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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간암치료제 ‘밀리칸주’ 탁효

    국내서 개발된 간암치료제 ‘밀리칸주(홀뮴-166)’에 대한 임상 결과가 국제적 암 전문 학술지인 미국암연구학회(AACR) 저널 최신호에 소개됐다. 밀리칸주는 지난 98년 세브란스병원과 원자력의학원, 동화약품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간암치료제로,‘홀뮴 166’과 ‘키토산 화합물’을 이용한 세계 첫 방사선의약품. 이 치료제는 2001년 국산 신약 3호로 등재됐다. 이 약품은 의료진이 초음파로 환자의 간 부위를 살피면서 직접 종양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여하며,1회 치료시 환자 부담금이 50여만원으로 다른 간암 치료법에 비해 저렴하다. 이에 대해 AACR 저널은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이 99년부터 2000년까지 지름 3㎝ 이하 크기의 간암 환자 40명(남자 27명, 여자 13명)에게 밀리칸주를 투여한 뒤 26개월간 관찰한 결과,77.5%(31명)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죽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종양 크기가 2㎝이하인 12명 중 11명은 종양이 완전 괴사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등 7개 대학병원에서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면 간암 외의 질환에도 이 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한광협 교수는 “시술 효과 및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 밀리칸주가 초기 간암에서 최선의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구청장 현장인터뷰] 양대웅 구로구청장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은은한 선율에 취한 양대웅(64) 구로구청장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지난 16일 밤 궁동 연세중앙교회 대강당에서 열린 ‘찾아가는 시민음악회’에서 만난 양 구청장은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였다. 오랜만에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난 듯 그의 표정에서는 편안함을 읽을 수 있었다. 베토벤 교향곡이 디지털 오디오시스템을 타고 대강당에 웅장하게 울려퍼지자 그는 2만 200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 정명훈의 손놀림이 빚어내는 소리의 마술에 빠져들었다. 곡이 끝날 때마다 구민과 함께 뜨거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산업단지에 문화를 심는 ‘문화전도사’ “흥행 대박 아닙니까. 문화 이벤트 사업이나 한번 해볼까요.” 그는 관람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소 생뚱맞은 대답을 한다. 대규모 관객이 몰린 공연이 작은 불상사도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우회적인 대답이다. 다른 구와 같이 500여석 규모의 구민회관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그는 “1년에 한번 개최될까 말까한 공연인데 많은 구민이 봐야 한다.”고 고집, 이 곳으로 옮겼다. 교회 목사님도 그의 간곡한 부탁에 흔쾌히 예배당을 내주었다. 그는 “우리구는 산업단지가 많아 어느 곳보다 ‘문화적인 갈증’을 많이 느끼는 곳이었는데 오늘만큼은 세계 최고의 문화지대가 됐다.”면서 “구민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공연을 진작, 많이 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든다.”고 말했다. 구로 1동에 사는 50대 주부는 “새해에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아직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울림이 가슴을 ‘쿵쿵’ 치고 있고, 진정되지 않는다.”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양 구청장은 ‘문화 전도사’를 자처한다. 산업단지가 많아 문화의 갈증을 느끼는 구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풀어주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일상에 바쁜 구민들에게 수만원을 호가하는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의 공연은 남의 일”이라면서 “앞으로 구로를 ‘문화 구로’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인을 꿈꾸던 문학소년 “가정 형편이 좋았더라면 문학가나 법률가가 됐을 겁니다. 아직도 틈틈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는 감수성이 풍부하다.1970년 서울시 행정주사보(7급)로 공직을 시작해 올해로 36년의 공직생활을 계속하고 있지만 한때는 시인을 꿈꿔왔던 ‘문학소년’이다. 쪽빛 파도가 물결치는 경남 남해 창선의 조그만 섬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파도소리와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바쁜 공직생활중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2002년 5월 소설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을 발간했고, 올해에는 수필집 ‘아침 햇살 속으로’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도 잊지 않는다. 여유가 생기면 ‘아내만을 위한 여행’을 떠나겠고 다짐한다. 구로구의 미래에 대해서도 “캄캄한 밤에서 새벽의 여명을 거쳐 아침 햇살 속으로 빠져드는 곳”이라며 시적인 표현을 토해낸다. 그래서 그는 지난 4년동안 주민들에게 자신감과 희망,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그는 “(우리구가) 떠나는 곳이 아니라 미래가 있는 곳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또 ‘클린 구로’와 안양천을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꾸민 것도 기억에 남는다. 자발적으로 골목 구석구석까지 누비는 ‘깔끔이 봉사단’ 덕택에 ‘깨끗한 서울가꾸기’부문에서 3년 연속 최우수구에 선정됐다. 때문에 취임후 구민수도 40만명에서 42만명으로 늘었다. 그는 지금, 수목원과 전원형 주거단지, 예술회관 등을 건립, 구민들이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는 ‘문화구로’‘복지구로’를 이루는 꿈을 꾸고 있다. ■ 그가 걸어온 길 ▲출생 1942년 경남 김해 ▲학력 경북대졸,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 석사 ▲약력 성수대교 붕괴사고 수습대책본부 주무과장, 서울시환경관리실 환경기획관(국장급), 구로·용산구 부청장, 한나라당 구로을 지구당 부위원장, 홍조근조훈장 수상, 안양천 수질개선 대책협의회 회장,GCD(국제도시간 대화) 운영위원회 부의장 ▲가족 김정숙씨와 1남 2녀 ▲종교 기독교 ▲취미 산책, 독서, 글쓰기, ▲좌우명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한다 ▲주량 소주 반병. ▲애창곡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비소화합물 암치료제 효과 확인

    비소화합물 암치료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1상 임상시험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부합한 결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천지산은 자체 개발 중인 비소화합물 암치료제 ‘테트라스’에 대한 1상 임상시험을 끝내고 이 결과를 2상 임상시험 계획서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최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는 수술이나 방사선 및 항암제 치료 등에 반응하지 않아 다른 치료법이 없었던 15명의 말기암(자궁경부·설·후두·요로·위·폐·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15명 중 10명(66.7%)의 암 진행을 일정 기간 막을 수 있어 WHO가 정한 ‘불변’기준에 해당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 중 2명의 자궁경부암 환자와 1명의 두경부암 환자는 암 세포가 괴사하는 효과가 관찰됐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통상 임상시험은 1상부터 3상까지 이뤄지는데 1상은 약의 용량과 독성 여부, 약물의 체내 동태 관찰 등을 목적으로 하며 2상은 1상에서 결정된 용량의 적정성 여부와 약물의 효과 등을 살피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2상 임상시험은 우선 자궁경부암을 대상으로 시작해 방광·폐·대장·간암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백혈병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임상시험을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심근경색 두려우면 담배부터 끊어야”

    [Doctor & Disease] “심근경색 두려우면 담배부터 끊어야”

    “일반적으로 꼽는 심근경색의 4대 원인은 흡연, 당뇨, 고지혈, 고혈압이고, 여기에 비만을 더해 5대 원인, 운동부족과 경쟁적인 심리를 더해 7대 원인으로 보는데, 이 중 가장 치명적인 원인은 바로 흡연입니다. 실제로 40대 돌연사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가 흡연이라는 사실은 의학계의 정설입니다. 담배, 끊으셔야 합니다.”삼성서울병원 권현철(44) 박사. 성균관의대 내과학 교수로 이 병원 심장중환자실장을 맡고 있으며, 우리나라 심장질환 치료의 기대주로 꼽히는 그는 우리 국민들의 ‘생각없는 흡연’ 습관이 초래하는 급성심근경색의 위험을 이렇게 경고했다. 흡연이 유일한 위험인자는 아니지만 위험부담을 크게 덜 수 있는 금연을 통해 급성심근경색의 마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급성심근경색은 어떤 질환인가. -콜레스테롤이 쌓인 관상동맥이 갑자기 터지면서 그 부위에 혈액이 응고해 막히면 이 혈관이 담당하는 심장 근육이 괴사하게 되고, 이 때문에 심장을 움직이는 전류가 교란돼 심장을 멈추게 하는 질환이다. 딱히 ‘급성’이라고 이름붙인 까닭은 무엇인가. -흉통으로 심근경색이 발현된 경우 처음 2주를 가장 중요한 단계로 보며, 급사 가능성도 이때가 가장 높다. 따라서 여기에 해당되는 심근경색을 급성으로 분류해 따로 중요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뜻이다. 원인은 무엇인가. -앞서 얘기한 흡연, 당뇨, 고지혈, 고혈압 등이 원인이며, 이런 병증을 초래한 서구형 식생활이나 생활습관, 가족력과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 급성심근경색은 세부적으로 어떻게 분류하는가. -일반적으로는 심전도상 ‘ST절 상승심근경색’과 ‘비ST절 상승심근경색’으로 나눈다. 전자의 경우 흔히 말하는 심근경색으로, 매우 위급하며 사망률도 높아 빨리 병원을 찾아 혈전용해술이나 1차적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아야 한다. 후자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중간 정도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로 전자에 비해 치명적인 상황은 아니다. 또 발생 부위에 따라 전벽·측벽·하벽·후벽 심근경색으로도 나뉘는데, 전벽 경색은 병소가 넓고 사망률이 높으며, 후벽 경색은 진단이 어렵다. 각 유형에 따라 증상이 어떻게 다른가. -ST절은 위급한 상황으로 30분 이상, 길게는 3∼4시간 동안 흉통이 이어지는 데 비해, 비ST절은 10분 정도의 흉통이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급성심근경색의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만명 당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2001년 111명에서 2002년 121명,2003년 130명으로 매년 8% 정도 증가하고 있다. 또 2003년에 이 병으로 입원한 환자의 병원내 사망률은 9.65%, 퇴원후 30일 이내 사망률은 12.37%나 된다. 성별, 연령대별로 보이는 증상의 특이성이 있나. -상당수 환자가 상복부가 더부룩하다거나 어깨결림, 턱의 통증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데, 더 심각한 것은 기력만 떨어질 뿐 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로, 이런 환자는 급사로 이어질 확률이 그만큼 높다. 특히 고령의 당뇨 환자는 심장의 감각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사소한 증상도 지나치지 말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 병증의 발현시기는 여자가 남자보다 10년 정도 늦어 통상 남자는 50∼60대에, 여자는 60∼70대에 많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드러난 증상이 가장 중요하며, 여기에 심전도검사를 거치면 대부분 확진이 가능하다. 사실, 급성의 경우 복잡한 검사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진단이 애매한 경우 심근효소검사나 심장초음파검사, 심장핵의학검사도 실시한다. 특히 최근에는 몇몇 큰 병원에 관상동맥CT가 보급돼 빠르고 정확한 진단법으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심근경색은 시간이 곧 생명이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큰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은 막힌 지 6시간이 지나면 혈관을 뚫더라도 효과가 크게 떨어지며 12시간이 경과하면 심장의 중요한 근육이 대부분 괴사 상태에 이른다. 치료의 1차적 목표는 막힌 혈관을 개통시켜 심장의 손상을 줄이는 것으로, 주로 관상동맥중재술과 혈전용해요법이 활용된다. 권 박사는 심근경색을 판별할 수 있는 심장통증의 자가진단법으로 2가지 기준을 제시했다.“첫째는 흉통이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가슴 부위의 통증이 손가락으로 가리킬 만큼 좁게 나타나지 않고 손바닥 정도로 넓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이런 통증이 나타나면 긴가민가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의 치료법이 갖는 한계와 해결책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아직도 심인성 쇼크에 따른 사망률이 높다는 게 문제인데 최근에는 약물 대신 체외순환보조펌프(IABP)나 체외순환펌프(EBS)를 활용해 사망률을 낮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심인성 쇼크 사망률이 50%나 된다. 진료체계에 문제는 없다고 보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병원에 도착하기 전의 응급대응체제가 너무 미흡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 환자의 20% 정도가 숨진다고 알고 있을 뿐 아직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신속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스템이 선진국에 못미치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이런 점에 주목해 우리 병원에서는 급성흉통센터를 설치,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급성 심근경색은 시간과의 싸움 권 박사는 급성심근경색이야말로 ‘시간이 곧 생명’이라고 강조한다. 까닭이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면 보통 10∼20%의 환자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지며, 5∼10%는 입원 후에 추가로 사망한다. “특히 발생 첫날 사망률이 높은데, 첫 3시간에는 매 시간마다 1%씩 사망률이 늘어나며, 이후 3시간에는 시간당 0.5%씩 사망률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흉통이 보이면 분초를 다퉈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생명을 건지는 관건이 됩니다.” 이처럼 무서운 질환이지만 이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는 매우 낮다. 바꿔 말하면 살 수 있는 상당수의 생명이 이런 무지로 유명을 달리하는 셈이다. 실제, 심평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첫 증상을 느낀 후 응급실 도착까지의 소요시간이 평균 180분이나 됐다. 또 전체 환자 중 치료의 마지노선이라는 6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옮겨진 경우는 71.4%,6시간을 넘겨 12시간 전에 도착한 환자는 83.7%였다. 이에 대해 권 박사는 “이 수치에서 보듯 전체 환자의 30%는 아직도 유의미한 치료가 가능한 시간 내에 병원을 찾지 않고 있다.”며 “병원을 찾을 때도 가능한 구급차를 이용해야 필요한 기본처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무릇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다. 개발이 우선시되던 때에는 ‘서자’처럼 천대받던 환경문제가 이제는 안방에서 떵떵거리고 있다. 그만큼 환경문제가 절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급성을 요하는 국책사업이라도 환경을 해칠 우려가 제기되면 하루아침에 백지화되는 것이 요즘 세태다. 국가나 단체, 기업들도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결국 시민들이 스스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환경의 혜택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만으로는 한계 시민들은 1990년대부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는 팔을 걷고 나섰다. 하지만 초기에는 환경단체에 기대 대리전을 펴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들은 복잡하기만 한 환경문제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데다 조직적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경단체가 먼저 주민들을 각성시켜 시위현장으로 내모는 경우도 많았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합작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과를 거뒀지만 주민들의 뜻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환경단체는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0년대 들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주민들 스스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침해 원인자와 투쟁을 벌이는 사례가 잦아졌다.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율동공원에 있는 맹산이 ‘반딧불이’ 서식지인 데다 자연경관이 수려하자 맹산을 지키기 위해 각종 노력을 펼쳐 왔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부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실버타운이나 영상단지, 위락시설 등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 냈다. 지금은 매년 8월 열리는 반딧불이 체험행사가 정착돼 누구 하나 맹산에 함부로 손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 또 용인시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인 수지읍 낙생저수지에 수상골프연습장을 건설하려 하자 용인·성남 주민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나서 지난 7월 ‘낙생저수지 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백지화를 요구, 급기야 용인시는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다. ●주민 스스로를 지키는 몸짓 충남 연기군 전의면 원성리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전체 24가구 주민 가운데 8명이 간암이나 폐암으로 숨지고 4명이 암을 앓는 ‘해괴한’ 일이 발생하자 마을에 있는 안티몬 공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배출된 광재가 논에 매립돼 지하수를 오염시킴으로써 암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티몬은 난연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마을 지하수에서 안티몬 성분이 검출됐으나 국내에는 기준치가 없고 법적으로 규제할 근거도 없다. 반면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등에서는 수질기준을 정해 이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내년에 충남도와 함께 1억원을 들여 면역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한편 연기군에 요구해 상수도를 설치토록 했다. 충남 당진군 송산면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이 제철소 건설을 위해 갯벌을 매립하려고 하자 반발하고 있다. 전남 여수 시민들은 1997년부터 시내를 관통하는 연등천 살리기에 나서 4급수이던 수질을 숭어·은어·농어가 뛰노는 2급수로 바꿔 놓았다.1970년대 후반까지도 목욕하고 빨래했던 연등천에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코를 찌르는 혐오대상으로 전락하자 시민들이 나선 것. 그동안 주민들은 자녀인 초·중·고생과 함께 날을 정해 길이 5.65㎞, 폭 10∼40m의 연등천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님비는 경계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환경보전 의지는 때로 과잉반응으로 나타나 전체의 이익을 훼손하는 ‘님비현상’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주민들은 1994년 정부가 인근에 있는 굴업도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하려 하자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여 백지화시켰다. 당시 낙후된 섬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방폐장 유치이며, 방폐장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방폐장이 들어서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올해 덕적도 주민들은 방폐장이 지자체들의 유치경쟁 속에 입지가 선정되는 장면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인천 김학준 광주 남기창 대전 이천열기자 kimhj@seoul.co.kr ■ [전문가제언] 실패의 경험서 성공해법 찾아야 /구자건 연대 환경공학부 연구교수 수년 전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실패는 뼈아픈 일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도에서 공학 전문가들이 각 분야의 실패 사례를 진단한 책이었다.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사고,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등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 관리능력 부재를 보여준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새만금 간척사업, 한탄강댐 건설사업, 경인운하 건설사업….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건 합리적 해결점을 찾는 데 실패한 대형 국책사업들이다. 대형사업에 투자되는 재원과 시간이 한두 푼, 한두 시간이 아닌 만큼 국가재원의 절약이란 측면에서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과 특성을 잘 알고 실패를 성공으로 변화시킬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학’을 제창한 일본의 한 학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실패를 하고서도 그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시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화호’의 실패를 딛고 ‘새만금’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하지 있을까.‘사패산터널’에서 아픔을 경험한 우리 사회는‘천성산터널’에서 거듭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 숱한 실패를 경험하고도 또다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대형사업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주체와 승인기관, 협의기관 사이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비판에만 익숙한 시민단체는 타협엔 너무 인색한 것은 아닐까.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 빅딜’을 성사시켜 주민기피시설인 소각시설을 ‘혐오시설’이 아닌 재정자립도를 올려주는‘생산시설’로 변모시킨 자치단체가 있다. 민간기업보다 한발짝 앞서 ‘환경경영’ 개념을 도입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의 계획 단계부터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전략환경평가제도가 도입되고, 많은 공공기관들이 ‘환경친화적 설계지침’을 자체 마련하고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가 ‘실패’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고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는 방임하고 무임승차하기엔 너무나 많은 부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 토양·수질오염 실태 중국 쑹화강의 벤젠 오염 사태가 연일 국제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은 이곳의 수질오염에 이은 토양오염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토양의 오염은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수질오염·대기오염으로 이어지며 결국 농작물 피해로 귀결돼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부 역시 토양환경보전법을 강화해 토지오염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류저장시설과 폐광으로 인한 토지오염 사례는 곳곳에서 보고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복원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된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된 유류저장시설 1만 1708곳 가운데 258곳은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한 오염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반드시 토양정화를 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한 곳당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8000만∼9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된 주유소 땅 1㎡를 완전 복원이 아닌 최소한의 법 기준에 맞추는 데 평균 26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폐광으로 인한 피해는 사람에게까지 이른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하다.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08개 조사 대상 폐광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 또 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린 것도 폐광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광 주변의 농경지 오염으로 인한 농작물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충청북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폐광주변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경지 36곳 가운데 7곳에서 납과 카드뮴·구리 등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 검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만 연간 20억∼30억원 이상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토양이 오염되면 그 복원에는 오염방지에 드는 비용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들게 된다.”면서 “비용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행복한 국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토양오염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레이노드 증후군’ 치료효과 2배로

    레이노드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감신경 절제술과 ‘풍선카테타’를 이용한 혈관확장술을 동시에 시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임상 결과가 제시됐다. 레이노드 증후군은 추위나 스트레스 등으로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돼 손발이 희거나 파랗게 변하고, 저리다가 통증과 궤양, 괴사로 진행하는 질환으로,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안희창 교수는 이런 레이노드 증후군을 가졌으나 약물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3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교감신경 절제술과 함께 심장의 관상동맥 확장에 사용하는 ‘풍선카테타’를 이용해 수부의 작은 동맥을 확장시킨 결과 혈액순환이 크게 개선된 치료 효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안 교수는 “이 방법으로 치료한 결과 환자의 수부 혈류량이 최대 30%까지 늘어났으며, 완전히 막혀 이식이 필요한 5㎝ 이내의 혈관도 바로 재관류시킬 수 있어 혈관이식으로 인한 통증과 수술 시간의 부담, 공여 혈관 채취로 인한 후유증도 없앨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 후 손끝에 괴사가 나타난 경우에도 이 방법을 적용한 결과 2∼3주 내에 상처가 낫는 성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임상 결과는 최근 대한성형외과학회와 대한수부외과학회에서 발표됐으며, 내년 미국수부외과와 성형외과학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안 교수는 “교감신경절제술의 경우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3분의 1에 해당하는 환자는 손목 관절부의 척골동맥과 수장부 혈관, 수지동맥이 매우 가늘거나, 막혀 있어 혈류의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풍선카테다를 이용한 결과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GS·삼성건설 “네탓”공방

    국내 굴지의 두 건설업체가 공사현장 사고 책임을 놓고 볼썽사나운 싸움을 벌이고 있어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GS건설과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지난달 경기도 이천시 GS홈쇼핑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PC)구조물 붕괴사고로 9명이 사망하는 등 원시적인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도 책임을 회피한 채 연일 상대방 헐뜯기에 나서고 있다.검찰은 23일 두 업체와 현장 소장, 감리단장 등을 업무상과실치사상, 건설산업기본법 위반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법원에서 형사상 책임이 가려지더라도 두 업체가 계속 책임을 전가할 경우 민사상의 2라운드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GS건설 물귀신 작전 GS건설은 문제가 된 공사의 경우 삼성건설이 특허를 갖고 있어 어쩔 수없이 일괄하도급을 줬는데 삼성이 무면허 시공사에 재하도급을 줘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삼성도 책임이 있는데 무조건 발뺌하는 바람에 모든 잘못이 마치 GS에 있는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책임을 나눠야 하지만 GS만 당하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사고의 원인이 PC공사 설계-제작-시공 등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삼성건설이 원천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언론이 사고의 책임을 따지는 취재에 들어가자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삼성물산 법적 대응 고집 삼성은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형사상 판결이 나온 뒤 민사 부문도 따져 책임을 가리겠다는 입장이다.또 PC공사를 맡은 업체(삼연 PCE)가 사실상 삼성에서 분사한 독립 회사인데도 GS는 마치 삼성 본사가 사고를 저지른 것처럼 왜곡하는 것이라고 받아친다. 나아가 건설 현장의 최종 책임은 원청사 관리에 있는데도 책임 규모를 줄이기 위해 억지로 하도급업체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사고 원인이 모두 PC조립 공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골조 공사 등 공기 단축을 강행한 GS에도 있으며, 법원이 가려줄 잘잘못을 언론 로비를 통해 풀려는 GS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건설업계 “이름값도 못하는 한심한 작태” 건설업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한 건설사 사장은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사고 발생 방지대책을 세워도 부족한 판인데 언론 로비 등 이전투구를 벌이는 바람에 건설업계 전체가 욕을 먹고 있다.”며 두 업체를 싸잡아 비난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건설업이 본업이 아닌 무역·제조업 등을 바탕으로 성장한 그룹 건설사들의 한계”라며 “영업정지처분 등 치명타를 회피하기 위해 사고를 떠넘기려는 의도가 짙다.”고 지적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31년전 무료수술 덕에 살았죠”

    “31년전 무료수술 덕에 살았죠”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을 만나 한없이 기쁨니다.” 박재섭(65·경남 창원시)씨는 어려웠던 젊은 시절 자신을 도와준 백발의 미국인 의사를 부둥켜안았다. “건강은 어떠세요? 당시 찍었던 X레이 사진을 기념으로 가져왔어요.”(울브링크 박사) 1970년대 ‘슬픔은 이제 그만’(주연 강수연·박근형·한혜숙)이란 영화로 숱한 관객을 울렸던 실존 의사와 환자가 광주기독병원에서 17일 다시 만났다.31년 만이다. 병원측이 20일 개원 100돌을 맞아 마련한 ‘홈커밍데이’ 행사의 하나로 이들의 재회가 이뤄진 것. 박씨는 1974년 엉덩이뼈가 썩어들어가는 ‘백트리우스 지스트’(대퇴골 무혈성 괴사증)라는 병으로 걷지도 못한 채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박씨의 딸 미나(43·경남 마산시)씨가 아버지의 병간호는 물론 동생 양육까지 맡으면서도 약값이 없어 약초를 캐러 산을 헤매고 다닌다는 소식이 기독병원까지 전해졌다. 이처럼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아드리안 울브링크(당시 정형외과 근무) 박사가 박씨에게 인공 고관절 수술을 무료로 해줬고, 곧이어 박씨는 일어서 걷게 됐던 것. 박씨는 “그 수술은 나에게 새로운 삶을 되찾아준 것이었다.”고 회고하며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광주기독병원 측은 이밖에도 1세기 동안의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숱한 사연들을 공개했다. 19살 때 폐결핵을 앓던 50대 부인이 무료수술을 해준 병원에 감사하다며 자신이 만든 100주년 기념 헌시 액자를 병원에 기증하는 등 아름다운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병원은 1905년 미국인 놀란 선교사 주도로 ‘제중원’으로 문을 연 후 한 세기 동안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 왔으며, 특히 결핵과 한센병 퇴치에 주력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혼합 줄기세포치료법 혈관질환 치료에 효과

    두 가지 세포를 섞어 투입해 새 혈관 생성 능력을 크게 높이는 신 개념 ‘혼합 줄기세포치료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혈관질환에 대한 치료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윤창환, 허진 연구원)은 미국심장학회가 발간하는 권위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혼합 줄기세포요법’의 실험결과를 발표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에게서 골수나 말초혈액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혈관세포로 분화시킴으로써 얻는 ‘혈관내피전구세포’는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을 치료할 때 새 혈관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이 세포가 단일세포인지, 혼합세포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 최근 독자 연구를 통해 ‘내피전구세포’가 두 가지 각기 다른 세포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한데 이어 이번에는 초기와 후기로 구별되는 혈관내피전구세포를 적절히 이용하면 혈관질환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이 60마리의 누드마우스에 초기와 후기 내피전구세포 50만개를 각각 주입한 결과 배양액이나 내피세포를 주입한 대조군보다 새 혈관 생성률이 높은 것은 물론 다리의 괴사도 일정 부분 예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단일세포보다 두 세포를 혼합 투여할 때 새 혈관 형성이 획기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이 연구는 혼합 줄기세포요법의 중요성을 처음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충북대병원 순환기내과 조명찬 교수

    [Doctor & Disease] 충북대병원 순환기내과 조명찬 교수

    “우리가 일상적으로 대하는 수많은 ‘급사’나 ‘돌연사’의 원인이 바로 심부전인데, 이걸 방치하는 건 바로 죽음의 문을 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2005∼2006년판에 연속 등재됐으며, 영국 국제인명센터(IBC)가 선정한 ‘21세기 탁월한 2000명의 과학자’와 이 단체가 선정한 ‘순환기내과 부문 세계 100인의 과학자’로 선정된 충북대병원 순환기내과 조명찬(47) 교수. 그는 “그 자체가 질병이라기 보다 다른 원인질환에 의해 심장이 몸이 필요로 하는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인 심부전은 그래서 그 위험성이 더욱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심부전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심장은 신체활동 상태에 따라 박출하는 혈액 양을 달리하는데, 구조적 혹은 기능적 이상으로 심장의 혈액 박출 능력이 떨어져 충분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예전에는 단순히 심장의 펌프기능 이상이라고 여겼으나 최근에는 신경호르몬계의 문제가 동반된 임상증후군으로 간주한다. ▶심부전 심장이 정상 심장은 어떻게 다른가. -원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수축기 심부전은 대부분 심장이 커져 있고, 심실벽이 얇으며, 심근 수축력을 떨어뜨리는 심실 재형성과 함께 판막 기능부전도 동반된다. 심부전 환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완기 심부전은 심장 크기와 심근 수축력은 정상에 가까우나 심실벽이 두꺼워지는 심비후가 동반된다. ▶심부전의 유형과 유형별 증상을 소개해 달라. -급성 심부전은 심근 괴사나 판막파열, 부정맥 등에 의해 나타나며, 몸이 붓는 전신 부종과 심한 호흡곤란, 저혈압이 나타난다. 만성 심부전은 확장성 심근증이나 심장판막증 환자에게 흔하며, 혈압은 유지되나 전신 부종이 심하다. 좌심실부전은 전신울혈에 앞서 폐울혈이 나타나며, 우심실부전은 부종과 울혈성 간종대가 나타난다. 또 수축기 심부전은 만성이 많고, 이완기 심부전은 운동시 호흡곤란이 특징이다. ▶원인질환은 무엇인가.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과 고혈압, 류머티즘 열이나 심내막염으로 인한 심장판막 손상, 심장근육에 문제가 있는 심근증, 선천성 심장병 등이 문제가 된다. 조 박사는 이런 심부전의 증상에 따른 병기를 4단계로 구분해 설명했다.“뉴욕심장협회에 따르면 증상없이 심한 운동 때만 호흡곤란, 피로, 심계항진, 흉통 등이 나타나는 1기, 계단을 두층 정도 걸어 올라가는 일상적인 활동 때 증상이 나타나는 2기, 계단을 반층 정도 오르면 증상이 나타나는 3기, 누워만 있어도 숨이 가쁘고 피곤함을 느끼는 4기로 구분합니다.3∼4기가 되면 사실상 의미있는 운동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의 발병 추세와 경향상의 특이점은 무엇인가. -고령화와 관상동맥질환 등 원인질환 증가로 최근 10년 새 유병률이 2배나 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만 해도 심장판막질환과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관상동맥질환(38.3%)과 심근증(21.7%)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호흡곤란, 하지 부종, 체중 증가, 경정맥 확장, 폐부종, 간비대 등의 임상증상이 있는 경우 흉부 X레이나 심전도, 심초음파 검사 등으로 원인질환과 증상의 정도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혈액검사로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자가진단도 유효한가? -대표적 증상인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등은 다른 질환에서도 흔하므로 이런 증상을 근거로 한 자가진단은 금물이다. 이런 증상이 하지 부종, 체중 증가, 경정맥 확장, 폐부종, 간비대 등과 함께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치료법도 설명해 달라. -심부전 치료의 일반적 원칙은 원인 질환 교정, 유발원인 제거, 약물 투여가 가능하도록 심기능을 강화하는 울혈성 심부전 상태의 교정 등이다. 세부적 과정은 증상에 따라 4단계로 나누는데,1∼3기에는 약물이나 운동,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위험인자를 조절하게 되며,3기에 간혹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하기도 한다.4기는 심장이식이나 좌심실 보조장치, 수술이 필요하다. ▶치료의 한계와 대책은 무엇인가?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환자의 10%는 사망한다. 베타차단제 등 특정 약물도 아직 근본적인 치료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말기의 경우 심장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나 공여자가 없어 치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최근의 게놈프로젝트에 의한 분자생물학적 접근, 줄기세포 치료의 임상 적용 등이 새로운 희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치료 부작용은 없나. -이뇨제는 전해질 이상, 고요산혈증, 대사성 알칼리혈증 등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는 고칼륨혈증, 기침, 백혈구 감소증 등이, 베타차단제는 저혈압, 피로감, 서맥 등이 문제로 꼽힌다. 조 박사는 심부전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가 가장 좋은 대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4기가 되면 심장이식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인데, 그나마 심장은 공여받기가 어려워 치료에 희망을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한데, 고혈압 당뇨 비만 대사증후군 고콜레스테롤 등의 위험인자를 조기에 발견해 조절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발병률을 50%나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또 정부가 위험인자의 조절 및 생활습관 개선의 필요성을 꾸준히 국민들에게 알리고, 국민건강검진에 65세 이상 고령자의 심부전 검사를 포함시켜 조기발견이 가능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한 현안입니다.” ■ 조명찬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영국 글래스고우대학 순환기내과 교환교수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및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순환기내과 교환교수 ▲대한순환기학회 이사 ▲대한내과학회·대한고혈압학회·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대한심초음파학회·미국심장학회·미국뇌졸중학회·유럽심장학회·유럽심부전학회 정회원 ▲현, 충북대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난치성 루푸스 치료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 환자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의료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팀은 2002년 6월부터 5명의 루푸스 환자에게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실시한 결과 4명은 정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건강상태가 회복했으며 1명만 병이 재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루푸스란 혈액 속에 비정상적인 림프구가 형성돼 피부와 관절, 혈액, 신장 등의 기관과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 면역질환으로, 붉은 반점과 짓무름 증상이 생겨 ‘홍반성 낭창’으로도 불리며 환자의 80%가 15∼45세의 가임기 여성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루푸스를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됐으나 장기간 약물 투여에 따른 중증 감염, 골다공증, 무혈성 골괴사, 악성종양 발생 등 부작용이 심각했다. 의료진은 이에 따라 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비정상적인 림프구를 완전히 제거한 뒤 미리 채취해 놓은 자신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혈액 속에 주입, 면역체계를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시도했다. 그 결과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고 4명의 환자는 정상적으로 회복돼 일반인과 다름없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식 2개월만에 질환이 재발한 환자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연구 중이라고 의료팀은 설명했다. 배상철 교수는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은 기존 치료방법으로는 잘 조절되지 않고, 심각한 장기 손상 및 사망 가능성이 큰 난치성 루푸스 환자에게 적용했다.”며 “이 질환은 조혈모세포 이식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으므로 시술 후에도 치료방법을 잘 조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jeshim@seoul.co.kr
  • 암세포 방어망 무력화 치료법 개발

    암세포가 치료에 저항하기 위해 구축한 방어망의 실체와 이를 무력화하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연세대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과 김건홍 교수팀은 ‘PKCK-2’라는 효소가 암세포에 방어망을 형성해 줌으로써 암세포가 약물 등에 노출되더라도 죽지 않고 살아남으며, 이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암세포의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으로 특정 암세포를 괴사시킬 수 있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암세포 내에서 PKCK-2의 활성도가 높을수록 ‘프로카스파제-2’라는 단백질에 인(P)이 결합하는 인산화가 늘어나 세포사멸 과정이 억제된다.”며 “이에 따라 뇌종양과 식도·직장암의 암세포주에 기존 세포사멸 유발물질인 트레일(TRAIL)과 PKCK-2 억제 물질을 함께 병용 처치한 결과 수시간 후에 대부분의 암세포가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위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31개 암세포주를 이용한 후속 실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천연물에서 PKCK-2의 활성을 억제하는 신물질을 추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세포를 사멸시키는 물질인 ‘트레일’은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생체 내에서 세포 사멸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물질로, 일부 다국적 제약사가 이를 항암제로 개발해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최근 분자생물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유럽분자생물학회지(EMBO)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기존 트레일이 암세포에 결정적인 효과를 보이려면 암세포의 방어망 역할을 하는 PKCK-2 활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트레일에 저항성을 가진 암세포까지 제거할 수 있게 돼 난치성 암의 치료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순현 원장

    [Doctor & Disease]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순현 원장

    “아직도 국가나 국민들이 시력을 잃는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두려움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사례가 되는 질병이 바로 황반변성입니다. 환자는 늘어나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병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습니다.65세 이상 노령층의 경우 유병률이 7%에 이르는 데도 말이죠.”우리나라 안과 전문병원의 효시 격인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순현(46) 원장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안과 질환인 황반변성의 심각성을 이렇게 경고했다.“황반변성은 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지금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는 정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데, 지금도 환자의 80%는 치료가 어려운 시기에 병원을 찾습니다.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황반변성이란 어떤 질환인가. -눈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에서도 시력을 결정하는 중심부를 황반이라고 하는데, 이곳의 세포가 변성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출혈, 세포괴사가 잇따라 시력을 잃는 질환이다. ▶원인에 따른 유형도 다양할 텐데…. -크게 고도근시성과 고령자에게 많은 연령 관련성으로 나눈다. 연령 관련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다시 구분하며, 고도근시가 아니면서 55세 이전에 발생하는 특발성, 외상 및 염증성도 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황반변성의 첫 증상은 욕실 등 실내의 타일이나 건물의 창호 및 외곽선, 자동차의 윤곽선 등이 정상과 달리 굽어 보인다는 것이다. 또 특정 부위의 시각장애나 빛이 달려드는 듯한 느낌, 빠르게 시야의 중심부가 보이지 않는 증상이 있으나 이런 증상을 일상적으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원인은 무엇인가. -최근의 노령화와 맞물려 노인 실명을 초래하는 제1 원인인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문제가 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과 흡연, 직업적으로 햇빛에 많이 노출되거나 장시간 영양상태가 안좋은 경우가 문제다. 특히 유의할 점은 흡연인데, 흡연자는 다른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보다 발병률이 3배나 높다. 김 박사는 특히 현대인들의 일상적인 눈 혹사를 심각하게 우려했다.“피곤해서 쉰다는 사람들도 독서나 TV 시청 등으로 눈의 노동을 강요하는 게 다반사입니다. 또 쉴 목적으로 밝은 곳에서 수면을 취하는 경우라도 눈은 여전히 운동을 합니다. 결국 현대 생활이라는 게 눈의 혹사를 피할 수 없게 하는데, 이런 이유로 눈의 노화가 진행되면 혈류가 부족하게 되고, 인체 방어기전에 따라 혈류가 부족한 곳에는 새 혈관이 생기는데, 바로 이 혈관 때문에 황반변성이 나타납니다.” ▶추세와 경향은 어떤가. -노령화에 따라 걱정스러울 만큼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65세 이상 노인의 6.4%,75세 이상 노인의 17%가 황반변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1000명 당 5명 정도가 환자다. 성별로는 남자보다 여성 발병률이 약간 많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안구 내부의 황반까지 살필 수 있는 세극등 현미경으로 진단한다. 더 정확하게 살피기 위해서 형광안저촬영과 빛간섭단층촬영(OCT)도 활용한다. ▶자가진단도 가능한가. -격자형 투시기인 암슬러 격자를 이용하면 되며, 양쪽 눈을 번갈아가며 가려 보는 습관도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황반에 새 혈관이 생긴 경우 비교적 망막 손상이 적은 광역학치료(PDT)가 주류 치료법이다. 황반 혈관세포에 특수 약제를 침착시킨 뒤 여기에 반응하는 레이저를 쏴 혈관을 없애는 방식이다. 그러나 장비가 고가이고,1회 치료비도 보험 적용을 받을 경우 70만원 정도로 만만치 않다. 이전의 레이저치료(LPC)는 주변 망막조직의 손상이 심해 선택적으로만 적용한다. 문제는 어떤 치료를 받아도 재발률이 50%를 넘는다는 점이다. ▶조기발견이 치료에 유효한가. -조기발견 여부가 실명 여부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병원을 찾는 환자 5명 중 4명은 적정 치료시기를 넘긴 경우다. 당연히 치료도 어렵고 성과도 불확실하다. 김 박사는 노인실명이 초래하는 사회적 손실은 상상 이상이라며 예방 및 조기발견 차원의 정책적 접근을 강조했다.“일선 안과에서는 황반변성을 치료할 고가의 외제 장비를 갖출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전국을 권역화해 거점 치료센터를 지정, 자격조건에 해당되는 환자의 진료 및 치료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고, 장님 노인의 양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기존 치료법이 갖는 부작용이나 문제는 뭔가. -레이저치료는 망막 손상이 커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광역학치료는 비용이 비싸며 재발률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김순현 박사는 ▲연세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연세대의대 안과학교실 교수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수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부원장 역임 ▲한국 망막학회의 망막 교과서 공동 집필 ▲현, 대한안과학회 보험이사 ▲현,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장
  • [박은영의 DVD 레서피]

    ■ 신작 대박 ‘빅3’이 전작들 ● ’형사’의 이명세 감독/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작) 강동원과 하지원이 함께 추는 탱고 같은 ‘형사’의 액션에 매료되었다면 이명세에게 한국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라는 찬사를 안겨 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두말할 것도 없는 필수 감상 타이틀이다. 변장술의 대가인 범인과 그를 쫓는 형사와의 끈질긴 추격전을 그리고 있는데, 안성기, 박중훈, 장동건, 최지우 등 지금이라면 쉽지 않았을 막강한 캐스팅을 자랑한다.1988년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명세의 감독 이력이 17년이지만 그의 DVD는 이것 하나뿐이다. 그나마도 1디스크의 조악한 화질로 먼저 출시되었다가 영화광들의 열광적인 요구로 지난해 2디스크로 재출시되었는데,1999년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화질과 음질도 좋은 편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에도 불구하고 제작과정과 배우들과 감독들의 인터뷰 등 당시 자료가 수록되었다. ● ’친절한 금자씨’의 박찬욱 감독/복수는 나의 것(2002년작)·올드 보이(2003년작) 박찬욱 복수 연작의 마지막은 ‘친절한 금자씨’였다. 그러나 앞서 2개의 복수영화가 있었으니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 보이’다.‘복수는 나의 것’은 ‘친절한 금자씨’와 마찬가지로 유괴사건이 소재다. 자신의 딸을 죽인 유괴범들을 처단하는 중년 남자의 광기 어린 복수극이 전개되는데,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언어장애자와 그의 여자친구도 동정하지 않을 수 없다.15년 동안 사설 감옥에 갇혔던 오대수의 비극적인 이야기인 ‘올드 보이’ 역시 박찬욱이 선사하는 뼛속까지 시린 냉정함과 냉소적인 유머, 인간에 대한 연민이 어우러졌다. 복수 3연작은 공공연하게 알려졌지만 이 DVD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편이다. 우선 ‘올드 보이’는 한국영화로는 이례적으로 3가지 버전의 DVD가 출시되었다. 극장에서의 어둡고 거친 화면을 그대로 담은 일반판과 색 보정을 거쳐 한결 밝아진 UE(Ultimate Edition)와 FE(Final Edition)다. 이들 DVD에는 대한민국에서 찾을 수 있는 ‘올드 보이’에 대한 자료가 모조리 수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복수는 나의 것’은 극장에서 신통치 않은 흥행성적을 거뒀지만 DVD는 마니아들에게 영화 이상으로 각광받았다. ● ‘박수칠 때 떠나라’의 장진감독/아는 여자(2004년작) 장진은 요즘 가장 주가 높은 감독 중 하나다.‘웰컴 투 동막골’의 시나리오를 쓰고 ‘박수칠 때 떠나라’를 연출했으니, 최근 연이어 개봉한 두 영화가 900만 이상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은 셈이다.‘아는 여자’는 그의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다. 암 말기 선고를 받은 한물 간 야구선수와 그를 지고지순하게 짝사랑하는 순진한 스물네 살 여자의 이 연애이야기에는 장진식의 엉뚱한 유머와 순수함이 녹아 있다. 말랑하고 낯간지러운 로맨스와는 차원이 다른 경쾌함과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다. 이 DVD의 관람 포인트는 대사다. 맛깔스러운 대사는 역시 연극으로 다져진 장진표 시나리오의 정점을 보여 준다. 감독이 직접 진행한 두 배우의 인터뷰는 편하고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 고양이의 보은(2000년작) 이케와키 치즈루·하카마다 요시히코 주연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또 한 편의 팬터지 어드벤처다. 첫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열일곱 살 여고생 하나가 트럭에 치일 뻔한 고양이를 구해주면서 환상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은혜를 갚겠다는 고양이들은 하나의 사물함에 쥐를 가득 넣어 놓거나 집 마당에 고양이풀을 잔뜩 심어 놓는다. 그러더니 급기야 하나를 고양이 왕국으로 데려가 고양이 왕자와 결혼을 시키겠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에게 온정을 베풀었던 것이 오히려 고양이가 될 위기 상황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멋진 고양이 백작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 아이언 자이언트(1997년작) 제니퍼 애니스톤·헤리코닉주니어 주연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영화평론가들이 격찬해 마지않는 애니메이션이 있으니 바로 ‘아이언 자이언트’다.1950년대 미국의 한 시골 마을에 떨어진 24미터의 거대 로봇과 소년의 감동적인 우정을 그렸다. 로봇은 소년과의 교감 속에 점차 인간의 감정을 갖게 되지만 살상무기로 제조된 것이라는 미 정부의 판단으로 제거될 위기에 놓인다. 소년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로봇을 제거하기 위한 미사일이 마을로 발사되고, 마을을 구하기 위해 아이언 자이언트는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 “서울 005호 은퇴를 命받았습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4일 ‘이색 퇴역식’을 갖는다. 퇴역식의 주인공은 25년동안 지구를 12바퀴를 돌고도 남을 거리를 비행하면서 942명의 인명을 구조한 국내 최초 소방헬기 서울 005호기.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의 최고참 헬기 조종사 김성재(51) 기장은 서울 005호기 퇴역식을 하루 앞두고 “함께 출동한 시간만도 200시간이 넘는다.”면서 “오래된 동료를 떠나보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005호기는 1980년 소방항공대 발족과 함께 소방 헬기로는 국내 최초로 도입,25년 동안 3091회 운항하고 942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김 기장은 “운항 거리를 환산해보면 지구를 12바퀴 돈 것과 같다.”면서 “서울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 현장에는 늘 005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1983년 중구 롯데빌딩 화재현장에서 5명을 구조한 것을 비롯,1994년 아현동 가스폭발사고,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공중지휘를 맡았다. 지금은 소방방재본부가 모두 4대의 헬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1994년까지만 해도 서울 005호기를 포함해 2대뿐이었다. 1984년 강동구 풍납동, 성내동 수해지역 구조활동에서는 5인승인 서울 005호기가 630명의 목숨을 구해내기도 했다. 김 기장은 “요즘 헬기는 주로 12인승이지만 이 헬기는 조종사를 제외하면 불과 2∼3명밖에 태울 수가 없었다.”면서 “헬기 밖 그물에 매달아 구조하는 모습은 앞으로는 보기 힘든 광경들”이라고 말했다. 서울소방방재본부는 서울 005호기의 퇴역식을 가진 뒤 소방박물관이나 시민안전 체험관에 전시할 예정이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中쓰촨성 괴질 9개지역 확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쓰촨(四川)성의 돼지 연쇄상구균 감염 사태와 관련,‘확산 방지’와 ‘철저 예방’ 등을 언급하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개입, 사태의 조기진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쓰촨성 장중웨이(張中偉) 성장은 지난달 30일 “당 중앙과 국무원이 이번 사태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관련 전문가들은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방역 예방활동을 지원하라고 원자바오 총리가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사가 31일 보도했다. 쓰촨성 쯔양(資陽)시에서 시작된 돼지 연쇄상구균에 의한 사망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으나 환자 발생지역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당 중앙과 국무원이 직접 나서 사태의 조기진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쓰촨성 위생청은 30일 쯔양시와 네이장(內江)시에서 시작된 돼지 연쇄상구균이 청두(成都), 쯔궁(自貢), 쑤이닝(遂寧), 루저우(瀘州), 양(緬陽) 이외에 30일 추가로 더양(德陽), 이빈(宜賓)에서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30일 현재 감염자 174명에 사망자 34명으로 증가했다. 환자 발생 지역은 성내 9개시 산하 23개 현(縣),155개 마을로 늘어났다. 홍콩 동방일보(東方日報)는 29일 쯔양시에서 최근 개, 닭, 오리, 토끼, 산양 등이 이유도 없이 잇따라 죽어가고 있다며 돼지 질환이 다른 동물들에게 번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 농업부 수의국 자여우링(賈幼陵) 국장은 “돼지, 말, 소, 양, 닭, 토끼 등 새와 동물들이 피부손상, 호흡기, 소화기를 통해 돼지 연쇄상구균에 감염될 수 있음을 과거 연구들은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지난 5일 홍콩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홍콩과 인접한 광둥(廣東)성 차오안(潮安)에서도 최근 1명이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자 홍콩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편 타이완 남부에서도 치사율이 40%에 달하는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더 치명적인 열대성 질환 유비저(類鼻疽·멜리오이도시스)로 6명이 숨지고 중증 환자 2명을 포함,10명이 입원 중이다. 31일 타이완 언론들은 위생성 질병관제국을 인용,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타이완 남부의 유비저 감염자가 총 16명에 이르고 이 중 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질병관제국 우빙후이 방역팀장은 “감염자 16명 중 14명이 타이완 남부 타이난(臺南)∼가오슝(高雄)을 잇는 얼런시(二仁溪) 유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7월 중순 태풍 ‘하이탕’이 동반한 호우로 땅 속에 있던 병원균이 밖으로 나오면서 감염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비저는 열대 질병으로 잠복기는 짧게는 이틀, 길게는 25년에 달하며 감염시 감기 또는 폐결핵 증상을 나타내고 괴사성 폐렴, 패혈증 등을 일으킨다.oilman@seoul.co.kr
  • “인공관절 고도굴곡형이 적합”

    좌식생활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인공관절의 사용 각도가 더 클수록 쉽게 적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하철원 교수팀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고도굴곡형 인공관절과 일반 인공관절의 유효성을 조사한 결과 동작의 굴곡각이 큰 고도굴곡형 인공관절이 수술후 일상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최근 밝혔다. 굴곡각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95도 이상, 가부좌는 120도 이상, 무릎을 꿇을 때는 135도 이상의 무릎관절 운동각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고도굴곡형 인공관절을 사용한 환자군은 무릎관절 운동범위가 수술전 129도에서 수술 1개월 후 125도,3개월 후 127도,1년 후 130도로 수술 전과 비슷하게 향상된 데 비해 일반 인공관절을 사용한 환자는 수술전 131.8도에서 수술 1개월 후 117도,3개월 후 111도,1년 후 121도로 수술전에 비해 사용각도가 최고 10도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 전후의 굴곡각을 비교하는 델타굴곡 조사에서는 고도굴곡형 인공관절을 사용한 경우 수술 전에 비해 수술후 1개월째에 3.9도,3개월째에는 1.6도가 덜 굽혀졌으나 1년 후 1도 정도 더 굽힐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일반 인공관절을 사용한 경우는 수술 전에 비해 수술 후 1개월째에 13.9도,3개월째에 20.3도,1년 후 10.4도나 굴곡각이 줄었다.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및 류마티즘 관절염이나 무혈성 괴사증 등의 질환이나 사고로 관절 손상이 심해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을 때 시행하는 치료법으로, 최근에는 생체형 재료를 사용한 반영구적 인공관절이 개발돼 수술 적용 부위도 엉덩이나 무릎관절은 물론 어깨, 팔꿈치, 손·발가락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 교수는 “가부좌나 무릎꿇는 자세를 많이 취하는 생활 특성상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보다 큰 무릎 인공관절의 굴곡각이 필요했다.”며 “실제로 관절각이 클수록 수술 환자들의 생활 적응도가 높았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건강칼럼] ‘아토피’ 장기치료

    무더위와 장마가 오락가락하는 여름이면 누구보다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다. 이제는 어린이들뿐 아니라 성인들까지 괴롭힌다. 가려워 잠을 못 이루는가 하면 진물이 흘러 사람들 눈총을 받기 일쑤다. 어린이들은 성장 및 성격·성적장애까지 겪으며, 자칫 2차 감염이 오면 패혈증으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우매한 식초요법으로 한 환자가 생명을 잃은 게 불과 얼마 전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원인이 다양하고 복합적인 만큼 치료도 어렵다. 유전적인 알레르기 체질이 있는가 하면 모유 수유를 안해 모유 속 감마 리놀렌산의 섭취가 부족하거나 양수의 중금속 오염, 다이옥신이나 호르몬 등 환경요인, 수은·납 등의 중금속, 미네랄 이상과 면역기능 이상 등 셀 수도 없다. 치료를 위해서는 음식, 집먼지진드기, 나무, 꽃가루, 잔디 등의 원인 물질, 즉 알러젠을 찾아내 피해야 한다. 우유나 콩 제품도 흔한 항원물질이다. 기본적으로 자신에게서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것에 맞춰 치료를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남들이 좋다는 것이 내게는 독이 될 수도 있으므로 함부로 따라해서는 안 된다. 특히 반신욕, 족욕, 사우나 등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환자가 지켜야 할 수칙도 중요하다. 원인물질을 찾는 것은 기본이고, 때 안밀기, 온·습도 조절, 알러젠물질 피하기, 중금속 및 활성산소 제거, 부족한 미네랄이나 감마-리놀렌산 보충, 면역기능 강화 등이 그것이다. 좋은 피부 보습제와 손상된 피부 재생을 돕는 크림은 기본이고,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약산성수를 수시로 뿌려주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 가려움증의 원인인 히스타민과 염증을 일으키는 TNF(종양괴사인자)를 생산하는 비만 세포를 안정시켜 그 물질을 점차 적게 생성하도록 하는 주사도 필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이 만성 질환인 점을 감안,6개월∼1년 정도 착실히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끈기를 갖고 치료하는 것이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서울숲 레미콘공장 이전 무산

    도심속 생태공원을 표방한 뚝섬 서울숲 옆 레미콘 공장 이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유력한 이전 대상지였던 강서구 외발산동으로 레미콘 공장을 옮길 수 없게 된 탓이다. 서울시는 제12회 조례·규칙심의회에서 공익사업 및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이전하는 레미콘공장, 아스콘공장이 자연녹지지역안에 건축할 수 있다는 내용의 도시계획조례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심의 과정에서 ‘공항시설보호구역 안에 지을 수 있다.’는 내용을 삭제, 공항시설보호구역인 강서구 외발산동 이전 계획은 불가능하게 됐다. 시는 당초 서울숲 조성 당시 레미콘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먼지 없는 생태숲’을 만들 계획이었다. 공장측도 이전 부지를 강서구 외발산동에 마련했으나 이 땅이 공항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시에 레미콘공장 건축이 가능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는 지난 3월 ‘공익 사업을 위해 이전하는 레미콘 공장을 자연녹지지역과 공항시설보호구역에 지을 수 있다.’는 내용의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조례안은 강서구민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시의회에서 두번이나 상정이 보류됐다. 결국 시의회는 지난달 30일 정례회를 열고 공항시설보호지구안에 레미콘·아스콘 공장 이전을 가능토록 한 내용을 삭제했다. 특정 지역으로 공장이전을 염두에둔 내용을 조례에 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렇게 되자 이전을 추진했던 레미콘 공장측은 난감해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기 전부터 강서구 외발산동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서울시와 협의했다.”면서 “이미 땅을 구입하기 위한 가계약을 맺어 이전이 불가능하게 되면 계약 위반에 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할 형편”이라고 서울시를 비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조례 개정은 지난 1월 건축법시행령에 ‘공익사업이나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이전하는 레미콘·아스콘 공장이 자연녹지지역안에 입지할 수 있다.’는 항목이 신설돼 관련 조례가 수정된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서울숲 옆 레미콘 공장부지에 공익 사업을 벌일 계획이 없지만 공장측이 이전을 원한다면 부지를 숲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레미콘공장은 서울숲 문화예술공원과 생태숲 사이 7000평에 자리잡고 있다.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때 교량의 피로를 가중시킨 한 원인으로 지적돼 공장을 이전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김기용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생각나눔] 국정조사는 정쟁수단?

    [생각나눔] 국정조사는 정쟁수단?

    지난 15일 활동을 마친 쌀 협상 국정조사 특위는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의원 13명이 상임위의 전문위원 18명을 ‘거느리고’ 한달 가까이 예비조사와 관계기관 보고, 청문회를 거쳤지만 끝내 조사결과 보고서조차 채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 이면합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난 것이다. 이처럼 기껏 국정조사를 벌여봐도 국회가 공동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면 활동은 거기서 끝이 나고 만다. 세상을 쩌렁쩌렁 울렸던 ‘12·12군사쿠데타, 율곡비리, 평화의 댐 사건’도,‘한보사건’도 모두 이런 식으로 흐지부지 묻혔다. ●여야 입씨름만 하다 흐지부지 이처럼 국정조사 제도가 본격화된 지난 13대 국회 이후 최근까지 국정조사는 모두 18차례 열렸지만, 조사결과 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7건에 그쳤다. 그나마 국조라도 열린 것은 다행으로 여겨도 좋을 듯하다. 같은 기간 51건의 국정조사 요구서가 국회에 접수됐지만 ‘실행’된 것은 18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회사무처가 지난해 펴낸 ‘의정자료집:제헌국회-제16대 국회’와 국회 경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16대 국회에서는 국정조사 요구서가 17건 접수됐지만, 실제 국정조사는 단 3차례 열렸다. 조사결과 보고서는 단 한 건도 채택되지 못했다.2000년 12월에는 ‘한빛은행 대출 국조’,‘공적자금 운용실태 국조’가 동시에 진행됐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16대 국회의 임기가 모두 끝난 2004년 5월29일 공식 ‘폐기 처분’됐다.2002년에도 한나라당 요구로 ‘공적자금 운용실태 국조’가 열렸지만,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입씨름만 하다 기관 보고조차 듣지 못했다. 1999년 8월에는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국 조폐공사 파업유도’와 관련해 국정조사가 열렸고 여야는 소위원회에서 조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하는데는 합의했지만, 이후 시정 및 처리요구 사항과 관련된 문구를 넣는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끝내 공동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조사요구서 51건중 18건만 실행 반면 가까스로 공동 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7건에 불과했다. 가까운 예로는 지난해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 살해된 김선일씨 관련 국조였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았고, 여야 ‘정쟁거리’가 별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5공화국 권력 비리조사 ▲양대 선거 부정조사(1988.7.8∼1990.11.17) ▲조선대생 이철규군 변사사건 조사 ▲공직자 세금부정 사건 조사(1995.1.11∼1.25)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조사) ▲IMF환란 원인규명과 경제위기 진상 조사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 채택 못하면 조치 못해 국회의 한 관계자는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게 어떤 문제인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보고서가 채택되어야 정부에 공식 통보돼 문제점 지적 및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쌀협상 국조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예전 국회에서도 일단 국조만 진행하고 보고서는 채택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으니 우리도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틈만 나면 “국정조사로 진상을 속시원히 규명해 드립니다.”라고 하는 정치권의 속마음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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