붕·벽 등이 낡았거나 손상된 경우, 건축물이 훼손·붕괴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경우는 재건축 동의율을 80%로 낮췄다. 15년이 지난 건축물의 기능을 높이거나 천재지변으로 붕괴한 건축물을 다시 지을 때도 동의율을 80%로 완화했다.  소규모 부동산중개업소와 금융업소는 제1종근린생활시설에 포함, 전용주거지역과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점포주택에 들어설 수 있게 했다. 공유수면 위에 있는 부유식 건축물은 대지와 도로접도 기준 적용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인쇄소 등 비공해 제조업소는 소유자별 사업장 면적만 따져 500㎡ 미만이면 제2종근린생활시설로 분류, 건축총량에서 빼주기로 했다. 현재는 한 건물에 들어선 각각의 인쇄소 면적을 더해 건축총량을 넘을 경우 후발 사업자는 용도 변경없이는 창업이 불가능했다.  다중주택도 다른 주택처럼 주택 부분 규모만으로 규모를 산정하기로 했다. 다중주택은 취사시설이 별도로 설치되지 않았지만 학생이나 직장인 등이 장기간 머무를 수 있게 독립된 주거형태를 갖춘 주택이다. 개정안은 또 결합건축이 가능한 곳에 건축협정구역과 특별건축구역을 추가했다. 100m 안쪽이면서 건축여건이 동일한 2개의 대지에 결합건축을 허용하고 결합건축으로 용적률을 20% 이상 조정하면 건축·도시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공소시효 끝났겠지… ‘15년 숨겨둔 삼국유사’ 꺼낸 장물업자

    공소시효 끝났겠지… ‘15년 숨겨둔 삼국유사’ 꺼낸 장물업자

    장물취득은 처벌 못하지만 은닉죄는 사실상 시효 없어 문화재 판매상이 자기 죄의 공소시효를 착각하는 바람에 17년 전 도난으로 사라졌던 문화재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문화재 매매업자 김모(63)씨를 문화재보호법상 은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삼국유사 기이편은 1999년 1월 25일 대전 소재 대학 한문학과 교수 조모씨의 집에 괴한 2명이 침입해 문화재 13점을 훔쳤을 때 함께 도난당했다. 당시 경찰은 장기간 수사를 했지만 사라진 문화재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삼국유사 기이편은 고려 승려 일연이 고조선부터 후삼국까지의 단편적인 역사를 57항목으로 서술한 역사서다. 이번에 되찾은 판본은 조선 초기에 작성된 것으로, 성암고서본(보물 제419-2호) 및 연세대 파른본(보물 제1866호)과 동일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00년 1월 대전의 한 골동품 매매상으로부터 9800만원을 주고 기이편을 사들여 자기 집 화장실 천장에 별도 공간을 만들고 15년간 숨겼다. 소장자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떼어 버리고 표지도 새로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김씨는 개인 빚을 갚기 위해 기이편을 3억 5000만원에 경매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원소유자인 조씨 집안의 신고로 도난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씨는 장물취득 등의 공소시효가 이미 2009년 1월로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은닉죄를 계산에 넣지 못했다. 문화재보호법상 은닉죄는 사실상 공소시효가 없고, 문화재가 처음 발견된 날부터 범죄행위가 성립된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이 물건의 판매책이라고 말한 업자도 이미 10년 전에 사망해 정확한 유통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난된 삼국유사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며 수사가 종료되면 조씨 가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예루살렘 버스 폭발은 10여년 만의 ‘폭탄 공격’ 확인

     예루살렘 외곽에서 일어난 버스 폭발 사고가 테러로 확인되면서 이스라엘 전역이 긴장에 휩싸였다. 민간인을 겨냥한 버스 폭탄 테러는 지난 2005년 제2차 인피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 발생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과거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무차별 폭탄 테러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 군·경에 따르면 폭발 사건은 18일(현지시간) 오후 5시 45분쯤 예루살렘 남부 탈피요트 지역에서 일어났다. 데레크 모셰 바람 도로를 달리던 시내버스가 갑자기 폭발해 최소 21명이 다쳤다. 이 중 2명은 중상이다.  애초 이 사고는 테러가 아닌 단순 사고로 여겨졌으나 이스라엘 경찰이 “폭탄이 터진 것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경찰과 정보기관은 밤샘 조사 결과, 명백한 테러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2000년대 초반 제2차 인피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가 전개될 때도 폭탄을 이용한 다양한 공격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로 흉기나 승용차 돌진 형태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테러의 배후로 팔레스타인측 무장조직인 하마스를 지목했다. 버스 폭발 사건이 발생할 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북부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라고 발언하는 등 팔레스타인을 자극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정부나 하마스 등은 연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는 19일 탈레반 반군의 폭탄테러와 총격이 잇따라 발생해 최소 28명이 숨지고 327명이 다쳤다고 AP 등이 전했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카불 시내 풀리 마흐모드 칸 지역의 국가안보국(NDS) 건물 앞에선 폭발물을 실은 트럭이 폭발했다. 폭발 직후에는 무장 괴한들이 건물 진입을 시도하면서 치안당국과 2시간 가량 총격전이 벌어졌다. 사상자 중에는 민간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가 벌어진 곳은 주변에 국방부 건물과 미국 대사관 등 여러 관청이 들어서 있는데다 출근시간대여서 오가는 사람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다고 외신들은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드론 사용해 촬영한 日 아소대교…지진으로 붕괴된 모습 보니

    드론 사용해 촬영한 日 아소대교…지진으로 붕괴된 모습 보니

    연이어 발생한 지진으로 200m 길이의 일본 구마모토현 아소촌 아소대교가 붕괴한 모습을 드론이 촬영했다. 지난 14일 진도 6.5 지진에 이어 16일 7.3의 2차 강진으로 붕괴한 아소대교의 모습을 일본 국토지리원이 드론으로 찍은 것이다. 영상에는 아소대교가 붕괴된 처참한 모습과 함께 80m 협곡의 쿠로카와 강 모습이 포착돼 있다. 아소대교가 있는 아소촌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연락이 끊긴 2명을 포함 총 8명이 실종된 상태며 현재 자위대가 투입돼 수색 작업 중이다. 아소촌에서는 529명이 피난 지시를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아소대교는 지난 1971년 개통됐으며 활화산인 아소화산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영상= LiveLeak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대낮 길가서 괴한들에 납치될 뻔 한 브라질 여성

    대낮 길가서 괴한들에 납치될 뻔 한 브라질 여성

    최근 브라질 경찰 당국이 공개한 여성의 납치 순간 영상이 화제입니다. 지난해 12월 브라질의 한 길가 CCTV에 포착된 영상에는 차량 한 대가 세워진 인도 위를 걸어가고 있는 행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남녀 행인이 앞서 지나가고 그 뒤를 한 젊은 여성이 지나갑니다. 여성이 정차된 차량 옆을 지나는 순간, 서 있던 남성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 지나가는 여성을 차량에 태우려고 합니다. 화들짝 놀란 여성이 강하게 거부하며 도망치지만 남성은 여성의 팔을 잡아끌며 납치하려 합니다.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남성의 팔을 뿌리치며 건너편 인도 위로 탈출합니다. 여성의 모습에 주변 남성들이 다가오자 남성은 급히 차를 타고 도주합니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지난 2015년 한 해에만 136명의 경찰관이 범죄조직의 공격을 받아 사망할 만큼 치안이 불안하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강력사건이 느는 추세며 대규모 빈민가가 형성돼 있는 리우 주와 상파울루 주가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영상= AmusementPlac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4·13 총선을 마감하며] 국민은 ‘알파고’ 수준, 정치는 네안데르탈인 시대

    [4·13 총선을 마감하며] 국민은 ‘알파고’ 수준, 정치는 네안데르탈인 시대

    지지부진한 선거구 획정과 볼썽사나운 공천 다툼으로 시작해 충격적인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귀결된 4·13 총선. 그 역사의 현장을 지켰던 기자들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지난 몇 달간 각 당의 심야 공천 회의를 밀착 취재하느라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전국의 선거구 표밭을 누비느라 탈진했던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들이 15일 이번 총선을 되돌아보는 소회를 털어놨다. 김상연 기자 좀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4·13 총선을 관통하면서 나를 가장 곤혹스럽게 했던 것은 ‘알파고’였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드라마틱한 대결을 보면서 나의 전두엽은 ‘사이보그’니 ‘포스트 휴먼’이니를 상상하며 마구 미래로 내달렸지만, 정작 내가 데스크에서 다뤄야 하는 기사는 네안데르탈인급의 원시적이고 퇴행적인 공천 드잡이였기 때문이다. 분명히 둘 다 21세기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었으나 둘 사이의 간격이 비현실적으로 컸기에 차라리 몽유(夢遊)의 충동을 느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강산이 세 번 변한 뒤 치러진 이번 총선은 정치라는 것이 이제 비즈니스이자 게임처럼 변모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말았다. 그래도 예전 선거는 가식적일지언정 최소한의 거창한 명분을 들먹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공천 과정에서 여야는 저마다 ‘에이, 다 알면서 새삼스럽게 뭘~’ 하는 식으로 국민 앞에 안면몰수하고 승리와 세력 챙기기에만 혈안이 됐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지역감정의 벽을 깨겠다며 상대 당 아성에 도전했던 역사는 이제 ‘험지 출마’라는 해괴한 용어와 함께 게임처럼 변질됐다. 도대체 그 지역에 그 사람을 공천한 명분이 뭔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여론조사 계산기를 두드리고 이런저런 계파별 친소관계를 따진 뒤 출마자를 점지하기 바빴다. 후보자의 가족들도 ‘가족 비즈니스’처럼 총동원돼 “우리 아빠, 우리 남편(아내) 찍어 주세요”라고 읍소했는데, 왜 찍어 줘야 한다는 건지 제대로 된 명분은 들어보지 못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과 세금의 사용을 위임받는 정치가 숭고함과 명분을 도외시하고 비즈니스화, 게임화할 때 그것처럼 추악한 것도 없다. 정치가 탐욕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동물처럼 게걸스러워지면 인간의 정체성을 가진 유권자들은 모멸감을 느낀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것이 한 조각의 옷이라고 본다면, 명분을 쓰레기통에 내다버린 오늘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역대 어느 때보다 네안데르탈인 시대에 근접해 있다. carlos@seoul.co.kr 장세훈 기자 ‘여론조사의, 여론조사에 의한, 여론조사를 위한 선거.’ 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 얘기다. ‘상향식 공천’을 내세웠으나 ‘마스터플랜’만 있고 ‘액션 플랜’은 없었다. 출마 채비를 갖춘 예비후보들은 지역구 민심보다 여론조사 숫자에 집착했다. 전체 253개 선거구 중 절반이 넘는 141곳에서 여론조사로 공천자가 결정됐다. 총선 과정에서는 또다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야권에 앞서고 있다는 우세론이 득세했다. 개표 직전까지도 말이다. 공천 과정에서 여론조사는 지지층을 갈라 세웠고, 총선 국면에서 여론조사는 민심 흐름을 살피는 데 장애물이 됐다. 지난해 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국회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코웃음쳤던 상황이 총선 정국 내내 기자의 머리를 맴돌았다. ‘정치는 하수구여야 한다.’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의 요구다. 물론 정치 문화 자체는 깨끗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 행위는 지지층의 기대 심리가 아닌 정치 부정층이나 무당층의 반발 심리부터 오롯이 챙겨야 한다. 새누리당 핵심 인사는 총선을 불과 며칠 앞둔 사석에서 “선거는 ‘구도’가 8할(80%)”이라고 했다. 야권 분열에 초점을 맞춘 표현이었다. 국정 운영에서 드러낸 집권 여당의 오만함, 공천 과정에서 표출된 계파 갈등, 정책 실패 또는 부재로 인한 국민들의 아우성 등을 외면하는 ‘외눈박이 정치’는 국민 앞에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곰배팔 정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남는 의문이다. 여권에서는 총선 결과를 놓고 제각각의 ‘곰배팔(꼬부라져 펴지 못하는 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패배의 원인에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차기 당권과 대권을 겨냥한 권력 투쟁 조짐도 벌써 고개를 든다. 안으로 굽기 마련인 팔만 휘둘러서는 시쳇말로 ‘노답’(No Answer)이다. 작은 정치는 세력만 구축하면 될지 몰라도 큰 정치는 국민의 마음부터 얻어야 하지 않을까.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국민만 바라보고 앞으로 가겠습니다.”(2012년 1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전매특허였던 이 말이 언제부턴가 정치권의 유행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진영도, 소속 지역·세대도 상관없이 어디서나 보증수표처럼 통하게 됐으니까요. 야권 지도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이 구호를 차용한 지 오래입니다. “더이상 지역주의도, 진영 논리도 거부하겠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4·13 총선 개표 직후). 38석이라는 대승을 거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승리 일성으로 “국민들만 쳐다보고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이라는 단어는 신기루 같습니다. ‘국민’을 앞세우는 순간 당리당략, 계파 투쟁, 정치인의 사심(私心) 따윈 사라지고 선공후사·민생 같은 절대선만 남습니다. 신기루 같기에 손에 쥐기도 힘들지만, 쥐었다 싶은 사이 손가락 새로 빠져나가는 건 더욱 순식간인가 봅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4년 전 했던 약속을 중히 여겼더라면 20대 총선 ‘122석’이라는 참패 성적표가 바뀌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뚜껑이 열리고 나서야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들만 ‘민심이 절묘하게 심판했다’고 뒷북을 쳤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속마음을, 정작 정치권과 피부를 맞댔던 저희들만 체감하지 못했나 봅니다. 교훈은 언제나 충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2014년 지방선거 때도 민심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야, 8:9’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주지 않았더랬습니다. 2012년 대선 때도 야당의 우위가 점쳐졌지만, 유권자들의 방점은 ‘정권 교체’보다 ‘국민 행복’에 꽂혔습니다. 이제 남은 박근혜 정부 임기는 1년 10개월. 새누리당 참패의 총선 결과 앞에 김무성 대표가 “정치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사퇴 일성이 귓가에 두고두고 울립니다. 국민의 따끔한 질책을 잊는다면 4년 뒤에도, 당장 내년 대선에서도 정치인들이 꿈을 꿀 자격은 주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장면 1. “아직 후보는 누굴 찍을지 모르겠어. 애국심들이 부족해. 맨날 싸움만 하고. 근데 당은 국민의당을 찍으려고. 새롭게 기대를 해 봐야지.”(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신당 중앙시장 앞 80대 노인) #장면 2. “30년 동안 새누리당 말고는 찍은 적이 없어요. 이번에도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지만, 당은 국민의당을 찍으려고요.”(지난 4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청덕동의 한 아파트 상가 내 50대 중반 남성) 4·13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순간 “헉!” 하는 낮은 한숨소리가 절로 나왔던 것은 대부분의 기자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저부터 반성해야겠습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수없이 수도권 위주로 현장 르포를 다니면서도 유권자들의 미묘한 심경 변화를 잡아 내지 못했다는 반성입니다. <장면 1>에 등장한 80대 노인이 불쑥 “당은 국민의당을 지지하겠다”고 했을 때 흠칫 놀랐습니다. 당연히 새누리당을 지지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장면 2>에 나온 50대 중반의 남성은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었지만,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을 찍겠다”고 선언하듯 말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는 바뀌어 있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새누리당의 참패를 예상한 언론, 여론조사기관, 정치인들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저를 포함한 기자들은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현장 취재를 나간 수도권 격전지의 새누리당 후보들은 하나같이 “분위기에서 내가 압도하고 있다. 내가 따라잡고 있다”고 자신하듯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여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지연,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메르스 늑장 대응, 국민 합의 없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공천 파동 등 정부와 새누리당이 보여 준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민심의 심판은 매서웠습니다.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유권자와 정치인들의 매개체가 되어야 할 기자로서의 역할을 등한시하지는 않았나 돌아봅니다. 더이상 ‘우매한 국민’이 아닙니다. ‘우매한 기자’인 제가 먼저 반성합니다.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잘생겨서 뽑아줄 거예요.” “젊잖아요.” “아무래도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낫지 않겠어요.” “무조건 1번입니다.” “잘 모르겠어. 정치에 관심 없어. 아무나 뽑을 거야.” 20대 총선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에게 ‘투표의 기준’을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의 8할은 이랬다. 표심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나머지 2할은 어느 정도 정치적 식견이 있었지만 대부분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보단 진영 논리에 따른 투표의 기준을 갖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또 ‘정치 무관심’을 얘기했다. ‘생업’을 핑계로 들었다. 후보자들의 ‘표 호객 행위’ 현장에서는 귀를 막고, 또 악수를 피하며 고개를 돌려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국민이 여당을 심판했다”, “새누리당 참패”. 개표 결과가 나오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결과였다. 정치에 관심 없다던 국민들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내 놓았다는 건 뒤통수를 칠 만한 대반전이었다. 미술 기법 중 ‘사진 모자이크’라는 게 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완성된 사물을 그리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수백, 수천 가지의 다른 사진들로 채워져 있는 작품이다. 국민들의 표심도 이런 사진 모자이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인 1표에 담긴 투표의 기준은 천차만별이지만, 그것이 모이고 모여 ‘심판’이라는 거대한 의미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국민들 개개인의 다소 비합리적일 수 있는 기준에 따른 선택들의 총합이 고도의 ‘합리성’을 띤 결정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던 국민들이 무섭게 느껴졌다. 모르는 척하면서도 정치권에서 누가 싸우는지,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무릎을 꿇고 애걸복걸하는지, 그것이 진정성 있는 호소인지, 누가 더 나은 인물인지 정도는 가려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여당의 ‘사람 보는 눈’은 국민의 ‘사람 보는 눈’을 따라가지 못했다. 국민들은 올바른 선택을 했고, 당선자도 될 사람이 됐다. apple@seoul.co.kr 김민석 기자 지난 13일 선거 결과에 새누리당도 놀랐지만 솔직히 기자도 놀랐다. 특히 수도권 격전지에서 직접 만난 후보들이 전부 낙선했다. ‘기자의 저주’라는 소문이 날까 두려울 정도였다. 기자가 만난 후보 중 정말 이길 것 같았는데 진 후보가 네 명 있었다. 서울 A 후보는 상대 쪽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캠프에선 피로감이 느껴졌고 후보 가족은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 A 후보는 지역에 넓게 뿌리내린 특정 직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캠프는 잘 돌아가는 공장처럼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서울 B 후보는 가는 곳마다 박수를 받았다. 길 건너편에서도 손을 흔들어 줬다. 경기 C 후보의 캠프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19대에 단일화를 하고도 간신히 당선됐던 상대 후보가 이번엔 단일화에 실패했다. 경기 D 후보 측도 승리를 확신했다. 여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에 공천된 전문성 있는 인물로,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뒤처지지 않았다. 흥미로웠던 것은 A, B 후보는 그 지역에서 3선을 한 강적들과 맞붙었지만 최후까지 접전을 벌였고 C, D 후보는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인 지역에서 커다란 표차로 졌다는 것. 바꿔 말하면 적지라 생각하고 뛴 후보들은 그나마 접전을 벌였고, ‘집토끼’의 결집을 노렸던 후보들은 완패했다는 것이다. 사실 집토끼 챙기기는 중앙당 차원의 전략이었다. ‘읍소’ 전략은 지지층 투표율이 더 중요한 재·보선에서 쓰던 것이다. “운동권 정당에 표를 주시겠냐”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원 유세 발언들도 대부분 흔들리는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천 과정을 보고 화가 난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뿐만이 아니다. 기자가 본 후보들도 주요 지지층인 중·노년 유권자를 겨냥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빠져나간 낮 시간에 집중 거리 유세에 나서거나, 종일 노인 무료급식 장소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한 후보의 명함을 받은 남성이 웃으며 손을 잡아 줬다. 그때 저만치서 배낭을 맨 젊은 여성이 발길을 돌려 다른 길로 걸어갔다. shiho@seoul.co.kr
  • [금요 포커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의 활약을 기대하며/강신명 경찰청장

    [금요 포커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의 활약을 기대하며/강신명 경찰청장

    2014년 3월 3일, 필리핀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여대생이 괴한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괴한은 피해자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 1000만 페소(약 2억 5000만원)를 요구했다. 사건 발생 직후 필리핀 경찰청은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한국인이 피해자인 만큼 수사본부에 우리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도 참여했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은 용의자와 직접 협상하고 검거 작전에 참여하는 등 수사본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펼쳤고, 1년여의 긴 수사 끝에 결국 필리핀인 납치범 7명을 전원 검거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파견되는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이 이제 6명으로 늘어난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대상 강력사건이 자주 일어남에 따라 2010년 10월 필리핀 경찰청에 최초로 설치됐다. 처음에는 필리핀 경찰관만으로 운영됐으나 교민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2012년 5월 필리핀 경찰청, 2015년 2월 한국 교민이 많은 앙헬레스에 한국 경찰관을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으로 파견했다. 이번에 필리핀 경찰청장과의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추가 파견 협의를 통해 교민이 많이 거주하고 한국인 관련 사건이 많은 마닐라, 세부, 카비테, 바기오 지역에 4명의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을 추가로 파견함으로써 필리핀에서 총 6명의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이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한국 경찰관이 필리핀 경찰청에 파견돼 코리안데스크에서 현지 경찰관들과 함께 근무하기까지 파견 지역 선정, 파견 절차 교섭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경찰청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올해부터 2018년까지 필리핀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순찰차·오토바이 등 경찰장비 지원과 필리핀 경찰관 한국 초청 직무교육 등을 내용으로 하는 660만 달러 규모의 치안한류 사업을 추진하고, 2015년 서울에서 개최한 국제경찰청장 협력회의에 필리핀 경찰청 차장을 초청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필리핀 경찰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이 이번 확대 파견의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필리핀 거주 교민은 약 8만 9000명으로 전 세계 교민 718만여명의 1.2%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5년 한 해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11명으로 전 세계에서 살해된 한국인 37명의 약 30%에 달한다. 또한 필리핀은 2015년 한 해에만 한국인 관광객 134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지이나 폐쇄회로(CC)TV 등 방범시설이 부족하고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어 강력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범인을 검거하기 힘든 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들은 파견 이후 지금까지 필리핀에서 25명의 국외도피사범을 한국으로 송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현지에서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카지노 등에서 불법행위를 일삼으며 필리핀 교민사회를 어지럽히던 도피사범들을 국내로 송환해 교민들이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안양 환전소 여직원을 살해한 뒤 필리핀으로 도피해 한국인을 상대로 납치·강도·살인을 일삼던 납치강도단 주범을 검거·송환한 것도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이었다. 그리고 올해 2월 필리핀에서 교민이 살해당해 한국 수사 전문가들이 현지에 파견됐을 때도 필리핀 경찰관들과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의 역할이 컸다. 파견된 우리 수사 전문가들이 찾아낸 CCTV 분석 자료를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을 통해 필리핀 경찰에 제공했고, 이를 토대로 필리핀 경찰이 용의자를 조기 검거할 수 있었다. 물론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들이 직접 수사권을 행사하거나 모든 한국인 사건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파견되는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4명은 과학수사·형사 등 모두 10년 이상의 수사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으로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살인·강도 등 강력사건을 해결하고 필리핀 교민사회를 어지럽히는 국외도피사범을 검거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의 활동은 우리나라의 치안 시스템과 한국 경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치안한류의 확산과 결부돼 있으며 향후 코리안데스크를 다른 나라로 확대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에 추가 파견되는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들이 필리핀에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한국 경찰의 위상을 더 높이는 멋진 활약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
  • 네스호 바닥서 발견된 ‘네시’ 알고 보니 영화 소품

    네스호 바닥서 발견된 ‘네시’ 알고 보니 영화 소품

    1933년 4월 한 영국인 부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스코틀랜드 네스호(湖)에서 공룡처럼 크고 검은 물체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부의 목격담은 당시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됐고, 이후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네시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바로 수많은 화제와 함께 조작 논란도 끊이지 않았던, 이른바 '네시 신화'의 시작이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등 현지언론은 탐사팀이 네스호 수심 230m 바닥에 누워있는 네시를 닮은 기괴한 물체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약 9m 크기로 전설 속의 네시를 닮은 이 물체의 정체는 허탈하게도 '영화 소품'이다. 지난 1970년 개봉된 영화 '셜록홈즈의 미공개 파일'(The Private Life of Sherlock Holmes) 촬영에 사용됐던 이 네시 소품은 이후 호수에 버려진 채 지금까지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네스호 탐사는 네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일으키고자 스코틀랜드 관광청이 후원하고, 현지 네시 전문가 단체와 노르웨이 방산업체 콩스버그가 참여해 이루어졌다. 지난 2주 간 탐사팀은 소나 장비가 장착된 수중 탐사정을 호수 속에 넣어 바닥을 샅샅이 훑었다. 그 결과 실제 네시를 닮은 물체가 발견돼 기대를 모았으나 '혹시나가 역시나'로 끝났다. 스코틀랜드 관광청은 "네시를 닮은 모양이었지만 지난 80여 년 간 우리가 찾던 괴물의 흔적은 아니었다"면서도 "아직도 호수 안에는 찾아야 할 것들이 많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네시의 실제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셈이다.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네시는 허구의 존재라고 확언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발견 시점인 1933년 4월 이전에는 한번도 네시가 목격된 바 없다는 점, 세간에 널리 알려진 마치 공룡과도 같은 선명한 네시 사진(사진 아래)이 인형으로 만든 조작임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또한 수많은 과학자와 언론사들이 네시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수포에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네시가 반드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다. 네시가 현지 주민들의 수입을 늘려주는 ‘효자’이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관광청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 덕분에 매년 네시가 벌어다 주는 수입이 6000만 파운드(약 981억원)에 달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노·장·불·멸

    노·장·불·멸

    ‘미스터 피트니스’ 플레이어 파3 콘테스트 최고령 홀인원 오거스타에서 은퇴한 톰 왓슨 클라레 저그 5개 모은 노신사 2007년 시니어투어 데뷔 랑거 챔피언스투어 ‘우즈’로 군림 2013년 6월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이 매체 기획잡지인 ‘보디 이슈’(Body Issue)에 스타 플레이어 21명의 아름다운 누드 화보 소식을 전했다. 스포츠 각 분야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친 선수들의 단련된 몸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꾸민 별쇄물이었다. 당시 미국프로농구(NBA) 드와이트 하워드, 필리핀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 독거미’로 불린 한국계 여자 당구의 재닛 리, 테니스 스타 비너스 윌리엄스 등이 조각 같은 몸매를 자랑해 화제가 됐다. 이 가운데 단연 ‘핫이슈’가 된 인물은 당시 77세의 한 할아버지 스포츠맨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로는 남자프로골프 세계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섭렵한 ‘골프의 전설’ 게리 플레이어(80)의 사진이었다. 그는 1959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모두 9차례나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던 인물이다. 플레이어의 누드 사진에 대해 USA투데이는 “플레이어의 몸을 보는 순간 독자들은 그의 나이에 절반도 안 되는 자신의 허접한 몸매에 기분이 나빠질 것”이라고 극찬했다. 플레이어는 현역시절에도 피트니스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꾸준히 몸 관리를 해온 선수다. ‘흑기사’, ‘골프홍보대사’ 외에 ‘미스터 피트니스’라는 또 하나의 별명이 붙었다. 플레이어는 올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널드 파머(87·미국), 잭 니클로스(76·미국) 등과 함께 골프계 ‘빅3’인 그는 1라운드 시타로 80번째 맞은 대회의 개막을 알렸다. 플레이어는 또 전날 치러진 파3 콘테스트에서도 홀인원을 해 니클로스를 밀어내고 이 부문 최고령 달성 기록을 새로 썼다. 50·60대 선수들이 20·30대 혈기왕성한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가 골프다. 플레이어가 상징적인 인물이었다면 ‘노신사’ 톰 왓슨(70·미국)은 실전의 인물이다. 올해 시타 티박스에서 모습을 감춘 파머를 대신해 ‘빅3의 막내’로 시타에 참가한 왓슨은 63세이던 200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연장까지 올라 화제가 됐다. 지난해 “마지막 브리티시오픈은 죽음과도 같다”며 자신이 다섯 개나 수집한 ‘클라레 저그’와 영원히 작별한 왓슨은 역시 마지막 출전이었던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최고령 3라운드 컷 통과가 기대됐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오거스타와도 이별을 고했다. 그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81타를 친다는 것은 골프를 그만둘 때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며 올해 대회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걸 암시했다. ‘랑거 그립’이라는 해괴한 모양의 퍼팅 그립으로 한때 세계 1위까지 오른 베른하르트 랑거(59·독일)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가장 성공한 노장이었다. 그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한 1985년은 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28·호주)가 태어나기 2년 반 전이었다.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도 4년 후에야 세상 빛을 봤고, 조던 스피스(22·미국)는 1993년 랑거가 두 번째 그린재킷을 입고 나서 몇 달 후 비로소 태어났다. 2라운드 컷을 통과해 메이저 최고령 우승 기록(줄리어스 보로스·48세)을 깰 것이라는 ‘주연급’ 기대 속에 랑거는 3라운드에서 자신보다 30살이나 적은 데이와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힘보다는 관록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2007년 시니어 투어에 데뷔한 랑거는 무려 7차례나 상금왕에 오르며 ‘챔피언스 투어의 타이거 우즈’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도 벌써 3승을 수확했다. 이 밖에 우즈의 스승 마크 오메라(59·미국)를 비롯해 데이비스 러브 3세(52·미국), 비제이 싱(53·피지) 등 시니어 투어에서 뛰는 50·60대의 관록파들이 여전히 마스터스를 빛냈다. 빛이 바래질지언정 결코 노장들은 죽지 않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밤에 하는 응가’ 안 무서운 친구 있을까

    [이주의 어린이 책] ‘밤에 하는 응가’ 안 무서운 친구 있을까

    밤똥/이경주 지음/이윤우 그림/문학과지성사/36쪽/1만 2000원 ‘뿌루웅 뿌루웅’, ‘포도독 포도독’, ‘푸지지지지익’. 장단을 맞추듯, 추임새를 넣듯, 어둠이 내린 숲 속의 밤에 정겨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손전등을 주섬주섬 꺼내기도 전에 저마다의 개성 담긴 ‘응가’ 소리만으로도 누군지 알 것 같다. 밤마다 똥 누는 게 괴로운 민재에게 응원이라도 하듯 찾아온 벗들은 누구일까. ‘낮의 민재’와 ‘밤의 민재’는 아무리 봐도 다른 사람이다. ‘낮의 민재’는 슈퍼맨이다. 운동이면 운동, 게임이면 게임, 척척 이기는가 하면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은 따끔하게 응징하는 대담무쌍함까지 지녔다. 하지만 밤만 되면 씩씩하고 활기찬 민재는 자취를 싹 감춘다. 찡그린 눈에 불안과 공포가 조롱조롱 매달려 벌벌 떨기 일쑤다. 이유는 밤똥. 얄궂게도 밤만 되면 배가 뒤틀린다. 몸은 배배 꼬이고 식은땀이 삐질삐질 난다. 어둠 속에서만 사는 거대한 괴물이 금세라도 덮칠 듯 그림자를 뻗쳐 온다. 늑대처럼 날카로운 이빨, 악마의 머리처럼 뾰족 솟은 뿔, 잔뜩 독기를 품은 손톱이 아이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엄마, 아빠, 형과 떠난 숲으로의 여행에서도 ‘무서운 밤똥’은 여지없이 신호를 보낸다. 푸스슥, 휘리릭,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와 몸피를 키우며 다가오는 그림자 괴물을 떨치고 민재는 ‘거사’에 성공할 수 있을까. 어린아이들에게 밤과 배변은 두려움, 불편함의 대상이다. 이 두 소재를 조합한 ‘밤똥’은 어른들은 좀체 감지할 수 없는 아이들의 여린 성정과 불안한 심리를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비로 설득력 있게 전한다. 2011년 한국 안데르센상 대상(미술 부문)을 수상하고 201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윤우 작가는 “작고 여린 존재의 소중함과 일상에서 지나치는 순간을 그림책으로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그림으로 옮겨냈다. 유아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총선 D-7] 안귀옥 국민의당 후보 괴한에 피습

    [총선 D-7] 안귀옥 국민의당 후보 괴한에 피습

    국민의당 안귀옥(왼쪽·인천 남을) 후보가 5일 인천 중구 인항로 인하대 병원 응급실에서 입술 등 얼굴 치료를 받고있다. 안 후보 선거캠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0분쯤 교회 예배를 마치고 이동하던 안 후보는 인천 남구 학익소방서 인근 도로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밀치고 달아나 벽에 부딪힌 뒤 입술이 찢어지고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 [총선 D-7] 어! 완전 똑같네… 지역 후보들 묻지마 ‘공약 베끼기’ 논란

    4·13 총선을 앞두고 중앙당 차원의 실효성 있는 정책·공약들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각 지역 후보들 간 ‘공약 베끼기’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각 지역의 해묵은 과제나 공통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 만큼 후보 간 공약이 겹치는 게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누구의 공약이 ‘원조’인지를 놓고 후보들 간 이전투구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신설된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서는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후보 측의 공약이 베끼기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두 후보 간의 공약을 비교해보면 이 의원 측이 내세운 ‘동백세브란스 병원 개원 적극 추진’이라는 공약은 표 후보 측의 ‘동백세브란스 병원 유치 재추진’이라는 공약과 일부 단어만 바꿨을 뿐 같은 내용이다. 이 의원 측의 ‘경부고속도로 보정·죽전 IC 신설 추진’ 역시 표 후보 측의 ‘경부고속도로 하이패스 전용 IC 신설 추진’과 같은 내용이다. 두 후보는 ‘아파트 노후 수도관 교체’ 공약도 판박이였다. 이 의원 측은 5일 “표 후보의 포스터에 나온 공약들 가운데 우리가 먼저 내건 공약들을 베끼기 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표 후보 측은 “공약을 만들 때 동사무소라든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하기 때문에 베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신설된 지역구인 경기 수원무에서도 최근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과 더민주 김진표 후보 간 공약 베끼기 논란이 불거졌다. 수원비행장 이전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과 권선구 아이파크 단지 내 공군골프장 활용방안 관련 공약을 누가 먼저 제시했느냐를 놓고 충돌한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새누리당의 현수막보다 앞서 발송된 김 후보의 예비후보 공보물에는 수원비행장을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공약이 실려 있다. 공군 골프장을 활용해 수원숲으로 만들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며 정 의원 측이 공약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의원 측은 “공군 골프장 부지 공원조성은 정 의원과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자 대표 등이 김 후보가 예비후보가 되기도 전에 이미 수차례 면담을 통해서 대화하고 협의를 해왔던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수원비행장 이전 부지 대기업 유치에 대해서도 “18대, 19대 국회에서 수원비행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당연히 구상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어린이회관 재건축’ 관련 공약현수막 베끼기 논란이 벌어졌다. 더민주 김부겸 후보 측은 “김문수 후보의 공약 현수막 따라하기는 여타 선거에서는 볼 수 없는 해괴한 사태”라고 비난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측은 “빠른 시일 내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반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별별영상] 아이 담요 덮고 물건 훔치는 대담한 도둑

    [별별영상] 아이 담요 덮고 물건 훔치는 대담한 도둑

    좀 특별한 도둑의 모습이 CCTV 화면에 포착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지난달 2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마누카우의 한 가정집에 도둑이 침입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가정집 천장에 설치된 CCTV에 찍힌 영상에는 이날 아침, 가정집에 무단침입한 도둑이 자신을 가리기 위해 아이 담요를 덮어쓰고 집안 곳곳의 귀중품을 훔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돼 있다. 마누카우 카운티 존 로버츠 경관은 “남성이 이불을 덮어쓴 채 집안의 현금과 보석을 훔쳐 달아났다”며 “CCTV 속의 20대 백인 남성을 수배 중”이라고 밝혔다. 기괴한 모습으로 물건을 훔치는 도둑의 모습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영국 하트퍼드셔 헤멀헴프스터드 루크 마틴(Luke Martin)이란 남성이 머리에 플라스틱 캐리어를 쓴 채 두 곳의 편의점에서 강도짓을 한 바 있다. 사진·영상= Bemar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핫뉴스] 8살 아들 생일에 스트리퍼 부른 ‘무개념’ 엄마 ▶[핫뉴스] [생생영상] 거북이가 비둘기 사냥을?
  • ‘몽금포 작전’ 주역 67년 만에 무공훈장

    ‘몽금포 작전’ 주역 67년 만에 무공훈장

    공정식 전 사령관·함명수 전 참모총장 오늘 해사 개교 70주년 행사서 서훈식 6·25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 우리 군 최초의 대북 응징보복작전이었던 ‘몽금포 작전’의 주역 2명이 67년 만에 무공훈장을 받게 됐다. 해군은 2일 오전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에서 몽금포 작전 유공자인 공정식(왼쪽·91) 전 해병대 사령관(6대)과 함명수(오른쪽·88) 전 해군참모총장(7대)의 무공훈장 서훈식을 연다고 1일 밝혔다. 해사 개교 70주년 행사의 일부로 열리는 이번 서훈식에서 공 전 사령관과 함 전 총장은 생도들 앞에서 각각 태극무공훈장과 을지무공훈장을 받게 된다. 몽금포 작전은 6·25 전쟁의 전운이 감돌던 1949년 8월 17일 우리 해군이 북한 도발에 대응해 북한군 기지로 특공대 20명을 보내 북한군 120여명을 사살하고 경비정을 파괴한 작전이다. 특공대를 지휘한 함 전 총장(당시 소령)이 적진 한가운데에서 양쪽 다리를 다쳐 위태로운 상황에 몰리자 공 전 사령관(당시 소령)은 위험을 무릅쓰고 적진에 뛰어들어 구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존 무초 당시 주한 미국대사는 이를 ‘한국군의 불법적인 38선 월경 사건’으로 규정하며 우리 정부에 항의했고 이들은 포상을 받지 못했다. 정부는 작전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자 지난해 9월 8일 국무회의에서 공 전 사령관과 함 전 총장의 서훈을 의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호세프 탄핵 논의하겠다” 브라질 최대 정당 등 돌려

    “호세프 탄핵 논의하겠다” 브라질 최대 정당 등 돌려

    브라질 대선을 앞둔 2002년 1월. 상파울루 인근 산토 안드레 시의 셀소 다니엘(51) 시장이 괴한에게 납치된 뒤 시체로 발견됐다. 유족들은 그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후보 측에 거액의 비자금이 흘러들어 간 정황을 포착해 조치를 검토하던 중이었다며 “이 사건에 룰라가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의혹을 뒷받침할 증언자와 경찰관 등 6명이 사망하고 그해 10월 룰라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사건은 유야무야됐다. 지금도 브라질에선 다니엘 시장의 죽음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대통령 시절 건설업체로부터 800만 달러(약 92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룰라 전 대통령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검찰 수사를 피하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방탄입각’이라는 은밀한 거래에 나선 게 화근이 돼 연립정권 붕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 돌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브라질 일간 폴라 데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정당이자 연정의 축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이 29일(현지시간) 집권 브라질노동당(PTB)과의 연대 파기를 선언했다. 연립정권을 탈퇴한 PMDB는 하원 513석 가운데 69석, 상원 81석 가운데 18석을 차지하는 브라질 최대 정당이다. PMDB가 탄핵 절차 개시와 탄핵 여부를 결정할 상·하원에 많은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호세프 대통령에게 연정 붕괴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탄핵 논의는 호세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이 주도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지난해 분식회계로 국가재정을 흑자로 꾸며 실정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최악의 국정 운영 능력으로 경제 위기를 불러오고 지카바이러스 등 국가적 위기상황에 미숙하게 대응한 데 대한 반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룰라의 입각 시도가 탄핵 ‘뇌관’에 불을 붙였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되면 룰라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돼 과거 대선 후보 시절 비리 의혹들까지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룰라는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해 권모술수와 여론조작, 살인도 서슴지 않던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처럼 추악한 정치인으로 이미지가 바뀔 수도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폭탄조끼 입었다” 협박 소동… 테러 아닌 개인적 범행 무게

    “폭탄조끼 입었다” 협박 소동… 테러 아닌 개인적 범행 무게

    공중 납치 후 키프로스 강제 착륙… 대치 6시간 만에 순순히 항복 승객·승무원 81명 전원 무사 “정치적 망명” “전처 만남 요구” … 납치범 범행동기는 불확실 29일 공중 납치된 이집트항공 국내선 여객기에서 벌어진 인질극이 범인 체포와 승객 전원의 무사 탈출로 6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불과 일주일 전 벨기에 브뤼셀을 강타한 자살 폭탄 테러에 이은 항공기 피랍 사건에 긴장했던 전 세계는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집트항공은 이날 오전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해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자사 소속 여객기 MS181이 비행 도중 괴한에 의해 공중 납치됐다고 발표했다. 비행기에는 승무원을 포함해 81명이 탑승해 있었다. 폭탄 조끼를 입고 있다는 납치범의 협박에 기장은 기수를 지중해 섬나라로 돌렸고 오전 8시 50분에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착륙했다. 착륙 직후 외국인 4명과 승무원 3명 등 7명을 제외한 여성과 어린이 등 승객 대부분을 풀어 준 뒤 정치적 망명, 전처와의 만남 등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이어 가던 납치범은 이날 오후 2시 관계 당국에 순순히 항복했다. 니코스 크리스둘리데스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모든 게 끝났다. 여객기 납치범이 붙잡혔다. 승객, 승무원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 납치범이 끝까지 인질로 잡고 있었던 외국인과 승무원 등 7명도 항공기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 키프로스 당국이 납치범 체포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AFP는 납치범이 항공기에서 나와 머리에 손을 얹은 뒤 활주로를 건너 맞은편에 대기하고 있던 대테러 특수 경찰에게 다가갔다고 전했다. 경찰들은 범인을 땅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몸수색을 하고 나서 어디론가 끌고 갔다. 이집트대통령궁 대변인 알라 유셰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납치범의 이름은 세이프 엘딘 무스타파”라고 밝혔고, 이집트 일간 알마스리알윰은 무스타파가 이집트 시민권자라고 전했다. 범행 동기가 불확실한 가운데 테러보다는 개인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피랍 사건은 테러와 무관하다”며 “모두 여자와 관계된 일”이라고 발표했다. 사건 발생 초기 납치범이 폭탄 조끼로 무장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대두됐으나 납치범이 승객 대부분을 풀어 주면서 이런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납치범은 키프로스에 거주하는 전처와의 만남을 요구하는 한편 전처에게 편지를 전달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이집트 교소도에 수감된 여성 재소자의 석방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범인 체포 직후 키프로스 외무부는 “이번 사건은 테러와 무관하다”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한 개인이 저지른 일”이라고 확인했다. 납치 소동으로 라르나카 공항은 일시 폐쇄됐으며 모든 항공편이 우회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한편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확인 결과 이 비행기에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음모에 걸려든 특수요원의 목숨 건 추적극 ‘서머지드’ 메인 예고편

    음모에 걸려든 특수요원의 목숨 건 추적극 ‘서머지드’ 메인 예고편

    추적 스릴러 ‘서머지드’가 오는 4월 7일 개봉을 앞두고 예고편을 공개했다. ‘서머지드’는 은퇴한 전직 특수요원에게 맡겨진 업무 뒤에 숨은 엄청난 음모와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전직 특수요원 ‘매튜’가 위험한 음모가 도사리는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과 이를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그의 활약을 숨 가쁘게 담아냈다. 도시 한복판을 질주하는 리무진에서 흥겨움이 최고조에 달할 무렵, 갑작스런 괴한들의 습격에 파티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이때, 매튜는 침착하고 재빠르게 위기를 모면한다. 하지만 이내 괴한들의 총격으로 리무진은 강물 속으로 추락하면서 급반전을 맞는다. 매튜 일행은 물속 리무진에 갇힌 채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 영화는 물속에 추락한 리무진의 폐쇄된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매튜의 과거 기억과 현실을 오가며 이를 둘러싼 음모와 진실에 다가간다. 이후, 일행을 구조하러 온 것으로 보이는 잠수부를 본 그가 “구조하러 온 게 아니야!”라고 외치는 모습은 영화 속 또 다른 반전을 암시한다. 이렇듯 ‘서머지드’는 리무진 안의 6명과 함께 물속으로 가라앉아야 할 진실이 무엇인지, 또 급박한 상황 속에서 그 음모가 어떻게 밝혀지게 될지 궁금증을 높인다. 최근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 작품을 연이어 연출한 스티븐 C. 밀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편집까지 맡아 시간과 공간적 제약에서도 자유로운 색다른 스타일의 스릴러를 완성했다. 사진 영상=무브먼트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5억 5500만 년 전, 김과 미역의 조상은 이렇게 생겼다

    5억 5500만 년 전, 김과 미역의 조상은 이렇게 생겼다

    생명의 역사는 여러 단계를 거치며 진화했다. 가장 단순한 박테리아가 핵과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 내 소기관을 갖춘 진핵세포로 진화한 후 다시 이 세포들이 모여 다세포 생물로 진화했다. 정확히 최초의 다세포 생물이 언제 등장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 있는 다세포 생물문의 대부분이 발생한 고생대 캄브리아기 이전에 등장한 것은 확실하다. 캄브리아기 전인 에디아카라 시대(6억 3500만 년 전에서 5억 4200만 년 전)에는 현재는 볼 수 없는 기괴한 생물이 번성했다. 하지만 동시에 과학자들은 이 시기에 현존 다세포 생물의 조상이 등장한 것은 확신하고 있다. 최근 위스콘신 밀워키 대학의 고생물학자 스티븐 던보스(Stephen Dornbos)가 이끄는 연구팀은 서몽골의 퇴적층에서 버제스 혈암 형태 (BST, Burgess Shale type)의 지층을 조사했다. 이 독특한 지층은 당시의 부드러운 몸을 가진 생물체를 보존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여기서 마치 실타래 같이 생겼지만, 우리가 오늘날 친숙하게 보는 생물의 조상을 찾아냈다. 고대 해조류(seaweed)의 화석이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칭기스카니아 (Chinggiskhaania bifurcate)를 비롯한 가장 오래된 다세포 해조류의 화석을 찾아냈다.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단세포 조류(algae)는 아주 오래전 지구에 등장했다. 이들이 오늘날의 김이나 미역 같은 다세포 조류로 진화한 것은 적어도 캄브리아기 이전이라고 여겨왔는데, 이번 발견으로 5억 55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연구팀은 동시에 현대의 조류와는 상당히 다른 형태의 독특한 화석 역시 같이 발견되었다. 다세포 생물이 생겨난 과정은 아직도 많은 것이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세포들이 여럿 모여서 하나의 생물을 이룬 과정은 자연과 생명의 경이 가운데 하나다. 앞으로도 이 과정을 알기 위한 연구가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런던 수호하는 정체불명 ‘진짜 배트맨’에 시민들 환호

    런던 수호하는 정체불명 ‘진짜 배트맨’에 시민들 환호

    최근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개봉되면서 ‘슈퍼 히어로’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그런데 현실에도 이들처럼 정체를 감춘 채 약자를 보호하는 진짜 히어로가 존재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영국 익스프레스 등 외신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인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한 자경단원인 이른바 ‘브롬리 배트맨’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브롬리 배트맨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많지 않지만 그는 지난해부터 여러 사람을 폭력으로부터 구해낸 진짜 ‘히어로’다. 그가 처음 언론에 알려진 것은 지난 6월, 런던 남동부 브롬리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부터다. 그는 당시 여러 명의 칼을 든 괴한에게 위협받던 한 중년 사업가 남성을 지켜냈고, 이 남성의 제보로 ‘브롬리 배트맨’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 배트맨이 언론에 노출되자 또 다른 여성이 자신 역시 브롬리 배트맨의 보호를 받았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해 2월 런던 루이셤 자치구에서 강도를 당할 뻔했지만 영웅이 나타나 구해줬었다는 것. 이 여성에 따르면 브롬리 배트맨은 30대 초반에 잘 손질된 수염과 깊은 목소리를 지닌 남성이었다. 배트맨은 이외에도 소매치기를 당한 여성을 도와주거나, 귀가 도중 성폭행을 당할 뻔했던 여성을 구해주는 등 지속적인 활약을 벌이다가 한동안 모습을 감췄었다. 주로 활동하는 지역은 런던 남동부였다. 그랬던 브롬리 배트맨은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영국 남부의 콘월 지역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여자친구와 함께 콘월 주의 해변 휴양지 뉴키를 방문했던 존 설터(35)는 술집에서 나오던 중 3명의 남성에게 공격당했지만, 브롬리 배트맨의 도움으로 무사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설터는 “여자친구와 함께 꽤 늦은 시간에 시내에서 놀고 있었는데 세 명의 남성이 접근했다”며 “그들은 매우 취해 있었으며 그 중 한 사람이 내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고 말했다.이어 “그 때 갑자기 두건과 마스크를 쓴 사람이 홀연히 나타났다”고 전했다. 설터는 배트맨의 활약상을 가까이서 분명히 확인했던 것으로 전한다. 그는 “배트맨은 먼저 한 남자를 바닥에 내동댕이쳤고 다른 한 사람의 가슴을 걷어차 넘어뜨렸다. 그 다음 마지막 사람을 붙잡아 바닥에 쓰러뜨렸다. 세 사람은 곧 일어나 비틀거리며 도망갔다”고 설명했다. 브롬리 배트맨이 언론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과거 단 한 번뿐이다. 그는 현지 언론 ‘이브닝 스탠다드’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주 어린시절부터 호신술을 배워 익혔으며 3년 정도는 대중에 노출되지 않은 채 활동했었다고 밝혔다. 물론 직접 만나서가 아닌 이메일을 통한 인터뷰였다. 그는 “뉴스와 신문에서 범죄 소식을 보고 듣는 것,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에 신물이 났었다”며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겐 사람들을 도울 기술이 있는데 어째서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자각에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이름을 붙이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굳이 별명을 얻는다면 배트맨 보다는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화 히어로인 ‘섀도우’로 불리고 싶다는 의향 또한 밝혔다. 얼굴을 가리는 것은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낮에는 평범한 직장에 다니고 있고 밤 시간에 런던을 순찰한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활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변화를 만들고 세상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함”이다. 그는 “내가 도왔던 사람들에게서 감사는 바라지 않는다. 다 잊어버리고 자기의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콘월 사건에 대해 데이브 슬리만 콘월 시장은 브롬리 배트맨을 시 차원에서 ‘고용’ 하고 싶다며 “(만약 고용된다면) 그는 우리 시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해 줄 것”이라고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치맥 대신 ‘치공’? 닭에 공룡다리 유전자 조작 성공

    치맥 대신 ‘치공’? 닭에 공룡다리 유전자 조작 성공

    오늘도 부장님은 부서 회식을 제안했다. 기러기 아빠는 늘 저 모양이다. 저녁을 함께 먹어줄 사람을 찾으면서, 그걸 또 법인카드로 해결하려는 얄팍한 심산이다. "오늘 별 약속 없는 사람들은 간단하게 '치공'이나 하지." 다들 얼굴이 이그러진다. 게다가 또 '치공'이다. '닭 몸통에 달린 공룡 다리'라니… '디노치킨' 정말 지겹다.나도 그 옛날 먹던 '정통 치맥' 먹고 싶은데… 없는 약속까지 급히 만들고 싶은 심경이다. 미래 어느날 회사 사무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묵시록적' 풍경이다. 닭다리 대신, 공룡 다리를 뜯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울한 직장인의 얘기다. 하지만 이는 엉뚱한 상상력만은 아니다. 최근 칠레대학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닭의 배아에 닭다리 대신 공룡 다리와 유사한 것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소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이번 연구는 닭의 다리 부분 형성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 1개의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괴짜, 혹은 악당 박사가 뿜어내는 해괴한 상상력, 비윤리적인 창조물의 주인이 되려는 탐욕의 결과물은 아니다. 바로 조류 진화의 비밀을 풀고자 하는 것.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바르가스 박사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공룡 다리를 가진 닭 배아가 만들어졌다"면서 "이는 닭 같은 조류가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이론이 존재하지만 현대 조류는 공룡으로부터 수천 만 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된 결과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중 닭이 공룡의 가장 ‘직계 후손’ 이라는 주장도 있어 미국 등 서구 고생물학 연구팀은 닭의 배아를 이용해 공룡의 특성을 재현하는 소위 ‘역진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바르가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새의 진화를 알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공룡으로부터 조류로 이어지는 과정을 알 수 있는 실험"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미국 예일대학 연구팀도 닭의 배아 속 부리 대신 그 자리에 수각류 공룡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의 코(주둥이)와 유사한 것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해외언론들은 이같은 닭에 ‘디노-치킨’(dino-chickens)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사진=포토리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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