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괴물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마산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선택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실망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838
  • [DVD 폐인]더위잡는 DVD 20선

    [DVD 폐인]더위잡는 DVD 20선

    성큼 다가온 무더위.당장이라도 바닷가로 떠나고 싶지만,시간적 여유도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다.양동이에 물을 채워 발을 담가 보지만 영 시원치 않은 느낌.어디 좋은 피서법은 없을까.자 이제부터 DVD 공포 영화속으로 한번 풍덩 빠져 보자.친숙한(?)귀신들과 괴물들이 브라운관으로 몰려나와 단번에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더위가 싹 달아날 것이다. 늑대인간(The Wolf Man,1941) 우리가 알고 있는 늑대인간의 외모가 처음으로 완성된 작품.사운드 스테이지에서 만들어내는 과장된 분위기와 정상인이 언제 괴물로 변할지 모르는 불안감이 매력적인 서스펜스를 제공한다.감독 조지 와그너.70분. 피의 향연(Blood Feast,1963) 미국에서 고어 영화 장르를 개척한 기념비적인 작품.한 요리사가 이집트 여신을 광적으로 섬긴 나머지 죄없는 부녀자들을 음식으로 바친다는 이야기이다.감독 허셀 고든 루이스.67분. 악마의 씨(Rosemary’s Baby,1968) 뉴욕의 한 아파트로 이사 온 부부가 임신과 출산을 통해 사탄과 결탁하고 희생당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아내와 아이를 담보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려는 남편의 광기가 소름끼치는 공포감으로 다가온다.감독 로만 폴란스키.137분. 엑소시스트(The Exorcist,1973) 두 신부가 악령에 싸인 어린 소녀를 구하기 위해 퇴마술을 펼치는 내용.십자가로 자위행위를 하고,거꾸로 물구나무를 선채 피를 흘리며 걷고,초록색 오물을 쏟아내는 소녀의 기괴한 행동에 몸서리가 쳐진다.감독 윌리엄 프리드킨.132분. 서스페리아(Susperia,1977) 탬이라는 학교를 배경으로 이 학교를 설립한 그리이스 이민자가 실제 마녀임이 밝혀지면서,그 비밀을 눈치챈 여학생들이 하나 둘씩 잔인하게 살해되는 섬뜩한 이야기.감독 다리오 아르젠토.98분.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I Spit on Your Grave) 노골적인 성폭행 묘사로 공포감을 넘어 불쾌감까지 던져주는 작품.도시에서 온 여인이 네명의 시골 청년에게 집단 강간 당한 뒤 처절한 복수극을 펼친다.감독 마이어 자키.100분. 할로윈(Holloween,1978) ‘슬래셔 무비’의 장르를 만들어낸 작품.제이미 리 커티스의 멋진 비명이 하나의 특징이 되어버린 이 작품은 정교한 플롯에 세련된 연출 감각으로 같은 포맷의 다른 호러 영화들과 격을 달리한다.감독 존 카펜터.92분. 시체들의 새벽(Dawn of Dead,1978) 시체들이 트럭에 치이는 잔혹한 장면 등 특수효과가 리얼한 공포감을 준다.공포영화의 법칙을 깨는 짜릿한 스릴 속에서도 유머를 살린 세련된 감각의 연출이 극적 재미를 더한다.감독 조지 로메로.127분. 좀비(Zombie,1979) 죽은 뒤에도 다시 살아나 걸어 다니는 시체 ‘좀비’를 소재로 한 작품.소름 끼칠 정도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이 거칠고 투박한 입자의 화면을 통해 진가를 드러낸다.감독 루치오 풀치.91분. 에이리언(Alien,1979) 인간의 신체에 침입해 부화되는 우주 괴물 ‘에일리언’과 우주 승무원들간의 사투를 그린 SF 걸작.충격적인 시각적 장면과 하이테크 팬터지가 서스펜스를 제공한다.감독 리들리 스콧.116분.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1980) 살인마가 캠프장에 투숙한 여행객들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13일의 금요일’에 잔인하게 살해한다는 내용의 공포 영화.감독 숀 S.커닝햄.90분. 샤이닝(The Shining,1980) 미친 아버지가 아내와 아들을 도끼로 죽이겠다고 뛰어다니는 이야기.광기 어린 아버지가 벌이는 막판 눈밭의 추격전 장면은 절대 잊지 못할 공포감.감독 스탠리 큐브릭.143분. 이블데드(Evil Dead,1982) 한적한 산속 주택에 머물게 된 젊은이들이 악령을 깨우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공포물.핸드 헬드 카메라의 사용과 거친 편집이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감독 샘 레이미.85분. 좀비오(RE-Anamator,1983) 공포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가 잘 결합된 작품.수술대에 누운 여주인공이 피투성이 머리통만 남은 닥터 힐에게 강간을 당하는 선정적인 장면이 관객의 입을 떡하니 벌어지게 만든다.감독 스튜어트 고든.85분. 고무인간의 최후(Bad Taste,1987) 한적한 해변 마을을 무대로 좀비처럼 변한 인간들과 이들을 추적하는 요원 일행의 사투를 그린 SF 코믹 호러물.구역질나는 잔혹 영상에 번뜩이는 재치를 불어 넣은 작품이다.감독 피터 잭슨.91분. 헌티드 힐(House on Haunted Hill,1999) 상금을 따기 위해 귀신 들린 집에 모인 파티 참가자들이 차례로 죽음을 당한다는 이야기.고전 공포영화의 소재를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포장했다.감독 윌리엄 말론.96분. 킹덤(The Kingdom,1994) 코펜하겐에 있는 대형 병원인 킹덤을 무대로 병원의 일상과 유령 이야기를 섞은 스릴러물.공포와 공상·코미디·드라마가 뒤섞인 혼합 장르.감독 라스 폰 트리에.265분.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2002) 미래의 지하 유전자 연구소를 배경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되살아난 시체(좀비)들을 피해 사활을 건 탈출을 감행하는 주인공 일행의 모험을 그린 서스펜스 SF 액션 스릴러물.감독 폴 W.S.앤더슨.101분. 식스센스(The Sixth Sense,1999) 죽은 자들의 모습이 눈에 나타나는 소년과 아동 심리학자와의 이야기를 그린 공포물.원제 ‘여섯번째 감각’은 인간의 의식이 쉽게 무시해 버리는 또 다른 영역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감독 M.나이트 샤말란.107분. 디아이(The Eye,2002) 두살때 시력을 잃은 여자가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뒤 죽은 이들의 혼령을 보는 능력을 갖게 되는 내용의 심리 공포물.카메라 워크와 음향·조명 효과로 피튀기는 어느 공포영화보다 더한 공포감을 선사한다.감독 팡 브라더스.98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서울 포토] ‘럭셔리’ 인력거

    예나 지금이나 ‘1호’에는 명예도 따르지만 삐끗했다 하면 덤터기를 뒤집어 쓴다.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서울시가 뽐내던 새 교통카드 티머니(T-money)가 시민들을 엄청난 혼란으로 몰아넣은 것처럼 말이다. 19세기판 우리나라 대중교통 가운데 ‘럭셔리’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인력거다.일본에서 발명됐는데 이 땅에 들어온 것은 110년 전인 1894년이다.청일전쟁으로 서울∼인천간 교통수요가 폭주하자 한 일본인이 약삭빠르게 10대를 수입했다.처음엔 내국인이 바퀴 둘 달린 ‘괴물’을 몰 엄두를 못내 인력거꾼은 모두 일본인이었다. 도로 사정이 나빴겠지만 일본인 운전사도 사고를 곧 잘 저질렀다.대표적인 사례는 그해 영국의 세계적인 인류학자 비숍 여사가 방한일정을 마치고 인천으로 갈 때였다.인력거꾼의 난폭운행으로 인력거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났다.고령의 비숍 여사는 1년이나 통증에 시달렸단다.또 당시 서울∼인천 구간의 요금은 쌀 반가마니 값을 넘었다.요즘 돈으로 10만원이 넘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 포토] ‘럭셔리’ 인력거

    [서울 포토] ‘럭셔리’ 인력거

    예나 지금이나 ‘1호’에는 명예도 따르지만 삐끗했다 하면 덤터기를 뒤집어 쓴다.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서울시가 뽐내던 새 교통카드 티머니(T-money)가 시민들을 엄청난 혼란으로 몰아넣은 것처럼 말이다. 19세기판 우리나라 대중교통 가운데 ‘럭셔리’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인력거다.일본에서 발명됐는데 이 땅에 들어온 것은 110년 전인 1894년이다.청일전쟁으로 서울∼인천간 교통수요가 폭주하자 한 일본인이 약삭빠르게 10대를 수입했다.처음엔 내국인이 바퀴 둘 달린 ‘괴물’을 몰 엄두를 못내 인력거꾼은 모두 일본인이었다. 도로 사정이 나빴겠지만 일본인 운전사도 사고를 곧 잘 저질렀다.대표적인 사례는 그해 영국의 세계적인 인류학자 비숍 여사가 방한일정을 마치고 인천으로 갈 때였다.인력거꾼의 난폭운행으로 인력거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났다.고령의 비숍 여사는 1년이나 통증에 시달렸단다.또 당시 서울∼인천 구간의 요금은 쌀 반가마니 값을 넘었다.요즘 돈으로 10만원이 넘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기억과 편견/최창모 지음

    ●이슬람 반미주의 뒤에는 반유대주의 자리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영국 작가 윌리엄 골딩은 20세기를 ‘인류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세기’라고 했지만 정작 극단적인 폭력의 시대는 바로 지금인지 모른다.종전 선포 후에도 이라크에서는 총성이 멈출 줄 모른다.이라크인들의 필사적인 저항과 무시무시한 증오는 물론 미국을 향한 것이다.그러나 이슬람 세계의 극단적인 반미주의를 면밀히 살펴보면 그 한편에는 뿌리깊은 반유대주의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억과 편견-반유대주의의 뿌리를 찾아서’(최창모 지음,책세상 펴냄)는 최근 국내에서도 반미와 함께 반유대주의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책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저자(건국대 히브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4월 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폭격이 한창일 때 직접 그곳에 들어가 반전·평화운동을 펴 주목받기도 한 인물이다. 2000년이 넘도록 인류의 역사를 피로 물들인 반유대주의는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저자는 서구와 이슬람 세계에서 유대인이 경험한 미움과 차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한편 반유대주의가 낳은 또 다른 괴물인 시온주의에 대해서도 고찰한다.이 책은 반유대주의를 단순히 지나간 과거로서 다루지 않는다.유대인을 괴물로 둔갑시킨 ‘조작된 집단 기억’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20세기 최대의 비극인 홀로코스트와 9·11테러,팔레스타인 문제 등으로 이어져 왔는가를 밝힌다. ●유대인은 천성적으로 악하다? 반유대주의라는 말은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수천년 동안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다양한 원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돼 왔기 때문이다.반유대주의와 관련,영어권에서는 Anti­semitism으로 쓸 것인지 하이픈을 뺀 채 쓸 것인지부터가 논쟁거리다.하이픈을 붙이면 ‘셈족주의(Semitism)에 반대하는 주의’라는 뜻이 되는데 이는 반유대주의에 상응하는 의미가 아니다.그런 점에서 우리말의 ‘반유대주의’나 ‘반셈족주의’ 어느 쪽도 완전한 개념은 아니다.저자는 반유대주의를 “유대인은 천성적으로 또는 역사적으로 악하며 열등하다고 여기는 모든 태도와 행동”이라고 정의한다.책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유대교와 기독교가 분리된 시기,중세와 근대 유럽의 반유대주의,홀로코스트와 이슬람 세계의 반유대주의까지 시기와 지역을 넘나들며 반유대주의의 전개 과정을 꼼꼼히 살핀다. ●이스라엘, 나치와 같은 수법 그대로 써 저자는 반유대주의가 유대인 개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박해를 의미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오늘날 반유대주의가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이슬람 세계에서도 근대 이전까지는 오히려 서구 세계보다 유대인에게 더 큰 관용을 보였다는 게 저자의 견해.소수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살았지만 높은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같은 반유대주의가 시온주의라는 유대 민족운동을 낳았다고 주장한다.반유대주의의 폭력과 증오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유대인의 몸부림이 유대인을 시온주의로 똘똘 뭉치게 했고,마침내 1948년 유대국가인 이스라엘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문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000년 동안 살아온 터전에서 하루 아침에 쫓겨나 피해자로 전락했다.또한 이스라엘은 유대인이 나치에 당한 수법을 그대로 팔레스타인에 적용해 억압하고 있다.오늘날 이슬람 세계에서 유대인이 흔히 나치와 동일시되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저자는 “현재의 극단적 반유대주의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에 폭력으로 대처한 이스라엘 정부와 일방적인 친이스라엘 정책을 편 미국에 있다.”고 강조한다. 유대인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한국에 반미주의와 결합된 반유대주의가 싹트고 있는 현실에서 증오와 폭력,편견의 전형적인 이데올로기인 반유대주의의 실체를 살펴보는 것은 퍽 긴요한 일이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사람] 국내 최초 여성이발사 이덕훈씨

    70이라는 나이는 더 고희(古稀·예로부터 드물다)가 아니다.하지만 그 나이에 이르렀을 때 이전과 다름없이,아니 오히려 더 왕성하게 일하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종종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50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발사의 길을 걷고 있는 이덕훈(69)씨.70세를 눈앞에 두면 손에서 일을 놓고 편안함을 찾기 마련이지만 그는 다르다.그를 보고 있으면 젊음이라는 단어가 나이들어도 빛바래지 않을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국내 ‘최초’의 여성 이발사라는 타이틀보다는 늘 ‘최선’을 다하는 이발사이기를 원하는 그다. ●젊음의 비결은 50년 동안 멈추지 않은 가위질 아침 9시 성북동 ‘새이용원’.이발소의 상징인 빙글빙글 돌아가는 간판에 전원을 넣으면서 이덕훈씨의 하루가 시작된다.정기 휴일인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저녁 9시30분까지 꼬박 12시간을 일한다. “힘들지 않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요.그래도 일을 하고 있으면 즐겁고 걱정이 없어요.제가 아들만 넷인데 그 애들을 임신했을 때도 가위를 놓은 적이 없습니다.돈 욕심이 없어 이러고 살지만 일 욕심은 많거든요.일 하는 게 체질인가 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아무리 50년 베테랑이라고는 하지만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머리를 자르고 면도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속도는 빠르지만 꼼꼼한 솜씨에 어느 손님 하나 불만스런 표정으로 일어나는 법이 없다. “머리 한번 망치면 한달 동안 속상하지요? 그걸 알기 때문에 매번 긴장하면서 일을 할 수밖에 없어요.그래도 그 덕에 이 나이껏 크게 아파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70세를 바라보는 나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피부가 곱다.어떤 화장품을 쓰냐고 묻자 아무것도 안 바를 때가 많고 손님들 쓰는 남자 화장품도 쓴단다.게다가 기억력도 비상하다.수십년 전의 일들을 연도는 물론 날짜까지 정확히 떠올릴 정도다.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하면 늙지 않는다고 하죠.저도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 70을 바라보게 되면서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적어도 10년은 더 일할 생각입니다.물론 건강이 허락한다면 그 이상도 하고 싶습니다.” ●굴곡 많은 세월 속 ‘명랑 이발사’ 이덕훈씨가 처음 가위를 잡은 것은 1953년.이발일을 하면서 11명의 식구를 먹여 살리던 아버지의 생색 아닌 생색을 참기 어려워서였다. “저녁마다 집에 돌아오시면 7남매를 죽 앉혀놓고 ‘너희들은 누구 덕에 먹고 사냐.’는 질문을 하셨고 ‘아버지 덕에 먹고 삽니다.’라는 대답을 들으며 흐뭇해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매번 ‘제 복에 먹고 산다.’고 대답했고 스무살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이발을 배우기 시작했다.이발소에 여자가 등장하자 모두 신기해했다.일을 배운 지 3년 되던 해 남들은 대여섯번씩 도전해서야 따는 자격증을 단번에 손에 쥐면서 그는 국내 최초의 여자 이발사가 됐다.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괴물’처럼 봤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여자라고 제가 못할 것도 없다 싶었죠.주위 시선도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고요.일을 해보니 적성에도 맞고 그래서 지금껏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당시엔 결혼을 하면 여자들은 으레 일을 그만뒀다.하지만 그에겐 불행인지 다행인지 생계 문제가 급했다.사람 좋고 인물까지 출중했던 남편이 집에 돈 한푼 가져다 주는 법이 없었다.지금 이씨 소유의 이발소를 차리기까지 남의 이발소를 스무 곳 넘게 전전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월에 세상을 뜬 남편을 단 한번도 원망한 적이 없다.아니 오히려 남편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한다. “고생은 했지만 결국 제가 뭔가 계속 할 수 있도록 한 게 남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전 생계가 아니었더라도 일을 계속했을 겁니다.여자라고 반드시 집안일에만 묶여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결코 쉽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그의 별명은 ‘명랑 이발사’다.매일 일하는 즐거움,매번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에 빠져 살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에 똑같은 머리,똑같은 얼굴을 한 손님이 단 한명도 없다.”며 “단조롭지 않아서 참 즐거운 일”이라고 웃는다.“일도 일이지만 이 나이에 남자 얼굴 만지면서 일하는 여자가 저 말고 또 있겠습니까.”라며 농담까지 덧붙인다. ●“머리는 이발소에서 하는 게 진짜” 이발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예전에는 여자들도 이발소에서 머리를 잘랐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자들도 미용실을 찾는다. 이덕훈씨는 이렇게 이발소가 사양길을 걷게 된 책임은 어디까지나 이발소에 있다고 말한다. “박정희 대통령때 유흥업 단속이 심해지자 이발소에서 그곳의 아가씨들을 고용하기 시작했죠.결국 이발소는 ‘퇴폐적’이라는 이미지를 쓰게 됐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씨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머리 자르는 데 있어서는 이발소가 ‘정통’이라고 자신한다.“이발소 다니다가 미용실에 가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머리가 유난히 빨리 지저분해지지요.그건 원래 머리가 난대로 자르지 않고 생머리를 잘라내기 때문입니다.한마디로 장삿속에 머리를 함부로 자르는 거죠.이발소에서는 그런 짓 안합니다.”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발사가 남들이 특별히 알아주는 직업은 아니다.하지만 이덕훈씨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세상에 사람보다 높은 게 어디 있습니까.저는 그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일을 하니 저보다 대단하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또 어디있습니까.” ●머리 아닌 일상을 다듬는 이발사 쉬는 날이면 그는 노인정에 나가 머리를 자른다.자원봉사이긴 하지만 완전 공짜는 아니다.일이천원 정도라도 받는다.그가 돈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돈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그렇게 마음 편한 일은 아닙니다.어르신들도 조금이라도 돈을 내셔야 미안한 마음없이 머리를 맡기실 수 있을 것 같아 돈을 받습니다.” 이발소에 앉아 손님들이 내는 돈을 보니 가지각색이다.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 물으니 손님 형편에 따라 다르게 받는다고 설명한다. “다른 건 몰라도 먹는 데는 돈 아끼지 마세요.” 머리를 자르면서 그는 손님들 챙기기에 여념없다.건강은 물론 집안 소사까지 챙긴다.자신의 이발소를 찾는 사람들을 ‘두당 얼마’ 식으로 계산하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몇십 년째 그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는 손님들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랐고 청년에서 중년을 넘어서고 있다. ‘명랑 이발사’ 이덕훈씨.그는 오늘도 가위를 들고 손님들의 머리와 함께 일상을 다듬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2)끝-장승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다(下)

    갈촌 선생의 장승에 대한 생각은 지식이 아닌 깨달음이다.글쓴이의 편견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기 위해 되도록 장승에 관한 책을 탐독하기보다는 고요한 명상으로 이제껏 알고 있던 지식 나부랭이들을 탈탈 털어내 버리려고 한다. ●신(神)을 향한 기도는 민족·국가 초월 한 때는 장승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지닌 이들로부터 다른 나라에 있는 장승과 유사한 조각품들과 갈촌선생이 제작한 탈이나 장승이 닮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괜스레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었다고 한다.자신은 한 번도 외국 여행을 한 적이 없으며,외국어로 쓰여 있는 외국의 책이나 다른 글들을 읽어본 적도 없는데 외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고 하면 몹시 억울하기도 했었다.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장승의 마음을 읽어내는 눈을 뜨게 되면서부터 외국의 석인상(石人像) 종류나 나무로 다듬은 신상(神像)들이 한국의 장승이나 탈과 원초적으로 같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자연에 대한 외경심,식량 부족과 질병의 두려움,천둥 번개 홍수 폭풍이나 폭설 지진 등 자연재해의 무서움,풍성한 종족의 번식을 소망하는 기도,야생동물들의 공격이나 적대국들의 침략 공격으로부터 종족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신을 향한 기도 등 인간으로서의 본질적인 공포와 소망은 민족이나 국가가 다르다고 하여 다르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따라서 모든 인간은 자연과의 공존을 꿈꾸고 있으며,그 꿈을 비는 마음이 장승이나 탈의 형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액과 탈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데 액과 탈을 인간에게 가져오는 것이 귀신이라고 한다.그 귀신을 쫓아내면 액과 탈이 소멸되는데,한국인이 귀신을 쫓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귀신에게 술을 먹여서 기분을 좋게 하여 달래서 보내는 법이 가장 흔한 방법이고,칼과 창으로 위협하여 강제로 쫓아보내는 방법이 다른 하나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을 근간으로 삼아 장승의 모습이 정해지는데,장승이 서 있는 마을에 따라,장승을 다듬은 사람의 마음에 따라 천만가지의 표정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대개는 그 지역 사람들로부터 오래도록 존경받고 숭배의 대상이 되어 온 전설적인 장군이나 성인(聖人)들의 모습이 장승 얼굴 속에 감춰져 있는 것이다.그래서 장승을 보면 그 마을의 질병이나 걱정거리가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가 있는데,그 장승을 만든 사람이 그 마을에서 태어나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곧 장승의 마음이 되는 것이다. 갈촌 선생은 20년 넘게 탈과 장승의 마음을 깨닫기 위해 살아오면서 차츰 현대사회 속에 장승문화를 이식시켜야겠다고 여기게 되었다.장승이 지닌 가장 좋은 점이 인간이면 누구나 자생력을 발견하여 키우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였다.장승을 다듬어 세우는 것은 인간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스스로 나무를 선택하고 장승의 모습을 만들어낸다.자신이 장승이 되는 것이다.살아있는 사람의 꿈이 장승의 마음으로 전환되는 것이다.장승을 다듬는 동안 몸을 청결하게 하고,섭생을 조심하는 것은 자연의 힘을 전해 받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그 과정을 통하여 자신과 자연이 하나가 됨을 깨닫는 것이 더 큰 기쁨인 것이다.지극 정성으로 장승의 몸을 만드는 행위는 곧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나무나 돌에 형상화시키는 신비의 체험이자 원초적 사유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같은 깨달음을 보다 많은 현대인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장승학교를 열었다.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자생력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즉 내 손으로 장승을 다듬어 세우는 행위는 현대 산업 사회가 숙명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경쟁과 자연파괴의 위험을 깨닫고,또 하나의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경쟁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내뿜는 고통,억압,번뇌의 독기를 없애고 상생(相生)의 삶을 살 수 있는 여유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불가능해 보이는 이 일을 가능하다는 깨달음으로 바꿔주기 위해서 장승학교를 연 것이다. ●장승만들기는 곧 영혼의 치료행위 1997년부터 시작한 장승학교는 4개월 코스와 2박3일 코스 두 종류가 있다.올해까지 9년 동안 장승학교를 졸업하고,장승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장승을 말해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약 330명이나 된다.전국에 걸쳐서 장승 문화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된 것도 장승학교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간 이들의 장승운동을 통해서였다. 장승학교에서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간 개인의 정신이 지닌 한없는 능력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인간이면 누구든 혼자서 장승을 만들 수 있다는 것,내가 주체가 되어야 온전한 장승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누구든지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는 것,남의 도움 없이 자신의 장승을 훌륭하게 만들고 그 장승은 남에게 기쁨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때 자신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저마다 평등하고 고귀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이 능력을 서로 존중해야만 진정한 주체가 나타나며,그 주체는 곧,모든 사람의 존재는 다른 모든 존재와 필연적으로 관련되어 있어서 상생임을 깨닫는 것이라고 한다.이같은 능력을 예술로 승화시키면 장승만들기는 곧 영혼의 치료이자 자연의 마음에 인간의 마음이 얹혀지는 것이라고 한다. 장승학교에서 배우는 과정 중에는 ‘장승팔괘마당’이라는 놀이가 있다.장승학교 졸업식 때나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벌이는 장승축제다.졸업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교육 과정이기도 하다.모두 여덟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1)장승 만들기(2)장승 그림 그리기(3)장승 그림을 위한 시 낭송(4)장승 춤(5)장승 춤을 위한 시 낭송(6)장승 노래(7)장승 노래시(8)함께 하는 마당. ●장승은 한국문화의 ‘영원한 새벽’ ‘장승팔괘마당’ 놀이의 특징은 어떠한 정형성도 부정하는 것이다.정형성이 없기 때문에 그 때 그 때마다 모든 것이 달라진다.기존의 틀에 얽매여 있는 고정관념을 털어 내어 활활 태워버리는 것이다.자연에서 정형성이란 없다.인간의 눈이나 생각이 정형성을 만들었을 따름이다.자연의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가끔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이 팔괘마당의 축제에 대하여 미쳤다는 표현을 하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혼란스럽고,기괴하며,섬뜩하기도 하고,뭐가 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괴상망측한 짓거리라고 내뱉기도 한다.그런데 유럽인이나 다른 외국인들은 신선하고 충격적인 예술의 한 극치라고 칭찬하는데,두 가지의 다른 견해 차이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단다. 특히 장승노래에서 느낄 수 있는 소리의 세계는 확실히 이채롭다.그때마다 상황과 연희자의 생각에 따라 토해내는 소리는 심령의 노래다.고대 조상들의 심성과 고요한 자연의 마음이 짓고 허물면서 원초적 근원을 느끼게 한다. 갈촌 선생의 장승 가르치기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주문 외우기다.장승을 다듬는 사람들이 줄곧 입으로 소리내어 외우는 주문은 ‘좋아진다! 좋아진다!’는 것이다.장승 다듬는 이가 ‘좋아진다.’는 주문을 외우면서 만든 장승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서도 좋아진다는 따뜻함이 일어난다. 장승을 만드는 것은 그 시대의 마음을 기록하는 것이다.망치로,칼끝으로 장승을 깎으면서 외친다.내가 좋아진다,내 집과 이웃,마을과 나라,세계와 우주가 좋아진다고 외친다.그렇게 믿으면 다 이루어진다.장승은 한국 문화의 영원한 새벽이다. ●알림 지난 1월부터 독자여러분의 성원속에 연재해 온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이 이번 52회로 대장정의 막을 내립니다.그동안 1주일에 두차례씩 집필해 주신 정동주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2)끝-장승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다(下)

    갈촌 선생의 장승에 대한 생각은 지식이 아닌 깨달음이다.글쓴이의 편견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기 위해 되도록 장승에 관한 책을 탐독하기보다는 고요한 명상으로 이제껏 알고 있던 지식 나부랭이들을 탈탈 털어내 버리려고 한다. ●신(神)을 향한 기도는 민족·국가 초월 한 때는 장승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지닌 이들로부터 다른 나라에 있는 장승과 유사한 조각품들과 갈촌선생이 제작한 탈이나 장승이 닮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괜스레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었다고 한다.자신은 한 번도 외국 여행을 한 적이 없으며,외국어로 쓰여 있는 외국의 책이나 다른 글들을 읽어본 적도 없는데 외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고 하면 몹시 억울하기도 했었다.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장승의 마음을 읽어내는 눈을 뜨게 되면서부터 외국의 석인상(石人像) 종류나 나무로 다듬은 신상(神像)들이 한국의 장승이나 탈과 원초적으로 같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자연에 대한 외경심,식량 부족과 질병의 두려움,천둥 번개 홍수 폭풍이나 폭설 지진 등 자연재해의 무서움,풍성한 종족의 번식을 소망하는 기도,야생동물들의 공격이나 적대국들의 침략 공격으로부터 종족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신을 향한 기도 등 인간으로서의 본질적인 공포와 소망은 민족이나 국가가 다르다고 하여 다르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따라서 모든 인간은 자연과의 공존을 꿈꾸고 있으며,그 꿈을 비는 마음이 장승이나 탈의 형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액과 탈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데 액과 탈을 인간에게 가져오는 것이 귀신이라고 한다.그 귀신을 쫓아내면 액과 탈이 소멸되는데,한국인이 귀신을 쫓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귀신에게 술을 먹여서 기분을 좋게 하여 달래서 보내는 법이 가장 흔한 방법이고,칼과 창으로 위협하여 강제로 쫓아보내는 방법이 다른 하나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을 근간으로 삼아 장승의 모습이 정해지는데,장승이 서 있는 마을에 따라,장승을 다듬은 사람의 마음에 따라 천만가지의 표정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대개는 그 지역 사람들로부터 오래도록 존경받고 숭배의 대상이 되어 온 전설적인 장군이나 성인(聖人)들의 모습이 장승 얼굴 속에 감춰져 있는 것이다.그래서 장승을 보면 그 마을의 질병이나 걱정거리가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가 있는데,그 장승을 만든 사람이 그 마을에서 태어나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곧 장승의 마음이 되는 것이다. 갈촌 선생은 20년 넘게 탈과 장승의 마음을 깨닫기 위해 살아오면서 차츰 현대사회 속에 장승문화를 이식시켜야겠다고 여기게 되었다.장승이 지닌 가장 좋은 점이 인간이면 누구나 자생력을 발견하여 키우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였다.장승을 다듬어 세우는 것은 인간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스스로 나무를 선택하고 장승의 모습을 만들어낸다.자신이 장승이 되는 것이다.살아있는 사람의 꿈이 장승의 마음으로 전환되는 것이다.장승을 다듬는 동안 몸을 청결하게 하고,섭생을 조심하는 것은 자연의 힘을 전해 받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그 과정을 통하여 자신과 자연이 하나가 됨을 깨닫는 것이 더 큰 기쁨인 것이다.지극 정성으로 장승의 몸을 만드는 행위는 곧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나무나 돌에 형상화시키는 신비의 체험이자 원초적 사유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같은 깨달음을 보다 많은 현대인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장승학교를 열었다.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자생력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즉 내 손으로 장승을 다듬어 세우는 행위는 현대 산업 사회가 숙명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경쟁과 자연파괴의 위험을 깨닫고,또 하나의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경쟁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내뿜는 고통,억압,번뇌의 독기를 없애고 상생(相生)의 삶을 살 수 있는 여유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불가능해 보이는 이 일을 가능하다는 깨달음으로 바꿔주기 위해서 장승학교를 연 것이다. ●장승만들기는 곧 영혼의 치료행위 1997년부터 시작한 장승학교는 4개월 코스와 2박3일 코스 두 종류가 있다.올해까지 9년 동안 장승학교를 졸업하고,장승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장승을 말해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약 330명이나 된다.전국에 걸쳐서 장승 문화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된 것도 장승학교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간 이들의 장승운동을 통해서였다. 장승학교에서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간 개인의 정신이 지닌 한없는 능력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인간이면 누구든 혼자서 장승을 만들 수 있다는 것,내가 주체가 되어야 온전한 장승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누구든지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는 것,남의 도움 없이 자신의 장승을 훌륭하게 만들고 그 장승은 남에게 기쁨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때 자신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저마다 평등하고 고귀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이 능력을 서로 존중해야만 진정한 주체가 나타나며,그 주체는 곧,모든 사람의 존재는 다른 모든 존재와 필연적으로 관련되어 있어서 상생임을 깨닫는 것이라고 한다.이같은 능력을 예술로 승화시키면 장승만들기는 곧 영혼의 치료이자 자연의 마음에 인간의 마음이 얹혀지는 것이라고 한다. 장승학교에서 배우는 과정 중에는 ‘장승팔괘마당’이라는 놀이가 있다.장승학교 졸업식 때나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벌이는 장승축제다.졸업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교육 과정이기도 하다.모두 여덟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1)장승 만들기(2)장승 그림 그리기(3)장승 그림을 위한 시 낭송(4)장승 춤(5)장승 춤을 위한 시 낭송(6)장승 노래(7)장승 노래시(8)함께 하는 마당. ●장승은 한국문화의 ‘영원한 새벽’ ‘장승팔괘마당’ 놀이의 특징은 어떠한 정형성도 부정하는 것이다.정형성이 없기 때문에 그 때 그 때마다 모든 것이 달라진다.기존의 틀에 얽매여 있는 고정관념을 털어 내어 활활 태워버리는 것이다.자연에서 정형성이란 없다.인간의 눈이나 생각이 정형성을 만들었을 따름이다.자연의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가끔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이 팔괘마당의 축제에 대하여 미쳤다는 표현을 하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혼란스럽고,기괴하며,섬뜩하기도 하고,뭐가 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괴상망측한 짓거리라고 내뱉기도 한다.그런데 유럽인이나 다른 외국인들은 신선하고 충격적인 예술의 한 극치라고 칭찬하는데,두 가지의 다른 견해 차이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단다. 특히 장승노래에서 느낄 수 있는 소리의 세계는 확실히 이채롭다.그때마다 상황과 연희자의 생각에 따라 토해내는 소리는 심령의 노래다.고대 조상들의 심성과 고요한 자연의 마음이 짓고 허물면서 원초적 근원을 느끼게 한다. 갈촌 선생의 장승 가르치기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주문 외우기다.장승을 다듬는 사람들이 줄곧 입으로 소리내어 외우는 주문은 ‘좋아진다! 좋아진다!’는 것이다.장승 다듬는 이가 ‘좋아진다.’는 주문을 외우면서 만든 장승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서도 좋아진다는 따뜻함이 일어난다. 장승을 만드는 것은 그 시대의 마음을 기록하는 것이다.망치로,칼끝으로 장승을 깎으면서 외친다.내가 좋아진다,내 집과 이웃,마을과 나라,세계와 우주가 좋아진다고 외친다.그렇게 믿으면 다 이루어진다.장승은 한국 문화의 영원한 새벽이다. ●알림 지난 1월부터 독자여러분의 성원속에 연재해 온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이 이번 52회로 대장정의 막을 내립니다.그동안 1주일에 두차례씩 집필해 주신 정동주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다음 생각] ‘카드결제 기름값 할인’ 알고보니…

    |미디어다음 구자홍 기자| 국내 휘발유 가격이 ℓ당 1400원을 넘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자가용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기름값을 줄이기 위해 각종 신용카드사의 ‘제휴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그렇다면 ‘ℓ당 40원 할인’‘ℓ당 70원 할인’등 각종 제휴카드사가 제시하는 ‘기름값 할인’은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일까. 경유차를 사용하는 장호(35)씨의 경우를 보자.장씨는 지난 7일 한 주유소에서 경유 1ℓ당 910원에 60ℓ를 넣고 5만 4600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다.장씨의 카드는 해당 주유소에서 ℓ당 40원을 할인해 준다는 것.따라서 장씨는 2400원(40원×60ℓ)을 깎은 가격이 카드사에 청구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장씨는 기대한 것보다는 적은 할인 혜택을 받는다.장씨가 이용하는 카드사와 정유업체는 ‘ℓ당 40원을 할인해 준다.’고 홍보하지만,사실은 ℓ당 40원이 아니라 ‘정유사에서 고시한 가격에서 40원’을 할인 받게 된다.장씨가 이용하는 정유업체는 최근 휘발유 ℓ당 기준가격을 1412원으로 고시했다.휘발유·경유를 가릴 것 없이 1412원어치 주유를 할 때마다 40원씩 할인되는 것이다.그러므로 장씨가 실제 할인받는 금액은,5만 4600원을 기준가격인 1412원으로 나눈 38.7이라는 값에 40원을 곱한,1550원가량이다.장씨가 생각한 할인액보다 850원이 적은 것이다. 장씨의 사례처럼 카드업체의 과장 홍보로 운전자가 기대하는 할인율과 실제 할인율에는 차이가 많지만 이를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적지 않은 주유소가 정유사 고시가격보다 싸게 팔기 때문에 ‘ℓ당 얼마를 할인한다.’는 말은 시작부터 성립되지 않는다.카드사와 정유업체 모두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 100자 의견 ●왜 몰랐을까 서연맘님 생각 이제 눈에 불을 켜고 싼 데 찾아 다니지 않기로.세상이 속고 속이는 사람들뿐이군. ●기름값 강재윤님 생각 원유 1배럴에 40달러 정도 합니다.1배럴은 159ℓ 정도 하구요.계산하면 1ℓ에 377원.세금이 1000원도 넘는다.이거 너무한 것 아닙니까? ●어쩐지 이상하더라 보라님 생각 그건 알까? 일부 신용카드는 할인된 금액이 2만∼3만원 넘어야 통장으로 돌려준다는 사실을. ●문제 많습니다 괴물님 생각 일부 카드는 월 40만원이상 주유하면 할인율이 한푼도 적용이 안됩니다.즉 기름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이야기죠∼ ●우리나라 기업들 멋진마로님 생각 행사하는 것 대부분이 사기 마케팅입니다.공짜? 당신 같으면 공짜 주겠어요? 믿지 말아요.경품? 전부 당신 주머니에서 나가는 거예요.˝
  • [Funny 머니] 美 ‘야자수 사냥꾼’ 10배이상 받고 되팔아

    남에게는 골칫거리지만 자신에겐 큰 이익이 되는 일들이 많다.미 캘리포니아주 곳곳에 퍼져 있는 카나리아제도 대추야자(이하 대추야자)도 그렇다.대로의 양쪽을 장식하거나 디즈니랜드 같은 놀이공원,고급 주택가의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개인주택 앞에 우연히 심어진 한두그루는 애물단지일 뿐이다.아프리카 북서쪽 카나리아제도가 원산지인 대추야자는 50년대 스페인 성직자들에 의해 캘리포니아주에 소개되면서 주민들이 ‘작고 귀엽다.’며 앞다퉈 심었다.그러나 40∼50년이 지난 지금,10m가 넘는 키에 최대 12t까지 나가는 ‘괴물’이 됐다. 일년에 15㎝밖에 자라지 않아 종묘소에서는 상업성이 없어 이를 심지 않는다.대신 전문적으로 이를 찾아다니는 신종 직업이 있다.‘야자수 사냥꾼’은 하루에 12시간 차를 몰고 다니며 큰 대추야자를 찾는다.일단 발견되면 집 주인과 협상을 시작한다. 집주인에게는 ‘횡재’다.샌타바버라에 사는 마티 트루질로는 300달러에 집앞 ‘애물단지’를 가져가겠다는 제의에 뛸 듯이 기뻐했다.나무 뿌리가 하수구에까지 뻗쳐 부엌에서 나간 하수가 욕조로 역류하고 있기 때문이다.1000달러 들여 야자수를 파낼 생각까지 했다.종묘소에 도착한 야자수는 손질을 거쳐 건축가에게 6000달러에 되팔렸다. 로미타에 사는 에릭 스토스틴은 앞마당 야자수를 사가겠다는 제의에 뒷마당 야자수도 주겠다고 했다.야자수가 앞마당을 다 잡아먹고 이웃집과 분쟁도 생겼다.나무를 다듬다가 다치기도 여러 번이다.800달러에 팔았는데 종묘소는 9100달러에 되팔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시네마 천국] 주인공이 말하는 ‘슈렉2’

    #나,슈렉 여러분∼ 저예요,초록색 뚱보괴물 슈렉.멍게처럼 우락부락해도 듬직해서 다들 좋아하셨죠? 결론부터 말할게요.18일 개봉하는 ‘슈렉 2’(Shrek 2)는 볼거리가 더 풍성해졌어요.1편보다 캐릭터도 곱배기로 다양해졌구요,로드무비 형식의 이야기 구도라서 화면배경도 한결 화려하구요. 1편이 경쾌한 액션에 버무려진 모험담이었다면,이번엔 사려깊은 가족드라마죠.저의 키스를 받은 피오나 공주가 초록색 뚱보로 변해버린 거 기억하시죠? 둘이 신혼여행을 다녀왔더니 무슨 영문인지 피오나의 아버지이자 장인어른인 ‘겁나먼 왕국’의 해롤드왕이 우릴 초대한 겁니다.대충 감잡히나요? 그 양반,나중에 알고봤더니 딸에게서 저를 떼놓으려고 청부살인업자까지 고용했더라구요.그 악당이 바로 2편에서 제일 맛있는(?) 캐릭터로 꼽히는 ‘장화신은 고양이’랍니다. #나,장화신은 고양이 자랑같지만,슈렉 얘기가 맞아요.영악한 척하지만 덜떨어진 구석이 있는 양념 캐릭터.1편에서 폭소메이커였던 동키보다 제가 더 웃기고 매력적이라면 믿으시겠어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목소리 연기를 했죠.덕분에 제 모습이 그의 대표작 ‘조로’의 캐릭터를 패러디하게 된 거죠.장화에 허리벨트,꼬챙이칼을 들고 다니지만 분위기 메이커랍니다.슈렉·피오나·동키 일행과 섞여다니며 어찌나 재미나게 엎치락 뒤치락들 하는지. 어른 관객들이 더 좋아할 것같네요.전반적인 분위기가 성숙해진 느낌이니까.대목대목에서 선보이는 기발한 패러디와 풍자들은 특히 그래요.‘겁나먼 왕국’은 현대의 이미지 왕국인 미국 베벌리힐스와 할리우드를 신랄히 패러디한 공간이죠.웃기게 패러디된 명품숍,왕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왕실 무도회 장면 등에 할리우드 자아비판의 메시지가 생생합니다.1970∼80년대의 히트팝 배경음악도 관객층을 넓히기 위한 아이디어 장치 아닐까요? 끝으로 하나 더.아직 소문 못 들었나요? 끔찍이도 깜찍한 저의 ‘살인미소’….스포일러로 몰릴까봐 그냥 여기까지만 귀띔할게요. #나,피오나 공주 어떻게 맺은 우리 사랑인데,그렇게 허무하게 꺾일 순 없죠.아버지가 일방적으로 정해준 약혼자 ‘프린스 차밍’과 그의 엄마 ‘요정 대모’가 아무리 훼방을 놔도 끄덕없어요. 배경은 중세식에 드라마의 감수성은 현대식.언밸런스 재료들이 절묘하고 유쾌하게 화학작용했다 싶어요. 팬터지 동화이되 동화책 속의 고정공식을 깬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매력이죠.공주는 꼭 조각미인이어야 하나요? 반드시 잘생긴 왕자님과 결혼해야 하구요? 꼼꼼한 관객이라면 업그레이드된 시각기술도 눈여겨 볼 만해요.피부나 머리카락,동작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 등 디테일이 실사만큼 치밀하거든요. 누가 만들었냐구요? 연출은 전편의 감독 앤드루 애덤슨,제 목소리 연기는 캐머룬 디어즈.마이크 마이어스(슈렉),에디 머피(동키),루퍼트 에버렛(프린스 차밍),줄리 앤드루스(왕비) 등이 목소리의 주인공들이랍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국민생활체육야구]서울시장배 생활야구 ‘챔프월드’ 2회전에

    서울지역 생활체육야구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서울특별시장배 국민생활체육야구대회가 막이 올랐다.올해로 6번째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오는 27일까지 1부 리그 16개팀 15게임,2부 리그 28개팀 27게임 등 총 42게임이 매주 펼쳐진다.‘챔프월드’와 ‘라이거스’의 개막경기를 비롯,동호인들이 관심을 갖는 1부리그 빅게임들을 지상중계한다. 서울시장배 대회만 통산 3회 우승한 명문중의 명문 ‘챔프월드(감독 이상명)’와 1999년 이후 평균 승률 7할을 자랑하는 ‘라이거스(감독 정철민)’의 대결은 개막경기로 손색이 없었다.양팀은 지난 제4회 대회 때에도 1회전에서 맞붙어 챔프월드가 9대0으로 승리한 적이 있는 라이벌.라이거스로서는 지난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셈이었으나 결과는 8대2,챔프월드의 승리로 끝났다. 한경기 한경기가 결승이나 다름없는 토너먼트 첫 경기.많은 관계자들이 예상한 대로 챔프월드는 생활체육야구계의 ‘괴물’이라 불리는 이태현(22·군복무) 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부산 사나이’ 이태현 선수는 현재 부산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중.‘빨간날’은 철저히 쉬기 때문에 경기엔 지장없다고 너스레를 떤다.이태현 선수는 최고 구속 130㎞를 자랑한다. 어렸을 때부터 ‘롯데’와 관계있는 집안 어른 덕택에 ‘롯데 자이언츠’선수들과 친했다고 한다.프로선수들 ‘곁눈질’로 이 정도 실력이면 대단하다는 칭찬에 ‘부산 사나이’답지 않게 부끄럼도 타는 앳된 청년. 이태현 선수는 이날도 126㎞의 직구와 118㎞짜리 슬라이더 등으로 라이거스 강타선을 농락하며 팀의 2회전 진출을 견인했다. 타선도 크게 한 몫 했다.팀내 최고령으로 ‘할아버지’타자인 김윤영(40·강남구 청담동·자영업)선수는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대회 첫 만루홈런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비록 나이는 많이 먹었지만 아직까지는 ‘쌩쌩’하다는 게 본인 주장.“1회초 투아웃 이후인데도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남달랐던 것 같다.”면서 만루홈런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리는 ‘맏형’이다. 반면 라이거스는 3회말 최진섭 선수의 중월 솔로홈런을 비롯 5회말에도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챔프월드 이태현 투수의 노련한 마운드 운영으로 1점을 추가 하는데 그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말말말˙˙˙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가는 언제든지 ‘괴물’로 변할 수 있는 존재다.법이 이를 통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그러나 법률가들이 시민 보호와 국가 통제 대신 국가 권력자나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다 보니 길바닥에 내버려진 권리들이 많아지게 되었다.-한동대 김두식(법학과) 교수,국가와 법률의 본질적인 의미를 오해할 때가 많다며-˝
  • [이런 책 어때요]

    ● 헌법의 풍경/김두식 지음 우리의 왜곡된 법조문화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시민의 기본권을 비판적 시각에서 살폈다.검사 출신인 저자(37·한동대 법학부 교수)는 인권과 평등의 버팀목인 법률을 팔아 특권계급으로 군림하는 일부 법률 귀족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고발한다.우리 법조인들은 언제나 청지기의 소명을 다할까.“법조계는 절대로 가족적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권력을 통제하고 ‘국가권력의 괴물화’를 방지해야 할 사명을 띤 법률가들에게 사법연수원이란 ‘하나의 뿌리’는 차라리 독약에 가깝다고 비판한다.단일한 뿌리는 내부통제를 막기 때문이다.1만 2000원. ● 이집트 미술/야로미르 말레크 지음 역사가들은 흔히 아테네와 로마,예루살렘을 유럽문명의 위대한 ‘세 어머니’라고 말한다.그러나 사실 그 ‘어머니들’은 이집트의 멤피스와 테베의 후예일 뿐이다.‘이집트학의 창시자’ 샹폴리옹의 말대로 신들이 건설한 이집트를 모르고서는 유럽문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그리스·로마사상의 원천도 어떤 면에선 이집트에 있다고 할 수 있다.예컨대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그가 이집트를 여행하던 중 ‘카(Ka,영혼)’사상에서 받은 지적 충격을 ‘대화편’으로 재구성한 것이다.이 책은 위대한 파라오의 땅 이집트의 문명을 ‘미술’에 초점을 맞춰 밝힌다.2만 9000원. ● 가범(家範) /사마광 지음 중국 북송의 정치가이자 유가 계열의 정통 도학자인 우부(迂夫) 사마광이 지은 가정교육 지침서.‘가범’은 집안의 규범이란 뜻이다.덕으로서 행동의 근원을 삼아 집안의 교육과 사회의 질서를 구현한다는 의미가 담겼다.책은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 따르며 아버지는 인자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형은 사랑하고 동생은 공경하는 일을 육순(六順),즉 순종해야 할 여섯 가지 바른 도리라고 이른다.”는 춘추시대 위나라의 대부 석작의 이야기부터 전한다.‘가범’은 주자가 ‘소학’을 편찬할 때 그 내용의 절반 이상을 그대로 발췌해 실었다는 책이다.1만 2000원. ●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그레그 팔라스트 지음 영국 BBC의 ‘뉴스나잇’과 ‘가디언’지에서 일하는 저자가 밝히는 미국의 추악한 진실.조지 W 부시는 5억달러를 들여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부시가와 그들을 사랑한 억만장자들을 보면 민주주의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꼬집는다.또 미국은 CIA를 자금회수를 위한 해결사나 투자의 안전을 담보해 주는 도구로 활용해 왔는데,그런 일은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고 폭로한다.블레어 내각이 팔린다면 미국이라는 기업이 살 것이라는 ‘로비게이트’의 진실,엑손 발데스의 석유유출사고로 파멸한 원주민 이야기 등도 다룬다.1만 4000원. ●한국복식도감 / KBS아트비전 지음 후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광종의 의복개혁 이전)까지의 의상과 장신구,소품을 재현했다.삼국시대의 복식은 고구려 벽화가 남아 있어 복식사 연구의 자료로 쓰이고 있지만,통일신라 이후 고려 초까지의 복식을 연구하는 데는 자료가 거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KBS아트비전이 대하사극을 제작하면서 수집한 자료 등을 토대로 고증을 거쳐 펴낸 이 책은 도판과 함께 복식사적 배경을 소상히 밝힌다.삼국통일 이후 신라사회는 태평성대를 구가하며 문화는 성숙해갔지만 도덕이 해이해지고 복식제도 역시 문란하고 사치스러워져 상하존비의 구별이 희미해졌다.15만원.˝
  • 서울학생상 ‘1급 장애인’ 이희아양

    “몸은 정상이지만 마음이 병들어 좌절하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제가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널리 알려진 이희아(19·서울 주몽학교 고등부 3학년)양이 21일 서울시교육청이 주는 서울학생상을 받았다.태어날 때부터 한 손에 손가락이 두 개씩이고 허벅지 아래가 없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인 이양은 특기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학생의 명예를 드높인 점을 인정받았다. ●“혐오감 준다” 음악경연대회서 못나오게 손가락의 힘을 기르기 위해 6세 때 시작한 피아노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선천적인 음악성에 피나는 연습으로 이양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이듬해인 1992년 처음 출전한 음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면서 이양의 의지는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당시 ‘전국 학생 음악경연대회’ 주최측은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신청서를 받지 않았다.지도 교사가 항의하여 간신히 참가할 수 있었고,그는 “실력으로 승부하자.”고 다짐했다.이양은 하루 10시간이 넘는 맹연습끝에 최우수상을 받았다.시상식이 끝난 뒤 심사위원들은 “네가 장애인인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이양은 1999년 장애극복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미국·일본·호주 등 해외로 무대를 넓혀갔다.그동안 각종 자선무대에도 수없이 올라 장애를 극복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힘을 주었다.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인총연합(예총)이 주는 ‘문화예술인상’을 받았다. ●‘즉흥환상곡’ 좋아해… 연주에 5년 매달려 이양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쇼팽의 ‘즉흥환상곡’.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무려 5년을 매달려야 했다.좋아하기도 했지만 비장애인도 치기 힘든 곡에 도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연주를 들은 사람들이 “너처럼 5년 동안 노력해 보지 않고서는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이양은 회상했다. 얼마 전에는 연주에 반해 찾아온 남자 친구도 있다고 자랑한 이양은 “신체의 장애는 대인관계에서 결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섯살 때 아빠하고 수영장에 갔는데 아이들이 ‘귀신이다,괴물이다.’하면서 놀리는 거예요.다른 애들 같으면 울었을 텐데 저는 ‘그래,내가 귀신할 테니 귀신놀이 하자.’고 그랬죠.그렇게 다가가니까 금방 친구가 되던데요.” 이양은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면 연주와 작곡을 본격적으로 공부해 ‘희아 창작음악회’를 꼭 해보고 싶다.”면서 “저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모두 주위에서 도와준 덕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이양을 비롯한 특수학교 학생 23명과 고교생 236명 등 모두 268명이 서울학생상을 받았다. 이효용기자 utility@˝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시네마가 외로워 신화를 찾네

    ‘환상을 소재로 한 영화 매체는 그리스 로마의 신화적 전설에서 무궁무진한 창작 소재를 얻고 있다.’ 2004년 여름 흥행 시장에서 가장 높은 기대작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트로이’의 볼프강 피터젠 감독이 밝힌 그리스·로마 신화의 효용론이다.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숙적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와 불륜에 빠지자 이에 분노한 메넬라오스가 친형 아가멤논에게 복수극을 부탁한다.이에 트로이와 그리스 연합군간의 10여년에 걸친 지루한 전쟁이 펼쳐진다는 것이 극의 주된 줄거리. 문학,음악,연극 심지어 법률 체계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중 상당 수가 그리스·로마 전설에서 유래됐다.특히 앞서 피터젠 감독의 주장을 입증하려는 듯이 영화계는 제목,주인공 이름,스토리 등에 그리스 신화 내용을 차용하고 있다. 70년대 재앙 영화 붐을 주도했던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제목으로 활용해 호화 유람선을 건조했다고 오만에 빠진 인간을 폭풍우 한방으로 응징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앨버트 브룩스 감독의 할리우드 풍자극 ‘뮤즈’에서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이 시와 노래의 여신 뮤즈로 분해 슬럼프에 빠진 시나리오 작가가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자극을 제공한다. 고대 음악가 오르페우스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뱀에 물려 죽자 비탄에 빠져 스스로 죽음을 택해 아내가 있는 저승을 찾아가 구슬픈 노래를 불러 주변의 모든 사물을 감동 시켰다.이 사연은 장 콕도의 ‘오르페’(1949년),마르셀 카뮤 감독의 ‘흑인 오르페’(1959년) 등으로 극화됐다. 미녀의 상징이자 멜레아그로스의 아내로 유명세를 얻었던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해 머리카락에 뱀이 달려 있고 멧돼지 몸체에 혐오스런 외모를 갖고 있는 추악한 괴물의 대명사 메두사,바다에서 표류하는 오디세우스를 구출해 준 나우시카,악한 행동을 자행하는 자들에게 무자비한 징벌을 내리는 복수의 신 네메시스,나일강의 신의 딸로 에파포스와 결혼했다는 멤피스,바다의 신 네레우스의 딸보다 더욱 아름답다고 했다가 큰 곤욕을 당하는 카시오페이아 왕비의 딸 안드로메다,호메로스가 아름답다고 칭송해 마지 않았던 트로이왕 프리아모스의 딸 카산드라 등은 공포,추리,애니메이션,SF,전쟁 영화 제목에서 단골로 언급되고 있는 신화속 인물들이다. 극중 주역의 이름도 그리스 신화를 원전으로 해서 작명된 사례가 다수 있다.‘닥터 지바고’에서 지바고의 가슴에 첫사랑의 연인으로 각인되고 있는 ‘라라’는 티베리스 강의 신의 딸.그녀가 메르쿠리우스와 결혼에 낳은 딸 라라스는 로마인들에게는 가정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톨스토이 원작의 ‘안나 카레니나’를 비롯해 로맨스 소설의 단골 히로인 이름으로 언급되고 있는 ‘안나’는 카르타고 여왕 디도의 자매.로마의 민중들이 귀족들의 수탈을 피해 성스런 산으로 은둔했을 때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한 노파가 안나로 알려졌다.이때문인지 ‘안나’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여자 주인공은 통상 어렵거나 곤궁에 처해진 남자 주인공에게 안락함을 제공하는 역할을 단골로 맡고 있다. ‘트로이’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베니오프는 ‘모험과 영웅을 동경하는 현대인들의 심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수많은 영웅들 이야기인 그리스·로마 신화는 앞으로도 다채로운 장르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진단을 제시했다.˝
  • [열린세상] 기업 중심의 혁신시스템으로/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제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최근의 유가 급등은 어려운 우리 경제의 발목을 더욱 옥죄고 있다.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은 물론 대처방안에 대해서 당정의 목소리가 다르고,정부부처 간에도 견해의 차이가 심한 것 같다.경기활성화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의 제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우리 경제가 워낙 대외환경에 민감하다 보니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치부해도,왜 정부가 경제주체들의 불안마저 가중시키는지 모르겠다.따라서 대통령은 경제주체들이 불안감을 털어낼 수 있는 조치부터 취해야 한다.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기업중심의 혁신시스템을 운용하겠다고 말이다. 집권당의 총선 승리는 잃어버린 1년의 국정 만회와 8년 이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회생에 대한 무한책무를 동시에 부여받은 것이다.이 막중한 책무를 풀기 위해 청와대를 비롯하여 정부부처의 시스템도 바꿀 모양이다.그런데 정부의 이런저런 노력이 경제주체들에게 와닿지 않는 것은 정부정책에 대한 지독한 사회적 불감증 때문일까.아닌 것 같다.우리 정부는 좋다고 하는 보약(정책)들은 다 구비하고 있고 정책수행 능력도 그동안 검증을 받아왔다.문제는 국가혁신시스템에서 아직도 정부가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정부가 기업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것이 능력이 아니다.기업이 정책을 따라오게 하는 것이 능력이다.즉,기업이 주인공이 된 정책이 구현되어야 한다.정부가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전후 일본의 성장신화를 말할 때 항상 붙어 다니는 괴물이 바로 통상산업성(MITI)의 산업정책이다. 한때 ‘MITI와 일본의 기적’을 쓴 캘머스 존슨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MITI의 엘리트 관료의 손에서 나온 산업정책이 일본의 경제기적을 일궈냈다고 보았다.미국을 비롯한 서구국가들도 MITI의 산업정책 따라하기를 시도했고,우리나라는 일본의 정책을 거의 베껴 쓰기도 했다.그런데 최근 MITI의 산업정책에 대해 전혀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다.존슨이 본 일본의 성공은 1970년대 중반까지라는 것이다. 즉,그 때까지는 MITI의 산업정책이 어느 정도 유효했지만,그 이후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일본의 경제성장에서 창조적인 기업가들의 열정과 노력을 더 큰 성공요인으로 보고 있다.우리의 경쟁력도 기업에서 나온다고 볼 때,기업중심의 혁신시스템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가 아닌가. 최근 현 정권의 최고 정책브레인이 대학 강의실에서 뱉은 말 한마디가 많은 사람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평소에 사려 깊은 논리 전개로 호감이 갔던 분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실망스럽다.1년 동안 5000차례 이상 회의를 하고 정책을 다듬었는데 왜 정책 부재라고 비판만 하느냐는 것이다.자연과학과는 달리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데에는 이론을 검증할 실험실이 없다.따라서 정책의 실패에는 엄청난 대가가 기다리고 있다.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는 좋은 예가 된다.정책담당자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그 대상인 기업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실패한 정책이다. 지금 우리는 빛의 속도보다도 빠른 생각의 속도 시대에 살고 있다.경제 환경도 복잡하다. 순수이론으로 무장하여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경제문제를 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경제개혁이란 결국 창조적인 기업가가 마음껏 기업을 하게 해주는 장을 열어주는 것이다.경제 살리기 처방의 백가쟁명을 잠재울 수 있는 국정 최고책임자의 일성이 기대되는 것은,정부가 이솝 우화의 양치기소년은 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더~ 유쾌해진 ‘슈렉2’

    ‘초록괴물’ 슈렉이 3년 만에 돌아왔다.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랜드마크 리젠트 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첫선을 보인 ‘슈렉2’(Shrek 2·새달 18일 국내 개봉) 는 1편보다 더 강렬한 제스처로 웃음보따리를 풀었다.2편은 피오나와 신혼여행을 다녀온 슈렉이,‘겁나먼(far far away)왕국’의 왕과 왕비인 피오나 부모님을 만나러 갔다가 벌이는 해프닝을 담았다.유쾌한 액션이 돋보인 1편과 달리 뮤지컬 요소가 강한 가족드라마 구도를 띈 점이 특징이다. ■ ‘장화신은 고양이’ 안토니오 반데라스 인터뷰 그러나 가장 특기할 대목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새롭게 합류했다는 점.반데라스는 피오나와 슈렉을 갈라놓기 위해 왕이 고용한 전문킬러 ‘장화신은 고양이’의 목소리를 맡았다.교활하면서도 귀여운 그의 목소리 연기는 번번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사회 다음날 아침 베벌리 힐스의 호텔에서 만난 반데라스는 “뭘 알고 싶냐?”는 농담으로 분위기부터 띄웠다.스크린에서의 듬직한 이미지와는 딴판으로 아담한 몸집인 그는 스페인 어투를 섞어가며 시종 유머감각을 자랑했다.어떻게 애니메이션에 출연하게 됐냐는 질문에도 대답은 빠르고 유쾌했다. “과정은 간단했다.어느날 감독이 출연제의 전화를 해왔다.무조건 ‘예스’라고 대답했다.무슨 역할이든 상관없었다.카메오 출연쯤 될 줄 알았는데,예상보다 훨씬 비중이 커 행복했다.” ‘장화신은 고양이’는 2편의 핵심 캐릭터.마이크 마이어스(슈렉),캐머룬 디어즈(피오나),에디 머피(동키) 등 1편을 주름잡은 목소리 주인공들과 맞먹는 비중이다.왕의 계략에서 벗어나기 위해 슈렉이 모험길에 나서는 이야기 얼개인 만큼 이번에도 전편처럼 로드무비 형식.슈렉,동키와 엎치락뒤치락하며 기기묘묘한 표정을 짓고 ‘가르릉’ 요상한 소리를 내는 고양이는 동키보다 더 익살스러운 이미지다. 속편에는 베벌리 힐스,스타벅스,아르마니 등 할리우드와 상업광고 등이 패러디 기법으로 신랄하게 꼬집히는 장면들이 많다.그의 대표작 ‘조로’의 이미지도 고양이 캐릭터를 통해 패러디되기는 마찬가지.그 작업이 껄끄럽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조로의 캐릭터를 희생시켜 새로운 웃음을 만드는 건 흥미로운 일”이라며 “주어진 역할이 배우이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산하지는 않는다.나는 조로가 아니라 배우”라고 말꼬리에 힘을 실었다. 여배우 멜라니 그리피스와의 사이에 딸 둘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최근 ‘스파이 키드’ 등 가족영화에 잇따라 출연하는 건 딸들을 의식해서가 아니냐고 묻자 정색을 하고 연기관을 밝혔다.스스로를 “잡식성 배우”라고 단정짓더니 “특정 이미지를 벗어나 늘 변하고 싶어 공포물,액션,연극,연출 등 닥치는 대로 소화한다.”고 덧붙였다.인터뷰는 끝까지 경쾌하게 들뜬 분위기로 이어졌다.언제 그렸을까.고양이 캐릭터를 스케치한 노트를 들어보이며 히죽 웃는 모습은,익살과 재치로 똘똘 뭉친 ‘장화신은 고양이’ 그대로다.그는 7월26일부터 ‘조로’ 속편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앤드루 애덤슨 감독 드림웍스의 야심작 ‘슈렉2’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연속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1,2편을 연출한 앤드루 애덤슨 감독은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국제영화제의 주목을 받는 배경에 대해 “실사영화의 감각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애니메이션을 보지 않는 어른들도 대부분 ‘슈렉’은 좋아하지 않느냐?”는 반문이다. 2편을 연출한 건 제작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의 간곡한 설득 때문.“1편을 만드는 데 꼬박 5년이 걸렸죠.절대 ‘슈렉2’는 손대지 않겠다며 한동안은 제의를 고사했습니다.그런데 얼마 뒤 슈렉 캐릭터에 제가 강한 애착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어요.” “피오나의 시댁 식구,그러니까 슈렉의 부모를 새로 등장시킬까도 고민했다.”는 감독은 “그러나 가족을 이룬 슈렉,피오나,동키가 외부세력에 도전받는 줄거리의 가족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제작비는 6000만달러.눈,안개,동물의 털,인간 캐릭터의 근육 등을 섬세하게 묘사해 1편보다 화면이미지를 한층 풍부하게 다듬었다. 각본도 직접 썼다.예쁘고 잘생긴 주인공들이라야 행복해지는,동화의 오랜 통념을 뒤집은 설정은 어떤 의도인지 물어봤다.“문화나 인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자신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면서 “보여지는 이미지에 연연하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트루 라이즈’‘베트맨 포에버’‘어 타임 투 킬’‘베트맨 앤 로빈’ 등의 시각효과를 맡기도 했다.실사영화 ‘나니아의 연대기’를 준비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
  • 잉글랜드 일병 왜 그랬을까

    이라크 포로를 학대하는 추악한 장면이 공개돼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미 372 헌병중대의 린디 잉글랜드(21·여) 일병은 전쟁이 어디까지 인간성을 말살하는가를 극명하게 드러내준 사례다. 특히 군 당국의 조사과정에서 그녀가 함께 포로학대 행위를 하다가 기소된 찰스 그라너 상병의 아이를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잉글랜드는 기소되지는 않았으나 미국으로 이송돼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에 구금돼 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포트 애시비라는 작은 마을에서 성장한 잉글랜드 일병은 중산층 가정에서 평범하게 성장했다.19세 때 사귀던 남자친구와 충동적으로 결혼했다가 이혼하는 등 ‘튀는’ 면은 있었지만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해온 적이 없다고 가족과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가족들과 사냥을 나가서도 실제로 동물에게 총을 쏜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이 때문에 친지들은 잉글랜드 일병의 가학 행위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명령에 따랐을 것”이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6일 “교도소에서는 정상적인 사람도 ‘괴물’로 변할 수 있다는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타임스에 따르면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지난 1971년 심리학과 건물 지하에 가상의 교도소를 만든 뒤 24명의 학생에게 교도관과 수감자의 역할을 부여,실험을 진행했다.실험 결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교도관 역할을 맡은 학생들은 거드름을 피우고 가학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으며,죄수 역할 학생들의 머리 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발가벗긴 채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동작을 강요했다고 한다. 타임스는 스탠퍼드대학의 실험이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이 포로들을 학대한 것처럼 정상적인 사람이 특정한 환경 아래에서는 무시무시한 행동도 서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했던 필립 짐바도 박사는 “교도소는 힘의 불균형이 매우 심한 곳이기 때문에 교도관들의 기본적인 충동을 통제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지 않는다면 교도소는 잔혹하고 학대적인 장소로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또 1960년대 예일대 심리학과의 실험 결과도 인용했다.당시 예일대에서는 피고문자 역할을 맡은 배우가 가짜로 전기고문을 받도록 하고 연구자는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피고문자가 거짓을 말할 경우 고문의 강도를 높일 것을 명령했다. 이에 실험 참가 학생들은 명령에 의해 치명적인 수준인 450v까지 전기고문의 강도를 높였는데,65%는 전기고문의 강도를 높이라는 명령에 고뇌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이를 이행했다고 한다. 뉴욕주 존제이칼리지에 있는 테러리즘·공공안전센터의 찰스 스트로저 소장은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교도소에서 교도관을 맡은 이들은 전쟁의 감정과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를 느낌으로써 수감자들의 인간성을 말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스포츠 라운지] 그라운드 백미 홈런 박병호

    올해 고교야구 시즌을 연 대통령컵대회 1회전이 벌어진 지난달 29일 동대문구장.성남고 이희수(56) 감독은 전남 화순고의 이동석(40) 감독과 다시 만났다. 지난 1982년 청룡기대회 결승전에서 감독과 군산상고 선수로서 만난 이후 22년만이다.당시 천안북일고 사령탑을 맡은 이 감독은 이제 같은 고교 감독이 된 이 감독과 벤치 싸움을 앞두고 있었다.22년전 이희수 감독은 이틀에 걸쳐 장장 7시간16분을 겨룬 끝에 조계현과 이동석이 나눠 던진 군산상고에 5-9로 쓴잔을 들어야만 했다.그러나 이날은 이희수 감독이 쾌승을 거두었다.점수는 11-5. 그 뒤에는 3연타석 홈런을 친 ‘고교 슬러거’ 박병호(18)가 있었다.고교야구에서 3연타석 홈런이 나온 것은 김윤환(광주일고·75년) 김종국(광주일고·91년) 장요상(전주고·99년)에 이어 네번째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다음날 휘문고와의 2회전 첫 타석에서 우측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을 또 쏘아올렸다.고교야구 사상 첫 4연타석 홈런을 뿜어낸 것이다.대학부에서조차 지난 98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당시 성균관대 2년생 권오현(현 롯데)이 유일하게 작성한 대기록이다. ●타고난 ‘괴물 타자’ 포수와 1루수를 번갈아 뛰는 그의 별명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괴물 타자’외에도 ‘제2의 최희섭’,‘한국의 마쓰이’ 등 새 별명을 이번 대회를 통해 얻었지만 중학시절부터 ‘치면 홈런’ 등 불방망이에 빗댄 별명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박뱅’.이름을 줄여 만든 것인지,‘빅뱅’을 바꿔 부른 것인지 본인은 잘 모르지만 중학시절부터 들어온 별명이라 가장 애착이 간다. 서울 영일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방망이를 손에 쥔 그의 엄청난 파워는 영남중에 진학하면서부터 빛났다.초등학교 4년 때 148㎝에 불과하던 키는 해가 갈수록 한 뼘씩 자라나 중학교 3년때 이미 지금(185㎝·90㎏)에 육박했다. 영남중 시절 운동장 너머의 주택들은 그의 방망이에 시달려야 했다.깬 유리창은 스스로 기억하는 것만도 30여장.고교에 진학한 뒤에도 그의 ‘유리창 깨먹기’는 이어졌다.외야쪽에 설치된 높이 20m의 그물망은 그 때문에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희수 감독은 “몸집보다도 손목에서 나오는 힘이 대단하다.”면서 “배팅을 더 공격적으로 한다면 지금 당장 프로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진학 포기, LG와 3억5000만원에 계약 그의 손은 유난히 크다.‘왕손’이라는 또 다른 별명답게 성남고 선수 가운데 손이 가장 큰 그에게 방망이 빼고 가장 아끼는 물건은 손에 쥐면 줄조차 전혀 보이지 않는 휴대전화.용도는 딱 한가지.가장 큰 후원자인 어머니 신순덕(46)씨를 비롯한 자모회원들을 위해서다. 경기에서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더욱 열심히 해 효도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꼬박꼬박 보내는 그의 애교는 회원들에게 인기 ‘짱’이다.자모회원 김건순(41)씨는 “그 큰 손으로 어떻게 총알같이 휴대전화를 누르는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면서 “홈런 내기돈 3000원을 받아내려고 온갖 아양을 떠는 데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즐거워 했다. 그가 닮고 싶어하는 선수는 LG의 포수 조인성(29).“투수와 수비 리드가 뛰어난 데다 타격도 발군”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어차피 입을 프로유니폼을 하루라도 빨리 입고 싶어 일찌감치 대학 진학을 포기한 그는 7일 LG와 총액 3억 5000만원(계약금 3억 3000만원,연봉 2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야구팬들은 내년 프로야구에서 그의 홈런포에 다시 한번 입을 벌리게 될지도 모른다. 글 최병규기자 i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비목어/ 우득정 논설위원

    새는 좌우 날개가 균형을 이뤄야 하늘을 난다.따라서 한쪽 날개를 잃어버린 새,날지 못하는 새는 더 이상 새가 아니다.사람도 마찬가지다.사람의 눈과 귀가 두 개인 것은 한쪽 눈을 감고 한쪽으로만 보라는 것도,한쪽 귀를 막거나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리라는 뜻도 아니다.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보고 들으라는 조물주의 섭리가 담겨 있다.이런 맥락에서 입이 하나인 것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에도 눈이 하나라면? 그리스 신화에서 오디세우스가 맞서 싸운 외눈박이 괴물 키클로프스와 다를 바 없다.키클로프스는 결국 한눈마저 잃는다. 정세현 통일부장관이 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지금의 남북관계를 눈이 한쪽밖에 없는 물고기인 비목어(比目魚)에 비유하면서 사회·문화 분야 교류 수준과 군사·안보 분야의 협력이 동행해야 한다며 남북 장성급 회담을 촉구했다고 한다.비군사 분야의 교류·협력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한반도 군사 긴장도 해소돼야 한다는 취지로 비목어가 동원된 것 같다. .시인 박원철은 지난 2001년 당산문학상 수상작 ‘비목어’에서 외눈박이 물고기의 운명을 슬프도록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홀로 있을 수 없어 슬프지만,영원히 둘이 함께할 수 있어 아름답다는 뜻이리라.그래서 이 시는 간절한 연정을 호소하는 연애편지에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비목어는 본래 경골어류 가자미어목의 붕넙치과 어류를 통칭하는 말이다.일반적으로 가자미,광어를 일컫는다.‘지봉유설’과 ‘우해이어보’‘전어지’‘자산어보’ 등에는 비목어가 동해에서 난다고 기록돼 있다. 고기맛이 담백하고 단백질이 풍부하여 횟감,젓갈,그리고 건어류로 인기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를 비목어에 비유했지만 이념과 세대,지역적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에도 광범위하게 통용될 것 같다.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인 ‘상생’이나 ‘공존’도 따지고 보면 ‘비목어 사랑’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아닐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위로